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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업계 내부사양 경쟁

    자동차업계 내부사양 경쟁

    “엔진은 좋은데 대시보드가 가격대에 비해 형편 없었다. 나라면 타지 않을 것 같다.”(중형 외제차를 시승한 송모씨) 자동차의 효용 가치를 결정짓는 첫번째 요인은 엔진성능과 출력, 연비 등이지만,‘마이 카’를 마련하려는 소비자들은 숫자로 표시할 수 없는 ‘2%’를 더 원한다. 주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안전성을 담보할 편의사양이 그것이다. 2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회사들이 이같은 수요에 발빠르게 부응했다. 대형차에만 탑재하던 편의사양을 중형차나 준중형차로 확대하고, 안전과 환경을 위한 편의사양은 전 차종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이다. ●대형차 사양 중형차로…사양 평준화 우선 안전성을 담보하는 사양들이 중형차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 쏘나타 트랜스폼에는 급제동과 급커브 때 차체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주행안정성제어시스템(AGCS)과 차체자세제어장치(VDC), 측면 및 커튼 에어백 등이 장착됐다. 안전 강화 노력은 ‘폭포 효과’를 일으켜 소형차인 현대 베르나와 클릭에도 적용됐다. 선택사양이던 측면 또는 커튼 에어백이 기본사양으로 달렸다. 경차들도 고급스럽게 변신했다. 기아 뉴모닝에 채택된 주차보조시스템(후방에 장애물이 있을 때 경고음을 내는 시스템) 역시 준중형 차량 이상에만 적용되던 사양이다. 기아차는 뉴모닝 아웃사이드 미러에 발광다이오드(LED) 방향지시등을 달아 세련된 이미지를 덧씌우는 효과를 노렸다. GM대우 마티즈는 사이드 에어백을 장착하고, 충격에 강한 초고장력 강판 사용을 늘려 안전성을 강화했다. 쌍용차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렉스턴과 카이런에 에어백 설치를 강화하고, 램프 내장형 도어스커프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문을 열고 발을 내딛는 순간 LED 조명으로 차량 이름이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진화하는 디지털 장비 지난 5월 현대·기아차그룹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 전략적 제휴를 성사시켜 화제를 모았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의 제휴 배경에는 디지털 장비에 민감한 운전자들의 요구가 자리잡고 있다. 현대 제네시스 오디오는 독일 하만베커사의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이다. 롤스로이스 팬텀에 적용된 사양이다. 출시 초기, 오디오 수급 차질로 출고가 잠시 지연되기도 했다. 카오디오업체 오토사운드의 김상돈 대표는 “최근 국산차 오디오들의 성능이 월등하게 좋아졌다.”며 “특히 제네시스 오디오 등이 마니아층에게서 호평받고 있다.”고 전했다. 르노삼성은 SUV인 QM5와 대형세단 SM7에 보스의 사운드 시스템을 채택했다. 보스는 미국의 유명 카오디오 브랜드이다.M대우는 토스카 프리미엄6와 SUV 윈스톰에 각각 180와트(W) 고출력 오디오를 기본으로,MP3와 6매 CD체인저가 적용된 오디오를 장착했다. 윈스톰에는 7인치 액정스크린도 적용됐다. 쌍용차 체어맨W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에 장착된 하만 카돈의 7.1 채널 서라운드 시스템을 채택했다. ●‘그린 사양’ 전 차종 확산 환경을 생각하는 ‘그린 비즈니스’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연비를 높여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은 전 차종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르노삼성은 이달 출고 차량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표시(라벨링) 제도를 시행했다. 연료를 최적량만 분사하도록 돕는 피에조 인젝터를 사용하고, 디젤 차량에는 디젤엔진 배기가스 저감장치(DPF)를 달았다. 쌍용차도 2009년형 모델부터 배기가스 저감장치(CDPF)를 전 차종에 달고 있다. GM대우는 연비 효과를 높이는 6단 자동변속기를 토스카 프리미엄6에 국내 최초로 사용했다. 현대·기아차는 남양연구소 산하 파워트레인센터와 변속기 전문 제조업체인 현대파워텍에서 최근 6단 자동변속기 독자 개발을 완료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Beijing 2008] 아테네 태권 영웅 또 하나의 금메달

    |베이징 이지운특파원|21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선출된 문대성 동아대 교수는 “지금 국제스포츠계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아시아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IOC 선수위원에 오른 문 교수는 “자는 시간을 빼고 하루 15시간씩 땡볕에서 선수들을 만나고 부딪쳤다.”고 어려웠던 선거운동 과정을 설명했다.2004년 아테네올림픽의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대회 초반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등 한국선수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고전적인 선거운동 방법을 택했다.‘유권자’인 선수 및 코치·감독과의 일대일 접촉이었다. 지난 3월에는 야구 올림픽 최종 예선전이 펼쳐지는 타이완으로 날아갔다. 이어 중국과 호주, 그리스, 멕시코, 터키, 브라질 등 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24일의 선거운동 기간에는 ‘노루목’을 지키며 무조건 인사하고 손을 내밀었다. 식사시간에 선수촌 식당에 가면 어김없이 그를 볼 수 있었다. 식사시간이 끝나면 그는 IOC 건물과 선수촌 주변을 맴돌았다. 베이징에서 문 교수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3일이다. 태권도복 차림에 자전거를 타고 올림픽촌을 돌고 있던 그를 만났다. 선거운동 보름을 넘겨 얼굴은 구릿빛으로 그을어 있었다. 즉석 인터뷰가 이뤄졌지만 곧 전화가 걸려왔다. “기사가 나가면 IOC로부터 경고를 받게 된답니다. 견제를 많이 받고 있거든요.” IOC는 언론매체나 국력을 이용한 선거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문 교수는 지난 8일 자신을 보고싶다는 이명박 대통령도 만나지 못했다. 그는 IOC 선수위원으로 어떻게 일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순수한 마음으로, 파워 있고 평화롭게 이끌어 갈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공정하고, 반(反)도핑에 힘쓰며 선수위원회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jj@seoul.co.kr
  • 정부, 기업 조직융합 방식 첫 시행

    정부가 민간기업에서 사용하는 조직융합 방식인 ‘조직융합관리(PMI)’를 처음으로 벤치마킹한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으로 인한 부처간 통·폐합과 공무원 교차인사의 후유증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권익위원회와 행정안전부 산하 행정진단센터는 18일 공동으로 조직융합관리진단을 실시, 구성원간 교차인사를 확대하고 이로 인해 고충을 겪는 직원의 상담을 받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인사평가와 승진제도 재설계를 위한 조직융합관리 프로그램도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가 최초로 도입하는 기업 인수합병 후속활동(PMI·Post Merger Integration) 방식은 조직·인사·문화 등 세 가지 분야로 융합작업이 진행된다. 우선 올 하반기 중 인사·조직·예산 등 공통부서 이외에, 전문성을 요하는 사업부서의 교차인사를 기존 20%에서 50%로 확대한다. 특히 과장급 등 간부의 교차근무도 시행된다. 이 과정에서 교차인사시 겪는 불편 등을 조사, 불만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또 부서간, 직원간 서로 알기 등을 통해 조직문화의 온도차도 해소하게 된다. 앞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조직문화 융합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리더의 융합의지와 추진력 발휘’가 1위(27.7%)로 꼽혔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MB, 추석민심 껴안기

