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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아사히 “한일 갈등 풀기 위한 DJ 같은 정치인이 없다”

    日 아사히 “한일 갈등 풀기 위한 DJ 같은 정치인이 없다”

    일본 진보 성향 매체인 아사히신문이 한국과 일본에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같은 연설을 잘하는 정치인의 부재가 그 어느 때보다 냉랭한 한일관계를 풀지 못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하코다 데쓰야 국제사설담당은 25일 ‘한국과 일본을 뒤덮은 연설흉작’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최근 미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쪽지 읽기’를 관철했다며 민감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빠진 것은 사전에 알려진 질문에 대해 준비된 답을 하는 데 익숙해진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의 눌변을 들먹이려는 게 아니라 우려되는 것은 정치가의 말의 빈약함”이라고 지적했다. 지방 유세 연설을 예로 들며 “사전에 해당 지역에 대한 것을 열심히 조사한 뒤 몇 명의 청중이 있어도 한 명 한 명에게 이야기하는 듯이 정중하게 연설하는 것”이 정치인의 제대로 된 연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성어린 연설을 한 인물로 DJ를 거론했다. 그는 “(DJ가) 1998년 일본에 왔을 때 자신이 목숨을 걸었던 민주화에 대해 ‘기적은 기적적으로 오지 않는다’고 했던 국회 연설은 많은 감명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DJ가 쓴 책에서) ‘1분 미만의 성명을 준비하는 데 5시간 정도 들이는 것이 보통이었다’라고 썼는데 달변의 정치가로서 인정받기까지 숨은 노력이 있었음을 밝혔다”라고 했다. 하코다는 한국에는 비교적 달변가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정치인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라며 “심사숙고한 말로 이웃나라에 말을 걸기는커녕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는 모습만 눈에 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한일 관계 냉각에는 ‘연설 흉작’이 영향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800명대 육박 치솟은 확진자, 방역 강화하고 시민은 협력해야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23일 발표한 신규 확진자 수는 797명으로 800명에 육박했다. 전날보다 60여명 늘면서 연속 700명대를 이어갔다. 지난 1월 7일(869명) 이후 106일 만의 최다 기록이다. 최근 상황을 보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3차 대유행의 여파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4차 대유행에 직면한 상황이다. 8일(700명)과 14일(731명)을 포함해 벌써 이달에만 700명대 확진자가 5번이나 나왔다. 어제는 해군 함정에서 장병 32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전국 곳곳, 거의 모든 일상 공간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에 ‘숨은 감염자’도 계속 누적되고 있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4차 대유행에 직면한 우리 사회는 요즘 코로나19 백신 수급 대책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전세계의 백신공급이 심각한 양극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과 인도 등에서 백신수출을 막고 있으니 정부가 밝혔던 물량 확보 일정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다. 물론 백신 수급만 예정대로 되면 정부의 목표인 11월 집단 면역도 가능하고, 감염 확산세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방역수칙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된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이나 유력 방송인과 같은 공인들이 곳곳에서 5인 이상 모임금지를 위반하고 있다. 일부는 즉각 과태료를 부과했으나, 일부는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또 요양병원 등 다중 이용시설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도 발생한다. 정부가 서민과 자영업자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일괄격상 대신 핀셋방역을 한다지만, 이미 한계 상황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백신 수급에 만전을 기하면서도 초심으로 돌아가 방역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 정부의 방역 지침에 그동안 국민이 적극 협조했지만,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경계심이 느슨해졌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역마다 n차 감염이 끊이지 않고, 병원·요양원 등 노인시설과 종교시설, 학교 등은 집단감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역 감염 확산 등으로 의료체계 붕괴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런 불행한 상황이 결코 없도록 거리두기와 개인 방역 준수 등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시민 스스로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위험에 노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역대책이다.
  • [사설] 온실가스 적극 감축, 산업계와 긴밀히 협의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주도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40개국 정상이 참여한 화상 기후정상회의가 그제와 어제 이틀간 열렸다.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의 50% 수준까지 줄이기로 했고, 영국도 1990년 대비 68%로 줄이겠다던 목표를 78%까지 상향했다. 유럽연합은 기존 40%였던 감축 목표를 55%로 올렸고, 일본도 2030년까지 2013년 배출량의 약 46%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정상회의에서 “한국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추가 상향해 올해 안에 유엔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한 정부는 지난해 12월 유엔에 2030년 NDC를 2017년 대비 24.4% 감축하되 2025년 전까지 적극 상향할 것을 명시했는데, 그 시기를 ‘연내’로 못박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을 전면 중단할 것”도 선언했다.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은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수출입은행이 대출을, 무역보험공사가 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인데 탈석탄 흐름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신규 투자’를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올해는 파리기후협약을 이행하는 첫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날 파리협정에 복귀한 뒤, 기후변화를 외교정책과 안보의 핵심 의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미국 정부가 문 대통령의 발표 내용을 언급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어제 브리핑에서 “한국은 해외 석탄 금융의 종식을 선언했다”고 평가했다. 온실가스감축 강화는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다만 정부는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산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반영해 좀더 현실적인 감축안과 강제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보다 철강이나 시멘트 등 탄소배출형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기업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뼈를 깎는 고통을 겪을 수 있다.
  • [사설] SH공사 매입 임대주택 24%가 비어있다니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2002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사들인 임대주택 1만 9495가구 가운데 24.1%인 4697가구가 비어있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SH공사는 빌라나 원룸 등 기존주택을 사들여 저소득층 등에게 주변 시세보다 낮게 임대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자금력이 딸리는 젊은 세대가 서울에 주거를 마련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잘만 시행하면 의미 있는 주택 정책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집값 폭등의 광풍에 속에서도 비어있는 임대주택의 71.6%인 3365가구는 6개월 이상이나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하기가 어렵다. SH 매입 임대주택의 입주 경쟁률은 구(區)별로 최고 24대 1에 이른다고 하니 인기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2017~2019년 매입 임대주택 5972가구 가운데 19.5%인 1166가구는 감사가 이뤄진 지난해 5월 말 현재까지 한 차례도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SH공사가 이 사업에 투입한 예산은 5조원 남짓이다. 그런데 1조 2000억원 안팎의 예산으로는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젊은층과 서민층을 기만하고 일반 시민의 세금을 헛되게 했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SH는 감사과정에서 매입 임대주택이 비어있는 이유로 승강기가 없고, 입지와 교통 연계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SH가 비인기가 예상되는 입지의 주택을 왜 무더기로 매입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있는 가정은 엘리베이터 없는 집은 아무리 임대료가 싸도 입주할 수 없다. 이런 집이 과연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돕는다는 정책 취지에 부합하는지 진지하게 뒤돌아봐야 한다. 감사원은 SH의 매입 임대주택이 일부 지역에 편중되고 있으며, 입주자격을 갖춘 신청자가 있어도 모집공고 당시 예비입주자에 한정해 공급하는 등 경직되게 운영해 빈집 발생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SH가 천문학적 액수의 세금을 투입하면서도 공급자 편의 위주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연간 주택 매입 목표라는 성과에만 급급했는지도 돌아봐야 한다. SH는 이제부터라도 ‘내가 살 집’이라는 자세로 정책 수요자인 입주 희망자의 고통을 줄이고 조금이라도 행복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 [여기는 중국] 대학도 짝퉁? 학위 인정 못 받는 ‘가짜 대학’ 주의보

