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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고 봅시다… 누가 잘되는지”

    “두고 봅시다… 누가 잘되는지”

    휴대전화기에 찍힌 부재중 통화 목록을 보는 순간 느낌이 왔다. “뭐지. 뭔가 이상한데….” 20통 넘게 와 있었다. 구단 사무실 번호였다. “빨리 연락 바란다.”는 구단 운영팀장의 문자가 눈에 들어왔다. 뭔가 신상에 변화가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구단에 전화를 걸었다. “정준아, 기사 봤냐. 미안하다.” 운영팀장의 첫마디였다. 뭐라 대답할 말을 찾기 힘들었다. 한참을 멍하게 서 있었다. 8년 동안 몸담았던 롯데를 떠나게 됐다. 지난해 12월 20일 투수 이정훈과 함께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박정준의 모습이었다. 투수 유망주 고원준과 1대2 트레이드됐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다. “(이)인구 형하고는 계약을 했는데 저한테는 계약하자는 말을 안 하더라고요.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롯데엔 비슷비슷한 유형의 외야수가 많다. 그 가운데 누가 되든 곧 트레이드가 있을 거라는 얘기가 돌았었다. 예상은 사실이 됐고 그 시기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 마음고생이 많았다. 박정준은 경남 마산 출신이다. 경남고를 졸업했고 2003년 롯데에 1차 지명됐다. 상무 시절을 빼면 부산·경남에서만 생활했다. 고향 팀을 떠나는 건 마음 아픈 일이다. “처음 서울에 올라오니까 춥더라고요. 마음이 추워서 그런지….” 박정준은 말끝을 흐렸다.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모두들 “넥센이 선수 장사를 했다.”고들 했다. 사람들의 관심은 롯데로 가는 고원준에게만 집중됐다. 박정준은 ‘고원준 거래’의 부속물로 여겨졌다. 고원준과 맞바꾸기엔 격이 안 맞다고들 얘기했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 화가 많이 났습니다. 자존심 하나로 버텨온 인생인데….”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당장 제 성적이 안 좋으니 할 말이 없지요. 대신 ‘두고 보자 누가 더 잘되는지’라고 다짐했습니다.” 사실 박정준은 재능 있는 선수다. 출루율과 장타율이 모두 높다. 맞히는 능력에다 힘을 겸비했다. 선구안은 롯데 안에서 최고 수준이었다. 발도 빠르다. 기록만으로는 김주찬과 비슷할 정도다. 주루플레이가 미숙한 편이지만 이건 교정이 가능하다. 고등학교 시절 천재로 불렸다. 입단 뒤 겨울캠프에선 대마신 사시키를 상대로 홈런도 날렸다. 한때 SK 김성근 감독조차 “데려오고 싶다.”고 했었다. 롯데가 1차 지명했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여러 가지로 상황이 잘 안 맞아떨어졌다. “입단 첫해, 팔꿈치 수술을 했는데 이후 감을 못 찾겠더라고요.” 박정준의 말이었다. 그래서 2006년 일찌감치 상무에 입단했다. 2009시즌 시작 전 복귀해선 기회를 잡았다. 6월 한달 동안 4할 가까운 타율과 10할이 넘는 OPS를 기록했다. 그러나 약점이 노출됐다. “체력도 떨어지고 변화구에 약하다는 것도 알려지고… 준비 부족이었습니다.” 2010시즌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의욕이 넘쳤던 게 오히려 독이 됐다. 안 좋은 밸런스로 무리하게 운동을 했다.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고 결국 2군에서 1년을 보냈다. 이제 박정준은 새 팀에서 새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스스로 기대가 크다. “두고 보십시오. 올 시즌이 끝나면 모두가 박정준을 이야기하게 해줄 겁니다.” 각오가 단단했다. 글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음악의 창으로 바라본 과거와 미래

    음악의 창으로 바라본 과거와 미래

    꼬박 원고지 6004장이다. 책의 일반 활자보다 더 작은 글씨들로 빼곡하게 1170쪽을 채운 두툼함이다. 애당초 1만장이 넘는 원고였고 출판사 측은 8~10권 시리즈로 내려 했다. 그러나 저자가 한권의 책으로 내기를 고집해 두 차례에 걸쳐 문장을 대폭 다듬어 줄였다. “새로운 세기는 예술의 시대일 것이라고 말들 하지만 이 명제를 입증할 구체적인 논거들은 갖지 못했습니다. 예술이 흐르고 전달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역사를 돌아보며 미래를 기획하고 싶었습니다.” 최근 ‘음악의 세계사’(문학동네 펴냄)를 내놓은 김정환(57)은 지난 12일 만남에서 ‘미래의 기획’이라는 표현을 줄곧 언급하며 10년에 걸쳐 이뤄낸 작업 성과를 자평했다. 등단 31년을 맞은 시인이자 소설가, 문학 평론가, 클래식 평론가 등을 오가며 사회문화적 담론을 생산해 온 김정환이기에 가능한 소명의식의 발로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전방위적인 차원에서 미래에 대한 전망이 이뤄지고 있지만 음악으로 상징되는 예술을 통해 미래의 전망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그의 의지다. 그는 “역사를 바라보는 창으로 음악을 삼았기에 다양성과 심화를 동시에 볼 수 있으며 인간의 내면과 외면을 동시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음악의 역사가 유구히 펼쳐질 것 같은 제목이다. 하지만 단순한 역사서와는 궤를 달리한다. 음악, 무용, 미술, 문학, 연극 등 예술의 다양한 분야가 모두 동원되며 역사를 추동하고, 상호 교직하는 과정을 펼쳐낸다. 아널드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연상시킨다. 김정환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음악적이고 예술적인 역사의 장면을 포착하며, 신화(神話)의 영역까지 포괄하고 인류의 문화적 시원(始源)을 통해 지금 현재, 나아가 미래의 전망까지 읽어낸다. 명징한 논리의 언어만이 아닌, 시인의 감성과 예지자의 지성을 곁들여 한편의 대 서사시로 바꿔낸 것이다. 그는 “아프리카, 남미, 에스키모, 오세아니아, 유럽 등 여러 대륙의 신화를 찾아 꼼꼼히 읽었다.”면서 “신화는 그 민족과 역사의 절반 이상을 설명해 준다.”고 말했다. “신화 속에 인과관계가 뚜렷하지 않은 문장들이 많아 논리적 설명을 위해 접속어를 일부러 많이 넣는 실험적 문장을 구사해 봤고, 시적 서술은 온전한 창작물”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호흡을 끊기도 하는 불편한 문장들이 눈에 띈다. 창작물만 100권을 훌쩍 넘겼고, 번역서까지 포함하면 200권에 육박하는 ‘전방위 예술가’가 이뤄낸 새로운 지적 성취는 인류사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 기반을 갖추는 데도 유용하다. 3만 8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한나라 “무상시리즈는 복지 위장한 票퓰리즘”

    한나라당이 13일 민주당의 ‘무상복지’ 정책에 ‘쪽박론’으로 맞섰다. 당 지도부는 물론 국무위원, 광역단체장, 당협위원장들까지 “표를 노린 포퓰리즘”이라며 대대적인 공세에 가담했다. 2012년 총선·대선의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는 ‘복지’ 정책 경쟁의 전초전에서부터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묻어났다. 최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낙마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불협화음을 대야 투쟁으로 희석시켜 보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안상수 대표는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민주당의 혈세 퍼주기식 무상시리즈는 복지를 위장한 ‘표 장사’”라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의 위장 복지예산이 언론 추산으로 연 23조원쯤 될 것이라는데 5년이면 115조원, 10년이면 230조원에 달하는 돈은 결국 국민과 젊은 세대에게 빚덩이로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민주당의 무상의료는 무상이 아니다.”라면서 “민주당이 무상의료를 위해서 8조 2000억원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의료 이용 증가와 신의료기술·신약개발 등을 고려하면 30조~38조원이 추가로 소요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보험료도 100%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민주당의 위장 무상의료는 개인 보험료, 사업주 부담금, 국고지원금 모두를 늘리는 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꼭 필요한 계층을 중심으로 보장성을 확대하고 건강보험 재정안정화와 저소득층 부담 완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무상급식에 맞서 주민투표 카드를 빼든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한나라당 서울시당 48개 당협위원장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 시장은 “정치생명을 걸었다. 무상 포퓰리즘을 받을 수 없다.”며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시당위원장인 진영 의원 등은 오 시장에 대한 지지를 약속하고, 주민청구 방식의 주민투표를 성사시키기 위해 필요한 서울시내 유권자(836만여명)의 5%인 41만 8000여명의 서명을 분담하기로 결정했다. 한나라당은 정책위 차원에서 민주당의 ‘무상 복지’의 실체를 분석, 대응 방안을 마련한 뒤 논리 대결을 통해 여론을 설득해 갈 계획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강서구, 합리적 하도급 정착 ‘앞장’

