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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南, 동족 아닌 교전국”… 김정은 ‘두 국가’ 선언

    “南, 동족 아닌 교전국”… 김정은 ‘두 국가’ 선언

    북한이 남북 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인 교전국’으로 규정하며 근본적인 노선 전환을 선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결론에서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31일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이 관행적으로 쓰던 ‘남측’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바 있지만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국가 대 국가’ 관계를 공식화한 건 처음이다. 이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합의한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를 폐기한다는 걸 의미한다. 노동당 전원회의는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명분을 ‘대북 적대 정책’에서 찾았다. ‘괴뢰정권’이 북한을 흡수통일하려는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마당에 통일 논의는 의미가 없으니 미련을 깨끗이 버리겠다는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 부문의 기구들을 정리·개편하는 대책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며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외세와 야합해 정권 붕괴와 흡수통일의 기회만을 노리는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 이상 우리가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라고 못박았다. 이는 자연스럽게 핵무력 강화를 비롯한 군사력 강조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남조선 것들이 만약 끝끝내 우리와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하려 든다면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은 주저 없이 중대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면서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핵 위기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고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국내 경제에서 거둔 성과를 강조하며 2020년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달성할 것을 독려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 경제 전반에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며 식량과 전력, 주택건설 등에서 이룩한 실적을 언급했다. 북한이 강경한 표현을 쏟아낸 것과 달리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 주민들을 향한 결속 다지기 성격과 한미 확장억제에 대한 견제 차원 성격에 무게를 두는 해석을 내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국제적으론 북중러 협력을 외교관계의 기본축으로 삼고 국내적으로는 ‘우리가 똘똘 뭉쳐야 한다’는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측 정부 전체보다는 윤석열 정부에 초점을 맞춰 ‘윤석열 정부에겐 기대할 게 없으며 절대 밀리지 않겠다’고 하면서 동시에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는 취지”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제 성과를 강조한다는 건 오히려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면서 “김 위원장과 노동당이 경제 문제에 엄청나게 신경 쓴다는 걸 강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숨은 맥락을 풀어 보면 ‘우리를 핵으로 공격하지 않으면 우리도 핵으로 공격하지 않겠다’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2022년 9월 핵무력정책법을 발표할 때만 해도 핵은 물론이고 재래식전력의 공격만 임박해도 핵무기로 선제공격한다고 했다”면서 “그 뒤 한미 핵협의그룹(NCG) 등 확장억제 강화 발표가 잇따르니까 한발 뒤로 물러난 측면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분히 북한 주민들을 향해서 ‘우리가 이렇게 어려운 건 미국과 남조선 때문’이라고 강조하는 국내용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시작된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는 30일 5일차 회의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북한은 2019년 이후 연말에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원회의를 열어 한 해를 결산하고 새해 정책 방향을 내놓고 있다.
  • 나주 금성산 정상에서 “해맞이 하세요”

    나주 금성산 정상에서 “해맞이 하세요”

    전남 나주시가 2024년 1월 1일 오전 7시 10분부터 금성산 노적봉에서 시민들과 ‘2024년 금성산 해맞이’ 행사를 한다. 해맞이 등반 집결 장소는 태평사, 한수제, 다보사 주차장 등 총 3곳이다. 산 정상부까진 낙타봉 인근 지점에서 새롭게 개설된 데크 길을 이용해 오를 수 있다. 나주시는 산 정상부 상시 개방을 목표로 지난 4월 공군 제1미사일 방어여단과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430m데크길을 조성공사를 마쳤다. 행사는 나주청년회의소(JCI)와 나주시새마을부녀회 주관으로 진행된다. 해맞이객에게 차, 음료, 떡국을 제공할 예정이다. 해맞이와 더불어 풍물패 공연, 희망 구호 제창, 솟대 소원지 달기와 새해 희망을 담은 편지를 1년 뒤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는 ‘느린우체통’ 이벤트도 진행된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희망찬 새해 첫 일출과 함께 57년 만에 금성산 정상부 상시 개방이라는 결실을 시민 모두가 함께 기념하고 화합하는 해맞이 행사가 되길 바란다”며 “안전한 해맞이를 위해 기상 상황에 따른 안전대책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성산 새해 해맞이 행사는사진 촬영 허가(포토존) 외 군사시설에 대한 사진 및 동영상 촬영과 SNS게시 등이 보안상 금지되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등산로 외 지역 출입·등반과 흡연과 화기 사용 행위도 해서는 안된다.
  • 김정은 “대한민국과 교전국 관계…전쟁, 현실적 실체로 다가와”

