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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만에 부활한 ‘좀비사슴’···“치료 방법 없다”

    20년 만에 부활한 ‘좀비사슴’···“치료 방법 없다”

    미국 뉴욕주에서 20년 만에 일명 ‘좀비 사슴’ 사례가 확인돼 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좀비 사슴’은 사슴 질병인 광록병을 의미한다. 광록병의 정식 명칭은 만성소모성질병(CWD, Chronic wasting disease)으로, 사슴이나 엘크 등 사슴류에 감염돼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히며, 뇌가 파괴되면서 스펀지처럼 구멍이 생기는 증상을 동반한다. 평범한 사슴에 비해 인간을 덜 무서워하게 되고 얼굴표정이 사라지며, 마치 광우병에 걸린 소처럼 침을 흘리거나 주저앉는 증상을 보인다. 이 병에 걸린 사슴을 두고 ‘좀비 사슴’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뉴욕주 당국과 환경보호부는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국경과 인접한 지역에서 광록병에 걸린 사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뉴욕주에서 광록병 사례가 확인된 것은 2005년 이후 약 20년 만이다. 뉴욕주 당국은 “정기 검사 과정에서 해당 질병에 걸린 사슴을 발견했다. 다만 야생 사슴 개체군에도 광록병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 “광록병이 공중 보건에 미치는 위협은 낮다. 그러나 해당 질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사슴 고기는 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질병에 걸린 사슴 고기 먹고 사망한 사례앞서 지난 봄 미국과 캐나다 전역 중 최소 32개 주(州)에서 광록병 사례가 확인됐으며,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서식하는 사슴의 4분의 3 가량이 광록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당국이 비상에 걸렸었다. 특히 질병에 걸린 사슴 고기를 먹었다가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광록병의 인간 감염 여부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쏟아졌다. 지난 4월 미국 텍사스대학교 의과대학 소속 조나단 트라우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에 따르면, 2022년 광록병에 감염된 사슴을 먹은 사냥꾼 두 명이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 진단을 받은 뒤 사망했는데, CJD에 감염된 배경에 광록병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CJD는 변종 프리온(광우병 유발 인자)에 의해 뇌에 구멍이 뚫려 뇌 기능을 잃는 질환이다. 연구진은 당시 CJD에 감염돼 사망한 사냥꾼 두 명이 실제로는 광록병 전염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CJD는 광록병과 마찬가지로 프리온을 통해 전염되며, 사망한 두 사람은 당시 광록병에 감염된 사슴 개체군의 고기를 섭취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사망한 사냥꾼들의 부검을 실시한 결과 CJD로 인한 사망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이 광록병에 감염된 사슴고기를 섭취한 이력이 있는 것을 보아 광록병으로 인한 사망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된다”면서 “이는 광록병이 동물에게서 인간으로 전염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다만 “사망한 사냥꾼들에게서 확인된 CJD와 광록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록병에 감염된 사슴의 고기를 섭취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AN)이 발간하는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4월호에 게재됐다. “100% 치명적인 바이러스, 치료 방법 없다”전문가들은 광록병인 만성소모성질병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치료 방법이 없는 탓에 100% 치명적이라고 보고 있다. 또 해당 질병은 배설물이나 먹이 등을 통해 전염될 수 있으며, 특히 짝짓기 시즌이 되면 다른 사슴과 더 많은 접촉이 있는 수컷 사슴이 쉽게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광우병 전문가로 꼽히는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교수는 2019년 당시 미국 미생물학회(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광록병에 감염된 사슴고기를 섭취할 경우 변형된 프리온에 의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몇 년의 잠복기가 있을 것”이라면서 “10년 내에 광록병에 전염된 인간의 사례가 속속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치사율 100% ‘좀비 사슴’ 확인…“10년 내 인간 감염 가능성 있다”[핫이슈]

    치사율 100% ‘좀비 사슴’ 확인…“10년 내 인간 감염 가능성 있다”[핫이슈]

    미국 뉴욕주에서 20년 만에 일명 ‘좀비 사슴’ 사례가 확인돼 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좀비 사슴’은 사슴 질병인 광록병을 의미한다. 광록병의 정식 명칭은 만성소모성질병(CWD, Chronic wasting disease)으로, 사슴이나 엘크 등 사슴류에 감염돼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입히며, 뇌가 파괴되면서 스펀지처럼 구멍이 생기는 증상을 동반한다. 평범한 사슴에 비해 인간을 덜 무서워하게 되고 얼굴표정이 사라지며, 마치 광우병에 걸린 소처럼 침을 흘리거나 주저앉는 증상을 보인다. 이 병에 걸린 사슴을 두고 ‘좀비 사슴’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뉴욕주 당국과 환경보호부는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국경과 인접한 지역에서 광록병에 걸린 사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뉴욕주에서 광록병 사례가 확인된 것은 2005년 이후 약 20년 만이다. 뉴욕주 당국은 “정기 검사 과정에서 해당 질병에 걸린 사슴을 발견했다. 다만 야생 사슴 개체군에도 광록병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면서 “광록병이 공중 보건에 미치는 위협은 낮다. 그러나 해당 질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사슴 고기는 섭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질병에 걸린 사슴 고기 먹고 사망한 사례앞서 지난 봄 미국과 캐나다 전역 중 최소 32개 주(州)에서 광록병 사례가 확인됐으며,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서식하는 사슴의 4분의 3 가량이 광록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당국이 비상에 걸렸었다. 특히 질병에 걸린 사슴 고기를 먹었다가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광록병의 인간 감염 여부에 대한 우려와 경고가 쏟아졌다. 지난 4월 미국 텍사스대학교 의과대학 소속 조나단 트라우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에 따르면, 2022년 광록병에 감염된 사슴을 먹은 사냥꾼 두 명이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 진단을 받은 뒤 사망했는데, CJD에 감염된 배경에 광록병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CJD는 변종 프리온(광우병 유발 인자)에 의해 뇌에 구멍이 뚫려 뇌 기능을 잃는 질환이다. 연구진은 당시 CJD에 감염돼 사망한 사냥꾼 두 명이 실제로는 광록병 전염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CJD는 광록병과 마찬가지로 프리온을 통해 전염되며, 사망한 두 사람은 당시 광록병에 감염된 사슴 개체군의 고기를 섭취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사망한 사냥꾼들의 부검을 실시한 결과 CJD로 인한 사망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이 광록병에 감염된 사슴고기를 섭취한 이력이 있는 것을 보아 광록병으로 인한 사망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된다”면서 “이는 광록병이 동물에게서 인간으로 전염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다만 “사망한 사냥꾼들에게서 확인된 CJD와 광록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록병에 감염된 사슴의 고기를 섭취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AN)이 발간하는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4월호에 게재됐다. “100% 치명적인 바이러스, 치료 방법 없다”전문가들은 광록병인 만성소모성질병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치료 방법이 없는 탓에 100% 치명적이라고 보고 있다. 또 해당 질병은 배설물이나 먹이 등을 통해 전염될 수 있으며, 특히 짝짓기 시즌이 되면 다른 사슴과 더 많은 접촉이 있는 수컷 사슴이 쉽게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광우병 전문가로 꼽히는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교수는 2019년 당시 미국 미생물학회(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광록병에 감염된 사슴고기를 섭취할 경우 변형된 프리온에 의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몇 년의 잠복기가 있을 것”이라면서 “10년 내에 광록병에 전염된 인간의 사례가 속속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노랑부리백로 등 야생동물 31종 ‘경기도 깃대종’ 첫 지정

    노랑부리백로 등 야생동물 31종 ‘경기도 깃대종’ 첫 지정

    경기도는 도내 31개 시군 지역 생태계를 대표하는 야생동물 31종을 ‘경기도 깃대종’으로 지정했다고 20일 밝혔다. 경기도 깃대종 지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깃대종(Flagship species)은 생태적·지리적·사회적·문화적 특성을 반영해 지역을 대표하고 보호할 가치가 있는 상징적인 생물종이다. 이번에 지정된 깃대종은 ▲포유류 7종(오소리, 멧토끼, 수달, 하늘다람쥐, 삵, 족제비, 담비) ▲조류 13종(흰눈썹황금새, 알락꼬리마도요, 청딱다구리, 크낙새,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수리부엉이, 저어새, 큰고니, 동고비, 독수리, 흰꼬리수리, 두루미) ▲양서류 4종(수원청개구리,금개구리,맹꽁이,도롱뇽) ▲무척추류 7종(말똥개, 넓적사슴벌레, 애반딧불이, 쌍꼬리부전나비, 대모잠자리, 꼬리명주나비, 장수하늘소) 등이다. 이 중 노랑부리백로는 안산시 시조,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천연기념물 및 보호대상 해양생물로 해안생태계 대표 깃대종이다. 두루미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및 천연기념물로, 연천군 임진강 두루미류 도래지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됨에 따라 하천생태계를 대표해 선정됐다. 도는 깃대종의 생물학적 특징을 살려 31종의 친근한 캐릭터도 개발했다. 도민이 직접 생물종을 관찰·기록하는 ‘생물다양성 탐사’ 활동 때 이들 캐릭터 상품을 제공할 방침이다. 자연환경보전 시설에 깃대종 조형물을 설치해 포토존으로 활용하고,경기 생물종 기록 앱을 통해 상시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도는 관련 용역 연구를 통해 시군별 출현종, 멸종위기종 등을 후보종으로 선정하고, 전문가 자문을 통해 시군 상징물과 특이종 등을 반영해 깃대종을 지정했다. 깃대종 수는 도내 전체 31개 시군을 상징해 31종으로 선정했다.
  • [특별기고] “트라우마를 대면하는 인간의 용기… 현대인의 진통제가 되다”

