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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철에 치이는 사슴 ‘안타까운 순간’

    야생 사슴이 고속열차에 치여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독일 일간 빌트는 지난 9일 오전 11시(현지시간)께 철도에서 노닐던 야생 수사슴이 고속열차에 부딪혀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 사슴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 프릿저를 관통하는 철길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베를린 행 고속열차 ICE 793에 받혔다. 이 사고로 수사슴은 즉사했으며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220명은 다음 열차를 타야 했다. 프릿저 경찰 에리카 크로즈스콘은 “사슴과 부딪힌 충격으로 브레이크의 중요한 요소인 열차의 압축된 공기 호스가 완전히 파손됐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수습으로 열차 23대가 연기됐으며 3대는 취소돼 열차 운행에 큰 혼란을 빚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레이디 가가, 파격 ‘시스루 코트’ 선보여

    레이디 가가, 파격 ‘시스루 코트’ 선보여

    상식을 뛰어넘는 노출 패션을 즐기는 가수 레이디 가가(23)가 크리스마스를 20일 여 앞두고 파격적인 시스루 의상을 선보였다. 영국 대중지 더 선에 따르면 가가는 지난 5일 밤 (현지시간) 런던에 있는 메이페어 호텔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독특한 의상을 입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쌀쌀한 겨울 날씨에도 가가는 ‘미니멀 의상’ 마니아 답게 파격적인 노출을 선보여 호텔 앞에서 기다린 남성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날 가가는 살구색 속옷에 망사스타킹만 신은 채 속이 훤히 비치는 라텍스 소재의 파워숄더 코트를 덧입었다. 여기에 사슴뿔을 연상하게 하는 장식이 가득한 흰색 모자를 써 크리스마스 컨셉을 강조했다. 더 선은 “루돌프로부터 영감을 얻은 듯한 차림이었으며 파파라치의 시선을 즐기는 듯 코트를 벗고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했다.”고 전했다. 가가는 지난달 4일에도 속옷이 훤히 비치는 검은색 레이스 드레스 차림으로 외출에 나섰다가 포착된 바 있으며 지난 6월 방한했을 당시에도 검은색 시스루 점프수트를 선보인 바 있다. 한편 지난 달 13일 공개된 신곡 ‘배드 로맨스’(Bad Romance)에서 가가는 반신 누드를 선보여 노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사진=더 선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깔깔깔]

    ●할아버지의 나이 어느 남자가 사슴목장을 찾아가 주인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눴다. “사슴이 몇 마리나 되나요?” “289마리요.” “어르신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십니까?” “80 넘었는데, 끝자리는 모르고 산다오.” “아니, 사슴 숫자는 정확히 아시면서 어찌 어르신 나이는 모르십니까?” “그거야 사슴은 훔쳐가는 놈이 많아서 매일 세어 보지만 내 나이야 훔쳐가는 놈이 없어서 그냥저냥 산다오.” ●부자 vs 빈자(貧者) 부자는 회원권으로 살고, 빈자는 회수권으로 산다. 부자는 맨션에서 살고, 빈자는 맨손으로 산다. 부자는 사우나에서 땀 빼고, 빈자는 사우디(사우디아라비아)에서 땀 뺀다. 부자는 헬스클럽에 다니고, 빈자는 핼쑥한 얼굴로 다닌다.
  • 유니콘 연상시키는 희귀 ‘흰 수사슴’ 포착

    고대 신화에나 나올 법한 신비한 자태를 뽐내는 ‘흰 수사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남서부의 글로스터셔주에서 포착한 이 사슴은 아름다운 갈색 뿔과 눈처럼 흰 몸이 조화를 이뤄 감탄을 자아낸다. 흰 수사슴을 발견한 사진작가 켄 그린들(66)은 6년간 영국 전역을 돌며 야생동물 사진을 찍어왔지만, 희귀종에 속하는 흰 수사슴을 포착하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슴은 신화에서 ‘신비’와 ‘행운’을 뜻하는 동물로 여겼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사슴을 발견한 ‘Forest of Dean’은 좀처럼 보기 힘든 야생동물들을 자주 발견하는 곳”이라며 “하지만 이곳에서 희귀사슴을 발견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야생보호단체인 존 뮈어 트러스트의 환경보호가 프랭크 록하트는 “고대 유니콘과 비슷한 정체성을 가진 야생 흰 수사슴은 매우 보기 드문 희귀 동물”이라며 “사람의 눈에 포착됐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도시는 끝없이 팽창하는데… 소외받는 지역사회의 희망찾기

    일본 혼슈 지방 이와테현의 도노시. 1997년 지역 주민 6명이 힘을 모아 곤들매기·산천어를 낚는 1박2일짜리 프로그램, 사슴이나 멧돼지 가면을 쓰고 전통 춤을 배워보는 7박8일짜리 프로그램, 숯굽기를 체험하는 9박10일짜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기획은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연히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벤트에 참가한 사람들은 이후에도 이따금 일손 돕기를 하려고 마을을 찾았고, 도노시 지역이 마음에 들어 땅을 구입하는 경우도 생겼다. 도시와 농산어촌의 함께 살기를 위한 ‘그린투어리즘’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도·농이 함께 잘사는 해법 찾아야 다나카 미쓰루 일본 농촌개발리서치 대표이사는 이렇게 말한다. “수학여행 때 농업체험에 참여한 학생의 눈 속에서 교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의욕을 느낀 담임교사가 놀라기도 하고, 2박3일의 농업·농촌 체험을 끝내는 이촌식에서는 매년 수용농가 사람들과 부둥켜안고 울며 이별하는 학생들이 있다. 농산어촌 체험이 사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도시민이 자신의 고향·시골을 잃고 농산어촌과의 연결이 없어진 까닭도 있다. 농산어촌의 자연이나 생활 체험이 도시 사람들의 마음에 생긴 공허함을 메워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10권으로 예정된 희망제작소 뿌리총서 6~8권 ‘소호와 함께 마을 만들기’(시바타 이쿠오 지음, 서현진 옮김), ‘그린투어리즘’(다나카 미쓰루 등 지음, 권희주 옮김), ‘스마트 커뮤니티’(호소노 스케히로 지음, 권윤경 옮김, 이상 아르케 펴냄)가 잇따라 나왔다. 뿌리총서는 끝없이 팽창하는 대도시에 견줘 소외 받고 있는 지역사회를 활성화하기 위한 일본, 유럽, 미국의 전략과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희망제작소가 기획한 시리즈다. 우리에게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전체적으로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하는 지 등을 알려주는 지침서로 볼 수 있다. 이번에 나온 세 권은 각각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가능해진 소규모 자영업, 농산어촌 체험, 행정기관과 주민, 대학, 기업이 파트너십을 이루는 자립 공동체를 주제로 지역사회가 건강해지는 방법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주민 창의성 바탕 건강한 지역사회로 이제는 우리 사회에서도 익숙한 개념이라 뿌리총서에 특별한 것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독자들도 있을 터.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발간사에서 “주민의 창의성에 바탕을 두고 주민자치운동으로 전개해야 할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가 자칫 주민은 들러리가 되고 지방자치단체와 용역회사들이 대신 만들어 주는 ‘살기 좋아 보이는 지역 만들기’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뿌리총서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내세워 전국적으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는 요즘, 우리에게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부분을 던져준다. 호소노 스케히로 일본 추오대학 교수는 ‘스마트 커뮤니티’에서 “정부에 의존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게 가장 우선되야 한다. ‘행정기관 대 주민’의 대립구도에서도 의식적으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과 관 모두 ‘우선은 파트너십’이라는 생각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권 1만 5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오동근린공원에 숲 체험장 조성