    김정은 “대한민국과 교전국 관계…전쟁, 현실적 실체로 다가와”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간의 관계로 규정하고 대남 노선의 근본적 방향 전환을 선언했다. 또 ‘강 대 강’ 대미·대남 노선을 천명하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현실적 실체로 다가오고 있다며 전쟁 발생 위험을 강조했다. 지난 7월 김여정 당 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주요 인사들이 한국을 ‘남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으로 칭하면서 김정은 정권의 대남 인식에 ‘민족’ 대신 ‘국가 대 국가’ 관점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는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남북, 동족 아닌 두 교전국 관계”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지난 30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5일 차 회의 ‘결론’에서 “불신과 대결만을 거듭해온 쓰라린 북남관계사를 냉철하게 분석한 데 입각하여 대남부문에서 근본적인 방향 전환을 할 데 대한 노선이 제시되었다”고 31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남쪽을 향해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주적’으로 선포하고 외세와 야합하여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의 기회만을 노리는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 이상 우리가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또 “북남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따라 “현실을 냉철하게 보고 인정하면서 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 부문의 기구들을 정리, 개편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012년 제8차 당대회 이후 공식활동이 없는 상태다. 남한 인사의 방북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도 국가 간 관계를 다루는 외무성을 통해 발표했다. ‘대미 전면승부’ 천명…“전쟁, 현실적 실체로 다가와” 김 위원장은 한반도 전쟁 발생 위험을 강조하며 군사적 긴장 고조의 책임을 ‘미국과 그 추종세력’에 돌렸다. 그는 “강대강, 정면승부의 대미·대적 투쟁 원칙을 일관하게 견지하고 고압적이고 공세적인 초강경 정책을 실시해야 하겠다”며 강경한 대외정책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의 위태로운 안보환경을 시시각각으로 격화시키며 적대세력들이 감행하고 있는 대결적인 군사행위들을 면밀히 주목해보면 ‘전쟁’이라는 말은 이미 우리에게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현실적인 실체로 다가오고 있다”며 한반도 전쟁 발생 위험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고조의 책임을 ‘미국과 그 추종세력’에게 돌렸다. 그는 “올해에 들어와서도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반(反)공화국(북한) 대결책동은 여전히 악랄하게 감행됐으며 그 무모성과 도발성, 위험성은 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놈들의 발악은 극한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김 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은 우리의 ‘정권 종말’까지 공개적으로 운운하면서 남조선 놈들과 반공화국 핵 대결강령인 이른바 ‘워싱턴 선언’을 조작(작성)하고 핵무기 사용의 공동계획 및 실행을 목적으로 한 ‘핵협의그룹’를 신설, 가동했으며 이를 도용해 공공연히 세계의 면전에서 우리에 대한 핵전쟁 흉계를 극구 추진해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 남조선 놈들과 빈번히 모여앉아 장기적인 반공화국 공모 결탁을 약속하고 대응방안 논의와 3자 훈련의 연례화를 실시하는 등 우리의 그 무슨 ‘위협’에 대처한다는 당치않은 구실을 내걸고 3각 공조 체제 강화에 광분하고 있는 미국의 도발적 태도는 조선반도 정세를 더욱 예측할 수 없고 위태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미국 주도의 한미일 안보 협력을 한반도 긴장 완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일 연합 훈련도 견제했다. 김 위원장은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남반부(남한)에 초대형 전략핵잠수함이 40여년 만에 다시 들어왔으며 핵전략폭격기가 사상 최초로 착륙했는가 하면 초대형 핵동력 항공모함 타격집단(항모강습단)을 때 없이 들이미는 등 각종 미국 핵 전략 수단들의 연속적인 조선반도 지역 투입으로 남조선이 미국의 전방 군사기지, 핵 병기창으로 완전히 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에 미 군부 깡패들이 일본, 남조선 놈들과 벌려놓은 합동군사연습의 횟수가 지난해에 비해 무려 2배로 늘어난 사실을 통해서도 미국이 우리 공화국과의 군사 대결을 기어코 목적하고 그 준비에 더욱 발악적으로 몰두하고 있음을 명백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9·19 남북군사합의가 사실상 전면 파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 대한 책임도 남측에 돌렸다. 그는 “엄중한 정세는 우리 공화국으로 하여금 적들의 발악이 우심(심각)해질수록 그 어떤 형태의 도발과 행동도 일거에 억제할 수 있는 압도적인 전쟁 대응 능력과 철저하고도 완전한 군사적 준비 태세를 완벽하게 갖추기 위한 사업에 계속 박차를 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핵 위기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고 유사시 핵 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년 군사정찰위성 3개 추가 발사” 북한은 이와 함께 이번 회의에서 내년에 군사정찰위성 3개를 추가로 발사하겠다고도 밝혔다. 우주과학기술 발전을 힘있게 추동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인 대책들이 강구됐다고도 통신은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이 내년에는 “선박공업부문에서 제2차 함선공업 혁명을 일으켜 해군의 수중 및 수상전력을 제고”해야 하며 “무인항공공업 부문과 탐지전자전 부문에서 현대전 특성에 맞게 각종 무인무장 장비들과 위력한 전자전 수단들을 개발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2023년 평가에서도 두 차례의 실패를 거쳐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성공시킨 것을 가장 자부할 만한 성과로 꼽았다. 북한은 전원회의에서 박정천·조춘룡·전현철을 정치국 위원 및 당 중앙위 비서로 뽑았다. 박정천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도 보선됐다. 아울러 리철만 당 중앙위 농업부 부장과 김명훈이 내각 부총리에 임명됐다. 지난 26일 시작된 북한 노동당의 연말 전원회의는 30일 5일 차 회의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전원회의 결정서 채택에 앞서 이날에는 당 중앙위 제8기 제18차 정치국회의도 소집돼 회의 기간 논의된 의견을 검토하고 결정서 초안에 내용을 더했다. 북한은 2019년 이후 연말에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원회의를 열어 한 해를 결산하고 새해 정책 방향을 내놓고 있다. 김 위원장이 마지막 날 회의에서 발표하는 ‘결론’은 신년사를 갈음해 새해 첫날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돼 왔으나 올해는 회의가 30일 마무리되면서 하루 앞당겨 결론이 나왔다.
  • [속보]北김정은 “대한민국과 ‘통일’ 성사될 수 없다”

    [속보]北김정은 “대한민국과 ‘통일’ 성사될 수 없다”

    “대한민국과 통일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이 노동당 결론” 3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 5일 차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국무위원장은 “장구한 북남관계를 돌이켜보면서 우리 당이 내린 결론은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에 기초한 우리의 조국통일노선과 극명하게 상반되는 ‘흡수통일’, ‘체제통일’을 국책으로 정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를 ‘주적’으로 선포하고 외세와 야합하여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의 기회만을 노리는 족속들을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여기는 것은 더이상 우리가 범하지 말아야 할 착오”라고 했다. 김정은은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핵 위기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고 유사시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물리적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계속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하겠다”고 했다. 또 2024년에 군사정찰위성을 3개 추가로 발사하겠다고도 밝혔다. 한편 지난 26일 시작된 북한 노동당의 연말 전원회의는 30일 5일 차 회의를 끝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 예멘 반군 “미사일로 홍해 선박 공격, 이스라엘엔 드론”…미군 이라크 보복 공습

    예멘 반군 “미사일로 홍해 선박 공격, 이스라엘엔 드론”…미군 이라크 보복 공습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하겠다며 홍해 물류를 마비 위기로 몰아넣은 예멘 반군이 또 컨테이너선박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예멘 반군 후티의 야히야 사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홍해에서 세 차례 경고를 무시한 상업용 선박 ‘MSC 유나이티드8호’를 겨냥해 미사일을 쐈다고 밝혔다. 또 사리 대변인은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남부 항구 도시 에일라트와 팔레스타인 점령지 안의 군사시설을 겨냥해 여러 대의 드론을 출격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홍해에서 자국을 향해 날아오는 공중 목표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 등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도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10시간 동안 홍해 남부 지역에서 후티 반군이 발사한 공격 드론 12대, 대함 탄도미사일 3발, 지상 공격용 순항 미사일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아이젠하워 항모강습단의 구축함 USS 라분, FA18 슈퍼호넷 전투기 등의 자산을 동원했다고 사령부는 밝혔다. 사령부는 “해당 지역에서 선박 피해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최근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나포하거나 공격했다. 후티의 공격이 계속되자 글로벌 해운사와 에너지 업체 등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인 홍해~수에즈운하~지중해 항로를 포기하고 있다. 뉴욕 유가도 홍해에서 선박들이 추가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에 3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01달러(2.73%) 오른 배럴당 75.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11월 30일 이후 최고치이다. 유럽 시장은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 휴일인 박싱데이로 휴장하면서 거래량은 평소보다 적은 편이다. 세계 2위 해운업체 머스크가 지난 24일 미국 주도 다국적 해군함대의 출범에 힘입어 컨테이너선의 홍해 항로 운항 재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으나 홍해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유가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전날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가 이란과 연계한 무장세력의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다쳤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격을 벌인 세력에 대한 보복 타격을 지시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전날 오전 이라크 북부 아르빌의 미군 기지가 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1명이 중상을 입는 등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공격 사실을 인정했지만 부상자의 신원과 드론이 방공망을 뚫은 경위 등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와 관련 단체들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성탄절을 맞아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의 대통령 별장에 머물고 있던 바이든 대통령은 공격 발생 직후 보고를 받고 국방부와 NSC에 대응 방안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협의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과 함께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응 방안에 대해 보고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카타이브 헤즈볼라와 관련 단체의 거점 3곳을 표적으로 공습하도록 결정했다. 미군은 공격을 받은 지 13시간이 되지 않은 시점에 공습을 단행했다. 카타이브 헤즈볼라 무장세력 다수를 사살하고 이들의 시설 여러 곳을 파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보복 공습은 중동에서 미군의 직접 개입이나 확전을 막기 위해 미군에 대한 공격에 신중하게 대응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가 미군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공화당이 비판하는 가운데 단행됐다. 미국은 이라크군 훈련 및 이슬람국가(IS) 잔당 소탕을 위해 이라크에 수천명을 주둔시키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벌어진 이후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을 목표로 한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하마스뿐만 아니라 개전 이후 홍해에서 민간 선박과 군함을 공격하는 예멘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등 중동 전역에서 대리 세력을 통해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사철나무의 안부를 묻다/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사철나무의 안부를 묻다/식물세밀화가

