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시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3,084
  • “접경지역지원법, 특별법으로”

    경기와 강원, 인천 등 접경지역에 인접한 10개 기초자치단체가 접경지역지원법을 특별법으로 격상해 줄 것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나섰다. 18일 시장·군수로 구성된 ‘접경지역 시장·군수협의회’는 파주 LG디스플레이 전망대에서 하반기 임시회를 열고 접경지역지원법의 특별법 격상을 정부에 건의하자는데 합의했다. 행정안전부가 추진하고 있는 접경지역지원법의 경우 군사시설보호법, 수도권정비계획법, 국토기본법 등은 특별법의 효력에서 예외로 하고 있어 접경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효과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다음 주쯤 건의문을 작성한 뒤 10개 시장·군수의 서명을 담아 행안부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접경지역 사업에 남북협력기금 활용, 교부세 산정기준에 군 장병을 주민 수에 포함시킬 것, 수도권정비계획법과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타 법률의 우선 적용, 농축산물의 군부대 우선 납품, 국고보조사업의 80% 이상 지원 의무화 등을 접경지역지원법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길섶에서] 처성자옥(妻城子獄)/이용원 특임논설위원

    친구들을 만나면 꼭 나오는 화제가 ‘자식’이다. 지난번에도 그랬다. 한창 이야기가 무르익다가 누군가 A에게 큰아들은 제대했냐고 물었다. A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럼, 걔 요즘 대학 다닌다. 벌써 2학년이야.” 그 집 사정은 다들 알고 있었다. 큰애가 가수가 되겠다고 어려서부터 밖으로 나돈 일, 그래도 공부 시키려고 처자식 미국 보낸 뒤 ‘기러기아빠’로 지낸 일, 귀국한 아이가 여전히 기타만 메고 다닌다고 한숨 짓던 일…. 그런데 군대 가더니만 스스로 공부해 제대와 함께 대학에 갔다고 A는 자랑스럽게 밝혔다. 시선은 이제 B에게 쏠렸다, 일찍 결혼한 그는 외아들이 진즉에 명문대 법대에 합격해 한동안 친구들에게 술을 샀다. B는 씁쓸히 웃으며 술잔만 기울였다. 아마 사시 합격이 뜻대로 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처성자옥(妻城子獄), ‘아내는 성이고 자식은 감옥’이라 했다. 처자식이 있으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바야흐로 입시철인데, 전국의 수험생 부모는 자식 걱정에 얼마나 밤잠을 설치고 있을까. 이용원 특임논설위원 ywyi@seoul.co.kr
  • 장기 군법무관 로스쿨서 선발

    국방부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 중 장기 군법무관 장학생을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국방부는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군사법현황’ 보고에 해마다 15명 이상이 필요한 장기 군법무관 선발이 어려워 로스쿨을 통한 충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10년 이상 근무해야 하는 장기 군법무관은 그동안 사법시험 합격자 가운데 사법연수원 수료생을 대상으로 지원받아 선발해 왔다. 하지만 사법시험 출신자들의 지원이 극소수에 불과한 데다 장기적으로 사법시험이 없어지기 때문이다.실제로 2007년에 장기 군법무관을 지원한 사법연수생은 단 한 명도 없었으며 2008년에는 3명, 2009년에는 7명에 그쳤다. 그나마 올해 처우 개선 등을 홍보하면서 15명(여성 11명, 남성 4명)을 선발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 로스쿨 학생들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육군 장교 선발 방식인 학군사관후보생(ROTC)제도에서 장학금을 받을 경우 군 복무기간을 연장해 근무하는 방식과 비슷한 방법으로 로스쿨 학비를 지원하고 장기 군법무관으로 근무토록 하는 방안이다. 현재 사법시험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 5명 정도를 우선 선발해 시험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현역 장교를 로스쿨과 협약을 통해 일정 수준이 되면 위탁교육 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현실적으로 로스쿨 입학생들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시각도 있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클래식 공연, 한국 왜 가장 비쌀까

    클래식 공연, 한국 왜 가장 비쌀까

    새달 13일 이스라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가 한국에 온다. 그런데 가장 비싼 좌석이 35만원이다. 올 들어 방한한 유명 오케스트라 가운데 두 번째로 비싸다. 공연계가 시끌시끌한 이유다. 국공립 예술단체가 지난 7월 초대권을 폐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가격 거품’ 논란이 여전하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새달 내한 이스라엘필 최고가 35만원… 거품 논란 초미의 관심사였던 네덜란드 로얄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공연(11월 12일) 가격은 최고 42만원으로 책정됐다. 올 들어 최고가다.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만큼 예상됐던 수준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필을 두고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세계적인 지휘자 주빈 메타와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함께한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메타와 소프라노 조수미가 함께한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공연과 같은 가격대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한 음악평론가는 15일 “콘서트헤보우의 경우 40만원선이 예상됐지만 이스라엘 필이 다른 공연에 비해 10만원 이상 높은 것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필 공연을 기획한 크레디아의 장재옥 대표는 “이스라엘 필은 영국의 런던 필이나 필하모니아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제작비가 든다.”면서 “학생석은 5만원에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올해 런던 필 내한공연의 최고가가 28만원인 점을 떠올리면 설득력은 떨어진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서울 공연 가격은 7만~45만원이었다. 일본 오사카 공연은 15만 4400~38만 6000원(1만 6000~4만엔), 뉴욕 공연은 7만 1500~24만 7000원(77~266달러), 런던 공연은 3000~8만 2350원이었다. (체류비 자체부담) 2007년 연평균 매매기준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한 수치다. 조사를 담당한 허은영 연구원은 “나라별 물가 수준과 항공료 및 체류비 등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클래식 공연 평균가격은 일단 일본이 가장 높고 서울, 뉴욕, 런던 순서”라고 분석했다. 일본 물가가 우리보다 1.5~2배 높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우리나라 공연 가격이 가장 비싼 셈이다. 그렇다고 이를 민간 공연기획사의 폭리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공연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공연기획자는 “솔직히 이 가격에 표를 팔아도 제작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결국 기업체 돈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기업과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티켓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가 근본 문제”라고 지적했다. ●협찬 기업들 비싼 공연 선호 기업들이 고가(高價) 공연 협찬을 선호하다 보니 한푼이 아쉬운 기획사들로서는 티켓 가격을 올려 기업 입맛을 맞출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고가 공연의 중심에 국가 대표 브랜드 공연장 예술의전당이 있다는 사실이다.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을 여러 차례 성사시킨 한 기획사 관계자는 “국내 최고라는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해야 기업 협찬을 받기 쉽다.”면서 “너도나도 (협찬) 명당을 잡으려고 경쟁하다 보니 예당(예술의전당) 공연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물론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취약한 국내 공연 수요층에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후원금이 많은 데다 개인 기부가 보편화돼 있다. 자급자족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미국도 고가 공연에 기업 협찬이 몰리는 것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협찬 대가로 초대권을 남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30장 이내로 제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협찬’이라기보다는 ‘기부’에 가까운 셈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오세훈 ‘낙지국감’ vs 김문수 ‘대선국감’