    강서구가 불합리한 하도급 관행 개선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복리 증진에 나선다. 구는 올해부터 발주하는 5억원 이상 모든 공사에 대해 하도급 계획서 제출 의무화와 하도급자 선금배분 확인제를 적극 추진하고,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하도급을 주지 못하도록 계약 적정성 심사를 강화한다고 13일 밝혔다. 그동안 원도급자가 하도급업체에게 대금 지급을 미뤄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원청업체의 저가 하도급 계약이 빈번해 부실 공사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 원도급자가 제출한 하도급계획서에 따라 발주한 공사가 적절하게 시공되고 있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등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계획서를 꼼꼼이 검토해 법령위반사항이 드러나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입찰참가자격도 제한한다. 원도급자와 하도급업체 간 자발적 합의가 있는 경우 하도급 대금을 하도급업체에 구가 직접 지급하는 하도급 직불제도 확대된다. 앞으로는 공고문에 관련 권장사항을 명기, 현재 51%에 그치고 있는 직불실적을 10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100만원 이상의 물품구입, 용역·공사대금 지급 때 입금 후 2시간 이내로 대금지급 사실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주게 된다. 그동안 지급 사실을 홈페이지에만 공개해 계약자들이 회계부서에 전화로 문의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노현송 구청장은 “지금까지 불공정 하도급 거래의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 몫으로 돌아왔다.”면서 “이 같은 관행 개선을 통해 영세한 하도급자 피해를 방지하고 원활한 공사시행으로 지역경제활성화와 주민 복리증진에 크게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공인노무사시험 ‘표준점수제’ 도입

    해마다 공정성 논란을 빚었던 공인노무사 자격시험에 표준점수제가 도입된다. 고용노동부는 그동안 노무사 시험 출제 과목 간 난이도 차이에 대한 수험생의 불만이 끊이지 않아 표준점수제 도입 등을 담은 ‘공인노무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지금까지 절대평가로 치러진 공인노무사 자격시험은 필기형인 1차 시험 중 선택과목인 경제학원론과 경영학개론의 난이도 유지가 어렵고 논술형인 2차 시험은 채점위원 3명의 주관이 반영돼 채점위원 간 평가 점수 편차가 크게 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특히 지난해 시행된 2차 시험은 합격자 분석 결과 3개의 선택과목 중 노동경제학 응시자 평균점수는 65.04점으로 다른 선택과목인 경영조직론(36.42점)과 민사소송법(45.73점)에 비해 최대 30점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선택과목이 당락을 좌우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노동부는 1차 시험은 선택과목 원점수를 표준점수로 산출해 난이도 차이에 따른 점수 격차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1차 시험 필수 과목인 노동법 1·2, 민법, 사회보험법은 기존 절대평가를 유지한다. 2차 시험은 노동법, 인사노무관리법, 행정쟁송법 등 3개의 필수과목과 선택과목 모두 표준점수로 산출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채점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한 국회 환경노동위 이미경(민주당) 의원은 “자격시험의 합리성을 높이고 시험제도에 대한 수험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개정안이 신속하게 마련된 점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채점 제도 개선과 함께 응시 수수료 환불 제도도 정비했다. 그간 공인노무사 시험은 응시생이 시험 접수를 취소하더라도 수수료(1차 3만원, 2차 4만 5000원)를 돌려주지 않았지만, 올해부터는 시험일 20일 전에 취소하면 응시 수수료 전액을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은 6월 12일 실시되는 올해 1차 시험부터 적용된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與 지도부·잠룡 당 중앙위 신년하례회 총출동… 정국 해법 동상이몽

    與 지도부·잠룡 당 중앙위 신년하례회 총출동… 정국 해법 동상이몽

    한나라당 지도부와 차기 대선후보로 꼽히는 ‘잠룡’들이 12일 종로구 부암동 하림각에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신년하례회에 대거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지도부와 잠룡들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파문에 대해 ‘백가쟁명’식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했다. 안상수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 후보자 사퇴 문제는 일단락됐고, 당·청 간 특별한 갈등도 없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당 일각에서 제기된 인사 책임론에 대해서도 “책임은 무슨 책임”이라며 일축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당·청은 한 몸”이라면서 “잠깐 그런 일(갈등)은 있을 수 있지만 정 후보자의 사퇴로 마무리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이 ‘애당하는 마음이 있으니 말을 줄이는 게 좋겠다’고 말하는 등 좋은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지도부가 이렇듯 당·청 갈등이나 청와대 인사책임자 문책론 등에 대해 선을 긋는 것과 달리 잠룡들은 저마다 의견을 피력했다. 한때 ‘거사’의 배후로 지목받았던 이재오 특임장관에게 가장 많은 시선이 쏠렸다. 이 장관은 이번 사태가 ‘여권 내 파워게임’이 아니냐는 시선을 의식한 듯 기자들에게 먼저 “내가 2인자, 왕의 남자라는데 왕의 남자가 누구와 파워게임 하느냐.”면서 “이명박 정부에서는 파워게임도 없고 2인자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직 임기가 2년 남았는데 어설프게 그런 짓 하는 것은 정신이 없는 것”이라면서 “특임장관은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선거 패배 이후 공식 행사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정몽준 전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질 사람이 있는지에 대해 “본인들이 잘 알 것이다. 누가 왈가왈부할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정 전 대표는 “문제 제기 방식이 서양식은 모든 것을 공개하는 것이고 우리는 동양식인데 사전에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이 한나라당에 ‘왜 이렇게밖에 못하나’라고 하는데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정 전 대표의 쓴소리가 당 지도부를 향했다면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비판의 칼끝을 청와대로 돌렸다. 김 지사는 “당이 정 후보자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니 당이 발표한 게 적절하다고 본다.”면서 “책임은 인사권자가 져야겠지만, 보도된 것에 의하면 (인사시스템이) 적절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청 갈등에 대해 “여론이 반영된 결과 아니냐.”면서 “본인이 거취를 표명한 것으로 국민의 뜻이 받아들여진 것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한편 신년하례회를 가진 당 중앙위는 직능기구로, 중앙당 회원 1500명을 비롯해 총 500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당내 최대 조직이자 대선후보 경선선거인단의 5%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표밭’이다. 때문에 당 지도부와 차기 대선주자들이 대거 참석해 대선 경선장을 방불케 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불참했다. 장세훈·허백윤기자 shjang@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농업용 LED와 식물공장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농업용 LED와 식물공장

    연말 연초로 이어지는 한파로 작황이 부진한 채소와 과일 가격이 치솟고 있다. “사시사철 신선한 채소를 싼값에 먹을수 있다는 꿈을 이룰 수만 있다면….” 계절이나 날씨에 상관 없이 연중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식물공장’이 기후변화 시대 농업생산 대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일조량 부족에 대비한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한 농산물 재배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남극 세종기지에 식물공장 설치 지난해 농촌진흥청은 어떠한 기후조건에서도 신선한 채소를 공급할 수 있는 ‘식물공장’을 개발, 남극의 세종기지에 설치했다. 9.9㎡ 남짓한 조그만 컨테이너 박스지만, 현재 푸른 채소 10종 이상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를 개발한 농촌진흥청 엄영철 연구관(57). 그는 “LED 조명이 태양광 역할을 하고, 미세자동조절 시스템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최적의 환경을 유지시켰다.”고 설명했다. 냉동채소만 먹고 변비에 시달렸던 대원들이 지금은 쉬는 시간만 되면 식물공장으로 달려가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LED는 농업부문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빛이 부족한 시설재배 때 빛을 대체해주는 기존의 백열전구에서 LED로 대체하면 전력을 80% 줄이면서 생산은 20% 늘릴 수 있다. 농업용 LED는 크게 전조(電照)용과 보광(補光)용으로 나뉜다. 깻잎, 상추와 같은 엽채류는 전조용 LED를 비추어 꽃이 피지 않도록 한다. 반면 많은 빛이 필요한 과채류는 보광용 LED를 사용한다. 경남농업기술원의 안철근 연구원(42)은 보광용 LED를 이용, 수출용 파프리카를 재배. 연구하고 있다. LED보광기술이 실용화되면 착과율이 상승해 수량이 높아지고 품질향상으로 농가의 안정적인 수입이 예상된다. 그는 “LED농법은 시설재배 작물뿐만 아니라 과수와 약용작물에도 적용이 가능해 계속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물공장 채소 공급업체 늘어 식물공장에서 생산한 채소를 백화점과 대형할인마트에 공급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경남 함양에 있는 리프레시 함양(주)은 500여 평의 공간에서 하루 1600kg의 상추를 생산한다. 돔 형태의 물류창고처럼 생긴 공장에 들어서면 녹색 세상이 펼쳐진다. 층층이 선반을 매단 상태로 외부의 빛을 전혀 받지 않고 LED 광원만으로 상추를 키운다. 박진향 공장장(49)은 “병충해가 없는 클린룸에서 식물을 속성 재배하는 방식”이라며 “비닐하우스 재배에 비해 절반의 시간으로 생산량을 30배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좁고 어두운 실내공간이나 지하실에서도 연중 식물재배가 가능하고 다단계로 층을 쌓아 키우므로 공간사용도 경제적이다. 눈보라 속의 혹한이나 비 한 방울 안 내리는 사막에서 푸른 채소를 재배하는 것은,인류의 오랜 꿈이다. 농사에 필요한 온도와 일조량을 절묘하게 맞추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형 농업모델로 부상하고 있는 농업용 LED와 식물공장이 고부가가치의 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글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中 남부 먀오족은 고구려 후예다”

