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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 우크라-러 흑해분쟁

    [월드이슈] 우크라-러 흑해분쟁

    2004년 ‘오렌지 혁명’으로 촉발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천연가스 분쟁에 이어 이번엔 크림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해군의 임대료 문제가 불거졌다. 서방언론들은 최근 두 나라의 갈등을 19세기 러시아와 서방연합군이 벌인 전쟁에 빗대 ‘제2의 크림전쟁’이라고 부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을 크림반도와 흑해의 지배권을 둘러싼 ‘러시아 대 서방’의 대결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세바스토폴에 대한 1997년 협약을 파기한다면 치명적인 결과가 빚어질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크림전쟁’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말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의 폭탄발언이 양국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그의 발언은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에 주둔중인 러시아 흑해함대의 기지 임대료를 4배로 올려 받겠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방침이 보도된 직후 터져나왔다. 크림전쟁은 1854년 크림반도와 흑해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동방제국’ 러시아와 영국·프랑스·터키의 ‘서방 연합군’이 벌인 전쟁이다. 러시아는 가스값 인상요구에 기지임대료 카드로 맞선 우크라이나를 향해 ‘전쟁위협’에 가까운 최후통첩을 날린 셈이다. ●‘가스분쟁’ 이어 ‘흑해분쟁’ 그러나 우크라이나도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14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해군과 공동으로 사용하던 얄타 해변의 등대를 실력으로 ‘접수’했다. 러시아는 “등대를 강탈당했다.”면서 맹비난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림반도의 항해시설을 불법으로 쓰고 있다.”고 맞섰다. 다음달 중순 양국간 회담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갈등은 물리적 충돌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이번 기회에 ‘세바스토폴 문제’를 담판 짓고 가겠다며 벼르고 있다. 인구 40만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는 현재 30척이 넘는 러시아 군함이 정박해 있다. 주둔중인 러시아 해군만 1만 4000명이 넘는다. 1991년 소련이 무너지고 흑해함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분할 배속된 뒤에도 러시아 해군의 주둔엔 별 문제가 없었다. 두 나라는 1997년 러시아가 1년에 9800만달러(약 980억원)의 임대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20년 동안 세바스토폴 항구를 사용키로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2004년 ‘오렌지혁명’을 통해 집권한 빅토르 유시첸코 대통령이 친(親)서방 정책을 펼치며 러시아와 거리를 두자 갈등이 표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미국 중심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려는 유시첸코 정부에 세바스토폴의 러시아 함대는 가장 큰 걸림돌이었기 때문이다. ●“러시아함대가 나토 가입 최대 걸림돌” 러시아군을 축출해야 한다는 민족주의 세력의 지원을 업고 유시첸코 정부는 지난해 임대료 인상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흑해의 군사시설을 미국에도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흘리더니 7월엔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러시아군이 통제하는 등대를 습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연말 가스분쟁에서 최고조에 달한 두 나라의 갈등은 결국 이바노프의 ‘크림전쟁’ 발언으로까지 치달았다. 세바스토폴에서 밀려나면 러시아에는 치명적이다. 흑해 연안에서 그만한 천혜의 군항은 찾기 힘든 데다 200년 넘게 사령부가 주둔해 왔다는 상징성도 크다. 만일 미군이 주둔한다면 그야말로 송곳을 든 상대에게 턱밑을 내주는 형국이 된다. ●러시아 ‘세바스토폴 지키기’총력전 러시아는 3월의 우크라이나 총선에서 흑해함대 이슈가 전면에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최근 “크렘린의 고위급 인사가 이 지역의 친러시아 세력을 규합하기 위해 현지에 급파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함대시설 유치지역에 대한 특별지원금도 약속했다. 러시아가 내심 기대하는 것은 이 지역의 친러시아 정서다.2세기 넘게 함대 사령부가 주둔했기 때문에 주민들 대부분은 스스로를 러시아인으로 여긴다.2004년 대통령선거 당시 유시첸코가 이 지역에서 얻은 득표율은 7%에 불과했다. 지역 공산당의 한 간부는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주민투표로 국가귀속을 결정한다면 크림반도는 당장 러시아에 편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BBC는 러시아가 본토의 흑해연안에 세바스토폴의 대체지 물색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과거의 군사적 영광을 되찾으려 안간힘을 쓰는 러시아가 제정러시아와 소비에트 시대의 자랑거리인 이 ‘영웅적 도시´를 쉽게 포기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총선 앞둔 우크라 정국 2004년 12월 ‘오렌지 혁명’으로 우크라이나 정치사를 갈랐던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오는 3월 총선을 앞두고 교차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천연가스 분쟁에 이어 ‘흑해 갈등’이 친(親)서방파를 제치고 친러시아파의 내각 장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기 때문이다.‘천연가스-흑해분쟁’으로 이어진 두 사건의 핵심에는 정치적 앙숙 관계인 두 인물이 있다. 그 주인공은 친서방파인 빅토르 유시첸코(사진 왼쪽) 대통령과 그와 맞붙었던 친러파 대선후보 빅토르 야누코비치(오른쪽). 두 라이벌의 정치적 지형은 1년여만에 역전됐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유시첸코 대통령은 한마디로 사면초가다. 부패 스캔들, 경제 악화에 이어 러시아와의 천연가스 협상에서 실패한 책임마저 제기되자 지난 10일 의회는 내각해임안을 가결했다. 국민들도 협상결과에 분노하고 있다. 유시첸코 대통령에게 비수를 꽂은 해임안의 주인공도 정치적 동지였던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 친서방 노선에 함께 섰던 그가 등을 돌리자 유시첸코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반면 2004년 선거에서 패배한 야누코비치는 러시아지역당을 이끌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야누코비치가 총선 이후 구성될 새 내각의 총리를 임명하거나 그 자신이 총리에 오를 정도로 정치적 영향력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여론조사에서 야누코비치의 러시아지역당은 31%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시첸코의 우리우크라이나당은 13%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 총선은 3월26일. 전체 450개 의석을 놓고 45개 정당이 맞붙지만 여소야대 상황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1월부터 의원내각제 국가가 됐다. 친러시아파가 오렌지 혁명을 누르고 재집권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이럴 경우 우크라이나의 급격한 ‘서구화’노선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러시아와의 가스·흑해분쟁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역(逆)으로 우크라이나를 자국의 영향력에 두려는 러시아의 의도가 관철될지, 우크라이나가 탈(脫)러시아라는 정치적 독립을 이룰지는 여전히 불씨가 남은 가스분쟁과 흑해분쟁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와의 분쟁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를 자극, 의외의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세바스토폴 어떤곳 “세바스토폴 요새의 모든 전선은 수개월 동안 비범하고 힘찬 생명들로 들끓었고, 수개월 동안 죽음이 교차됐다…. 그 세바스토폴 요새엔 더 이상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세바스토폴이란 지명이 익숙한 건 러시아 문호 레오 톨스토이 덕분이다. 그는 크림전쟁이 한창이던 1854년 세바스토폴 공방전에 참전한 뒤 불후의 단편 ‘세바스토폴 연작’을 남겼다. 원래 타타르인들의 근거지였으나 18세기 후반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2세가 군항을 건설한 뒤 세바스토폴이란 지명을 붙였다.1804년 러시아 흑해함대의 수비대가 설치됐다.1854년 크림전쟁 당시 러시아군은 영국·프랑스 연합군에 맞서 유명한 349일간의 농성전을 벌였다. 영국에서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이 파견된 것도 이 즈음이었다. 러시아혁명 직후 내전기에는 독일, 프랑스, 반혁명군에 점령됐다가 1920년 소련군에 탈환됐다.2차 세계대전 때는 250일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러시아 해군에겐 지중해로 진출할 수 있는 천혜의 부동항인 까닭에 소비에트 시절부터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1954년 우크라이나로 넘어왔지만 러시아인들이 4분의3을 차지하는 주민들은 아직도 러시아에 대한 귀속감이 강하다.1991년 우크라이나 독립 이후 러시아에서는 이 지역을 되찾아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주민들 다수가 과거 러시아 수병 출신이다. 따라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적대감도 강하다. 지난해 독일과 미국 전함이 정박했을 당시 주민들은 “세바스토폴, 세바스토폴, 러시아의 자랑스러운 수병들이여”란 노래를 부르며 항의시위를 벌였을 정도다. 우크라이나의 철수압력이 강화되면서 러시아에선 대체항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흑해 동쪽연안의 노보로시스크가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최신 한반도 지형정보 美서 받기로

