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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시즌 핫아이템 ‘부티’

    올 시즌 핫아이템 ‘부티’

    부티의 경우 전체적으로 중성적인 느낌이 나는 매니시한 옷차림에 잘 어울린다. 통이 좁아 살짝 달라붙는 정장 바지에 부티를 신으면, 발목이 가늘고 다리는 길어 보인다. 발목에 포인트를 주는 것이므로 바지는 9부 길이가 알맞다. 부티에 긴 치마는 최악. 무릎 위로 올라오는 발랄한 미니스커트와 함께 해야 제멋이 산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레깅스와 코디하면 가는 발목이 강조된다. 단, 스커트에 부티를 신을 때는 다리가 짧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올해는 이러한 고민을 덜어줄 만한 스타일들이 많이 출시됐다. 복사뼈를 덮는 일반적인 부티에서 발등 부분이 깊게 파인 스타일 등 다양하다. 스커트를 입을 때는 발등이 드러나는 깊게 파인 스타일이 좋다. 이런 스타일은 기본 펌프스에 목이 약간 올라와 있는 형태로 스커트와 함께 매치했을 때, 다리가 오히려 길어 보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스키니진과 부티의 조합은 각선미를 강조해 더없이 섹시하다. 미니스커트와 더불어 사시사철 애용되는 짧은 반바지나 무릎 위 길이의 반바지 등도 부티와 어울린다. 올 가을·겨울 유행을 점치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패션쇼에서 런웨이를 콕콕 찍는 모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여인들의 복사뼈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더욱 섹시해 보이는 부티(Bootie)와 세련되면서도 정숙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레이스업(lace up) 부츠와 구두들. 부티는 발목 길이의 앵클 부츠보다는 짧고 펌프스보다 목이 높은 구두를 말하며, 레이스업은 끈으로 장식된 신발을 지칭한다. 올 가을과 겨울의 거리는 부티와 레이스업으로 장식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브랜드 가운데 모스키노나 마크 제이콥스 등이 대표적으로 이러한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백화점뿐 아니라 동대문에 있는 저렴한 구두 매장의 진열대까지 부티와 레이스업 스타일이 장악했다. 부티와 레이스업의 바람은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했으며 이번 시즌엔 더욱 뜨거워졌다. 금강제화 여화 디자이너 강주원 실장은 “절제미를 강조하는 미니멀리즘에 레트로(복고풍)가 가미되면서 부티가 유행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강제화는 부티 디자인을 지난해 5개에서 올해는 10개 디자인으로 확대하였으며, 레노마도 2개 디자인에서 10개 디자인으로 부티의 수를 늘렸다. 부티의 멋은 단순함에 있다. 장식을 배제하고 소재로 승부한다. 이번 시즌 사랑받는 소재는 페이턴트(광택을 입힌 가죽). 가방이나 신발은 단순한 디자인, 검정색 위주의 무채색 의상이 선호되는 가운데 옷차림의 지루함을 더는 데 가장 애용되는 아이템이다. 또한 왁시(waxy)작업을 거쳐 기름을 먹인 듯 자연스럽게 바랜 듯한 가죽이나 호피 무늬 부티도 눈길을 끈다. 레이스업 스타일의 구두나 부티, 부츠는 남성미를 강조한 매니시룩이 유행하면서 각광받고 있다. 레이스업 스타일의 부티는 끈이 있는 옥스퍼드 남성화의 앞부분을 잘라낸 형태로, 중성적인 멋을 내기에 좋다. 구두끈 하나로도 옷차림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 기존 나일론에서 새틴, 벨벳 등으로 소재가 다양해졌다. 묶었을 때 발등 위에서 풍성하게 피어난 리본은 당신의 옷차림에 방점을 찍는다. 홀로 독야청청하는 스타일은 이제 없다. 부티와 레이스업의 강세라 하더라도 다양한 길이의 부츠도 저마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여심을 유혹한다. 무릎 위까지 오는 긴 부츠와 다리가 짧아 보여 일부 여성들이 기피했던 중간 길이의 부츠도 진열장에서 만만찮은 존재감을 과시할 태세다. 미니멀리즘의 강세로 종아리에 딱 맞는 스타일이 다시 힘을 얻었다. 뭘 골라 신어도 좋다. 단, 유행에 민감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다면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튜블러(통모양) 형의 부츠나 자연스럽게 주름을 잡아 신는 셔링 부츠는 신발장에 고이 모셔놓는 것이 좋겠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지자체·기업 상생 급증

    지자체·기업 상생 급증

    자치단체와 기업이 지역발전을 위해 손을 잡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업은 지역사회 공헌 차원에서 시설과 돈을 내놓고, 지자체는 별도 지원팀을 만들어 행정적 차원에서 기업을 돕는다. 옛날처럼 행정과 돈을 ‘불법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相生)으로 윈윈 하자’는 뜻이다. 기업은 지역에 뿌리를 빨리 내려 반기업 정서를 없애려 하고 지자체와 주민들은 기업의 각종 지원으로 내고장 발전을 앞당기려는 목적이 있다. 특히 지난 70∼80년대 국내 산업을 이끌었던 공단 지역의 기업들이 번 돈의 환원 차원에서 지자체의 대형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울산, 포항, 광양 등은 어느 도시 못지않게 도시 환경이 좋아졌다. ●에너지 공급… 공원 만들어 기부 5일 강원 춘천시에 따르면 춘천시는 4일 포스코건설과 집단에너지공급사업 등 각종 민간투자사업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7000억원 규모의 집단에너지 공급, 근화동 하수종말처리장 이전, 신재생에너지산업단지 조성, 춘천 레저전용도로 조성 등 5개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사업비는 1조 2000억원에 이른다. 레저 전용도로 조성계획은 마라톤코스로 유명한 의암호 일대 42.195㎞의 도로를 포스코건설측이 확장하고 교량 설치 등을 하게 된다. 열병합발전소를 건립, 아파트나 공공기관에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은 포스코건설이 비용을 부담해 타당성 조사를 한다. 또 포스코는 지난 2004년부터 ‘국제불빛 축제’ 행사비로 매년 경북 포항시에 12억원씩 지원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0년 포항테크노파크 조성 사업에 현금과 부지 제공 등 300억원을 지원했다.1998년에는 포항시에 남구보건소 신축 부지를 제공하기도 했다. 울산을 터전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SK㈜는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1020억원을 들여 울산대공원을 조성해 울산시에 무상 기부했다. 이 공원은 울산시가 부지를 사 제공하고 SK가 지난 10년 동안 조성했다. 총 364만여㎡ 규모로 울산시민이 사시사철 즐겨찾는 명소가 됐다. 경남은행은 깨끗한 생태하천으로 복원돼 많은 시민이 즐겨찾는 울산 태화강에 25억여원을 투입해 인도교를 가설한 뒤 시에 기부하기로 했다. 지역은행을 많이 이용해준 울산 시민들과 지역 사회에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서다. 대구은행은 지난 5월 ‘1000만그루 나무심기운동’을 벌이고 있는 구미시에 3억원 상당의 큰 나무 60여그루를 기증했다. 기아자동차도 경기 화성시에 1만 1000여명이 이용하는 사원식당의 쌀 절반 이상을 화성쌀로 사주고 있다. 최근에는 ‘화성 연쇄살인’으로 치안이 불안한 것을 염두에 두고 방범순찰차 10대를 무상 기증했다. ●지역 학교 졸업생·주민 고용 옛 한보철강을 인수한 현대제철은 지난해 6월 충남 당진군, 전문대인 신성대학, 합덕산업고와 산학협력 관계를 맺었다. 회사에서는 두 학교 졸업생을 모두 생산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신성대에서 신입생 80명을 선발했고, 두 학교는 올해 제철관련과를 개설했다. 현대제철은 인근에 종합병원과 특목고 등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충남 아산시에 대규모 탕정 LCD단지를 조성한 삼성전자는 ‘충남외국어고’에 땅과 돈을 내놓았다. 충남도교육청이 어디에 외국어고를 설립할지를 고민할 때 학교부지 9200평 중 일부를 제공한 뒤 60억원도 기부했다. 삼성은 “우리 회사 직원 자녀도 다닐 텐데, 첨단 시설을 갖춘 최고의 학교로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이 학교는 내년 3월 문을 연다. 포스코는 지난 5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포항지역 주부 30명을 생산직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교육을 거쳐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돼 품질과 기계·전기 등 부서에 배치돼 일하고 있다. ●자치단체도 주민도 기업돕기 나서 화성시는 2년 전부터 청사 1층 로비에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생산한 승용차를 전시하고 있다. 시는 직원과 시민을 대상으로 기아차 팔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진입로도 만들어줬다. SK로부터 쉼터를 기부받은 울산 시민들은 2004년 회사가 다국적 헤지펀드 소버린에 경영권을 위협받자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대대적인 주식사주기 운동을 벌여 화답했다. 충남도는 삼성이 아산에 대규모 LCD단지를 만들기 시작하자 ‘삼성지원팀’을, 당진군은 지난 7월 ‘현대제철지원팀’을 만들어 갖가지 인허가와 민원을 해결해 주며 지역발전에 힘을 보태는 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영근 화성시장은 “자치단체에서 기업체 제품을 팔아주지만 기업체들도 지역농산물을 사주는 등 지역발전에 도움을 주면서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것을 크게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울산 강원식·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05일 TV 하이라이트]

    ●아시아의 창-공자를 찾아서(KBS1 밤 1시25분) 중국계 캐나다인 2세 웨이슨 초이는 공자의 흔적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그는 중국으로 건너가 공자가 태어난 취푸 마을의 동굴부터 기원전 479년 공자의 무덤까지 방문한다. 웨이슨 초이와 함께 공자가 남긴 가르침들을 돌아보며, 그것이 현대인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함께 얘기해 본다.   ●다큐10-내가 산을 사랑하는 이유 5부(EBS 오후 9시50분) 옐로스톤은 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한없이 신비로운 원시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옐로스톤에선 포효하는 폭포와 거대한 협곡 등 경이로운 풍경이 사시사철 그 모습을 달리한다. 옐로스톤은 미국의 세렝게티 초원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부부 클리닉-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15분) 벌써 수년째 승진도 못하고 만년과장 자리에 머물고 있는 기홍은 아내 볼 면목이 없다. 그럼에도 싫은 소리 한마디 안 하고 누구보다 든든하게 자신을 내조해 주는 아내와 딸 보람이를 볼 때마다 기홍은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기홍에게도 마침내 기회가 오는데….   ●심리극장 ‘천인야화’(SBS 오후 8시50분) 기존의 미니 드라마와 리얼토크 형식을 바꿔 현대인의 이상 심리를 다루는 본격 심리 버라이어티로 새롭게 단장했다. 진행은 기존 MC 박해미와 함께 2년 남짓 만에 방송활동을 재개하는 개그맨 김진수가 맡는다.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박사가 고정출연해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솔루션을 제공한다.   ●생방송 섹션TV 연예통신 400회 특집(MBC 오후 9시55분) 1999년 5월 첫 방송을 내보낸 ‘섹션TV 연예통신’이 지난 8년5개월의 역사를 정리한다.400회를 맞아 특별히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을 찾았다. 국내외 톱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는 현장을 생중계하고, 부산을 찾은 일본의 톱스타 기무라 다쿠야와의 인터뷰도 내보낸다.   ●라이프 n 조이(YTN 오후 8시35분) 가깝고도 먼 나라 몽골, 초원을 달리던 몽골인들의 전통문화를 통해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자연과 인간이 이뤄낸 작품을 감상하며 가을의 정취를 느껴본다. 향긋한 커피향에 가을을 담아내고 함께 만드는 음식으로 추억이 방울방울 맺혀가는 곳, 이색 체험거리가 가득한 경기도 남양주로 출발한다.
  • [경제현장 읽기] 미분양 아파트 90% 몰린 지방 가보니…

    [경제현장 읽기] 미분양 아파트 90% 몰린 지방 가보니…

    서울은 그동안 집값이 많이 올랐고 분양도 잘된다지만 지방은 그렇지 않다. 지방경제가 여전히 위축돼 있는데도 아파트 공급은 넘쳐 빈집이 남아돌고 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 가운데 90%가 지방에 있다. 미분양뿐만 아니라 옛집이 팔리지 않아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추석 연휴에 지방에 내려가 살펴 본 지방 부동산시장의 불황은 심각했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정모(61)씨는 올해 초 4년 전 분양받은 해운대 165㎡짜리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전에 살던 부산진구의 105㎡ 아파트를 처분하지 못해 두 집 살림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부산 진구 아파트를 2억원에 내놓았지만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매매가를 1억 8000만원까지 내렸지만 매기(買氣)가 없다. 해운대 아파트도 밤에 보면 불이 꺼진 집이 더 많다. 아직 입주하지 않은 빈집이 많기 때문이다. 분양가보다 웃돈(프리미엄)이 수천만원 붙었다고는 하는데 매매는 거의 없다. 본의 아니게 1가구 2주택이 된 정씨는 “양도소득세 면제 유예기간인 1년을 넘겨 세금을 많이 내게 되는 것 아닌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해와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진 인구 20만명의 소도시 충북 충주에서도 지방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를 들여다볼 수 있다.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아파트가 주거에 적합하지 않은데도 건설업체들이 농촌에 아파트를 분별없이 지어 미분양을 촉발하는 현상도 있다. 충주 봉방동 최모(65)씨는 2년 전에 분양받아 올 초에 입주를 시작한 105㎡ 아파트에 들어갈 수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살던 단독주택을 사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최씨는 “살던 집이 팔려야 잔금을 치르고 들어갈 수가 있는데….”라고 한숨만 짓고 있다. 충주시 외곽에서 농사를 짓는 김모(60)씨는 3년 전 분양받아, 지난 8월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의 입주를 포기했다. 김씨는 “노년에 사시사철 뜨거운 물이 나오는 아파트에서 편안하게 살려고 했는데, 막상 입주하려고 보니, 고추농사 지은 것을 널 데가 없더라.”고 말했다. 충주의 한 시민은 “지난해 8월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도 현재 3분의1 정도 비어 있다.”면서 “충주 인구는 줄어들었는데 아파트 공급이 크게 늘어났으니 아파트 가격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큰 원인이 높은 분양가와 수도권을 겨냥한 고강도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충주만 해도 서울과 가까워서 서울사람들이 투자를 적지 않게 했는데, 아파트 가격이 분양가보다 2000만원 정도 하락해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가 없어 전세로 돌리지만, 이 지역의 전세수요도 크지 않아서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방 40평대 아파트가 3억 5000만원에서 4억원 정도 하는데 그 수준이면 넓은 정원이 있는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는 가격”이라고 했다. 때문에 지방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국도 최근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최근 경제연구소장들을 만나 보니 부동산경기가 일본식으로 진행될까 걱정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부동산 투자로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한 국민들이 국내 부동산을 팔고 해외투자로 몰려 일본내 부동산가격이 폭락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실물경기가 받쳐주고 올 대선 결과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지만 (상황이 변하면) 우리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HAPPY KOREA] (16) 전남 진도군 사상·사하마을

