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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숲 개장행사 놓치지마세요

    ‘문화의 숲으로 오세요.’ 서울숲이 개장과 함께 다양한 기념행사를 펼쳐 ‘문화의 숲’으로 태어난다. 서울시는 오는 18일 서울숲 개장에 맞춰 일주일동안 다양한 기념행사를 마련했다고 15일 밝혔다.●음악회로 여는 서울숲 서울숲은 18일 오후 7시 서울숲 가족마당(잔디광장)에서 열리는 개장식을 통해 시민에게 공개된다. 하지만 이날은 행사장에 초청받은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다. 행사에 참석하는 시민들을 위해 이날 여의도·잠실 선착장에서 서울숲을 오가는 유람선 요금이 33%할인된다. 개장식에 이어 시민의 숲에서는 시민 3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KBS 열린음악회’가 열린다.600회 특집으로 열리는 이날 음악회에는 가수 윤도현, 성시경,UN, 윤형주 등이 출연한다.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음악회는 환상적이고 이채로운 분위기를 자아낼 전망이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개막식에 앞서 기념식수와 표석제막을 한다.●풍성한 생태체험 프로그램 서울숲이 본격적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19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동안 서울숲에서는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생명, 나눔, 문화’를 주제로 열리는 개원 프로그램 ‘열려라!서울숲’에 참가하면 서울숲의 속살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가장 특색있는 프로그램은 19일 오전 10∼12시,26일 오전 11시∼오후 5시 가족마당에서 열리는 무료 열기구 체험. 열기구를 타고 50m 상공에서 서울숲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19일 오후 2∼3시,25·26일 오후 2∼4시에 열리는 자연올림픽은 서울숲을 코스별로 둘러보며 문제풀이 등 간단한 게임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코스를 완주하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22일 오후 4시∼5시30분 생태숲에서는 ‘서울숲 동물친구들’이 열린다. 고라니·꽃사슴 등 서울숲에서 서식하는 동물들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한지부채만들기·캐리커처 그리기 등 부대 프로그램도 개장 분위기를 돋운다.●음악·영화와 함께 하는 저녁 행사기간(18일제외) 매일 오후 7시부터는 야외무대에서 음악회와 영화상영이 이어진다.19일 오후 7시에는 재활용상상놀이단이 출연, 공사 자재·생활용품 등을 재활용한 타악연주를 선보인다.‘투모로(24일 오후8시)’,‘하울의 움직이는 성(25일 오후8시)’ 등 화제작을 풀내음 싱그러운 숲속에서 볼 수도 있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parks.seoul.go.kr/seoulforest)에서 확인하면 되고 일부 프로그램은 사전예약을 해야한다. 서울숲은 지하철2호선 뚝섬역 8번출구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다.2014·141 등의 노선버스도 서울숲을 경유한다. 여의도 등에서 한강 유람선이 운항한다.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Zoom in 서울] 뚝섬 서울숲 18일 문연다

    [Zoom in 서울] 뚝섬 서울숲 18일 문연다

    서울 뚝섬 35만평에 조성된 ‘서울 숲’이 2년5개월 동안의 공사를 마치고 18일 문을 연다. 시민들은 숲에서 사슴과 고라니 등 야생동물을 만나는 것은 물론 생태공원의 다양한 모습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서울 숲에 이어 청계천 복원사업이 완료되는 10월이면 광화문에서 출발해 청계천∼중랑천∼한강을 거쳐 서울 숲으로 연결되는 10.8㎞의 ‘그린웨이(Green-way)’가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18일 오후 7시 이명박 서울시장을 비롯,3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숲 문화예술공원 내 가족마당에서 개원식을 겸한 열린음악회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다양한 개원행사 시는 서울 숲이 시민을 위한 공간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먼저 개원일 오후 7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서울 숲 개원기념 및 600회 특집 KBS열린음악회’가 열린다. 서울 숲을 찾은 모든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으며 선착순으로 입장하게 된다. 이후 26일까지는 집중 홍보기간으로 ▲열려라, 서울 숲 열기구 체험 ▲공원설계자·명사와 걷기 ▲나뭇잎 티셔츠 만들기 ▲숲속음악회 ▲페이스페인팅 ▲서울 숲 생태교실 등 다채로운 행사가 숲 곳곳에서 펼쳐진다. 자세한 프로그램 일정 및 참여방법은 서울숲 홈페이지(Parks.seoul.go.kr/Seoulforest)를 통해 알 수 있다. ●시민들이 직접 관리 서울 숲은 시민이 직접 공원을 관리운영한다. 이를 위해 숲 조성과정부터 참여한 재단법인 서울그린트러스트 산하에 ‘서울 숲 사랑모임’이 구성됐다. 이 모임은 생태교육·홍보·마케팅·프로그램운영 등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분야를 맡게 된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누드브리핑] 이명박시장의 대학 강연

    ‘청계천 비리의혹’에 대한 수사가 서울시를 옥죄어 오던 지난 13일 오후 이 시장은 화려한 외출에 나섰다. 이화여대 경력개발센터와 총학생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특별강좌 ‘여성과 글로벌 리더십’의 연사로 초청됐기 때문이다. 강의실 앞에서 피켓을 들고 이 시장의 강연개최를 반대하는 ‘운동권’ 학생들의 목소리를 뒤로한 채 이 시장은 예정보다 15분쯤 늦은 오후 3시45분 학생·교직원 등 약 400명의 환영 속에 강단에 올랐다. 가랑잎 굴러가는 것만 봐도 웃음을 터뜨릴 여대생들이지만 이날 강의는 유난히 폭소가 터져나왔다. 다름아닌 이 시장의 발음 때문. 경상도가 고향인 이 시장은 이날 강연에서 유독 시옷(ㅅ) 발음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강연 도중 이 시장이 “써울이 개장되면 그곳엔 싸씀도 띠놀고(서울숲이 개장되면 그곳엔 사슴도 뛰어놀고)”,“경제썽장을 위해서는 보쑤와 진보의 쏘모적 논쟁을 띠어넘어야 합니다(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보수와 진보의 소모적 논쟁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등으로 말하자 제법 진지하게 강연을 듣던 이대생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손뼉을 쳐댔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이 시장에게 선물을 전달하는 순간이었다.“환승이 무료라 교통비를 아낀 돈으로 꽃병을 준비했다.”는 한 학생이 “여기있는 모든 이대생들을 ‘꽃’으로 생각하고 꽃병에 담아가길 바란다.”라며 선물을 전달하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반면 5∼6명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그 누구도 이 시장에게 청계천 수사에 대해 질문하거나 시정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드러낸 사람은 없었다. 1시간여 이어진 강연이 끝난 직후 이 시장 곁으로 수사와 관련된 내용을 물어보려는 기자들이 쇄도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기자들보다 서너 급수쯤 높아보이는 ‘내공’으로 기자들을 밀치고 몰려든 여대생들은 끝내 이 시장의 사인을 받아내고 이 시장과의 순간을 ‘디카’에 담고야 말았다.“우리 시장님한테 이제 그만하세요.”라며 기자들을 밀쳐대는 학생도 있었다. 내내 화기애애했던 그날 거기에 ‘정치는 없었고’, 현실에 과감히 도전하고 비판하는 대학생 특유의 ‘비판의식’도 없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현대시 100년사 최고시집 백석의 ‘사슴’

    한국 현대시 100년사에서 우리 시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시집은 백석의 ‘사슴’(1936)으로 조사됐다. 시인별 조사에서는 서정주, 정지용에게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간 ‘시인세계’가 김종길, 김남조, 홍윤숙, 신경림 등 원로에서 젊은 시인까지 15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시인세계’ 여름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간행된 시집 가운데 시인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시집’이나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백석의 시집 ‘사슴’이 12명의 추천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수영의 ‘거대한 뿌리’(1974), 정지용의 ‘정지용 시집’(1935),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1980), 서정주의 ‘화사집’(1941) 순으로 ‘현대시 100년사 5권의 시집’에 올랐다. 시인별로는 ‘화사집’ ‘동천’ ‘서정주 시선’ ‘질마재 신화’ 등 여러 권으로 분산돼 추천받은 서정주가 정지용과 함께 각 14명의 추천을 받아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노란버스 타고 남산을 즐겨요

    노란버스 타고 남산을 즐겨요

    지난 1일부터 남산공원 남측순환로에 택시와 승용차 진입이 전면 금지되면서 노란색 남산순환버스가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운행되고 있다. 25인승 천연가스(CNG)버스 7대가 남산순환로를 포함해 9.8㎞노선을 5∼8분 간격으로 다니고 있다. 첫날 이용객은 2800여명으로 많지 않았지만 입소문이 나면 볼거리, 즐길거리를 끼고 있어 ‘대박’이 터질 것으로 점쳐진다. 교통사각지대에 있었던 국립극장은 벌써부터 부푼 기대에 부풀어 있다.‘9곳 9색’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저마다의 특징을 갖고 있는 9개 정류소를 ▲연인과 함께 ▲아이들과 함께 ▲어르신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경우로 나누어 알아본다. ● 순환버스 정류소 ‘9곳 9색 명소’ 남산은 남산순환버스가 다니면서 접근권이 훨씬 좋아졌다. 젊은이들도 손쉽게 찾을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연인들의 데이트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영화감상인 만큼 대한극장 정류소에서 데이트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정류소는 지하철 3·4호선 충무로역 2번 출구와 연계돼 있다. 우선 극장에서 2∼3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표를 예매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남산순환버스를 타고 영화상영 전까지 정상에 올라갔다 내려오기 위해서다. ‘대한극장’ 앞에서 노란버스를 타면 퇴계로 5가∼동대입구역∼국립극장을 거쳐 남산서울타워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현재 남산서울타워는 전면 리모델링 중이어서 전망대 등 모든 시설물을 11월 말까지 이용할 수 없다. 비록 남산서울타워의 시설물들을 이용하지 못하지만 서울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남산 정상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곳에는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마련돼 있고 커피숍과 편의점 등이 있다. 영화보다 공연감상을 선호하는 커플이라면 국립극장에서 데이트를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남산순환버스가 운행되면서 과거에 비해 국립극장에 쉽게 갈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공연시작 40분·20분 전 단 두 번만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고작이었으나 이제는 발이 많아진 것이다. 국립극장은 매일 공연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인터넷(www.ntok.go.kr)으로 공연 일정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남산도서관 정류소에는 도서관 외에도 남산식물원, 소(小)동물원, 안중근의사기념관, 탐구학습관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들러볼 만하다. 남산 소동물원은 이름 그대로 ‘초미니’동물원이다. 대형 동물원에 익숙해진 어린이들은 실망하겠지만 지난 1971년 만들어진 이곳에서는 무료로 개코원숭이·일본원숭이·너구리·꽃사슴·산양 등을 구경할 수 있다. 동물원 뒤편에는 남산식물원이 자리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관람료는 어른 300원·청소년 200원·어린이 100원이다. 식물원 앞 분수광장은 야외 결혼식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도 이곳에 있다. 안 의사의 친필 엽서와 유묵, 대형초상화, 하얼빈 의거에서부터 재판까지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서울시 남산공원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이 기념관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찾는다.”고 말했다. 기념관 옆에는 서울시과학전시관 남산분관 탐구학습관(www.ssp.re.kr)이 있다. 지하1층부터 지하4층까지 130여종 721점의 과학 기자재들이 전시돼 있다. 모두 학생들이 직접 작동해가며 과학 원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만든 것들이다. 특히 4계절 별자리를 직접 보면서 설명해주는 천체투영실이 인기가 좋다. 천체투영실은 관람시간이 정해져 있으며(1일 5회), 입장객 수도 1회당 100명으로 제한돼 있다. 탐구학습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무휴 무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평일에는 학교에서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아 일반인들이 이용하기는 힘든 편이다. 탐구학습관을 다 돌려면 보통 2∼3시간이 걸린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도 남산에 오면 실컷 볼 수 있다. 남산도서관을 지나면 서울애니메이션센터(www.ani.seoul.kr)가 나온다. 이곳에는 국내 최초 애니메이션 전용상영관인 ‘서울애니시네마’가 있다.1년 내내 애니메이션이 상영되며, 특히 13일부터 22일까지는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안시·오타와·자그레브·히로시마) 수상작 58편을 상영하는 ‘최강애니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또 이곳 도서정보실에는 국내외 만화가 총 망라돼 있어 아이들이 각종 만화를 무료로 볼 수 있다. 퇴계로 5가 정류소는 각종 강아지들을 분양하는 애견센터가 밀집해 있어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좋은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 # 어르신들 나들이 코스 남산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어르신들도 남산순환버스를 이용하면 즐길 만한 곳이 여럿 있다. 퇴계로 3가 정류소 근처에는 남산한옥마을이 있다. 아담한 공원 같은 이곳은 한옥 건물들과 전시관, 벤치와 산책길, 기념비 등이 있다. 어르신들이 쉬엄쉬엄 ‘눈요기’와 ‘산책’을 하기에는 최적의 코스다. 부드러운 산책길 주변에는 인공으로 조성된 개울도 흐르고 야트막한 잔디밭이 곳곳에 펼쳐져 있다.‘전통공예 전시관’에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기능 보유자들의 작품과 관광상품을 항시 전시하고 있으며 도자기, 목칠(인형·탈·목조각), 피모(붓·갓 등), 악기(거문고·가야금) 공예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남산을 한 바퀴 돈 어르신들은 동대입구역 인근의 남산공원 장충지구(장충단공원)를 찾아도 된다. 최근 장충단공원에는 길이 157m의 개울이 만들어지는 등 주변 경관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유선형인 기존 수로 주변에는 통나무 계단을 놓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이곳에는 지하철 지하수를 끌어와 연중 흐르게 하고 있다. 걷기운동 겸 산책을 즐기고 싶은 어르신들은 북측산책로 입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남산공원 북측산책로 3.4㎞구간의 출발점으로 지난 1991년부터 차량통행이 전면 금지된 곳이다. 노인과 장애인들이 산책로를 따라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전 구간에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다. ■ 남산 정상에선 맨 앞차로 바꿔 타세요 남산순환버스를 타고 남산을 오르다 보면 정상인 ‘남산서울타워’에 노란버스 2∼3대가 정차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운전기사들의 식사 문제와 버스 운행간격을 조정하기 위해서다. 이 경우 하차할 곳이 ‘남산서울타워’가 아닌 이용객들은 타고 오던 버스에서 내려 맨 앞에 정차된 버스에 타면 된다. 물론 내리고 새로 탈 때는 반드시 버스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대야 한다.30분 이내 환승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추가 요금 부담은 없다. 단, 현금으로 승차한 이용객들은 다시 승차료를 내야 한다. 가끔 현금 승차한 이용객들은 추가 요금을 내지 않기 위해 타고 오던 차에서 10여분을 기다렸다가 그 차로 다시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고 운전기사들은 전했다. 남산순환버스 승차료는 버스카드를 이용하면 500원, 현금은 550원이다. ■ 순환버스 이래서 좋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주말이면 이곳 주차장에 차를 세울 곳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보다시피 지금은 자동차가 한 대도 없지 않습니까.” 남산 아래에서부터 정상까지 달려서 올라왔다는 조범기(59)씨는 며칠새 남산 공기가 훨씬 좋아진 것 같다며 승용차·택시 진입을 막은 서울시의 조치를 칭찬했다. 조씨는 “이왕이면 버스도 안 다니면 좋겠지만 압축천연가스(CNG)버스라니까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산에서 산책과 운동을 즐기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처럼 시의 이번 조치를 크게 환영했다. ‘남산족’들 외에도 노란색 남산순환버스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 곳이 있다. 장충동에 있는 국립극장은 노란버스 최대 수혜자 가운데 하나다. 국립극장에는 그동안 이곳을 경유하는 대중교통 수단이 전무했다. 국립극장을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내려 국립극장과 지하철을 연계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타야 했다. 국립극장 관계자는 “노란버스가 지하철 충무로역과 동대입구역 등을 거쳐오기 때문에 국립극장 이용객들이 더욱 편하게 방문할 수 있게 됐다.”며 반색했다. 남산순환버스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시민들도 있다. 동대입구역에서 노란버스를 타고 남산서울타워까지 올라간다는 이성민(24)씨는 “노란버스 안에 각 정류소마다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에 대한 안내물이 비치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산순환버스 정류소 9곳이 각각 특색이 있지만 처음 이용하는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관계자는 정류소가 순환방향의 끝에 위치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노란버스 이용객들은 충무로역이나 동대입구역 등 지하철에서 환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이럴 경우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마지막 정류소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산순환버스 노선을 담당한 서울시 관계자는 “40분 정도면 한 바퀴를 돌기 때문에 순환방향의 끝이라고 해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면서 “또 노란버스가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면 정류소 9곳 가운데 몇 곳을 묶어 패키지 형태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남산·월드컵공원에 야생동물 방사

