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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절 천재문인 삶 엿보기, ‘문학사상’탄생100주년 맞은 5인 조명

    김소월 정지용 채만식 나도향 김상용.우리나라 근대문학을 이끈 선각적인 문인 가운데 5명이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독보적 문학세계를 일군이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불행한 죽음-요절’을 맞았다.역사는 그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내몰았다.문학사상 7월호가 게재한 특집 ‘탄생 100주년 맞은 6인의 문인’중 요절한 5명의 ‘죽음’을 재조명한다. ◆김소월= 절친한 문우 나도향이 타계한 1926년부터 그는 술에 탐닉했다.32년 독립자금을 대줬다며 일본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은 그는 연이어 소설 ‘함박눈’이 독립운동을 소재로 했다는 혐의로 일경에 다시 붙들려가 고초를 겪었다.두해 뒤인 34년 12월23일,그는 고향 곽산을 찾아 성묘를 마친 뒤 장터에서 산 아편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33세였다. ◆정지용= 1930년대 들어 시인의 명성은 치솟았으나 항상 가난이 덜미를 잡았다.많은 문인이 경향문학,이른바 카프의 프롤레타리아 문학에 전념할 때 그는 ‘향수’등 순수문학을 고집했으며 해방후 좌·우익으로 문단이 갈릴 때도 그는 자신의 문학세계를 버리지 않았다.6·25가 발발한 해 7월 서울을 점령한 인민군이 퇴각하면서 당시 49세인 그를 납치해 갔으나 도중에 유명을 달리했다. ◆채만식=‘탁류’의 작가에게 늑간신경통이라는 병이 찾아온 것은 35년 무렵.작품을 쓸 때면 작중 인물의 성격에 휩쓸리는 등 병적인 성벽이 병을 깊게 했다. 결국 늑간신경통이 폐병으로 진행돼 고향인 전북 이리의 한 초가에서 49세를 일기로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널 위에 나를 누이고 그 위에 들꽃을 가득덮은 후 활활 태워다오.’라는 유언을 남겼다. ◆나도향= 스물다섯에 ‘낭만’같은 생을 접었다.당시 백조파적 감상주의를 극복하고 ‘벙어리 삼용이’‘물레방아’등 사실주의적 경향의 작품을 쓴 그는 죽을 때 미혼이었다.공부를 위해 두차례 일본에 갔으나 얻은 것은 절망뿐.특히 스물넷 나던 해인 25년 두번째로 관부연락선을 탔으나 문학공부 대신 폐결핵을 얻었을 뿐이었다.다음해 8월26일,의사인 아버지의 노력도 헛되이 짧은 생을 마쳤다. ◆김상용= 39년 대표작인 ‘남으로창을 내겠오’를 실은 첫시집 ‘망향’을 간행했으며 영문학자로서 해외문학 번역소개에 많은 공헌을 했다. 그의 죽음은 의외였다.51년 6월20일 피난지인 부산에서 김활란이 마련한 파티에 참석했다가 게를 먹고 식중독을 일으켰다.치료를 받던 중 의사가 투약을 잘못해 이틀만에 숨졌다.49세였다. 심재억기자
  • 1920∼50년대 자연과 삶의 풍경

    한국 근대미술과 현대 미술의 맥을 있는 이응노(1904∼1989년)의 스케치 20여점과 수묵담채화 30여점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 그로리치 화랑에서 전시되고 있다.오는 2월7일까지. 이번에 선보이는 것들은 이응노가 20대인 1920년대부터 프랑스 파리로 떠나기 한해 전인 1957년까지의 작품들이다. 그는 김규진 문하 시절(1923∼1933년) 관념적인 전통화,다시말해 모방·답습하는 그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그러다 전통과 관념적인 회화의 무창조성에 대해 회의를 품고 새로운동양화의 길을 찾으러 일본으로 건너가 신일본화와 서양화를 두루 체험하면서 자기의 세계를 만들어나갔다. 특히 해방전후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삶의 주변 풍경이나 시골풍경에 빠져 스케치에 바탕을 둔 수묵이나 수묵담채화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며 사물의 내용과 정신을 드러냈다.6·25 직후에는 전쟁이 끝났다는 안도감으로 전국의 산천을 돌아 다니며 스케치에 열정을 바쳤다.산수,인물,동물,식물등의 소재를 다양한 기법과 현대적 감각으로 소화해냈다. 이번 출품작들은 20대의 전통동양화와 서예적 기법들을 바탕으로 한 그림들과 30대의 자연과 삶에 대한 사실주의적 작품들,40대의 자연에 대한 사의(寫意·내용과 정신을 그려냄)적 수묵담채화들,50대의 자유분방한 추상성 짙은 파격적 자기세계를 구축한 작품들로 대별된다.(02)395-5907. 유상덕기자 youni@
  • 현대에 비친 전통 채색의 美

    고려 불화,조선 민화 등 색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한 채색화의 전통을 잇고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혁신해온 작가의 작품 50여점이 14일부터 내년 1월27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채색의 숨결-그 아름다움과 힘’이라는 주제의 전시회에는 천경자,박생광,박래현 등 미술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 3인과 정종미,김선두,이화자 등 현재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화가 3인등 6명의 작가 그림들이 출품된다. 가나아트센터는 “선정기준은 옛 전통의 껍데기가 아니라당대의 정신을 지배하는 인간의 감성과 미학을 잘 드러냈느냐의 여부”라고 밝혔다. 물론 작품성과 조형 양식의 독창성,안주하지 않는 실험과탐구정신,치열한 작가정신 등도 고려됐다. ‘장미와 나비’ 등을 내놓는 천경자는 다소 퇴폐적인 분위기의 여인,꽃,동물 등을 소재로 환상적이고 감각적인 색채와 사실주의 기법을 혼합했다.그는 10여권의 수필집을 낼 정도로 뛰어난 문학적 감수성도 지녔으며 자신의 희노애락을 실은 자전적 요소가 강한 작품을 그려왔다.1954년부터 20년간홍익대 교수를 지냈고 78년 이후 예술원 회원으로 있다.2년전 자신의 대표작 57점과 드로잉 36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기증했다. 운보 김기창의 아내로 ‘고양이’ ‘작품16’ 등이 출품되는 박래현은 다양한 실험정신으로 구상을 넘어 추상의 세계에 몰입했다. 박생광은 ‘혜초스님’,‘무속도’ 시리즈 등 민족정신을현대화한 그림을 제작했다.이들 작품은 70세가 넘어 제작한것들이다. ‘몽유도원도’의 정종미는 지난 93년부터 2년간 미국 뉴욕 유학때 그곳에 모인 각국의 미술품에 자극받아 귀국후 우리 전통 회화에 관한 연구에 몰두해왔다.최근 전통채색기법에대한 연구를 모은 ‘우리 그림의 색과 칠’을 출간했다. ‘행(行)’ 시리즈의 김선두는 한국적 자연을 배경으로 한채색화를 많이 그렸다.‘초혼’ 등을 출품하는 이화자는 채색화의 현대적 표현방법을 모색하는 작가이다. 이 센터는 제1전시장에 50년대부터 독창적 작품 세계를 펼쳐온 천경자와 박래현의 대표작 15점,제2전시장에 채색의 전통을 이으면서 현대적 감성을 통해 재창조를 시도한 정종미,김선두,이화자의 작품 15점을 선보인다.제3전시장은 박생광의 특별코너로 마련돼 20여점이 전시된다.(02)720-1020. 유상덕기자 youni@
  • 사실회화 새 지평 연 박광진교수 작품전