    미국 인공위성이 촬영해 한반도 곳곳을 훤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한반도 지형정보가 13년만에 업데이트된다. 김장수 육군 참모총장은 지난 8∼15일 미국을 방문해 국가지형정보국(NGA·일명 미국립지구우주첩보국)의 제임스 클래퍼 국장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한반도 디지털지형정보 제공을 약속받았다고 육군의 한 관계자가 22일 밝혔다. 우리 군은 1993년 미국으로부터 입수한 한반도 지형정보 자료를 가지고 있으나,13년 동안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급속하게 변화된 한반도 지형에 관한 각종 정보를 군사적으로 이용하는 데는 제약이 있었다. 디지털지형정보는 도로나 도시, 건물, 군사시설 등 한반도 곳곳의 지형을 정밀촬영해 디지털 지도와 영상으로 제작한 것으로, 유사시 특정지역을 정밀폭격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군사적으로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열린세상] 탈당은 책임정치에 반한다/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 가능성을 언급해서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과거에 대통령들이 탈당한 것은 임기 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킨다는 명분 때문이었다. 그러나 임기가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노 대통령은 왜 탈당을 언급했을까? 단임제에서 대통령은 선거에 다시 나갈 수 없다. 즉 대통령의 국정 업무 수행은 잘했든 못했든 국민의 정치적 심판과 평가의 대상이 더 이상 되지 않는다. 그 때문에 대통령은 여론과 무관하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을 밀고 나갈 수 있다. 대통령이 10년,20년 뒤 미래에나 평가받을 ‘역사적 업적’에 집착한다면 동시대 사람들의 평가는 더욱 의미가 없다. 노 대통령이 탈당을 이야기한 것은 자신의 낮은 인기 때문에 당에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은 여론과 무관하게 내 갈 길을 가려는데 여당을 비롯한 외부의 ‘잔소리’가 귀찮다는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그러나 여당의 입장은 다르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도 있고 또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여론의 동향에 세심하게 귀 기울여야 하고 그 목소리가 정치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인기가 떨어지면 표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단임제라서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대신, 국민들은 집권당에 대한 심판을 통해 그 책임을 묻게 된다. 따라서 여당은 인기 없는 정책이나 인선에 대해서는 대통령에게 불만의 목소리도 전달하고 결정이 번복되도록 압력도 가하게 된다. 이는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정당에 주어진 가장 중요한 제도적 기능이기도 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여당에서 탈당하면 이러한 정치적 책임성의 고리는 끊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이 대통령의 통치 방식에 불만이 있더라도 대통령은 단임이라서 심판의 기회가 없고, 여당은 ‘도마뱀 꼬리 자르고 도망가듯이’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어 버림으로써 ‘면피’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그 누구에게도 국정 운영과 관련된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지지율을 올릴 생각은 하지 않고 이러한 편법으로 궁지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국민들로서는 여간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한편 탈당은 노 대통령에게도 별로 유리할 건 없어 보인다. 지금으로서야 집권당의 프리미엄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심각하게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노 대통령의 탈당은 자신의 레임덕 현상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 대통령이 ‘역사에 남을’ 정책을 추진한다고 해도 이를 성사시키려면 국회 내 결집된 다수의 지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탈당하면 열린우리당은 논란의 대상이 되는 법안의 처리를 위해 ‘욕 먹어가며 총대를 메야 할’ 필요는 없어질 것이다. 또한 어차피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하는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들이 노 대통령을 비난할 때 가져야 하는 정치적 부담도 탈당으로 인해 크게 줄어들 것이다. 그만큼 대통령의 정국 운영 주도력은 약화될 것이다. 그러나 임기가 2년이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통치력이 조기에 약화되는 것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에도 반드시 바람직한 일이라고 볼 수 없다. 노 대통령은 이전에도 이미 여러 차례 탈당을 언급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의 탈당 언급이 그냥 지나가는 말로만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의 탈당은 정치적 책임성의 구현이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도 적절한 선택이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 국민에게도, 대통령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괜한 언사로 정치적 불확실성만 높이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 잘나가는 검사들 줄사표는 왜?

    ‘잘 나가는’ 검사들이 줄사표를 내고 있다.20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유재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이승섭 첨단범죄수사부장이 최근 사의를 밝혔다. 특수1부장은 검찰의 ‘엘리트 코스’로 꼽힌다. 김도언, 김태정, 이명재 전 검찰총장, 안대희 서울고검장, 문영호 부산지검장, 박상길 대구지검장 등이 특수1부장을 거쳤다. 특수부 부장검사가 현직에서 사직한 것은 처음이다. 유 부장은 2004년 대검 중수2과장으로 재직하면서 불법대선자금 수사에 참여했고 검찰내 사시 26회 동기들 중 선두주자로 꼽힌다. 유 부장은 경제적인 이유로 물러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국정원의 도청사건 수사 때 전주고·서울법대 선배일 뿐만 아니라 검사 임관 이후에도 각별한 애정을 보여준 신건 전 국정원장을 구속하는 악역을 맡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첨단기술의 해외유출 범죄 수사를 무리없이 해온 이 부장의 사의도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유 부장은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이 부장은 태평양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전게이트’ 사건을 담당했던 정재호 특수3부 부부장 검사, 행담도의혹 사건을 수사한 김진태 특수2부 검사,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사건을 수사한 이병석 검사 등이 검찰을 떠났다. 법무부가 이날까지 전국 검사들에게 사직 의사를 알려달라고 통보한 가운데 인천지검의 이권재, 백영기, 안원식 형사1·2·3부장 등도 사의를 표했다. 지난해 4월 정기인사를 전후해서는 부장검사급 20여명이 옷을 벗은 바 있다. 검사들이 떠나는 이유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특수사건에 쏠리는 부담스러운 국민적 관심과 ‘무죄 선고’에 대한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등을 꼽기도 한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市·軍 싸움에 서울공항 앞 우회도로 ‘불통’

    市·軍 싸움에 서울공항 앞 우회도로 ‘불통’

    성남 구도심의 지옥같은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공항 비행안전구역에 조성된 우회도로가 군과 자치단체의 마찰로 수개월째 낮잠을 자고 있다. 군은 단지 불법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설된 도로의 개통을 막고 있고, 성남시는 비행안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군이 대화조차 기피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20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0월 중순경 중앙로∼수정로간 왕복 4차선 탄천변 도로(1.2㎞)를 만들면서 서울공항 비행안전 제1구역에 활주로를 따라 도로 270m를 확포장하고 가로등을 설치했다. 그러나 공군측은 “활주로 인근에 확포장된 도로 270m가 비행안전구역으로 도로개설 자체가 불법”이라며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나섰다. 군은 형사고발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용항공기지법상 비행안전 제1구역(활주로 중심선 기준 300m 이내)은 군사시설을 제외한 건축·구조물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이 도로의 경우 새로 개설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차량들이 이용하던 2차선도로를 4차선으로 확포장한 것뿐으로 군의 주장과는 다소 다른데다 구간이 짧아 비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는 더욱이 구도심의 지옥체증을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던 중 유일한 대안으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더욱이 군이 원할 경우 항공기 이착륙시 차량통행을 수시로 금지하는 방안까지 제시하고 있으나 대화통로가 막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관계자는 “원상복구는 물론 법에 따라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하늘에서 본 고양’ 화보집 발간

    고양시는 19일 관내 주요장소에 대한 자연경관 등을 직접 항공촬영한 사진화보집 ‘하늘에서 본 고양’(Goyang from above)’ 1000부를 발간했다. 지난해 8월 촬영한 일부 군사시설보호구역의 비행금지구역을 제외한 시 전역의 사진과, 그동안 시에서 촬영한 부분 항공사진 중 고양시의 아름다움과 지역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들을 모았다. 총 106페이지,92컷의 사진으로 환경도시를 지향하는 고양시의 녹지경관과 주요 시설물, 공원, 대형건축물 등 도시전경을 담았다. 시 관계자는 “역사적 자료로 삼기위해 촬영한 사진들”이라며 “앞으로도 3∼5년 단위로 촬영을 계속해 역사 및 홍보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한국판 골드만삭스’ 꿈꾼다