    [HAPPY KOREA] (16) 전남 진도군 사상·사하마을

    서울신문이 행정자치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전국 50여개 우수 마을을 소개했다. 이어 대상지역 30곳이 최종 확정된 2월부터는 선정지역의 절반인 15곳을 차례로 방문, 마을 현황과 추진 계획 등을 살펴봤다. 최근에는 일본·유럽·미국·캐나다의 선진 마을을 찾아 우리가 본받을 만한 제도와 환경, 가치 등도 점검했다.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사업이 시작된 지 6개월 지난 시점에서 30곳 가운데 소개하지 못한 15개 마을의 추진 성과와 과제를 소개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전남 진도군 의신면 운림예술촌을 다녀왔다. ‘땅끝 마을’ 전남 해남군을 지나 진도대교를 건너면 그야말로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 갈 수 있는 곳, 진도군에 도착한다. 진도군 의신면 사상·사하마을 ‘운림예술촌’은 지리적 소외감을 키우기보다는 지역자원에 대한 재발견을 통해 전국에서 으뜸가는 마을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부푼 꿈을 키우고 있다. ●동백숲,‘흙 속에 묻혀있는 진주’ 진도군은 사상·사하마을이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대상지역으로 확정된 직후인 지난 4월 중앙대 산업과학대학 연구팀에 첨찰산 일대 생태환경에 대한 연구용역을 처음으로 의뢰했다. 연구팀은 식생 구조는 물론, 관리 방안, 활용 가치 등에 대한 체계적인 해법을 제시할 계획이다. 연구용역 결과는 오는 9월쯤 나올 예정이지만, 진행 과정에서 놀랄 만한 사실이 발견됐다. 연구용역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안영희 중앙대 산업과학대학 학장은 “첨찰산 일대 동백나무 군락지는 132만㎡(40만평)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첨찰산 자락에서부터 허리까지 골고루 분포하고 있으며, 규모만 놓고 보면 국내 최대”라고 밝혔다. 현재 동백나무로만 이뤄진 국내 최대 군락지는 전남 장흥군 천관산 일대로, 면적은 20만㎡(6만평)이다. 또 후박나무 등 다른 난대수종과 섞여 있는 동백나무 군락지는 전남 진도군 임회면 여귀산 일대 100만㎡(30만평)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보호는 건강한 식생에 ‘독’ 문제는 첨찰산 일대 동백숲이 그동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우리나라 남부 지방과 중국, 일본 등지에 주로 분포하는 동백나무는 나무 밑동에서부터 가지가 갈라져 옆으로 퍼져나가는 관목 형태가 많다. 반면 첨찰산 일대 동백나무는 하늘로 높게 뻗은 형태가 대부분이다. 줄기나 가지도 가늘다. 안 학장은 “동백나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일조량이 많아야 하는데, 지나치게 무성한 잡목 때문에 기형적으로 성장한 것”이라면서 “때문에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맺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도로만 벗어나면 동백나무를 비롯한 각종 잡목이 우거져 있어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다. 숲 한 가운데에 서면 햇빛조차 들지 않는다. 이처럼 그동안 동백숲이 방치되다시피한 데는 동백숲 인근 62㏊(19만여평)가 1962년 천연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돼 함부로 손을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후박나무·동백나무·가시나무·생달나무 등 상록수림이 사시사철 푸르름을 뽐내고 있는 만큼 자연 상태의 숲을 인위적으로 관리한다는 점에 대한 환경단체와 지역주민 등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행정기관·전문가·주민 ‘역할 분담’키로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대상지역 선정을 계기로 머리를 맞댄 진도군과 환경단체, 지역주민은 최근 ‘하나의 목소리’를 만들어냈다. 양재환 진도군 경제통상과장은 “그동안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생태환경을 자원화하기로 합의했다.”면서 “필요한 노동력은 주민들이 제공하고, 기술적인 지원은 관련전문가들이 맡고,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진도군이 부담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백나무는 관상용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종자는 공예재료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고, 여기서 짜낸 기름은 화장품의 원료로 활용된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동백기름은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을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증명됐다. ●동백나무 종자는 공예재료로 사용 또 참나무 계통인 가시나무는 목재뿐만 아니라, 조경수로도 활용 가치가 높다. 자연환경이 우수한 곳에서만 군락을 이루는 후박나무나 생달나무도 뛰어난 목재 자원이다. 안 학장은 “동백숲 인근 가시나무숲도 국내 최대 규모 군락지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연상태로 방치할 경우 숲의 가치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목표를 설정한 뒤 과학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도 남기창·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운림예술촌 만들기 어떻게 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상·사하마을은 지난달 말 마을 발전방향 등을 담은 ‘운림예술촌 조성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전통 예술’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마을 어귀에서 ‘비끼네민속전수관’을 운영하는 진도북놀이 이수자 이희춘(50)씨는 “현재 조선시대 상류층 문화는 많지만, 하류층 문화는 거의 없다. 외형만 되살린 세트장은 많지만, 주민들이 거주하는 생활공간은 거의 없다.”면서 “다른 지역이 모방할 수 없는 무형적 가치를 살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민들이 그동안 전통 공연, 전통 놀이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결속력이 강한 것도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주민들은 지난 2002년 ‘답교놀이’를 100여년 만에,2003년 ‘남한산청 도척놀이’를 130여년 만에,2004년 ‘살랭이놀이’(투전놀이)를 150여년 만에 각각 재현했다. 이같은 놀이 문화는 200여명의 주민을 하나로 묶어내고 있다. 마을 인근에는 한국 남종화의 본산인 운림산방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연간 20만명이 넘는다. 하지만 단체로 와서 황급히 떠나는 이른바 ‘관광버스 방문객’은 주민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마을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유도할 수 있는 ‘매력’이 부족한 탓이 크다. 김종필(44) 이장은 “주민들끼리 뜻을 모아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고, 블록 담장은 철거하거나 나지막한 돌담으로 다시 쌓을 예정”이라면서 “보기 좋은 마을을 만들다 보면, 오고 싶은 마을, 살기 좋은 마을로 차츰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박연수 진도군수 “꽃길 조성 등 주민참여 활성화 큰성과” “살기좋은 지역만들기는 대상지역뿐만 아니라, 인근지역 주민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연수 진도군수는 “운림예술촌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꽃길과 민박촌을 조성하는 등 참여가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추진 6개월의 가장 큰 성과를 이같이 밝혔다. 박 군수는 이같은 지역 활성화의 배경으로 진도의 가장 큰 지역자원인 시·서화·창(소리) 등 문화 유산을 주저없이 꼽았다. 그는 “안숙선 명창도 이곳 진도에서 공연을 하려면 적어도 3일은 연습한다고 한다.”면서 “청중이 장단을 맞추고, 추임새까지 넣어줄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문화 유산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주민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 되고, 자부심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진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맑은 물 밝은세상] (8) 효율적 물관리체계 갖추자

    [맑은 물 밝은세상] (8) 효율적 물관리체계 갖추자

    2002년까지 금강 본류에는 다목적댐이 대청댐 밖에 없었다. 그래서 금강 상류에 비가 조금만 내려도 대청댐은 수문을 여닫기 바빴다. 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어 하류에선 가뭄·홍수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전북지역은 늘 금강 하류에서 퍼올린 더러운 물을 마셔야했다. 그러나 용담댐을 건설, 물을 전주쪽으로 흘려보내면서 이런 문제점은 싹 없어졌다. ●22㎞ 유역변경 터널… 하루 40만t 상수도 공급 용담댐은 전북 진안 금강 상류에 들어선 다목적댐이다. 골짜기를 막은 댐은 8억 1500만t의 물을 담을 수 있다. 소양강·충주댐 등과 비교하면 중규모 댐에 불과하지만 기능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금강 수계 상류의 물은 용담댐이 건설되기 전까지는 대청댐을 거쳐 서해로 흘렀다. 지금은 용담댐 물을 21.9㎞의 지하 유로 변경 터널을 거쳐 완주 고산 정수장으로 보낸다. 하루 40만t의 물을 깨끗하게 소독해 금강 수계 밖의 전주·익산·군산, 충남 서천 등 전주권으로 공급, 이 지역의 물 부족과 상수도 품질을 한방에 해결해 줬다. 전주 상수도사업소 백종현 과장은 “용담댐이 들어서기까지는 수량확보에 급급, 금강 하류 부여에서 물을 받아 마셨는데 이젠 전북지역도 금강 최상류의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흡족해 했다. 전북 지역 추가 개발이 속력을 내도 물 걱정에서 자유롭다. 김원택 용담댐관리단장은 “하루 135만t의 공급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군산공단, 새만금, 혁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개발에도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청댐과 연계 운영해 금강 하류의 가뭄·홍수 피해를 막는 기능도 톡톡히 해낸다. 지난해 장마철때 이 지역에는 600㎜의 비가 내렸지만 용담댐에서 전량 잡아뒀다. 만약 이 댐이 없었더라면 대청댐은 엄청난 양의 물이 한꺼번에 유입돼 수문을 활짝 열어야 했을 것이다. 용담댐이 금강 상류 유역 면적의 30%를 차지, 대청댐과 함께 금강 중하류 지역의 홍수를 막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용담댐 건설 이후 장마철에 대청댐에서 아깝게 흘려보내는 물을 53%나 줄여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年 107억 발전수익 원유 32만배럴 효과 댐 건설, 그것도 유역을 변경할 경우 흔히 환경 파괴 지적을 받는다. 하지만 용담댐은 오히려 유역 변경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과 함께 환경에 보탬이 되기도 한다. 전주권 용수 공급을 위해 유역을 변경한 물을 그냥 흘려 보내지 않고 도수터널에서 고산 정수장으로 떨어지는 높은 낙차를 이용, 발전을 일으킨다. 지난해 107억원의 수익을 올려 원유 32만배럴을 절감한 것과 같은 효과를 거뒀다. 발전소는 2만 62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고산 정수장에서는 생활 용수와 함께 하천유지·농업용수도 함께 흘려보낸다. 다른 지역 하천이 메마른 것과 달리 고산천은 미역을 감아도 될 정도의 물이 사시사철 흐르면서 하천 생태계를 유지한다. 이 물은 만경강으로 이어져 하천 수질을 개선하고 농업 용수로 이용된다. 대청댐쪽으로도 하루 5만∼10만t을 내려보낸다. 용담댐은 지역 환경개선사업 비용도 덜어주고 있다. 상수원 수질개선을 위해 댐 상류 지자체로부터 하수처리장 3곳과 마을 하수도 29곳 등 환경기초시설 운영권을 받아 관리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19개 시설을 추가로 인수해 관리할 계획이다. 수자원 확보-수질 개선-용수공급까지 일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수자원 효율관리 첨단 토목기술로 가능 다목적댐은 물의 효율적 이용을 가능케하는 첨단 토목기술이다. 용담댐과 같은 기능을 하는 댐으로 섬진강댐이 있다. 모두 남해안으로 흘러가는 물을 막아 일부를 동진강 유역으로 보내 전북 남부지역 상수도를 공급하고 하천 유지용수로 이용된다. 용담댐, 부안댐 상수도와 연계해 전북지역을 하나의 물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낙동강 상류 임하댐에서도 일부 물길을 바꿨다. 임하댐에서 영천댐까지 24㎞를 도수관로를 이어 물을 보낸다. 영천댐에서는 다시 34㎞에 이르는 도수터널을 통해 하루 40만 7000t을 금호강으로 보낼 수 있다. 금호강에서는 이 물을 포스코 등 포항지역 산업시설 생활·공업용수로 공급하고 일부는 금호강을 거치면서 하천 정화기능을 한다. 장흥댐과 주안댐도 일부 유역변경을 통해 광주·목포 일대의 상수도를 공급하고 있다. 북한강 상류의 임남댐(금강산댐)도 남쪽으로 흐르던 물을 가둬 북쪽으로 흘려보낸 뒤 다시 동해안으로 내려보내 전기를 일으키는 유역변경 댐이다. 진안 글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같은 수계 댐 관리 일원화 시급 홍수 등 재해를 막는 치수(治水)보다 한 단계 앞선 물관리가 이수(利水)이다. 물은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안겨준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200㎜정도이고 수자원 총량은 1240억t에 이른다.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물이 풍족하다. 그러나 정작 물 이용률은 27%에 불과하다. 연간 337억t만 제대로 이용하고 나머지는 그냥 흘려버리고 있다. 엄청난 자원을 앉아서 버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름 장마철에 버리는 물은 522억t이나 된다. 연간 이용하는 물보다 많다. 수자원 총량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집중호우와 같은 이상기후 현상도 잦아지고 있어 물관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북한 임남댐 건설에 따라 북한강 수계는 유입량 감소로 연간 36억t이 줄었다. 물 이용량은 댐건설 등 이수 시설 확충으로 1965년 이후 6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인구증가로 인한 생활용수 사용과 1인당 물 사용량이 늘어나 이용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선 수계 통합관리가 절실하다. 댐 이용 주체가 다목적댐은 수자원공사, 발전댐은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으로 나눠졌다. 가뭄과 홍수 같은 재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같은 수계에서는 댐의 연계 운영 및 통합관리가 요구된다. 광역상수도와 농업용수·공업용수를 연계하는 시설도 필요하다. 나아가 주요 하천 수계를 잇는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홍수와 같은 재해도 막을 수 있다. 효율적인 물관리 자체만으로도 대규모 댐 건설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군 작전 하듯 물 상황 24시간 감시 수도권 2000만 인구의 상수도는 어떻게 공급될까. 과천의 수자원공사 ‘수도권 광역상수도 통합운영센터’에 가면 실시간으로 수돗물 공급 및 수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군 작전 상황실을 떠오르게 하는 센터는 물 분석·이용·수질·재해방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곳이다. 전문가들이 24시간 상황판에서 눈을 떼지 않고 감시하고 있다. 수도권 상수도는 크게 서울시와 수자원공사가 대준다.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한강물을 정수해 시민에게 공급한다. 나머지 수도권 시민이 이용하는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등은 수공이 팔당댐 물을 걸러낸 뒤 광역상수도로 공급하고 있다. 수도권 광역상수도는 급수 인구 1000만명, 하루 생산 능력만도 790만t에 이른다. 수돗물 공급지역이 넓다 보니 관로만 816km,24개 시설에서 나눠 운영해야 했다. 그런데 지난 2월부터는 수도권 수돗물의 생산·공급·수량조절 등을 한곳에서 자동으로 통제하는 센터가 마련됐다. 군대에 비유하면 사령부 작전 상황실과 같다. 최첨단 정보기술을 이용, 수돗물을 효율적으로 이용·관리하는 시설로 세계 최대 규모다. 예를 들어 수원 도로건설현장에서 대형 상수도관이 터졌다고 가정하자. 예전 같으면 며칠 동안 물난리를 겪고 수원 아래쪽 도시까지 상수도 공급이 끊긴다. 그러나 이젠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상수도관이 터지면 자동으로 중간에서 공급을 차단하고 복구공사를 벌인다. 동시에 화성쪽으로 지나는 상수도관으로 바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다. 수공이 운영하는 수도권 광역상수도는 47개의 비상연결밸브를 통해 관망들이 거미줄처럼 서로 연계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장수 경주마 육성목장 오픈

