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야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 보살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 문과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 분당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 목동
    2026-0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13
  • 예금·주식·펀드·금·부동산… 분산 투자로 얻는 ‘4배의 즐거움’[김기영 PB의 생활 속 재테크]

    올해는 1994년 작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개봉 30주년입니다.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는 자신의 전 재산을 지인에게 맡겨 무슨 과일회사에 투자했다고 말합니다. 기업 이름은 ‘애플’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이미 그를 억만장자로 만들어 줬던 애플의 현재 주가는 30년 전 개봉 당시보다 500배 정도 상승했습니다. 검프에게 애플이 그랬듯이 살다 보면 누구나 몇 번씩은 투자의 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는 영화 주인공이 아니라 어떤 종목이 억만장자가 될 기회를 줄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종목에 확신이 없다면 이것저것 조금씩 나눠서 사면 어떨까요? 한국의 어떤 기업이 대박 날지 모르면 다양한 종목이 포함된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면 됩니다. 미국의 어떤 기업이 제2의 애플이 될지 모르면 S&P500 지수나 나스닥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나 ETF를 사야겠지요. 아예 전 세계 기업으로 분산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베스트먼트(MSCI) 월드 지수에 투자해도 좋을 것입니다. 주식형 펀드나 ETF에 투자했다가 지수가 하락해서 손실이 크게 나면 어떡하죠? 주식이 안 좋을 때 반대로 좋아지는 자산을 사면 좀 복구가 되겠네요. 일반적으로 경기가 나빠지면 금리가 낮아져서 채권의 성과가 좋다고 합니다. 좋은 채권을 고르기 어렵다면 한국이나 미국, 전 세계의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나 ETF를 사도 될 것입니다. 주식과 채권만 있으면 어떤 상황에나 대응할 수 있을까요? 전 재산을 투자했다가 갑자기 급한 사정이 생겨 자금을 융통해야 할 때 옴짝달싹 못 할 수도 있으니 언제든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예금도 필요합니다. 금이나 원자재에 투자하는 것도 좋습니다. 재산의 일부를 부동산으로 보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자산을 모두 보유하셨나요?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 투자의 세계에 오셨습니다. 자산배분으로 원금을 500배로 불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투자 실패로 원금을 모두 날릴 위험도 크게 줄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로 연 5%의 수익이 난다면 30년 후 재산은 원금의 4배가 넘게 됩니다. 애플처럼 500배가 되려면 연 23%여야 하지요. 수익률이 조금만 상승해도 결과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복리의 힘입니다. 복리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중도에 손실을 보지 않아야 하므로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 투자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됩니다. 포레스트 검프의 어머니는 어린 검프에게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거라고 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한 가지 맛으로 채우기보다는 다양한 초콜릿으로 채워 자산이 불어나는 달콤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신한PWM이촌동센터 팀장
  • [길섶에서] 추억의 카세트테이프

    [길섶에서] 추억의 카세트테이프

    부산의 재래시장 골목길을 거닐다 레코드 가게를 발견했다. 오전 시간이라 문을 연 가게들이 많지 않은데 한 가게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카세트테이프와 CD를 파는 가게였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가수들의 얼굴 사진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스트리밍 시대에 카세트테이프라니 신기했다. 1980년대는 카세트테이프가 대세였다. 서랍 속 카세트테이프들과 카세트플레이어가 기억난다. 당시 마이마이나 워크맨 같은 휴대용 녹음기는 요즘으로 치면 휴대폰이나 다름없었다. 빈 테이프를 구해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면 녹음 버튼을 눌러 녹음한 뒤 나만의 음악 차트를 만들었다. ‘빨리 감기’를 반복하다 테이프가 엉기거나 끊어지기라도 하면 투명 테이프로 붙여 재생을 시도하기도 했다. 레트로 흐름을 타고 음반을 카세트테이프로 한정 발매하는 아이돌 가수들도 있다. 추억은 마음에 담는 거라지만 다음엔 가게 주인과 얘기도 나누고 테이프도 하나 사야겠다.
  • 기후동행카드, 3월 전에 미리 사야 할까

    기후동행카드, 3월 전에 미리 사야 할까

    서울시가 시범운영중인 기후동행카드가 누적 36만장 판매를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개학하는 3월부터는 흥행에 더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도 실물카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는 현재까지 누적 36만장이 판매됐다. 모바일카드와 실물카드의 구매 비율은 약 4:6 정도(모바일 15만장, 실물 21만 8000장)로 실물카드 판매율이 더 높다. 실물카드 사용이 높은 이유는 기후동행카드 이용자 연령층이 20~30가 절반 이상(56%) 사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30대 젊은층에서는 상대적으로 안드로이드폰보다 아이폰 사용률이 높은데 기후동행카드는 보안정책상 아이폰에서는 사용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내 18~29세 소비자 중 65%는 아이폰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애플은 보안정책상 아이폰에서 교통카드 결제에 필요한 NFC(근거리 무선 통신) 기능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시는 실물카드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추가 공급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충분한 공급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는 오는 22일까지 15만장을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나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에는 실물카드 실제 가격인 3000원에 웃돈을 얹어 6000~7000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중고등학생과 주요 대학들이 일제히 개학과 개강을 하게 되면 실물카드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방학 기간이던 2월까지 기다렸던 중고생들과 대학생들이 3월 개학 및 개강과 함께 수요가 몰릴경우 실물카드 품귀현상도 우려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2월 중 공급량을 충분히 늘려 혼란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임채무 “두리랜드 리모델링 뒤 빚 190억…아무렇지 않다”

    임채무 “두리랜드 리모델링 뒤 빚 190억…아무렇지 않다”

    배우 임채무가 자신이 운영하는 놀이동산 두리랜드 때문에 최근에 빚이 더 늘었다고 고백했다. 14일 방송되는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에서는 심형탁-사야 부부가 임채무가 운영하는 두리랜드를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날 임채무는 과거 드라마를 통해 친분을 쌓은 심형탁이 아내와 함께 찾아오자 “보는 눈이 탁월하다. 어떻게 이런 미인을”이라며 유쾌한 덕담을 건넸다. 심형탁은 “사야가 두리랜드를 검색한 뒤 왜 이렇게 빚이 많으신 것인지 놀랐다고 말했다. 빚은 좀 괜찮아진 것이냐”고 묻자 임채무는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남들이 걱정한다. 3년 전 리모델링을 하면서 빚이 190억원이 됐다”고 덤덤하게 답했다.
  • ‘제주의 허파’ 곶자왈 사야(buy) 제주가 산다(live)

    ‘제주의 허파’ 곶자왈 사야(buy) 제주가 산다(live)

    제주도가 ‘제주의 허파’ 곶자왈 매입에 도비 20억원을 투입해 사유지 13만㎡를 매입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 핵심 환경자산인 곶자왈의 체계적 보전과 관리를 위해 올해 20억원을 투입해 사유지 13만㎡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곶자왈 실태조사 및 보전관리방안 수립용역’을 실시한 결과 곶자왈 면적은 총 95.1㎢이다. 이 중 보호지역은 33.7㎢(35.4%)이며, 보호지역 내 사유지는 22.1㎢로 65.4%를 차지한다. 이에 앞서 산림청은 올해 국비 50억원을 들여 곶자왈 내 사유지 50㏊를 사들인다. 매수대상 곶자왈은 생태등급 1~2등급 등의 산림지대로 조천(선흘)·한경 곶자왈 지역을 우선 매수하며 매수 후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와 협의를 거쳐 시험림으로 지정·관리한다. 이번 곶자왈 매입은 매도신청서 접수를 받은 후 서류검토와 현지조사 및 심의위원회에서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행정절차와 감정평가 등을 실시해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로 이뤄진다. 곶자왈 매도 신청과 자세한 사항은 제주도청 누리집 공고(https://www.jeju.go.kr/공고)를 참고해 이달 29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지난해 제주지역에서는 총 68억원을 들여 29.6㏊의 곶자왈을 매입했다. 지난해 처음 도비를 투입한 도는 20억 원·13㏊를 매입했으며, 산림청에서 46억 5000만원·15.9ha, 곶자왈공유화재단에서 1억 5000만원·0.7㏊를 매입했다.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산림청은 562억원을 들여 곶자왈 내 사유지 521.4㏊를 매입했고, 곶자왈공유재단이 127억원을 들여 103㏊를 매입하는 등 총 710억원을 투입해 637.8㏊를 매입했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제주도 핵심환경을 지키는 최상의 과제로 여기면서 곶자왈을 보존해 나가겠다”며 “도민자산화사업을 통해 곶자왈 보전과 관리방안에 총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곶자왈은 ‘곶’과 ‘자왈’의 합성어로 된 제주어로, 곶은 숲을 뜻하며, 자왈은 ‘덤불’을 의미하는 곶자왈은 화산활동으로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돌무더기(암괴) 지대에 다양한 식물이 군락을 이룬 곳이다. 지하로 흘러드는 지하수의 원천이자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원시림 숲으로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 “드레스 입어보려면 5만원 내세요”…예비부부 울리는 ‘웨딩 추가금’

    “드레스 입어보려면 5만원 내세요”…예비부부 울리는 ‘웨딩 추가금’

    결혼을 하는 데 드는 비용이 평균 3억원을 웃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으로 결혼 예산이 훨씬 초과돼 속앓이 하는 예비부부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송모(32)씨는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예상치 못한 각종 추가 비용이 수백만원을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송씨는 “예식장,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의 줄임말), 허니문까지 해서 3000만원 정도 예상했는데 추가금만 700만원이 넘어가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웨딩 업계에 따르면 예비부부는 웨딩드레스를 고르기 위해 숍에 방문할 때 피팅 비용을 각 숍마다 5만원에서 10만원씩 내야 한다. 보통 국산 드레스 피팅 비용은 5만원, 수입 드레스 피팅 비용은 10만원 정도다. 심지어 드레스 피팅비를 담는 봉투도 온라인상에서 판매되고 있다. 봉투에는 ‘소중한 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 ‘아름다운 드레스 입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피팅비 봉투를 따로 준비해야 하냐’고 묻는 글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부가 드레스숍에서 처음으로 개시하는 드레스를 계약하면 ‘퍼스트 웨어’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드레스별로 가격은 다르지만 추가 금액은 100만~300만원가량에 이른다. 추가 금액은 메이크업숍에도 발생한다. 오전 9시 이전 메이크업을 받게 되면 10만원가량의 ‘얼리 스타트’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오후 5시 이후 메이크업을 받게 되면 ‘레이트 아웃’ 비용을 낸다. 문제는 숍마다 추가금이 다르고 이를 사전에 고지해주지 않아 비용을 정확히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다. 웨딩 촬영을 하는 스튜디오에는 가격을 고지해둔 곳이 종종 있지만 드레스숍에는 가격표조차 없다. 스튜디오 촬영이나 결혼 예식 때 드레스를 매만져주거나 메이크업을 수정해주는 등 신부를 도와주는 ‘헬퍼’에게 팁을 주는 것도 관례다. 한 예비 신부는 스튜디오 촬영날 비가 왔는데 헬퍼가 교통비를 요구해 현금으로 5만원을 지불했다고 한다. 또 다른 예비 신부 유모(33)씨는 “헬퍼는 드레스숍에서 고용한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왜 소비자인 신부가 헬퍼에게 돈을 줘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미 헬퍼를 고용한 비용으로 25만원을 냈는데 추가금을 더 내야 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해 웨딩플래너 A씨는 연합뉴스에 “드레스 피팅이 쉽지 않은 작업인 데다 샵에서도 인력과 시간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비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메이크업 숍 역시 일찍 출근하거나 늦게 퇴근해야 하는 등 불상사가 발생하니 이에 대한 인건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전했다. 예비부부들은 ‘평생 한 번’ 있을 결혼식을 잘 진행하고 싶은 마음에 이런 관행을 참고 넘어간다. 예비신부 기모(33)씨는 “먼저 결혼한 친구들로부터 추가금이 많이 든다는 이야기를 들어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새어나가는 추가금은 막을 수 없었다”며 “혼주 메이크업 때에도 당일에 부모님 머리에 꽂는 핀을 사야 한다고 해 현금을 주고 결제했는데 이럴 때마다 눈 뜨고 코 베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예비신부 이모(31)씨는 “결혼을 앞두고 괜히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으니 좋게 좋게 넘어가려고 하는 마음이 들지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추가금은 감수하기 힘들었다”며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받는 건 소비자인 예비 신부인데, 결혼이 걸리니 ‘을’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헬스클럽이나 미용실 등에서 ‘가격표시제’를 하듯이 웨딩업계에서도 추가금을 받는다면 어느 경우에 얼마까지 받는지 고지해야 한다”며 “결혼율·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결혼에 드는 비용이 더 든다면 예비부부는 더 고통스러워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일 가연결혼정보는 최근 기혼자 1000명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2024 결혼 비용 리포트’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 총비용 평균은 약 3억 474만원으로, 응답자 중 남성은 3억 2736만원, 여성은 2억 8643만원으로 집계됐다. 일명 ‘스드메’로 불리는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 패키지는 평균 479만원이었다. 스드메 패키지는 ▲20대 538만원 ▲30대 453만원 ▲40대 398만원 순으로 높았다.
  • [마감 후] 대중교통 영역 킬러문항/장진복 전국부 기자