    [특별기고] “트라우마를 대면하는 인간의 용기… 현대인의 진통제가 되다”

    폭력·횡포·침묵하는 다수에 저항피해자에 머물지 않으리란 다짐인물들의 ‘보이지 않는 연대’까지…현실 속 너무 쉽게 상처받는 우리한강의 주인공들에게 ‘용기’ 얻어 지구가 ‘출렁’하는 느낌, 나의 첫 느낌은 그것이었다. 어둡고 힘겨운 세상에 한줄기 강렬한 빛줄기가 벼락처럼 내리꽂히는 느낌이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수많은 사람에게 ‘아름답고 놀라운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런 충격이라면 얼마든지 더 받고 싶다. 한강 작가의 소설을 생각하면 나는 ‘고통 속에서도 결코 가만히 있지 않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된다. 한강 작가의 주인공들은 집단의 폭력, 권력자들의 횡포, 그리고 침묵하는 다수의 무관심에 끊임없이 저항한다. 독자에게는 그들의 끈덕진 저항이 바로 감동의 원천이 된다. 우리는 결코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것. 상처받은 자들은 결코 가만히 피해자의 자리에 머물지 않으리라는 굳은 다짐이 바로 한강 문학의 통주저음으로 흐르고 있다. 그녀의 소설은 마치 오케스트라의 콘트라베이스처럼 묵직하고 든든하게, 음악이 끝나도 가장 길게 남는 여운처럼 우리의 마음에 감동의 포물선을 그린다. 한강 작가의 작품에는 항상 트라우마의 한가운데서 끈질기게 투쟁하는 인간의 아름다움이 반짝이고 있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통해 전 세계 독자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은 한강 작가의 작품은 ‘트라우마를 대면하는 인간의 용기’에 관해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트라우마의 한가운데서 결코 그 상처에 굴복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열어 가는 인간의 아름다움. 우리는 바로 그 아름다움을 매일매일 필요로 한다. 현실에서는 너무 자주, 너무 쉽게 상처받는 우리들은 문학작품 속에서 나보다 더 낫게, 나보다 더 용감하게 투쟁하는 주인공들을 만남으로써 ‘용기’라는 이름의 빛나는 진통제를 처방받는다. 한강 작가의 작품은 ‘역사 속의 인간’이라는 인류 공통의 화두를 다룬다. 그리고 거대한 역사의 풍랑 속에서 반드시 상처 입을 수밖에 없는 연약한 개인이 마침내 그 트라우마와 정면으로 맞서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치유하지 못해도 좋고, 극복하지 못해도 좋으니, 끝까지 트라우마를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맞서는 주인공들이 우리의 마음을 끝내 울린다. ‘여수의 사랑’, ‘검은 사슴’ 등 한강 작가의 초기 작품에서도 이미 나타나 있던 사유의 씨앗, 희망의 씨앗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한 개인은 역사 속의 무력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자신의 가장 작은 자리, 소박한 자리에서도 눈부신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년이 온다’에서 그 어린 소년들, 청년들은 참혹하게 죽을 것을 알면서도 ‘여기 있겠다’고 결심하고, 끝까지 서로의 곁을 지켜준다. ‘소년이 온다’를 읽으며 나는 서로의 상처를 결코 외면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바로 ‘여전히 살아 있는 광주’임을 깨달았다. ‘광주’는 이제 1980년만이 아니라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습니다”라고 속삭이는 ‘소년이 온다’의 문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주인공들의 선택은 ‘무력한 한 개인이 도대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절망감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용기와 희망을 준다. 대단한 엘리트들이나 엄청난 권력자들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 힘없는 개인으로 보이는 작고 연약한 존재들이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나는 한강의 소설을 통해 배웠다. 한강 소설에서는 ‘고통받는 사람들’이 가장 존엄한 사람들이다. 상처 속에서 길을 잃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처를 통해 더 아름다운 생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남녀노소의 경계는 물론 국경이나 시공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우리 인류가 함께할 수 있는 가치는 바로 ‘트라우마를 간직한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연대’가 아닐까. 그 보이지 않는 연대감을 마침내 눈앞에 생생하게 보이게 하는 것이 소설의 힘, 문학의 힘일 것이다. 한강의 주인공들은 멀리서 보면 아주 연약해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들이 마침내 가장 강인한 존재들임을 알 수 있다. ‘소년이 온다’의 ‘에필로그’에는 한강 작가가 ‘동호’의 형을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형은 동호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는 것을 허락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대신 잘 써주셔야 합니다. 제대로 써야 합니다. 아무도 내 동생을 더이상 모독할 수 없도록 써주세요.” 그 말 속에 1980년 광주의 모든 트라우마가 응축돼 있는 듯했다. 이제 아무도 ‘광주의 원혼들’을 모독할 수 없을 것이다. ‘소년이 온다’는 마침내 우리 모두에게 제대로 왔으므로. 소년은 영원히 ‘가 버린’ 것이 아니라,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트라우마에 공감하는 모든 사람들, 문학을 사랑하고 한강 작가를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영원히 힘찬 발걸음으로 ‘오고’ 있으므로. 정여울 문학평론가·작가
  • 나무포럼에서 제주형 도시숲·정원도시의 길을 묻다

    나무포럼에서 제주형 도시숲·정원도시의 길을 묻다

    제주에서 ‘나무’를 테마로 한 포럼이 열리고 있어 관심이다. 제주도는 제1회 나무포럼을 11~12일 양일간 제주썬호텔과 한라생태숲 원형광장에서 연다고 밝혔다. 나무포럼은 기후위기 시대에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도시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리고, 도시숲과 정원의 효과적인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매년 새로운 주제로 진행될 예정인 이 포럼은 대중이 이해하기 쉽고 흥미로운 인문학 강연 방식을 채택해 도시 생태계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오후 1시 제주썬호텔에서는 ‘도시와 숲, 그리고 사람’을 대주제로 총 3개 세션이 진행된다. 박병권 도시생태연구소 소장이 ‘도시를 살리는 나무, 기후위기 시대 도시숲의 중요성’을 주제 발표가 있으며,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 센터장이 ‘국내외 도시숲 조성 사례와 제주형 도시숲 조성을 위한 조언’을 한다. 김용국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의 ‘정원도시 개념과 역할 및 사례’, 김봉찬 베케 대표의 ‘제주형 정원도시 조성과 디자인’, 배준규 국립수목원 정원식물자원과장의 ‘정원도시 유지 관리와 주민 참여’ 정원도시의 정책에 대한 발표도 눈길을 끈다. 주요 도시가 추진한 도시숲 정책 사례도 공유한다. 김성영 부산시 공원여가정책과장이 ‘부산시 정원도시 정책과 송상현 광장 조성 사례’, 이경식 포항시 그린웨이추진과장이 ‘도시숲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승인 사례’를 주제로 발표한다. 이경준 제주도 산림녹지과장은 최근 새롭게 패러다임을 전환한 ‘제주도 도시숲 정책’을 소개한다. 이튿날 12일에는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체험행사도 풍성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한라생태숲 원형광장에서는 로즈마리 삽목, 허브 스머지스틱 제작 등 연령대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식물치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깊은 스트레칭과 고요함을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는 요가 프로그램이 오전(오전 10시~11시 20분)과 오후(오후 1시~오후 2시 20분) 두 차례 이뤄진다. 요가 후에는 싱잉볼 연주와 명상 시간이 30분가량 이어진다. 희망자는 개인 요가매트를 지참해 참여할 수 있다. 제주도의 주요 가로수 특징을 맞추는 보드게임도 진행된다. 해당 부스에서는 제주도 가로수 지도 200부와 생태관광 수칙을 안내하는 리플릿을 무료로 배포한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제주도 상징 새인 큰오색딱따구리를 오토마타 형태로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 4회에 걸쳐 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실제 곤충을 직접 만지고 관찰하는 곤충교실에서는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뚱보귀뚜라미 등 30여종의 곤충을 체험할 수 있다.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딱정벌레 달리기 대회도 마련된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올해 처음 개최되는 제주 나무포럼을 통해 도민들이 도시에서 생태를 더 가깝게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포럼에서 나온 정보와 전문가 의견은 제주 도시숲 정책에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품 서점가 불티, 가장 인기있는 책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품 서점가 불티, 가장 인기있는 책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54)의 작가의 책이 온라인 서점가에서 실시간 베스트셀러 1~10위에 포진하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앞서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한국시간) 한국인 소설가 한강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국 작가 가운데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강이 처음이며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도 최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교보문고·yes24 등 온라인 서점 홈페이지가 순간적으로 멈추는 등 일부 마비되기도 했다. 11일 교보문고 실시간 베스트셀러를 보면 ‘채식주의자’가 1위, ‘소년이 온다’가 2위, ‘작별하지 않는다’가 3위, ‘흰’이 4위, ‘희랍어 시간’이 5위였다.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가 6위, ‘채식주의자(개정판)’이 7위, ‘디 에센셜 한강’ 9위를 기록하고 있다. yes24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부터 10위까지도 한강 작품으로 채워졌다. 1위 ‘소년이 온다’, 2위 ‘채식주의자’, 3위 ‘작별하지 않는다’, 4위 ‘흰’, 5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6위 ‘희랍어 시간’, 7위 ‘디 에센셜 한강’, 8위 ‘바람이 분다, 가라’, 9위 ‘여수의 사랑’, 10위 ‘검은 사슴’이다. 출판계는 재고 부족으로 급하게 다시 인쇄를 하는 등 폭발적인 독자 반응에 대응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한림원 “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

