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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 ‘자전거 좌·우브레이크’의 교훈/오창수 익산보훈지청

    어린시절 아버지께서는 가족들과 식사를 하시면서 밥상머리 교육을 자주 해 주셨다. 매사에 방심하지 말라는 교훈으로 자전거 얘기를 하신 기억이 난다. 자전거가 생산되지 않던 광복전후 무렵 일제 자전거는 부의 상징이었다. 산악지대인 운봉에서 남원으로 내려오는 지리산 자락의 연재에서 어떤 사람이 내리막길을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다, 쓰고 있던 밀짚 모자에 얼굴을 가려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며 조그마한 일이라도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의 말씀을 하셨다.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자전거는 마을유지들이나 타고 다니는 것이지 우리들에게는 먼 얘기였다. 그러다가 면소재지에 있는 중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자전거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때도 자전거를 만져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일부 부잣집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다녔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전거 양옆 핸들이나 짐 싣는 곳에 책가방을 맡긴 채 시오리길을 자전거에 맞춰 달려야만 지각을 면할 수 있었다. 군대를 마치고 한참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사실 자전거 탈 줄을 몰랐었다. 그러던 중 함께 테니스를 하던 목사님의 가르침으로 자전거를 배웠다. 지금도 출퇴근은 물론 웬만한 거리는 편리함 때문에 자전거를 애용한다. 이렇게 자전거를 애용하고 혹사시키다 보니 며칠 전에는 오른쪽 브레이크가 듣지 않았다. 주중에는 시간이 바빠 고치지 못하고 불편하지만 조심하며 타고 있었다. 그러다가 고치기로 마음먹었던 오늘 아침 경사진 곳에서 조심하면서도 넘어졌다. 단순히 한쪽 브레이크가 듣지 않으니 절반만 속도를 줄이면 되겠다는 안이한 생각이 빗나갔다. 하나에 하나를 보태면 둘이 아니고 둘이상의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다. 이번에 안 사실이지만 자전거 앞바퀴를 제어하는 오른쪽 브레이크가 주 브레이크이고 뒷바퀴를 제어하는 왼쪽 브레이크가 보조 브레이크란다. 브레이크는 균형을 잡아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금 우리는 개개인은 물론 사회, 국가적으로도 통합이 화두로 자리하고 있다.5·31지방선거가 끝나고 호국보훈의 달도 이제 막 지났다. 각 계층간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이 절실하다. 그에 걸맞은 마음의 브레이크가 필요하다고 본다. 오창수 익산보훈지청
  • “교통환경부담금제 신설 검토”

    ‘서울 시민의 꿈은 이뤄질까.’ 서울의 4년을 책임질 오세훈 서울시장과 25개 구청장들의 취임식이 3일 열렸다. 이들은 취임식에서 ‘공복’(公僕)으로서 지역발전을 이루고, 시민들에게 봉사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 첫 출근, 김흥권 행정 1, 최창식 행정 2부시장과 권영진 정무부시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시장직 인계·인수서에 서명했다. 이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서울을 맑고 매력있는 세계 도시로 만들겠다.”는 시정 구상을 밝혔다. 그는 “시민의 행복지수와 삶의 질을 높이고, 서울의 경쟁력을 강화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먼저 ‘100일 창의서울추진본부’를 신설해 민간 서비스 마케팅 정신을 시정에 접목해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감동의 서비스를 이뤄내고, 인터넷에 ‘천만상상 오아시스’ 사이트를 만들어 시민들의 상상력이 담긴 정책 제안을 받을 계획이다. 또 환경도시의 핵심 사업으로는 선거전 내내 역설한 ‘대기질 개선’과 관련, 경유차 매연저감장치 부착과 저공해자동차 보급 등과 함께 도심에 진입하는 자동차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교통환경부담금제’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시청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오 시장은 한시 조직인 ‘100일 창의서울추진본부’와는 별개로 핵심 공약들을 추진할 ‘맑은 서울 추진본부’ 등 3개의 상설 기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맑은서울 추진본부에서는 서울의 대기질 개선과 녹지공간 100만평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감사시스템을 바꾸고, 인사시스템을 보정해 시 공무원들이 ‘신바람나는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에 혁신적인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100일 창의서울 추진본부는 5일 첫 회의를 시작해 공약사항을 집중 논의하는 한편 현실에 접목 가능한 사항에 대해서는 즉시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 25개 구청장들도 구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구정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기관지암 국내 첫 냉동수술 성공

    기관지암 냉동수술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 시도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김광택 교수팀은 폐암 수술후 기관지로 암이 전이된 김모(49)씨를 대상으로 냉동요법을 통해 기관지암의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술했다고 최근 밝혔다. 냉동수술법은 2㎜ 규격의 냉동 카테터를 기관지 내 암조직 부위에 접촉시킨 뒤 급속 냉동을 반복해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치료법으로, 기존 레이저 소작술 등에 비해 암조직 파괴 범위가 넓고, 국소마취만으로도 시술이 가능해 치료 기간이 짧으며, 수술에 따른 위험부담이 적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또 방사선 및 항암치료를 여러번 받은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으며, 재발한 암에서 더 나은 치료효과를 보인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6년 전 폐암 2기 진단을 받고 폐 절제수술을 받은 김씨는 최근 기관지로 암이 전이됐으나 호흡곤란으로 전신이 쇠약해 방사선 및 항암치료가 불가능하자 의료진은 내시경을 이용한 냉동요법으로 기관지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를 시도했다. 치료 결과 김씨는 폐기능도 크게 호전돼 현재 산소호흡기 없이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의료진은 소개했다. 김 교수는 “김씨의 경우 70%가량 막혀 있던 기관지가 냉동수술법 시술 이후 처음에 비해 3배 정도 넓어져 편안한 호흡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전신마취가 필요한 고형 기관지 내시경 대신 국소 마취로도 시술이 가능한 굴곡형 내시경을 사용해 환자의 고통을 크게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가구20% 여성이 생계책임

    가구20% 여성이 생계책임

    ‘우먼 파워´가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정치·경제 등 각 분야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올해 5가구 중 1가구는 여성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여성 근로자의 62%가 비정규직이고 임금수준은 남성의 63%에 그치는 등 여성의 사회진출에 걸림돌도 적지 않다. 또한 자녀양육비 부담으로 여성의 초혼 연령은 평균 28세에 육박하고 있다. 통계청은 2일 이같은 내용의 ‘2006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발표했다. # 20대후반 66% 경제활동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990년 47%에서 지난해 처음 50.1%를 기록했다.20대 후반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6.1%로 가장 높다.90년 31.9%에 불과하던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지난해 80.8%를 기록하는 등 교육 수준이 크게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가구의 생계를 책임진 여성 가구주는 75년 85만명에서 올해 315만명으로 3.7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 가구주는 580만명에서 1284만명으로 2.2배가 됐다. 이에 따라 여성 가구주 비율은 75년 12.8%에서 19.7%까지 높아졌다. 여성의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연상보다 연하의 남성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해 초혼 부부 가운데 여성의 나이가 많은 커플은 12.2%, 동갑은 15%이다.90년 연하의 남자와 결혼한 여성의 비율 8.8%보다 3.4%포인트나 높아졌다. 여성의 재혼 비율도 90년 6%에서 지난해에는 21.1%로 급증했다. # 62% 비정규·임금 男의 63% 지난해 여성 취업자 가운데 전문·관리직 종사자는 17.5%에 달했다.6명 중 1명 꼴이지만 80년 3.5%에 비하면 괄목할 수준이다. 특히 한의사는 여성의 비율이 2.4%에서 12.4%로 급증했다. 의사와 치과의사는 13.6%와 10.9%에서 19.2%와 22.2%로 늘었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여성은 80년대에 3%대에 머물렀다.97년에도 한 자릿수인 8%대에 그쳤다. 하지만 98년 13.3%로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32.3%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여성 취업자 가운데 1년 이상 상용직 근로자는 25.6%이며 임시·일용직이 41.5%나 된다. 반면 남성은 상용직이 41.1%로 높다. 이같은 취업구조는 임금과 이직률의 차이로 나타나 여성 임금은 남성의 63%에 불과했고 이직률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1.3배 높다. 또한 전국 맞벌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78만원이지만 여성 배우자의 근로소득은 91만 7000원으로 24.3%에 그쳤다. # 외시 女超… 사시 32% 차지 지난해 외무고시 합격자 가운데 여성은 52.6%를 차지했다.96년까지는 10%를 밑돌았으나 2002년 45.7%까지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고위직 공무원을 뽑는 행정고시 합격자도 여성의 비율이 44%에 달했다. 국회의원 비율은 2002년까지만 해도 10%를 넘지 못했다.73년 8.2%와 2000년 5.9%가 그나마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4년에는 13%를 기록했다. 초등학교 교사직은 여성이 압도적이다. 여교사 비율은 71%로 80년 36.8%의 2배 수준이다. 하지만 교장과 교감직은 여성이 8.7%와 14.6%로 ‘남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특허청장 “고객 모셔라”