    이명박 대통령이 각 부처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 ‘추석연휴 사회봉사명령’을 내렸다. 사흘의 연휴 가운데 하루를 내 사회봉사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벌이도록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18일 을지국무회의에 이어 가진 추석물가안정대책토론회에서 “추석 연휴기간 장·차관과 수석비서관들은 하루씩 사회봉사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게 좋겠다. 그저 방문만 해 민폐를 끼치는 전시용 봉사활동 말고, 실제로 가서 몸으로 봉사하는 활동을 하도록 하자.”고 말했다.●“지난 6개월은 웜업기간” 이 대통령은 추석 물가와 관련해 “통계수치만 갖고 물가 관리한다고 말하지 말고 장·차관들이 직접 품목별 물가표를 들고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에 나가 추석물가를 확인하는 현장행정을 펴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저도 직접 한번 현장에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6개월은 생각보다 많은 일을 하며 이른바 웜업(warm-up)을 한 기간이었으나, 국회 개원이 늦어지면서 중요한 서민민생대책이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에 유감을 나타냈다. 이어 “어떤 정책도 국민들이 체감하지 않는 정책은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며 호응을 얻기 어렵다.”면서 “서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정책 개발을 위해 장관과 수석들은 발상을 바꾸고, 평소 사고의 한계에서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장·차관과 참모들에게 ‘추석 민심잡기 총동원령’을 내린 데는 ‘대선의 추억’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전세 역전한 `경선의 추억´ 작용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둔 2006년 추석 때 청계천을 앞세워 추석 민심을 파고들었고, 이 추석 민심이 결국 박근혜 대표후보와의 전세를 역전시키는 반전의 계기가 됐던 것이다. 청와대는 최근 이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30%대를 회복한 만큼 이번 추석에 바짝 민심잡기에 공을 들인다면 40% 이상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향후 국정을 주도적으로 끌고갈 동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물가대책 1주일 당겨 발표정부가 이날 추석을 3주 앞둔 오는 22일 추석물가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물가대책을 예년보다 1주일 당긴 것으로, 그만큼 올 추석 물가상승이 우려된다는 얘기이자, 선제적 대응을 통해 제수비용 상승에 따른 흉흉한 민심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의에서 김경한 법무장관은 “추석 때 우울증에 걸리는 주부들이 많다는데 올해만은 추석음식 간소화, 설거지 함께하기, 처가·친가 고루 찾기 같은 캠페인이라도 벌여 여성들을 배려하는 추석이 되도록 하자.”고 제의했다. 원세훈 행안부 장관은 “추석 연휴가 사흘밖에 안 돼 고향 방문을 포기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다.”며 “하루나 한나절만이라도 휴가를 연장해 가급적 고향을 찾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끝없는 ‘낙하산인사’ 논란] 국책硏도 줄줄이 물갈이…연구 독립성 흔들

    [끝없는 ‘낙하산인사’ 논란] 국책硏도 줄줄이 물갈이…연구 독립성 흔들

    정권 교체기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낙하산 논란’이 이명박 정부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가 임기가 남은 공기업 사장에 이어 정부 산하 언론기관, 심지어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책연구기관장들까지 줄줄이 교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필요한 연구기관의 경우, 임기 보장 원칙을 지켜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참여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민주당의 한 전직의원은 “참여정부에서 누가 봐도 분명한 코드 인사로 임명된 사람은 물러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일부 기관장의 교체 불가피성을 인정하기도 했다. ●KBS 사장은 정권교체 때마다 바뀌어 그동안 KBS 사장은 임기와 관계없이 새 정권이 들어서면 물러났다. 10대 사장인 홍두표씨는 김영삼 대통령 취임 다음달인 1993년 3월 임명돼 한 차례 연임한 뒤 김대중 대통령 취임 직후 물러났다. 임기가 1년 정도 남았지만 사퇴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4월 임명된 박권상 사장도 노무현 정부 출범 한달 뒤인 2003년 3월 물러났다. 후임은 노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 고문을 맡았던 서동구씨. 하지만 서 사장은 청와대 개입설이 드러나면서 8일 만에 물러났다. 정연주씨는 과거와 달리 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사장공모추진위원회(사추위)’를 거쳐 선임됐지만 역시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이사장을 맡았던 지명관 한림대 석좌교수는 “서동구씨를 밀었던 청와대에서 정연주씨를 민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정 사장은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이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초부터 사퇴압력을 받다 지난 8일 해임됐다. ●일괄사퇴 종용… ‘내사람 심기´ 되풀이 인사 논란은 국책연구기관장 인사에서 도드라진다. 현 정부는 정치적 자리가 아닌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기용된 국책연구기관장들에까지 일괄사퇴를 종용,‘물갈이 인사’ 논란을 키웠다. 지난 4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소속된 정부출연 연구기관장 18명은 ‘재신임’을 이유로 일괄사표를 냈고 11명은 사표가 수리됐다. 이종태 청소년정책연구원장은 일괄사표 제출을 거부, 해임된 뒤 조중표 국무총리실장 등을 직권남용죄와 강요죄로 고발한 상태다. 그는 2010년 8월까지인 임기를 절반도 마치지 못한 상태였다. 사표제출 이후 새로 기관장으로 선임된 사람 가운데에는 현 정부 관련 인사들이 적지 않다. 지난 8일 선임된 서재진 통일연구원장은 인수위 외교안보통일 분과 자문위원을 지냈고, 지난 13일 선임된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과 김성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 인수위 자문위원을 역임했다.‘3배수 후보’로 압축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과 교통연구원장에는 각각 ‘운하정책 환경자문단’에서 경부운하 낙동강 분과를 이끌었던 박태주 부산대 교수와 한반도대운하 연구회에 참여했던 황기연 홍익대 교수가 후보에 올라 있다. ●제도 보완 통해 낙하산 고리 끊어야 학계에서는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국책연구기관장의 임기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공영방송인 KBS 사장 임명에는 반드시 국민의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대부분의 기관들이 제도적으로 공모제를 통한 선발과 임기보장, 자율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것이 더 문제”라면서 “제도가 완벽해도 상위 단체인 정부에서 예산을 무기로 압력을 가해 결국 물러날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정부산하 연구소 등은 매년 성과평가를 하는데 하위 10%는 기관장을 교체한다고 명시하고, 그 외에는 면직을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웅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은 민주화 수준과 상응하는데 정부가 방송 등을 정권의 하부 구조로 생각하는 게 문제”라면서 “공영방송 사장 선임은 독립된 공적 기관에서 뽑아 국민의 다양한 의사가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통령과 국회가 방송통신위원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거기서 방통위원을 구성해야 하는데 현재 방통위가 정치적으로 구성되니까 KBS도 똑같이 돼 버린다.”면서 “무엇보다 임기보장이 중요하다. 임기가 보장돼야 정권 눈치 안 보고 소신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외국사례 - 獨 공공연구기관장 검증만 ‘3년’ 선진국의 공영방송 및 정부출연 연구기관장 인사시스템은 어떨까. KBS와 유사한 공영방송 시스템이 있는 독일 영국 일본의 경우, 사장선출 과정에서 정치권력의 직접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 대신 지역대표나 다양한 이익집단 대표로 구성된 독립적 규제감독기구에서 직접 선임하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사장 선임권은 방송사 단위의 독립적 감독기관인 방송위원회가 갖는다. 방송위는 정당대표, 사회단체, 종교단체 등 다양한 이해집단의 대표로 구성되며 사장 선임은 위원들 가운데 5분의3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해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10명으로 구성된 ‘BBC 트러스트’에서 사장을 선출한다. 이 중 4명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위원이며 해당 지역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한다. 일본 공영방송 NHK도 정부나 총리의 관여없이 경영위원회에서 사장을 선출한다.12명으로 구성되는 경영위원회는 교육·문화·과학·산업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하되 8명은 전국 각 지역별 대표로 선발한다. 경영위원은 의회의 동의를 얻어 총리가 임명한다. 한편 한국이 본뜬 독일의 정부출연 연구기관 인사시스템도 독립성 보장을 통해 연구성과를 높이고 있다. 독일 공공연구기관을 연구한 정선양 건국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독일의 연구기관장은 종신직으로 보통 20년 이상 근무한다.”면서 “인선위원회에서 후임 기관장을 정하는 데만 3년이 걸릴 정도로 엄격한 검증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연구자가 기관장이 되기 때문에 외부채용이나 행정직 채용, 낙하산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막스플랑크재단(기초기술연구회)과 프라운호퍼재단(응용기술연구회)이 독일의 공공연구기관을 통괄하며 연구회 이사장은 평의회에서 선발하고 각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총회에서 인준한다. 정 교수는 “평의회는 정부관계자, 역대 이사장, 각 연구기관 관계자, 산업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한다.”면서 “20년 이상 근무한 연구기관장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사람이 이사장이 된다.”고 말했다. 이사장의 임기는 5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정 교수는 “독일 정부는 공공연구기관 운영에 관여할 수 없다.”면서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연구기관의 수장이 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권위와 독립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 국책연구기관 운영체제 변천 - “연구 자율성 제고” 1999년 개별부처→연구회 체제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운영체제가 개별부처 국책 연구기관에서 연구회 감독체제로 바뀐 것은 연구 및 경영의 자율성과 독립성 제고를 위해서였다. 연구기관이 지금처럼 연구회 중심으로 바뀌게 된 것은 1999년 정부출연 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을 만들면서부터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은 각 부처에서 예산과 인력을 통제받으면서 부처 이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이 때문에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에 감독권을 국무총리실로 이관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또 총리가 연구기관에 대한 감독기능을 직접 수행하는 것이 행정 각 부를 통할 조정하는 국무총리의 헌법상 지위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총리를 대신하는 중간감독기구로 경제사회연구회, 인문사회연구회, 기초기술연구회, 공공기술연구회, 산업기술연구회 등 5개 연구회를 뒀다. 그러다 국무총리실의 인력 부족 등으로 감독한계가 드러나면서 노무현 정부 때 부분적인 감독권한 조정이 있었다.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정책의 집행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과학기술부가 과학기술분야 연구회를 감독하는 것으로 조정됐다. 이어 올 2월말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과학기술부 소속 출연 연구기관을 관리하는 현행 3개의 연구회 중 공공기술연구회를 폐지하고, 기초기술연구회는 교육과학부 소관으로, 산업기술연구회와 그 소속 연구기관은 지식경제부 소관으로 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한편 연구기관장 임기는 처음부터 3년으로 규정, 나름대로 정권의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일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중순 국책연구기관장에 대한 일괄사표 제출 사태에서 드러나듯 정권교체 여파가 정부출연 연구기관 인사에까지 미치면서 국책 연구기관의 연구기능은 흔들리고 있다. 전국공공연구노조의 이광오 정책국장은 “과거 일부 기관장이 자진사퇴하는 것은 있었으나 이번처럼 단시간에 강제로 사퇴당한 것은 지난 30년 역사상 한번도 없었다.”면서 “연구기관장 선출과정에 정치적 개입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치권 ‘말바꾸기’ - 남이 하면 낙하산인사 내가 하면 인재 등용? ‘남이 하면 낙하산, 내가 하면 인재등용?’ ‘낙하산 인사’ 문제로 정당·시민단체 등의 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참여정부에서 실용정부로의 정권교체를 기준으로 낙하산 인사에 대한 이들의 입장이 정반대로 바뀌어 ‘말 바꾸기’ 논란이 일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야당인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인사’를 거세게 비난했다. 당시 안택수 한나라당 의원은 “건교부의 낙하산 인사들이 정권 실세의 눈치를 보며 정책을 펴느라 집값잡기에 실패하고 있다(2005년 건교위 국감).”,“재경부 출신이 산하기관 자리를 독점해 발전을 저해한다(2007년 재경위 국감).” 등 낙하산 인사를 거세게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안 의원은 18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후 지난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으로 임명돼 “낙선자를 위한 전형적인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낙하산 인사 시비에 대해 낙하산 인사설을 부인했다.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당시 한나라당 의원) 역시 2004년 문화관광위 국감에서 “저와 총선에서 경쟁했던 후보가 낙선 이후 바로 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 됐다. 인사 문제를 이런 식으로 처리하면 인사 혁신은 요원하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박 홍보기획관은 지난 8일 평화방송 라디오‘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KBS 사장은 지난 정부에서 코드인사로 선임됐고 (현재는) 그런 문제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면서 정연주 전 사장 해임을 정당화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정치권 인사들의 ‘말바꾸기’는 민주당도 예외가 아니다. 현재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를 합리화하기 위해 공기업 선진화를 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민주당의 전신)은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인사’ 논란에 대해 “대통령과 정책성향과 이념을 함께하는 사람을 등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현재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원외)으로 활동하는 박남춘 당시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대통령은 국민의 뜻에 따라 자신과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을 등용해 성과를 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던 유시민씨도 2005년 10월 재경위 소비자보호원 국정감사에서 노무현 후보 대선캠프에서 일한 적이 있는 김철 전 한누리투자증권 고문이 소보원 부원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 “모든 낙하산이 다 나쁜 건 아니다.”라면서 “그 시점에 그 기관에 필요한 사람이냐 아니냐를 봐야 한다.”고 낙하산 인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시민단체도 정권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보수단체의 대표격인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지난 4월 논평에서 “참여정부 집권에 기여한 공로로 공기업에 자리를 얻은 인사들의 모임인 ‘청맥회’가 아직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노무현 정권의 특권집단을 없애는 게 공기업 개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라이트전국연합은 YTN 구본홍 사장 임명과 정연주 전 KBS 사장 해임 등에 대해 “KBS 새 사장에 대통령 측근이 가서는 안 된다는 이상한 논리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면서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인사의 임명을 적극 주장했다. ● 기획탐사부 조현석 강국진 김민희기자 tamsa@seoul.co.kr
  • 제식구 감싸기 ‘도넘은 공기관’