    [여기는 중국] 대학도 짝퉁? 학위 인정 못 받는 ‘가짜 대학’ 주의보

    유명 대학교 명칭을 교묘히 변경한 ‘짝퉁’ 대학교 주의보가 내려졌다. 22일 중국 인민일보 등 유력언론들은 일제히 베이징 내 존재하는 가짜 대학교 명단을 공개했다. 공개된 블랙리스트에 따르면 이달 기준 중국 전역에 소재하는 가짜 대학의 수는 총 392곳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5년 210곳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다. 최근 5~6년 사이 우후죽순 생겨난 가짜대학들의 가장 많은 주소지를 둔 도시는 베이징으로 꼽혔다. 이달 기준 베이징에만 총 151개의 짝퉁 대학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는 일명 △예찌따쉐(野鸡大学) △슈에리궁창(学历工厂) △쉬쨔따쉐(虛假大学) 등으로 불리는 짝퉁 대학 리스트는 오는 6월 시행될 까오카오를 앞두고 수험생과 학부모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까오카오’는 중국판 수능으로 불린다. 상당수 업체들은 유명 대학의 명칭 일부를 바꾸거나, 단어를 추가하는 식으로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주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이들 업체 중 대부분은 중국 명문 대학교로 꼽히는 베이징대학교, 칭화대, 인민대 등의 일부 명칭을 사용했다. 대표적인 미인증 가짜 대학으로 중국사범대학, 대외경제관리학원, 베이징중산대학 등이 꼽혔다. 이들은 각각 기존 명문 대학교로 알려져 있는 베이징수도사범대학, 대외경제무역대학, 중산대학 등의 명칭 일부를 변경, 차용한 가짜 대학이라는 것이 현지 언론의 지적이다. 이날 공개된 가짜 대학들은 중국 교육부로부터 미인증된 사설 교육업체들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대학’이라는 명칭을 도용, 주소지와 실체가 불명확한 ‘페이퍼 대학’으로 확인됐다.문제는 이들 대학이 최근 까오카오를 마친 수험생들을 유인, 등록금 편취 등 사기 행각을 벌일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주소지가 불명확한 미인증 사설 교육업체 중 상당수가 입학 신청 및 문의를 해오는 학부모를 상대로 가짜 학위서를 판매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수업 이수 시 졸업장 1장 당 1만~1만 5000 위안(약 173~254만 원) 상당의 금액을 편취, 가짜 학위서를 남발하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이렇게 남발된 학위 증명서는 구매 후에도 대학 졸업자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정식취업 및 대학원 진학이 불가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중국 교육부 관계자는 “정규 대학은 교육부 홈페이지를 통해 정부 등록 및 허가 여부를 정식 조회할 수 있다”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는 해당 업체로부터 안내문을 교부 받았을 시 반드시 정부 인증을 받은 정식 교육기관인지 여부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사설] 탄핵불복론까지 국민의힘은 ‘도로 새누리당’인가