    [마감 후] 대중교통 영역 킬러문항/장진복 전국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가장 인상 깊게 본 드라마는 ‘나의 해방일지’다. 서울시장이라고 해서 주말마다 넷플릭스를 몰아 보는 우리네와 다를 바 없다 싶다가도 다른 게 있었다. 뭇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의 명대사 ‘날 추앙해요’를 기억할 때 오 시장은 ‘나한테는 저녁이 없어’라는 대사가 가슴에 와닿았다고 한다. 저녁이 없다는 말은 해가 떠 있을 때 서울에서 퇴근했는데 경기도에 있는 집에 들어오면 밤이 된다는 주인공의 한탄 속에 나온다. 서울로 힘겹게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의 애환이다. 비단 드라마 속 이야기가 아니다. 경기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저녁이 없는 사람은 하루 평균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역시 앞서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이 드라마를 언급하며 “도지사 후보로서 무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나의 해방일지 영향이었을까. 두 지자체장의 취임 이후 수도권 교통정책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서울시는 지난해 버스도 지하철처럼 거리에 비례해 추가 요금을 내는 거리비례제 적용을 추진하다 오 시장의 지시로 철회했다. 당시 오 시장은 “서울시민만이 아니라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도는 수요응답형 교통인 똑버스(DRT) 등 길 위의 시간을 줄이는 정책들을 시도하고 있다. 선의의 정책 경쟁으로 비춰지는 듯했던 수도권 교통정책에 혼선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명동 버스 대란이 대표적이다. 지난 연말 서울시가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장에 설치한 ‘줄서기 표지판’으로 극심한 교통정체 현상이 일어났다. 가뜩이나 저녁이 없는 이들의 저녁을 더 뺏은 것이다. 시가 대안으로 제시한 감차 및 노선 조정은 경기도와의 협의가 필요한데, 경기도는 오히려 서울로 들어가는 광역버스를 증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오 시장과 김 지사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장관, 인천시장이 합동 기자설명회를 열었다. 출입기자들에게 예고된 기자설명회의 주제는 ‘대한민국 대중교통 혁신에 나선다’였다. 대단하고 획기적인 정책이라도 깜짝 발표하는 걸까 잠시 긴장도 했지만 막상 들어 보니 기관별 출시하는 대중교통 할인 카드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차례대로 K패스(국토부), 기후동행카드(서울시), 더경기패스(경기도), 인천I패스(인천시)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들 뒤편에는 ‘행복한 선택이 시작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참석자들은 “선택지를 넓혔다”, “행복한 고민이 시작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수능시험에도 출제 않는다던 ‘킬러문항’을 만난 기분이다. 이름도 헷갈리고 거주지, 연령, 대중교통 이용 패턴에 따라 혜택이 다른 4개 선택지를 놓고 따져 봐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수도권 간 교통 협력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다. 저녁이 없는 사람들, 명동 퇴근길 지옥에 갇힌 사람들, 무슨 대중교통 할인 카드를 사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들, 교통 해방일지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서다. 3개 시도는 공동연구를 통해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환승 시스템 구축 때와 같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수도권을 아우르는 교통체계를 위해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야 한다. 출제 의도가 대중교통 혁신이라면 말이다.
  • “여왕됐으면 좋겠다”…日 열광한 ‘꽃무늬’ 여대생 근황[김유민의 돋보기]

    “여왕됐으면 좋겠다”…日 열광한 ‘꽃무늬’ 여대생 근황[김유민의 돋보기]

    “일본의 여왕이 됐으면 좋겠다.” 일본 국민이 열광하는 나루히토 일왕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가 대학 졸업 후 유학길에 오를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일본적십자사에 취직한다. 니혼TV 등 일본 언론들은 22일 궁내청 발표를 인용, 현재 가쿠슈인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아이코 공주가 오는 3월 졸업 후 일본적십자사에 취직한다고 보도했다. 아이코 공주는 지난해 꽃무늬 블라우스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교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당시 그는 “대학 마지막 1년 동안 이 푸른 캠퍼스에서 좋은 배움을 얻었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아이코 공주는 4월 1일부터 촉탁직원으로 근무를 시작하며 구체적인 업무 내용은 입사 후 정해질 예정이다. 아이코 공주는 사회에 공헌하는 일을 하고 싶어했고 왕실 공무와 적십자사 일을 병행하게 됐다. 아이코 공주는 “평소 관심이 있었던 일본적십자사의 일에 참여하게 돼 기쁘며 동시에 긴장된다. 미력하지만 조금이라도 사람들과 사회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소식에 일본 국민은 “지진 재해로 고통받는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선택” “아이코다운 훌륭한 선택”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이코 공주는 지난 2021년에도 성년을 맞이해 치른 성년식에서 본인을 위한 왕관(티아라)을 따로 제작하지 않고, 고모인 구로다 사야코 전 공주의 왕관을 빌려 써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일본 왕실은 성인이 되는 여성 왕족에게 한화로 3억 원에 달하는 특별 제작 왕관을 부여하지만, 아이코 공주는 “코로나19로 일본 국민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데, 세금을 들여 티아라를 만들 수는 없다”며 왕관 제작을 고사했다.아들 귀한 日 왕실…아이코 높은 인기 아이코의 사촌 마코가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무로와의 결혼을 강행해 일왕의 동생인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 왕세제 일가에 대한 일본 국민의 반발이 커진 상태에서, 아이코의 결정은 상대적으로 국민을 위하는 왕실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비쳤다. 일본 여론은 2019년 실시된 조사에서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가 차기 일왕으로 적합하다”는 의견이 80%를 훌쩍 넘을 정도로 긍정적이다. 아이코 공주의 높은 인기가 한몫했다. 왕위승계 등을 규정한 법률인 왕실전범은 부계 혈통의 남성만 일왕이 될 수 있다는 남계·남성 일왕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여성이나 모계 혈통(여계·여성)은 일왕이 될 수 없다. 왕실전범 규정을 적용할 경우 나루히토 현 일왕의 후계자는 승계 서열 1위인 동생 후미히토 왕세제와 조카(후미히토의 외아들) 히사히토 친왕, 삼촌 마사히토 친왕 3명뿐이다. 왕세제가 형보다 다섯살밖에 어리지 않고, 마사히토 친왕이 88세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세대 왕위 승계 후보자는 17세의 히사히토 친왕뿐이다. 여성·여계 일왕을 허용하면 일왕의 외동딸인 아이코 공주가 왕위 승계 서열 1위가 된다. 왕세제의 딸 가코도 후계 후보군에 들어간다. 실제 일본 역사에서 여성 왕이 몇 차례 있었고 헌법상으로도 문제가 없어, 왕실전범만 개정하면 된다. 하지만 정치권, 특히 자민당 내 보수파 반발로 현재로선 현실성이 없다.
  • [단독] 당신도 ‘유령당원’입니까[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단독] 당신도 ‘유령당원’입니까[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리포트]

    “정치에 관심이 없었죠. 그런데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와서 깜짝 놀랐어요. 알고 보니 (민주당 권리당원인) 아버지가 묻지도 않고 저를 가입시킨 거예요.”(경기 거주 20대 A씨) “강원에서 경기로 이사했는데 당에 알리지 않았어요. 기존 주소에 있는 국회의원을 응원해야 해서 4월 총선 공천이 확정될 때까지 원래 주소지를 유지하며 작은 힘이라도 보탤 겁니다.”(국민의힘 책임당원 B씨) 우리나라의 정당 당원 비율(20.7%·1065만명)은 중국 공산당(7.1%)보다 세 배 높다. 하지만 이 중 당비를 내는 당원은 4명 중 1명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적 유지 의사를 알 수 없는 ‘이름뿐인 당원’이나 금품으로 ‘매수한 당원’처럼 이른바 ‘유령 당원’이 적지 않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 시스템이 풀뿌리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정당의 총당원 수(2022년 말 기준)는 1065만 3090명으로 전체 인구(5143만 9038명)의 20.7%, 전체 유권자(4416만 7578명)의 24.1% 수준이다. 국민 5명 중 1명이 당원인 셈이다. 인구 대비 당원 비율은 최근 10년간 급격히 늘어 2012년 9.4% (478만 1867명)에서 2022년 20.7% 로 뛰었다. 하지만 당원 중에 실제 당비를 내는 당원은 23.7%(252만 1436명)에 그친다. 민주당 당원(484만 9578명) 가운데 당비 납부 당원은 28.9%(140만 2809명), 국민의힘 당원(429만 8593명) 중 당비 납부 당원은 20.9% (89만 7336명)였다. 우리나라 국민 중 당원 비율은 강력한 일당 독재 체제인 중국 공산당의 당원 비율(7.1%·9804만여명)보다 높다. 정치 선진국인 영국의 보수당 당원은 17만여명, 독일 사회민주당 당원은 41만명에 불과하다. 영국의 인구 대비 당원 비율은 1.3%(84만여명), 독일은 1.5%(122만여명) 수준이다. 당원이 많고 인구 중 당원 비율이 높다는 건 통상 ‘풀뿌리 정치’가 활발하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당원 비율은 이른바 유령 당원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다. 각 정당은 정당법에 따라 매년 선관위에 당원 수와 활동 개황을 보고한다. 시도당이 중앙당으로 연 1회 보고하면 중앙당이 취합해 선관위에 보내는 식이다. 하지만 시도당의 당원 수 보고를 중앙당이나 선관위에서 교차로 검증하지 않는다. 한 정치권 인사는 “당비를 내지 않고 연락이 끊겨도 본인이 탈당하지 않으면 당적부에서 지울 수 없다”며 “의무 사항이라 선관위에 관련 통계를 보고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생존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1920~30년대생 당원도 그대로 있다고 했다. 서울 서부지역에 사는 20대 민주당 당원은 “이사 온 지 4년이 넘었는데 이전에 살던 성북구 당 관계자로부터 총선 경선과 관련해 여론조사에 참여해 달라는 연락이 왔다. 제대로 당원을 관리하는지 의심된다”고 말했다.현재 우리나라의 정치 관행과 제도로만 보면 철저한 당원 관리는 불가능한 영역으로 보이기도 한다. 거대 양당은 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로 경선 승자를 가리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당원이 폭증한다. 특히 지방선거는 기초·광역 의원, 기초·광역단체장 등 후보 수가 가장 많아 당원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2022년 지방선거 경선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한 달에 1000원씩 당비를 내는 당원이 됐다가 경선이 끝나면 당비를 내지 않아 유령 당원이 되고, 다음 선거 때 당비를 내고 다시 당원이 되는 행태를 반복하는 이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당원 매집 방식도 여러 가지다. 불법으로 당비를 대납하거나 현금과 물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민원 간담회 등을 열어 당원을 대거 모집하는 사례도 있다. 경기도의 한 의원 보좌관은 “민원을 듣고, 해결을 약속하고, 이어 입당 원서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한 강원도당 신년 인사회에서는 행사장 출입 조건을 ‘당원’으로 제한하고 현장에서 입당 원서를 받기도 했다. 선거 때만 당원 눈덩이철저한 신원 확인 없어 선거할 때만 입당 원서가 대거 쏟아지니 철저한 관리는 애초부터 힘들다. 민주당의 지역 인사는 “선거가 임박하면 입당 원서 수천 장이 들어오는데 어떻게 일일이 (확인해) 보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엑셀로 취합한다”며 “제대로 된 신원 확인 없이 급하게 입력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이렇게 만든 ‘당원 명부’(이름·주민등록번호·직업·주소지·당비 입금 내역 등 세부 인적 사항을 담은 문서)를 관리하는데도 인력과 시간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당원 명부엔 개인정보가 담겼다. 현역 국회의원이나 원외 위원장(국민의힘 당협위원장·민주당 지역위원장)만 열람·관리한다. 이들이 통상 2~3개월 단위로 당원 명부를 받은 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거나 직접 전화를 걸어 탈당과 주소 변경 등을 확인해 반영한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당원 명부가 거래돼 경선은 더욱 혼탁해진다. 당원 명부는 ‘선거용 족보’로 강력한 역할을 한다. 현역 의원이나 원외 위원장만 당원 명부를 열람하고 활용할 수 있으니 정치 신인에게는 불공정하다. 당원 명부가 없다면 이론적으로 수십만 명에 달하는 지역 유권자 모두에게 문자를 보내야 하는데 이들 중 약 0.5%만 경선에 참여하니 ‘고비용 저효율’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당원 명부를 갖고 있다면 경선에 참여할 당원에게만 집중적으로 본인을 알릴 수 있다. 신인은 당원 명부 못 봐현역들에게 경선 유리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미 당원 명부를 거래하는 브로커들이 접근했다는 말들이 들린다. 한 예비후보는 “브로커가 당원 1명에 1000원씩 계산해 3000명의 명부를 주겠다고 제안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는 지역의 정치 원로가 “몇억원이 들어도 당원 명부는 사야 한다”며 브로커 연결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했다. 브로커가 건네는 당원 명부가 실제 당원 명단인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한 당직자는 “4년 전, 8년 전 선거 때 명부를 들고 다니며 금전적으로 이익을 보려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이 파는 당원 명부를 구매해도 전화를 걸면 ‘없는 번호’가 상당하다고 했다. 깜깜이 당원 명부 구매전화 돌리면 없는 번호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민주당의 최용선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대변인은 “현역 의원이나 지역위원장들이 당원을 장악하는 구조를 바꾸지 않고 당원을 매집해 당내 경선을 준비하려는 욕구를 없애지 않는 한 조직과 돈 선거가 활개 치는 구조를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지역 기반이 아닌 ‘전국구 온라인 입당’을 통해 유령 당원을 없애려는 시도도 있다. 당비를 납부한 이들만 당원으로 받아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방식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개혁신당’(가칭)의 경우 온라인으로만 5만명 이상의 당원을 모집했다. 이 전 대표는 통화에서 “(당원 가입 시) 모두 본인 인증을 거친 것이어서 허수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런 방식이 대규모 당원을 관리해야 하는 거대 정당에서도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 中공산당보다 3배 높은 국내 당원 비율…‘유령 당원’에 경선 신음 [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 리포트]

