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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0 “통일땐 군대 안 가나요”…4050 “북한 땅 좀 사야죠”

    1020 “통일땐 군대 안 가나요”…4050 “북한 땅 좀 사야죠”

    “북한투자 확대·일자리 늘 것”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면서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평소 통일에 무관심한 것으로 알려졌던 청년 세대부터 반공 교육을 받았던 중장년 세대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통일을 염원했다. 하지만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는 이유는 세대별로 달랐다.10대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군 입대’가 단연 화제로 떠올랐다. ‘통일이 되면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관련 문의는 인터넷 게시판을 비롯해 병무청에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통일되면 백두산이나 개마고원에 자대배치될 수 있어 더 힘들어진다”는 우스갯소리도 널리 회자되고 있다. 20~30대 사이에는 ‘일자리’가 키워드로 떠올랐다. 통일이 되면 극심한 취업난이 해소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내비치는 청년 세대들이 적지 않았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 김남준(26)씨는 “통일이 되면 북한 지역에 투자가 늘고 시장도 확대돼 일자리가 크게 늘 것 같다”면서 “남북 사회 통합, 북한 경제 개발 등 정부와 공무원이 해야 할 일도 늘어 공무원 규모도 커지고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경제 성장’을 언급하는 2030세대도 많았다. 유치원 교사 주재연(29)씨는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 직접 맞닿아 지정학적으로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광물과 인적 자원을 활용하면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40~50대 중장년층 중에는 다른 세대에 비해 ‘부동산’을 얘기하는 사람이 유독 많았다. 통일이 되면 북한의 부동산에 투자해 떼돈을 벌어 보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면서 경기 파주의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는 얘기도 중장년층의 시선을 끌고 있다. 아울러 2008년 이후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을 비롯해 북한 여행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중장년층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숙(54)씨는 “북한은 남한보다 공기도 좋고 자연환경도 많이 파괴되지 않아 국내나 외국 여행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다”면서 “농수산물 질도 좋아 음식 맛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모(50)씨는 “북한 관광이 개발되면 유럽, 미주, 동남아 등 해외 여행으로 지출되는 내국인의 소비를 북한의 경제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여행도 즐기고 북한 경제도 살리고 일석이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남북 정상회담 만찬 메뉴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던 평양냉면의 인기는 주말에도 계속됐다. 서울 마포구의 을밀대, 중구의 을지면옥, 영등포구 정인면옥 등 유명 평양냉면 전문점에는 냉면을 맛보려는 손님들로 주말 내내 문전성시를 이뤘다. 특히 마포구 을밀대는 한반도기가 달린 이쑤시개를 꽂은 평양냉면을 내놔 화제가 됐다. 임가람(32)씨는 “오후 4시 30분쯤 왔는데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면서 “평양냉면뿐만 아니라 다른 북한 음식들도 속속 인기몰이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북한 문화 전반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SNS에서는 “서울에 옥류관 분점을 내자”, “대동강 맥주를 다른 수입 맥주처럼 네 캔에 만원에 팔자” 등과 같은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의 음성이 생중계되면서 북한말에 호기심을 보이는 국민도 늘어나고 있다. 회사원 송모(30)씨는 “지금까지 북한 아나운서가 호전적인 태도로 잔뜩 고무된 채 체제 찬양을 하는 말만 들어 북한말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정상회담에서 들린 북한말은 사근사근하고 둥글기도 하면서 유머러스한 측면도 있어 친근한 지방 사투리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패션, 화법, 필체 등 ‘김정은 스타일’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다. 특히 평양냉면을 평양에서 가져왔다고 소개하며 “(평양이) 멀다고 하면 안 되갔구나”라고 한 김 위원장의 발언은 국민에게 매우 친숙하게 다가갔다. 과거 핵·미사일 도발을 일삼고 연설에서 경직된 모습으로 호전적인 화법을 구사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주부 고순례(53)씨는 “김정은이 솔직하고 대담한 화법을 구사하고 추진력이 있는 모습을 보여 호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황윤주(27)씨는 “김정은이 사용한 북한 특유의 말투와 단어가 유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우랄~페르시아 잇는 ‘교역 중심지’ 한국 베이스캠프서 비행기로 90분

    우랄~페르시아 잇는 ‘교역 중심지’ 한국 베이스캠프서 비행기로 90분

    6월 18일(한국시간) 밤 9시 신태용호가 스웨덴과 조별리그 F조 첫 경기를 벌이는 니즈니노브고로드는 16세기부터 우랄 지역과 페르시아를 잇는 교역 중심지였다. 국제박람회가 열릴 정도였다. 1221년 성채가 세워지면서 800년 가까운 도시의 역사가 시작됐다. 몽골 제국의 유럽 침투 경로였으며 중국의 종이 제작 기술이 전해진 경로이기도 했다.러시아혁명에 정신적 영향을 미친 대문호 막심 고리키(1868~1936)가 탄생한 곳이어서 1932년 고리키 시로 개칭했다가 1990년에 부르기도, 기억하기도 어려운 원래 이름으로 돌아왔다. 고리키 광장에서 슈퍼맨처럼 망토를 펄럭이는 고리키 동상을 비롯해 국립고리키대학, 고리키박물관 등 도시 곳곳에 그의 흔적이 또렷하다. 모스크바에서 북동쪽으로 400여㎞ 떨어져 있다. 광활한 러시아에서 이쯤이면 거의 이웃이라 할 만하다. ‘니즈니’는 러시아 말로 아래란 뜻이다. 진짜 노브고로드는 월드컵 베이스캠프를 마련한 상트페테르부르크 남동쪽에 자리했다. 확실히 그 아래인 니즈니노브고로드는 캠프와 비행기로 90분 거리다. 니즈니노브고로드주의 주도로 인구는 120만명이며 러시아에서 인구 규모로 다섯 번째 도시다. 지하철이 있다. 오카강과 볼가강 교차지점에 들어서 강을 중심으로 수상 교통과 교역이 발달했다. 이곳 수력발전소에서 만든 전력을 모스크바 서부에 공급한다. 모스크바와 비행기로 75분, 고속열차로 4시간이면 연결된다. 때문에 GAZ 자동차 공장 등 여러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고 교육 시설도 많다. 6월 평균기온은 섭씨 17도에다 가장 많이 올라도 24도밖에 안 된다. 6~7월 두 달 동안 엿새 정도 비가 내린다. 습도 68%, 해발고도 157m 정도다. 축구 경기하기 좋은 날씨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축구를 관전할 수 있는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 외관은 좀 특이하다. 88개의 기둥이 구조물을 떠받치고 있다. 4만 5000명이 들어갈 수 있다. 한국·스웨덴의 F조 경기와 D조, E조, G조 한 경기씩에다 16강전과 8강전 한 경기가 열린다. 월드컵 폐막 뒤에는 프로축구 니즈니노브고로드의 홈 구장으로 사용한다. 오랜 역사를 지닌 러시아 도시마다 들어선 크렘린(성벽이나 요새)이 강변 풍광과 어우러져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히 츠칼로브스카야 계단은 일몰 명소로 손꼽힌다. 이 도시의 ‘명동’으로 여겨지는 발사야 포크로브스카야 거리에는 극장, 상점, 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다. 이 거리를 따라 크렘린으로 가는 길이 멋지다. 16세기에 지어진 알렉산더 네프스키 성당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최근 이웃 도시로 이어지는 케이블카가 개설돼 인기를 끌고 있다. 편도 요금은 90루블(약 1500원)로 저렴한 편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인텔 아성에 도전하는 2세대 라이젠을 이해하는 4가지 키워드