    강북의 대표적 도심공원인 오동근린공원에 아이들을 위한 숲 체험장이 생긴다. 강북구는 내년 4월까지 번동 산 17-4 일대 오동근린공원에 이 같은 숲 체험장을 조성한다고 1일 밝혔다.공원 주변 1.5㎞ 구간에 조성될 체험장은 평소 자연을 접하기 힘든 도시 아이들에게 숲과 자연으로 이뤄진 생태교육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호기심과 재미를 유발하는 다양한 체험시설로 교육 효과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구는 앞서 버섯 놀이집, 꽃·버섯·통나무 의자 등의 일부 체험시설 설치를 마쳤다. 금낭화, 옥잠화, 비비추 등 2150포기의 야생 초화류와 조팝나무, 병꽃나무 등 2770그루의 나무를 심어 조경 공사도 완료했다.아울러 나무마다 수목 설명판을 달고 계단과 배수대, 등산로, 날개벽 등 숲길 정비를 실시했다. 숲길 주변에는 돌멩이 모양의 스피커를 설치해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체험시설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조성된다. 우선 개미동산오르기, 로프오르기, 섬뛰기 등 모험놀이시설과 개구리사운드홀, 고양이시선 등 과학체험시설이 들어선다. 호랑이, 사슴, 장수풍뎅이, 딱정벌레, 다람쥐터널 등 모형관찰시설도 마련된다.구는 향후 숲 체험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유치원, 어린이집 등의 단체 체험을 유도할 계획이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아내 살해범은 엘크’ 의심받던 남편 누명 벗어

    ‘아내 살해범은 엘크’ 의심받던 남편 누명 벗어

    아내를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아 한때 경찰에 체포됐던 스웨덴 남성이 무죄로 판명났다.경찰이 엘크(말코손바닥사슴)를 진범으로 지목됐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9월 스웨덴의 로프타해머란 마을에 사는 잉게마르 웨스트룬드(68)는 호수 근처에서 다섯 살 아내 아그네타의 시신을 발견했다.그녀는 애완견을 데리고 숲으로 산책을 나갈 때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종적이 묘연했다.아내를 찾아 이곳저곳 헤맸던 그는 아내를 살해했다는 의심을 받아 곧바로 체포돼 경찰서 유치장에서 열흘을 지내야 했다. 하지만 아그네타의 옷에서 엘크의 털과 타액이 나왔다는 법의학 증거 때문에 그의 무죄가 입증됐다고 영국 BBC가 28일 전했다.웨스트룬드는 현지 일간 ‘엑스프레센’과의 인터뷰에서 “가족들과 나는 악몽에 시달려왔다.”고 털어놨다. 사실상 살인 혐의 수사는 5개월 전 종결됐는데 이제서야 무죄 판명이 나온 데 대해 경찰은 다음 주 기자회견을 열어 소상한 수사 과정을 설명할 예정이다. 유럽에선 엘크라 하고 무스로도 불리는 이 종은 대체로 낯을 가려 인간이 접근하면 멀리 달아나는 성향을 갖고 있다.그러나 ‘스위디시 라디오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정원에 떨어진 썩은 사과를 먹은 뒤에는 공격성을 드러내곤 한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백인들이 건넨 총·화약 사슴부족 미래 앗아간다

    백인들이 건넨 총·화약 사슴부족 미래 앗아간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보자. 득이 된다고 받아들인 일이 오히려 칼이 돼 돌아오는 경우. 캐나다 북쪽에 사는 이누이트(에스키모)의 한 부족인 ‘사슴부족(People of the Deer)’은 그 돌아온 칼이 행·불행을 넘어 삶의 근간까지 뒤흔들어 버린 경우다. 사슴부족이 좀 더 안락한 생활을 위해 받아들인 백인의 문명은 파괴적인 방향으로 그들의 삶을 잠식했으며, 10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수천명에 달하던 이할미우트(사슴부족의 하나)를 고작 40명만 남기는 참극을 초래했다. ‘잊혀진 미래’(팔리 모왓 지음, 장석봉 옮김, 달팽이 펴냄)가 전하는 이야기는 이렇다. 이할미우트는 수렵이 거의 유일한 생활방식이다. 이들의 주된 사냥감은 북쪽 툰드라 지방을 무리 지어 이동하는 사슴. 사슴의 고기는 식량으로, 털가죽은 옷으로, 지방은 기름으로, 이할미우트 사람들의 의식주는 사슴이 없으면 불가능할 정도다. 생활과 뗄 수 없기에 이들의 언어는 사슴을 지칭하는 낱말도 수십 개를 가지고 있다. 이할미우트의 숙련된 사냥꾼들은 활을 사용해 필요한 만큼만 사슴을 잡았다. 하지만 20세기 초 이야기는 달라졌다. 이곳에 발을 들인 백인 교역자들은 이할미우트 사람들에게 총과 화약이란 파괴적인 문명의 이기를 전했다. 사슴의 혀와 가죽을 모두 사들이겠다는 밀어와 함께. 총과 화약의 힘에 사슴들은 ‘학살’되기 시작했다. 고기가 식량이 되지도 못한 죽은 사슴들은 혀가 잘리고 가죽이 벗겨진 채 빈터에 가득 쌓였다. 백인 교역자들은 더 성능 좋은 총과 총탄을 전했고, 학살은 가속도가 붙었다. 문명의 배신이었고, 처참한 미래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잊혀진 미래’는 캐나다 작가 팔리 모왓이 1947년부터 2년에 걸쳐 보고 들은 생생한 이누이트 보고서다. ‘사슴부족 이누이트들과 함께한 나날들’이란 부제가 말하듯 당시 25살이던 모왓은 직접 툰드라 지역으로 스며들어 이 사람들과 함께 먹고 자고 생각하는 생활을 했다. 사슴부족이 살던 곳은 당시만 해도 캐나다 정부에서 발행한 지도에서조차 ‘지도 미완성 지역’으로 표기돼 있던 오지였다. 열다섯에 처음 북극을 보고 ‘북극 열병’에 걸렸다는 모왓은 단지 250㎏가량의 식량만을 싣고 이곳으로 들어간다. ‘다른 별의 마법이 아니고서는 이방인이 도착하지 않는 곳’에 들어간 이방인 모왓의 생존기는 눈물겹다. 마음에는 두려움을, 손에는 소총을 지닌 채 이 이상한 이방인을 맞이하던 사슴부족의 남자 ‘프란츠’. 처음 만난 사슴부족인 그와 모왓을 이어준 건 참 인간적이게도 바로 술이다. 술을 마신 프란츠는 처음 본 이방인에게 옛 이야기와 자신들의 생활에 대해 풀어내고 둘은 친구가 된다. 프란츠를 통해 40명 남짓한 이할미우트 부족 사람들을 알게 된 모왓은 이들과 함께 개썰매를 타고 다니고 같이 사슴을 잡는다. 마치 필드워크를 나온 인류학자처럼 모왓은 결코 익숙해지기 쉽지 않은 이 생활 속에서 사슴부족의 언어와 노래를 배우고, 금기와 의식·영적 세계를 알아 간다. 하지만 책은 박물학자나 인류학자의 시선과는 다르게, 또 철저히 타자의 시선을 배제한 채 쓰려고 했다. 450쪽에 달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얘기를 모왓은 보고 듣고 생활한 그대로 써내려 간다. 반면 그 노력과는 별개로 ‘왜 당신네 백인은 한 번 머물고 나서는 우리가 당신들의 도움이 가장 절실히 필요할 때에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것이냐.’는 오호토라는 젊은 남자의 물음처럼 모왓의 시도는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기도 한다. 책은 1951년 캐나다에서 처음 출간된 이래 40개국 이상에서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출간되며 전 세계에 이누이트의 현실을 알렸다. 곳곳에 이누이트인들을 그린 삽화와 모왓이 직접 촬영한 사진이 들어 있다. 소설 같은 유려한 문체와 내러티브를 가지고 펼쳐지는 이야기가 소설이 아니라는 사실이 ‘서글프다.’ 1만 5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부산 ‘트리천국’