    서울의 대표적 공원인 남산공원과 월드컵공원에 야생동물이 방사된다. 또 6월 개장 예정인 서울숲에는 당초 계획보다 훨씬 많은 수의 야생동물이 뛰어놀게 된다. 서울시가 야심작으로 추진하고 있는 녹지축연결사업이 끝나면 ‘회색 서울’이 ‘녹색 서울’로 탈바꿈한다. ●잠자리·나비 등 곤충류도 풀어 서울시와 서울대공원관리사업소는 4일 남산공원에 다람쥐와 산개구리·무당개구리·나비 등을, 월드컵공원에는 꿩과 나비·잠자리 유충 등을 방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현재 남산공원·월드컵공원측과 야생동물 수와 방사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 중이다. 시에 따르면 먼저 도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인근 산과 연결이 되지 않아 생태계 형성이 어려운 남산공원에는 생태통로 연결사업과 병행해 이달부터 다람쥐를 방사한다. 이어 6∼9월에는 비오톱에 산개구리·무당개구리 등 양서류를 집중적으로 방사하며, 배추흰나비·제비나비 등 곤충류도 풀어놓을 계획이다. 시는 남산공원에 방사되는 다람쥐들이 야생 고양이와 개의 공격을 피할 수 있도록 곳곳에 돌무덤과 나무더미 등도 조성한다. 인근 덕양산과 연결돼 있어 생태계 형성이 상대적으로 쉬운 월드컵공원에는 상반기 중에 꿩 30마리를 방사하고 하반기에는 나비 7∼8종과 잠자리 유충을 방사한다. 시 관계자는 “남산에 자생적으로 개구리가 돌아오는 등 생태계 복원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대규모 동물 방사를 통해 자연 생태계 복원에 가속도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숲에 뛰어노는 고라니 새달 중순 개장예정인 서울숲에는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사슴·오리·다람쥐·올챙이 등을 풀어 놓는다. 당초 고라니 2쌍과 노루 1쌍, 꽃사슴 1쌍 등을 방사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변경해 꽃사슴 21마리, 고라니 13마리, 다마사슴 5마리 등 동물 수를 크게 늘렸다. 서울숲에 방사될 예정인 사슴은 현재 서울대공원에서 길들이기를 하고 있으며, 순치작업이 끝나는 대로 방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방사 초기에는 동물들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여러 마리를 풀어놓고 면밀하게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슴류 외에도 서울숲 내 4만 5000여평에 달하는 생태숲에는 다람쥐 30마리와 오리, 물닭류, 올챙이도 방사된다. 이번에 방사예정인 청둥오리 8마리·흰뺨검둥오리 8마리·물닭 2마리·쇠물닭 2마리와 올챙이 2000여마리는 생태숲에 있는 인공연못에서 서식하며 수변 생태계를 형성하게 된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선사예술기행/요코야마 유지 지음

    알타미라 동굴벽화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 고고학자들은 그 그림이 완벽한 조작이라고 확신했다. 쓰고 지우는 과정도 없이 한 획으로 그어나가야 하는 힘찬 선들은 일생을 연마한 거장이 아니고서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걸작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팬지를 갓 벗어난 ‘미개한 원시인’들은 파카소와 같은 다시점(多視點) 기법을 사용했으며, 연속 동작으로 애니메이션을 효과를 내는가 하면 암컷을 두고 싸우기 직전 수사슴의 동작을 생동감 넘치게 묘사했다. ●세계 동굴벽화 찾아나선 연대측정 전문가의 모험 이런 그들이 과연 미개인이었을까? 그렇다면 현대 거장들의 작품과 맞먹을 걸작들이 왜 하필이면 한 줄기 빛도 스미지 않는 지하 깊숙한 동굴 속에 숨겨져 있었을까? 1만년 전 구석기 시대 사람들이 남긴 삶의 편린들은 우리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전해주며, 또한 무수한 수수께끼를 던진다. 연대 측정 전문가인 요코야마 유지가 지은 ‘선사예술기행-동굴속 미술관과 그 작가들을 찾아서’(장석호 옮김, 사계절 펴냄)는 이같은 선사시대 동굴 깊숙한 곳에 대한 모험의 기록이다.‘아폴로 11호의 달나라 탐험과도 비견되는 20세기의 모험’이라는 지은이의 말이 다소 과장돼 보이기도 하지만 동굴 구석구석 책을 통해 전해지는 그의 촉각과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새삼 선사예술의 위대성에 찬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책에 따르면 선사예술의 걸작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스페인 칸타브리아 지방 산티아나에 있는 알타미라 동굴과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의 라스코 동굴에 그려진 벽화들이다. 알타미라 동굴의 ‘바이슨’(선사시대 생존하다가 멸종된 들소) 벽화를 보자. 힘찬 터치로 생동감 넘치게 그려진 바이슨 형상은 동굴내 가는 곳마다 그려져 있어 동굴 자체가 거대한 갤러리를 이룬다. 의식적으로 크게 부각시킨 어깨와 등, 거친 듯하면서 세밀하게 표현한 동작은 마치 소가 살아 있는 듯 생생하다. 책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이중섭의 걸작인 황소 그림들도 여기서 힌트를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라스코 동굴에도 수많은 수소들이 벽을 장식하고 있다. 특히 동굴 입구로부터 17m 지점에 있는 타원형의 넓은 방, 이른바 ‘수소의 방’엔 수소 5마리를 중심으로 말과 사슴들이 웅대한 구성을 보여준다. 라스코의 벽화들은 선사예술의 정점에 있다. 어느 시대건 융성하는 시기의 예술이 보여주는, 발랄한 생기가 넘치고 빛이 나며 역동적이다. 그런 면서도 단정한 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크로마뇽인들이 전성기 이뤄…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책은 이밖에도 피레네산맥 지방의 니오동굴과 베데이야크동굴, 도르도뉴 지방의 퐁드곰동굴, 레콩바렐 동굴 등 프랑스와 스페인, 유럽 여러곳의 동굴 벽화들을 소개한다. 또 오스트레일리아 로라와 요크곶의 바위그림, 일본 홋카이도 지방의 후곳페 동굴벽화, 남아프리카 안트로포모르프의 바위그림 등 여러 대륙의 벽화와 바위그림들을 쫓아간다. 특히 안트로포모르프 그림은 순록의 머리를 한 사람 등 기묘한 모양의 사람들 모습을 그려놓았는데, 분석 결과 인위적인 트랜스 상태에서 본 형상을 그린 것이란 결론을 얻었다. 그렇다면 이같은 선사예술을 창조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예술이 형성된 기간은 매우 길지만 그 전성기를 이룬 사람들은 크로마뇽인들이다. 이들은 손가락에 물감을 묻혀 동굴 벽에 단번에 선을 그어 달려가는 들소의 힘찬 근육을 표현했는가 하면 안료와 나뭇재를 입에 넣고 씹어 침과 섞은 후 벽에 뿜어내는 방식으로 네가티브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저자는 선사예술의 주인공, 즉 크로마뇽인의 발견과 기원, 생활을 그리고 그들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도 분석한다. 그림을 이렇게 어둡고 깊숙한 동굴속에 그린 까닭은 무엇일까? 발굴 초기에는 그림속의 들소와 사슴이 사냥의 성공을 비는 주술적 소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선사인들의 식생활에 대한 연구를 통해 그림의 주제와 사냥감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평상시 주거의 흔적도 나오지 않았다. 결국 동굴벽화는 그 아름다움을 위해 그려졌으며, 동굴은 예술을 위한 예술을 전시하는 선사인들의 갤러리였다는 설이 유력해졌다. 저자는 이에 더해 선사시대의 사냥꾼들이 동굴속 매력에 빠져 이런 장소를 일종의 성역으로 삼았으며, 그곳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신성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벽화는 그들의 책이자 서사시였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이같은 걸작을 남긴 선사예술이 왜 갑자기 단절되었는가이다. 동굴속 작품 하나하나는 그 훨씬 후의 문명인 이집트나 황허문명의 예술을 훌쩍 뛰어넘어 오늘날 최고의 회화에 필적할 만큼 자연스럽다. 벽화에선 20세기 초기 입체파가 발견한 ‘비틀림 화법’도 발견된다. 과학적 연대 측정 이전에 동굴벽화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집트·황허문명 예술 뛰어넘어 현대회화에 필적 이에 대해 지은이는 나름대로 과학적 분석을 통해 그 이유를 추정한다. 예술의 주인공인 크로마뇽인이 순록 사냥꾼으로 전문화했고, 빙하와 함께 순록이 사라지면서 이들도 함께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지나친 전문화로 순록 사냥 이외의 다른 생존능력을 잃어버렸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추정일 뿐이며, 아직 풀리지 않은 최대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 책은 선사예술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개설서다. 저자의 부지런한 발과 세밀한 눈, 감각적인 손끝을 쫓아가다 보면, 인류역사에서 예술이 걸어온 길과 시간이 얼마나 더디고 장구한 것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2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서울이야기] 거듭나는 뚝섬 ‘서울숲’

