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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정법 내년 고시엔 영향적어”

    최근 잇따르고 있는 법률개정으로 수험생들의 부담감이 늘고 있다.법률서가 교과서인 수험생들로서는 기존 법률뿐 아니라 새로 바뀐 법률까지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량이 절대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이 각종 법률 개정작업에 치중함에 따라 개정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국적법 개정안 같은 개별적인 법률 외에도 민법과 형사소송법 같은 덩치 큰 법도 개정될 예정이다.개정 범위도 몇가지 조문의 추가나 삭제 수준을 넘어서 법 전체의 개념이 달라지는 정도에 이르고 있다. 형사소송법은 변호인의 조력권을 강화하는 등 피의자의 인권보호에 초점을 맞추되 구속영장 청구 문제에 대해서는 준항고권을 신설,검찰의 입장을 어느 정도 보강해줬다.민법 역시 ‘인격권 보호’라는 개념이 추가되는 등 대대적인 현대화 작업이 이뤄졌다.특히 국민들의 일반 생활과 직결된 재산법 부분은 제정에 가까운 개정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크게 바뀌었다.덩치 큰 법이 이렇게 바뀌면 관련 법들이 연쇄적으로 바뀌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수험전문가들은 여기에 너무 흔들리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정치권의 상황이나 관련 집단의 반발 등이 겹치면서 개정안 통과 자체도 불명확한 경우가 더러 있다.여기에다 개정안이 통과된다 해도 시행에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유예기간이 설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내년 상반기 고시시험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N학원 관계자는 “형사·민사소송법이나 민법 등 기본법은 개정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예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면서 “시험일 당일 시행법령을 기준으로 하는 고시시험과는 무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수험생 입장에서는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실제 개정과 시행 여부를 떠나 어쨌든 법의 대체적인 맥락이 바뀌는 배경과 취지를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특히 2차 시험을 중점적으로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걱정이 더 크다.사시를 준비하는 김모(32)씨는 “답안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개정 예정인 법률 관련 문제가 출제되면 개정 방향이나 내용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 아니냐.”면서 “스터디 모임 때 개정안을 구해다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K학원 관계자 역시 “개정안이 발의된 법률의 경우 국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구한 뒤 일독해볼 것을 수험생들에게 권하고 있다.”면서 “반드시 문제로 출제되느냐 여부를 떠나 현행안과 개정안을 비교해보는 것 자체가 리걸 마인드(legal mind)를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충고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운전면허증에 ‘장기기증 희망’ 명시

    내년 하반기부터 장기기증 희망자는 운전면허증 등에 장기기증 희망의사를 표시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4일 이해찬 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장기기증 희망자는 운전면허증 등 국가나 지자체가 발행하는 증명서에 뇌사시 장기를 기증할 의사가 있다는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해 장기 기증·이식이 활성화되도록 했다.또 장기기증 희망자가 장기를 기증하기 위해 신체검사 또는 적출(장기를 꺼내는 수술) 등을 하게 될 경우 소요되는 입원기간을 유급휴가나 병가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언론인, 정치인, 문인들의 일화와 풍류를 담은 ‘언론·정치 풍속사’/남재희 지음

    언론인,정치인,문인들의 일화와 풍류를 담은 ‘언론·정치 풍속사’(민음사 펴냄)가 출간됐다. 남재희 전 노동부장관이 쓴 이 책에는 한국일보 기자,조선일보 문화·정치부장,서울신문 편집국장과 주필 등 20년 동안 언론인으로,또 20년간 정치인(4선 의원)으로 한국현대사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경험을 술에 얽힌 얘기로 풀어냈다.대폿집에서 고급 룸살롱까지 다루면서 유명 인사들의 교유,뒷얘기,은밀한 일화를 들려준다 ‘나의 문주(文酒) 40년’이라는 부제의 책은 모두 7부로 이뤄졌다.1부는 ‘생활 풍습의 중요한 한 단면’으로 언론인,문인들과 술을 나눈 이야기가 실려 있다. 문인화로 정평이 난 청곡 윤길중,다재다능했던 소설가 이병주,선비 언론인 천관우 등이 등장한다.1972년 서울신문 편집국장 시절,사회부 기자였던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과의 인연도 들어 있다.그는 “30명쯤 되는 사회부 기자와 술을 마시면 끝까지 따라와 ‘국장,2차 사시오.’하는 것이,권영길 기자다.술이 장사였다.”고 회고한다. 제2부 ‘현대의 황진이들’은 유명 살롱의 마담부터 당대의 여걸이라 할 만한 인물들의 이야기다. 제3부 ‘정치일탈’편에서는 박정희 정권 실세 3인방인 이후락 공화당 비서실장,김형욱 중앙정보부장,김성곤 공화당 재정위원장과의 술자리도 나온다. 4부 ‘슈퍼 거물들과의 술자리’는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들의 술 이야기를 다룬다.전두환 전대통령이 “김지하 시인을 석방시켜달라.”는 저자의 요청에 “당장 석방하라.”고 아랫사람에게 지시한 에피소드도 있다.1만 2000원.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형사정책연구원장 이태훈씨

    형사정책연구원장 이태훈씨

    국무총리 산하 인문사회연구회 최송화 이사장은 공개모집을 통해 법무법인 미래의 이태훈 변호사를 임기 3년의 형사정책연구원장에 임명했다고 23일 밝혔다.신임 이 원장은 사시 14회로 법무부 국제법무심의관과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등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미래의 변호사,금융감독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 [책꽂이]

    ●사당 바우덕이(김윤배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조선후기 안성 남사당패의 유일한 여자 꼭두쇠였던 바우덕이의 삶을 김윤배 시인이 마당극 형식의 장편 서사시로 엮었다.신분과 성차별에 맞선 바우덕이가 선구적 여성상으로 그려지고,그의 가족사를 통해 동학정신이 조명되기도 한다.9000원. ●폭스 이블(미네트 월터스 지음,권성환 옮김,영림카디널 펴냄) 미네트 월터스는 마흔살에 늦깎이로 데뷔해 영국 추리소설계의 간판이 된 여류작가.한 여인이 의문사하면서 그 가문의 비밀이 벗겨지고,폭스 이블이라는 사내가 이끄는 부랑자 단체가 마을 한편을 점유하는데….치밀한 플롯으로 인간 내면에 도사린 위선과 가식,폭력성을 예리하게 들춘다.1만 2000원. ●헤르만 헤세와 임어당(김주연 지음,작가 펴냄) 문학평론가 김주연(숙명여대 독문과) 교수의 산문집.지은이는 “우리 문화에 필요한 것은 분열이 아닌 다양성,독선이 아닌 사랑이며 문학과 종교를 ‘한 뿌리의 쌍생아’”로 보면서 “지적 교만과 방탕한 젊음을 보낸 자들에게 헤세와 임어당은 큰 위안의 이름”이라고 말한다.8500원. ●나두야 가련다(박용철 지음,시로 여는 세상 펴냄) 시인 박용철(1904∼1938)의 탄생 100주년 기념시집.‘떠나가는 배’‘비에 젖은 마음’ 등 현행 철자법에 가깝게 수정한 대표시 49편 수록.7000원. ●지상의 그 집(홍윤숙 지음,시와시학사 펴냄) 57년째 한국시단을 지켜온 원로시인 홍윤숙이 15번째 시집을 냈다.마치 구도자처럼 지나온 삶을 시로 회고하는 시인은 “나아갈 때와 들어갈 때를 분명히 하자고 다짐하면서 고별사를 쓰듯이 이 책을 묶는다.”고 책머리에 썼다.7500원. ●포스트맨(무라카미 류 지음,하마노 유카 그림,양억관 옮김,문학동네 펴냄) 일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퍼포먼스 오페라 ‘Life’(1999년)에서 세계적 테너 호세 카레라스가 낭독했던 무라카미 류의 글에 일러스트를 덧붙였다.반전과 희망의 메시지가 강렬하다.8800원. ●4의 규칙(전2권)(이안 콜드웰·더스틴 토머슨 지음,정영문 옮김,랜덤하우스중앙 펴냄) ‘다빈치 코드’를 연상케 하는 역사추리소설.르네상스시대의 고문헌인 ‘히프네로토마키아 폴리필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각권 8000원.
  • 서해에서 부는 가을 맛바람