    제주도가 아닌 뭍에서도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는 시대가 열렸다. 우량 종마를 생산하고 경주마를 훈련시키는 ‘장수 경주마 육성목장’이 29일 문을 열었다. 한국마사회가 지난 2001년부터 1160억원을 투입해 전북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일대 46만평에 조성한 이 목장은 내륙에는 처음이고 제주도 60만평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500마리의 말을 수용할 수 있는 마사 22개동과 실내외 마장, 말 샤워장, 교배소, 경매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경주마 훈련에 필요한 1.6㎞의 경사주로와 1.5km의 언덕주로,25만평 규모의 초지 등도 조성됐다. 현재 장수 경주마 목장에는 40억원을 호가하는 ‘메니피’ 등 종마로 쓰일 세계적 명마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우수 혈통을 가진 씨수말 5필과 시험말 15필이 들어왔다.4월에 예비 경주마 100여마리가 들어오는 등 최대 500마리를 수용할 예정이다. 이 목장은 부산·경남 경마장에 공급할 경주마의 훈련과 우수 혈통의 경주마 번식을 맡게 된다. 제주목장 보다 기후여건은 나쁘지만 전국에 있는 마주와 농가들의 접근성이 좋아 생산·유통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사시사철 사용 가능한 말 수영장과 실내마장도 제주에 없는 시설이다. 제주목장에는 4명뿐인 조련사가 장수목장에는 13명이나 배치돼 16∼24개월 된 말을 집중 훈련시키게 된다. 전북도와 장수군은 경주마목장 개장에 맞춰 인접 지역에 승마레저타운, 승마공원, 마사박물관 등 관광시설을 확충해 장수군 일대를 ‘말 클러스터’로 육성하기로 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 (19) 세계최고 ‘문화대국’

    [프렌치 리포트] (19) 세계최고 ‘문화대국’

    문화를 얘기할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나라가 프랑스다. 살다 보면 왜 프랑스를 문화대국이라고 하는지 금방 이해하게 된다. 눈길 가는 곳, 발길이 닫는 곳마다 수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재와 예술품이 가득하고 전국에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다. 공연장에서는 사시사철 다양한 장르에 수준높은 문화 프로그램들이 이어진다. 가을에 시작해 이듬해 초여름까지 계속되는 시즌 내내 음악회와 오페라, 연극, 무용 등 각종 공연물이 쏟아진다. 조금만 부지런하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부럽다는 말 외에는 더 할 말이 없다. 문화대국 프랑스의 힘은 내부 문화의 다양성과 외부 문화에 대한 포용력에서 찾을 수 있다. 이국적 문화요소들을 과감하게 받아들여 프랑스 문화로 통합함으로써 프랑스 문화를 다양화하고 경쟁력을 높였다. 이같은 문화경쟁력은 문화와 예술을 사랑할 줄 아는 국민들, 그리고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문화생활을 향유하며, 모든 장르의 예술이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치밀하고 세심하게 정책을 펴나가는 국가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프랑스인들은 문화생활을 무척 즐긴다.2005년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은 지난 12개월 동안 평균 독서 58권, 영화 47편, 박물관이나 전시장 39회, 연극 16편, 음악회나 콘서트 관람 31회의 문화생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인들이 문화와 예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연주회장과 전시회장을 가보면 알 수 있다. 파리의 몽테뉴가에 있는 샹젤리제극장에서는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와 라디오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의 연주회가 번갈아 열린다. 쿠르트 마주어와 정명훈씨가 각각 지휘봉을 잡은 두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는 수준이 뛰어나고 레퍼토리 선정도 훌륭해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최고로 인기다. 가끔 가보면 어느 연주회든 객석은 항상 만원이다. 관객들은 대부분 정기 회원으로 가입해서 그 시즌의 프로그램 중 원하는 것을 모두 예약한 뒤 여유있게 문화생활을 즐긴다. 센 강변에 있는 그랑팔레에서는 고갱 전시회와 모네와 터너의 인상파그림 전시회 등 좋은 전시회가 일년에 서너차례 열린다. 길게 늘어선 줄에 기가 질려 그냥 포기하고 돌아온 적이 많은데 프랑스인들은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줄을 섰다가 전시회를 관람한다. 독서를 하며 긴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많다. 이틈을 이용해 클래식을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들은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선사한다. 프랑스인들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것은 미적 감각이 발달하고 예술적 기질이 풍부하며 자유분방한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또 전통적으로 배금주의적 경향이 강한 탓이기도 하다. 프랑스인들은 사람을 평가할 때 문화적 소양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본다. 아무리 좋은 학교를 나오고, 돈이 많더라도 문화적 소양이 없으면 교양인이나 인격자로 평가하지 않는다. ●문화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음악축제, 문화유산의 날, 박물관의 밤 등 문화부가 주관하는 문화 이벤트들은 프랑스가 얼마나 문화를 소중하게 여기는지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음악축제는 하지(夏至) 날을 맞아 매년 6월21일 열리는 행사다. 이날이면 대도시부터 시골 마을까지 프랑스 전역이 들썩인다. 심지어 감옥에서도 음악회가 열린다. 전문 연주인은 물론이고 아마추어 음악가들, 심지어 어린이들까지 악기를 들고 나와 솜씨를 뽐낸다. 클래식부터 재즈, 하드록, 레게 등 다양하다. 루브르 박물관 앞 뜰에서는 국립오케스트라의 무료 공연도 펼쳐진다.1982년 시작된 음악축제는 1995년 유럽 음악의 해를 맞아 유럽 각국에 알려지게 됐고 지금은 전 세계 100여개 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음악축제가 여름 축제를 여는 행사라면 9월 중순의 주말에 진행되는 ‘문화유산의 날’ 행사는 가을의 문화 시즌을 여는 행사다. 전국의 모든 박물관과 문화재로 지정된 옛 건물, 고궁들이 무료로 개방된다. 대통령궁으로 사용되는 엘리제 궁이나 상·하원 건물, 외무부 건물 등 평소 일반인이 출입하기 어려운 관공서 건물들 중 문화재로 등록된 건물들도 이날 시민들에게 문을 활짝 연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문화유산의 날 행사는 유럽 전역으로 퍼져 ‘유럽 문화의 날’ 로 지정됐다. 프랑스 문화부는 2005년부터 5월20일에 한밤중까지 박물관을 개방하는 ‘박물관의 밤’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 전역에 있는 국립박물관 1700곳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밤 늦게까지 관람객들을 맞는다. 이런 행사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국민 모두 수준 높은 문화를 향유하면서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이런 ‘문화의 민주화’는 국가의 정책적 지원과 노력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프랑스는 문화정책이라는 개념을 만들고 이를 수립해 실천에 옮긴 나라다. 반세기가 넘게 일관성을 갖고 추진돼 온 갖가지 문화정책은 세계 각국이 부러워하는 프랑스만의 경쟁력이다. 프랑스의 역대 지도자들은 문화예술을 장려하고 육성하는 것이 국부(國富)의 원천이 된다는 믿음을 가졌다. 드골 대통령 시절인 1959년 최초의 문화부 장관에 취임한 앙드레 말로는 한발 더 나아가 ‘문화의 발전이 민주주의의 존재조건이자 실천조건이며 동시에 사회적 단결을 가능하게 한다.’고 믿었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예술작품을 자주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으며 재정이 열악한 연극 등 공연예술이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런 철학에서였다. 말로가 쌓아 놓은 문화정책의 토대는 미테랑 대통령 시절 더욱 강화됐으며 중도우파로 정권이 바뀐 뒤에도 계속되고 있다. 좌파와 우파 사이의 역할 교대가 있었지만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국가의 노력은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이런 전통은 프랑스의 자존심을 지켜 주는 힘이 되고 있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OUR STORY] 봄처녀를 그리다

    [OUR STORY] 봄처녀를 그리다

    꽃을 보면 눈이 즐겁고 마음이 화사해진다. 입가에는 보일 듯 말 듯 미소가 번진다. 어떤 꽃인들 그러지 않을까마는, 차디 찬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봄꽃의 유혹은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다.3월이라…. 초순을 훌쩍 넘긴 이맘 때라면 청매실 농원이 있는 광양 매화마을로 가야 한다. 바람에 흩날린 하얀 매화꽃이 섬진강으로 떨어지는 광경, 생각만으로도 아름답지 않은가. 섬진강 자락에 기댄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 마을에선 노란 산수유가 다투어 피어났다. 해마다 중순을 넘어서야 만개하더니 매화꽃을 시샘하는 까닭인가, 일찌감치 꽃을 피워 냈다. 계곡과 돌담 사이에 흐드러진 산수유가 눈부시고 애절하다. 이맘 때면 또 봄이 깃든 약숫물, 고로쇠가 매화, 산수유와 공명을 다툰다. 삼국시대 병사들이 전투 중 화살에 꽂힌 나무에서 흘러나온 고로쇠를 마시고 원기를 회복했다던가.‘나도 예 있소!’하며 목청을 높이는 듯하다. 지리산과 백운산을 휘감으며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한 모습으로 흘러가는 섬진강에 봄빛이 완연하다. 주 초반 꽃샘추위가 반짝 기승을 부리긴 했지만, 서둘러 찾아 온 봄이 개화시기를 앞당겨 놓은 탓에 서두르지 않으면 낙화하는 모습만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만화방창 때는 좋아 아니 가지는(?) 못하리라∼. 글 사진 구례 손원천 기자 km@seoul.co.kr ■ 산수유 군락지 전남 구례 산동 상위마을 전주와 임실을 뒤로하고 남원땅에 접어드니 이름도 살가운 춘향터널과 방자교차로가 이방인을 맞았다. 설핏 웃음이 흘러 나왔다. 혹시 몽룡 고가도로나 향단이 삼거리, 변학도 다리는 없을까. 도로시설 이름만으로 가슴 한자락 내려놓게 하는 남도의 해학에 장시간 운전의 피로가 씻은 듯 사라진다. # 노란 군무(群舞) 산수유 남원을 지나 20분쯤 달렸을까. 봄물에 방게 기어 나오듯, 고샅길과 개울가 곳곳에서 노오란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던 산수유가 어느새 선연한 노랑색 군락을 이루며 눈앞에 펼쳐졌다. 구례군 산동면 상위마을. 국내 최대의 산수유 군락지다. 작가 윤대녕씨가 ‘마른 가지에 뿌옇게 튀어 올라 비구니 애처로운 머리통에 비죽비죽 돋는 머리칼 끝들을 생각나게 한다’던 바로 그 꽃.3월로 들어서자마자 꽃망울을 터뜨린 산수유가 산동마을 농가 앞마당과 돌담길, 논두렁이며 산기슭에 꽃구름을 피워 놓았다. 마치 마을 전체가 노란 구름에 파묻힌 듯한 느낌. 노랑빛 감도는 이끼가 낀 채 단정하게 서 있는 돌담길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좁은 돌담길을 걷다보면 남녀간 정이 도타워지고, 없던 정도 생긴다 해서 사랑의 길이라 불린다. 그 돌담 위로 산수유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산수유도 돌담도 온통 노랑빛. 때마침 내린 봄비마저 노란 색깔을 머금고 흩뿌려지는 듯하니, 그야말로 꽃처럼 아름다운 봄날이다. 아마 여수·순천 10·19사건 때 ‘산동애가’를 부르며 토벌대에 끌려갔다는 19세 백씨(氏)소녀도 그처럼 아리따웠을 게다.‘잘 있거라 산동아 한을 안고 나는 간다/산수유 꽃잎마다 설운 정을 맺고/회오리 찬바람에 부모 효성 다 못하고/발길마다 눈물지며 꽃처럼 떨어져서….’산수유가 지리산을 노랗게 물들여갈 때면 이곳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산동애가의 한 구절이다. 산수유에서 왠지모를 애절함이 느껴졌던 건 이처럼 가슴아픈 해방공간의 현대사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었나 보다. 상위마을에서 19번 국도를 가로질러 가면 만날 수 있는 현천마을과 반곡마을 또한 사진작가들이 즐겨찾는 산수유 명소다.