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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시합격 여성 5인의 ‘노하우’“고시는 시간관리의 싸움”

    지난 25일 오후 6시 이화여대 법대 강당.사법시험을 준비하거나 관심이 많은 여대생들이 몰리면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어림잡아 400명을 넘는 학생들의 눈길은 강단에 오른 ‘사시합격 여성 5인방’에게 몰렸다.지난해 사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에서 연수중인 이들로부터 합격의 비결을 전수받겠다는 여대생들의 눈빛은 반짝였다. ●“학교수업을 잘 활용해야” “올해 대학을 졸업한 한○○ 입니다.”연수생의 인사와 동시에 부러움과 놀라움이 섞인 환호가 쏟아졌다.“재학 중에 합격한 거네.대단하다.”여기저기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나왔다. 한씨는 사시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재학 중 합격을 이뤄 낸 케이스.학교 수업과 사시 준비를 병행하면서 특별한 전략이 있었을까. 그는 “학교수업이 사법시험과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라는 말로 설명을 시작했다.“사시 문제 출제 위원은 학교 교수님들입니다.학원 스케줄을 위해 학교 수업을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거죠.” 학교 수업을 통해서도 충분히 사시에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번 민법 시험에서도 몇 학기 전 수업 시간에 들었던 교수님의 사례 설명의 기억 때문에 점수를 잘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그는 부족한 시험공부 시간 때문에 더욱 수업에 충실했다고 전했다.“강의를 들으면서 논점을 파악했고 그 시간을 1회독 시간으로 삼았다.”며 “중요부분을 잘 체크해 두어야 다시 책을 폈을 때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나름의 비법을 전했다. ●“내년 1차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아” 최○○ 연수생 역시 수업시간을 잘 활용해서 수험기간을 단축한 경우.그는 수험기간을 줄이려고 조기졸업을 택했다.“1차시험 준비기간은 조기졸업 후 7개월이 전부였습니다.처음엔 경험삼아 본다는 생각이었지만 모의고사 점수가 올라갈수록 욕심이 생기더군요.” 그는 “지금 시작해도 내년 1차를 노려볼 수 있다.”면서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최씨는 재학시절 기본서를 꼼꼼히 읽어뒀던 게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그는 “9,10월에는 학원 강의 테이프를 들으면서 중요 부분을 재확인했고 11월부터는 모의고사 문제풀기에 주력했다.”고 말했다.이어 “매일 모의고사 2∼3회 분량을 반드시 풀었다.”면서 “처음에는 맞는 것보다 틀린 개수가 더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과목당 40개 문제 가운데 35개 이상을 맞히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흥이 났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라” 우○○ 연수생도 계획에 따른 꾸준한 공부를 최선으로 꼽았다.“2차시험은 흔히들 1∼4순환이라는 학원가의 진도표를 따르지만 1차는 특별히 정해진 스케줄이 없어 우왕좌왕하기 쉽다.”면서 “스케줄 조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렇다면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할까.“합격생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100인 100색으로 저마다 공부방법이 다릅니다.정답이 없다는 말이죠.”라고 연수원생의 얘기를 전했다. 그는 “예를 들어 학교에서 공부할지 신림동에서 공부할지,아침형 인간이 될지, 저녁형 인간이 될지 등은 스스로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공부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험서 변경은 금물” 차○○ 연수생은 “2차시험 준비를 위해 스터디를 꼭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많은데,필수적이지는 않다.”며 “연수생들의 절반가량은 혼자 공부했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차씨는 다만 “동차합격을 기대하지 않고 3월에 1차시험이 끝나고 6월에 2차시험 때까지 시간을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이는 절대 금물”이라며 “동차를 노린다는 생각으로 철저하게 공부해야 다음해 2차 공부가 훨씬 수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일단 선택한 수험서를 가능하면 바꾸지 말라.”고 조언했다. ●“건강관리도 중요” 또 다른 최○○ 연수생은 건강으로 고생을 했다고 했다.수술까지 받아야 했던 그는 “수험기간도 힘들었지만 연수원 과정이 더 힘들다.”면서 “건강관리도 공부만큼 중요하다.”고 운동을 권했다.이날 참석한 합격생들은 “공부하면서 항상 부족한 것 같고 두려운 마음에 많이 울기도 울었다.”면서 “바람불 때 흔들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톡톡 튀는 정책 아이디어

    톡톡 튀는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한 공무원 494명이 1인당 40만원에서 최고 2600만원까지 성과금을 지급받게 됐다. 2000만원 이상 목돈을 챙긴 공무원만 9명이다.정책발굴이나 정책개선을 통해 인사상 혜택이 기대될 뿐 아니라 망외의 소득까지 얻어 일거양득인 셈이다. 기획예산처는 ‘2003년도 예산성과금 심사위원회’를 열어 예산절약과 국고 수입증대에 기여한 공무원 494명을 선정,총 17억원의 성과금 지급계획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이 절감한 예산은 610억원,수입증대액은 1조원으로,부처별 성과금 수령액은 국세청(10억 500만원)-관세청(2억 8400만원)-건설교통부(1억 2300만원)-해양수산부(5500만원) 등의 순이다. 최우수상을 받은 재정경제부 재정정보관리과 김금남 서기관은 재정운용 방식을 개선,2600만원을 받는다.지금까지 연리 1% 안팎의 보통예금에 넣었던 공적자금관리기금 여윳돈을 금융기관 등에 연리 4% 안팎의 콜론(call loan) 방식으로 대출해 지난해까지 19억원의 국고수입을 올렸다.정부구매 카드에 캐시-백(cash back) 제도를 도입한 국무총리 비서실 김만권 과장에겐 2100만원이 지급된다.정부구매카드 사용총액의 일정 비율(0.1∼0.5%)을 현금으로 돌려받기로 카드사와 약정을 체결,연간 14억원의 국고수입을 증대시켰다. 정부구매카드 사용액이 매년 수조원에 이르는데다,사용대금도 어김없이 납부하기 때문에 카드사의 우량고객 혜택이 당연히 따라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정책에 반영시킨 결과다. 외교통상부 여권과 강승석 사무관은 품질이 불량한 여권에 대해선 국가가 건당 30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국조폐공사와 약정을 체결,불량여권 제조·발급 방지 및 1억여원의 국고수입을 올린 공로로 2100만원의 성과금을 지급받는다. 강 사무관은 “그동안 불량여권의 재발급 수수료를 국고에서 지급해 왔으나 제작상 결함은 조폐공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데 착안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해양수산부 조종환 과장(인천항 갑문공사시 저가·고안전 공법 전환) 등 6명에게도 각각 2000만∼2400만원씩의 성과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예산성과금제는 첫 시행된 지난 99년 43억원이 지급된 것을 시작으로 2000년 110억원,2001년 74억원,2002년 22억원,2003년 20억원 등 줄어드는 추세다. 박은호기자 unopark@˝
  • 사람들이 새가 되고싶은 까닭…/이근배 지음

    “(…)내 언제 모자를 벗고/시 앞에 서 본 일 있었던가/헛되이 종이에 먹물만 칠해온/부끄러움이 앞섰다(…)”(시 ‘모자를 벗고’) 시에 대한 경외심 때문이었을까? 중진시인 이근배씨가 20년 만에 시집 ‘사람들이 새가 되고 싶은 까닭을 안다’(문학세계사 펴냄)를 냈다.시인은 1961년 서울신문 시조를 비롯,64년까지 5개 종합일간지 신춘문예에 6차례 당선되면서 ‘신춘문예 최다 당선’의 수식어를 달고 다닐 정도로 걸출한 시재를 과시했다. 이후 타고난 언어 조율과 율조로 전통적 서정시의 맥을 잇는 창작활동을 하다 85년 장편 서사시 ‘한강’ 이후 오랜만에 ‘시의 기지개’를 켰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집은 내용과 형식면에서 이전과 변모를 보인다. 역사의식이나 조국애 등에서 내면으로 더 들어가 세상을 보는 눈도 그윽해지고 낮아졌다.또 물음표 사용 등 다양한 형식 실험도 이채롭다. 구체적으로 그 모습은 ‘벼루읽기’라는 부제가 붙은 연작시가 상징하듯 문방사우·인사동 골동품점·역사적 유물 등의 유물 편력·역사 기행으로 나타난다.그런 소재를 징검다리로 시인은 세상이나 시에 대한 부끄러움·열린 사랑 등을 노래한다.송익필의 사당 앞에서 “부끄럽고 부끄럽습니다.”라고 노래하거나 동료시인을 향한 작품에서 “볼 줄도 쓸 줄도 모르는 대 치매로 사는 제가 부끄럽습니다.”라고 한껏 자신을 낮춘다. 문학평론가 이숭원 서울여대교수는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시상을 풀어내면서 언어와 상상의 자유를 추구하는 쪽으로 변화를 보인다.”며 “해학적 전환과 구어체적 감각 등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신의 삶과 민족의 뿌리를 재점검하고 있다.”고 해설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과학이 몰랐던 과학/존 플라이슈만 등 지음