    “中 남부 먀오족은 고구려 후예다”

    중국이 동이족 수장으로 꼽히는 치우(蚩尤)를 중화 3대 시조로 모시는 것은 만주 등 동북지방에 대한 종주권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여기에는 남부 산악지역에 살고 있는 먀오(苗)족 문제도 있다. 인구가 1000만명에 이르러 중국 56개 소수민족 가운데 다섯 번째로 크다는 먀오족은 자신들의 조상으로 치우를 내세운다. 그런데 먀오족이 치우의 후손이 아니라 패망한 고구려 유민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인희 전북대 쌀·삶·문명연구원 전임연구원이 지난 10여년간 중국 남부지역을 현지답사한 결과를 총정리한 ‘1300년 디아스포라, 고구려 유민’(푸른역사 펴냄)에 담긴 주장이다. 김 연구원은 “역사상 최초의 ‘코리안 디아스포라(Diaspora)가 먀오족”이라고 주장한다. 디아스포라는 이산(離散), 흔히 국가 소멸 뒤 세계 각지로 흩어진 유대인을 뜻한다. 코리안 디아스포라는 재일교포나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카레이스키 등을 지칭한다. 김 연구원의 주장은 구당서, 신당서, 자치통감 등 중국 측 기록에 근거를 두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당나라 장수 이적은 평양성을 함락한 뒤 668년 보장왕과 함께 20만명의 유민들을 끌고 귀국했고, 이듬해인 669년 이들을 남쪽 공한지(空閑地)에 배치했다. 고구려 핵심 지배층을 고구려 본토와 머나먼 곳에 살게 해서 재기 의욕을 끊고, 포로들을 투입해 변경지역을 개발하려는 의도였다. 중국 문헌에 먀오족에 대한 기록이 일절 없다가 10세기 이후 송나라 시대 때부터 갑자기 “고구려와 풍속이 닮았다.”면서 언급되는 까닭은 이때서야 중국 남부에 자리잡은 먀오족을 중국인들이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먀오족이 고구려 유민이라는 증거로 우선 전통 바지 ‘궁고’를 든다. 고대 복식을 보면 중국 남방지역은 무덥고 습하기 때문에 대개 엉덩이와 허벅다리 뒤쪽을 그대로 노출하는 개방형 바지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먀오족만 유일하게 바지 위에다 또 한번 큰 천을 덧대는 방식의 바지, 궁고를 입고 있다. 이는 고대 흉노족 복식이나 고구려 벽화에서 발견되는 복식과 비슷하다. 종아리 부근은 바짝 조이고, 엉덩이와 허벅지 부분은 통을 크게 넓힌 뒤 그 위에다 바지 천 하나를 덧씌워 두르다 보니 엉덩이 부분은 뾰족하게 솟아나도록 한 모양새다. 이는 추운 곳에서 말을 타야 하는 북방 유목민의 전형적인 복장이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형이 죽으면 동생이 형수와 결혼하는 형사취수(兄死娶嫂) 문화, 장례 전에 집안에 시신을 모셔 두는 풍습, 동명왕 신화처럼 아시아 동북부의 대표적 설화인 난생신화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 다양한 근거를 든다. 결정적으로 먀오족은 옷에다 조상에 대한 옛 기억을 그려 뒀다. 이는 인디언 이러쿼이족 출신 미국 학자 폴라 언더우드(1932~2000)가 ‘몽골리안 일만년의 역사’라는 책을 남긴 것과 비슷하다. 문자가 없던 인디언들은 옛 조상들의 대이주 행렬을 장대한 구전 서사시로 남겨 뒀고, 언더우드는 집안 어른들로부터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적 얘기’라고 들어왔던 이 서사시를 기록으로 남겼다. 먀오족 옷의 그림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여자들의 주름치마에 두 개의 강을, 웃옷 뒤편에는 큰 성을 그려 뒀다. 구전설화에 따르면 이들은 추운 곳에서 적에게 패배해 노란 물과 맑은 물을 건너 남쪽으로 왔다. 이게 바로 황하와 장강을 뜻한다는 것이다. 또 조상들이 머물렀던 곳을 잊지 않기 위해 고향에 두고 온 옛 성을 그려뒀다. 이 성의 문양은 장방형인데, 고대 성곽에서 장방형으로 지었던 성은 고구려 성이 가장 대표적이다. 재미있는 점은 서부 먀오족과 달리 동부 먀오족에게서는 ‘큰 강’에 대한 얘기 대신 ‘동쪽의 해 뜨는 바닷가’ 얘기가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를 고구려 패망 뒤 만주 일대에서 남쪽으로 끌려온 이들은 서부 먀오족, 고구려 평양성에서 바다 건너 끌려왔던 이들은 동부 먀오족이라고 해석한다. 동부 먀오족이 서부 먀오족보다 더 반항적이고 남방문화와 비교적 덜 섞여 든 이유와도 연결된다. 한마디로 평양성에 거주했던 고구려의 핵심 지배층이었던 까닭에 서부 먀오족에 비해 문화 자존심이 유달리 강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고구려가 아니라 치우를 조상으로 내세웠을까. 이는 만주족 청나라를 붕괴시키고 한족 중심의 근대국가를 성립시키려 했던 반청 운동가들의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해석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먀오족을 이민족으로 정벌했던 고구려로 보기보다, 한때 다투었던 형제인 치우의 후손이라고 하는 것이 편했다는 것이다. 문자가 없어 옛 조상에 대한 희미한 기억만 갖고 있는 먀오족 역시 중국과는 조상이 다르다는 민족 자주성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는 해석이다. 실제 저자는 먀오족의 조상이 치우라는 주장을 주로 한족 학자들이 내놓는 반면, 먀오족 스스로는 치우에 대해 그다지 알지 못한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는 동북공정이 최근 들어와 시작된 것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정권이 들어선 1950년대부터 이미 시작됐다는 학계 일부 주장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마오쩌둥이 꿈꾼 것은 공산주의 정권이 아니라 한족 패권 정부였다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동북아정세 불안’ 공감… 군사협정 첫단추

    ‘동북아정세 불안’ 공감… 군사협정 첫단추

    지난 2009년에 이어 2년만에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은 한국과 일본 사이에 적극적인 군사협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군사협정 체결을 위한 첫단추를 뀄다. 한반도 강제침탈이라는 역사적 벽을 넘어야 할 만큼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가 불안하다는 동반자적 인식 때문이다. 회담 직후 신경수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이 발표한 ‘한·일 국방장관회담 결과’는 양국이 향후 추진하게 될 군사협정의 기본적인 틀을 담았다. 국내 정서상 일본과의 군사협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이기 위한 모습도 나타났다. 결과문에서 양국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등 일련의 도발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양국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국 군은 우선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에 대한 정보공유를 위한 협정 체결을 추진키로 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양국이 북한의 핵 및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특히 일본이 보유한 정찰위성을 통한 북한 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협정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차장은 “기본적인 단계의 논의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지난해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 해상 연합훈련 때 일본 해상자위대 장교 3명이 훈련을 직접 참관하는 등 적극적인 군사교류가 시작된 만큼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위한 준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미 러시아를 비롯해 21개국과 체결된 협정”이라면서 “국민정서를 고려한 시기 조율이 필요할 뿐”이라고 전했다. 당초 우리 군 안팎에서 우려했던 ‘한반도 유사시 군수지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군대의 한반도 진입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거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장관은 앞으로 국방장관과 차관 등 군 고위급 인사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각군 간 부대·교육 교류, 수색구조 훈련 등을 활발히 진행하기로 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함바 비리’ 확산] 檢 최강 특수라인 칼 뽑았다

