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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손잡은 이명박, 대세론 굳히기

    美 손잡은 이명박, 대세론 굳히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지훈기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만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시 대통령과 이 후보간의 면담 주선자 가운데 한 사람인 강영우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 담당 차관보는 “공화당 중진들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이 오는 12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이 야당 후보를 만나는 것이 국내 정치권에 던지는 메시지는 작지 않아 보인다. 강 차관보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면담이 한국 대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게다가 그는 부시 대통령이 한국의 여권 후보가 결정되면 면담할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에 “해당 후보측에서 교섭할 사안”이라며 “내가 다시 나서서 할 생각은 없다.”고 못박아 말했다. 주선자 가운데 한 사람인 리처드 손버그 전 법무장관은 지난 12일 부시 대통령에게 이 후보와의 면담을 권유하는 서한에서 “한나라당은 한국의 현 정부처럼 반미적인 요소가 없다.”면서 “대북 정책도 핵 문제 해결을 우선하고 있다.”고 기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공화당 진영에서는 한국의 현 정권보다 한나라당을 선호함을 보여준다. 또 부시 대통령은 지난 24일 강 차관보 등 주선자들에게 보낸 답신에서 “한·미간의 전통적 우호관계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알고 면담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에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미국을 방문해 딕 체니 부통령을 면담했다. 당시 백악관은 이 후보에게 “당선되면 국빈으로 초청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낙선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자 백악관은 노 대통령의 방문 수준을 국빈방문이 아니라 실무방문으로 낮췄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과 이 후보간의 면담은 한국 대선과정에서 또 다른 친미·반미 논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 후보측은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전방위적인 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 후보측이 부시 대통령과 사돈이 될 존 헤이거 전 버지니아 주 공화당 의장에게도 면담 주선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헤이거 전 주지사의 아들 헨리는 부시 대통령의 쌍둥이 딸 제나와 결혼할 예정이다. 이번 면담 주선자인 손버그 전 장관은 이 후보 캠프의 유종하 전 외무부장관과 가깝다. 손버그 전 장관이 유엔 사무부총장을 지낼 때 유 전 장관이 유엔대사를 지냈다. 또 일레인 차오 노동부장관의 경우 여성국을 담당하는 한국계 전신애 차관보가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면담에 대해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미국에서 이명박 후보 위상을 인정한 것이며 차기정부까지 내다본 결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 등 범여권은 이 후보와 부시 대통령의 공식면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dawn@seoul.co.kr
  • 문인들의 일상은 어떨까

    문인들의 일상은 어떨까

    문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유품 및 생활용품 전시회가 잇따라 열린다. 문학 작품 속에선 온전히 드러나지 않던 작가들의 사적인 내밀함을 접할 수 있는 기회다. 시인 신동엽의 첫 유품전이 다음달 1일부터 서울 혜화동 짚풀생활사박물관에서 개최된다. 시인의 부인이자 박물관장인 인병선씨가 남편 사후 40년 가까지 정리해온 유품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시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껍데기는 가라’와 장편 서사시 ‘금강’의 빛바랜 초고엔 시인이 쓰고 지운 흔적과 함께 시대를 마주한 고뇌가 묻어 있다. 신동엽 시와 삶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부인 인병선씨와의 만남을 꼼꼼하게 기록한 서신도 공개된다. 시인의 전 생애를 담은 사진과 학창시절 성적표, 시작노트 등에서도 그가 밟아온 자취를 되짚을 수 있다. 부여에 건립 중인 ‘신동엽 문학관’으로 유품을 옮겨가기 전, 서울에서 여는 마지막 전시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인문학관(서울 종로구 평창동)은 ‘문인들의 일상 탐색-특수자료전’(10월5∼31일)을 통해 작가 50여명의 일상 삶 구석구석을 들여다 본다. 판화가 아들 오윤이 만든 소설가 아버지 오영수의 데드마스크, 이상범·이제하의 시화 액자, 박완서의 찻잔과 다기, 송하선이 쓴 서정주 묘비글, 윤동주 채만식 김동리 등의 각종 증명서, 이광수의 포켓용 영문성서 등이 전시된다. 이어령 결혼식에서 낭동한 조병화의 축혼시 원고, 정비석이 최일남에게 보낸 50년대 부조내역서 등 흥미로운 자료도 만날 수 있다. 강인숙 관장은 “성직자가 24시간 내내 성직자로만 사는 일이 어려운 것처럼, 문인들도 언제 어디서나 문인으로서만 살 수는 없다.”면서 “문인들의 일상적이고 문학 외적인 측면을 부각시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강릉, 우수 봉사자 음식값 등 할인

    강원 강릉지역에서 활동하는 우수 자원봉사자는 지역 내 안경점과 음식점, 횟집, 숙박업소, 미용실, 한의원 등 일부 업체에서 5∼35%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가맹점은 영어 및 고시학원을 비롯, 자동차공업사, 이·미용실, 스포츠클럽, 스튜디오, 한의원, 문구점, 화원, 광고기획사, 가구점, 제과점, 카페 등 모두 40곳이다. 강릉시자원봉사센터 포털사이트에 등록한 봉사자 가운데 누적 봉사시간이 24회 이상 또는 72시간 이상인 우수 자원봉사자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할인 혜택을 원하는 강릉시민은 누구나 강릉시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해 마일리지 통장을 발급받은 뒤 우수 요건에 맞는 시간을 봉사하고 확인서를 제출하면 된다.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어떻게 지내십니까] 청렴 정치인의 표상 박영록 前의원