    中공산당보다 3배 높은 국내 당원 비율…‘유령 당원’에 경선 신음 [열린 경선과 그 적들-총선 리포트]

    “정치에 관심이 없었죠. 그런데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문자메시지가 와서 깜짝 놀랐어요. 알고 보니 (민주당 권리당원인) 아버지가 묻지도 않고 저를 가입시킨 거예요.”(경기 거주 20대 A씨) “강원에서 경기로 이사했는데 당에 알리지 않았어요. 기존 주소에 있는 국회의원을 응원해야 해서 4월 총선 공천이 확정될 때까지 원래 주소지를 유지하며 작은 힘이라도 보탤 겁니다.”(국민의힘 책임당원 B씨) 우리나라의 정당 당원 비율(20.7%·1065만명)은 중국 공산당(7.1%)보다 세 배 높다. 하지만 이 중 당비를 내는 당원은 4명 중 1명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적 유지 의사를 알 수 없는 ‘이름뿐인 당원’이나 금품으로 ‘매수한 당원’처럼 이른바 ‘유령 당원’이 적지 않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 시스템이 풀뿌리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버지가 아들 몰래 당원 가입시키기도주소지 옮겨도 신고 안하면 파악 못해 1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정당의 총당원 수(2022년 말 기준)는 1065만 3090명으로 전체 인구(5143만 9038명)의 20.7%, 전체 유권자(4416만 7578명)의 24.1% 수준이다. 국민 5명 중 1명이 당원인 셈이다. 인구 대비 당원 비율은 최근 10년간 급격히 늘어 2012년 9.4%(478만 1867명)에서 2022년 20.7%로 뛰었다. 하지만 당원 중에 실제 당비를 내는 당원은 23.7%(252만 1436명)에 그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484만 9578명) 가운데 당비 납부 당원은 28.9%(140만 2809명), 국민의힘 당원(429만 8593명) 중 당비 납부 당원은 20.9%(89만 7336명)였다. 우리나라 국민 중 당원 비율은 강력한 일당 독재 체제인 중국 공산당의 당원 비율(7.1%·9804만여명)보다 높다. 정치 선진국인 영국의 보수당 당원은 17만여명, 독일 사회민주당 당원은 41만명에 불과하다. 영국에서 인구 대비 당원 비율은 1.3%(84만여명), 독일은 1.5%(122만여명) 수준이다. 당원이 많고 인구 중 당원 비율이 높다는 건 통상 ‘풀뿌리 정치’가 활발하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당원 비율은 이른바 유령 당원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다. 각 정당은 정당법에 따라 매년 선관위에 당원 수와 활동 개항을 보고한다. 시·도당이 중앙당으로 연 1회 보고하면 중앙당이 취합해 선관위에 보내는 식이다. 하지만 시·도당의 당원 수 보고를 중앙당이나 선관위에서 교차로 검증하지 않는다. 한 정치권 인사는 “당비를 내지 않고 연락이 끊겨도 본인이 탈당하지 않으면 당적부에서 지울 수 없다”며 “의무 사항이라 선관위에 관련 통계를 보고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생존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1920~30년대생 당원도 그대로 있다고 했다. 서울 서부지역에 사는 20대 민주당 당원은 “이사 온 지 4년이 넘었는데 이전에 살던 성북구 당 관계자로부터 총선 경선과 관련해 여론조사에 참여해달라는 연락이 왔다. 제대로 당원을 관리하는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경선 앞두고 활동하다 ‘유령 당원’ 반복선거철 앞두고 입당 원서 관리 힘들어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 관행과 제도로만 보면 철저한 당원 관리는 불가능한 영역으로 보이기도 한다. 거대 양당은 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로 경선 승자를 가리기 때문에 선거를 앞두고 당원이 폭증한다. 특히 지방선거는 기초·광역 의원, 기초·광역단체장 등 후보 수가 가장 많아 당원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2022년 지방선거 경선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한 달에 1000원씩 당비를 내는 당원이 됐다가 경선이 끝나면 당비를 내지 않아 유령 당원이 되고, 다음 선거 때 당비를 내고 다시 당원이 되는 행태를 반복하는 이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당원 매집 방식도 여러 가지다. 불법으로 당비를 대납하거나 현금과 물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민원 간담회 등을 열어 당원을 대거 모집하는 사례도 있다. 경기도의 한 의원 보좌관은 “민원을 듣고, 해결을 약속하고, 이어 입당 원서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한 강원도당 신년 인사회에서는 행사장 출입 조건을 ‘당원’으로 제한하고 현장에서 입당 원서를 받기도 했다. 선거할 때만 입당 원서가 대거 쏟아지니 철저한 관리는 애초부터 힘들다. 민주당의 지역 인사는 “선거가 임박하면 입당 원서 수천장이 들어오는데 어떻게 일일이 (확인해) 보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엑셀로 취합한다”며 “제대로 된 신원 확인 없이 급하게 입력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이렇게 만든 ‘당원 명부’(이름·주민등록번호·직업·주소지·당비 입금 내역 등 세부 인적 사항을 담은 문서)를 관리하는데도 인력과 시간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당원 명부엔 개인정보가 담겼다. 현역 국회의원이나 원외 위원장(국민의힘 당협위원장·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만 열람·관리한다. 이들이 통상 2~3개월 단위로 당원 명부를 받은 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거나 직접 전화를 걸어 탈당과 주소변경 등을 확인해 반영한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당원 명부가 거래돼 경선은 더욱 혼탁해진다. 당원 명부는 ‘선거용 족보’로 강력한 역할을 한다. 현역 의원이나 원외 위원장만 당원 명부를 열람하고 활용할 수 있으니 정치 신인에게는 불공정하다. 당원 명부가 없다면 이론적으로 수십만명에 달하는 지역 유권자 모두에게 문자를 보내야 하는데, 이들 중 약 0.5%만 경선에 참여하니 ‘고비용 저효율’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당원 명부를 갖고 있다면 경선에 참여할 당원에게만 집중적으로 본인을 알릴 수 있다. 당원 명부 거래 브로커도 접근전국구 온라인 입당 가능성 주목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미 당원 명부를 거래하는 브로커들이 접근했다는 말들이 들린다. 한 예비후보는 “브로커가 당원 1명에 1000원씩 계산해 3000명의 명부를 주겠다고 제안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는 지역의 정치 원로가 “몇억원이 들어도 당원 명부는 사야 한다”며 브로커 연결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했다. 브로커가 건네는 당원 명부가 실제 당원 명단인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한 당직자는 “4년 전, 8년 전 선거 때 명부를 들고 다니며 금전적으로 이익을 보려는 이들이 있고, 이는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이 파는 당원 명부를 구매해도 전화를 걸면 ‘없는 번호’가 상당하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민주당의 최용선 더민주전국혁신회의 대변인은 “현역 의원이나 지역위원장들이 당원을 장악하는 구조를 바꾸지 않고 당원을 매집해 당내 경선을 준비하려는 욕구를 없애지 않는 한 조직과 돈 선거가 활개 치는 구조를 막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지역 기반이 아닌 ‘전국구 온라인 입당’을 통해 유령 당원을 없애려는 시도도 있다. 당비를 납부한 이들만 당원으로 받아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방식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개혁신당’(가칭)의 경우 온라인으로만 5만명 이상의 당원을 모집했다. 이 전 대표는 통화에서 “(당원 가입 시) 모두 본인 인증을 거친 것이어서 허수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런 방식이 대규모 당원을 관리해야 하는 거대 정당에서도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 둘째 임신한 박슬기…뒤늦게 유산 소식 알려

    둘째 임신한 박슬기…뒤늦게 유산 소식 알려

    방송인 박슬기가 유산을 극복한 사연을 고백했다. 9일 방송되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박슬기가 제이쓴의 집에 방문하는 모습이 공개된다. 이날 제이쓴은 이사를 앞두고 ‘플리마켓’을 오픈했다. 아들 준범이가 태어날 때부터 썼던 다양한 육아 아이템이 등장한다. 박슬기는 남편과 47개월 딸 소예와 등장한다. 그는 입장부터 쇼핑계 ‘큰손’을 입증하듯 장바구니 캐리어를 끌고 와 이목을 집중시킨다. 박슬기는 “이런 날이 공짜 육아하는 날이잖아”라며 “어머, 이건 사야돼”라며 감탄을 연발했다. 둘째 임신 7개월 차인 박슬기는 “유산 경험이 여러 번 있어서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일부러 주변에 안 알렸다”라며 둘째 임신 과정에서 아픔을 극복하고 현재는 건강하게 외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 벼랑 위의 오리엔테이션/송천영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희곡]

    벼랑 위의 오리엔테이션/송천영 [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희곡]