    한림원 “한강,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

    “산 자 죽은 자 연결 등 독특한 인식”아름다움과 끔찍한 폭력성의 조합한국 넘어 세계적 보편성 높이 평가 “숨을 들이마시고 나는 성냥을 그었다. 불붙지 않았다. 한 번 더 내리치자 성냥개비가 꺾였다. 부러진 데를 더듬어 쥐고 다시 긋자 불꽃이 솟았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한강은 작은 새가 날개를 퍼덕이는 것처럼 연약한 인간의 마음에 깃든 고통을 차갑게 관조하며 시적인 언어로 승화시켰다. 그는 최대한 중성적인 시선으로 인류 사회의 비극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그 속의 고통과 혐오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인물들의 모습을 조명해 왔다. 그를 세계적으로 알린 작품은 2007년 출간된 ‘채식주의자’다. 세 편의 연작소설로 이뤄진 이 작품은 영혜를 둘러싼 인물인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에서 각각 서술하는 다면적인 면모를 보인다. 어린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게 된 여자가 극단적인 채식을 통해 나무가 되기를 꿈꾸며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름다운 산문과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인 내용이 조합된 이 소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독자들에게도 충격을 줬다. 2016년 세계적인 권위의 인터내셔널 부커상, 2018년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으며 한국문학의 입지를 한 단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소설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라는 보편적 주제에 몰입하며 언어와 소재의 한계로 변방에 불과했던 한국문학을 세계문학의 주류로 편입시켰다. 한강 문학의 또 다른 큰 물줄기는 사회적 시선이다. 이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소설은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다. 한강은 초기작부터 폭력이란 인류 보편의 주제에 천착해 왔다. 1998년 발표한 첫 장편 ‘검은 사슴’부터 폭력과 삶의 비극에 대한 예민한 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 작 ‘소년이 온다’는 한강의 문학성과 주제의식이 정점에 이른 작품이다. “이 소설은 우리가 ‘붙들어야 할’ 역사적 기억이 무엇인지를 절실하게 환기하고 있다”(백지연), “시적 초혼과 산문적 증언을 동시에 감행하는… 거의 원망스러울 만큼 정확한 표현으로 읽는 이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한강을 뛰어넘는 한강의 소설이다”(신형철) 등 문단의 상찬을 받았다. ‘작별하지 않는다’ 역시 제주 4·3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의 길고 고요한 투쟁의 서사가 담겼다. 한강은 소설 제목에 대해 “어떤 것도 종결하지 않겠다는 그것이, 사랑이든 애도든 끝내지 않고 끝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결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해당 소설은 프랑스 기메 문학상과 메디치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의 또 다른 특징이 드러나는 작품은 ‘흰’이다.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가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이면서 시 성격도 지닌 이 작품은 강보, 배내옷, 소금, 눈, 달, 쌀, 파도 등 세상의 흰 것들에 관해 쓴 65편의 짧은 글을 묶은 책이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숨을 거둔, 작가의 친언니였던 아기 이야기에서 출발해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담았다. 그러면서도 깊은 슬픔을 자아내고 생명에 대한 사랑과 연민 그리고 그리움의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스웨덴 한림원 역시 고통과 폭력을 응시했던 한강의 작품들이 한국을 넘어 세계적 보편성을 지니고 있음을 높게 평가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부연했다. 한국인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며 여성으로는 공동 수상자를 포함해 역대 121명 가운데 18번째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24년 만이자 두 번째다.
  • 한강, 실시간 베스트셀러 ‘싹쓸이’…노벨 위원 추천작은

    한강, 실시간 베스트셀러 ‘싹쓸이’…노벨 위원 추천작은

    소설가 한강(54)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룬 가운데, 서점가에서는 한강의 책이 불티나게 팔리며 즐거운 비명이 터져나오고 있다. 주요 대형 서점 온라인몰에서는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 유명 작품이 순식간에 동이 나는가 하면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가 되기도 했다. 서점가 “주요 작품 재고 동나”10일 서점가에 따르면 예스24에서는 이날 오후 9시 기준 국내도서 실시간 베스트로 한강의 ‘채식주의자’(개정판)가 1위에 올랐다. 이어 ‘작별하지 않는다’, ‘소년이 온다’, ‘흰’(개정판),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희랍어 시간’, 한강의 핵심 작품들을 한 권으로 엮은 ‘디 에센셜 한강’, ‘바람이 분다, 가라’, ‘검은 사슴’, ‘노랑무늬영원’까지 1위부터 10위까지 싹쓸이했다. 교보문고에서도 같은 시간 ‘채식주의자’ 등 한강의 작품이 실시간 베스트셀러 1위부터 9위까지 채웠다. 이날 교보문고에서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소식이 알려진 뒤 불과 30분만에 ‘채식주의자’의 재고가 모두 동났다. 예스24에서는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의 주문이 폭주하면서 수량을 맞추지 못할 상황이 되자 예약판매로 돌렸다. 접속자들이 몰리면서 이들 대형 서점 온라인몰은 한때 접속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출판·서점가 “가뭄에 단비 되길”오랜 불황에 시름했던 서점가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가뭄의 단비’로 여기고 있다. 출판가와 서점가는 발빠르게 한강의 수상 소식을 알리고 있다. 이날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를 출판한 창비는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세계를 감동시킨 작가 한강이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작가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 등 주요 대형 서점은 한강의 작품을 모아놓은 특별 코너를 마련해 퇴근길 시민들의 발길을 붙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안나 카린 팜 노벨 문학위원회 위원은 한강의 작품 중 ‘소년이 온다’를 추천했다. 그는 “1980년 한국 군대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요구하던 학생과 민간인 100여 명을 학살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매우 감동적이고 때로는 끔찍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 책은 그 자체로 잔인한 권력의 소음에 대항할 수 있는 매우 부드럽고 정확한 산문”이라면서 “한강은 산 자와 죽은 자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트라우마가 어떻게 여러 세대, 때로는 집단에 남아있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자연과 조화 그리고 건축의 승리, 일본 교토 청수사 [한ZOOM]

    자연과 조화 그리고 건축의 승리, 일본 교토 청수사 [한ZOOM]