    2023년의 마지막 주를 지나고 있다. 가지에 흰 눈이 쌓이고 쌓인 눈은 얼음이 돼 나무에 머물듯 추운 겨울은 깊어만 간다. 우리 주변의 활엽수 중에서는 가을에 잎을 떨어뜨려 겨울에 가지만 남긴 채 살아가는 낙엽수도 있지만 푸른 잎을 간직한 채 춥고 건조한 겨울을 지내는 상록수도 있다. 사철나무는 우리가 가장 자주 마주하는 상록활엽수다. 이름부터 사시사철 푸르른 나무. 이들은 지금 잎 사이사이 열매를 맺거나 주황색 씨앗을 내보이는 중이다. 우리가 사철나무를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은 아파트 화단, 그것도 소나무나 왕벚나무가 식재된 중앙 화단이 아닌 아파트 가장자리 화단이다. 사철나무는 공간의 경계를 짓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울타리 역할을 한다. 이들이 처음부터 산울타리용 식물이었던 것은 아니다. 하나의 뿌리에서 여러 개의 가지가 촘촘히 나기 때문에 심으면 풍성해 보이고, 추위와 바닷바람 그리고 염분에 강하기에 제주도에서 산울타리로 심은 것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중북부 지역의 아파트 단지와 학교, 빌딩 등의 가장자리 화단에 널리 심어졌다.내가 산에서 만난 사철나무는 도시의 것과 매우 다르다. 가지를 제멋대로 뻗는 데다 키가 3m 이상까지도 크지만, 도시에서 만난 개체들은 수형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촘촘히 식재되고, 수고(나무 높이) 1m 안팎으로 전정이 돼 있다.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도시에 사철나무를 심는 용도는 그야말로 담벼락을 대신하기 위해서이고 사철나무 가지가 만든 자연스러운 선보다 잎이 모여 있을 때의 큰 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림으로 기록하기 위해 식물을 좇으며 오염된 환경에서 제 몫대로 살지 못하는 식물을 마주하는 슬픔과 안타까움 또한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는 빌딩과 학교, 아파트 출입구를 지나는 순간마다 사철나무를 만난다. 그러나 이들에게 관심 갖기에 우리 갈 길은 너무 바쁘고, 사철나무는 가장자리 화단에 심기는 장미나 클레마티스처럼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크고 화려한 꽃을 맺지도 않는다. 하지만 여름에 가지마다 연노랑 꽃이 풍성히 달리는 모습, 가을과 겨울 열매에서 주황색 씨앗이 돌출되는 모습은 들여다보는 이들에게 아름다움 이상의 경이로움을 안겨 준다. 사철나무는 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먼 아파트 출입구까지 갈 바에야 가까운 눈앞의 사철나무만 헤쳐 건너면 된다는 생각에, 사철나무를 밟고 지나거나 한쪽으로 밀어내는 모습을 보는 일도 흔하다.그러나 사철나무라고 해서 늘 강인한 것은 아니다. 잎에 흰 가루와 같은 곰팡이가 피는 흰가루병에 걸리기도 한다. 이 병은 촘촘히 밀식돼 습한 환경에서 생장하는 식물에 취약하다. 사철나무 외에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채소나 장미, 배롱나무, 양버즘나무가 흔히 걸린다. 병이 심해지면 잎이 갈변하면서 낙엽이 진다. 이것이 나무를 바로 죽게 만들거나 생명에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 잎에 흰 가루가 있으면 광합성을 할 수가 없으니 사철나무에는 위험하다. 다행히 이 병의 치료 약은 있고, 약으로 치료할 만큼 심각해지기 전 우리가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잎에 흰 가루가 있는지 자주 모니터링하고, 흰 가루가 있다면 그 부분을 잘라 없애고, 근처에 균이 남아 있지 않도록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해 주는 것이다. 잘라낸 부위는 균이 옮지 않도록 아예 태워서 없애는 게 좋다. 지난 주말 작업실 근처에 있는 네 군데 아파트의 사철나무 울타리를 살펴보았다. 두 군데 아파트의 사철나무 가지에는 누군가 버리고 간 우유 팩, 바람 빠진 축구공, 비닐봉지가 걸려 있었고, 한 군데는 흰곰팡이 병이 걸려 있었다. 마지막 한 군데의 사철나무는 다른 아파트의 사철나무보다 상태는 좋았지만 군데군데 잎이 노랗게 갈변돼 있었다. 본래 식물에 척박한 환경이란 춥거나 더운 기후, 강한 바람과 염분 그리고 수분과 양분이 흡수되지 않는 자갈 토양과 같은 조건이지만, 인간에 의해 심어진 도시의 식물에 척박한 환경의 절대적 조건은 인간의 무책임이 아닌가 싶다. 가지에 온갖 쓰레기가 걸려 있는 환경에서도 사철나무는 할 수 있는 한 더 많은 가지를 뻗고, 그곳에 열매를 매달고, 다음 계절을 기약하며 주황색 씨앗을 내보이고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가지에 걸려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 잎이 갈변된 부위를 잘라 없애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우리 곁 사철나무의 현실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라는 생각에 이 글을 쓴다.
  • “우크라 어린이 익사시키고 불태워야”…러 진행자 의문의 ‘중독’

    “우크라 어린이 익사시키고 불태워야”…러 진행자 의문의 ‘중독’

    지난해 러시아 국영방송 RT에 출연해 이른바 ‘우크라이나 어린이 익사’ 발언으로 큰 논란을 일으킨 방송 진행자가 최근 중독돼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타임스 등 외신은 러시아의 방송 진행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안톤 크라소프스키(48)가 중독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크라소프스키는 지난 24일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으로 이송돼 점차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다음날에는 음성메시지를 통해 '나는 살아있다. 나는 살 것이다'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크라소프스키는 갑작스러운 입원에 대해 중독이라는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크라소프스키가 중독 후 심각한 상태로 병세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면서 "최근 메시지도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다만 HUR 측은 크라소프스키의 중독과 연관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크라소프스키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평소 그가 막말로 유명한 러시아의 극우인사이기 때문이다. 앞서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했으며, 우크라이나인을 동물로 언급하거나 우크라이나를 러시아땅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특히 큰 논란을 일으킨 우크라이나 어린이 익사 발언은 지난해 10월 자신이 진행하는 RT의 방송 프로그램에 초대 손님으로 출연한 공상과학 작가 세르게이 루키야넨코와의 대화 도중 나왔다. 이 자리에서 작가는 1980년대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를 방문했을 때 일화를 소개하면서 “당시 병원에서 만난 어린이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지 않았다면 우크라이나는 더 잘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진행자인 크라소프스키는 “그러한 어린이들은 티시나 강에 빠트려 익사시켰어야 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오두막에 밀어넣고 불에 태웠어야 했다”고 발언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논란이 확산하자 국영방송 RT 측도 "크라소프스키의 말은 역겨운 발언으로, 방송사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그와의 모든 계약을 중단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2월 우크라이나 법원은 막말을 퍼부은 혐의로 기소된 크라소프스키를 상대로 한 궐석재판에서 징역 5년 형을 선고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는 "범인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조씨고아, 보고 또 봐도 남는 명작의 여운