    4·7 재보선에서 대승한 국민의힘이 과거로 회귀하는 듯하다. 재보선 압승에 대해 자신들이 잘해서 이긴 게 아니라 여당의 실정 때문이라고 자평하더니 벌써 잊어버린 듯하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그제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느냐”며 탄핵불복론까지 제기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5개월 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과했는데 그 사과로 충분했다고 생각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물러나자마자 “아사리판”이라며 국민의힘에 독설을 퍼붓고, 국민의힘은 “희대의 거간꾼”이라고 비판해 볼썽사납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원대대표 경선과 당대표 등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당내 권력투쟁을 한다는 명분으로 강성 보수층에 기대고 당권 확보에만 열을 올린다면 재보선에서 얻은 국민의 지지는 돌아설 것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103석에 그친 참패는 언제든 다시 재현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2017년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지난해 2월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으로, 총선 참패 후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꾸며 쇄신하겠다고 했으나 ‘탄핵의 강’을 넘지 못하고, 극우에 가까운 세력과 손을 잡는다면 지리멸렬한 과거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국민은 책임 있는 야당을 원한다. 여당의 실정으로 얻은 반사이익은 쉽게 사라진다. 저출산, 청년 일자리, 코로나19로 악화된 양극화 등 주요 현안을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에 대해 정부ㆍ여당과 갑론을박을 벌여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 정당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 지난해 총선 이후 전개된 여당의 입법 독주에는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포기한 국민의힘의 책임도 있다. 국민은 4ㆍ7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 변화 여부의 첫 가늠자가 될 차기 지도체제 구성을 지켜보고 있다. ‘도로 새누리당’ 같은 주장과 정책은 포기하고, 경쟁력 있는 비전 제시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
  • [사설] 미국에도 이롭지 않은 반인권적 ‘백신이기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어제 “우리가 보유한 코로나19 백신을 다른 나라에 보내는 것을 확신할 만큼 충분히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백신 자국우선주의에서 벗어날 뜻이 없다는 뜻을 재천명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달에만 화이자, 모더나, 얀센, 아스트라제네카(AZ) 등 1억 3000만회분의 백신을 생산했다. 지난주 기준 2억 5850회분의 백신으로 인구의 38.5%인 1억 2077만명이 1회 이상 접종했다. 이스라엘 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접종률이다.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생산량은 연말까지 15억회분 이상으로 추산한다. 그럼에도 미국은 백신의 완제품 수출을 통제하면서 원료와 제조 설비에도 국방물자생산법(DPA)을 적용해 백신을 무기화하고 있다. 1500만회분의 AZ 백신을 폐기 처분해야 하는 사고마저 일어났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지 못한 AZ 백신은 공장 창고에 쌓여만 가고 있다. 아직 백신을 구경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100개국 이상의 나라는 복장이 터질 노릇이다. 여기에 미국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해 두 차례 접종 이후 한 차례 더 접종하는 3차 ‘부스터샷’까지 계획하고 있다. 전 세계적 백신 기근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백신이 곧 인권’일 수밖에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건강이 모든 이에게 인권이며, 소수의 특권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태를 예견이나 한 듯 “코로나19 백신이 특정 국가의 소유가 되고, 모든 사람을 위한 보편적인 것이 되지 않는다면 매우 슬픈 일이 될 것”이라고 일찌감치 우려했다. 입만 열면 인권을 강조하는 미국이 반인권적 백신이기주의의 선봉에 서고 있다는 사실은 안타깝다. 무엇보다 전 세계 백신 접종률을 높일 수 있도록 미국이 특허권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긴급 대응에 나서 달라는 글로벌 리더 175명의 서한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이기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미국의 ‘글로벌 리더’ 복귀를 말했다. 하지만 세계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고, 고통을 더는 데 힘을 보태려 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코로나19 백신을 독점화하는 것을 넘어 무기화하는 ‘백신 제국주의’를 글로벌 리더로 가는 길이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저개발국가발(發) 변이 바이러스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려면 국제적 협력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어서 깨닫기 바란다.
  • [사설] 궤변·협박 이상직, 의원직부터 내놔야

