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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조세형 민주당 상임고문 별세

    [부고] 조세형 민주당 상임고문 별세

    국민회의 총재 권한대행과 주 일본대사를 지낸 조세형 민주당 상임고문이 17일 오전 타계했다. 78세. 조 고문은 지난 1일 뇌경색 증세로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되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고문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봉하마을 빈소에 다녀오고 영결식에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전북 김제 출생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문리대를 졸업한 뒤 합동통신 정치부 기자와 한국일보 편집국장을 지냈다.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창립대표를 맡기도 했다. 한국일보 편집국장 시절인 1978년 10대 총선 때 이철승 신민당 대표에게 발탁돼 서울 성북에서 전국 최다 득표로 당선, 정계에 입문했다. 고인은 이후 30년 넘게 합리적인 정치인으로, 좌우명인 화이부동(和而不同, 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나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않는다.)을 실천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87년 대선 때 김대중 평민당 후보의 선거대책 부위원장으로 활약했고, 13~15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되며 민주진영의 핵심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어 1996년부터 3년간 국민회의 총재 권한대행을 지냈다. 97년 대선에서는 김대중-김종필(DJP) 연합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손학규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지만 2001년 12월 주일 대사로 발탁돼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까지 활약했다. 지난 17대 대선 때는 전주고 후배인 정동영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성훈(하나대투증권 부장)·성주(기아차 미주법인)씨와 사위 문정환(SC제일은행 상무)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장지는 김제 선영이며 발인은 20일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울릉도 나리분지~성인봉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울릉도 나리분지~성인봉

    누구나 예외는 없다. 울릉도에 가려면 배를 타고 동해 먼바다의 높은 파도를 온몸으로 타고 넘어야 한다. 때론 뱃멀미도 각오해야 한다. 여객선 바닥에 드러누워 멀미 후유증으로 인사불성이 된 아줌마들의 모습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도동항에 발을 내리면 그야말로 신천지가 펼쳐진다. 바다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짙은 에메랄드빛으로 일렁거리고 해안의 날카로운 절벽은 혈기방장한 산봉우리를 타고 울릉도 최고봉 성인봉(984m)으로 이어진다. 육지와 울릉도의 거리는 묵호항에서 161㎞,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포항에서는 217㎞ 떨어져 있다. 제주도가 완도에서 90㎞쯤 떨어져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울릉도가 멀긴 멀다. 게다가 동해 먼바다의 파도는 바람이 좀 세다 싶으면 3∼5m에 이른다. 그래서 예로부터 육지 사람들의 왕래가 뜸했기에 울릉도는 독특한 생태계를 간직할 수 있었다. 울릉도를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부르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울릉도 안의 또 다른 섬, 나리분지 울릉도는 걷기여행의 천국이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내수전옛길과 태하령옛길, 대풍감해안과 도동∼저동해안 등 울릉도의 깊은 속살을 만날 수 있는 기막힌 산길이 수두룩하다. 그중에서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에서 성인봉에 이르는 길은 울릉도의 신비한 자연과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최상의 코스다. 나리분지에서 산행을 시작하기 위해 이곳 민박집에 묵었다. 나리분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화산 분화구다.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 같은 화산 분화구지만 물이 고이지 않은 덕분이다. 2500만년 전 불꽃과 용암이 치솟았던 자리에서 보낸 하룻밤은 포근했고 구름이 드리워진 아침은 강원도 깊은 산골처럼 적막했다. 꿀맛 같은 산나물밥을 먹고 산행에 나선다. 군사시설물 철조망을 지나 등산로 입구에 이르자 마가목이 늘어서 있다. 마가목은 강원도 깊은 산에서 자라는 나무인데 이곳에서는 가로수처럼 흔하다. 길은 나리분지 원시림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89호)으로 이어지는데 1447㏊의 광활한 지대에 오솔길 하나만 뚫려 있다. 이곳에는 섬피나무, 너도밤나무, 섬고로쇠, 우산고로쇠, 섬바디 등 울릉도 특산 식물들로 그득하다. 길섶 큰두루미꽃 군락지를 지나자 천연기념물인 섬백리향 보호구역이 나온다. 아쉽게도 철조망이 둘러쳐져 구경하기 어렵다. 계속 길을 따르니 갑자기 시야가 트이면서 투막집이 나타난다. 투막집은 울릉도의 전통가옥으로 바람과 폭설에 대비해 만든 이중벽 구조인 우데기가 독특한 집이다. 본래 나리분지에는 고대 우산국 시절부터 사람이 살았으나 왜적의 침입을 피하기 위해 조선 왕조가 공도정책을 폄에 따라 수백 년 동안 비워졌다. 그러다가 1882년 고종의 개척령에 따라 나리분지에 93가구 500여 명의 개척민들이 들어와 투막집을 짓고 살았다. ‘나리’라는 지명은 당시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섬말나리 뿌리를 캐먹고 연명했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1년에 300일 안개에 잠기는 성인봉 투막집 앞에 서니 시나브로 구름이 걷히며 하늘을 찌르는 송곳봉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어 도착한 신령수, 이 물은 고로쇠의 수액처럼 목 넘김이 부드럽다. 울릉도는 전체적으로 물이 좋지만, 특히 나리분지의 물은 최상급이다. 신령수를 지나면 나무 밑동에는 이끼들이 가득하고 고사리 같은 양치식물들이 계곡을 가득 메운다. 여기서 계단길이 시작되는데 등에 땀이 맺히고 호흡이 가빠질 무렵에 나리분지 전망대에 도착한다. 송곳봉 앞으로 펼쳐진 너른 땅은 알봉분지다. 그곳 가운데 봉긋 솟은 알봉의 모습이 정겹다. 알봉 오른쪽으로 펼쳐진 나리분지는 능선에 가려 고개만 살짝 내밀고 있다. 전망대를 지나면 잠시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다 성인수에서 다시 계단이 시작된다. 성인수에서 목을 축이고 다시 한바탕 땀을 쏟으면 계단이 끝나면서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10m만 오르면 홀연히 하늘이 열리며 성인봉 정상이 나타난다. 산죽과 마가목 사이로 짙푸른 동해가 넘실거리는데 날이 좋은 날은 독도가 잘 보인다고 한다. 정상 직전 삼거리로 내려와 도동 방향을 따르면 몸에 초록 이끼 가득한 거대한 단풍나무를 만난다. 이는 성인봉이 연평균 300일 이상 구름과 안개에 싸여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계속해서 울창한 능선을 따르다 ‘바람등대 쉼터’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숨 돌렸다가 1시간쯤 내려오면 도동에 닿는다. 나리분지∼정상∼도동 코스는 약 8.5㎞, 4시간 30분쯤 걸린다. ●가는 길과 맛집 묵호와 포항에서 울릉도 가는 배가 다닌다. 대아해운고속 홈페이지(www.daea.com)나 전화로 출항 요일과 시간을 확인한다. 울릉도까지 소요 시간은 2시간 30분∼3시간이다. 대아해운 포항 054-242-5111, 묵호 033-531-5891, 울릉 054-791-0801. 울릉약소, 홍합밥, 산채비빔밥, 오징어, 호박엿을 ‘울릉오미’로 손꼽는다. 맛집은 도동의 99식당(따개비밥 054-791-2287), 보배식당(홍합밥 054-791-2683), 향우촌(울릉약소 054-791-8383), 산마을식당(산나물, 054-791-6326). 현지 교통은 우산버스 054-791-7910. <여행전문작가>
  • 고교생 거포 남태혁 美 진출