    서해에서 부는 가을 맛바람

    가을은 서해로부터 온다.누런 들판에 선 농부의 웃음이 그렇듯,푸른 바다를 등지고 돌아오는 어부의 하얀 웃음에서도 가을은 빛난다.포구는 살아있다.강화의 민물장어,태안의 새우,서천의 전어,남녘 끝자락 무안의 낙지….주황빛 낙조를 바라보면서 맞는 서해안의 가을,거기에 맛이 있다.넉넉한 웃음과 푸짐한 인심,이맘때 서해안 바닷가에선 누구나 행복해진다. 무안·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태안·서천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강화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태안반도 충남 태안반도에 고소한 냄새가 진동한다.‘가을의 진미’ 대하와 전어 굽는 냄새다.코를 킁킁거리면서 백사장포구로 들어가 봤더니 그물에 걸린 새우를 털어내는 어부들의 손길이 바빴다.서해안 최대의 해산물 집산지답게 포구로 돌아온 배마다 새우와 전어로 만선이다.분주한 어부들의 표정은 밝다.태안반도 천수만 일대에는 대하잡이 배들로 가득하다.올핸 대하가 풍년이다. 포구 뒤로 쭉 늘어선 횟집거리엔 ‘갓 잡은 대하 입하’라고 쓴 간판을 내걸고 있다.수족관마다 싱싱한 새우와 전어가 퍼득거리고 낙지가 꼬물거린다.고소한 냄새가 침부터 삼키게 한다.포구 곳곳에는 노릇노릇하게 구운 새우를 뒤집어가며 까먹고 있었다.한쪽에는 칼집을 넣어 굽는 전어 냄새도 난다. 포구 곳곳에는 발에 우럭을 말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우럭의 배를 갈라 손질하고 소금을 적당히 뿌린 다음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말리는 것이다.다른 지역에서 보기 힘든 태안만의 광경이다.우럭젓국은 태안의 숨은 별미이기도하다. ●맛이 담백한 대하 ‘몸통 살은 입에서 살살 녹고 바싹 구운 머리는 고소하고 씹히는 맛이 최고.’ 작년에 비해 많이 잡히지만 대하의 시세는 매일 바뀐다.얼마라고 딱 말할 수는 없지만 보통 1㎏에 4만∼5만원선.보통 어른 손뼘만한 크기의 대하가 20마리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10월이 되면 대하 씨알이 더욱 커진다고 한다. 양식과 자연산을 구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생사여부다.일반적으로 죽은 게 자연산이고 살아 있는 것은 양식이다.그물에 걸린 많은 대하를 배에서 일일이 손으로 떼기 때문에 살릴 수 없다고 한다.양식산은 자연산에 비해 더 검다. 대하는 회나 탕으로도 먹지만 가장 인기 있는 방법은 소금구이다.프라이팬 위에 대하를 가지런히 깔고 하얀 소금을 끼얹고 굽는 것이다.소금의 짠맛이 살짝 배어 간장이나 고추장 없이 먹어도 간이 딱 맞고 담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안면도 백사장포구에는 횟집이 즐비하다.그 중에서도 깨끗하면서 10여년을 한곳에서 영업을 해 온 똘순이회관(041-673-6870)이 유명하다.주인 박성식(53)씨는 안면도 토박이로 항상 서해에서 나오는 해산물만을 고집한다.회도 자연산이고 대하도 갓 잡은 녀석들만 손님들에게 낸다.대하값은 보통 1㎏에 5만원.맛있는 밑반찬과 야채 등이 따라 나온다.대하를 사오면 자리와 야채 값으로 1㎏ 1만원을 내면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자리에서 대하를 먹을 수 있게 해준다.이밖에 온누리회타운 (041-673-8966),오뚜기횟집 (041-672-8659)도 있다. ●연포탕은 저리가라.태안 박속낙지 납신다 낙지를 넣고 끓인 전라도식 음식이 ‘연포탕’이라면 태안 쪽에는 ‘박속낙지’가 있다.맛은 연포탕과 비슷하지만 영양과 향 등은 훨씬 뛰어나다.박과 무 등을 넣고 끓인 육수에 산낙지를 넣고 익혀 먹는 음식을 박속낙지라고 한다.박의 싱그러운 풀냄새와 낙지의 담백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국물은 정말 ‘끝내준다’. 또한 낙지가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다.한동안 끓는 육수에 넣고 삶았건만 전혀 질기지 않다.역시 태안 펄낙지는 삶아도 질기지 않다고 하더니 거짓말이 아니다.낙지가 익으면 다리 세개 정도를 젓가락에 말아 간장소스에 찍어 그냥 먹는다.중간에 자르지 않아도 정말 맛있다.도심에서는 질겨서 엄두도 못낼 일이다. 이렇게 낙지를 건져 먹고는 수제비나 칼국수를 넣어 끓여 먹는다.이것이 박속낙지다.박속낙지는 다른 이름으로 밀국낙지라고도 불린다.6∼7월에 나오는 작은 낙지로 만드는 박속낙지를 일컫는 말이다. 토박이들에게 널리 알려진 집은 정가네 박속낙지탕(041-675-8001).주인 정현규씨는 “낙지는 태안반도에서 잡은 펄낙지를 쓰고,화학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무 다시마 등을 넣고 만든 독특한 육수로 맛을 낸다.그래서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낙지 특유의 향과 맛을 즐기려면 간장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좋다.초고추장은 향이 강해 낙지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낙지값은 시세에 따라 차이가 많다.지금은 보통 1인분에 2만원선.낙지 5마리와 칼국수 사리 포함.낙지만을 추가해서 먹을 수도 있다.우리밀로 만든 해물손칼국수는 5500원. ●입에서 살살 가을전어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갔던 며느리 다시 돌아온다.’,‘전어는 며느리 친정간 사이 문 걸어 잠그고 먹는다.’는 가을전어가 한창이다.충남 서천등 서해안 포구에는 전어 굽는 고소한 냄새가 가득하다. 이맘때의 전어가 최고다.산란기를 끝내고 살이 오르며 기름이 올랐기 때문이다.국내 여러 연안에서 나지만 서천 토박이들은 ‘갯벌전어’로 이름난 서천전어를 으뜸으로 친다. 가을전어처럼 지방이 많은 생선은 초고추장이나 냉이고추(와사비)보다 쌈장에 찍어먹는 것이 더욱 맛을 느낄 수 있다.마른 김과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 맛은 정말 별미다. 양파,당근,오이,깻잎 등 갖은 채소를 함께 넣어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회무침으로도 많이 먹는다. 하지만 9∼11월초까지 잡히는 전어는 지방이 많아 구워 먹는 것이 최고다.전어 몸통 양쪽에 각각 3∼4 군데씩 칼집을 낸 뒤 소금을 살짝 뿌려 석쇠에 얹어 굽는다.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햐,냄새에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올 만하군.’하는 생각이 든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전어의 꼬리와 머리를 잡고 통째로 뜯어먹는다.살과 잔뼈 채를 함께 씹는데 ‘역시 최고야’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부드럽다.고소하다.담백하다. 가을전어는 충남 서천군 홍원항과 안면읍 백사장포구가 유명하다.매일 가격이 틀리지만 보통 횟집에서는 1㎏에 2만 5000원 정도면 간단한 밑반찬과 야채를 포함해 회를 쳐주거나 구워먹을 수 있게 해준다.공판장에서는 1㎏에 1만 5000원 정도.보통 전어 11마리 내외가 올라간다. 포구의 횟집들은 모두 가격이 비슷하다.그중에서 해돋이횟집(041-951-9803)은 2대째 손맛을 대물림한 집으로 알려져 있다. ●국물 맛이 삼삼한 우럭젓국 태안의 주당들은 아침에 속풀이국으로 북엇국 대신 우럭젓국을 먹는다.삼삼하고 시원한 국물이 과음을 하고 난 아침에 속을 달래기에 그만이기 때문이다.따뜻한 국물은 마시면 ‘커 커 시원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또한 추석 차례상에도 말린 우럭을 올린다고 한다.온 가족이 모인 추석 다음날 아침은 으레 우럭젓국을 먹는 것이 이곳의 풍습이란다. 말린 우럭포를 쌀뜨물에 넣고 끓이면 삼삼한 우럭젓국이 된다.젓갈이나 다른 양념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짭짤하게 말린 우럭포에서 우러나온 진국이 간과 영양을 적당히 맞추어 준다.우럭젓국으로 유명한 지형수산(041-674-5610)은 자연산 우럭을 고집해 훨씬 더 국물맛이 담백하다.4인분 기준으로 2만 5000원.밥과 밑반찬 포함.우럭포만 팔기도 한다.보통 1만원선. 또한 주문하면 대하,꽃게,어패류를 박스로 택배해 준다.가격은 시기마다 다르므로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펄펄 뛰는 오징어 태안의 신진도에는 새벽마다 밤새 잡은 오징어를 내리는 불빛이 대낮처럼 밝다.끝물이라고 하지만 요즘도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크기도 동해에서 잡히는 것보다 훨씬 크고 맛있다. 요즘 배에서 막 내린 오징어 20마리가 1만 5000원선.근처 횟집에서 1만원이면 3마리 정도를 회 쳐 주는데 어른 두명이 실컷 먹고도 남는다.황성횟집(041-673-0189)은 싱싱한 오징어로 유명하다.또한 전어 대하 등 가을의 진미들로 맛볼 수 있다. ●쫄깃쫄깃한 펄낙지 “목포의 모래 낙지랑 우리 펄낙지는 비교 대상이 아니지요.펄낙지는 살이 통통하고 씹는 맛이 최고며 끓여 먹어도 전혀 질기지 않아요.”‘낙지박사’ 정현규(42)씨의 태안낙지 자랑이다. 태안반도에는 이원면 앞과 정산포구에서 낙지가 많이 나온다.특히 정산포구에서 낙지는 바지락을 먹고 자라서 영양과 맛이 최고로 친다.낙지는 2∼3월부터 자라기 시작해 7월에는 소위 세발낙지만큼 커지고 지금은 어느 정도 성숙한(?) 청년의 모습이다. ■ 강화도 민물장어는 그 생태가 다 밝혀지지 않은 신비한 물고기다.인공부화가 안 되고,비늘이 없고,실뱀장어 전단계인 렙토세팔루스의 생활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우리나라에선 전북 고창의 풍천장어,전남 강진의 목리천장어가 유명하다.민물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나 강과 하천 등지에서 성장한 다음 6400㎞를 역영해 필리핀 해구의 수심 400m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알이 발견된 적이 없어 일부 학자는 새끼를 낳는다고도 주장한다. 