    ‘한국판 골드만삭스’ 꿈꾼다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진출 러시를 이루면서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꿈꾸고 있다. 진출 예정인 증권사들도 줄을 섰다. 국내에선 주식매매 외의 투자영업에 한계를 느끼면서 본격적인 ‘투자은행(IB) 훈련’을 중국, 베트남, 몽골 등에서 하겠다는 복안이다. ●돈 되는 일에 무차별 투자 한국투자증권은 18일 중국 장쑤성(江蘇省) 쿤산시(昆山市)에서 ‘창업개발치업유한공사’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했다. 한국증권은 이를 통해 쿤산시가 조성중인 산업단지에 국내 기업을 유치하고 진출 기업에 대한 컨설팅을 맡게 된다. 또 물류센터 등의 개발에 참여하고 국내 자본의 현지 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다. 김남구 부회장은 계약 후 베트남으로 건너가 업무제휴 증권사인 베트콤뱅크와 현지 부동산개발시장의 펀드 조성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증권도 지난해말 중국 ‘선전시보덕과기유한공사’와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한국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주간사 계약을 했다. 현대가 자본금 112억원의 중국 기업과 계약을 성사시킨 데에는 상하이 지점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올해도 5개 해외망을 모두 가동해 현지 주식·채권 투자의 교두보로 활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기업공개(IPO), 인수주선, 인수·합병(M&A)중개, 회사채 인수, 부동산개발투자(PF) 등 수익이 있는 사업에는 모두 참여해 IB 투자의 기틀을 마련할 방침이다. 올해를 ‘국제영업 1위 기반구축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증권 배호원 사장은 신년초에 ‘글로벌 종합투자은행’을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해외영업에 관심을 내비쳤다. 다만 해외진출 전략이 현대와는 사뭇 다르다. 무리한 해외영업 확장보다는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금융사들을 물리칠 수 있는 경쟁력을 쌓은 뒤 차근차근 직접투자에 나선다는 것이다. 경쟁력은 업무제휴를 한 일본 노무라증권, 중국 중선(中伸)증권 등과 교류를 하면서 쌓는다는 게 복안이다. ●중소형사도 해외영업에 승부수 이미 국내에서 종합자산관리 금융회사로 경험이 풍부한 동양종합금융증권도 필리핀에 이어 올 상반기에 미국에 지점을 개설하고 교포 등을 상대로 영업에 나선다. 이와는 별도로 동남아시아에서는 부동산개발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국제금융전문인력육성과정’을 설치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은 승부수를 해외시장 선점에서 찾고 있다. 브릿지증권은 지난해말 업무제휴를 한 베트남 탕롱증권과 함께 베트남 자산관리공사(DATC)와의 독점제휴를 추진중이다. 올 상반기에는 아예 베트남 현지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하고 증권사에 지분출자를 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메리츠증권은 국내 증권사들이 베트남으로 몰려가자 한발 더 나아가 캄보디아에 먼저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이 캄보디아에 투자할 때 모든 컨설팅을 독차지한다는 야심찬 구상을 하고 있다. ●주식투자 중개만 하면 굶는다 증권사들이 해외진출에 사력을 다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국내에선, 또 지금처럼 영업을 해선 더 이상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인식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주가상승에 힘입어 큰 수익을 챙겼다. 지난해 4·4분기 경상이익이 대우증권 1500억원대 등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1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주식매매 수수료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대세다. 아무리 증시가 좋아도 주식투자를 직접하는 투자자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를 해도 이미 지난해에 적립식펀드의 판매력을 은행권에 내준 뼈아픈 경험도 했다.IPO,M&A, 회사채 인수 등 IB 업무만이 살 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수 사장은 신년사에서 “앞으로 2∼3년간 증권업계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변화를 겪을 것”이라면서 “주식매매 수수료에 의존한 영업은 전혀 의미가 없고,IB와 자산관리 역량에서 새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진수형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성장하는 아시아권에 진출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괌島 갈래” 아가씨 34人

    “괌島 갈래” 아가씨 34人

    5월 13일 「타워·호텔」4층 10평쯤의 미용실에는 49여명의 여인들이 들끓었다. 해외로 수출하기 위한 美容師선발시험에 출동된 맹렬여성들의 密集. 美容師 수출 첫케이스 전국에서는 모여든 34명의 현직 미용사가 가슴에 수험표를 달고 일사불란 머리를 만지고 있는가 하면 3명의 심사위원이 그 솜씨를 주시하면서 「차트」에 암호점수를 적어 넣고 있었다. 해마다 미용사 시험이 있었지만 해외진출을 위한 공식 공개시험은 이번이 처음. 해외개발공사가 외무부의 요청으로 이 선발시험을 계획한 것이 5월초. 8일에야 겨우 공고를 했는데 닷새동안에 응모한 미용사가 34명이었다. 해외진출에의 맹렬한 의욕은 이것으로도 알만하다. 선발의 실무를 맡은 것은 대한 미용사회 중앙회(회장 유숙자씨). 이 날의 심사위원은 중앙회 이사들이요, 「베스트」로 꼽히는 미용연구가 이연희, 이선구제씨. 불기없는 미국식 테스트 여느 미용사시험과 다른 것은 불(火)기를 전혀 쓰지않는 미국식 「세트」법의 「테스트」라는 것. 수출되어 나가 일할 곳이 요즘 화제에 오르고 있는 人力시장 「괌」島이기 때문이다. 통칭 「샴푸」라는 머리 감기는 과정부터 머리 모양을 완성해서 「스프레이」를 뿌릴때까지 소위 「세팅」의 솜씨를 보는 것. 뜨거운 「아이론」은 한번도 쓰지 않고 정돈된 머리 모습을 만드는 것이 미국식이다. 합격자는 모두 베테랑들 15일에 합격이 결정된 6명의 미용사들은 경력 6년 이상의 「베테랑」급 미용사들. 이용화(25·서울·라메르 미용실 근무) 변정자(31·부평) 김현정(24·서울·센추리 미용실 근무) 김춘자(23·서울·서울미용실) 김영옥(26·서울·영숙미용실) 김순화(26·서울·라메르 미용실). 우선 이 여섯 미용사의 이력서를「괌」島에 보내면 그 쪽에서 이 중 4명에게 채용여부의 통지가 올 예정. 「하와이」한국영사관이 「괌」島미용협회의 청탁으로 외무부에 통지한 것이 이번 미용사 수출계획의 발단. 지금 알려진 대로라면 주급 50「달러(팁 제외)」의 2년계약. 여비는 고용주가 물기로 돼 있다. 그동안 미용사의 해외진출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적이기는 했지만 62년에 처음으로 이연희씨가 문하생을 미국 「워싱턴」에 보냈었고 작년까지 약 20명의 1류미용사가 미국에 취직 돼갔다. 모두 주급 1백20「달러」이상으로 「워싱턴」「뉴요크」「뉴저지」등의 중심지에서 활약하고 있다. 어떻든 10만명이나 되는 국내미용사들의 「사람이 사람을 잡아 먹는」과잉상태에서 해외진출은 반갑고 반가운 일이라고 이연희씨는 기뻐한다. 단지 걱정은 훈련부족. 미국미용실은 재료만 하더라도 2백여가지를 쓰며 머리염색만도 20여색깔. 단순하고 간단한 우리미용기술만 익힌 미용사들이 감당해 낼지 의문이라는 전문가의 의견. 손님응대도 여기처럼 배짱 튀기는 非「서비스」的「서비스」는 금물. 떠나기 전에 이만 저만한 훈련이 필요한게아니다. 게다가 순미국식 미용법을 실시하고 있는 미용실은 수효가 적다. 한 두달에 그 적은 수효의 미국식미용실에 배치훈련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 해당 미용실업주로서는 약간 희생이 필요 할텐데 그런 각오가 돼있는지 어쩐지는 두고 볼 일. [ 선데이서울 69년 5/25 제2권 21호 통권 제35호 ]
  • 주한 미군 정비창 광양항 이전 논란

    전남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에 미군 정비창(수리창) 유치를 두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찬성 측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 병참기지의 정비창 물동량을 가져오겠다는 입장이고, 반대 측은 군사시설 자체를 옮기려는 시도라며 반발한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령부는 시민단체의 이 같은 질의서를 받고 “추진 계획이 없다.”는 공식 답변을 내놨다.찬성 백옥인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은 최근 “지역에서 반대하면 못하지만 주한미군 1인당 연간 화물 3.5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가 생겨나고 군수카고(트럭)를 취급하는 항만은 안전도 등 항만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 화물이나 선사유치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1대를 수출하면 3대 분량의 자동차 부품도 함께 수출되는데 군수카고도 마찬가지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하지만 광양시와 국방부가 협의한다 해도 2011년 이후에나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반대 오는 25일 ‘주한미군기지 이전반대 광양만권범시민대책위원회’가 출범한다. 대책위의 이충재(공무원노조 광양시지부장) 준비위원장은 최근 “주한미군 정비창 이전 등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청와대에 보냈다.”며 “백옥인 청장의 계획은 광양항을 무역항이 아닌 군사항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군기지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백해무익해 절대 반대한다.”며 “수십만평에 군사기지가 들어서면 배후부지 개발과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기지의 폐쇄적 운영으로 물동량 확보에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2일 미해군 해상수송사령부(MSC) 브르워 사령관이 광양항을 방문해 항만물동량처리와 개발현황 등을 청취하고 돌아갔다.광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개성공단 유적 첫 조사보고서 발간 조유전 토지박물관장