    고교야구 최고 거포로 평가받는 제물포고 3학년 남태혁(18)이 미국에 진출했다.AP통신과 MLB.com 등 외신들은 17일 “제물포고 내야수 남태혁이 LA 다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남태혁은 이달 초 국내 모처에서 다저스 구단 관계자와 만나 계약서에 사인했다. 계약금은 인센티브 포함, 50만달러(약 6억 3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태혁은 고교생 신분으로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첫 한국인이다. 1994년 다저스와 계약을 맺은 박찬호(36·필라델피아)는 당시 한양대에 재학 중이었고, 서재응(32)과 최희섭(30·이상 KIA)은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 현재 최향남(38)과 이지모(22)가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활약 중이다.185㎝ 95㎏의 남태혁은 이미 1학년 때 전국대회에서 3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고난 장타력을 지닌 거포로 인정받았다. 올 시즌 65경기에 출전, 22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타율 .314에 43타점을 기록했다. 남태혁 영입을 성사시킨 다저스의 안병환 스카우트는 “남태혁이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쭉 지켜봤다. 충분히 빅리그에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남태혁은 “메이저리그를 보면서 자랐다. 다저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팀”이라면서 “다저스 선수로 뛰게 돼 매우 흥분된다.”고 소감을 밝혔다.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북핵 저지 의지 다진 한·미 미래비전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갖고 도발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공조 강화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특히 두 정상이 양국간 동맹관계를 한차원 높이기로 의견을 모음으로써 우리 국민을 안심시키고 북한에 경고메시지를 보내는 효과를 가져온 부분은 평가할 만하다.한·미 두 정상이 채택한 ‘한·미동맹 공동 미래비전’은 지난해 양국이 합의했던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를 뛰어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자국 영토가 공격받았을 때와 똑같은 차원에서 모든 대응을 한다는 정신을 담은 합의인 셈이다. 미국의 지원에는 핵우산 및 재래식 전력이 포함되며 이를 ‘확장 억지력’으로 개념화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 그리고 군사·안보 분야는 물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양국이 포괄적·전략적 협력을 하자는 데 견해를 함께한 것은 한·미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한·미가 이번에 천명한 동맹 미래비전은 북핵 저지에 큰 도움을 주리라 기대한다. 한·미는 여기서 더 나아가 중국·러시아까지 심층적인 공조의 틀로 들어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중국의 협조가 없으면 북한을 변화시키는 데 애로가 있다. 한·미·중·러·일 등 5개국이 일치된 목소리를 낼 때 북한은 대화·협상의 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평양 당국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은 이제 발 붙일 틈이 없다. 한국보다 오히려 미국이 강경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이 벼랑끝 전술을 쓰면 당근으로 달래던 관행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은 북한 편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한·미 정부를 더이상 시험하지 말고 평화적 방법으로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폐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기 바란다.
  • 송지헌 “시국선언 인사들 왜 그렇게 사시나”

    송지헌 “시국선언 인사들 왜 그렇게 사시나”

    송지헌 아나운서가 시국선언을 발표한 인사들을 향해 “왜 그렇게 사실까.”라며 거친 비판을 쏟아내 논란이 되고 있다.  야후 미디어 ‘송지헌의 사람IN’을 진행하는 송 아나운서는 15일 김문수 경기도지사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시국선언을 한 인사들은)국회의원이나 도지사가 안 돼서 그러는 것 아닌가?”라면서 최근 시국선언에 참여한 대학 교수 등 인사들을 강하게 비난했다.이 날 송 아나운서의 거침없는 발언에 평소 직설적인 화법으로 유명한 김 지사가 오히려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지사가 시국 선언에 참여한 지식인과 재야·종교계 인사들 대부분 예전에 자신과 같이 사회운동을 하던 분들이라면서 “그 분들이 무엇을 가지고 (시국선언을)하는지 대체로 짐작하고 있다.”고 말하자 송 아나운서는 “그분들은 국회의원이나 도지사가 안 돼서 그런 거 아니에요?”라고 반문했다.  김 지사가 “(시국 선언의)메시지가 분명하면 받아들여야 하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분명치 않다.”라고 지적하자 그는 “왜 그렇게 사실까.”라면서 “김 지사도 같은 운동권이지 않았나.사회주의가 무너지는 것을 그 분들은 못 보셨나.”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김 지사가 무슨 책을 보셨거나 어디서 좋은 강의를 들어서 (이념이)바뀌었으면 그 분들도 좀 바꿀 수 없나.”라고 주문했다.  김 지사는 이 같은 주문에 “허심탄회한 대화와 토론이 필요한데,지식인들 사이에서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조금 더 마음을 열고 서로 인정하면서 대화를 해야한다.”고 답했다.  송 아나운서는 또 “다른 나라에서 사는 것도 아니고 돌아서면 바로 만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등 돌리고 앉아서 서로 ‘너 때문에 그렇다’는 식으로 해 가지고….”라고 거듭 비판한 뒤 “김 지사가 잘 아는 분들이니 다 모아놓고 대토론을 한 번 하라.”라며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서로 간에 궁극적으로는 나라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잘 살게 하자는 것 말고 다른 취지가 있겠나.”라며 “다만 방법론에서 차이가 나는 것인데,이런 부분들을 서로 이야기를 하고 인정하면서 대화를 해야지 근본적으로 부정하면 안 된다.”라며 화제를 돌렸다.   송 아나운서는 1991년 프리랜서를 선언한 후 대선과 총선 TV 토론회를 진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진행을 맡았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핵우산 ‘미래비전’에 명문화할 듯