    첫 내부 발탁 기관장이라는 꿈을 이룬 전상우 특허청장의 ‘욕심’이 끝이 없다. 간부들의 능력을 배양하겠다며 영어회의를 도입한 그가 이번에는 ‘고객감동’을 앞세우며 ‘출원인 중심의 제도 개선’을 외치고 나섰다.전 청장은 첫 단계로 “특허를 취하하면 수수료를 반환하라.”고 각 본부에 지시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환불이나 반환이 가능하듯 특허청에서도 같은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번거롭게 됐다는 표정이다. 수수료는 출원과 심사, 등록 등으로 나뉘어지고 특허와 실용신안·상표·디자인이 각각 다르다. 변리사시험도 대상이다.1만원의 시험료에서 시험을 포기하면 원서와 처리비용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반환해야 한다.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출국신고서도 새달 전면폐지

    외국에서 들어오는 국민들의 입국신고서 제출이 지난해 11월부터 면제된데 이어 8월부터는 외국으로 떠나는 국민들까지 출국신고서를 쓰지 않아도 된다.내국인들의 출입국신고서 제출이 완전히 생략되는 것이다. 법무부는 “이달 10일부터 김포공항 출입국자를 대상으로 시범 시행한 뒤 8월부터 전국 공·항만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법무부는 이번 조치로 출입국 심사시간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실제 지난해 11월 입국신고서 제출을 생략한 결과, 출입국 심사시간이 전보다 20% 단축됐다.한편 법무부는 ‘제주특별자치특별법’ 시행에 맞춰 무사증 입국허가 대상국을 기존 169개국에서 180개국으로 확대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책] 답사숙제 걱정 끝~ 책속에 답이 보여요

    초등학생 학교 숙제 가운데 부모들이 가장 난감해하는 것이 답사보고서를 제출하는 숙제가 아닐까. 부모의 현장지도 없이는 거의 불가능한 학습형태이니 “아이 숙제가 아니라 부모 숙제”라고 혀를 차는 엄마들이 많을 수밖에. 어디를 데려가서 무엇을 어떻게 귀띔해줘야 할지 난감했던 부모라면 이 책 ‘역사가 보이는 답사시리즈’(열린박물관 펴냄)가 어떨까 싶다. 통합형 사고가 본격적으로 요구되는 초등 중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책을 꾸몄다는 대목이 무엇보다 구미가 당긴다. 초등 교과과정에 등장하는 장소를 답사대상으로 선정하되 한 권에 한 곳의 정보를 모자람없이 추려담았다. 시리즈의 1차분은 종묘(시리즈 1), 수원 화성(시리즈 2), 인사동(시리즈 3) 등 3권. 답사를 떠나기 전에 미리 읽혀두면 ‘아는 만큼 보이는’ 문화교양서로 충분한 기능을 할 듯하다. 책은 크게 두가지 섹션으로 나눠졌다. 답사지의 역사를 소개하는 부분과, 사진을 곁들여 답사현장을 돌아다니고 있는 듯 실감나게 꾸민 현장가이드 부분. 1권 ‘종묘’(고문준 글, 정성화 그림)편을 보자.‘600년을 이어온 조선의 정신이 담긴 곳’이란 제목 아래 종묘의 역사가 친절하게 설명된다. 돌아가신 왕과 왕비를 모신 곳, 제사는 왜 지낼까, 종묘와 궁궐이 다른 점, 왕과 왕비의 신주 83위를 모신 곳, 세계무형유산 종묘대제와 종묘제례악 등으로 주제를 세분화해 종묘역사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하는 식이다. 일러스트와 천연색 현장사진, 주요 사실에 대한 별도의 팁(Tip) 등이 두루두루 동원된다. 이를테면 ‘종묘를 다시 짓고도 종묘에 신주가 없는 광해군’의 사연이 별도의 작은 상자글로 소개되는 것. 여기에 부모가 약간의 보충해설만 곁들인다면 역사교과서로서의 기능까지 십분 해낼 수 있겠다. 이어, 답사가이드 내용이 잇따른다. 말이나 가마에서 내리란 뜻의 입구 표지돌 ‘하마비’에서부터 조선왕이 마신 우물 ‘어정’, 종묘의 정문 ‘외대문’, 종묘의 연못 ‘중지당’ 등을 소개하며 유래와 기능을 귀띔한다. 이야기체의 문장 덕분에 딱딱하지 않은 책읽기가 될 수 있어 더 좋다. 답사 워크북 시리즈가 함께 나왔다는 점도 책의 특징이다. 답사를 마친 뒤 아이에게 스스로 학습내용을 정리할 여지를 던져주는 셈.‘종묘에 모신 왕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제시하되 재미있는 미로게임으로 답을 찾게 만드는 배려가 세심하다. 각권 8900원(워크북 4500원).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그림, 액자에 살고 액자에 죽다

    우리는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그림을 감상할 때 액자에는 보통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어쩌다 그냥 눈길이 주어질 뿐이다. 하지만 많은 화가들은 그림을 그릴 때 액자를 염두에 두고 그린다. 액자를 직접 만들거나 디자인하는 화가들도 적지 않다. 그만큼 회화작품에서 액자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그림보다 액자가 좋다’(W H 베일리 지음, 최경화 옮김, 아트북스 펴냄)는 바로 이 그림과 액자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다. 액자가 결코 그림을 걸기 위한 도구이거나 단순한 장식물이 아님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액자는 언제 어떻게 생겨났을까. 인류는 일찍이 선사시대에 액자의 또 다른 이름인 틀 혹은 테두리를 사용했다. 대상과 배경을 나눠 그린 선사시대 도자기나 동굴 같은 건축물을 보면 그때 이미 틀의 효용가치를 깨닫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동굴 입구로 바깥 풍경을 내다보며 느낀 시각적 안정감이 풍경은 틀에 둘러싸여 있을 때 가장 보기 편하다는 생각을 갖게 했고, 마침내 그림은 액자에 넣어야 한다는 ‘법칙’까지 낳게 한 것이다. 이렇듯 액자는 눈을 편안하게 해주거나 형태를 돋보이게 한다는 실용적인 목적 아래 탄생했다. 이 책은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액자의 가치를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뉴욕에서 30년 동안 액자 전문가로 일해온 저자는 “액자는 그림의 핵심에 이르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액자를 통해 그림에 관한 중요한 사실이나 화가의 생각은 물론, 그림만으론 알기 어려운 시대배경에 관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것. 저자는 1776년 신생 독립국인 미합중국의 외교사절로 프랑스에 파견된 벤저민 프랭클린을 그린 프랑스 화가 뒤플레시스의 ‘벤저민 프랭클린의 초상’ 액자를 예로 든다. 평범한 신고전주의풍 액자를 갖가지 화려한 상징적 장식을 가미해 변형한 이 액자는 그의 초상화가 미국인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임을 금방 눈치채게 한다. 타원형 액자 양 옆에 조각된 뱀(자유)과 올리브가지(평화), 그리고 월계관(승리)은 모두 미국을 상징하는 것들이다. 화가들은 액자를 고르거나 만들기에 앞서 고심을 거듭한다. 고흐는 액자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고흐가 만든 액자는 현재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동생 테오에게 보낸 스케치를 보면 그가 액자 디자인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19세기 미국 화가 에라스투스 필드의 ‘에덴동산’은 실제 액자를 사용하는 대신 캔버스 위에 눈속임 기법으로 액자를 그려넣어 시선을 끄는 작품. 또 구스타프와 게오르그 클림트 형제, 찰스와 모리스 프렌더가스트 형제는 화가와 디자이너의 협업을 통해 그림과 액자가 하나됨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그림은 액자 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다. 같은 그림이라도 액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저자는 뛰어난 액자 디자인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 화가 휘슬러의 작품 ‘분홍색과 회색의 변주’를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휘슬러는 이 그림과 액자에 나비를 한 마리씩 나란히 그려넣었다. 그림의 평면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일본미술의 영향을 받은 휘슬러는 평면성을 살리기 위해 액자를 만들 때도 평평한 넓은 나무판을 사용했다. 액자 하면 흔히 네모반듯한 직사각형을 떠올리지만 이것 또한 편견이다.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의 ‘머리에 구름을 가득 담고 있는 한 쌍’이란 그림에는 사람 모양의 액자가 끼워져 있다. 그림을 돋보이게 하거나 화가의 생각을 보다 강렬하게 전달하기 위해 그림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액자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어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것이 프란츠 폰 스투크의 ‘죄악’. 화가는 악의 기운을 내뿜는 이 그림에 고대 그리스 도리아 양식의 액자를 끼움으로써 보는 이들의 성적 충동과 쾌락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화가에게는 물감과 붓, 캔버스와는 또 다른 차원의 ‘제4의 도구’. 액자는 언제나 화가의 마음과 상상력을 들여다보는 창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저자는 액자에 ‘주연보다 아름다운 조연’이라는 찬사를 바친다.1만 7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회계사시험 학점이수 서류 내야 응시