    지금부터 1900여년 전,로마제국의 작은 변방도시였던 영국 런던에서 행해진 검투사 경기의 주역 중에 ‘여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고고학 증거가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런던박물관 고고학팀은 최근 런던 근교 그레이트 도버 스트리트에서 발견된 골반을 분석,검투사로 추정되는 두 명의 여성의 존재를 확인했다.발굴된 유적들은 여성 검투사들이 로마나 소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영국과 독일 같은 지역에서도 광범위하게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여성 검투사 경기는 기원후 202년 셉티미우스 세베루스 황제에 의해 불법으로 규정됐지만 그 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됐다.로마 사람들은 여성 검투사들의 경기를 매우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기원후 1세기 초 로마 황제 네로는 원로원 의원의 부인들을 보석으로 치장시키고 칼을 들려 원형경기장으로 내몰았다는 기록도 전한다.‘글래디에이터 걸(Gladiator Girl)’의 진실은 무엇일까. ●20세기 과학적 진실을 뛰어넘는 획기적 발견 ‘과학이 몰랐던 과학’(존 플라이슈만 등 지음,최성범 등 옮김,들린아침 펴냄)에는 20세기의 과학적 진실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발견’들이 한데 묶였다.이 새로운 과학의 퍼레이드는 자연의 세계,인류고고학,인간과 과학기술 등 세 가지 주제로 펼쳐진다. 책은 오늘날 과학은 어디까지 그 지평을 넓혔고,과학적 사고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미다스 왕의 향연’은 좋은 예다.미다스는 디오니소스로부터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하는 힘을 얻었지만 딸마저 황금으로 바뀌게 만든 프리지아의 어리석은 왕.미다스 왕에 관한 이야기는 왕이 죽은 뒤에도 수천년에 걸쳐 트로이의 프리아모스 왕 이야기처럼 영원한 신화로 여겨져왔다.그러나 이 미다스 왕의 이야기는 미국의 분자생물 고고학자 맥거번(펜실베이니아대) 교수에 의해 베일을 벗게 됐다.그는 미다스 왕의 장례식에 사용된 음식 찌꺼기 성분을 연구해 당시 사람들이 어떤 일을 했으며,의식주 생활은 어떠했는가를 꼼꼼히 밝혀냈다. ●공룡은 지구환경 변화로 자연도태된 것 공룡의 멸종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뜨겁다.무려 1억 6000만년 동안 중생대 지구를 지배한 공룡이 6500만년 전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소행성의 지구충돌 때문이라는 게 고생물학계의 통설이다.이에 반하는 대표적인 학설이 소행성 충돌 이전부터 공룡의 멸종이 서서히 진행됐다는 ‘점진적 소멸론’이다.이 책에서는 공룡 멸종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만한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이른바 헬 크리크(Hell Creek) 프로젝트다.‘고생물학계의 금광’ 헬 크리크 지층은 미국 몬태나 주에 있는 후기 백악기 암석층으로 세계적인 공룡 화석 발굴지로 유명하다.연구팀은 공룡들이 거대 행성의 충돌에 의해 일시에 소멸된 것이 아니라 먹이사슬을 비롯한 지구환경 변화에 의해 자연 도태됐다는 데 무게를 둔다. ●일리아스·오디세이아 사실일 수도 있는데…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지었다는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과연 실존의 역사인가.책은 이 작품들이 오로지 상상에 의해 씌어진 픽션이라는 기존 학계의 평가를 완전히 뒤엎는다.21세기 고고학자들에게 호메로스는 무척이나 당혹스러운 존재다.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과학을 혼란에 빠뜨리기 때문이다.1970년대 중반까지 많은 고고학자들과 과학자들은 호메로스를 사기꾼 또는 유사 역사학자로 매도했고,호메로스의 작품은 그릇된 정보를 담은 단순 창작물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그러나 최근 들어 호메로스의 작품들은 서서히 역사의 옷을 갈아 입고 있다.이 책은 호메로스 이야기가 실제 역사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는다.호메로스가 작품들을 통해 일깨운 세상과 최근의 고고학적 발견을 통해 밝혀진 세상 사이에는 상당한 유사점이 있다는 것이다.한 예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동물희생 의식은 의식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고된 전투를 앞둔 병사들에게 고기를 마음껏 먹게 해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책은 이밖에 고대 이집트의 생활상과 피라미드 건설 의문,남미의 거대한 유물 ‘나스카 라인’의 수수께끼,사라진 이스터 섬의 문명,마다가스카르 섬에만 사는 전설의 동물 포사,비비원숭이의 노년 준비,인조모기 생산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룬다.‘과학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작 자신과는 무관한 일로 여기는 이들에게 이 책은 과학의 새로운 즐거움을 맛보게 한다.1만 4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재벌 ‘문어발 확장’ 재연 우려

    정부가 25일 발표한 ‘고용창출형 창업·분사 지원책’의 핵심은 일자리만 만들어주면 규모·업종·국적에 관계없이 ‘묻지마 지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재벌이든 벤처기업이든,굴뚝산업이든 서비스업이든,외국기업이든 국내기업이든 따지지 않겠다는 것이다.까다로운 규제 잣대도 들이대지 않는다.일자리 감소로 실업자와 신용불량자가 양산되는 눈앞의 현실을 수용한 셈이다.그러나 과거 ‘성장’이라는 명분 아래 문어발식 확장을 일삼았던 우리 경제의 폐해가 ‘일자리’로 명분만 바꿔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참여정부의 재벌개혁 의지 후퇴에 대한 의혹의 시선도 커지고 있다. ●“일자리 최우선” 현실적 선택 이번 지원책의 최대 수혜자는 대기업이다.중소기업은 지금도 창업에 따른 세제지원을 받고 있다.대기업이 창업 또는 분사시킨 중소기업은 그 주체가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됐으나 법을 고쳐 포함시키기로 했다.지원조건인 직원수 기준이 업종별로 5∼10명이어서 대기업의 창업·분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게다가 창업·분사 후에 직원수를 꾸준히 늘려나가면 증가율에 비례해 추가 세금감면 혜택을 줘,법인세(개인사업자는 소득세)를 한 푼도 물지 않아도 된다.세(稅)테크 차원의 적극적인 창업·분사가 기대된다.그동안 출자 규제에 묶여 지지부진하던 대기업의 사업구조 재편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두산과 금호그룹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대기업의 ‘선택과 집중’을 끌어내 해당 대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관련업종의 중소기업 발전도 유도해 내는 ‘윈-윈 전략’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비슷비슷한 지원책 “어지럽다” 직원수가 일정기준에 미달하는 기업도 창업에 따른 기존 세제지원책을 적용받을 수 있다.다만 이때는 이익이 발생하는 해로부터 4년간만 법인세 50%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직원수 기준을 충족하는 ‘고용창출형 창업기업’은 혜택기간이 5년으로 1년 더 길고,고용실적에 따라 추가감면이 가능해 더 유리하다.하지만 적용대상에 대기업이 추가된 점만 다를 뿐,기본 골격은 별 차이가 없다.정부가 올초 발표한 ‘고용증대 특별세액공제 제도’도 있다.기존 기업이나 창업기업이 직전 2년간 평균 직원수보다 인원을 더 채용하면 추가채용인원(창업기업은 전직원) 1인당 100만원씩을 법인세에서 깎아주는 제도다.여러 지원책중 기업이 가장 유리한 제도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중복 혜택은 안된다.한양대 나성린(羅城麟) 교수는 “기존 지원책을 개선하면 될 일을,자꾸 새로운 이름으로 포장해 기업들도 헷갈려 한다.”면서 “정부가 총선을 의식해 너무 성급하게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실제 고용창출 지원책은 대부분 법 개정을 전제로 하고 있어 정부 목표대로 제때 실현될지 불투명하다.아웃소싱 비용에 대한 세제지원도 구체적인 알맹이가 전혀 없다. ●‘무늬만 분사’ 막을 장치 허술 재정경제부 조성익(趙誠益) 정책조정국장은 “재벌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막기 위해 분사기업과 계열사를 엄격히 구분해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모기업의 지분이 30% 이상 등이면 ‘분사’가 아닌 ‘계열사’ 내지 ‘자회사’로 간주된다.하지만 지분을 25% 소유한 채 ‘무늬만’ 분사형태를 띠고 실질적으로 자회사 내지 계열사로 운영할 경우,이를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허술한 실정이다.재벌그룹의 족쇄를 풀어 경기부양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참여연대 김상조(金尙祚)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재벌친화 경향을 띠고 있는)이헌재 부총리의 본색이 드러났다.”면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산업정책적 목표를 위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출자총액규제 등을 자의적으로 끼워 넣는 것은 두 정책의 효과를 동시에 반감시킬 뿐 아니라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도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넓은 세원 낮은 세율’ 구현을 위해 비과세·감면 조항을 대폭 정비하겠다던 재경부가 예외조항을 자꾸 추가시켜 조세체계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특별소비세 인하·서비스업 세제지원 등 감세(減稅)지원책이 홍수를 이뤄 세수(稅收) 차질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서울 탱고] 오은정의 ‘울산 아리랑’