    한반도에 역사적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수많은 우리 조상들은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인들은 이들을 ‘물을 건너온 사람’이라는 뜻에서 ‘도래인’(渡來人)이라고 불렀다. 고조선의 멸망, 신라의 삼국통일 과정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초기 도래인들은 일본의 정치, 문화, 사회체제에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8세기 후반, 백제 계통의 도래인 출신으로 일본 역사에서 최초로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이 된 사카노우에노 다무라마로(坂上田村麻呂)라는 인물이 있었다. 어느 날 다무라마로는 사슴사냥을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아름다운 물소리를 듣게 되었고 그 소리가 나는 곳을 찾고 있었다. 마침내 물소리가 시작된 샘물을 찾았는데 그곳에서는 연진(延鎮)이라는 이름의 스님이 불경을 외우고 있었다. 다무라마로는 연진스님을 통해 살생을 뉘우쳤고, 2년 동안 연진스님과 함께 절을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청수사’(淸水寺·키요미즈데라)라고 전해진다. 청수사의 부침청수사는 교토시 청수산(淸水山)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이 산에 있는 맑은 샘물이 때문에 ‘맑을 청’(淸),‘물 수’(水)를 붙여 청수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한편 그 맑은 샘물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하여 ‘소리 음’(音), ‘깃털 우’(羽)를 붙여 음우산(音羽山·오토와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청수사는 바로 그 샘물이 있는 ‘오토와 폭포’가 있는 곳에 세워졌다. 1467년 일본에서 ‘오닌의 난’이 일어났다. 보통 난의 이름에는 ‘황건적의 난’처럼 난을 일으킨 사람이나 조직의 이름을 붙이지만, ‘오닌의 난’의 오닌은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1467년이 일본 연호인 오닌(應仁)을 붙인 것이다. 다이묘들끼리 치열하게 싸운 오닌의 난은 1477년까지 10년 동안 계속되었는데 이 난으로 교토는 불바다가 되었다. 청수사 역시 오닌의 난 기간 동안 완전히 소실될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 이후 복원과 소실을 거듭하다가 에도 막부의 3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미쓰’의 노력으로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완전히 복원된 것은 아니며, 1868년 메이지 정부가 사찰과 승려들의 특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사찰과 불상을 훼손한 ‘폐불훼석’(廢佛毀釋)으로 인한 피해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이다. 청수사의 정수(精髓)는 역시 본당이다. 본당은 절벽에 세워져 있는데 절벽이라는 제약조건을 역이용해서 본당 아래쪽에 느티나무로 된 나무기둥을 받쳐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본당 아래 나무기둥은 길이가 무려 12미터나 되는데,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정밀하게 조립하는 방법으로 본당을 떠받치고 있어 건축의 승리로 평가받고 있다. 오토와 폭포, 산넨자카 & 니넨자카청수사 본당 아래로 내려가면 청수사의 기원이 된 샘물이 떨어지는 ‘오토와 폭포’를 만날 수 있다. 이 폭포수 줄기는 세 갈래로 나누어져 아래로 떨어지는데 왼쪽부터 학업, 연애, 건강에 효험이 있다하여 이 물을 마시려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명심해야 할 것은 두 가지까지는 마셔도 효험이 있지만 세 가지를 모두 마시면 오히려 불행이 온다는 미신이 있다고 한다. 청수사를 나오면 아래로 향하는 언덕길을 따라 기념품과 간식들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길 양쪽으로 즐비한데, 이 곳을 ‘청수판’(淸水坂·키요미즈자카)라고 한다. 키요미즈자카를 따라 조금 더 아래로 내려오면 100년 이상 된 에도시대 목조건물들이 즐비한 길을 만날 수 있다. 이 길을 ‘삼년판’(三年坂·산넨자카)와 ‘이년판(二年坂·니넨자카)’라고 부른다. 이 길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이 길에서 넘어지면 3년 동안 또는 2년 동안 재수가 없다고 한다. 다행히 이 길에서 넘어지더라도 부적이나 호리병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액운을 물리칠 수가 있다고 하며, 그 부적과 호리병은 길가 상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청수사를 내려오면서 주변 상점들을 하나하나 유심이 살펴보았다. 수많은 관광객을 맞이하는 오래된 상점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문득 인사동 거리가 떠올랐다. 인사동은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전통문화 거리로 탈바꿈한 곳이다. 처음 인사동 거리를 보았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의 인사동은 그때의 인사동과는 자못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신식건물도 많이 들어섰고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물건 보다는 관광객들에게 잘 팔릴 수 있는 물건을 취급하는 곳이 오히려 더 많아졌다. 이 곳뿐만 아니라 수많은 나라들의 구시가지, 구도심에서 만날 수 있는 그 많은 상점들이 예전의 모습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는 것을 보면 존경스럽기도 하고 생계가 가능할까 걱정이 되기까지 한다. K-컬처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도 정책적인 관점에서 모두 함께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안고 다시 발걸음을 돌린다.
  • 곤충 좋아 시작했는데… 귀농, 길이 열렸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곤충 좋아 시작했는데… 귀농, 길이 열렸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귀농·귀촌 바람이 최근 주춤해지고 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귀농 인구는 2021년 1만 4461명에서 지난해 1만 540명으로 줄었다. 전체 귀촌 인구도 같은 기간 42만명에서 40만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귀농을 통해 인생 2모작의 성공 신화를 쓰려는 이들의 도전은 여전하다. 성공한 귀농인들은 “철저한 준비와 명확한 목표, 지역 주민에 녹아드는 삶이 성공의 열쇠”라고 조언했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에 자리한 ‘㈜숲속의 작은 친구들’ 이용화(44) 대표는 서른다섯에 귀농을 선택해 9년 만에 안착한 청년 귀농 성공 사례다. 그는 어릴 때부터 곤충을 좋아했다. 이 대표는 금오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2007년 경북 경주의 방위산업체 기업 부설연구소에 다니면서도 곤충 산업을 꾸준히 공부했다. 2015년 퇴직 뒤 곤충 체험·교육과 애완학습 곤충 생산 회사인 ‘숲속의 작은 친구들’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아버지 권유로 기계공학과에 들어갔지만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생물에 관심이 더 많았다”면서 “사업 초기에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에 선정돼 자본금을 마련했고 이후 예비사회적기업과 청년농업인으로 선정돼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확실한 목표와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한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 창업 당시 1명이었던 직원은 현재 9명으로 늘었다. 회사 매출도 2015년 2000만원에서 지난해 8억 3000만원으로 급증했고 곤충 관련 지식재산권만 13건에 이른다. 이 대표는 “현재 비단벌레, 두점박이사슴벌레, 물장군, 물방개 등 멸종위기 곤충 4종의 복원·증식을 하고 있다”면서 “멸종위기복원센터 건립과 세계적인 종합곤충회사 설립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지 주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생 2모작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제주도 이주 10년 만에 100억원대의 연매출을 올리는 제주여행 소품숍 ‘바이제주’ 유용기(62) 대표가 주인공이다. 유 대표는 “전원과 도심 생활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인 제주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겠다고 결심했다”며 “먼저 베풀면 텃세 같은 건 없다. 그래서 제주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갔고, 그들과 함께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바이제주는 핸드메이드 소품 작가들의 작품을 현금으로 선구매해서 판매한다. 특히 절대 남의 것을 베끼지 말자는 원칙을 세워 밀어붙였다. 유 대표가 평소 작가들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제작회의를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늘 새로운 것으로 다른 매장과 차별화하자 한번 찾았던 고객은 반드시 재방문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 처음에는 ‘소품 따위에 무슨 창의력을 요구하냐’고 했던 작가들도 지금은 자세가 달라졌다. 유 대표는 “제주 생활 초기에는 수업료로 수억원을 날리기도 했다”면서 “귀농귀어해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도시에서 살던 생활 습관부터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귀농으로 ‘인생 역전’을 이룬 사례도 있다. 이춘복(66) 대한두릅농업회사법인 회장은 “귀농을 해 보니 ‘부’가 도시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농촌에도 엄청난 부의 흐름이 있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순천의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던 그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건강까지 잃게 되면서 귀농을 선택했다. 이 회장은 2019년 11월 전남 보성군 득량면 성전리에 시골집과 2000평 규모의 두릅밭을 샀다. 이 회장은 2020년 봄 수확한 두릅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팔아 4000여만원을 벌었다. 본격적인 귀농의 시작이었다. 이 회장은 봄 한철에만 재배해 왔던 두릅을 여름과 가을에도 재배·수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카멜레온 두릅’으로 불리는 이 제품은 여름과 가을 가락동시장에서 유통되는 두릅 거래량의 90%에 육박한다. 이 회장은 “귀농은 인생을 역전시켜 준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귀농을 생각하고 있다면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시작해 보라는 조언을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 ‘종신 집권’ 노리는 푸틴, 러 과학자들에 “노화 방지 비법 개발” 지시 [핫이슈]

    ‘종신 집권’ 노리는 푸틴, 러 과학자들에 “노화 방지 비법 개발” 지시 [핫이슈]

    러시아의 과학자들이 최근 노화 방지 비법을 개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 매체 메두사와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 보건당국은 지난 6월 초 산하 연구기관에 인지와 감각기관 장애를 비롯해 세포의 노화 현상, 골다공증, 면역 저하 등 노화와 관련된 각종 증상을 해결할 방안을 신속하게 보고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이 같은 지시는 블라디미르 푸틴(71)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물리학자 미하일 코발추크(77)의 아이디어라는 후문이다. 코발추크는 핵에너지 연구시설인 쿠르차토프연구소 소장이지만,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삶’에 집착하는 등 다양한 음모론에 빠진 것으로도 유명한 인사다. 그는 영생의 비법을 개발하자는 아이디어를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미국이 인간과 유전적으로 다른 새로운 인류를 창조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러시아 상원에 제출하기도 했고,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인만 특정해 공격할 수 있는 생물학적 무기를 개발한다는 주장도 폈다. 노화 방지 비법을 연구하라는 지시를 받은 러시아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불필요한 지시가 내려왔다는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립의학연구소의 한 의사는 “그들은 우리에게 모든 제안을 빠르게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치 서한이 오늘 도착했는데 기한이 어제였던 것 같았다”면서 “솔직히 말해 이런 사례는 처음 있는 일인데, 보통 국가 프로젝트나 연방 프로그램은 여러 전문가가 참여하는 일련의 회의나 공개 토론이 선행된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0월 72세가 된다. 러시아 남성의 평균 수명은 67세다. 지난 수년간 러시아 안팎에선 푸틴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다양한 소문이 넘쳐났다. 파킨슨병이나 암에 걸렸다는 소문도 있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이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신에 가까운 행동을 한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남성에게 활력과 함께 젊음을 되찾아주는 힘이 있다고 알려진 시베리아 사슴의 녹용에서 추출한 피 성분으로 목욕을 한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20년 개헌을 통해 최장 2036년까지 재임할 법적 권한을 갖고 있는 데, 이는 그가 84세까지 권력을 유지할 것임을 의미한다. 그는 또한 세르게이 라브로프(74) 외무장관,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72) 연방보안국(FSB) 국장, 니콜라이 파트루셰프(73) 크렘린궁 보좌관, 세르게이 나리슈킨(70) 대외정보국(SVR) 국장, 발렌티나 마트비옌코(75) 상원의장 등 70대 이상의 측근들로 둘러싸여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한 연구센터의 연구자는 “보건 당국 서한에 깜짝 놀랐다. 전제 자체가 나를 당혹스럽게 했다”면서 이는 푸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을 최대한 늙지 않게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 사슴피 목욕, 얼음물 입수…‘71세’ 푸틴, 영생 꿈꾸고 있다