    추상과 구상이 한 화폭(畵幅)에 공존하는 그림.7∼20일 열리는 박광진(66·서울교대 교수)의 전시회에 나오는 작품들이다.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 100∼200호의 대작 14점이 ,선화랑(02-734-0458)에 그보다 작은 크기의 작품 25점이 각각 걸린다. 박광진은 사실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화가다.60년대에는 우리나라 명산,농촌의 초가집,제주도 풍경 등을 즐겨 화폭에 담는 등 80년대 초까지 자연을 흠모하는 사실주의에 충실했다. 그 이후에는 특히 제주도의 한라산·토담벽·돌각담·초가집·유채꽃·갈대 등 그 곳에 정착하고 싶을 만큼 제주의 풍물을 좋아했다. 그러나 이번에 전시되는 최근작들은 사실적 그림이라기보다 추상과 구상이 함께 등장하는 등 추상적 요소가 크게 가미됐다. “우리 미술계 풍토에서 작가의 나이나 화단에서의 위치를 고려할 때 대단한 변신”이라는 게 김달진 가나아트센터 조사자료실장의 설명이다. 소개되는 그림 가운데 하나인 ‘자연의 소리’를 보면위부분은 제주의 ‘오름’을 그린 것으로 형상이 뚜렷하게 다가온다.아래는 세로 방향의 선들로 추상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이번에 선뵈는 그림들은 소위 ‘추상과 구상의 결합’이라고불리는 이런 것들이 많다. 작가는 91년 한국미술협회를 맡으면서 한 해 3∼6차례 프랑스등 유럽을 다녀왔다.“그 영향을 받아 사물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구상회화도 시대에 따라 변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는 게 박광진의 말이다. 은빛의 억새와 갈대가 무성한 늦가을의 산과 들을 화사하게 그린 작품들도 나온다. 작가는 지난 77년 변화랑에서 초대전을 가진 이후 24년만에 서울에서 전시회를 연다.그 사이 해외전시회를 꾸준히 가졌다.“특히 지난해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미로홀에서 연 전시회는 서울전의 반응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작가는 말했다. 유상덕기자 youni@
  • “현대인의 욕망과 좌절 그렸어요”

    “서정적이면서도 인생의 철학적 의미를 묻는 작품들을 보여주는 전시회입니다.70,80년대 다시말해 거의 20년 동안 잊고 지냈던 나의 감정,나의 내면 세계를 들여다보고 이를 형상화했습니다.” 한국 현대미술에서 일상적 현실을 생생하고 완벽하게 묘사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극사실주의 운동’을 주도한작가 이석주(49·숙명여대 미대 교수)의 전시회가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이 미술관 기획초대 ‘21세기 한국미술가’전의 첫 번째 전시회이다.이달 말까지 열린다. 그의 작품들을 둘러보고 이번 전시회에서 꼭 눈여겨봐야 할 것들을 물어봤다. “시간에 얽매인 생활에서 벗어날 수없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림 ‘타임’과 도시의 풍경을 보여주는 ‘일상-도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타임’은 한마디로 인간과 시계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욕망과 좌절을 표현한 것이다. 2,000호 크기의 대작인 이 작품을 살펴보면 등장인물들의얼굴이 모두 시계로 상징화돼 있고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옷을 벗은 나신(裸身)들이다. 오른쪽은 시간에 쫓기는 젊은이들이 바삐 어디로 가는 듯하고 한 젊은이가 커다란 가면 옆에 앉아 고뇌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 시기를 지나 기운차게 행진하는 모습과 허리를 굽혀 눈치를 보는 모습,즉 인간의 이중성이 묘사돼 있다. 왼쪽은 권모술수 등으로 위장한 현대인들이 고뇌하고 회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앉아있는 이는 가면을 쓰고 있고 서있는 이들도 뭔가를 고민하는 듯하다.가운에 있는 한 여인의 뒷머리 모습은 그래도 인류역사는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이석주는 “인간이 만든 시계는 현대생활의 상징물로서 우리 사회가 거부할 수 없는 것,스트레스,억압 등과 관련돼 있다”면서 “시계를 통해 현대인들이 피할 수 없이 겪어야만하는 것들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상-도시’는 도시적인 삶을 컨테이너와 의자,시계,빌딩,글라이더 등을 재료로 삼아 표현했다. 이석주는 70년대 ‘벽’을 통해 암담하고 답답한 현실을 묘사했고 이어 ‘도시 풍경’‘인물 군상’ 시리즈로 무표정하고 차가운 도시인을 그려냈다. 수백호에서 2,000호 크기까지의 대작 위주 20여점이 전시장 1,2층에서 새로 선보이고 있고 3층에는 78년부터 84년까지의 작품 10여점이 걸려있다.(02)737-7650. 유상덕기자 youni@
  • 2001 길섶에서/ 묘비명

    북부 독일의 함부르크 시청 앞 광장에는 시인 하인리히하이네의 동상이 서 있다.기단(基壇)의 동판(銅板)에는 독일말로 대충 이런 글이 적혀 있다.“내 관(棺)위에 칼(劒)을 놓아다오.나는 민중의 자유를 위해 싸운 전사(戰士)였으므로.”그가 직접 쓴 묘비명이다.하이네는 흔히 ‘로렐라이’등 서정시를 쓴 낭만파 시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자유주의 혁명에 몸을 던진 ‘투사’였다.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는 무정부주의자프루동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다.쿠르베는 프랑스 정부가주는 ‘레종 도뇌르’ 훈장을 거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자유의 체제를 빼놓고는 어떤 체제에도 속하지 않았다.”스스로 쓴 묘비명인 셈이다. 몇 해 전 한 언론인이 박정희(朴正熙)소장의 ‘근대화 업적’을 한껏 추앙하면서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고 묘비명을 대필(代筆)해주자 한 논객이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라며 반박하고 나와 공감을 산 적이 있다.스스로 묘비명을 쓸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장윤환 논설고문
  • 다양한 화풍 접할 전시회 풍성