    국회는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그제 가결했다. 본회의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체포동의안은 255명의 의원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206표, 반대 38표, 기권 11표로 이 의원의 구속을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은 역대 15번째로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동료를 보호하는 ‘방탄국회’ 오명은 재현되지 않아 다행이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의 창업주로서 가족과 함께 무려 555억원에 달하는 회삿돈에 손해를 끼쳤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또 그의 부적절한 행위는 이스타항공의 경영 부실로 이어졌고 직원 600여명이 해고되고 임금 등 600억원 상당의 체불로 근로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겼다는 내용이 구속영장에 적시됐다. 이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 전 신상발언을 통해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로 악의적인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동료의원들에게는 “체포 동의가 남의 일이 안 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회삿돈으로 구입한 딸의 고급 외제차에 대해선 “사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딸의 안전 때문”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나는 불사조”라며 무죄 복귀를 장담했다고 하니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을 의심할 만한 적반하장식 언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전주시을에서 당선됐으나 이스타항공과 관련해 횡령·배임 혐의가 불거지자 자진 탈당했다. 대선 캠프 출신으로 현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장을 지냈다. 그의 혐의가 이미 1년 전에 불거졌음에도 지난 9일에야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을 두고도 논란이다. 불필요한 의혹이 더는 없도록 당장 의원직을 내려놓고 법의 판단을 기다리는 게 지역구 유권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 “위안부문제 풀려면 일본내 한일 관계 개선 여론 움직여야”

    “위안부문제 풀려면 일본내 한일 관계 개선 여론 움직여야”

    한일 양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사법부로 넘어갔던 ‘공’이 도로 행정부로 돌아왔다. 2011년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하는 헌법적 의무가 있다’는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10년이 흘렀는데도 위안부 문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셈이다. 우리 정부는 사법부의 엇갈린 판결로 기세등등해진 일본을 상대로 더 어려운 싸움을 하게 됐다. 지난 21일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린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민성철)는 판결문에서 논란이 되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일관되지 않은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짚었다. 합의의 문제점을 강조하고 지원사업을 중단시켰던 정부가 이후 공식적 합의임을 인정하고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2015년 합의가 외교적 보호권 행사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았다고 봤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전날에도 “한국이 국제법 위반을 시정해야 한다”며 되레 한국 측에 전향적인 제안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은 합의를 했으니까 ‘끝났다’고 할 게 아니라 합의를 이행하고, 합의의 정신을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 차원에서 사죄와 반성을 표명한 만큼 그 정신에 위배되는 주장을 하면 우리도 일본 측에 대해 “합의를 왜 지키지 않느냐”고 추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최봉태 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장은 “일본 외무성만 상대할 게 아니라 일본 내 여론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에서 “일본 정부도 인권 문제에 냉담하다는 인상을 국제사회가 갖지 않도록 배려하는 게 요구된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국제법 중시한 상식적 판결”…日언론 위안부 피해자 판결 환영

    “국제법 중시한 상식적 판결”…日언론 위안부 피해자 판결 환영

    일본 언론은 2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두 번째 판결에서 ‘주권면제’가 인정돼 각하 결정이 나온 것과 관련 일제히 환영했다. 주요 신문은 1면에 관련 내용을 보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또 사설에서는 ‘상식적인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까지 하고 나섰다. 요미우리신문은 사설에서 “국제법을 감안한 상식적인 판결”이라며 “이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되돌아가 관계 복원으로 움직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주권면제를 인정한 두 번째 판결을 냉각된 한일관계를 타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서로가 불만을 남기더라도 서로가 접근해 정한 2015년 위안부 문제의 정부 간 합의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원 도중에 일방적으로 (화해치유재단을) 해산시킨 문재인 정부의 책임은 무겁지만 일본 정부도 인권문제에 냉담하다는 인상을 국제사회가 갖지 않도록 배려하는 게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이번 판결을 계기로 2015년 합의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판결은 일본과의 외교 교섭을 포함한 ‘한국의 대내외적인 노력’에 의해 문제 해결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며 “한국 정부는 이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또 미중 대립, 북한 정세 등을 언급하며 “한일 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양국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관계 개선을 향해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일본 외무성이 첫 번째 판결과 같이 패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해 아키바 다케오 사무차관이 판결 직후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할 준비까지 마친 상태였다고 전했다. 앞서 외무성은 지난 1월 배상해야 한다고 첫 번째 판결이 나왔을 때 당시 남관표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기도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日전문가 “문 대통령의 ‘곤혹’ 발언이 위안부 판결 영향 줬을 것”

    日전문가 “문 대통령의 ‘곤혹’ 발언이 위안부 판결 영향 줬을 것”