    금융감독원은 29일 각 대학에 2학기 성적 처리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부탁했다. 내년부터 시험제도가 바뀌는 공인회계사(CPA) 시험에서 수험생들이 올 2학기에 얻은 학점까지 학점이수 사실을 인정받기 위해서다.1차 시험에 응시할 사람은 학점을 이수했다는 사실을 내년 1월19일까지 서류로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새 시험제도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학점이수 소명 신청서류를 내야만 응시원서가 접수되나. -2007년부터 세무·회계학과목 12학점 이상, 경영학과목 9학점 이상, 경제학과목 3학점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학점이수 사실을 밝히지 않으면 응시원서를 낼 수 없다. 재학중 관련 학점을 다 얻었으면 성적증명서나 학점취득증명서 중 하나만 내면 된다. ▶응시할 때마다 서류를 내야 하나. -학점이수 소명을 확인받았으면 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영어시험은 시험 공고일로부터 역산,2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해의 1월1일 이후 취득한 영어시험성적표만 유효하다. ▶학점이수과목 인정신청이란. -수험생이 이미 들었거나 수강하려는 과목이 학점이수 인정과목이 아닐 경우 이 과목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말한다. 시험위원회에서 2개월 간격으로 심의해 결정하므로 최대 2개월 정도가 걸려 인정 여부가 결정된다. ▶처리 결과를 어디서 확인하나. -공인회계사시험 홈페이지(cpa.fss.or.kr)에서 로그인한 후 ‘내문서 보기’에서 처리 과정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금감원 지원 등 지방에서도 신청할 수 있나. -안 된다. 반드시 서울 여의도 본원에 제출해야 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간식은 웰빙 아이스크림으로!

    간식은 웰빙 아이스크림으로!

    땀 흘리는 더운 여름, 아이스크림은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부드럽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을까, 아니면 살찌는 것을 택할까?’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살찐다는 얘기도 옛말이 된 듯하다. 지방 분을 쏙 빼고 유산균을 더 넣거나 검은 콩, 검은 깨와 석류 등이 아이스크림 속에 파묻힌 ‘웰빙 아이스크림’을 먹는 추세다. 여름 더위를 날리는 아이스크림만으로 부족하다면 간식이나 한끼 식사를 대신해 줄 별미 아이스크림 요리도 그만이다. 빵이나 쿠키, 과일 등을 이용한 아이스크림 요리를 만드는 과정은 이벤트 못지않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더운 여름날 아이스크림의 유혹을 뿌리치긴 정말 힘들다.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함에 시원함까지 더해진 아이스크림은 사랑스러운 애인처럼 늘 곁에 있고 두고 싶다. 사실 이젠 아이스크림은 계절을 타지 않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시사철 늘 인기다. 그만한 디저트나 기호식품이 없기 때문. 그래도 어디 여름철 아이스크림만 하겠는가. 땀 뻘뻘 흘리는 더운 날 달팽이 모양의 과자 위에 올려 놓은 콘 아이스크림을 핥아 먹는 그 맛은 세상 어느 것과도 견줄 수 없는, 최고의 별미다. 한 스푼씩 떠먹는 아이스크림도 마찬가지. 사르르 녹으면서 입안 가득 퍼지는 부드러운 맛은 오직 행복만을 전해준다. 최근 아이스크림은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간단한 간식이나 한끼 식사로도 충분할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 계절 과일은 물론 쿠키, 빵, 도넛과의 만남을 통해 묘한 조화를 이뤄내면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특히 아이스크림을 이용한 다이어트 방법도 생겨나고 있다. # 아이스크림으로 다이어트 다이어트한다면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은 영 이치에 맞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다이어트에도 아이스크림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성들은 하루 한 끼를 한 컵의 아이스크림으로, 남성들은 한 컵 반의 아이스크림으로 때우면 된다. 단 컵당 열량이 250㎉ 칼로리에 못미치는 저지방 아이스크림을 택해야 한다. 나머지 두 끼는 건강한 식사를 하면 되는데 과식하지 않는 절제가 비결이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다이어트하는 사람의 음식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에 실컷 먹고 싶은 강력한 충동을 달래 준다는 이점이 있다. # 영양가 높은 아이스크림으로 다양한 요리를 아이스크림은 영양가가 높다. 고지방 아이스크림은 100g당 열량이 200㎉ 정도나 된다. 간식, 디저트, 환자식, 유아식으로 인기가 많은 이유다. 종류는 얼음처럼 얼린 하드 아이스크림과 떠먹을 수 있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있다. 점차 아이스크림은 나홀로가 아닌 다른 식품과 어우러져 새로운 요리 영역으로 자신의 진가를 높이고 있다. 달콤한 아이스크림에 과일, 빵, 떡 등을 따뜻한 초콜릿 소스에 찍어 먹는 ‘아이스크림 퐁듀’는 최근 인기다. 싱싱한 과일 등을 초콜릿에 콕 찍어 먹을 때도 좋지만 아이스크림의 표면이 뜨꺼운 초콜릿에 순식간에 응고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아이스크림을 튀겨 먹는 별미 요리도 있다. 찹쌀 가루를 입혀 기름에 튀겨낸 ‘아이스 찹쌀 경단’, 찹쌀가루와 밀가루를 섞은 도넛가루 옷을 입혀 튀겨낸 아이스크림 찹쌀 도넛’은 말만 들어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타르트빵에 아이스크림을 얹은 ‘타르트 아이스’, 샌드 과자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넣은 ‘아이스 쿠키 샌드’는 재료만 준비되면 몇분 만에 뚝딱 만들 수 있다. # 아이스크림 가게도 카페처럼 지난 주말 신촌 현대백화점 옆에 위치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나뚜르’. 많은 이들로 북적인다. 과거 테이크 아웃 서비스 중심으로 운영되던 이곳이 카페식으로 탈바꿈하면서다. 롯데제과는 이 나뚜르 매장에 둥근 테이블도 놓고 치즈 케이크와 커피도 팔며 카페 분위기가 나도록 꾸며 놓았다. 고객들이 먹는 아이스크림도 예사롭지 않다. 검은 콩이 알알이 박힌 ‘검은콩 검은 깨 아이스크림’‘석류 아이스크림’등 이른바 ‘웰빙 아이스크림’이다. 이젠 아이스크림도 웰빙 바람을 타고 천연 과일 아이스크림, 유산균을 늘린 대신 지방 성분을 줄여 다이어트에 좋은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이 인기 가도를 달린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촬영협조 : 롯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나뚜르´> 아이스크림 요리는 다른 요리처럼 만들기 쉽지 않다. 냉장고에서 꺼내자마자 슬슬 녹아 버려 자칫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빨리 만들어서, 후다닥 먹어야 한다. 이것저것 시간을 낭비하다가는 그야말로 아이스크림 흔적만 남게 된다. 하지만 잘 만든 아이스크림 요리는 그야말로 ‘먹는 이벤트’가 될 수 있다. 맛있는 아이스크림 요리는 만드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는 이벤트가 되기 때문에 자녀들과 함께 만들면 더욱 신나는 요리시간이 된다. (1)아이스크림 퐁듀 재료:롯데 가나 밀크초콜릿 75g 4개, 우유 150∼200㏄, 바게트빵, 조각 치즈케이크, 딸기, 바나나, 키위 만드는 법:(1)초콜릿을 녹이기 쉽게 잘게 자른다.(2)퐁듀용 냄비 또는 보통 집에서 사용하는 냄비에 우유 150㏄∼200㏄ 넣고, 중간불로 데운다.(3)우유가 끓으면 불을 끄고 초콜릿을 넣는다.(4)접시째 냉동시킨 아이스크림을 동그란 모양으로 담아낸다.(5)아이스크림을 비롯해 과일, 치즈케이크 등을 초콜릿에 찍어 먹으면 된다. TIP (1)취향에 맞게 브랜디를 약 10㏄ 넣으면 향이 한층 부드러워 진다.(2)온도가 내려가면 초콜릿 소스가 굳어버리는 경우가 있다.(3)다 먹은 후 냄비에 남은 초콜릿은 우유를 넣어 한번 더 데우면 초콜릿 드링크로 먹을 수 있다. (2)슈 아이스 재료:바삭한 슈가볼빵, 다양한 아이스크림 만드는 법:(1)슈가볼빵 가운데에 칼집을 내어서 그 속에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넣는다.(2)접시에 모양 있게 담아낸다. (3)웰빙아이스 쿠키샌드 재료:비스킷, 다양한 아이스크림 만드는 법:(1)비스킷 위에 엷게 아이스크림을 펴서 바른다.(2)그 위에 비스킷을 올린다.(3)접시에 예쁘게 담아낸다. (4)타르트 아이스 재료:타르트 빵, 다양한 아이스크림, 막대 초콜릿 만드는 법:(1)타르트빵 위에다 원하는 아이스크림을 예쁘게 담아낸다.(2)그 위에다 막대 초콜릿으로 장식을 한다. (5)아이스크림 찹쌀도너츠 재료:떠먹는 아이스크림, 찹쌀가루, 우유, 후루츠 과일캔, 식용류,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설탕, 물 만드는 법:(1)찹쌀가루와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설탕, 물을 섞어 반죽한 다음 한 입에 먹기 좋은 밤알 정도 크기로 동그랗게 미니완자를 만든다.(이때 안에다 팥대신에 아이스크림을 넣는다.(2)만들어진 완자를 중불에서 살살 굴리다 약한불로 조절한 후 갈색이 되면 건져 낸다.(3)위의 것을 기름종이나 키친타월 위에다 식힌 다음 예쁜그릇에다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미니 찹쌀도너츠를 몇 알 담아 낸다.
  • 司試 ‘찍기공부’ 이젠 안통한다