    등장인물 김영수 (30대 초반) 신대리 (30대 중반) 구과장 (40대 초반) 지부장 (50대 초반) 무대 흔히 보는 산기슭, 나무 한그루. 무대 뒤편은 가파른 절벽이다. 절벽은 연극적인 약속에 의해 무대 앞쪽에 설치되어, 나뭇가지에 매달린 인물의 모습이 관객에게 보이도록 한다. 어둠 속. 서너 명이 크게 외치는 소리. 목소리 김영수! / 영수야! / 미스터 김! 밝아진다. 뒤쪽을 굽어보는 뒷모습의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절벽에 떨어질 듯 매달린 김영수, 나뭇가지 하나를 잡고 있다. 구과장 괜찮아? 지부장 괜찮나? 신대리 괜찮을 리가 있어요? 김영수 괜찮습니다! 지부장, 힘이 풀린 듯 바닥에 풀썩. 신대리와 구과장, 절벽을 외면하며 돌아선다. 신대리 순발력이 정말 대단했어요. 구과장 정체절명의 위기상황에 초인적인 능력이 나온다잖아. 신대리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구과장 큰일 날 뻔했다. 신대리 바위에 부딪치기라도 했어 봐요. 지부장 머리 다 터져, 골 쏟아지고……. 신대리 (절벽을 힐끗 보며) 이게 몇 미터야. 구과장 못해도 10미터는 족히 넘겠어. 지부장 이 정도 높이면 즉사야. 신대리 영수야 일단 올라와. 김영수 제가요? 신대리 그럼 네가 올라와야지. 김영수 대리님 저 잡고 올라갈게 없습니다! 신대리, 절벽 아래로 손을 뻗어 내린다. 신대리 자, 올라와. 신대리, 아래를 힐끗하는데 어지럽다. 김영수, 신대리의 팔을 잡으려고 있는 힘껏 손을 뻗지만 닿지 않는다. 신대리 (팔을 거두며) 잠깐, 잠깐 기다려봐. (구과장에게) 과장님 팔이 아예 안 닿는데요. 구과장 에이 비켜봐. 구과장, 김영수를 향해 손을 뻗어본다. 팔을 좀 더 뻗어보려 낑낑거리지만 김영수를 잡아 올리기엔 역부족이다. 구과장, 지부장을 본다. 구과장 부장님? 지부장 에이 비켜봐. 지부장, 절벽 아래로 손을 뻗어본다. 역시 닿지 않는다. 애타게 팔을 뻗어 보는 김영수. 일동은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다. 지부장 … 구과장 쉽지 않겠는데요. 신대리 어떡하죠? 지부장 김영수 사원. 김영수 네 부장님 저 좀 올려주세요. 지부장 평소 운동 안 하지? 김영수 네? 지부장 클라이밍 그런 거 안 해봤지? 김영수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지부장 응 무리지. 스스로 올라오는 건 무리야. 에이 참, 젊은 사람이 운동을 좀 하 지. 김영수 사원 잠깐 대기. 구과장 어떻게 하죠, 부장님? 지부장 끌어 올려야지. 구과장 뭘로요? 신대리 구급대 부를까요? 지부장 구급대는 안돼! 신대리 네? 지부장 우리 팀 사고 났다고 동네방네 소문낼래? 신대리 그렇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지부장 저 새끼는 왜 절벽에서 떨어져 가지고. 아, 사람 골치 아프게. 구과장 정확하게 말하면 떨어진 건 아닙니다. 신대리 구사일생으로 나뭇가지 붙잡고 있습니다. 지부장 뭐가 됐든 왜 떨어져서 이 난리냐고! 신대리 명령에 복종한 결과 아닐까요. 지부장 뭐? 신대리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누군가 내려가라고 시켰으니까요. 지부장 그러게 넌 쟤를 왜 끌어들여! 신대리 제가 언제요? 지부장 오티에 오라고 한 거 너 아냐? 신대리 네 접니다. 지부장 그니까 신대리 너 때문이지. 신대리 근데 절벽에 내려가서 보물을 찾아오라고 지시하신 건 부장님이세요. 구과장 애당초 비정규직 사원을 야외 오리엔테이션 업무에 참여시킨 것부터가 문제 의 시작이군요. 이번 보물찾기는 저희 정규직들만의 행사였습니다. 신대리 그렇다고 쟤만 어떻게 빼고 갑니까. 같은 팀인데. 구과장 (곰곰이) 쟤 보험은 되나? 신대리 비정규직은 따로 보험 등록이 안 되죠. 지부장 거 봐. 보험도 안 되는 애를 왜 오티에 오라고 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 구과장 일이 진짜 복잡해지겠는데요. 지부장 지겠는데요가 아니라 이미 복잡해졌어! 신대리 저는 저 친구 정규직 전환되는데 도움 되라고 부른 거죠. 그런데 부장님께 서 정규직 시켜준다고 절벽에 내려가라고 시킨 건요……. 지부장 됐어! 구과장 부장님, 지금 벌어진 이 상황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보시죠. 지부장 그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역분석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 매달린 김영수, 소리친다. 김영수 살려주세요. 대리님! 과장님! 부장님! 신대리 영수야 침착해. 침착하고 있어봐. 구과장, 김영수를 내려다보며, 구과장 김영수 사원. 김영수 구과장님! 구과장 우리가 살리려고 이러지, 죽이려고 이러겠나? 지부장 그래! 해결책이 나와야, 그 해결책이 널 살리는 거야. 구과장 부장님, 시간이 없습니다. 팀당 할당된 보물찾기가 3개입니다. 우리 팀은 단 1개도 찾지 못했습니다. 지부장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야. 신대리 맞습니다 부장님. 구과장 언제든 역전은 가능하죠. 지부장 좋아, 신발 끈 단단히 묶고 허리띠 졸라매서 이 상황 원인 분석을 해보지. 구과장, 브리핑을 하듯 자세를 잡는다. 구과장 60초 전 저 친구한테 물리적인 압력을 가한 건, 신대리입니다. 신대리 제가요? 물리적인 압력을 가해요? 구과장 신대리가 후배를 강제로 절벽에 끌고 갔잖아. 지부장 원래 한 다리 위가 제일 무섭지. 신대리 억울합니다. 부장님 뜻대로 행동한 게 죄예요? 무슨 책임이 있습니까, 일개 대리가. 지부장 쟤 안전교육은 안 시켰냐? 구과장 안전교육도 안 시키고 보물 갖고 오라고 시킨 거야? 신대리 정규직인 저도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요. 저부터 뭘 받아봤어야 시키든 하죠! 지부장 안전교육 안내방송 틀어주잖아! 화재 발생 시 비상구로 대피해라, 비상구 문은 상시 잠그지 마라, 지진 발생 시 책상 밑에 들어가라, 안내방송 틀어 줄 때 뭐했어! 신대리의 대답 대신, 김영수가 비명을 지른다. 그 소리에 등을 보이며 후다 닥 뒤쪽 절벽으로 달려가는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구과장 왜 그래! 신대리 떨어졌어? 구과장 몸무게를 지탱 못해? 지부장 팔에 힘이 빠져? 구과장 해충에 물리기라도 한 거야? 김영수, 팔을 부들부들 떤다. 김영수 나무가 부러질 것 같아요! 팔에 힘도 빠지고. 아, 이놈의 모기! 얼굴이랑 겨 드랑이에 물렸는데요. 아, 가려운데 긁지도 못하고. 죽겠어요! 신대리 떨어질 거 같아 죽겠는 거야, 가려워 죽겠는 거야? 구과장, 신대리의 뒤통수를 친다. 구과장 지금 그게 문제야? 지부장 조금만 참아! 지금 구할 방법을 간구 중이야! 지부장, 절벽을 등지고 돌아선다. 뒤 따라 돌아오는 구과장과 신대리. 지부장 자, 빨리 서두르자. 저대로 뒀다간 큰일 나겠어. 지금으로서는 용단이 필요 해. 누군가 내려가서 끌고 와야 할 거 아니야. 신대리 내려가서 끌고 올라오라고요? 구과장 가장 적임자는 신대리라고 생각합니다. 자네가 제일 건장하고! 신대리 무슨 말씀이세요, 다리가 얼마나 약한데……. 구과장 해병대 출신이잖아! 신대리 해병대는 바다에서 활동한다니까요. 산은 타본 적도 없어요. 게다가 저 몸 치에요. 구과장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악으로 깡으로! 신대리 저 곧 한 아이의 아버지 될 사람입니다. 제 몸이 한 가족의 미래이자 희망, 한 가정의 전부라는 말이에요. 김영수 어……! 어! 나무가 부러질라 그런다! 팔의 힘은 더 빨리 빠진다! 지부장 시간 없어, 빨리 가서 구해! 해병대 정신으로! 신대리 고소 공포증 있습니다. 아파트도 5층 이상은 살아본 적도 없어요. 그 흔한 남산타워도 가다 말았구요. 개인 특성상 김영수를 구하는 건, 제게 적합한 일이 아닙니다. 김영수 모기가 떼로 달려든다! 눈꺼풀을 물었다. 아, 따가워! 모기한테 물린 데가 부어오른다! 그래서 더 무거워진다! 신대리 이 문제는 계급장 떼고 공정한 판단으로 선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구과장 공정차원이라면 부장님께 한 표 드리겠습니다. 신대리 동의합니다. 김영수 누가 됐든 동의에, 동의에, 동의합니다! 지부장 조용! 이것들이 수평적인 조직 사회를 위해 오냐오냐 했더니, 내가 니들 친 구야? 내 나이가 몇이야! 혼자 서 있기도 힘들어. 나는 숨만 쉬어도 녹초 야! 이런 일은 공정 차원이 아니라, 효율적인 면을 고려해서 선발을 해야 지! 신대리 효율이라면, 아……, (태도를 바꾸어) 과장님. 제가 평소 본 과장님은 매사 차분하고 빈틈없는 완벽한 일처리!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감정의 동요가 없는 분, 맞습니까? 구과장 감정의 동요, 없으려고 노력하지. 신대리 그런 의미에서 효율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구과장님이 적합하십니다. 저기, 저 작은 틈을 섬세하게 내려갈 수 있는 사람, 여리여리한 체형! 섬세 한 감각! 절벽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영웅적인 행위는 감정 없이 오직 이성 적인 판단으로만 해낼 수 있는 일 아닙니까. 지부장 응, 구과장이라면 나 역시 항상 믿고 맡길 수가 있어. 구과장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부장님 늘 저를 믿고 맡겨주시는 점,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구과장, 벌떡 일어나서 잠시 서성이다가 구과장 그러나 부장님 기억하실 겁니다. 지난 봄, 사장님 배 사내 축구대회. 당시 영업 A팀의 박과장이 악의적인 방법으로 부장님께 걸어온 태클을! 제가 온 몸으로 막아냈던 것을요! 저 그때의 사고로 십자인대가 끊어졌습니 다. 구과장, 종아리를 걷어 올려 상처를 보인다. 구과장 보통 통계학적으로 보면 30대 이후로 십자인대가 손상되는 경우 불구가 되 는 가능성이 80프로 이상으로 아주 높다고 하는데요. 저는 운 좋아 겨우 걸 어 다닙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삐끗 나간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죠. 김영수, 비명을 지른다. 김영수 이젠 환청까지 들려요! 모기들이 귓속에서 토론을 합니다!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서로를 마주본다. 신대리 결국에 우리 세 명, 아무도 적합하지 않은 건가요? 구과장 이 프로젝트 실패입니까? 지부장,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한 바퀴를 휘 돈다. 지부장 신제품을 만드는 거야. 구과장 무슨 신제품이요? 지부장 김영수를 구할 신제품! 주변을 잘 살펴봐, 뭐가 제일 많지? 신대리 (두리번거리며) 나뭇가지입니다. 지부장 나뭇가지로 줄을 묶어서 일종의 사다리 형태를 만드는 거야. 그리고 그걸 잡고 올라오게 하는 거지! 신대리 나무에 넝쿨을 감고 고정 시켜서요? 구과장 디자인 좋습니다. 부장님! 지부장 자, 실행에 옮겨 볼까? 신대리와 구과장, 지부장의 지시에 따라, 나뭇가지에 넝쿨을 묶고 매듭을지 어 길게 사다리 형태를 만든다. 지부장 그렇지, 그쪽을 더 세게 묶어야지. 아니지! 더 꽉! 세게! 그래, 거기가 가장 힘을 많이 받는 위치야. 좋아! 지부장의 감독 하에 사다리를 만들어 나가는 신대리와 구과장. 이윽고 사다리가 만들어졌다. 구과장 완성했습니다. 지부장 시범테스트! 테스트가 굉장히 중요해. 우리 영업 B팀의 정신! 신대리 테스트가 실패율을 낮춘다! 구과장 정직과 근면성실로 고객에게 완전한 제품을 제공한다. 신대리 불량품이라는 재고가 남을 지라도! 구과장 안전을 위해 사익을 따지지 않는다! 구과장, 신대리 근면 성실 영업 B팀 야호! 지부장 제품을 늘여 뜨려! 구과장과 신대리, 사다리를 나무에 걸어 늘어뜨린다. 구과장 신대리, 자네가 김영수야. 지부장 잡고 올라오게! 신대리, 나무 밑에서 사다리를 잡고 올라오기 시작한다. 한 칸 한 칸 오르는 신대리의 모습, 긴장감이 감돌고, 신대리의 체중이 전부 실리자, 사다리가 팽팽해진다. 그때 매듭이 툭 풀리고 신대리, 엉덩방아를 찧는다. 신대리 테스트 결과, ……실패입니다. 지부장 ……이래서 테스트가 중요한 거야. 바로 실행에 옮겼어봐, 쟤는. 김영수 (비명 소리) 떨어집니다! 구과장 결과는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신대리 영수야! 김영수 물 좀 주세요. 목말라 죽겠어요. 신대리, 가방에서 물병을 꺼내 각도를 맞춰 던져준다. 김영수, 한손으로 위태롭게 물병을 받으려는데, 물병이 영수의 머리를 맞고 떨어진다. 김영수 아……! 신대리 아씨 미안하다. 괜찮냐? 김영수 신대리님! 신대리 어 그래 영수야. 당은 안 떨어지냐? 김영수 떨어집니다! 신대리 너 여기서 당까지 떨어지면 진짜 큰일 나는 거야. 신대리, 주머니를 뒤져 초콜렛을 깐다. 신대리 손 풀지 말고 입으로 받아. 할 수 있지? 김영수 네 대리님! 신대리, 초콜렛을 던지고 김영수 받아먹으려고 한다. 한 개 두 개 실패하고 세 번째에 성공한다. 신대리 잘했다. 잘했어 영수야. 지부장,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소매를 걷어 올린다.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사이. 지부장 사고의 역발상. 프로젝트 B로 넘어간다. 구과장과 신대리, 놀란 듯 서로 마주본다. 지부장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가 뭐지? 구과장 절벽에서 올라올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죠. 지부장 내려가는 거야. 구과장, 신대리 네……? (깨달은 듯, 동시에) 네! 지부장, 뒤 절벽으로 붙어 외친다. 지부장 김영수. 김영수 네. 지부장 올라올 생각을 하지 마. 김영수 네? 구과장 올라오기 힘들잖아. 신대리 그러니까 내려가래. 김영수 뭐라구요? 구과장 손에서 나뭇가지 놓고 절벽 아래로 천천히 내려가는 거지. 지부장 이게 바로 사고의 역발상! 김영수 내려갈 수 없어서 매달려 있는 거 몰라요! 신대리 저 근데 부장님, 저 아래는 계곡인데요. 김영수 내려가다 발이라도 잘못 헛디디면……! 구과장 대가리 터져 죽는 거지. 지부장 버티다 못 버텨서 떨어지면! 구과장 그것도 대가리 터져 죽는 거지. 그렇게 죽는 건, 사는 것만 못하죠. 지부장 그러니까 가장 궁극적인 해결방법은. 신대리, 두려움에 눈이 커져 구과장과 지부장을 번갈아본다. 사이. 지부장 문제를 문제로 보지 않는 거야. 올라올 수 없는 게 문제니까, 내려가는 거 지. 김영수 내려갈 수 없으면요? 지부장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건가? 구과장 그런 정신으로 정사원 되겠어? 김영수 미치겠네……! 지부장 김영수, 잘 들어. 가장 중요한 건 생각이야. 내려가면서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 뇌가 문제를 인지를 하면 인간은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어! 자, 따라해.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김영수 (이성을 잃고)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구과장 조용히 해! 누가 들으면 어쩌려구 그래? 지부장 사장이 들으면 우리 팀 사고 쳤다고 팀 점수 깎여! 그걸 바라나? 신대리 그건 안 돼, 영수야! 김영수 사람 살려요! 사람! (괴성을 지른다.) 지부장 조용히 하라니까 임마! 구과장 정말 자기 입장만 생각할 거야? 원래 이렇게 이기적이었나? 지부장 사람이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 바닥이 드러나는 거야. 김영수 지금 내가 죽게 생겼어! 신대리 진정해 영수야. 지부장 공동체 의식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놈. 구과장 구조 받을 자격도 없는 놈! 지부장, 서성거리며 심사숙고한다. 지부장 큰일이군, 정말 큰일이야. 구과장 가뜩이나 팀 실적도 안……, 지부장 이런데 와서까지 문제 일으킨 팀으로 낙인이 찍힐 거야. 구과장 낙인은 절대적으로……, 지부장 이번 오티는 사장님 직접 명령에, 직접 참석까지. 중차대한 업무연장일세. 행운의 보물찾기. 그래, 그런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 백 프로 불이익이 야. 구과장 그럼요 이게 보통 보물찾기입니까. 신대리 각 팀의 성실도와 능력치를 판단하는 절대 테스트였죠. 구과장 다음 달 인사고과 선반영까지! 