    [서울이야기] 거듭나는 뚝섬 ‘서울숲’

    뚝섬에서는 지금 뭔가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5월이면 푸른 도시 서울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명물인 ‘서울숲’이 뚝섬에 태어난다.‘서울숲’이 조성되는 뚝섬은 한강과 중랑천이 합치는 범람지역에 인공제방을 쌓아 침수지가 주택 및 공장지대로 바뀐 곳이다. 고려시대에는 호랑이가 나타나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혀 강감찬 장군이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태조임금의 매 사냥터로 자주 찾던 전관평(箭串坪)으로, 군의 무예검열장과 큰 깃발을 설치했으며 봄·가을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뚝섬은 깃발의 이름인 ‘독(纛)기’에서 유래해 ‘독도’ 또는 ‘독백(禿白)’으로 불려오다 ‘뚝섬’이라고 불렸으며, 도성민(都城民)들이 여가를 즐기던 곳이기도 했다. 근대에 와서는 1908년 서울 최초의 정수장인 뚝도정수장이 자리잡았으며,1940년 뚝섬유원지,1954년 서울경마장,1986년 체육공원 등으로 변천해왔다. 그 밖에도 뚝섬나루터는 한강 뱃길의 길목으로 물물교환이 분주했던 곳으로, 조세로 거둔 곡식을 나르는 세곡선(稅穀船)이 드나들고, 사람과 물자가 강남·북을 오가던 곳이다. 또한,1960∼1970년대 교통이 불편하던 시대에는 바닷가로 피서를 떠날 수 없었던 서민들이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놀이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의 뚝섬 일대는 서울의 도심부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35만평 대규모의 미개발지로 최근 서울시 청사 건립, 돔구장 건설, 문화관광타운 조성 등 여러가지 개발계획이 추진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들 계획을 모두 백지화하고 시민을 위한 대규모의 ‘숲’ 조성에 들어가 현재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있다. ●도심속 서울 숲 이렇게 태어났다 서울시는 성수동에 위치한 ‘서울숲’ 조성을 위해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2003년 3월 기본계획안을 결정하고, 이를 발전시켜 2004년 2월 최종설계안을 확정했다.2004년 4월에 본공사를 착공한 후 1년만인 오는 30일 완공된다.‘자연과 함께 숨쉬는 생명의 숲, 시민이 함께 만드는 참여의 숲, 누구나 함께 즐기는 기쁨의 숲’을 강조하고 있다. 숲은 ‘수풀’의 준말로서, 숲에는 나무만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그 안에는 많은 풀과 여러 가지 동물들도 함께 살고 있다. 따라서 ‘자연과 함께 숨쉬는 생명의 숲’ 개념은 ‘서울 숲’이 생물을 부양하는 생명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녹지, 또는 공원이라는 말을 두고 왜 꼭 숲이어야 하나. 숲이란 나무가 무성하게 들어찬 곳으로서, 녹지(풀이건 나무건 식물로 덮여 있는 토지)보다 좁은 의미의 말이다. 한편 도시공원은 자연경관의 보호와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조성한다. 이처럼 공원은 시민의 이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안에 도로 또는 광장, 놀이시설, 운동시설, 야외음악당, 주차장 등 다양한 시민이용시설이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시설면적을 제외하고 공원에 조성된 녹지에는 대개 잔디밭 또는 꽃밭 등이 들어서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숲을 찾아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올림픽공원에는 숲이 얼마나 있을까. 가보면 광대하게 펼쳐진 잔디밭과 체육시설에 감탄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무가 무성하게 들어찬 숲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도시공원에서조차 숲은 흔치 않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생물 부양효과, 도시 열섬 완화효과, 수자원 함양효과, 대기오염 저감효과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숲이야말로 풀밭에 듬성듬성 몇그루 나무가 서 있는 보통의 녹지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가장 가치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도시 외곽의 산에 있는 숲, 다시 말해 산림은 많지만 평지 숲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대규모 숲이 평지에, 그것도 도심 한가운데 조성된다는 사실은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생명의 숲 조성을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는 우선 크고 높게 자라는 나무를 심어 울창한 숲을 조성했다. 숲이 생태적으로 건강하도록, 그리고 아름답게 돋보이도록 숲을 관통해 흐르는 물길과 연못 등 물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조성했으며,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터전을 만들었다. 여기에다 풍부한 녹음 속에서 나무와 꽃의 계절적 변화와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고, 촉감과 향기 등 작고 사소한 발견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 공원이 되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바닥포장재를 물이 잘 스며드는 자연재료로 하고, 공원 내 모든 건물의 옥상을 녹화하였으며, 지열과 태양열을 활용한 냉난방시스템과 태양열 조명을 도입하는 등 자연에너지 활용에도 공을 들였다. 숲은 정부 주도 하에 추진된 그동안의 공원 조성과는 달리 계획과정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이 참여하고, 다양한 시민계층의 기부금으로 조성됐다. 시민들의 자원봉사로 관리된다. 참여의 숲인 셈이다. 실제로 사업추진과정에 다양한 전문가집단과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참여했다.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시민의 참여와 봉사를 바탕으로 하는 비영리 민간 환경운동단체로서, 도시화와 산업화로 회색도시가 되어버린 서울시에 녹색생명을 불어넣고, 다음 세대를 위하여 시민 1인당 녹지 1평을 늘리는 그린트러스트 운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2004년까지 총 4회의 시민 나무심기행사를 개최했고, 총 1만 3860평에 4만 7892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개인·가족·모임·단체·기업 등의 자발적인 참여로 서울트러스트기금 28억원이 모금됐다.‘서울숲’ 조성 후의 관리도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함께 하는 방안이 현재 검토되고 있다. ‘기쁨의 숲’ 개념은 서울시민의 일상적 문화를 담는 장소로 조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져 도심에서 한가로이 휴식하는 곳, 생활주변에서 예술체험이 이루어지는 곳, 시민들이 사시사철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서 일상의 기쁨을 체험하는 숲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 미리 가본 서울숲 ‘서울숲’은 구역별 토지여건과 주제에 따라 문화예술공원, 생태숲공원, 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한강수변공원 등 모두 5개 구역으로 구분, 조성됐다. 이제부터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서울숲’을 한번 둘러보기로 하자. #문화예술공원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내려 5분 정도 울창한 가로수 길을 걸으면 별안간 시야가 시원하게 열린다.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높다란 나무 장막 사이로 넓은 광장이 보이고, 광장 끝에서 저 멀리 응봉산 자락까지 끝없이 펼쳐진 듯한 잔디밭이 응봉산을 배경으로 한 눈에 들어온다. 광장을 지나 과거 골프장 잔디밭을 활용해 조성한 가족 피크닉장으로 들어서면 두 개의 응봉산과 접하게 된다. 하나는 진짜 응봉산이고 또 하나는 장방형 연못에 비친 응봉산이다. 연못에 비친 응봉산이 시들해져 눈을 돌리면 이번엔 나무 장막 사이로 좁게 느껴졌던 잔디밭이 사방으로 넓게 퍼지면서 우리를 반긴다. 다시 멀리 두었던 시선을 거두고 귀를 기울이면 졸졸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냇물이 시선을 잡아당긴다. 시냇물 소리와 넓은 잔디밭을 통과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가롭게 한참을 거닐다 보면 숲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던 또 다른 세상과 만나게 된다. 이번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장대한 연못이다. 물의 세상이다. 이쯤 오면 분위기도 무르익고, 흥도 나니 한 박자 쉬어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원레스토랑에서 시원한 차를 마시면서 걸어온 길이나 걸어온 인생길을 습지식물과 분수가 어우러진 예쁜 연못 너머로 되짚어 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에 온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문화예술공원에서는 시간과 장소별로 흥미롭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제공되기 때문에 다양한 이벤트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참여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장식화단에서는 봄꽃축제가, 스케이트파크에서는 X-Game 대회·인라인스케이트 및 자전거교실이, 가족마당에서는 민속놀이가, 야외무대에서는 각종 문화예술공연이, 숲속의 빈터에서는 바둑과 장기대회가, 숲속 산책로에서는 추억 만들기 사진촬영 대회가 각각 개최된다. 그리고 체육시설에서는 체육대회가, 열린 아틀리에에서는 청소년 사생대회가 개최된다. 지름길로 오느라 못 들러본 장식화단, 야외공연장, 숲속 쉼터, 야생초화원, 숲속 갤러리, 사슴우리, 숲속 놀이터 등은 돌아가는 길에 들러리라 다짐을 하면서, 가던 길을 계속 가보자. 그런데 레스토랑에서 나오니 길이 세 갈래로 갈라져 어디로 가야 할지 갑자기 난감해진다. #생태숲공원 레스토랑에서 나와 사방을 둘러보면 서쪽으로 곧게 뻗은 길이 먼저 우리를 유혹한다. 이 길을 곧장 걸어가면 터널을 지나게 되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오면 사방이 억새밭인 언덕 위에 서게 된다. 언덕에서 바라본 광경은 장관이다. 길게 뻗은 전망보행교를 제외하고는 온통 자연이다. 저 멀리 강남의 빌딩 숲과 발 아래 울창한 숲,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경관이 섞이지 못하도록 푸른 한강물이 선명하게 갈라놓고 있다. 강변북로에 접해 있으면서도 강변북로를 따라 전 구간에 5∼7m 이상의 흙을 돋우고 장대한 나무를 심어 도로 소음도 신경에 거슬리지 않는다. 전망보행교를 반쯤 건너 숲 중앙에 이르면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또 다른 풍경이 눈 아래 펼쳐진다. 이번에는 자연이 살아있는 연못이다. 잠자리·나비가 우리의 눈을 바쁘게 하고, 개구리 합창이 도시 소음에 찌든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한다. 아마 저 멀리 갈대밭 사이로 연신 머리를 처박는 청둥오리는 식사 중인 모양이다. 운이 좋다면 겁먹은 표정으로 잠시 물가에서 물만 먹고 숲으로 도망치는 노루나 고라니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쌍안경과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체험학습원 이번에는 공원 레스토랑 앞 세 갈래 길에서 남쪽으로 길을 잡아 문화예술공원의 사슴우리와 숲속놀이터를 지나고 다시 가파른 오솔길을 올라서면 숲 사이로 용비교와 뚝섬길을 잇는 도로가 길게 보이고, 이제야 이 언덕과 숲이 도로 위를 덮어 조성된 것임을 알게 된다. 언덕을 내려서면 이번에는 인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에 다다른다. 과거 정수장 시설을 개조해 만든 체험학습시설을 둘러볼 수 있다. 작은 시냇물을 따라 갤러리정원을 거쳐 나비온실, 그리고 주제별로 각종 풀과 꽃을 모아 놓은 정원과 야생의 풀과 꽃만 모아 놓은 정원 등이 제각각 발길을 붙잡을 것이다. 이곳에서는 청소년 미술작품축제, 나비축제, 곤충교실 등 체험학습이 이루어질 예정이므로, 아이와 함께 오면 즐거움이 두배가 될 것이다. 이곳을 다 둘러본 뒤 여유가 있다면 길을 반대방향으로 틀어 남쪽에 조성된 지킴이 숲을 방문, 서울이 고향인 나무와 서울시 각 자치구의 상징나무를 둘러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 습지생태원 아까 머물렀던 공원레스토랑에서 이번엔 북쪽으로 가보자. 개울과 나란히 구불구불 이어지는 울창한 숲 속 길을 걸어가노라면, 철마다 정성스레 가꾸어 놓은 예쁜 꽃밭이 우리를 반긴다. 어느덧 마주친 터널을 지나면 이곳부터는 습지생태원이다. 터널에서 나와 숲속 길을 조금 더 걸어가면 또 다른 연못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지금까지 만났던 연못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유수지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흔히 보던 유수지와는 전혀 다르다. 인접한 중랑천 철새보호구역의 새들이 즐겨찾는 습지식물과 새들의 낙원이다. 여기에서는 환경놀이터와 야외자연교실을 거쳐 조류관찰대를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입구의 관리소에서 허락한다면, 습지초화원(습지에서 자라는 풀과 꽃을 모아 심어 놓은 곳)과 정수식물원(물 속에 뿌리를 두고 물 위로 자라는 식물이 있는 곳)도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다. #한강수변공원 생태숲공원 바람의 언덕에서 시작된 전망보행교를 따라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산책하면서 생태숲공원을 가로질러 강변북로를 넘어가면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넓은 강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시간과 여유가 허락된다면, 선착장으로 내려가 유람선을 타거나 수상스포츠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 서울 숲 개장을 기다리며 이제 5월이 되면, 옛날 옛적에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살다가 환경오염 등으로 우리 곁을 떠났던 사슴·노루·고라니·원앙·청둥오리 등이 다시 돌아와 주인이 되는,‘생명의 숲, 참여의 숲, 기쁨의 숲’이 지하철 2호선 뚝섬역 5분 거리에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숲’은 서울의 중심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는 청계천 수변공원을 따라, 분당·강남에서는 탄천·양재천을 이용하여, 그리고 방화·난지지구 등 한강의 어느 곳에서든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시민들이 모이는 중심이 될 전망이다.‘서울숲‘은 뉴욕의 센트럴파크, 런던의 하이드파크와 함께 한국의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 공원으로 남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서울숲’과 같은 숲이 서울에 더 많이 만들어져 푸른 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조용현 서울시정개발연구원·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 폐수·매연에 신음하는 두만강