    부산 ‘트리천국’

    ‘양치는 목자 트리, 에덴의 동산 트리, 스키 타는 산타 트리, 루돌프 사슴 트리….’ 올 겨울에 부산 시내가 온통 화려하고 환상적인 불빛으로 장식된다. 또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한 문화공연 등이 펼쳐져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봄꽃축제나 해변문화제, 영화제 등 계절별 축제와 달리 마땅한 볼거리가 없는 겨울철에, 부산시가 국내에선 처음으로 트리 축제를 여는 것이다. 부산트리문화축제위원회는 다음달 1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중구 광복동, 영도구 75광장과 고신대, 서구 송도해수욕장 등지에서 제1회 ‘부산트리문화제’를 연다고 12일 밝혔다. 부산역 광장과 부산시청 분수광장 등에도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대형 트리가 설치된다. ▲광복로 일대(광복동 입구∼창선치안센터)에는 공중 트리와 함께 에덴동산, 아기 예수의 탄생, 양치는 목자, 종려나무, 동방 박사, 포도원 이야기 등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20개의 테마존이 조성된다. ▲광복로 미화당 입구의 중앙무대 주변에는 디지털 트리가 화려하게 불을 밝힌다. ▲부산역~광복동(트리문화축제)~행복영도(희망의 빛축제)~고신대학(트리축제)~송도해변(성탄트리축제)으로 이어지는 ‘트리 관광코스’도 개발된다. 이건재 축제조직위원장은 “첫 트리문화제의 주제를 ‘온누리에 사랑의 빛을’으로 정했다.”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뜻과 함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산 도심상권을 부활시키자는 의미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축제기간인 한 달 내내 광복동 일대에서는 연극, 마술공연, 캐럴 대회 등 다양한 관람·체험 행사가 열린다. 총 1000만원의 상금과 부상을 준비한 거리공연에는 누구나 참여해 숨은 기량을 겨룰 수 있다. ‘사랑의 쌀’과 ‘사랑의 차’ 나눔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영도구 고신대에서는 캠퍼스 전체를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캠퍼스 안에 40여개 존을 설치, 1000만개 이상의 꼬마전구로 장식된 ‘산타와 루돌프’ 등 수백 개의 트리가 학교 안을 가득 채운다. 고신대 측은 홀몸노인, 소년소녀가장, 외국인 고학생을 돕기 위한 자선바자와 크리스마스 콘서트, 야외 먹을거리 등 문화행사도 마련한다. 영도구는 동삼동 75광장과 봉래교차로 교통섬, 영선윗교차로 등에서 ‘희망의 빛축제’를 연다. 서구도 송도해수욕장 해변 일대에서 첫 트리 문화제를 열기 위한 준비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김익태 광복로 상인연합회 회장은 “이번 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져 상권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상인들도 적극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예언자’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예언자’

    자크 오디아르는 유명 각본가인 아버지 미셸 오디아르를 따라 각본가로 먼저 활동했다. 이후 1994년에 감독으로 데뷔해 15년 동안 고작 5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었을 뿐이지만, 그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프랑스 감독으로 불린다. ‘위선적 영웅’, ‘내 입술 위에’,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으로 유수의 영화제에서 명성을 떨치던 그는 올해 칸영화제의 심사위원대상에 빛나는 ‘예언자’를 통해 세계적인 감독으로 떠오른다. 그간 범죄스릴러에 남다른 관심을 쏟아온 오디아르는 ‘예언자’에 이르러 자기 스타일의 한 챕터를 완성했다. ‘예언자’는 6년 형을 언도받은 범죄자 말릭의 감옥 연대기다. 고아에다 아랍인 2세인 말릭은 십대 시절부터 소년원을 전전하며 살았다. 스무 살을 앞두고 다시 범죄를 저지른 그는 진짜 범죄자들의 세계인 교도소로 들어가게 된다. 때마침 감옥 내 살인을 계획 중이던 코르시카 마피아조직이 말릭을 집행자로 지목하면서 그의 인생은 걷잡기 힘든 회오리에 휩쓸린다. 조직의 중간 보스인 세자르가 자신을 곁에 두고 노예처럼 부리는 것에 맞서, 말릭은 점차 철없던 소년에서 의젓한 남자로 탈바꿈한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평범한 사무직 여자가 범죄행위와 연결되는 과정을 그린 ‘내 입술 위에’, 불순한 행동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부동산업자가 예술에 눈떠 인간성을 회복한다는 이야기인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을 잇는 ‘예언자’는 아예 한 범죄자의 단면을 정면으로 돌파하고자 한다. 그리고 주인공을 비극의 희생양으로 삼지 않음으로써 평범한 범죄스릴러에서 탈피해 비범함을 득한다. 말릭은 가공의 인물이라기보다 실재하는 듯이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처럼 보이고, 영화는 싼 감정에 동요되거나 비극의 요소를 함부로 개입시키지 않은 채 인물의 발걸음을 뒤따른다. 이러한 객관적인 자세로 인해 자칫 유사다큐멘터리로 읽힐 법하지만, ‘예언자’는 사실적인 접근에 더해 인물의 내면으로 향하면서 드라마의 입체성을 구축한다. 교도소 내의 폭력적인 상황에 직면한 말릭은 끊임없이 존재의 입지를 강화하려 애쓴다. 교육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문맹에서 벗어나고, 주변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영역을 넓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영화는 말릭의 심리적인 부분까지 묘사한다. 살인당한 남자의 유령과의 초월적인 대화, 종종 등장하는 사슴이 은유하는 순수함의 갈망은 눈에 보이는 것 너머로 말릭이라는 인물의 존재감을 확장한다. 오디아르는 “말릭은 훌륭한 인물이다. 배움에 대한 좋은 자세를 지녔고, 잘 적응하며, 용기를 갖추었다. 그는 폭력을 극복한 지혜의 승리에 다름 아니다.”고 말했다. 이렇듯 인간의 성장과 승리의 드라마로 읽을 수 있고, 영화를 빌려 권력의 구조, 계급의 형성, 인종차별의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나, ‘예언자’의 진정한 위대함은 범죄자를 투명한 존재로 대하도록 만든다는 데 있다. 범죄자를 한 인간으로서 무턱대고 옹호하자는 게 아니라, 범죄의 삶을 살았던 인간을 직시하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물에 대한 판단, 범죄의 사슬과 영향에 대한 고민, 올바른 삶의 추구’를 각자의 화두로 남겨둔다. 극장 문을 나설 때 질문을 던지는 영화, 그게 좋은 작품이다. <영화평론가>
  • 1500년전 가야 ‘순장 인골’ 미스터리 풀렸다