생김새 탓에 뱀장어로도 불리는 민물장어는 정력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어찌보면 남성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최근의 연구결과 불포화지방과 비타민A·B가 풍부한 것으로 나와 정력에 좋다는 말이 낭설만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장어는 한자로 鰻(만)을 쓰는데,이는 고기어(魚),날일(日),넉사(四),또우(又)로 파자할 수 있다.이를 두고 장어를 먹으면 하루(日)에 네(四)번을 해도 또(又)하고 싶어진다고 풀이하는 사람도 있다. 시중의 민물장어는 양식이거나 수입산이 대부분이다.길이 50∼80㎜의 치어가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것을 잡아 키운 것이다.5∼12년간 민물에서 살다가 8∼10월 산란하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다. 이런 민물장어의 명소로 서울에서 1시간30분가량이면 도착하는 인천 강화도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강화도에서 올해 민물장어 40t이 생산됐고,맛도 기존의 양식 장어보다 훨씬 좋은 까닭이다.강화도에서 생산된 장어는 풍천장어와 같은 종류다. 길이 60∼80㎝의 장어를 고창 등지에서 사다가 강화 갯벌에서 3∼5개월 기른 것이다.동검수산 박용철 대표는 “기르는 동안 인공사료는 전혀 주지 않고 산소만 공급한다.”며 “첫 달은 장어가 비쩍 마르다가 두달째부터 통통해진다.”고 말했다.장어는 강화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한다.초지대교옆의 황산도횟집 정희옥 사장은 “처음에 갯벌장어의 배를 갈랐는데 새우와 새끼게,망둥어까지 나와 놀랐다.”고 말했다.이런 먹이활동 탓에 머리는 뾰족하나 입은 뭉뚝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푸드칼럼니스트 정신우씨는 “부드러우면서 쫄깃하고 담백하면서 고소하다.”며 “자연산 장어와 맛이 거의 비슷하다.”고 평했다.양식과는 달리 껍질이 두껍고 질긴 것도 특징이다.양식과 비교하면 해감과 흙냄새가 훨씬 적다.그래서 양념구이뿐만 아니라 소금구이로도 많이 먹는다.마니아들은 회로도 즐긴다. 강화지역은 옛날엔 장어로 유명했단다.노양래 강화군 어업관리팀장은 “세계 5대 갯벌 가운데 하나인 강화갯벌은 새끼물고기와 게,수생식물 등 먹이가 풍부하고,한강·임진강·예성강이 만나 바다로 합류하는 기수(汽水)지역이어서 옛날엔 장어 생산지로 유명했다.”며 “이런 연유로 30여년 전부터 강화대교 아래쪽에 수도권에서 가장 큰 장어마을인 ‘더러미장어촌’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근래 들면서 자연산 장어는 구경조차 어려워졌고,급기야 양식 장어를 수송,장어마을 명맥을 이어가던 실정이다. 올해 처음 갯벌에서 키운 강화장어는 자연산과 비슷한 맛으로,초지대교를 중심으로 장어전문점이 한창 생겨나고 있다.강화갯벌장어는 어른 2명 분량인 1㎏에 6만원인 반면 자연산 장어는 ㎏에 12만∼15만원이다.강화도의 직매장에서 사면 ㎏에 4만원이다.다듬어 주기도 하고 비용을 조금 더 주면 양념과 함께 구워주기도 한다. 장어는 생강과 잘 어울린다.느끼한 맛을 산뜻하게 바꾸며 소화 흡수를 돕는다.부추와 같이 먹어도 좋다.반면 복숭아와는 상극이다. 강화갯벌장어는 갯장어와는 다르다.‘하모’로 불리는 갯장어는 전남 여수 등지의 남해안에서 많이 나며 ‘참장어’로 부른다.잔가시가 많으며,회나 탕으로 즐긴다.회로 즐기는 붕장어(일명 아나고)가 1m 전후인데 갯장어는 2m까지 자란다.‘꼼장어’로 많이 부르는 먹장어는 턱이 없고 입이 흡판 모양이다.양념구이로 많이 먹는다. ●장어 맛집들 강화군과 김포시 사이의 한강이 서해로 흘러드는 ‘염하’의 물줄기가 환히 보이는 초지대교를 넘어 강갯벌장어집들이 몰려 있다.갯벌장어 1번지는 초지대교를 건너자마자 왼쪽에 있는 황산도횟집(032-937-4337)이다.상호에서 보듯 생선회가 전문이었지만 이젠 장어에 밀렸다.가장 유명한 것이 양념구이.장어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달착지근한 양념과 고소한 장어 맛이 어울려 장어 초보들이 먹기는 그만이다.장어 자체의 맛을 즐기는 이들은 소금구이를 주문한다. 어른 2명이 먹을 양인 1㎏에 6만원이다.안주인 정희옥씨는 “양념구이의 양념에는 고추장과 함께 당귀·천궁·감초 등 30여가지의 약재가 들어간다.”고 말했다.양념이든 소금구이든 다 먹고 나면 장어죽을 내온다.양식장어로는 장어죽을 끓이지 못한단다.해감과 흙냄새가 진동하기 때문에.찹쌀을 갈아 쑨 죽은 수프와 맛이 비슷하다.15번 지방도를 따라 내려가면서 초지숯불장어(032-937-8601),천미숯불장어(032-937-7766),등대참숯불장어(032-937-0749) 등도 갯벌장어를 취급한다. 초지대교에서 오른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15㎞ 정도 올라가면 더리미 장어마을이 나온다.장어집 10여곳이 모여 있다.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장어굽는 냄새가 미리 마중나온다.양식 장어를 쓰다가 지금은 강화갯벌장어로 바꾸고 있다.가장 대표적인 곳이 별미정숯불장어(032-932-1371)다.양식이 ㎏에 4만원인 데 비해 강화갯벌장어는 6만원이다. 주인 한종호씨는 “손님들이 못보는 초벌구이부터 장어를 숯불에 굽는다.”고 말했다.기름이 적고 담백한 맛이 이 집의 특징.소금구이·양념구이·간장구이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코스가 있다.이외에도 더리미숯불장어(032-934-0787),일미산장(032-933-8585) 등이 유명하다. ■ 무안 & 목포 ●낙지 어패류는 ‘개펄’에서 맛이 우러난다.생김새도 바다 밑바닥 여건에 따라 다르다.어류의 육질과 때깔도 차이가 난다.그래서 천혜의 개펄이 발달한 서남해안 해산물은 으뜸으로 친다. 국토의 서남쪽 끝자락에 자리한 무안 ‘펄낙지’가 제철을 맞았다.9∼10월엔 망운,해제,운남면 등지에서 낙지잡이가 한창이다.낙지라면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맛볼 수 있는 대중 음식이다. 그러나 대부분 중국산으로 무안 펄낙지와는 맛이나 향에서 비교할 수 없다.이곳 낙지는 다른 지역의 것이 붉은 빛을 띠는 데 비해 잿빛 윤기로 반들거린다.다리도 더 길고 육질은 여리고 부드러운 게 특징.동이 트기전 포구에서 도착하는 싱싱한 낙지들이 미식가들의 구미를 당긴다. 전남 무안읍 성동리 하남횟집(061-453-5805)은 인근 개펄에서 갓 건져 올린 낙지 요리로 손꼽힌다.이 집의 주 메뉴는 기절낙지.기절낙지는 중간 크기의 낙지를 골라내 대소쿠리에 넣고 민물로 펄을 빨아낸다.이 과정에서 낙지가 힘이 빠지고 육질이 부드러워지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기절낙지는 낙지를 잘게 썰거나 다지지 않고,발을 잘라 그대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입안에서 깨무는 질감이 일품이다. 또 한 가지 놓칠 수 없는 메뉴는 세발낙지.어른 한뼘 크기의 자잘한 낙지를 산 채로 먹는다.수족관에 오래 보관하지 않고 갓 잡아온 것을 나무젓가락에 말아 한입에 넣는다.양념없이 먹어도 비릿한 바다향이 감칠맛을 느끼게 한다.이밖에 낙지 비빔밥,연포탕,낙지 볶음,회무침,전어회,오도리 등 각종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기절낙지는 한접시 3만∼5만원(3∼5명기준),세발낙지 한접시(20마리) 5만∼6만원,회무침 한접시 3만원(4명기준),오도리(새우) 1㎏ 5만원 등이다. 이 집에서 공용터미널을 끼고 100m쯤 가면 무안 뻘낙지 전문점(061-452-9988)이 있다.겉보기엔 허름하지만 낙지 전골,초무침,세발낙지 등을 잘한다.낙지 도소매도 겸하고 있다. 초무침은 3만원(4인기준) 세발낙지 1마리당 3000원,굵은 낙지 한접시(20마리)당 10만∼12만원 등이다. 이들 식당이 자리한 공용터미널 뒷골목에는 무안 낙지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소매상이 즐비하다.무안낙지는 지금부터 10월까지 가장 많이 잡혀,값도 이맘때가 가장 싸다. ●민어 민어 역시 잘 발달된 개펄에서 산란하는 어종이다.진상품으로 알려진 민어는 여름∼가을 전남 신안군 임자,암태,지도 등 연안에서 잡힌다.요즘이 제철인 셈이다.주로 4∼5㎏짜리지만 큰 것은 20㎏을 넘는다.열대성 어종이라 수온이 떨어지면 남쪽으로 이동한다.어부들은 회유 경로를 따라 민어를 잡는다.민어는 예부터 노약자나 임산부 등의 보양식으로 사용될 만큼 맛이나 영양이 뛰어나다. 전남 목포시 중앙동 삼화횟집(061-244∼1079)은 민어회로 유명하다.고급 어종인 민어를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삼화횟집은 연안에서 갓잡아 올린 민어를 먹음직스럽게 썰어 내놓는다.두껍게 썰었지만 민어살을 초고추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살살 녹는다.쫄깃한 민어 부레와 아가미,껍질 등도 곁메뉴로 오른다.다시마와 마른 밴댕이,민어뼈를 고아 만든 민어탕도 식사용으로 나온다.또 굵은 소금에 절여 말린 건민어탕도 별미.말린 민어를 쌀뜨물에 넣고 푹 고아 만든다.건민어탕은 미리 주문해야 맛볼 수 있다. 주인 천안숙(49)씨는 “민어를 냉동실에 보관해 보면 일주일이 지나도 돔이나 농어 등과는 달리 신선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며 민어회의 ‘우수성’을 자랑한다.회는 한접시 4만원(3인 기준),탕은 한냄비 1만원,건민어탕 한냄비 3만원 등이다.
  • 중앙선관위원 정홍원씨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2일 정수부 전 위원의 사표로 공석이 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에 정홍원(60)전 법무부 법무연수원장을 21일 임명했다.정 위원은 사시 14회로 대검 중수부 과장과 서울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로고스 공동 대표변호사로 있다.
  • 구겨서 그린 ‘한국의 소나무’