    [‘함바 비리’ 확산] 檢 최강 특수라인 칼 뽑았다

    “동부지검이 움직일 때가 됐는데….” 지난해 재경지검 3곳이 앞다퉈 대형 수사를 개시했을 때 법조계 인사들이 입을 모아 했던 말이다. 중앙지검을 제외하고 서울에 있는 동·서·남·북 지검 중 유독 동부지검만 침묵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 동부지검이 ‘함바 로비 사건’으로 대대적인 특별수사를 시작하자 검찰 안팎에서는 “역시 동부지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번 함바 로비 사건의 수사 라인은 검찰에서도 내로라하는 ‘특수(특별수사)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총지휘를 맡고 있는 이재원(53·사시24회) 동부지검장은 평검사 시절부터 사회 고위층이 연루된 비리·비위 사건을 자주 맡아 처리했다. 사회 고위층 외화밀반출 사건, 영웅파 사건,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 수뢰 사건 등이 모두 그의 작품. 김강욱(53·사시29회) 차장검사는 “대형 사건 수사 중 이름을 걸치지 않은 게 없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검찰의 대표 ‘특수통’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금융조세조사부 등에서 뼈가 굵었으며, 국정원 불법 도청 사건, 삼성 비자금 의혹, 론스타 헐값 매각, 행당도 개발 의혹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동부지검에서 특수부장 역할을 톡톡히 해 나가고 있는 여환섭(43·사시34회) 형사6부장은 꼼꼼하고 치밀한 수사 스타일로 유명해 검찰 내에서도 ‘독종 검사’로 불린다. 대검찰청 중수부의 김홍걸씨 수사, 2005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 사건, 2006년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수사 등 역시 대규모 기업비리, 권력층 비리 등을 도맡아 온 특수통 검사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女談餘談] 여자라서 자랑스럽다/구혜영 정치부 기자

    [女談餘談] 여자라서 자랑스럽다/구혜영 정치부 기자

    연말이면 꼭 챙기는 송년회가 있다. ‘십자매’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여성들의 모임이다. 십자매는 집단으로 행동하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여러 마리를 함께 키울 때 모두 한 둥지에 들어가 자거나 떼를 지어 함께 다니는 식이다. 모임명의 근원이다. 언론인, 소설가, 여성학자, 영화평론가, 한의사, 변호사, 정치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뭉쳤다.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탓에 실명을 밝히긴 어렵지만 다들 이름만 들어도 각 분야에서 존경 받는 인물들이다. 탁월한 전문성도 높은 평가를 받지만 이들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공익적’ 세력이기 때문이다. 호주제 철폐, 여성·인권 운동 등 우리 사회의 공익을 위해 한결같이 헌신해 왔다. 지난 연말에도 어김없이 모임의 대장 격인 한 선배의 집에 모였다. 제주 올레의 마스코트인 조랑말 ‘간세’ 인형을 만들며 한해를 돌아봤다. 간세는 느릿느릿한 게으름뱅이라는 뜻의 제주도 말 ‘간세다리’에서 유래했다. 자투리 천, 헌옷 등 버려지는 것들을 재활용해 만들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이기도 하다. 천을 자르고 바느질을 하면서 밤 늦도록 1년을 돌아봤다. 나라 걱정, 건강 걱정, 살림 걱정, 온갖 걱정들이 황토물처럼 쏟아졌다. 2년 전 연말에는 지천명에 다다른 선배들이 열심히 배운 벨리댄스를 선보여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간통법과 제사 등 여성들을 옥죄는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며 즉석 서명운동을 벌였다. 물론 만남은 송년회에 그치지 않는다. 1년 사시사철 각자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십자매’처럼 달려가 서로 도와주며 힘을 보탠다. 모임을 이끄는 대선배들은 고 리영희 선생 생전, 병마와 힘겹게 싸우던 리 선생 앞에서 학예발표회를 펼치기도 했다. 이 ‘대단한’ 선배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올 무렵이면 늘 가슴이 벅차곤 했다. 다들 유명인이라서가 아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세상에 대한 연민이 깊어지고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다. 같이 어울리며 키워주고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서로 고마워서 어쩔 줄 모르는 여성들. 걱정도 함께하면 힘이 된다고, 그 힘으로 행복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선배들의 다짐에 올해도 건강하시라는 나의 기도를 보탠다. koohy@seoul.co.kr
  • [서울플러스] 초등생 ‘드라마 속 한국사’ 특강

    종로구(구청장 김영종) 이화동 자치회관에서 1월 한달 동안 매주 월요일 초등학교 3~5학년생을 대상으로 ‘알면 더 재미있는 드라마 속 역사이야기 한국사 특강’을 한다. 선사시대, 청동기·철기시대를 시작으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문화 발달 등을 가르친다. 드라마 속에 나오는 사화(士禍), 당쟁, 교육·신분제도도 알아본다. 이화동주민센터 731-1772.
  • [인사]

    ■법무부 ◇고위공무원 승진 <사무국장>△서울서부지검 경인현△인천지검 구자익△청주지검 성용균△전주지검 이제훈◇고위공무원 전보 <사무국장>△서울고검 김광수△서울중앙지검 이상혁△서울북부지검 홍성환△수원지검 신호종<파견>△법무부 중앙공무원교육원 김진우◇검찰부이사관 승진△대검찰청 집행과장 김정옥△대전고검 총무〃 정연익△대구지검 총무〃 도용수◇검찰부이사관 전보△대검찰청 운영지원과장 정형영 ■국토해양부 ◇과장급 전보 △주택건설공급과장 김희수△국립해양조사원 해도수로〃 최창섭△공공주택건설추진단 파견 안충환△국무총리실 〃 정의경△미래기획위원회 〃 우수한 ■통계청 ◇국장급 △기획조정관 정규남△통계정보국장 김설희△통계청 신승우◇과장급△비서실장 문정철△통계협력과장 안정임△정보화기획〃 서찬일△통계포털운영〃 이종호△조사시스템관리〃 류제정△정보서비스팀장 오성영△공간정보서비스〃 진찬우△호남청 농어업조사과장 오삼규△통계청 김경태 이호섭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 장원경△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장 양창범 ■해양경찰청 ◇총경 승진 임용 예정 △홍보1팀장 윤병두△예산〃 김도준△외사과장 정봉훈△경비계장 김병로△정비〃 김영모△창의실용팀장 김성종△총무계장 강성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과장급 △운영지원과장 김상권△도시건축국 도시발전정책〃 권상대△기반시설국 정보인프라〃 남일석 ■공정거래위원회 ◇고위공무원 전보 △시장감시국장 신영선△카르텔조사〃 정중원△기업협력〃 김성하△서울사무소장 신동권△시장구조개선정책관 김재중◇고위공무원 승진△대변인 곽세붕◇부이사관 승진△경쟁심판담당관 강재영△카르텔총괄과장 송상민◇서기관 승진△운영지원과 박기흥△제조업감시과 김신영△가맹유통과 왕일상◇과장급 파견△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한민국정책센터 강재영 ■전남도 ◇지방부이사관 전보 △투자정책국장 송영종△경제산업〃 김동현△F1대회조직위 운영본부장 이점관△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투자유치본부장 나승병△여수부시장 정병재△국방대 파견 정인화◇지방서기관 전보△녹생성장정책실장 임영묵△공무원교육원장 강대석△감사관 조경학△종합민원실장 최영렬△영광부군수 박영윤△장성〃 박기열△완도〃 이 진△무안〃 윤성호△문화예술재단 사무국장 박양종△교육파견 윤진보 최종선 ■서울대병원 △비서실장 윤근식<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총무부장 김승연 ■KBS 미디어 △방송제작사업부장 강봉관 ■KB데이타시스템 ◇본부장 전보 △운영서비스본부장 정세환△개발서비스〃 김도영◇부장 승진△운영서비스2부장 우종원 ■광고사랑 ◇승진 △이사 김양수 ■심팩그룹 <심팩> ◇승진 △대표이사 부사장 전지중△전무이사 오창석△상무이사 이동환◇전보△심팩 메탈 대표이사 사장 서련석<심팩 에이앤씨> ◇승진△전무이사 김학형<심팩 이엔지> ◇승진△이사대우 임상욱<심팩 메탈> ◇승진△이사대우 정완수 ■농협중앙회 ◇승진 △기획조정상무 김준호△홍보실장 이상욱
  • [신년 대담] 박상은 한나라의원·문정인 연세대교수가 조망한 ‘연평도사태 이후’