    서울중앙지법이 21일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제2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하한 결정에 대해 일본의 한일관계 전문가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1월 ‘곤혹’ 발언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문제는 결국 한일 양국이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일본 정부도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대학원 교수(한국정치외교론)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1월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지법의 첫 번째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 “곤혹스럽다”고 하면서 2015년 한일 외교장관 간 위안부 합의를 공식 인정한다고 밝힌 것을 이번에 각하 결정을 내린 판사도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기미야 교수는 이런 추론을 근거로 “(문 대통령이) 직접적인 개입 없이 판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 ‘곤혹’ 발언 내용은?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일 현안과 관련해 “수출 규제 문제나 강제징용 판결 문제 등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양국이 여러 차원의 대화를 하는 중에 위안부 판결 문제가 더해져 솔직히 조금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당시 법원 판결에 대해 “2015년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가 양국 정부 간 공식적 합의였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그 토대 위에서 피해자 할머니들도 동의할 해법을 찾도록 한일 간에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선 “강제집행의 방식으로 (일본기업 자산이) 현금화된다든지 하는 방식은 양국 관계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런 단계가 되기 전에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이 우선인데 다만 원고들이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원고들이 동의할 방법을 양국 정부가 협의하고 한국 정부가 그 방안으로 원고들을 설득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日, ‘다 끝났다’고만 하지 말고 책임있는 대응 필요”기미야 교수는 2015년 합의에 양국 정부가 협력해 위안부 명예와 존엄의 회복,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도록 돼 있다면서 한국 측이 이 합의를 재평가하는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이 합의로 모든 게 끝났다’고만 주장하지 말고 합의를 살리기 위한, 책임 있는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대 한국 정치외교 전문가인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이 한일관계가 파탄으로 내몰리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고 평가하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 쪽으로는 이르지 못했다고 봤다. 그는 “원고 측의 항소로 재판이 장기화할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주권면제’ 주장을 바꾸지 않은 채 1차 판결의 강제집행 등 중대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재판에 관여하지 않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기말 문 대통령 전향적 선택 못할 것” 비관도 ‘공은 한국 측에 있다는 것이 일본 정부 입장’이라고 강조한 오쿠노조 교수는 한국 정부가 2015년 합의를 살리는 방향의 제안을 할 경우 일본 정부가 응할지 모르겠지만 그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임기를 1년 남짓 남겨놓은 문 대통령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점을 들었다. 오쿠노조 교수는 “4월의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여당이 대패해 진보정권을 이어갈 수 있을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본과 타협했다’는 비판을 들을 위험이 있는 선택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日, 한국 제안 배척 말고 검토 자세 보여야”오사카시립대 법학연구과에 소속된 김은정 객원연구원도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원고 측이 패소한) 제2차 소송은 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있지만 앞으로 어떤 판결이 나와도 위안부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2차) 판결에서 제시된 것처럼 한일 양국 정부가 외교적, 정치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며 “외교는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의 안을 전부 배척하지 말고 내용을 검토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일간지는 관련 사설을 통해 한일 양국이 이번 판결의 취지에 따라 2015년 ‘위안부 합의’의 원점으로 돌아가 관계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출산 사실 자체가 없다” 구미 사망 여아 친모 첫 공판서 혐의 부인

    “출산 사실 자체가 없다” 구미 사망 여아 친모 첫 공판서 혐의 부인

    ‘아이 바꿔치기’ 의혹 부인사체은닉 미수는 모두 인정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가 22일 열린 첫 공판에서 여아를 바꿔치기했다는 혐의에 대해 자신은 출산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구미 빌라에서 숨진 여아를 발견하고 사체를 숨기려 한 혐의는 인정했다. 석씨 변호인은 이날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 서청운 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이 공소장에서 밝힌 미성년자 약취 혐의 등 공소사실에 대해 피고인은 일부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 중 2018년 3월쯤부터 5월까지 석씨가 미성년자를 실질적으로 약취했다는 부분을 부인한다”면서 “그 전제로 출산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그러나 “사체은닉 미수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석씨는 자신이 선임한 변호인이 사임했는데 국선변호인 외에 사설 변호인을 선임하겠느냐는 판사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증거 신청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사건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해 다음 기일에 신청하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1일 두 번째 공판을 열어 증거조사에 대한 석씨 측 입장을 확인하기로 하고 이날 재판을 마무리했다. 검찰은 지난 5일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은닉 미수 혐의로 지난 5일 석씨를 구속기소 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구미서 사망한 3세 여아 친모 첫 공판서 ‘아이 바꿔치기’ 부인

    구미서 사망한 3세 여아 친모 첫 공판서 ‘아이 바꿔치기’ 부인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숨진 여아의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는 22일 열린 첫 공판에서 여아를 바꿔치기했다는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구미 빌라에서 숨진 여아를 발견하고 사체를 숨기려 한 혐의는 인정했다. 석씨 변호인은 이날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 서청운 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이 공소장에서 밝힌 미성년자 약취 혐의 등 공소사실에 대해 피고인은 일부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 중 2018년 3월쯤부터 5월까지 석씨가 미성년자를 실질적으로 약취했다는 부분을 부인한다”며 “그 전제로 출산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그러나 “사체은닉 미수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석씨는 자신이 선임한 변호인이 사임했는데 국선변호인 외에 사설 변호인을 선임하겠느냐는 판사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증거 신청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사건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해 다음 기일에 신청하겠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1일 두 번째 공판을 열어 증거조사에 대한 석씨 측 입장을 확인하기로 하고 이날 재판을 마무리했다. 검찰은 지난 5일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은닉 미수 혐의로 지난 5일 석씨를 구속기소 했다. 김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사설] 문 대통령 중심으로 ‘백신 컨트롤타워’ 다시 세워야