    司試 ‘찍기공부’ 이젠 안통한다

    올해 2차 사법시험은 기본서를 얼마나 충실하게 공부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20일부터 나흘 동안 치러진 2차 사법시험은 지금까지 문제유형과는 크게 달랐다. 수험생들은 헌법, 형법, 민법, 상법, 행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등 모두 7과목에 걸쳐 필기시험을 치렀다. 올해 사시 2차 시험의 큰 특징은 기본서의 전체적인 맥락을 묻는 유형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특정 항목에 국한되지 않고 기본서를 완전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됐다. 법무부는 앞으로도 기본서 위주의 출제 방식을 유지할 방침이라 기존의 ‘찍기 공부’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전망이다. ●기본서 충실하지 않으면 풀기 어려워 이번 시험에서 부각된 기본서는 대학에서 강의교재로 쓰이는 책들이다. 과거 사시 2차시험 문제는 ‘특정 법률 관계에 대해 논하라.’는 식으로 한정된 유형이 다수였다. 논점을 놓쳐버리면 아예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논점을 미리 제시하고, 대신 법 전반에 대해 다양하게 묻는 문제 유형이 많이 출제됐다. 또한 50점짜리 문제가 3∼4개로 세분화돼 문제 문항 수가 늘어났다. 내용도 기본서에 충실하지 않으면 손 대기 어려운 유형들이 대부분이었다. 베리타스·한국법학교육원 김범전 원장은 “시험의 분야와 깊이가 넓어졌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변화”라고 평가하면서 “원론적인 차원의 문제였지만 특정 분야의 암기 위주 공부에 주력한 학생들은 시험지를 보고 무척 당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험생들이 유명 강사가 찍어주는 내용을 무조건 외우는 것보다 모르는 문제도 논거를 제시할 수 있도록 창의적인 공부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시 ‘빈익빈 부익부’ 철퇴 법무부가 기본서 중심 출제로 올해 2차부터 시험 방향을 잡은 것은 ‘돈 있어야 고시도 붙을 수 있다.’는 최근의 추세를 막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는 신림동 고시촌 유명 강사의 ‘짜깁기’ 교재나 모범 답안이 위력을 떨쳤다. 기본서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던 셈이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레 신림동으로 수험생이 몰리게 되고 이는 수험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장기간 동안 기본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충실히 공부한 수험생들이 유리할 것으로 법무부는 내다보고 있다. 또한 지방 등 ‘비 신림동’ 수험생들이 유리해지면서 법조 인력의 다양화에 다소나마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 관계자는 “기본서 전반에 걸친 문제들이 출제돼 공부를 충실히 한 수험생들은 오히려 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앞으로는 기본에 충실하지 않고 ‘찍기’나 ‘과외’로 단기간 공부해서 합격하는 사례는 그리 흔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장애우 눈높이로 청사시설 바꿨죠”

    “장애우 눈높이로 청사시설 바꿨죠”

    ‘정보통신부의 유일한 장애우 간부, 일반인 위주의 청사 시설을 하나 둘씩 바꿔온 공직자….’ 휠체어를 이용하는 박태완(33) 정보통신부 사무관의 동료나 지인들은 이 정도만 안다. 박 사무관이 청사에 온 이후 직원들로선 이전에 보지 못한 시설이 하나씩 바뀌어왔기 때문이다. 박 사무관은 2001년 기술고시(45회)에 합격해 정통부에 배치됐다. 이후 그의 행보는 일반인 위주의 청사에선 작은 이슈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는 “출근 다음날에 계단이 있는 입구쪽에 임시로 합판을 깔아 오르내리도록 배려해 불편이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엔 장애우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때였다. 이후 그가 근무하는 층이 바뀔 때마다 각 층에 ‘전용 화장실’이 하나씩 만들어졌다. 박 사무관은 정통부에서 공직의 첫발을 디딘 이후 몇개 부서를 옮겼지만 소프트분야 행정이 가장 맞는 것 같다고 회고했다. 향후 발전 가능성에도 무게를 뒀다. 다른 직원보다 ‘조금 더’ 불편한 신체조건도 감안했다. 그는 초임 사무관 시절을 정보관리담당관실에서 시작했다. 기술분야인 전산직이었다. 부서 배치 때 그를 기피한다는 말을 듣고 몹시 당황한 기억도 갖고 있다. 지금 정통부 고위직에 있는 간부가 “같이 일하자.”고 손을 건네 무척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가 그동안 겪은 ‘좌충우돌(?) 생활백서’ 몇가지. 박 사무관은 활동적이어서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외식을 자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음식점 주인들이 예상보다 잘 대해줘 밥을 아주 맛있게, 즐겁게 먹고 들어온다. 또 하나는 ‘의전사령관(?)’ 신분. 의전이란 몸이 불편하다 보니 외부행사 때면 간부들이 자신을 ‘모시는’ 경우가 생긴다는 말이다. 가장 어렵고 신경 쓰이는 때다. 하지만 그는 예상치 못하든지, 포기하든지 그런 건 없단다. 걸림돌이 있으면 돌아가고 계단이 있으면 길가는 분들에게 도움을 청하면 된다는 것이 지론이다. 어릴 때부터 장애가 몸에 배어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했다. 단지 보는 이가 불편해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가 장애우로 살면서 익힌 것은 ‘가식’을 갖지 말아야 편해진다는 인생관이다. 불편하면 도움을 청하고 해야 자신도, 주위 사람들도 불편하지 않다는 고집이다. 그는 애초부터 공직자를 꿈꾸지 않았다고 밝혔다.98년 학교(부산대 컴퓨터공학 석사) 졸업 후 전공분야를 찾았지만 실패했다.SI업체 등에 몇번을 지원했지만 신체조건 때문에 잠정 보류, 불합격 등의 딱지를 받았다. 한 이동통신 업체에서는 편의시설 부족을 이유로 난색을 표시했다. 대학 입시 때도 한의대에 입학을 원했지만 장애가 있어 안된다는 대답만을 들었다. 그래서 그는 전공을 컴퓨터쪽으로 바꿨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인생 반려자를 맞이했다. 장애우들의 인터넷 봉사모임에서 만났다.2년여의 연애 끝에 지난해 9월 결혼했다. 그는 아내를 목발만 짚는 정도로 서울 구로성심병원의 약사라고 소개했다.“연애요? 불편하니 주로 차안에서 했죠. 연애 동안 제가 주도적으로 이끌었습니다. 이게 맘에 들었나봐요. 하하….” 그는 이처럼 밝고, 젊고, 진취적인 공직자였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저지대 국가 네덜란드의 치수정책