    홍소안(47)은 ‘소나무 작가’다.사시사철 전국의 산하를 돌며 소나무와 만나 대화하고,그 모습과 정신을 화폭에 담아온 지 10년.그가 30일부터 10월11일까지 서울 서초동 한전플라자 갤러리에서 ‘한국의 소나무’전을 연다. 더이상 새로운 게 없을 것 같은 소나무 그림이지만 그의 그림엔 유별난 데가 있다.도자기의 잔금무늬와 같은 독특한 마티에르를 자랑한다.그의 작업은 먼저 광목천에 접착성 강한 안료를 바른 뒤,그것을 마구 구기는 일부터 시작한다.그렇게 해서 탄생한 화폭은 그 자체가 꺼칠한 소나무의 살가죽 같다.소나무의 질감을 표현하기에는 제 격이다.작가가 ‘구김’과 함께 병행하는 배채(背彩)기법은 그의 소나무 그림에 또 다른 생동감을 불어넣는다.뒷면에서 먹이나 안료를 발라 균열이 있는 틈새로 스며들게 하는 배채 방식은 단순한 붓질로서는 낼 수 없는 미묘한 효과를 거두어 낸다. 작가는 정규 미술교육을 전혀 받지 않고 독학으로 자통(自通)한 노력파다.그가 세월의 풍상을 견뎌내는 소나무를 잊지 못하는 것은 그런 개인사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소나무­고가Ⅰ’ 등 3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02)2055-1192.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송호경 부위원장 사망

    현대의 대북사업과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송호경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9일 사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이날 조선아태평화위 부고를 인용,“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사업했던 송호경이 오랜 병환 끝에 19일 63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했다.”고 전했다.또 “그는 오랫동안 대외사업과 조국통일 부문에서 성실히 일했으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당의 선군혁명 위업에 끝없이 충직했다.”고 평가했다. /*** 이어 “민족의 단합과 조국통일을 위해 적극 투쟁했으며,특히 역사적인 북남수뇌 상봉을 마련하기 위한 4ㆍ8합의서 채택에 훌륭히 이바지했다.”고 덧붙였다. /***/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예비접촉에서 당시 박지원 전 문화부 장관의 카운터파트로 나섰던 송 부위원장은 지난해부터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김인철 통일·안보전문기자 ickim@seoul.co.kr
  • 변호사도 ‘PR 시대’

    변호사도 이르면 내달부터 인터넷,우편,이메일,팩스를 통해 광고를 할 수 있게 된다. 변호사 수가 급증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인터넷시대에 맞춰 광고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다음 달 상임이사회를 열고,변호사의 광고 제한 규정을 완화한 ‘변호사 업무광고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의결할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 개정안은 불특정 다수인에게 팩스,우편,이메일을 보내거나 인터넷 게시판 등에 광고를 게재하는 것을 전면 금지한 기존 규정(제5조 2항)에 예외규정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예외규정은 각 지방변호사회가 광고의 내용과 방법이 공공성과 공정한 수임질서를 해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허가한다는 것이다. 변협 관계자는 “지나친 변호사 광고 제한으로 소비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마저 차단해 왔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국민들이 변호사,법률사건 관련 정보를 손쉽게 얻으면 법률서비스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변호사들은 대체로 이러한 광고 규정 완화를 환영하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서 개인사무소를 운영하는 한 변호사는 “변호사 수가 6000명이 넘었고,매년 1000명의 사시합격자가 쏟아져 이제 가만히 앉아 사건을 얻긴 불가능해졌다.”면서 “인터넷 등 저렴하고 투명한 광고시장이 활성화되면 법조 브로커의 기승도 수그러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참여연대 박근용 간사는 “소비자들이 전문지식이 필요한 법률사건에서 허위·과장 광고가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폴리시 메이커] 전병수 울산IWC준비기획팀장

    [폴리시 메이커] 전병수 울산IWC준비기획팀장

    국제포경위원회(IWC) 연례회의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내년 5월30일∼6월24일 ‘고래도시’ 울산에서 열린다.울산시는 한시 기구로 경제통상국 안에 IWC준비기획팀을 신설해 행사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울산 IWC 연례회의는 고래도시 울산을 세계에 알리는 더 없이 좋은 기회입니다.” 전병수(49) 울산시 IWC 준비기획팀장은 “울산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에는 선사시대의 고래 모습이 바위에 새겨져 있는데,세계적으로 희귀하다.시는 행사에 참가하는 세계 각국 참석자들이 이 암각화를 직접 둘러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또 해마다 갖는 울산 고래축제 행사도 IWC 연례회의 기간에 맞춰 개최하는 등 외국인들에게 고래와 관련해 최대한 많은 볼거리를 제공,고래도시 울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전 팀장은 “올해 이탈리아 소렌토에서 열렸던 회의로 미뤄볼 때 내년 울산 회의에는 57개 회원국에서 공식대표 350여명,NGO 137개 단체에서 150여명 등 모두 500여명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언론 등 비공식 인원까지 합치면 1000명을 웃돌 전망이다.특히 상업포경 재개를 주장하는 일본의 경우 울산에서 열리는 내년 연례회의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 팀장은 “현재 IWC도 ‘솎아내기 포경’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어 울산 회의에서는 현재 국가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포경방법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또 “일본의 경우 연근해 고래자원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상당수의 고래를 잡고 있음에도 우리는 연구 부족 탓에 ‘과학포경’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울산 회의를 계기로 고래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이른 시일 안에 과학포경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기관에 의뢰한 결과 내년 울산 IWC 연례회의 개최에 따라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3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는 등 직·간접적인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특강 러시 고시촌 추석이 없다