    핵우산 ‘미래비전’에 명문화할 듯

    │워싱턴 이종락특파원│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15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16일 오전(한국시간 16일 밤) 백악관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잇따라 갖는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첫번째 의제로 전략적 동맹관계 심화·발전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두 정상은 한·미연합방위태세를 확인하는 동시에 한·미동맹을 글로벌 수준의 동맹으로 발전시키고 협력동반자로서의 길을 공고히 하는 내용의 ‘한·미동맹 미래비전 선언’을 채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21세기 전략동맹’ 구체화 ‘한·미동맹 미래비전’에는 한·미동맹을 안보 위주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로 확대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의 안정과 평화에 이바지하는 21세기 포괄적 동맹 차원으로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합의했던 ‘21세기 전략동맹’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양국이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핵우산 및 재래식 전략을 제공한다는 ‘확장 억지력(Extended Deterrence)’ 개념을 동맹미래비전에 명문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확장 억지력은 미국의 동맹국이 핵공격을 받으면 미국 본토가 공격받았을 때와 동일한 전략수준으로 응징타격하는 것을 기본내용으로 한다. 양국 정상이 문건으로 합의하는 것은 처음이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6자회담 대신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을 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北 ‘슈퍼노트’ 제재 문제 협의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북한산 ‘슈퍼노트(초정밀 100달러 위조지폐)’ 제재 문제에 대해서도 가능한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체제비난 등 혐의에 대한 조사 명목으로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와 최근 대조선 적대행위 등 죄목으로 노동교화형 12년을 선고받은 미국국적 여기자들의 조속한 석방을 북측에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오바마 정부 출범 직후 미 행정부 일각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됐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양국 의회의 비준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다는 계획이어서 진전의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FTA 진전 모멘텀 마련 주목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전략동맹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 공조, 기후변화 대응 및 저탄소 녹색성장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교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jrlee@seoul.co.kr
  • [北 우라늄 카드 통할까] 지하갱도로 숨는 北核 의심시설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무기화 등 핵무장을 천명한 가운데 한·미 정보당국의 감시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보당국이 들여다봐야 하는 북한 내 의혹 시설은 급증하고 있지만 해당 지역을 모두 탐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15일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북한의 핵 의심시설은 현재 8~13곳이나 된다. 지난 1997년 이후 70여차례에 걸쳐 고폭 실험이 이뤄진 평북 구성시 일대의 미확인 지하갱도 1곳과 영변 일대의 지하갱도 2곳, 평남 평성시 일대의 대규모 지하갱도 1곳 등이 포함돼 있다. 북한의 핵 의심시설 대부분이 과거 대규모 갱도 굴착 작업이 진행된 곳이다. ●용도 미확인 갱도만 8000여개 핵 의심시설뿐 아니라 북한 전역에 산재한 군사 및 비군사용 지하시설물도 8200여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중 180여개가 지하 군수공장으로 확인됐지만 미확인 용도의 갱도는 8000여개나 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시 계획에 따라 군사시설물을 수평갱도 방식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적외선 감지센서 등을 갖춘 첩보위성도 관측이 불가능한 50~100m 깊이로 지하화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수평갱도 방식은 특수 장비가 없이도 시공이 가능하다. 수직갱도보다 굴착 비용도 덜 든다. 핵실험에 있어서는 갱도 내에 방사선 계측기, 가속도계 등 측정 장비를 설치하기가 쉽고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북한내 핵 의심 시설 대부분이 수평갱도 방식으로 굴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의 고민은 핵실험에 대한 위력 및 폭발시기, 폭발 뒤까지 사전·사후 탐지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실제로 한·미 양국은 지난달 25일 이뤄진 북한 2차 핵실험의 방사능 물질인 제논과 크립톤의 검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하 핵실험장인 함북 길주군 풍계리 수평갱도의 밀봉 상태가 예상보다 견고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지난 13일 새로 꺼낸 우라늄 농축 방식의 핵무장은 소규모 시설과 장비로 가능하기 때문에 플루토늄 추출 방식에 비해 포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美위성·정찰기 감시 2배 늘어 군 당국은 매달 200여장의 북한 영상 사진을 미국으로부터 무료로 제공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북정보감시태세가 ‘워치콘 2’로 격상된 후 영상 분석량이 대폭 늘어났다. 미 첩보 위성인 KH-12(키홀)와 U-2 정찰기의 감시 빈도도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군의 감시 자산은 고도 10㎞ 상공에서 촬영한 북한 영상을 전송하는 전술정찰기 금강 4대와 레이더 신호를 분석하고 통신 감청이 가능한 백두 4대가 있다. 그러나 금강의 경우 영상정보는 1일 5시간으로 제한적으로 운용되는 등 기상악화 등에 따른 비행 불가시간을 고려하면 연간 1개월 이상의 감시 공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 전역이 아닌 한·미 양국이 정한 우선순위에 따른 전략적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며 “양국의 영상 및 감청 정보를 분석하면 특이 징후는 사전에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검찰 盧 수사내용 미공개,내사종결