    조씨고아, 보고 또 봐도 남는 명작의 여운

    “오늘 내가 한 선택을 평생동안 후회하면서 산다고 해도 지금은 어쩔 수가 없네. 아이고 아이고….”(정영의 대사) 자기 목숨을 내줘서라도 지키고 싶은 자식을 되레 죽음으로 내몰아야 하는 아비의 마음은 어떤 심정일까. 남의 아들 하나 살리고자 무수히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고 그래서 20년을 기다려 그 숱한 죽음의 이유가 완성되지만 “이제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함이 기다릴 뿐이다. 평생 후회하지는 않았겠으나 뒤돌아보면 결국 후회만 남았을지 모른다. 국립극단의 대표 명작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올해도 연이은 매진 행렬 속에 25일 공연을 끝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기고 떠났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야욕에 사로잡혀 정치적 맞수인 조순의 구족(九族)을 멸한 도안고에 맞서 집안의 유일한 후손인 조씨고아를 지켜 20년의 기다림 끝에 복수를 하는 내용이다. 원작은 원나라 시대 작가인 기군상(?~?)의 ‘원보원조씨고아’. 작품의 기원은 사마천(기원전 145~기원전 86?)의 ‘사기세가’ 중 ‘조 세가’를 근거로 한다. ‘조 세가’에는 “진나라 경공 3년, 대부 도안고가 조씨를 주살하려고 했다”, “도안고가 자기 멋대로 여러 장수와 조씨를 하궁에서 공격하며 그의 씨족을 모두 멸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영공, 조순, 도안고, 한궐, 조삭, 공손저구, 정영 등도 실명으로 등장한다.‘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평범한 시골 의원인 정영이 우연히 조씨 집안의 후손을 지키는 임무를 떠맡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가문의 원수에 대한 복수가 강력한 윤리 기제였으며 대의명분이 목숨보다 중요했던 시대, 조씨고아를 둘러싼 사람들은 그가 집안의 원수를 갚을 수 있도록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다. 그 주변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정영 뿐이다. 정영이 20년간 비밀을 지키다가 무수히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간 피의 역사를 조씨고아에게 알리고 난 후 복수가 이뤄진다. 그러나 작품의 악인이었던 도안고가 처단됨으로써 완성돼야 할 권선징악이라는 낡은 교훈은 곧바로 허무에 가 닿는다. 도안고가 정영을 향해 “뭐 하러 그랬어? 다 늙어버렸잖아. 도대체 네 인생이 뭐였어? 왜 씁쓸해?”라고 비웃고, 복수 끝에 정영이 “이 늙은이에게는 할 일이 사라졌습니다. 이제 남은 게 아무것도 없네요”라고 자조하는 모습은 간절히 지키고자 했던 대의명분과 약속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게 한다.‘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철저히 비극적이어야 할 서사에 과장된 몸짓과 대사를 통한 희극적 요소가 교차하면서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고선웅 연출이 “관객들은 비극의 희극적 표현을 보며 웃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기서 드러나는 역설적인 아이러니를 더 강하게 느낀다”고 말한 것처럼 비극의 무게를 결코 가볍지 않게 만드는 희극적 요소가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워낙 여러 사람이 죽어 충분히 비극적이지만 국립극단의 작품에서는 특별히 정영의 아내가 비극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어렵게 얻은 자식을 남의 자식을 위해 죽여야만 한다는 정영과 제 자식을 품고 “그깟 약속, 그깟 의리가 뭐라고, 그깟 뱉은 말이 뭐라고” 절규하며 애끓는 모성애를 보이는 아내가 처절하게 옥신각신하는 장면은 관객들의 마음을 한없이 미어지게 한다. 복수가 이뤄진 후 다른 죽은 사람들과 함께 정영의 아내가 등장하지만 끝내 어떤 감정도 드러내지 않는 무심한 얼굴은 그래서 더 처연하게 다가온다.작품의 마지막엔 “이 이야기를 거울삼아 알아서 잘들 분별하시기를. 이런 우환을 만들지도 당하지도 마시고 부디 평화롭기만을. 금방이구나 인생은 그저 좋게만 사시다 가시기를”이란 대사가 울려 퍼진다. 평화와 용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진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그런 가치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특히 피의 복수가 얼마나 더 큰 비극을 불러오는지, 평범한 사람들이 보복과 응징이라는 폭력의 세계 안에 갇혀 원치 않게 죽어 나가는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품이 처음 오르던 2015년에는 작품의 이야기로만 유효했을지 모르나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누군가 이 시간에도 피의 보복으로 죽어 나가는 현실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시대를 초월한 보편성을 지닌 작품의 힘이다. 많은 것을 꾸미지 않아도 무대가 꽉 차는 연출의 힘까지 돋보이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지난 2일 100회째를 맞기도 했다. 보고 나서고 꼭 다시 봐야 할 작품으로서 꾸준히 사랑받아온 결과다. 라이브 공연은 끝났지만 기다림이 아쉬운 관객들은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 “제 아들입니다” 정용진 부회장, 장남 해찬씨와 등장…본격 경영수업?

    “제 아들입니다” 정용진 부회장, 장남 해찬씨와 등장…본격 경영수업?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배우자 한지희씨의 플루트 독주회에 참석했다. 남색 줄무늬 정장 차림으로 공연장을 찾은 정 부회장은 공연에 앞서 대기실에서 아내 한씨를 만난 뒤 손님을 맞았다. 정 부회장은 취재진의 새해 사업 방향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공연 시각에 임박해 공연장 안으로 들어섰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이날 공연장은 성황을 이뤘다. 배우 박주미를 비롯해 가수 겸 프로듀서 라이머, 프로야구 SSG랜더스 소속 추신수의 배우자 하원미씨 등 유명 인사들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정 부회장의 2남 2녀 중 장남인 정해찬(25)씨도 지인들과 함께 이날 공연장을 찾았다. 정 부회장은 전처인 배우 고현정씨와의 사이에서 1남 1녀를 얻었으며, 2011년 한씨와 결혼해 이란성 쌍둥이 1남 1녀를 낳았다. 정 부회장이 공식석상에 해찬씨를 대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해찬씨의 경영수업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부회장은 관객들에게 해찬씨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1998년생인 해찬씨는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인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신세계그룹의 유력 후계자로 꼽히는 그는 2018년 계열사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인턴을 했다. 최근에는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삼정KPMG에서 인턴십을 하며 본격적인 경영수업 행보를 밟고 있다. 그가 근무 중인 딜어드바이저리(DA·Deal Advisory) 5본부는 중소·중견기업 및 스타트업 대상 자문업무를 주로 수행한다.정 부회장은 한 씨의 독주회가 열릴 때마다 참석해 공연을 관람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함께 한 씨의 연주회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한편 한씨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예비학교를 졸업한 후 파리 불로뉴 국립 음악원에서 학업했다. 이후 미국 오벌린 음악대학에서 학사 과정을 마쳤다. 또 일본 무사시노 음대의 전문 연주자 과정을 밟으며, 일본 플루트 계의 대부인 카이 교수를 사사했다. 국내에서는 이화여대 석사, 서울대 음악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실내악 앙상블 파체(PACE)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 [포토] 정용진 부회장, 아내 한지희 독주회 장남 정해찬과 참석