    [어떻게 지내십니까] 청렴 정치인의 표상 박영록 前의원

    돌아가 쉴 집, 내 몸 하나 뉠 곳, 거기에 60년을 함께한 사랑하는 아내가 소찬을 만들어 반기면 그 위에 더한 행복이 있겠는가. 비록 그 집이 1.8평 손바닥만 한 컨테이너라 할지라도 비 오면 비 막아주고 바람 치면 바람 막아주는, 세상에서 가장 편한 내 집이 아닌가. ●“1.8평짜리 컨테이너 박스가 내 보금자리” 헌정회 회원인 박영록 전 의원은 얼마전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독지가로부터 비어 있는 집이 있으니 들어와 사시면 어떠냐는 제안을 들었다. 애초부터 남에게 신세질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었지만 하도 간절히 청하는 바람에 못이긴 척 그를 따라 나섰다. 서울 강남의 70평짜리 집이었다. 어떻게 하면 상대의 호의를 물리칠 수 있을까 궁리하던 터에 대궐 같은 집을 보니 오히려 핑계대기가 좋았다고 한다.“그래도 세상에 아직은 인정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컨테이너에서 나오면 거처를 제공하겠다는 분들이 여럿 있어. 그렇지만 내 양심상 70평 집에는 도저히 못살겠다고 관뒀지.”어느 사업가는 담양에 있는 집을 내줄 테니 살라고 했지만 아직은 할 일이 많아서 낙향할 처지가 아니라고 거절했다. 서울 성북구 삼선초등학교 뒷문 쪽 가파른 언덕배기에 아슬아슬하게 얹어 놓은 두 개의 컨테이너가 강원도지사를 지내고 국회의원을 4번이나 한 그의 보금자리다. 바로 위 40년간 살던 35평짜리 집을 2003년 공매처분 당하고 1년을 이곳저곳 떠돌았다. 다행히도 옛 집 바로 아래 3.8평 땅 하나는 건졌던 그는 수중에 있던 돈을 털어 컨테이너 2개를 사 2004년부터 이 곳에 자리잡았다. “올 여름 정말 더웠어. 낮에는 보통 40도까지 올라가는데 그래도 어떡해. 더우면 더운 대로 그러고 사는 거지.”지난해 11월 가까스로 끌어온 전기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촛불을 켜고 살았다. 방바닥에는 촛농 자국이 검버섯처럼 가득하다. 살림이라곤 넉자 장농과 구형TV, 냉장고, 선풍기가 전부다. 손님이 찾아왔다고 내놓는 냉수를 차마 벌컥 들이마시기가 외람될 정도다. 그래도 처음보다는 사정이 많이 나아졌다. 이웃집에서 길어오던 물도 이제는 연결된 수도관에서 콸콸 나온다. 겨울이면 꽁꽁 언 이웃집 수도관에 뜨거운 물을 부어 녹이고는 손을 호호 불어가며 받았다. 역시 이웃 신세를 졌던 화장실도 부엌을 겸한 컨테이너 아래 지하방에 만들었다. “이러고 사는 게 신문에라도 나가면 원주에 있는 아들놈이 욕을 들어먹는다고 그래. 왜 아버지, 어머니 안 모시냐고. 사실 우리 부부랑 살 형편도 안되고, 우리도 그리로 내려갈 생각도 없는데 말이지.”자식은 아들 셋을 뒀으나 둘을 앞세웠다. 장남은 현역 정치인 시절 세상을 떴고, 막내는 3년 전 사업에 실패하자 “부모님 고생만 시켜드린다.”며 목숨을 끊었다. 현역 정치인 때 마음 먹고 돈을 챙기고 모았으면 자식을 가슴에 묻는 일 따위 없었을지도 모른다. 박 전 의원 옆에 앉아 있던 부인 김옥연(82)씨가 조용히 눈물을 훔친다. 지난 7월 어느 시민단체가 ‘대한민국청렴정치인대상’을 줬다. 상금이 무려 1억원이었는데도 한푼도 집에 들이지 않았다.“내가 이런 거 받을 자격이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받은 이상은 절반은 청렴정치를 실천하는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사람을 모으고, 세운 뜻을 이루는 데 돌리는 버릇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상금의 나머지 절반은 그가 주도하고 있는 ‘남북통일 과도임시정부’ 준비위원회에 쓸 요량이다. “남북이 갈려 있지만 가만히 두면 옛날의 삼국시대와 같은 2국시대가 될 수 있거든. 대한민국 헌법이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고 있다고 한 것처럼 정통 국맥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통일을 이루는 과도 임시정부가 필요하지.”1948년 유엔이 결정한 남북동시선거를 치르지 못하고 남과 북이 따로 국가를 세웠지만 통일의 기운이 무르익으면 유엔 결정에 따라 선거를 치를 임시정부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청렴정치운동도 마찬가지다. 그는 “안 보이고 안 밝혀져서 그렇지 나라에 부정부패가 만연해 있다.”고 생각한다. 부정축재를 한 전직 대통령이 활보를 하는 것도 그렇고, 자신에게 닥친 조그만 사건만 봐도 그렇단다. 구청에서 어느날 컨테이너 집을 철거하러 왔다. 망치로 문을 부수고, 유리창을 깼다.3.8평 땅이 자기 땅이라는 어느 주민이 신고를 했는데 구청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철거하러 온 것이다.“그제서야 등기부등본을 떼보고 박영록이 땅인 게 드러나니까 부서진 데를 보상하겠다고 하더라고. 나같은 사람도 이렇게 당하는데 힘 없고 돈 없는 사람들은 오죽하겠어?” ●민선 강원도지사 시절 관용차 안 타고 도시락 싸 출근 그는 “하늘에 한 점 부끄럼 없는 광명정대한 청렴정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민선 강원도지사 시절 관용차를 타지 않고, 도시락을 싸들고 출근했다. 그런 청렴함은 지금껏 계속되고 있다. 헌정회에서 나오는 연금 99만원 중 80만원은 범민족화합통일운동본부 운영비로 내고 나머지와 지인들이 돕는 돈을 합쳐 50만∼60만원으로 살아간다. 평일에는 헌정회에서 주는 식권으로, 주말에는 헌정회 사무실에서 가까운 서울신문사 사원식당이나 1000원짜리 밥집을 이용한다.“한국에서 청렴정치 하면 바보란 소리 들어. 내가 이렇게 사는 게 알려진 뒤로는 어떤 헌정회 회원들은 날 모른 체하더라고. 같이 다니기가 부끄러웠던 게지. 허허.” 지금의 정치에 대해서는 말하길 꺼린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원로 정치인으로 기사가 났었다.“그랬나요? 참석도 하지 않았는데 이름이 올라간 모양”이라고 한다. 애증이 교차할 것 같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을 텐데도 계속 말을 돌린다. 다만 대선 정국과 관련한 DJ의 언행에 대해서는 “옳지 않다.”고만 짤막하게 언급하고 입을 굳게 다문다. 스스로를 “초정파”라는 그는 “이 나라에는 진짜 어른이 없으며 특히 정치판에는 원로가 없다.”고 쓴소리를 한다. 그는 사기(史記)의 ‘상군열전’에 나오는 고사 ‘법지불행 자상정지(法之不行 自上征之)’를 인용한다. 법이 행하여 지지 않는 이유는 위에서 그것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는 정신을 지도자들이 명심하고 지키면 정치가 올바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나라엔 진짜 어른 없고 정치판엔 원로 없다” “요새 정치인들은 현실문제만 갖고 다투지만 사실 민족이라든가, 국가라든가 근본을 놓고 고민을 해야 해.”그는 청렴정치운동, 통일운동 외에도 천제를 지내는 원구단 되찾기, 독립운동의 요람이었던 중국 지린성 룽징(龍井)시 외곽에 있는 일송정에 독립기념관을 건립하는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 은퇴 정치인이라고 하기엔 그가 벌여놓은 일은 현역 정치인 못지 않게 많다. 여의도에 있는 그들이 손대지 않는 영역에서 자신의 뜻을 일구고 실천해간다. 세상이 그를 따돌리고 왕따해도 의연하다. 독문학자 김진섭은 1947년 수필 ‘청빈예찬’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이왕 부자가 못된 바에는 빈궁은 도저히 물리칠 수 없는 일이니, 사람이 청빈을 극구예찬함은 우리들 선량한 빈자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그것은 절대로 필요한 한 개의 힘센 무기요, 또 위안이다.”라고. 그렇지만 박영록의 청빈은 피할 수 없는 수동적 운명이라기보다 처음부터 선택한 길이요, 세상살이 방식이다.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진다는 컨테이너 방에 누워 지그시 눈을 감고 남쪽으로 난 창밖으로 나가 세상을 주유하는 꿈을 꾸는 그는 그것으로도 행복하다고 한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그는 누구인가 박영록 전 의원은 ‘박총재’로 불리기를 좋아한다. 명예욕이 있어서라기보다는 현역 정치인으로 최고 직함을 누린 평민당 부총재 시절의 애착 때문일 것이다. 1922년 강원도 고성 출신으로 춘천농고를 졸업하고 정계에 들어서기 전 강원일보 기자를 지내기도 했다.37살에 강원도지사에 당선된 뒤 6,7,9,1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69년 3선 개헌 반대투쟁 때에는 동료인 장준하와 함께 신민당의 원외투쟁을 주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이철승 전 의원과 함께 1970년대 40대 기수론을 이끌었다. 70년 의원 자격으로 방문한 독일에서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 몰래 들어가 승리자 기념비에 새겨져 있던 손기정의 국적 ‘JAPAN’을 ‘KOREA’로 바꾼 일화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또한 80년 신군부가 5000만원밖에 없는 그를 20억원 부정축재자로 몰아 재산을 몰수하기도 했다. 최근 최연희 의원 등 강원도 국회의원협의회 회원들이 그를 돕겠다고 했으나 “돈을 들고 올 거면 오지 말라.”고 사양했다고 한다. 3·1운동의 성지를 세계평화공원으로 만들자는 뜻에서 매일 오전 탑골공원을 둘러보고, 헌정회 사무실에 들른 뒤 소공동의 원구단에 들러 참배하는 ‘시천살이’를 하는 게 하루 일과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D-4] 정상간 핫라인 등 추진