    사슴피 목욕, 얼음물 입수…‘71세’ 푸틴, 영생 꿈꾸고 있다

    오는 10월 72세가 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생을 꿈꾸며, 러시아 과학자들에게 늙지 않는 비법을 개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보건당국은 산하 연구기관에 인지와 감각기관 장애를 비롯해 세포의 노화 현상, 골다공증, 면역 저하 등 노화와 관련된 각종 증상을 해결할 방안을 신속하게 보고하라고 명령했다. 이 같은 지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물리학자 미하일 코발추크의 아이디어라는 후문이다.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삶’에 집착하는 그는 영생의 비법을 개발하자는 아이디어를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화 방지 비법을 연구하라는 지시를 받은 러시아 과학자들 사이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불필요한 지시가 내려왔다는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과학자는 푸틴 대통령과 측근들을 언급하면서 “아무도 그 바보들을 말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한 루머는 끊이지 않았다. 파킨슨병이나 암에 걸렸다는 소문도 있었다. 올해 71세인 푸틴 대통령은 매년 러시아 정교회 연례 의식인 얼음물 입수에 참여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 러시아 탐사보도 매체 프로엑트는 공개된 정부 문서를 분석해 “건강에 부쩍 많은 관심을 갖게 된 푸틴 대통령이 녹용을 자르면 나오는 피로 하는 목욕을 좋아해 알타이 지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는 대통령의 지인 주장을 보도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을 위해 노화 방지법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보이는 코발추크는 핵에너지 연구시설인 쿠르차토프연구소 소장이지만, 다양한 음모론에 빠진 것으로도 유명한 인사다. 그는 미국이 인간과 유전적으로 다른 새로운 인류를 창조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러시아 상원에 제출하기도 했고,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인만 특정해 공격할 수 있는 생물학적 무기를 개발한다는 주장도 폈다. 러시아 남성 생명줄 유난히 짧은 이유는러시아 남성의 평균 수명은 67세로, 영국 BBC 방송은 과거 “러시아 남성의 조기 사망률이 높은 가장 큰 원인은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한 바 있다. 방송은 의학전문지 ‘랜싯’에 실린 논문 내용을 따 “러시아 남성 4명 가운데 1명은 55살 이전에 사망한다. 사망원인으로는 알코올성 간질환이 가장 많았고, 음주 뒤 사고를 당하거나 싸움에 휘말려 목숨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에서는 알코올 농도가 10% 미만이면 ‘음료수’로 분류해 맥주를 술로 보지 않았다. 맥주가 술로 규정된 것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정권 시절이던 2011년 7월부터다.
  • 김홍도의 군선도, 기생충 속 그 집… 세계 예술가들의 새 뮤즈 ‘K컬처’

    김홍도의 군선도, 기생충 속 그 집… 세계 예술가들의 새 뮤즈 ‘K컬처’

    니콜라스 파티 ‘더스트’‘파스텔의 마술가’ 국내 첫 전시회초상화에 청자 등 한국 문화 조합“문화 예술 통해 과거와 미래 연결”엘름그린&드라그셋 ‘공간들’‘공간 탐색’ 이야기 품은 설치미술140㎡ 규모 으스스한 ‘섀도 하우스’“기생충서 영감… 집, 이야기 촉발” 우리나라 국보인 청자 주자가 들어간 초상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촉발된 설치 작품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K컬처’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잇달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022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88억원에 이르는 경매가를 올리는 등 미술시장에서 ‘(작품이) 없어서 못 파는 작가’가 된 스위스 출신의 니콜라스 파티(44)가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국내 첫 전시를 연다. ‘파스텔의 마술가’라는 별명답게 그가 회화에서 쓰는 재료는 파스텔이 유일하다. ‘더스트’(먼지)라는 전시 제목도 쉽사리 공기 중에 흩어지는 파스텔의 특성과 연계된다. 고대부터 근현대를 아우르는 미술사의 다양한 작가, 모티브, 양식, 재료 등을 자유롭게 참조하고 샘플링하며 자신만의 초현실적 이미지를 만들어 온 그는 이번 전시에서 우리나라 미술사에서 따온 다양한 문화적 상징을 재구성한다. 특히 신작 초상 8점은 조선시대 ‘십장생도 10곡병’과 김홍도의 ‘군선도’를 참조해 상상 속 여덟 신선(팔선)을 형상화했다. 초상화 속 인물의 상반신을 대신하고 있는 청자 주자는 리움미술관의 소장품인 ‘청자 동채 연화문 표형 주자’를 모델로 한다. 또 인물을 에워싼 사슴, 학 등은 십장생도에 나오는 장수의 상징물을 차용했다. ‘군선도’ 속 개는 초상화 속 인물의 갈래머리 모양처럼 자리잡았다. 시대와 문화를 넘나드는 이런 조합은 관람객의 상상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파티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시 기획 초기 단계부터 한국의 예술품을 전시에 함께 표현하는 게 핵심이었다”며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리움의 전시품을 비롯한 소장품을 살펴보면서 큐레이터와 함께 미묘하고 복잡한 관점에서 작품을 선정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작업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그는 “문화 예술을 통해 과거, 미래의 인류와 가깝게 연결될 수 있고 예술 작품에 담긴 아름다움, 시적인 면, 다양한 감정이야말로 인류가 직면한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간들’(Spaces)이란 전시를 통해 3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을 찾아오는 아티스트 듀오 미카엘 엘름그린(63)과 잉가 드라그셋(55) 역시 장소의 특정성, 특정한 사회적·역사적 맥락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예전부터 ‘집’이라는 공간의 탐색을 이어 오던 이들은 이번엔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집처럼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공간을 빚어냈다. ‘섀도 하우스’란 제목의 140㎡ 규모의 집에는 거실, 주방, 침실,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다. 유리창에 홀로 서 있는 아이는 창문에 입김을 불어 나(I)라는 글자를 쓰고 있다. 집 입구에 놓인 거울에는 ‘다시는 보지 말자!’라는 글이 쓰여 있다. 아이와 함께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집은 어딘지 모르게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엘름그린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공포 영화의 세트장 같기도 하고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영화에 나올 법한 공간처럼 보이는 이 작업은 영화 ‘기생충’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기생충’에서는 집이라는 공간 자체가 영화의 내러티브, 이야기를 촉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집 외에도 이들은 미술관을 물이 빠진 수영장과 레스토랑, 실험실처럼 보이는 주방, 작가 아틀리에 등으로 변신시켰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관계자는 “두 작가가 창조한 공간에 들어선 모든 관람객이 다양한 이야기 요소들을 발견하고 스스로 새로운 의미를 찾아 나가는 주인공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티의 전시는 내년 1월 19일까지 열리며 엘름그린·드라그셋의 전시는 내년 2월 23일까지 계속된다.
  • 일제강점기 ‘식물 유학생’ 보스턴서 한국 국회의원들과 깜짝 상봉