    1500년전 가야 ‘순장 인골’ 미스터리 풀렸다

    2007년 12월 경남 창녕 송현동에 있는 한 고분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인골 네 구가 발견됐다. 남녀 두 쌍이 한 무덤에서 나왔으나 발굴팀은 신분을 가늠할 수 없었다. 이미 도굴꾼들이 다녀간 뒤였기 때문이었다. 무덤 주인 자리에는 관조차 없을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남아 있는 인골도 여인으로 추정되는 한 인골을 빼고는 팔다리의 뼈만 남아 있었다. ●학제간 융합연구의 개가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유골마저 도굴꾼들에게 짓밟힌 이들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고고학 법의학 해부학 유전학 화학 물리학 등 국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처럼 힘을 합쳤다. 이들 인골은 애초 법의학적인 방법으로 수습돼 컴퓨터 단층촬영과 3차원 정밀스캔, DNA 분석 등 각종 최첨단 검사를 거쳤다. 그 결과 이들은 1500년 전 함께 순장됐다는 사실 등 인골에 얽힌 미스터리가 어느 정도 풀렸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사인이 중독 또는 질식사였다는 것. 넷 중 여자 인골은 사랑니도 채 자라지 않은 키 152㎝의 16세 소녀였는데, 목이 졸리거나 독약을 먹고 죽어 주인과 함께 순장됐다. 당시의 사회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넓은 얼굴에 팔이 짧은 이 소녀는 정강이와 종아리뼈의 상태를 볼 때 무릎을 많이 꿇는 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머리뼈와 치아 상태에서는 평소 빈혈과 충치를 앓았음을 알 수 있고, 출산 경험은 없었다. 소녀의 신분은 6세기 가야지방에 살았던 시녀였다. 인문학과 자연과학 등 이른바 학제간 융합으로 밝혀낸 쾌거였다. ●잡곡보다 쌀·콩·고기 많이 먹어 함께 무덤 속에 누워 있던 다른 인골들은 팔다리 뼈 정도만 남아 있어 자세한 사정은 알기가 어렵지만 잡곡보다는 쌀·보리·콩·고기 등을 많이 먹어 영양 상태는 양호했다. 두 남자는 DNA 분석결과 외가쪽이 같은 혈통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는 더 있다. 남자 한 명은 엄지·새끼를 뺀 나머지 발가락마다 뼈마디가 하나씩 더 발견됐다. 이성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처음에는 기형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사슴뼈로 판명됐다.”고 전했다. 사슴뼈가 왜 거기서 나왔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런 전례도, 알려진 풍습도 없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 등이 실시한 ‘고대 순장인골 복원연구사업’의 성과다. 7일 전북대에서 열리는 제33회 한국고고학전국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책에서만 보던 곤충 직접 보아요

    “신기한 곤충들이 여기 다 모였네.” 서울 노원구는 오는 15일까지 서울영어과학교육센터에서 열리는 ‘SEE! 곤충파라다이스’ 전시회를 통해 이색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매년 여름 개최하는 공룡전시회에 이어 화제를 모을 행사로,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를 위한 구의 열의를 담고 있다. 전시회에선 교과서에 등장하는 곤충을 비롯해 국내에 서식하는 나비·사슴벌레·장수풍뎅이 등 총 200여종, 500여점의 각종 곤충 표본과 생물이 전시되며 어린이들에게 이색 경험을 쌓게 할 다채로운 체험이벤트도 펼쳐진다. 특히 멸종 위기에 놓여 환경부 보호종으로 지정된 상제나비와 붉은 점모시나비 등 흔히 볼 수 없는 곤충 표본들이 전시돼 곤충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회 관람시간은 휴관일인 금요일을 제외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관람료는 없다. 또 매주 일요일 2층 영어카페와 3층 지구탐험실에서는 장수풍뎅이 키우기, 장수풍뎅이 및 사슴벌레 표본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코너가 함께 마련된다. 체험이벤트 참가비는 5000원. 일요체험교실은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50분 간격으로 5차례 진행된다. 노원구 관계자는 “평소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접했던 곤충 표본을 보면 자연을 훨씬 가깝고 소중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어린이들에게는 생태체험학습의 장으로, 어른들에게는 휴식공간으로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고와서 더 슬픈…호동, 낙랑과 발레를

    고와서 더 슬픈…호동, 낙랑과 발레를

    지난달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국립발레단 연습실. 동작을 지시하던 허스키한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여성 무용수들의 얼굴과 등에 땀이 흥건한데도 문병남 국립발레단 부예술감독은 연달아 “다시!”를 외친다. 여성 무용수 여덟명이 일렬로 자세를 잡고 있다가 캐논 형식(여러 무용수가 순차적으로 반복하는 형태)으로 빠져나가는 장면에서 박자가 맞지 않아서다. 문 부예술감독이 벌떡 일어났다. 피아노 음악에 맞춰 발을 구르고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을 세며 몇번을 무용수들과 연습한 뒤에야 하나의 동작이 완벽하게 정리됐다. 이어 등장한 주역 무용수 김지영과 이동훈. 낙랑과 호동의 결혼식 장면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2인무를 섬세한 손짓와 흐트러짐 없는 동작으로 끝내자 문 감독의 입에서 “잘했어.”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웬만해선 나오지 않는 말이다. ●21년 전 공연 다시…그러나 확 달라졌다 창작발레 ‘왕자 호동’의 공연을 앞둔 국립발레단 연습실은 후끈한 열기로 가득하다. 제각각 다른 운동복을 입고 전막 리허설을 하는 중에도 표정과 동작은 무대에 오른 듯 진지하다. 사뭇 긴장감까지 도는 것은 국립발레단에게 ‘왕자 호동’의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국립발레단의 ‘왕자 호동’은 고(故) 임성남 초대 예술감독의 안무로 1988년에 초연했다. 당시 호동은 문병남 부예술감독, 낙랑은 최태지 국립발레단 단장이었다. 20여년 전 낙랑과 호동이 이제는 새로운 낙랑과 호동을 만들어내는 셈이다. 물론 내용은 고구려 왕자 호동과 낙랑국의 공주 낙랑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대로 따른다. 국가, 전쟁, 사랑, 배신, 죽음 등 인생의 모든 것을 담은 이야기에 화려함과 웅장함을 덧댔다. 한국의 대표적인 안무가 국수호가 총연출을 맡고 신선희 디자이너가 해와 달, 삼족오 등의 상징과 문양을 이용한 웅대한 무대를 만들었다. 무대 의상으로 유명한 제롬 캐플랑이 아름다운 결을 살린 의상으로 세련미를 더했다. 조석연이 작곡한 배경음악에는 대편성 관현악과 우리 전통악기가 어우러진다. 2막 12장의 모든 과정이 완전히 새롭다. ●놓칠 수 없는 세 커플의 미학 놓치기 아까운 장면들도 많다. 1막 1장부터 28명의 남성 무용수가 고구려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역동적인 군무로 시작한다. 호동과 낙랑이 서정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추는 아다지오(1막 6장)와 결혼식(2막 7장)에서 선사하는 다채로운 축하무는 한국미가 첨가된 아름다운 장면이다. 사냥, 전투, 태권무 등의 장면에는 무술 동작도 넣어 ‘왕자 호동’을 발레·한국무용·태권도를 결합한 종합예술로 만들어냈다. 의상도 눈에 띈다. 고구려 대무신왕의 의상은 붉은 색과 보라색을 조화시켰고, 낙랑국 최리왕의 의상은 파랑으로 대비된다. 호동은 고귀한 금색을, 낙랑은 순수의 살구색을 많이 사용했다. 잠시 등장하지만 비극을 암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흰 사슴’의 의상은 남성 무용수의 육체미를 그대로 드러낸다. 물론 가장 주목할 것은 주역 무용수인 김주원·김현웅, 김지영·이동훈, 박세은·이영철이 보여주는 서로 다른 매력이다. 김주원·김현웅이 부드럽고 노련한 낙랑과 호동이라면 김지영·이동훈은 테크닉이 뛰어난 완벽형이다. 이영철과 첫 전막 주역 데뷔를 하는 박세은 커플은 순수하고 산뜻한 연기로 신선한 감흥을 선사한다. ‘왕자 호동’은 오는 18∼2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5000원∼10만원. (02)587-6181.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문화의 향기 흐르는 안성