    오세훈 ‘낙지국감’ vs 김문수 ‘대선국감’

    “엊그제 서울시 국감에서는 낙지 때문인지 오세훈(왼쪽) 대권주자라는 이야기가 많이 안 나왔는데, 오늘 경기도 국감에서는 모든 의원이 김문수(오른쪽) 지사를 대권주자로 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안경률 위원장이 지난 14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한 말이다. 안 위원장의 말대로 서울시 국감은 ‘낙지 국감’이었고, 경기도 국감은 ‘대선 국감’이었다. 이 구도를 만든 것은 야당 의원들이다. 야당은 6월 지방선거 당시 ‘차기 대선 불출마’를 공언한 오 시장보다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내는 김 지사를 견제하는 게 급선무였다. 더욱이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김 지사는 운동권 및 경기지사 경력, 서민 이미지에서 많이 겹쳐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 국감이 관심을 끈 것은 오 시장과 김 지사 모두 광역단체장 재선에 성공한 여권의 유력한 ‘잠룡’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국감이 이들에게 도움이 됐을까? 양측 모두 “이미지를 관리할 생각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밝히고 있다. 오 시장은 국감에서 ‘조용하지만 소신’있는 모습을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이 “낙지 머리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됐다는 서울시의 섣부른 발표로 어민들이 다 죽게 생겼다.”고 따지자 오 시장은 “그래도 먹물과 내장은 먹지 않는 게 좋다.”고 버텼다. 오 시장의 한 측근은 “국감을 통해 시장이 1000만 서울시민의 건강을 열심히 챙기는 등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본질적인 이미지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시끄러워도 논란을 키우는 전략을 쓴 것으로 보인다. 야당 의원들이 연일 골프장 인·허가 남발을 문제삼자 김 지사는 “손학규 대표가 지사시절에 인·허가했거나 입안했다.”고 맞섰다. 야당의 집중 공세로 ‘중앙’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기 때문에 손해나는 장사는 아니라는 계산이 나올 법하다. 경기지사는 서울시장보다 중앙 무대에 등장할 기회가 적다. 김 지사 측은 “국감이 4대강이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에 대한 김 지사의 소신을 알리는 기회가 됐고, 야권이 유력한 대권 주자로 초첨을 맞춘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칠레광부 33인 전원구조] 매몰~구조 3대 관전포인트