    일제강점기 ‘식물 유학생’ 보스턴서 한국 국회의원들과 깜짝 상봉

    “바로 이 나무입니다. 아놀드수목원의 식물학자였던 어니스트 헨리 윌슨이 1918년 한국에서 가져온 노각나무 씨앗이 이곳에서 이렇게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죠.” 나무줄기가 사슴뿔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은 노각나무. 특히나 전 세계 품종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한국산 노각나무가 지구를 반바퀴 돌아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대학 아놀드수목원에서 100년 넘는 세월을 견디며 자라고 있었다. 지난 1872년 설립된 아놀드수목원은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공립 수목원으로 북미·아시아 지역에서 수집해온 자생종 2000여종과 재배품종 1408여종을 보유한 세계적인 식물학 연구의 메카로 꼽힌다. 미 민주당 전당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방미 일정을 소화하던 우리나라 국회의원단(김영배·김한규·이준석·최형두 의원)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보스턴에 들러 양국의 연구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의원단은 윌리엄 네드 프리드먼 아놀드수목원장 안내에 따라 281에이커(1.1㎢)에 달하는 수목원 곳곳을 둘러보며 수목원이 보유한 식물 종과 보존 노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프리드먼 원장은 “아놀드수목원은 해외에서 식물을 수집해서 보존하다가 해당 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할 경우 모국으로 종자를 보내 멸종을 막는 일을 해왔다”고 말했다. 수목원이 한국에서 수집해온 토종 나무들도 보스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한 구상나무와 미선나무, 히어리, 전나무가 대표적이다. 한반도에서만 자라는 특산종인 너도밤나무, 솔송나무, 병꽃나무, 섬단풍도 철이 되면 수목원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아놀드수목원이 한반도 식물을 채집하기 시작한 건 1905년부터다. 수목원 측은 당시 물을 건너 온 한국표 철쭉도 매년 봄이 되면 보스턴에서 흰색 꽃을 피운다고 전했다. 의원단은 앞서 연구 건물을 돌아보며 벽면에 전시된 구한말 한반도의 채집 기록 흑백 사진 앞에서 탄성을 질렀다. 김영배 의원은 “한국에서는 이미 멸종됐지만 120년 전 채집된 토종 식물들이 아놀드식물원에서 자라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조선시대 갓을 쓴 선조들과 만물상이 사진으로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게 무척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의원은 “100년이 넘는 긴 세월에 걸쳐 수목원이 식물자원을 보존하기 위한 기지 역할을 해왔다는 걸 알게 됐다”며 “국회가 식물 보존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우리나라가 중국이나 일본에 뒤처지지 않도록 예산과 지원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의원단은 식물을 통한 국제 협력이 단순한 지식 교류를 넘어 환경·과학·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프트파워’로써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김한규 의원은 “아놀드수목원과 연구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동시에 이곳을 방문한 현지인들을 상대로 한국 식물을 더욱 널리 알린다면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미국인들의 이해를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의 식물 연구 협력이 단순히 지식 교류를 넘어, 기후변화 대응, 생물 다양성 보존, 도시 환경 개선 등 각종 당면 문제를 위한 새로운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도 보여줬다는 평가다. 최영두 의원은 “식물 보존을 위해 우리나라가 해외 기관과 연계한 노력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경쟁적인 교육 환경과 직장 문화 속에서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한국인에게 있어서 수목원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과 치유 효과에도 주목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의원단은 식물 연구와 보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국제적인 식물 교류 프로그램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영배 의원은 “김한규·이준석·최형두 의원과 모두 힘을 합쳐 이제부터라도 한반도 생태계를 조사, 복원하는 일을 제대로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 “내 작은 박물관은 개발로 묻힐 유적을 후세에 알리는 최후 보루”[서동철의 노변정담]

    “내 작은 박물관은 개발로 묻힐 유적을 후세에 알리는 최후 보루”[서동철의 노변정담]

    충북 청주시의 상징 로고는 ‘청주’라는 글자 오른쪽에 초록색 볍씨 한 톨이 자리잡은 모습이다. 이 볍씨, 곧 씨앗은 생명과 창조의 도시를 상징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청주시가 이런 로고를 만들게 된 배경에 세계에서 가장 오랜 볍씨가 출토된 청주 소로리 유적이 있다. 소로리 볍씨란 오창과학산업단지 조성을 앞두고 1996~2001년 충북대와 단국대, 서울시립대의 발굴조사에서 찾아낸 고대 벼의 씨앗을 말한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에서 최고(最古) 1만 5000년 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소식은 BBC가 뉴스로 방송하고 AP와 AFP통신이 타전하면서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이자 박물관장으로 소로리 유적 발굴을 주도한 이가 이융조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이다. 많은 유적 발굴 대상 지역은개발에 따른 사전 발굴로 이뤄져고속도로·댐 등으로 뒤덮여 박물관은 출토물 지키는 대안괴산·영동 등 충북 초등학교에소규모 전시공간 마련 구슬땀지자체들의 박물관 건립 이끌어구석기 유적의 충북·연천 집중은다른 지역 조사가 미흡한 게 원인연구자 줄고 논문도 줄어 아쉬움한반도 전체에 구석기 문화 전파전국 어디든 유물 출토 가능성구석기시대 연구의 미래는 밝아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구석기 고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한국 구석기 연구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1964년 공주 석장리 유적의 발굴조사에도 참여했다. 구석기시대 한반도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다는 편견이 남아 있던 시절이었다. 구석기 문화층이 겹겹이 드러난 석장리는 잃어버렸던 한반도 인류의 역사를 다시 찾게 만든 유적이다. 석장리 유적 발굴 이후에야 우리 국사 교과서에는 비로소 ‘구석기시대의 존재’가 올라갈 수 있었다. 올해는 석장리 유적 발굴 60주년이자 이 이사장의 발굴 인생 60주년이기도 하다. 청주시 용암동의 한국선사문화연구원에서 만난 그는 “고양 가와지와 청주 소로리의 볍씨 이야기가 많이 알려졌기 때문인지 저를 볍씨 발굴 전문 고고학자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다”며 웃었다. 그는 “10년에 걸쳐 발굴조사한 석장리 유적은 전기·중기·후기에 대한 시대 분류는 물론 몸돌석기·격지석기·주먹도끼·돌날석기·좀돌날석기 등 구석기 고고학의 사실상 모든 개념을 제시했다”면서 “오늘날 우리가 구석기시대 연구에서 다루는 거의 모든 테마가 석장리 유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석장리 발굴 첫해 지도위원으로 참여한 김원룡 선생이 석기를 받아 들고는 “이건 핸드액스(hand-axe·주먹도끼)야!” 하며 발굴 구덩을 뛰쳐나와 조사단원 모두가 탄성을 질렀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석장리 발굴은 가와지 유적과 소로리 유적 발굴의 바탕이 됐고, 다시 단양 수양개 유적으로 이어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수양개 2지구 26개 집터에서도 예외 없이 볍씨를 비롯한 각종 씨앗이 나오는 양상을 확인했으니 가와지에서부터 맺은 볍씨와의 인연이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석장리 유적 발굴이 가와지 유적의 볍씨 발굴로 이어졌다는 대목에는 설명이 필요하다. 그는 일산신도시 개발에 앞서 1991년 충북대 조사단을 이끌고 경기 고양군 송포면 대화4리의 저습지를 발굴한다. 현재의 일산신도시 대화마을 일대다. 조사는 쉽지 않았는데 토탄층에서 처음 볍씨 한 톨을 찾아낸 이가 석장리에서 경험을 쌓은 발굴 인부였다고 한다. 이후 학생들과 체질을 하고 욕조에 토탄을 침전시키면서 볍씨를 속속 찾아냈다. 오늘날 고양시 송포농협에서 생산되는 쌀은 ‘가와지쌀’이라는 브랜드로 팔린다. 가와지의 볍씨가 고고학은 물론 우리 농업의 역사에서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가와지는 땅 이름이나 마을 이름은 아니라고 한다. “조사 현장 주변 마을은 신도시 공사에 앞서 주민들이 모두 떠나고 방 세 개가 있는 집만 한 채 남아 있었어요. 집주인을 설득해 조사단 여학생들은 그 집 딸과 방을 함께 쓰고 남자 단원들은 남은 방 하나와 마루에서 잘 수 있었습니다. 하루는 집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할아버지가 하던 서당을 마을에서는 가와지라 불렀다는 거예요. 이 동네의 유일한 기와집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와지 유적이라는 이름은 이렇게 붙여졌습니다.” 고고학자로 이 이사장의 인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스승은 석장리 발굴을 주도한 손보기 전 연세대 교수다. 그는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들어간 것은 사실 한국천주교회사를 공부하려 했기 때문”이라면서 “그런데 손 교수를 만나면서 인생이 바뀔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손 교수가 석장리 발굴조사를 앞두고 조교였던 저에게 현지를 다녀오라고 했어요. 제가 공주사범학교 출신이라 발굴 허가며 인부 동원, 숙소 물색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셨나 봅니다. 그렇게 석장리 발굴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그면서 졸지에 전공이 구석기고고학으로 바뀌었지요.” 당시 “박물관에서 구석기 공부를 같이 하자”는 손 교수의 권유에는 거부할 수 없는 울림이 있었다. 그렇게 ‘구석기’와 ‘박물관’은 이후 인생의 키워드가 된다. 그가 충청권 중심의 중부 지역 구석기고고학을 대표하는 학자로 떠오른 것은 30년 넘게 충북대 교수로 재직한 것과 관련이 있다. 초기 발굴인 청주 두루봉 유적도 그렇다. “1976년 6월 대청댐 건설로 수몰이 예정된 당시 충북 청원군 문의면의 동굴에서 사슴뿔이 나왔다는 소식을 한국일보 기자가 충북대 박물관에 알려왔습니다. 이 대학 강사였던 제가 현장에 가 보니 동굴 안에 많은 짐승 뼈가 흘어져 있었어요. 곧바로 손보기 교수에게 보고해 1차 발굴은 연세대와 충북대의 공동조사로 이뤄졌습니다. 이해 11월 충북대 전임강사로 발령받고는 본격적으로 두루봉 유적을 조사할 수 있었지요.” 두루봉 유적이 발견된 문의 광산은 석회석을 캐고 있었는데 유적이 있었을 많은 동굴이 이미 파괴된 상태였다. 조사에선 사슴은 물론 원숭이·곰의 뼈와 코끼리 상아, 그리고 어린아이 뼈를 찾아냈다. 4만년 전쯤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유골은 제보자인 광산 소장의 이름을 따서 ‘흥수아이’라 부른다. 흥수아이가 출토된 곳은 ‘흥수굴’로 명명됐다. 흥수아이의 배 언저리에선 국화꽃 가루가 집중 검출됐다. 국화꽃이 피는 시기에 죽음을 맞이한 어린이를 애도하는 의식의 증거로 해석됐다. 제2굴에서는 125개의 진달래꽃을 확인하면서 이곳에 살았던 이들을 ‘꽃을 사랑한 사람들’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충북대박물관은 1980년 충주댐 수몰 예정 지역을 조사하며 2만년 안팎의 후기 구석기시대로 추정되는 단양 수양개 유적을 찾아냈다. 그가 박물관장을 맡은 1983년부터 본격 발굴에 들어가 49곳의 석기제작소와 250점의 좀돌날몸돌, 50점의 슴베찌르개, 다양한 형식의 주먹도끼를 찾아냈다. 수양개에서 출토된 석기는 5만점 남짓에 이른다고 한다. 좀돌날은 강한 재질의 작은 돌날이고, 몸돌은 좀돌날을 떼어낸 어미돌을 말한다. 슴베찌르개는 길고 뾰족한 날의 반대쪽을 자루에 끼울 수 있도록 다듬은 석기다. 이후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이 참여한 수양개 발굴은 2014년까지 이어진다. 수양개 조사는 1996년 단양에서 처음 열린 ‘수양개와 그 이웃들’이라는 국제학술회의의 바탕이 됐다. 이후 학술회의는 중국, 미국, 일본, 폴란드, 러시아, 이스라엘에서도 열리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유적 주변에는 2016년 수양개선사유적전시관이 문을 열었다. 전시관 머릿돌에는 조사단원은 물론 발굴에 참여한 학생과 인부의 이름을 모두 새겼다. 그는 “조사는 숙소도 제대로 없고, 먹을 것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때로는 밀집모자만으로 뙤약볕과 폭우를 가리며 고통을 견딘 이들의 노력으로 성과를 거둔 것”이라면서 “그들의 공로를 최소한이라도 기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찍부터 괴산, 영동, 옥천, 청주, 단양 등 충북 지역 초등학교에 작은 박물관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였다. 이 초등학교 박물관은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가 박물관을 세우는 기반이 됐다. 음성 중부고속도로유적기념관과 충주 조동리선사유적박물관, 고양 가와지볍씨박물관의 건립도 이끌었다. 소로리에 세워지고 있는 청주선사문화박물관은 2028년 문을 열 것이라고 한다. “제 발굴 유적의 많은 부분은 개발 사업에 따른 사전조사, 곧 구제 발굴로 드러난 것입니다. 중요한 유적이라도 조사가 끝나면 사라질 운명이라는 뜻이지요. 그렇게 수양개 유적은 물속에 잠겼고, 중부고속도로 유적은 길 아래 묻혔으며, 소로리 유적은 오창과학산업단지로 탈바꿈했습니다.” 결국 박물관 건립에 힘을 쏟은 것도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진 유적을 후세에 알리고 출토 유물을 보존하는 최선의 대안이기 때문이었다. 이 이사장은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농사를 짓던 아버지는 아들이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해 고향을 떠나지 않기를 바랐다. 공주사범학교에 다닐 때도 교사가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사학과를 졸업하고 서산의 한 고등학교로부터 역사 교사로 초빙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돌아가신 뒤였다. 그는 2004년 서산문화발전연구원 원장이 되어 고향 문화 발전에도 흔적을 남겼다. 2013년까지 한 해 세 차례 학술회의를 열었고, 논문은 ‘서산문화춘추’로 발간했다. 서산 문화를 구체적으로 다룬 150편의 논문은 개론 수준에 머물던 지역 연구를 각론으로 발전시켰다. 이후 ‘서산학’이 자리잡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지역 연구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학술대회를 열고 논문집을 펴낼 때마다 아버지를 떠올렸다고 한다. 이 이사장은 연구자가 줄어들고, 논문도 줄어들어 구석기 연구가 침체 위기에 있는 것이 유일한 걱정이라고 했다. “구석기 유적이 충북 일대와 경기도 연천 전곡리 일대에 집중된 듯 보이는 것은 다른 지역 발굴조사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그럴 뿐입니다. 전남 순천 주암댐 수몰 지역에서도 구석기 유적이 대거 드러났습니다. 한반도 전체에 구석기 인류가 퍼져 살았으니 당연히 구석기 유적도 전국 어느 곳이나 무궁무진하게 존재합니다. 구석기시대 연구의 미래도 밝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습니다.” ■고고학자 이융조는 1941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났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세대박물관 수석연구원을 거쳐 충북대에서 역사교육과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박물관장으로 재직했다. 청주 두루봉 유적과 단양 수양개 유적, 충주 조동리 유적, 파주 운정신도시 등의 선사유적을 집중조사했다.
  • 선사시대 아마존 인류에게 ‘동물’이란?···암벽화 분석 결과 보니