    “사상 처음으로 북한에서 남북이 함께 문화유적 발굴조사를 벌인 만큼, 앞으로도 체계적인 공동조사가 계속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4년 개성공업지구(개성공단) 1단계 부지에서 시작된 남북 최초의 공동 문화유적 조사를 담은 학술보고서가 최근 나왔다. 한국토지공사 토지박물관과 북한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 등 50여명이 함께 벌인 작업의 산물이다. 토지박물관 조유전(64) 관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400쪽이 넘는 두꺼운 학술보고서를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현재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100만평 규모의 개성공단 1단계 부지 내에서 남북 학자들이 벌인 문화유적 지표·시굴·발굴조사는, 개발지역에 산재하는 문화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남북이 뜻을 모아 시작했다. 개발사업으로 파괴될지도 모르는 우리 민족의 문화유적을 보존하자는 공동의 목표를 세운 결과, 현장조사가 끝난 뒤에도 실무자들이 1년여간 만나 공동보고서 발간이라는 결실을 보았다. 조 관장은 “보고서를 만들면서 시대구분·학술용어 등 이견이 있었지만 차분히 논의한 결과 만족할 만한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이번 공동조사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혔으며, 향후 문화·학술교류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남북 조사단은 적지 않은 성과를 얻었다. 구석기 타제석기부터 조선시대 백자편까지 모든 시기에 걸친 다양한 유물을 확인한 것. 이 중 삼국시대 전기 주거지 내부시설인 ‘ㄱ’자형 온돌은 중부지방 주거지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구석기시대 문화상을 잘 보여주는 주먹도끼가 개성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굴됐으며, 임진강 일대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빗살무늬 토기편도 출토됐다. 조 관장은 “각종 주거지와 건물지, 분묘 등을 조사하면서 남북을 아우르는 시대별 생활상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면서 “북한에서도 개발에 앞서 문화유적 보존을 고려해야 한다는 선례를 남김으로써 향후 개발과 관련한 북한 유적지 보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민속박물관장, 국립문화재연구소장 등을 거쳐 지난해 말 토지박물관장으로 자리를 옮긴 조 관장은 우리나라 유적 발굴사(史)의 산 증인. 그는 “30년 넘게 발굴·보존에만 주력하다가 개발과 관련된 토지박물관으로 옮기려니 고민이 컸다.”면서 “그러나 개발과 발굴, 보존은 결국 함께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군사보호구역 해제 투기 불씨 안 돼야

    국방부가 군사시설 구역 6522만평을 보호대상에서 해제했다. 해당되는 대부분의 땅에서는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었다. 그러나 오는 3월부터 각종 개발과 주택 신·증축이 자유로워져 재산권 행사가 용이해진다. 그런 점에서 이번 조치는 환영받을 만하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10여가지 군사시설보호 관련법을 단순화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 행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남북한간 평화·협력·교류가 정착해 가는 과정에서 국민에게 권리를 되돌려주는 조치는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나 규제 해제에 따른 땅값 상승이나 난개발, 녹지훼손, 부동산 투기에는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이라는 지적도 불식해야 한다. 물론 해제지역 대부분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이자 녹지여서 땅값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5월 지방선거에서 자치단체장 후보들이 공약을 남발하면 난개발과 투기의 불씨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국방부는 이번 조치가 선거와는 무관하며, 합동참모본부의 계획에 따라 1년간 현장실사 및 심의를 거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심의과정이 불투명하고 발표가 느닷없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11년전 김영삼 정부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호구역을 대거 해제한 전력 때문에 오해를 살 만한 대목이다. 참여정부는 정권의 명운을 걸고 부동산 투기 근절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런데도 행정복합·혁신·기업·참여도시 등 온갖 개발 계획으로 부동산 시장을 흔들었다. 투기를 잡겠다면서 실제로는 투기심리를 부추기는 정책을 거듭해서는 곤란하다. 선거용·선심성 오해를 벗으려면 지속적인 투기단속은 물론, 개발 프로젝트가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사후 관리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 꼬여만 가는 진실게임

    꼬여만 가는 진실게임

    ‘속인 자는 없고 속은 자만 있다?’ 황우석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 조작을 둘러싼 관련자들의 주장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줄기세포 바꿔치기 등 의혹 관련자들은 정확한 설명보다 책임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논리적 반박을 넘어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는 ‘논문 조작극’의 상황을 정리했다. ●“미즈메디 배양배지로 갈면서 바꿔치기” vs “서울대 배양배지 쓴 줄기세포도 미즈메디 것” 2005년 논문의 제5 저자인 황 교수 팀 권대기 연구원은 서울대 조사위 조사에서 “김선종 연구원이 배지를 갈아주면 줄기세포가 쑥쑥 자라 미즈메디측 배양기술로 여겼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거기서 바꿔치기를 한 것 같다.”면서 김 연구원이 바꿔치기의 주범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논문 제출 후 서울대팀의 배지를 이용해 만든 4·13·14번 줄기세포 역시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로 밝혀졌는데 이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조사위측은 “권 연구원이 서울대 배지를 사용한 후에는 결과가 다르게 나올 것이라고 했지만,3개 역시 미즈메디 것으로 나왔다.”면서 “결국 권 연구원의 주장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줄기세포와 논문 DNA가 똑같이 나왔다더니?” vs “검사시료 유영준 연구원이 건네줘” 황 교수는 2004년 논문의 배아줄기세포도 바꿔치기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증거로 지난달 26일 미즈메디 병원의 박종혁 연구원과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제시했다. 박 연구원과의 통화에서 논문제출 당시 1번 줄기세포와 테라토마 조직의 DNA검사를 자신이 했고, 모두 일치했다는 것. 하지만 박 연구원은 녹취록에서 “튜브(줄기세포)와 도너셀(체세포 공여자 세포)은 유영준한테 받았고….”,“테라토마도 유 선생한테 받은 것 같다.”라고 했다. 본인이 DNA분석을 맡긴 시료를 건네준 것도, 조사위 결과에서 논문과 불일치한 1번 줄기세포를 세포주 은행에 기탁한 것도 유 연구원이라는 것. 이에 유 연구원은 “강성근 교수가 줄기세포가 아닌 체세포를 보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연구원이 자신의 정자로 수정란배아 만들고선 거짓말?” vs “논문 위해 체외수정 실험한 기록 없어” 녹취록에는 유 연구원이 자신의 정자를 이용해 체외인공수정(IVF)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유 연구원이 수정란 배아를 만들어놓고 이를 체세포 복제배아라고 속였을 가능성을 황 교수측이 제기한 것. 하지만 서울대 조사위는 이에 대해 “2004년 사이언스 논문과 관련, 황 교수팀에서 IVF를 이용해 수정란 줄기세포를 만드는 실험을 했다는 기록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 조사위는 미즈메디병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분소에 대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지혜·홍희경기자 wisepen@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6)세계의 음다풍습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26)세계의 음다풍습