    [포토] 정용진 부회장, 아내 한지희 독주회 장남 정해찬과 참석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3일 오후 성탄절을 앞두고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배우자 한지희씨의 플루트 독주회에 참석했다. 흰색 셔츠에 남색 줄무늬 정장을 입고 공연장을 찾은 정 부회장은 이날 오후 2시 공연에 앞서 대기실을 찾아 한씨를 만난 뒤 손님맞이에 나섰다. 배우 박주미를 비롯해 가수 겸 프로듀서 라이머, 프로야구 SSG랜더스 소속 추신수의 배우자 하원미씨 등 유명 인사들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2남2녀 중 장남인 정해찬씨도 지인들과 함께 이날 공연장을 찾았다. 앞서 정 부회장은 한씨의 독주회 포스터를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스타그램에 공개하며 직접 홍보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한 씨의 독주회가 열릴 때마다 참석해 공연을 관람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함께 한 씨의 연주회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한편 한 씨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예비학교를 졸업한 후 파리 불로뉴 국립 음악원에서 학업했다. 이후 미국 오벌린 음악대학에서 학사 과정을 마쳤다. 또 일본 무사시노 음대의 전문 연주자 과정을 밟으며, 일본 플루트 계의 대부인 카이 교수를 사사했다. 국내에서는 이화여대 석사, 서울대 음악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실내악 앙상블 파체(PACE)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정 부회장 부부는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 [최원목의 글로벌한국] 한국판 세계 경제안보 게임 시작하자/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원목의 글로벌한국] 한국판 세계 경제안보 게임 시작하자/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경제안보’란 용어가 어느새 모든 국가들의 대외정책 중추로 자리잡았다. ‘경제’란 단어가 ‘안보’보다 먼저 나오기는 하나 경제가 안보의 종속 개념이란 의미가 더 강하다. 안보가 경제의 뒷받침 역할을 하던 시대가 지나고, 경제가 안보를 위한 포석의 의미가 큰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이 수많은 군사안보 분야의 동맹체제를 발전시켜 왔다. 미국은 쿼드와 오커스를 중심으로 영국, 일본, 호주, 인도 등과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해 왔다. 중국은 이에 맞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도련선(Island Chain) 전략으로 방어망을 구축했다. 이제 이러한 안보망을 뒷받침하기 위한 포석으로 다자적 경제협력 체제를 형성시키는 경제안보 게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경제안보 체제를 출범시킨 것은 미국이다. 2015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타결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 시작이다. 그러나 2017년 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노선을 내세우며 TPP 서명을 철회해 버린 직후 기선을 중국에 빼앗겼다. 중국은 2019년 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타결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10개국과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까지 통합하는 경제연합체를 출범시켰다. 1997년 이래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한중일 간의 정상회담이 ‘아세안(ASEAN)+3’이라는 명칭으로 정기적으로 열리면서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협력 분위기를 고조시켜 온 분위기를 경제협력체로 연결시킨 것이다. 위기감을 느낀 미국은 2022년 5월 교역 분야를 제외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제 미중 패권전쟁은 경제안보 체제 간의 경쟁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각각 자국이 주도적으로 구축한 경제안보 협력체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활용도를 높여 동아시아 지역의 경제안보 패권을 장악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IPEF는 공급망, 청정경제 및 공정경제라는 협력 분야를 중심으로 회원국 간 산업 및 투자 생태계를 조화시켜 나가고 있다. 이러한 체제는 결국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규범적 헤게모니를 유지하고 이에 도전하는 국가나 체제를 자연스럽게 배제해 나갈 것이다. 미국의 이런 의도를 알고 있는 중국은 RCEP을 끌어올려 스스로의 공급망을 형성하고 경제협력 체제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최근 아세안+3 안에서도 에너지 협력, 국경 관리, 사회복지와 경제개발, 전기차 환경생태계 구축, 인신 거래 문제, 사이버 범죄 등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의 협력체제 실질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이 RCEP와 IPEF 모두에 가입하고 있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충분히 뒷받침할 만한 경제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가. IPEF와 RCEP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경우 우리의 경제안보는 어떻게 보장하나. 결국 제3의 경제협력 체제를 주도적으로 형성해 나가야 유사시 근본적 대응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제3의 체제는 미중 경제협력 체제 간의 충돌을 중재하고 예방하는 역할까지 수행할 수도 있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유럽의 차별적 전기차 보조금 정책, 중국발 요소수 대란처럼 즉시 대응해야 하는 문제들이 터지면 터질수록 현안 해결이 중요한 게 아니다. 불확실성 시대에는 무너지는 둑을 가래로 막느라 들이는 노력보다 둑이 무너지고 있는 근본 원인에 대한 처방이 더 중요하다. 반도체 선도국인 우리는 아직도 반도체 다자협력체제 하나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미중 경제안보 게임에서 우리가 배제되지 않고 있다는 소극적 경제안보 개념은 버리고 한국판 세계 경제안보 게임을 적극적으로 벌여 나가야 한다.
  • ‘148년 역사’ 도시바 상장 폐지… 日 IT 자존심 ‘쓸쓸한 퇴장’

    ‘148년 역사’ 도시바 상장 폐지… 日 IT 자존심 ‘쓸쓸한 퇴장’

    도요타, 일본제철과 함께 일본 경제를 이끄는 트로이카로 불린 148년 역사의 도시바가 20일 상장 폐지됐다. 일본 IT(정보기술)산업의 자존심이나 다름없던 도시바였지만 경영난에 빠진 후 투자펀드에 2조엔(약 18조 1000억원)에 매각되면서 1949년 상장 이래 74년 만에 쓸쓸하게 퇴장했다. 도시바는 일본 최초로 증기기관차를 개발해 ‘일본의 에디슨’이라고 불리는 다나카 히사시게가 1875년 설립한 ‘다나카 제작소’에서 출발했다. 다나카 제작소는 대기업 미쓰이에 인수돼 1904년 ‘시바우라 제작소’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 1939년 일본 최초로 백열전구를 만든 도쿄전기와 합병했고 1984년 지금의 도시바로 이름을 다시 바꿨다. 일본 IT업계에서 여러 차례 ‘최초’의 기록을 써 내려갔다. 일본 최초의 컬러TV, 냉장고, 세탁기는 모두 도시바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1985년 세계 최초의 노트북을 만든 것도 도시바였다. 도시바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건 1980년대 반도체 산업이 부흥을 맞이하면서부터다. 도시바는 1986년 세계 최초로 반도체 낸드플래시메모리를 개발했고 1년 만에 상용화하면서 반도체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잘나가던 도시바는 2000년대 들어 한국과 중국의 후발업체가 치고 올라오면서 위기를 맞았다. 도시바는 인텔과 경쟁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반도체 기술을 이전했는데, 이것을 기회로 삼성전자가 생산 설비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며 1990년대 후반 낸드플래시메모리 시장 2위로 올라섰다. 당황한 도시바는 2001년 삼성전자에 반도체 합작사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도시바의 잘못된 경영 판단도 문제였다. 도시바는 원전 사업에 손을 대며 모두가 매수를 꺼렸던 미국 원전 설계 회사인 웨스팅하우스를 시장 가격보다 비싸게 인수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시설의 제조사가 도시바였다. 이 사고로 도시바의 원전 수출길이 막히고 2016년 웨스팅하우스는 7000억엔대 거대 손실을 냈다. 지지통신은 “히타치 제작소가 인프라와 IT 사업, 소니그룹이 게임과 영화, 음악 분야로 회생을 이룬 반면 도시바는 원자력 사업에서 활로를 찾은 게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도시바 내부 문제는 내리막길에 결정타를 날렸다. 5년간 2200억엔(2조원)의 이익을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를 해 온 사실이 2015년 밝혀졌다. 결국 도시바는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를 2018년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에 2조엔(18조 1000억원)에 매각하는 등 알짜배기 사업을 모두 팔아치웠다. 남은 건 상하수도와 발전소 관련 인프라 사업 등이다. 도시바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를 사들인 현지 투자펀드 ‘일본산업파트너스’(JIP)는 2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 대부분을 JIP나 출자기업 출신으로 바꾼다. 기업 가치를 올린 뒤 5년 후 재상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도시바의 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인수에 참여한 금융기관 간부에 따르면 도시바는 여전히 사업군마다 벽이 있어 계파 싸움을 하는 상황으로 개혁에 대한 반발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 안산시, GTX-C노선 민간투자사업 상록수역 설치 및 운영 협약 체결