    [신년 대담] 박상은 한나라의원·문정인 연세대교수가 조망한 ‘연평도사태 이후’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북정책, 대외정책이 연평도 도발 전후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평도가 지역구인 기업인 출신의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과 국제정치학자이자 북한·미국통인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가 5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만나 연평도 사태 이후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이도운 정치부장의 사회로 1시간 20분간 이어진 좌담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다. 사회 : 이도운 정치부장 →현장 얘기를 먼저 듣겠다. 연평도 사태 이후 서해 5도 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왔는가. 박 의원 그동안 북한을 같은 민족으로서 대하고, 한민족의 공동 번영과 평화, 통일 등에 대한 개념이 상당히 정착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이후 서해 5도 지역 주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 대부분이 과거 우리가 말하는 ‘반공’ 분위기로 회귀한 것 같다. →연평도 사건이 남북관계와 동북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문 교수 외교 안보 패러다임에서 연평도 사태를 미국의 9·11 사태와 비교하는데, 옳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연평도 사건은 이제야말로 북한과 빨리 대화하고 서해 5도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해서 평화 협력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연평도 사태와 관련해 중·러는 북한 편을 들고 한·미·일은 북한을 규탄했다. 상황 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동북아에 새로운 냉전구도가 생기고 우리도, 북한도, 동북아도 모두 어려워진다. →연평도 사태로 북방한계선(NLL) 문제가 다시 제기됐다. 한나라당의 입장은 무엇인가. 박 의원 국제법을 따지는 것보다는 우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되면 독도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실효적 지배를 하니까 현실을 인정하고 협상하면 거기서 지배가 가능해야 한다. ●“상호주의 기반 대북 대화 늘려야” →지난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에 합의했다. 이 시점에서 당시 합의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문 교수 그 합의를 지켰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생각은, 국제해양법 측면에서 보면 그렇게 강하지 않으니 현실적으로 보자는 것이었다. 북한은 5개 도서의 남쪽 귀속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자유로운 선박 통행을 바랐던 것이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NLL을 양보 못 하는 대신 평화협력지대를 만들어 갈등을 풀자는 것이었다. 박 의원 인천국제공항부터 해주까지 갯벌이 6억평이다. 그것을 단계적으로 개발해 경제자유구역을 만들어 남북이 공동 번영하자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우리가 평화수역 만들자고 했을 때 북한이 NLL을 인정한 면이 있다. 국제 영해가 12해리인데 북한이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북한도 우리의 실효적 지배를 인정한 것이다. 남북 간이 현재 천안함·연평도 도발로 그런 얘기를 할 상황은 아니지만 어느 시점에서 국면이 바뀌면 다시 심각하게 얘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국민 인식이 보수화되고 있는데 대북정책은 어떻게 해야 하나. 박 의원 북 도발에 의해 국민 생명을 빼앗기고 정신적, 물질적 손해를 입었는데 정부에서 그것을 없는 것처럼 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 들어 기조가 바뀐 것이 상호주의다. 다만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전시 중인 국가도 대화하는데 우리는 그런 대화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향후 어떻게 나올 것 같나. 문 교수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한다고 하고, 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 때 보면 상당한 수준의 미사일 요격 능력도 갖고 있다. 남측과는 대화한다고 할 것이고 핵은 포기 안 하려 할 것이다. ‘비핵·개방·3000’은 현실성이 약하다. 북한은 핵이 체제 생존을 위한 것인데 3000달러와 등가성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랜드 바겐(일괄 타결)도 가능한 대안이 아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남측이 북에 대해 영향력이 있을 때 미국과 중국도 우리를 따르고, 제한적이나마 우리가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남북관계가 단절돼 어렵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북과 대화해서 북에 대한 영향력을 갖고 남측에 의존하도록, 도움을 받고 싶게 만든 뒤 미·중과 조율하면 북핵 해결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북한 자체의 변화가 없으면 힘들 것이다. 개방으로 가고 시민사회가 확대되고 안심을 느껴야 하는데 어려운 것이다. →연평도 이후에도 주가가 올라 최근 며칠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과연 ‘북한 리스크’는 있는 것인가. 박 의원 그만큼 우리 경제와 국민이 성숙한 것이다. 경제가 커지는 동안 정부와 외교관, 전문가들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경제인들은 경제를 발전시켜 한반도 미래를 개척할 테니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안보를 더 강화하면서 북측에 당근을 줘 북한이 개방, 자유 세계로 나오도록 문을 열어주는 건 우리가 할 수밖에 없다. 문 교수 증시 활황은 경제적 변수인데, 이것을 정부가 강한 응징을 해 북이 꼬리 내린 것이고, 그러면 경제는 계속 활황으로 갈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계산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북한이 그렇게 망나니는 아니라는 것과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이 최악의 상황을 막는 안전 기제가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다. 이것을 너무 자신해서 공세적으로 가다가 확전되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 있다. ●“대북 응징이 증시 활황 배경 아냐” →연평도는 접경 지역이지만, 개성공단은 북한 내부에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박 의원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은 남북관계가 잘될 때는 공존 번영사업이지만, 나빠지면 우리 입장에선 북한에 인질이 되는 것이다. 유사시에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해도, 우리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2단계 사업 투자도 늦어지고 있고 북측 불만이 크다. 문 교수 생각하기 나름이다. 현 정부가 얼마나 일을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었나.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은 안타깝지만 남북관계를 볼모로 잡았다. 하나 터지면 정부가 응징 외교 하고 남북관계가 악화됐다.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상황에서 개성공단까지 문 닫으면 남북관계 끈을 잘라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긴장이 고조되고 일촉즉발의 분쟁이 발생하는 것이다. 외국 투자자들은 개성을 본다. 개성 문 닫으면 뺀다. 우리 정부도 조심스러운 것이다. 쉬운 평화의 길이 있는데 왜 싸움을 하나. →정부도 남북정상회담 마음은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문 교수 백채널로 북한과 대화가 오가야 하는데 이뤄지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위기가 있으면 백채널이 만들어지고 정치적 작업이 있는데 단순히 이벤트성 정상회담은 의미가 없다. 두 정상이 만나서 큰 그림, 평화 번영을 가져올 큰 그림을 그릴 전략을 갖고 접촉해야 한다. 우리 정부에 그런 그림과 전략이 있는지 모르겠고 백채널도 의문시된다. (교수님이 백채널로 나선다면?) 나를 활용하지 않으니까(웃음). 시간 늦으면 소용없다. 올해 상반기가 마지노선이다. 대통령이 김정일 만나 남북 현안 문제를 풀고 핵 이야기를 하고, 이 대통령이 미 오바마 대통령과 친하니 오바마와 김정일이 만나 핵 문제 풀게 하면 일석이조다. 박 의원 박왕자씨 사건은 남북관계를 재정립할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촉매제가 됐다고 본다. 연평도 사건도 국민들에게 좋은 반성의 계기가 됐다. 북한이 도발한 것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지 정상회담도 바람직한 것이 된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기반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문 교수 정상회담은 조건 없이 해야 한다. 사과 전제로 하는 것은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무조건 조건부, 미국 의존형 외교만 하고 있다. 우리는 큰 그림과 전략이 없다. 북한은 살고 죽는 문제로 접근하기 때문에 강제로 할 수 없고 대화와 설득을 해야 한다. 정리 김미경·유지혜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보문호 ‘야간관광 1번지’로