    특강 러시 고시촌 추석이 없다

    신림동·종로 등 주요 학원가의 추석맞이 특강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닷새나 되는 연휴기간을 알차게 보내려는 수험생들의 기호에 맞춘 프로그램들이 한가위답게 풍성하다.단기 강의인 만큼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의 테마강좌나 중요 포인트만을 꼬집은 핵심강좌가 주를 이룬다.추석특강에 걸맞게 수강료도 평상시에 비해 대폭 낮췄다.무료로 제공되는 강의도 상당수다. 신림동 LEC법학원은 추석연휴 기간인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헌법핵심요약정리·민법가족법·형법출제예상판례 등의 특강을 갖는다.학원 관계자는 “추석인데도 불구하고 수험준비를 하느라 고시촌에 머무는 수험생들이 많다.”면서 “명절인 만큼 수험생들이 혼자 지내기보다는 함께 모여 공부할 수 있도록 특강을 마련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춘추관에서는 헌법판례·헌법부속법령·경제법·국제법·노동법·형법판례·민법판례 강의를 사법시험 추석특강으로 마련했다.행정·외무고시 추석특강 과목은 행정법사례·경제학2차문제풀이·행정학쟁점특강·헌법부속법령·언어논리·한국사 등이다. 베리타스학원도 추석특강으로 5일간의 단기 강좌를 마련했다.사시 1차 수험생들을 위한 강좌로 경제법·국제법·헌법판례 등의 맞춤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행시·외시 수험생을 위해서는 PSAT 집중강의가 연휴간 8차례 진행된다. 한림법학원의 추석특강으로는 토익강좌가 특히 눈에 띈다.사시생들의 사활이 걸린 토익점수 확보를 위한 강의로 ‘토익 기출 1000제 파트별 뻐개기’와 ‘토익 초단기 비법전수’가 마련돼 있다.그밖에 민법고득점테마100선·행정학논문특강 등 17개 과목 강좌가 진행될 예정이다.한국법학교육원에서도 헌법판례·민법사례·민법조문·민법핵심정리 특강을 준비했다. 종로행정고시학원은 공인중개사시험 수험생들을 위해 26일과 29일 공시법과 민법 특강을 연다.종로한국법학원에서도 추석연휴 이틀간 부동산공법을 특강한다.종로박문각행정고시학원에서는 24일 추석맞이 이벤트로 7·9급 수험생들을 위한 시험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신림동에서 행시준비를 하는 수험생 김인철(29)씨는 “집이 멀지 않아 연휴동안 지내다와도 되지만 솔직히 명절을 친척들과 보내기는 부담스럽다.”면서 “친구들과 이 곳에서 공부하는 편이 훨씬 속 편하고 무료강의만 찾아다녀도 연휴를 아깝지 않게 보낼 듯하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사설] 中 고구려사 약속위반 강력대처를

    고구려사 왜곡과 관련한 중국측의 태도를 보면 불쾌하기 그지없다.엊그제 서울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중국 학자들이 “현재 중국 영토내의 고구려는 중국 역사”,“고구려가 한반도 북부를 차지한 것은 중국의 식민정권을 건립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육성으로 들으니 소름까지 돋았다.나아가 중국측은 정부 차원에서 고구려사 왜곡을 않겠다는 지난달의 약속을 벌써 깨고 나섰다.이제 단순히 외교적 항의로 끝낼 단계가 아닌 것 같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달 24일 고구려사와 관련해 5개항의 구두양해에 합의했다.당시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이 교과서나 정부 출판물에 의한 고구려사 왜곡을 않기로 약속했다.”고 보충설명했다.그러나 중국 문화부 산하 중외문화교류센터가 지난 15일 발간한 월간지에 ‘고구려는 중국 동북지방에서 생활했던 고대 소수민족 지방정권’이라는 내용의 글이 실렸다.또 중국 교육부 직속 인민교육출판사 홈페이지에 실린 고구려사 왜곡 부분도 아직 시정되지 않고 있어 구두양해와는 달리 앞으로 교과서에까지 왜곡내용이 수록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외교부는 어제 “중국측에 해명과 시정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하지만 뒷북치는 식의 항의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중국 정부가 조선족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정권 변화 등 한반도 유사시 개입근거를 만들기 위해 고구려사를 왜곡한다는 관측도 있다.용의주도하게 치고 빠지기를 하면서 왜곡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학술차원에서 토론하자는 원론적 대응으론 한계가 있다.“고구려사를 왜곡해서는 한국과 정상적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인식을 중국측에 심어줄 필요가 있다.북한 및 주변 국가와의 공조를 강화하고,더욱 강력하고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 [씨줄날줄] 단풍/우득정 논설위원

    가을도 어느덧 계절의 문턱을 넘어 왕국의 한복판을 향해 곧게 뻗은 신작로로 한발씩 내딛는다.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의 끝자락이 아직도 발길에 묻어 있지만 아침 저녁으로 떨어지는 수은주에서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느끼게 된다.조상들이 자연의 무한한 권능 앞에 고개를 떨구고 옷깃을 여미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겸손도,질서도,상호이해도 찾아보기 어렵다.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눈에는 핏발이 곤두서 있고,메아리 없는 외침을 내뱉느라 목청은 갈라져 있다.사방을 둘러봐도 살벌한 풍경만 펼쳐져 있다.과거사 논쟁이니 국가보안법 개폐문제이니 일진광풍이 몰아칠 때마다 각 진영이 내건 깃발 위론 습기 한점없는 먼지만 날아오른다.1세기 전 에즈라 파운드나 T S 엘리엇이 불길하게 예견했던 것처럼 황무지를 헤매는 영혼없는 인간군상들만 있을 뿐이다. 인고의 세월을 견뎌온 자연은 그래도 실망하지 않는 모양이다.태풍 ‘매미’가 할퀴고 갔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 단풍은 유별나게 때깔도 곱단다.혹독하게 쏟아붓던 폭염을 이겨낸 대가이리라.추석 무렵 설악산에서 시작돼 다음 달 중순쯤이면 온 세상을 울긋불긋하게 물들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연이 여름의 끝자락에 풍요와 현란한 축제의 상징인 가을을 걸어두듯 시인은 절망을 노래하면서도 동시에 황무지의 한 모퉁이에 희망과 부활의 약속도 묻어두었다.갈등과 대립의 깃발을 내리고 구원을 찾아 나서라는 뜻이다.그렇게 하려면 나뭇잎이 스스로 엽록소를 파괴해 화려한 빛깔로 단장하듯이 우리 스스로가 빗장을 내건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그래야만 계절의 바뀜과 더불어 찾아드는 자연의 조화와 어울릴 수 있다.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형형색색의 나무들과 사시사철 변할 줄 모르는 소나무,간간이 모습을 드러낸 바위,그 사이로 흐르는 개울까지 한데 어깨를 나란히 하기 때문이다.하늘 향해 치솟은 아름드리 나무든,한뼘 남짓한 난쟁이 나무든 자연의 교향악에는 차별을 두지 않는다.이것이 단풍의 시작을 알리는 자연의 교훈이다.계절이 가져다주는 소중한 선물이 인간의 탐욕에 의해 가려져선 안 될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나눔 세상] 구두닦는 철도원의 행복만들기