    ‘팔은 안으로 굽는다?’공공기관에서 자체 운영하고 있는 감사 기구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는 등 내부통제 기능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8일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46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자체 감사기구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위법·부당 사안에 대해 고발 및 징계·시정요구 등의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경남 A교육청 소속 공무원 B씨는 지난해 1월29일 혈중알코올 농도 0.09%의 만취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돼 기소 처분을 받았으나 총무담당이라는 자신의 직책을 이용, 이같은 사실을 숨겨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산하 서울메트로 역시 지난해 직원 C씨가 혈중알코올 농도 0.209%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추돌사고를 일으키고 도주한 뒤 경찰에 붙잡힌 사실을 통보받았으나, 자체 규정을 어기고 경고 처분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앙선관위는 직원 D씨가 회계서류를 조작해 운영경비를 정상보다 많이 인출하는 방식으로 64회에 걸쳐 1억 9700여만원을 횡령,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수사기관에 고발하지 않았다. 인천시는 소속 공무원 E씨가 관내 주택사업자로부터 1000여만원 상당의 뇌물과 향응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으나, 징계하지 않고 훈계 처분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는 부적절한 음주운전 처벌기준, 한국전력공사는 불합리한 권고사직 규정,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소유 시설물의 임대차 관련 손해보전 부실 등 상당수 공기업들의 자정 기능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감사원은 자체 전자감사시스템인 ‘e감사시스템’을 구축·운영해 비리 예방 등의 성과를 거둔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대해서는 모범사례로 인정, 감사원장 표창을 수여하기로 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종로구, 전국 첫 도로굴착 실명제

    종로구, 전국 첫 도로굴착 실명제

    전국 최초로 도로굴착 공사 ‘실명제’가 실시된다. 종로구는 도로굴착 시 주민과 차량운전자가 무슨 공사인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도로굴착 노면에 공사계획과 시공사를 표시하는 ‘굴착실명제’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미리 공사 내용을 알려 시민불편과 민원발생을 줄이고 안전한 공사를 하기 위해서다. 기존의 공사안내문과 안내 간판에는 공사시행 업체 등 자세한 설명이 없어 잦은 민원에 시달렸다. 구는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공사가 시행될 길 위에 공사정보를 표시함과 동시에 시행사까지 알 수 있는 굴착실명제를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또 현재 10m 이하 소규모 굴착의 경우에는 당일굴착·당일복구가 원칙이지만 문제점을 쉽게 찾지 못해 며칠씩 걸리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때 임시복구로 보기에도 좋지 않고 통행불편으로 많은 민원이 발생한다. ‘굴착실명제’를 시행하면 주민들이 공사내용과 시행사를 알 수 있고 무분별한 도로굴착이라는 주민들의 오해도 방지하는 등 여러 민원을 해결할 수 있다. 한편 구는 ‘굴착실명제’를 서울시 전용서체인 ‘서울서체’를 이용해 표시할 계획으로, 디자인서울 가이드라인 기준마련과 서울거리 르네상스 사업의 성공적 추진에 기여할 계획이다. 오는 9월부터 100m 이상 관로에 대해 굴착실명제를 우선적용하고 내년 상반기 도로굴착부터는 소규모 굴착에 대해서도 적용할 예정이다. 김충용 구청장은 “도로 곳곳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공사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번 실명제 도입으로 시행사는 책임 시공을 하고 주민들은 민원을 직접 해결할 수 있어 깨끗하고 편리한 종로구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주말탐방] 경기도 성남 대통령 기록관