    검찰 盧 수사내용 미공개,내사종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포함해 모두 21명을 기소하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부분은 내사 종결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노 전 대통령 수사내용 일부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공소권 없음’ 처분한 사건이고 참고인들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이유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그러나 검찰은 이번 사건에 관한 역사적 진실은 수사기록에 남겨 보존할 것이라고 알렸다. ●檢, 노 전 대통령 관련 논란 해명에 비중  한편 검찰은 총 13쪽 분량의 발표문 중 3쪽을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한 논란을 해명하는 데 할애했다.  ’노 前 대통령 및 가족들에 대한 저인망식 수사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검찰은 “노 前 대통령의 가족들이 직접적으로 관련된 증거가 드러나 확인하기 위해 소환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사 내용은 박 전 회장과 관련된 금품수수에 한정짓고 혐의 유무 확인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조사했다.”며 “”아들 건호, 조카사위 연철호씨 등 진술을 계속 번복해 조사 횟수가 많아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 처리 결정이 늦어졌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기존 혐의에 대한 보완수사와 새로운 혐의에 대한 추가 수사가 종료된 후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수사원칙에 부합한다.”고 알렸다. ●檢 “표적수사?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  노 전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보복·표적 수사 주장에 검찰은 “국세청의 고발에 따른 수사였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다.”며 “박 전 회장의 불법 금품 제공에 대한 수사로서,이와 관련된 금품수수 범위 내에서만 수사를 진행했다.”고 얘기했다.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시 예우에 대해서는 “소환에 앞서 조사 일시·이동 방법 등에 관해 변호인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며 “조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사전에 서면 조사를 했고 경호상의 안전 등 고려하여 헬기 이동도 권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검찰 조사시에도 시종 변호인이 입회했고,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전직 국가원수로서의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노 前 대통령 측의 의사를 존중하여 박 전 회장과 대질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권양숙 여사 또한 노 전 대통령측과 협의하여 봉하마을과 가까운 부산지검에서 변호인 참여 하에 비공개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 ‘‘빨대’로 언론플레이’ 비판에 대한 입장은…  검찰은 수사 관련 확정되지 않은 혐의를 직접 중계하거나 내부 ‘빨대(취재원)’를 통해 언론에 흘렸다고 비판받은 것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관심이 집중된 사건에 대해 관례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수사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수사 대상이 방대함에 따라 수사팀 이외에도 다수의 사건 관계인들을 통해 수사 정보 입수가 가능했고,언론에서 먼저 정보를 입수한 뒤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해 오는 경우가 상당 부분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노 前 대통령의 명예를 손상시켰다고 거론되는 몇몇 사례들은 검찰에서 브리핑하거나 확인해 준 내용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도 “수사브리핑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법무부에서 ‘수사공보제도 개선위원회’를 구성하여 보완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고 얘기했다. ●모두 21명 기소…민유태 안희정은 “무혐의”  한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을 받은 혐의,또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인사는 이미 구속기소한 7명을 포함해 21명이다. 불구속 기소 대상에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한나라당 박진·김정권 의원,민주당 서갑원·최철국 의원,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김종로 부산고검 검사,이택순 전 경찰청장, 이상철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이 포함됐다.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을 비롯,민유태 전 전주지검장,박모 부산고법 부장판사,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김태호 경남지사 등은 불기소 처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검찰 盧 수사내용 미공개,내사종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포함해 모두 21명을 기소하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부분은 내사 종결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노 전 대통령 수사내용 일부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공소권 없음’ 처분한 사건이고 참고인들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을 이유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그러나 검찰은 이번 사건에 관한 역사적 진실은 수사기록에 남겨 보존할 것이라고 알렸다. ●檢, 노 전 대통령 관련 논란 해명에 비중  한편 검찰은 총 13쪽 분량의 발표문 중 3쪽을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한 논란을 해명하는 데 할애했다.  ‘노 前 대통령 및 가족들에 대한 저인망식 수사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검찰은 “노 前 대통령의 가족들이 직접적으로 관련된 증거가 드러나 확인하기 위해 소환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조사 내용은 박 전 회장과 관련된 금품수수에 한정짓고 혐의 유무 확인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조사했다.”며 “아들 건호, 조카사위 연철호씨 등 진술을 계속 번복해 조사 횟수가 많아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 처리 결정이 늦어졌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기존 혐의에 대한 보완수사와 새로운 혐의에 대한 추가 수사가 종료된 후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수사원칙에 부합한다.”고 알렸다. ●檢 “표적수사?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  노 전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보복·표적 수사 주장에 검찰은 “국세청의 고발에 따른 수사였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다.”며 “박 전 회장의 불법 금품 제공에 대한 수사로서,이와 관련된 금품수수 범위 내에서만 수사를 진행했다.”고 얘기했다.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시 예우에 대해서는 “소환에 앞서 조사 일시·이동 방법 등에 관해 변호인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며 “조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사전에 서면 조사를 했고 경호상의 안전 등 고려하여 헬기 이동도 권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검찰 조사시에도 시종 변호인이 입회했고,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전직 국가원수로서의 예우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노 前 대통령 측의 의사를 존중하여 박 전 회장과 대질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권양숙 여사 또한 노 전 대통령측과 협의하여 봉하마을과 가까운 부산지검에서 변호인 참여 하에 비공개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 ‘‘빨대’로 언론플레이’ 비판에 대한 입장은…  검찰은 수사 관련 확정되지 않은 혐의를 직접 중계하거나 내부 ‘빨대(취재원)’를 통해 언론에 흘렸다고 비판받은 것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관심이 집중된 사건에 대해 관례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수사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수사 대상이 방대함에 따라 수사팀 이외에도 다수의 사건 관계인들을 통해 수사 정보 입수가 가능했고, 언론에서 먼저 정보를 입수한 뒤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해 오는 경우가 상당 부분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노 前 대통령의 명예를 손상시켰다고 거론되는 몇몇 사례들은 검찰에서 브리핑하거나 확인해 준 내용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도 “수사브리핑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법무부에서 ‘수사공보제도 개선위원회’를 구성하여 보완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고 얘기했다. ●모두 21명 기소…민유태 안희정은 “무혐의”  한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을 받은 혐의,또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인사는 이미 구속기소한 7명을 포함해 21명이다.  불구속 기소 대상에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한나라당 박진·김정권 의원,민주당 서갑원·최철국 의원,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김종로 부산고검 검사,이택순 전 경찰청장, 이상철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이 포함됐다.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을 비롯,민유태 전 전주지검장,박모 부산고법 부장판사,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김태호 경남지사 등은 불기소 처분했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판사출신 강금실장관 임명 檢반발… 강정구교수 사건 수사지휘권 마찰