    [나눔 세상] 구두닦는 철도원의 행복만들기

    영원한 ‘구두닦이’가 되고픈 한 철도원의 행복만들기 사연이 삭막한 세상살이에 잔잔한 감동을 일으킨다. 철도청 용산차량사무소 차량관리원 이민수(36·기능 7급)씨는 매일 점심시간마다 동료들의 구두를 반짝반짝 닦는다.대학 졸업 후 입사한 지난 93년부터 11년째 하고 있는 ‘부업’이다.구두를 맡기는 단골 고객은 30명(월 1만원).여기에 자신의 금연으로 모은 5만원이 합쳐져 이웃사랑의 따뜻한 마음으로 퍼져나간다.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구두닦는 일이 행복하기만 하다.”고 말하는 그의 입가엔 어느새 미소가 번진다.그의 구두닦이 인생은 93년 10월,동료의 결혼식 참석을 앞두고 바쁜 선배들의 구두에 손을 댄 것이 발단이었다.선배들에게 수고비 5000원을 받았는데,돌려받기를 사양하던 한 선배가 “좋은 일에 쓰라.”고 던진 한마디가 지금껏 구두솔을 잡게 했단다. 차량사무소는 점심시간이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다.그의 식사시간은 20분,커피를 마시고도 여유가 있다.구내 탈의장에는 안전화로 갈아신고 작업 현장으로 나간 선배들의 구두가 널려 있다.처음엔 10명의 선배가 매월 5000원을 내는 것으로 계약에 참여했다.구두를 닦을 때는 휴대전화까지 끌 정도로 ‘직업정신’도 투철하다. 구두를 닦아 번 돈 전액을 정신지체자 시설에 꼬박꼬박 보냈다.지난 6월에는 한 기업체가 주관한 ‘좋은 사람’에 뽑혀 상금 100만원을 탔다.이 돈도 ‘혈구탐식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는 대학 후배의 아이를 위해 선뜻 내놓았다. 사무소와 가까운 어린이복지시설 ‘혜심원’에는 지난 98년부터 찾았다.당시 이곳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직원 12명과 함께 후원회를 결성했다. “한번은 고기를 먹는데 선생님이 아이들을 말려요.평소 못 먹다가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저녁에 토하기 때문에 그런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이씨는 “사무소 전 직원이 함께 하는 봉사활동이며,여건이 허락할 때까지 구두를 닦을 것”이라며 “고향의 부모님께 며느리와 손자를 안겨드리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남 돕기는 쉬워도 장가들기는 어려웠던지,노총각 신세가 못내 쑥스러운가 보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학칙까지 고쳐 부정편입시킨 대학

    부정편입학 비리가 또 적발됐다.충남의 한 대학이 4억여원을 받고 대구의 한약재상 24명을 부정 편입시켜준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밝혀졌다.교수는 물론 대학총장도 이번 비리에 연루돼 학칙까지 고쳐 편입 정원을 늘린 뒤 부정입학을 성사시켰다고 한다.특히 교수들은 돈과 향응을 받고 부정편입생들이 있는 대구까지 출장 강의를 나가 학점을 주고 졸업을 시켜줬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대학 편입 정원은 해마다 늘어 작년에는 7만 8000여명에 이르렀다.그러나 편입은 신입생 모집과 달리 사회적 관심이 적고 당국의 감시가 소홀하기 때문에 비리의 소지가 다분히 있다.그래서 대학 편입을 둘러싼 비리 의혹은 해마다 끊이지 않았다.편입시험은 허술하기 짝이 없어 올해 초엔 무전기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이번에도 교수들은 성적이 떨어지는 5명은 다른 과에 입학시킨 뒤 한약관련학과로 옮겨주는 치졸한 수법을 서슴지 않았다.학생들을 가르치는 총장이나 교수들이 이런 비리를 저질렀다니,믿어지지 않는다.돈을 받고 졸업장을 팔아 먹는 행위보다 더 나쁘다 하겠다. 교육부는 도대체 뭘 했는지 묻고 싶다.편입 비리가 소수의 일부 대학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감사를 강화해야 한다.비리를 막기 위한 방법은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밖에 달리 길이 있겠는가.대학이 이런 부정에 쉽게 빠지는 것은 교수들의 도덕적 해이 외에 재정난도 한 이유라고 본다.지방대학들의 재정 상태는 매우 열악하다.이번에도 이 대학은 한약재상들의 기자재 제공 미끼에 현혹된 듯하다.대학들은 돈벌이 유혹에 빠지지 말고 백년대계를 책임진 대학 본연의 자세를 잃지 말기를 바란다.
  • 訪美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 1년6개월 ‘소회’

    訪美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 1년6개월 ‘소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교수 출신은 좀 고지식하고,기자들은 두루 보는 데 둔합디다.” 미국 연방정부와 기업의 인사시스템을 연구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인 청와대 정찬용 인사수석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참여정부의 인사정책을 운영해 오면서 느낀점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혔다. ●“기자들은 두루 보는데 둔해” 정 수석은 공무원 사회의 고질적인 학연·지연·혈연 등 이른바 ‘3연’의 타파와 관련한 질문에 “그것은 마치 한국인에게 김치를 먹지 말고 살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그는 “나 역시 인사보좌관에 임명된 뒤 처음 만났던 사람들은 초·중·고·대학의 동창과 선·후배,시민단체 활동 당시의 동료들로 한정되더라.”면서 “학연 등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고 균형감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수석은 공무원 사회 외부 충원 인사들에 대해서는 “교수들,특히 자연과학을 전공한 분들은 ‘1 더하기 1은 반드시 2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시더라.”면서 “공직사회의 통솔은 반드시 과학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공무원들이 낫더라.”고 말했다.이어 “공무원을 30년 하면 귀신이 된다더라.”면서 공무원 예찬론을 늘어놓았다. 언론인들에 대해 정 수석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보니 날카롭게 비판하지만,한 면을 집중해서 보고 두루 보는 것에는 둔하더라.”고 평가했다.그는 “고위공직을 인사할 때 기자들로부터 평가를 듣기도 하고,추천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인사들도 신문에 거명되면 검토 대상에 추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인사파일’과 관련해서는 “자료가 참 방대하더라.”면서 “그러나 가끔은 풍문으로 들리는 얘기나 설들도 들어 있어서 조심스럽게 참고한다.”고 말했다. ●“강금실 前장관 본인이 힘들어 사임” 정 수석은 지난해 2월 인사보좌관에 임명됐을 때 노무현 대통령이 세 가지를 당부했다고 밝혔다.첫째는 현 정부에서 준용하고 차기정부도 존경할 수 있는 인사시스템을 만들 것.둘째는 제도가 완성되기 전에도 엄정한 기준으로 인사할 것.세번째는 흙 속에 묻힌 진주를 찾을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교체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정 수석은 “명징하게 밝히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을 아꼈으나 질문이 거듭되자 “강 장관이 야무진 분이지만 얼마나 고생했겠느냐.”면서 “본인이 힘들어 했고 그런 의견표시도 있었다.”고 말했다. ●“본인 검증서 제출 제도화” 정 수석은 “앞으로 고위직 인사 때 돈 문제가 깨끗한지,부동산 투기 전력이 있는지,주식투자를 하다 크게 손해를 본 적이 있는지,신용불량 기록이 있는지 등을 미국처럼 본인이 스스로 서면제출하는 것을 제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또 정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장 등 고위공무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현재 1년으로 돼 있는 최저 보직기간을 2년으로 연장하고,이 원칙의 예외에 대해서는 엄격한 제한을 두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이성열 중앙인사위 사무처장이 말했다.박명재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은 “미국처럼 공무원 직무별로 세분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토종 웰빙을 찾아서] 부여 방울토마토