    수확의 계절,가을에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수준높은전시회가 속속 열린다. 단순한 눈요기를 넘어 ‘아하 이만하면 정말 한번 볼만하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법도 한 작품들이 선뵌다.중국의현대 회화 작품들은 최상의 것들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고,미술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있는 프랑스 파리에서 활약한 이응노 화백의 초기작품을 보여주는 자리도 마련된다. [중국현대미술전] 14일부터 10월1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열린다.국립현대미술관,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중국미술가협회가 공동 주최. 전시되는 작품들은 지난 199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50주년을 맞아 열린 제9회 전국미술작품전람전 수상작 588점중가운데 엄선한 126점.유화,판화,중국화,수채화,연환화(여러장의 화면으로 이뤄진 그림으로 가끔 문자설명도 곁들여진다)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리광준(李光軍) 중국 국제예술교육교류중심의 대외연락부장은 “제9회 전국미술작품전람에는 3만점이 출품됐다”면서“한국에 소개되는 출품작들은 이 가운데 가장 뛰어난것들만 모은 것으로 서양미술에 전혀 영향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남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사무총장은 “전시장을 둘러보면 알겠지만 중국의 제도권 미술은 전통적 미술양식의 새로운 해석,도시적 감수성의 반영,시장경제 도입 이후 변화된 미술시장을 고려한 작품,서구미술사조의 도입 등 갖가지 양상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볼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02)2188-6063,www.moca.go.kr[60년대 이응노 추상화] 재불 화가로 독창적 미술세계를 구축했던 고암 이응노(1904∼1989) 화백의 1960년대 작품들을보여주는 전시회.15일∼12월15일 서울 평창동 이응노미술관(관장 박인경)에서 열린다.이 화백이 1962∼67년 파리에서 그렸던 작품 62점을 3회(15일∼10월14일,10월16일∼11월15일,11월17일∼12월15일)에 걸쳐 매회 20여 점씩 선뵌다. 이 시기 고암은 서양미술의 본고장에서 한지와 수묵이라는동양화 매체를 사용해 ‘서예적 추상’이라 불리는 독창적인 추상의 세계를 일궈냈다.한지 위로 은은히 배어 나오는 색채,자유분방하고 역동적인 필선,서예를 연상시키는 형상과수묵의 번짐은 고암만의 독특한 품격을 느끼게 한다.고대 상형문자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들은 풍경,동물,사람 등으로 읽히기도 한다. 고암의 60년대 추상화는 자연과 인간의 움직임을 흔적으로기록한 일종의 문자로 해석된다.이는 70년대의 문자추상과 80년대의 인간군상 연작으로 발전해 나갔다.고암의 미망인인박인경 관장은 “그는 생전에 ‘풍경에 점을 찍으니 사람이되더라’라고 말하면서 자연과 사람이 일체가 되는 추상화를 그렸다”고 회고했다.입장료 2,000원.(02)3217-5672,www.ungnolee-museum.org[배운성전] 한국인 최초의 유럽유학생 화가 배운성(1900∼1978년)의 1930년대 작품 48점을 선보인다.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에서 열리고 있다.10월21일까지. 대표적 월북 작가인 배운성의 이번 전시 출품작들은 그가 2차대전을 피해 프랑스 파리에서 1940년 귀국할 당시 남겨두고 온 작품 167점 가운데 일부.대부분 유화로 사실주의적인경향의 인물 초상과 전통민속을 다룬 그림들이다.작가의 주특기인 판화와 드로잉은 각 1점이 출품됐다.(02)779-5310,www.moca.go.kr유상덕기자 youni@
  • 영화 ‘무사’주인공 여솔役 정우성

    ■영화 ‘무사’속에서=중원의 사막바람속.고려의 창잡이 여솔(정우성)은 허리까지 오는 머리채를 휘날리며 명나라의 공주를 호위한다.원나라 병사의 칼끝을 노려보며 읊조리듯 그는 뇌까린다.“나는 자유인이다….죽여라.” ■시사회가 끝난 뒤 찻집에서=정우성(28)은 맨발에 까만 구두를 신었다.가무잡잡하게 그을린 얼굴에 푸른빛 감도는 선글래스가 썩 잘 어울린다.그가 기자에게 선수쳐 묻는다.“영화,어떻게 보셨어요?”영화속에서와 밖의 이미지가 이렇게 닮을 수가 있을까.스크린에서 ‘쓰윽’ 걸어나와 의상만 바꿔입은 듯하다.영화속환상을 현실세계에서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그는 천상 ‘영화적 인간’이다. “주인공 여솔은 대사가 거의 없어요.그게 참 힘들었어요.영화를 찍으면서 첫대사에 그렇게 부담이 갔던 적이 또 없었으니까.‘저는 주인님이 묻힌 곳을 보러가고 싶습니다’였는데,아마 한참 못 잊을 것같습니다.”엄살이 아니다.그의 첫마디는 영화가 시작되고 30분이 지나야 들을 수 있다.여솔은 명나라에 사신으로 간 고려인 귀족의 사노비.이국땅에서 운명처럼 만난 명나라 공주와 비극적사랑에 빠지는,그런 역이다.사랑의 감정선을 몇 안되는 대사로 일궈내는 작업은 무척이나 힘겨웠다.오죽했으면 “연기를 새로 배우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지난 93년 ‘구미호’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연기생활 8년째. 이번이 8번째 작품이다.중국에서 촬영된 스펙터클 액션이라기술적,육체적 어려움이 무지 컸던 모양이다.내내 그 얘기다.키보다 더 큰 창검(2m15㎝)을 들고 뛰는 것도 중노동이었다.창을 젓가락 다루듯 능숙한 경지에 올랐던 건 꼬박 석달을무술훈련에 바친 덕분이었다.“촬영 말미에 무릎을 다쳤을때 머리를 찧고 싶을만치 속이 상했어요.대역을 한 컷도 쓰고 싶지 않았는데,결국 성벽을 기어오르는 장면은 대역을 썼어요.”‘아웃사이더’,‘반항아’ 등등의 단어들이 훈장처럼 따라붙는 사람.하지만 정작 그만큼 긍정적이고 부드러운 남자배우도 드물다. 한참을 뜸들여야 나오는 대답들 속에는 대목대목 ‘강단’이 실려 있다.‘비트’,‘태양은 없다’에 이어 세번째 호흡을 맞추며 둘도 없는 ‘버디’(친구)로 소문난 김성수 감독(40)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저랑 띠동갑인데요.(웃음) 능력이 대단하죠.김감독 작품이라면 시나리오도 안보고 덤벼드는 건,인간 대 인간의 신뢰 때문이에요.번번이 달라지는 작업방식도 즐겁고.큰형 같아서 촬영도중 의견을 제시하기도해요.이번에도 그랬죠.부사(여솔의 주인)의 시체를 사막에묻어야 했는데,제가 고집을 피워 끌고 다니게 했어요.처절한 느낌을 살리려구요.”정우성에게는 영화찍는 일 말고,희망사항이 둘 있다.서른살안에 감독이 되고,내년쯤 결혼하는 것.틈틈이 써놓은 책(시나리오)이 두어편은 된다.헛꿈이 아니다.톱가수 god의 뮤직비디오까지 찍어준 감각이다.아니,꿈 하나가 더 있다.“사랑이 뚝뚝 묻어나는,진∼한 멜로 한번 찍고 싶네요.”황수정기자 sjh@. ●새달 7일 개봉 ‘무사’. 한국영화 사상 최대제작비(70억원)가 투입된 ‘무사’(제작싸이더스)가 오는 9월7일 개봉된다.이 영화는 제작비 뿐 아니라,김성수 감독이 ‘와호장룡’으로 세계적 여배우로 발돋움한 장쯔이(章子怡)를 캐스팅함으로써 더욱 화제를 모았다. 중국 올로케로 진행된 영화는 대륙적 장쾌함을 유감없이 담아냈다.스펙터클한 영상의 규모는 해외 어느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정도다.이야기의 무대는 600여년전 원·명이 교체되던 혼란기의 중국대륙.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첩자로 몰려 사막에서 고립된 고려 무사 9명이 겪는 ‘피어린 귀향길’을 그린다.고려 부사의 노비이자 창술의 달인인 여솔(정우성),사신단을 이끄는 최정 장군(주진모),활솜씨가 기막힌하급무사 진립(안성기)이 핵심인물.사막 곳곳에서 원 병사들과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극사실주의로 묘사됐다.화면속으로 관객의 감정이 쉽게 이입될 수 있는 건 그 덕분이다. 피가 튀기는 전투가 거듭되는 사막에 선인장같은 로맨스도꽃피운다.로맨스는 원나라 기병들에게 납치될 위기에 놓인명나라의 공주 부용(장쯔이)을 구출하면서 비롯된다.여솔과최정 장군의 삼각관계는 이후 영화의 한 축이 되어, 사막전투와 무사들간의 갈등으로 점철된 화면의 윤활유가 된다.그러나 2시간34분짜리 대형 액션물에는 잔재미를 주는 ‘방점’이 찍히지 않았다.“절제된 감정묘사에 치중했다”고 감독은 설명하지만,여솔과 공주의 로맨스를 좀더 부각시켰더라면 액션과 드라마의 균형이 잘 살지 않았을까.아홉무사의 개성을 지나치게 골고루 드러낸 것도 다소 산만한 느낌을 준다. 일본 출신의 스타 음악감독 사기스 시로가 27곡의 배경음악을 넣었다.
  • 가나아트센터 여름방학특별전