지부장 그게 이번 오티의 포인트야. 구과장 그러니 더더욱 구조요청은 안될 일입니다. 지부장 운세니 풍수지리니 사주팔자, 이런 거에 아주 민감한 사장님인데. 구과장, 신대리 동시에 고개를 끄덕인다. 김영수의 비명소리. 살겠다고 바둥바둥 한다. 지부장 잘 생각하자. 지금 상황은 물론, 모든 일에는 동기부여가 최우선이야. 신대리 그렇죠, 동기부여! 지부장 결자해지. 구과장 문제를 발생시킨 자신이 그 문제를 해결한다. 신대리 동기부여와 결자해지를 합치면! 구과장 아, 스스로 올라오면 김영수를 바로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준다, 어떻습니까? 신대리 (깨달은 듯) 아! 지부장 좋아! 세 사람, 합의한 듯 손을 하나로 모은다. 그러는 사이, 김영수는 가까스로 발을 뻗어 튀어나온 돌부리 하나에 발을 디딘다. 혁대를 풀어 제 몸과 나뭇가지를 하나로 묶는다. 그렇게 양 손이 편 해지자 알 베긴 팔을 풀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이후 김영수는 세 사람의 대화가 길게 이어질수록 정신이 혼미해지고 힘들어하며 구역질을 하기도 한다. 지부장 그게 가장 좋지만……, 그러나 이미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된 바……. 먼 산을 바라보는 지부장, 이윽고 심오한 눈빛으로 구과장을 쳐다본다. 구과장, 그윽한 눈빛으로 응수하며 구과장 결국 손 쓸 틈도 없이……. 지부장 애석하게도……. 구과장 그 누구도 책임질 수 없었던……. 구과장, 어리둥절한 신대리의 고개를 숙이게 한다. 지부장 우리 다 같이 고개 숙여 애도의 마음으로 묵념합시다. 일동 묵념. 지부장, 구과장, 신대리. 절벽을 향해 묵념한다. 묵념을 마치고, 지부장 태도가 바뀌어서 지부장 사고 발생 시 회사차원에서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 찾아. 구과장 (휴대전화를 꺼내 읽으며) 사내 사고 매뉴얼입니다. 사고 상황이 업무의 연장이었는지 확인한다. 사고로 인한 임직원의 건강상 태 체크 및 보험처리 가능 범위 안에 있는지 확인한다. 보험 완료 후 최소 2주에서 최장 6개월의 휴직이 가능. 그 이상의 치료가 요구될 경우 계약기 간이 자동종료, 최대 30프로의 퇴직금이 지급된다. 지부장 좋아 그렇게 처리해. 구과장 아, 그러나 김영수는 정규직이 아니라 이 경우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습니 다. 지부장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구과장 (신대리에게) 어떻게 해야 하나? 신대리 우선 오티 참석에 따른 초과근무수당 반영여부를 확인해야 하구요. 구과장 오티 참석의 강제성 여부 확인 또한 필요합니다. 신대리 사고에 따른 개인의 손해는 회사와 추후 논의를 요하죠. 구과장 그렇게 되면 회사가 손해배상을 해줘야하는데, 김영수 측에서 소송까지 걸 거고. 구과장 최악의 사태에는 팀 전체 해고로……. 지부장 (벌떡 일어나며 외친다) 안 돼! 신대리, 털썩 주저앉으며 신대리 그럼 어떡하죠? 방법이……. 지부장 신대리 다음 달에 애기 태어나잖아. 신대리 네. 지부장 자네의 비전은 아이의 미래일세. 비정규직 사고사가 알려지면 우리만의 문 제가 아니야. 자네 아이의 문제가 되는 거야. 태어나기도 전에 문제를 안고 태어나는 거야. 신대리 그럴 수가…. 구과장 문제없이 태어나도 문제투성이야. 지부장 자네, 아이, 우리 모두가 사는 건……, 신대리 네, 무슨 말씀인지 정확히 이해했습니다. 구과장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전 그래서 결혼도 안 했습니다. 앞으로도 안 할 계 획입니다. 결국 결혼이라는 것도 주제에 맞는 사람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하 기 때문에. 지부장 요즘 사람들 누가 결혼을 해. 일부러도 안 해, 안 하는 게 낫지! 마주보는 신대리와 구과장. 지부장 나 갈라섰다. 구과장 아, 결국, 신대리 사모님과 결국……, 지부장 내 뒤통수만 봐도 숨이 막힌대. 애들 얼굴이라도 보고 싶으면 양육비나 제 때 보내란다. 이 회사 아니면 어디서 애비 노릇을 하겠냐? 나부터 정신 바 짝 차려야 돼. 인생이 호락호락하지가 않아. 아직도 날마다 뭔가 배운다. 오늘이 내 제일 젊은 날이잖아. 그게 또 슬퍼. 체력이 안 되는 거야. 힘이 쭉쭉 빠져. 전기 차단기 내려가듯이 하나씩 뚝뚝. 지부장의 말을 끄덕이며 경청하고 있는 구과장과 신대리. 지부장 세상이라는 게 모든 인간은 평등한데 어떤 인간들은 다른 인간들보다 더 평 등해. 우리 같은 인간들에게 삶은 고뇌이자 투쟁이다, 그 말이야. 김영수, 이전과는 다른 소리로, 크게 괴성을 내지른다. 김영수 사람 살려! 저 미친놈들이 날 죽인다! 사람 살려! 구과장,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구과장 그래요,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이 투쟁의 삶을 견딘다는 것. 제대로 된 줄 하 나 잡으려고, 아등바등, 썩은 동아줄인 줄도 모르고, 매달려 대롱대롱! 김영수 더 이상 힘이 안 들어가! 견딜 수가 없어! 사람 살려! 신대리 (울먹이며) 쟤나 우리나……. 구과장 (김영수에게) 넌 죽으면 그만이지! 우리는 살아야 돼. 사는 게 얼마나 괴로 운 지 알아! 우리는 임마, 하루하루가 벼랑 끝이야. 내 머리에는 태양이 비 추질 않아. 내 삶의 태양은 죽었어.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왜 때문 에! 살아가는 걸까……. 지부장 모든 게 계획적인 거야. 산 속에서 보물찾기, 이 허무맹랑한 게임. 사고발생 까지 전부. 사장은 소문이 무성해. 누구는 전직 무당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사람 속을 훤히 꿰뚫어 보는 독심술사라고 하지. 팔에 묵주를 다섯 개씩 차 고 요상한 빛깔의 색안경에, 형형색색의 부채를 손에 쥐고 폈다 접었다, 폈 다 접었다……, 마치 우리의 영혼을 다 꿰뚫어보는 듯한 차가운 눈빛. 피라 미드 꼭대기에 위치한 자의 냉엄한 시선……! 오늘 우리는 그 덫에 걸려든 거야. 지부장, 가방에서 소주를 꺼내 잔을 들어 올린다. 지부장 이리 와. 한잔 씩 해.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소주잔을 부딪치고 들이킨다. 구과장 승진은 못하더라도 자리는 붙어있으셔야 됩니다. 신대리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자리는 붙어있어야 합니다. 구과장 산전수전 공중전에 돌려차기까지 하면서 버틴 자리 아닙니까. 신대리 맞습니다. 지부장 이 시점에서 비정규직인 김영수 구하려다 누가 하나 다치면 좋은데. 신대리 네? 지부장 구하려 했다는 증거 같은 느낌으로? 구과장 그 증거 느낌 좋은데요? 신대리 팀 차원 포상도 생기겠죠? 지부장 최소한 상장 하나는 받겠지. 구과장 그렇죠, 보물 따위 못 찾아도 팀워크 가산점에! 벌떡 일어나는 신대리. 신대리 그렇다면 제가 다치겠습니다. 구과장 아니야 자넨 애도 있는데, 제가 다치겠습니다! 구과장, 바닥에서 큼지막한 돌멩이를 들어 올린다. 신대리에게 건넨다. 구과장 날 때려봐. 신대리 구과장님 왜 이러세요. 구과장 (눈을 감으며) 괜찮아. 신대리 동방예의지국에서 후배가 선배를 어떻게 이런 흉기로 때립니까. 구과장 (지부장에게, 소주병을 들게 하며) 머리 한 대 세게 맞고 제가 우리 팀을 위 해 희생하겠습니다! 신대리 아뇨 부장님, 저를 때리세요. 제가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멉니다. 아들이 있어요, 저는. 구과장 애가 있으니까 몸 사려야지. 신대리 지금 사리면 제 아들의 미래는 없습니다! 구과장 저를 치세요! 신대리 (동시에) 치세요! 지부장을 향해 머리를 들이민 구과장과 신대리. 지부장 아니다, 나를 쳐라. 내가 그래도 명색이 부장인데, 어떻게 눈앞에서 너희들 다치는 걸 보고 있겠냐. 내가 대표로 머리 한 번 깨지고 유혈 낭자 한 번 하고, 구과장 그럼 이렇게 합시다. 우리 똑같은 할당량으로 다치는 겁니다. 신대리 시나리오를 짜시죠. 제가 먼저 김영수를 구하러 갔는데. 지부장 아니지, 내가 먼저 가야지. 연장자가. 구과장 상식적으로 상급자가 먼저 행동을 한다는 건 논리에 맞지 않습니다. 중간자인 제가 먼저 행동하고, 신대리 막내인 제가 제일 먼저, 그 다음 구과장님, 마지막으로 지부장님이. 지부장 그래. 신대리가 먼저 뛰어가, 그때까지 우리는 심각한 일인 줄 몰랐던 걸로. 신대리 구과장이 내가 미끄러질 것 같은 걸 보고 나선 걸로. 지부장 그 다음은? 신대리 구과장님이 저를 잡고, 그 뒤에 지부장님이 또 구과장님을! 구과장 우리가 힘을 합해서 정의롭게 막내 사원 김영수를 구하려고 한 거죠! 지부장 좋다! 근데……, 구과장 근데? 지부장 이게 사고가 아니야. 신대리 예? 지부장 우리는 김영수를 구하려고 했어. 근데 얘가, 얘가 손을……. 구과장 놓아버린……, 거죠! 신대리 (손으로 입을 가리며) 자, 자, 자……살이요? 구과장 (곰곰이) 팀 차원으로 보면 우리는 할 도리를 다 했다는 엔딩……, 좋은데 요? 지부장, 무언의 끄덕임을 한다. 신대리 ……하지만 그렇다고 영수를 이렇게. 지부장 어쩔 수 없어. 인생 각자 사는 거야. 쟤 가도 네 인생은 네가 살아야 돼. 각 자도생. 구과장 예……, 부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손을 하나로 붙잡고 도원결의를 한다. 돌멩이를 하나씩 손에 쥐는 세 사람. 지부장 누구부터 갈래? 구과장, 바닥에 몸을 구른다. 흙먼지가 잔뜩 묻은 상태, 팔 다리 다 걷어 부 친다. 그 모습에 신대리와 지부장, 같은 상태로 몸을 만든다. 구과장 자, 가봅시다. 신대리, 돌멩이로 구과장의 머리를 때리려다 말고, 살포시 등짝을 치고 눈치 본다. 신대리 아프세요? 지부장 장난 치냐? 피는 나야지! 그냥 막 함부로 때려. 신대리 구과장님께 사적인 감정 전혀 없이, 사무적으로 한 대 가겠습니다. 구과장 (구호하며) 근면 성실 영업 B팀 야호! 신대리, 구과장의 머리를 향해 돌멩이로 세차게 가격. 그대로 머리 부여잡고 주저앉는 구과장. 머리를 만져서 피가 났는지 확인. 지부장 돌이랑 돌이 만나니까 흠집도 안 나네. 신대리 주먹으로 갈까요? 이게 상처가 티가 나게 남아야 할 텐데요. 구과장 그래 굴러서 다리가 까지든 뭐든. 지부장, 불시에 구과장의 머리를 세게 가격한다. 그대로 나자빠지는 구과장. 지부장 어때! 안 아팠지? 구과장, 일어나서 바닥에 쓸린 무릎을 확인. 살갗이 뜯어진 상태 확인. 구과장 너무 좋았습니다. 부장님! 지부장 그 다음은 나! 신대리, 지부장의 뒤통수를 세 게 가격. 고꾸라지는 지부장, 일부러 더 큰 액션으로 바닥을 구른다. 뿌듯해하는 신대리, 불시에 뒤통수를 가격하는 구과장. 엎어지는 신대리. 지부장과 구과장, 발로 걷어찬다. 감정상한 신대리 일어나 지부장에게 주먹을, 주먹에 얼굴 제대로 가격당한 지부장,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지부장 너 이리 와봐. 신대리 네? 지부장 얼굴 바짝 와봐. 구과장 부장님 감정 섞지 마세요. 이건 업무의 연장입니다. 신대리 전 진정 사무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부장 공평하게! 할댱량 채워! 구과장 그래 신대리, 너만 피가 안 났어. 서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순서 상관없이 마구 뒤엉켜 쥐여 패기 시작한 다. 한 대 두 대 맞다 보니, 감정이 격해진다. 서로 멱살 잡고, 헤드락 걸고, 물어뜯고 싸운다. 아수라장. 그때 소리치는 김영수. 김영수 보물이다! 지부장 뭐? 구과장 뭔, 물? 김영수 보물! 보물이 여기 있어요! 보물이! 싸움을 멈추고 절벽 뒤로 몰려가는 세 사람. 머리가 헝클어지고,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곳곳에 피가 난 상처들, 어느새 광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손을 뻗어 보물을 집는 김영수. 지부장 어떻게 생겼어? 얘기 좀 해봐. 김영수 짙은 고동색의 나무 상자입니다. 지부장 고동색이면 백 퍼센트야. 사장이 똥색을 좋아하잖아! 구과장 맞다! 똥색이나 금색이나 같은 색이라고! 지부장 사장이 일부러 저런 곳에 보물을 숨겨둔 게 틀림없어! 구과장 왜죠? 왤까? 왜지? 신대리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물을 찾아라! 지부장 그렇지! 팀원 협력지수 측정이라는 부가가치까지! 구과장 역시 사장은 아무나 사장이 아니군요. 지부장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보물이었어! 신대리 팀원 누군가 희생하지 않으면 절대 찾아낼 수 없는 보물! 구과장 공동체와 희생정신을 증명해야 할 미션! 지부장 사원의 희생정신이 중요하다! 사장이 일평생 외치며 추구하던 회사의 비전 이야. 구과장 모든 게 계획되어 있었군요. 지부장, 서둘러 겉옷을 벗는다. 지부장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보물을 끌어올리고 김영수를 살려내서 우리 영업 B팀의 훌륭한 공동체 의식을 보여줄 차례야. 신대리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제 아들의 미래를 위해 이 한 몸 받쳐 미션을 성공으 로 이끌어내겠습니다. 지부장 옷들 벗어. 서로 몸을 묶어서 김영수를 끌어올리자구. 구과장 좋습니다. 세 사람, 겉옷을 벗어 밧줄처럼 서로의 몸을 묶고, 나무 밑동에 지지대를 묶 는다. 서로 손에 손을 붙잡아 인간 밧줄을 만든다. 길게 늘어선 세 사람.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순으로 절벽을 향해 다가간다. 신대리 김영수. 줄을 잡아! 김영수, 손을 위로 뻗어 올린다. 손에 손을 붙잡은 세 사람, 합동하여 조금씩 절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들이 내린 옷자락이 김영수의 손에 닿을락 말락한다. 지부장 잠깐만. 구과장, 신대리 네? 지부장 보물부터 올리라고 해. 구과장 네. 보물 올린 다음에, 그 다음엔요? 지부장 보물까지 들고 있으면 무거우니까 무게를 덜자고! 그래야 김영수를 올리는 일이 수월하지! 구과장 네! (신대리에게) 해봐! 신대리 보물부터 이 옷자락에 묶어! 김영수 저부터 살려주세요! 신대리 넌 그 다음에 올리래! 구과장 말 똑바로 안 전할래? 신대리 넌 그 다음에 올린대! 김영수 보물만 가져가고 난 안 살려 줄까봐 그런다! 지부장 김영수! 우리 못 믿냐? 김영수 믿고 싶어요! 구과장 보물부터 올리는 건 테스트야, 테스트! 지부장 그래! 테스트! 보물이 올라오는 과정을 시뮬레이션이라고 생각해봐! 신대리 그 다음에 올라와야 더 안전하게 올라오는 거야! 김영수 무섭다니까! 살려주세요! 살려줘! 살려내! 지부장 그냥 산다고 다 사는 거 아니야! 구과장 지금이 네가 제대로 살 수 있는 그 기회야. 신대리 우리를 믿어! 김영수 믿게 해봐! 지부장 우리가 너 살리려고 이러지, 죽이려고 이러냐? 신대리 (앵무새처럼 따라서) 우리가 너 살리려고 이러지, 죽이려고 이러냐? 구과장 김영수! 지부장 시간 없어! 김영수 시간은 내가 없어! 지부장 이 새끼가! 김영수 나 정규직 그딴 거 안 해! 다 필요 없으니까 나 살려내라고! 신대리 영수야 진정해! 일단 다 살아야지 안 그러냐? 김영수, 세 사람이 늘어뜨린 옷자락에 보물을 묶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세 사람. 김영수, 양손으로 줄을 잡고 사람들을 노려본 다. 절벽 위와 아래가 옷자락 줄로 팽팽해진다. 구과장 보물 잡은 손 놔! 지부장 손 놓으라고! 김영수 나까지 끌어올려! 신대리 야! 김영수! 지부장 손 놔! 이 새끼야! 손! 김영수 못 놔! 이 새끼야! (줄을 더 꽉 잡으며) 사람 살려! 이놈들이 사람 죽인다! 사람 살려! 지부장 조용히 하라고, 조용! 김영수 사람 살려! 사람 살려! 구과장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이래? 김영수 (더욱 더 크게) 사람 살려! 사람 살려! 구과장 진정해 이 새끼야! 지부장 이기적인 놈이 지부터 살겠다고! 김영수 올려! 올리라고 이 개새끼들아! 지부장 저, 저, 저! 바락바락 소리 지르는 거 봐! 구과장 부장님 이러다 다 놓치겠는데요? 김영수 야이 개새끼들아. 이 와중에도 니들 밥그릇만 챙기냐. 나는 그릇도 없다! 아무리, 아무리 내가 계약직이라지만 사람 목숨까지 일회용이냐! 천둥번개 치는 소리. 일동 미끄러지며 대열이 흐트러진다. 신대리 어, 어! 구과장 어, 어! 지부장 어, 어! 신대리 미, 미끄러진다. 안 돼! 지부장 야! 구과장 김영수! 신대리 영수야! 구과장 김영수! 번쩍이는 번개, 이윽고 천둥소리. 신대리, 구과장, 지부장, 일동 비명. 그 소리와 함께 어두워진다. 막.
  • “직원끼리 성관계 동의합니다”…서약서 쓰게 한 회사