    ‘국민 안전의 컨트롤타워는 청와대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2월 코로나19 대응의 컨트롤타워가 청와대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청와대를 중심으로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해 달라고 주문했다. 초기 국면에서 청와대가 중심을 잡고 정부와 방역 당국, 의료진, 모든 국민이 혼연일체가 돼 K방역의 성공 신화를 완성했던 것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으로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야 할 지금 우리 현실은 어떤가. 정부가 계획했던 대로 코로나19 백신을 수급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민 불안이 날로 가중되고 있는 것 아닌가. 실제 정부가 자신했던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지금으로선 지극히 불확실하기만 하다. 미국 등의 ‘백신 이기주의’,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 등 일부 백신에 대한 불안감 확산 등 외적 요인을 전혀 예상치 못하고, 막연하게 우리 희망만 반영한 ‘수급 및 접종 시간표’를 작성했으니 어찌 제대로 진행될 수 있겠는가. 어제 0시 기준 1차 접종자는 177만여명에 불과하다. 접종 대상 국민 대비 2%도 안 된다. 정부가 확보했다는 백신은 7900만명분이지만 제대로 들어올지 장담할 수 없다. AZ, 얀센 백신의 불확실성에 더해 세계의 백신 공장인 인도는 문을 닫아걸었고, 미국은 자국민에게 세 차례 맞혀야 한다며 백신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처럼 백신 수급의 위기 상황인데도 지금 우리의 백신 정책은 중구난방, 우왕좌왕 그 자체다. 지자체장은 독자적으로 러시아 백신 도입을 거론하고, 외교 수장은 무르익지도 않은 미국과의 ‘백신 스와프’ 협상을 공개했다. 야당은 미국에 백신 사절단을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은 불안하기만 한데 백가쟁명식으로 혼선을 가중시키고 있다. ‘백신 무용론’을 줄기차게 제기했던 인사가 청와대 방역기획관으로 내정된 것도 한심스러운 일이다. 문 대통령이 강조했듯 청와대가 확실하게 백신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백신 수급 및 접종 계획을 새로 짜야만 한다. 올 한 해 백신 수급 계획을 맞출 수 없다면 솔직하게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국력을 총동원해 추가 확보에 매진해야만 한다. 문 대통령은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 문제를 가장 중요한 의제로 올려 미국의 협력을 끌어내야만 할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플랜B’도 청와대 책임하에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 백신 수급 및 접종 문제는 이미 외교력 등 국력의 영역에 들어선 만큼 질병관리청에만 맡겨 둘 일이 아니다. 청와대가 확실하고 책임감 있게 대처하기 바란다.
  • [사설] 석 달 전 위안부 판결 뒤집고 2차 소송 각하한 법원

    서울중앙지법은 어제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두 번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각하했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의 다른 재판부는 대동소이한 소송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1억원씩의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한마디로 당혹스럽다. 석 달 전이나 이번이나 쟁점은 국가면제였다. 국가면제란 한 주권 국가가 다른 나라의 재판 관할권으로부터 면제된다는 국제관습법이다. 국가면제의 인정 여부가 재판부에 따라 다르다면 법원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1월 재판부는 위안부 문제가 “반인도적 범죄 행위로서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국가 범죄인 위안부 문제의 일본 정부 책임을 물은 역사적 판결이었다. 그러나 어제 재판부는 “국가면제의 예외를 인정하면 선고와 강제 집행 과정에서 외교적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일본과의 외교적 충돌을 우려했다니 어느 나라 법원인지 묻고 싶다. 재판부는 외교적 교섭 등에 의한 해결 노력을 강조함으로써 위안부 문제에 법원이 간여할 수 없다고 선까지 그었다. 1월 판결은 일본 정부가 항소하지 않아 확정됐으나 어제 결정에 대해 원고가 항소할 뜻을 밝힘으로써 2심에서 국가면제를 놓고 일본이 아닌 법원과 다투게 됐다. 1차 소송 원고들은 강제집행을 위해 일본 정부가 국내에 보유한 재산의 확인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1차 소송 비용을 패소한 일본으로부터 추심할 수 없다는 결정을 법원이 최근 내리는 등 법원 내 기류가 심상치 않아 강제집행이 순탄하게 이뤄질지 의문이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이런 소송을 7년여 전부터 시작한 까닭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의 사실과 법적 책임의 인정 및 사죄를 하지 않아 마지막 수단으로 법정에 호소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2015년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 요구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여긴다. 한일이 역사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한 화근이 이런 소송으로 이어진 것이다. 정부는 법원 각하 결정으로 한숨 돌렸다고 생각할 게 아니다. 강제동원·위안부 문제는 청구권협정으로 종결됐다는 일본을 상대로 외교적 해결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사설] 외국인 국내 토지 투기 열풍 차단 장치 시급하다