    폐수·매연에 신음하는 두만강

    폭 1m의 작은 물줄기로 시작해 북한과 중국, 러시아 국경을 끼고 돌아 516㎞의 거대한 강으로 변모하는 두만강. 두만강 유역은 백두산 지역의 울창한 산림과 대형 사구, 습지 등 다양한 생물들이 터를 잡고 살아가는 최적의 요건을 갖춘 생물 유전자의 보고다. 하지만 최근엔 각국의 경제개발정책으로 인한 공장 폐수와 매연 때문에 두만강의 자정능력은 한계점에 다다랐다. 케이블·위성 다큐멘터리 채널인 Q채널은 11일 오후 6시 자연다큐멘터리 2부작 ‘두만강’을 방영한다. 제작진은 두만강 유역의 생태환경과 오염실태를 살펴 환경친화적인 개발 방향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3개의 팀을 투입,180여일간 두만강 전역을 돌며 취재했다. 1부 ‘국경없는 야생보호구, 두만강’에서는 유네스코로부터 국제생물권보호구로 지정된 백두산과 두만강 하구의 해양 보호구 등을 조명한다. 백두산에는 꽃사슴, 호비우리, 칼새, 쥐토끼 등 1300여종의 식물종이 거대한 야생화원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두만강 하류의 대형 습지에서 뿔논병아리와 물닭 등 수면성 조류들이 짝짓기와 구애를 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특히 하구에서 생태계 균형을 파괴하는 중-러간 국경 철책의 문제점을 짚는다. 이밖에 반달가슴곰과 대가슴, 바다사자, 물범 등의 모습도 공개된다. 2부 ‘두만강의 두얼굴’편에서는 두만강의 오염 실태를 집중 조명한다. 백두산 원시림은 무분별 대형 산림장에 의해 벌건 흙을 드러내고 중류지역은 철광·석탄 광산의 토사 유출과 수질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국내 보신 관광객들까지 몰려 밀렵까지 행해지고 있다. 반달가슴곰의 가슴에 구멍을 뚫고 쓸개즙을 빼내는 현장이 카메라에 잡혔다. 하지만 두만강을 살리자는 국가 및 민간 차원의 노력도 활발하다. 한국, 북한, 중국, 러시아, 몽골 5개국이 참여하는 환경친화적인 개발 프로그램 UNDP와 ‘연변녹색연합회’의 두만강 살리기 노력을 소개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대공원 동물가족들 ‘베이비 붐’

    대공원 동물가족들 ‘베이비 붐’

    돌고래가 힘차게 물 위를 뛰어오르고 있다. 서울대공원의 봄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섰다. 캥거루와 새끼사자 등 지난 겨울 만났던 대공원 어린 식구들은 모두 튼튼하게 자라고 있었다. 잔점박이 물범을 시작으로 호랑이·늑대 등 많은 동물가족들이 새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암컷을 둘러싼 수컷들의 세력 다툼도 뜨겁다. 이번 주말에는 생동감 넘치는 서울대공원에서 대자연의 숨소리를 들어보자. 그리고 돌고래처럼 힘차게 일상 속에서 뛰어올라보자.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동물 가족 이제는 봄이다. 지난 3월 몇 차례의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로 꽃망울을 활짝 터뜨리지는 않았지만, 진해 군항제 등 봄맞이 축제에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한결 가벼워지고 화사해진 거리의 옷차림에서도 완연한 봄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동물 친구들은 어떻게 봄을 맞고 있을까. 지난해 겨울의 초입에 들러봤던 서울대공원을 다시 찾았다. ●봄은 ‘출산의 계절’ 봄이 되면 꽃과 나무의 꽃망울이 피어나고 새순이 돋아나는 것처럼 동물들에게도 새생명이 태어나는 계절이다. 겨우내 실내 사육장에서 여느 계절보다 가깝게 지내다보니 절로 ‘눈이 맞은’ 동물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보통 동물들의 발정기가 2∼5월에 집중되기 때문에 봄에 새끼를 낳거나 임신을 하는 동물들이 늘어난다.”고 설명한다. 올해 서울대공원에서 가장 먼저 태어난 동물은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된 잔점박이 물범. 따뜻한 바닷가에 주로 사는 잔점박이 물범은 다 자라면 몸길이 1.4m에 몸무게 90㎏ 정도로 바다표범 가운데 가장 작은 편이다. 지난 2월 암컷 한 마리가 먼저 태어났고 뒤이어 지난달 수컷 한 마리도 태어났다. 멸종 위기에 처해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을 한 팀버늑대의 출산도 관심을 모은다. 서울대공원 동물연구실 종보전팀은 지난 1월 인공수정에 성공한 암컷이 하루빨리 몸을 풀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시베리아 호랑이, 사자, 코요테 등 16종 28마리의 암컷이 임신중인 것으로 알려져 다음 달까지 ‘베이비붐’이 계속될 예정이다. ●내가족 지켰건만….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동물원 들소사에 있는 마콜(소과 동물) 수컷은 소중한 가족을 지키려다 뿔을 잃어버린 뒤 가족들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생김새가 비슷한 히말라야타알이 이웃해 있는 암컷 마콜에 구애를 하자 화가 난 수컷 마콜이 뿔로 위협을 하면서 히말라야 타알을 견제했다. 그러던 어느날 흥분한 수컷 마콜이 튼튼한 나무우리를 뿔로 들이받아 뿔이 뽑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 뒤 한달 정도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다시 우리로 돌아간 수컷 마콜은 아끼던 가족으로부터 냉대와 공격을 받게 됐다. 뿔도 없고 한달여 동안 떨어져 있다 보니 암컷과 새끼가 수컷을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도권 쟁탈도 치열 주도권 쟁탈도 치열하다. 겨우내 부쩍 자란 새끼 동물들이 아버지 세대 동물들에 도전을 하는 까닭이다. 유럽 들소가 바로 그 경우다. 지난해 봄 부쩍 자란 ‘장남’ 유럽 들소는 힘이 부치는 ‘아버지’ 들소를 밀어내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서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1.5m에 이르는 우리를 껑충껑충 넘어다니기까지 했다. 결국 동물원측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장남’들소를 보다 튼튼한 우리에 따로 격리 수용하기에 이르렀다.1년 넘게 ‘독방 수용’처분을 받고 있는 셈이다. ●아기동물들 겨우내 무럭무럭 지난 겨울 만나봤던 아기동물들은 겨우내 튼튼하게 잘 자라나 있었다. 어미로부터 버림받아 인공 포육장에서 작은 바구니를 침대삼아 자라던 아기 캥거루 ‘캥숙이’는 ‘루사’라는 이쁜 새이름을 갖게 됐다. 또 ‘루미’라는 비슷한 처지의 동생을 만나 겨우내 함께 컸다. 두 아기캥거루는 이제 우유를 떼고 풀과 당근 등으로 구성된 이유식을 먹고 있었다. 사육사 한효동씨는 “두 녀석 모두 건강하게 자랐기 때문에 다음달 말쯤 무리로 되돌려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공 포육장에 함께 있던 아기 사자 남매도 다리가 튼튼해지고 덩치도 듬직해졌다. 서로 장난을 하는 모습도 ‘동물의 제왕’답게 늠름하고 힘이 넘친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최고스타 자리를 놓치지 않는 아기 오랑우탄 보미는 10일 드라마 대장금에 출연한 아역탤런트 조정은양과 잠실경기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두산의 홈경기에서 시구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봄엔 식물들도 활짝 서울대공원에는 동물들과 함께 식물들도 봄맞이 소식을 전한다.5일까지는 토피어리, 야생화, 난초 등이 전시되는 ‘봄맞이 웰빙식물전’ 행사가 열린다. 좁은 공간에서도 키울 수 있는 화초들이 전시, 판매된다.4월에는 ‘허브축제’와 ‘장미축제’도 열린다.11월까지는 서울대공원 삼림욕장에서 숲해설가가 함께하는 삼림욕 프로그램인 ‘파란하늘과 푸른숲으로의 여행’도 진행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몸값 왕’은 10억짜리 로랜드 고릴라 “호랑이가 비쌀까, 돌고래가 비쌀까.” 서울대공원이 보유한 296종 2372마리의 동물 가운데 가장 ‘몸값’이 높은 동물은 어떤 것일까. 정답은 나이지리아·카메룬·콩고 등 서아프리카 낮은 지대의 열대우림에서 건너온 ‘로랜드 고릴라’. 현재 로랜드 고릴라는 10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전세계적으로 500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희귀종이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희귀하거나 지능이 높을수록 높은 가격이 형성된다.”고 설명한다. 또 사람 나이로 20∼30대에 해당하는 동물들이 새끼나 늙은 동물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된다. 특별히 관리할 필요도 없고 번식을 통해 새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능이 높은 오랑우탄이나 돌고래 등이 1억 5000만∼2억여원선의 높은 가격에서 거래된다. 재두루미나 황새 등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조류도 1억원 이상을 호가한다. 이들에 비해 호랑이나 사자는 3000만원 선으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들소나 사슴류 역시 1000만∼5000만원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된다. 파충류도 10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된다. 일반적으로 근친교배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동물원들은 동물을 교환하거나 매매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서울대공원의 경우 10여마리를 팔거나 교환했다. 매매거래의 경우 전체 몸값의 10∼20%정도가 운송료와 보험료로 포함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덩치 크지만 시선만 제압하면 ‘OK’ “코끼리를 예뻐해주시는 만큼 우리 막내 사육사들도 예뻐해주세요.” 서울대공원에서 가장 생기 넘치는 곳은 코끼리가 있는 대동물관이다. 동물원 78명의 사육사 가운데 ‘홍일점’인 김진아(23·서울 성북구 정릉동)씨와 ‘막내’인 박광식(26·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씨가 20대 특유의 생기발랄함을 맘껏 발산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국내 첫 여자 코끼리사육사”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김씨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탄생한 여자 코끼리 사육사”라고 소개한다. 중부대 애완동물자원학과 00학번인 김씨는 지난해 4월 대학 졸업 직후 대공원 코끼리 담당으로 취업했다.“대학 재학중 대공원으로 실습왔을 때 담당했던 코끼리를 잊을 수 없었다.”는 김씨는 “코끼리는 덩치가 커 먹이나 배설량이 엄청나지만 일이 즐겁기만 하다.”고 말한다. 오전 7시쯤 출근해 배설물을 치우고 코끼리에게 먹이를 준 뒤 적당한 운동을 시켜주는 것이 김씨의 오전일과. 간단히 샤워를 하고 오후 2시와 4시 관람객들을 위해 설명회를 하고 코끼리에게 먹이를 주면 하루는 쏜살같이 지나간다. 코끼리를 다시 사육장에 넣고 먹이를 충분히 준 뒤 퇴근하면 온몸은 녹초가 된다. 김씨는 “코끼리의 덩치가 커서 항상 몸조심을 해야 하지만 코끼리를 똑바로 바라보며 시선만 제압하면 별 문제 없다.”면서 “이젠 먹이를 주지 않고 불러도 내 목소리를 알아들을 만큼 친해졌다.”며 웃는다. ●박씨,“공부하는 사육사 될 것” 박씨는 올 1월 입사해 김씨의 후배지만 사육사 경력으로만 보면 훨씬 선배다. 에버랜드에서 사육사로 1년6개월가량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서울대공원은 다른 동물원과는 달리 한 동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점이 좋다.”는 박씨는 사육사로 일하면서 얻은 경험을 통해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고 싶은 욕심도 갖고 있다. 상지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한 그는 학부 때부터 선배들을 쫓아다니며 동물원 사육사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바쁘고 힘든 일과시간을 쪼개 축산기사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또래라 손발이 척척 둘은 같은 또래라 마음도 잘 맞고 손발도 척척 맞는다. 박씨는 “선배들을 대할 때처럼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서로 보완할 수 있는 점이 많아 좋다.”고 설명한다. 김씨 역시 “아무래도 가장 편하게 대할 수 있어 의지가 된다.”면서도 “그래도 내가 ‘입사선배’인 만큼 ‘하극상’은 용서할 수 없다.”며 웃는다. 박씨가 김씨를 오토바이 뒤편에 태우고 지나갈 때면 다른 사육사들은 부러운 듯 시샘을 한다. “어이, 너무 둘만 붙어 다니지 말라고.”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박은영의 DVD 레서피]동심의 향기에 빠져보아요