    “운무를 품에 안고 사랑찾는 무룡산아/산딸기 머루 다래 따다주던 그 손길/앵두같은 내 입술에 그 이름 새겨놓고/꿈을 찾아 떠난 사람아/둘이서 거닐던 태화강변에/대나무 숲들은 그대로인데/…어느 곳에 정을 두고 나를 잊었나/석양을 품에 안고 사랑찾는 문수산아/…정자 바닷가 하얀 파도는 그대로 인데…” 가수 오은정이 부른 ‘울산아리랑’이다.울산이 고향인 사람들은 노랫말만 들어봐도 평온하고 아늑한 고향의 풍경을 한눈에 펼쳐낼 수 있는 정감어린 한 편의 서정시다. 울산아리랑은 1999년 발표된 뒤 한동안 별 반응이 없었다.지역을 주제로 한 가요는 히트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가요계의 속설이라던가.오은정은 “발표 초기엔 역시 틀린 말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단다.단념했는데 노래가 방송을 타는 횟수가 점차 늘더니 8개월쯤 지나면서 KBS 전국노래자랑에 빠지지 않고 불리는 인기가요로 떴다.오은정의 지방공연 기회는 잦아졌고 그때마다 해당지역 지명으로 가사를 바꿔 부르는 재치를 발휘해 노래의 대중화에 성공했다.중국교포들 사이에서는 1999∼2002년까지 3년동안 애창가요 1위의 인기를 누렸다.덕분에 오정은 2001년 추석무렵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던 중국동포 위문공연에 초청되는 등 활발한 가수활동을 하게 된다.당시 위문공연에서 중국동포 2명이 잇따라 울산아리랑을 불렀을 만큼 이 노래는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의 향수를 달래는 대표적인 노래가 됐다.울산아리랑은 오정은 대표곡이었고 동시에 그녀를 인기가수 대열에 올려 놓았다.인기에 비해 음반 판매는 많지 않았지만 대신 메들리 음반마다 빠지지 않고 끼는 노래로 자리를 굳혔다. 오은정은 “고향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노랫말이 사람들의 마음에 닿아 노래가 뜬 것 같다.”고 말했다.그녀는 울산이 고향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연고가 있고,86년 가수 데뷔방송을 한 곳이어서 관심이 남다르다.이를 안 주변 울산출신 지인들이 “울산을 주제로 한 노래를 만들어 부르면 어떻겠느냐?”고 졸라 기억을 더듬어 노랫말을 지었다.곡은 ‘흙에 살리라’ 등을 작곡한 김정일씨에게 부탁했다.그녀는 “공장이 많은 삭막한 공업도시일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울산이 실제 여러 차례 방문해보니 산·강·바다가 어우러진 살기좋은 곳이었다.”며 “노래로 이를 알리는 것도 나름대로 뜻있는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노래를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녀는 울산아리랑의 인기가 한창이던 2001년 7월 개인사정으로 아쉽게 활동을 중단하고 고향인 경기도 가평 에서 쉬고 있다.현재 신곡 준비작업이 거의 끝나 이르면 올가을,늦어도 내년부터는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어서 울산아리랑을 열창하는 그녀의 모습을 곧 볼 수 있을 것 같다.공장이 유난히 많아 ‘울산=공해도시’라는 인식 때문에 고민하던 울산시는 이 노래가 히트하는 바람에 힘들이지 않고 ‘클린 이미지’를 전국에 심었다.이런 공을 인정해 오은정에게 지난해 명예시민증을 주고 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노랫말속 정자바다는 울산도심에서 차로 30분쯤이면 갈 수 있다.동해안에서 경치가 빼어난 곳으로 꼽혀 외지에서도 사시사철 찾는 사람이 많다.울산시는 정자바다 일대를 세계적 해안관광지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무룡산(해발 452.3m)과 문수산(599.8m)은 도심 가까이 동서에 위치한 울산의 대표적 산이다.산정에 오르면 시가지와 동해의 시원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평일은 물론이고 휴일이면 가족단위 등산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바다 가까이 있는 무룡산 허리 위로 흐린 날이면 넘나드는 짙은 안개구름,해질무렵 문수산 너머 붉게 물든 석양은 예전 그대로다.도심을 강북과 강남으로 나누며 흐르는 태화강에서 은빛 비늘을 번뜩이며 솟구쳤다 잠김을 되풀이하는 고기떼를 바라보며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을 평일에도 꽤 볼 수 있다.시민들의 쉼터이자 겨울이면 수많은 철새들의 도래지다.강 양쪽 10리에 걸쳐 조성된 울창한 대나무 밭은 울산의 12경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비경이다.일제때 홍수를 막으려고 조성한 게 오늘날 도심속 푸른 숲을 이루어 시민들의 산책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행자부 업무보고-“구체성 결여” 高대행 조목조목 지적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은 25일 행정자치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정통 내무관료 출신답게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고 대행은 정부중앙청사 총리 집무실에서 허성관 행자부 장관의 보고를 들은 뒤 목진휴 국민대 교수 등 민간전문가들과 함께 분야별 문제점과 보완사항을 짚었다고 김덕봉 총리 공보수석이 전했다. 고 대행은 먼저 행자부의 올해 모토인 ‘일 잘하는 정부’에 대해 “구체성이 결여됐다.”면서 “뉴질랜드의 행정개혁 수준의 정부혁신을 하겠다는 등 가시적인 행정목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행자부가 추진 중인 읍·면·동 단위의 주민자치센터에 대해서도 “현재 보건복지부가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지방단위 복지사무소 신설 운영이 주민자치센터와의 조직·기능상 중복되는 것은 없는지 행자부와 복지부,기획예산처 등 관련부처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대행은 또 재해재난관리와 관련,“지난 폭설때 현장에 나가보니 현장감각이 없는 사람들이 (상황실) 지휘를 하고 있어 혼란을 부추겼다.”면서 “재해재난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현장감각이 있어야 하며 담당인력 편성에도 기술적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시했다.중앙정부의 인사시스템을 개혁했듯이 지방자치단체의 인사시스템도 개혁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고시학원, 강의테이프때문에 울상

    서울 신림동 고시촌 학원들이 강의테이프 때문에 수강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울상이다.강의테이프 제작중단론까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강의테이프란 말 그대로 학원강사의 강의를 테이프에 녹음한 것으로 서점 등에서 개당 1000원 안팎에 팔고 있다.학원을 홍보하는 차원에서 테이프가 등장한 것은 10년을 훨씬 넘은 일이다. 하지만 최근 고시촌에 불어닥친 불황의 여파로 학원 강의보다는 강의테이프로 공부하는 수험생들이 크게 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한 학원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에도 고시촌의 불황은 이렇지는 않았다.”면서 “수강료를 아끼기 위해 테이프로 강의를 대신하는 수험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강의테이프는 과목당 적게는 20∼30개에서 많게는 70여개여서 7만원 이하의 비용에서 구입할 수 있다.공부의 효율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한달에 20만∼30만원씩 하는 학원 수강료에 비할 바가 아니다.더욱이 수험생들은 여러 명이 테이프 한 세트를 구입해 공동사용하거나 다른 수험생들이 듣고 난 중고품을 사서 공부하기도 한다. 수험생 이모(30)씨는 “부모님께 용돈을 타쓰는 처지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돈을 적게 들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헌 책방이나 독서실 등에서 개당 150원에 빌려 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격에 비해 효과가 높다는 점도 강의테이프가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수험생 정모(27)씨는 “2배속 카세트로 테이프 속도를 빠르게 조절해 강의를 들을 수 있고,식사시간이나 통학시간에도 이용할 수 있어 시간활용에는 효과가 그만”이라고 말했다.반복해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도 암기가 관건인 고시 공부의 교재로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사정이 이쯤되자 학원 측에서는 강의테이프를 없애는 방안도 심각하게 고민중이다.한 학원 관계자는 “테이프의 판매수익은 개당 100원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당장이라도 생산을 중단해 학원으로 수험생을 끌어모으고 싶지만 수험생들이 반발할 수도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강혜승기자˝
  • “경주 ‘나정’은 신라 신궁터”