    “직원끼리 성관계 동의합니다”…서약서 쓰게 한 회사

    한 성인용품 회사 회장이 비서를 구인하며 성희롱성 질문을 던지고 직원들에게 성관계를 지시하는 등 변태적 악행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29일 공개된 웨이브 ‘악인취재기; 사기공화국’ 3회에서는 성인용품 회사 회장의 수상한 비서 모집 내용이 전파를 탔다. 피해자 A씨는 “입사하고 일주일 됐을 때 사택 관리를 시키는 데 필요한 물품이랑 이런 걸 사야 하는데 이사를 도와줄 수 있냐고 물었고, 제가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고 입을 열었다. 당시 A씨가 이사를 돕고 집에 가려는데 회장은 자기 성기를 만지면서 “하고 싶다. 어차피 (직원들) 다 나랑 (성관계) 해야 돼. 넌 원래 그런 애야. 싼 여자”라고 발언했다. A씨는 “성관계할 때 누가 자기를 쳐다봐 주거나 남이 하는 걸 자기가 보거나 그런 걸 좋아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 피해자가 문제의 회장을 고소한다고 하자 같이 일하던 직원들은 “자신이 보는 앞에서 성관계하라고 지시했다” “다른 직원과의 성관계 영상 촬영한 걸 제게 보낸 적이 있다” “워크숍이라며 남·여 직원 가리지 않고 성행위 했다”는 내용이 담긴 사실확인서를 썼다.피해자 B씨는 “자기 왕국으로 만들려고 가스라이팅했다. 회사가 아니라 왕 놀이였다. 정명석 JMS 있죠? 그거의 축소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회장은 직원들에게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의 사유로 절대 문제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비밀 유지 서약서까지 쓰게 했다. 아울러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이나 워크숍에 가서도 집단 성행위를 지시했다. 이에 제작진은 회장의 만행을 포착하기 위해 인터넷 구인 광고를 이용, 면접자로 잠입했다. 회장은 제작진에게 “ 2대 2나 2대 1 경험 있어요?” “본인은 지금 남자 친구 있지만 다른 남자(파트너) 있는 건 아니잖아요” “만약 다른 직원하고 (성인) 용품을 사용할 수 있냐” 등 비상식적이고 불쾌한 성적 질문은 집요할 정도로 계속됐다. 회장은 “본인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이렇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거다”라며 “계약서를 왜 적었냐면 자꾸 뒤에서 서로 개인적으로 (성관계) 하게 되면 회사에 문제가 생길까 봐 그러지 말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신경주역’, 13년 만에 ‘경주역’으로 역명 변경