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224. # 가볼 만한 곳 ●사성암 화엄사쌍계사 등 지리산을 대표하는 거찰 외에도 기암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사성암도 놓치면 아쉬운 볼거리. 절 뜨락에 서면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드넓은 토지면 등 구례 들녘과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물줄기를 한눈에 굽어 볼 수 있다. 문척면 죽마리. ●운조루 1776년 건축된 조선시대 전통 양반가옥.‘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 사는 집’,‘구름 위로 나는 새가 사는 빼어난 집’이라는 뜻의 이름만큼 아름답다. 남한 3대 길지(吉地)위에 세워져 세인들의 관심을 더한다. 중요 민속자료 8호. 토지면 오미리 # 가는 길 자가용을 이용해 갈 경우, 산수유마을을 먼저 둘러본 뒤 매화마을로 가는 게 편하다.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을 나와 남원 방향 17번 국도를 탄 뒤, 임실을 거쳐 남원시 직전에 있는 춘향터널을 지나자마자 19번 국도로 갈아 탄다. 밤재터널을 지나 지리산온천랜드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2㎞쯤 가면 산수유 마을에 닿는다. 매화마을은 산수유 마을에서 나와 다시 19번 국도를 타고 구례방면으로 가다 화엄사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861번 지방도로 바꿔 타고 직진, 화개장터 지나 남도대교를 건넌 다음 좌회전해 계속 직진하면 된다. 산수유마을에서 40∼50분 소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구례까지 가는 것이 우선. 구례행 직행버스(4시간 소요)가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하루 4차례 운행한다. 기차는 하루 15회. 구례구역에서 내린다. 상위마을까지는 구례공용터미널에서 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다닌다.(061)780-2731. ■ 지리산 피아골 직전마을 고로쇠 ‘여러분은 지금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가고 계십니다.’지리산 피아골로 향하는 섬진강변 861번 지방도로 한쪽에 서있는 입간판 글귀다. 가슴에 여실히 와 닿는 명문. 최소한 이맘때 만큼은 더없이 정확한 표현이지 않을까. # 봄이 깃든 물 고로쇠 산수유에 취해 몽롱해진 정신을 봄비에 씻기운 맑고 깨끗한 섬진강 바람에 날려보내고, 지리산 피아골 계곡의 마지막 동네 직전마을로 향했다. 고로쇠 산지로 유명한 곳. 경칩을 막 지난 요즘 이 마을 사람들은 고로쇠 채취로 분주하다. 가을엔 부지깽이도 덤빈다더니, 딱 그 모양. 봄기운이 약동하는 피아골 자락에 나무들의 수액 차오르는 소리가 가득하다. 피아골에서 고로쇠 채취로 40여년을 보낸 손경섭(53)씨의 설명.“고로쇠는 뿌리에서 새순으로 흘려보내는 수액을 뽑아낸 겁니다. 날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이맘때 아니면 채취가 안되지요. 날씨가 맑고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많은 수액이 나오지만, 비가 오고 눈이 오거나 강풍이 불어 날씨가 좋지 않으면 수액 양도 적습니다.”손씨의 자랑이 이어진다.“경칩 전후 한 달 동안 채취하는 직전마을 고로쇠 수액은 야산에서 생산되는 것에 비해 당도와 효능이 뛰어나 그야말로 산중 보약이죠.” 동행한 문화관광 해설가 박미연(35)씨는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고로쇠 수액 한 말(18ℓ)을 서너명이 밤을 도와 마시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매년 이맘때면 지리산 자락의 민박집 등에서 관광객들이 밤새 고로쇠 수액을 마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하죠.”라며 거들었다. 막 채취한 고로쇠 한잔을 들이켰다. 들척지근한 것이 온몸에 산골의 봄기운이 통째로 전해진다. 미각을 통한 봄맞이처럼 생생한 게 또 있을까. 한화리조트 지리산(www.hanhwaresort.co.kr)은 피아골 직전마을 주민들이 채취한 고로쇠 수액을 택배로 보내준다.18ℓ1통 5만 5000원.(061)782-2171. 글 사진 구례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고로쇠 수액의 약리효과 단풍과에 속한 활엽수인 고로쇠나무의 껍질을 한방에서는 ‘지금축’이라는 약재로 사용해 왔다. 지금축은 성미가 맵고 따뜻해 풍을 제거하고 습기를 없애며(祛風除濕), 혈액순환을 도와 어혈을 없애는(活血祛瘀) 작용을 한다. 따라서 풍과 습이 원인인 사지마비, 동통은 물론 골절·타박상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로쇠 수액은 해발 600∼1000m의 고지대에 자생하는 고로쇠나무의 뿌리에서 줄기로 올라가는 수액을 인위적으로 채취한 것이다.1m 정도 높이의 나무 몸통에 드릴로 1∼3㎝ 깊이의 구멍을 뚫은 뒤 호스를 꽂아 흘러내리는 수액을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리산, 소백산, 오대산 등 산이 깊고, 공해가 적은 곳에서 많이 재배하거나 자생하며 ‘고로쇠’란 이름은 관절통 등 관절질환에 좋다는 뜻의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동안 고로쇠 수액의 성분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었는데, 당분 칼슘 마그네슘 칼륨 비타민B1·B2와 비타민C, 각종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일반 물보다 40배 정도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알칼리성의 이온화된 성분은 인체에 쉽게 흡수된다. 이 가운데 주성분인 당분은 1∼2%가량 함유되어 있으며 사당, 포도당, 과당이 함께 어울려 달콤한 맛을 낸다. 성분이나 맛의 차이는 고로쇠나무가 자라나는 토양, 기후, 채취 시기 등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난다. 고로쇠 수액은 많이 마셔도 탈이 나지 않아 평소 물처럼 하루 4∼5회 음용하면 되며, 다른 음식에 곁들여도 잘 어울린다. 이런 점에서 보면 함유 성분이 풍부하고 체내 흡수도 좋은 고로쇠 수액은 건강음료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고로쇠 수액의 효능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연구가 되어 있지 않지만 수액에 포함된 당분이 혈당조절을 원활하게 해 당뇨, 고혈압, 피로회복 등에 효능이 있고, 각종 미네랄은 류머티즘 관절염, 통풍, 신경통, 산후 후유증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칼슘성분이 많아 노약자나 골다공증 등이 많은 부녀자에게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 밖에 위장병, 피부병, 비뇨기과 질환 등에도 좋은 효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 이경섭 강남경희한방병원장·경희대한의대 한방부인과 교수 ■ 전남 광양 섬진강 다압 매화마을 매화(梅花)라 한다.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과 서리를 이겨내고 피어난다. 봄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해줄 뿐만 아니라 그 자태가 연분홍 치마를 곱게 차려입은 봄처녀의 아리따운 모습과 닮아 애간장을 녹인다. 매화는 또 한평생 춥게 살면서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고 했다. 옛 선비들은 매화의 그 고결한 기품을 본받으려 늘 가까이 두고 노래했다. 청빈과 지조, 그리고 올바른 법도를 지키게 하는 절개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래서 병풍이나 족자, 청자·백자 도자기에서도 오롯이 피어나 사시사철 길잡이 역할을 했다. 퇴계 선생은 생전에 매화가 좋아 시 여러 편을 남겼다. 그 중 한 구절이다.‘옛 책을 펴서 읽어 성현을 마주하고/밝고 빈 방안에 초연히 앉아/매화 핀 창가에 봄소식 보게 되니/거문고 줄 끊어졌다 탄식하지 않으리’-壬子正月二月立春(임자년 정월 초이틀 입춘) 매년 3월 한 달이면 전남 광양의 매화마을 일대에는 매화축제가 열려 많은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자,‘얼씨구나 매화로다’처럼 춘정이 그립거든 봄의 교향악이 펼쳐지는 그곳으로 훌쩍 떠나보자. 지리산과 구비진 섬진강을 덮은 매화의 시향(詩香)에 흠뻑 빠져 봄맛을 진하게 느껴 보자. 글 광양 김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광양시청 제공 매화마을로 유명한 광양 다압면(多鴨面). 지난달 하순부터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매화는 550리 섬진강, 아름다운 지리산과 백운산 자락을 배경으로 그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경남 하동 나들목에서 매화마을로 들어섰더니 섬진강 강가 주변에는 대나무와 억새풀숲 또한 그림처럼 쭉 이어진다.‘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는 표지판이 그럴듯하게 눈에 들어왔다. 지나는 차창 밖으로는 ‘섬진강 재첩국’이라는 간판이 여기저기 눈에 띄어 입맛을 자극했다. 매화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백운산 자락에 내려앉은 연분홍 구름선녀들이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진강가를 감상하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이 광경에 ‘와∼’라는 탄성을 연발한다. 또한 연인끼리, 가족끼리 그 추억을 담아내려고 카메라 셔터를 계속 눌러댔다.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던지 꽃잎 가까이에 다가가 냄새를 맡아 보기도 하고 볼에 비벼보는 관광객들도 많았다. # 17일부터 25일까지 매화축제 가장 이른 시기에 봄소식을 전해주는 매화꽃을 소재로 한 매화축제는 섬진강변 매화마을 일원에서 해마다 3월에 열리며 전국에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되는 꽃 축제이다. 1997년 시작된 매화축제는 품질 좋은 매실과 매실로 만든 매실식품을 널리 알리고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전국의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섬진나루터와 청매실농원의 전통옹기, 그리고 섬진강 재첩잡이 풍경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강변 드라이브도 즐길 수 있다. 광양시청에서 주최하는 매화마을 축제는 매화꽃이 만개하는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9일 동안 열린다(청매실농원 자체에서는 이미 지난 1일부터 시작됐다). 주제는 ‘달빛 어린 매화, 섬진강 따라 사랑을’이다. 특히 올해는 ‘매화학술대회’‘매화작품전시회’‘매화음악회’ 등의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아울러 ‘나만의 매화만들기’‘봄을 깨워라’‘매화탁본’‘꽃차만들기’‘섬진강변 소달구지여행’ 등의 체험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 전국 매화사진 촬영대회, 매화백일장, 매화사생화대회 등의 부대행사도 이어진다. 광양시청의 한 관계자는 “이 기간 동안 전국에서 50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섬진강의 유래 1385년 고려 우왕 11년 때의 일로 전해 내려온다. 경남 하동에 왜구들이 많이 출몰하면서 양민들을 괴롭혔다. 왜구들이 강을 건너려 할 때 두꺼비 수만마리가 몰려와 울음으로 왜구를 쫓아내자 이를 가상히 여긴 임금님이 강 지명을 한문으로 두꺼비 섬(蟾)자를 써서 섬진강(蟾津江)이라 부르라고 했다. 예부터 두꺼비는 집지킴이, 재복신으로 불리웠다. 액을 물리치고 부귀영화를 불러주는 동물로 여겨진 것이다. 예를 들어 ‘떡두꺼비 같은 아들 낳고 잘 살아라’,‘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등의 동요도 있다. 또한 두꺼비가 절에 나타나면 스님이 합장을 하고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을 암시하는 등 불가에서는 큰스님, 또는 실지 금와보살로 지칭되기도 한다. # 교통편 서울에서 갈 경우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타다가 산청으로 빠져 국도로 가는 길이 있으나 지리산 고개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아예 진주까지 가서 하동읍내를 통해 다압면으로 가는 편이 좋다고 경험자들이 권한다. ●서울∼대전∼진주∼하동IC∼하동읍∼섬진교∼매화마을.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이용해 익산을 거쳐가는 방법도 있다. 익산∼전주∼구례∼간전교∼다압면∼매화마을. ●열차편으로는 하동역 또는 진상역에서 내려 시내버스로 이동하면 된다. # 주변 볼거리 ●자연관광 백운산과 4대계곡, 섬진강나루터, 광양만, 망덕포구와 배알도, 희양십경 등.(061)797-2731. ●문화유적 옥룡사지 동백림, 중흥사, 형제의병 유적지, 성불사 등.(061)797-3363. # 먹을거리 재첩국과 고로쇠 등이 풍부하며 그외 식당안내는 (061)797-2607로 하면 된다.
  • [화가 남궁문의 자전거 하이킹] (3·마지막날) 거제 해금강