    판사출신 강금실장관 임명 檢반발… 강정구교수 사건 수사지휘권 마찰

    “장관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법무부와 검찰은 사건에 대해선 긴장관계다. 어떤 바보 같은 사람이 총장으로 와도 발톱을 세운다. (수사지휘권 발동이)강정구 교수 사건 1건밖에 없다는 것은 천만의 말씀이다.” 지난 5일 퇴임식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임채진 전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관계를 이같이 설명했다. 행정부 내 최고의 독립성을 자랑하는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법무부 장관과 미묘한 입장 차가 있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어 정치권에 논란으로 번졌다.특히 임 전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현 정부에서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사이에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와 대검은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서면으로 일반적인 지시를 하는 경우는 있지만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장관이) 지휘권을 행사하고 있지는 않다.”며 즉각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검찰 관계자조차 “정권이 바뀐 뒤 임 전 총장을 ‘위’ ‘아래’ 구분 없이 흔들었다.”면서 “‘위’가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테고, 검찰 수하들마저도 임 전 총장을 따르지 않고 무시했다.”고 털어놨다. 정권이 바뀐 뒤 검찰 내부에서는 김 장관을 위시한 대구·경북(TK) 출신이 실세로 부상했고 부산·경남(PK) 출신이면서 지난 정부에서 임명한 임 전 총장은 외로울 수밖에 없었다는 전언이다.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정부 때부터였다. 노 전 대통령이 당시 김각영 검찰총장보다 사시 후배이면서 판사 출신인 강금실 변호사를 법무부 장관에 파격적으로 임명하면서 갈등이 표출됐다. 검찰 출신이 장관으로 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검사들의 반발은 이른바 ‘검사와의 대화’로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 집권 전에는 이같은 갈등이 없었던 것이 당연했다. 역대 법무부 장관은 군사정권 시기를 제외하고 단 한명의 예외도 없이 모두 검찰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또 장관을 비롯한 주요 국·실장은 한결같이 검찰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법무부가 ‘법무행정’이라는 고유의 업무에 그치지 않고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혹을 받는 근본적인 원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미네르바’ 박대성씨에 대한 검찰 수사였다. 김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변을 하자 검찰은 알았다는 듯이 박씨를 체포·조사한 뒤 구속시켰다. 지난 2005년 강정구 교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해 사상 최초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천정배(현 민주당 국회의원) 전 법무부 장관은 “행정부의 일원인 검찰이 민주적 권력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법무부와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다만 개별 사건에 대한 장관의 수사지휘는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공개된 서면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씨줄날줄]철새와 텃새/함혜리 논설위원

    수억 마리의 새들이 계절에 따라 규칙적으로 날아오고, 또 날아가는 것은 흥미롭고 불가사의한 현상이다. 오래전부터 인류는 철새들의 출몰에 비상한 관심을 가졌는데 그 기록은 구약성서에도 남아 있다. 예레미아기 8장 7절에서는 “공중의 학은 정한 시기를 알고 산비둘기와 제비와 두루미는 그들이 올 때를 지킨다.”면서 지혜도 없고, 규칙도 잘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나무랐다. 우리나라는 시베리아 및 중국 동부와 만주 등지에서 번식하고 일본 남부 및 호주에서 월동하는 철새 집단의 주요 이동경로지이자 서식지다. 우리나라의 철새는 여름새, 겨울새, 통과새로 분류하는데 여름새는 봄에 우리나라에 와서 산란을 하고 부화하여 여름에 번식하고 가을이면 중국 남부나 동남아시아 등 따뜻한 남쪽 나라로 돌아간다. 백로, 왜가리가 대표적인 여름새다. 겨울새는 우리나라에 와서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시베리아 등지로 돌아가 번식을 하고 새끼를 키워 겨울에 다시추위를 피해 우리 나라로 날아온다. 뿔논병아리, 황새, 청둥오리 등이 겨울새다. 통과새는 호주 등지에 살다가 봄이면 우리나라를 거쳐 시베리아에 가서 새끼를 번식하고 가을이면 우리나라를 거쳐 다시 호주 등지로 돌아가는 새들이다. 나그네새라고도 하는 통과새는 봄과 가을에만 우리나라를 거쳐 가는데 도요류와 물떼새류가 대표적이다. 철새와는 달리 참새나 까치처럼 사시사철 우리나라에 사는 새를 텃새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 겨울새가 돌아가지 않고 여름에도 남아 있거나 여름새가 떠나지 않고 겨울에 우리나라에 있는 경우가 흔히 발견된다. 이동하지 않고 아예 둥지를 트는 통과새도 많다. 그런가 하면 과거에 관찰되던 조류는 사라지고, 미기록 조류가 새로 관찰되기도 한다. 국립공원연구원 철새연구센터에 따르면 최근 40년 동안 국내 조류 350종 가운데 64종이 사라졌다. 2000년 이후 국내에서 새롭게 관찰된 종은 총 69종에 이른다. 최근에는 아열대와 열대산림에서 서식하는 푸른날개팔색조가 제주 마라도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반도 조류지도가 바뀌는 원인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상승이다. 새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한국 드디어 우주 전초기지 연다

    한국 드디어 우주 전초기지 연다

    대한민국 우주시대를 활짝 열 전초기지가 문을 열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1일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에 자리잡은 ‘나로우주센터’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3번째 로켓 발사장 보유국이 됐다. 유엔 제재국인 북한과 이란을 포함하면 15번째다. 이번 준공식은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쏘아 올려질 발사장인 나로우주센터 준공을 대내·외에 알리고 7월 30일 발사성공을 기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자국 땅에서 자국 기술로 개발한 위성을 쏘아올려 궤도에 진입시켜야만 가입할 수 있는 ‘우주클럽(Space Club)’의 열 번째 회원이 된다. 행사는 정부관계자, 지자체 주요인사, 과학기술인, 지역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2시부터 나로우주센터 준공 경과보고와 ‘우주강국 KOREA’ 홍보동영상 상영, 우주소년단의 모형로켓 발사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준공식 후에는 ‘대한민국의 꿈 그리고 우주’라는 주제로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박사의 강연이 이어진다. 나로우주센터는 지난 2000년 12월에 건설을 시작해 올 3월 발사시스템 성능 시험을 끝으로 약 8년 3개월 만에 완공됐다. 예산은 총 3125억원이 들었다. 주요시설로는 507만㎡ 부지에 발사대, 발사통제동, 종합조립동, 기상관측소, 추적레이더, 광학추적장비, 우주과학관 등의 첨단시설이 갖춰졌다. 현재 이곳에서는 130여명의 국내 연구원들이 발사대에 대한 최종 인증시험을 하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한·미 미래비전 채택… 동맹 재확인