    새해다. 아직도 앞산인 달마산은 눈을 모자삼아 구름을 목도리 삼아 유유자적 하늘과 세월을 떠받치고 있다. 새해들어 눈 덮인 골짜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인사를 하러 온 차인들도 많지만 일반 등산객들의 발길도 늘어가고 있다. 하얀 입김을 푸우 푸우 내뿜으며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다. 해남의 명산인 두륜산에는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두륜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큰절인 대흥사를 지나 일지암을 지나는 코스와 진불암을 지나는 코스가 있다.2000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일지암을 찾는 등산객들은 매우 드물었다. 마치 사시사철 선방처럼 한적한 곳이 바로 일지암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큰 절의 수련생들뿐만 아니라 일반 등산객까지 일지암을 찾는 발걸음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른바 웰빙음료로 각광받고 있는 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인 것 같다.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 중 가끔씩 차를 청하는 분들이 있다. 일지암에는 좀 독특한 차 풍습이 있다. 그곳에 머무는 사람이 아닌, 청하는 손님이 차를 직접 우려내서 마시는 것이다. 그러면 대부분 당황해 한다. 차를 어떻게 내야 합니까.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절차와 형식을 거쳐야 하는 것 아닙니까. 쉽게 생각하세요. 직장생활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커피를 마시듯 편안하게 차를 끓여 드시면 됩니다. 우선 유천에서 물을 떠와 차를 끓이는 주전자에 넣고 사람 수에 맞게 잔과 차를 준비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물이 끓으면 차 주전자에 물을 붓고 마시면 되는 것이지요. 그냥 마음이 가는 대로 편안하게 따르고 마시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손사래를 치며 차를 마시는 것을 포기하고 만다. 안타까워 다시 권해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차는 형식과 관념 속에서 머무는 뜬 구름이 아니라 존재와 현실의 내적 욕망을 갈무리하는 청적(淸寂)이 머무는 마음의 공간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차는 그 자체로 이미 편안함이며 실용적이며 삶이라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장자의 이야기다. 제나라 환공이 당상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당대최고의 목수인 윤편이 수레바퀴를 깎고 있다가 물었다.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책은 무슨 말을 쓴 책입니까.” “성인의 말씀이다.” “그 성인은 지금 살아계십니까.” “벌써 돌아가신 분이다.” “그렇다면 전하께서 읽고 계신 책은 옛 사람의 찌꺼기군요.” “내가 책을 읽고 있는데 목수 따위가 감히 시비를 건단 말이냐. 합당한 설명을 한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수레바퀴를 깎을 때 많이 깎으면 축인 굴대가 헐거워서 튼튼하지 못하고 덜 깎으면 빡빡하여 굴대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더도 덜도 아닌 정확한 깎음은 손짐작으로 터득하고 마음으로 느낄 뿐 입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깎아야 할 수레바퀴의 정확한 치수는 있기는 있습니다만 소신은 제 자식에게 그것을 말로 깨우쳐 줄 수가 없고 제 자식 역시 신으로부터 그것을 전수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흔 살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손수 수레를 깎고 있습니다. 옛 사람도 그와 마찬가지로 가장 핵심적인 것은 전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하께서 읽고 계시는 것은 옛 사람들의 찌꺼기 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환공과 윤편의 대화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형식인 말은 결코 그속에 담긴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눈으로 봐서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형(形)과 색(色)이요 귀로 들어 알 수 있는 것은 명(名)과 성(聲)일 뿐이다. 차도 마찬가지다. 차는 거창한 삶의 형식이 결코 아니다는 것이다. 차의 본뜻은 삶의 실용속에서 자신을 발견해가는 작은 기쁨에서 시작되는 일상화를 뜻하기 때문이다. 다만 다구를 갖출 수 있고 차를 마시는 최소한의 지혜를 갖춘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차는 내 일상의 삶속에서 천연스럽게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차는 곧 자신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는 삶의 존재로서 우리에게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지구촌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형태든 차를 마신다. 그리고 차를 마시는 것은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차를 많이 마시는 민족은 어디일까. 아이로니컬하게도 바로 티베트다. 그것은 높은 고원지대의 기후 탓이다. 티베트인들은 인체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 같은 영양성분을 차로 보충한다. 그들이 마시는 수유차와 수유차를 만들 수 있는 통모, 그리고 차담은 티베트인들을 세계에서 가장 차를 많이 마시는 민족으로 만들고 있다. 티베트인들의 음다풍속은 매우 자연스럽다. 형식과 격식이 없이 앉는 곳이 바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티베트인들의 찻자리는 그런 점에서 매우 자유롭고 평안하다. 아마도 형식과 격식을 갖추지 않고 자연과 인간 그리고 차가 하나가 되는 찻자리를 펼치는 유일한 민족이 바로 티베트일 거라는 생각이다. 그들은 노동을 통해 생산하는 생산현장에서, 그리고 국가의 중대사를 논하는 회의장에서도, 높은 산에서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차를 마신다. 자세히 들여다면 그들의 일상은 이미 차 공동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차는 그들의 모든 삶을 씨줄과 날줄로 이어준다. 척박한 문화속에는 아주 조용한 삶의 평화가 깃들어 있다. 그들의 종교적 성지인 라사의 포탈라궁을 가기 위해 온 가족이 7개월 동안 삼보일배를 한다.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의 차문화 공동체는 우리가 향후 지향해야 할 차의 살림살이가 어디에 있는가를 연구해줄 귀중한 것들이라고 보여진다. 중국 신강 위구르족의 밀크티와 향차(香茶)도 우리가 주목할 만한 것들이다. 위구르족의 밀크티와 향차는 한가한 여가시간보다는 식사와 함께 먹는다는 게 특징이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식사를 한 뒤나 편안한 시간을 따로내어 차를 마시는 반면 위구르족은 식사와 함께 차를 마시는 것이다. 위구르족은 북쪽의 민족들은 밀크티를 마시고 남쪽에 사는 민족들은 향차를 마신다. 위구르족의 밀크티는 매우 독특하다. 벽돌차로 불리는 전차를 쪼개 덩어리를 철제주전자나 알루미늄 주전자에 넣고 물을 부어 팔팔 끓인다. 차가 적당하게 푹 우러나면 신선한 우유 혹은 양젖을 넣고 다시 소량의 소금을 넣은 뒤 더 끓인다. 그리고 몇분이 지난 뒤 찻잔에 따른후 식사와 함께 차를 마신다. 향차 역시 마찬가지다. 주전자를 사용해 차와 함께 후추나 계피 정향 등 향로가루를 넣고 서서히 물을 부은 뒤 불위에 얹어 4∼5분가량 끓인다. 차 찌꺼기나 향료가루를 찻잔에 함께 나오지 않도록 걸러 마시며 보통 아침 점심 저녁식사와 더불어 차를 마신다. 몽골인들에게도 밀크티가 있다. 유목민인 몽골인들에게는 삼차일반(三茶一飯)의 음다풍습이 있다. 하루에 3번정도 차를 마시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과 함께 한번의 식사를 하는 것이다. 중국의 운남지방에서도 독특한 음다풍습이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음다풍습은 염파차(炎波茶)와 용호투차(龍虎鬪茶)다. 염파차는 차 덩어리를 부숴 작은 토기그릇에 넣은 뒤 토관을 불위에 얹어 찻잎이 “퍽 퍽”하는 소리가 날 때까지 구운 다음 천천히 뜨거운 물을 붓고 다시 5분정도 끓인다. 그런 후 다시 소금덩어리를 다탕에 넣고 끓여서 짠맛이 나면 화로에서 꺼내어 따른 뒤 각자의 기호에 따라 뜨거운 물을 더 부어 마신다. 운남에서는 염파차를 마실 때 옥수수떡을 함께 먹는 습관도 있다. 용호투차는 밀림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감기치료에 이용하는 비방으로 전해지고 있다. 먼저 진하게 우려낸 뜨거운 차를 알코올 도수 높은 술이 담긴 술잔에 부으면 마치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우는 것과 같은 형상을 나타낸다. 감기에 걸렸을 때 마시면 땀이 나고 잠을 잘 자게 되고 몸이 가벼워져 큰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인들은 티베트인 다음으로 차를 가장 많이 마시는 민족이다. 연간 1인당 차소비량이 약 4.5㎏이 될 정도로 차를 마시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영국인들이 차를 마시는 습관은 매우 독특하다. 그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선 차를 한 잔 마신다. 그리고 아침 식사때 한 잔을 마시며,11시쯤 일을 하거나 대화를 하며 또 차를 한 잔 마신다. 점심식사때 한 잔, 오후 1시부터 4시사이에 한 잔, 잠을 자기 직전에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영국인들의 다시(茶時)다. 영국인들이 세계적으로 차 소비량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국에서는 또 ‘5시 차’라는 음다풍습이 있다. 18세기 중엽 베드포드 공작부인인 안나가 고안해낸 방법으로 오후 5시에 많은 사람을 초청해 차와 과자 등을 제공하는 통상적인 차회를 말한다.5시 차회에서는 크래커 과일 등을 바구니에 담아 차와 함께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비해 미국인들은 차가운 차인 ‘아이스티’를 즐겨 먹는다. 차는 통상적으로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마신다는 통념을 미국인들은 깨고 있는 것이다. 아이스티는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국제박람회에서 영국인 차업자인 리처드에 의해서 보급됐다. 차를 선전하기 위해 박람회에 온 리처드는 7월이라는 뜨거운 날씨 탓에 아무도 차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자 홍차에 얼음을 넣어 차게 한 다음 차가운 홍차라고 권유했다. 차가운 홍차인 아이스티는 뜻밖에도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고 전세계적으로 보급될 수 있었다. 사막의 나라 모로코에서는 박하차를 마신다. 박하차는 차를 넣고 먼저 끓이다 설탕과 함께 박하잎을 넣어 마신다. 차와 설탕 박하가 어우러져 상쾌한 기분을 전해주는 것이 바로 모로코의 박하차이다. 이밖에도 차는 유럽 러시아에서도 그 지역의 기후와 문화적 풍습에 알맞게 음용되고 있다. 차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우유 설탕, 심지어 박하와 소금까지도 함께 섞어서 음용되고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차는 형식과 관념의 문제가 아닌 현실 삶의 존재조건이다. 그리고 자연과 인간 차가 함께 하는 매개고리로써 중요한 매체이기도 한 것이다. 일지암 암주 ■ 티베트의 수유차 ‘하루 양식은 없어도 되지만 차 없이는 못산다.’는 민족이 바로 티베트다. 그들은 하루 일과를 차로 시작해 차로 끝낸다. 최소 20∼30잔에서 100잔을 넘게 마시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티베트에 가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명물이 바로 ‘통모’라고 부르는 차통이다. 보통 지름이 15∼18㎝이고 길이는 150㎝가량이며 왕대나무를 잘라 차통으로 만든 후 겉에는 아름다운 문양을 새긴다. 차통에는 피스톤 같이 생긴 막대가 끼여 있다. 통모에 야크의 젖으로 만든 버터를 빚어넣고 그위에 끓는 차를 붓는다. 소금과 입맛에 맞는 향로를 또 넣고 피스톤처럼 생긴 자루를 두손으로 잡고 절구질하듯 아래 위로 밀어 넣었다 뺐다 하며 골고루 섞는다. 절구질을 많이 할수록 차는 부드럽고 맛깔이 난다. 수유차라 불리는 이 차는 단백질과 지방질 풍부한 비타민과 카페인이 함유된 버터차가 된다. 쌀뜨물처럼 진한 게 탁한 우유맛이 난다. 수유차를 만들 수 있는 통모는 티베트 사람들의 빈부차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신분적 가치를 지닌다. 통모의 겉이나 절구질을 할 수 있는 막대기의 손잡이인 ‘자나’에 부자들은 아주 귀한 보석으로 치장한다. 수천만원이 넘는 귀한 통모가 티베트에는 존재한다. 수유차를 담을 수 있는 보온통인 ‘차담’도 매우 중요한 차 도구 중 하나다. 티베트 사람들은 집집마다 최소한 2∼3개의 통모와 4∼5개 정도의 차담을 가지고 있다. 티베트 사람들은 찻자리가 따로없다. 찻상을 차리거나 차를 마시는 격식 없이 시장바닥이건 회의장에서건 앉는 곳이 바로 찻자리다. 어떤 자리든 앉으면 바로 차가 나오기 때문이다. 티베트 풍습상 손님으로 차를 접대받을 때 찻잔의 차를 모두 마셔서는 안 된다. 차를 모두 마셔버리면 차를 더 이상 마실 의향이 없다는 것으로 알고 더 권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를 더 마시기 위해서는 찻잔에 차를 약간 남겨두어야 한다. 차가 일상화되어 있는 티베트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 소비량을 자랑하고 있다.1인당 연간 소비량이 15㎏가량 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 “검찰 인사에 여론 반영 할것”