    [남북정상회담 D-4] 정상간 핫라인 등 추진

    다음달 2일 열릴 남북정상회담은 남북간 평화·번영의 상호 ‘공감대’ 확인에 방점이 찍혀 있다. 지난 2000년 정상회담이 ‘신뢰’의 회복에 무게중심이 있었다면 이번 회담은 실천 가능한 과제를 서로 점검하고 진일보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듯하다. 청와대가 밝힌 주요 4대 예상 의제에도 이같은 기류가 반영돼 있다. ●무력충돌 방지 상징적 조치 검토 이번 회담에서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 조치를 비롯해 평화를 실질적으로 증진시켜 나갈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비핵화 문제는 6자회담과 선순환 관계에서 남북이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는 의지를 두 정상이 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27일 북한을 ‘야만정권(Brutal Regime)’이라고 규정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국제연합(UN)총회 발언에 “민주주의의 일반적 가치를 부각한 것으로,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도 남북이 한반도 평화 문제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휴전선 155마일에 걸쳐 있는 비무장지대(DMZ)와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에서의 우발적인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상징적 조치들이 검토되고 있다. 남북간 군사력이 최단거리로 근접해 있는 초소인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는 현재 남측에 100여개, 북측에 280여개가 설치돼 있다.1차로 군사시설인 GP와 병력, 무기를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2차로 평화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북측의 제안으로 NLL 재획정 문제를 논의하고 평화공동수역을 조성하는 방안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경협사업 활성화 방안 논의 남북 양 정상은 남북 경협의 장애요인 해소와 ‘윈·윈’을 지향하는 경제공동체 건설 방안을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청와대는 “개성공단과 남북 철도·도로 연결, 금강산 관광 등 3대 경협사업과 경공업·지하자원 협력 등을 포함, 현재 진행 중인 남북경협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경협 활성화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나간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남측이 제2의 개성공단으로 구상하고 있는 해주경제특구는 수도권이나 개성과 인접해 있어 수도권 제조업체의 이전이나 개성공단과의 연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호체제 인정과 신뢰 증진 상호 체제 인정과 신뢰 증진 방안이 남북 화해와 통일 의제의 핵심으로 꼽힌다. 남측은 이산가족과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 등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방북 이틀째인 3일 북측 제의를 받아들여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기로 한 것도 ‘상호 체제 인정과 존중’이라는 기본 인식이 깔려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노 대통령이 육로 방북시 남북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통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도 화해와 통일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보여진다. ●화해·협력 제도적 방안 논의 이번 회담에서는 남북간 각종 회담의 정례화와 화해·협력의 제도적 장치 마련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간 핫라인 설치나 서울∼평양간 상설연락사무소 설치 방안 등이 지난 2000년 정상회담 논의 이후 7년 만에 구체화된다면 향후 남북대화의 정례화 구상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꼬물꼬물 곤충이 자란다(곤도 구미코 글·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한울림어린이 펴냄) 곤충의 일생에 확대경을 들이댄 그림책. 조그만 알에서 애벌레를 거쳐 허물을 벗고 무당벌레가 되고 호랑나비가 되는 과정이 재미있게 표현돼 있다. 곤충의 변화에 맞춰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풍성해지는 그림은 숲속 풍경이 완성되는 마지막까지 상상력을 자극한다.8500원.●힘들어도 괜찮아(오카 슈조 글·다치바나 나오노스케 그림, 고향옥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진행성 근위축증을 앓고 있는 시게루는 13살 소년. 가족도 냉담하고 친구도 없다. 하지만 시게루는 담담하게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며 희망을 잃지 않는다.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지 아이들은커녕 어른도 짐작하기 힘들다. 소외된 인물의 이야기를 다뤄온 저자의 책은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창의 구실을 한다.8000원.●타히티를 사랑한 고갱(김미진 글·그림, 파랑새 펴냄) 후기 인상파 화가 고갱. 프랑스에서 태어난 그에게 타히티는 낙원이었다. 그가 첫 2년 동안 머물며 그린 그림들은 그의 대표작이 됐다. 화가이자 작가인 저자가 어린이를 위해 펴낸 네 번째 미술동화. 고갱의 자전적 글을 바탕으로 엮은 이야기와 23편의 그림이 실렸다.9000원.●세종대왕과 친구하기(김돌 글·송향란 그림, 채우리 펴냄) 세종대왕 동상 주변에서 매일 딱지치기를 하는 1학년 다인이. 두고 온 점퍼를 찾으러 갔다가 밤이면 진짜 사람이 되는 세종대왕을 만난다. 세종대왕 할아버지와 함께 점퍼를 찾으러 다니기도 하고 씨름도 한다. 세종대왕과 친구가 된 다인이는 뚱뚱해서 놀림을 받는 연두와도 친해지는데….7500원.●달을 찾아서(이희주 글·안은진 그림, 창비 펴냄) 밤하늘을 볼 때 가장 먼저 우리 눈을 사로잡는 달. 이 책에는 달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에 끌려 인류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벌인 달 탐구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각 장의 끝에는 달의 모양 변화, 일식과 월식, 우주선 시대를 연 주인공들 등 달에 관한 상식이 실려 있다.1만 1000원.
  • 떠넘기는 신씨