    [화가 남궁문의 자전거 하이킹] (3·마지막날) 거제 해금강

    ‘남도’는 어쩌면 우리 고향의 대명사가 된 듯합니다. 겨울이면 따뜻하고 봄소식을 먼저 전해주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우리나라 남해안의 섬은 다른 곳과 달리 바다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빼어난 풍광을 연출합니다. 또한 여기저기 흩어져 연결되는 섬마다 사연도 많아 일년내내 찾아도 그 느낌이 각각 다르지요. 그래서 2월1일자 ‘We 151호’부터 3회에 걸쳐 남해도~창선(삼천포)~거제도를 잇는 자전거 여행기를 게재해 왔습니다. 이번에는 그 마지막회로 거제도편을 다뤘습니다. ‘거제도’하면 제주도 다음의 큰 섬으로 바다의 금강이라는 ‘해금강’과 ‘외도’가 대표적으로 생각납니다. 많은 분들이 다녀보셨겠지만 길이 380여㎞에 달하는 해안선은 크고 작은 곶과 섬으로 구성되어 있어 참으로 아름다운 바다경관을 연출하지요. 섬 주위에는 크고 작은 10개의 유인도와 52개의 무인도가 있어 각종 어류의 서식처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한 곳곳에 몽돌해변과 구조라해수욕장 등이 있어 사시사철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지요. 아울러 열대식물인 풍란·팔손이·동백나무 등이 자라며 맹종죽순, 멸치, 유자청, 표고 등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동백축제, 해변축제, 고로쇠약수제, 옥포대첩 기념제전 등 계절별로 갖가지 축제가 열리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거제포로수용소는 6·25전쟁의 아픔을 생생하게 간직한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해마다 전국에서 많은 학생들이 견학오는 곳이지요. 필자 남궁문은 ‘아름다운 고행, 산티아고 가는 길’이라는 여행기를 펴내는 등 ‘특별한 여행’을 하는 화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2년 전부터 달랑 자전거 하나에 의지한 채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체험하며 우리 국토의 숨결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아울러 필자는 아름다운 낭만도 낭만이지만 가는 곳마다 산업화의 개발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간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 자전거를 타고 거제도로 떠나볼까요. <편집자 주> 평소 덜렁대는 성격으로 급기야 통영의 찜질방을 나오면서도 웃지 못할 촌극을 빚고 말았다. 어젯밤 찜질방에서 자전거 여행 중에도 늘 메고 다니는 손가방을 넣어두었던 사물함의 열쇠를 그만 잃어버렸던 것이다. 그 손가방에는 디지털카메라와 수첩, 지도, 현금 등 이번 여행의 중요한 소지품들이 거의 다 들어 있었다. 그래서 팔목에 차고 자기까지 했던 것인데 나오면서 보니 열쇠가 보이지 않았던 것. 순간 눈앞이 캄캄했다. 우선 카운터에 가서 아직 내 물건이 무사한지를 묻는 게 가장 급선무였다. # 통영 찜질방서 웃지못할 촌극 다행히 아직 사물함 자체에는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 그러나 열쇠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보상으로 1만원을 내라는 것이었다. 물론 그 돈도 카운터에서 내 이름과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를 물어본 뒤, 찜질방 자체 보관용 열쇠로 가방을 꺼내고 나서야 지불할 수 있었다. “여기에 연락처와 은행계좌번호를 적으세요. 그래야 혹시 나중에 열쇠를 찾게 되면 돈을 보내드릴 수 있거든예.” 별일 아니라는 듯한 카운터 아가씨의 말에 나는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주었다. 이때 “저 아저씨! 혹시 모르니, 팔목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보세요.” 라고 아가씨가 말한다. 그러면서 “흔히들 팔목에 차고 있으면서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예.” 하는 것이었다.“그래요?” 하면서 반사적으로 왼쪽 팔목을 만져봤다. 그 순간 손에 잡히는 게 있었다.“어? 여기에 있네.” 나는 파카의 팔목을 걷고 그 안에 숨겨져 있던 열쇠를 빼냈다.“아, 내가 이래요.” 하고 겸연쩍게 말을 했다.“그런 사람들이 가끔 있어예.” 하면서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이 그 아가씨는 다시 1만원짜리 지폐를 돌려준다.“아무튼 고맙습니다.”라고 인사까지 하고 찜질방을 나왔다. 사실, 그 돈 1만원이 문제는 아니었다. 나는 이번 자전거 여행을 떠나오다가 내 카메라에 이상이 생겨 급작스럽게 한 친구의 새 카메라를 빌려 왔기 때문에 그게 더 신경이 쓰였던 것이다. 여행을 하면서, 특히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뭔가 한 가지라도 ‘깜빡’했다가는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오늘은 이번 남도여행의 마지막 여정이다. 하지만 시간을 따져 보니 거제도 전 구간을 자전거로 돌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통영에서 거제도 북부 지역은 자전거를 접어(내 자전거는 반절로 접을 수 있는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버스를 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산업화된 도심 변화에 새삼 놀라 통영을 출발해 거제대교를 거쳐 버스로 달리다 보니 예상했던 대로 그 지역은 주거지가 상당히 밀집해 있었고 차량의 통행도 어찌나 많은지 자전거로 가야 할 의미가 없는 길이었다. 그런데 섬에 불과한데도 이렇게 도심이 발달하고 또 번화한 모습에 새삼 놀랐다. 특히 ‘고현’ 시가지를 지날 때는 더욱 그랬다. 학교때 지리교육을 잘 받았음에도 생소한 지명이 많았다. 어쨌든 번창하고 현대화된 도시가 거제도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거대한 조선소가 눈에 띄면서는 그 규모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장승포에도 역시 다른 조선소가 떡 버티고 있어서 ‘이게 섬인가’ 할 정도로 도시화와 산업화의 위력에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그런저런 생각에 버스는 어느덧 장승포에 닿았고 짐칸에서 자전거를 꺼내 내렸다. 그리고 바로 자전거를 조립한 뒤 무조건 남쪽으로 난 도로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오늘 일정이 빠듯해서 서둘러야만 했기 때문이다. 아직 태양은 있었지만 바람은 차갑게 다가왔다. 날씨는 맑은 것 같은데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다. 선명한 수평선은 남해안의 다른 곳에 비해 길고 널따랗게 보였다. 그렇게 감상하고 느끼며 얼마동안 달렸다. 문득 ‘대마도가 보이는 집’이란 안내문이 보였다. 바다쪽을 유심히 바라보니 수평선 언저리에 뭔가 희미하게 나타났다. 나지막한 섬이 보일 듯 말 듯했다. 언뜻 보기엔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이 바로 조선 세종 때 김종서 장군이 정벌했던 대마도였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서서히 페달을 밟으니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반갑지만은 않았다. 내려가다 보면 또 다시 오르막길이 나올 터이니 말이다. 그만큼 나는 이제 이런 굴곡이 심한 길에 익숙해져 있고 또 자전거로 달리는 힘든 여정에 지쳐 있었다. 이 부근을 지나오면서 보니 ‘외도 행 유람선’에 대한 문구가 눈에 많이 띄었다. 저기 보이는 섬이 바로 ‘외도(外島)’인가.TV에서 특집으로도 다뤘고, 또 드라마에도 가끔 나와 유명세를 타는 곳. 온갖 아열대 식물들을 심어놓아서 더욱 이국적이라는 곳. 게다가 거기에 있다는 하얀집은 스페인 풍이라고 했다. 이런 생각이 드니 갑자기 별로 관심이 없어진다. 너무나 인위적인 것 같아서다. 이렇게 아름다운 한국의 풍광 한가운데에 왜 생뚱맞게 외국색이 물씬 풍기는 섬으로 꾸며 놓았는지…. 다시 산모퉁이를 오르는데 중턱쯤에는 한 군부대가 있었다. 입구에는 두 명의 초병이 서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나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웬 이상한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낑낑대며 가파른 오르막길인 자기들 초소 앞으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굳이 나에게 실례(?)를 범하지 않으려는 듯 직설적인 표현과 표정은 아니었지만 어쩐지 웃음을 참으려는 그들의 표정에서 그런 걸 더 강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나는 한번 ‘씩’하고 웃어줬다. 오히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건 그들이었다. 그렇다고 뭐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러면서 내가 바로 고개를 숙여 더 이상 그들을 관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뒤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아니, 별 관심도 없었다. 이렇게 자전거 여행을 하다 보니 그런 시선을 받아본 적이 어디 한두 번이던가. # 군초소를 지나다보니 왠 ‘짬밥´ 생각 군 초소를 지나 10여m를 오르는데 갑자기 군대 ‘잔반(짬밥)’ 냄새를 맡았고, 순간 그 밥이 먹고 싶었다. 특유의 냄새에 멀뚱멀뚱하던 국, 세 가지 반찬이라고 해봤자 겨우 간을 맞춘 정도의 일식삼찬이다. 가능하다면 저 부대에 들어가 잔반 한 그릇을 얻어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 우스워졌다. 뭐, 먹을 게 없어서(내 가방 안에도 먹을 건 있었다.) 군대 잔반이 그리워지면서 먹고 싶어진단 말인가. 하기야, 요즘엔 군대 부식도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런 생각이 다 드는 걸로 보면 아무래도 배가 고픈가 보다. 산모퉁이에 앉아 가방 안에 준비해두었던 먹거리로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었다. 간식을 먹는 사이에 따사롭던 해가 사라졌다. 분위기가 조금 을씨년스러워졌다. 아무래도 나그네에겐 해가 있는 게 좋다. 구름이 끼면 겨울여행이라 추워져 마음이 움츠러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다시 모퉁이를 돌았더니 또 하나의 움푹 파인 만(灣)이 나왔다. 여기는 만 하나를 도는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리도록 깊게 파여 있었다. 잠시후 ‘몽돌해수욕장’이 있는 ‘학동’ 마을을 지났다. 저쪽에서 아가씨들 네 명이 까르르 웃어가며 뭘 먹고 있는 게 보였다. 어묵이었다. 순간 입에서 침이 생겨났다. 따끈한 국물이 그리웠다. 그렇잖아도 내리막길에서 땀이 식어, 몸이 으슬으슬 추워오던 때였으니까. 자전거를 멈추고 포장마차로 들어갔다. 꼬치 하나에 500원, 두 개를 먹는데 사실 별 맛은 없었다. 그 것보다는 따끈한 국물에 더 끌렸던 나는 두 종지를 떠 천천히 마셨다. 그걸 파는 여자가 무슨 일인지 떨떠름한 표정이었다. 내가 겨우 천원어치만 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여행 끝의 꾀죄죄한 행색이어서 그런가. 어쨌거나 손님이고 내가 구걸하면서 얻어먹은 것도 아닌데…. 다시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힘껏 밟았다. 그러다 다시 오르막길이 이어졌다. 마을을 벗어나니 개발되지 않은 자연의 모습이 퍽 아름다웠다. 바다를 낀 길 양쪽으론 동백 숲이 펼쳐지고 있었다. # 전망대서본 해안 너무나 아름다워 이제는 해금강이었다. 사실 거제도는 처음 오는 곳이라 내내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은 생각했던 것보다 경관이 수려했다. 비록 북부는 산업화로 도시화되었다지만, 남쪽은 적어도 이렇게는 지켜져야 할 것이었다. 처음엔 해금강을 지나며 반도(섬의 동남부 와룡반도와 운곶반도 사이의 도장포만 일대에는 굴곡된 해안선을 따라 기암절벽과 해식으로 이뤄진 해금강이 있다.)에는 들어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시간은 오후로 접어든 지 한참 지난 상태인 데다 시간이 빠듯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언제 다시 여기에 오게 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닐 듯 싶었다. 게다가 그리 긴 거리가 아닌 것 같으니 한번 들어갔다 나오자며 불룩 튀어나온 반도로 자전거를 꺾어보았던 것이다. 아름다웠다. 비록 하늘이 구름에 덮여 조금 음산한 분위기이긴 했지만 경치의 아름다움은 어디 가겠는가. 여기가 어쩌면, 이번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지나는 가장 아름다운 경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별 특징도 없는 곳을 달리느라 시간을 소비하는 것보다, 이런 곳에서 조금이나마 더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에 이르자 전망대에서 한 시간여를 머물렀다. 내리막길을 휘 돌아 다시 한 만을 크게 돌았더니 마을이 나타났고 마지막 한 고비 오르막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겨울 해가 저물고 있었다. 이 길을 타고 오르면, 어차피 이번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다시 ‘고현’쪽을 향해 버스를 타고 갔다가 내일은 또 ‘통영’에서 출발을 해야 할 것이었다. 지금 막 내리막길을 내려왔으니 저 오르막길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건 당연한 이치다. 그렇다면 내 삶의 모습은 어떠한가. 오르막인가 내리막인가? 하기야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없으니 이제 다시 올라가야겠지.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 그런 생각을 하며 자전거를 끌고 오르는데 서서히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artistdiary@hanmail.net # 거제도 가는 길 1)대전-통영간고속도로→통영IC→14번국도→거제대교, 2)남해고속도로서 마산IC(14번국도)→고성→통영→거제대교,3)남해고속도로 사천IC(3번 국도)→사천읍(33번 국도)→고성(14번 국도)→ 통영→ 거제대교→ 거제도. # 주변 볼 만한 곳 ●해금강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해금강마을 남쪽 약 500m 해상에 위치한다. 원래 이름은 갈도(칡섬)로서 지형이 칡뿌리가 뻗어내린 형상을 하고 있다. 해발 116m 약 0.1㎢ 의 이 섬은 중국의 진시황제의 불로장생초를 구하는 서불이 동남동녀 3000명과 함께 찾았다는 얘기가 있다. 썰물 때 십자동굴, 사자바위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신선대 도장포 마을 우측에 폐교된 초등학교 분교 옆 오솔길로 내려가면 신선대가 나온다. 신선대는 바닷가에 큰 바위가 자리를 틀어잡고 있는 형상인데 그 주변의 해안경관과 더불어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여차몽돌 거제시 남부면 여차리에 위치하고 있다. 경사진 산지에 위치한 이 마을은 곳곳이 기암절벽으로 거제도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가라산 높이 585m. 경상남도 남단 거제시의 최고봉으로 주봉은 가래봉이다. 산길에 서면 해안선이 가장 긴 한국 제2의 섬 거제도와 주변의 여러 섬은 물론 북쪽으로 진해·마산시, 서쪽으로 통영시를 마주하고, 남·동쪽으로 남해를 굽어볼 수 있다. 갠 날은 대마도가 가물거릴 만큼 조망이 뛰어나다. ●명사 거제시 남부면 저구리에 위치하고 있다. 지명은 밝을 ‘명’과 모래 ‘사’로서 모래의 질이 좋고 물이 맑다고 해서 유래됐다. 사장의 길이는 약 500m이며 면적은 약 9000㎢에 이른다. 이 해수욕장은 아름다운 모래사장뿐만 아니라 오솔길과 모래사장 뒤편의 울창한 송림으로도 유명하다. ●구천계곡 군립공원, 외도, 소매물도(등대) 등 볼만 한 곳이 많다. 문의 거제시청 관광진흥과 055-639-3198.
  • [HAPPY KOREA] 제주에 있는 마을공동목장 알암수과?

    [HAPPY KOREA] 제주에 있는 마을공동목장 알암수과?

    “제주의 마을공동목장을 알암수과(아십니까)?” 제주도 한라산 서쪽 중산간 지역에 자리잡은 제주시 한경면 저지마을. 우리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공동 소유·관리·분배 개념을 갖고 있는 마을 공동목장이 있다. 하지만 그동안 주민들에게, 지역사회에 미친 유·무형적 영향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 의미를 들춰봤다. ●공동목장 재발견 마을 공동목장은 주민들이 공동으로 소유·관리하고, 운영 수익도 주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형태다. 현재 제주에서만 유일하게 존재한다. 공동목장의 형성 시기를 살피려면 고려시대 몽골 침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삼별초 항쟁으로 대표되는 제주에도 몽골인들의 영향력이 미쳤다. 특히 기마병을 앞세웠던 몽골군은 제주 중산간 지역에 말 목장을 운영했다. 몽골군이 떠난 뒤 말 목장이 마을공동목장으로 진화한 것이다. 저지마을에는 5만평 가량의 마을공동목장이 남아 있다. 토지대장에는 마을 대표자 3명이 공동 소유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팔 수도, 살 수도 없는 땅이다.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소와 말 등을 사육했지만, 경제성이 떨어지면서 지금은 방치되다시피 해 자연림으로 복원 과정에 있다. 마을공동목장의 원형과 취지가 훼손되기는 제주도내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상당수 지역은 이미 경제수림이나 골프장 등으로 바뀐 상황이다. 황경수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마을공동목장은 소득 증대뿐만 아니라, 분배 문화 형성과 공동체 의식 강화에 톡톡히 기여했다.”면서 “그러나 마을공동목장이 주민들에게 미친 영향 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나 보존 노력은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마을 일을 내 일 같이 마을공동목장의 영향 관계를 면밀히 따지기는 어렵지만, 저지마을 주민들 사이에 형성돼 있는 분배 문화와 공동체 의식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지난 1998년 인구 감소로 지역내 저청초·중학교가 폐교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주민들은 3억원의 성금을 모아 급식비 지원 등을 통해 폐교 위기에서 건져냈다. 이 때 모인 성금은 지금도 장학사업에 쓰이고 있다. 중학교 3학년 딸을 두고 있는 좌경진(45)씨는 “중학교 재학생 모두에게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어 지금까지 교육비 부담이 크지 않았다.”면서 “학교는 주민들에게도 지역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구심점이 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5년 복지센터 건립 당시에도 주민들의 힘은 발휘됐다. 복지센터 건립에는 10억원 정도가 필요했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전체 예산의 절반만 지원을 약속해 건립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주민들은 물론, 출향 인사들까지 가세해 6개월 만에 4억 2000만원을 끌어모았다. 제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저지마을 어떻게 바뀌나 제주에서 유일한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대상지역인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일대는 풍부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출발선’에 선 저지마을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봤다. ●풍부한 지역자원, 남아 있는 ‘옥에 티’ 저지마을의 대표적 자연자원은 ‘곶자왈’이다. 곶자왈은 용암이 분출되는 과정에서 요철 지형을 이뤄 보온·보습효과가 뛰어나 열대·한대 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숲이다. 특히 이 지역 곶자왈은 희귀한 천연 난대림으로 인정받고 있다. 마을과 채 10리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다양한 인문자원도 있다.3만평 부지에 조성된 문화예술인마을은 50가구가 분양돼 21가구가 입주를 마쳤다.1992년 개원한 분재예술원은 10만평으로, 세계 최대 규모 분재공원이다. 수목 100여종과 분재 2000여점이 전시돼 있다.2005년 개장한 야생화 전문 전시시설 ‘방림원’은 양치류 300여종과 수생식물 200여종, 야생화 2500여종 등을 확보하고 있다. 제주현대미술관도 지난달 완공돼 손님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저지리 일대는 연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역자원과 연계한 소득기반을 갖추지 못해 ‘관광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전체 소득 중 농업외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그치고 있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저지마을은 400가구 1070명이 거주하는 제법 큰 규모지만, 시내버스가 1시간에 1대꼴로 다니는 게 고작이다. 외지인들이 보유한 토지도 많아 난개발 가능성도 염려되고 있다. 고경화 이장은 “농지는 돌담으로 둘러싸여 토지이용에 제약이 많아 농업외소득을 늘려야 한다.”면서 “난개발이나 주민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 자치규약도 손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 증대와 환경 보전,‘두마리 토끼’ 쫓는다 저지마을은 생태형과 문화형을 혼합한 복합형으로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정책이 추진된다. 우선 소득 증대를 위해 사시사철 방문객들과 직거래가 가능한 유통센터 건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연환경 보전과 노후불량주택 정비 등 환경 개선도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3년간 국비 320억원, 지방비 109억원, 주민부담 및 민자유치 52억원 등 모두 481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김영훈 제주시장은 “오는 2010년까지 농업소득 3500만원, 농업외소득 1500만원 등 5000만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면서 “주민들의 참여의지가 높은 만큼 분배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주민 성공경험+전문가 참여=마을발전 원동력 농촌이 정체의 늪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는 성공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도 꼽힌다. 성공 경험은 ‘주민들의 참여의식 고취→마을 발전을 위한 추진력 강화’ 등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낼 수 있다. 여기에 주민들의 한계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농촌의 미래가 그다지 암울하지만은 않다. ●저지마을의 장점은 ‘성공 경험’ 조용한 시골마을에 불과했던 제주시 한경면 저지마을은 2004년 행정자치부가 추진하는 정보화마을 지정을 계기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정보화마을 지정 이전까지 2000만원을 밑돌던 가구당 연평균 소득은 지난해 3000만원까지 상승했다. 감귤과 한라봉, 키위 등 특산물 판매로 얻은 농업소득이 2700만원, 관광지원을 활용한 농업외소득이 300만원이다. 주민들의 성공 경험은 가시적인 성과로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농림부의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난달에는 환경부의 자연생태계우수마을로 각각 선정됐다. 마을 인근에는 문화예술인마을이 2004년부터 조성되고 있으며, 지난해 전원마을 대상지역으로도 뽑혀 올해부터 사업이 진행된다. 황경수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저지마을은 발전할 수 있다는 성공 과정을 경험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 “이를 통해 주민들의 모임이 활성화되고, 마을 발전에 대한 추진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경화 이장은 “특산물 생산이 겨울에 한정돼 있어 저온창고 설립을 추진 중”이라면서 “주변지역의 관광인프라와 저지마을의 산업인프라를 연계하면 파급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문가 참여모델의 ‘모범 답안’ 저지마을 주민들 외에도 다양한 전문가들이 마을 발전을 위해 측면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주민들과 문화예술인마을에 입주한 예술인들은 공동발전협약을 체결, 체험프로그램 등을 함께 운영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생태 숲을 가꾸기 위해 사단법인 ‘생명의 숲’과, 체험관광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제주도관광협회와 각각 후원협약도 맺었다. 자연환경 보전에는 지역시민단체인 환경참여연대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마을 가꾸기에는 이명규 광주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약재·특산물 재배에는 박진우 동의과학대 약재관리과 교수, 마케팅에는 ㈜우리지역개발연구소 김경희 소장 등 전문가들도 참여하고 있다. 김 소장은 “주민들의 힘만으로는 지역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면서 “주민들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전문가들은 아이디어를 실현 가능한 전략으로 바꿔주는 게 몫”이라고 강조했다. 제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과학 2題] 식물 꽃피는 시기 조절할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사시사철 꽃을 피게 하고 원하는 시기에 과일과 채소를 수확할 수 있는 유전자를 또 발견했다. 고려대 안지훈 교수 연구팀은 15일 ‘애기장대’라는 식물에서 ‘SVP(Short Vegetative Phase)’라는 유전자가 대기의 온도 변화를 인지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이 유전자가 ‘FT(Flowering Locust)’라는 개화시기 통합 유전자를 통제해 식물의 꽃 피는 시기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제네스 앤드 디벨롭먼트’의 15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안 교수팀의 연구는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생산성에 큰 지장을 받는 유용식물을 대기 온도 변화에 둔감한 식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SVP 유전자의 활성이 없어진 돌연변이 식물체의 경우 정상온도에서나 저온에서 모두 꽃 피는 시기가 동일했다. 즉 SVP 유전자가 대기 온도변화를 인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 SVP유전자가 과다하게 발현되면 개화시기가 늦어지고 반대일 경우 개화시기가 빨라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한편 다른 과학자들도 개화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유전자에 관한 유사한 연구사례를 발표한 적이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씨줄날줄] 낫토 다이어트 소동/황성기 논설위원