    [칠레광부 33인 전원구조] 매몰~구조 3대 관전포인트

    ■ 지상의 리더십 - 33번의 환호 피녜라 대통령 ‘감동 100배’ 극비 프로젝트 “와, 이것 좀 보세요. 광산 밑으로 내려간 구조 캡슐 동영상이군요. 정말 특별한 순간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네요.” 칠레 광부 구출 작업이 시작된 13일(현지시간) 땅 밑으로 내려간 구조 캡슐이 화면으로 긴급 전송되자 CNN방송의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는 갑자기 말을 더듬었다. 그러고는 입을 닫았다. 지하 622m로 내려간 캡슐 동영상이 느닷없이 공개됐을 때 생방송 중이던 세계 뉴스 앵커들은 하나같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수천명의 취재진에 칠레 당국은 지하 상황을 생중계할 비디오 카메라의 존재를 철저히 숨겼다. 덕분에 세계 언론은 칠레가 기획한 ‘감동 시나리오’에 그대로 허가 찔렸다. CNN방송은 “(사전 예고 없이 전 세계에 공개된 지하 동영상은) 달 착륙이나 걸프전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에 버금가는 역사적인 방송 이벤트였다.”고 흥분했다. ‘광부들의 생환 스토리’를 생중계하면서 칠레가 거둔 마케팅 효과는 과연 얼마나 될까. CNN 등 전 세계 네트워크를 갖춘 방송이 시종 구조장면을 생중계한 데 따른 국가 브랜드의 광고효과는 돈으로 환산하기조차 힘들다. 69일 만의 생환이 안겨 주는 감동의 이면에는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기획력’으로 무장한 리더십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광부들의 생존 사실을 알리는 쪽지가 탐침봉에 매달려 올라온 것은 지난 8월 22일. 광부들이 쓴 쪽지를 보여주며 “포기하지 않겠다.”고 세계에 약속한 그날 이후 피녜라 대통령은 코피아포 광산을 국가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는 깜짝 카드를 줄기차게 내밀었다. 맨처음 크리스마스 이전으로 잡았던 구출 시기를 11월 초, 이달 말에 이어 다시 최초 예상일보다 두달여 빠른 지난 12일로 앞당기면서 세계 언론들이 연일 코피아포발 속보를 싣게 만들었다. 지구촌 언론을 의식한 흔적도 역력했다. 지상으로 구출된 광부들이 말쑥하게 면도까지 끝내고 나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69일 생환 드라마의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썼던 ‘피녜라호(號)’의 위기관리 능력은 그래서 더욱 뜨겁게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는 셈. 이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칠레 억만장자 대통령의 3대 성취’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제난, 8개월 전의 대지진에 이어 이번 구출작전까지 취임 이후 맞닥뜨린 3가지 비극을 해피엔딩으로 잘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지하의 리더십 - 69일간의 희망 영웅 우르수아 “가족을 위한 위대한 싸움” 33명의 매몰 광부 가운데 자청해 마지막에야 ‘죽음의 막장’에서 나온 작업반장 루이스 우르수아(54). 절망 속에 있던 매몰 광부들 사이에 유대와 단결을 이끌어낸 그의 지도력은 33인이 비극의 그림자를 떨쳐내고 절체절명의 순간에서도 광명의 동아줄을 놓치지 않게 했던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 매몰 광부들의 생존이 알려지지 않아 바깥 세상과 완전히 단절됐던 최초 매몰 17일 동안에도 그는 흔들리지 않고 동료 광부들에게 희망을 일깨우며 질서와 절제 속에서 두려움과 고통을 감내하게 했다. 그는 동료들이 48시간에 한 번씩 스푼 2개 분량의 참치와 쿠키 반 조각, 우유 반 컵을 나눠 먹으며 버티도록 했다. 구조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에 대비한 것이다. 안전모에 달린 전등 사용도 엄격히 제한했다. 식수 확보를 제외하고는 불도저 등 중장비 사용도 못하게 했다. 대피소의 부족한 산소를 고갈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광부들의 다양한 이력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고 팀을 나눠 경계와 휴식을 번갈아 하도록 해 체력을 아꼈다. 한 팀이 잠자리에 들면 다른 팀은 갱도 추가 붕괴나 지하수 유출 등의 유사시에 대비토록 ‘불침번’을 세웠다. 주변 청결을 위한 청소와 건강유지를 위한 운동도 규칙적이고 조직적으로 진행시켰다. 우물 세 개를 파서 식수를 조달하기도 했다. 엘비스 프레슬리 열광팬이자 노래를 잘 부르는 동료에게는 다른 동료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유쾌한 노래를 부르고 합창하면서 시간을 보내도록 했다. 간호사로 일했던 동료에게는 다른 동료의 치료와 심리 건강 유지를 살피도록 했다. 우르수아는 13일(현지시간) 구출 캡슐에서 나온 직후 “우리는 힘과 정신력을 갖고 있었고 싸우길 원했다. 가족을 위해 버텼다.”면서 “이는 위대한 일이었다.”고 벅찬 표정으로 말했다고 AFP가 전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효과적인 대응 - 22시간의 환희 광부 심리안정 배려속 굴착 경쟁시켜 급물살 ‘우리는 모두 살아 있다.’ 칠레의 산호세 광산 붕괴 17일 만에 매몰 광부들이 전해온 쪽지에서 기적은 시작됐다. ‘희망의 끈’을 발견하자 칠레와 국제사회는 저력을 발휘하며 기적에 한 걸음씩 다가갔다. 칠레 국민이 남미인 특유의 흥분을 절제하며 침착하게 대응할 때 세계는 69일간 구조 작업을 도우며 기적의 조각을 함께 맞춰갔다. 칠레의 초기 대응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광부의 심리 안정을 유도하고자 세심한 배려를 했다는 점이다. 땅 위와 아래를 잇는 유일한 보급 통로를 통해 화상 카메라를 내려 보낸 뒤 지상의 소식을 수시로 전하며 광부들을 위로했다. 특히 사고 발생 41일째인 지난달 14일에는 매몰 광부인 아리엘 티코나의 아내가 출산하는 장면을 녹화 영상을 통해 전했다. 생명의 탄생을 지켜보며 광부들은 생에 대한 집념을 이어갔다. 또 전화와 영상장치를 통해 가족들과 자주 연락을 취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4개월로 예상됐던 구조기간을 두 달 가까이 줄인 것도 평가받을 만하다. 칠레 정부는 각국에서 온 토건 기술자에게 3개의 구출 통로를 동시에 파내도록 경쟁시켰다. 이 가운데 미국 굴착기 기사인 제프 하트(40)가 작업한 ‘플랜 B’ 통로가 가장 빨리 완성돼 신속하게 구출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국경을 초월한 지원 또한 구조 작업에 큰 보탬이 됐다.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은 앞선 기술을 전수해 구조캡슐 ‘피닉스’ 고안에 도움을 줬고 일본 역시 특수 제작된 우주복을 칠레에 보내는 등 온정을 나눴다. 스티브 잡스가 보내온 아이팟이나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전달한 묵주 등도 광부들에게 힘이 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동대문구는 체력검사 중

    동대문구는 체력검사 중

    “2002년 동대문갑 국회의원 경선 때였어요. 당선되고도 석연찮은 번복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역류성 식도염을 앓기 시작했는데 여태껏 ‘깡’으로 버텼죠.”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14일 체력검사를 받은 뒤 활짝 웃으며 말했다. 민선2기 동대문구 수장을 지낸 뒤 ‘금배지’에 도전했던 그는 “동대문을 홍준표 의원과 동갑인데, 내가 훨씬 젊어 보이지 않느냐.”며 또 웃었다. 유 구청장은 “내부 고객인 직원들부터 튼튼해야 진짜 고객인 주민들을 제대로 섬길 수 있다는 점에서 ‘건강한 동대문구 가족 만들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체력측정에 나선 배경을 덧붙였다. 기간제 근로자와 공공근로자, 공익근무요원까지 합쳐 모두 1297명이 다음달 30일까지 적당한 시간을 골라 보건소에서 체력측정을 받으면 된다. 근무시간대를 감안해 오후 8시까지, 토요일에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새달 30일까지 비만도·지구력 등 측정 구청장도 검사대 앞에서는 봐주지 않는다. 누구나 비만도와 근력, 유연성, 평형성, 민첩성, 심폐 지구력, 순발력 등 점검받아야 한다. 또 처방에 따라 실천했는지를 3개월·6개월마다 보건소에 보고해야 한다. 따르지 않으면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받게된다. 유 구청장은 남모르는 지병을 걱정하는 터라 전날 저녁식사도 거르고 체력측정에 앞서 받는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를 거쳤다. 그런데 문제가 약간 생겼다. 키 173㎝에 몸무게가 82㎏으로 취임 100일 만에 7㎏이 불었다. 종일 주민들을 만나는 업무라 식사시간이 불규칙해졌기 때문이다. 복부비만율 0.92%, 비만도(BMI·정상 25㎏/㎡ 미만) 27.8㎏/㎡, 폐활량 70.5%(정상 80% 이상)를 기록했다. 반면 심박수는 76회(정상 60~90회/1분), 혈압은 118~79㎜Hg로 괜찮았다. ●구청장 포함 직원 1297명 참여 의료진은 “계단 오르기, 웨이트 트레이닝, 볼 운동 등 심폐 지구력과 근(筋) 지구력을 키울 수 있는 운동처방이 절실하다.”고 권장했다. 음주 횟수 및 도수를 줄이고 기름기 없는 소고기나 닭가슴살·두부·콩 등 고단백질 위주의 식사와 함께 잡곡류 및 채소 등 식이섬유소가 많은 식단을 짜라고 처방했다. 그러나 종합체력지수 82점과 체력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8세 적은 48세라는 결과가 나오자 유 구청장은 그제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 취지에 걸맞게 주민들을 섬기려면 한층 신경을 써야겠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글 사진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고시플러스]