    신정아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재청구가 임박한 가운데 1차 영장 청구때와는 달리 신씨가 주변 인물들로부터 고립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신씨의 연인으로 알려진 변양균 전 청와대 실장과 직장 상사였던 박문순 성곡미술관 관장, 교수직을 유지하도록 버팀목이 된 동국대 이사장인 영배 스님 등 비호 세력들이 모두 신씨와 거리두기에 나섰다. 검찰 안팎에서는 신씨가 횡령 혐의를 피하기 위해 자신을 도와 줬던 사람들에게 혐의를 떠넘기는 등 무리수를 둬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해 줄 우군을 잃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관장의 횡령 심부름 했을 뿐” 박 관장은 금호미술관에서 학력 위조 사실이 들통나 쫓겨난 신씨를 2002년 다시 채용해 2005년 학예실장 자리와 미술관 운영의 실권까지 준 인물이다. 신씨 역시 관장 전용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일거수 일투족을 알릴 정도로 각별한 친분을 과시했다. 씨의 학력 위조 사실을 알고 퇴사시킨 금호미술관 박강자 관장과 성곡미술관 박 관장은 한국사립미술협회 이사로 같이 활동한 막역한 사이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신씨가 “박 관장의 횡령 심부름을 했을 뿐”이라며 횡령 혐의를 박 관장에 떠넘기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던 박 관장은 신씨가 상납의 대가로 받았다는 시가 1300만원짜리 목걸이가 횡령에 대한 대가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한 때 돈독한 상하 관계를 자랑하던 두 사람은 27일 검찰에서 대질조사까지 받았다. 결국 박 관장이 입을 다물어 입증할 수 없었던 횡령 혐의 덕분에 1차 영장이 기각됐던 것과 달리 박 관장의 증언으로 2차 영장에 횡령 혐의를 추가할 수 있게 됐다. ●흥국사 교부금은 영배 스님의 책임? 신씨의 예일대 위조 학력을 옹호하면서 그의 동국대 교수직을 옹호하던 영배 스님 역시 흥국사 미술관 건립과 관련해 신씨가 혐의를 부인하면서 혼자 책임을 져야 할지도 모를 상황에 빠졌다. 신씨가 흥국사 미술관을 위한 특별교부세 10억원에 대해 변씨에게 부탁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배 스님이 울주군수와 밀담을 나눈 뒤 변씨에게는 특별교부세를 요구하고, 울주군수에게는 교부세 전용을 요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신씨는 자신이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비호 세력이었던 영배 스님과의 선긋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배 스님이 불교계에서 전례가 없는 경내 미술관을 굳이 지으려 했겠느냐는 점은 신씨와의 연관성을 의심하게 한다. ●변-신씨 관계도 이상기류? 변씨와 신씨는 그동안 7차례의 검찰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입을 맞추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그만큼 검찰 조사에서 서로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해 왔다. 특히 지난 18일 1차 영장이 기각될 때까지만 해도 둘은 ‘특별한 관계’인 것까지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변씨가 외압의 대부분은 신씨의 부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진술하고, 신씨는 이를 부인하면서 둘 사이에 이상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부터 “아프다.”면서 앰뷸런스를 타고 검찰에 출두하던 신씨는 당당하게 걸어들어갔다. 반면 변씨는 주위의 부축을 받고 검찰에 나오는 모습을 연출했다. 신씨는 1차 영장이 기각된 뒤부터 변씨와 선 긋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변씨가 검찰에서 “거의 모든 외압은 신씨가 청탁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검찰 수사가 1차 영장이 기각되기 이전까지 부적절한 관계를 입증하는데 초첨을 맞췄지만 이후 각자의 혐의를 입증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멀어지도록 했다는 시각도 있다. 임일영 이경주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총련계대학 졸업 남녀 2명 일본 사법시험 합격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도쿄도 고다이라시에 있는 총련계 조선대학교 졸업생 두 명이 올해 일본 사법시험에서 합격했다고 학교측이 26일 밝혔다. 학교측에 따르면 김민관, 배명옥씨 등 이 학교 법률학과 졸업생 2명이 일본의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 학교 졸업생이 사법시험에 합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학교측은 밝혔다. 두 사람은 조선대학교 정치경제학부 법률학과를 거쳐 이 대학 대학원도 다녔다. 학교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로운 길이 하나 열린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사시에 합격, 변호사는 될 수 있으나 재판관이나 검사에는 임용되지 못하는 게 현실인 만큼 이런 차별 철폐를 위해서는 보다 큰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hkpark@seoul.co.kr
  • [Metro] 성남화장장 외지인 사용료 인상