    외국인의 국내 토지 매입이 활발해지면서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 소유 토지 면적은 2016년 1199만㎡에서 2020년 상반기 2041만㎡로 841만㎡ 증가했다. 2016년보다 70%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국인 소유 필지는 2016년 2만 4035건에서 2020년 상반기 5만 4112건으로 약 3만건(120%) 늘어났다. 주택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들인 아파트는 2017년 이후 지난해 5월까지 2만 3167채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국인들이 사들인 아파트는 전체의 58.6%(1만 3573채)로 집계됐다. 국내에 살지 않는 외국인의 토지·주택 취득은 투기적 성격이 짙다. 대출 규제를 받는 내국인에 비해 외국인은 자국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국내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만큼 역차별 소지도 다분하다. 하지만 정부는 외국인에 대해 내국인과 다른 취득세율과 양도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국제법의 기본 원칙인 ‘상호주의’에 위반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중국 자본에 의해 우리와 비슷한 부작용을 겪고 있는 뉴질랜드, 호주, 싱가포르, 캐나다 등 다른 국가들은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 자체를 제한하거나 고율의 세금으로 투기를 막는 등 규제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고 한다. 중국은 우리와 반대로 한국인의 주택·토지 소유에 제한을 가하는 상황이다. 내국인 역차별 논란을 잠재울 제도적 보완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이미 제주도를 유린한 중국 자본을 경험해 봤다. 또다시 수도권 지역에서 외국 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외국 자본이 국내 토지를 무차별적으로 사들여 난개발을 할 경우에 대비해 투기 수요를 엄격히 차단해야 한다. 국제법·국제관습법은 존중하면서도 그 앞에서 정당한 국내법이 무력화되지 않아야 한다. 상호주의 원칙에 맞는 합당한 제도적 보완을 통해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 바란다.
  • “여긴 내 땅!” 강물 마시러 온 사자 연이어 공격한 겁 없는 거북 (영상)

    “여긴 내 땅!” 강물 마시러 온 사자 연이어 공격한 겁 없는 거북 (영상)

    “여긴 내 땅이야!”라고 말하듯 텃세라도 부리는 것일까. 아프리카에서 작은 거북 한 마리가 자신이 살고 있는 강으로 물을 마시러 온 사자 두 마리를 잇달아 쫓아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 국립공원 내 말라말라 사설 야생동물 보호구역에 있는 샌드 강에서 민물 거북의 일종인 테라핀 한 마리가 사자 두 마리를 겁도 없이 연이어 쫓아냈다.레지 바레토(30)라는 이름의 한 남성은 당시 한 관광객에게 보호 구역 안을 안내하는 동안 해당 거북의 이례적인 행동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바레토는 또 “사자 무리가 강에서 물을 마실 것을 알고 있었기에 우리는 완벽한 장소에 먼저 가서 기다렸다”면서 “햇빛도 우리에게 유리하게 비추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바레토 역시 사자들이 물을 마실 때 영상 속 거북의 돌발 행동은 전혀 예상하지 못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대해 바레토는 “비록 두 사자는 작은 거북 탓에 약간 짜증이 난 것 같이 보였지만, 거북이 다가와 공격할 때까지 만족할 만큼 계속해서 물을 마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상 속 두 사자는 물을 마시러 오기 전 사냥한 새끼 얼룩말을 먹으며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 이 때문에 이들 사자는 자신들을 귀찮게 하는 거북을 공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사진=크루거 사이팅스/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설] 국민 불안 키우는 정부의 원전 오염수 ‘조건부 용인론’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그제 국회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맞는 적합한 절차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고 말했다. 단서를 붙이기는 했다. 일본이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그 정보를 충분히 공유하고, 더 충분히 사전 협의를 하며, IAEA 검증 과정에 한국 전문가의 참여를 보장하는 세 가지 여건을 충족시키라는 것이다. 지난주만 해도 정부는 강력 대응 일변도였으니 갑자기 달라진 분위기가 의아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까지 지시하지 않았나. 정 장관이 ‘과학적 근거’를 언급한 것부터 탐탁지가 않다. 과학적 근거는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어떻게든 바다에 버리고자 꾸준히 외친 구호였기 때문이다. ‘IAEA 조사’도 실체 접근을 꺼리던 일본이 미국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도출된 일종의 합의 조건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최근 방한한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는 “IAEA의 원자력 안전 기준과 규범을 지지한다”면서 “일본은 IAEA와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협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일본이 주도하는 IAEA 조사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IAEA도 영향을 받지 말라는 법이 없을 것이다. “일본의 방류 결정을 철회하라”는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진다. 오염수 방류의 직접적 피해자가 될 남해안 어민들은 해상시위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도 반대 목소리를 내며 국제적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원자력 전문가들도 다르지 않다. 어제 대전에서 열린 연구자 간담회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정화 다핵종제거설비(ALP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일부 탱크에서는 허용치의 5∼100배 핵종이 발견된 적도 있다”면서 “일본의 오염수 방출 계획 철회”를 다시 한번 요구했다. 우리 외교가 우리 과학자들이 요구하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 장관이 어제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나라는 유일하게 미국뿐”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과학적 기준에 따른 국제사회의 정상적 반응이고 보편적 상식이라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생명의 원천으로 인류 공동의 자산인 바다를 원자력 물질로 오염시키려는 일본의 횡포를 저지하고 공동 대응한다는 데 일차적 목표를 두어야 한다. 최인접국의 권리를 포기한 ‘조건부 용인론’은 국민의 불안을 키운다. 외교부는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최소한 ‘세 가지 여건’이라도 한국 과학자들이 제시하는 수준으로 고도화해야 한다.
  • [사설] 종부세 완화, ‘똘똘한 한 채’ 현상 더 부추길 우려 있다