    이명박 대통령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오는 15∼17일 미국 워싱턴을 공식 방문,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청와대가 9일 발표했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지난 4월2일 영국 G20 런던 금융정상회의 때 처음 가진 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해 11월 이후 세 차례나 전화통화를 통해 축적된 양 정상간 신뢰·협력 관계와 우의를 한층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북핵 공조·슈퍼노트 등 논의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이어 오찬을 갖고 ▲한·미 동맹의 심화·발전 ▲북핵 미사일 문제 및 대북정책 관련 공조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들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인 ‘슈퍼노트’ 유통, 미국 여기자 억류, 현대아산 직원 억류, 개성공단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후 한·미동맹의 강화 원칙과 지향점을 제시하는 ‘한·미동맹 미래비전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한·미동맹 미래비전 선언’은 한·미동맹이 안보를 넘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양자협력을 강화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안정과 평화에 이바지하는 동맹으로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될 전망이다.또 여기에는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 및 재래식 전력 제공 등을 뜻하는 ‘확장 억지력(Extended Deterrence)’ 개념을 명문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李대통령 극진 예우 예고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기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최고 수준의 예우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16일 오전 양자 단독회담, 확대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잇따라 가진 뒤 백악관 내에 있는 ‘가족연회장’에서 오찬을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통상 오찬 없이 1시간가량 회담만 하거나 오찬을 겸한 회담을 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왔다.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가진 정상회담에서 직접 오찬을 하는 것은 이번 이 대통령과의 회담이 두번째다. 지금까지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유일하게 오찬을 함께 했으나 회견장의 국기 배치와 빈약한 선물 등을 놓고 ‘푸대접’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의 경우 45분간의 회담이 전부였을 뿐 오·만찬은 물론 공동 회견이나 공동성명 발표도 하지 못했다.이 대통령의 방미 기간 숙소가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로 결정된 점도 오바마 대통령의 세심한 배려로 보여진다. 아소 총리의 경우 정상회담 기간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묵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제주선관위 사전선거운동 제동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제주도선관위가 자치단체장의 사전 선거운동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제주도선관위는 김태환 제주지사의 ‘주민 대화’가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며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주민 대화’를 계속 진행할 경우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9일 밝혔다. 선관위는 “자치단체장이 특별한 현안 없이 계획적이고 반복적으로 지역 읍·면·동을 순회하면서 선거구민인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치단체의 사업계획, 추진실적, 활동상황 등을 홍보하는 행위는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도는 8일 김태환 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제주시내 인화초등학교 체육관에서 ‘특별자치도 3년 성과와 과제, 제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일도2동 주민과의 대화’를 개최했다. 이날 주민 대화에서 김태환 지사는 ‘관광객 카지노’ ‘영리병원’ ‘한라산 케이블카’ 등 도정 핵심 현안을 도민의 힘을 모아 반드시 성사시키고 15년 이상 아파트 기본시설 지원과 삼성로 건설에 대한 예산확보 등을 약속했다. 제주선관위 관계자는 “제주도가 특별자치도 출범 1, 2주년에는 주민과의 대화를 갖지 않았다.”며 “제주도가 계속 주민 과의 대화를 추진하면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의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사설] 보수·진보매체 이전투구 볼썽사납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정국이 끝나자 언론은 분열됐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전후 보도 행태를 놓고 보수·진보 신문은 연일 특집기사를 통해 상호 비판을 하고 있다. 사시와 논조를 반영하는 사설 내용까지 들먹이는 이전투구 양상이다. 서거 직후 국민 화합을 강조했던 일은 잊어버리고 서로 헐뜯는 싸움박질은 볼썽사납다.조선·동아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전에는 땅에 떨어진 노 전 대통령의 청렴성을 비난하다가 서거 이후 노 전 대통령을 미화하고 있다고 KBS·MBC의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고해성사와 석고대죄를 외치던 한겨레·경향이 서거 이후에는 정치적 타살이라고 주장한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했다. 경향은 이에 대해 참여정부 비판과 노 전 대통령 재조명은 상호 모순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우면서 반박했다. 보수 신문의 비판은 불매운동과 미디어법 처리 차질 우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거 전후의 보도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광우병 보도에 대한 비방도 이어진다. 동아는 경향·한겨레 등이 당시에 반정부 선동을 했다고, 경향은 동아가 정권편향적이라고 서로를 몰아세웠다.진보·보수 언론의 상호 비방은 언론의 건전한 상호 비판이라는 금도를 넘었다고 본다. 언론의 비판은 같은 언론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고, 비판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야 할 것이다. 냄비식 보도나 자사이기주의 보도행태는 우리 언론 모두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보수·진보 언론은 무엇이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보도인지 숙고하기 바란다.
  • 中 시내버스 액체휴대 탑승금지

    │베이징 박홍환특파원│10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시내버스 화재사건을 계기로 중국에서 유사사건 재발방지를 위한 시내버스 개혁 방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랴오닝(遼寧)성 선양(沈陽)시는 올여름부터 창문밀폐형 냉방 시내버스 운행을 중지시킬 계획이라고 7일 선양만보가 보도했다. 선양시는 또 기존의 창문밀폐형 버스를 모두 창문을 여닫을 수 있게 개조하기로 했다. 시내버스에는 또 유사시 창문을 깰 수 있는 해머를 기존의 3개에서 8개로 늘려 비치토록 했다. 중국 교통 당국은 또 액체가 들어 있는 대형 통을 휴대한 사람은 대중 교통시설에 승차할 수 없게 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한편 청두 시내버스 화재사건에 대한 1차 조사 결과 연소된 차의 기계적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고, 버스의 연료통에 경유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점에서 의도적인 범죄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당국은 “짧은 시간 두 차례에 걸쳐 강한 휘발유 냄새가 났다.”는 생존자들의 진술을 중시, 누군가 차 안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인 것이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stinger@seoul.co.kr
  • 印尼에 잠수함 수출 추진