    성남화장장의 외지인 사용료가 대폭 인상된다. 성남시민에 비해 무려 20배 높은 수준이다. 26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안에 ‘장사시설 설치 및 운영조례’를 개정해 영생관리사업소 내 화장장에 대한 외지인(15세 이상 기준) 사용료를 현행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233% 인상하기로 했다. 또 추모의 집(납골당)도 외지인 사용료를 현행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100% 올리는 한편 이용할 수 있는 자격도 지금은 연고자가 성남에 1년 이상 거주하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당사자가 1년 이상 거주하도록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외지인이 성남 화장장을 이용하려면 성남시 거주자와 비교해 화장장(5만원)은 20배, 추모의 집(10만원)은 10배 비싼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성남시는 화장문화가 정착단계에 들어서고 있으나 화장장 운영에 매년 1억∼2억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 5∼6년 내 화장로 시설보수비로 수십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지자체별 화장장 설치를 의무화한 새 장사법이 내년 5월 시행을 앞두고 있어 님비 현상과 소극적인 행정 등으로 화장장 건립을 미루고 있는 타 지자체에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느티나무는 구룡마을을 다 알지요”

    올 추석에는 지상파 3사를 비롯해 각 방송 채널마다 애끓는 사연과 온정이 가득한 다큐멘터리가 넘쳐난다.●사무치게 부르는 그리운 이름 KBS는 뿔뿔이 헤어졌던 삼남매가 혈육의 정으로 다시 뭉친 아름다운 상봉의 모습과 행방을 모르는 막내를 찾기 위한 눈물겨운 여정을 전하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다. 바로 22일 오전 10시30분에 내보내는 1TV 추석특집 다큐 ‘삼남매의 러브레터 서울-파리-워싱턴’을 통해서다. KBS1은 또 24일 오후 11시40분 ‘뽈리따젤, 고려인의 희망가’에서 우즈베키스탄 고려인들의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음악회를 찾아간다.20만명이 넘는 고려인이 살고 있는 타슈켄트에서 작곡가이자 가수인 예민이 문화·예술 캠프를 마련해 고려인 4∼5세대 어린이들과 행복하게 소통하는 현장을 함께한다. KBS1은 또 25일 오후 10시 ‘어머니 사시는 그 나라에는-권정생, 한 시대의 고향’에서 평생 온몸으로 ‘가난’을 실천하며 한 시대의 상징으로 남은 동화작가 권정생의 삶을 돌아본다.SBS는 24일 오전 7시30분 ‘사할린의 한국 음식’에서 전통음식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중국 옌볜 조선족의 음식문화를 소개한다.KTV는 11남매를 둔 다둥이 엄마 최관순(47)씨를 통해 가족애의 소중함을 살펴보는 ‘여성, 희망이야기’로 25일 오전 9시10분 안방을 찾는다.●자연따라 사계절따라 온난화에 따른 수온변화와 인간의 과욕으로 바다는 훼손되고 물고기들의 산란마저 어렵게 됐다.MBC는 서해 어장을 따라 자연산 어종의 실태를 살펴보는 추석특집 2부작 다큐멘터리 ‘자연산’을 마련했다.1부 ‘전설이 된 물고기들’은 24일 오전 8시30분,2부 ‘황금어장을 찾아서’는 25일 같은 시간 전파를 탄다. KBS1은 23일 오전 8시 ‘山寺에 장이 선 까닭은?’에서 불심을 키우고자 전국의 절을 찾는 108산사 순례단이 장터를 열면서 지역 농민들에게 함박웃음을 안겨주는 현장을 둘러본다.KBS1은 같은 날 오후 11시40분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 구룡마을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진솔하게 그린 휴먼다큐 ‘느티나무’를 방영한다.30여가구가 서로를 의지하며 살고 있는 이 마을의 삶과 애환을 200살 넘은 느티나무가 1인칭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들려준다. SBS도 한국산 천일염의 중요성을 알아보는 ‘천일염의 비밀’을 25일 오전 6시, 흥미진진하면서도 교훈을 안겨주는 5일장을 돌아보는 ‘한국의 5일장’을 25일 오전 7시30분에 방송한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22일 경기도 용미리서 ‘장사문화제’

    서울시설공단은 추석을 앞둔 22일 경기도 용미리 제2공원묘지 추모의 집에서 ‘제3회 서울 장사문화제’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장사문화제는 승화원(화장장)이나 납골시설 같은 장사시설을 경건한 삶의 공간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문화제에서는 7인조 국악 관현악단이 ‘칠갑산’‘신푸리’를, 현악4중주단은 ‘모차르트 세레나데’ ‘사랑의 인사’ ‘오 솔레미오’ 등을 각각 연주한다. 공단 관계자는 “죽은 자에 대한 산자의 추모의 의미는 물론 매년 되풀이되는 명절성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사전 성묘를 유도하는 차원에서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공단은 다음 달 5일까지 시립승화원에서 국화 1011점을 전시하는 ‘제3회 추모 국화전시회’도 진행한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화장>매장

    장사문화가 매장(埋葬)에서 화장(火葬)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화장률이 70%를 넘는 시·군은 부산을 비롯해 전국에 44곳이나 된다. 앞으로 3년 안에 10명 중 7명이 화장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됐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화장률은 56.5%로 10년 전인 96년의 23.0%에 비해 2.5배 늘었다. 시·도별로는 부산이 77.7%로 가장 높았고, 인천 72.4%, 서울 68.2%, 울산 66.9%, 경기 64.0% 등의 순이다. 화장률이 낮은 지역은 전남 32.7%, 충남 34.4%, 충북 36.8% 등이었다.234개 시·군·구 중에서 화장률이 가장 높은 곳은 경남 사천으로 91.9%였다. 다음은 경남 통영 87.9%, 부산 영도 83.7% 등 70%를 넘는 곳이 44곳이나 됐다. 화장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전남 보성으로 14.0%에 불과했다. 복지부는 현재와 같은 화장률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오는 2010년에는 화장률이 7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핵가족화, 도시화, 편리주의 등 국민 의식의 변화와 더불어 화장장려 정책, 시민사회단체의 장사문화 개선 운동이 맞물리면서 화장률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복지부는 지자체별 화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화장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장사법 개정 등 화장시설 확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시민사회단체와 손을 잡고 장사시설을 ‘생활추모공간’으로 여기도록 하는 범국민 인식 전환 캠페인을 펼칠 계획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열린세상] 30대 부활의 장,로스쿨/강경근 숭실대 헌법학 교수