    보문호 ‘야간관광 1번지’로

    경주 보문호가 ‘대한민국 야간 관광 1번지’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경북도는 그동안 경주 관광의 취약점으로 제기돼 온 콘텐츠 부족 및 야간 관광 문제점 등을 해소하기 위해 보문호 일대에 관련 인프라를 집중 구축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도는 우선 경주시 및 경북관광공사와 함께 올해부터 내년까지 70억원을 들여 보문호 주변 산책로와 자전거길 7.6㎞ 구간에 야간 경관조명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올해 힐튼호텔 쪽 탐방로에 조명등을 설치한 뒤 내년에 반대편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야간 조명등이 설치되면 일몰 때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불을 밝히게 된다. 또 관광객이 보문호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전망데크 12곳과 조명데크(1.6㎞), 쉼터를 조성하는 한편 경주월드~힐튼호텔 사이 및 수문 등 2곳에는 보행 교량을 각각 설치한다. 도는 이와 함께 오는 5월부터 보문호 수상 공연장에서 세계적인 거장 장예모 감독이 연출한 ‘인상서호’ ‘인상유삼저’란 공연 행사를 열 계획이다. 또 민자 160억원을 유치해 역시 같은 장소에서 멀티미디어쇼를 야간에 연중 상시 선보일 계획이다. 보문호 수상 공연장은 지난해 국비 등 50억원을 투자해 관람석 2070석 규모로 건립됐다. 도는 이 밖에 보문호에 초대형 관광 유람선(음악회·뷔페)을 띄우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1963년 준공된 보문호는 길이 1.6㎞, 폭 500m, 깊이 22m 규모로, 사시사철 야경이 아름다워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경북도 이상훈 인프라개발담당은 “이들 사업이 완공되면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연간 300여억원 이상의 경제적 이익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이슈 Q&A]北·中 밀월에 日과 협력 필요… 군사동맹은 힘들 듯

    한국과 일본의 군사적 교류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일 간의 ‘안보 동맹’ 체결 가능성이라는 섣부른 추측까지 나온다. 한·일 군사협력이 논의되는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본다. Q:한·일 군사동맹은 가능한가. A:힘들것 무엇보다 한·일 간에는 군사동맹을 맺을 만한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지 않다. 내가 피해를 입으면 동맹의 당사자가 구하러 와야 하는데 한·일관계는 그렇지 못하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도 오락가락하고, 독도 영유권까지 주장하는 상황이다. 또 동맹이 되려면 공동의 적이 있어야 한다. 양국이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입장이 비슷할지 모르나 중국에 대해서는 다르다.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위협을 더 많이 받고 있지만 한국은 안보 위협을 받는 수준은 아니다. Q:현재 한·일 간 군사협력은 어느 정도인가. A:참관 수준 겉으로는 옵저버로서 서로의 훈련을 참관하는 정도다. 지난해 7월과 10월, 12월에 일본군이 한국 영해에서 실시된 훈련에 참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 정도는 한국과 중국, 한국과 러시아 간의 군사교류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Q:일본은 왜 한국과의 군사 협력에 적극적일까. A:중국 견제 일본으로서는 동북아에서 중국에 완전히 패권을 내주는 상황이 도래할 것으로 판단, 한국과의 군사동맹으로 몸집을 불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 등 최근 중국과의 충돌에서 받은 충격이 한국과의 군사협력을 재촉했을 수 있다. 일본으로서는 한국과 군사동맹을 하면 러시아와의 북방 4개섬 영토 분쟁에서도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나아가 한국과의 군사동맹은 ‘군대 아닌 군대’인 자위대의 정상군대화를 자연스럽게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일본으로서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천안함 사건 등으로 한국에 안보 위기가 부각된 현 상황을 한·일 군사동맹 추진의 호기로 인식하는 것 같다. Q:한국은 왜 일본의 군사협력 제안을 일축하지 않나. A:필요성은 인정 북한의 잇단 도발 이후 북·중이 가까워지면서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을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통일 과정에서 일본과의 군사협력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 사실 기본적으로 한반도 유사시 주일 미군기지가 배후기지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한·일 군사동맹이 부존(不存)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은 지난달 한·미·일 연합훈련 가능성에 대해 “중·장기적인 문제이지, 당장 실현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뒤집어 보면 시간이 좀 지나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Q:미국은 한·일 군사동맹에 어떤 입장인가. A:적극적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도구로 한·미·일 3각동맹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지난달 서울에서 마이클 멀린 미국 합참의장이 공개적으로 한·미·일 공동 군사훈련을 주장했다. 최근 한·일 국방 당국의 밀착 움직임은 미국의 추동력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Q:앞으로 한·일 군사협력은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 A:인도주의적 접근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은 지난달 한·미·일 연합훈련 가능성에 대해 “인도적 차원의 해상해난구조 훈련 등 양국이 부담없이 수용할 정도의 훈련은 모를까 갑자기 한·일 연합훈련으로까지 가기는 힘들다.”고 했다. 우선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등과 관련한 인도주의적인 훈련을 통해 주변국들의 거부감을 피하면서 점차적으로 군사협력의 수위를 높이는 방법을 선호한다는 얘기로 들린다. Q:우리가 일본과의 군사교류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A:군사기술 일본은 잠수함 기술 등 첨단 군사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과의 군사동맹이 이런 실질적인 혜택으로 직결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Q:한·일 군사협력이 독도 문제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A:영향 없을 듯 독도 문제는 기본적으로 외교 현안이다. 하지만 한국 내에는 일본과의 군사동맹이 자칫 독도 영유권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존재하는 만큼 독도에 대한 한국의 영유권을 사전에 명확히 한 뒤 군사동맹으로 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오이석·유지혜·김정은기자 carlos@seoul.co.kr ■ 도움말 주신분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김호섭 중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국방부 관계자들.
  • 장군 승용차 ‘★판’ 떼어낸다

    장군 승용차 ‘★판’ 떼어낸다

    군이 장군의 상징인 ‘성(별)판’을 떼기로 했다. 관료주의적인 부대의 전투부대 전환을 위해 장군들도 변화에 동참키로 한 모습이다. 3일 군에 따르면 각 군 장성들은 장군의 상징이었던 승용차 성(별)판을 떼어내고 장군용 전투화 대신 일반 전투화로 갈아 신기로 했다. 흙 묻은 전투화가 야전의 상징이란 점에서 권위주의를 벗어버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지퍼가 달린 장군용 전투화도 끈을 매는 방식의 일반 전투화로 바꾸기로 했다. 권총 가죽 벨트와 장군 전용 벨트도 행사 때만 착용하고 평소에는 일반 장병과 동일한 벨트를 착용하기로 했다. 육군은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이 지난해 말 장군단에 보낸 이메일 서신을 근거로 1일부터 이 같은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김 총장은 또 장군들에게 허용된 차량과 운전병 운영에 대한 개선 방안도 내놓았다. 지휘관 및 위기관리직책 장군에게는 긴급 상황시 즉각 부대복귀, 지휘활동 보장을 고려해 차량과 운전병을 지원하고 기타 장군들의 차량은 개인용으로 허용하되 운전병은 통합해 운용하라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해군과 공군에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내용은 이미 시행됐으며 다른 부분도 점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집무실 입구 성판과 건물, 사무실 등에 장성기 게양, 행사시 장성곡 연주, 지휘관 관사 공관병 지원, 장군용 권총 지급 등은 지휘권 확립과 장군 계급의 상징성을 고려해 현행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철’없는 모기 이제 사라지려나

    중구가 ‘철없는’ 모기를 소탕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구는 오는 3월 말까지를 겨울철 모기 특별 방제기간으로 정하고 집중적인 방역활동을 벌인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구는 방역소독반을 편성해 난방시설이 잘 갖춰져 모기들이 서식하기 쉬운 아파트와 대형 건물 등을 대상으로 소독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모기방제신고센터(3396-6365)도 설치해 주민들이 모기 서식지를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모기는 지구 온난화와 도심 열섬현상, 난방시설 확충 등의 영향으로 어느덧 사시사철 일상의 동반자가 되고 있다. 1억년 전 중생대부터 끈질기게 생명력을 보유해 웬만해선 막을 수도 없다. 그나마 햇볕 쨍쨍한 여름보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이 모기 소탕을 위한 적기다. 변온동물은 기온이 낮아지면 체온도 떨어져 성장·번식도 늦춰지기 때문이다. 이교명 구보건소 전염병관리팀장은 “모기는 겨울이 막 시작될 무렵에는 체내에 지방을 축적해 체력이 강하나 해빙기인 2~3월에는 체내 지방을 많이 소모해 월동에 성공할 확률이 20~30% 미만으로 떨어진다.”면서 “게다가 겨울에는 제한된 공간에서 활동하는 만큼 완전 방역도 가능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유충(장구벌레) 한 마리를 없애면 모기 성충 500마리를 박멸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디자인 보이/이현숙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디자인 보이/이현숙