    [토종 웰빙을 찾아서] 부여 방울토마토

    최근 건강식으로 부상한 ‘토마토’.예전에는 칼로 썰어 생으로 먹거나 설탕에 재어 먹던 큰토마토가 대중적이었지만 지금은 그 자리를 방울토마토가 대신하고 있다. 큰토마토는 그대로 먹으면 입가에 빨간 즙이 묻어 불편했기 때문이리라.지금은 일반가정의 식탁에도 올라오는 흔한 먹을거리이지만 빨간 유리구슬처럼 생긴 방울토마토는 10년 전만 해도 고급술집에서 안주 등으로만 나올 만큼 귀했다. 충남 부여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김규성(41)씨는 “방울토마토 재배를 오래 한 농민들이 ‘처음엔 1개에 100원도 갔다.’고 얘기하더라.”고 말해 ‘금’방울 토마토였음을 짐작케 한다. ●전국 최대 산지 방울토마토는 세도면을 중심으로 부여군에서 전국의 20% 안팎을 생산하고 있다.614농가가 270㏊에서 지난해 총 2만 150t을 생산했다.매출액은 모두 41억원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부여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11년전.김씨는 “우리나라에서는 일찍 한 셈”이라며 “방울토마토는 열대나 온대에서 기르던 과채류인데 우리나라에서도 키우기 시작해 토종 열매채소가 됐다.”고 밝혔다. 이곳 방울토마토는 금강 물이 끊임없이 둑에 부딪히면서 쌓인 힘있고 기름진 토양에서 자라 품질이 뛰어나다.일조량이 적당한 것도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됐다.여기에다 농민들의 오랜 노하우가 첨가돼 다른 지역산 방울토마토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세도면 청포리 정남식(37)씨는 “초기부터 방울토마토를 길러오던 아버지를 3년전부터 돕고 있다.”면서 “아버지는 ‘방울토마토를 보기만 해도 토마토가 무얼 바라는지 안다.’고 말씀하실 정도의 전문가”라고 귀띔했다. ●부여산 방울토마토…인기‘짱’ 부여산 방울토마토는 색깔이 진홍색으로 고르고 당도도 높다.다른 지역 토마토는 당도가 7∼7.5도 정도지만 부여산은 7.5∼8.5도의 수치를 보여 더 단맛이 난다는 것이다. 더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무공해 재배가 많기 때문이다.세도면 장산리에서 3000여평의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임병길(50)씨는 “농약과 비료 대신 지렁이를 살려 땅심을 북돋우고 퇴비를 줘 기르는 농가가 많다.”면서 “이 덕분에 대형 할인점에서 값을 더 쳐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여산 방울토마토는 서울 가락동시장과 농협 하나로마트,대형 할인점 등에 대규모로 출하하고 있는 상태다. 값은 출하량과 소비량 등에 따라 5㎏짜리 한 박스에 5000원으로 폭락하는 등 들쭉날쭉하지만 올해는 3만원을 호가한 적이 있을 정도로 예년보다 비싸게 팔려나가고 있다. 임씨는 “인터넷으로 개인들에게 판매하다 택배를 부치고 송금이 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 너무 번거로워 그만뒀다.”면서 “지금도 외부에서 개인들이 ‘택배로 보내줄 수 없느냐.’는 전화를 많이 해온다.”고 전했다. ●3월 출하물이 가장 맛있어 예전과 달리 지금은 토마토를 사시사철 먹을 수 있다.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기 때문이다.특히 부여에서는 겨울철에도 재배에 적극 나서 다른 지역보다 한달쯤 빠른 설명절 전에 출하한다. 다음달에 모종을 하우스로 옮겨 심는다.한입 베어물면 단단한 껍질이 ‘톡’ 터지면서 상큼한 맛이 입가에 감도는 방울토마토.3월에 출하하는 것이 제일 맛있지만 다른 계절에도 아이들의 간식거리로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올해는 풍작이어서 2000평에서 1억 5000만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 정씨는 “건강식으로 알려지면서 소비가 늘어 가격이 좋은 편”이라면서도 “이러다 보니 방울토마토를 기르려는 농민들이 늘어 내년에는 값이 폭락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부여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건강에 좋은 토마토 드세요 토마토는 최근 건강식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리코펜 성분과 각종 비타민이 들어 있어 만병통치(?) 열매채소로 떠오르고 있다.전립선암과 폐암,위암 등에 항암효과가 탁월하고 고혈압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피부미용과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다고도 한다.이 때문에 날것으로 즐기는가 하면 샐러드 등에 넣어 맛도 내고 건강도 챙기려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 공인중개사시험 거품 빠진다

    공인중개사시험 거품 빠진다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의 인기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지난 10일 마감된 제15회 공인중개사자격시험 원서접수 결과,당초 예상과 달리 지원자 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인력공단이 지난달 30일부터 열흘간 전국 23개 지방사무소에서 접수한 원서를 가집계한 결과에 따르면,올해 시험에는 23만 700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이는 지난해 지원자 26만 1153명에 비해 10%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공인중개사시험의 인기는 지난 2년간 절정에 달해 2002년부터 지원자가 26만명을 크게 웃돌았다.그뿐만 아니라 서울지역에서 영업 중인 부동산 중개업소 수가 올 7월 들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시험 볼 돈이 없다” 수험전문가들은 경기악화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돈 한푼이 아쉬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험삼아’ 자격시험에 도전하는 수험생들이 줄었다는 것이다.특히 주부 수험생들의 감소가 뚜렷한 것으로 보고 있다. 종로행정고시학원의 이선주 강사는 “얼마 전만 하더라도 주부들 사이에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으로 부업을 해 한 달에 100만원 정도는 쉽게 벌 수 있다는 말이 오갔다.”면서 “이제는 부동산 경기뿐만 아니라 전체 경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최소 200만원 이상의 학원비와 책값을 들이며 쉽게 공부에 나설 수 있겠느냐.”고 설명했다.‘장롱면허’라도 따놓고 보자던 직장인들과 가정주부들이 올해 시험을 대거 포기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원비 부담이 큰 오프라인 강의 수강생들이 최근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육서당공인중개사 학원 오태근 전무는 “실강의와 동영상 강의의 수준차가 뚜렷한 데도 수험생들이 값싼 동영상 강의를 선호한다.”면서 “시내 대형 학원들도 실강의 수험생들이 많게는 40%까지 빠져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시내 중개업소 감소세 부동산 경기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요즘같아서는 자격증을 따더라도 창업하는 데는 부담이 따르고,주위에 문을 닫는 중개업소도 많기 때문이다. 15일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에 따르면,서울의 경우 지난 7월에 문을 닫은 중개업소는 469곳으로,개업 중개업소 427곳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이같은 감소세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협회 양수순 홍보실장은 “감소세는 주택거래신고제가 도입된 서울에 국한된 현상으로,전국적으로는 개업 중개업소가 더 많긴 하다.”면서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예측 불가능하고 내수경기도 안 좋다 보니 중개업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허수 빠져 응시율은 늘어날 것 하지만 공인중개사 자격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는 것이 학원가의 분석이다.실업률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공인중개사 자격의 인기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이 때문에 올해 역시 최소한 지난해 수준으로 수험생들이 몰릴 것이라 예상했던 학원가에서는 지원자 급감이라는 결과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온라인 교육업체 에듀윌의 강현모 강사는 “공인중개사시험에 대한 관심은 줄지 않았다.”면서 “온라인 강의 수강생들도 크게 줄지 않았고,포털사이트의 검색 횟수를 보더라도 공인중개사에 대한 조회수가 오히려 늘었으면 늘었지 떨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공인중개사 시험의 경우 지원을 많이 하지만 다른 시험에 비해 응시율은 낮은 편”이라며 “올해 시험에서는 막연하게 시험을 보려는 사람들이 줄었기 때문에 응시율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2) 경남 남해 어부림·미조리숲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2) 경남 남해 어부림·미조리숲