    검찰 인사에 국민의 의견이 처음으로 반영된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13일 올 상반기 검찰 인사에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천 장관은 법무부 홈페이지에 올린 공개서신에서 “검사 인사에서 보완돼야 할 원칙과 검사 평가시스템, 인력 운용 방안, 구체적인 인사추천 등 검사 인사와 관련한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보내주면 반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천 장관이나 인사 실무부서인 검찰 제1과에 편지나 e메일을 통해 접수된 일반 국민의 의견을 검토한 뒤 검사 인사에 반영할 방침이다. 또 16일에는 검찰 인사위원회를 열어 인사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설 연휴를 앞두고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부부장급 이상 중간간부 인사는 다음달 초, 평검사 인사는 다음달 중순에 각각 실시할 예정이다. 검찰 인사에 국민의견을 반영해 폐쇄적인 인사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부장검사는 “실효가 없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검찰인사가 여론이라는 모호한 기준으로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평검사는 “사건 당사자들의 불만이나 악의적인 의견을 걸러낼 준비가 먼저 돼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국민들이 올바르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려면 검사들의 사건처리결과 등 검찰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장주영 변호사는 “무조건적인 정보공개는 어렵더라도 검사장급 고위 간부 인사와 관련한 정보는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 접수된 국민 의견 내역을 공개해 논란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군사보호구역 6522만평 해제

    군사보호구역 6522만평 해제

    전국에 산재한 군사시설 보호구역 가운데 139개 지역 7146만여평이 오는 3월1일부터 전면 해제되거나 완화된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73배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해제 규모로는 1995년 이후 최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해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행정의 일환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해제 지역에 해당되는 주민들은 3월부터 고층 건물을 맘껏 짓는 등 재산권을 제약없이 행사할 수 있게 돼, 땅값 상승이 예상된다. 해제·완화 대상에 자신의 지역이 포함됐는지 여부는 3월부터 해당 시·군에서 알아볼 수 있다. 국방부는 13일 “작전환경변화와 국민재산권 보장을 위해 108개 지역 6522만여평에 이르는 군사시설 제한보호구역을 ‘해제’하는 한편 31개 지역 623만여평의 군사시설 통제보호구역을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반면 5개 지역 278만평은 새롭게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설정’했다. 해제 지역은 앞으로 행정 관서장이 건축물의 신·증축 등을 허가하거나 처분할 때 관할부대와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민간인에 의한 건축물 신·증축이 사실상 금지됐던 통제보호구역이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되면, 관할부대 등과의 사전협의 하에 신·증축이 가능하게 된다. 경기도가 3506만여평으로 가장 많이 해제되며 이어 강원 1283만여평, 서울 981만여평, 인천 622만여평 순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꽁꽁 얼면 “추워 추워” 자동차도 겨울 탄다

    꽁꽁 얼면 “추워 추워” 자동차도 겨울 탄다

    자동차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추위를 탄다. 기온이 내려가면 사람 몸이 움츠러들 듯, 자동차도 시동이 안 걸리는 등 차체 구석구석에 이상징후가 나타난다. 눈길·빙판길로 나설 때면 미끄러져 상처(?) 입기 일쑤다. 자동차는 왜 겨울만 되면 맥을 못 출까? 몇가지 사례를 꼽아 그 이유를 과학적 원리로 풀어보자. ●‘끄느냐’·‘미느냐’, 작지만 큰 차이 빙판길 위에서 어떤 차는 쉬 미끄러지지만, 상대적으로 덜한 차도 있다. 크기와 무게에 따라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구동방식’. 자동차는 앞바퀴를 구동축으로 하는 전륜구동(FF)과 그 반대의 후륜구동(FR), 네 바퀴 모두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4륜구동(4WD)으로 나뉜다.4WD가 상대적으로 덜 미끄러지고,FR이 가장 잘 미끄러진다. 정지할 때가 아니라 차고 나갈 때 그 차이는 더 크다. 얼음 위에 길쭉한 나무토막을 놓고 손가락으로 앞에서 끌면 곧장 나아가지만, 뒤에서 밀면 이내 좌우로 틀어져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이대길 교수는 “바퀴가 겉돌면서 ‘정지 마찰’에서 ‘부분 마찰’로 마찰력을 잃어가면서 미끄러짐이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곡선 길에서 차의 진행 방향과 구동 바퀴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아 마찰력을 쉽게 잃는 후륜 구동 방식의 경우 더 잘 미끄러진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이같은 미끄러짐 현상을 막기 위해 차량 바퀴의 구동력을 제어하는 시스템도 개발돼 있다. ●‘가스차’가 시동이 더딘 이유 연료 값이 싸 각광받는 이른바 ‘가스차’는 기온이 많이 내려가는 겨울철에 시동을 걸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가스의 존재적 특성 때문이다. 한국기계연구원(KIMM) LP가스엔진연구사업단 강건용 박사는 “가스 연료로는 통상 부탄이 쓰이는데, 연료 탱크에서 액체 상태로 있다가 압력 차이에 의해 기체로 변해 엔진룸으로 들어가 폭발한다.”면서 “하지만 기온이 낮아지면 부탄은 기화력이 떨어져 폭발하지 않게돼 시동이 안 걸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겨울철엔 기화성이 좋은 프로판이 30% 들어있는 혼합 연료를 쓴다. 요즘 일부 차량에서는 휘발유 차량처럼 액체 상태의 연료를 강제로 고압 분사시키는 새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노 타이어와 부동액의 비밀 눈 길에서 차가 미끄러지는 이유는 바퀴가 눈을 누를 때 생겨나는 수분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마찰력을 잃기 때문이다. 때문에 낮은 기온에도 바퀴를 딱딱해지지 않고 부드러운 상태로 유지시켜 마찰력을 높이는 것이 스노 타이어의 기능이다. 또 홈도 깊이 파 마치 ‘눈을 움켜쥐듯’ 주행할 수 있도록 한다. 눈 위에서 신사용 구두 보다는 운동화가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부동액은 말 그대로 얼지 않는 냉각수를 말한다. 순수한 물의 어는 점은 대기압이 1기압일 경우 섭씨 0도이기 때문에 영하 10도 이하로도 종종 내려가는 겨울철엔 냉각수가 담겨 있는 차량 엔진은 바로 얼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에틸렌글리콜이라는 화합물과 알코올류 등을 혼합해 어는 점을 영하 13도 이하로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이 부동액이다. ●정전기와 김서림은 왜? 차에 열쇠를 꽂을 때 ‘빠지직’ 소리와 함께 따가움을 유발하는 정전기는 일반 전기와 달리 이동하지 않고 정지돼 있는 전기다. 물체가 서로 마찰할 때 발생하는 마찰 전기의 일종이다. 습도가 20∼30% 이하로 건조한 겨울철에 주로 발생한다. 습도가 70% 이상인 여름철에는 정전기가 대부분 습기를 통해 공기로 빠져나가 정전기 현상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정전기의 순간 전압은 최고 1만∼2만 볼트(V)까지 올라가지만, 전류가 통한 시간이 너무 짧아 열량의 발생이 미미해 감전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밤새 얼어붙은 차에 막 올라 시동을 걸면 입김 등으로 인해 차창에 김이 서린다. 이같은 김서림은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차내 공기가 차창에 닿아 차가워질 때 수많은 물방울들이 표면에 형성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름철 시원한 음료수가 담긴 컵 겉 표면에 물방울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다. 춥지만 에어컨을 틀어 차 안 온도를 외부와 비슷하게 만들던가, 히터를 강하게 틀어 차 유리를 덥혀야 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행담도가 권력형 비리라면 현정권 정말 깨끗”