    영국 여성은 생애에 31년간을 다이어트를 하며 보낸다고 한다.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얼마전 보도했다. 지난해 리서치플러스의 조사를 보면 정상체중인 한국 남자의 46%, 여자의 72%가 살을 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돌고래처럼 먹고 움직이는 ‘돌고래 다이어트’로 3개월간 18㎏을 뺀 박진 의원이 화제가 됐다. 대구은행은 직원들에게 ‘다이어트 펀드’를 내놓았다. 일정량을 빼면 지원자가 낸 10만원과 은행이 낸 20만원을 성공보수로 가져간다. 날씬한 몸매, 건강한 몸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다이어트는 주술(呪術)의 언어이다. ‘낫토(納豆) 다이어트’가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것도 두번씩이다. 낫토는 일본식 청국장이다. 첫 소동은 낫토를 하루 두번 먹으면 살빼기 효과가 있다는 방송이 나가면서이다. 슈퍼마켓에는 낫토를 사려는 행렬이 장사진을 이뤘다. 동이 나고 제조사는 제때 물량을 대지 못해 죄송하다는 사과광고를 냈다. 두번째는 한 주간지의 추적으로 다이어트 효과가 날조됐다는 게 드러나면서이다. 방송사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끈적거림과 냄새로 일본인도 안 먹는 사람이 더러 있지만 낫토는 뭐라 해도 일본의 대표적인 서민음식이다.3팩들이가 싸게는 100엔(770원) 정도다. 손쉽게 다이어트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일본인들의 허탈감은 컸다. 검증도 안 된 엉터리 학설과 가짜 화면을 적당히 버무려 다이어트라면 사족을 못 쓰는 시청자들을 간단히 속였다. 웰빙 바람에 우리의 청국장도 건강식품의 상석에 올랐다. 청국장 다이어트란 말도 귀에 익었다. 그러나 청국장에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권위있는 검증은 없다. 청국장 제조사조차 식품위생법을 의식해, 직접 선전하지 않는다. 경험사례 등을 다룬 인터넷에 링크 시켜둘 뿐이다. 할머니가 겨울이면 청국장을 만들었다. 한철 음식을 지금은 사시사철 맛본다. 그것도 모자라 가루를 내서 날마다 먹는 사람도 있다. 건강에 좋다면 뭐는 못하겠냐 싶지만 선조들이 전해준 제철 음식에는 나름의 지혜가 담겨 있을 터이다. 몸도 몸이지만 쏟아지는 정보를 ‘다이어트’하는 분별이 필요함을 일본의 낫토 다이어트 날조극은 일깨워준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아! 그곳] 순천만 갈대숲

    [아! 그곳] 순천만 갈대숲

    글 양동식 경희한의원 원장, 시인 사진 윤종근 사진작가 순천(順天)은 문자 그대로 순(順)한 하늘(天)이다. 순천은 기후도, 인심도, 산천도 순하여 모든 사물에게 평안과 생명력을 안겨준다. 가끔 강남으로 돌아가야 할 제비가 이곳의 따뜻한 날씨에 머뭇거리다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한겨울에 월동하는 나비와도 마주친다. 그리고 순천만의 갈대숲은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된다. 순천만은 갈대의 군락지로서 람사협약에 가입된 세계 5대 연안습지로 그 아름다운 경관 때문에 한국관광공사에서 10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했다. 순천만의 갈대는 새싹이 돋아 꽃이 피고 질 때까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순천만에는 사시사철 이름 모를 새들이 들끓는다. 겨울철 갈대숲은 흑두루미와 재두루미, 황새,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도요새, 청둥오리가 점령한다. 나는 지천으로 널린 갈대로 배를 만들어 순천만에 띄우고 싶은 꿈을 꾼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몇 해 전에 볼리비아 여행객에게 티티카카호에서 파는 갈대배의 사진과 모형갈대배를 사오도록 했다. 신문에 <순천만에 갈대배를 띄우자>라는 칼럼도 발표하고 그 취지를 순천시청의 인터넷 제안방으로 보내기도 했으나 아직 채택되지 못한 모양이다. 공해도 없고 철새가 놀라지도 않을 갈대배를 순천의 명물로 만들면 어떨까? 순천에 가면 갈대배를 탈 수 있다는 꿈이 실현되기를 바란다. 지금 순천은 갈대축제(10월 14일~22일)로 한창이다. 손바닥만큼 한 갈대배, 갈대빗자루를 만드는 체험도 즐기고 울타리 만들기, 갈대책갈피, 갈대액자도 볼 수 있으며 갈대숲의 미로(迷路)에서 유년시절로 돌아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모를 심고 제일 먼저 햅쌀이 나오는 곳도 순천이다. 동물과 식물이 살아가기에 알맞으면 사람에게도 좋을 것임에 틀림없다. 순천은 교통의 중심지로 지방철도청이 들어섰던 도시다. 순천에서 기차를 타면 서울, 부산, 목포, 여수까지 못갈 데가 없다. 더구나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여수공항이 있어 순천으로 오가기에 더욱 편리하다. 순천에서는 놀랄 만한 장관이나 기기묘묘한 풍물 따위를 기대할 일이 아니다. 그저 평범하고 온화하며 순박한 인심을 만나게 된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다른 곳에 비하여 결코 손색이 없으면서도 인공적인 손길이 적은 낙안읍성과 음식축제, 승보종찰 송광사, 고색창연한 선암사, 작설차의 명산지 명도다원 이외에도 주암호, 고인돌공원, 승주골프장, 월등 복숭아단지 그리고 순천만의 생태체험관 등 헤아릴 수 없이 볼거리가 많다. 이곳에 오래 살다 보니 순천은 오묘한 데가 많은 도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선 순천시의 남쪽은 바다로 트여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며 그 풍광 또한 아름답다. 예컨대 와온 갯벌에서 나는 꼬막, 그것을 삶아 소주를 한 잔 들이키며 저녁노을을 바라보면 혀와 눈이 한껏 즐겁다. 어디 그뿐인가. 눈이 검어서 눈게미로 불리우는 새끼숭어를 회치거나 국을 끓여 먹으면 별미도 별미려니와 건강식품으로도 최고다. 그리고 별량에서 잡히는 짱뚱이에 갖은 양념을 해서 전골을 끓이면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순천 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들판에는 각종 농산물이 풍부하다. 쌀은 물론 무, 배추, 오이, 미나리, 토마토 등등…. 해룡면 월전 사거리의 순천농산물 도매시장이 그 실상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가지의 변두리 야산에는 철따라 쑥이며 냉이, 고사리 등 각종 산나물이 넘쳐난다. 인접한 여수에서 잡히는 정어리와 순천의 고사리를 함께 끓여 밥상에 올리면 숟가락이 휘어지고, 볼따구니가 미어터진다. 이와 같이 순천은 바다와 야산과 들판이 어우러져 풍부하고 다양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곳이다. 기후가 온화하고 물산이 풍부한데 어찌 인물이 나오지 않겠는가! 자고로 순천에 가서는 인물 자랑을 하지 말라고 했다. 여인들의 미색이 뛰어나서 순천으로 장가들려는 총각들이 줄을 섰다. 어디 그뿐이랴. 한국 문학의 금자탑으로 평가하는 소설가 김승옥을 필두로 조정래, 서정인, 아동문학가 정채봉은 물론 시인 송수권, 서정춘, 허형만도 모두 순천의 토양이 길러낸 문인들이다. 심지어 미국에서 건너온 린튼가의 3세로서 선교와 의료로 헌신하는 인요한도 순천의 토박이가 되었다. 잠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마라톤 선수 남승룡, 《강남악부》를 펴낸 조현범이 모두 순천사람이다. 조선시대 이곳으로 유배를 왔던 조위는 옥천에 임청대를 쌓고 옥처럼 맑은 시냇물에서 건져 올린 피리탕에 탁주를 마시며 <만분가>를 지었다. 또한 제주도에 표류했던 화란 선원 하멜 일행이 서울에 억류되었다가 지방으로 내려온 곳도 순천, 강진 등이었다. 그들은 따뜻하고 인심 좋고 먹을거리 많은 순천에서 품을 팔며 잘 먹고 잘 살았다.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탈옥수 신창원이 몸을 숨긴 곳도 순천이었다. 이와 같이 순천의 하늘, 땅, 사람은 누구에게나 평안과 여유를 주는 곳이다. 그래서 제비도 나비도 철새도 하물며 사람까지도 순천에만 오면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얼마 전의 신문 보도에 의하면 장수 인구가 가장 많은 곳으로 순천이 꼽혔다. 미물조차 오래 머무는 이곳, 천수를 누리려면 순천에 와서 사시라고 권하고 싶다.     월간 <삶과꿈> 2006.12 구독문의:02-319-3791
  • [산이 좋아 산으로] 전북 무주 덕유산

    [산이 좋아 산으로] 전북 무주 덕유산

    덕유(德裕), 덕이 넉넉하다는 말이다. 넉넉한 덕은 넓은 품으로 산을 빚었다. 덕유산은 그 이름처럼 전북 ‘무진장’이라 불리는 무주, 진안, 장수와 경남의 첩첩산중 거창과 함양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덕유산은 남한 산줄기들의 중심에 놓여 탁월한 조망을 보여준다. 특히 남쪽과 동쪽이 좋은데, 그래서인지 향적봉 대피소에는 사시사철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남한제일의 일출뿐 아니라 산정에서 지는 석양도 덕유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며 덕유산에 올라 산처럼 넉넉한 마음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떤가. 향적봉(1614m)을 정점으로 한 원점회귀 산행은 구천동의 계곡미와 덕유산 최고봉에서 빼어난 조망을 볼 수 있어 가장 인기 있는 코스다. 구천동 계곡은 무주군 설천면 소천리 나제통문부터 시작하지만 산행은 삼공리 매표소에서 시작해야 한다. 구천동 33경 중 절반은 건너뛰게 되는 셈. 그래도 한해를 마무리하는 산행으로는 손색이 없다. 예전 계곡길은 운치 있는 오솔길이었지만 이제는 넓은 비포장도로가 되어버렸다. 길은 인월담·사자암·금포탄 등의 명소를 지나게 된다. 겨울이어서 소와 담은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어우러진 풍경은 심신을 포근하게 정화시킨다. 백련사까지는 6㎞로 1시간 30분이면 닿는다. 백련사는 그 명성에 비해 볼거리가 많은 절은 아니다. 절 입구에 오수자굴로 오르는 등산로가 보이는데 그곳으로 하산하게 된다. 향적봉 가는 길은 대웅전 오른쪽으로 나 있다. 헐벗은 상수리나무들에 연초록 겨우살이가 잔뜩 붙어 겨울을 나는 모습이 보이는 길이다. 백련사계단(白蓮寺戒壇)이라고 씌어있는 우람한 부도를 지나면서는 아이젠이 필요하다. 응달이 많아 길이 얼어 붙었기 때문이다. 이제 2.5㎞를 비지땀 흘리며 올라서면 향적봉에 도착한다. 산행을 계속할 것이라면 중봉에서 오수자굴 쪽으로 내려가자. 중복은 역동적인 덕유 주릉과 무룡산 왼쪽 허공에 친 지리 능선이 장관이다. 여기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백암봉에서 지봉으로 흘러가는 백두대간 능선을 바라보며 하산한다. 뒤돌아보면 주목으로 가득찬 향적봉을 볼 수 있다. 오수자굴까지는 1.4㎞로 40분이 걸린다. 겨울 오수자굴 안은 각양각색의 얼음기둥 전시장이다. 굴 안 낙숫물이 얼어붙으며 얼음종유석을 만들기 때문이다. 오수자굴에서 백련사까지는 호젓한 길이 이어진다. 길은 눈으로 덮여 있고 길섶에는 푸른 산죽들이 도열해 있다. 계곡은 태초의 시간처럼 고요하다. 굴에서 백련사까지는 2.8㎞,50분이 걸린다. # 여행 정보 무주 읍내에 금강식당(063-322-0979)은 어죽이 유명하다. 얼큰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아 산행 중 얼어붙은 몸을 녹이기 좋다. 구천동과 무주리조트 입구에는 숙박업소가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향적봉대피소(063-322-1614)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운치 있다. 산 너머로 지는 석양을 보며 한해를 마무리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단, 보온의류는 꼼꼼히 준비하길. 글 이영준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 노원 당현천 ‘제2 청계천’ 된다

    노원 당현천 ‘제2 청계천’ 된다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乾川)인 당현천이 ‘노원구의 청계천’으로 재탄생한다. 사시사철 물이 흐르고 둔치에는 자연 식생과 어우러진 산책로와 문화·휴식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7일 서울 노원구(구청장 이노근)에 따르면 이달 중 ‘당현천 문화 생태 하천 복원공사’ 실시설계가 나오면 2010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간다. 당현천은 수락산 동막골에서 발원해 노원구를 관통, 중랑천으로 이어지는 하천으로 유량이 부족,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다. 이번 사업은 상계4동 상계역에서 하계2동 중랑천 합류부까지 3.15㎞에 물을 흘려 보내고, 천변을 정비, 각종 문화·휴식 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모두 209억 200만원의 공사비가 들어간다. ●중랑천서 물 끌어오고 당현천에는 현재 하루 7730t의 물이 흐른다. 지난해 10월부터 노원역(지하철 4·7호선)과 마들역(7호선)에서 배출되는 물을 모아서 직경 25∼400㎜관을 통해 당현천 상류에서 흘려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정도 유량으로 당현천을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따라 노원구는 추가로 하루 1만여 t의 물을 중랑천에서 끌어와 흘려 보낼 계획이다. ●천변엔 산책·자전거 도로 물 추가 방류에 앞서 당현천 수로 및 호안을 정비해 주민들의 진출입로를 낸 후 둔치에는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당현천 양쪽을 오갈 수 있는 징검다리 등을 조성한다. 또 청계천처럼 벽천폭포와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벤치가 설치된다. 둔치 곳곳에는 각종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공연공간도 마련된다. 청계천에 비하면 길이(복원구간 5.84㎞)도 짧고 시설도 부족하지만 대신 자연미를 살린 문화 생태하천으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다가가게 한다는 계획이다. ●주말은 차 없는 거리 당현천의 자연형 생태하천 복원 공사와 함께 중계동 당현천 새싹길∼당현2교 사이 780m 구간 왕복 2차선이 2007년 3월부터는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한다. 차 없는 날에는 이 곳에서 인라인 스케이트와 자전거 등을 탈 수 있고, 주민 자율적으로 계절별 문화행사, 전시회 등을 열 수 있다. 노원구는 차 없는 거리 시행에 앞서 지난달 11일 고적대 퍼레이드, 태권도시범, 유치원생 사생대회, 주민 윷놀이 대회 등을 개최, 호평을 받았다. 주민 3000여 명이 참석했다. 노원구는 주민들의 불편 최소화를 위해 9월부터 해당지역 주민을 초청해 설명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해 왔다. 초기에는 일부 반발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최근 당현천 복원 계획이 확정되면서 집값이 오르자 종적을 감췄다. 당현천변 아파트의 경우 지난 3개월여 동안 1억원가량이 올랐다. 구 관계자는 “당현천은 청계천과 달리 자연을 살려 복원하는 만큼 자연과 어우러진 문화 휴식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지금 천수만에선] 철세떼와 인간의조우…지역경제도 ‘푸드덕’