    안산시, GTX-C노선 민간투자사업 상록수역 설치 및 운영 협약 체결

    경기 안산시는 지티엑스씨㈜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민간투자사업 추가정거장으로 포함된 상록수역의 설치 및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안산시는 사업비 및 운영비를 부담하고, 지티엑스씨㈜는 공사시행 및 관리 운영권 기간 동안 운영업무를 책임진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 민간투자사업은 총 사업비 4조 6084억원(2019년 기준 불변가)을 투입해 경기도 양주시 덕정에서 수원까지 약 74.8㎞를 잇는 사업이다. 이 가운데 안산시는 원인자부담금 2656억원을 부담해 금정~수원 구간의 일부 열차를 안산선으로 Y자 분기하는 방식으로 상록수역까지 운행할 예정이다. GTX-C노선 상록수역이 준공되면 안산에서 서울 강남지역까지 30분대, 경기북부까지는 1시간대 이동이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인구유입 등 청년 및 중장년 일자리 창출 ▲강소기업 유치 활성화 ▲향후 개통될 GTX-A·B 노선과 다양한 수도권 철도와의 연계 및 환승 등으로 안산시민의 철도이용 편의가 획기적으로 개선돼 도시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이번 협약은 안산시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GTX-C노선 상록수역 연장 현실화를 위한 마지막 단계”라며 “앞으로 GTX-C 상록수역이 경기 서남부권의 교통 중심지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우수한 인프라 조성 등 지속 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GTX-C노선 민간투자사업은 국토교통부 실시계획 승인 등의 행정절차를 거친 후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8년 개통 예정이다.
  • 잘못된 원전 투자, 경영진 도덕적 해이…日 도시바 쓸쓸한 상장폐지

    잘못된 원전 투자, 경영진 도덕적 해이…日 도시바 쓸쓸한 상장폐지

    일본 최초의 컬러TV에서 세계 최초 노트북과 반도체 낸드플래시메모리까지…. 세계 반도체 산업을 한때 호령했던 148년 역사의 일본 대기업 도시바가 20일 상장 폐지됐다. 일본 IT산업의 자존심이나 다름없던 도시바였지만 경영난에 빠진 후 투자 펀드에 2조엔(18조 1000억원)에 매각되면서 1949년 상장 이래 74년 만에 쓸쓸한 퇴장을 맞았다. 도시바에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도시바는 1875년 일본 최초 증기기관차를 개발해 ‘일본의 에디슨’이라고 불리는 다나카 히사시게가 설립한 ‘다나카 제작소’에서 출발했다. 다나카 제작소는 대기업 미쓰이에 인수돼 1904년 ‘시바우라 제작소’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 1939년 일본 최초로 백열전구를 만든 도쿄전기와 합병하면서 ‘도쿄시바우라 전기’가 됐다. 이후 1984년 지금의 도시바로 이름을 다시 바꿨다. 도시바(東芝)는 도쿄의 ‘도(東)’ 시바우라의 ‘시바(芝)’를 하나씩 따서 이름 붙여졌다. 도시바는 일본 IT업계에서 ‘최초’를 여러 차례 써 내려간 기업이다. 일본 최초의 컬러TV, 냉장고, 세탁기는 모두 도시바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1985년 세계 최초의 노트북을 만든 것도 도시바였다. 도시바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건 1980년대 반도체 산업이 부흥을 맞이하면서부터다. 도시바는 1986년 세계 최초로 반도체 낸드플래시메모리를 개발했고 1년 만에 상용화하면서 반도체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1992년 반도체 업체 상위 1~10위 가운데 도시바와 히타치, NEC 등 일본 기업 6개가 포진됐을 정도였다. 잘나가던 도시바는 2000년대 들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글로벌 최고 기업이라는 자리에 안주하며 혁신을 게을리했고 그사이 한국과 중국의 후발업체가 치고 올라오면서 도시바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도시바는 1990년대 초 미국 인텔과 경쟁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반도체 기술을 이전하면서 내리막길을 사실상 자초했다. 삼성전자는 기술이전 이후 생산 설비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며 1990년대 후반 낸드플래시메모리 시장 2위로 올라섰다. 당황한 도시바는 2001년 삼성전자에 반도체 합작사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2002년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메모리 시장 1위를 석권했다. 도시바의 잘못된 경영 판단도 문제였다. 도시바는 2006년 당시 아베 신조 내각이 원전 육성에 나서면서 이에 동조해 원전 사업에 손을 댔다. 모두가 꺼렸던 미국 원전 설계 회사인 웨스팅하우스를 시장 가격보다 비싸게 인수했다. 문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원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됐고 무엇보다 도시바가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제조사라는 점에서 원전 수출이 사실상 막혔다. 지지통신은 “히타치제작소가 인프라와 IT사업, 소니그룹은 게임과 영화, 음악 분야로 회생을 이룬 반면 도시바는 원자력 사업에 활로를 찾은 게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도시바 내부 문제는 내리막길에 결정타를 날렸다. 5년간 2200억엔(2조원)의 이익을 부풀리는 등 분식회계를 해온 사실이 2015년 밝혀졌다. 결국 도시바는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를 2018년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에 2조엔에 매각했고 의료기기 부문은 같은 해 캐논, PC 사업부는 2018년 샤프에 각각 매각하는 등 알짜배기 사업은 모두 팔아치웠다. 결국 남은 건 상하수도와 발전소 관련 인프라, 전기차 등의 전력 제어용으로 사용되는 파워반도체 등과 관련한 사업만 보유하고 있다. 20만명이 넘었던 직원 수도 현재 10만여명으로 반토막 났다. 도시바는 희망을 잃지 않고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를 사들인 현지 투자펀드 ‘일본산업파트너스’(JIP)는 2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 대부분을 JIP나 출자기업 출신으로 바꿀 예정이다. 또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 자산 매각 등을 진행해 도시바의 기업 가치를 올린 뒤 5년 후 재상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마다 다로 도시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임시주주총회에서 “지금도 도시바는 기술력이 있다. 그 기술력을 세계에 다시 빛내고 싶고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바의 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도시바 내부의 경영 다툼, 인수 참여자 간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켰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은 “인수에 참여한 금융기관 간부에 따르면 도시바는 여전히 사업군마다 벽이 있어 계파 싸움을 하는 상황으로 개혁에 대한 반발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 ‘허리 90도’ 굽었던 이봉주, 회복 후 ○○○○ 달려갔다