    [고든 정의 TECH+] 인텔 아성에 도전하는 2세대 라이젠을 이해하는 4가지 키워드

    AMD는 CPU 시장에서 인텔의 그림자에 가린 2인자였지만, 몇 번에 걸쳐 인텔에 심각한 위협이 되었던 시기가 있습니다. 애슬론 프로세서로 1GHz의 문턱을 먼저 넘어선 시기나 최초의 대중적인 64비트 CPU와 듀얼코어 CPU를 먼저 출시할 때가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인텔은 개선된 아키텍처를 지닌 코어 프로세서 시리즈로 다시 시장을 석권하며 x86 프로세서 부분에서 누구도 넘보기 어려운 독점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인텔의 경쟁자는 퀄컴이나 삼성처럼 x86이 아닌 ARM 기반 모바일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제조사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반면 AMD는 언제 회사가 파산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회사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지난해에 등장한 라이젠 CPU입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8코어, 6코어, 4코어 CPU를 사용할 수 있게 되자 소비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회사의 매출과 수익 모두 개선되었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16코어의 전문가 CPU와 32코어의 서버 CPU를 연속으로 출시하면서 CPU 시장에 사라졌던 경쟁이 되살아났습니다. 오랜 세월 4코어 CPU를 일반 사용자용으로 팔아온 인텔이 갑자기 6코어 CPU를 내놓은 것이 대표적 사례일 것입니다. AMD 역시 2세대 라이젠을 준비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했습니다. 1세대 제품 이후 1년 만에 출시된 2000시리즈 라이젠 CPU(코드명 피나클 릿지)를 4가지 키워드로 살펴봅니다. - 성능 신형 CPU는 당연히 이전 제품보다 더 빨라집니다. 특히 IT 분야는 발전이 빨라 과거에는 2년에 두 배 이상 성능이 좋아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CPU 성능 향상은 점차 느려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제조 기술이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프로세서 구조가 매우 복잡해짐에 따라 새로 나온 CPU라고 해서 이전 제품보다 획기적으로 빨라지는 일은 거의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2세대 라이젠 역시 마찬가지라서 라이젠 1800X 대비 라이젠 2700X의 성능은 평균 10% 정도 좋아졌습니다. 최근 x86 CPU의 성능 향상 폭을 생각하면 코어 숫자가 늘어나지 않는 이상 이 정도가 평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가 무의미한 수준은 아닙니다. 공개된 벤치마크 결과를 보면 과거 약점이라고 여겨졌던 게임 성능도 좋아졌고 강점이었던 멀티 쓰레드 성능은 더 좋아졌습니다. 특히 게임 성능이 좋아진 것은 동작 클럭이 높아지고 캐시 및 메모리 레이턴시가 줄어든 덕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직도 게임이 주목적이라면 인텔 CPU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지만, 게임 이외에 다양한 목적으로 고성능 CPU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라이젠 2000시리즈는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가격 라이젠 1800X는 499달러에 출시되었습니다. 따라서 같은 급의 신제품인 2700X 역시 비슷한 가격에 출시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AMD는 329달러는 훨씬 낮은 가격에 출시되었습니다. 같은 8코어인데 클럭이 조금 낮은 2700은 299달러, 6코어인 2600X와 2600은 229달러, 199달러입니다. (사진) 이렇게 낮은 가격으로 출시가 가능한 이유는 실제 프로세서를 제조하는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 파운드리의 제조 단가가 많이 내려간 덕분으로 보입니다. 2세대 라이젠은 글로벌 파운드리의 12LP 공정으로 제조되는데 기존의 14LPP 공정 대비 15% 정도 회로 밀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 역시 한 번에 제조하는 프로세서의 숫자를 늘려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이유가 됩니다. 2세대 라이젠의 가격은 국내에서는 약간 높지만, 멀지 않아 가격이 안정화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호환성 완제품 컴퓨터를 구매하는 일반 소비자에게 CPU와 메인보드의 호환성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컴퓨터를 직접 조립해 사용하는 경우 이는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새로운 CPU와 구형 메인보드가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면 CPU나 메인보드만 업그레이드할 수 없고 매번 같이 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바로 이 문제가 극적으로 드러난 사태가 바로 인텔의 6코어 커피레이크 CPU입니다. 기존의 200시리즈 이하의 인텔 칩셋 메인보드와 호환되지 않아 새 CPU가 쓰고 싶으면 새 메인보드를 사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새로 산 메인보드 역시 앞으로 나올 CPU와 호환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반면 AMD는 CPU 호환성을 길게 유지해왔습니다. 이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득입니다. 새 CPU를 쓰기 위해 매번 새 메인보드를 살 필요가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기 때문이죠. 더 나아가 신형 메인보드가 나와서 가격이 내려간 구형 메인보드를 더 저렴한 가격에 살 수도 있고 중고 매물을 사고파는 데도 유리합니다.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이는 환영할 일입니다. - 인텔 2세대 라이젠을 이해하는 마지막 키워드는 인텔입니다. 앞서 열거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AMD의 신제품이 인텔의 챔피언 타이틀을 뺏을 정도로 뛰어나지 않은 건 분명합니다. 적어도 프로세서 부분에서 인텔의 입지는 그렇게 쉽게 흔들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넘볼 수 없을 것 같았던 CPU 성능 부분에서 경쟁자가 많이 따라온 점도 사실입니다. 일부 고객의 이탈을 막고 현재의 반독점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선 새로운 신제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확인되지 않은 루머지만, 인텔이 일반 소비자용 8코어 CPU를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라이젠 8코어 CPU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지금처럼 6코어 제품군으로는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죠. 지금 상황에서는 6코어 제품 가격을 인하거나 8코어 제품을 일반 소비자용 메인스트림 제품군에 투입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 해결책인데 매출과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후자가 더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어떤 방향이든 소비자에게는 모두 이득입니다. 어느 회사 제품을 구매해도 같은 값에 더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니까요. 라이젠이 등장한 지난해부터 CPU 시장은 이전보다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시장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가 경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3대 리그’ 다 먹은 과르디올라

    ‘3대 리그’ 다 먹은 과르디올라

    맨유, 꼴찌에 패배… 앉아서 1위리그 최다 18연승·홈 20연승 잉글랜드로 옮긴 첫 시즌 기대에 못 미친 페프 과르디올라(47)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꿰찬 원동력은 뭘까.과르디올라 감독은 16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2위를 달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꼴찌 웨스트브롬의 경기를 보지 않고 아들과 골프를 즐겼다. 그런데 맨유가 충격적인 0-1 패배를 당하며 가만히 앉아 잉글랜드 무대마저 정복했다. 하지만 1년 전만 해도 그는 조기 은퇴설에 시달렸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와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을 모두 세 시즌 연속 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숱한 개인상을 휩쓴 이름값을 못한다는 지청구를 들었다. 리그를 제패한 첼시에 승점 15 뒤진 3위에 그쳤고 리그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4강에서 탈락했다. 사령탑 경력 중 최장인 여섯 경기 무승 수모도 당했고 처음으로 트로피 하나 없이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이번 시즌 EPL 역사를 줄줄이 고쳐 썼다. 리그 최다인 18연승에 원정 11연승, 홈 20연승 기록도 세웠다. 모든 대회 28경기 무패로 구단 자체 기록도 경신했다. 2000~01시즌 33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한 맨유와 함께 가장 이른 시간에 우승을 확정했다. 승점 87인 맨시티는 2004~05시즌 첼시(95)를 넘어 최다 승점과 더불어 초유의 100 고지도 노리게 됐다.물론 맨시티가 챔스리그 8강에서 탈락하는 등 최근 열흘 동안 수모를 당하면서 퇴색된 느낌은 있다. 2013~14시즌 우승을 이뤘지만 늘 돈보따리를 푸는 만큼 성과를 못 올린다는 지적을 받던 터라 과르디올라의 업적이 평가절하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BBC는 “과르디올라가 맨시티의 자금력에 도움을 받았지만 맨유나 첼시, 리버풀 같은 라이벌들도 먼지라도 끌어모으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지난 두 시즌에 걸쳐 선수 영입에 5억 파운드(약 7650억원)를 쏟아부은 구단의 재정적 지원이 없었다면 우승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폄하한다. 그러나 카일 워커나 뱅상 콤파니, 파울로 사발레타처럼 나이가 많아 내보내야 한다는 수비진을 붙잡은 그의 카리스마를 빼놓을 수 없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또 구단을 설득하는 노련한 협상력을 높이 사야 한다고 지적했다. 팬들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던 조 하트 골키퍼 대신 클라우디오 브라보를 선택하고 그가 부진하자 에베르손을 기용한 담대한 면모도 평가할 만하다. 라힘 스털링처럼 젊지만 경험에서 밀리는 공격수를 계속 믿고 기용해 시즌 22골로 제 몫을 하게 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전술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고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도 탁월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스털링은 “선수들에게서 최고의 기량을 뽑아낼 수 있는 감독”이라며 “선수들이 뭔가를 잘못할 땐 반드시 이야기해 준다”고 말했다. 맨시티 최다 골 기록 보유자인 세르히오 아궤로는 지난 2월 리그컵 우승 직후 “내가 만난 최고의 감독”이라고 칭송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손성진 칼럼] 가벼워도 너무 가벼운 교육정책