    [박은영의 DVD 레서피]동심의 향기에 빠져보아요

    연어들이 하천을 거슬러 올라오는 것은 전에 살던 물 냄새를 잊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머리보다 먼저 코가 추억을 떠올리는 경험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냄새는 치매를 치료할 만큼 강력한 기억력을 갖고 있다. 아기들에게서 나는 달콤하고 비릿한 젖 냄새에서 자연스레 유년 시절을 반추하게 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냄새는 때때로 그 자체가 훌륭한 요리가 되기도 한다. 아주 오래 전 전라도 낡은 식당에서 먹었던 청국장 냄새, 비 오는 날 먹었던 파전의 고소한 기름 냄새는 실제의 맛보다 기억 속에서 훨씬 더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어린 시절 봤던 애니메이션에서도 이 비슷한 잔향을 느낄 수 있다. 주제가를 함께 부르는 것만으로도 금세 끈끈하고 묘한 유대감이 형성되는 것처럼 말이다. 1942년에 제작된 디즈니의 ‘밤비’는 쿠엔틴 타란티노도 걸작이라고 인정했을 만큼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고전으로 꼽힌다. 당시 목소리를 맡았던 어린이들은 이미 초로의 노인이 되었고 ‘밤비’를 본 세대 역시 수없이 바뀌었다. 그러나 1940년대나 2000년대에 본 이들 모두에게 이 애니메이션은 유년의 비릿한 젖 냄새로 기억될 것이다. 레이먼드 브릭스의 베스트셀러를 옮긴 ‘스노맨’도 어른과 아이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명성이 높다. 서정적인 화법과 유년의 따뜻한 팬터지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 밤비 어린 사슴이 숲의 왕자로 성장하는 과정으로 ‘라이온 킹’의 원전이라 할 만하다.1942년 작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풍부한 색상과 질감이 돋보인다. 특히, 부가영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감독과 월트 디즈니, 스태프들의 미팅 기록을 모아 두었다가 그들이 실제 대화하는 것처럼 재연한 ‘스토리 미팅’은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다. 인상주의 화법으로 완성된 배경에 관한 꼼꼼한 설명과 스토리보드는 매우 귀중한 자료라 주목할 만하다. 유아들부터 어린이까지 할 수 있는 게임과 DVD롬에서 구동되는 영어학습 프로그램도 수록되었다. 방대한 분량의 제작 뒷이야기도 놓쳐선 안 될 부가영상이다. ● 스노맨 아이들의 동화이며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기도 한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으로 눈사람이 녹기까지 하룻밤 안에 벌어지는 환상적인 이야기다. 데이비드 보위가 회상하는 인트로 부분을 빼면 대사도 거의 없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스코어와 색연필로 한 장 한 장 그려낸 부드럽고 따뜻한 질감의 그림으로만 이루어졌다. 제작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어린왕자’처럼 이야기와 그림체는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이번 DVD는 20주년 판으로 약간의 추가 장면이 있다. 제작과정, 초기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드 등의 부가영상은 애니메이터들에게도 참고 될 만큼 심도가 있다.
  • 이중섭 가짜그림 논쟁 법정으로?

    이중섭 가짜그림 논쟁 법정으로?

    사단법인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30일 최근 서울옥션을 통해 판매된 이중섭 화백의 작품 중 ‘물고기와 아이’에 대해 감정위원 전원일치로 위품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 서울옥션이 참고자료로 제시한 ‘사슴’‘가지’와 아이들 3명이 한데 얽혀 있는 ‘아이들’에 대해서도 위작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화백의 유족들이 발족한 이중섭예술문화진흥회(회장 야마모토 마사코)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아들 태성씨가 직접 서명 확인한 작품에 대해 위작이라 판정하는 것은 유족을 원천적으로 부정한 것으로 좌시할 수 없다.”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는 등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협회 감정위원들은 ‘물고기와 아이’에 대해 위작의 근거로 선의 표현에 속도감이 없고 생동감이 부족하고, 공통적인 주둥이 표현양식이 다르며, 채색화에 나타나는 지느러미·비늘 등 미세한 표현묘사가 없고, 이중섭의 특징인 빠르고 활달한 필선이 나타나 있지 않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협회측은 ‘사슴’등 나머지 세 작품의 경우 감정 의뢰가 들어온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위작이라는 판정을 내리지 않고 위작으로 간주한다는 의견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감정위원들은 이들 작품에 대해 이 화백이 일본에 건너가 아내의 집에서 제작했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실증적 증거가 없다는 점과 이 화백 서명서체의 필순에 변화가 발견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술계에서는 논란의 열쇠를 쥐고 있을 이 화백의 아내 이남덕(84·일본명 야마모토 마사코) 여사가 직접 나서 진위를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지금 그곳은] 뚝섬 서울숲 공사현장

    [지금 그곳은] 뚝섬 서울숲 공사현장

    꽃샘 추위가 전국에 몰아친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 685번지 입구에는 ‘서울숲 조성 공사-서울을 맑고 푸르게’라는 글씨의 간판이 중장비의 주차 행렬 사이로 솟아있다. 뚝도정수사업소 오른쪽 좁은 골목길로 들어섰다. 꼬리를 물고 있는 인적 없는 판잣집 마을. 한기와 흙먼지를 가득 실은 바람이 목덜미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버려진 개들만이 부서진 판잣집 문가 안에서 ‘컹컹’ 짖어대며 낯선 이를 맞았다. 이곳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서울의 허파’ 서울 숲 조성 공사 현장이다. 서울 숲은 서울시가 ‘뚝섬 숲 조성 기본계획’에 따라 조성하는 대규모 자연 공원이다.2500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기존 뚝섬체육공원 일대를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대규모 도시 숲으로 만드는 역점 사업이다. 성수동 1가 685 일대 35만여평 규모다. 서울숲에는 42만 3000여주의 다양한 수종과 고라니, 사슴 등 120여마리의 야생동물이 인간과 함께 숨쉬게 된다. 뚝섬이 예전의 면모를 되찾는 셈이다. 서울숲 공사는 현재 85% 이상 완료된 상태다. 소나무, 느티나무 등 큰 나무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심어지기 시작했다. 서울숲 지하를 관통하는 도로와 진입부 공사를 끝내고 오는 6월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그러나 어디에나 빛과 그림자는 함께 있는 법이다. 서울숲 현장도 그 예외가 아니다. 용비교∼뚝섬길 사이 1㎞ 구간 왕복 4∼6차선 지하도로 건설 현장 앞에는 3채의 민가가 남아 있다. 중장비와 수백명의 공사 현장 인력들 사이의 외로운 섬인 셈이다. 이곳의 공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5월.28년째 이곳에 뿌리를 내린 조윤환(50)씨는 1년 가까이 공사장의 소음과 먼지를 이웃삼아 살고 있다. “원래 685번지에만 400가구 이상의 주민들이 살고 있었어요. 비록 공공용지 위에 무허가로 지은 집이었지만 다들 ‘자가 주택’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죠. 그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30만원도 손에 못 쥔 채 쫓겨나다시피 했습니다.” 남아 있는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아파트 입주권. 서울시에서 도시계획사업상 철거되는 주택 소유주에게는 입주권이 나간다. 무허가건물이라도 82년 항공사진에 나와 있고, 동사무소에 등록이 돼 있으면 입주권을 준다. 그러나 서울시 등은 이들 집은 무허가 건물 대상으로 등재돼 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항공사진에도 없는 등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입주권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들은 집이 사진에만 나오지 않았을 뿐이고, 당시 전화요금 영수증 등 증빙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분양권을 주지 않는 것은 불법이라며 행정 소송까지 낸 상태다. 서울시는 소송과는 상관 없이 서울숲의 개장을 위해 15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방침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12년 집념 끝에 소설가 등단한 김응만 경사

    “진실되고 성실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려움은 인정하지 않고 기피하려는 것에 대한 분노가 글을 쓰게 했습니다.” 일선 경찰관이 시인에 이어 12년 세월의 집념 끝에 소설가로 등단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김응만(55)경사가 주인공. 김 경사는 월간 순수문학 3월호에 중편소설 ‘물은 수직으로 흐르려 하지만’이라는 작품으로 신인상을 수상, 소설가로 등단했다. 지난 80년 경찰에 들어온 뒤 수사2계, 조사계 등 전문 수사관으로 근무해 온 그는 지난 1년동안 밤마다 퇴고를 거듭한 끝에 원고지 209장 분량의 중편소설을 내놓았다. “인간의 삶을 좌우하는 운명은 컴퓨터 칩과 같습니다. 늘 북쪽을 가리키는 나침반처럼 타고나서 팔자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전력을 가하면 변형되는 존재라는 것을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었어요.” 그는 85년 “태어나서 그냥 죽기엔 남기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라는 생각으로 문학수업을 시작했다. 대학의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생을 기록하겠다는 그의 집념은 컸다. 김 경사는 93년 문학세계에서 ‘객(客)’,‘도살풀이’,‘겨울 허수아비’,‘비봉산성’,‘사슴과 종지기’ 등 5편의 시를 선보였다. 시마을 동인회장이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인 그는 ‘죠세핀인 만날 꿈으로 가는 사람’이라는 시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정년퇴직을 2년 3개월 앞둔 김 경사는 은퇴 후 채소밭을 꾸리며 시와 소설을 쓰는 문인으로 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이왈종 ‘꿈과 일상의 중도’ 새달 3일부터 갤러리 현대

    스타 기근의 한국 화단에서 남다른 인기를 누리는 작가가 있다면 단연 이왈종(61)이다. 지난 90년 서울의 대학교수 자리를 그만두고 10여년 동안 제주에 머물며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는 그는 여전히 “그림 한 점만 팔아도 살아갈 수 있는” 전업 작가다. 항산(恒産)이 있으니 항심(恒心)이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이왈종은 “제주의 동백과 매화, 수선화가 나를 먹여 살린다.”고 짐짓 여유를 보인다. 눈물처럼 후드득 떨어지는 동백을 보러 오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별천지와도 같이 포근한 느낌을 주는 작가의 화폭이 세상살이에 지친 이들에게 한 가닥 위안이라도 주는 걸까. 그의 인기는 영원한 현재진행형이다. 3월3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는 ‘이왈종-꿈과 일상의 중도’전은 자연과 혼연일체를 이룬 한국적 서정의 진수를 보여준다. 출품작은 회화와 종이부조, 부조판화, 목조와 도조 입체작품 등 60여점. 주제는 역시 중도다. 중도란 인간의 덧없는 욕망을 걷어낸 자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 주체도 객체도 없고 크고 작은 분별도 없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만물평등의 세계다. 그런 세상을 향한 작가의 꿈은 상하좌우나 대소, 원근의 관계까지 지우고 화면에 모든 물상을 동등하게 배치하도록 만든다. 작품 소재 또한 전통 동양화에서 표현하는 이상화된 풍경과는 거리가 있다. 텔레비전이나 골프채, 배, 자동차 등이 꽃과 새, 물고기, 사슴 등과 한데 어우러져 있다. 그것은 곧 일상과 환상, 생활과 꿈의 교향악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50돈짜리 순금판에 양각한 춘화들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 색깔 있는 작품들은 갤러리 현대 뒤편의 별관격인 두가헌 갤러리에서 피카소의 에로틱 판화와 함께 전시된다. 갤러리측은 춘화 전시는 18세 이상만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02)734-6111.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가이어 독일대사와 요리cook 조리cook