    ●남북회담본부 기능직 채용 기능10급 기계원·방호원 각 1명. 청사시설·기계 유지 보수 및 방호·경비 업무. 1992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남자는 군필자 또는 면제자. 공고일 기준 서울, 인천, 경기에 주민등록이 등재돼 있는 자. 응시원서는 통일부 홈페이지(www.unikorea.go.kr) 또는 나라일터(gojobs.mopas.go.kr)에서 다운받아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우편접수(서울 종로구 삼청동 산 2-28 남북회담본부) 또는 방문제출. 문의 남북회담본부 회담지원과 (02)2076-1086.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코리아넷 기자·번역인력 모집 정부 대표 포털 사이트 코리아넷 취재 및 영어 번역 1명. 계약직(1년 단위).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로 3년 이상 영어 콘텐츠 제작 경력자. 국내외 영어 언론매체 취재 경력자(온라인 포함) 우대. 남자는 군필자 또는 면제자. 응시원서는 나라일터에서 다운받아 19일까지 우편접수(서울 종로구 효자로 15번지 코오롱상사 4층) 또는 방문 제출. 문의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해외홍보콘텐츠팀 (02)3981-933. ●대검찰청 행정인턴 채용 통계직 1명. 통계 및 통계표 작성·분석 등. 1980년 6월 24일 이후 출생한 대학(전문대)졸업자.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소지자. 응시원서는 대검찰청 홈페이지(www.spo.go.kr) 또는 나라일터에서 다운받아 오는 18일까지 이메일(juj02@spo.go.kr) 접수. 문의 대검찰청 운영지원과 (02)3480-2037. ●선박안전기술공단 신규 공채 기술직 7명, 연구직 1명. 대학(또는 전문대학)의 해양계·수산계·조선·기계 관련 학과 졸업하고 관련 분야 2년(또는 4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 조선 분야 경력자 및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취업보호대상자 우대. 남자는 군필자 또는 면제자. 3개월 수습 뒤 정규직 임용. 응시원서는 공단 홈페이지(www.kst.or.kr)에서 다운받아 25일까지 우편접수(인천 연수구 송도동 7-50 갯벌타워 13층 선박안전기술공단 경영지원팀) 또는 방문 제출. 문의 경영지원팀 (032) 260-2242, 2268.
  • 파주시 “불합리한 법 개정을”

    경기 파주시가 지역발전이나 지방재정과 관련된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중앙정부와 국회 등에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시에 따르면 시가 개정을 요구한 법률은 접경지역지원법, 노인복지법,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등이다. 시는 접경지역지원법의 경우 지역 의견이 반영된 실질적인 특별법으로 격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백원우 국회의원과 행정안전부가 각각 특별법으로 격상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지만 행안부 개정안의 경우 군사시설보호법,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은 특별법의 효력에서 예외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노인복지법은 노인복지주택에 대한 개정법률 소급 적용으로 사유재산권 침해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 소급적용 배제, 입소자격 확대 등이 필요하다. 이밖에 시는 택지지구 밖 폐기물 처리시설 인접 주민에 대한 지원 내용을 담은 법률 개정과 군부대 주둔 자치단체에 대한 재정수요를 감안, 보통교부세 확대 반영 등 지방교부세 산정 현실화도 추진할 방침이다.시 관계자는 “지방자치시대임에도 지방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중앙정부 등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자살률 OECD 1위’ 오명 노원구가 앞장서 씻는다

    ‘자살률 OECD 1위’ 오명 노원구가 앞장서 씻는다

    “자살 방지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인데 구청에서 해보려고 한다. 구청 차원에서 국가도 못하는 무모한 도전, 야심 찬 도전을 하고자 하니 많이 지켜봐 달라.”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13일 서울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노원구의 자살자 수를 현행 10만명 당 29.3명에서 절반 수준인 15.3명으로 줄이는 정책을 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구청장은 오전 노원경찰서와 소방서, 상계백병원과 을지병원, 원자력병원 등의 응급의료세터와 ‘자살위기대응 협조체계 마련을 위한 협약서(MOU)’를 체결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외환위기 때 급속히 치솟아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현재 한국의 자살자 수는 10만명 당 31.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OECD 국가의 평균 자살자 수가 11.5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배가 많다. 자살자 수 2위와 3위를 차지한 헝가리와 일본은 각각 19.6명과 19.4명으로, 한국과 비교하면 10명이나 적다. 김 구청장은 자살 급증 원인을 무엇보다 ‘경제적 위기’에서 찾았다. 1980년부터 1990년 중반까지 자살자 수는 OECD 평균에 가까운 8~1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1998년 18.4명으로 치솟았고 2004년부터 24~25명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어 2008년 후반의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세계가 요동치던 2009년 자살자 수는 31.0명으로 급증했다. 1998년 경제성장률이 5.7% 후퇴했고, 다시 자살자가 급증한 2009년에도 경제성장률이 0.2%로 정체했던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노원경찰서의 자살 원인 분석에 따르면 자살원인의 1위는 54.8%가 신병 비관이고 2위가 생계곤란(18.4%)이다. ●생계곤란형 자살 증가세 경찰청 통계에서도 구는 강력범죄 발생률은 아주 낮지만 자살률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임대주택이나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가장 많은 자치구로, 경제위기에 타격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부자동네인 서초구의 자살자 수가 절반 수준인 15명인 것과 비교하면 자살의 원인이 경제력과 관련이 많다고 추정하는 것이다. 외로움을 많이 타고 병이 있는 노인 단독가구의 자살이 많지만, 최근에는 20~50대 무직자들의 자살률이 증가하는 등 생계곤란형 자살률이 늘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도 자살을 키운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적 편견, 생명존중 및 자살예방 관련법에 대한 국회의 처리 지연, 유명 연예인의 자살 이후 잇따르는 모방 자살에 대한 사회적 대응 부재 등의 상황에서는 해결책이 없다. 김 구청장은 “근본적으로 사회복지 제도를 개선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노동시장에 대한 정책을 펴지 않으면 경쟁에서 내몰린 개인이 최후의 저항수단으로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구청장은 자살방지를 위한 제도 정비를 촉구했다. 병원에서 자살 미수자나 자살자의 유가족 관리를 하지 않는 점을 예로 들었다. 자살자의 유가족들이 자살할 가능성이 일반인의 경우보다 더 크지만 방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살 고위험군을 분류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면서 “오늘 병원과 경찰서, 보건소 등과 MOU를 맺은 것도 이런 이유”라고 밝혔다. 즉 응급의료센터에 입원한 자살 미수자들의 동의 아래 이들이 정신의료센터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하고, 경찰은 자살 미수자와 자살 유가족을 집중 관리하는 것이다. 자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되는 20~50대의 무직자, 실업자, 비정규직, 홀몸노인,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서는 연간 1회 우울증 검사를 하고 자살 위험도나 우울증 수준이 높다고 판단되면 약물치료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구 단위로 진행되는 복지체계를 동 단위, 통·반 단위 등으로 나눠서 일상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1단계 목표 15.3명으로 낮추는 것 노원정신보건센터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지역 종교단체와도 적극적으로 연대할 계획이다. 자살 고위험군에 종교가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구의 1단계 목표는 김 구청장 재임기간인 2013년 12월까지 자살률을 절반 수준인 15.3명으로 낮추는 것이고, 2단계는 2017년 말까지 11.2명으로 30% 가까이 줄이는 것이다. 구는 지난 1일 보건소 내에 생명존중팀을 신설했고 정신보건센터에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간호사 등 8명으로 자살예방팀을 구성했다. 연말까지 ‘서울시 노원구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에 관한 조례’도 제정할 예정이다. 자살방지를 위한 내년 예산은 5억원. 대부분 정신상담을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려는 것이고, 학생이나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설문지 제작 비용 등이다. 김 구청장은 “구청과 병원, 소방서, 경찰서, 보건소 등을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것인 만큼 크게 예산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가 얼마나 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개인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자 노력하겠다. 생물학적 아들은 나를 돌보지 않아도 내가 사는 구의 구청장이 아들처럼 나를 돌보니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홀로 사시는 어른들에게 주고 싶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개혁 칼날 위에 서서… ‘한지붕 세가족’ 된 외교부