    “나는 이미 사회적으로 죽은 목숨이다.(행담도 개발사업이)이 정권 최대의 권력형 비리라면 참여정부는 정말 깨끗한 정부다.” ‘행담도 개발사업 의혹사건’과 관련, 지난 9일 징역 2년을 구형받은 정태인(46)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의 최후 진술이다. 정 전 비서관은 재판을 앞두고 작성한 최후 진술서에서 권력남용 혐의로 기소된 상황에 대해 ‘개전의 정을 느끼지 않는다.’며 억울한 심경을 호소했다. 그는 행담도 개발사업이 “한 기업 내 파트너들간의 분쟁에 불과하며 사실을 따져 법대로 처리하면 그만이다.”고 규정한 뒤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합리적으로 외자유치 업무를 수행하고 관여했음에도 어마어마한 비리가 있는 것처럼 사건을 부풀린 것은 명백한 허구”라고 비판했다.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 자문기구인 동북아시대위원회 기조실장으로 있던 지난해 2월 한국도로공사 직원들을 불러 도공이 행담도개발 주식의 담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이유를 보고받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협박해 담보제공 동의를 강요한 혐의로 징역 2년이 구형됐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과메기 고장 호미곶 포항

    과메기 고장 호미곶 포항

    포항과 구룡포는 동해안 중에서도 가장 먼저 해돋이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파란 하늘과 출렁이는 쪽빛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겨울 바다를 보고 있노라니 세상 시름이 씻은 듯 사라지고 제철을 맞은 과메기의 고소함에 입 또한 즐겁다. 주머니가 가볍다고 망설일 필요없다. 포항과 구룡포의 파란 바다는 세상 모든 이의 것이며 과메기 또한 1만원 내외로 ‘딱’ 우리 수준이다. 또한 미리 예약만 하면 무료인 포스코 역사박물관, 등대박물관 등 아이들의 산교육장으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 포항이다. 자, 이 겨울에는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더욱 가까워진 포항으로 나들이하면 어떨까. 글 포항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겨울 호미곶 포항 나들이 “과메기 하면 구룡포 과메기지요. 한번 먹어보이소.”라며 초장을 듬뿍 찍어 내미는 마음씨 좋은 할머니,“불포화 지방산과 단백질이 많고 숙취해소에 그만입니다. 소주 한 잔과 같이 먹어도 술이 취하지 않아요.”라는 김승식(45·대구 서구)씨. 요즘 고소하고 쫀득쫀득한 맛이 끝내주는 과메기가 한창이다. 마른 김에 파, 배추를 놓고 초장을 듬뿍 찍은 과메기 한점 올리면 그 맛이야 어찌 말로 표현하겠는가. 여기에 소주 한잔과 맘에 맞는 사람들이 있다면 무조건 ‘고’다. # 겨울의 진객, 과메기 과메기의 고향이라는 경북 포항 구룡포 바닷가 양지바른 곳이면 어김없이 과메기가 걸려 있다. 구룡포에서 처할머니의 대를 이어 50년째 과메기 덕장을 운영하는 일출과메기(054-284-7555)의 장영수(53)사장은 “예전에는 청어를 꼰 새끼에 끼워 부엌의 살창에 걸어 두었다가 밥을 지을 때 솔가지의 연기가 빠져 나가는 살창에 걸어 두면 외풍으로 자연스럽게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며 먹었다.”면서 “1960년대 이후엔 포항 앞바다에서 청어가 잡히지 않아 꽁치를 대신 쓴다.”고 한다. 또한 부엌의 살창이 아니라 해풍이 잘 드는 바닷가에서 과메기 말리는 틀인 ‘대차’에 걸어 얼렸다가 말린다. 요즘은 말리는 방식에 따라 ‘찌거리’와 ‘역거리’로 부른다. 역거리는 꽁치를 통째로 말리는 것을 일컫고, 배를 갈라 뼈와 내장을 추려내고 말리는 것은 찌거리라 부른다. 요즘은 먹기가 편한 찌거리가 주를 이룬다. 과메기는 자연에 노출된 상태이기 때문에 위생이 무척 중요하다. 도로 옆에는 차가 뿜어내는 매연과 먼지때문에 별로 좋지않다. 그래서 일출과메기 덕장은 야트막한 야산에 구룡포가 내다보이는 공기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솔향이 나는 맛난 과메기를 만들기 위해 죽염과 솔잎액 엑기스를 뿌려 비린 맛을 없고 예전 맛이 살아 있어 인기란다. 또 과메기를 맛있게 먹으려면 덕장에서 주문해서 먹는 것이 가격도 싸고 좋다. 보통 3일 이내에 과메기를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데 보통 음식점에서는 유통기한을 지키지 않아 쫄깃하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일출과메기로 전화하면 택배로 다음날이면 과메기를 받아 볼 수 있다. 가격도 싸다. 찌거리는 20마리 기준으로 8000원선이다. 또 포항시내 웬만한 음식점에선 과메기를 내놓고 있다. 그 중에서도 토박이들은 옛 삼성생명 자리, 남빈동 하나은행 뒷골목의 해구식당(054-247-5801)을 최고로 친다. 주인 지영자씨가 31년 동안 꽁치 과메기만 팔아 왔다.“아들이 죽천쪽에서 식당에 쓸만 큼만 과메기를 말리고 저와 동생이 주방을 담당하고 있으니 다른 식당들 비해 음식에 정성을 쏟는 것은 당연지사지요. 그래서 손님들이 많이 찾는 것 같아요.” 해구식당으로 전화주문을 하면 초장과 야채, 과메기를 바로 먹을 수 있게 포장해 신속하게 택배로 보내준다.1만 3000원. 이밖에 동국대병원 맞은편의 ‘다락방’(054-283-1915)과 그 인근에 소문난 ‘막창 과메기’(054-275-6410)도 유명하다. # 이것도 맛보세요. 포항에선 물회와 고래고기도 유명하다. 물회는 예전부터 포항 앞바다에서 고기가 너무 많이 올라와 뱃사람들이 젓가락질 할 시간이 없어 고추장에 비벼 먹던 것에서 유래됐다. 포항시청옆 선린병원 건너편에 있는 오대양물회식당(054-244-7164)이 맛있다. 이곳 물회는 다른 지방과 다르다. 신선한 광어나 도다리 등 생선과 야채를 고추장에 비빈 다음 기호에 맞게 물을 넣고 먹는다.“이렇게 해야 생선에 양념이 맛있게 배어 진짜 물회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라고 사장 박정출(42)씨가 강조한다. 커다란 물회 한 그릇, 매운탕, 밥식혜 등 간단한 밑반찬과 함께 나오는 물회밥이 1만 1000원. 또 고속버스터미널 후문쪽의 ‘코리아물회’(054-274-0574)와 죽도시장 가는 길목의 ‘새포항물회’(054-241-2087)도 들를 만한 곳이다. 고래고기는 포항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별미지만 처음 먹는 사람들은 고래 특유의 향 때문에 좀 거북스럽다. 죽도시장 안쪽의 ‘할매고래집’(054-241-6283)과 옆집의 ‘왕고래집’(054-247-2552)은 고래육회와 수육이 유명하다. # 서울에선 여기가 맛있어요 서울 수서구 일원동 먹자골목(삼성병원 맞은편)에 옥이 이모(02-459-9339)는 제대로 된 과메기를 먹을 수 있는 곳. 주인의 고향이 구룡포여서 친척들이 보내주는 질 좋은 과메기를 사용한다. 또한 포항산 돌문어는 입에서 살살녹는 맛이 그만이다. 돌에 붙어사는 돌문어는 포항 구룡포앞 20㎞정도의 청정 해역에서만 잡을 수 있는 구룡포의 특산물. 서울 광교의 조흥은행 본점 뒷골목에 있는 ‘광교과메기’(02-720-6075)도 유명하다.1992년부터 단 한차례도 메뉴판에 손을 대지 않아 가격이 그대로인 집이다. 과메기를 비롯 생굴, 고갈비가 5000원. 고래고기 2만원이다. 강남구 역삼동의 ‘고래불’(02-556-3677), 충무로 중구청 부근에 ‘영덕회식당’(02-2267-0942)도 맛있다. ■ 지친발길 적셔주는 하얀포말…떠도는 일상 정박시키는 항구 ‘포항’이 여행지로 각광을 받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얼핏 호미곶의 해맞이 광장만이 유명하지만 구석구석 살펴보면 볼 것도 먹을 것도 많은 곳이 포항이다. # 겨울 바다에서 세상 시름을 잊고 포항에서 구룡포로 향하는 925번 국도에 들어서면 세상 시름이 잠시 잊혀진다. 굽이굽이 돌아서서 옆을 보면 파란 얼굴을 내밀며 끝없이 따라오는 겨울 하늘, 낯선 이방인의 방문에 화가 나서일까 거친 숨을 뱉어내듯 끝없이 출렁이는 파도, 그 위를 맴도는 한 무리의 갈매기들. 감성이 메말라 버린 40대 아저씨의 입에서도 ‘아∼ 아름답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2차선 국도의 옆에 차를 잠시 세웠다. 그러고는 차가운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았다. 가슴이 시원해진다. 다섯시간이 넘는 운전으로 인한 피로가 한꺼번에 싹 날아간다. 