    [주말탐방] 경기도 성남 대통령 기록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지만 이곳 옷장 안에는 오리털 점퍼가 즐비하다. 수은주가 치솟은 바깥 폭염과는 달리 이곳은 서늘하기만 하다. 이 무더위 속에 이 점퍼를 입는 이는 과연 누굴일까. 다름 아닌 ‘대통령기록관’의 서고를 관리하는 직원들이다. 대통령기록관 지하 2층에 마련된 이곳은 대통령의 기록물 가운데 영화필름 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특수서고다.‘저온서고’로도 불린다. 필름의 변형을 막기 위해 온도는 항상 섭씨 0℃를 유지한다. 온도 유지를 위해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쓰이는 ‘초정밀 항온·항습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감시의 사각지대는 없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에 위치한 국가기록원 산하 나라기록관(건물 연면적 6만 2240㎡, 지상 7층, 지하 3층) 내부의 대통령기록관. 이곳에 보관된 대통령 기록물들은 이처럼 철통 보안 속에 엄격히 관리·보존되고 있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사저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국가기록물 220만여건을 반출한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었다. 자연히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방대한 국가기록물을 사저로 옮길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대통령기록관에 들어온 기록물의 경우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우선 청사에 들어서면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기 십상이다. 기록물 유출 방지를 위해 건물 안팎 곳곳에 보안시설이 갖춰져 있다 보니 왠지 감시받는 느낌이 든다. 또 청사 건물을 둘러싼 펜스도 모자라 폐쇄회로TV(CCTV)와 적외선 및 접촉 감지시스템 등이 눈 앞에 어른거린다. 군사시설을 방불케 하는 보안건물에 왔음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CCTV의 경우 청사내부 176개, 외곽 23개 등 모두 199개가 구석구석을 누벼 발걸음마저 조심스럽다. 물론 경비원도 24시간 감시한다. 건물 안의 보안체계는 더욱 삼엄하다. 일단 ‘출입통제(RFID) 인식시스템’을 통과해야 한다. 청사에 머무는 동안 이 중앙통제센터 감시의 눈초리를 피하기 어렵다.1층의 중앙통제센터에는 모두 7명이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청사 내·외곽의 모든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가 구축된 곳이다. 기록물의 무단 반·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서고와 작업장, 외부연결 출입구 등에 RFID 인식시스템을 도입했다. 반·출입 여부가 중앙통제실과 서고담당자의 PC 및 휴대폰에 경고 메시지로 울리도록 했다. 상황 발생시 경고음이 울리며 그 상황이 화면에 자동으로 뜬다. 그리고 제한 및 통제구역 출입자에 대한 기록도 동시에 점검이 가능하다. ●비밀서고 직원 두명 동시에 들어가야 문 열려 대통령기록물을 보존하는 서고에 들어서면 더욱 움츠러든다. 서고는 다시 영화 필름을 보관하는 ‘저온 서고’,CD·DVD 등이 있는 ‘전자매체 서고’, 대통령 비밀기록이 있는 ‘비밀 서고’, 대통령 집기 등이 있는 ‘행정박물 서고’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2층 비밀서고는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대통령기록관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록물과 자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비밀서고는 일반 대통령 기록물이 보관된 ‘대통령 서고’와 기밀서류로 분류된 ‘대통령 지정서고’로 나뉜다. 비밀서고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중문을 거쳐야 한다. 카드키와 지문인식시스템을 이용한 이중 확인통제시스템을 통과해야 한다. 이들 서고의 경우 담당 직원 4명만이 출입 가능하다. 기록보존과 지찬호 연구관은 “대통령서고도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지만 특히 대통령 지정서고에 들어가기 위해선 담당 직원도 단독으로는 못들어가고 적어도 2명 이상이 함께 들어가야 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지진·폭발에도 끄덕없어요 기록관은 건물의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보가 없는 ‘무량판 구조’다. 공기 순환을 위한 것으로 서울 강남의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등에 적용된 공법이다. 건축구조의 경우 서고가 있는 곳과 업무를 보는 곳은 철근콘크리트로 진도 3.5에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됐다. 기록물과 자료 등의 무거운 하중도 견뎌낼 수 있다. 특히 외부로부터의 폭발물 공격에 대비해 지붕은 2중으로 설치됐고, 외벽과 건물의 벽은 최소 1m 이상 떨어져 있다. 이른바 이중벽인 셈이다. 특히 모든 서고는 콘크리트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로부터 기록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벽면이 ‘무독성 애폭시’소재로 코팅됐다. 여기에 천장을 보면 공사가 제대로 끝나지 않은 듯, 배관 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는 배관손상 등 만일의 사태 발생시 신속히 복구하기 위해서다. 만약의 화재에 대비해 이곳 서고는 물로 진화하는 방식이 아닌,‘이너젠’이란 기체를 이용한 차세대 소방체계를 갖췄다. 물로 진화하면 기록물이 훼손될 수 있어 무해한 청정소화약제인 이너젠 가스를 쓰는 것. 서고내 조명도 자외선 차단 등으로 빛에 의한 훼손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기록물 취급시 보호를 위해서도 항상 장갑·마스크 등이 비치돼 있고, 전화선과 네트워크선도 연결돼 비상시 연락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전자매체 서고는 외부 전자파로부터 전자기록물의 안전한 보전을 위해 전자파 차단 시공을 했다. 바닥서고에 보존된 문서는 습도가 너무 높으면 곰팡이 등 미생물이 생기고, 온도가 너무 높으면 문서가 바스러지기 때문에 온도·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또 서고는 자동으로 제어되는 공조기로부터 24시간 신선한 공기가 공급돼 최적의 환경으로 꾸며졌다. 이형복 연구서비스과장은 “역대 대통령 기록물의 효율적인 보존·열람·활용을 위해 군사시설 못지않게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성남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석달째 뭐해” 위기의 與野사령탑

    “석달째 뭐해” 위기의 與野사령탑

    한나라당 홍준표·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최대 위기에 빠졌다. 양당의 원내 사령탑인 홍·원 원내대표는 18대 국회가 문을 연 지 두달이 넘게 국회 원 구성을 성사시키지 못해 리더십에 심각한 상처를 입고 있다. 당초 원 구성 합의 시한인 13일을 넘겨 14일 본회의에서 국회법을 처리키로 한 합의까지 지키지 못했다.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에 대해 양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협상 실패 뒤 담화문을 통해 ‘국회법 개정 및 상임위 정수조정안’ 개정안에 대한 심사 기일을 18일 낮 12시로 지정해 각당 지도부에 통보, 당일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직권상정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두 원내대표가 금명간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사실상 당 장악 능력과 원내 지도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상임위원장 선임 놓고 경선 논란 홍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 초기부터 많은 것을 양보하면서도 민주당에 끌려다니기만 했다는 당 일부의 평가를 받고 있다. 장관 인사청문특위와 관련해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민주당에 양보하려다 호된 질책을 듣기도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홍 대표를 임기 초반에 청와대와 당을 잇는 가교로 인식하고 대통령과의 소통 창구로 인식했지만 원 구성이 틀어진 후에 다들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에는 상임위 배분 문제로 원성을 샀다. 홍 원내대표가 한나라당 몫의 상임위원장 선임안을 미리 발표하자 권영세·박진·윤두환 의원 등이 거세게 반발하며 경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홍 원내대표가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무실에 실려간 원혜영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정평이 나 있는 원 원내대표도 원구성 기본 협의에서 참패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상태다. 원 원내대표는 14일 원 구성협상을 진두지휘하다가 두통을 호소, 국회 의무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원 원내대표가 상대적으로 적극적이고 강한 이미지의 홍 대표에게 끌려다니는 듯한 인상을 준다고 인식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소속의원들로부터 집단성토를 당했다. 전날 여당과 원 구성 원칙에 합의한 사실을 놓고 의원들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합의한 거냐.”며 거세게 질타했다. 국무총리의 국회 불출석이나 이명박 대통령의 장관임명 강행 등에 대한 여권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합의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수도권(부천 오정) 출신인 원 원내대표는 당내 주류세력인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세력 중 어느 쪽에서도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다. 당내 강경파의 압박으로부터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이종락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 [기고] ‘식량농업 위기’ 적극 대비해야/엄태범 농협중앙회 안성교육원 교수