    개혁 칼날 위에 서서… ‘한지붕 세가족’ 된 외교부

    유명환 전 장관 딸 특혜 사건의 여파로 ‘개혁의 칼날’ 앞에 선 외교통상부의 기류가 혼돈스럽다. 지난 8일 김성환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천명한 강도 높은 개혁 구상을 둘러싸고 직원들 사이에 기대와 불만, 설렘과 냉소가 무질서하게 교차하는 분위기다. 김 장관의 구상은 한마디로 ‘철밥통’을 깨뜨리고 외교부를 무한경쟁 체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외교관의 꽃’인 재외공관 대사직을 외부(민간, 다른 정부부처)에 개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위직으로 갈수록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중견 간부 A씨는 “사시, 행시 출신과 달리 왜 외시 출신만 개방해야 하느냐.”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서기관 B씨는 “편안하게 누릴 것 다 누린 선배들이 여론에 영합하려고 후배들한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사시, 행시도 안 하는데 왜 우리만” 반면 고위 간부 C씨는 “대사는 다른 공직과 달리 해외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대한민국의 베스트(최고 인재)를 보내는 게 시대 흐름에 맞다.”고 했다. 고위 간부 D씨도 “외교부 출신은 아무래도 외국어 실력과 경험 등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개방을 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면서 “후배들이 패배주의를 버리고 당당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논란은 개방의 효율성 문제로 이어진다. 중견 간부 E씨는 “밑바닥에서부터 외교를 배우지 않은 비(非)외교관 출신은 막후교섭 노하우 등을 모르기 때문에 대사로서 한계가 있다.”고 했다. 중견 간부 F씨도 “외교 전문(電文) 하나를 제대로 보는 데만도 10년이 걸린다.”면서 “미국 정도를 빼고 대다수 국가가 외교관 출신을 대사로 보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했다. 미국은 전문 외교 인력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대사가 전문지식이 없어도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반면 고위 간부 G씨는 “대사가 외교 경험이 없으면 밑에서 잘 보좌하면 되는 것이지, 아예 안 된다고 선을 긋는 것은 개혁을 하지 말자는 핑계로 들릴 수 있다.”고 했다. 비(非)인기 부서 직원들을 인기 부서로 안배하겠다는 김 장관의 구상에 대해서는 인기 부서와 비인기 부서 사이에 이견을 보였다. 비인기 부서의 중견 간부 H씨는 “실력 발휘도 하기 전에 입부할 때부터 학연과 배경에 따라 누구는 요직으로 가고 누구는 한직을 전전해야 한다.”면서 “장관의 생각에 일단 기대를 걸고 싶다.”고 했다. 반면 인기 부서의 과장급 I씨는 “일반 기업에서도 몇번 일 시켜보면 그 사람 실력이 딱 나오지 않느냐.”면서 “능력을 불문하고 자리를 나눠 갖자는 것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했다. 고위 간부 J씨는 “실력도 없는데 백(배경)이 좋다는 이유로 부하로 쓰면 그의 상급자가 업무에서 피해를 보기 때문에 실제로는 실력 있는 사람을 부하로 끌어가려고 국·실 간에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외교부 처음 들어왔을때 월급 너무 적어 놀라” 지나친 개혁에 따른 신분 불안이 외교관의 질을 떨어뜨릴지 모른다는 우려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중견 간부 K씨는 “외교부가 밉다고 외교관 신분을 불안하게 하면 인재들이 대우가 좋은 민간기업으로 몰리고 외교부에는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고위 간부 L씨도 “선진국에서는 아직도 최고 인재들이 외교관을 선호한다.”면서 “그들과 국익을 놓고 두뇌싸움을 해야 하는데 3류 인재만 몰린다면 결국은 국민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고 했다. 3년차 외교관 M씨는 “입부했을 때 예상보다 월급이 너무 적어 놀랐다.”면서 “지금 연봉이 3000만원도 안 되는데, 대학동기들이 다른 직장에서 받는 것에 비해 적은 금액인 반면 업무량은 너무 많아 기회가 된다면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2년차 외교관 N씨는 “입부 당시 인사 파트에서 ‘여러분 중에는 대사로 못 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어렵게 외교관이 됐는데 장래 보장이 안 된다고 실망하는 동기들이 많았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고려불화 700년만의 ‘귀향’

    고려불화 700년만의 ‘귀향’