    가이어 독일대사와 요리cook 조리cook

    흔히 독일음식은 맛이 없다고 말한다. 맥주와 소시지, 감자요리뿐 대표적인 음식도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웃의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비교해 투박하고 정확한 독일의 이미지는 몇 가지 재료만으로 얼렁뚱땅 만들어도 감칠맛이 나는 요리와는 좀 다르다. 길이를 자로 잰듯 맞추고,‘적당히’란 없이 곧이곧대로 계량숟가락을 사용한 ‘과학’이 바로 맛으로 연결되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미카엘 가이어 주한 독일대사는 ‘화려함은 없으나 순박하고 깊은 맛’을 독일음식이라고 자랑했다. 또 독일의 보통 가정에선 일요일이면 한국의 찌개처럼 큰 냄비에서 음식을 덜어먹는다고 우리 문화와 비교하면서 친근함을 표하기도 했다. 한때 분단국이었던 동질성과 함께 올해를 ‘한국의 해’로 정했다는 독일은 친근감이 가는 나라다. 프랑크푸르트도서전을 비롯, 여러 행사에서 올해는 한국이 중심국이다. 또 베를린에는 한국음식점만 10여개, 하이델베르크에는 최근 최고급 한식당도 문을 열었다. 이른바 독일에도 한류(韓流)가 시작될 모양이다. 편견은 문화를 이해하는 걸림돌임에 분명하다. 독일음식이 맛없다는 편견을 버리기 위해 주한 독일대사관을 찾았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김명국·정연호기자 daunso@seoul.co.kr “코를 톡 쏘는 홍어 맛에 반했지요.”오뚝한 코에 파란 눈의 미카엘 가이어(61) 주한 독일대사는 음식 이야기가 나오자 놀랍게도 한국인 중에서도 호오가 명확하게 갈리는 토속음식 홍어부터 꺼냈다. 지난해 경주에서 홍어맛을 봤다.“처음엔 인상이 찡그려졌지만 나중엔 코가 뚫리는 느낌이었습니다.”이후 맛을 들였다. 그는 포도 농장을 소유, 서양 정찬에서 빠지지 않는 포도주 ‘가이어’를 생산하는 가문 출신이다. 나름대로 유명한 와인이란다. 이런 영향인지 그는 요리하기를 좋아한다.“요리책을 많이 모았습니다.”라며 수북이 쌓인 책을 보여줬다. 가이어 대사는 한국 전통음식 김치도 담가봤단다.“싱싱한 재료를 쓰는 것이 인상적이더군요.”동석했던 부인 율리아 가이어는 김치를 두번 담갔다고 거들었다. “독일과 한국은 음식에서 공통점이 많습니다.”우리의 김치처럼 독일 식탁에서 양배추를 채썰어 식초에 발효한 사우어크라우트가 빠지지 않는다.‘시큼한 양배추’란 뜻의 사우어크라우트와 독일식 면요리인 스패출레 등의 조리법을 대사 부인이 시연해 보여줬다. 또 “독일의 보통 가정에선 일요일엔 가족 모두 모여 한국에서 찌개를 먹듯이 큰 냄비에서 음식을 덜어 먹습니다.”대개 그날 식사에 나오는 모든 요리를 각자의 큰 접시 하나에 담아서 남김없이 비운단다.“푸짐하면서도 소박하지요.” 독일은 200여년전 270여개의 크고 작은 군주국가가 통합된 연방국가다. 지방색이 너무나 분명한데 음식에선 더욱 그렇다 했다. 북해 주변 사람들은 남부 사람들과는 먹는 것은 고사하고 말도 통하지 않을 정도다.“재미난 것은 북해에 ‘햄버거 장어수프’란 음식이 있는데 한국의 붕어빵에 붕어가 없듯이 장어가 전혀 안 들어 있어요.”그의 고향인 베스트팔렌에선 햄·소시지와 새까만 빵이 유명하며, 멧돼지와 사슴 등의 야생동물도 많이 먹는다고 들려줬다. 소시지에 대해 묻자 독일인들은 세계 어느 민족보다 돼지고기를 좋아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돼지고기를 삶아 만드는 아이스바인, 족발을 오븐에 구워낸 슈바인 학세 등을 즐긴다. 소시지는 종류만도 무려 1500여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소시지의 내용물은 살코기 외에도 간이나 내장으로 만들기도 하고, 물에 삶는 것과 오븐에 굽는 것, 새끼손가락처럼 가는 것부터 어른 팔뚝처럼 굵은 것까지 다양하다. 독일음식에선 감자도 빠질 수 없다. 곁들이는 정도가 아니라 주식이다. 맥주와 소시지도 지방마다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먹는 방법도 다르다.“모두 자기 지역에서 생산되는 맥주가 가장 맛있다는 자부심이 무척 강하지요.” 맥주는 600여회사가 3000∼4000여 종류를 생산한다. 맥주는 15세기 초반에 제정된 ‘순수성유지법’에 의해 호프·물·맥아의 순수 자연원료 외에 방부제 등을 첨가하면 불법이다. 따라서 장기보존이나 냉장보관 등이 어려워 유명세에 비해 세계적으로 널리 퍼지지 못했다. 거의 대부분을 생산지에서 소비한다. 요즘엔 양조기술과 주조기구를 수출, 국내에도 하우스 맥주라 하여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 가장 독일적인 맥주광장 ‘비어가르텐’이 있다. 프랑스의 노천 카페에 비견되는 비어가르텐은 맥주 한잔으로 걸쭉하게 흥에 젖는 서민적인 풍취를 더해준다.“일상의 피로를 씻어내는 곳이지요.” 비어가르텐에서 나오는 음식은 안주 차원이 아니라 식사용이며, 소시지가 빠지지 않는다. 여기에 감자요리와 샐러드도 곁들인다. “당신이 먹는 음식이 당신이 된다.”고 갈파했던 독일 철학자 포이에르 바흐의 말처럼 음식을 생활 철학으로 승화시킨 독일, 음식은 투박하면서도 깊은 맛을 담고 있었다. 가이어 대사는 음식과 관련된 독일 속담을 들면서 맥주잔을 부인과 건배했다.“아침은 황제처럼, 점심은 귀족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 만들어 볼까요 ●겨자소스를 곁들인 돼지안심 스테이크와 스패출레 스패출레(독일식 국수요리·4인분) 재료 밀가루 375g,물 ¼컵,계란 3개,소금 ½작은술 만드는 법 ①밀가루와 물을 잘 섞은 다음,계란과 소금을 넣고 섞어 반죽해 놓는다.②큰 냄비에 물(4∼6ℓ)을 넣고 소금을 조금 넣어 끓인다.③물이 끓으면 ①의 반죽을 작은 도마에 올려놓고 칼로 조금씩 잘라 넣는다(우리의 수제비나 칼국수와 비슷해 보인다).④끓는 물에 떨어뜨린 국수가 떠오르면 채로 건져내 버터나 기름으로 버무린다(국수가 서로 달라붙지 않게 주의한다).⑤혹시 기름기를 싫어하면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내도 된다. ●돼지안심 스테이크 재료 돼지안심 200g,후추를 섞은 소금 10g, 소스(고기를 구울때 나오는 육수,생크림 50㎖,겨자 1작은술-함께 넣고 약간 졸인다) 만드는 법 ①안심을 다듬어서 물기를 제거한 다음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서 달궈진 팬에 앞뒤로 갈색이 나게 굽는다.②①을 180℃의 오븐에 넣고 20분 정도 구운 뒤 꺼내어 소스를 끼얹어 먹는다. ■ 요리조리 독일 쿡 ●소시지와 사우어크라우트 사우어크라우트(독일식 양배추김치) 재료 양배추 1㎏(채썰어둔다),후추를 섞은 소금 10g(간을 맞출 때 넣는다),베이컨 50g,햄육수 100㎖,소금 150g(양배추 절일 때 넣는다),캐러웨이 씨 10g,양파 50g(채썬다) 만드는 법 ①채썬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유리병에 담아 밀봉을 하고 시원한 곳에 두세달 보관해 발효시킨다.②①이 발효가 되면 물에 깨끗이 씻은 다음,햄육수를 약간 붓고 삶는다.③물기가 가시면 양파,캐러웨이 씨,잘게 썬 베이컨을 넣고 볶는다.④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소시지와 함께 차려낸다. 팁 삶은 감자와 같이 먹는다. ●감자샐러드 재료 감자 1.5㎏,다진 양파 1큰술,오이피클 3∼4개,겨자 1작은술,후추를 섞은 소금 ½작은술,포도주식초 3∼4큰술,육수 ½ℓ,샐러드 오일 3∼4큰술 만드는 법 ①감자를 껍질째로 30분가량 삶는다.하루 전에 삶아두면 좋다.②삶은 감자를 벗겨 얇게 썰어 놓고 다진 양파와 섞어서,뜨거운 육수를 골고루 붓고 식힌다.③나머지 재료는 드레싱을 만들어 다시 ②와 섞는다.④오이피클은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먹기 바로 전에 다져 섞는 게 좋다.미리 섞어두면 물기가 생긴다. 팁 너무 차지 않게 먹기 한두 시간 전에 실온에 보관했다가 먹으면 좋다. ■ 대사가 콕 찍은 독일식당 가이어 대사는 메모리스(02-795-3545)를 최고의 독일 음식점으로 꼽았다. 국내 특급호텔 조리장을 지낸 요리 경력 30년이 넘는 독일인 콘라드 베르머스(62)가 주방을 지키고 있다. 국내에서 독일인이 자국 음식점을 경영하기는 유일하다. 독일의 가정식 스타일인 이곳은 각종 소시지와 돼지고기 요리를 수더분할 정도로 소박하게 내놓는다. 가장 대표적인 소시지 음식으론 흰소시지인 브라트부르스트(1만 4500원)를 비롯해 예닐곱가지를 내놓는다. 여러가지 소시지를 동시에 맛보려면 모둠소시지(2만 8500원)를 주문하면 된다. 소시지는 우리 입맛에 조금 짠 듯 느껴진다. 또 돼지고기로는 아이스바인(1만 9500원)이 통째로 나온다. 나이프와 포크를 주지만 카빙해달라고 하면 주방에서 잘라서 가져온다. 돼지고기 넓적다리 부분을 맥주에 재워 여러가지 야채 및 향신료를 넣고 삶은 것으로 돼지고기 특유의 느끼한 맛이 전혀 없이 부드럽다. 아이스바인은 양이 많아 웬만한 사람의 2인분 분량이 된다. 모든 요리에는 감자와 야채가 곁들여진다. 메모리스에선 다양한 독일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병맥주를 비롯해 흑맥주와 생맥주도 다양하다. 독일 소주인 쉬납스도 나온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근처의 카페라인(02-465-5815)은 우리나라 사람이 많이 찾는 독일 음식점이다. 이런 까닭으로 상당히 짠 독일 음식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소스를 약간 변형했다. 카페라인은 동빙고동 독일 대사관 건물에서 시작, 2002년 7월 이전해 왔다. 사장 겸 조리장 지영수씨는“소박하면서도 단순한 독일 음식은 하면 할수록 깊고 푸근한 맛을 내는 데 매료됐다.”고 말했다. 대표적 음식은 슈바인 학세(3만원). 돼지고기를 야채와 향신료를 넣고 아이스바인처럼 삶았다가 맥주를 발라가면서 구운 것. 겉모습은 우리의 족발과 비슷하고 맛은 햄과 비슷하다. 껍질은 젤리처럼 졸깃하고 감칠맛이 나는게 특징. 학세의 경우 요리하는데 3∼4시간이 걸리는 까닭에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얇게 자른 감자 요리와 독일식 양배추 김치인 사우어크라우트, 빵·디저트도 곁들여 나온다. 학세도 아이스바인처럼 통째로 서빙된다. 이외에도 점심으로 가볍게 먹을 수 있도록 굽거나 데친 소시지가 7000∼8000원에 나온다. 또 독일 맥주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독일식 브로이 맥주를 내놓는 곳으로 동양 최대의 온천시설인 허심청의 브로이(051-550-2345)도 내공이 깊다. 독일 최고의 양조기술 자격증을 가진 크리스티안 카스파가 맥주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10월 부산 방문차에 이곳에 들른 가이어 대사는 “맥주가 독일의 맛에 가장 가깝다.”고 평가했다. 나오는 맥주는 감미롭고 신선하면서 쌉쌀한 뒷맛의 필스, 은은한 과일 맛이 나는 바이첸, 볶은 맥아를 이용해 구수한 맛이 일품인 흑맥주 둔켈이 있다.300㏄에 3300원. 맥주에 맞는 안주로는 슈바인 학세(2만 900원), 소시지 모둠(3만 800원), 치즈 튀김(1만 4300원) 등이 있다. 서울 해밀턴호텔을 지나 제일기획 맞은편의 도이치 하우스(02-794-1313)는 독일식 호프집이지만 모둠 소시지로 널리 알려졌고, 동교동로터리 린나이 건물옆의 소세지 하우스(02-326-0077)도 힐튼호텔 주방장 출신인 주인이 내놓는 소시지가 다양한데 특히 훈제 소시지가 유명하다.
  • “IQ 가장높은 새는 까마귀”