    [열린세상] 30대 부활의 장,로스쿨/강경근 숭실대 헌법학 교수

    로스쿨에 대한 관심들이 크다. 지난 주말에 제자 주례를 서고 오랜만에 만난 졸업생들과 식사하면서 행한 대화주제의 하나가 ‘법학전문대학원’이었다.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는 편이어서, 지지난주에도 거절키 어려운 제자의 주례를 보았는데 대개 남자의 경우 삼십이, 삼세를 꽉 채운다. 자리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요즘 30대들 대개 90학번을 전후해서 98학번에 이르기까지의 세대들은 자기 책임 의식이 강하다. 고정된 의식에 젖지 아니한 상식을 지니고 있다.1980년대 초, 중후반 이후 세대들과는 달리 정상적인 학업의 과정을 밟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는 좌절을 겪었다. 그래서인지 이루지 못한 ‘성취의 갈증’이 짙게 보인다. 로스쿨이 이들 세대의 후반기 인생의 부활전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큰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이런 로스쿨에 대한 30대의 도전에 판단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언을 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필자가 사법시험 2차 주관식 시험의 몇 차례 채점을 한 경험에 비추어 하고 싶은 한마디 말은 있다. 채점은 사법시험 합격자 1000명의 답안지를 뽑는 과정이다. 필자의 경우 대략 3000장 내외를 채점하였다. 그중 50 내지 60등의 답안지는 채점자에게 신선한 아이디어까지 주는 그런 천부의 능력을 지녔다.200 내지 250등까지도 내용을 잘 이해한 우수한 답안지들이었다. 초점은 그 이하부터 1000등까지의 답안지다.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을 만큼 우열의 차이가 거의 없다. 그런 현상들이 대개는 1500등 내외에까지 미친다.1000등과 1500등 간의 차이는 그야말로 백지장 하나의 차이랄 만큼 간격이 적은 평균 1점 안쪽이다.2차 시험 7개 과목 당 1점 차이에 불과하니 당사자의 아쉬움이 짐작될 것이다. 문제는 그런 실 같은 차이로 낙방하는 수험생들이 다음 번 시험에서도 역시 같은 간발의 차이로 계속 실패하면서 사시의 꿈을 접고 쓸쓸히 퇴장한다는 점이다. 학생들을 강의하면서 지도해 본 경험에 따르면 이들 군(群)에 속하는 수험생들은 학교의 강의에도 빠지지 않고 출석하여 열심히 수강하며 학점도 상위에 속한다. 성실하고 진지한 품성을 가진 좋은 법률가가 될 인성을 지닌 사람들이다. 정해진 시간과 공간에서 단판승부를 하여야 하는 그 시간적 그리고 장소적 중압감의 한계를 극복하는 그런 특유의 능력이 부족할 뿐이다. 로스쿨은 바로 이런 품성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법률가로 ‘양성’하는 제도이다. 최소한 로스쿨 총정원이 1500명 내지 2000명 그리고 사법시험을 대체하는 ‘변호사시험’의 합격자 수가 1300명 내지 1500명이 된다면 위의 범주에 속하는 이들을 법률가로 포섭할 수 있다. 총정원 3000명이 되면 현재의 사법시험 응시자 2만여명 가운데에서 최소한 1차시험에 합격할 정도의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법률가로서 일할 수 있게 된다. 한판의 시험이 아니라 대학 학부 과정에서의 꾸준한 학업성취도와 지금의 수학능력시험보다 높은 수준의 법학적성시험에 통과할 수 있는 학생들은 단판승부의 불안감 없이 비록 지금의 사법시험 준비보다 더 고된 과정을 로스쿨에서 요구해도 안정된 마음으로 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06년 사법시험 합격자 중 법학비전공자 비율이 약 24%였고 30대 합격자가 280명이었다. 로스쿨은 단기적으로 20대 법률가 양성의 관문 역할에 더하여 정원의 일정 좌석을 30대 이후 및 법학비전공자에 배정함으로써 세대간 통합의 사회적 기제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세대와 전공에 구애받지 않고 많은 이들이 법률가의 장에 들어와 시장과 사회의 법치주의 실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법률 시장은 넓고 법률가들이 할 일은 엄청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근 숭실대 헌법학 교수
  • “26년만이지만 진실 밝혀져 기뻐”

    “26년만이지만 진실 밝혀져 기뻐”

    “26년 만입니다. 늦게라도 진실이 밝혀져서 기쁩니다.” 20일 신상한(51) 한국산업은행 윤리준법실장은 밝게 웃었다. 이날 오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제23·24회 사법시험 면접탈락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결정(18일)을 발표한 직후였다. ‘사법시험 면접탈락 사건’은 제23회(1981)와 24회(1982) 사법시험 응시자 중시국 관련 시위전력이 있는 신 실장 등 10명의 응시자 중 안기부가 ‘국가관·사명감 등 정신자세에 흠결이 있다.’는 이유로 2회 연속 면접에서 탈락시킨 사건이다. 당시 신 실장은 서울법대 75학번이었다.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정권 초기에 참여한 반독재투쟁이 문제가 돼 수차례 구류를 살았고, 학교에서도 정학처분을 받았다. 사법시험을, 그것도 3차 면접에서 연이어 불합격한 까닭에 대해 신 실장은 “물증을 대긴 어려웠지만 떨어진 사람 면면을 보면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실화해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법시험 면접탈락 대상자’ 명단은 안기부 방침을 전달받은 총무처장관이 2차 시험 합격자의 소속대학 학적부와 학교장 의견서 등을 토대로 작성했고, 면접위원들에게 시위 전력자들을 일괄 불합격시킬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이은 불합격에 상심한 신 실장은 더이상 시험보길 포기하고 군대에 입대했다. 신 실장은 “전두환 정권 하에서 시험 합격은 불가능하다는 말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면서 “면접을 봤던 교수들도 시위 전력 때문이라며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4명은 다시 시험(84년 3명,86년 1명 합격)을 봐서 법조인이 됐지만, 신 실장 등 6명은 다른 길을 택했다. 신 실장 외에도 정진섭 한나라당 의원, 박연재 KBS 목포방송국장,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 조일래 한국은행 법규실장, 황인구 SK가스 석유개발팀장 등은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는 “진실규명을 요청하면서 경제적 보상을 바란 것은 아니다.”면서도 “국가 권력 남용으로 발생한 일인 만큼 불합격 처분 취소와 사법연수원 입소 권고 결정이 내려진 것은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날 진실규명 결정 발표와 함께 피해자들에게 불합격 처분 취소 및 사법연수원 입소기회를 부여할 것을 국가에 권고했다. 신 실장은 “국가가 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이더라도 경제적 문제 등으로 사법연수원에 입소할지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활동 후 고향에서 법조인 생활을 하고 싶다는 정진섭 의원과 “제자들 보기 쑥스럽다.”며 입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한인섭 교수를 제외하면, 신 실장을 포함한 4명은 국가가 권고를 이행해 오랜만에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될 날을 기대하고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돈 확인땐 ‘부산 親盧’ 줄소환