    선사시대 아마존 인류에게 ‘동물’이란?···암벽화 분석 결과 보니

    아마존의 울창한 삼림 속에 선사시대 인류가 그린 암벽화의 비밀을 밝힌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아마존의 거대한 암벽화에는 신화부터 식단, 동물, 생활 모습까지 아마존 초기 정착민의 비밀이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인 콜롬비아 세라니아 데 라 린도사의 울창한 삼림 속에는 약 1만년 전 그려진 많은 암벽화가 곳곳에 남아있다. 그러나 이 암벽화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이는 콜롬비아 내전으로 인해 수십 년 동안 고고학자와 과학자들이 갈 수 없는 금단의 땅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 2016년 평화 협정으로 이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이루어져 놀라울 정도의 많고 거대한 암벽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영국 엑서터대학 등 공동 연구팀은 40m x 10m 크기의 거대한 암벽화를 비롯해 다양한 그림 속에 담긴 동물과 인근 유적지에서 발견된 동물의 유골을 비교해 분석했다. 또한 드론과 사진 촬영을 통해 바위에 그려진 총 3200개 이상의 이미지를 기록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고대 아마존 인류는 물고기를 비롯해 포유류, 거북이, 뱀, 악어 등 파충류도 먹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그림의 절반 이상은 새, 사슴, 도마뱀, 거북이, 코끼리 등 최소 22종 이상의 동물로 확인됐다. 특히 이중 물고기의 경우 유적지에서 유골이 많이 발견됐지만 암벽화에는 거의 묘사되지 않았다. 반면 아마존의 최강 포식자로 군림했을 재규어와 같은 대형 고양잇과 동물은 암벽화에 그려지지 않았다. 이에대해 논문의 공동저자인 마크 로빈슨 박사는 “당시 아마존 예술가들이 재규어와 같은 강력한 동물을 묘사하는데 제한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당시 아마존 인류가 식량원으로서의 동물은 물론 존경받는 존재의 동물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벽화 유적지에는 서부 아마존에서 인간이 살았던 가장 오래된 증거가 있으며 이는 1만 2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이 암벽화는 아마존 최초 정착민들이 동물과 어떻게 관계를 형성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인류학적 고고학 저널’(Journal of Anthropological Archae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 1만 년 전 아마존 초기 정착민이 남긴 거대 암벽화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1만 년 전 아마존 초기 정착민이 남긴 거대 암벽화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아마존의 울창한 삼림 속에 선사시대 인류가 그린 암벽화의 비밀을 밝힌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 등 외신은 아마존의 거대한 암벽화에는 신화부터 식단, 동물, 생활 모습까지 아마존 초기 정착민의 비밀이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인 콜롬비아 세라니아 데 라 린도사의 울창한 삼림 속에는 약 1만년 전 그려진 많은 암벽화가 곳곳에 남아있다. 그러나 이 암벽화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이는 콜롬비아 내전으로 인해 수십 년 동안 고고학자와 과학자들이 갈 수 없는 금단의 땅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 2016년 평화 협정으로 이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이루어져 놀라울 정도의 많고 거대한 암벽화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영국 엑서터대학 등 공동 연구팀은 40m x 10m 크기의 거대한 암벽화를 비롯해 다양한 그림 속에 담긴 동물과 인근 유적지에서 발견된 동물의 유골을 비교해 분석했다. 또한 드론과 사진 촬영을 통해 바위에 그려진 총 3200개 이상의 이미지를 기록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고대 아마존 인류는 물고기를 비롯해 포유류, 거북이, 뱀, 악어 등 파충류도 먹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그림의 절반 이상은 새, 사슴, 도마뱀, 거북이, 코끼리 등 최소 22종 이상의 동물로 확인됐다. 특히 이중 물고기의 경우 유적지에서 유골이 많이 발견됐지만 암벽화에는 거의 묘사되지 않았다. 반면 아마존의 최강 포식자로 군림했을 재규어와 같은 대형 고양잇과 동물은 암벽화에 그려지지 않았다. 이에대해 논문의 공동저자인 마크 로빈슨 박사는 “당시 아마존 예술가들이 재규어와 같은 강력한 동물을 묘사하는데 제한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당시 아마존 인류가 식량원으로서의 동물은 물론 존경받는 존재의 동물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암벽화 유적지에는 서부 아마존에서 인간이 살았던 가장 오래된 증거가 있으며 이는 1만 2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이 암벽화는 아마존 최초 정착민들이 동물과 어떻게 관계를 형성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인류학적 고고학 저널’(Journal of Anthropological Archae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 中 네티즌, 과도한 올림픽 지원에 불만… “700명 선수단, 납세자 돈낭비”