    새 중에서 지능지수(IQ)가 가장 높은 것은 까마귀와 어치라고 조류 IQ 측정방식을 개발한 캐나다의 과학자들이 최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조류관련 학회에서 발표했다. 22일 BBC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캐나다 맥길대의 루이 르페브르 박사팀은 지난 75년간 발표된 조류학 관련 보고서 2000여편에 나타난 야생 조류의 먹이 구하기 방식을 비교,‘독창적인’ 방법을 몇 가지나 구사하는지를 근거로 IQ를 매겼다. 이 방식에 따르면 까마귀와 어치 등 까마귀과(科) 새들의 IQ가 가장 높으며 그 다음이 매과로 나타났고 송골매와 왜가리과·딱따구리과의 새들도 상당히 지능이 발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흔히 머리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앵무새는 뇌가 비교적 큰 데도 불구하고 IQ 서열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밝혀져 연구진을 놀라게 했다. 르페브르 박사는 보고서에서 새들의 먹이수집 방식 중 대부분은 평범하지만 때로 놀라울 정도로 독창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과거 로디지아(현 짐바브웨) 해방전쟁 중 탐조가들은 지뢰밭 가에 설치된 철조망 위에 앉은 맹금류가 사슴 등 초식동물이 지뢰로 산산조각이 나길 기다렸다가 ‘잘게 썰어진’ 고기를 편하게 먹는 것을 목격했다. 또 남극에서는 도둑 갈매기가 어미 젖을 빠는 새끼 물개들 틈에 끼어 물개 젖을 훔쳐 먹는 것도 목격됐다. 르페브르 박사는 자신의 IQ 측정 방법은 새가 얼마나 독창적인 행동을 보이느냐를 근거로 한 것이지 얼마나 영리한가를 평가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연합
  • 아프리카로 간 시계/아오야마 쿠니히코 지음

    왜 하필이면 아프리카의 초원에 떨어지고 말았을까요. 주인이 몰던 차가 초원길을 덜컹거리는 바람에 작은 자명종 시계는 그만 난생 처음 와본 아프리카 땅에서 외돌토리가 되고 만 거지요. 보이는 건 듬성듬성 목초들, 무심한 흰 구름떼뿐. 사위는 고요하기만 한데 이젠 어떡해야 할까요. 일본의 동화작가 아오야마 쿠니히코의 그림동화 ‘아프리카로 간 시계’(방연실 옮김, 청년사 펴냄)는 이렇게 이야기를 걸어옵니다. 길을 잃어 난감해진 시계가 주인공이죠. ●시계야, 너는 도시가 좋아 아프리카가 좋아?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궁금해지기 무섭게 책은 도시 쪽으로 무대를 확 바꿉니다. 아하! 얼마전까지 시계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도시에서 살았었네요. 식탁 앞에서 정신없이 바쁜 한 가족의 아침풍경이 그려집니다. 주인공 시계는 식탁 건너편 탁자에서 이런 풍경을 익숙한 듯 바라보고 있고요. 도시에선 시계도 무척이나 바빴던가봐요.“우리가 멈추면 도시도 멈춰버리고 말 거야.” 사람들로 꽉찬 지하철, 고층빌딩 사무실, 큰 도로변. 수많은 시계들도 도시사람들만큼이나 바쁩니다. 정확하게, 쉼없이 째깍째깍 째깍째깍. 아이들 그림책이라지만 구성이 무척 극적입니다. 배경은 다시 사바나 초원으로 후다닥 옮겨오지요. 풀밭에 거꾸로 처박혀 부지런히 바늘을 움직여보는 자명종 시계. 메뚜기 한마리만 무료하게 놀러와 있을 뿐이네요. 그림책이 속도를 붙이는 대목입니다. 따릉따릉 따르르릉- 코뿔소가 건드리는 통에 울리게 된 시계소리가 온 초원을 들깨웁니다. 기린 원숭이 사슴 표범 타조 얼룩말 사자…. 시계소리에 놀란 사바나 초원의 동물가족들이 풀쩍풀쩍 뜀박질을 해대고 온통 난리법석인 거죠.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태엽이 끊어진 시계가 뚝 입을 닫을 즈음. 책은 마지막 장의 막을 올립니다. 아프리카 생활이 도무지 적응이 안 돼 울음보를 터뜨리는 시계는 참말 딱하네요. 아프리카를 빠져나올 수 있을런지요. ●느리게 가더라도 행복할 때가 있는거야 의인화된 시계의 감정이 재미있습니다. 하품나게 한가로운 아프리카 초원, 금방이라도 코끝에 매연이 끼쳐올 듯 정신없는 대도시 이미지가 강렬하게 대비되는 것도 인상적이고요. 큼지막한 메시지를 담은 결말이 꿈길처럼 아득하게 느껴지는, 생각이 많은 그림책입니다. 시간을 잊고도 아름다운 질서를 이어가는 초원풍경은 잠이 올 듯 평화롭습니다. 나뭇가지의 시계가 ‘느리게 살기’의 가치를 깨닫는 순간입니다. 저녁노을에 붉은 물이 든 초원을 내려다보며 낮게 중얼거리네요.“이상하게도…지금이 몇시인지 전혀 궁금하지 않은걸.” 5세 이상.8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고향가는 길] 별미가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고향가는 길] 별미가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

    ‘맛따라 멋따라 골라서 쉰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귀향·귀경길 답답함을 풀어주는 오아시스다.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기 위해 한번쯤은 들러야 하는 곳. 여행·관광 지도 제공과 교통정보 서비스, 인터넷·팩스, 휴대전화 충전, 휠체어·유모차 대여 등 다양한 무료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기본 서비스가 같다고 ‘맛과 멋’까지 같을까. 자세히 보면 보이지 않는 차이가 있다. 유명 음식점 못지 않은 토속 별미가 있고, 여느 관광지만큼이나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도 많다. 가까운 곳, 아무데서나 쉬어가기에는 아까운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음식은 매년 업그레이드된다. 휴게소들은 매년 휴게소 대항 맛자랑 대회를 열어 새로운 음식을 선보인다. 지난해 11월 열린 대회에서는 호남고속도로 정읍(천안방향) 휴게소가 녹두장군 정식을 선보여 대상을 받았고, 통영대전고속도로의 산청(하남방향)휴게소가 허준 한방라면 정식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토속메뉴 9개가 맛집으로 선정됐다. 휴게소 시설도 고객들이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벽을 허물고 통유리로 교체하는 등 친환경적인 편의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서해바다 위의 섬을 휴게소로 만든 서해안고속도로의 행담도 휴게소와 지리산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88고속도로의 지리산휴게소를 비롯해 금강, 섬진강, 남강 휴게소 등은 겨울 강의 정취를 보며 운전으로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추풍령 휴게소에는 가족단위 귀경객들이 둘러 볼 만한 동물원도 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멋있고 맛있는 휴게소도 골라서 쉬어가자. 운전피로야 가라∼. ■ 댓잎 수제비 속시원 두부가스 구수하고 아무리 어머니의 진수성찬이 기다려도 배고픔을 마냥 참고 갈 수는 없다. 갈 길은 먼데…. 금강산도 식후경, 고향가는 길 배가 든든해야 발걸음도 가볍다. 각 휴게소들은 지역 특산물 홍보전시장을 방불케 할 만큼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다.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지역 특산메뉴도 꾸준히 개발한다. 지난해 11월, 전국 120여개 휴게소들이 참가한 휴게소 맛자랑대회(한국도로공사 주최)에서 수상한 맛집 9곳의 맛, 어느 휴게소에 더 맛있는 메뉴가 있을까. 호남고속도로 ●정읍(천안방향) 녹두장군 정식 전북 정읍의 특산물인 녹두와 단호박을 가지고 만든 웰빙 정식이다. 동학농민운동의 지도자 녹두장군 전봉준의 이름을 딴 정식으로 최근 새롭게 개발됐다. 씨를 제거한 단호박에 녹두와 찹쌀, 흑쌀과 밤, 대추, 호두, 은행을 넣고 찜통에 쪄 만들었다. 반찬으로 나오는 녹두나물과 녹두전, 청포묵, 청포냉국이 담백한 맛을 더한다. 맛자랑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탔다.6500원.(063)532-2373. ●백양사(천안방향) 댓잎 영양 손수제비 청정지역인 담양에서 자생하는 대나무 잎 가루를 밀가루와 반죽해 수제비로 만들었다. 다시마와 조개·무로 국물을 우려냈으며, 볶은 호박 고명과 새송이 버섯을 올려 양념장과 같이 담아냈다. 대나무 잎은 카페인이 없고 알칼리성이라 많이 먹어도 속쓰림이 없고 머리를 맑게 해준다.4000원.(061)394-5177. 영동고속도로 ●평창(강릉방향) 평창보리밥 정식 강원도 청정지역에서 나오는 보리밥에 메밀묵, 건표고, 돌나물을 넣어 고추장과 들기름, 콩기름으로 비벼 먹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머리를 맑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는 로즈마리를 추가했다.5000원.(033)334-5100. 통영대전고속도로 ●산청(하남방향) 허준 한방라면정식 산청지역의 특산물인 한약재와 대표적인 인스턴트 식품인 라면이 만났다. 당귀와 항기, 구기자 등 한방재료로 우려낸 국물에 라면수프를 넣어 끓인다. 곁들여 나오는 밥도 은행과 밤, 대추, 호두, 인삼 등을 넣었다.5000원.(055) 973-5970. ●인삼랜드(통영방향) 인삼약밥철판정식 인삼과 대추, 감초, 은행 등 약재로 우려낸 약물에 밥을 지어 고운 빛깔과 은은한 향내가 배어 있다. 여기에 고추장 소스를 넣은 굴소스와 깻잎, 표고버섯, 구절초, 취나물 등을 철판에 넣어 비벼 먹는다.6000원.(041) 751-2892. ●함양(하남방향) 약두부맥두가스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릴 만큼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함양 콩으로 만든 약두부가 주재료다. 약두부에 전분과 계란, 빵가루를 묻혀 180도의 고온에 튀겼다.5000원.(055) 963-8001. 경부고속도로 ●안성(서울방향) 안성맞춤 어린이 웰빙정식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춘 콩스테이크와 생선가스, 샐러드가 주메뉴. 생선가스의 생선살은 우유에 담가 비린내를 없앤 뒤 튀겨 고소하다. 콩스테이크는 믹서에 간 콩을 어린이들이 먹기 좋게 ‘동그랑땡’으로 만들었다.5000원.(031)611-5793. ●평사(부산방향) 새싹과일 돈가스 경북 경산에서 생산되는 포도와 복숭아, 사과 등 신선한 과일에 돼지고기를 접목시켜 상큼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여기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유채와 다채, 적양상추의 새싹을 넣고 소스를 뿌려 향토의 맛을 느낄 수 있다.6000원.(053)852-8651. 중앙고속도로 ●군위(대구방향) 잔치국수 쑥과 메밀, 홍국, 무표백 등 4색의 수연소면을 장시간 숙성시켜 면발이 부드러우며 쫄깃하다. 여기에 새우살과 계란 지단, 군위 전통재래간장으로 맛을 냈다.3000원.(054)383-6114. 그밖의 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는 대천(서울방향)의 어리굴젓 백반(041-931-6801)과 고창 고인돌(목포방향)의 별미곰탕(063-516-6313). 중부내륙고속도로는 선산(양평방향)의 곶감스테이크(054-482-6011),88고속도로는 지리산(양방향)의 지리산 흑돼지 떡갈비(063-636-2720),남해고속도로는 진영(순천방향)의 철판새우볶음밥(055-342-3959) 등이 있다. ■ 겨울 금강 보고 카~ 다시 한번 점검 카~ 경관이 아름다운 곳에 세워진 휴게소엔 여행길에 잠시 쉬기 위해 들르는 것이 아니라 경치를 보기 위해 작정을 하고 찾는 사람도 많다. 활짝 펼쳐진 멋진 바다를 배경으로 한 휴게소도 있고 설산을 감상할 수도 있다. 또 동물원이 있는 휴게소도 있다. 남해고속도로 ●남강(순천방향)은 휴게소 벽을 통유리로 만들어 식사를 하면서 남강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055)582-5470.섬진강(순천방향)도 얼어붙은 섬진강의 겨울 정취에 흠뻑 취할 수 있다. 88고속도로 ●지리산(대구방향) 지리산 자락이 굽이굽이 펼쳐진 해발 500m 고지에 위치해 화창한 날에는 천왕봉까지 볼 수 있다. 준공 기념탑과 야외공원도 볼거리다.(063)636-2720. 경부고속도로 ●금강(부산방향) 금강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휴게소다. 최근 리모델링한 건물이 시원한 통유리로 만들어져 식당과 카페는 물론 화장실에서까지 금강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뉴질랜드산 원목으로 꾸민 복도와 강으로 향한 옥외 테크가 있어 여행객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겨울바람이 차지 않다면 야외 테크에서 차를 마시면 귀향길에 지친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릴 수 있다.(043)731-2233. ●추풍령(상·하행선) 소백산맥 산마루의 해발 548m 높이에 위치해 전망이 좋다. 최근 남부지방에 폭설이 내려 설경이 아름답다. 고속도로를 사이로 마주보고 있는 상행과 하행 휴게소가 구름다리로 연결돼 있다. 부산방향에 있는 휴게소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동물원.750여평 규모의 동물원에는 오색영롱한 인도산 청공작을 비롯해 필리핀 원숭이, 사슴, 금계, 원앙 등 200여마리의 동물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오전 9시 문을 열어 겨울에는 오전 5시 문을 닫는다.(054)430-2000.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상·하행선) 서해바다의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어 항상 인파로 넘친다. 국내 최장인 서해대교(7.13㎞)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밤이면 불이 켜지는 서해대교의 야경이 일품이다. 휴게소가 유럽풍 건물로 지어졌으며,2층에 있는 오션파라다이스 카페가 있어 쉼터로는 제격이다.(041)358-0700. 통영대전고속도로 ●산청(하남방향)의 팔각정에 오르면 위로는 지리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래로는 경호강의 전망이 멋있다.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식당은 레스토랑 못지 않다.(055)973-5970) 천안논산고속도로 ●정안(논산방향) 건물 디자인이 현대적이고 시설이 깨끗해 깔끔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건물 자체가 시원한 통유리로 돼 있어 확트인 느낌을 준다. 휴게소 옆 작은 공원에는 장시간 운전에 지친 몸을 풀 수 있는 운동 시설이 있다.(041) 858-0522. 중앙고속도로 ●군위(춘천방향)의 동물농장과 매주 토요일 열리는 실내 라이브무대는 인기가 좋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헬스장도 갖추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평창(강릉방향) 주변이 온통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 경관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강원도 지역에 눈이 많이 내려 이번 귀향길에는 멋진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남자화장실은 아쿠아리움처럼 어항으로 둘러싸여 있고, 식당 내부에는 미니 초가와 함께 대형 TV가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033)333-6131. ■ 도움말 한국도로공사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수도권 폐교활용 문화체험공간