    [손성진 칼럼] 가벼워도 너무 가벼운 교육정책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2월 발족된 교육개혁위원회는 70여명의 학자가 4년 동안 활동하며 120가지의 개혁안을 만들었다. ‘5·31 교육개혁’으로 불리는 첫 번째 대통령 보고안을 시작으로 4번에 걸쳐 YS에게 보고됐다. 초등 영어교육, 이동수업, 학교운영위원회 설치, 학생선발 다양화 등 굵직한 방안들이 실제 교육에 적용됐다. 요즘 말이 많은 ‘학생부종합전형’과 현재 대학 정원 과다를 부른 ‘대학 설립 준칙주의’도 그때 도입됐다. 이명현 당시 교개위 상임위원은 이 교육개혁을 ‘코페르니쿠스적 대전환’이라고 표현했다. 혁명적 개혁안이라고 자찬한 것이다. 그러나 어느 때보다 노력을 쏟았음에도 나중에 신자유주의 요소가 많이 가미됐다는 이유 등으로 비판도 받았던, 공과 과가 있는 개혁안이었다. 교육정책의 정답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5·31 교육개혁’은 보여 줬다. 결코 성공작이라고 할 수 없는 YS의 교육개혁을 거론하는 이유는 그래도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성패를 떠나 4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에 초등부터 평생교육까지 교육의 전반적인 문제를 각계각층이 모여서 토론한 끝에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는 점은 높이 사야 한다. 그 후 20년 동안 우리 교육은 보수와 진보 정권이 교차 집권하면서 이념에 휘둘리게 된다. 대표적인 게 역사 교과서다. 입시정책 등 교육정책은 식탁에서 먹을 반찬 고르듯이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당국자의 입맛대로 좌지우지되기 일쑤였다. 당국자란 대통령이기도 했고 대통령이 임명한 교육부 장관이기도 했다. 여기에 선출된 지자체 교육 책임자, 즉 교육감까지 가세해 교육을 갖고 놀다시피 했다. 정작 교육의 주체이자 객체인 학생이나 학부모, 학교 현장의 목소리는 아는지 모르는지 못 들은 듯 외면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도 그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교육 지자체가 엇박자를 내고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학생들만 혼란에 빠졌다. 특히 대입 정책은 혼돈 그 자체다. 이 모든 것이 정책의 입안자가 자기 성향에 맞게 교육정책을 주물렀기 때문이다. 학교와 학생을 얼마나 우습게 보기에 몇 년을 두고 고심해도 모자랄 정책을 전화 한 통으로 바꾸려 하는 발상을 할 수 있을까. 미국의 전직 대통령 오바마가 한국의 교육을 부러워한 것은 정권마다 마음대로 주물러 누더기가 된 교육제도가 아니다. 1980년대 이후 교육 관리들은 학생들을 상대로 온갖 교육실험을 해 왔지만 우리 교육은 좋아진 것은 없다. 사교육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며 학교는 잠을 보충하는 장소로 전락했다. 지방 교육은 황폐화돼 교육의 수도권 집중은 더 심화됐다. 무수한 교육정책을 설익은 상태로 남발한 결과가 이것이다. 차라리 교육부를 없애거나 1970년대식으로 돌아가라는 주장에 화낼 자격이 교육부에는 없다. 지난 20년 동안의 교육 수요자들을 혼돈에 빠뜨린 책임을 져야 할 뿐이다. 어제 김상곤 사회부총리가 입시 개선안을 발표했다. 수시, 정시 통합안이 골자다. 그런데 결정을 먼저 한 뒤에 국가교육회의에서 논의해 달라는 것은 순서가 바뀌었다. 현행 입시에 문제가 있다면 교육개혁회의에 일임하는 게 맞다. 그것도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수시와 정시 통합은 교육부 관리들이 책상에 앉아 결정할 일이 아니다. 학생들에게는 정시 확대만큼 중차대한 문제다. 탁상행정에서 나온 정책들이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만큼 더욱 신중한 의사결정 과정이 필요하다. 교육을 이 지경으로 만든 원죄에 YS의 교육개혁 실패도 포함될 수 있겠지만 적어도 그 진지함만은 배워야 한다. 교육은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가와 국민의 장래가 걸려 있는 만큼 국가와 국민의 몫이다.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 중심이어야 한다. 또한 진보든 보수든 정책과 제도에 이념을 덧칠해 따르라고 하는 것은 위정자의 오만이다. 학생들을 실험동물 취급하는 멋대로 교육정책은 이제 제발 그만두기 바란다. sonsj@seoul.co.kr
  • “집사야, 네가 왜 여기에…” 길에서 주인을 만난 고양이의 표정

    “집사야, 네가 왜 여기에…” 길에서 주인을 만난 고양이의 표정

    산책 중 우연히 주인을 만난 고양이의 표정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더선이 보도했다. 영국 브라이튼에 사는 다니엘 셜록은 지난 4일 아침에 있었던 일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공유했다. 그는 운전을 하던 중 창문 밖에서 낯익은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 고양이는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 루이스였다. 집에서 400미터는 떨어진 곳에서 자신의 반려묘를 만난 다니엘은 놀란 마음에 차를 세우고 조수석의 문을 연 뒤 루이스의 이름을 불렀다. 놀란 건 루이스도 마찬가지. 잽싸게 조수석으로 달려와 발을 차 위에 올린 채 반가운 표정을 지었고 대니얼은 루이스의 그 표정을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남겼다. 그는 ‘집에서 400미터 떨어진 곳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우연히 만났을 때’라는 글과 함께 루이스의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그 게시물은 순식간에 7만 건 이상 리트윗됐다. “집사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 말하는 것 같은 루이스의 표정. 눈을 크게 뜨고 입까지 벌린 표정은 반가움과 놀라움이 교차하는 듯해 보인다.자율 산책을 즐기는 루이스 덕분에 종종 루이스를 발견한 이웃들로부터 메시지를 받는다는 다니엘은 “언젠가 시내 중심가에 있는 한 자선 가게에서 루이스가 모든 손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가서 루이스를 집에 데려와야 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노트펫(notepet.co.kr)
  • 이명박 ‘무술옥사’ 무슨 의미? 김어준 “셀프 역사화…코미디”

    이명박 ‘무술옥사’ 무슨 의미? 김어준 “셀프 역사화…코미디”

    이명박 전 대통령은 9일 구속기소가 확정되자 미리 써둔 성명서를 페이스북에 올려 자신에게 제기된 4대 혐의를 적극적으로 반박했다.이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을 통해 부인한 혐의는 크게 ▲ 불법 정치자금 수수 ▲ 국정원 특활비 전용 ▲ 다스 실소유주 의혹 ▲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문제 등 4가지다. 이 전 대통령은 “댓글 관련 수사로 조사받은 군인과 국정원 직원 200여명을 제외하고도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수석·비서관·행정관 등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가히 ‘무술옥사(戊戌獄事)’라 할 만하다”며 억울함을 거듭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입장문’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10일 “아예 전면 부정을 작정한 프레임 짜기에 불과하다. 미리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서 어떤 상황이 나오든 나는 부정하겠다고 작정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원내대표는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내용을 보고 하나하나 부정하고 시인하는 게 아니라 전면적으로 부정하겠다고 아예 작정을 하고 계획된 진술”이라고 의도를 짚었다. 방송인 김어준도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뉴스공장’에서 “무술옥사, 무술년에 감옥에 갇힌 역사적 사건이라는 뜻이다. 원래 병자호란, 임진왜란 등 그 시기에 굉장히 중요한 사건을 사가들이 이름을 붙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구속이 정치적 박해를 당해서 벌어진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라며 스스로 무술옥사라 칭했다. 역사를 떠나 현실 인식이 이 정도이다. 본인을 스스로 역사화하는 셀프 역사화다”라고 힐난했다. 끝으로 김어준은 “친박집회처럼 누군가 자신을 변호해주기를 바라는 것 같은데 무술옥사를 듣고 누가 ‘그렇지, 이건 무술옥사야’라고 하면서 들고 일어나겠는가”라며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코미디”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서울시장 선거 분주한 야권…속내는 ‘野 개편 주도권 잡기’

    서울시장 선거 분주한 야권…속내는 ‘野 개편 주도권 잡기’