    사적 제245호 경주 나정(蘿井)유적에서 신라시대의 제사시설로 보이는 팔각건물터가 발견된 데 이어 이번에는 내부에서 원형건물터가 확인됐다. 신라 제2대 남해왕 때 시조인 박혁거세의 묘를 세우고,제22대 지증왕 때 시조가 탄강(誕降)한 나을(奈乙)에 신궁(神宮)을 지어 제향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과 완전히 일치한다. 나정 유적을 발굴조사중인 중앙문화재연구원(원장 윤세영)은 “팔각건물터는 신성시되던 원형유구를 국가적 차원에서 확장하고 정비한 흔적”이라면서 “나정은 혁거세가 태어난 신궁터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나정은 이미 조선시대부터 박혁거세의 탄강신화가 깃든 곳으로 알려져 지난 1975년 사적 제245호로 지정됐다.이병도 박사 등은 나(奈)와 나(蘿)는 신라의 라(羅)처럼 ‘나라’를,나을의 을(乙)은 우물(井)의 옛말인 ‘얼’을 나타낸다고 풀었다.나라의 우물이라는 뜻으로 나을은 곧 나정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이견도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02년 나정의 성격을 명확히 밝히기 위한 발굴조사 결과 한 변 8m,지름 20m짜리 신라시대 팔각건물터를 확인하여 신궁터일 가능성을 높였다. 이어 지난해 6월 이후 추가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팔각건물터의 내부에서 지름 14m,너비 2m 안팎의 원형건물터를 다시 찾아내 나정이 곧 신궁으로 기정사실화됐다. 한편 팔각건물터와 원형건물터의 복판에서는 각각 우물터가 발견됐다.팔각건물을 새로 지으면서,원형건물의 우물은 흙으로 메우고 우물을 상징하는 구덩이를 중앙에 다시 만들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 [기고] 자신감이 취업경쟁력이다/김농주 연세대 취업담당관

    올해 초 대학졸업을 앞둔 G군이 취업상담실을 찾아왔다.“면접만 하면 자신감이 없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면접만 수십번을 봐서 입사시험에 연거푸 떨어지는 그로서는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며칠 뒤 외국인 회사 면접을 앞둔 그에게 “힘찬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해 보라.”고 짧은 조언을 하면서 축 늘어진 어깨를 두드려줬다.그후 그는 이런 조언이 그에게 많은 용기를 주었다고 주변에 얘기하곤 했다. 요즘같은 20대 대졸 실업자가 많은 ‘이태백 시대’에 자신감과 활력을 갖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특히 입사 경쟁률이 높을수록 지원자들은 주눅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보면 해결방법은 쉽게 찾을 수 있다.어느 회사 사장,임원이 역동적이지 않은 젊은이를 채용하려 들까.힘찬 젊은이의 모습에서 면접관들은 불황을 헤쳐나갈 돌파구를 찾는다고 한다. 대기업의 인사담당 상무는 “입사 면접장에 들어오는 순간 지원자의 활력을 본다.몇마디 말을 나누면서 그가 갖고 있는 역동성을 금방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활력은 젊은이의 특권이고 이런 특권을 최대한 보여주면 취업의 길은 멀지 않다. 직장을 찾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또 하나 해주고 싶은 얘기는 눈높이를 낮추라는 것이다.젊은 층의 실업률이 심각한 상황에서 취업을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직장 조직의 크기보다는 스피디하고 좋은 기술력을 지닌 내적 파워를 가진 직장을 선택하면 된다.자신에게 가장 흥미를 주는 콘텐츠를 가진 일자리가 가장 좋은 것이다.인생은 마라톤 같기 때문에 멀리 보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바란다. 고용 저성장기에는 쉬운 일만 찾고 고생을 하지 않으려는 젊은이들을 경영자들은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창고에서 재고 정리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경영자에 오르려는 그런 꿈,밑바닥부터 배우려는 자세를 갖지 않으면 취업의 길도,미래도 찾기 어렵다. 젊은 층의 실업난이 심각한 요즘에 “임시정부의 유리창 닦는 일을 시켜주신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임시정부에서 조국의 국권회복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한 백범 김구 선생의 말을 떠올린다. 눈높이를 낮춰 일을 시작한 뒤 차츰 눈높이를 높여가면서 꿈을 찾아 펼치는 모습이 필요한 세상인 것 같다. 김농주 연세대 취업담당관 ˝
  • 올 사시 2차시험 ‘과락 비상’

    사법 2차시험(6월22∼25일)을 3개월가량 남겨놓고 수험생들에게는 ‘과락 피하기 비상’이 걸렸다.지난해 사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놓고도 행정법 등에서 40점을 받지 못해 107명의 수험생이 아깝게 무더기로 불합격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락을 피하기 위해서는 헌법·민법·형법의 ‘기본 3법’에 충실하고,기본서 위주로 마무리하고,자신만의 서브노트를 작성하고,모의고사를 활용하고,쟁점을 빠뜨리지 말라는 다섯가지를 조언한다. ●새로운 출제경향을 분석하라 “2차 시험은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능력을 검증한다.” 고려대 정영환 교수는 24일 “기본기로 되돌아 가자는 것이 최근 사시의 출제경향”이라면서 “2차 시험 준비는 요약집이나 학원 강의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교과서 위주로 전체적인 맥락을 짚은 뒤 구체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양대 이덕환 교수도 기본서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과거에는 A에 대해 논하라,B에 대해 논하라는 식의 문제가 출제됐지만 요즘에는 A와 B를 비교하라는 식의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이런 출제 경향에서는 다수설은 물론이고 소수설까지 소개해 주면서 결론을 도출해 내고,왜 이런 결론이 나오는지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런 답안을 작성하려면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하고 문제집이나 요약집보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는 방법 외의 왕도는 없다고 강조한다. 연세대 박동진 교수는 ‘행정법 무더기 과락사태’와 관련,새로운 학설·이론에 귀를 열어 두라고 조언한다.박 교수는 “행정법이 수험생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아직도 생성중에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라면서 새로운 학설 등을 공부하려면 교과서 한 권으로 공부해서는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헌법 등의 과목은 판례위주로 공부하면서 새로운 판례가 추가되는 정도라면 행정법은 반대라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면 과락을 면한다 사시학원인 한국법학교육원 관계자는 “많은 수험생들이 2차 시험을 앞두고 헌·민·형법은 뒤로 미루고 행정·형사소송·민사소송법 등에 매달리는 경향”이라면서 “하지만 과락은 헌·민·형법에서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행정법 등을 공부하면서 틈틈이 헌·민·형법 책을 봐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림동 사시학원인 베리타스의 관계자는 “사례를 주고 풀어보라는 문제의 출제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사례문제 출제경향이 높아진다는 것은 결국 헌·민·형법의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라고 말했다.그는 “지난해 행정법 무더기 과락사태는 수험생들이 공부의 폭을 좁혔다는 점을 반영하기 때문에 공부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림법학원 관계자는 모의고사를 활용해서 실전경험을 높이라고 조언한다.고시원 등에서 혼자서 공부하기보다는 시험 한 달여 전부터 최종 마무리를 한다는 마음으로 모의고사를 치러 적응력을 높이라는 것이다. 올해 사법연수원 1년차인 강모(32)씨는 “2차시험에서는 쟁점을 찾아내는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말한다.공부를 하면서 법률적인 쟁점이 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갖고 있어야 좋은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연수원 교수들도 법률적인 쟁점이 무엇인지도 이해하지 못한 난해한 답안을 최악이라고 평가한다. 대학교수들과 학원강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자신만의 노트정리다.시중에 나와 있는 잘 정리된 노트보다는 수험생이 자신있다고 생각하는 과목에서는 간략하게 정리한 자신만의 노트를 활용하라는 것이다.반대로 자신이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과목의 노트는 꼼꼼히 정리한 노트를 작성하라는 지적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법무부 “올 사시1차 복수정답 없다”