    문화의 향기 흐르는 안성

    속절없이 깊어만 가는 가을이다. 소슬한 바람이 불면 애써 묻어뒀던 가슴 속 애잔함이 스멀스멀 새어나온다. 더이상 멈칫거릴 수 없다. 세상은 남자의 가을을 단순히 치기어린 감상(感傷)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매일 잔소리로 들볶던 아내라면 남편을 위해, 용돈타령 일삼던 자식이라면 아버지를 위해, 장가 안 가서, 아들을 안 낳아서 늘 걱정이던 노모라면 아들을 위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애인이라면 자신의 남자를 위해, 뭔가 슬쩍 눈감아 줘야 하는 계절이다. 간단히 배낭 꾸리고 꼭꼭 씹어 읽을 시집 한 권 집어넣고 떠나는 나만의 여행을 가져보자. 멀리 떠나도 좋지만 가까워도 나쁘지 않다. ‘지금, 여기’의 나는 ‘그때, 거기’의 나로 인해 만들어진 모습이다. 가을은 나를 직시(直視)하는 여행의 시간이다. 이것저것 재지 말고 훌쩍 떠나라. 중요한 것은 한 걸음, 한 걸음 나를 찾아가는 그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남자의 가을이다. 안성이 바로 안성맞춤이다.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닿는 가까운 곳에 있다. 코스는 칠장사, 또는 석남사 들러 고삼 호수 언저리가 좋다. 멀리 떠나도 금세 돌아와야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리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아도 애써 하룻밤 머물러 볼 필요가 있는 곳이 있다. 안성이 바로 그런 곳이다. 물안개 자욱히 피어오르는 고삼 호수의 새벽 풍경은 꼭꼭 묻어둔 인생의 비의(秘意)를 다시금 되새겨보게끔 만든다. 가을 남자의 여행에 빠트릴 수 없는 절실한 것 아닌가. 늘 그렇듯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다. 한 걸음 한 걸음씩 뚜벅뚜벅 걸어야 한다. 빛바래고 너덜너덜한 표지의 박두진 시집을 들고 아련했던 문청의 기억을 떠올려볼 수도 있다.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어느 숲 어귀에서, 호수 언저리에서 ‘해’ 또는 ‘호수’를 떠올리며 박두진의 시 감성을 맞닥뜨릴 수도 있다. 고은의 시집 또한 어떤가. 23년에 걸쳐 쓰였으며 30권 완간으로 치닫고 있는 ‘만인보’ 중 아무거나 하나 움켜쥐고 다니다가 고은의 사람들을 나의 사람으로 끄집어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되겠다. ●조병화·박두진… 시인들의 흔적을 따라서 안성은 시인의 고향이다. 어디를 가도 조병화(1921~2003), 박두진(1916~1998)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박두진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 시인이자 화가였던 조병화 역시 안성에서 태를 묻고 뼈를 묻었다. 조병화의 거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난실리 조병화 문학관에는 그의 육필 원고, 만년필, 모자, 럭비공(그는 럭비를 무척 좋아했다.) 등 여러 유품, 생활했던 공간 등이 잘 보존돼 있다. 며느리 김용정씨가 대표로서 문학관을 관리하고 사람들을 안내한다. 늘 공개하지는 않는 집필실을 김 대표를 따라 들어가 보니 마치 글을 쓰다가 잠시 자리를 비운 듯 책상 위에는 원고지와 펜이 놓여 있고, 옷걸이에는 코트와 모자가 편안하게 걸려 있다. 벽난로를 좋아했다는 시인의 취향대로 문학관 실내마다 벽난로가 만들어져 있다. 추운 겨울밤 창밖의 삭풍 몰아치는 소리 중간중간에 타닥타닥 나무 타는 소리 섞이면 참 운치있었겠구나 하는 부러움이 슬며시 든다. 안타깝게도 박두진의 문학관은 아직 온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안성문예회관 자료실에 관련 자료들이 있고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는 정도다. 아쉬움을 달래려 금광면 오흥리 생가를 찾았지만 이곳 역시 이정표 되는 간판만 있을 뿐 외부인에게 친절한 내용을 갖고 있지는 않다. 오후 저물어가는 햇살에 반짝거리는 금광호수만이 그 어느날 시인의 발걸음을 말없이 기억해 내고 있는 듯했다. 뿐이랴. 매년 노벨문학상을 발표하는 10월 즈음이면 문학기자들이 진을 쳤다가 아쉬움에 발길 돌리던 시인 고은이 지내는 곳이 있다. 벌써 십수년 넘게 살고 있으니 아예 안성 사람이 다 됐다. ●고즈넉한 칠장사 은행나무길 걸어보셨나요 칠장사는 여러 얘깃거리를 품고 있는 아주 재미있는 절이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칠현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산 속에 푹 안겼으면서도 내려다보이는 넉넉한 전망까지 함께 갖고 있어 그저 휙 둘러보는 맛도 충분하다. 칠장사까지 다다르는 길은 호젓하기만 하다. 17번 국도에 올라선 뒤 차창 열고 상쾌한 공기를 10분 남짓 들이켜다 보면 칠장사 외곽 주차장과 함께, 제법 예술을 이해할 법한 근사한 일주문과 은행나무길이 나온다. 대웅전 바로 아래쪽까지 차로 갈 수 있지만 이곳에서 내려 천천히 걸어오르는 것이 칠장사를 즐기는 첫걸음이다.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알고 보니 이곳은 대구 팔공산 갓바위 못지않은 수험생들의 단골 기도 장소란다. 천안 살던 ‘과거 수험생’ 박문수가 한양 가는 길에 하룻밤 묵으며 시험을 잘 보게 해달라며 기도를 올리고 잠이 들었는데 그날 밤 꿈에 시험의 시제(試題)를 보았다고 한다. 장원급제는 당연지사였다. 이른바 ‘몽중등과시(夢中登科詩)’의 전설이다. 수능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의 어미들은 혜소국사비 앞의 나한전에 모여 치성을 드리고 있다. 이 밖에 갓바치 스님의 제자였던 임꺽정이 공들여 깎았다고 전해지는 ‘꺽정불’ 이야기, 어린 궁예의 활 연습장 터, 혜소국사에게 교화돼 일곱 도적에서 일곱 나한으로 해탈한 이야기 등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석남사 역시 여름철 무성하던 물과 사람은 간데없고 고즈넉하다. 석남계곡 물줄기를 따라 만들어진 차 한 대 간신히 지나갈 길을 굽이굽이 돌아가면 오밀조밀 예쁜 가람배치를 보여주는 석남사가 나타난다. 경내에서 노스님을 만나면 누군지 몰라도 일단 살갑게 인사하고 한 말씀을 구해 보라. 주지인 정무 스님의 재미있는 말씀과 맛난 차를 얻어먹을 수 있다. 이때 즈음이면 슬슬 혼자보다는 누군가 함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치민다. ■가족과 함께라면 훌쩍 떠난 것이 가족에게, 애인에게 미안했다면 아쉬워하지 말라. 미리 가족 여행 답사 다녀왔다고 씩씩하게 얘기하면 된다. 나를 찾을 수도 있는 절대적 모색의 시간을 만들 수도 있는 곳이지만 아이와 함께 즐겨도, 애인과 서로 어깨 나눠주며 다니기에도 모두 좋은 곳이지 않은가. 사실 그들 역시 당신의 짧은 일탈을 충분히 이해하고 눈감아주고 있다. 고독과 사색의 공간이었던 칠장사가 아이들과 함께라면 오랜 시간의 역사를 한 몸에 지니고 있는 이야기 보따리가 되고 박두진, 조병화 등 시인의 순수함과 아름다움은 함께 읊조려도 충분히 흥겨운 것들이다. 특히 너리굴 문화마을은 하룻밤 머물면서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천연비누 등 각종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이 많다. 사슴 목장과 산책로 등은 자연 생태계를 바로 곁에서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대안미술공간 소나무’가 만든 호랑이가 우글우글하는 복거 마을도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곳이다. ●여행 Tip 매주 토요일 안성시에서 운영하는 당일치기 시티투어가 있다. 남사당 공연, 각종 볼 곳들을 둘러볼 수 있다. 또한 역시 매주 토요일 그린투어가 진행된다. 관광보다는 주로 인삼조합, 포도농원, 배농장, 한우농장 등 농촌체험이다. 시티투어는 1만 8000원(어린이 1만 5000원)이고, 그린투어는 2만원(어린이 1만 7000원)으로 오전 9시 서울남부터미널 앞에서 출발한다. 예약 (02)588-7464. 글 사진 안성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꾸미고 싶은 인간의 욕망 그 기원은?