    안철수 ‘안국 캠프’ 개소식 김문수 내일 후보 추대식 상대 꺾고 ‘최소 2위’ 배수진6·13 서울시장 선거를 놓고 야권 후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범보수 진영에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야권 정계개편’의 향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8일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 선거 캠프를 연 데 이어 이르면 이번 주 중 선거대책본부를 발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듭된 영입 실패로 곤혹스러웠던 자유한국당도 10일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하고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김 전 지사의 공천을 확정할 계획이다. 바른미래당은 안 후보가 김 전 지사를 꺾거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이기는 의미 있는 선거를 치러주면 대안 야당으로서의 자리매김을 넘어 향후 야권발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를 가진 개혁보수·중도 정당으로서 한국당을 압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 입장에서도 서울은 포기할 수 없는 자존심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앞서 “(안 후보는) 나와도 3등이다. 바른미래당은 조직도, 정당 지지세도 없고, 안철수 개인밖에 없다”면서 김 전 지사야말로 민주당과 양강 구도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한국당 안팎에서는 당락을 떠나 김 전 지사가 안 후보에게 밀릴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 경우 보수 대표 야당으로서의 존재 가치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전국 득표율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겠지만 바른미래당의 선전이나 안 후보의 당선은 사실상 제1야당의 실질적 교체를 의미할 것”이라면서 “정당의 미래가치를 두고 볼 때 다음 총선에서 후보들이 어떤 당을 선택할지는 자명하다”고 말했다. 한국당 내에서는 ‘김문수 카드’가 너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당 소속의 한 의원은 “홍 대표의 공천은 지방선거 이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면서 “당 대표로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자 기본 득표율이 보장된 후보만 앞세우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여기에는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마저 패하면 상당 기간 보수의 재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이 반영돼 있다. 현재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합쳐도 30%에 못 미친다. 민주당의 예비후보 3명(박원순·박영선·우상호) 가운데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2위인 야당 후보보다 두 배 이상의 지지율로 이긴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양당 지도부가 ‘연대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계속해서 ‘야권 연대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택배 과대포장 연내 규제한다

    제과점 비닐 빵봉투도 유료화 택배 등 과대 포장으로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는 사업장도 정부가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5일 올해 안으로 택배 포장재 재질이나 양 등을 권고하는 지침을 만들어 업체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건설환경시험연구원 등 과대 포장을 검사하는 기관에 관련 실태조사 용역을 맡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택배 산업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 물량은 23억 1900만개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13.3% 늘었다. 매출액도 5조 2146억원으로 전년보다 9.9% 성장했다. 국민 1인당 택배 이용 횟수를 따져 보면 44.8회다. 포장 폐기물은 하루 평균 2만t 정도 나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제품은 포장 공간에 대한 규제가 있지만 택배 포장은 그렇지 않다. 물건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파손될 것을 우려해 충전재 등 포장을 많이 집어넣어도 별다른 제재 수단이 없다. 환경부는 실태조사 용역 결과를 보고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번 재활용 쓰레기 대란 사태의 주범인 비닐 사용량을 근본적으로 줄여 나가는 방안도 찾는다는 방침이다. 현재 마트나 편의점에서 일회용 비닐봉투를 돈 주고 사야 하지만 이를 확대해 제과점에서 빵을 살 때도 비닐봉투 가격을 따로 내도록 할 방침이다. 또 대형마트 등 청과물 코너에 있는 비닐봉투 사용량도 줄이도록 대형마트 등과 협약을 맺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비닐봉투값 달라면 돈 던져”… ‘공짜 봉투’ 단속에 우는 상인들

    봉투값 요구땐 매상 하락 우려 등 편의점 등 소규모 점포 ‘속앓이’ 재활용 쓰레기 대란과 관련해 서울시가 편의점, 약국 등 소규모 점포의 비닐봉투 ‘공짜’ 제공을 단속하겠다고 나서자 관련 업주들의 고민이 큰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비닐 발생을 억제하겠다는 시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비닐봉투=무료’라고 생각하는 손님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시가 채찍을 꺼내 들자 ‘원칙’과 ‘매상’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격이다. 전날 서울시는 ‘공동주택 폐비닐류 수거중단’ 사태와 관련해 비닐봉투 무상제공 금지대상 사업장을 합동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최규동 서울시 폐기물정책팀장은 “이달 중으로 서울시내 도소매 점포를 단속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일회용 비닐봉지 무상 제공 금지는 2003년 시작됐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33㎡(약 10평) 이상의 면적을 갖춘 도소매 점포는 일회용 비닐봉투를 공짜로 줄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업주들은 손님들이 떨어져 나갈까 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서대문구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조모(35)씨는 “가맹점주로서 비닐봉투 값은 당연히 받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손님들이 두 번 다시 안 오더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공짜가 아니라며 봉투값을 요구하면 면전에 돈을 집어던지는 손님도 있다”면서 “2016년에 비닐봉투 값을 받으려던 알바생이 살해당하는 끔찍한 일도 있었기 때문에 알바생의 안전이 걱정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편의점 업주들은 본사에서 비닐봉투를 돈 주고 사지만 손님에게 봉투값을 요구하는 ‘간 큰’ 점주는 많지 않다. 그래서 점주별로 많으면 매달 10만원은 손해를 본다는 게 협의회 측의 설명이다. 서울시의 과태료 부과 으름장이 나오자 몇몇 약국은 이날 고육책으로 비닐봉투와 돈통을 나란히 비치했다. 손님이 자율적으로 봉투값을 내고 비닐봉투를 가져가게끔 한 것이다. 서울시의 단속과 손님의 항의 사이에서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하지만 손님이 돈을 넣지 않고 봉투를 가져가도 제지하기 힘든 분위기다. 동대문구의 한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 윤모(30)씨는 “돈을 안 내고 봉투를 가져가도 뭐라고 하지는 않는다. 솔직히 단속을 대비해서 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비닐봉투는 돈 주고 사야 한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알린 뒤 단속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아무래도 그림을 사야겠습니다(손영옥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그림 구매는 왠지 나와는 거리가 먼 일 같다. 그러나 저렴하게 산 그림이 10년 후 돈이 된다면 어떨까. 책은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을 위한 미술품 구매 가이드 북이다. 평범한 월급쟁이가 미술품을 사려면 얼마가 있어야 하고, 어디에서 사들여야 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지 알려 준다. 272쪽. 1만 6800원.출판하는 마음(은유 지음, 제철소 펴냄) 산문집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글쓰기 에세이집 ‘쓰기의 말들’의 작가 은유가 문학편집자, 번역자, 북 디자이너, 출판제작자, 출판마케터, 온라인 서점 MD, 1인 출판사 등 10명의 젊은 출판인들을 직접 만나 ‘부단한 협동의 결과물’인 책을 짓고 펴내는 각각의 입장에 대해 묻고 기록한 인터뷰집이다. 344쪽. 1만 6000원.신해철(강헌 지음, 돌베개 펴냄) 가수 신해철이 201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20여년간 그와 음악적 교감을 이어 온 음악평론가 강헌이 올해 신해철 데뷔 30주년을 맞아 펴냈다. 낡고 부패한 기성세대를 거부하며 인문학적 사유로 새로운 세계를 열고자 했던 신해철의 역동적인 삶과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다. 360쪽. 1만 6000원.한국 경제 4대 마약을 끊어라(유종일·권태호 지음, 페이퍼로드 펴냄) 경제 민주화로 유명한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권태호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대담집이다. 저자들은 한국 경제를 벼랑으로 몰고 간 4대 마약으로 ‘투자’, ‘환율’, ‘빨리빨리’, ‘찍기’를 꼽았다. 마약들을 하루빨리 끊고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성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12쪽. 1만 5800원.적색수배령(빌 브라우더 지음, 김윤경 옮김, 글항아리 펴냄) 러시아 투자 회사 허미티지 캐피털 창립자이자 CEO인 미국인 빌 브라우더의 논픽션 소설이다. 푸틴 집권 후 러시아는 저자가 소유한 회사의 자본 구조를 조작하고 세금을 탈루한 것처럼 꾸며내 그를 범죄자로 만든다. 저자가 이런 범죄를 언론에 알리지만, 오히려 푸틴의 눈엣가시가 돼 위기를 맞는다. 496쪽. 1만 9500원.
  • 美 ‘한국 철강 70% 쿼터’ 데드라인 생길까