    법무부는 24일 올해 사법시험 1차시험에서는 복수정답이 하나도 인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가답안과 정답이의제기 제도가 도입된 뒤 복수정답이 하나도 없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올해 사법 1차시험의 최종답안이 확정된 결과 복수정답을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정답가안 가운데 87문항에 대해 336건의 이의신청이 제기돼 두 차례에 걸쳐 정답확정회의를 개최한 결과 가답안을 최종 정답으로 확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올해 정답 이의신청 건수는 지난해 1127건(외국어과목 제외)의 30%에 불과했다.”면서 “이의신청 제도 도입 이후 가장 적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의신청의 타당성 여부를 심사하는 정답확정회의는 문제 출제위원과 비출제위원이 1대1 동수로 구성되며 만장일치제를 원칙으로 한다. 관계자는 “논란이 됐던 흡수통일 문제를 놓고 회의에서 논의가 있었지만 헌법학적 관점에서 타당하다는 데 학자들간의 이견이 없었다.”고 전했다. 헌법 과목에 출제된 ‘통일의 방법으로 이른바 흡수통일은 평화통일의 원칙에 반하므로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문제에 대해 법무부는 ×를 정답으로 제시했다. 사설학원 모의고사 기출문제와 동일한 문제가 출제돼 무효화 논란을 빚었던 민법 문제에 대해서도 문항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난 19일 임시 소집된 사법시험관리위원회는 ‘학원 모의고사를 통해 미리 접하지 않고 문제를 맞힌 응시생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무효화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확정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법무부는 학원 모의고사에 출제됐던 문제를 사법시험 문제은행에 제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해당 교수의 출제위원 위촉을 취소했다.아울러 소속 대학에 이런 사실을 통보하는 등의 징계조치를 내렸다. 관계자는 “앞으로 이같은 문제 유출사고를 막기 위해 출제위원들의 경각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분당 종합터미널 또 ‘말썽’

    경기도 성남시가 모란시외버스터미널 이전을 빌미로 주민들이 사용해야 할 도시계획상 공익시설부지를 축소해 한국부동산신탁(한부신)에 1000억원대의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터미널 부지를 임의로 축소한 상태에서 공무원을 투입해 계약을 강요하고,축소 사실을 은폐한 허위 보도자료까지 배포해 물의를 빚고 있다. 23일 성남시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이전문제로 마찰을 빚던 성남동 모란터미널이 오는 5월1일까지 야탑동 분당종합터미널(테마폴리스)로 이전하기로 최종 확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성남시는 테마폴리스 건물주인 한부신(파산법인)과 모란터미널 운영자인 ㈜성일이 지난 15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이전에 합의했으며,이전할 곳은 테마폴리스 건물 지상 1층과 지하 1층,그리고 박차장(버스 주차·대기시설)인 지하 3·4층을 포함해 모두 3만 2000평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발표와는 달리 이들 두 회사의 임대차계약서에는 터미널 박차장으로 용도가 지정된 지하 3·4층이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두 회사의 합의계약에도 성남시 공무원이 직접 관여해 모란터미널측에 한부신과 사전에 작성된 계약서에 날인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밝혀졌다.계약장소에는 성남시 교통행정과 행정팀장과 모란터미널 관계자만 참석했다.성남시는 임대차계약 체결 2주일 전인 지난 2일 모란터미널측에 이전에 불응할 경우 여객자동차 터미널 면허를 취소하겠다는 이전명령서를 보내 임대차 계약을 간접적으로 강요한 뒤,곧바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이 이전명령서도 근거가 희박하다.터미널의 최초 허가조건 등을 명시한 일반 조항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8조(터미널은 위치가 여객의 이용에 편리하고 다른 교통수단과 연계가 용이할 것…)를 근거로 이전명령서를 발부,부당한 행정조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이같은 이전명령은 한부신이 박차장을 내놓지 않겠다고 버티는 상태에서,이전에 관련된 하자가 테마폴리스측에 있음에도 엉뚱하게 모란터미널측에 내려진 것이다.실제로 한부신은 테마폴리스의 지하 3·4층 박차장 가운데 공유면적을 제외한 1만 1000평을 상가로 분양해 예상분양금으로 1140억여원을 책정해 용도변경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이 때문에 주민들이 사용해야 할 편익시설 공간을 팔아 사인(私人)간 부채탕감에 충당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전계획 추진 과정에서도 불합리한 점들이 속속 드러나 성남시와 한부신과의 결탁을 뒷받침하고 있다.한부신은 모란터미널을 테마폴리스로 옮기는 것을 서두르기 위해 2000년 4월 성남시에 2억 2000만원을 공탁했다.성남시는 이 돈으로 이전에 따른 경제성 검토를 해달라며 한국산업경제연구소에 용역을 줬다.용역결과는 ‘이전 절대불가’로 나왔으며,성남시는 이를 숨기고 이전을 강행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삶과 경영 이야기 ②] LG화재 ‘8년연속 보험왕’ 조주환 씨