    가나아트센터는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736-1020),평창동의 가나아트센터와 포럼스페이스(720-1020)에서 ‘여름방학 특별기획전 Work 2001’을 연다. 인사아트센터에서는 ‘인사동 생태환경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자연 체험을 통해 환경의 의미를 재발견할 수 있는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한다.제1전시장에서는 곤충의 생태를 체험하며 학습할 수 있는 ‘파브르 되어보기’(박훈,13일까지)와 자연환경이 제공하는 편의와 안락을 다시 생각해보는‘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강효명,15∼26일)가 마련된다. 가나아트센터는 20세기 국내외 현대미술의 조류를 한눈에살펴볼 수 있는 ‘The Contemporary전’(26일까지) 공간으로 쓰인다. 1970년대 한국 작가들이 표현양식을 치열하게 고민하던 과정에서 나온 극사실주의와 모노크롬(제1전시장),프랑스에서 태동한 추상미술의 흐름인 앵포르멜(격정과 주관을 특징으로 하는 추상회화)과 현대추상(제2전시장),그리고 해외의추상미술과 팝아트(제3전시장)등을 만날 수 있다. 가나포럼스페이스에서는예술과 다른 매체의 만남을 시도한 ‘인터미디어 아트 북&웹’전(26일까지)이 열린다. 유상덕기자
  • 11∼19일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제5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2001)이 오는 11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코엑스와 정동A&C,씨네큐브 광화문에서 펼쳐진다.세계 20개국에서 모두 150여편의 작품이선보일 이번 행사는 예년보다 프로그램이 더 풍성해졌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안시페스티벌 수상작 등 예술성과 오락성을 갖춘 작품들이 대거 포함됐다. 저패니메이션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 개막작은 데츠카 오사무 원작,린타로 연출의 ‘메트로폴리스’.지난 5월 일본에서 개봉돼 큰 인기를 모았던 애니메이션으로,로봇에게일자리를 빼앗긴 미래사회의 인간과 로봇간의 대결을 그렸다.개막에 즈음해 내한하는 린타로 감독과 대화의 시간도따로 마련돼 있다.이밖에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스튜디오4℃’의 신작 ‘아리테 히메’를 비롯해 폭력과 섹스를 묘사한 기타쿠보 히로유키의 ‘마지막 뱀파이어’‘디지몬’등 화제의 저패니메이션들이 나온다. 그러나 올해 페스티벌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반갑습니다.북한만화전’.지금까지 북한 애니메이션이비공식적으로 국내에 소개된 적은 있었으나 만화가 공식행사로 초청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동화그림’으로 불리는 북한만화의 특징과 극사실주의 묘사법 등 현주소를 한눈에 확인해볼 수 있다. 본선경쟁 부문은 장편,단편 TV시리즈 및 스페셜,학생,파일럿,인터넷 등 6개 부문으로 나뉘어져 총 94편이 상영된다. 올해 안시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빌 플림프톤 감독의 ‘뮤턴트 에일리언’,덴마크 마이클 행어 감독의 ‘헬프! 아임 어 피쉬’,스테판 페지마크 감독의 ‘오! 나의여신님’,한국애니메이션 ‘별주부 해로’‘더 킹’등 5편의 장편 진출작이 주요작품이다. 부대행사도 만화만큼 흥미롭다.매일 오후 1시 행사장에는‘작가사인회’가 마련된다.김수용 박성우 임재원 이우영등 국내 스타작가들을 만나보자.(02)755-2216,www.webhard.co.kr. 황수정기자
  • 신간 맛보기

    ■프리 에이전트의 시대가 오고 있다(대니얼 핑크 지음,석기용 옮김,에코리브르 펴냄). 프리 에이전트(Free Agent)란 거대 조직체의 굴레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책임지는 독립노동자를 일컫는말이다. 오늘날 미국 노동인구의 30%인 3,300만명이 프리 에이전트의 삶을 살고 있다.미국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노동형태도급변하고 있다.노동시장의 유연화는 평생직장 개념을 지워버렸다.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조직노동자에서 독립노동자의 형태로 의식이 변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뉴웨이브 경제지 ‘패스트 컴퍼니’의 편집위원인저자는 프리 에이전트가 몰고 온 새로운 노동윤리와 생활형태,사회변화 등을 구체적으로 살폈다.1만5,000원. ■지리산(이성부 지음,창작과비평사 펴냄). ‘전라도’‘백제’ 연작시로 잘 알려진 저자의 7번째 시집. 산 속에서 길을 잃고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면서 인간은성숙해지고 인생의 고단함을 배운다는 평범한 진리를 담았다.능선과 계곡에 서려 있는 역사의 상처들이 시를 통해 부활한다. 백두대간 종주를 계획하고토막토막 실행에 옮기고있는 시인은 먼저 지리산을 올랐다.지리산은 그에게 이념의투쟁장이 아니라 마음의 고향이다. 빨치산과 토벌군의 대립을 화해로 바꾸는가 하면(‘양수아가 토벌군을 사로잡다’),주검들을 쓰다듬으며 지리산이라는 화엄에 진혼한다(‘젊은그들’).이번 시들은 예전에 비해 한결 부드럽고 잔잔한 어법으로 전개된다.7,000원. ■조선시대 회화와 화가들(김용준 지음,열화당 펴냄). 화가이자 미술사학자, 교육자였던 근원 김용준(1904∼1967)이 월북하기 전에 발표한 ‘겸현(謙玄) 이재(二齋)와 삼재설(三齋說)에 대하여’와 월북 후 발표한 ‘18세기의 선진적 사실주의 화가 단원 김홍도’등 8편의 글을 묶었다. 일반적인 중국화의 범주 속에 넣기 어려운 ‘조선화’의 양식과 기법에 대해 선명하게 설명했다.근원은 동경미술학교 출신이다. 하지만 그의 그림에는 호분을 많이 써 꼼꼼하게 여러번 덧칠하면서 그려가는 전통 일본화 방식을 수용한 흔적이 전혀없다. 미술에서의 왜색과 서풍(西風)을 경계한 그의 입장은 그림 뿐만 아니라 저술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1만8,000원.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조직하라(마빈 토케이어 지음,고선윤 옮김,서울문화사 펴냄). 성서에 꿀을 떨어뜨려 세 살배기 아이에게 그 꿀을 빨아먹게 한다? ‘학문이 달다’는 교훈을 가르치는 유태인의 기발한 자녀교육법이다. 그 외에도 유태인의 삶의 방식은 매우 독특하다.쾌락을 찬미하고,일주일에 하루는 절대로 일을 안하고,실패를 기념하고,스스로를 웃음거리로 만들고,논쟁을 좋아하고….이러한독특한 생활방식이 모두 가정공동체에서 형성된다. 전세계 약 5,000명의 유태인 랍비 가운데 최고의 일본통으로 통하는 저자는 단언한다. “가정은 성공의 씨앗이 가득 담긴 보물창고다”라고.유태인이 비즈니스에 실패하지 않는 이유를 10가지로 요약했다. 8,000원.
  • 극사실주의 화가 주태석전