    │자카르타(인도네시아) 조기영특파원│오는 17일 대우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사가 결전에 나선다. 이날은 인도네시아 해군 신조 잠수함 사업 입찰일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해군이 보유한 209급(130t급) 독일산 잠수함 2척 외에 추가로 잠수함 2척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수주에 성공하면 최소 7억~12억달러를 벌어들인다. 소형차 7만여대를 수출하는 효과다. 러시아·독일·프랑스 등이 한국과 함께 입찰에 참여할 전망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이승훈 자카르타 지사장은 지난 3일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강력한 경쟁후보인 러시아가 10억달러의 차관과 낮은 가격 등을 앞세워 인도네시아 정부를 설득 중이다.”면서 “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은 기존 209급이 아닌 대우조선해양의 장보고함을 업그레이드한 214급(1400t) 모델을 제시해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보다 한국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외교관계 등에서도 유리하다.”며 “필요할 경우 수출입은행을 통한 파이낸싱 지원 방안을 제시하는 등 신조 잠수함 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는 본입찰 마감 뒤 3~4개월 이후에 나오지만, 다음달에 인도네시아 대선이 예정돼 있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선정이 미뤄지면 이 지사장과 주재원 4명, 현지 채용 인원 16명의 사투도 그만큼 길어진다. 인도네시아는 원래 수입 무기의 80%를 미국에서 공급받았지만, 동티모르 독립전쟁 당시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미국이 1990년대 초부터 2006년까지 무기 금수조치를 단행, 다른 나라에 시장을 열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1970~80년대 군복·군화 등을 납품하며 인도네시아 방위산업과 인연을 맺었고, 올해에도 KT-1B 훈련기 공급계약(3500만달러), 육군 휠타입 장갑차 공급계약(6500만달러) 등을 성사시켰다. 해군과도 잠수함 수리계약(7500만달러) 등 1억 8000만달러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방산과 함께 봉제와 철강 가공업도 대우인터내셔널 자카르타 지사의 주력사업이다. cmseong@seoul.co.kr
  • [검찰 수사관행 이것만은 고치자] (1) 자백의 늪

    “이제까지의 수사 관행과 수사기법, 수사상황 브리핑, 보안사항 유출 등에 대한 문제점을 바로잡아야 한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지난 5일 퇴임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비난 여론으로 사상 초유의 위기에 처한 검찰이 각계의 제언과 비판에 귀 기울여 진지하게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신문은 검찰이 ‘권력의 시녀’라는 오명을 벗고 ‘국민의 검사’로 거듭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관행과 문제점을 5회로 나눠 짚어 본다. 검찰은 지난해 12월17일 김평수 전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을 뇌물수수죄 등으로 구속했다. 구속영장이 두 차례나 법원에서 기각되자 검찰은 ‘철저한’ 보강수사를 통해 세 번째 영장을 청구했고 결국 받아들여졌다. 김 전 이사장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10여일 추가 조사해 기소했다. 그러나 법정에서 일이 터졌다. 뇌물을 주고받은 장소가 사라진 것이다. 건설사 대표 장모씨는 2005년 9월20일 오후 7시쯤 서울 강서구 염창동 N호텔 내 1층 한식당에서 김 전 이사장을 만나 2000만원을 건넸다고 검찰에서 자백했다. 검찰은 장씨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기록을 작성했고 구속영장, 공소장에서도 N호텔을 뇌물수수 장소로 명시했다. 그러나 법원에서 확인할 결과 당시 N호텔은 리모델링 공사를 하느라 완전 철거된 상태였다.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간과 뒤늦게 검찰은 N호텔 옆에 있는 R호텔에서 돈이 오갔는데 장씨가 착각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증거 수집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뇌물공여자 말만 ‘받아쓰기’한 셈이 됐다. 검찰의 주장이 오락가락하자 법원이 지난달 28일 R호텔로 현장검증에 나섰다. 뇌물공여자의 자백을 믿을 수 있는지 법원이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당시 이 사건을 지휘한 검사가 바로 지난 4월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검찰청 청사에서 직접 조사한 우병우(42·사시 29회) 중수1과장이다. 검찰은 뇌물 사건을 수사할 때 뇌물공여자의 자백을 증거 확보 수단으로 삼고, 자백의 진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증거 위주의 과학수사는커녕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간과하는 일이 생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기업인 등 뇌물공여자는 죄를 털어놓으면 처벌받고 배신자로 찍히기 때문에 자백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검찰이 공여자를 압박해 자백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다른 증거에 소홀해진다.”고 지적했다. 대대적인 사정수사에서는 더욱 그렇다. 구속이나 기소라는 목표를 정해 놓다 보니 검찰이 뇌물공여자의 진술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무죄 가능성을 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검 중수부도 ‘박연차 게이트’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흔들림이 없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칭찬’했다. 그러나 자백에 의존한 이같은 수사가 법정에서 어떻게 결론 날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검찰은 한보철강 인수와 관련해 대학 동창 문모(47)씨에게서 1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김현미 전 민주당 의원을 기소했다. 문씨는 1, 2차 검찰 진술에서 2004년 8월20일 뇌물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이 그해 8월16일부터 20일까지 중국에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자 문씨는 날짜를 8월24일로 바꿨다. 뇌물액수도 2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번복했다. 1심과 항소심 법원은 문씨의 진술에서 여러 가지 모순이 발견되고 자백한 동기가 의심스럽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현대차그룹에서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도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뇌물을 준 사람의 진술만 믿고 내린 기소”라고 지적했다.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옛 사위 이모씨에게서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받았다. 이씨가 정 전 비서관의 딸과 결혼하며 학력과 경력을 속인 데다 정 전 비서관과의 관계를 내세워 거액의 불법자금까지 받은 만큼 이씨 자백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선의의 피해자만 양산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탈세, 비자금 조성 등 다른 범죄의 처벌을 피하기 위해 공여자가 뇌물 혐의를 과장한 것으로 판단되면 다소 의심스럽더라도 무죄를 선고한다.”면서 “공여자 진술이 지나치게 분명하고, 그 진술에 너무 의존한 수사는 ‘짜맞추기’가 아닌가 의심한다.”고 말했다. 뇌물을 주지 않았는데 자백하겠느냐는 ‘상식’으로만 판단하다 보면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그는 “열 명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죄 없는 한 사람을 처벌하지 말아야 한다는 형사법의 기본을 되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뮌헨회담은 실패작이었다