    조주환씨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LG화재의 ‘골드마스터’(보험판매왕)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지난해 소득이 5억 7000만원으로 웬만한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못잖다. 공식직함은 LG화재 김포사업소 산하 하나로대리점㈜ 대표.직원 4명을 두고 있는 독립 보험대리점의 사장이다.지난해 자동차보험,화재보험 등 6000여건의 계약을 성사시켰고,이를 통해 44억원의 매출을 회사에 안겨줬다.현재 월 평균 450여건의 자동차보험을 계약한다.건당 보험료를 40만원으로 치면 자동차보험에서만 월 2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주 활동무대인 김포시의 경우,전체 등록차량 4만여대 중 10%인 4000여대가 조 대표를 통해 자동차보험에 든 차들이다.전 김포시장이 “김포에서 나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다.2002년 1월 ‘386의료건강보험’ 판촉캠페인 때 다리 골절로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전화로만 10여일간 64건을 판매,1위를 차지한 것은 두고두고 얘기된다.직접 발로 뛰며 유치한 2위의 실적은 25건이었다.일선에서 물러나면 강원도에 민박집을 지어 자신의 고객을 위한 휴양시설을 운영하는 게 꿈이다. 조주환씨는 지난해까지 8년 연속 LG화재의 ‘골드마스터’(보험판매왕)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지난해 소득이 5억 7000만원으로 웬만한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못잖다. 공식직함은 LG화재 김포사업소 산하 하나로대리점㈜ 대표.직원 4명을 두고 있는 독립 보험대리점의 사장이다.지난해 자동차보험,화재보험 등 6000여건의 계약을 성사시켰고,이를 통해 44억원의 매출을 회사에 안겨줬다.현재 월 평균 450여건의 자동차보험을 계약한다.건당 보험료를 40만원으로 치면 자동차보험에서만 월 2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주 활동무대인 김포시의 경우,전체 등록차량 4만여대 중 10%인 4000여대가 조 대표를 통해 자동차보험에 든 차들이다.전 김포시장이 “김포에서 나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다.2002년 1월 ‘386의료건강보험’ 판촉캠페인 때 다리 골절로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전화로만 10여일간 64건을 판매,1위를 차지한 것은 두고두고 얘기된다.직접 발로 뛰며 유치한 2위의 실적은 25건이었다.일선에서 물러나면 강원도에 민박집을 지어 자신의 고객을 위한 휴양시설을 운영하는 게 꿈이다. ‘8년 보험왕’ 조주환(趙周煥·46)씨와 시간을 맞추기는 쉽지 않았다.계약자,거래처 등 갖은 약속이 첩첩으로 쌓여 있었다.서울신문 경제부와의 워크숍은 그래서 지난 22일 저녁 늦게야 가능했다.중간중간 휴대전화 벨이 연신 울어댔다.그는 지금 자기 모습에 대해 “불현듯 놀랄 때가 있다.”고 했다.하지만 성공이 거저 얻어진 것은 아니었다.주위 사람들을 하나씩 둘씩 원군(援軍)으로 만들어 촘촘한 ‘인간 그물’을 엮어낸 그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학교 친구들 중에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몸집이 크든지,공부라도 잘하든지,가정이라도 변변하든지,성격이라도 활달하든지….어느 것 하나에도 자신이 없었다.열등감과 콤플렉스 덩어리였다.학창시절(김포 양곡중-양곡종고)의 몇몇 기억을 떠올리면 너무 수치스러워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나는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쭉정이 취급을 받았지만,세살 위인 형은 정반대였다.수완이 좋았던 형은 일찌감치 기아자동차에 영업사원으로 입사,많게는 한달에 50대 이상 차를 팔았다.한때 전국 차 세일즈맨 ‘톱5’에 들기도 했다. ●학창시절 체격작아 열등감에 시달려 -우리 형제의 영업감각은 선천적으로는 어머니로부터,후천적으로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일찍부터 보따리 행상을 했던 어머니는 타고난 장사꾼이었고,완고한 아버지는 동물적인 영업감각을 익힐 수 있게 해줬다.혼나지 않고,잔소리 안 듣고,맛있는 것을 많이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가 어릴 적 최대 고민이었다. -군대를 마친 뒤 1984년(27세)부터 고향에서 젖소(비육우) 사육을 시작했다.하지만 첫해 소 농사는 완전한 실패였다.송아지를 마리당 105만원에 4마리를 사서 키웠는데 15개월 뒤 팔 때에는 성우(成牛) 한마리 값이 80만원으로 떨어져 있었다.그때 소 농사를 접은 사람이 많았다.그러나 나는 거꾸로 8마리를 샀다.송아지 값이 17만원으로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비싸게 사서 비싸게 팔지 말고,싸게 사서 싸게 팔자.”는 생각이었다.성공이었다.이듬해에는 송아지를 16마리 살 수 있었고,그 다음해에는 32마리를 들였다.이런 식으로 80마리까지 늘었다.괜찮을 때에는 소 한마리에 60만원 정도 마진이 남았다.80마리로 치면 5000만원에 육박하는 고소득이었다. ●소농사 실패후 형님권유로 보험 시작 -그러나 90년대 들면서 우루과이라운드(UR)의 위기감이 고조됐다.참기 힘든 불안감이 밀려왔다.술독에 빠져 살았다.그러던 92년 어느날 형이 대뜸 “나는 시베리아에서도 냉장고를 팔 수 있지만 너는 숫기도 없고 몸도 약해 도대체 뭘 하겠느냐.”고 윽박지르며 “농사를 접고 보험장사를 해보라.”고 했다.당시 형은 자동차 세일즈를 하면서 LG화재와 관계를 맺고 있었다.형은 “내 고객들을 LG화재 자동차보험에 연결시켜 주고 있는데,모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느니 차라리 네가 LG화재에 들어가 내 손님을 받아가라.”고 했다. -그래도 싫었다.내 성격에 보험영업이라니….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고 새 인생이 시작됐다.하지만 “우리 형님이 보험 들어주신다고 해서 왔습니다.”라며 찾아가는 로봇 같은 심부름꾼이었다.큰맘 먹고 내 고객을 개척한다며 밖에 나갔다가도 남의 집 문고리에 손도 못 대보고 돌아오기 일쑤였다.그렇게 10개월이 무의미하게 흘러갔다. -93년 나를 통해 자동차보험에 든 친구가 사람을 치어 그 사람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부랴부랴 경찰서로 달려갔는데 겁에 질려 있던 친구가 너무나 고마워 눈물을 흘렸다.나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형 심부름만 했지 아무런 책임감 없이 일해온 나는 이 사회에서 어떤 존재인가.”하는 고민이 들었다.나만의 영역을 개척해야 했다. -나를 도와줄 원군을 찾는 일이 급했다.신차 세일즈맨,중고차 매매인,119 응급구조대,병원,자동차 정비업체,견인차 기사,경찰관,LG화재 보상직원 등 나에게 도움 줄 사람과 조직을 기초부터 공략해 갔다.우선 응급구조대와 생활을 같이하기 시작했다.밥 먹을 때나 술 먹을 때나 나는 항상 그들과 함께 있었다.사고발생 무전이 들어오면 동시에 출동했다.내 고객이 아니어도 LG화재 고객이면 다 보살폈다.서서히 ‘조주환’ 이름 석자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94년에 김포시내에서 5중 충돌이 일어났다.여느 때처럼 제일 먼저 현장에 달려갔다.세 명이 숨진 참혹한 사고였다.나는 5대의 차량번호를 다 조회해 어느 보험사 소속인지 확인했다.2대가 LG화재였고,그 중 하나는 내 고객이었다.우리 회사 가입차량 2대는 내가 책임졌고,나머지 3대는 경찰에 보험사를 알려줬다.사고처리에 고심하던 경찰관은 “알려줘서 고맙다.”며 해당 보험사에 연락을 했다.경찰관들 사이에 내 이름이 퍼졌다. -95년에는 나를 통해 자동차보험에 든 인천의 목재회사 사장이 강원도 철원지역 국도에서 자동차 사고를 당했다.얼굴에 유리파편이 박힌 중상이었다.오후 2시쯤 현장으로 출발했지만 여름 휴가철이라서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정이 넘어 있었다.한밤중에 환자를 인천의 종합병원으로 후송했다.철원의 담당 경찰관은 “김포에서 어떻게 여기까지 올 생각을 했느냐.”고 했다.경찰이 그 정도였으니 사장의 감동은 말할 것도 없었다.먼동이 트는 것을 보며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 했다.예상대로였다.그 회사 직원의 대부분이 내 고객이 됐고 그 회사의 거래처들까지 나에게 연락을 해 왔다.고객만족이 나의 성공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확인했다. -김포에서 인지도가 높아지자 견인차 기사들이 사고차량의 보험사가 LG화재이면 다짜고짜 운전자에게 “조주환 사장 고객이냐.”고 묻기 시작했다.가끔 고객들의 이런 전화가 온다.“어떻게 사고가 나자마자 견인차를 보내셨습니까.” 내 대답은 간단하다.“하하하,제가 귀신 아닙니까.” 영업하면서 하는 선의의 거짓말은 나쁜 게 아니다. -기존 고객의 성취감을 높이면 무한한 고객을 소개받을 수 있다.아무 기반도 없는 데를 힘들여 개척할 필요가 없다.나는 핵심고객을 150여명 선별해 이들을 집중 공략한다.이들에게는 한마디로 ‘오버’를 한다.보험 관련서류를 직접 떼어주고,경조사는 친척보다 먼저 달려간다.바쁠 때에는 공장에 가서 일도 해주고,가을철엔 볏가마도 날라준다.이삿짐도 운반해 준다.심지어 돈도 꿔주었다. ●고객에 치밀하고 완벽한 보상서비스 -내 고객들은 사고가 났을 때 견인차 운임을 안 낸다.통상 기본주행만 보험사에서 내 주고 나머지는 개인이 부담하지만 내 고객들은 전국 어디에서 사고가 나도 공짜다.정비공장에서 낸다.부산에서 김포까지 견인비용이 30만원 정도니까 상당한 액수다.“정비공장이 이문을 얼마나 많이 남기는지 내가 다 아니까 견인료는 당신들이 부담해라.대신에 사고차량은 이쪽으로 최대한 몰아주겠다.”고 거래 정비소들을 설득한 결과다.바가지 요금도 있을 수 없다. -나는 지방에서 사고가 나도 반드시 집 근처에서 수리를 받게 한다.정비업소들에 미안한 얘기지만 다른지역 사람들이 와서 차를 맡기면 절대로 좋게 수리해 주지 않는다.중고·불량 부속을 쓰기 일쑤고 바가지 요금을 청구하기도 한다.특히 피서철 휴양지 근처 정비소들은 차를 쌓아놓고 수리한다.수리가 제대로 되기 힘든 이유다.당장이야 현지에서 정비를 맡기는 게 편하지만 차를 생각하나 비용을 생각하나 차는 반드시 집 근처에서 고쳐야 한다. -보험영업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소문을 듣고 나를 찾아온다.솔직하게 내 노하우를 다 말해준다.그러면 보통 “언젠가는 제가 사장님을 능가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대개 중도에서 탈락한다.노하우를 행동으로 옮기는 게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나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출근하지 않은 날이 없다.밤 12시 전에 퇴근한 적도 없다.너무 늦게 끝나면 차 안에서 잤다.토·일요일은 물론이고 어린이날도 내게는 없었다.솔직히 가정은 돌보지 못했다.부인과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요즘 인터넷보험 등 값싼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긴장되는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내 고객들은 별로 움직이지 않는다.사고가 났을 때,내 고객의 상대방이 인터넷보험 가입자이면 모든 채널을 동원해 더욱 열과 성을 다한다.‘싼 게 비지떡’이라는 생각이 내 고객이나 상대방에게 들도록 하기 위해서다.간혹 그 상대방이 보험만기가 끝난 뒤 나에게 연락하기도 한다.그때의 기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객은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존재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
  • 前대검 수사기획관 이종왕 변호사 盧대리인단에 합류