    섬세하고 단아한 형태, 원색을 주조로 한 화려한 색채, 유려하면서도 힘있는 선묘 등으로 독보적인 미를 창조한 고려불화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미술의 하나로 손꼽힌다. 고려청자와 더불어 고려인의 탁월한 미적 수준을 보여주는 명품 예술이지만 고려청자에 비해 덜 알려져있는 게 현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문헌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고려불화의 실물이 일반에 공개된 건 겨우 30년에 불과하다. 1978년 일본이 자국에 있던 50여점의 고려불화를 선보인 특별전이 고려불화의 가치를 처음 세상에 알린 전시였다. 현재 남아있는 고려불화는 160여점으로 이중 130여점은 일본에, 나머지는 국내와 미국·유럽 등에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국내외에 뿔뿔이 흩어져있는 고려불화 가운데 61점을 한자리에 모아 12일부터 ‘고려불화대전-700년만의 해후’를 연다. 지금까지 고려불화를 주제로 한 전시 가운데 최대 규모일 뿐더러 출품작 상당수가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란 점에서 “전무후무한 고려불화전”이라고 최광식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말했다. 이중 일본 센소지(淺草寺)소장 ‘수월관음도’는 일본 현지에서조차 한번도 전시되지 않았던 귀중한 작품이다. 국사 교과서에 고려 문화를 대표하는 불화로 소개된 그림으로, 은은한 녹색의 물방울 모양 광배 안에 관음보살이 서 있는 형상 때문에 일명 ‘물방울 관음’으로 불린다. 개막에 앞서 11일 언론에 사전 공개된 그림속 관음보살의 우수에 찬 얼굴과 슬픈 눈매에선 중생을 어여삐 여기는 자비로운 마음이 오롯이 전해진다. 그림 오른쪽에는 ‘해동 승려 혜허(慧虛)가 그렸다’는 글귀가 적혀있다. 단잔지자(談山神社)소장의 ‘수월관음도’역시 화려한 금니(泥·금가루를 개어서 만든 물감)의 섬세함과 고운 색채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고려불화는 워낙 작품이 귀해 한곳에서 여러 점을 소장한 경우가 드물다. 이번 전시의 작품 소장처는 44곳에 이른다. 작품 대여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특히 일본은 수년 전 발생한 고려불화 도난 사건과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일본에 있는 문화재의 환수를 요구하는 한국 분위기 때문에 대여를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본의 사찰과 박물관 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작업을 벌였다. 센소지의 ‘수월관음도’는 최광식 관장이 직접 나서서 대여를 성사시켰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의 중재와 지원도 도움이 됐다. 2년 동안 특별전을 기획하고 준비한 민병찬 전시팀장은 “일부 사찰은 의외로 ‘그림도 한번쯤은 자기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겠나’라면서 대여를 흔쾌히 허락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11월21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고려불화 61점을 비롯해 동시대 중국·일본 불화 20점, 고려불화의 전통을 계승한 조선 전기 불화 5점이 함께 소개된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한 국보 218호 ‘아미타삼존도’와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이 소장한 13세기 중국 서한시대의 ‘아미타삼존내영도’는 구도는 비슷하지만 색채와 표현 양식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고려불화 외에 고려불상과 공예품 22점 등이 전시된다. 관람료는 연령에 따라 1000~3000원이며,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미타삼존도’ 등 몇몇 작품은 일부 기간에만 전시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잔액 10억 넘는 정기예금계좌 늘었다

    올 상반기에 10억원 이상의 거액 예금과 계좌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 중 계좌당 10억원을 초과하는 거액 예금의 비중이 올 6월 말 현재 54.4%로 지난해 말( 49.3%)보다 5.1%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정기예금 잔액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반면 계좌당 1억원 이하 예금잔액 비중은 지난해 말 31.8%에서 올 6월 말 28.1%로 줄었다. 실제로 10억원을 초과한 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198조 2230억원에서 올 6월 말 259조 8600억원으로 61조 6370억원(31.1%)이나 급증했다. 10억원 이상의 계좌 수도 6월 말 3만 4000개로 상반기에 6000개(21.4%)나 증가했다. 예금 잔액과 계좌 수 증가율 모두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다. 5억원 초과 10억원 미만의 예금 잔액과 계좌 수도 같은 기간에 각각 10.5%(2조 3650억원), 14.3%(4000개 계좌) 늘었다. 이처럼 고액계좌가 늘어난 것은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거액 자산가와 법인들이 은행에 예금을 맡겨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들도 현금성 자산을 늘리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626개 비금융기업의 현금성 자산을 계산한 결과 104조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 자산 가운데 절반이 넘는 54조 9000억원(52.6%)이 현금과 현금 등가물이었다. 이한득 연구위원은 “2000년대 초 30~40%였던 현금과 현금 등가물의 비중이 50%를 넘었다.”면서 “유사시에 대비해 단기적인 지급 능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위험을 피하면서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불붙는 우리-하나 신경전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놓고 우리은행과 하나금융지주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합병이 추진돼 제3의 법인이 탄생하면 그 중심은 우리은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이어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합병을 성사시키고 대승적으로 용퇴하는 것을 하나의 카드로 쓸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행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하나금융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 공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은 “구체적 합병 방법과 지배구조를 제시하며 여론을 유도하거나 다른 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용퇴를 운운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두 금융사가 CEO의 실명까지 거론해 가며 공개적으로 공박을 주고받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만큼 우리금융 민영화 안이 가시화됐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면서 “민영화가 추진될수록 양측의 공방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황장엽 사망] “암살가능성 0%에 가깝다”

    [황장엽 사망] “암살가능성 0%에 가깝다”