    “묘사하면 할수록 멀어지고,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아득해지는 게 자연이다.” 서양화가 주태석(47·홍익대 교수)은 지난 10여년간 자연,그 중에서도 특히 나무의 형상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데매달려 왔다.국내 극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답게 섬뜩할 만큼 정치한 화면을 구사한다.그러나 화면의 일부는 상상의 공간으로 남겨 둔다.한 예로 나무 뒤에 보이는 작위적인 그림자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추상이다.자연에 충실하지만 초자연적인 이데아를 추구하는 셈이다. 24일부터 6월 6일까지 서울 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주태석-자연·이미지’전은 작가의 이러한 독특한 자연관을보여주는 기획전이다. 주태석은 87년 무렵부터 그림의 소재를 기차길에서 나무와 숲으로 바꿨다. 그리고 내내 자연의 싱그러움을 화폭에 담아 왔다. 이번에 선보이는 40여점의 ‘자연·이미지’ 연작은 바로그가 꿈꿔온 녹색의 에코토피아다.그는 왜 굳이 나무를 소재로 택했을까.“우리 주변에 있는 흔하고 간결한 소재이면서도 아직 현대적인 해석이 돼 있지 않은 것이 나무”라는게 그의 말이다.(02)734-6111. 김종면기자 jmkim@
  • 이정연·정현숙·차대영교수 합동전시회

    이정연(SADI 교수) 정현숙(대진대 미술학부 교수) 차대영(수원대 조형예술학부 교수).화단의 중추를 이루는 3명의교수작가가 한 자리에 모인다.5월2일부터 13일까지 서울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3인 3색전’이 그 현장이다.이들의 작품은 과연 얼마나 3인 3색일까. 이정연은 ‘옷칠회화’를 통해 만물을 키워내는 대지 혹은 자연의 생명력을 예찬한다.그는 삼베를 화면으로 사용하며 안료로는 옻을 즐겨 쓴다.조야한 삼베의 갈색과 옻나무 진의 독기에서 자연의 생생한 숨결을 읽어 낸다.옻을비롯해 흙이나 목탄,골분 등 천연재료를 사용하는 그의 그림이 전통적인 미감을 안겨주는 것은 당연하다.그는 동양화와 서양화의 이론과 실제를 아울러 공부한 균형있는 작가다. 서양화가 정현숙은 금분과 은분을 재료로 한 시리즈 ‘전과 후’를 보여준다.최소한의 조형수단이 동원된 미니멀리즘의 세계다.프랑스 평론가 제라르 슈리게라는 그의 그림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알베르 카뮈가 ‘단순한 모든 것은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고 말했던 것처럼 정현숙의 작품에는 호기심을 유발하고 때론 낯선 느낌을 갖게 하는 단순함이 있다”.‘단순함의 미학’을 구체화하는 그의 그림은 안개처럼 포근하게 다가온다. 차대영은 동양화가로서는 드물게 양화재료를 많이 사용하는 작가다.그는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물상을 그린다.극사실주의의 경향을 보이면서도 배경을 정제된 추상으로 꾸며 화면에서 색감이 배어나는 듯한 독특한 기법을 구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리’‘붓꽃’‘피튜니아’등 군더더기 없이 깨끗한 꽃그림을 선보인다.어느 화가보다도 순결한 꽃을 그리는 작가가 바로 차대영이다.(02)737-7650. 김종면기자
  • 사진같은 그림 & 그림같은 사진