    ‘허리 90도’ 굽었던 이봉주, 회복 후 ○○○○ 달려갔다

    난치병 투병을 사실을 고백해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최근 건강을 회복한 후 자신의 이름을 딴 봉사 단체에서 활발하게 다시 움직이는 근황을 공개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 1TV ‘6시 내 고향’에서는 이봉주가 단장으로 있는 봉사단 ‘봉주르’가 강원도 원주에 방문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봉주는 “어렵게 사시는 분들 집에 가서 치울 게 많다. 몸을 잘 움직이지 못하셔서 청소를 깔끔하게 해주려고 다 모였다”고 밝혔다. 이봉주는 2018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딴 봉사단을 창단해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도시락 배달로 시작한 봉사 활동은 인원이 늘면서 취약계층 가구의 집 정리까지 도와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봉주는 2019년 난치병인 ‘근육긴장이상증’ 투병 소식을 전해 팬들의 걱정을 샀다. 그는 2021년 6월 약 6시간 30분에 걸쳐 척수지주막 낭종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오랜 시간 재활해왔다. 지난 6월에는 구부정한 어깨와 걸음이 편치 않아 계단을 힘겹게 내려오는 모습을 공개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이날 방송에서 이봉주는 이전과 달리 어깨와 허리를 꼿꼿이 펴고 밝은 표정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봉주는 ‘건강 괜찮냐’는 물음에 “저도 건강 많이 좋아졌다. 그래서 이렇게 (봉사 활동에) 참여하려고 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 유정희 서울시의원, 관악구 전통시장·지역 상권 활성화 예산 약 6억 7000만원 확정

    유정희 서울시의원, 관악구 전통시장·지역 상권 활성화 예산 약 6억 7000만원 확정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유정희 위원(더불어민주당·관악4)이 2024년 서울시 예산에 관악구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한 예산 약 6억 7000만원이 편성됐다고 밝혔다. 유 위원은 지난 14일 서울시가 제출한 2024년 예산안을 45조 7405억원으로 수정의결한 바 있으며, 15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321회 정례회 제5차 본회의에서 2024년 서울시예산이 최종 확정됐다. 2024년 서울시 예산 중 관악구 전통시장 및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예산은 약 6억 7000만원 규모로 전통시장 이벤트 지원으로는 ▲강남 골목시장 이벤트 지원 4000만원 ▲관악 신사시장 이벤트 지원 5000만원 ▲미성동 도깨비시장 이벤트 지원 4000만원 ▲관악중부시장 이벤트 지원 2800만원 ▲관악신원시장 이벤트 지원 5000만원 ▲관악인헌시장 이벤트 지원 2800만원 ▲조원동 펭귄시장 이벤트 지원 4000만원이 편성됐다. 또한 골목 및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예산으로는 ▲관악구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 1억원 ▲관악구 난곡동 활성화 5000만원 ▲관악구 봉리단길 골목형 상점가 이벤트 지원 4000만원 ▲관악구 서림동 활성화 5000만원 ▲관악구 서원동 활성화 5000만원 ▲관악구 신림동 활성화 5000만원 ▲관악구 인헌동 활성화 5000만원이 편성됐다. 2024년 서울시 예산안을 최종 의결한 유 의원은 “2024년 서울시 예산에 관악구 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이 많이 반영되어 기쁘다”라고 말하며, 주민이 실질적으로 지역 상권 활성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사업 추진 과정도 꼼꼼히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 [사설] 외교안보 ‘원팀’으로 글로벌 위협 헤쳐 가야

    [사설] 외교안보 ‘원팀’으로 글로벌 위협 헤쳐 가야

    윤석열 대통령이 금명 외교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규현 국정원장의 사임, 박진 외교부 장관의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요인이다. 조태용 안보실장이 국정원장으로 이동하면 인사폭은 더 커진다. 김영호 통일(7월), 신원식 국방장관(10월)에 이어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라인이 2기 체제로 바뀐다. 1기는 위태로웠던 한미동맹을 탄탄하게 재구축했다. 파탄에 빠졌던 한일 관계도 복원했다. 외교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의 제 길을 찾았다. 여론조사에서 외교가 늘 윤 정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최고 점수일 만큼 좋은 성적을 냈다. 1기 때와 비교해 2기가 당면한 글로벌 위협은 더 커졌다. 어깨가 무거워졌다. 첫째가 북한 위협이다. 북한은 어제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지난 7월 발사한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인 화성-18형을 개량한 ICBM으로 추정된다. 11월에 북한은 조악한 수준이지만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성공시켜 한반도 상공을 감시 중이다. 2017년 6차 이후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 6년간 상당한 수준으로 핵무기의 질적·양적 고도화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김정은은 남한 공격에 전술핵을 쓰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북한 위협에 맞서 한미가 내년 상반기 안에 핵공유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전 정부라면 못 했을 한미 핵 협업이다. 새 외교라인의 과제는 북한의 핵 공격에 미국이 자동적으로 핵으로 응수하는 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핵무장론을 잠재우는 길이다. 둘째,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해 미일 및 여타 우호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내년 11월 미 대선의 ‘트럼프 리스크’ 대비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을 때 한미동맹과 한반도 안보에 악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안전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넷째, 내년에 심화가 예상되는 북중러 대처다.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제공 등으로 군사 결속을 강화할 것이다. 느슨한 고리가 중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성사시킬 책무가 2기에 있다. 정체된 한중 관계의 개선은 경제안보와도 직결된다. 국정원은 지난 1년 반 인사 파동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누가 원장으로 가든 조직을 안정시켜 대북 업무에 매진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망가진 대북 휴민트(인적정보)를 복구하고 있다지만 속도를 내야 한다. 곧 완전체가 될 외교안보 라인은 원팀이 돼 우리의 안보를 굳건하게 지켜 내기 바란다.
  • 북한, ICBM 고각발사…한미 ‘핵작전 연습’ 합의 반발

    북한, ICBM 고각발사…한미 ‘핵작전 연습’ 합의 반발

    17일 단거리탄도탄 발사 이어 ICBM 도발한미 ‘핵작전 연습’ 합의 반발, 무력 시위日방위성 “최고 고도 6000㎞ 이상 추정”신속발사가능한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 추정정상각도 발사시 미국 본토 전역 타격권대통령실, NSC 상임위 소집…대응방안 논의합참 “北미사일 경보정보 한미일 3자간 긴밀 공유” 북한이 18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한미가 지난주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열고 내년 8월 연합훈련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핵작전 연습을 하기로 한 것에 반발해,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ICBM 역량을 과시하며 무력시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오전 8시 24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되어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올해 들어 5번째로, 지난 7월 12일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한지 5개월여만이다. 합참은 북한 ICBM의 비행시간과 최고 고도 등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일본 방위성은 북한 ICBM이 오전 9시 37분쯤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으며 최고 고도는 6000㎞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비행 시간과 최고 고도, 비행 거리 등이 모두 지난 7월 화성-18형 시험 발사 때와 비슷해 화성-18형을 다시 시험발사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화성-18형을 재발사한 것이냐는 질문에 “고체연료 ICBM인지는 분석 중”이라고만 말했다. 이 ICBM을 고각이 아닌 정상각도(30∼45도)로 발사하면 1만 5000㎞ 이상 비행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권에 넣을 수 있는 사거리다. 북한이 지난달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해 ‘눈’을 보유한 데 이어 이번 ICBM 시험발사를 통해 미국을 때릴 수 있는 ‘주먹’까지 과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실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합참은 북한의 ICBM 발사를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참은 “발사된 북한 탄도미사일 경보정보는 한미일 3자간 긴밀하게 공유되었다”고 밝혔다. 다만 3국간 경보정보의 실시간 공유체계가 가동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일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는 최종 검증 단계에 있다”며 “수일 내에 정상 가동시키기 위해서 3국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와 9·19남북군사합의의 사실상 폐기에 이어 ICBM까지 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게 됐다. 북한이 전날 밤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10시간 만에 ICBM까지 쏜 것은 한미의 대북 압박이 거세지는 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한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NCG회의에서 내년 8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 때 핵 작전 연습을 하기로 합의했다. 북한 국방성은 전날 밤 대변인 담화를 통해 NCG 회의 결과를 “노골적인 핵 대결 선언”이라며 맹비난한 바 있다.
  • [사설] ‘핵은 무용지물’ 北에 각인시킬 억지력 갖춰야