    정부 “합의 깨질 가능성 없어” 정부가 미국의 철강 관세 압박에 쿼터(수입할당)를 받아 내 한숨 돌렸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미 정부가 면세를 약속한 쿼터 물량에 대해 ‘데드라인’(마감시한)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이 자국의 철강 산업 가동률을 8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쿼터 재설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쿼터를 없애고 관세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통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이 우리나라에 25%의 관세를 면제하기로 한 철강 쿼터(연 268만t)는 ‘영구 면제’가 아닌 적용 기한을 정하지 않은 ‘무기한 면제’다. 미측은 한국과의 협상에서 쿼터의 무관세 적용 데드라인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도 전날 철강 관세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철강 쿼터에 대해서는 데드라인을 우리도, 미국도 검토해 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드라인을 설정하지 않은 점이 우리나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데드라인이 없기 때문에 미국이 언제든 쿼터를 줄이자고 하는 등 장난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영구 면제가 아닌 일시 면제를 받고 한·미 FTA에서 자동차 시장을 양보할 만한 가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데드라인을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이 쿼터 조치로도 철강산업 가동률이 높아지지 않고 일자리가 줄어들면 한국 등에 추가 수입 규제를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쿼터 폐지와 관세 부활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정부는 쿼터에 대해서는 미국으로부터 관세를 영구 면제받았다고 강조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가 철강 수출량을 30% 줄이는 대신 관세를 면제받기로 한 것이어서 이번 합의가 깨지거나 미측이 과거로 되돌릴 가능성은 전혀 없다”면서 “합의가 깨질 가능성은 미국이 자동차 등 자국 철강 수요 산업의 피해 때문에 쿼터를 폐기하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관세와 쿼터로 철강 수입이 줄어들면 미국 내 자동차·건설 등 제조업체들은 수입 철강을 더 비싸게 사야 해서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우리 철강 업계도 혼란에 빠졌다. 쿼터량이 2015~2017년 평균 대미 수출량의 70%로 제한되면서 회사별로 쿼터를 어떻게 나눌지 정해야 해서다. 철강협회를 중심으로 조만간 배분 방식에 대한 업체들의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슈퍼·마트·창고형매장 장점 버무린 ‘홈플러스 스페셜’ 기대하세요

    슈퍼·마트·창고형매장 장점 버무린 ‘홈플러스 스페셜’ 기대하세요

    첫 기자간담회서 “혁신” 강조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도전장 매대·진열방식 등 대폭 손질 올해 매장 10여곳 오픈 ‘야심’ PB브랜드 ‘심플러스’도 선봬“기존의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의 특장점만을 정제한 새로운 유통 모델 ‘홈플러스 스페셜’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할인점 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관심을 모았던 임일순(54) 홈플러스 사장이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지난해 10월 취임 후 첫 간담회다. 임 사장은 “올해 모든 분야에서 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소포장 상품을 그때그때 구매하기를 선호하는 고객과 다량의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기를 원하는 고객을 겨냥한 신개념 매장이다. 슈퍼마켓과 대형마트, 창고형 할인점 등 각 업태의 핵심 상품을 모두 갖춘 것이 특징이다. 경쟁사인 이마트가 창고형 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에 맞서는 전략이다. 임 사장은 “매일 조금씩 사야 하는 반찬거리나 신선식품 등은 기존 창고형 할인매장에서는 완결된 쇼핑 경험을 할 수 없다”면서 “홈플러스 스페셜은 이런 치명적인 문제를 해결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상반기 중에 기존 대형마트 매장에 홈플러스 스페셜을 처음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10개 안팎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홈플러스 목동점, 대구점, 서부산점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상품 구색부터 매대 면적, 진열 방식 등도 대폭 뜯어고칠 작정이다. 임 사장은 “불필요한 매대 구성을 줄여 동선을 확보함으로써 고객 편의를 높이고, 창고형 매장을 일부 도입해 직원들의 업무 강도도 줄이겠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 공간인 ‘커뮤니티마켓’ 형태의 새로운 쇼핑몰 브랜드 ‘코너스’도 올해 하반기 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임 사장은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 고객 발길을 끌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 형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존 홈플러스 매장에도 옥상 풋살경기장 등 지역 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는 만큼 이를 더욱 강화해 청년 창업 브랜드, 플리마켓(벼룩시장), 도서관 등으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자체브랜드(PB) 시장에도 ‘심플러스’라는 브랜드로 본격 진출한다. 가정간편식(HMR)은 기존 브랜드를 ‘올어바웃푸드’로 일원화한다. 임 사장은 “변화의 의지를 담아 21년 만에 처음으로 브랜드아이덴티티(BI) 변경 작업도 진행 중”이라면서 “생활에 플러스가 되겠다는 브랜드 철학을 유지하되 고객에게 좀더 따뜻하게 다가가겠다는 의미를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내년부터 ‘프랜차이즈 갑질’ 원천 차단

    차액가맹금 기재 의무화 추진 내년부터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가맹본부(본사)로부터 반드시 사야 하는 필수 품목의 가격 등 정보 공개 범위가 확대된다. 다만 가맹본부의 반발이 거세 범위는 매출액 기준 상위 50% 품목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해 발표한 ‘가맹 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 대책’의 실천 과제로 가맹 희망자에게 필요한 정보 제공 확대를 추진했다. 본사는 가맹점에 필수 품목을 공급하면서 단가에 이윤을 붙이는 ‘차액가맹금’을 받는데, 본사가 필수 품목의 범위를 자의적으로 정하는 등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공정위는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 수취 여부, 전년 가맹점당 차액가맹금 평균 액수, 전년 가맹점당 매출액 대비 차액가맹금 평균 비율, 전년 주요 품목별 필수품목 공급 가격 상·하한을 표시하도록 했다. 다만 공급 가격의 상·하한을 써야 할 구체적인 품목은 고시에서 정한다. 공정위는 필수 품목 중 매출액 기준 상위 50%로 정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특수관계인이 가맹사업에 참여해 얻는 경제적 이익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도록 했다. 본사가 가맹점주 영업 지역 안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을 대리점, 온라인,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하는 내용도 표시하도록 했다. 가맹점주가 가맹본부나 본부가 지정한 업자를 통해 점포환경 개선 공사를 했다면 그 비용을 청구하지 않아도 공사 완료일로부터 90일 안에 본부로부터 받도록 했다. 아울러 영업손실이 생긴 가맹점에 영업단축 허용 시간대를 기존 오전 1∼6시에서 0시∼6시로 확대했다. 정보공개서 기재 사항 확대는 내년 1월 1일부터, 나머지 내용은 공포된 날 즉시 시행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미우새’ 도끼, 130평 호텔 집 공개 “절약 모드..전기세+난방비 제로”

    ‘미우새’ 도끼, 130평 호텔 집 공개 “절약 모드..전기세+난방비 제로”

    래퍼 도끼가 ‘미우새’에서 130평 호텔 하우스를 공개했다.18일 방송된 SBS ‘미운우리새끼’에서는 도끼의 130평 호텔 하우스가 전파를 탔다. 그는 지난 ‘미운 우리 새끼’ 방송을 통해 120평 대의 집을 소개하다 “집이 좁아 조만간 호텔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끼는 아침부터 짜장면 배달을 시켜 먹었다. 그는 짜장면을 먹으며 “가난했던 유년기에 짜장면을 먹는 게 꿈이었다. 꿈을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딘딘이 그의 호텔하우스를 방문했다. 딘딘은 침실, 화장실, 고양이 방 등 호텔 하우스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도끼는 “호텔에 살면 난방비가 안 든다. 그래서 전집보다 생활비가 적게 든다. 전기세 0, 청소 무료, 보안이 좋고 가구 완비가 돼 있다. 이사 하면 가구를 사야 하는데 여긴 안사도 된다”라며 “어릴적 꿈이었다. 호텔 사는 게 정말 좋다”고 밝혔다. 또 고급 시계가 두 개 밖에 남지 않은 것에 대해 도끼는 “2018년부터 절약모드에 들어갔다. 차도 9대에서 4대도 줄였다”며 “호텔하우스에 들어온 것도 절약 모드”라고 설명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혐오를 혐오하자] “저런 것들은 맞아 죽어야 해”…뒤틀린 분노가 혐오로