    10일 오전 서울 논현동 안가(安家·안전가옥)에서 숨진 채 발견된 황장엽(87) 전 조선노동당 비서가 자연사했는지 암살당했는지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최종 부검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부터 20여분간 진행한 1차 검안 결과를 바탕으로 황 전 비서가 심장마비로 자연사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안병정 강남경찰서장은 검안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이 없다. 전날 통상적으로 일과를 마치고 돌아와 10일 아침에도 평소처럼 좌욕을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자살 가능성도 낮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 가락동 경찰병원에 임시 안치한 황씨의 시신을 곧바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부검을 실시하고, 오후 7시45분쯤 다시 장례를 위해 서울 아산병원으로 옮겼다. 북한민주화위원회 등 30여개의 북한 단체 관계자와 지인들은 시신이 아산병원에 도착한 뒤 황씨의 수양딸로 알려진 김숙향씨를 상주로 정하고 임시 장례위원회를 꾸렸다. 위원회는 장례를 국가에 현격한 공로가 있는 인물에게 시행하는 ‘사회장’으로 5일간 치르고 시신을 서울 국립현충원에 안장하는 방안을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또 장례위원장은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장례위원회 명예위원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인 1997년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 황씨의 한국행을 성사시켰던 인연이 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이날 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9시 30분 평소 황씨와 함께 안가 2층에 머무르던 신변보호팀 직원은 방에서 기척이 들리지 않자 방문을 두 차례 두드렸다. 황씨는 보통 이 시각이면 거실에 앉아 헛기침을 하는 등 활동을 시작하는데 이날 따라 방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상한 느낌이 든 직원은 “안 나오십니까.”라고 재차 질문했지만 또다시 정적이 흘렀다. 그제서야 직원이 당직실에 있는 비상키로 문을 열고 들어가 급히 방안 욕실을 확인한 결과 알몸 상태의 황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황씨는 욕조 속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반쯤 담근 채 호흡이 이미 정지된 상태였다. 그러나 황씨가 공교롭게도 북한이 대내외에 ‘3대 세습체제’를 발표한 미묘한 시점에 사망해 일각에서는 암살 의혹도 제기됐다. 그는 지난 3월 말 미국을 비밀리에 방문, 3대 세습체제를 강도 높게 비난한 바 있다. 또 황씨가 사망한 10일은 북한의 최대 국경일 중 하나인 ‘노동당 창건일(10·10절)’이어서 이런 의혹이 더욱 부각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 전문가는 “천안함 사태와 북한의 3대세습 등 굵직굵직한 이슈가 잇따라 터지면서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황씨의 사망시점에 대한 의문과 암살을 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황씨가 기거했던 논현동 안가에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전혀 없다는 점을 들어 암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입장이다. 24시간 출입과 외부 연락은 물론 식사 등을 모두 철저히 검사하기 때문에 암살 가능성은 ‘0%’에 가깝다는 것이다. 실제로 황씨가 거주했던 안가는 3m가 넘는 담으로 둘러싸여 있고 담장 안쪽으로 쇠고리와 가시철망이 설치돼 외부의 침입이 쉽지 않다. 또 지붕과 담장에 7대의 CCTV가 설치돼 있고 10여개의 적외선 센서도 작동되고 있다. 건물 안쪽에는 각종 화기로 중무장한 20여명의 신변보호팀이 황 전 비서를 밀착경호했다. 저격에 대비해 2층에는 창살과 불투명 방탄유리를 설치하고, 마당에 맹견(猛犬)을 풀어놓기도 했다. 정현용·윤샘이나기자 junghy77@seoul.co.kr
  • [황장엽 사망] 탈북자들 “北 살해위협 지속… 마음에 걸려”

    여야 정치권은 10일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의 사망에 애도의 뜻을 밝혔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황 전 비서는 많은 위협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북한 주민의 인권회복을 위해 헌신해 왔다.”면서 “한나라당은 고인의 업적을 초석으로 삼아 대한민국의 안보와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황 선생은 북한에서 주체사상을 세운 학자이면서 민족에 대한 뜨거운 열정도 갖고 있었다.”면서 “이렇게 급격히 사망하신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인간의 자유와 가치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신념에 따라 최선을 다하고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고인의 영전에 애도의 묵념을 올린다.”고 밝혔다. 황씨의 망명을 성사시켰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황씨는 전쟁을 막고 북한의 세습독재에 대한 허구를 통렬하게 질타하던 훌륭한 애국자였다.”며 애도를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7년 망명 당시 황씨의 신변인도를 꺼리던 중국 장쩌민 국가 주석을 상대로 “황씨가 북한으로 압송되면 중국은 인권 말살 국가라는 비난을 받을 것”이라며 직접 설득했었다. 황씨와 함께 반북 활동을 해온 국내 탈북자들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모든 탈북자 단체의 중심이자 리더였고 우리들에게는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며 애통해했다. 황 전 비서가 공교롭게도 북한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이 공식화한 날 세상을 떠난 데 대한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는 탈북자들도 많았다. 김영일 ‘성공적인 통일을 만드는 사람들’ 대표는 “연세가 있으시긴 해도 최근까지 활발히 활동하셔서 뜻밖이라는 생각도 든다.”면서 “자연사로 알려졌지만 북한에서 계속 살해 위협을 해 왔기 때문에 좀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구혜영·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대한안성형학회 워크숍 성황

    대한안성형학회(회장 김성주·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10일 김안과병원 명곡홀에서 제6회 눈꺼풀성형술 워크숍을 개최했다. 워크숍에는 국내 안성형 전문의 18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4부로 나눠 진행된 워크숍에서는 하안검(아래쪽 눈꺼풀) 성형술을 주제로 다양한 임상 사례와 수술 기법 등이 소개됐으며, 하안검 성형술과 주사시술법 등에 대한 시술 동영상과 토론회도 마련됐다. 김성주 회장은 “이번 워크숍에서 하안검 성형술의 다양한 치료기법을 제시하는 등 안성형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것이 성과”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G20 개막 새달 12일 ‘승용차 없는 날’ 지정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열리는 오는 11월12일이 ‘승용차 없는 날’로 지정된다. 내달 12일에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 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해 추진할 방침이다. 경호안전구역도 정해 북한의 테러위협 등에 대비하되, 부분적인 통제를 통해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G20 정상회의 경호안전통제단은 서울 G20 정상회의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다음 달 12일 오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승용차 없는 날’을 지정, 국민의 자발적 교통 감소와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 정상회의 기간에 교통 통제도 전면 통제보다는 부분 통제를 시행해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기관, 학교 등 출근·등교시간 조정을 검토하고 테러 상황 등에 대비해 경호안전구역을 정해 이달 중에 공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1월8일부터 12일까지 경호안전구역 내 집회시위가 제한되며 유사시 군·경이 투입돼 비상 상황에 대처하게 된다. 특히 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 회의장 주변 일부 차로와 코엑스 주변에 전용 펜스를 설치해 외부와 철저히 격리시킬 예정이다.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코엑스 통제 또한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상회의 당일 일반인 출입은 통제하되 입주업체들이 영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행복 전도사’는 왜 죽음을 택했을까