    [세이프 코리아] 저지대 국가 네덜란드의 치수정책

    |암스테르담(네덜란드) 조덕현 특파원|둑에 난 구멍을 몸으로 막아 마을을 구했다는 소년 한스의 이야기는 해수면보다 낮은 지역에 사는 네덜란드인의 어려움을 대변해 준다. 그들은 범람하는 바닷물과, 강물을 막기 위해 수문과 제방을 쌓고 풍차를 만들어 물과 싸웠다. 그 결과 국토의 65%가 저지대인 네덜란드는 총 연장 1만 7000㎞의 댐과 제방을 갖췄다. 그러한 네덜란드가 최근 들어 정책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책의 일부는 우리나라와 유사해 관심을 끌게 한다. ●물흐름 억제 지양… 범람 공간 마련 네덜란드에 있는 유네스코 수문·수리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한국의 재해 관련 공무원들이 연수차 방문했을 때 “네덜란드 정부는 홍수 방어와 관리에 대해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를 극복하려고 제방을 쌓거나 수문을 만드는 것에서 ‘홍수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으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자연재해의 규모가 어디까지 커질지 예측하기 힘든 데다,‘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에 네덜란드가 ‘물과의 전쟁’에서 ‘물과의 공생’이란 발상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천의 기능을 홍수방어의 수단뿐만 아니라 운하, 자연성 복원, 레크리에이션, 농업 등 여러 기능을 통합한 개념으로 바꾸고 있다. 홍수 대비도 제방을 쌓아 막는 것에서 흘러 보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홍수에 대비해 물이 잘 흐르도록 하천 공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천변에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둑으로 돼 있던 철로도 교량으로 바꾸어 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네덜란드 정부는 주요 운하 인근의 농지와 공장부지 등을 사들이고 있으며 이렇게 확보된 토지가 유사시 범람하는 공간으로 활용되도록 한다. 홍수가 발생했을 때 이 지역을 완충 지역으로 해 범람으로 인한 더 큰 피해를 막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모래 언덕이나 늪지대 갯벌 같은 ‘자연 방벽’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하천 한 가운데에 생태섬을 조성하는 등 자연성 복원작업도 추진 중이다. 건설업자들을 중심으로 평상시에는 지상에 고정돼 있지만 홍수가 났을 때는 물 위에 뜰 수 있는 ‘수륙 양용’ 주택의 보급도 구상 중이다. 또 홍수 조기 예·경보시스템과 홍수보험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해수면보다 낮은 매립 간척지에 대한 비상시 대책을 추진하는 한편 침수 예방지역에 대한 개발제한 대책도 검토 중이다. ●지반 침하 가속… 발상의 전환으로 대비 네덜란드가 이처럼 자연재해 대응의 입장을 전환한 것은 지구 온난화가 네덜란드에 훨씬 크고 장기적인 위험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 출발한다. 북유럽의 강수량이 1990년대 이후 40% 정도 증가하면서 강 하류지역인 네덜란드의 제방 턱밑까지 차오르는 물 때문에 수십만명이 대피하는 일이 빈발하면서 치수전략을 수정하게 된 것이다. 도시화, 산림황폐, 기후변화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수위가 올가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쌓아 놓은 제방과 수문 등이 200∼1만년 빈도로 설계돼 미래의 재난에 대해 대비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진흙과 토탄으로 구성된 육지의 침하도 네덜란드를 불안하게 한다. 네덜란드는 900년대부터 지반이 꾸준히 침하되고 있다.1500년대부터 해수면이 육지보다 높고, 계속 육지가 침하되고 있다. ●물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 네덜란드 국민들은 이처럼 어려운 여건에서 지금도 물과 ‘더불어’ 살아간다. 주택가 곳곳에서 소규모 하천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하천엔 어김없이 소규모 유람선이 서 있다. ‘화훼의 나라’답게 유리 온실이 많은데 온실 사이 사이에도 물이 흐른다. 암스테르담 등 주요 도시에선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하에 유람선을 운영해 짭짤한 외화를 벌어들인다. 험난한 자연환경을 관광자원화한 것이다. hyoun@seoul.co.kr ■ 국토의 65% 해수면보다 낮아 53년 대재앙 후 홍수대비 ‘올인’ |암스테르담(네덜란드) 조덕현 특파원|네덜란드는 전체 국토의 65%가 해수면보다 낮다. 국토 가운데 가장 높은 곳이 해발 322.5m에 불과하다. 최고 낮은 곳은 해수면보다 6.7m 아래에 있다. 이처럼 전체 국토의 대부분이 해수면과 비슷하거나 낮다 보니 네덜란드 국민들은 물과 친숙하면서도 물과 관련된 재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 네덜란드(Netherlands)란 이름 역시 ‘nether(low·낮음)+lands(땅들)’즉,‘물보다 낮은 땅’이란 것에서 유래됐다.‘암스테르담’이란 이름도 13세기에 어민들이 암스텔 강에 둑을 쌓고 정착한 데서 비롯됐다. 네덜란드의 자연재해는 태풍, 폭풍, 집중호우로 인한 것은 별로 없다. 산림지대가 8%에 불과하기 때문에 산사태 위험도 없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해수로 인한 밀물과 호우로 인한 하천 침수로 인한 피해가 많다. 국토의 65%가 해수면 밑에 있어 바닷물의 유입이 우려된다. 또한 라인강 등 3개 하천의 하류에 있다 보니 홍수에 대한 우려도 항상 안고 있다. ●1956년부터 수문과 제방 쌓아 네덜란드는 1956년부터 전 국토에 대한 홍수 방어계획을 수립해 추진해 왔다. 해안선 부근에는 홍수방어 수문과 폭풍해일 방벽을 설치했다. 북해에서 해일이 밀려 오면 해수면이 낮은 네덜란드에 직격탄이 되기 때문이다. 내륙의 주요 지역에도 둑을 둘러쳤다. 임시방편이 아니라 엄청난 강도의 재난에도 버틸 수 있도록 철벽을 친 셈이다. 라인강 등 하천 하류지역은 125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을 정도의 홍수에도 버틸 수 있도록 든든한 둑을 쌓았다. 상대적으로 높은 고지대는 200년에 한 번 생길 수 있는 홍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하천과 해안 홍수가 함께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은 ‘2000년 빈도’로 설계됐다. 북쪽 해안 및 남쪽 섬지역은 ‘4000년 빈도’로,1953년 대홍수가 발생했던 북해쪽 서해안 지역은 1만년 빈도로 방벽을 쌓았다. 이 때부터 라인강과 뮤즈강 하류의 로테르담과 지랜드 등에 10여개의 댐과 방조제가 건설됐는데 이것이 ‘델타프로젝트’이다. ●1953년 대재앙이 원인 네덜란드가 이처럼 해일과 홍수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은 1953년의 대재앙이 원인이 됐다. 해수면보다 4m가 넘는 폭풍해일이 북해로부터 덮쳐 북부와 남부의 섬과 해안선 지역 13만 6500㏊가 물에 잠겼다. 기존에 만들어져 있던 바닷가의 제방 162㎞도 붕괴됐고 1836명이 숨지고,75만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또 1만개의 빌딩이 파손됐고,3만 7300개의 빌딩이 침수되고 3만 4000여마리의 소가 유실되는 엄청난 재앙이었다. hyoun@seoul.co.kr
  • 364곳 고시출신공직자 첫 배출