    돈 확인땐 ‘부산 親盧’ 줄소환

    “정치후원금 2000만원 외에는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던 정윤재(43)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정 전 비서관이 건설업자 김상진(42)씨로부터 지난해 말과 올해 초 2차례에 걸쳐 2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검찰에 의해 밝혀져 19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정 전 비서관과 김씨 사이에 오간 ‘검은 거래’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부산지역 ‘친노(親盧)인맥’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부산지역 친노인맥은 노무현 대통령과 친한 부산상고 출신과 노 대통령의 측근 386인사들을 일컫는다. 정 전 비서관과 김씨를 둘러싼 의혹의 축은 연산동 재개발과 민락동 콘도건립사업. 이 양대 축에 얽힌 김씨의 커넥션에 정 전 비서관을 고리로 친노 인사들이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소문이 정설처럼 나돌고 있다. 김씨가 평소 친노 인사들과의 친분을 자랑하고 다녔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산동 재개발사업과 관련, 정 전 비서관과 함께 C씨의 이름이 끊임없이 오르내린다.C씨가 금융권 요직에 포진한 동문들을 움직여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으로부터 2650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전 비서관과 C씨의 뒤에는 원로 정치인 S씨가 버티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민락동 콘도건립사업에는 L씨가 등장한다. 부산은행이 관행을 깨고 김씨의 스카이시티에 680억원의 대출을 승인한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L씨는 C씨의 고교 선배로 노 대통령이 해양수산부장관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개연성을 한층 높였다. 김씨가 대출승인을 받은 지난 5월18일에는 PF 대출의 선결 조건인 사업주지의 용도변경이 안 됐고, 시공사가 선정되지 않았다. 당시 ‘L씨의 개입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정윤재게이트’진상조사단의 김양수 의원도 “(부산은행이)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았고, 용도변경이 안 된 사업에 수백억원을 대출한 것은 관행과 어긋나는 특혜의 소지가 있는 결정”이라며 외압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산동 재개발사업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승인, 민락동 미월드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H씨 등 부산시와 해당 구청 고위 관계자들도 연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씨로부터 1억원 가까운 현금을 받았다가 되돌려준 이위준 연제구청장도 이와 무관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후원금 500만원을 받은 K의원과 P·A·S의원 등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소문이다. 이밖에 노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L씨와 전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 C씨, 전 공공기관 이사장 K씨 등도 이번 사건과 관련,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김씨와의 연루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 전 비서관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친노 인사들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느냐.”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정권말기 한탕하려다 걸린 것”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이들의 연루설을 흘려 듣지 않는다.”면서 “어느 시점이 되면 불러서 사실관계를 확인, 혐의점이 드러나면 사법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해 앞으로의 파장을 예고했다. 부산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경유車 배출가스 저감사업 예산낭비 의혹

    감사원이 환경부 공무원 17명을 대상으로 경유차배출가스 저감사업과 관련된 예산낭비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단병호 의원은 19일 이규용 환경부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감사원이 경유차배출가스 저감사업과 관련해 감사를 토대로 환경부 공무원 17명에게 조사개시를 통보했다.”면서 “이는 환경부가 생긴 이래 최대규모”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재임했던 ‘대기보전국장’ 3명이 모두 포함돼 있다. 감사원이 조사 중인 것은 환경부가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2005∼2014년)’을 수립하면서 미세먼지 발생 및 이를 저감하기 위한 각종 정책의 타당성 여부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우선 환경부가 2005년까지 400억원을 들여 3.5t미만 경유차 3만 6000대에 산화촉매장치(DOC)를 부착했는데 다수의 차량이 매연배출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등 성능상 결함이 드러난 부분을 조사하고 있다. 또 지난해 경유차 1대당 700만원을 들여 부착한 매연여과장치(DPF)가 시속 70㎞ 이상 달릴 때만 제기능을 하는데 이보다 속도가 느린 마을버스와 청소차 등 저속주행 차량 744대에 부착하는 바람에 50억원 이상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감사원은 보고 있다. 아울러 자동차 정기검사시 불합격한 경유차에 저감장치를 국고지원으로 달아주고 정밀검사 3년 면제, 환경개선부담금 면제의 인센티브까지 부여한 것은 휘발유차 소유자 등에게 불평등을 유발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조사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단 의원은 “이것은 국가정책의 기본전제가 틀릴 수도 있다는 의미”라며 “환경부는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 4조 7353억원 중 94%의 예산을 경유차배출가스 저감사업에 쏟아붓고 있는데 만약 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이 경유차가 아니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지적했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여대생이 갑자기 ‘백치’가 된 안타까운 사연

    “여대생이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하루 아침에 백치가 돼 버린다면 믿겠습니까?” 중국 대륙에 평소 건강해보이던 한 여대생이 갑작스레 두통을 일으킨 뒤 병원을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부모도 알아보지 못하는 유아의 지적 수준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중국 중부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에 살고 있는 여대생 류란(劉蘭·20)씨.중난(中南)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류씨는 지금까지 별다른 병을 앓지 않은 비교적 건강한 체질이었으나 갑자기 두통을 앓다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지적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일이 생기는 통에 주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삼상도시보(三湘都市報)가 최근 보도했다. 삼상도시보에 따르면 총명하고 쾌활하던 류씨가 백치가 된 사연은 이렇다.지난 7월6일 오후 류씨는 기숙사에서 혼자 TV를 시청하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머리가 깨어질 듯이 아파 학교 양호실로 갔다.하지만 양호실에 처치할 수 없는 중증인 것으로 판단한 양호교사는 곧바로 창사시 제4병원으로 옮겼다. “류씨의 뇌혈관은 선천성 기형인데,이미 혈관이 몇개가 파열돼 있습니다.뇌혈관에 엉킨 피를 풀려면 하루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병이 위중합니다.” 그녀의 병세를 진단한 담당 의사는 류씨의 부모에게 빠른 시간내 수술받을 것을 권유했다.이에 따라 그녀는 8일 오후 8시 수술에 들어가 무려 5시간에 걸쳐 뇌수술을 받았다.뇌수술을 받은 류씨는 곧바로 혼수 상태에 빠졌다. “우리 애는 3일간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3일이 지난 뒤 깨어났는데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지금까지 부모 조차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만큼 한 두살짜리 지적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어머니 허스슈(賀仕秀)씨는 혼수상태에 빠진지 3일이 지난 7월9일 류씨는 깨어났다며 흐느꼈다.가까스로 깨어난 그녀는 “여기가 어디에요? 당신은 누구에요?”라며 자신도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고 절망한 허씨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특히 류씨는 기억을 완전히 상실해버렸다.심지어 자신이 누구인지 조차 알아보지 못했다.그녀의 아버지 류잔(劉展)씨가 두 세살짜리 어린이들이 보는 큰 글씨로 된 책자를 보여줘도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있다. “너의 이름은 류란이야.이름을 한번 써 볼래?”아버지가 종이와 볼펜을 갖다주자,류씨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유치원생이 쓰는 것처럼 엉망이 된 글씨로 이름을 써 내려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류씨의 부모를 가장 어렵게 하는 것은 경제적 부담도 부담이지만 수술 후 예후가 뚜렷하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아버지 류씨는 “내가 딸에 대해 바라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며 “예전처럼 쾌활하고 총명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생각이고 오직 몸만이라도 건강했으면 하고 바란다.”고 깊은 한숨 지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42) 애완동물 금지구역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42) 애완동물 금지구역