    수도권 폐교활용 문화체험공간

    폐교는 더 이상 폐교가 아니다. 박물관과 체험관 등으로 새로 꾸며져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도심 생활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 폐교를 활용한 근교의 학습장을 들러보자. 한적한 시골의 정취도 느끼고 다양한 문화 체험학습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가볼 만한 문화체험 공간 3곳을 찾아가 보았다. ■ 강화 심은미술관 ‘한적한 시골마을의 소박한 문화예술 공간.’ 인천 강화군 하점면 이강리 심은미술관(www.simeun.org). 이곳은 2000년 2월 폐교된 옛 강후초등학교를 개조한 미술관이다. 미술관장인 서예가 심은 전정우(56)씨가 이 학교 첫회 졸업생이다. 전 관장은 지난 87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서예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강화 출신의 유일한 예술가이다. ●한국화·서예전각 등 400여점 상설전시 모교가 폐교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도 안타깝게 여긴 전 관장이 사재를 털어 2000년 9월 이곳에 미술관을 세웠다. 심은미술관은 한 예술가의 유년시절의 추억과 이를 보전하려는 애절한 바람과 예술에 대한 열정이 담긴 미술관이라 더욱 의미있다. 높이 1m, 폭 3m, 미술관 대문치곤 아담한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네며 철봉이며 어린이들이 뛰어놀았을 학교 운동장이 그대로 남아있다. 운동장을 가로질러 계단을 오르면 100여평의 잔디밭이 보인다.10여점의 조각품이 전시된 조각정원이다. 조각정원은 날씨가 따뜻한 봄·여름이면 단체 관람객들이 바비큐 파티를 열거나 야유회·수련회를 열 수 있도록 개방한다. 연건평 200여평 규모 2층 건물인 미술관은 한국화, 서예·문인화, 서양화, 특별전시실로 총 4개관으로 구성됐다.1층 한쪽에 30평 규모의 소품전시실에서는 미술관에서 직접 만든 대추차와 국화차, 솔차, 유자차 등 전통차와 도자기류를 판매하고 있다. ●50여명 동시수용 숙박시설도 갖춰 심은미술관에는 한국화, 서양화, 서예전각작품 200여점이 상설 전시된다. 해마다 2∼3차례 기획전시회도 열린다. 올 8월에는 한국화가인 창원대 서홍원 교수의 개인 작품전이 열릴 예정이다. 전정우 관장에게 직접 서예를 배울 기회도 있다. 전 관장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미술관 운영에 참여하는 마을 자원봉사자들에게 무료로 서예를 가르쳐준다. 이 시간에 맞추어 미술관을 방문하면 전 관장이 직접 붓을 잡고 글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글쓰기 지도도 받을 수도 있다. 가족여행, 초·중·고교생 문화체험, 기업체 연수, 대학생 MT 장소로도 개방한다. 미술관 뒤편에 단층 건물을 숙박시설로 제공한다. 강후초등학교 교사들이 사용했던 사택을 개조한 것으로 50∼60명이 머물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편하게 갈 수 있다. 신촌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화행 버스를 탄 뒤 강화버스터미널에 내리면 된다. 여기서 바로 창우리행 버스나 하정을 경유하는 외포리행 버스를 타고 심은미술관 앞에서 내리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신촌에서 심은미술관까지 1시간40분 정도 걸린다. 관람일은 수요일∼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매주 월요일·화요일 휴관. 관람료는 성인 2000원, 어린이·청소년은 1000원.(032)933-0964. 글 강화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강화 은암자연사박물관 ‘수만년전 이 지구에 살았던 생명체들과의 신비한 데이트.’ 26일 인천 강화군 송해면 양오리 은암자연사 박물관을 찾았다. 이곳에 가면 수천, 수만년 전 우리별의 주인이었던 생명체들과 시간을 뛰어 넘는 즐거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옛 양당초등학교의 교문이 박물관 입구다. 모형 공룡 두마리가 박물관 초입의 좌·우를 지키고 있는 입구를 통과하면 정겨운 초등학교 운동장이 보인다. 박물관은 연건평 200여평의 2층짜리 양당초등학교의 건물을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박물관은 교실과 복도를 구분짓는 벽을 허물고 한 층을 통째로 관람실로 꾸몄다. ●교실·복도 벽 허물어 통째로 관람실 단장 1층에는 실물과 똑같은 조류, 동물류의 박제 50여점이 전시돼 있다. 반달가슴곰, 호랑이, 사슴, 여우 등 포유류와 호금조, 참매, 원앙, 부엉이, 소쩍새 등의 조류가 살아있는 듯한 모습 그대로 재현돼 있다. 동물원에 가는 것보다 날짐승과 들짐승의 모습을 더욱 가까이서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도양과 태평양 부근에서 서식하는 앵무조개, 따뜻한 바다에 사는 뼈고둥 등 30여종의 희귀 패류 또한 진귀한 볼거리이다.1억년 전에 죽은 나무 속에 규산이 스며들어 나무화석이 된 규화목과 공룡알 화석은 그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사료들이다. 아마존 강 유역에 서식하는 파란나비 레테노오르몰포 나비와 대만에 주로 살고 있는 검은 테두리와 검은 반점을 지닌 멧논제비나비 등 다양한 곤충류도 접할 수 있다. 은암자연사 박물관에는 화석류, 조류, 곤충류, 패류 등 3000여점의 귀한 자연사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98년 폐교된 양당초등학교 자리에 박물관이 들어선 것은 2001년 7월. 이곳의 전시품은 모두 이종옥(80) 관장이 50여년간 전 세계를 돌면서 직접 수집한 것이다. 이종옥 관장의 호를 따서 이름을 지은 은암자연사 박물관은 이관장 한 개인의 평생 재산을 털어 세운 우리나라 유일의 사립 자연사박물관이다. ●희귀한 화석·패류등 3000여점 전시 이 관장은 50년전 조각예술가로 활동하면서 패류에 관심을 갖고 수집하기 시작했다. 보석 마노나 조개 껍질을 양각으로 조각하는 카메오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패류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화석이나 보석으로 옮겨져 20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연사 박물관을 세우기 위한 재료를 수집했다. 이 관장이 평생 수집한 진품은 20만점으로 학계에서는 20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모두 전시하기엔 은암박물관이 워낙 협소해 불관 3000여점만 전시되고 있다. 은암자연사 박물관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보는 것도 좋다. 신촌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화행 버스를 타고 강화버스터미널에서 내린 뒤 당산리행 버스를 타고 은암자연사 박물관 앞에서 내리면 된다.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관람료는 성인 3000원, 중·고생 2500원, 어린이 2000원.(032)934-8872. 글 강화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파주 술이홀 통일체험학습실 28일 경기도 파주 적성면 가월리에 있는 술이홀 통일체험학습장(www.tongilkr.org)을 찾았다. 이곳은 1909년 문을 열어 3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98년 폐교된 옛 적성초등학교를 개조한 것이다. 6·25전까지만 해도 적성초등학교가 이 마을의 문화·생활의 중심지였다는 것을 알려주듯 학교는 마을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었다. 가월리 버스터미널에 있는 마을 위치도에는 폐교된 지 7년이 지난 적성초등학교의 위치와 명칭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록돼 있을 정도로 마을 주민들에게 이 학교가 갖는 의미는 크다. ●북한언어·생활학습등 체험위주 프로그램 운영 파주교육청은 적성초등학교 터에서 휴전선까지 직선으로 20㎞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리적 특징을 감안해 이곳에 2001년 통일체험학습장을 세우고 파주의 옛지명인 ‘술이홀’을 따 학습장 이름을 붙였다. 술이홀 통일체험학습장은 통일 이후 50년 동안이나 격리된 남과 북의 문화적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교육목표를 가지고 체험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여평 규모의 단층 건물은 6개의 체험학습실로 운영된다. 언어체험학습실, 생활·문화체험학습실, 북한놀이체험학습실, 통일염원실, 통일미디어실에서는 학생들이 재미있게 북한의 생활상과 문화를 공부할 수 있다. 언어체험학습실에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북한의 말이 어떻게 다른지 익힐 수 있다. 북한에서 사용하는 단어를 사용해 직접 말도 해보고 의미가 다른 우리말과 북한말을 퀴즈 형식으로도 풀어본다. 생활·문화체험실에서는 북한의 명절과 가정생활, 직장생활, 학교생활 등을 배운다. 통일 게임실에서는 북한 어린이들이 부르는 동요나 전통 놀이 등을 직접 해볼 수 있다. 통일염원실에서는 한반도 지도를 말판 삼아 윷놀이를 한다. 학생들은 윷을 던지면서 북한과 남한의 지명을 익힌다. 통일미디어실에서는 북한의 생활상을 담은 다양한 사진으로 퍼즐판을 만들고 직접 조립해볼 수도 있다. 또 북한주민들이 먹는 강냉이 밥을 만들어 먹어보는 북한 음식 체험 기회도 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를 강사로 초빙해 학생들에게 북한문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유치원생~고교생 단체만 접수… 야영시설도 유치원·초·중·고교 단체 관람객만 접수받는다. 참가비는 전액 무료다. 운동장에서 야영을 할 수도 있다. 운동장 모퉁이에 취사대가 있어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체험관 뒤편에 50명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도 있어 1박 2일 또는 2박 3일로 체험학습을 와도 좋다. 참가 신청은 술이홀통일체험학습장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예약된 학교 명단과 학습장 방문 일정을 상세히 열람할 수 있다. 각 학교의 담당교사가 직접 방문일을 택해 예약할 수 있다. 지금까지 265개교 3400여명의 학생들이 통일체험학습장을 다녀갔으며 올해부터는 참여 대상 학교를 서울·경기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031)959-4215. 파주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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