    364곳 고시출신공직자 첫 배출

    올해는 고교평준화 첫 졸업생이 배출된 지 30주년이 되는 시점이다. 평준화는 1973년 첫 시행근거가 마련되어 74년 서울·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실시됐다. 하지만 외국어고 신입생의 모집지역 제한, 공영형 혁신학교 도입 등 최근 불거지고 있는 논란에서 알수있듯 평준화의 타당성에 대한 시비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서울신문은 평준화 정책의 실효성 여부를 진단하고 평준화 정책이 우리 중등교육에 가져온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교육의 형평성과 수월성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평준화 이후 대책을 모색해보자는 취지에서 5회에 걸친 평준화 기획을 마련했다. 평준화 이후 고시 출신 현직 공직자들의 출신 고교 판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이 사시(법원, 검찰)·외시(외교통상부)·행시(기획처, 교육부) 출신 공직자들의 출신 고교를 평준화 적용 시점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비평준화 시절에는 한 명도 고시출신 공직자를 배출하지 못하다가 평준화 이후에 1명 이상의 공직자를 배출한 학교가 364개 학교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준화 시절에 고시출신 공직자를 배출한 고교는 모두 433개였고 이 가운데 비평준화 시절에도 공직자를 배출한 학교는 69개교에 불과했다. 비평준화 고교 출신 1325명 가운데 상위 10개 고교 출신이 519명으로 39%를 차지했다. 그러나 평준화 고교 출신 3150명 가운데 상위 10개 고교 출신은 457명으로 14%에 불과했다. 이는 평준화 이후 특정 고교 출신이 사회의 중요한 직위와 분야를 독차지하던 양상이 사라졌음을 보여준다. 서울신문은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전국 고교에서 배출한 현직 판·검사와 외시 및 행시(교육부, 기획처로 한정) 출신 현직 공무원 4475명을 학교별로 파악하고 이를 다시 비평준화 및 평준화 시절로 구분해 조사했다. 이런 조사는 언론사나 정부를 통틀어 처음 한 것이다. 조사결과 전체 고교 2095곳(일반계 1281, 실업계 등 814)의 29%인 609개교에서 1명 이상씩의 고시출신 공직자를 두고 있었다. 일반계 고교 기준으로는 47.5%였다. 평준화 여부와 관계없이 3개 고시를 합쳐 가장 많은 공직자를 둔 고교는 경기고, 경북고, 서울고, 전주고, 대전고 순이었다. 사시·외시·행시를 통틀어 10명 이상 공직자를 둔 학교는 1위의 경기고를 비롯, 모두 131개교였다. 이 가운데 비평준화 학교는 11개교(8.4%)에 불과했다. 경기고는 131개교 가운데 가장 많은 180명의 고시 출신 공직자를 두고 있었다. 판·검사로 재직 중인 공무원을 1명 이상 배출한 고교는 모두 507개교였다. 이 가운데 10명 이상의 법조인을 배출한 학교는 모두 101개교로 파악됐다.101개교는 비평준화 9개교와 평준화 92개교였다.92개교 가운데 대원외고, 한영외고 등 외국어고 2개교를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고였다.1984년 개교한 대원외고는 16명의 법조인을 배출했고 1990년 개교한 한영외고는 10명을 배출, 전통의 명문고를 대체할 신흥 고교로 부상하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옛 ‘삼류학교’ 약진… 법조인 대거 배출

    옛 ‘삼류학교’ 약진… 법조인 대거 배출

    ●현직 판·검사 출신고, 경기고가 1위 모두 507개 학교에서 3254명의 현역 법조인을 배출했다. 이 가운데 평준화 출신은 2436명이고 비평준화 출신은 818명이다. 비평준화 시기와 평준화 시기를 합해 서울 경기고가 100명을 배출, 현직 법조인 최다 배출 학교로 기록됐다. 2위는 경북고가 모두 85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대전고가 75명으로 3위에 올랐다. 전주고 69명, 광주제일고 56명, 순천고 53명으로 호남권 3개 명문고교가 4∼6위를 차지했다. 이를 비평준화 시기와 평준화 시기로 나눈 뒤, 비평준화를 기준으로 보면 전남 순천고가 53명으로 1위다. 순천고는 2004학년도까지 평준화 고교였다. 이어 1974년에 평준화된 서울 경기고가 44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주고가 39명으로 3위를 차지했고 경북고 38명, 대전고 26명, 광주제일고 27명 순이었다. 평준화 시기 기준으로 할 때도 경기고가 56명으로 역시 1위였다. 이어 대전고 49명, 경북고 47명, 서울고 33명, 전주고 30명, 광주제일고 29명 순으로 대체로 과거의 이른바 명문고가 평준화된 뒤에도 대체로 많은 법조인을 배출했다. 비평준화 시기에 배출한 법조인이 평준화 때보다 많은 학교는 전주고, 순천고, 학성고, 목포고 등 4개 학교뿐이었다. 비평준화 시기에 법조인을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거나 배출 숫자가 극히 적었던 고교가 평준화가 된 뒤 배출 숫자 상위에 오른 학교도 많았다. 서울의 경동고·신일고·중앙고·한성고, 부산의 동고·배정고·중앙고, 대구의 성광고·영남고·심인고·계성고·달성고, 광주 대동고, 대전 충남고, 전주 신흥고 등이다. 이는 평준화 이후 과거 이류·삼류라고 불렸던 학교들의 학력이 높아져서 사시합격생을 많이 배출했음을 뜻한다. 경기고, 경북고, 대전고, 서울고, 전주고, 광주제일고 등 과거 명문고들은 여전히 상위에 랭크돼 있었다. 이는 평준화 이후에도 양극화 현상으로 서울의 강남학군과 같이 특정 지역 고교의 학력이 여전히 높다는 또 다른 사실을 보여준다. ●외무고시도 경기고 출신이 가장 많아 모두 269개 고교에서 928명의 현직 외무공무원을 배출했다. 비평준화 출신이 412명, 평준화 세대 외무공무원이 516명으로 평준화를 전후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준화 이전에는 경기고와 서울고, 경복고 등 이른바 명문고에서 합격자를 다수 배출했다. 이들 3개 학교 합격자만 100명을 훌쩍 넘겼다. 경기고는 56년생까지 외교관 55명을 배출해 수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서울고와 경복고가 각 26명, 전주고가 23명을 배출했다. 지방에서는 경북고가 22명, 광주일고 13명, 강릉고 11명, 경남고 10명 등이었다. 서울에는 용산고가 12명, 중앙고와 대광고, 경동고가 8명의 합격자를 냈다. 하지만 평준화 이후에는 경기와 서울, 경복 등 명문고 출신 합격자들은 크게 감소했다. 휘문고는 비평준화에서 5명이던 것이 이후에는 10명으로 늘었다. 서울 중앙(8명), 경동(6명), 배재(6명), 서울 보성(6명), 경성(6명), 숭실(5명), 부산진고(5명) 등은 평준화 이후에 두각을 나타낸 학교들이다. 외국어고 출신의 외교직 진출이 두드러졌다. 서울 대원외고 14명, 한영외고 7명, 대일외고 5명, 명덕외고 3명, 이화여외고 2명, 대전외고 2명, 부산외고 2명, 서울외고 1명 등이었다. 비평준화와 평준화를 합쳐 외시도 경기고가 69명으로 단연 수위였다. 경기고 다음으로는 경복고와 서울고가 똑같이 비평준화 시절 26명, 평준화 때 14명 등 모두 40명으로 공동 2위 학교를 기록했다. 이어 경북고가 전체 32명으로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 학교 가운데 전주고와 광주제일고를 제외하고는 모두 서울지역 학교가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 기획예산처의 경우 103개 학교에서 모두 138명의 고시출신 공무원을 배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평준화 시절이 37명, 평준화시절이 101명으로 1대 2.7의 비율이었다. 경기고가 비평준화 시절 6명, 평준화시절 3명 등 모두 9명을 배출, 비평준화 시절 때 5명을 배출한 순천고에 비해 두배 가까이 많은 공무원을 배출했다. 순천고 다음으로는 4명을 배출한 광주제일고였다. 103개교 가운데 2명 이상의 동문을 둔 학교는 18개교에 불과했다. 그만큼 출신 학교가 다양해졌다는 뜻이다. 교육인적자원부의 경우 고시출신 공무원 155명이 있는데 출신 학교는 112곳으로 매우 다양했다.2명 이상 동문을 배출한 학교는 30%인 24개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한명씩이었다. 박현갑 김재천기자 eagleduo@seoul.co.kr
  • [길섶에서] 아내의 눈물/이목희 논설위원