    [기고] ‘식량농업 위기’ 적극 대비해야/엄태범 농협중앙회 안성교육원 교수

    일찍이 공자는 신(信), 식(食), 병(兵) 셋 중에서 군사(兵)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백성을 배불리 먹이는 식(食)이라고 하여 군사력보다 식량안보를 중요시하였다.2008년 초 세계적인 곡물부족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해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하였다.2000년 이전의 식량문제는 빈곤국가나 빈곤층에게 제대로 분배되지 않는 분배의 문제였다면, 그 이후 식량문제는 절대 공급량의 감소에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2000년 이후 세계곡물재고량은 점차 줄기 시작해 2008년 세계곡물재고율은 14.9%로 적정재고율 16∼17%를 밑돌게 된다고 전망했다. 식량부족의 원인으로 유가 상승, 온실가스 감축의무 등에 기인한 바이오 연료용 곡물수요 증가와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세계인구의 42%를 차지하고 있는 신흥국가에서의 곡물수요 증가를 들 수 있다. 또한 도시화, 사막화에 따라 생산면적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식량위기를 느낀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식량 수출국들이 수출 관세, 수출할당량, 수출금지 등 각종 수출규제를 시작하자 국제거래 물량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곡물메이저는 유례없는 기회로 인식하여 식량을 투기의 대상으로 무차별 공략하고 있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1980년대 중반까지 약 50% 수준이었던 것이 시장개방이 확대되면서 지속적으로 떨어져 전년도 기준 26.2%로 OECD 국가 중 포르투갈, 일본, 네덜란드와 함께 최하위그룹에 속한다. 쌀을 제외한 옥수수, 콩, 밀 등을 포함한 나머지 자급률이 5%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금년 국제곡물가 폭등에도 다행히 소요사태나 사재기 같은 극심한 혼란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 밀, 옥수수, 콩을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의 가격이 올라 물가가 상승하였지만 주식인 쌀의 국내 자급기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쌀 또한 개방을 해놓은 상태이고 2014년까지 8%의 의무수입을 해야 하는 상태이다. 우리와 가까운 중국은 식량증산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2004년 곡물 최저수매가제 실시와 2006년 농업세폐지를 실시했다. 또한 일본도 식량 안보를 현실적 위기로 판단하고 자급률을 단계적으로 높여 45%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추진하면서 유사시 휴경지 100만㏊를 경작하여 위기를 극복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자국의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기반 확보를 위하여 농업보조금을 확대, 식량 자급률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곡물 수출국의 공급 여하에 따라 우리 식탁은 양적 안전성뿐만 아니라 질적 안전성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족한 국내곡물 생산기반 확대를 위하여 해외 농업자원을 개발하여 사료 곡물 공급기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여야 한다. 일본의 경우 브라질, 러시아 등지의 해외 농장에 지분참여 형태로 진출하여 일본 국내 면적의 3배에 육박하는 해외 식량기지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연해주, 몽골 등지에서 사료 곡물을 생산한 후 대륙횡단 철도를 이용해 국내로 들여오는 등 다각적으로 해외 식량기지를 조속히 확보해야 한다. 식량농업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생명산업이다. 돈으로 언제든지 식량을 살수 있다면 선진국들이 막대한 보조금을 주어 가면서 식량작물을 보호하겠는가. 우리 식량을 지키지 못하면 우리의 생명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소수의 외국 농산물 취급 기업에 위탁하고 살아가야 할지 모른다. 우리는 평소에 공기나 물의 고마움을 별로 생각하지 않듯이 농업은 우리에게 식량을 제공하여 목숨을 유지하는 생명산업이지만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의 식량작물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결코 포기해서는 안되는 식량안보이고 생명 그 자체이다. 엄태범 농협중앙회 안성교육원 교수
  • “서울의 맛과 멋을 즐겨라”

    “서울의 맛과 멋을 즐겨라”

    2008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8월 말에 서울이 축제에 빠진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23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거리에서 공연을 보고 고궁과 박물관 등을 야간개방하는 ‘서울문화의 밤’ 행사를 펼친다. 지역별 자유이용권인 1만원짜리 ‘문화패스’를 만들어 일부 유료시설이나 공연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도 있다. 구삼열 서울관광마케팅 대표는 “밤에도 안전하고 즐길 것이 많은 도시라는 서울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라면서 “앞으로 사시사철 소재를 개발해 즐길거리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문화의 밤’은 서울광장과 대학로, 홍대, 인사동, 삼청북촌, 정동 등 5개 지역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관람시설은 새벽 2시까지 개장시간을 연장하고, 공연시설에서는 오후 11시에 특별공연을 올리는 등 서울의 색다른 밤을 선사한다. 특히 공연시설이 많은 대학로와 홍대, 박물관·미술관이 많은 삼청북촌에서 1만원 이용권으로 원하는 공연, 전시를 볼 수 있다. 대학로에서는 오후 11시부터 연극 ‘라이어’ ‘환상동화’,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 13개의 공연을 특별히 공연한다. 홍대에서는 라이브클럽과 서울프린지 페스티벌 독립예술 무대 14곳을 1만원에 즐길 수 있다. 삼청북촌 정독도서관에서는 시인 유안진과 소설가 박범신을 만나는 ‘작가와의 대화’가 마련돼 있다. 이날 오후 9시부터 40분 동안 서울광장에서는 ‘서울문화의 밤’ 개막행사를 올린다. 가수 이문세가 축하공연을 하고, 시민들이 함께 정동길을 걷는 ‘문화산책’ 시간도 준비했다. 패스는 인터파크에서 예매(대학로는 www.bizcul.or.kr)할 수 있다. 시는 밤늦게까지 가족이 즐기는 행사인 만큼 주변 주차시설을 확보하고, 지하철 연장운행을 협의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공식카페(cafe.naver.com/seoulopennight)에 올릴 계획이다. 또 22일부터 31일까지는 청계광장 등 서울의 주요 명소 5곳에서 한식의 정성과 맛을 체험하는 ‘서울푸드페스티벌’이 열린다. ‘서울푸드페스티벌’은 청계광장, 경희궁, 서울역사박물관,N서울타워, 남산한옥마을 등에서 개최된다. 우리나라 대표음식을 기본으로 궁중문화, 한식조리강연, 문화공연을 진행하는 등 알차게 꾸몄다. 청계광장에서는 단맛, 쓴맛 등 다섯가지 맛을 내는 재료로 만드는 오미(五味)음식과 한식을 세계화한 유명 요리사들이 참여하는 한식조리 시연회를 마련했다. 경희궁에서는 조선시대 수라상과 궁중다례상, 궁중어주상 등을 통해 궁의 음식문화와 궁중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N서울타워에서는 칵테일 쇼, 철판 요리쇼 등 푸드 퍼포먼스와 300인분 비빔밥 만들기에 이은 무료 시식행사도 열린다. 한편 23일 청계광장에서는 음식 관련 기네스 세계기록에 도전하는 ‘서울기네스 푸드페스티벌’의 첫 행사로 매운 고추 많이 먹기, 핫도그 많이 먹기, 레몬 빨리 먹기 등 이색 기록에 도전하는 서울푸드파이터대회가 열린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그루지야 사태로 희비 갈린 두정상… 사르코지 뜨고 부시 지고

    |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이순녀기자|그루지야 사태를 둘러싸고 니콜라 사르코지(사진 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조지 부시(오른쪽) 미국 대통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평화협상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 주가를 높인 반면 부시 대통령은 무력한 태도로 일관해 ‘지는 별’의 초라한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사르코지 평화 중재자 역할 AFP, 로이터는 13일 사르코지 대통령이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국이 평화중재안에 합의한 사실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순회 의장인 사르코지 대통령은 전날 모스크바와 트빌리시를 오가며 막판 협상을 성사시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 남부 휴양지에서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와 바캉스를 즐기던 와중이었음에도 특별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작전 종료를 명령한 것도 사르코지가 모스크바에 도착한 직후였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6개항의 EU평화안에 합의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어 트빌리시로 이동해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의 합의도 이끌어냈다. 분쟁의 원인인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장래문제를 수정안에서 삭제해 불씨를 남겨 놓긴 했으나 중재자로서의 외교력은 충분히 입증한 셈이다. ●부시 대응책 못 내고 무기력 반면 부시 대통령은 사카슈빌리 정부가 친미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러시아의 군사작전은 21세기에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는 구두 경고만 앞세웠다.AP는 “그루지야 사태를 보는 미국 외교정책의 딜레마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며 “미국은 이번 사태를 해결할 능력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발 나아가 부시 행정부가 그루지야전의 원인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부시 대통령이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중앙아시아의 민주주의 모델로 치켜세워 왔는데 이런 태도가 사카슈빌리 대통령에게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게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은 그루지야와 정식 동맹관계를 맺지 않은 상태여서 이번 전쟁에서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coral@seoul.co.kr
  • 공인중개사 올 응시자 다소 줄 듯