    1850년대 사진이 등장한 뒤 사진은 회화를 모방했다.1960년대 이후 사진은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와 불가분의 관계를맺게 됐다.오늘날 주변에서 회화적인 사진이나,사진을 ‘도용’한 회화를 흔히 접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사진같은그림’ 혹은 ‘그림같은 사진’.사진과 회화의 경계는 어디인가.서울 순화동 호암갤러리의 ‘사실과 환영-극사실 회화의 세계’전(4월29일까지)과 소격동 국제갤러리의 ‘이정진-온 로드(On Road)사진’전(24일까지)은 회화와 사진의 동반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뜻깊은 전시다. ‘사실과 환영’전에는 고영훈 김창영 지석철 이석주 등 한국작가와 척 클로즈,로버트 벡틀,로버트 커닝햄,리처드 에스테스 등 미국의 하이퍼리얼리즘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나와있다. 극사실 회화는 60년대 중반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미국에서 일어난 새로운 미술 경향으로 70년대 미국 미술시장을 풍미했다.한국에서 극사실 회화는 70년대 말과 80년대 초에 절정을 이뤘다. 한국과 미국의 극사실 회화는 ‘추상의 타성화’에 대한 저항이라는 발생 배경과,치밀하게 세부를 묘사하는 기법은 비슷하지만 작업방식은 상당히 다르다.미국이 사진과 필름의이미지를 대형 캔버스에 그대로 확대ㆍ전사해 밑그림을 만드는 데 비해 한국은 사진을 보조수단으로 이용할 뿐 실제 밑그림은 전통방식에 따른다.소재 묘사에서도 다르다.미국은카메라에 크게 의존하는만큼 기존 사실주의 회화의 화면구성과 큰 차이가 없다.이에 반해 한국은 대상의 위치나 상황을자의적으로 변화시키며 즉물적으로 세부를 묘사하는 게 특징이다. 이정진(40·서울예술대학 교수)은 이번에 ‘온 로드’연작을 내놓았다.탄광촌 모퉁이나 어촌의 서정적 풍경을 담은 작품으로 회화적인 감성이 돋보인다.낡은 창틀로 내다보이는바깥 공간의 이미지 사진은 흑백 미니멀 회화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사진인화지가 아닌 한지에 감광제를 바른 다음 실제로 찍은 사진을 인화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었다.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화면에 인화한 작업이라는 점에서 사진임이 틀림없지만 그 제작과정이나 효과면에서는 적잖이 회화적이다.‘사실과 환영’전의 출품작이 ‘렌즈로 그린 회화’라면이정진의 작품은 ‘붓으로 찍은 사진’이라 할 만하다.이 두 전시는 회화와 사진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살펴보게 한다는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종면기자
  • 김일해 365일 탄생화전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은 ‘꽃’을 이렇게 노래했다.유년의 뜨락에 한 아름 피어있던 꽃.그 자체로생명의 경이를 전해 주던 꽃.그러나 이제 그것은 하나의 그리움이다.일상에 찌든 우리에게 과연 꽃들에게 붙여줄 이름이 있을까.그 상생의 숨결을 느낄 여유가 있을까.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는다면 지금 그의 이름을 불러 주자.봄을 재촉하는 색다른 꽃그림 전시가 새삼스레 꽃 이름을불러 보게 한다.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는 ‘김일해 365일 탄생화전’(3월 2∼31일)이 그 현장이다.성곡미술관이 자연주의 작가의 기획전을 마련하기는 이번이 처음.나라마다 국화가 있고 도시마다 상징하는 꽃이 있듯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탄생화를 갖고 태어난다는 생각에서 기획했다. 달을 기준으로 하는 탄생석과 달리 탄생화는 매일 다르다. 국내에는 탄생화의 전통이 없지만 일부 꽃꽂이계에서는 일본의 탄생화 풍습을 그대로 받아들여 활용한다.비록 ‘상업적인’의도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탄생화를 통해 태어난 날을 기억하고 또 기념한다는 발상은 삶에 여유를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김일해(47)는 이번에 일별(日別)탄생화 365점을 포함해 모두 378점의 그림을 내놓는다.테마전 단일작가로서는 가장 많은 작품 수다.작가는 탄생화를 그림 소재로 택하면서 무척고심했다.먼저 계절꽃을 정한 뒤 날짜별로 우리의 삶과 친숙하고 기(氣)가 왕성한 꽃을 골라 내는 방식으로 탄생화를 택했다.일본 탄생화를 참고했지만 한국의 자생화도 꽤 많이 들어 있다. 전시작에는 꽃마다 이름과 풀이가 붙어 있어 눈길을 끈다. 한 예로 1월9일에 태어난 사람의 탄생화는 제비꽃이다.꽃말은 ‘수줍은 사랑’.보부아르,닉슨,존 바에즈 등이 이 날 태어난 명사다.나폴레옹은 젊은 시절 ‘제비꽃 소대장’으로불렸을 정도로 제비꽃을 좋아했다.또 인디언들은 제비꽃을용기·사랑·헌신의 상징으로 보았다. 이번 탄생화 그림은 4호 크기로 한정돼 있어 구성의 다양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그런 만큼 회화성을 높이기 위해 한층 노력했다.작가는 사진으로 찍어내듯 있는 그대로 꽃의 모습을 그리지 않았다.잎이나 줄기를 단순화하거나 생략하는 식으로 조형적인 변화를 줬다.배경을 검게 처리해 꽃의 발색을 도드라지게 하는 등 기술적인 문제에 신경을 썼다.고답적인 사실주의를 택하기 보다는 상징성을 강조한 것이다.김일해의 꽃그림은 장식적인 도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02)737-7650. 김종면기자 jmkim@
  • ‘민중미술’에 담긴 자유의지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1980년대는 리얼리즘의 시대다.예술 자체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마침내 미술이 ‘현실’을 이야기하게 된 것이다.1980년 11월 일단의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결성된 ‘현실과 발언’의 동인운동이 기폭제가 됐다. 그 전까지는 현실을 다루는 리얼리즘 미술은 좀처럼 만날 수 없었다.미술평론가 유홍준 교수(영남대)는 1970년대말까지만 해도 국내 미술계는 국전을 둘러싼 진부한 관학파와 상업화랑을 본거지로 한 인기작가,그리고 국제전을 무대로 현대 미술가임을 자처한 모노크롬 계열 작가들로 구성돼 있었다고 밝힌다. 그동안 단편적으로 소개된 1980년대 리얼리즘 미술을 한 자리서 볼 수 있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의 ‘1980년대 리얼리즘과 그 시대’전.가나아트의 소장품중 80년대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대표작 100여점이 걸렸다.강요배 김호석 박불똥 손장섭 손상기 신학철 안창홍 오경환 오윤 임옥상 전수천 정복수 홍성담 등 45명이 작품을 냈다. 80년대 리얼리즘 미술은 해방 이후 상실했던 예술의 사회성을회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한국미술이 참된 의미의근대성을 확보함으로써 현대로 나아가는 미술사적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양식적인 면에서 볼 때 80년대의 리얼리즘 미술은 특정한 조형양식을 고집하지 않는다.극사실주의가 있는가하면 추상 이미지로 동시대의 정서를 거침없이 담아낸 작품도 적지않다. 1980년대 리얼리즘 미술은 민중미술로 대변된다.당국의 탄압속에서도 85년 민족미술협의회가 결성됐고, 인사동에는 ‘그림마당 민’이라는 독자적인 전시공간도 생겨났다. 민중미술은 지난 94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기획전 ‘민중미술 15년전’을 계기로 이른바 제도권에서 재평가를 받았다.이 전시는 ‘민중미술 장례식’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민중미술의 정신과 미학,그리고 예술성을 사회적으로 공인받는 계기가 됐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맥락에서 민중미술의 시대적 역할과 의미를 되새기고 그 계승 가능성을 살펴본다는 데 의의가 있다.4월1일까지.(02)720-1020. 김종면기자
  • [이사람] 화가 이상원