    ‘신경주역’, 13년 만에 ‘경주역’으로 역명 변경

    경부고속철도 신경주역이 13년 1개월만에 경주역으로 변경됐다. 29일 경북 경주시에 따르면 신경주역은 28일부터 경주역으로 역명이 바뀌어 승객을 맞고 있다. 경주역은 2010년 11월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 개통 때 신경주역 역명으로 문을 열었다. KTX나 SRT 등 열차를 이용해 경주에 왕래하는 시민은 신경주역 대신 경주역으로 행선지를 정해 승차권을 사야 한다. 신경주역은 기존 경주역과 혼란을 피하기 위해 지었지만 지난 2021년 12월 경주 도심의 경주역이 문을 닫으면서 이름을 바꾸는 절차가 본격화됐다. 시가 지난해 1월 지명위원회를 통해 역명 변경안을 의결하고 같은 해 2월 국가철도공단에 역명 변경을 요청하면서 올해 2월 국토교통부 고시로 역명 변경이 확정됐다. 주낙영 시장은 “역명 변경을 통해 되살아난 경주역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생선 비린내 진동”…노량진 시장 썩은 ‘대게 다리’ 논란

    “생선 비린내 진동”…노량진 시장 썩은 ‘대게 다리’ 논란

    서울 최대 수산물 시장인 노량진에서 한 상인이 고등학생을 상대로 썩은 대게 다리를 속여 판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대게 구매 당시 옆 가게 상인이 더 많이 사야 한다고 학생을 부추겼던 것으로 전해져 누리꾼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노량진수산시장 너무 화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도에 살고 있다는 글 작성자 A씨는 자신의 아이가 요리 특성화고에 다니는 고2 남학생이라고 소개한 뒤 “친구와 노량진수산시장에 구경 삼아 다녀오겠다더니 3시간쯤 뒤 검정 봉지 3개를 들고 집에 왔는데 봉지에서 생선 썩은 듯한 비린내가 진동해서 뭔가 봤더니, 대게 다리를 산 거란다. 하지만 물건을 꺼내 보고 경악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A씨가 올린 사진에는 곰팡이가 슨 것 같은 상한 대게 다리가 가득 있었고, 정체불명의 검은색 이물질로 심하게 오염된 모습이었다. A씨는 “아이는 바구니에 (대게 다리가) 토막 나 담겨 있으니 하나하나 자세히 보지는 못했고 검게 있는 건 뭐가 좀 묻은 건가 싶었다고 했다”며 “대충 보니 살도 좀 차 있는 거 같고 가격 대비 양도 괜찮아 보여 샀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쪽은 그나마 깨끗한 걸 올려놔 더 그럴싸하게 보이게 꾸민 거다. 심지어 당시 옆 가게 사장이 ‘1㎏ 사서 뭐 하냐. 2㎏ 사라’고 한 걸 1㎏(15000원) 만 산 거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A씨는 “아직 사회 경험 부족한 고등학생이라지만 참 속상하더라. 버스에 전철에 1시간 걸리는 곳을 찾아갔는데 어른들의 상술에 안 좋은 기억만 갖게 됐다”며 “대게 요리할 생각에 산 건데 무겁게 들고 온 대게가 음식 쓰레기가 돼버렸으니, 아이도 제 눈치 보면서 두 번 다시 노량진 갈 일은 없을 거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A씨는 대게 판매자에게 연락해 항의했지만 이후 대처 과정도 미흡했다고 전했다. A씨는 “글 올리기 전에 판매자와 전화하는데 별일 아닌 듯 실수란 태도로 일관하더니 환불을 해주겠다고 했다”며 “아직도 저렇게 눈속임하는 가게가 있다는 게 그저 신기하고 답답하고 또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더 화나는 건 손님이 저런 쓰레기를 산다는데 더 사라며 부추기는 옆 가게 사장이다. 싱싱하겠거니 하고 믿고 샀던 아이가 너무 속상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러니 사람들이 대형마트만 가지”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 속이는게 제일 쉽네” “누군가 잘 못 먹고 사망해야 바뀌려나” “앞으로 수산시장 갈 일은 없겠다”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 이승철, 85세 장모님 동안비결… “주량 소주 2병”

    이승철, 85세 장모님 동안비결… “주량 소주 2병”

    이승철이 85세 장모님의 동안 비결을 말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 신랑수업’에서 가수 이승철은 85세 장모님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 가수 이승철은 장모님과 함께 김장했고, 심형탁 사야 부부를 집으로 초대해 함께 했다. 이승철은 사야에게 “우리 장모님 몇 살로 보이셔?”라고 물었고 장영란은 “머리숱도 많고 젊어 보이신다”고 말했다.사야는 이승철 장모님을 보고 “60대예요?”라고 물었고, 이승철은 “내가 60이야”라고 반응했다. 이승철 장모님은 “80대야”라고 밝히며 웃었고, 사야는 “80대?”라며 깜짝 놀랐다. 이승철은 “어머니가 염색도 안 하셨다. 건강 비결은 아침에 사과 반쪽, 검은콩을 드신다. 머리가 흰머리가 없다”고 건강 비결도 밝혔다. 김동완은 “나이 들어도 건강하고 예쁜 분들 보면 경이롭다”고 했다. 또 이승철은 장모님의 주량이 소주 2병이라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승철은 “가볍게 드시고 잔다고 하고 간다”며 “처남들은 미국 가고 나는 한국 살아 더 자주 챙길 수 있다”고 장모님이 술친구라 자랑했다.
  • ‘부동산 대출’ 소상공인 72만명, 25만원씩 돌려받는다

    ‘부동산 대출’ 소상공인 72만명, 25만원씩 돌려받는다

    소상공인 72만명이 금융권에서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으면서 불필요하게 부담한 국민주택채권 매입 비용을 돌려받게 됐다. 환급 규모는 총 1796억원으로 건당 평균 25만원 정도를 받는다. 17일 금융감독원은 금융권이 18일부터 고객 착오로 부담한 국민주택채권 매입 비용에 이자를 더해 1796억원(이자포함)을 환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주택채권은 국가가 국민주택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부동산 담보 대출자는 부동산 등기를 하면서 의무적으로 해당 채권을 사야 했다. 다만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는 부담 경감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의무를 면제해 왔다. 문제는 먼저 고객이 신청해야 국민주택채권 매입을 면제받을 수 있는 구조인데 면제 대상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법이 바뀐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다. 은행도 법무사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서 불필요하게 채권을 매입한 당사자들이 속출했다. 지난 5년간 일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는 총 2조 6000억원의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면서 총 1437억원을 부담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들이 해당 금액에 이자 등을 포함한 1796억원을 돌려줄 것으로 추산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권의 환급액 비중이 52.0%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은행 32.2%, 저축은행 9.2%, 여신전문 6.4%, 보험 0.3% 순으로 나타났다. 환급 대상 업종은 부동산업이 20.9%로 가장 많았으며, 도소매업 20.6%, 건설업 8.3%, 숙박·음식점업 7.1%, 제조업 5.2%였다. 환급 대상은 개인사업자 또는 중소기업 중 최근 5년 내 사업 용도로 대출받으면서 본인이 소유한 부동산에 대해 저당권 설정 등기를 하기 위해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한 후 매도한 대출자다. 대출 회사에서 18일부터 환급 신청이 가능한 고객에게 문자 등으로 환급 대상임을 일괄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자세한 내용은 대출받은 금융회사의 전담 창구에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상품설명서 및 여신 관련 내규를 바꿔 고객 설명 의무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 ‘베란다 목공’, 가능할까…수공구, 전동공구, 목공기계 그리고 공간[김기자의 주말목공]

    ‘베란다 목공’, 가능할까…수공구, 전동공구, 목공기계 그리고 공간[김기자의 주말목공]

    가까운 곳에 회원제 목공방이 있고, 다녀보니 나와 잘 맞는다면 그야말로 큰 행운이다. 그러나 제대로 장비를 갖춘 곳은 월 회비가 꽤 비싸다. 자주 들러 열심히 필요한 걸 만든다면야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회비가 아깝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회원제 목공방은 헬스클럽과 비슷하다’라는 농담이 있다. 목공에 대한 흥미를 이어가며 잘 다니는 이들도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발길을 줄이는 이들도 있다. 잘 가지도 않고 돈만 내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만두는 이들도 생긴다. 한동안 공방을 나가지 않으면 손이 슬슬 근질거리고, 결국 ‘집에서 한 번 해볼까’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남에게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혼자 목공을 즐기고 싶을 수도 있다. 이렇게 집 한쪽에서 하는 이른바 ‘베란다 목공’을 꿈꾸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베란다 목공은 여러모로 제약이 심하다. 목재를 재단하거나 갈아낼 때, 샌딩 작업 시 소음이 상당하고 먼지도 많이 날린다. 제대로 된 공구를 쓰지 못해 결국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온라인 목공 커뮤니티에 가끔 ‘어떤 공구를 사야 할지 고민’이라는 질문이 종종 올라온다. 공구를 살 때 우선 염두에 두어야 할 조건이 바로 공간 확보여부이다. 이것만 고려해도 사실상 어떤 공구를 구매해야 할지 답은 거의 정해져 있다. 목공 공구는 동력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수동공구와 전동공구로 나뉜다. 공구를 판매하는 사이트에 가보면 전동공구 가운데 덩치가 큰, 그러니까 바닥에 놓고 쓰는 큰 기계를 따로 ‘목공기계’로 분류한다.수공구는 오로지 자기 힘만으로 움직이는 공구를 가리킨다. 톱, 끌, 줄, 대패, 망치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전동공구는 전기를 사용하되, 손으로 들고 움직일 수 있는 공구다. 전동 드릴이나 전동 드라이버, 원형톱, 직쏘, 전동 대패, 라우터 등이 이런 종류다. 목공기계는 전기를 동력으로 하면서 바닥 등에 놓고 쓰는 큰 공구를 가리킨다. 테이블쏘, 밴드쏘, 수압 대패와 자동 대패, 드릴 프레스 등이다. 작업 공간이 좁다면 목공기계보다 전동공구, 전동공구보다는 수공구를 우선 사야 한다. 수공구나 전동공구는 공간 제약을 거의 받지 않거나 적게 받는다. 공구 가격은 수공구가 가장 싸고 전동공구가 그다음이고 목공기계가 가장 비싸다. 그러나 효율을 따진다면 수공구보다는 전동동구, 전동공구보다는 목공 기계가 우선한다. 예컨대 목재를 재단할 때 사용하는 수공구인 톱, 전동공구인 원형톱, 목공기계인 테이블쏘를 비교해보자. 가격으로만 따져보면 톱이 가장 싸고, 그다음으로는 원형톱, 그리고 테이블쏘가 가장 비싸다. 공간 제약 역시 마찬가지이고 안전하기로도 톱이 우선한다. 원형톱이나 테이블쏘는 자칫 크게 다칠 수 있지만 톱은 그 위험이 적다. 그러나 반복 작업을 할 때의 편리함이라든가 작업 속도 등을 비교해보면 톱이나 원형톱이 테이블쏘를 따라가기는 어렵다. 정밀도에 있어서는 수공구보다 전동공구, 전동공구보다 목공기계가 훨씬 탁월하다. 목재에 홈을 팔 때도 마찬가지다. 끌을 잘 다룬다면 어느 정도 제대로 파낼 수 있지만 굉장히 긴 홈을 수공구로 파야 한다면 그야말로 고된 일이 되어 버린다. 라우터를 이용하면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고, 테이블에 라우터를 부착한 라우터 테이블로는 더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다만 수공구는 공간 제약이 덜하고 가격도 싸지만 숙달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톱질을 잘하려면 목재에 선을 일정하게 긋고 나서 켜고 자르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수준 높은 목공 기법인 짜맞춤을 잘하려면 끌을 잘 사용해야 하는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끌을 잘 가는 법도 배워야 한다. 대패도 날물 가는 방법을 배우고 제대로 된 자세를 익히는 데 상당한 시간을 요한다. 베란다 목공을 굳이 해보겠다면 수공구를 최우선으로 두어야 한다. 덩치가 있는 목재 재단은 인터넷 등을 통해 해결하고, 조립과 마감 작업에 중점을 두는 게 낫다. 전동공구를 쓰겠다면 흡음과 집진 시설도 잘 갖춰야 한다. 예전에 베란다 목공을 해보겠다며 접이식 작업대를 구매한 적이 있었다. 원형톱으로 목재를 재단하고 라우터를 사용하는 공간을 만들어보려 했는데 예상보다 소음이 많이 나고 분진도 엄청나 바로 중단해야 했다. 방음·집진 시설을 제대로 갖추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어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목공은 수공구, 전동공구, 목공기계를 적절히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어느 한 공구만 고집할 일이 아니다. 나의 경우 필수 목공기계를 갖춘 20평 정도 공간의 개인 작업실을 몇 년 안에 만드는 게 오랜 꿈이다. 그때까지는 회원제 공방을 주말에 다니며 실력을 쌓으려 한다. 필요한 수공구와 전동공구를 써보고 하나둘씩 모으고 있다. 전동기계 역시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 내 작업실에 어느 급으로 들여야 할지 정보를 모으고 있다. 이렇게 공간과 공구에 대한 개념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 내가 어떤 목공을 할지, 자기만의 로드맵을 그려보는 일도 좋을 듯하다.
  • 심형탁 “日처갓집서 조깅하다 경찰서 갔다”