    ‘행복 전도사’는 왜 죽음을 택했을까

    지난 7일 오후 8시30분 경기 고양시 장항동의 한 모텔방. 경찰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이날 아침 7시15분쯤 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이 투숙했는데, 아무 기척이 없어 들여다보니 숨져 있었다는 종업원의 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여자는 침대에 단정히 누운 채, 남자는 화장실에서 목을 맨 채였다. ‘행복 전도사’로 널리 알려진 최윤희(63)씨와 남편 김모(72)씨였다. 방 안에는 편지지 1장 분량의 유서 한 통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겉봉에는 “완전 건강한 남편은 저 때문에 동반여행을 떠납니다. 평생을 진실했고 준수했고 성실했던 최고의 남편.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요!!”라고 적혀 있었다. 전날 오붓하니 여행 다녀 오겠다기에 지방에 요양이라도 간 줄 알았던 자식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설마했던 일이 기어코 일어나고야 만 것이다. 그것도 아버지와 함께라니…. 최씨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유서에 적어놨듯 2년 전부터 몸 상태가 극도로 악화됐다. 폐에 물이 들어차면서 숨 쉬기가 힘들어지는 바람에 지난 추석 때는 응급실에 실려가기까지 했다. 심장에도 이상이 생겼다. 절망에 빠진 최씨는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 내려가 자살하려 했다. 그때 막아선 이는 남편이었다. 홀로 목숨을 끊으려 했을 때 남편이 119에 신고했다. 최씨는 왜 자살을, 그것도 한사코 말리는 남편과 함께 가는 길을 택했을까. 최씨의 인생 역정은 충분히 ‘긍정적’이었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최씨는 38살이던 1985년 1330대1의 경쟁률을 뚫고 현대그룹 주부 공채에 합격, 광고 회사 카피라이터로 변신했다. 22살에 만난 남편의 사업 실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사회생활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사회생활은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톡톡 튀는 젊은 사람들이 넘쳐나는 광고 회사에서, 그것도 남녀 차별이 심한 시절에, 마흔 살 코앞의 아줌마는 울기도 참 많이 울었지만 현대방송 홍보국장으로 영전했다. 최씨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그냥 전업주부로 살았을 것”이라면서 “사업 실패로 힘들었지만 사회생활을 하게 해준 남편이 지금은 너무 감사해서 매일매일 표창장을 준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 쉰둘의 나이에 사표를 던졌다. 자신이 나가면 젊은 친구 3명 정도는 더 일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이어 대한민국 주부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 에세이집 ‘행복, 그거 얼마예요’를 내놨다.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이화여대 교지 편집장 출신다운 글재주와 대한민국 아줌마의 입심으로 방송은 물론 대학, 기업, 군, 경찰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강연 요청을 끌어냈다. 최씨가 강연이나 책에서 가장 강조했던 말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행복을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었다. 예쁘지 않은 외모 때문에 스스로를 “엉겅퀴, 씀바귀, 고들빼기 삼종 혼합인간”이라고 부르면서도 “못생긴 거, 가난한 거, 무식한 거는 죄가 아니다. 죄는 딱 한 가지다. 열심히 안 사는 죄”라고 잘라 말했다. 이때부터 그에게는 ‘행복 전도사’, ‘행복 디자이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런 그도 2년여의 투병생활 앞에서는 더 이상 행복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최씨는 유서에 “링거 주렁주렁 매달고 살고 싶지는 않았다.…700가지 통증에 시달려 본 분이라면 저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했다.”고 적었다. 말없이 담배 피워 무는 우수에 찬 모습에 반해 억지로 졸라서 결혼했다던 남편과의 동반자살에 대해서는 “저는 통증이 너무 심해 견딜 수 없고, 남편은 그런 저를 혼자 보낼 수 없고, 그래서 동반 떠남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밥은 굶어도 희망은 굶지 마라’, ‘최윤희의 웃음비타민’, ‘딸들아 일곱번 넘어지면 여덟번 일어나라’ 등 고인의 책을 낸 원앤원북스의 강현규 이사는 “내가 만나 본 저자들 가운데 가장 인간적이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더 좋아했고. 글 쓰신 그대로 사시는 분이구나 싶어 참 좋아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4일에도 고인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강 이사는 “‘행복 전도사가 자살이 웬말이냐.’ 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던데, 정말 아니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런 생각이 먼저 든다.”고 했다. 언젠가는 글에서 하도 남편 자랑을 하기에 그렇게 좋으냐고 최씨에게 슬쩍 찔렀더니 “젊었을 때는 ‘웬수’였는데 늙으니까 너무 좋다고 하시는데 그 표정이나 말투가 정말 사이가 좋으시구나 싶었다. 자제 분들도 부모와의 관계가 좋은 친구처럼 보였다. ”는 말도 덧붙였다. 충격과 애도 속에 네티즌들은 “힘든 마음을 모르지는 않으나 그래도 자살은 안 된다.”는 글들을 올리고 있다. 동반 자살에는 건강 외에 다른 이유가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전문가들은 만성통증의 위험성에 주목했다. 최씨의 병명은 ‘흉반성 루푸스’와 ‘세균성 폐렴’. 각 신체기관에 만성적으로 염증을 불러일으키는 면역계 질환이다. 김종우 경희의료원 정신과 교수는 “만성화된 통증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을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면서 “(최씨의 자살은) 충동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통증에 대한 무기력증에서 나오는 우울증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미국에 거주하는 딸과 아들(38)이 있다. 최씨 부부의 시신은 경기 일산병원에 안치되어 있다. 빈소는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차리지 않았다. 시신은 10일 화장될 예정이다. 조태성·홍지민기자 cho1904@seoul.co.kr
  • 송도 68층 짜리 NEATT 공사 재개

    자금난으로 지난 5월 건설공사가 중단된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68층짜리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 공사가 7일 재개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날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신한은행 등 NEATT 이해 당사자들과 사업 정상화 방안에 합의,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NEATT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850억원에 이르는 공사 미수금 지급을 6개월간 유예해 주고 이날부터 공사를 재개했다. NSIC는 주주사인 포스코건설의 지원을 통해 NEATT 사업을 마치기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이른 시일 내 성사시켜 공사 미수금을 해소하기로 했다. 인천경제청은 NEATT 상층부의 콘도미니엄과 호텔을 장기투숙 호텔로 용도변경해 제3자 우선매각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주단(건설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금융기관이 결성한 단체)인 신한은행 등은 NSIC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대출금 상환일정을 2년 연기하고 상환비율도 완화하기로 했다. 송도국제도시의 랜드마크로 NSIC가 추진 중인 NEATT는 현존하는 국내 최고 높이(305m) 건축물로 CISCO와 OTIS Korea, 3M 등 글로벌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NEATT 공사비 850억원을 지급받지 못하자 지난 5월 73%의 공정을 진행한 상태에서 공사를 중지하고 유치권 행사에 나섰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