    공인중개사 올 응시자 다소 줄 듯

    지원자 규모 면에서 9급 공무원시험과 대등한 공인중개사시험(국가자격증)이 두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올해 시험은 부동산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원자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원서 접수… 10월26일 시험 공인중개사시험은 오는 18일부터 27일까지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수험 일정에 본격 돌입한다. 시험은 10월26일 치러진다. 경기 회복세가 점쳐졌던 지난해의 경우 지원자는 무려 15만 4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6600여명 증가했다. 합격자는 1만 9593명으로, 응시자 4명 중 1명꼴로 합격했다. 경쟁률은 8대 1 수준. 첫 시험이 치러졌던 1985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경쟁률도 10대 1안팎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지원자가 평년 수준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시장이 침체돼 있어 ‘장롱 면허’로 전락할 가능성도 농후하기 때문이다. 학원 관계자는 “경기 상황과 맞물려 재테크를 위한 필수자격증이라는 매력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난해 합격자가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돼 지난해 1차시험만 통과한 뒤 올해 2차시험을 준비하는 ‘재수생’이 줄어든 것도 지원자 감소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대 수험생,‘나홀로’ 증가세 전체적인 지원자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취업준비생이나 방학을 맞은 대학생 등 젊은층들이 응시 대열에 대거 합류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취업문이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력 갱생’할 수 있는 자격증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과거에는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하면 일반적으로 개인을 상대로 건물이나 토지의 매매·임대 등 거래를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개발·재건축 등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컨설턴트나 자산상담가 등으로 진출 분야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도 자격증 취득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인중개사시험 대행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지원자 중에는 30∼40대가 주축이 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20대 비율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학원 관계자도 “취업시장이 어려워질수록 공인중개사 같은 ‘보험성’ 자격증에 관심이 높아지는 편”이라면서 “이미 온·오프라인 공인중개사 수강생은 2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보험용 VS 장롱면허 졸업반인 S대 이모(25)씨 역시 공무원시험과 공인중개사시험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공인중개사시험 관련 학원도 다니고 있지만, 당장 큰 효과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이씨는 “세무직을 준비하는데 경제 관련 자격증을 하나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유용하게 쓰일 것 같아 준비한다.”면서 “나중에 기업이나 외국인투자 유치업무를 하는 중개사 사무실 개업도 고려 중”이라고 털어놨다. 수험생 홍모(29)씨도 “기준점수(전과목 평균 60점, 한과목 평균 40점)만 넘기면 되니까 부담이 덜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부동산 매매가 위축된 상황에서 자격증을 딴다고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취업 자체가 쉽지 않아 시험에서 선뜻 손을 떼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매년 한차례 실시되는 공인중개사 시험은 1·2차 모두 객관식 5지선다형으로 치러진다. 시험시간은 1차 100분,2차 150분이다.1차에서는 부동산학개론, 민법과 민사특별법 중 부동산중개에 관한 규정 등이 나온다.2차에는 공인중개사법과 중개실무, 부동산공시법·관련세법·공법을 본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감정평가사 합격 쉬워진다

    감정평가사 합격 쉬워진다

    내년부터 감정평가사(이하 감평사)를 준비하는 수험생의 부담이 한결 줄어들게 됐다. 평균 60점을 넘지 못해도 합격할 수 있는 ‘최소합격인원제’가 도입되는 데다, 영어시험이 공인영어점수(토익 700점 이상)로 대체돼 별도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최소합격인원제와 관련해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시행령’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평균 60점 안돼도 합격 가능 국토부 관계자는 13일 “감평사를 안정적으로 배출하고 수험생들이 미리 합격인원을 알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다.”면서 “매년 초 시장규모, 수년간 합격자, 향후 수요 등을 고려해 합격자 정원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최소합격인원제는 합격기준을 현행 절대평가식(매 과목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으로 하되, 합격자수가 최소합격인원에 미달할 경우 매과목 40점 이상 득점자 중 고득점자 순으로 추가 합격시키는 제도다. 즉, 평균 60점이 안 되더라도 합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 이미 세무사·변리사·노무사시험 등이 시행 중이다. 한림법학원 관계자는 “다른 자격증시험보다 감평사는 합격자수가 적어 적체된 수험생이 많다.”면서 “공인중개사 외에는 달리 대체할 만한 시험이 마땅치 않아 수험생들이 방향을 틀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해 감평사 시험에는 6557명이 지원해 733명이 1차 합격한 상태다. 지난해 감평사 합격자수는 전년보다 5% 준 172명. 공인회계사 830명, 세무사 707명, 변리사 202명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한 전문가는 “올해부터 한국감정평가협회에서 산업인력관리공단으로 시험업무가 넘어가면서 협회의 입김이 줄어든 것이 제도 변화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또 은행업무, 타인담보평가 등 사적평가영역이 법인으로 넘어가 감평사 수요를 크게 늘린 것도 이유로 꼽았다. ●20대 지원 늘어 시장규모 커질 듯 이처럼 과락자에 대한 운영이 탄력적으로 바뀔 경우, 합격자 증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감평사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인영어점수에 대한 부담으로 30대 지원자는 줄고 20대 지원자 비율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0대 지원자는 3214명으로 전체의 48%에 달했다. 한 관계자는 “취업시장이 좁아 내년 토익이 도입되면 20대가 절반 이상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감평사시험은 객관식인 1차(민법, 부동산관계법규, 회계학, 경제원론, 영어)와 논술형인 2차(감정평가실무, 감정평가이론, 감정평가 및 보상법규)시험을 치른다.2차는 9월21일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금융위, 건강보험 정보 열람 반대” 전재희 복지부장관 밝혀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12일 기획재정부가 현실을 모르는 이상론적 시장주의 접근으로 복지정책에 어려움을 준다면 이를 막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위원회가 유사시 건강보험의 개인 질병정보를 열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면 이는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전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복지부의 논리와 기획재정부의 경제논리가 충돌할 경우,“그분들을 데리고 나가 현장을 보여주며 설득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정책결정 과정에서 기획재정부가 독주할 경우 견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금융위원회가 유사시 건강보험의 개인 질병정보를 열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정보는 최상급 개인정보인 만큼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그는 “검찰 등에서 범죄를 수사할 때 필요한 (건강보험)정보를 조회하는 것은 지금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의 안전 관리 업무가 농림수산식품부로 일원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도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식약청의 존립 이유”라고 일축했다. 전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해 “경제의 성장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고, 복지에 대한 투자가 바로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윈·윈’하는 정책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한국의 대표기업](34)한화