    [지금 천수만에선] 철세떼와 인간의조우…지역경제도 ‘푸드덕’

    천수만 철새기행전이 열리는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전국이 시끄러운 가운데 철새기행전 폐막을 나흘 앞둔 지난달 30일 오후 1시쯤 탐조투어행 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여성가이드로부터 “구경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면 손발은 반드시 씻으라.”는 주의사항을 듣는 순간 탐조객들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철새 배설물이 조류 인플루엔자를 옮길 수 있다는 얘기를 염두에 둔 조언이다. 안내자 김정은(40)씨는 “조류독감이 발생한 뒤 투어버스 한 대당 평균 20여명씩 타던 탐조객들이 15명 정도로 줄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같은 차를 탄 강동희(71·충남 홍성군)씨는 “기분이 좀 찜찜하기는 하지만 그동안 수차례 왔어도 아무 문제 없었어.”라고 말한다. 철새기행전 관계자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뒤에도 주말에는 탐조객들이 버스에 꽉꽉 찬다.”며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예방법 등을 미리 알고 오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탐조객들을 안심시켰다. 이날은 안개가 좀 끼고 날씨가 흐렸다. 바람도 매서웠다. 서산A지구 담수호인 간월호로 들어가는 농장 입구를 버스가 지나자 다리 밑에서 말똥가리 한 마리가 찻소리에 놀라 ‘푸드득’ 날아올랐다. 안내자는 “이런 날은 맹금류를 많이 볼 수 있다.”고 알렸다. ●철새들의 낙원 천수만 버스의 좌우 창밖으로 보이는 논에서는 기러기가 수백마리씩 떼를 지어 앉아 먹이를 찾고 있거나 먼데를 쳐다봤다. 논에는 추수가 끝나 벼밑동만 바둑판처럼 줄을 지어 촘촘하게 박혀 있다. 기러기들은 찻소리에 한꺼번에 날았지만 채 10m도 못가 내려앉았다. 안내자 김씨는 “사람과 차에 익숙해져서.”라고 했다. 서산농장이 일반에 분양되고 철새기행전도 올해로 5회째를 맞으면서 사람과 차량의 출입이 잦아졌다.“이곳의 주인은 철새입니다. 여기에서 여러분은 손님일 뿐입니다.” 논길을 달리던 버스는 간월호 방향으로 틀어 호수변 탐조대에 멈춰섰다. 높이 3m, 길이 30m정도의 볏짚 탐조대로 철새를 보던 강씨는 “오늘은 적네. 날씨가 좋을 때는 철새들이 호수의 3분의1은 덮어.”라고 귀띔했다. 천수만의 철새탐조는 가창오리가 가장 많이 머무는 11월 초가 피크다. “이것 좀 보세요.” 안내자가 60배율 망원경을 탐조대 앞에 세우고 탐조객에게 손짓을 한다. 잿빛 기러기떼 속에 노란 황오리 4∼5마리가 먹이를 찾는 모습이 망원경으로 보였다. 탐조대를 출발해 호숫가 농로를 따라서 달리던 버스에서 강씨는 “저 그물을 못치게 해야 혀.”라고 말했다. 간월호변을 따라 그물이 연이어 쳐져 있었다. 붕어 등 먹이를 잡으려고 잠수했던 철새들이 걸려 죽는다는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서산시는 지난달 21∼23일 부산에서 열린 지방행정혁신 우수사례경진대회에 ‘철새조류 IT문화 콘텐츠구축사업을 통한 지역주민과 환경NGO간 대립과 갈등 극복사례’를 발표해 호응을 얻었다. 천수만 철새들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내년부터 홈페이지에 올린다. 일반인이 정보를 손쉽게 접근하고 이를 통해 서산의 이미지를 높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에는 행자부가 주관한 전국 자치단체 경영행정혁신평가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조규선 시장은 “철새기행전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 행사”라고 자랑했다. 경제적 효과도 크다. 철새가 조류 인플루엔자를 옮긴다는 소문이 퍼진 지난해와 올해는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2004년에는 15만 2400여명이 투어에 참가했다. 입장료 수입만 2억 6700만원. 탐조객들이 기행전 때 서산을 찾아와 뿌린 돈 45억원과 54억원의 지역 홍보효과에다 어리굴젓,6쪽마늘 등 특산물 판매량, 지역 이미지 제고 효과까지 합하면 모두 270억원에 이른다고 서산시는 밝히고 있다. ●철새를 보호하라 ‘복덩이’인 철새들의 먹이를 확보하기 위해 서산시는 2003년부터 ‘생물다양성관리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는 농지 소유자에게 보상을 해주고 벼나 보리를 남겨 먹잇감을 확보해주는 것이다. 올해는 모두 770㏊의 논을 계약했다. 시는 올해 간월호에 철새들의 휴식공간인 80평 규모의 인공섬도 만들어줬다. 또 간월호 입구에 경비초소를 세워 밀렵이나 무단 출입을 막고 있다. 탐조투어 버스는 상류에서 돌아 반대편 호숫가를 따라 내려와 출발지에 도착했다. 탐조대 2개를 거쳤다. 투어노선 길이는 35㎞,1시간반이 걸렸다. 기행전 안내자들은 “새 도감을 보여주며 ‘이 새 언제 오느냐. 그 때에 다시 오겠다.’고 말하는 외국인 노부부도 있고 암에 걸린 남편과 동행한 부인이 ‘남편이 오래 살 것 같다.’면서 돌아간 일도 있다.”고 전했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매년 300여종 40만마리 찾아 천수만에는 해마다 300여종 40만여 마리의 철새가 찾아온다. 이들 중에는 뜸부기, 호사도요, 황새, 말똥가리 등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 11종과 2급 38종도 포함돼 있다. 10년간 천수만 철새를 관찰해온 김현태(38·서산농공고 생물과목) 교사는 “천수만은 가장 다양한 철새가 날아오는 국내 최대의 도래지로 겨울철새가 중심이다.”면서 “전 세계 가창오리 99%가 찾는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창 많을 때는 가창오리만 30만여 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그는 “흰꼬리수리 등 맹금류들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혹한이 몰아치면 더 많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여름에는 뜸부기, 해오라기, 백로, 후투티 등이 찾아오고 겨울에는 재두루미, 물닭 등 사시사철 철새들이 끊이지 않는다. 나그네새인 장다리물떼새, 호사도요 등도 찾아와 낙원을 만들고 있다. 천연기념물도 황조롱이(323호), 노랑부리저어새(205호), 원앙(327호), 재두루미(203호), 검은머리물떼새(326호) 등 37종이나 있다. 철새들이 많이 몰리자 너구리, 고라니, 족제비, 금개구리 등 희귀동물들도 많이 서식하고 있다.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 삵도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삵은 2년 전 조사 때 70마리가 발견됐다. 국내 최고 서식지로 손색이 없다. 삵의 배설물을 분석한 결과,40% 정도가 철새를 잡아먹은 것이었다. 김 교사는 “서산농장 일부가 일반인에게 분양되기 전에 비해 철새가 많이 줄었다.”며 “농민들이 친환경 농사를 짓고 주민들이 ‘철새의 가치’를 깨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 차원의 보호대책이 빨리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연중행사 계획… 간월도 숙박단지도” “철새기행전을 연중행사로 열려고 합니다.” 김원균 천수만철새기행전 위원장은 “내년 말까지 간월도 인근에 철새생태관이 지어지면 이같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새는 여름과 겨울에 모두 날아오고 텃새도 많기 때문이란다. 그는 “이를 위해 간월도에 숙박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시가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간월도 안에는 숙박시설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올해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외국인들이) 간월호 주변을 돌면서 ‘원더풀’‘베리굿’을 연발한다.”면서 “인공적인 청계천보다 수백배 낫다고 칭찬을 한다.”고 자랑했다. 이어 “외국에서는 1∼2종의 철새만 날아와도 호들갑을 떨면서 외국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데 천수만은 세계적 철새도래지인데도 아직 그렇지가 않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주민과 농지 소유자들의 의식변화에 대해서는 고무적으로 받아들였다.“지난해 조류독감으로 철새 탐조객들이 크게 줄면서 식당 등 영업에 타격을 입은 게 주민들의 의식을 변화시켰습니다.” 그는 “농지 소유자들은 간월호 인근에 해미비행장 등 부대가 있어 A지구는 개발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기행전이 땅 가치를 올려줄 것으로 믿고 있는 것같다.”고 귀띔했다. 이 위원장은 “서산마애삼존불, 대산공단, 수덕사, 안면도 등 주변관광지와 연계, 세계적 철새도래지의 명성에 걸맞은 기행전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천수만 서산 해안과 안면도 사이의 바다를 일컫는다.1980년대 간척사업으로 4700만평의 서산AB지구가 생겼다. 간월도 남동쪽은 A지구, 북서쪽은 B지구다.A지구에 간월호,B지구에 부남호라는 담수호가 만들어져 있다. 간월호는 800만평이다.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에서 빠져 20분이 채 안 걸린다. 간월도에는 별미인 꽃게장, 굴밥이나 회를 파는 서산횟집, 바다횟집, 오뚜기횟집 등이 있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3번째 사진달력집 낸 야생화작가 김정명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3번째 사진달력집 낸 야생화작가 김정명

    겨울철에는 식물도 털옷을 입을까. 곤충에게 길을 안내하는 꽃이 정말 있을까. 있다. 동물들의 먹이로 소금을 만들어내는 식물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이름이 없거나, 있어도 없는 것처럼 살아간다. 야화(野花)라 한다. 속절없는 사랑의 들꽃으로 비유된다. 그저 한줄기 생명으로 조용히 피어나 말없이 향기를 뿜어낸다. 아무리 곱다한들 이름없는 꽃이기에 봄부터 소쩍새도 울어주지 아니한다. 봄, 여름, 가을이 지나 긴긴 겨울이 오더라도 그리운 봄을 생각하며 털옷에 의지해 엄동설한을 견뎌낸다. 바람에 금방 꺾어질듯 가냘퍼도, 영양분이 적은 척박한 땅에서도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묵묵히 살아간다. 20여년 동안 야생화와 친구로 지내는 사람이 있다. 이름모를 들꽃에 명찰을 달아주고 멸종돼가는 야생화를 찾아내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준다. 백두산 구석구석을 다니며 촬영한 야생화 사진들은 ‘식물관찰일기’라는 두장짜리 비디오CD로 제작돼 학생들의 소중한 교육자료로 활용된다. 이뿐만 아니다. 매년 연말 ‘한국의 야생화’라는 사진 달력집을 만들어 어린 학생은 물론 생물교사, 학교 교감, 그리고 전국의 야생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꽃봉오리’를 주제로 내년용 달력을 제작했다. 야생화에 얽힌 흥미진진한 설명까지 곁들여 있어 한해가 지났어도 보관가치가 충분하다. 특히 필생의 역작이라 할 만한 ‘한국의 숨은 야생화’라는 제목으로 4권의 야생화 도감을 최근에 마무리했다. 국내용이 아니라 우선 미국, 일본, 영국 등 세계 각국에 수출하기 위한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야생화 사진작가로 잘 알려진 김정명(60)씨. 독도에만 18차례나 드나들었고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오로지 야생화를 렌즈에 담아오면서 말 그대로 ‘들꽃 같은 삶’을 살고 있다. 김씨는 지난 1995년부터 해마다 야생화 달력을 만들어왔다. 올해가 13번째 시리즈. 마니아들도 많이 생겨났고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어떤 꽃을 만날 수 있을까.’하고 궁금해진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김씨를 만났다. 따끈따끈하게 막 찍어낸 ‘한국의 야생화 13번째 시리즈’를 전국에 발송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김씨는 “달력 겸 연하장이고 또 사진집이기도 하다.”면서 “2000년부터 한국의 특산식물, 수생식물, 멸종위기 식물 등의 주제로 제작하다 보니 주위 사람들이 달력으로 인식하기보다는 꽃 지침서로 여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생전 버리지 않는 연하장, 또 버리지 못하는 달력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빙그레 웃는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2007년판 달력에는 잔설을 녹이며 노란 꽃을 피워내는 ‘복수초’, 꽁꽁 언 땅 위로 겁없이 얼굴을 내미는 ‘노루귀’, 한국의 아네모네로 불리는 ‘꿩의 바람꽃’, 자외선을 방지하기 위한 색소를 지닌 ‘깽깽이풀’ 등 흔히 접할 수 없는 55가지의 들꽃 꽃봉오리가 소중하게 담겨 있다. 그동안 우리 산과 들을 헤매고 다니며 찍은 1500여종의 꽃 사진 중에 골랐다. 또 사진마다에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적 의미와 감정을 표현했다. 예를 들어 ‘만개 직전 숨죽인 꽃의 긴장이 손에 잡힐 듯 전해온다.’(노랑매미꽃),‘어린아이 허리춤에 매달린 복주머니를 연상시킨다.’(금낭화) 등이다. 주위에서 ‘야생화 시인’으로 부르는 연유도 여기에 있다. “만개의 절정을 향해 한발 한발 숨죽인 꽃봉오리의 긴장감, 곧 터져 화려한 꽃잎을 펼칠 것 같은 기분좋은 설렘, 그리고 꽃봉오리 자체가 주는 순수한 매력을 느낄 수 있지요.” 이같은 야생화 달력은 해마다 나오자마자 동이 난다. 발송장부를 직접 보여주던 김씨는 “매년 달력을 사가는 마니아들이 4000∼5000명에 이른다.”면서 올해는 초판 1만 6000여권을 찍었는데 벌써 거의 다 팔렸다고 귀띔했다. 답장도 쇄도한다.‘마음에 환한 불빛이 된다.’는 한 시인의 편지,‘그많은 들꽃을 찾아내기 위해 얼마나 고생이 많았느냐.’는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는 서신들,‘한국의 야생화’를 보노라면 고향생각이 난다면서 해외에서 주문해 오는 경우도 많다. 야생화를 촬영하면서 여러 고비도 있었다.2002년 8월 백두산에 올랐을 때였다. 갑자기 몰려온 먹구름과 천둥번개가 몰아쳤다.600만원이나 하는 전문가용 카메라를 비좁은 땅에 간신히 설치하고 난 직후였다. 할 수 없이 고가의 촬영장비를 포기하고 황급히 피신할 수밖에 없었다. 김씨의 발품으로 빛을 본 야생화들도 많다. 멸종 위기식물로 지정된 ‘금강초롱’과 ‘나도승마’를 찾아내 환경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녹색장미’는 최초이자 그만이 유일하게 찾아낸 ‘작품’이다. 특히 1998년 ‘김정명의 사진집’에 처음 발표된 동강지역의 석회절벽에 핀 할미꽃이 학계에 의해 ‘동강할미꽃’으로 세상에 처음 태어났다. 이후 ‘동강할미꽃 보존회’가 발족됐고 지난해부터 매년 11월 ‘동강할미꽃축제’를 열기에 이르렀다. “겨울철에는 꽃봉오리와 열매를 촬영하러 떠납니다. 목련의 꽃봉오리는 털옷으로, 상수리나무는 비늘로 감싸 추위를 견뎌내지요. 야산에 가면 이같은 식물, 꽃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눈속을 뚫고 나오는 새싹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막 뛰고 흥분됩니다. 꽃에는 자체적으로 열을 발산하면서 언땅을 녹이는 위대함이 있지요.” 김씨는 1946년 경남 거제에서 태어났다. 카메라를 처음 잡아본 것은 중학교 2년 봄소풍때였다. 친구가 가져온 일제 카메라를 보고 반해 동네 사진관에서 현상과 인화법 등 카메라 기술을 익혔다. 이후 야생화에 눈뜨기 시작한 것은 1986년. 평소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그는 민속자료를 찍다가 산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우선 설악산의 사계를 담았고 그해 대한민국 문화영화제 우수작품상까지 받았다. 그러던 어느날 산행 중 배낭이 무거워 잠시 쉬고 있을 때 문득 야생화를 만나게 된다.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충동을 느껴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사시사철 전국의 산과 계곡을 누볐다. 그동안 찍은 야생화만 1500여종,50만컷에 달한다. 지금 이 순간 전국 어디에서 무슨 꽃이 피고 지는지 눈 감아도 훤히 알 정도로 경지에 이르렀다. 저 멀리에서 꽃들의 손짓이 아스라히 다가와 저절로 카메라를 들고 몽유병 환자처럼 그곳으로 떠난다. “1989년부터 ‘푸른 독도 가꾸기 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회원들과 함께 울릉도에서 1700여그루의 묘목을 가져다 독도 산비탈에 심어놓았지요. 동백, 섬괴불나무, 섬보리작나무 등 어느새 울창한 숲이 됐습니다. 그러면서 독도에서만 6만여컷의 사진을 찍어 CD도 만들었지요.” 야생화 박사로, 우리꽃 지킴이로 사시사철 전국의 산야를 누비는 김씨. 세계 각국의 야생화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인정을 받는 그의 사진은 현재 영국의 자연사박물관에서도 판매된다.“예쁜 사진을 찍으려면 마음이 먼저 예뻐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씨.“아무 때나 떠나는 것이 아니라 곱고 예쁜 마음으로 잘 정돈돼 있어야 비로소 꽃사진을 찍으러 떠난다.”며 의미있는 미소를 짓는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6년 경남 거제 출생 ▲74년 시청각 교재 ‘엣날 옛적 이야기’ 제작 ▲87년 주간지에 ‘한국의 얼을 찾아서’ 연재 ▲89년 월간지에 ‘한국의 자연을 찾아서’ 연재 ▲93∼2000년 KBS-2TV‘한국의 야생화’ 방영 ▲06년 현재 한국식물사진작가협회 회장 # 수상경력 ▲86년 대한민국 문화영화제 우수작품상 수상.‘설악산’▲99년 녹색환경 예술인상 수상(환경운동연합). ▲05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 수상(환경재단). # 저술활동 ▲95년 식물도감 ‘산과 들에 피는 꽃’▲96년 빛깔있는 책 ‘독도’▲03년 식물의 살아남기, 식물관찰일기CD 제작 ▲95∼현재 한국의 야생화 사진달력집 13회 발행
  •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5) 중국을 배우자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5) 중국을 배우자