무섭게 밀려오는 파도는 끝내 하얀 거품을 이루며 사라지고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이 한적한 마을에는 어김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인생들이 있었다. 다만 도시에 사는 사람에겐 너무나 낯선 풍경일 뿐. 추위는 잊혀진 지 오래다. 그냥 이대로가 좋다고나 할까. 바다와 멀어졌다가는 다시 만나고, 만났다가 헤어지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한 시간여 달리자 호미곶 해맞이 공원이 나온다. 우리나라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가 7번 국도였지만 지금은 공사로 인해 예전의 아름다운 맛이 없어져 아쉬웠는데 포항에서 구룡포로 향하는 925번 도로야말로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우리나라에서 해가 제일 먼저 뜨는 곳 호미곶(虎尾串)이란 조선의 풍수지리학자 남사고(南師古)가 쓴 ‘동해산수비록’에서 한반도는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모양으로 백두산은 코, 이곳을 꼬리에 해당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바로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해가 뜬다고 하여 항상 1월1일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또한 ‘상생의 손’이라는 8m가 넘는 거대한 손이 버티고 있다. 오른손은 육지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왼손은 바다에서 육지를 바라보고 있다. 말로만 들었을 때와는 다르게 그 거대함에 몸도 마음도 압도 당한다. 육지의 손 밑에는 사시사철 꺼지지 않는 성화대 불씨 등도 볼 만하다. 또 바다에 있는 왼손 사이로 아침 태양이 떠오른다고 새벽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인기 장소다. 호미곶의 명물 국립 등대박물관(www.lighthouse-museum.or.kr,054-284-4857)은 우리 마음의 안식처로, 그리움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던 우리나라 등대의 역사와 변천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문 박물관이다. 예전 등대원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등대원 생활관을 비롯해 등대 유물관, 등대 과학관, 배들의 변천과정과 바다지도인 해도 제작에 관한 자료 등이 전시된 해양수산관, 등대원의 하루와 등대의 역사를 주제로 만든 영상물 ‘아름다운 등대’를 감상할 수 있는 영상실 등이 있다. 또한 야외에는 전망대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대들의 축소 모형을 전시하는 테마 공원 등 다양한 전시물도 아이들에게 인기다. 입장료도 저렴하다. 아이들은 무료, 어른은 700원. 미리 신청하면 1시간 30분가량 안내 도우미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개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 여기도 좋아요. 포항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포항제철 ‘포스코’다. 도대체 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 제철소 견학과 한국 철강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포철 역사관 견학은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들러야 할 곳. 제철소 견학은 설 연휴, 추석 연휴를 제외한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 오후 2시. 하루에 두번. 또 역사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볼 수 있으며 일요일이나 공휴일은 휴관이다. 두 곳 모두 견학 희망일을 기준으로 최소 3일전까지 전화나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www.posco.co.kr나 (054)220-7720. 비용은 무료. 또 포항의 심장과 같은 죽도시장도 둘러볼 만하다.
  • ‘X파일’ 홍석조 광주고검장도 사의

    ‘안기부 X파일’에 등장한 홍석조(사시 18회) 광주고검장이 최근 대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정상명 검찰총장의 사법시험 동기인 유성수(사시 17회) 의정부지검장도 마찬가지다. 전날 물러날 뜻을 밝힌 이기배(사시 17회) 수원지검장에 이어 이들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검사장 인사폭이 6∼8명 선에 이를 전망이다. 정기 인사는 설연휴를 앞두고 단행될 전망이다. 홍 고검장은 “검찰이 안기부 X파일 사건 수사를 마친 상황에서 조직에 누를 끼칠 필요가 없다.”면서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현직에 남아 있는 정 총장 동기는 임승관 대검 차장과 안대희 서울고검장,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이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광역단체장 새해설계] 김태호 경남도지사

    [광역단체장 새해설계] 김태호 경남도지사

    “새해에는 남해안시대가 국가적 과제가 되도록 법적·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올해 8대 정책목표와 35개 이행과제를 선정,2조 198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며 혁신도시 건설 및 ‘2008 람사총회’ 준비상황 등 새해 역점시책을 설명했다. 경남도는 이와는 별도로 다음 달까지 산업경제와 농어업·환경·문화관광·사회복지 등 5개 분야의 도정발전 로드맵도 마련할 계획이다.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의 질 구현 김 지사는 “도정의 최고 가치는 도민들이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복지예산은 많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경남지사로 취임한 이후 복지분야 예산이 크게 늘었다. 올해 복지분야 예산은 모두 5325억원. 지난 2004년 3510억원에 비하면 무려 50%나 늘었다. 특히 여성아동복지예산은 1046억원으로 취임 첫해 532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갑절이 늘어난 셈이다. 김 지사는 “수입개방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을 위해 도가 쌀 소득보전직불금을 추가로 지원하려 해도 선거법에 저촉돼 안타깝다.”면서 “잘사는 농어촌 건설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농어촌 소득증대와 인프라 확충에 1976억원을 투입하고, 사업비 1656억원으로 농축산물 브랜드를 제고하는 등 농어업 경쟁력을 강화키로 했다. ●미래 밝힐 신 성장동력 육성 김 지사는 “신 성장동력 산업 육성에 경남의 미래가 걸려 있다.”면서 “올해 ‘메카노21’ 2단계사업을 비롯, 지능형 홈산업 및 생물산업 인프라 확대 등에 323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문화예술 진흥 및 관광·체육 등에도 3531억원이 투자되고, 고용확대와 민생안정에 305억원,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도 302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혁신도시 건설과 관련, 김 지사는 “경남의 균형발전을 위해 일부 개별이전은 불가피하다.”며 “일부 마찰음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 및 이전기관과 협의,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도는 최근 공공기관이전 추진본부를 발족, 혁신도시 개발방향과 탈락한 시·군에 대한 지원방안, 이전기관 임직원 복지대책 등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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