    뮌헨회담은 실패작이었다

    등산에서 흔히 쓰는 정상(Summits)이라는 단어를 외교 용어로 처음 가져다 쓴 이는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이었다. 그는 1950년 2월 에든버러 연설에서 소련 최고위층과의 또 다른 회담을 제안하며 이 단어를 사용했다. 이후 언론도 자주 사용하며 외교 용어로도 대중의 의식 속에 뿌리내리게 했다. 두 적수 사이의 위험한 만남,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든 것을 걸고 도박을 벌이는 순간, 명성을 죽이느냐 살리느냐를 결정하는 건곤일척의 기회, 일단 시작하면 물러서기가 거의 불가능한 여행 등 정상회담은 서사시적 특성 때문에 정치 지도자들을 유혹하곤 한다. 그런데, 이미 원시시대부터 외교와 협상이라는 관습이 있었음에도 안전과 체면 문제로 정상회담은 기피됐다. 적어도 19세기까지는 그랬다. 정상회담은 항공기 여행, 대량 살상무기의 등장, 대중매체에 의한 가정 내 뉴스 보급 등 세 가지 요소가 어우러지며 20세기 들어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이 같은 기준에서 데이비드 레이놀즈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2차 대전 발발 직전인 1938년에 열렸던 영국 총리 네빌 체임벌린과 독일 총통 아돌프 히틀러의 뮌헨 회담을 현대적인 정상회담의 출발점으로 본다. 레이놀즈 교수는 ‘정상회담-세계를 바꾼 6번의 만남’(이종인 옮김, 책과함께 펴냄)에서 20세기를 움직인 6대 정상회담을 집중조명한다. 뮌헨 회담을 비롯, 2차 대전을 빨리 끝내려고 했던 1945년 미국·소련·영국의 얄타 회담, 1961년 빈 회담, 1972년 모스크바 회담, 1985년 제네바 회담 등 냉전시대에 이뤄진 미국과 소련의 세 차례 회담, 1978년 중동 평화를 위한 캠프 데이비드 회담 등이다. 저자는 정상에 올라가기까지의 과정은 어떠했는지, 정상에서의 회담은 잘 진행됐는지, 어떻게 지상으로 내려왔는지 등을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다. 즉, 정상회담 3단계인 준비, 협상, 실천 과정을 두루 살피고 있는 것. 실패한 정상회담의 대명사는 뮌헨 회담이다. 레이놀즈 교수는 배짱이 없는 체임벌린이 히틀러에게 유화책만 제시했고, 아마추어 외교를 펼친 끝에 히틀러에게 속았다고 본다. 체임벌린은 히틀러와 좋은 관계를 맺었다고 착각했으나 1년 뒤 2차 대전이 일어났다. 성패와 관련해 다소 엇갈리는 의견도 있지만 프랭클린 루스벨트, 스탈린, 처칠이 함께 했던 얄타회담은 히틀러 체제를 구제하고 전쟁을 1년 더 지속시켰다. 빈 회담은 만남 자체가 강조된, 준비되지 않은 정상회담으로 실패작이 됐다. 존 F 케네디와 니키타 흐루시초프는 탐색전과 이념 논쟁만 벌였다. 이후 쿠바 미사일 위기와 미국의 베트남 참전이 뒤따랐다. 반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로널드 레이건과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제네바 회담은 개인적인 화학작용과 함께 보좌관들의 팀워크를 활용, 끈기 있게 대화를 지속해 냉전 종식을 이뤄냈다. 지미 카터도 캠프 데이비드 회담에서 세부사항까지 꼼꼼하게 관리하며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합의를 끌어냈다. 저자는 정상회담에 임하는 주인공들 개개인의 품성과 건강, 회담 과정도 중요하지만 실천도 그에 못지않다고 강조한다. 회담 뒤 자국으로 돌아와 국민과 의회를 설득하지 못하면 회담은 물거품이 된다는 것. 2003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에 대한 유엔 결의안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믿었지만, 미국 정부는 결국 자국 내 보수적 여론에 휘둘려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2만 9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위기의 檢 구원투수는

    위기의 檢 구원투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임채진 검찰총장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함에 따라 수렁에 빠진 검찰을 건져낼 차기 총장에 누가 기용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 총장은 이날 오후 퇴임식을 갖는다. 차기 검찰총장으로는 임 총장의 한 기수 아래인 권재진(56·사시 20회) 서울고검장과 명동성(56·사시 20회) 법무연수원장이 유력한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대구 출신인 권 고검장이 총장 후보 0순위란 말이 흘러나온다. 그렇지만 TK(대구·경북) 출신이란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민심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남 출신을 다시 기용했을 경우 여론의 향배가 주목된다. 국정원장과 경찰청장 등 주요 사정기관장을 TK 출신이 독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질 수 있다. 따라서 권 고검장의 동기인 명 법무연수원장도 무시못할 존재로 분류된다. 명 원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07년 말 대선 정국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BBK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호남(전남 강진) 출신이란 점은 지역안배 차원으로 보면 강점이지만 아직 이 대통령이 집권 초반(1년 4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이들보다 한 기수 아래인 사시 21회에서도 후보들이 즐비하다. 서울 출신인 김준규(54) 대전고검장과 부산이 고향인 문효남(54) 부산고검장, 광주 출신인 문성우(53) 대검차장 등이 포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시 22회에서 총장을 발탁하는 파격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럴 경우 인사 폭이 커 대대적인 물갈이가 가능하다. 천성관(52·충남 논산) 서울중앙지검장, 이귀남(58·전남 장흥) 법무차관이 쌍두마차를 이루고 있다. 22회에서는 영남 출신이 아예 없기 때문에 선택은 그만큼 쉬워진다. 최대 변수는 있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의 거취다. 임 총장과 동반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김 장관이 물러날 경우 후임 장관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차기 총장의 인선도 달라질 수 있다. 이종락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北 미사일은 럭비공… 어디 떨어질지 몰라 ☞서러운 10급 공무원 ☞에어프랑스, 탑승객 가족에 “희망 버려라” ☞‘울고 싶어라’의 가수 이남이씨…”이외수 따라갔다가” ☞‘수도권·30대·女’ 불법사채 피해 가장 많아 ☞‘뜨거운 감자’ 정수근 복귀논란 ☞이문영 교수 “수십만 조문객 목소리 정부 반응없어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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