    |베이징 이지운특파원|“7년 내에 육상과 수영, 두 기초종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집안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망신당할 수 있다.” 지난 2001년 8월31일 중국 올림픽조직위원회가 마련한 기자회견장. 베이징에서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마친 뒤 당시 리푸룽(李富榮) 부위원장의 발언은 비장했다. 그는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해서 식단을 차렸으나 대부분 외국인이 와서 먹어버렸다.”고 말했다. 이 때 중국이 육상·수영에서 딴 금메달은 10개. 일부에서는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성과로 받아들여졌으나, 그는 “이번 대회 금메달의 기록은 세계선수권 대회의 20위권에 불과하다.”고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은 이보다 1년 앞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이미 한차례 큰 충격을 경험했다. 육상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밖에 따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육상의 대부 마쥔런 감독은 망연자실해 있다가 건강 악화로 ‘마군단’을 떠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중국 육상은 1992년 세계청소년육상대회 800m,1500m,3000m,1만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고 뒤이어 93년 독일에서 열린 세계육상경기에서도 1500m,1만m에서 금메달,3000m에서 금·은·동을 모두 휩쓸어 세계를 놀라게 했었다. 중국은 1932년 10회 LA 올림픽 때 최초의 올림픽 참가선수로 단거리 육상선수 리우창춘(劉長春)을 참가시켰을 만큼 육상과 깊은 인연이 있는 나라다. 리푸룽 부위원장은 이른바 ‘5대 대책’을 제시했다. 대책의 최우선은 지도자 선발과 육성이었다. 다음이 선수 선발과 훈련, 세번째는 과학적 훈련체계의 도입이다. 이어 최대한 국제대회를 유치해 경험을 축적한다. 끝으로 ‘밖으로 나가고 안으로 불러들인다.’(走出去,請進來)는 원칙을 세웠다. 최대한 해외 전지 훈련의 기회를 마련하는 동시에 능력있는 해외 지도자들을 불러들인다는 계획이다. 뒤이어 중국은 ‘119 공정(工程·프로젝트)’을 수립한다.119는 육상과 수영에 걸린 금메달의 합계다. 중국의 약점인 육상, 수영에 ‘올 인’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이후 중국은 ‘최선을 다해 금메달 1위를(力爭金牌榜第一)’이라는 구호를 내놓는다.2008년 안방에서는 스포츠 최강국 미국을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인 셈이다. 그러나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중국은 다시 한번 좌절을 겪는다. 육상에서 단 2개의 금메달. 수영에서는 10개의 금메달을 건졌지만 전통 강세 종목 다이빙을 제외한 나머지는 성적이 변변치 않았다. 실망은 커져갔다.2005년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서 미국은 17개의 금메달, 육상선수권대회에서 14개의 금메달 등 31개를 땄지만 중국은 수영에서 5개, 육상에서는 한 개도 없었다. 다만 중국은 류시앙 등을 통해 희망을 보았다. 그는 189㎝,85㎏의 좋은 체격에 중국 육상계가 체계적으로 길러낸 재목으로 꼽힌다. 아테네 올림픽 110m 허들에서 ‘동양인은 올림픽 육상 단거리에서 우승할 수 없다.’는 속설을 보란 듯이 깨뜨렸고 세계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수영계는 만 12세의 소녀 왕췬에 흥분하고 있다. 그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벌어진 2005∼2006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 월드컵 5차대회 여자 평영 200m에서 2분22초27의 깜짝 놀랄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왕췬은 마지막 25m를 남겨놓고 놀라운 스퍼트를 보여줘 “성장 중인 소녀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힘을 보여줬다.”는 극찬을 받았다. 중국 수영계는 베이징올림픽까지는 무난히 세계 최강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왕췬 금메달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중국 체육계의 ‘7년 프로젝트’가 어떤 성과를 거둘 것인지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우선은 중국의 올림픽 준비가 신비에 쌓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관계자들은 “올림픽에 관한 한 중국 관계자들이 극도로 민감해 있어 물어보기가 민망할 정도”라고 전했다. 취재도 체육총국의 선전국으로 일원화해 많은 해외 언론매체가 취재를 거절당했다. 결국 오는 12월1일부터 열리는 제15회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나 그 일면을 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jj@seoul.co.kr ■ 집중단기투자 성공할까?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과거 중국은 ‘세계대회 금메달 공정(工程)’이란 이름으로 초등학교 졸업 이전의 학생들을 선발해 ‘체육공작대’‘체육대(隊)’‘체육학원’ 등을 통해 체육 인력을 키워냈다. 이같은 스포츠 아카데미는 1만 7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13억명이라는 인적자원과 맞물리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토대를 갖춘 셈이다. 다만 중국이 육상과 수영 등 기초 종목에서 과학적 관리 시스템을 갖춘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어서 효과를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국이 남은 1년반 동안 수영과 육상에서 막판 스퍼트를 올린다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미국-중국간에 전에 볼 수 없었던 메달레이스가 펼쳐질 것으로 스포츠계는 보고 있다. 결국 집중 단기 투자가 얼마만큼의 성과를 낼 것인가가 주요 관전 포인트이다. 중국 선수들은 일단 신체조건이 한국 선수들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에서 스포츠 의학을 전공한 김태경 박사는 “육상과 수영은 빠른 근섬유 운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체격’이 상당부분을 좌우하는데 중국은 이런 점에서 서양인들과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임춘애를 키워낸 김번일 코치가 중국에서 코치 생활을 하면서 “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만 뒷받침 된다면 중국의 육상이 세계 정상권에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재목은 수두룩한데 선수들의 정신력이 문제”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정신적인 문제에서도 중국은 이전과는 다른 면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체육회 중국지부 정홍용 사무처장은 “개인적으로 접해보는 중국의 체육 지도자들이 한결같이 ‘과거와는 다른 압박과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고들 한다.”고 전했다.“국제대회 출전 때의 대우도 예전과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중국 수영 국가대표팀의 장야동 감독은 올 초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으며 부담이 심하면 심할수록 그만큼 우리 성적은 좋아질 것”이라고 했을 정도다. 동시에 중국의 과학적 선수관리 체계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수영선수 출신으로 중국 현장에서 수영을 지도하고 있는 베이징체육대학의 윤효진씨는 “현 중국 수영계의 선수 관리 시스템은 생각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분석적이다.”면서 “한국의 현 국가대표 선수들도 중국 국가대표 수영 선수들의 수영법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시행해 보고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그는 “스포츠 의학 등 기초적인 분야에서 중국은 분명한 강국”이라면서 “선수 개개인 능력과 시합 결과를 검사·분석·연구,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상당한 기초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jj@seoul.co.kr ■ 중국 훈련명소 ‘쿤밍’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오는 12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 수영 대표단은 지난 7일부터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17일간의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중국 남부에 위치한 쿤밍은 세계적인 관광도시다. 날씨는 겨울 평균이 8도, 여름은 17도로 사시사철 기후가 온난하다. 쿤밍이 ‘체육 중심도시’로 불리게 된 것은 날씨 때문이 아니다. 평균 해발 1800m 이상의 고원지대여서다. 세계 체육계가 고지대 훈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80년대 중반. 케냐,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고지대에 위치한 나라의 선수들이 중·장거리 및 마라톤 종목을 석권하자 그 원인을 분석하면서부터다. 1600m 미만의 고도에서는 적혈구 생성을 위한 자극이 일어나지 않아 산소 운반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한다. 고도 3000m가 넘을 때는 훈련강도 유지가 어려워 오히려 유산소 능력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결국 1600∼3000m가 훈련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구간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고지대 훈련으로 단련된 몸으로 해수면에서 경기를 하게되면 훨씬 몸이 가벼워지고 근육의 피로 회복이 빨라져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면서 “고지대 훈련이야말로 모든 운동선수에게 필수불가결한 훈련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세계적으로 고지대 훈련의 명소로 알려진 곳은 미국 콜로라도주의 볼더, 미국 뉴멕시코주의 앨버키키, 스위스의 생모리츠, 중국의 쿤밍 등이다. 이 가운데 최근 특히 주목을 받고있는 곳이 쿤밍.90년대 여자육상 중·장거리 부문에서 세계를 석권한 ‘마군단’의 훈련캠프로 잘 알려졌다. 특히 ‘마군단’을 이끈 마쥔런 감독이 직접 디자인한 육상 트랙과 크로스컨트리훈련장 등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한국의 육상팀도 몇년 전부터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최근 5000m,1만m, 하프마라톤 등 여자 장거리 종목에서의 한국기록은 고지대 훈련을 통해 나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영연맹도 이번 전지훈련지를 선정하면서 “폐활량과 지구력 향상을 위해 쿤밍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중국 대표선수들은 쿤밍보다는 서부 칭하이(靑海)성에 있는 ‘국가 고원체육훈련기지’를 선호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위해서도 현재 3주간 비밀스러운 특수 훈련에 들어갔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jj@seoul.co.kr
  • “한강상류 한눈에… 고덕산 구경 오세요”

    “한강상류 한눈에… 고덕산 구경 오세요”

    강동구는 자연 환경이 빼어나다. 그린벨트와 한강으로 둘러싸여 녹지가 풍부하고 공기가 맑다. 근린공원이 고덕동, 상일동, 명일동 등 북동부 지역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동남쪽 일자산에서 시작된 산줄기는 성삼봉으로 이어지고 다시 동쪽의 명일근린공원과 방죽공원을 거쳐 북쪽의 고덕산으로 이어진다. 이중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고덕산을 소개한다. 고덕산은 완만한 구릉지 형태의 야산이다. 해발 50m 안팎이 대부분이고 높아야 100m를 넘지 않는다. 산을 오르는 사람도 등산객이 아니라 산책을 즐기는 사람이다. 고덕산은 북으로는 한강을 끼고, 동서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숲이 울창하다. 산책길은 고덕 시영아파트 뒤편에서 시작된다. 산 입구에 서면 키 큰 나무들과 싱그러운 풀냄새가 반긴다. 오른쪽으로 굽은 산책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다른 산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산 어디서도 바위나 돌, 시멘트 시설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파랗고 노란 풀들이 편하게 누워 있는 모습이나 여기저기 부둥키고 얽힌 칡넝쿨, 나뭇가지의 모습에서 자연 그대로의 산을 느끼게 된다. 나뭇가지에선 산새들이 쉼없이 지저귄다. 고덕산에는 박새와 오목눈이 등 10여종의 텃새가 서식하고 있다. 여름철새인 꾀꼬리도 발견된다. 흙길을 따라 10여분을 걸으면 응봉을 지나 고지봉(高志峰)에 이른다. 고려 말 충신 이양중의 절개와 덕을 추앙한 데서 유래된 지명이다. 고덕(高德)이란 지명도 마찬가지다. 고덕산 끝 암사봉에 오르면 눈앞에 한강이 펼쳐진다. 태백산맥에서 발원한 한강물이 서울로 들어와 물줄기를 바꾸며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사람들은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느냐며 떠날 줄 모른다. 한강 상류의 수려한 풍치가 한눈에 들어오고 강 너머 남양주시의 풍경이 운치를 더한다. 서울시에서 선정한 조망명소 50곳 중 한 곳이다. 암사봉을 내려와 암사정수사업소 방면으로 산책로를 바꾸면 소나무군락지다. 고덕산에는 소나무를 비롯해 상수리나무, 아까시나무, 밤나무 등이 무리를 이룬다. 찔레꽃과 붓꽃, 진달래, 개나리도 철따라 핀다. 암사정수사업소 뒤편에 닿으면 광릉약수터가 있다.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고 물맛이 좋다. 약수터 바로 위쪽 소나무 숲에서는 4∼10월 주3일(화·목·금) 아침마다 단학기공체조교실이 열린다. 몸과 마음이 쉬어갈 수 있어 구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강동구 기획공보과 정용식 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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