    꾸미고 싶은 인간의 욕망 그 기원은?

    목걸이, 귀걸이, 반지 등 인간을 돋보이게 하는 화려한 장신구들. 그 꾸미고 싶은 욕망의 기원은 대체 어떤 모습일까. 새달 15일까지 서울 삼청동 실크로드박물관에서 열리는 ‘디자인, 그 오래된 완성: 몽골고원의 선사시대 장신구’ 특별전은 선사시대 몽골 지역 사람들이 사용했던 장신구들을 모았다. 이 전시에는 기원전 9000년 것부터 기원전 100년까지의 유물 총 100여점이 나온다. 모두 장혜선 실크로드박물관 관장이 지난 20여년간 네이멍구(內蒙古) 지역을 오가며 모아 소장해 온 것들로, 국내에서는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특히 전시 유물 중 기원전 2000년경 것으로 추정되는 ‘모직 줄에 돌장식을 매단 목걸이’는 다른 지역에서도 출토된 바 없는 희귀 유물이다.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출토된 이 목걸이는 양털로 꼬아 만든 약 35㎝ 길이의 펜던트 끈에 돌로 깎은 4㎝ 정도의 타원형 펜던트가 달려 있는 형태다. 제작된 지 4000년이 지났지만 모직끈과 펜던트 둘 다 모두 양호한 상태로 보존돼 있어 연구 가치도 높다. 이외에도 유물들은 단순히 끈에 조개껍질이나 동물뼈 등을 꿴 것에서부터 나무를 조각해 엮은 것, 흙으로 만든 토제 목걸이, 터키석으로 만든 장신구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호랑이·봉황 등 동물이 새겨진 청동이나 금제품들도 전시되며, 부적의 의미가 강한 사슴뿔로 만든 펜던트 등 특이한 장신구들도 만나볼 수 있다. 유물들은 단일 전시관 안에 목걸이, 펜던트, 반지, 귀걸이 등 종류에 따라 묶어 전시, 장신구 종류별로 석기시대를 거쳐 청동기·철기로 넘어가며 발전하는 세공기술 및 디자인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꾸몄다. 장혜선 관장은 “이번에 전시된 장신구들은 고대의 디자인 기술을 잘 반영해 보여주는 유물”이라면서 “이를 통해 현대인들과 마찬가지로 선사시대에도 존재했던 인간의 꾸미고자 하는 본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전국플러스] 울산대공원서 희귀곤충 전시

    살아있는 외국의 희귀 곤충들이 울산대공원에서 1개월간 전시된다. 울산시 시설관리공단은 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울산대공원 나비식물원에서 동남아 열대곤충 14종 1400여마리를 전시한다. 시설관리공단은 1700만원을 들여 열대곤충들을 말레이시아 등으로부터 들여왔다. 전시되는 열대곤충은 나비 100여마리를 비롯해 사슴벌레, 잎벌레 등 총 1400여마리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주로 서식하는 사슴벌레의 일종인 ‘프레이터 왕바구미’(크기 40~95㎝), 나뭇잎과 거의 구별이 되지 않는 잎벌레과의 ‘나뭇잎벌레’, 말레이시아·필리핀 등에 서식하는 ‘비블리스 네발나비’ 등이 선보인다. .
  • JAPAN 문화의 뿌리 나라현을 가다