    며칠 전 늦은 저녁 아내가 안방으로 들어가 한참을 나오지 않았다.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침대에 걸터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느닷없는 상황에 당황했다. 이유를 물어도 “요즘 힘들다.”면서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한참을 울게 놔둔 뒤 부드럽게 묻자 어렵사리 속내를 털어놓았다. 갑자기 인생이 서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남편과 아들 둘을 위한 운전기사밖에 더 되느냐는 한탄이었다. 그날도 하루의 절반 이상을 운전하며 보냈다고 했다. 아침 일찍 남편을 회사까지 출근시킨 뒤 허겁지겁 돌아와 고교생 아들을 학교로 태워줬다. 다음에 대학생 아들을 전철역까지 데려다 주고, 낮에는 교회 일로 또 만만치 않은 거리를 왕복했다. 오후부터는 큰아들과 남편을 귀가시켰고, 저녁 늦게까지 작은아들의 학원과 독서실을 오갔다. 두 아들을 불러 앉혔다.“우리 편하자고 엄마를 너무 혹사시켰다.”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고 아내에게 통보했다.“잘 되겠어요, 내가 참으면 되지.” 아내가 극구 이전처럼 하자니까 편히 출퇴근하려는 이기심이 다시 힘을 얻는 듯해 고민스러웠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사법개혁·판결성향 중점거론 예상

    국회는 26일부터 나흘간 김능환 박일환(26일) 안대희 이홍훈(27일) 전수안(28일) 등 대법관 후보자 5인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한다.29일에는 후보별 종합신문이 이뤄진다. 현재까지 이 후보들의 재산·납세·병역 등에서 큰 도덕적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여야는 초미의 관심사인 사법개혁과 대법원 위상 재정립, 판결 성향 등을 중심으로 인사 청문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열린우리당은 전원 법조인 출신으로 청문위원을 구성한 한나라당과 달리 비법조인인 김동철·김영주 의원을 배치했다.‘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란 시대적 흐름에 맞춘 인선이란 평이다. 열린우리당 이종걸 간사는 “특별한 도덕적 하자가 발견되지 않고 있어 대법관으로서 자질과 판결 성향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서는 최근 사법부에 불고 있는 ‘사법적 적극주의’에 대해 견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법리 해석에 치중해 왔던 사법부가 헌재 판결 등을 통해 ‘국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대해 공방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치 등 참여정부의 사법개혁 방안에 대한 후보자의 의견을 듣고 국가보안법 등 현안에 대한 소신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노무현 대통령과 사시 17회 동기인 안대희 후보다.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악연’ 때문이다. 현대차 수사로 불거진 대선자금 추가 의혹도 거론될 전망이다. 여성 대법관 2호가 될 전수안 후보자의 경우 지난해 참여연대 기고문을 통해 사법부의 과거사 문제를 짚어낸 것을 가리켜 시민단체쪽 입맛에만 맞추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추궁도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30평형대 아파트 한 채와 1993년식 프린스 승용차 한 대뿐인 김능환 후보자도 관심 거리다. 김 후보자가 국보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현직 고교교사 등 9명에게 엄격하게 법을 적용, 화제과 됐던 ‘오송회 사건’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오일만 박지연기자 oilman@seoul.co.kr
  • 미국 ‘헬기 택시’ 시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 헬리콥터 셔틀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의 US헬리콥터사는 지난 3월부터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과 월스트리트를 운항하는 헬리콥터 셔틀 서비스를 시작했다. 요금은 159달러(약 15만원)이며, 걸리는 시간은 8분 남짓이다. 헬기를 이용해 공항으로 갈 때에는 월스트리트의 US헬리콥터 승착장에서 보안 점검도 마치고 짐도 보낼 수 있다. 헬기는 탑승할 비행기의 게이트까지 승객을 실어 나른다.따라서 공항에 도착한 뒤 항공사 카운터와 보안검색대 앞에서 긴 줄을 서는 데 소모되는 시간까지 절약된다. 이같은 서비스는 국내선은 물론 국제선에도 적용된다. 9·11이후 항공기 안전에 대한 규정이 강화됐기 때문에 US헬리콥터의 운항에는 국토안보부 산하 교통안전국 요원들도 참가하고 있다. 이들이 헬기를 타는 승객들의 보안 점검을 하는 것이다. 헬기 셔틀은 월스트리트의 바쁜 기업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US헬리콥터측은 올해 16만명의 승객을 실어나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자리잡은 34가쪽에도 헬기 승착장을 만들었다. US헬리콥터는 또 앞으로 18개월 안에 시카고와 로스앤젤레스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헬기 셔틀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애리조나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실버스테이트 헬리콥터사는 피닉스 공항과 인근 메사시의 보잉·제너럴모터스의 사옥을 집중 운항하고 있다.15분간의 헬기 셔틀을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90달러. 피닉스 주변의 상습 정체에 진절머리가 난 기업인들이 주고객이라고 한다.dawn@seoul.co.kr
  • 박물관은 또 다른 학교