    中 네티즌, 과도한 올림픽 지원에 불만… “700명 선수단, 납세자 돈낭비”

    부동산 경기침체로 경제 사정이 어려운 중국의 네티즌들이 올림픽 선수단에 과도한 지원을 한다며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특히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경기에서 대만에 금메달을 뺏기자 올림픽의 국위선양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 위챗에서 ‘오래된 악당’(老牌棍)이란 이름의 계정은 지난달 25일 2024 파리올림픽 개막과 함께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는 중국인들에게 올림픽 지원은 돈 낭비일 뿐”이란 글을 올려 큰 호응을 받았다. 금메달이 중국인의 자존심을 북돋우는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시대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엉터리 쇼’에 허리띠를 조일 의향이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이 네티즌은 개발도상국에서는 국제적 이미지와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림픽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가난을 벗어난 중국에 금메달은 자극적이지도 않고 맛도 없는 음식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글에는 “700여명의 선수단은 납세자들의 돈 낭비”와 같은 댓글이 2500개 가까이 달렸다. 중국은 선수 405명과 코치·스태프 311명으로 선수단을 꾸려 이번 파리올림픽에 보냈다. 선수 숫자로만 보면 미국이 592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은 세계 6위 규모다. 중국은 1996년부터 2020년 올림픽까지 모두 226개의 금메달을 따 메달 전적으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은 비인기 종목에서 금메달을 거의 다 따고 축구, 농구, 육상 등 인기 종목에서는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며 ‘스포츠 강국’이 아니라 ‘금메달 강국’일 뿐이라고 자조했다. 올림픽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나날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특히 중국은 지난 4일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결승에서 패해 대만에 금메달을 넘겨주자 더욱 분노했다. 중국의 올림픽 지원 방식도 논란인데 올해 스포츠 예산은 10억 달러(약 1조 3700억원)가 넘을 정도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선수들은 정부 지원 대신 개인 후원이나 자선 기부금, 방송 수익 등으로 올림픽에 참가한다. 김우진과 명승부를 펼쳤던 미국 양궁선수 브래디 엘리슨만 해도 닭, 사슴과 같은 동물 표적을 둔 훈련장을 만들어 연습하고, 티셔츠 등을 팔아 비용을 충당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오쩌둥 시대에는 엘리트 선수들의 올림픽 영광은 큰 칭찬을 받았지만, 시진핑 집권 시기 올림픽은 대만에 금메달을 넘겨주면서 화나는 일이 됐다”고 지적했다.
  • 대만에 올림픽 금메달 놓친 중국 “700명 선수단은 납세자 돈낭비”

    대만에 올림픽 금메달 놓친 중국 “700명 선수단은 납세자 돈낭비”

    부동산 경기 침체로 경제 사정이 어려운 중국의 네티즌들이 올림픽 선수단에 과도한 지원을 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경기에서 대만에 금메달을 뺏기자 올림픽의 국위선양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에서 ‘오래된 악당(老牌恶棍)’이란 이름의 계정은 지난달 25일 2024 파리올림픽 개막과 함께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는 중국인들에게 올림픽 지원은 돈 낭비일 뿐”이란 글을 올려 큰 호응을 받았다. 금메달이 중국인의 자존심을 북돋우는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시대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엉터리 쇼’에 허리띠를 조일 의향이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이 네티즌은 개발도상국에서는 국제적 이미지와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림픽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가난을 벗어난 중국에 금메달은 자극적이지도 않고 맛도 없는 음식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글에는 “700여명의 선수단은 납세자들의 돈 낭비”와 같은 댓글이 2500개 가까이 달렸다.이번 파리올림픽에 중국은 405명의 선수와 311명의 코치와 스태프를 포함한 716명의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했다. 선수 숫자로만 보면 중국은 세계 6위이며 미국 대표단이 참가 선수 592명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중국은 1996년부터 2020년 올림픽까지 모두 226개의 금메달을 따 메달 전적으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은 비인기 종목에서 금메달을 거의 다 따고 축구, 농구, 육상 등 인기 종목에서는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며 ‘스포츠 강국’이 아니라 ‘금메달 강국’일 뿐이라고 자조했다. 올림픽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나날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특히 중국은 지난 4일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결승에서 패해 대만에 금메달을 넘겨주자 더욱 분노했다. 중국의 올림픽 지원 방식도 논란인데 올해 스포츠 예산은 10억 달러(약 1조 3700억원)가 넘을 정도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선수들은 정부 지원 대신 개인 후원이나 자선 기부금, 방송 수익 등으로 올림픽에 참가한다. 김우진과 명승부를 펼쳤던 미국 양궁선수 브래디 엘리슨만 해도 닭, 사슴과 같은 동물 표적의 훈련장을 만들어 연습하고, 티셔츠 등을 팔아 비용을 충당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마오쩌둥 치하에서 엘리트 선수들의 올림픽 영광은 큰 칭찬을 받았지만, 시진핑 집권 시기 올림픽은 대만에 금메달을 넘겨주면서 화나는 일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 사슴 걷어차는 남성 영상에 공분한 日…경찰까지 나서

    사슴 걷어차는 남성 영상에 공분한 日…경찰까지 나서

    사슴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 나라현 나라시 나라공원에서 한 남성이 사슴을 발로 마구 걷어차는 동영상이 확산하며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등에 따르면 문제의 장면은 지난 21일 유튜브에 올라온 한 영상 속에 담겨 있었다. 사슴을 구경하는 관광객 인파 속에서 흰 상의를 입은 남성이 걸어오더니 서성이던 사슴의 몸통을 느닷없이 발로 차버렸다. 깜짝 놀란 사슴이 몇 발짝 앞으로 피하자 이 남성은 또다시 사슴의 옆구리를 발로 찼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남성은 저만치 달아났던 사슴의 뺨을 손으로 후려치고 성큼성큼 걸어갔다.남성의 갑작스러운 폭력에 주변의 관광객들도 흠칫 놀라며 의아해하는 표정이었다. 해당 유튜브 영상 댓글과 이를 편집해 엑스(X)에 올린 누리꾼은 문제의 남성이 특정 국적의 관광객이라고 지목했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의 영상이 언제 촬영된 것인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원본 영상은 현재 ‘폭력적인 장면’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유튜브 정책을 위반해 삭제된 상태다. 나라공원의 사슴은 오랫동안 관광객이 나눠주는 사슴용 과자에 익숙해진 상태라 사람이 다가가도 피하거나 경계하지 않고 오히려 관광객에게 접근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이 남성의 공격에도 별다른 방어 태세를 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을 편집해 공유한 엑스 사용자는 과거에 찍힌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사슴 폭행 영상도 공개했다. 이 영상 속에서는 한 남성 관광객이 자신에게 다가와 냄새를 맡는 사슴의 얼굴을 주먹으로 세게 내려쳤다. 심지어 이 남성의 일행으로 보이는 어린 소년 역시 사슴을 때릴 듯이 팔을 휘두르며 위협했다.나라현 공원 부서는 “관광객의 부적절한 행위에 놀랐다”면서 경찰과 연계해 순찰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25일부터 나라현 경찰은 ‘DJ 폴리스’(현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질서를 지키도록 안내하는 경찰관)를 배치해 영어와 중국어 등 3개 국어로 ‘사슴에게 위해를 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지난 2021년 3월 나라공원에서 흉기를 휘둘러 사슴을 죽인 20대 남성이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2010년에도 화살을 쏴 사슴을 죽인 40대 남성이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나라공원의 사슴은 일본 정부가 지정한 천연기념물로 살상 등의 위해를 가했을 때 최고 징역 5년까지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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