    [한국의 대표기업](34)한화

    2006년 10월9일 김승연 ㈜한화 대표이사 회장은 창립 54주년 기념식에서 이렇게 말했다.“둥지를 지키는 텃새보다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가 되라.”고. 그 유명한 ‘철새론’이다. 한화그룹의 뿌리인 ㈜한화는 김 회장의 화법을 빌리자면 ‘성공한 슈퍼 철새’다. 다이너마이트로 출발해 초정밀 방위산업과 유전개발 사업에 이르기까지 변신의 폭이 대륙횡단급이다. ●한양화학 M&A로 사세 급신장 한화의 전신은 1941년 설립된 조선화약공판주식회사다. 당시 국내 유일의 화약 취급 회사였다. 군수물자나 다름없었던 만큼 일본은 한국인 채용에 극도로 신중했다. 일본 메이지대학 상과대를 중퇴한 김종희는 일제 식민통치가 끝났을 때, 조선화약공판에 남아있던 유일한 한국인 직원이었다. 미 군정은 1945년 조선화약공판의 31개 화약고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책임자로 그를 임명했다. 한국전쟁이 끝나갈 무렵, 조선화약공판이 매물로 나오자 서른살의 젊은 사업가는 입찰전에 뛰어들었다. 국가 기간산업을 살리려면 화약이 필수라는 판단에서였다. 결국 23억여원에 인천 화약공장을 낙찰받았다.1952년의 일이다. 그해 10월9일 한국화약주식회사라는 새 법인을 세웠다.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한 인천공장은 1956년 다이너마이트 첫 국산화 성공이라는 감격을 맛보게 된다. 이후 한국화약은 한화라는 약칭으로 더 자주 불렸다.1993년 아예 사명을 한화로 바꿨다. 이름과 로고는 여러차례 바뀌었어도 창업주의 기업보국(企業報國) 철학은 지금도 사훈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화약이나’ 만들던 회사가 그룹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김승연 회장 때다.1981년 김종희 회장이 환갑을 못 넘기고 갑작스럽게 타계하자 김 회장은 29세의 나이에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이듬해 한양화약을 전격 인수, 젊은 총수는 재계를 놀라게 했다. 사세 도약의 전환점이었다. ●사업영역 ‘불꽃처럼’ 확산 한화의 사업군은 크게 두가지다. 화약과 무역이다. 화약 하면 흔히 불꽃놀이를 연상한다. 실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불꽃놀이는 한화가 만드는 화약과 기술의 힘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하지만 이는 작은 영역일 따름이다. 각종 탄약과 첨단 유도정밀무기, 자동차용 에어백 핵심부품(인플레이터), 항공기 부품 등에 이르기까지 화약부문의 영역은 매우 넓다. 2006년 인천공장을 충북 보은으로 옮겨 친환경 종합화약단지를 조성했다. 올해는 경남 창원공장과 경북 구미공장을 합쳐 정밀기계 및 전자부품 핵심사업장으로 탈바꿈시켰다. 무역부문은 세계 주요 나라에 8개 법인과 13개 지사를 두고 있다. 산업용 원자재에서부터 철강, 자동차, 전자통신기기,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다. 일찌감치 환경사업에도 눈돌려 1999년 프랑스 에너지회사 ‘수에즈리요네즈 데조’와 함께 상하수처리장 사업에 진출했다. 하수 처리 국산 신기술 1호도 한화가 갖고 있다. 지금은 에너지사업을 별도 자회사(한화에너지)로 분사시킨 상태다. ●대우조선도 욕심 한화는 그룹의 굵직한 인수·합병(M&A)때마다 실탄(돈)과 노하우를 제공했다. 자회사 진용이 화려한 배경이다. 대한생명, 한화석유화학, 한화건설 등이 자회사들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하면 굵직한 자회사가 하나 더 늘게 된다. 그룹측의 거듭된 부인에도 한화의 지주회사 전환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한화측은 “(얽히고설킨 지분들을 정리해야 해)현재로서는 지주회사 전환 여력이 없다.”면서도 “앞으로 대한생명이 상장되면 자산(지분) 유동화가 가능해 회사 미래가치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한때 정보통신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역량을 집중하라.”는 김 회장의 뜻에 따라 벤처회사에 해당사업을 팔았다. 건설·기계 부문도 한화건설과 한화기계에 각각 넘겼다. 한결 가벼워진 몸놀림과 핵심역량을 앞세워 올해 경영목표도 공격적으로 잡았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0.5% 늘어난 3조 8300억원, 영업이익은 약 70% 많은 222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인도·중동·독립국가연합(CIS) 등 글로벌 전략거점 구축에도 적극적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그루지야, 남오세티야戰 사실상 백기

    |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이기철기자|남오세티야를 공격한 그루지야가 사실상 항복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육·해·공군을 총동원, 그루지야의 군시설을 폭격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10일(이하 현지시간) 휴전 명령서에 서명하고 이를 그루지야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전달했다.●푸틴 총리, 그루지야에 친러 정권 수립 목표 일방적 휴전 제안을 일축한 러시아는 11일 오전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 외곽의 레이더 기지 등 군사시설을 두 차례 폭격했다. 러시아는 지난 10일에도 트빌리시 국제공항에서 가까운 군 비행장을 폭격했다. 해상봉쇄에 나선 러시아 해군은 10일 흑해에서 그루지야 미사일 초계정 한 척을 격침했다. 러시아는 이날 압하지야에 4000명 남짓한 지상군도 상륙시켰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 “러시아가 ‘부적절한 반응’을 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에게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그루지야·남오세티야 협상책임자인 유리 포포프는 “단 한 사람이라도 미국인이 다른 국가에 의해 살해됐다면 미국은 공수사단을 급파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는 남오세티야에 개입한 이유를 평화유지군(PKO)이 그루지야군의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방언론은 러시아가 그루지야에 ‘본때’를 보여주려는 듯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그루지야 사태의 ‘해결’은 물론 친서방 노선의 우크라이나와 체첸공화국 등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러시아는 궁극적으로 그루지야에 ‘친(親)러’정권을 수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총리는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을 전범으로 몰아가고 있다. 러시아가 전쟁 개입의 명분을 확보하고,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푸틴 총리는 나아가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가 독립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유엔 안보리 美·러 날선 공방 되풀이 유엔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다각도로 두 나라에 무력충돌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이견이 많은 상황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4차회의를 열고 해결 방안을 논의했지만 미국과 러시아의 날선 공방만 되풀이했다. 잘마이 칼릴자드 미국 대사는 “러시아가 주권국가를 침공한 것은 비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세르비아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EU는 천연가스·석유 등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강력하고 현실성이 높은 방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폴란드 등 러시아에 대한 반감이 강한 일부 회원국의 자세가 강경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chuli@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CO2제로’ 화력발전소 건설 日 제이 파워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CO2제로’ 화력발전소 건설 日 제이 파워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부는 지난달 29일 ‘저탄소사회를 위한 행동계획’을 결정했다.2050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60∼80%까지 줄이기 위한 장기 혁신전략이다. 태양광 발전과 전기자동차, 에너지 절약형 TV·에어컨을 보급하고,202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모아 지하 등에 파묻는 ‘CCS 기술’을 실용화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전략은 CCS(Carbon Capture&Storage)기술, 이른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의 실용화다.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분리·회수, 운송의 과정을 거쳐 지하 또는 해저 1000m에 압축·저장해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격리시키는 기술이다. 이론상으로만 머물렀던 ‘CO2 제로(0) 화력발전소’는 CCS를 통해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영국·네덜란드·독일·노르웨이·캐나다 등은 CCS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각국은 온실가스 무배출 발전소에 대한 실증 적업을 벌이고 있어 머잖아 실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실용화만 된다면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0년치에 해당하는 2조t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게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공식 추산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80~90%까지 줄여 일본 도쿄 한복판에 위치한 ‘제이 파워(J-POWER·전원개발)’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CCS기술 연구의 선두 그룹으로 손꼽힌다.1952년 일본 정부가 설립한 J-POWER는 화력·수력·풍력으로 전력을 생산, 송전망을 통해 판매하는 굴지의 전력회사로 2004년 완전 민영화됐다. 노구치 요시카즈 J-POWER 설비기획부장은 “CCS 기술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무려 80∼90%까지 줄일 수 있는 ‘꿈의 기술’”이라면서 “1992년부터 CCS기술의 기초 연구에 착수해 현재 본격적인 실험에 나선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CCS기술 연구에 매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 에너지 수요의 87.9%가 천연가스·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석유 35.8%, 석탄 28.4%, 천연가스 23.7%). 특히 발전 전력량으로 볼 때 석탄 의존도는 40%에 달한다. 석탄은 다른 화석연료와 달리 지역적으로 고르게 묻혀 있는 데다 매장량이 풍부하다. 세계 매장량은 8475억t으로 향후 133년간이나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게 흠이다. ●“처리비용 많은 게 흠… 비용절감 노력” J-POWER는 지난 3월20일 이시가와지마중공업(IHI)·미쓰이물산, 호주 기업 4개사와 함께 CCS기술의 실증 프로젝트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세계 최초의 CCS기술 시스템을 검증하는 시험이다. 오는 2010년 호주의 칼라이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실증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산화탄소의 저장지점은 발전소로부터 서쪽으로 250㎞ 떨어진 곳을 검토하고 있다. 프로젝트 비용은 총 2000억원가량이다. CCS기술의 가장 큰 문제는 처리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 노구치 부장은 “이산화탄소 1t을 처리하는 데 6000∼8000엔(약 5만 6000∼7만 5000만원)이나 든다.”면서 “2020년까지 기술축적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고 말했다. 저장 시설도 난제 가운데 하나다. 미국이나 중동과 같이 석유·천연가스 등을 생산하는 지역에서는 석유 등을 뽑아낸 지하의 구멍에 압축 이산화탄소를 매립하면 되지만, 일본·한국 등에서는 지하 1000m까지 관(管)을 뚫어 별도의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야마자키 마사시 J-POWER 홍보담당은 “실험 차원에서 니가타현의 바다 1000m 밑에 이산화탄소 1만t을 저장한 뒤 모니터한 결과, 지진에도 이산화탄소의 유출 위험 등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수철 메이조대학 경제학 교수는 “재생에너지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미래 전략 차원에서 국가별로 CCS 등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진단했다. hkpark@seoul.co.kr
  • 유한열씨 “납품 대가로 계약금의 5% 달라”

    유한열씨 “납품 대가로 계약금의 5% 달라”