    박물관은 또 다른 학교

    현장학습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박물관이 또 다른 학교로 부각되고 있다. 낡은 유물이나 어려운 설명들로만 가득 찬 지루한 박물관은 이미 옛말이다. 열쇠나 부엉이, 책, 떡 등 우리 주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들만 가지고서도 우리나라와 세계의 문화와 역사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박물관들이 많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서울에 있는 다양한 박물관들을 둘러봤다. ●‘손대지 마시오’ No! 맘껏 만지고 느끼며 체험하세요∼ 송파구 신천동의 ‘삼성 어린이 박물관’은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어린이를 위한 체험식 박물관이다. 건축 현장속의 일꾼이 되어 집을 짓는 건축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보는 ‘우리집은 공사중’, 성장과 노화를 주제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는 ‘나는 나는 자라요’ 등 흥미로운 전시관들로 구성되어 있다.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 있는 ‘별난 물건 박물관’은 말 그대로 전 세계의 상식을 깨는 재미있고 특이한 물건들을 보고, 손으로 만지면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전 세계에서 모은 300여 가지의 전시물들이 소리, 빛, 과학, 움직임, 생활 등 다섯 가지 테마로 전시되고 있으며, 다른 박물관과 달리 매달 전시물이 새로 바뀐다. 손가락 두 마디보다 작지만 정규방송이 흘러나오는 초미니 컬러 텔레비전, 거울의 반사각을 이용해 반듯이 누워서도 텔레비전을 볼 수 있게 만든 ‘귀차니스트 안경’ 등 기발한 물건들을 접할 수 있다. 별난 물건 박물관 김덕연 관장은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는 엉뚱한 물건들을 통해 과학적 원리를 체험할 수 있어 어린 자녀들의 창의력 키우기는 데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이색적인 것을 함께 체험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떡, 농기구 등 통해 소박한 서민문화 엿봐 종로구 와룡동에 위치한 사단법인 한국 전통음식 연구소 2,3층에는 사라져가는 옛 부엌살림과 유물들을 모은 ‘떡·부엌살림 박물관’이 있다. 이 곳에는 연구소 윤숙자 소장이 20여 년에 걸쳐 수집해 온 사라져 가는 우리의 옛 부엌살림과 떡 관련 소장품 2000여 점이 주제별, 재료별, 용도별로 전시돼 어제와 오늘의 음식문화와 부엌살림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오는 8월7일부터는 2주일 동안 ‘여름방학 기획-어린이와 함께하는 떡과 차 이야기’ 특별기획 전시 및 체험학습 행사가 마련된다. 떡살과 다식판 등 떡을 만들 때 사용하던 전통 조리기구 전시는 물론 떡과 차를 먹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중구 충정로에 있는 ‘농업박물관’은 선사시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농업의 발달과정과 전통 농기구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몄다. 농업관련 유물과 전통장터 등 옛 생활상을 볼 수 있으며, 우리 쌀과 출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관도 마련되어 있다. ●박물관이야, 카페야? 쉬며, 구경하며 즐기는 박물관 종로구 삼청동의 ‘부엉이 박물관’에 가면 부엉이를 주제로 한 미술품과 공예품 200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고풍스런 분위기로 꾸며진 카페 스타일의 이색박물관으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차를 마시면서 전시품을 즐길 수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부엉이를 주제로 한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어린이 손님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인기만점이다. 2002년 문을 연 북촌 ‘가회 박물관’은 인간의 삶과 염원이 담겨있는 부적과 민화를 전시하고 있다. 한국 고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전통 한옥 전시실에는 옛 사람들의 진솔한 감정이 담겨 있는 민화와 주술적 신앙이 반영되어 있는 벽사그림, 통일신라시대의 인면와(人面瓦), 귀면와(鬼面瓦)와 각종 부적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한 켠에는 관람객이 직접 부적을 찍고, 귀면와를 탁본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가회 박물관은 도심 속의 숨어있는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전남 나주 동원사에서 직접 가져온 녹차가 무료로 제공돼 박물관 마당에 있는 통나무 의자에 앉아 민화를 감상하면서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인사동을 거슬러 견지동 쪽으로 오르는 골목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목인 박물관’은 전통 인물 및 각종 동물의 모습을 조각한 목조각상 3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목조각상 전문박물관이다. 전시품은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했던 장승, 무덤에 부장용으로 쓰였던 목용(木俑), 불상이나 동자상 같은 종교적 의미의 목조각상, 망자를 저승세계로 모시는 역할을 했던 상여 장식용 조각,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용도로 각종 신당에 쓰였던 신상(神像) 등이다. 목인 박물관은 담쟁이 넝쿨로 둘러싸인 운치있는 벽돌집으로 옥상정원과 지하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다. 이 곳에서는 모든 관람객에게 제공되는 녹차와 음료 등을 즐길 수 있으며, 역사와 민속, 미술 분야와 관련된 간단한 도서도 열람할 수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종로구 9개 사립박물관 여름방학 연합전시회 종로구에 있는 9개 사립 박물관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연합전시회를 열기로 했다. 자녀의 손을 잡고 멀지 않은 도심에서 열리는 각양각색의 멋과 지혜의 향연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연합전시회에 참가하는 박물관들을 미리 가봤다. 전시회는 7월30일부터 8월16일까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과 방송통신대 담 사이 골목길에 자리잡고 있는 ‘쇳대박물관’에서 열린다. 쇳대박물관은 말 그대로 열쇠와 자물쇠를 모아놓은 곳으로 통일 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등에 사용되었던 우리 자물쇠의 아름다움과 과학적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건립됐다. 아프리카와 유럽 등의 옛 자물쇠도 전시하고 있다. 북촌의 ‘세계 장신구 박물관’에서는 아시아와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의 유서 깊은 장신구를 볼 수 있다. 전시관 중 ‘엘도라도 방’에 있는 10∼16세기 남미 인디오 원주민들의 추장 임명의식을 형상화한 황금으로 만든 뗏목 장식은 전 세계에 5개밖에 존재하지 않는 귀중한 소장품이다. 지난 2004년 쓰나미 발생 이후 발견된 ‘재난 속의 보물’인 인도네시아의 악어 이빨과 멧돼지 송곳니로 된 남성용 목걸이도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장신구 박물관 맞은편 길을 따라 정독도서관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신비한 분위기의 ‘티베트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곳에서는 척박한 고원에 불교왕국을 일군 티베트인들의 미의식을 보여주는 다양한 공예품과 복식 등을 접할 수 있다. 사원에서 축제 때 썼던 가면과 정신적 지도자로 섬기던 승려를 본떠 불상처럼 만든 ‘조사상’도 인상적이다. 관련 전문서적도 구입할 수 있으며, 직원이 전시물에 대해 간단한 안내도 해준다. 혜화동 로터리에 있는 ‘짚풀 생활사 박물관’은 말 그대로 지푸라기 하나하나를 엮어 만들어낸 살림살이를 통해 우리 민족 특유의 정신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짚풀 관련 자료만 3500여 점이 모여 있으며, 볏짚과 보릿짚으로 여치집이나 달걀꾸러미 등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짚풀을 연구해 세운 세계 유일의 박물관이다. 종로구 원서동과 창신동에 각각 본관과 별관을 두고 있는 ‘한국불교미술박물관’은 불화, 나한상 등 격조 높은 불교미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별관인 ‘안양암(安養庵)’은 오래된 절 자체가 박물관이 돼 조선 말기 사찰 건축을 감상할 수 있는 보너스도 있다. 남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초전섬유-퀼트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섬유예술박물관이다. 사라져 가는 한국 전통 조각보 기법을 전승하고 한국섬유예술을 세계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박물관은 세계의 전통섬유 직물전 등 퀼트와 텍스타일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구기동에 있는 ‘삼성출판 박물관’은 여러 점의 국보급 전적을 비롯해 희귀 양장본에 이르기까지 10만여 점 이상의 전적과 관계자료를 소장, 전시하고 있다. 개관 16돌을 맞은 터줏대감으로 우리나라 출판 인쇄문화 1300년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효과적인 박물관 관람법 박물관에 가면 방대한 전시물을 다 둘러보지도 못하거나 노트에 전시품에 대한 설명만 빽빽이 베껴 가지고 나오기 일쑤다. 하지만 박물관 감상에도 나이별, 주제별로 요령이 있는 법이다. 영유아들에게는 지식 학습보다는 박물관이 즐거운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오감을 이용해 느낄 수 있도록 체험이 가능하거나 부모들이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박물관이 좋다.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 자주 등장하는 과거와 현재의 동·식물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자연사 박물관도 좋다. 하지만 아이가 방대한 양에 지겨워하지 않도록 궁금해하는 것 위주로 몇 가지만 아쉬운 듯 둘러보고 나오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는 상설전을 아이들의 시각에 맞게 재구성해 체험 위주의 전시를 하고 있는 국공립 박물관의 어린이박물관을 이용해 보자.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궁궐과 유적은 조선시대의 정치사와 문화사를 이해할 수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 찾는 것이 좋다. 독립기념관, 전쟁기념관 등의 역사인물기념관이나 백범기념관, 유관순기념관 등의 인물박물관은 근현대사의 배움터로 활용할 수 있다. 과학관은 보다 폭넓은 지식을 접할 수 있도록 교과서 단원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박물관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행사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책과 언론보도 등의 자료를 미리 읽어보고 가는 것도 효과적인 감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박물관 관람 뒤 견학보고서를 쓸 때는 획일화된 형식을 벗어나도록 많은 가능성을 제시해 보자. 그림으로 표현하기, 당시 시대상황 상상하기 등 자율적이고 다양한 형식의 보고서는 아이들 스스로 의문을 던지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지식을 습득하는 연결고리가 되어줄 수 있다. ■ 도움말 ‘내 아이의 즐거운 박물관(프리미엄북스)’ 저자 오명숙 ‘새롭게 보는 박물관학교’ 대표
  • 천주교 사제들 ‘사후 장기기증’ 서약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해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들이 ‘사후 장기기증’을 서약한다. 서울대교구는 정 추기경과 사제들이 23일 지역별로 열리는 ‘사제성화(司祭聖化)의 날’에 ▲전 신자 ‘사후 장기기증’ 등록증 갖기 운동▲하루 100원 모으기 100만 신자 참여운동▲생명문화 알기와 참여운동 등 ‘2006 서울대교구 성체대회’ 실천방안과 관련한 기증서와 헌신봉헌서를 작성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사제들은 명동성당과 광장동 성당, 목5동 성당에 모여 사후 장기기증 운동에 대한 의료인의 설명을 듣고 기증서를 작성, 봉헌하게 된다. 정 추기경은 명동성당 문화관 2층 코스트홀에서 뇌사시 장기기증, 사후 각막 기증 등록증 등 ‘헌신봉헌서’를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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