    상쾌한 냄새에 눈을 떴다. 햇빛 반사율 17프로, 은은하게 펼쳐진 햇살 무늬 빛과 방안 공기를 채운 나무 향은 마치 숲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어젯밤 잠들기 전 설정해 놓은 기상 프로그램 중 2번 ‘숲 속 통나무집’이다. ‘해변의 아침’이나 ‘강변의 산책’ 등 몇 가지 중에 선택한 것이다. 자고 일어나는 장소로는 자연이 제일 좋은 건가? 프로그램에는 산이며 강, 바다 일색이었다. 몸의 상태가 좋다. 역시 자연스러운 게 좋은 건가 보다. 집은 벌써 깨끗하게 정리정돈되어 있었다. 벽걸이 화면으로 엄마 얼굴이 보였다. “령아, 식탁 위에 있는 것 먹고 화상 수업은 빼먹지 마. 너 요즘 수업시간에 늦는다는 정보가 엄마 블로그에 떴더라. 그리고 몸 디자인!” 한쪽 눈을 찡긋하는 엄마 얼굴이 보였다. 오호! 바로 오늘이다. 나는 쾌재를 부르며 집을 나섰다. 아파트 현관에 파란색 새 자동차 씽씽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갈 곳은 이미 입력되어 있다. 내가 타자마자 씽씽이가 소리 없이 움직였다. 오늘은 몸 디자인을 위해 전신성형병원에 들르는 날이다. 몸 디자인은 21세기 중반 성장기 아이들의 필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안 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거다. 키가 자라는 속도에 맞추어 성장판을 조절하고 팔다리와 몸의 각 부위를 보기 좋게 가꾸는데, 원한다면 얼굴 프로그램과 병행하기도 한다. 나는 얼마 전에 몸 디자인을 시작했다. 얼굴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다른 아이들보다 한참 늦었지만 조르지 않았으면 열세 살인 지금도 방치되고 있을 거다. 엄마는 이런 면으로 보면 너무 유행을 모르는 것 같다. 요즘 이 프로그램 없이 크는 아이가 어디 있다고. 오래전부터 얼굴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아이들도 많은데 말이다. 차창 밖으로 새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얼마 전 지은 쇼핑몰이다. 화려한 외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참, 생일선물!’ 오늘 저녁에 하나의 생일파티가 있는 걸 깜빡했다. 얼른 선물을 사 놓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씽씽이의 몸체가 흔들리는가 싶더니 바닥으로 살짝 내려앉았다. “씽씽. 왜 이래? 무슨 일이야?” 얼마 전 출시된 컨셉트 카인 씽씽이는 모든 기능이 전자동이고 차체 문제까지도 스스로 진단하는 최신 자기부상 승용차다. 바닥에 촘촘하게 장치된 전자석에 씽씽이의 센서가 반응해 자유롭게 이동하는 거다. -차체 이상 발견, 잠시 기다려 주세요. 스피커에서 씽씽이의 기계음이 나왔다. “아이 참, 왜 하필 지금이야?” 발을 동동거리며 팔짱을 끼는데 차창으로 어떤 남자애가 다가오는 게 보였다. 톡톡. 나보다 나이가 좀 많아 보이는 남자애가 차창을 두드렸다. 씽씽이의 스피커에서는 제작회사에 상황을 전하는 기계음이 계속 들렸다. 열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 차창을 내렸다. 헉.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조각한 듯 아름다운 얼굴 하나가 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네 차 고장 났지? 내 차 때문이야.” 보기와는 달리 묵직한 목소리였다. “내 차에 문제가 생겨 네 차까지…….” 나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 눈엔 햇빛에 반짝이는 머릿결과 자그맣게 떨리는 속눈썹만 보였다. “아예, 괜찮아요. 제작사와 연락이 되니까 알아서 할 거예요. 우리 차는 최신…….” 내 말에 남자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아찔한 미소였다. 그 애의 차에서는 바이올린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곧바로 도착한 정비사 아저씨들이 씽씽이를 점검했다. 문제는 자체 내장된 메모리와 블랙박스로 파악이 될 것이다. 정비사 아저씨가 아빠와 통화하는 얘기를 들으니 남자애의 차량 자기가 지나치게 높아져 옆에 있던 우리 차가 이상 작동한 것이라고 했다. ‘첨단 자동차가 이렇게 쉽게 고장이 나나?’ 첨단이라면 뭐든지 완벽하고 그럴듯한 줄 알았는데 지금 씽씽이를 보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나는 제작사에서 지원하는 비상차를 거절하고 걸었다. 병원을 향하는 동안 내 머릿속은 아까 보았던 남자애로 가득 찼다. 반듯한 눈, 코, 입에 떨리는 속눈썹은 내가 생각하는 이상형 그 자체였다. 정말 인형 같은 모습이었다. 근데 그런 애의 취향이 나이든 할아버지처럼 늘어지는 바이올린 음악이라니. 그 애의 차에서 흘러나오던 바이올린 음악을 떠올리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바이올린 소리가 다시 들리는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간간이 오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였다. 다시 귀를 기울였다. 그 소리는 쇼핑몰 중 어딘가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줄지어선 가게들을 훑어보았다. 모퉁이 끝에 어떤 할아버지가 들어가는 가게가 있었다. 골동품 가게였다. 새 쇼핑몰에 골동품 가게? 궁금한 맘으로 골동품 가게로 걸어갔다.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였다. 주름진 얼굴이었지만 밝아 보였다. 가게에는 가지런히 정리된 오래된 물건과 바이올린 선율이 가득 차 있었다. 바이올린 소리가 미끄러질 듯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가게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내 맘도 편안해졌다. “오케이! 정했어. 하나의 생일선물은 이 음악!” 나는 바로 음원을 구입하고 하나에게 파일로 보냈다. ‘히히 계집애 펄쩍 뛰겠지? 웬 케케묵은 음악이냐고? 오늘 이 언니에게 영감을 준 음악이니 영광인 줄 알아라. 지하나.’ “야아. 너무 멋지다. 하나야, 이번엔 성공이구나. 축하해.” 생일잔치의 주인공인 하나가 딱 달라붙은 은색 스타킹에 흰 레이스 목도리를 두르고 나타났다. 아이들이 우르르 하나 앞으로 다가갔다. 동그랗게 커진 눈과 오똑한 코, 주먹만큼 작고 갸름해진 얼굴이 완전히 사이버 아바타 같았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와! 지하나. 정말 멋져.” 오래전에 얼굴 프로그램에 들어간 하나는 우리의 관심 대상 1호였다. 하나의 성공은 우리의 성공과 다르지 않았다. 나와 몇몇 아이들이 하나를 에워쌌다. “응, 이번엔 꽤 달라 보이지? 맞아. 프로그램 디자이너를 좀 바꿨어.” 어깨에 잔뜩 힘을 주며 고개를 쳐드는 하나는 이미 미스테라였다. 지구상의 모든 여자들이 우러러본다는 현세대의 여신. 안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다. 아이들은 하나 옆에 딱 달라붙어 부담스러울 정도로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아이들의 표정은 감탄과 부러움 일색이었다. 하나가 공기 중으로 떠오를 것만 같았다. 내 머릿속에도 내 얼굴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지하나. 잘 돼도 너무 잘 됐다. 초대가수의 노래가 시작되자 아이들이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는 알록달록한 알탱캡슐이 보기 좋게 접시에 담겨 있었다. 하나가 앞으로 나가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 여러분 앞에 놓인 알탱캡슐이 보이시죠? 이 알탱캡슐은 얼마 남지 않은 북극빙하를 녹인 순수한 물과 필수영양소들이 혼합된 첨단제품이에요. 오늘 이 자리를 빛내려 우리 아빠가 북극 마에니 지방에 직접 주문한 거죠. 어때요?” 하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아이들이 함성을 지르며 알탱캡슐을 들여다보았다. 짓궂은 아이들은 알탱캡슐을 서로 던지고 입으로 받아먹기도 했다. 또 첨단이냐 싶었다. 알탱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어쩜 알탱에도 이런 센스라니. 알탱캡슐은 색깔도 가지각색이었지만 모양도 하나하나가 다 달랐다. 곰돌이, 별, 달과 같은 모양에서 자동차, 로켓과 우주선 그리고 알 수 없는 모양까지……. 역시 각기 다른 모양이 보기 좋다. 나는 곰돌이 모양의 알탱캡슐을 하나 집어 들었다. “령아. 정말 대단하지 않냐? 이런 최신 캡슐, 어디 가서 우리가 먹어 보냐? 지하나 정말 대단해.” 지현이가 소곤거리자 옆에 있던 세리가 말했다. “치, 하나가 대단하니? 걔네 아빠가 대단한 거지. 그나저나 하나 얼굴 말이야. 저거 열두 번 성형한 거래. 그야말로 대단하지 않냐?” 친구들은 칭찬인지 시샘인지 모를 말들을 떠들어댔다. “야, 령. 넌 얼굴 프로그래밍 어떻게 할 거니?” 나는 세리의 말에 그냥 알탱캡슐만 뒤적거렸다. 한숨이 나왔다. 열두 번이라니…. 놀라 입을 떡 벌릴 엄마 얼굴이 떠올랐다. 우리 집은 그럴 만한 처지가 못 된다. 초대가수들이 들어가자 아까와는 다른 음악이 나왔다. “뭐 이런 음악이래? 여기가 무슨 골동품가게냐? 선사시대도 아니고.” 세리가 투덜거렸다. 내가 하나에게 선물한 바이올린 음악이었다. “이게 어때서? 얼마나 고상하냐? 물 흐르듯이 아주 자연스럽고 말이야” 내 말에 세리가 콧방귀를 뀌었다. 하나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령, 어때? 네가 선물한 음악인데. 마음에 드니? 친구들도 아주 좋아하는 거 같지?” 하나가 비아냥거렸다. 무안했다. 친구들 앞이라 더 그랬다. 그래서 나도 하나에게 질세라 허리를 펴고 또박또박 말했다. “하나야. 자라는 아이들일수록 마음을 진정시키고 편안하게 하는 이런 고전음악을 자주 들어줘야 한단다.” “뭐? 잘도 둘러댄다. 아무튼 이 음악 아주 생뚱맞았어. 너나 가져.” 하나가 쌀쌀맞게 말했다. 기운이 쪽 빠졌다. 그 멋진 남자애를 네가 봤어야 하는데. 조각 같은 얼굴에 바이올린 소리가 얼마나 잘 어울렸는지 말이야. 그때였다. 하나의 뒤로 어떤 사람이 다가오는 게 보였다. 내 눈이 휘둥그레지자 하나도 내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어, 오빠 왔구나?” 하나의 사촌 오빠였다. 하나는 우리에게 사촌 오빠를 소개했다. 내 차례가 되자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말했다. “저, 저 기억하세요? 오늘 아침에 차가 고장 나서……. 참, 이 음악 좋아하시죠? 헤헤 이거 오빠 차에서 나오던 음악이잖아요.” “네? 누구?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하나의 사촌 오빠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당황스러웠다. 다시 보니 우리 또래는 아닌 것 같고 어른스러운 맵시가 나는 것이 고등학생쯤으로 보였다. 근데 처음 보는 것 같은 저 눈빛은 뭐야? 하나와 사촌 오빠는 옆에 있는 우리는 아랑곳없이 자기들끼리 얘기를 나누었다. 나는 슬그머니 내 자리에 앉았다. 지현이와 세리도 분위기에 맞춰 자리에 앉았지만 역시 관심은 하나의 사촌 오빠에게 있었다. 누가 봐도 멋지겠지. 나는 가수를 보는 체하며 사촌오빠를 훔쳐보았다. 역시 잘 생겼다. 음악은 어느새 최신 곡, 사이버 아이돌 ‘트웬퓨릿’의 노래로 바뀌어 있었다.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들썩거렸다. 하나를 보니 속이 쓰리고 사촌오빠에게 무시를 당하고 나니 내 기분은 완전 맥이 빠졌다. 나는 일찌감치 파티장을 빠져나왔다. 새로 개장한 쇼핑몰은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개장행사가 있는지 건물입구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리고 눈길을 끄는 가게들은 어찌나 많은지. 가게진열장을 구경하느라 기웃거리는데 누군가 내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갔다. 인상을 찌푸리며 돌아보니 하나의 사촌 오빠였다. 친구들과 건들거리며 몰려가는 폼이 아까 하고는 많이 달라보였다. 고개를 싹 돌리고 모른 척했다. 알은체하고 싶지 않았다. 습도와 온도가 적절하게 조절된 병원은 쾌적했다. 화상전화로 예약과 시술에 관한 얘기는 다 끝났지만 최종적으로 내 실제 얼굴을 측정하기 위해 들른 것이다. 예약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 나는 병원 현관을 어슬렁거렸다. 현관에 있는 화면에서는 아까부터 같은 광고가 반복되고 있었다. -가을맞이 토털프로그램 대할인. 흘려 듣다 생각해 보니 지금이 가을인가 여름인가 헷갈렸다. 온도와 습도는 늘 알맞게 조절되고 나무와 풀들도 시스템에 의해 늘 푸르고 생생하기 때문이다. -가을맞이 재디자인! 얼굴을 말끔히 다시 고쳐 드립니다. 그럼 그렇지. 역시 얼굴 프로그램이었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뒤돌아보는데 자동문이 열리며 하나의 사촌 오빠가 들어왔다. 나는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다. 뒤이어 들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닮은 얼굴이었다. ‘어? 하나의 사촌 오빠가 쌍둥이인가?’ 키는 조금 달랐지만 얼굴은 비슷했다.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오빠들의 뒷모습을 멀뚱히 바라보았다. 키와 덩치가 다른 쌍둥이도 많으니까. 고개를 돌리고 의자에 앉으려는데 또 몇몇 사람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하나, 둘, 셋, 넷……. 어떻게 된 일이지? 하나의 사촌 오빠들이 이렇게나 많아? 눈이 휘둥그레지고 다리에 힘이 빠졌다. -가을맞이 재디자인! 얼굴을 말끔히 다시 고쳐 드립니다. 인기 절정 ○○디자이너! 서두르세요. 기간은 오늘까지!!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등 뒤에서 울리는 광고 문구가 귓가에 맴돌았다. 어지러웠다. ‘그럼 나는 하나의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안 예뻐져도 괜찮아. 그냥 생긴 대로 살래. 병원을 나서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달렸다. 선사시대까지라도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늘이 파랬다. <끝>
  • 김영란 권익위원장 기용 참신… 종편 파장 물타기 지적도