    일찍이 역사 속의 화가들은 독학을 한 천재가 많았다. 예술학교에 다니지 않아도,미술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천부의 재능과각고의 노력으로 보는 이를 감동시켰다.고흐 고갱 박수근 이인성이모두 그랬다. 지금처럼 예술이 엄격한 수련과 정치한 이론,후견으로축조되는 때에도 독학 화가가 빛을 발할 수 있을까. 한국화가 이상원화백(66)은 우리에게 “그렇다”는 대답을 준다.공사판 막일꾼에서 극장간판장이로,상업초상화가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현대회화작가로 우뚝 선 이화백의 삶은 예술지망생뿐만 아니라 손에 잡히지 않는 욕망과 좌절로 번뇌하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꿈과 야망을 잃지말라,목표가 확실하면 고통도 즐겁다”고 위무한다. 이상원화백은 1935년 강원도춘천시 신북읍유포리에서 7남매중 둘째로 태어났다.초등학교4학년때 할아버지 얼굴을 그린게 소문나 동네 노인들의 초상화를 죄다 그릴 정도로 그림에 재주를 보였다.6·25를 만나 공부 때를 놓치고 고교2년 중퇴, 17세때 가출 상경했다. 아무데나 끼여 자며 노동판을 전전했다.공사장에서 쉬던 중우연히그린 스케치 한장 때문에 당시 동양극장 간판부장을 소개받게 됐다. 간판장이가 됐다.‘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벤허’‘닥터지바고’‘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닥치는대로 그렸다.프로가 끝나면 흰페인트로 쓱쓱 지워 없어져버리는 화면을 보며 허탈감을 느꼈다. 그러던 차 양씨라는 미8군납품업자가 찾아와 초상화를 권유했다.젊은 사람이 돈도 벌고 학교도 가야하지 않느냐고 집요하게 설득했다.데생엔 자신이 있었고 인기가 좋아 하루에 많게는 70장까지 그렸다.이때 그린 미8군 사령관 초상화를 보고 노산 이은상선생이 안중근의사공식 영정을 부탁해 왔다.유명화가가 그려온 것이 마음에 안든다는것이다.70년10월 박정희대통령이 참석한 영정봉안식에서 많은 찬사를 받았고 그때부터 박대통령 부모,부부등 요인 초상화제작 주문이 줄을 이었다.외국까지 소문이 나 험프리부통령등 국가원수급 회담때 공식선물이 될 정도였고 중동건설 특수 때는 왕가의 공주,사위까지 그렸다.돈도 많이 벌었다.노산선생은 순수미술 얘기를 꺼냈다.어느날은 부르더니 ‘후암예술세계(厚岩藝術世界)’란 휘호를 써주며 제갈길을 가라고 당부했다.그리곤 한 달 후 별세했다.그의 뜻대로 진짜 미술을 하기로 했다. 독학을 했다.초상화는 다시 그리지 않았다.국내외 유명작가의 화집을 수집해 연구하고 미술관도 찾아다녔다.당시 유명화가를 찾아가볼까생각도 해 봤지만 마음뿐이었다.학연도 인맥도 없어 존재를 알리는길은 공모전밖에 없었다.74년 마흔의 나이로 국전에 도전해 첫 입선했다.78년엔 민전인 제1회동아미술제와 중앙미술대전에서 차석을 차지해 작가로서 당당히 자격인정을 받았다.그러나 세차례의 개인전.국내화단의 반응은 냉랭했다. 작품가치를 알아보고 높이 평가한 곳은 오히려 해외 화단이었다.98년 연해주 주립미술관을 필두로 중국미술관(98,베이징),프랑스 살페트리에르미술관(99,파리),국립러시아미술관(〃,상페테르부르크),중국상해미술관(2001)등 세계 정상급 미술관서 초대전을 잇달아 열어주며 뜨거운 반응을 보내줬다.작품도 구입해갔다.지난달 30일 끝난 상해전시서는 “감동적인 박애정신”이며 “아시아예술탐색의 앞날을 밝혀주는 작품”이란 평가(미술평론가 水天中)를 받기도 했다. 이젠 국내서도 외톨이가 아니다.지난해엔 국전의 후신인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한국화부문 심사위원장도 맡았다.국전 대상은 놓쳤지만한국화단의 스승으로 거듭난 것이다. *화가 이상원 인터뷰. ◆화가가 됐다는 느낌은 언제부터 들었는가. 민전에서 두달 새 두번 차석을 하고나서다.두번째 국전 응모때 작품두점을 냈는데 내가 좋다고 생각한 것이 제외돼 실망했다.더구나 입선작을 놓고 평론가들이 대상감인데 아깝게 됐다고 말하는 걸 보고울분이 치솟았다.아끼던 낙선작을 78년 처음 열린 동아미술제에 내봤더니 차석이었다.중앙미술대전에선 대상을 다퉜으나 두 달 전 민전 차석자를 대상으로 뽑을 수 없어 또 다시 차석이 됐다는 말을 들었다.자신감이 들었다.그때부터 외곬으로 내 세계를 밀고 나갈 수 있었다. ◆작품을 보면 한국화인지 서양화인지,구상화인지 추상화인지 착각이 들 때가 많다.극사실주의 기법을 써 서양화같기도 하고 바퀴자국,마대,밧줄,인물을 세밀히 묘사해구상계열에 속하면서도 화면구성이나형태는 추상화 같은 느낌을 준다. 내작품은 한국화,구상화라기보다는 ‘현대회화’라는 편이 맞다.엄격한 조형성에 철학적 내용을 추구한다.기법면에서도 세계적으로 장지에 유채와 수묵을 혼합처리한 그림은 나밖에 없다.나름대로 기존의벽을 허물었다고 생각하며 나만의 길을 갈 것이다. ◆독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영향을 준 화가가 있다면. 스승은 없다.밀레와 파리 오르세미술관의 인상파작품들을 좋아했다. 큰 스케일,과장된 표현은 간판작업서,세밀한 묘사는 초상화작업의 영향일 거다.평론가 신양섭씨는 직선적인 발언으로 많은 자극을 주었다. ◆작가활동은 성공적이었나. 독학의 설움을 많이 받았다.86년 첫개인전을 열었는데 보러 와 주는화가,평론가가 거의 없었다.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다른 작가들이 얼마나 부러웠던지.이런 구박과 설움에서 내 작품의 힘이 나오는거라고 생각한다.인생의 힘겨운 무게,쓸쓸함,낡고 버려진 것들에 대한 충만한 애정은 나의 자화상이다. ◆작품을 팔지 않는것으로 유명한데 그 이유는.팔기 위한 그림은 실컷 그렸다.10,000점 이상 그렸고 돈도 많이 모았다.내 작품이 개인창고에 묻히는 건 바라지 않는다.러시아국립미술관 같은 좋은 미술관엔 작품을 기증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두운 테마 말고 다른 그림을 그려볼 생각은. 미인도나 아기 그림을 그려보라는 사람이 많다.누드를 하고 싶다.흔한 누드가 아니라 나만의 작품.갯벌현장에서 수십명의 여성이 뒤얽혀 있는 누드군상 어떤가. ◆인사동에 화랑을 갖고 있는데. 그동안 모은 돈으로 건물을 사뒀다가 97년 갤러리로 꾸몄다.나처럼정규미술교육을 받지 않았어도 작품만 좋으면 발표를 할 수 있는 곳이다.전시장 얻기도 쉽지 않았던 내 과거를 생각해 마련했다.두 아들이 내 취지를 잘 살려 운영한다.앞으로 미술재단을 만들어 좋은 일을 하고싶다. 신연숙편집위원
  • 정신성 깃든 인체조각의 세계