    JAPAN 문화의 뿌리 나라현을 가다

    │나라(일본) 이경원특파원│최근 충남의 어느 시골을 갔다. 버스가 다닌 지 채 5년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요즘 흔치 않은 깡촌임에도 멀리 고층 아파트 몇 채가 보였다. 대한민국 어느 곳도 아파트 역병(疫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적어도 여행이 휴식을 의미한다면, 스카이라인과 네온사인에 이력이 난 현대인들이 한적한 곳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파트 광풍에 허덕이는 한국인에게는 더욱 더. 사흘간 발도장을 찍고 온 일본의 나라(奈良)현은 이런 면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곳이다. 오사카부와 교토부 등 대도시에 둘러싸여 있지만 고층건물이 아닌 골목이 눈에 들어오는 소소한 매력이 있다. 나라현에 고층 건물이 없는 이유는 건축업자들이 공사를 꺼려하기 때문이란다. 나라현 관계자는 “땅을 파면 뭔가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우스갯소리를 건넨다. 나라현은 ‘아스카시대’와 ‘나라시대’가 시작된 일본 역사의 뿌리이자 보고(寶庫)다. 공사를 시작하면 국보급 유물이 출토돼 공사가 지체될 때가 많아 업자들이 달가워할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 덕분에 나라현은 일본 고유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됐다. 일본의 전통이 자연스레 물들어 있는 골목의 풍광과 여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담한 일본의 목조 가옥은 마치 소인국에 온 느낌을 자아낸다. 간사이 공항에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아스카 지역은 이런 분위기를 느끼기에 최적의 장소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 구석구석 골목을 누비는 데 반나절이면 족하다. 자전거 대여료도 1시간 300엔(약 4000원), 하루 1000엔으로 일본의 높은 물가 치고는 저렴하다. 일본의 전통 기와가 덮여 있는 가옥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지만 담이 낮아 도리어 탁 트인 느낌이다. 낮은 담 너머 다섯평 남짓한 자그마한 마당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정원이 눈길을 끈다. 이렇게 이쁘게들 산다. 일본 문화의 뿌리답게 골목 곳곳에 있는 국보급 유적지는 운치를 더한다. 거석을 쌓아 올린 이시부타이 고분, 일본 최고(最古)의 절인 아스카데라, 에도시대의 건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이마이초 마을 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학창시절 배운 국사 교과서가 어렴풋이 생각난다. 삼국통일 뒤 일본으로 건너간 백제인들이 이곳 아스카에 터전을 잡고 일본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구절. 아스카데라 주지스님이 “아스카 문화는 한국으로부터 문화를 받아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한국인을 무척 좋아한다.”고 반색하며 맞이한다. 아스카를 벗어나 나라현의 현청 소재지 나라시로 향한다. 나라현에서 가장 큰 도시지만 그 모습은 여느 대도시처럼 화려하지 않다.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와카쿠사산 정상에 오르면 도시 전경이 한 폭의 양탄자 같다. 높은 건물로 어디 한 곳 모난 구석이 없다. 와카쿠사산 아래 나라공원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천마리의 사슴들이 뛰어노는 곳이다. 목동이 먹이를 주기 위해 나팔을 불면 숲속에 있던 사슴들이 쏜살같이 뛰어 나온다. 머리로 사람들의 몸을 건드리며 먹이를 달라고 아양을 부릴 때면 여기저기서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공원을 빠져 나오는 길목에는 우키미도라는 육각정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연못과 숲, 멀리 보이는 산이 함께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 같다. 바람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에 귀가 뻣뻣해진다. 현청 소재지 한복판에 있는 공원이 맞나 싶다. 나라 공원을 빠져나오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가스가타이샤 신사와 도다이사 등 일본이 자랑하는 유적지가 있다. 오층탑의 위엄을 느낄 수 있는 고후쿠지사, 신성한 산이라 하여 벌채가 금지돼 있는 가스가산 원시림도 자전거로 산책하며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나라 시내 긴데쓰 나라역 주변을 걷다 보면 대표적인 골목 ‘나라마치’가 나온다. 아스카의 골목이 논과 어우러진 한적한 모습이 특징이라면 나라마치는 다소 도시화된 세련된 맛이 있다. 목조 창살이 내부를 가리고 있어 다소 투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흑백사진을 보는 듯한 여운이 느껴진다. 나라 시내에서 버스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이카루카 지역은 ‘일본 국보의 총아‘로 불리는 호류사로 유명하다. 아스카시대 불교를 보급하는 데 힘쓴 쇼토쿠 태자가 607년 창건한 이 절은 일본인들의 자부심이 그대로 배어 있다. 국보급 문화재만 190점에 달한다. 백제의 승려 담징이 그렸다는 금당벽화를 비롯해 백제 관음상 등 우리 문화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금당벽화가 담징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가이드의 말이 다소 거슬리긴 했지만 민족주의는 잠시나마 접어뒀다. 일단 그들이 보여주는 것 자체에 집중하고 싶었던 까닭이다. 이카루카에서 차를 타고 시기산을 오르면 멀리 오사카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이곳의 야경은 나라현 최고의 백미로 꼽힌다. 시가·이코마 스카이라인 로드의 우거진 숲 사이로 멀찌감치 보이는 도시의 야경은 마치 달빛에 반사된 밤바다같이 신비롭다. 야경의 아쉬움을 접고 시기산의 한 온천에서 몸을 데운다. 우거진 숲 사이 노천을 발가벗은 몸으로 거닌다는 게 여간 어색하지가 않다. 나라현의 온천은 규모가 크지 않아 유명세는 덜하다고는 하지만 아쉽진 않았다. 나라의 한적한 분위기 덕분에 풀어낼 여독이 크지 않았던 까닭이다. 지금 나라현은 축제 준비로 분주하다. 오는 2010년 ‘헤이조쿄(나라의 옛 이름) 천도 1300주년’을 맞이해 1년 내내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잔뜩 들떠 있는 분위기다. 지난 23일에는 축제 100일 전 행사도 성대히 치렀다. 일본 역사의 시작은 보통 6세기 중엽 아스카 지역에서 시작된 ‘아스카시대’로 보고 있지만 본격적인 중앙집권 국가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기준점은 ‘나라시대’가 개막된 710년 헤이조쿄 천도를 꼽는다. 아스카 시대가 ‘일본의 잉태’를 의미한다면 헤이조쿄 천도는 ‘일본의 탄생’을 뜻한다. 그만큼 일본인들의 마음 속에 ‘710년’의 의미는 크다. 나라현은 이번 행사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나라시의 헤이조궁 유적지에서는 관광객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된다. 내년 4월24일부터 11월7일까지 개최되는 유적지 탐방 투어를 비롯해 고대 일본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한 퍼레이드가 열린다. 고대의상을 입어볼 수 있는 체험을 비롯해 붓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이밖에 4월24일부터 5월9일까지 ‘꽃과 신록의 페어’, 8월20일부터 27일까지 ‘빛과 등불의 페어’, 10월9일부터 11월7일까지 ‘헤이조쿄 페어’가 열리며 관광객들을 끌어 모은다. 이번 헤이조쿄 천도 축제를 비롯해 나라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나라현 한국어 홈페이지(www.pref.nara.jp/nara_k/)를 참고하면 된다. 글 사진 leekw@seoul.co.kr
  • “고향길에 만난 문닫은 초등학교 쓸쓸함 더해요” 추억 사라지는 ‘寒가위’

    “고향길에 만난 문닫은 초등학교 쓸쓸함 더해요” 추억 사라지는 ‘寒가위’