    노무현 대통령 법정 대리인단에 노 대통령의 사시 17회 동기인 이종왕(55) 변호사가 합류했다.대리인단 관계자는 “이 변호사가 숙고 끝에 합류를 결심하고 외국에서 입국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 법정 대리인단에서 검사 출신 변호인은 한승헌 변호사와 이 변호사 2명밖에 없다.이 변호사는 경북 경산 출신으로 서울지검 형사부장과 대검 수사기획관을 거쳤다. 이부영·임종석 의원과 임수경씨를 구속한 공안검사였던 이 변호사는 ‘옷로비’사건을 수사하던 도중 검찰 수뇌부가 박주선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의 사법처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사표를 던졌다.이후 잠시 개인변호사로 개업한 뒤 ‘김 앤드 장’ 법무법인에 들어가 변호사로 일하다 최근 변호사 활동을 중단했다.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 뒤 국정원장직을,최근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직을 제의받았으나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혜영기자˝
  • 카이스 갤러리 ‘월 워크스Ⅱ’전

    선사시대 이래 벽화는 말과 글 못지않게 효과적인 시각매체였다.고대인들의 거처인 동굴에서 시작된 벽화는 종교와 신화·권력·역사 등을 반영하는,인간의 삶과 밀착된 미술형식이었다.이러한 벽화에서 생활이 분리된 것은 ‘예술을 위한 예술’을 지향한 모더니즘의 영향이 크다.서울 청담동 카이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월 워크스(Wall Works)Ⅱ’전은 벽화를 ‘생활을 위한 미술’‘삶 속의 미술’로 다시금 자리잡게 하려는 하나의 시도다. 전시에는 고낙범·문경원·서정국·서혜영·성낙희·이미경·정연두·홍승혜 등 8명의 젊은 작가들이 작품을 냈다.이들은 회화·영상 등 추구하는 작품세계는 다르지만,전시 공간을 거대한 캔버스로 삼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각 작품들은 판화처럼 수량이 한정되고 에디션이 정해져 있다.작품은 작가들이 정해놓은 규칙과 설명에 따라 정확한 공정을 거쳐 전문기술자에 의해 만들어진다.그런 만큼 작품의 정체성은 수공적인 완성도에 있는 게 아니라 작가의 아이디어 자체에 있다. 이들의 작품은 벽과 미술작품의 경계를 허문다.에디션 개념에 의해 복수로 제작되는 벽화들은 어느 장소에나 설치할 수 있도록 고안돼 있어 상업적으로 유통이 가능하다.벽화가 과연 대중적인 미술장르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이번 전시는 그 시금석이 될 만하다.4월24일까지.(02)511-0668. 김종면기자 jmkim@˝
  • 팬택계열 “휴대전화 세계6강 된다” 이성규·송문섭사장 투톱체제

    ‘팬택’과 ‘팬택&큐리텔’ 휴대전화 제조업계에서 ‘쌍포체제’를 갖추고 있는 팬택계열(대표 박병엽 부회장)이 최근 세계 전자통신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세계시장 빅5’의 전 단계인 6대 메이저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시장에 진출한 지 몇년 안된 기업이 시장파이를 6번째 주인자격으로 나눠 먹겠다는 야심을 밝힌 것.그동안 두 기업은 수출시장에 주력했지만 2002년에 팬택&큐리텔이 내수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국내·외시장에서의 역할분담이 제대로 돼 있다.지난해에 매출액 2조원을 올렸고 올해는 3조원을 넘보는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이성규(51) 팬택 사장은 지난 18일 이를 바탕으로 독일 하노버 ‘세빗 2004’ 행사에서 6위를 차지하기 위해 유럽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올해 행사에 첫 참가한 신출내기로는 당돌한 포부다.하지만 팬택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대로 세계 8위권이다. 이 사장은 “올 한해 두 회사에서 수출 1700만대와 내수 300만대를 목표치로 정했다.”고 밝혔다.지난해에는 1200만대를 수출했다.그는 “아시아와 북남미시장에서 성과를 거두었지만 유럽은 아직 미지의 땅”이라면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시장은 송문섭(52) 팬택&큐리텔 사장의 몫이다.팬택&큐리텔은 지난해 국내시장의 12%를 차지했고 올해는 25%를 점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카메라폰 시장은 23%를 점유,전체시장 2위인 LG를 제쳤다. 팬택&큐리텔은 2001년 현대전자의 단말기분야(현대큐리텔)를 인수할 땐 적자투성이 기업이었다.지난해 매출 1조3800여억원,영업이익 708억원을 기록,탄탄한 흑자기업으로 변신했다. 송 사장은 “국내시장의 주력상품이 당분간 카메라폰으로 갈 것이며 노하우도 많이 비축돼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팬택계열은 최근 팬택의 수출성장 전진기지인 중국에서 생산시설 확충에 나섰다.중국 현지 합작법인 ‘다롄 팬택유한공사’와 올해 100만대의 단말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그룹측은 또 지난 2월 경기 이천에 있던 팬택&큐리텔 공장을 김포로 통합 이전했다.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라인이 구축됐다는 뜻이다. 팬택의 행보가 주목되는 대목은 창업이래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고 있다는 것.연구인력은 사원의 절반에 가까운 1500여명이나 된다.‘사람 중시,기술 중시’ 사시를 밑바탕으로 최근 ‘새로운 1등주의’를 내세웠다. 두 사장은 모두 삼성전자의 기술전략파트에서 일하다가 2001년에 옮겨왔다.송 사장은 미국 스탠퍼드대를 나와 삼성전자 정보가전총괄부장을 지냈고,이 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무선사업부 전무를 역임했다. 정기홍기자 hong@˝
  • ‘학점이수제’ 법학수강 전쟁

    새학기 수강신청이 한창이던 이달 중순.고려대 단과대 전산실 앞 복도.한 손에는 수강신청 책자를 들고 커피를 마시고 있는 이 학교 어문학과 4학년 강모(25)씨의 표정에는 초조한 빛이 뚜렷했다. 사법시험을 준비중인 그는 법학 공부도 할 겸 학점을 따기 위해 법학과목 수강신청을 할 참이지만 법학 과목 수강신청이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이다. ●법학과목 수강신청은 하늘의 별따기 법대생들에게 우선적으로 법학과목 수강신청 권한이 있고 강씨같은 비법대생은 수강신청 정정기간동안 남는 강의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야 한다.오전 9시 전산실 문이 열리자 마자 컴퓨터 앞에 자리를 잡았지만 강씨가 고르는 법학과목마다 이미 만원이다. 내년까지 35학점의 법학학점을 따야 오는 2006년부터 사시에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법학과목을 신청하지 못한 강씨로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교양관련 법학과목도 학점이수제에 해당된다는 얘기를 어렴풋이 들은 강씨는 “교학과 등에 물어봤지만 교양과목의 경우 학점이수 대상 과목인지 분명하게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푸념했다. 고려대뿐 아니라 단과대학별로 수강신청을 받는 서울대는 수강신청 정정기간 마지막 날 하루동안만 비법대생에게 신청기회를 주고 있다.성균관대는 수강신청에 날짜 제한은 없지만 대신 수강인원의 20%만 비법대생에게 할당하고 있다. 한양대 역시 과목에 따라 수강인원의 20∼25%만 비법대생에게 개방한다. 한양대 관계자는 “법학과목은 어렵기 때문에 비법대생 수강인원이 할당량을 못 채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에는 꽉 차고 있다.”고 전했다. 고려대는 비법대 4·3·2·1학년 순으로 수강신청을 받기 때문에 사시를 준비하는 2∼3학년생들은 늘 뒷전으로 밀리게 마련이다. “독학사요?학교에서 허락을 안해준다는데요?” 비법대생들이 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하지 않더라도 독학사 자격증을 따면 학점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만 독학사제도를 제대로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대학에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제대로 없다.Y대 관계자는 독학사 자격취득 기준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대답을 되풀이 했다. ●독학사 제도 제대로 몰라 K대 관계자도 “현재까지 명확한 기준을 몰라 문의해온 학생들에게 제대로 답을 못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독학사는 혼자서 공부한 뒤 시험을 쳐서 관련 학위를 따는 ‘대학졸업 검정고시’에 해당된다.대학에서 한 두 과목이라도 법학과목을 수강했을 경우 이수학점을 인정받으려면 대학 학장의 이수확인이 필요하다. 바로 이런 점이 대학생들에게는 대학의 승인이 있어야 법학사 자격증에 신청할 수 있다는 식으로 둔갑한 것이다.서울대 관계자는 “일부 학생들의 경우 이중학적 문제가 있지 않으냐고 묻곤 하는데 독학사와 이중학적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대학생들이 독학사에 대해 제도로 모르는 것은 주관부서인 법무부가 지난해 법학과목이수제 시행을 밝히면서 적극적으로 알리는데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독학사 제도는 비법대 재학생 뿐 아니라 졸업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그래서 수험가에서는 학점이수제 대비책으로 독학사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혼자서 준비할 수 있는데다 시험문제도 어렵지 않아 100점 만점에 60점만 받으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절대평가제이기 때문이다. 시험당 응시료도 1만 8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고,시내 곳곳에 독학사 학원이 즐비하다.독학사 시험은 총 4단계로 나눠져 있지만 재학중에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2,3단계만 응시하면 된다.올해 2,3단계는 원서접수는 5·7월,시험은 6월과 8월로 각각 예정되어 있다. 조태성 강혜승기자 1fineday@˝
  • “司試 정원 500명 적당” 서울변호사회 연구원 논문