    바람이 선선해지는 나들이 철이면 동물원에 애완동물을 데려오는 입장객들이 종종 있다. 운동이 부족한 애완동물에게 운동도 시킬 겸 같은 동물들을 구경시켜 주는 것도 정서상 좋을 것이란 주인의 자상한 배려지만 이로 인한 실랑이도 잦다. ●하룻강아지도 범 무서운 줄 안다 일부 관람객은 개나 고양이를 가방 속에 숨겨 들어 와서는 동물원 안에서 안고 다니거나 목줄을 매 다니곤 한다. 이런 주인의 배려를 정작 동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며칠 전 동물원을 찾았을 때 목격한 일이다. “자, 바람 좀 쐬자.”라면서 한 50대 주부가 맹수사 앞에서 네모난 가방을 열었다. 가방 속에는 태어난 지 6개월 정도 지난 수컷 마르티스가 들어 있었다. 답답했던지 가방을 폴짝 뛰어넘은 마르티스는 주인에게 안기는가 싶더니 순간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강아지는 아무리 불러도 반응이 없었다. 눈은 정면을 주시하지 못한 채 삐딱하게 다른 쪽을 보고 있었다. 이미 녀석의 꼬리는 두 다리 사이로 감춘 지 오래고 온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건너편을 보니 우리 속 호랑이가 눈을 부라리며 녀석을 응시하고 있었다. 별반 눈에 띄는 호랑이의 움직임이 없었지만, 강아지는 그렇게 몇 분간을 패닉에 빠져 있었다. ●호랑이 분뇨는 품귀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동물원에서는 애완동물의 동반입장이 금지된다. 애완동물들이 받을 스트레스를 걱정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동물원 식구들이 받을 스트레스를 막기 위해서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우리 밖을 어슬렁대는 애완동물들은 맹수들에겐 먹잇감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사자, 표범, 재규어, 늑대 등 맹수라면 느끼는 감정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데 태어나 호랑이를 한번도 못 본 동물들이 어떻게 눈길 하나에 사시나무 떨 듯할까. 특히 밤낮없이 농촌 마을에 피해를 입히던 멧돼지가 호랑이 똥만으로도 자취를 감추는 것도 미스터리다. 덕분에 호랑이 똥은 늘 품귀다. 동물원 관계자는 “인간도 본 적 없는 괴물체에 공포심을 느끼듯 본능에서 오는 직감적인 공포라고 본다.”면서 “애지중지하는 애완동물이 느낄 공포를 생각해서라도 개나 고양이를 동물원에 데려오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썩어도 준치라고 우리 속에서도 호랑이의 카리스마는 죽지 않는가 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특전사 이전 예정지 21일 확정

    5개월 전 특전사 이전 예정지로 경기 이천시를 선정했던 국방부가 21일 이천을 포함한 4개 지역 가운데 한 곳을 최종 후보지로 다시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김광우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은 19일 “이천시 외에 강원 삼척시와 충북 괴산군, 충남 예산군이 추가로 유치를 희망해 왔다.”면서 “21일 정책회의를 열어 최종 후보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지 선정에는 ▲임무수행 여건 ▲훈련장 설치 조건 ▲서울과의 거리 ▲지자체의 유치·지원 의사 등이 고려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기획관은 그러나 ‘이천 이전을 백지화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여러 조건으로 따져 볼 때 이천이 아직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유치의사를 밝힌 지자체 4곳 모두 지역내 이익단체들과 협의를 마치는 등 주민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전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신씨 영장 기각] 신씨변호사, 후배 검찰에 한판승

    [신씨 영장 기각] 신씨변호사, 후배 검찰에 한판승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김영진 변호사와 함께 신정아씨 변호를 맡아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 출신인 변호사와 후배인 현직 검찰 사령탑간의 두뇌 싸움에서 선배인 박종록(사법시험 20회) 변호사가 한판승을 거뒀다. ●기각 반전… 선후배 희비 엇갈려 박씨는 18일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쪽에 무게가 실리던 관측을 뒤엎고 법원에서 ‘기각’이라는 반전을 이끌어냈다. 특히 검찰 수사의 메카인 대검 중수1과가 검찰 역사상 처음 통째로 옮겨가 꾸려진 초호화 수사진에 맞선 승리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박 변호사는 수사팀 총책임자인 김수민(사시 22회) 서부지검장과는 부산지검, 서울지검, 대검에서 한솥밥을 먹던 선후배 사이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신씨를 설득해 귀국을 서두르게 하고, 영장실질심사까지 포기하고 모든 혐의를 인정하도록 한 박 변호사의 고도의 작전은 24년간에 걸친 검찰 경력과 3년여에 걸친 변호사 경력이 빚어낸 작품이라는 평이다. ●신씨 영장 불발은 박·김 공동작품? 박 변호사는 신씨 사건을 수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론의 취재 표적이 됐었다.“신씨가 먼저 부탁해왔다.”는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신씨 변호를 맡은 배경에 변 전 실장의 부산고 동기동창이자 이번에 변호까지 맡은 김영진(사법시험 14회) 변호사와의 각별한 인연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관측 때문이었다. 김·박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와 검찰 선후배로 노태우 정부 때 청와대 법률비서관-정책비서관으로 인연을 맺은 데 이어 대검 중수부 기획관-연구관으로 함께 지냈고, 개업 후에도 같은 건물 404호·405호에 나란히 사무실을 차렸는가 하면 집도 서울 서초동 인근의 같은 주상복합건물에 마련할 정도로 각별하다. 이런 인연 때문에 이번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 ‘불발’은 두 변호사의 공동 작품일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홍성규 오상도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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