    심형탁 “日처갓집서 조깅하다 경찰서 갔다”

    심형탁이 일본의 처갓집에서 조깅을 나섰다가 경찰서에 가야만 했던 사연을 고백했다. 13일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에서는 심형탁과 일본인 아내 사야가 일본 시즈오카에서 ‘미니 신혼여행’을 즐기는 모습이 펼쳐진다. 최근 녹화에서 온천 마을로 유명한 시즈오카의 한 료칸을 찾은 두 사람은 사야가 미리 짠 여행 일정에 맞춰 아침부터 바삐 움직였다. 두 사람은 조식으로 료칸에서 제공한 일본 가정식을 먹었는데, 식사 도중 “이제 편의점도 혼자 잘 간다”는 심형탁의 말에 사야는 “그러던 사람이 먼저 경찰서에 갔느냐”고 폭로했다. 심형탁은 스튜디오에서 “처갓집에서 조깅을 하다 벌어진 일인데”라며 당시 경찰서 사건의 전말을 설명했다. 급기야 심형탁은 그때 경찰서에서 겪었던 상황을 일본어로 재연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장인어른께서 다음번에 경찰서를 가면 이걸 줘라”면서 비상상황 시 대책까지 알려줬다고 해 짠함을 더했다. 식사를 마친 후 두 사람은 시즈오카에서 유명한 고추냉이밭으로 가 다양한 체험을 했다. 이후, 시즈오카의 절경과 바다를 즐길 수 있는 페리에 탑승했다. 여기서 심형탁은 “장인어른 생각이 난다”며 즉석에서 영상 통화까지 해 ‘1등 사윗감’다운 면모를 발휘했다. 저녁에는 아오바 오뎅거리에 입성해, 현지 맛집을 찾아갔다. 심형탁은 매장에서 직원과 일본어로 대화했는데, 심형탁이 쩔쩔 매자 직원은 “한국 문화를 좋아해서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웠다”며 한국말로 응대했다. 이에 흥분한 심형탁이 “혹시 절 아시냐?”고 묻자 직원은 “도라에몽 좋아하시는 분”이라며 “‘신랑수업’을 봤다”고 해 심형탁을 뿌듯하게 했다. 심형탁은 스튜디오에서 “일본에서 저와 사야의 뉴스가 인기기사 1위부터 3위를 차지했다고 한다”면서 ‘신랑수업’ 덕분에 일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데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심형탁이 어쩌다 일본 경찰서를 가게 됐는지는 13일 오후 9시 30분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에서 확인할 수 있다.
  • 日 환멸·조선 흠모에 투항한 왜군 장수… 능숙한 조총·화포술로 전공[서동철의 임진왜란 열전]

    日 환멸·조선 흠모에 투항한 왜군 장수… 능숙한 조총·화포술로 전공[서동철의 임진왜란 열전]

    항왜(降倭)란 글자 그대로 투항한 왜인을 가리킨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귀순한 항왜는 1만명 이상으로 알려진다. 숫자의 근거가 된 것은 1597년 5월 18일자 선조실록의 ‘원수 권율이 적정을 자세히 보고하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부산포의 왜인 가운데 사정을 알 만한 사람을 찾아 은냥을 주고 정세를 은밀히 물었더니 ‘일본에서 꺼리는 것은 항복한 왜인이다. 이미 1만에 이르는데, 일본의 용병술을 모두 털어놓았을 것이다. 조선에서 산성을 쌓고 있는 것도 역시 이 왜인들의 지휘일 것’이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왜인은 ‘조선이 항왜를 발탁하기로 했다는 것은 이미 일본에서도 자세히 알고 있다. 조선이 후대하고 죽이지 않는다면 어찌 우리들뿐이겠는가. 우리를 인솔해 가라’고 했다는 내용이다.사야가(沙也加) 김충선(金忠善·1571~ 1642)은 항왜의 대표적 인물이다. ‘1592년 4월 13일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가토 기요마사가 이끈 왜군 제2진의 선봉장으로 부산포에 상륙했지만 싸움도 하기 전에 경상좌병사 박진에 귀순했다’고 후손들이 편찬한 ‘모하당문집’에 적혀 있다. 모하당(慕夏堂)은 김충선의 아호다. 조총과 화포를 능숙하게 다루고 화약제조법도 잘 알고 있었으니 사야가는 조선에서 쓰임새가 컸다. 선조는 그에게 김해 김씨 성과 충선이라는 이름을 내렸다. 선조는 오늘날의 대구시 달성군 우록동 일대 땅도 김충선에게 하사했으니 후손들이 지금껏 대대로 이곳에서 살아오고 있다.지금 우록동에는 김충선을 기리는 녹동서원(鹿洞書院)과 그의 무덤이 있다. 서원 곁에는 2012년 세워진 달성 한일우호관이 여행객을 반긴다. 마을 이름은 우미산 아래 소 굴레 모양이라 우륵(牛勒)이라 했던 것을 김충선이 사슴과 벗하는 마을이라는 우록(友鹿)으로 고쳤다고 한다. 김충선은 ‘산중에 은거하는 사람은 대개 사슴을 벗하며 한가로움을 탐한다. 우록은 내가 평생을 산중에 숨어서 살고자 하는 뜻과 부합한다. 여기 한 칸 띠 집을 지어 자손에게 남기니 이곳이 바로 내가 원하는 땅’이라고 녹촌지(鹿村誌)에 적었다. 김충선과 관련된 기록을 모은 ‘모하당문집’은 6대손 김한조가 1798년 초간하고 그의 동생 김한보가 1842년 개수했다. 사야가의 투항 과정은 문집에 실려 있는 김충선의 큰아들 김경원이 1675년(숙종 원년) 썼다는 행록(行錄)에 비교적 자세히 적혀 있다. ‘임진년 가토 기요마사가 군사를 일으켜 조선을 정벌했다. 가토는 담용절륜하고 기개가 뛰어난 공을 우선봉장으로서 뽑았으니 불과 22세였다. 4월 13일 바다를 건너와 조선의 문물을 보자 일본과는 달리 전란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조선 사람은 누구나 예법과 질서, 의관문물을 갖추고 있었는데 평소에 듣던 것과 같았다. 그날로 사야가는 한 차례 접전도 없이 본도 병마절도사 박진에게 강화서를 보낸 후 조선군과 함께 일본군과 싸워 공을 세웠다.’ ‘모하당문집’은 사야가가 부산에 상륙한 이후 4월 17일 효유서(曉諭書)로 조선에 침략할 뜻이 없음을 밝혔고 4월 20일에는 경상좌도병마절도사 박진에게 강화서(講和書)를 보내 3000명의 군사와 귀순했다고 적었다. 그런데 개전 직후 밀양부사로 작원관 전투를 이끌었던 박진은 5월이 돼서야 경상좌도병마사에 올랐으니 ‘4월 20일’이나 ‘박진에게’라는 표현 가운데 하나는 착오라고 봐야 할 것 같다. ‘3000’이라는 숫자가 상식을 뛰어넘는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서울대 사범대가 편찬한 중학교 도덕교과서(1998)는 ‘며칠 밤을 고민하던 끝에, 사야가는 자신을 따르는 군사 500여명을 이끌고 귀순해 왔다’고 적었다.김충선은 한일 두 나라 학자들이 모두 와카야마현 기슈의 사이가 집단(雜賀衆)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 사이가 집단은 일본 전국시대 최강의 철포(鐵砲), 곧 조총 용병 집단이었다고 한다. 사야가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패배하고 보복을 피해 지금의 구마모토 지역인 히고로 도망한 집단의 일원이라 보는 것이다. 사이가 집단을 이끈 스즈키 마고이치는 조총의 연속발사 전법을 창안한 인물로 알려진다. 조선인들에게 ‘사이가’는 ‘사야가’에 가깝게 들렸고, 이름을 대신해 한자로 이렇게 썼다는 것이다. 김충선이 사이가 집단의 일원이었다면 히데요시 치하에서의 입지는 불안정했을 것이다. 일본 작가 시바 료타로는 1971년 ‘길을 걷다-한국기행’에서 우록리를 다뤘다. 작가는 ‘일본의 오랜 내전 규칙에 의하면 항복한 자는 어제까지 적군이었던 아군 편에서 어제까지의 우군을 향해 화살을 쏜다. 사야가도 그런 점에서 조금도 고민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사야가가 조선에 투항한 즉시 일본군을 상대로 전공을 세우고, 이후 조선 조정으로부터 관직과 이름을 하사받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일본은 1449~1473년 무로마치 막부의 8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마사가 다스렸다. 후계자가 없어 동생 요시미에게 쇼군의 자리를 물려받도록 했지만, 뜻밖에 이듬해 아들 요시히사가 태어난다. 한 발도 양보할 수 없었던 양쪽은 11년 동안 처절하게 싸우니 ‘오닌의 난’이다. 막부와 쇼군의 권위가 크게 추락하면서 군소 세력까지 저마다 주도권을 잡겠다고 나서 100년 이상 싸움이 그치지 않는 전국시대가 개막한다. 이렇게 되자 막부와 연합정권을 이뤘던 각 지역의 지배자 슈고 다이묘는 몰락하고 센가쿠 다이묘가 득세한다.1543년 포르투갈 선박이 가져온 조총의 대량 보급과 전술 개발로 전쟁의 양상을 바꾼 인물이 센고쿠 다이묘의 하나인 오다 노부나가다. 1582년 오다 노부나가가 피살되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손잡고 1590년 일본을 통일한 인물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다. 이런 상황이었으니 일본인들에게 ‘지켜야 할 국가’란 존재하지 않았다. 항왜의 반대편에 침략자에게 협력한 순왜(順倭)가 있다. 조선 같은 신분사회에서 주인의 소유물인 노비계층에 국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왜군은 점령지에서 관직을 나눠 주는 등 이들을 회유하는 데 힘썼다. 물론 노비만 순왜가 된 것은 아니었다. 전쟁을 틈타 이익을 얻으려는 자들도 있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에게 김충선은 매우 껄끄러운 존재였던 것 같다. 통감부에 협력하며 경성신문을 발행한 아오야기 쓰나타로는 1910년 ‘세상에 배움이 얕은 역사가가 있어 사야가의 황당무계한 큰소리에 현혹돼 당당하게 기요마사 선봉의 부장이라고 하거나 혹은 일본무인이라고 결단하는 자에 이르러서는 그 난폭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남해안의 왜구와 조선인 사이 잡혼에서 태어난 혼혈아 가운데 일본의 사정에 조금 밝은 자가 거짓으로 일본무장이라 칭하여 조선군에 투항한 것이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일본에서 사야가의 존재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자리잡은 데는 시바 료타로의 한국 여행기에 이어 역사학자 기타지마 만지의 연구서를 바탕으로 NHK가 제작해 1992년 TV로 방영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이 또 하나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기타지마는 일본이 패전한 이유의 하나로 히데요시군의 도주와 조선으로의 투항을 들었다. 일본 국내의 반발을 무릅쓰고 출병을 강행한 데다 군역이 기한 없이 길어져 군대 전체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는데, 전황마저 악화되자 견디지 못한 병사들이 일본으로 도주하거나 조선에 투항하는 사태가 빚어졌고, 그렇게 조선에 넘어간 사람의 하나가 사야가였다는 것이다. 이제 우록동은 수학여행단을 비롯해 일본인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가 됐다. 김충선은 이괄의 난과 병자호란 때도 전공을 세워 ‘임갑병 3난의 공신’으로도 불린다. 이괄의 난이 일어난 1624년은 갑자년이다. 이때 김충선은 반란군의 부장(副將)인 항왜 서아지(徐牙之)를 벤 공으로 사패지를 받았지만, 사양하고 수어청의 둔전으로 삼게 했다. 이괄의 난 초기에는 항왜가 선두에서 싸운 반란군이 관군에 연승하며 도성까지 진격하기도 했다. 항왜와 항왜가 이국땅에서 맞서 싸워야 하는 현실이 당사자들에게는 엄청난 비극이었을 것이다. 사패지 반납의 이면에도 이런 복잡한 심경이 뒤얽히지 않았을까 싶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