    조각가 류인(1956∼99)은 비록 43세로 요절했지만 한국 현대조각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임에 틀림없다.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조각가로 꼽히는 김복진(1901∼41) 이후 인체를 중심으로 한 구상조각의 맥을 이어오는 데 적잖은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인체를 대상으로 시대상과 사회상을 반영하는 리얼리즘 미학의 기틀을 마련한 류인.그를 기리는 대규모 추모전이 열린다.31일부터 2월25일까지 서울관훈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서 열리는 ‘그와의 약속’전이그것이다. 작고한 뒤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추모전에는 ‘싹트는 달-황토현 서곡’ 등 2m가 넘는 대작을 포함해 ‘그와의 약속’‘지각의 주(柱)’‘어둠의 공기’ 등 20여점이 전시된다.설치작품 ‘황색음-묻혔던 숲’도 선보인다. 류인의 작품 대상은 초기작 몇 점과 ‘뇌성’‘하나비(碑)’ 정도를제외하곤 거의 남성인 것이 특징. 고대 지모신상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여체는 아름다움의 이상으로 간주됐지만 류인에겐 남성이야말로힘과 미의 상징이다. ‘그와의 약속’같은 작품을 보면 그리스신화의영웅상을 연상케 할만큼 솟구치는 힘이 느껴진다. 류인이 조소예술가로 입신한 데는 가정의 배경이 큰 몫을 했다.화가류경채와 희곡작가 강성희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늘 그림을 보면서자랐다.아버지의 작업대 옆에는 으레 조그만 꼬마의 이젤이 자리잡았다.또래 아이들과 노는 것보다 홀로 환을 치는 것을 더 즐거워 했다. 하지만 철이 들면서 그는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에서 회화가 아닌 조소를 선택했다.조각가로 활동중인 형 류훈(47)이 그의조각세계에 미친 영향도 크다. 류인은 이미 20대 때부터 자신의 작품경향을 뚜렷이 했다.그것은 바로 해부학적 기초에 바탕을 둔 인체조각의 세계다.그는 인간 존재에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인체의 형상을 분절하거나 왜곡하는 등의 해체적 방식을 통해 표현했다.미술평론가 최열은 “류인은 조각가 권진규가 추구했던 인간의 소외와 고통을 분노와 탄식,희망으로 역전시키면서 가장 진지한 세계를 구축해낸 작가”라고 말한다.그의 지적대로류인은 단지 대상을 복제하는 사실주의 작가를 넘어선,정신적 세계와통합을 이룬 현대적 의미의 리얼리스트다. 류인이 즐겨 사용한 재료는 브론즈와 철,나무,그리고 흙.그는 재료의 질료적 특성을 살리고 빛의 반사를 이용해 강인한 근육질의 인체상을 만들어냈다.‘로댕적인’ 견고함으로 표출된 내적인 힘의 세계. 그것은 마치 액션 페인팅이나 표현주의 회화와 같은 생동감을 자아낸다. 형상 자체의 표현성을 강조하는 비구상 조각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에게 류인의 인체 구상조각은 반가운 것이 아닐 수 없다.일단 눈으로보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가 궁극적으로 추구한 것은 정신성이 깃든 인체조각이다.그런만큼 내면의 진실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기이하게 뒤틀리거나 흉칙하게 절단된 인체상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대인의 일상적인 불안과 소외,파편화된의식 같은 것이 아닐까.그의 조각은 절망의 언어인 동시에 희망의 언어다. 김종면기자 jmkim@
  • 신간 맛보기

    오산학교 교장 다석의 생애. ◆진리의 사람 다석 류영모(박영호 지음,두레 펴냄) 함석헌의 스승으로 오산학교 교장을 지낸 큰 사상가 다석(多夕)류영모(1890-1981)의사상전집.“‘나’가 죽어야 얼이 산다”는 것을 52세에 깨달아 치정의 뿌리인 색욕을 버리기 위해 아내와 해혼(解婚)해 남매처럼 지냈고,탐욕의 뿌리인 식욕을 버리고자 저녁 한끼만 먹는 등 일생동안 진리를 구도하고 그것을 실천한 생애와 사상을 조명.잣나무로 만든 널판에서 잠자고 언제나 무릎꿇고 앉는 등 자세에 흐트러짐이 없었다.씨알 등 독특한 순우리말을 발굴해 쓰기도 했다.상·하권 각 1만3,000원해방이후 北사회주의 미술사. ◆북한미술 50년(이구열 지음,돌베개 펴냄) 해방이후 현재까지 북한사회주의 미술의 흐름을 정리.월북 후 평양미술대학 초대 학장을 지낸 김주경을 비롯해 김용준 길진섭 정종여 정영만 김의관 정창모 조규봉 김정수 등 북한을 대표하는 인민예술가·공훈예술가의 작품을소개.50년대가 전후 인민경제의 복구와 사회주의 건설을 찬양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 시기라면,60년대는 집체창작과 각종 기념비 미술이 창작된 ‘천리마 시대’였다.70년대는 ‘조선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진 주체미술의 전성기.80년대는 주체미술을 지속적으로 구현한 시기며,90년대에는 김정일의 주체 사실주의가 새로운 미술창작 방법으로 강조됐다.1만5,000원. ‘화랑세기’에 신라의 비밀이. ◆화랑세기로 본 신라인 이야기(이종욱 지음,김영사 펴냄) 고대사학계가 진위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여온 ‘화랑세기’를 전문연구자가손을 보아 대중의 품으로 돌려줬다.진본임을 주장하는 저자는 그 내용을 통해 당시 신라인들의 생활을 재미있고 쉽게 이해하게끔 꾸몄다.평소 ‘화랑세기’를 신라의 비밀을 푸는 암호로 여겨온 저자는 역사적 상상력을 동원해 신라인들의 삶을 재구성 해냈다.저자는 신라인들의 생활을 오늘의 윤리관과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은 금물이라며 신라인들의 충격적인 성윤리·생활 등을 차분히 얘기한다.1만5,900원전쟁·도박도 사회에 필요하다. ◆저주의 몫(조르주 바타이유 지음,조한경 옮김,문학동네 펴냄) 죽음과 에로티즘의 작가가 성찰한 비생산적 소모의 이론.우리는 넘치는에너지를 해결해야 하고,생식 목적이 아닌 성행위나 전쟁 종교의식도박 공연 예술 등 비생산적인 소모,즉 저주의 몫의 규모를 비중있게 늘려야만 사회의 생존 자체가 가능하다고 역설.포틀래치(경쟁적 증여 또는 파괴) 등을 적당한 소비 형태 창출 사례로 든 반면,저주의몫을 고려하지 않은 사회가 끔찍한 형태의 소비와 맞닥뜨린 최근 역사를 상기시키는 등 모든 문명사의 변화 원인을 잉여의 소비 방식에서 찾는다.1만2,000원
  • 이상원화백 상하이미술관 초대전

    화단의 원로 이상원 화백(66)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上海)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연다. 21일부터 30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에 그는 100호에서 300호에 이르는 대작 23점을 내놓는다.얽히고 설킨 그물망,눈덮인 흙위로 지나간 트랙터 자국,한껏 패인 주름진 얼굴의 어부 등이 그가 즐겨 그리는 소재.힘겨운 현실을 묘사하되 결코 절망의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는 따뜻한 그림들이다.이 화백은 지금까지 그림을 팔지 않겠다는 자신의 철학을 지켜오고 있다.그렇기에 100호 이상의 큰 그림들을 자유롭게 그릴 수 있다. 이 화백은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치밀한 묘사력을 지닌 극사실주의 작가다.하지만 그의 작품은 대상을 판에 박은 듯 똑같이 베껴내는데 그치지 않는다. 구상화이면서도 대상 묘사 자체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진실을 드러낸다.개념이 배제된 구상과 개념만이 강조된 건조한 추상이 난무하는요즘 풍토에서 그의 그림은 한층 빛을 발한다. 김종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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