    정부·여당이 과세 강화를 골자로 한 기존 부동산 정책의 수정을 추진하고 나섰다.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주된 원인이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는 인식에서다. 특히 고가의 아파트에 적용하는 국세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재산세를 완화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종부세 등 부동산 보유세 완화 검토를 시사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부동산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법 개정에 나섰다. 민주당은 재산세 감면 공시지가 기준을 현행 6억원 이하에서 9억원으로, 종부세 기준도 현행 9억원에서 12억원 또는 15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여당이 국민의 불만이 쏟아진 부동산 정책을 손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이 기존 부동산 정책의 골간을 무분별하게 흔드는 것이어선 안 된다. 자칫 시장에 ‘역시 버티면 정부가 두 손 들게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면서 가까스로 진정되고 있는 집값 상승세가 다시 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부유층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종부세 완화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누진 과세라는 조세 원칙에도 어긋날뿐더러 ‘똘똘한 한 채’ 보유 추세가 더 강해지면서 전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강남 등의 집값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인기를 잃은 것은 주택 소유자뿐 아니라 무주택자도 힘들게 했기 때문이다. 주택 보유자는 세금이 늘어 힘들고 세입자는 전세가 폭등으로 고통을 받았다. 따라서 정부·여당의 새로운 부동산 정책은 무조건 서둘러 세금을 내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 국민이 아파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세심하게 진단한 뒤 종합적으로 수립돼야 한다. 특히 세입자를 보호하려는 취지로 만든 ‘임대차 3법’이 오히려 무주택자를 힘들게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고 보완할 부분이 있으면 보완에 나서야 한다. 세금 경감도 종부세보다는 양도소득세 인하로 주택 매매를 활성화해 실질적으로 집값을 끌어내리는 쪽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 [사설] 여성 징병제, 소모적 논란 우려스럽다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징병제와 모병제 모두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현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와 남녀평등복무제로 전환하자고 했다. 40~100일간 남녀 기초군사훈련을 하자고도 주장했다. 같은 당 김남국, 전용기 의원도 군가산점제 부활을 거론했다.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등록 나흘 만인 20일 현재 13만명 이상 동의했다. 권인숙 의원은 “징병제는 여성 차별의 근원”이라며 모병제 도입을 서두르라고 반박했다. 여성 징병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성 징병을 요구하는 헌법 소원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지금까지 다섯 차례 있었다. 2010년, 2011년, 2014년에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한 병역법 3조 1항이 성차별적’이라는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그러나 세 번 모두 재판관 전원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두 번의 소원 제기는 조건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군가산점제는 여성, 장애인 등이 공직에 입직할 기회를 광범위하게 배제하고 국제 인권 기준에도 위배된다”고 했다. 여성계는 대체로 여성 징병제 논의 자체는 필요하지만 징병제 논의가 정치나 성별 간 갈등 문제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저출산 탓에 20년 뒤쯤에는 신병 수급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은 명약관화다. 징병제든 모병제든 여성을 대상으로 한 도입 논의는 불가피하다. 문제는 민주당 일각에서 여성 징병제를 들고나온 이유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자 ‘이남자’(20대 남자)를 달래기 위한 방책이라는 점이다. 당의 위기를 젠더 문제로 돌리는 행태가 무척 우려스럽다. 실제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남성의 상대적 불이익 등을 집중 부각하면서 성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군가산점제 등 해묵은 성대결이 재연되는 것은 국력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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