    변호사가 사법고시 합격자 정원을 500명으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인 김호정 책임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적정 변호사 수에 관한 연구’란 논문에서 “이제는 변호사 대량 증원이 아니라 유지나 감축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면서 “사시 정원은 연간 500명,최대 700명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최근 변호사 1명이 사무실을 유지하는 데 월 900만∼12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라 전문인력인 의사·건축사·공인회계사 등과 비슷한 500만원의 수입을 올리기엔 변호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변호사 수는 6000명을 넘었다. 김 변호사는 “변협 발표에 따라 본안사건과 신청사건의 평균 수임료를 250만원으로 잡으면 변호사 1명이 월 6건을 수임해야 사무실 유지할 수 있다.”면서 “결국 2010년의 적정 법조인 수는 1만 4725명으로,98년부터 매년 700명이 증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Doctor & Disease] 세브란스병원 간암클리닉 한광협 박사

    “간암이란 간이 혹사를 못 견뎌 반란을 일으킨 겁니다.감기만 걸려도 병원이다,약국이다 야단인 사람들이 정작 생명 유지에 너무나 중요한 간 생각은 거의 안 하고 살잖아요.” 세브란스병원 간암클리닉 한광협(49) 박사.내과 전문의로 이 병원 간암전문클리닉의 ‘젊은 조율사’ 격인 그는 간암에 관한 한 세계적인 권위자로 통한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암 가운데 발병률과 사망률에서 여전히 2∼3위권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병이다.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막힘없이 시원시원했다. ●사망원인 2위 간암… 재발률 높아 우리의 간암 발병 추이와 실태는 어떤가. -발생률에서는 위암에 이어 폐암과 비슷하고,사망 원인에서는 2위에 오를 정도로 맹위다.우리 병원의 경우 입원 빈도가 가장 높은 게 간암이다.다른 암에 비해 재발률이 높고 치료 횟수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다행히 90년대 들어 국가적으로 신생아 간염백신주사 사업을 편 덕분에 초등학생들의 간염 감염률이 2%대로 낮다.아마 20,30년쯤 가면 간암 발병률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다. 간암 사태의 원인은 무엇인가. -간은 ‘침묵의 장기’다.자각증세가 없어 병증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그래선지 증세를 느껴 병원을 찾은 사람 대부분이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다.이런 점이 사망률에 직접 관련돼 있다. ●술만 끊어도 위험 많이 줄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간암도 조기 발견이 무척 중요하다.한 박사는 “최근들어 정부가 개입해 국민들이 정기검진을 받게 한 게 그나마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도 피검사나 초음파검사가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정확도를 보이지 못하는 점을 안타까워 했다.“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우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간암 예측모형을 개발,국제특허 출원을 했다.그게 보급되면 간암 발병률을 낮추는 데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높은 간암 발병률이 음주문화와 무관하지 않을텐데,발병 원인을 짚어 달라. -간을 혹사시키는 음주는 확실히 문제다.B·C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간염이 간경변으로 진행됐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런 사람 중에서도 습관적으로 음주를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간암 발병 확률이 무려 300배나 높다.원인별로 보면 간암의 60% 이상은 B형 간염,15∼20%는 C형 간염이 원인이다.결국 간염을 잘 치료하고,술만 끊어도 간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간염은 치료가 가능한가. -물론이다.40∼50대에 많은 B형은 이미 백신과 치료제가 일반화돼 있고,노인층에 많은 C형은 아직 백신은 없지만 최근 수입된 ‘페가시스’ 같은 치료제를 사용할 경우 50%까지 치료가 가능하다.문제는 C형인데,감염 경로가 문신,피어싱이나 마약주사,문란한 성생활인 경우가 많아 절제된 생활로 이를 피해가는 게 상책이다. ●치료 가능한데도 지나치게 비관 그는 의대에 갓들어와 ‘한니발’이란 별명을 얻었다.가운을 입은 모습이 이발사 같아 동료들이 붙여준 건데,이 별명에 빗대 그가 설파하는 한니발론은 우리 의술의 경쟁력 제고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카르타고의 한니발이 로마를 공포에 떨게 만든 비결은 철저하게 의표를 찌른 데 있다.로마인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긴 알프스를 넘는 등 그들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의학기술도 그렇다.사실,서구 의학자들에게 간암은 핵심 관심사가 아니다.발병률이 낮기 때문이다.이런 점에서 우리의 간암 연구는 세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고,또 그럴 만큼 두드러진 성과를 축적해 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단계에서 간암을 치료가 가능한 질병으로 봐도 되나. -그렇다.문제는 치료가 가능한데도 지나치게 비관하거나,심각한 상태인데도 낙관해 버리는 환자들의 심리다.전자의 경우 치료를 포기하기 쉽고,후자는 치료를 소홀히 하는 경우다.임상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간암이 곧 죽음’인 시대는 아니다. ●항암제 국내 임상 제도화해야 치료법을 설명해 달라. -질환의 진행 상태와 환자의 신체 조건,암세포의 특성에 따라 다른 치료법을 적용한다.예를 들어 젊은 사람은 가장 확실하게 병소를 제거할 수 있는 수술적 요법을 적용하지만,고령자라면 주로 알코올이나 홀뮴-166 키토산 복합체를 간동맥에 주입하는 홀뮴 및 고주파 치료법 등 비수술적 요법을 적용한다.또 암세포가 산재한 경우에는 간동맥색전술을 이용하며,암세포를 급속냉동시켜 괴사시키는 방법도 있다. 지금의 간암사태에 대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예전과 달리 최근 개발된 항암제는 효과가 좋으나,관련 기관에서는 외국에서의 임상 근거가 없다며 우리에게 임상시험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외국에 임상근거가 없는 것은 환자가 많지 않기 때문인데,이를 환자가 많은 우리에게 적용하는 것은 문제 아닌가.간질환은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의 질환’이기도 하다.우수하다고 믿어지는 항암제에 대한 국내 임상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홀뮴치료는 전문의 숙련도가 관건 인터뷰 중 그는 누차 ‘팀’을 강조하며,“우리가 기뻐할 성과가 있다면 그것은 팀(간암전문클리닉)의 성과”라고 말했다.“홀뮴치료의 경우 전문의의 숙련도가 성패의 관건”이라며 “중재방사선과와 방사선 종양학과,외과 소속 팀원들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한광협 박사는 △연대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 △미국 베이러의대 연구원 △연대의대 교수 △대한간학회 총무 △대한 간암연구회 감사 △암조기진단사업단 자문위원 △국내외 학회지에 90여편의 연구논문 발표 △대한간학회의 그락소웰컴 학술논문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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