    ●바람·조류 막아주는 울타리형 바다숲 ‘어부림’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에 가면 ‘물건다방’‘물건슈퍼’‘물건면사무소’‘물건중학교’‘물건수산’ 등등 온통 ‘물건’만 보게 되니 슬몃 웃음이 나온다.물론 ‘물건(物件)’이 아니라 ‘물건(勿巾)’이다.물건까지 달려 내려간 것은 일명 어부림이라 불리는 천연기념물(제150호)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바람과 조류를 막아선 전형적인 울타리형 바다숲.길이 1500m,폭 30m 내외,7000여 평에 이르는 광대한 숲이 해변을 가로지른다.이팝나무 모감주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푸조나무 상수리나무 말채나무 후박나무가 윗자리를 차지하고,그 뒤를 따라 산달나무 까마귀밥 여름나무 생강나무 화살나무 등이 앞다퉈 자리를 잡고 있다.상목 2000여 그루,하목 8만여 그루,도합 1만여 그루가 도열해 찾아오는 이들을 위하여 늘 열병식을 준비한다.대개 해송 같은 단일 품종이기 마련인 바닷가에 이처럼 식물의 종다원성이 확보된 바다숲이 자리하고 있음은 얼마나 큰 기쁨인가. “나뭇가지 하나라도 함부로 꺾으모 크일나요.해꼬지를 하모 틀림이 벌 받거덩.썩어자빠진 고목도 절대로 손은 대지 마이소.”숲그늘에서 이야기꽃을 피우던 마을 노인들이 외지인을 보자마자 경계의 낯빛으로 전해 준 준엄한 경고다.입구에도 ‘구역 내 텐트금지.숲속에서 취사를 금함.위반시 법적 조치’란 경고 입간판이 서있다.누백년을 걸쳐 지켜온 숲이므로 이렇게 막고 지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전설에는 임진왜란이 터지기 직전에 전주 이씨 무림군(茂林君)의 후손들이 심었단다.그렇다고 보면 대략 400년 역사에 근접하는데,고목의 나이테와 거의 맞아 떨어진다.나무 종류도 170종에 이른다.선조들은 이곳에 왜 이같이 웅장한 숲을 조성하였을까. ●‘숲 해치면 마을 망한다’ 믿음 견고 물건리의 본디 지명은 ‘물건개’.움푹 들어간 만을 따라 펼쳐진 평지에 촌락이 형성되어 지금은 무려 227가구,530여명이 사는 대촌이 됐다.문제는 바다로부터 질풍처럼 내닫는 해풍과 조류였다.숲을 조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다숲이 한 눈에 드는 산등성이에 올라 굽어보니 타원형의 숲이 바다와 뭍의 경계선에 그림처럼 놓여졌다.바다로부터의 온갖 도전을 굳건하게 막아주는 ‘지킴이’로 손색이 없는 위용이다. 19세기 말쯤 일이다.생각없는 사람들이 이곳 나무를 일부 벌채한 뒤 큰 폭풍을 만나 마을이 아예 ‘절단’난 적이 있었다.그 후 ‘숲을 해치면 마을이 망한다.’는 이곳 주민들의 믿음은 더욱 강고해졌다.1987년의 태풍 ‘셀마’ 때도 바닷물이 들어차 큰 피해를 입었다.물건항을 조성하면서 방파제를 쌓은 이후 해변의 아름답던 몽돌들이 씻겨나가고 있으며,숲에도 직접적인 피해가 닥쳤다.짠물이 숲을 덮쳐 나무가 죽어갔다.그래서 10여년 전부터 곳곳에 느티나무 등 후계목을 심어 뒷 일에 대비하고 있다. 너무도 중요한 숲인지라 아예 ‘제사 잡숫는 숲’이 되었다.숲에서 ‘우두머리’ 나무 한 그루를 정해 ‘당산’이라 이름붙이고 해마다 음력 10월 15일이면 제를 올린다.한 달 전에 동회를 열어서 깨끗하고 부정없는 인물을 뽑아 제주로 삼는다.예전에는 남해읍내까지 40리 길을 걸어서 오가며 제숫거리를 사오곤 했다.당목과 제줏집에는 지금도 왼새끼 금줄을 쳐 금기도 행한다. ●물고기에 숲그늘은 ‘호화판 별장’ 1960년대까지만 해도 봄이면 숲 바로 앞까지 멸치떼가 몰려들었다.은백색의 멸치가 몽돌해변으로 몰려들면 후리그물을 둥그렇게 둘러치고 주민들이 모두 몰려나가 그물의 양 귀를 잡아당겨 끌어올렸다.숲가에서는 드럼통을 개조한 가마솥에다 멸치를 연신 삶아냈고,이를 햇살 좋은 들판에 널어말려 ‘메루치’를 만들었다. 고기떼는 숲그늘로 몰려드는 습성이 있다.물고기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숲을 그리워한다.동물만이 숲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도 해변이나 섬의 숲그늘로 몸을 숨기고 ‘그늘의 미학’을 즐긴다.선사시대의 인간들이 바위 그늘에 거주처를 마련하였듯 물고기들도 본능적으로 바위 그늘이나 숲 그늘을 찾는다.물건숲은 이런 물고기들에게는 가히 ‘호화판 별장’에 버금하는 거주조건을 갖춘 곳이다. 숲이 좋았을 때는 지금의 주택지까지가 거대한 ‘나무의 바다’였다.그 후 숲이 줄어들면서 그 물좋던 멸치떼도 사라져 먼 너른 바다로 나가야만 그물에 멸치가 든다.세월이 갈수록 숲은 몸피를 줄여 이제는 옛날의 원형에는 턱없이 못미치는 긴 띠로만 남았다.그래도 이만한 바다숲 구경하기가 쉬운 일인가. 물건숲은 지정학적인 위치와도 깊은 상관성을 갖는다.이곳은 남해의 바깥바다인 동쪽에 위치하여 외풍을 강하게 받는 곳이다.그래서 바람,특히 태풍에 취약했다.만약에 조상들이 물건숲을 조성하지 않았더라면,사람이 사는 이곳도 지금쯤 소멸되어 허허벌판이 되었음직하다.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제시한 살만한 곳(家居地)은 계거(溪居),강거(江居),해거(海居)의 순이었으니,만약 이 숲이 없었더라면 이곳 사람들은 열악한 해거에서 살아남고자 발버둥을 쳤어야 했을 것이다. 물건숲의 매력은 활엽수와 상록수의 조화에 있지 않을까.대개의 바다숲이 해송 일색인데 반하여 이 숲은 느티나무가 주종이다.느티나무는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마을나무의 상징으로,그 친연성은 정자나무나 당산나무에서 단연 돋보인다. ●느티나무·상록수 우거진 ‘미조리숲’ 장관 그렇다면 물건숲은 저 홀로 전통인가.그렇지는 않다.남해군에는 이곳 말고도 걸출한 바다숲이 더 있다.아름답기 비할 바 없는 ‘물미도로’를 통해 십여 분을 달려가면 미조리숲(천연기념물 제29호)에 이른다.수령 50∼60여년에 이르는 거대한 느티나무 군락과 상록수 230여 그루가 해변을 향해 숲그늘을 드리우고 있다.설촌(設村) 역사로 미루어 보건대 숲은 현존 나무들의 나이테를 뛰어넘어 일찍부터 조성되었다가 여러 단계의 변천을 거친 것으로 비정된다. 그런데 이곳에서 처참한 풍경과도 마주쳐야 했다.미조리 역시 태풍 셀마를 만난 데다가 작년에는 매미까지 덮쳤다.뿌리째 뽑히거나 부러진 나무,스러진 나무들이 70여 그루에 달했다.거센 해일이 해변을 강타하면서 숲을 넘어 마을을 들이쳤으며,이 바람에 두 집이 쓸려나가고 일곱 집이 반파되기도 했다. 숲이 조성된 토대는 제방처럼 높다.미조리숲의 관리인이었던 이대승(65)씨는 이 숲은 “선대들이 ‘바람의지’로 세운 ‘울타리’”라고 설명했다.“우리가 죽더라도 후손들이 이어갈 것이 분명하지요.”논밭이 부족한 생활 조건에서 바다에 의지하여 사노라면 어차피 바닷가를 피할 수 없었겠으나 당초 이곳의 생존 조건이 너무나 험난했으니,이들 바다숲은 자연조건에 맞선 인간의지의 표현이 아니겠는가. 미조리는 반농반어의 특성이 말하듯 의외로 논밭이 많다.숲을 넘어가면 밭이 있어 남해 특산인 마늘을 키우며,그 밭을 넘어가면 논이 있다.만약에 숲이 없다면 바람에 실려오는 염해 때문에 농사인들 제대로 됐을까. 바다숲은 비보풍수(裨補風水)와 연관이 깊다.풍수설에 따라 지형적인 결함을 보충하기 위해 비보로서 마을의 지기(地氣)를 키우고 지키고자 했던 것.숲이 없었더라면 바닷쪽이 얼마나 허했을까.숲이 우거지면 마을에서 뛰어난 인재가 많이 난다는 속설마저도 이곳에서는 예사롭지 않다.미조리에서도 바다숲은 신성목(神聖木)이다.해마다 10월 15일 밤에 동제를 지내기 위하여 아예 동제당을 숲속에 지어 놓았다.뒷산 참나무가 윗당인지라 먼저 제를 지내고,그 다음에 마을에서 송정해수욕장 넘어오는 무림이 고갯목에 장승을 세우고,마지막으로 바다숲에서 제를 지낸다. ●물고기도 숲을 그리워한다 “태풍 매미가 강타하고 난 다음에는 고기가 들지 않아요.”주민들의 시름이 깊다.봄에는 감성돔과 방어,볼락,여름에는 멸치,가을에는 장어와 게 등을 잡지만 씨알도 잘고 잡히는 양도 예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숲이 얼마나 어업에 중요한가는 이웃 일본의 사례에서 산견된다.일본에서는 막부시대부터 바다숲의 중요성을 간파하였으며,메이지시대에는 본격적으로 인공림을 조성하였다.예컨대 야마구치현(山口縣) 같은 곳에서는 해변 곳곳에 흑송림을 조성하여 고기를 유인하였다.오늘날도 어민은 물론이고 부인회,청년회 등이 앞장서 사회운동 차원에서 숲을 조성한다.물건리와 미조리 숲모심처럼 식수제(植樹祭) 같은 제의도 집행하며 ‘어민의 숲’,‘바다의 숲’,‘물고기의 숲’ 따위의 명표를 붙인 숲을 사회운동 차원에서 키워 나간다. 바다숲은 해변에 바짝 붙어서 운신하는 연안어종의 서식에 결정적인 조건이 된다.숲이 무성한 바닷가에 고기가 몰려드는 이유는 간단하다.바다숲은 풍조(風潮)를 막는 1차적 기능 이외에 물고기에게 잠자리를 마련해 주는 시너지효과까지 부여한다. 우리는 어떠한가.물고기를 위해서 나무를 심자면 삼척동자가 다 웃고 말 것이다.바다만 그러한가.강변숲과 수초가 무성해야 민물고기도 잠자리를 마련한다.콘크리트로 반듯하게 호안을 둘러친 강에서 민물고기가 서식할 수 없듯 해변도로 따위로 장벽을 쌓아올린 곳에 바다물고기가 쉴 터를 장만할 턱이 없다. 이미 수백년 전에 바다숲을 조성할 줄 알았던 선조들의 지혜와 체험이 지금의 우리에게서 완벽하게 단절되고 말았다.남해바다의 숲에서 못난 후손들을 일깨우는 죽비의 매운 맛을 느끼며 아쉬웁게 감고계금(鑑古戒今)의 배움을 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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