    [혐오를 혐오하자] “저런 것들은 맞아 죽어야 해”…뒤틀린 분노가 혐오로

    혐오를 혐오하자 <1> 불평등이 낳은 혐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세계인권선언의 제1조 조문 중 일부다. 유엔이 세계인권선언을 선포(1948년 12월 10일)한지도 햇수로만 70년이 흘렀다. 그동안 세계 각국, 적어도 유엔 회원국 중 상당수는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된 인류의 보편적인 기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하지만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고, 중국동포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범죄소굴로 묘사한 영화가 개봉됐다. 지역 주민들의 인권 보호·증진을 목표로 하는 조례가 ‘성소수자 차별 금지 규정을 포함한다’는 이유로 폐지하자는 안건이 지방의회에서 가결됐다. 최근에는 성별·지위에 따른 불평등한 권력관계 안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에 힘입어 어렵게 용기를 내고 있지만, 가해자들에겐 너그럽고 피해자들에겐 가혹한 시선을 보내는 현실은 여전하다. 우리나라 인권의 현주소다. “한 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저한테 깔깔 웃으면서 묻더라고요. ‘몰래 연애하다가 부모한테 맞아서 목발 짚게 됐지?’라고요.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연애 해봤냐’, ‘결혼은 했냐’, ‘섹스는 했냐’라고···. 처음 봤는데 그런 소리를 해요.” (청각·지체장애인 A씨) “어떤 사람이 저한테 늘 정해진 시간에 카톡으로 ‘따봉’ 이모티콘을 계속 보내더라고요. 그러다 외모 평가를 당하고 나서는 제가 ‘제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그런데 그 쪽에서 ‘나랑 차 한 잔만 하자’고 보내더라고요. 그러다가 또 카톡이 왔어요. 아직도 잊히지가 않아요. ‘내가 널 본 적이 있다. 네가 집에서 잠옷을 입은 상태로 안경을 끼고 부스스한 얼굴로 나오는 게 마음에 든다’라고.” (여성 B씨) 위 사례들은 일상에서 피해자들이 당하는 성적 언동 사례들이다. 이렇게 상대방에게 수치심과 모욕감, 두려움을 주는 말과 행동은 주로 사회적 소수자를 겨냥하고 있다. 여성, 장애인뿐만 아니라 이주민, 성소수자 등 다른 소수자 집단도 표적이 되고 있다. “한국인들이 ‘어디서 왔느냐’, ‘종교는 뭐냐’고 묻고는, ‘아내가 몇 명이냐’ 이런 말을 불쑥 던지고 ‘밤 생활은 어떠냐’고 계속 묻기도 하죠.” (이주민 C씨) “군대 신체검사장에서 ‘호르몬 투여 중’이라고 밝히면 보통 호르몬 투여 증빙 서류하고 CT 결과 그 정도만 보는데요. 신체 일부를 대놓고 보여 달라고 한 의사가 있었어요.” (트랜스젠더 D씨의 목격 사례)상대가 ‘마이너리티’에 속한다는 이유로 그를 모욕하고 멸시하거나, 배제하고 차별하면서 그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행위를 ‘혐오’라고 부른다. 그것이 말과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 ‘혐오표현’이다.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혐오는 단순히 개인의 기호 또는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약자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생기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공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성소수자 응답자의 92.2%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장애인(87.5%)과 여성(78.4%)의 혐오표현 경험 정도도 높았다. 이주민 집단의 경우 63.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주민은 이주민 밀집 지역에 거주하거나 이주민이 많이 일하는 직장에서 일하고, 이주민 공동체 내에서 주로 인간관계를 맺는 등 한국인과의 접촉면이 넓지 않고 한국어 이해 능력에 따라 혐오표현을 경험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른 집단에 비하여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한 비율은 매우 높았다. 성소수자 응답자의 98.0%, 장애인 응답자의 95.0%, 여성 응답자의 90.4%가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이주민 응답자의 온라인 혐오표현 경험 비율은 50.0%로 다른 집단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오프라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혐오표현이 쏟아지고 있는 원인으로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사회·경제적 불안’을 꼽았다. 특히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경쟁이 심화되면서 혐오표현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불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약자에게 표출하는 것이 혐오표현”이라면서 “강자와 기득권에 맞서 싸울 여력이 없으니 약자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즉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차별이 없어야 하는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위협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다. 혐오표현의 발화 형태는 다양하다. 성적 언동 외에도 폭력과 차별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학교 때는 ‘장애인 새끼야’라는 말을 들으면서 빗자루로도 맞아보고 대걸레로도 맞아봤어요. 고등학교 때는 수학여행에 갔는데 애들이 저만 혼자 방에 들어가라고 한 다음에 ‘너 여기서 혼자 자, 우리는 다 같이 라면 끓여먹고 잘게’하고.” (발달장애인 E씨) “식당에서 일을 할 때 저하고 한국인 아줌마 다섯 명이 근무했어요. 남자 관리자가 있는데, 월급이 나올 때 그 사람이 저한테 그래요. 통장에 월급이 들어갈 텐데 월급에서 현금 5만원을 빼서 자기한테 주라고. 저는 한국사람이 아니니까 말을 못하고 일을 잘 못하고, 이 아줌마들 너무 수고하니까 (그 돈으로) 음료수 사야 한다고. 어이가 없죠. 그래도 어떻게 해요. 저는 외국인인데.” (이주민 F씨)폭력을 암시하거나, 근거 없는 편견을 조장하는 행위도 혐오표현에 해당한다. “친구가 겪은 일인데, 퀴어퍼레이드가 열렸을 즈음인데 직장에서 동료들이 뉴스를 보고 성소수자가 화제에 오른 거예요. 그때 동료들이 ‘만약 내 옆에 ‘저런 것들’이 있으면 다 때려 죽이겠다’는 말을 했다고 해요.” (게이 G씨) 상대방을 단지 보호의 대상으로, 호의를 베풀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도 당사자들에게는 혐오로 다가온다. “언젠가 사진을 대놓고 찰칵하면서 찍는 사람이 있어서 왜 찍느냐고 저지하니까 ‘낫게 해주려고 한다. 기도하면 나을 수 있으니까 사진을 찍어놓고 보면서 기도해주려고 한다’고 하는 거죠.” (지체장애인 H씨)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는 ‘모럴 패닉’(moral panic)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기존에 익숙한 사회의 도덕적 기준이 흔들릴 때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낀다. 익숙하지 않은 소수 집단이 사회 전체 질서를 무너뜨린다고 여긴다. 지난달 벌어진 EBS ‘까칠남녀’ 사태가 바로 그런 경우다. 프로그램 ‘까칠남녀’는 국내 최초 젠더 토크쇼를 표방하며 다양한 성 담론을 다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차례에 걸쳐 성소수자 특집편을 방영한 후로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교육방송에 성소수자들이 출연하면 청소년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는 논리였다. 결국 프로그램은 논란에 휩싸여 조기 종영됐다. 최근 우리나라는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다. 이주민이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서면 통상 다문화 사회로 분류한다. 현재 국내 외국인 주민은 171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지난 10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인종이 다양해진 것일 뿐 한국 사회의 포용성이 확대된 것은 아니다.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높아지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이 GRI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25일까지 성인남녀 820명을 대상으로 ‘재외동포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를 대한민국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응답이 61.1%에 이르렀다. 2013년 같은 조사 때의 응답률 57.5%보다 3.6% 높아졌다. 외국인 노동자도 대한민국 구성원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3.6%포인트 낮아진 38.9%에 그쳤다. 이는 캐나다와 대조적이다. 캐나다는 이민자의 나라답게 ‘다양성’을 중시한다. 2016년 캐나다 통계청 인구조사 결과 국민 5명 중 1명이 이민자로 나타났다. 그렇기에 자신과 다른 삶의 방식도 편견없이 포용한다.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캐나다군이 트위터를 통해 “모든 성적 취향과 성 정체성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다양성은 우리의 힘’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커지면 사회 구성원 사이의 대화가 실종된다”면서 “구성원들의 소통과 토론이 사라지면 결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라이브’ 첫방 염혜란, 이광수와 母子 케미 ‘생활연기의 진수’

    ‘라이브’ 첫방 염혜란, 이광수와 母子 케미 ‘생활연기의 진수’

    ‘라이브’ 염혜란의 리얼한 생활연기가 단연 돋보였다.지난 10일 첫 방영 된 tvN 새 토일 드라마 ‘라이브’(극본 노희경/연출 김규태/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지티스트)에서 비정규직 청소원 상수 엄마 역을 맡은 염혜란은 날 때부터 늘 가난했고 자식들조차 녹록지 않은 상황에 처한 어머니의 모습을 현실감 넘치게 그려내며 공감대를 이끌었다. 이 날 방영 분에서 염혜란은 아들 상수(이광수)의 성공을 위해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도 돈을 부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정규직 전환을 위해서 회사의 주식을 사야 하는 비정상적인 구조에 투자한 것. 아들이 성공하길 바라는 사소한 바람은 회사의 정체가 다단계로 밝혀지며 물거품이 됐다. 염혜란은 극 중 회사 동료의 아들이 공무원인 것, 이 때문에 동료가 정직원이 되어 월급이 소량인상 된 것, 사소한 것들이 부러운 소박하고도 현실적인 상수母를 직설적으로 그려내며 현실을 짚어냈다. 그는 생활연기의 진수를 선보이며 한 층 ‘사람 냄새 나는 드라마’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한편 극 말미에서 상수가 경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며 상수모가 그토록 원하던 ‘자랑거리’가 생긴 가운데, 현실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상수모의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tvN ‘라이브(Live)’는 매주 토,일요일 밤 9시 방영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단독] 국토부 “KTX정기승차권 다양한 옵션 만든다”

    [단독] 국토부 “KTX정기승차권 다양한 옵션 만든다”