    한가위 보름달은 어디에나 뜨기 마련이지만, 고향에서 맞는 그것은 더욱 정겹다. 귀성길이 고달파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고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게 현수막이었다. 마을 어귀 현수막에는 ‘16회 동창회, 21회 체육대회, 30회 동창모임-장소는 초등학교’라고 적혀 있었다. 고향을 찾는 이들에게 모교는 만남의 장소이자 지역사회 구심점이었다. 그러나 이런 현수막이 내걸리지 않는 마을이 늘고 있다. 모교가 폐교된 탓이다. 1999년 문을 닫은 전남 담양군 수북남초등학교(36회·졸업생 총수 2434명). 이 학교는 병풍처럼 둘러선 추월산 아랫녘 드넓은 황금들판 한가운데 자리했다. ●초등학교는 ‘내마음의 고향’ 추석을 사흘 앞둔 30일 고왕석(51·개동리)씨는 “초등학교는 고향을 지키며 사는 우리들에게 맘의 고향이었다. 폐교된 이후 왠지 허전하다.”고 말했다. 본관 건물 뒤편으로 간 그는 “3~4학년 때 학생수가 많아 여기 가건물에서 책걸상도 없이 가마니때기를 깔고 엎드려 공부했다.”며 그곳을 가리켰다. 정부와 시·도교육청은 1982년 교육의 효율성과 재정절감이란 명분 아래 학교 통폐합에 착수, 올해까지 3594개의 전국 초·중·고교를 폐교했다. 통폐합에 대한 찬반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하나둘씩 문을 닫는 학교를 바라보는 마을 주민과 동문들은 씁쓸하기만 하다. 가을 운동회가 열렸던 추석이 다가올 때면 가슴 한편이 허물어져 내린다. 1959년 개동마을에 들어선 수북남초교는 폐교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당시 지역민들의 자긍심이 남달랐던 흔적이 생생했다. ●추석땐 운동회 생각나 더 허전 마을별로 주민들이 선의의 기증 경쟁을 벌여 학교 정문 옆에 조각 동물원이 생겨났다. 1m 높이의 사자상은 1977년 안기열씨가 기증했다. 헐어서 이름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코끼리·호랑이·물개·악어상 등도 기증자가 달랐다. 바로 옆 어린이 헌장탑은 1978년에 최사봉씨가, 본관 현관 앞의 효자상인 정재수상은 1977년 신승균씨가, 이승복 횃불동상은 같은 해 채홍기씨가 세운 것이다. 독서상·사슴상·류관순 언니상 등도 기증자 이름이 주민이었다. 이것들만 우두커니 빈 학교를 지켰다. 2회 졸업생 신현길(59)씨는 “초창기에는 공부보다 학교 짓는 데 필요한 냇가 모래와 자갈을 책보자기에다 퍼나르던 시간이 더 많았지만, 그래도 즐거웠다.”며 “내 손으로 학교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동창들이 모교에 대한 애정이 깊다.”고 말했다. 김선욱(53·개동리)씨는 “추석 연휴 기간 마을 대항 축구가 있는 날이면 동네 전체가 음식을 장만해 학교 운동장에서 나눠 먹는 등 그야말로 잔칫날이었다.”고 기억했다. 몇몇 졸업생들은 “학교 다닐 때 직접 심었던 나무가 지금 거목으로 자랐지만 학교가 사라지면서 우리 졸업생들이 기댈 곳이 사라졌다.”고 씁쓸해했다. ●졸업생들 “기댈 곳 사라졌다” 당시 학교 바로 앞에서 문방구를 하던 ‘욕쟁이 할머니’인 김양자(90)씨의 손자 김진수(36)씨는 “할머니께서 문방구를 해서 가족의 생계를 꾸렸다. 우리 가게 밑으로도 문방구가 2개나 더 있었지만 모두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는 총동창회가 없다. 대신 서너 기수가 한꺼번에 모교에서 1년에 한 번씩 만난다. 졸업생들이 다들 선후배지만 폐교 여파로 연계모임이 단절됐다. 주민들은 “초등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동창회나 동네별 체육대회, 지역사회 모임 등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담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씨줄날줄] 가마꾼의 어깨/김종면 논설위원

    국무총리 정운찬.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일주일간 “생애 가장 긴 시간”을 견뎌낸 그가 마침내 일국의 재상 꿈을 이뤘다. 그는 임명동의안이 처리된 뒤 “‘가마를 타게 되면 가마꾼의 어깨를 먼저 생각하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말씀을 되새기겠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조선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귀양에서 풀려나 향리로 돌아와 쓴 한시 ‘견여탄(肩輿歎, 가마꾼의 탄식)’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다산은 가마 타는 즐거움은 알아도 가마꾼으로 징발된 백성의 괴로움은 모르는 관리들의 도덕적 무감각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사람들 가마 타는 즐거움은 알아도/가마 메는 괴로움은 모르고 있네/가마 메고 험한 산길 오를 때면/빠르기가 산 타는 노루와 같고/가마 메고 비탈길 내려올 때면/우리로 돌아가는 염소처럼 재빠르네…기진맥진하여 논밭으로 돌아오면/지친 몸 신음 소리 실낱같은 목숨이네/이 가마 메는 그림 그려/임금님께 돌아가서 바치고 싶네” 다산이 생생히 묘사했듯 밧줄에 눌려 어깨에 자국이 나고 돌에 차여 발이 부르트는 가마 메기의 괴로움을 관리는 알 길이 없다. 그러니 가마꾼을 부리는 관리로서 그들의 어깨를 먼저 살피는 것은 당연한 도리다. 가마꾼의 어깨란 곧 나보다는 남, 사회적 강자보다는 약자를 뜻하는 것일진대 정 총리의 일성은 진보 ‘서민총리’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 그러나 서민출신이지만 진짜 서민은 아닌 것으로 밝혀진 그가 과연 가마꾼의 어깨를 늘 생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조선 전기의 학자 매월당 김시습은 이조판서를 맡아 달라는 세조의 간곡한 요청을 “사슴이 마을에 내려가면 개한테 물릴 뿐”이라며 결단코 거절했다고 한다. 지금도 그런 기개 있는 사회라면 얼마나 좋을까. 총천연색 흠집이 드러난 정 총리는 비록 야당의 말이지만 하수인, 반신불수총리 등 온갖 욕을 다 들으면서도 총리 자리에 강한 집념을 보이며 ‘최고 관리’가 됐다. 그는 국가에 봉사함으로써 채무를 갚아 나가겠다고 했지만 이 참담한 신뢰 붕괴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정 총리는 언젠가 “이론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문제를 더 멀리 깊게 볼 수 있다.”고 했다. 아무쪼록 그런 혜안의 정치, 아니 행정을 펼치길 바란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서귀포에 한국판 ‘에비앙’ 만든다

    제주 서귀포시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물산업 단지가 조성된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하원동과 도순동 일원의 속칭 ‘거린사슴’(해발 450∼580m) 일대 40만㎡에 2012년까지 국비 61억원과 지방비 96억원 등 모두 157억원을 들여 ‘제주워터 클러스터’를 만든다고 22일 밝혔다. 물산업 단지가 조성되는 곳은 한라산 1100도로와 서귀포 제2산록도로가 교차하는 동북쪽 일대로, 제주도 환경자원연구원의 조사 결과 천연탄산수·미네랄 워터·바나듐수·연수 등 다양한 지하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도는 이곳에 물과 바이오·건강 등을 융합시킨 테마형 클러스터를 조성, 프랑스의 에비앙이나 하와이의 해상심층수산업단지(NELHA) 못지않은 특화된 산업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단지에는 고품질 지하수를 활용한 먹는 샘물, 기능성 음료 및 혼합음료, 맥주와 특산주 등의 주류제품을 비롯해 탄산수, 고 미네랄 워터를 이용한 전문적인 체류형 수치료센터 등이 들어선다. 또 먹는 샘물인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는 제2삼다수공장을 건설해 먹는 샘물과 기능성 음료의 생산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전재도 환경자원연구원 물산업육성과장은 “물산업 단지에 다양한 기업들이 입주하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다른 연관산업과 동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서귀포항을 통한 물류가 늘어나 서귀포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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