    유한열 한나라당 상임고문 등에게 국방부 전산장비 납품 청탁과 함께 6억여원을 건넨 D사 사장 이모씨는 일이 성사되지 않자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게 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이씨가 맹 수석 등에게 보낸 각서와 진술서 등을 토대로 국방부 전산장비 납품 비리 사건을 재구성했다. ●“유 고문이라면 성사” 이씨가 친구 소개로 ‘유력인사’라는 한덕영 전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 직능정책본부 유관단체위원회 수석부단장을 만난 것은 올 1월23일이었다. 한씨는 이씨에게 “이미 이야기를 들었다. 국방부 통합망 계약을 따주겠다.”고 약속했다. 국방 광대역통합망 구축사업은 민자투자방식(BTL)에 의해 2367억원을 투입, 야전 부대간 또는 부대 내 통신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한씨는 다음날 이씨에게 김재현 전 이명박 대통령 후보 정책특보, 이승준 아태 환경NGO 한국본부 상임부총재 등을 소개해줬다. 이승준씨가 부총재로 있는 단체는 이명박 대통령이 2000년 2월 2대 총재에 취임했고, 김윤옥 여사의 큰언니인 김춘씨의 아들 김봉조씨가 지난 7월 4대 총재에 취임했다. 이모부인 이 대통령과 조카가 총재 자리를 대물림했다는 점에서 이 단체에 쏠린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이들은 “유 고문이라면 성사시킬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고, 이씨는 이틀 뒤인 1월26일 유 고문을 만났다. 이씨는 진술서에서 “유 고문이 납품 계약을 약속하며 계약금의 5%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원들 양복값도 요구 이들은 1월27일과 2월4일 각각 맹 수석에 대한 로비자금과 인수위원들의 양복값 명목으로 500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고, 이씨는 돈을 건넸다. 이씨는 2월27일 유 고문을 뺀 3명에게서 로비 각서와 차용증을 받았고, 선금 명목으로 한씨의 계좌에 5억 5000만원을 송금했다. 각서에는 “맹형규·유한열 의원을 통해 추가비용 없이 6개월 안에 (계약을)성사시키겠다.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돈을 즉각 돌려준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유 고문은 이씨에게 1월28일 맹 수석,3월11일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만나 이야기를 했다고 알려주기도 했다. ●로비 물거품…각서 안 지켜 하지만 3월24일 국방부가 광대역통합망 구축 사업 계획을 재고시,D사가 납품하는 것이 불가능한 장비 조건이 확정되면서 납품 로비는 물거품이 됐다. 이에 이씨는 한씨 등에게 각서대로 돈을 돌려달라고 했다. 이들은 그러나 “국방부 이의신청 기간인 4월7일까지 기다려라.”,“청와대 다른 인사를 통해 일을 성사시키겠다.” 등의 핑계를 대며 10여차례나 돈을 돌려주기로 한 기일을 미뤘다. 이씨는 진술서에서 “7월14일 유 고문이 전화로 자신은 2억 3000만원을 받았고, 김 전 특보 1억 1000만원, 이 부총재 1억 500만원, 한 전 수석부단장 1억 500만원씩 나눴다고 말했다.”고 썼다. ●관련자 3명 잠적 검찰은 계좌추적 등을 통해 유 고문에게 실제로 돈이 건네진 사실은 확인했지만, 함께 돈을 받은 나머지 3명이 잠적해버려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자들 명의로 개설된 계좌를 추적해 로비자금의 규모와 돈의 출처 등을 규명하는 일이 시급하다.”면서 “브로커 역할을 한 다른 3명의 신병 확보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Beijing 2008] ‘찬란한 문명’ 화려한 군무·디지털로 재현

    세계적인 거장 장이머우 감독이 총연출을 맡은 베이징올림픽 개회식 문화행사는 황허(黃河)문명으로 시작돼 5000년을 이어온 중국의 유구한 역사를 화려한 영상과 수천명의 군무, 첨단기법으로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 오후 7시52분(이하 현지시간)에 시작해 9시7분까지 75분간 이어진 문화공연은 환희와 감동에서 출발해 전 인류의 희망으로 막을 내렸다. 눈이 부시도록 화려한 의상과 형형색색의 폭죽은 중국의 웅장한 역사를 담은 대서사시를 더욱 빛나게 했다. 다양한 색채를 띤 빛의 향연과 사람의 몸짓과 함께 어우러진 대서사시는 관객들과 지구촌 TV시청자들의 눈을 시종일관 사로잡았다. 2008명의 고수들이 베이징의 올림픽 주경기장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 등장해 중국 전통 타악기인 ‘부(缶)’를 두드리며 힘찬 시작을 알렸다. 흰색, 파란색 빛을 뿜어내는 북소리와 함께 카운트다운에 들어가 8시 정각이 되자 메인스타디움을 메운 9만 1000여명의 관중은 100년을 참아온 뜨거운 함성을 내질렀고, 수만 발의 불꽃이 베이징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악대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말인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면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를 힘껏 외치며 세계를 향해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베이징 시내 29곳에서 솟아오른 폭죽은 발걸음을 옮기듯 메인스타디움으로 계속 다가오며 관객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이어 궈자티위창 내에서는 올림픽 오륜기가 입체적으로 세워지며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중국 내 56개 소수민족의 전통의상을 입은 224명의 어린이 합창단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들고 나와 단합의 이미지를 과시했고,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을 합창했다. ‘아름다운 올림픽’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문화 공연의 1부는 ‘찬란한 문명’이 테마였다. 제지술을 처음으로 발명한 중화 민족의 우수성을 잔잔하게 전하면서 두루마리로 말리는 장면으로 영상은 시작됐다. 곧이어 폭 147m에 달하는 거대한 두루마리가 실제 주경기장 한가운데 펼쳐지기 시작했다. 두루마리가 펴지자 그 위에 사람들이 올라가 인간 붓 역할을 하며 한 폭의 그림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손과 발이 두루마리를 스칠 때마다 중국 고유의 수묵화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이후 중국의 4대 발명품 가운데 하나인 활자인쇄술을 담아낸 공연이 이어졌다. 세계 유일의 상형문자를 사용하는 중국의 한자를 주제로 한 내용이었다. 수많은 활자판 속에 사람이 들어가 역동적이고 규칙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중국의 자랑거리인 한자의 변천 과정을 그려냈다. 특히 ‘화(和)’자의 변천 과정을 통해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제창한 ‘허셰(和諧·화합)’ 의지를 드러냈다. 공자의 3000제자로 분장한 공연단이 중국 고대의 책인 ‘죽간(竹簡)’을 들고 나와 ‘공자의 제자는 모두가 하나의 형제’라는 구절을 외치는 퍼포먼스로 올림픽은 세계인이 펼치는 화합의 축제임을 강조했다. 활자판들은 중국의 자랑거리인 만리장성으로 변모하며 갈채를 받았다. 이 공연이 끝나자 13개월 동안 구슬땀을 흘렸던 사람들이 활자판 밖으로 나와 해맑은 웃음을 드러내며 관중과 함께 호흡하기도 했다. 드넓은 바다와 대륙으로 가로지르는 비단길과 중국 전통 명화들이 두루마리 영상에서 펼쳐졌고, 중국 전통 음악인 ‘예악’이 관객들의 귀를 자극했다. 이어진 경극에서는 세계 8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진시황릉에서 1㎞가량 떨어진 유적지인 병마용을 표현해냈다. ‘영광스러운 시대’로 명명된 2부는 중국이 배출한 천재 피아니스트 랑랑과 5살 어린이 피아니스트 라무쭈의 협연으로 시작됐다. 정치·종교·인종적 갈등과 차별이 전혀 없는 미래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순서였다. 조선족·장족·위구르족 등 소수민족들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며 화합을 강조했다. 베이징의 옛 이름인 ‘연경’을 뜻하는 제비의 모습을 담아내는 군무가 함께 펼쳐졌다. 제비의 모습은 어느새 궈자티위창의 모습으로 바뀌며 탄성을 자아냈다. 이어 자연과의 조화를 상징하는 태극권 공연도 잔잔하게 이어졌다.2008명에 달하는 허난성 무술학교 학생들이 등장해 역동성을 불어넣기도 했다. 우주인이 베이징 밤하늘을 유영하며 등장한 뒤 궈자티위창의 바닥이 열리며 무게 16t, 높이 24m에 달하는 거대한 지구 모형이 떠올랐고, 와이어를 이용해 지구를 도는 지구인의 모습을 통해 역대 최장의 성화 봉송 과정을 재현하는 한편, 정치·종교·인종적 갈등과 차별이 전혀 없는 미래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jenuess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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