    “할인율 줄인 주말·공휴일 포함 정기권, 좌석지정 정기권 등 코레일과 즉시 대안 협의”김현미 국토부 장관, 코레일·SR에 정기승차권 현황 보고 지시…“소비자 선택권 강화” 국토교통부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운영하는 고속열차 KTX의 정기승차권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지역경제 활성화와 유연근무제 도입 등 사회 환경과 정책 변화에 따라 KTX 정기승차권자들의 출퇴근 시간대가 다양해지고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자유석 운영시간대와 정기권 구매 형태 등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어 소비자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관련기사 클릭: 서울신문 2월 26일 ‘왜 KTX 정기승차권자들은 천덕꾸러기가 됐나’>코레일은 현재 기간(10일, 20일, 30일)만 구분해 사야 하는 정기권과는 별개로 횟수 차감 형태의 회수형 정기권을 연내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27일 KTX를 운영하는 코레일과 수서고속철도(SRT)의 운영사인 SR에 대해 “정기승차권 관련 현황을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국토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KTX 정기승차권자들의 현행 서비스가 불편한 점이 사실이며 사실상 입석으로 다니고 있다”며 “공휴일 및 주말을 포함한 정기권, 지정좌석제 등 시간대와 가격대가 다양한 정기권 옵션을 만드는 데 100% 동의하고 코레일에 바로 대안을 만들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주중에만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과 별개로 할인율을 낮추되 주말·공휴일을 포함한 정기권, 할인율은 적지만 편하게 앉아 갈 수 있는 지정좌석제, 한층 저렴한 정기입석권 등 정기승차권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와 사용패턴에 따라 운임료 할인비율을 달리하는 방안이다. 이 관계자는 “주중 정기권의 좌석지정 문제 등은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하겠다”면서 “옵션을 제공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비싼 정기권, 싼 정기권 등 차별화하고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선로 부족에 따른 열차 공급량 늘려야 자유석칸 효과적 확대 가능…평택~오송 선로 확충 시급 출퇴근 시간을 제외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에 자유석칸을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일반실 이용객의 수요도 적지 않은 만큼 상호 불편을 줄이기 위해 궁극적으로 평택~오송 구간 선로를 확보해 열차 공급량을 늘리는데 속도를 내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낮시간대를 포함해 자유석칸을 늘리려면 열차 공급량이 늘리는 게 가장 효과적인데 현재 열차를 투입할 선로가 없어 열차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평택~오송 구간 선로를 조속히 완공해 열차 공급량을 두배로 늘리면 코레일이 마케팅적으로 운영하는 측면에서나 정기승차권자들을 위해 자유석칸을 늘리는 부분도 일반실 이용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평택은 서울과 수서에서 출발하는 KTX가 만나는 지점이고 충북 오송은 호남선과 경부선이 나눠지는 지점이라 사실상 열차 선로 부족으로 늘어나는 수요 대비 열차의 추가 투입이 현재로서는 어려운 실정이다. 국토부는 우여곡절 끝에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9월 평택~오송 선로 건설에 대한 예비타당성 검사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받고 있다. 회수형 정기권 도입에 대해서도 운임료 할인율 등을 면밀히 검토해 다양한 옵션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코레일과 코레일의 자회사인 SR은 정기승차권 운영 현황 등을 국토부에 보고하는 한편 개선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했다.● 코레일 “연내 횟수 차감형 정기승차권 개발 운영”…SR “회수권, 좌석지정 정기권 도입 추진” 코레일 측은 횟수 차감형 정기권을 도입 시기와 관련해 “연내 횟수 차감형 상품을 개발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주말부부, 잦은 출장객 등 부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의 패턴을 분석해 일정 기간 동안 특정 횟수를 이용할 수 있는 회수형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코레일 측은 수익을 늘려야 하는 마케팅 부서와 협의가 필요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코레일은 14년 전 KTX가 개통되기 이전에 회수권을 운영했다가 개통 후 없앴다. 코레일 관계자는 “회수형 정기권 도입과 자유석 운영방식을 개선하는 것은 시스템을 고쳐야 하는 부분도 있어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정기권을 운영하고 있는 SR 관계자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승차할 때마다 횟수가 차감되는 좌석 지정형 승차권인 회수권과 성인 기준 현재 50% 할인보다는 할인폭이 줄어드는 좌석지정 정기권 등의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회수권은 주로 주말 이동 고객들이, 좌석지정 정기권은 주로 장거리 출퇴근 고객들이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R 측은 회수권 도입 등이 최대주주(지분 41%)인 코레일의 영업판매 시스템을 임대 받아 쓰고 있는 만큼 승차권 문제를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RT는 주말과 공휴일(명절 제외)에도 정기승차권을 쓸 수 있지만 자유석칸이 아예 없고, 보조좌석과 승차율 등을 고려해서 지정된 열차 앞뒤 한 시간까지만 탈 수 있는 지정열차제를 운영하고 있다. 지정된 시간대 이외에는 이용할 수 없다보니 낮시간대 미이용 등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다.정기승차권은 고속열차인 KTX가 2004년 생기고 일일 생활권 반경이 확대되면서 코레일이 출퇴근 또는 통학을 위해 열차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선불(30만~40만원)로 고정적인 요금을 내는 대신 일반실 요금의 45~50% 정도를 할인(청소년 60%)해 기간별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정기승차권자들은 자유석칸 또는 일반실에 자리가 비었을 경우 앉아서 올 수 있도록 제도를 고안했지만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실상 자리가 없어 서서 이동하거나 눈칫밥을 먹는 ‘메뚜기’ 신세로 출퇴근 전쟁을 치르고 있다. 코레일은 KTX 개통 초반 모든 열차에서 운영했던 자유석칸(2량)을 4년 만에 저렴한 가격과 일반실 고객 수요 등을 이유로 출퇴근시대를 제외한 낮시간대(오전 9시~오후 6시)를 모두 없애고, 출퇴근 시간대도 90% 이상을 1량만 운행하도록 대폭 수를 줄여 고정 매출을 올려주는 ‘단골고객’인 정기권자들의 원성을 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렁이’란 아이디를 쓰는 한 정기권자는 “(수년간 정기승차권을 이용하면서) 정기권 구입에만 쓴 돈이 1000만원이 넘는데 VVIP 대접은커녕 현실은 거지 취급을 한다”며 분개했고 ‘east****’는 “코레일이 너무 배려가 없다. 경쟁이 없어서 그런지 서비스 개선에 대한 의지도 낮고 대응도 정말 한심한 수준”이라고 올렸다. 오송~서울을 출퇴근하는 50대 박모 씨는 “회사를 관둘 수 없는 출퇴근자들이 아쉬울 게 없는 코레일은 봉으로 아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의 경우 1년간 출퇴근을 위해 구매한 KTX 정기승차권 비용이 400만원(월 30만~40만원)이 넘는다. 3년이면 1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세종청사, 혁신도시 등 정부 정책 속 급증한 정기승차권자에 일방적 부담 지우기 곤란 일각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다니는 만큼 불편을 감수하라”는 의견들도 있다. 하지만 세종정부청사, 혁신도시 등 정부 정책 속에 다른 지방으로 이주해 뜻하지 않게 역출퇴근을 하게 된 직장인들과 주말부부들, 시간제 계약직 근로자들의 증가와 저출산 해결을 위한 유연근무제의 확대 등 코레일이 독점하고 있는 열차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달리 선택지가 마땅치 않은 현실에 놓은 이용자들이 적지 않다. 내년에 행정자치부 등의 정부부처와 청와대, 국회 분원 등의 세종시 추가 이전과 혁신도시 등의 추가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정기승차권 이용객들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오송역(2010년)이 생겨나기 전인 2009년 148만명이었던 KTX 정기승차권 연간 이용자 수는 4년 만인 2013년 두배에 가까운 286만명으로 급증했고 호남 고속철이 개통되면서 2016년에는 347만명으로 치솟았다. 마냥 정기승차권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기에는 그간 수천억원의 적자를 혈세로 메웠다가 2014년 사상 첫 영업흑자로 전환했던 공공기관 코레일과 정책을 입안한 정부, 정치권이 함께 개선하고 고민을 덜어줘야 한다는 논리에 더 힘이 실린다. 코레일이 마케팅 차원에서 수익 창출에만 급급하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레일의 경우 일반 민간기업이 아니라 공공기관인데 너무 이윤만 따지는 식의 영업 형태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가격차별화는 경제학에서도 소비자는 물론 공급자 입장에서도 차별화된 가격에 따른 적절한 이윤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에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며 “코레일은 좀더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정기권을 만들어 주말을 포함한 정기권, 출퇴근 고정 지정석제 등 시간대와 가격대를 적정하게 정해 소비자에게 선택할 수 있게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정기승차권의 경우 혁신도시와 지방분권으로 인해 근무 환경이 다양해지고 이동거리가 많아지는 만큼 낮시간대 자유석칸 이용을 원천 봉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코레일이 독점적 사업자 지위에서 자신들의 수익 창출과 편의대로만 운용하기보다 비용을 분석해 제도를 설계하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마리킴, 예술과 상업성의 경계를 허물다 ‘마리마리’ 론칭