    김영란 권익위원장 기용 참신… 종편 파장 물타기 지적도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마지막 날 쫓기듯 개각을 단행했다. 1월 초 개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지만 해를 넘기지 않았다. 당초 개각대상은 네 자리(감사원장, 문화·지경부장관, 국민권익위원장)였다. 장관급에서만 두 자리(금융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가 추가됐다. 결과적으로 장관급 여섯 자리의 얼굴이 바뀌면서 인사폭도 예상보다 컸다. 청와대는 2011년부터는 새로운 분위기에서 진용을 갖추고 일하기 위해 연내 개각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연초까지 개각설이 이어지면, 자칫 일하는 분위기가 깨진다는 점을 의식해 인사시기를 앞당겼다는 것이다. 신설된 국가위기관리실장 등 청와대 인사까지 한꺼번에 연내에 끝낸 것도 이를 방증한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이날 발표한 종편·보도채널 사업자 선정의 파장을 우려해 ‘물타기’를 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보도채널 사업자 선정 등에 있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전격적인 개각 발표로 이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시도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종편·보도채널 사업자에는 보수·친정부 성향을 보이는 매체만 모두 선정됐다. 집권 4년차를 맞은 이명박 정부가 본격적인 ‘언론 길들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에 대해 “종편발표와 이것(개각)은 전혀 연계 요인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개각 내용 자체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홍준표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2012년 총선·대선 일정을 감안해 정권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측근인사를 배격해야 한다고 청와대에 요구해 왔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청와대 전·현직 수석을 비롯해 이른바 ‘MB맨’들이 청와대에 대거 입성하거나 또는 입각했다. ‘돌려막기 인사’, ‘측근인사’의 전형이다. 이명박 정부의 인재풀이 그만큼 협소하다는 것을 드러낸 셈이다. 그나마 김영란 전 대법관을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은 참신한 인사로 꼽을 만하다. 김 전 대법관은 수차례 위원장직을 고사했지만,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삼고초려를 하자 막판에 어렵게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기획관리실장(김두우) 자리를 수석급인 기획관으로 올렸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에 새로 만들어 놓고 16개월째 비워 두었던 인사기획관 자리를 이번에 아예 없애버렸다. 그간 청렴하고 공정하게 인사 검증을 할 적임자가 없어서 공석으로 뒀다고 청와대가 밝혀왔던 만큼 결국 이 정부에는 그런 인물이 없다고 보면 될 듯하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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