    [사설] ‘핵은 무용지물’ 北에 각인시킬 억지력 갖춰야

    북의 핵 도발 위협에 대응한 한미 양국의 핵 공유 논의가 점차 얼개를 잡아 가는 모습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에서 양국은 내년 6월까지 핵 전략 기획·운용 가이드라인을 확정, 북핵 억제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 7월 1차 회의에서 마련한 미 핵자산 운용계획 구체화, 미 핵자산 정례적 한국 배치 등 5개 분야 행동계획을 6개월 안에 구체적인 작전계획으로 전환, 유사시 한미 양국이 즉각 대응하는 체제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한미는 이미 북핵 위기 상황에서 두 나라 정상이 즉각 통화할 시스템을 구축하고, 휴대 장비도 전달했다고 한다. 내년 자유의방패(UFS) 등 한미 연합훈련에서 핵 작전 시나리오에 따라 훈련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특히 핵 공유 가이드라인에는 북핵 위기 발생 시 미국 전략자산이 어떻게 위험을 감소시킬 것인지에 대한 지침도 구체적으로 담긴다. 핵 도발에 맞서 세부적인 공격 목표까지 명문화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1990년대 “서울 불바다” 운운하던 북은 지금 “서울은 물론 워싱턴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북한 핵이 한미 공동의 위협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공동 대응은 당연하다. 한미일 정상이 합의한 북한 미사일 정보의 연내 공유가 이루어지면 대응 수준은 더욱 격상될 것이다. 이번 2차 NCG 회의에서 한미는 “미국 및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될 수 없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런 단호한 자세를 북 김정은 체제가 뼈저리게 절감토록 만들어야 한다. 제아무리 핵·미사일을 고도화한들 절대 써먹을 수 없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박혀 있어야 허튼 야욕을 접을 것이다.
  • [단독] 1분 남았는데… 마킹 중에 종 울렸다, “일자로 죽 그어” “절망감에 수능 포기”

    [단독] 1분 남았는데… 마킹 중에 종 울렸다, “일자로 죽 그어” “절망감에 수능 포기”

    “시간 좀 보세요. 아직 1분이나 남았는데 답안지를 왜 걷어가요.” 수험생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고사장에 퍼졌다. “마킹 그만하고 펜 내려놓으세요. 종 쳤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지난달 16일 서울 경동고 고사장. 1교시 국어영역 시험 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가 정상보다 1분 빠른 오전 9시 59분에 울렸다. 감독관이 학생들의 항의에도 시험지를 걷기 시작하자 시간에 쫓긴 수험생들은 급하게 ‘일자로 죽 그은 마킹’을 하거나 찍거나 아예 공란으로 둔 채 펜을 내려놓았다. 일부 교실에선 고성과 항의가 오갔다. 쉬는 시간 몇몇 수험생들은 엎드려 흐느꼈다. 교무실에는 항의가 빗발쳤다. 특히 절망한 나머지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간 수험생도 있었다. 17일 서울신문과 연락이 닿은 이 학교 고사장 수험생들은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수험생 A(18)군은 “손목시계로 시간을 재고 풀었는데 갑자기 종이 쳐서 마지막 세 문제를 같은 번호로 ‘일자 마킹’했다”며 “문제 하나가 당락을 결정하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재수생 B(19)군은 “새벽까지 고열과 설사에 시달리다 응급실에서 수액을 맞고 겨우 한 시간 잔 채 수능을 보러 갔는데 억울해서 계속 눈물만 난다”고 하소연했다. ●경동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 경동고 관계자는 서울신문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학교 측 실수를 인정했다.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당시 학교 방송실에는 교사 2명이 타종과 방송을 각각 맡고 있었다. 학교 측에 따르면 타종 담당 교사는 개인용 태블릿PC를 챙겨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초 단위 시간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는 진동소리 등을 걱정해 옆방에 둔 채 ‘오전 10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80%가량 배터리가 남아 있던 태블릿PC가 갑자기 꺼졌다. 타종 담당 교사는 급히 옆방으로 달려가 휴대전화를 가져왔는데, 급한 마음에 오전 ‘9시 58분 59초’를 오전 ‘9시 59분 59초’로 착각해 종을 울렸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교육청과 협의해 2교시 수학영역 시험 후 점심 시간에 수험생들에게 국어영역 시험지와 답안지를 다시 나눠 주며 ‘1분 30초’의 추가시간을 부여했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쉬는 시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정답을 확인했을 가능성 때문에 이미 마킹한 문제는 수정하지 못하게 했다. 서둘러 답을 적다 실수를 하거나 되는 대로 찍어서 낸 학생들이 적잖았지만 결국 구제받는 이는 소수에 불과했다고 한다. 한 학생은 “우리 반에서는 마킹을 못한 딱 한 사람만 재시험이 의미 있었다. 모두들 책상에 놓인 시험지만 멀뚱멀뚱 쳐다봤다”고 말했다. ●점심 추가시간 부여에 또 다른 피해 특히 시험지를 배포하고 다시 걷는 과정에서 25분이나 소요되면서 수험생들은 50분의 점심시간이 반 토막 나는 또 다른 피해를 입었다. 식사시간도 부족한 상태에서 충분히 쉬지도 못하고 3교시에 들어가야 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줄어든 점심시간으로 인해 도시락을 3분의1밖에 먹지 못했다”며 “손목 수술을 받은 내가 만들어 준 도라지볶음 반찬이 남아 있는 걸 보는 순간 얼마나 떨었을지 짐작이 가 밥이 잘 안 넘어갔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아이가 평소 점심식사 후 쪽잠을 자며 피로를 회복한 뒤 3교시 시험에 임하는데 줄어든 점심시간 탓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한다”며 “4교시 탐구 영역까지 여파가 이어져 지난 3년간 모의고사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수험생들 점수 평소보다 낮게 나와 실제로 이날 경동고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은 점수가 평소보다 낮게 나온 경우가 많았다. 올해 네 차례 모의고사에서 국어영역 백분위 점수가 62~82점이었던 G군은 이번 수능에서 48점에 그쳤다. 6월과 9월 모평 국어에서 각각 4등급과 5등급을 받은 H군은 6등급으로 떨어졌다. 국어영역에서 받은 충격 탓인지 평소 3등급을 받던 수학(2교시)도 4등급으로 하락했다. 경동고에서 시험을 본 수험생 39명은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교육부 등을 상대로 1인당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타종 사고 후 한 달이 지나도록 교육부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 발표가 없었던 게 소송에 나선 이유다. 이 학교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만 400여명인 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집단소송 제기할 사람들을 찾는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어 참여 인원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추상적 교육부 매뉴얼 작동 못 한 듯” 한 학부모는 “겨우 1분 갖고 호들갑을 떤다고 할 수 있지만 수험생은 1초도 절실한 경우가 많다”며 “가뜩이나 불수능이라 한 문제에 학교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정신적으로 흔들려 2~4교시 피해를 본 상황은 환산조차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송을 대리하는 김우석 법무법인 명진 대표변호사는 “교육부가 2020년 수능 당시 서울 덕원여고에서 발생한 타종 사고 이후 대처 매뉴얼을 만들었다지만 이를 공개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추상적인 매뉴얼이라 긴급한 의사 결정이 필요한 타종 사고 순간에는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매뉴얼과 관련해서는 학교에 공유가 됐고 타종 교사 역시 충분히 교육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관련 대책을 충분히 세워 앞으로는 이런 불상사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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