    마리킴, 예술과 상업성의 경계를 허물다 ‘마리마리’ 론칭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인정받은 아티스트 마리킴은 본인의 아트 콘텐츠를 활용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전개하는 주식회사 마리마리(대표 마리킴)을 론칭한다. 패션, 뷰티, 리빙아이템을 망라한 아트 토털브랜드 마리마리(MARIMARI)는 2월 말 론칭 세레모니 & 쇼케이스를 통해 첫번째 프로젝트인 ‘아트 핸드백’을 선보이고, 하반기부터 다양한 분야의 아트 프로덕트를 선보일 예정이다.아티스트들의 작품이 패션 상품에 결합되어 새로운 이미지로 재탄생되고, 한정된 수량만이 유통되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콜라보레이션 작업은 글로벌 명품브랜드들을 시작으로 이제 유행을 넘어 글로벌 패션업계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예술과 비즈니스는 콜라보레이션과 같은 한정적인 작업을 통해 서로의 영역을 적당히 활용하기도 하지만, 결국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을 걸어가며 각자의 영역을 지키는 게 일종의 불문율이다. 그렇기에 예술이 주인공이 되어 대중적인 상품과 결합한 브랜드는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 마리마리가 고정관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계자의 주장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팝아티스트 마리킴의 이력을 알고 나면 어느 정도 수긍이 된다. 호주 멜버른 RMIT 대학에서 멀티미디어를 전공하고, 크리에이티브 미디어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가톨릭 대학교 디지털 미디어학부 겸임교수로써 젊은 예술가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마리킴은 한국의 대표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디지털 시대에 가장 영민한 아티스트로 불리운다. 그녀는 2000년대 중반부터 SNS를 통해 직접 작품을 알리며 폐쇄적인 미술 유통 시스템을 거부한 혁신적인 시도로 전세계의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걸그룹 2NE1의 미니앨범 커버와 뮤직비디오 연출, 르노삼성, 유니클로, 페리페라 화장품, 한국도자기 등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대중문화에서 상당한 인지도 및 브랜드 파워를 구축해 왔다. 수많은 SNS 팔로워와 세계 곳곳에 열광적인 컬렉터를 이끌고 있는 마리킴은 연예인을 떠올리는 화려한 외모와 패션까지 더해 탄탄한 글로벌 팬덤을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세계 3대 스포츠축제인 F1의 버니 에클레시톤Bernie Ecclestone) 회장, 미국 사교계 거물 데이빗 그룻맨 (David Grutman)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등 유명인사들이 그녀 작품의 컬렉터이자 열렬한 팬이고 뮤지션 스크릴렉스, 스티브아오키, 영화감독 마이클베이 등의 국제적 인사들과의 친분을 비롯하여 헐리우드 천재 블루칩 감독 제임스완 (James Wan)과는 대학 동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기적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개인 전시회를 통해 대부분의 작품을 솔드아웃시키는 저력을 보여주는 마리킴은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어 그녀가 디렉팅한 브랜드 마리마리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 또한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오늘날 우리에겐 최신 아이폰을 사야 한다는 병적인 강박감이 있다... 단 한 번의 깜빡임도 없이 두 눈을 부릅 뜬 마리킴의 마네킹들은 이 멋진 신세계의 목표 고객이다” - 이엔 로버트슨(Iain Robertson, 소더비 인스티튜트 예술 대학원 학과장) “마리킴은 한국 미술계의 슈퍼 블루칩이다. 투자 가치에서도, 미적 보유 가치에서도. 해외 컬렉터들 사이에선 지금 마리킴 돌풍이 일고 있다” - 김순응 (서울옥션, 케이옥션 전 CEO) 마리마리 의 첫 시리즈인 아트 핸드백 시리즈는 액자 속에서 눈으로만 소비되던 그림작품들을 꺼내어 들고 리얼웨이를 당당히 걷는 매력적인 현대 여성의 모습을 컨셉으로 한다. 예술의 가치와 합리적인 럭셔리를 함께 추구하며 주문생산방식의 ‘홀리백(Holy bag)’ 라인과 한정생산방식의 ‘팝아트백(Pop-art bag)’ 라인으로 구성된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아티스트 마리킴이 직접 핸드 페인팅한 리미티드 에디션 백도 선보인다. 2월 28일 성수동 어반소스에서 열리는 마리마리 런칭 쇼케이스에는 연예인을 포함한 각계 각층의 셀러브리티를 초청하여 오프닝 파티와 함께 마리킴의 미디어 작품 전시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브랜드 소개 및 어반소스 내의 팝업 스토어를 통해 최초로 Season1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특파원 칼럼] 중국 이케아에서 칼을 못 사는 이유/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 이케아에서 칼을 못 사는 이유/윤창수 베이징 특파원

    베이징에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자자쥐(宜家家居)로 생활필수품을 사러 갔을 때였다. 중국에서는 모든 외래어를 중국어화하기 때문에 이케아(IKEA)는 이자자쥐로 불린다. 식칼을 사야 하는데 칼은 없고 대신 바코드가 새겨진 종이만 살 수 있었다. 진짜 칼을 손에 넣으려면 신분 확인이 필요했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 운전면허증으로 칼을 살 수 있었는데 이케아 직원은 신분증 번호, 이름, 주소, 서명을 일일이 기록했다.‘세계 최대의 감옥’으로 불리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는 칼을 사면 레이저로 개인 식별 QR코드를 칼날에 새겨야 한다. 이 QR코드에는 신분증 번호, 사진, 민족, 주소가 담겨 있다. 중국 영토의 약 10%를 차지하는 신장 자치구는 중국의 성(省)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넓은데, 이슬람 국가로의 분리독립 운동이 계속돼 중국 정부가 철저하게 감시하는 지역이다. 최근에는 영토를 빼앗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신장 지역으로 근거지를 옮기려는 움직임이 있어 중국 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장 지역만큼은 아니지만 중국 공산당의 철저한 주민 통제는 중국 전역에서 이뤄진다. 허난성 정저우에서는 경찰이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돼 범죄자를 한눈에 식별할 수 있는 선글라스를 끼고 범인들을 체포한다. 뺑소니, 인신매매, 신분증 도용 등의 범죄를 안면인식 선글라스로 걸러 냈다고 하지만, 언제든 위구르족과 같은 소수 민족이나 반체제 인사를 억압하는 데 사용할 우려가 있다. 중국 정부의 요주의 대상에는 언론인도 포함된다. 부임하기 한 달여 전 베이징에서 살 집을 구하려고 중국 관광비자를 신청했을 때다. 비자신청서에 회사 이름을 적었더니 기자냐고 반문하면서 각서를 쓰라고 했다. 각서의 내용은 여행 이외의 활동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미성년자가 관광비자를 받으려면 가족관계증명서와 부모의 가족관계증명서 상세원본을 각각 제출해야 한다. 부모의 신분을 확인하는 절차인데 중국 비자 발급 전문 여행사에서는 귀화한 조선족 자녀의 중국 입국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는 이미 1억 7000만대의 폐쇄회로(CC)TV가 있고, 앞으로 3년 안에 4억대가 더 설치될 예정이다. 중국 경찰은 나아가 14억 전체 인구의 유전자(DNA)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이다. 쓰촨성 천웨이현 시골 학교의 유치원생의 타액까지 일일이 채취하는 DNA 수집은 2020년까지 1억명의 정보를 모으는 것이 목표다. 북한과 국경을 접한 바이산(白山)시 노인들은 무료 건강검진이란 명목으로 혈액을 채취당했다. 기자도 중국에 입국하자마자 거류 비자 신청을 위한 의무 신체검사에서 피를 뽑아 혈액 표본을 제출했다. 중국 경찰은 얼굴 인식과 DNA 표본, 그리고 개인의 온라인 활동까지 모두 통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 범죄자가 아닌 사람의 DNA 수집은 금지되지만, 중국에는 마땅한 규제법도 없고 개인정보 보호도 제한적이다. 중국은 아직 해결해야 할 내부 모순이 많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강력한 1인 통치 체제를 구축한 이유이기도 하다. 독재가 민주주의보다 효율적이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는 것이 이미 29년 전 톈안먼 사태를 통해 드러났지만, 최근 이뤄지는 주민통제 사례를 보면 중국은 그 교훈을 잊은 것 같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신시대를 열기는커녕 오히려 주민들을 옥죄는 데 사용되는 듯하다.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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