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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주한미군 전력 중동 차출… 연합 전력 공백 막을 대책부터

    [사설] 주한미군 전력 중동 차출… 연합 전력 공백 막을 대책부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되는 가운데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전력을 중동 지역으로 차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유력하게 차출이 거론되는 전력은 방공 미사일 패트리엇 체계(PAC-3)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적용되더라도 대북 대응 등 한반도 안보를 해치지 않도록 한미 간 빈틈없는 소통과 조율이 필요하다. 사실상 ‘미사일 전쟁’인 이란 전쟁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현지에서는 미사일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란이 반격에 나서면서 이란 미사일을 막아낼 방공 미사일 수요가 늘고 있지만 미 측의 물량 부족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등 전력 차출 방안이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의 패트리엇은 지난해 6월에도 8개 포대 중 3개 포대가 중동에 순환 배치됐다가 국내 복귀한 바 있다. 이 밖에 또 다른 방공 미사일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다연장로켓 발사체계(MLRS), 에이태큼스(ATACMS) 전술 지대지미사일 등의 차출도 거론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도, 국방부도 “주한미군 전력 운용은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부인은 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차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연합방위 태세에는 손상이 없도록 한미 간 의견을 모아 가고 있다”고 했다. 패트리엇이나 사드 등은 한미 연합 전력의 핵심인 만큼 차출될 경우 대북 대응 태세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최근 주한미군의 서해 단독 공중훈련과 이에 대한 주한미군사령관의 ‘사과 여부’ 논란 등으로 노출된 한미 간 엇박자도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미 군 당국이 최근 발표한 이달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 연습 기간 중 실제 군병력이 움직인 야외기동훈련(FTX) 횟수는 22회로 지난해 대비 절반 이하까지 축소됐다. 중동전쟁을 계기로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한미 간 어느 때보다 더욱 긴밀한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
  • [사설] 사법 3법 시행, 국민 혼란과 사법체계 혼돈을 우려한다

    [사설] 사법 3법 시행, 국민 혼란과 사법체계 혼돈을 우려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임시국무회의에서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제 도입,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편 3법’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친여 성향 시민단체들까지 사법제도의 근간을 훼손한다는 우려를 표했으나 국회 강행처리에 이어 법안 이송 하루 만에 법 시행의 최종 문턱을 넘은 것이다. 판검사를 법의 왜곡 적용 등을 이유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법왜곡죄는 헌법상 명확성 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는 것으로, 재판과 수사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이 임명한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도 “문명국의 수치”라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재판소원제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난 사건을 헌법재판소에서 뒤집을 수 있게 하는 것으로 헌법체계와 3심제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돈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의 버티기와 소송 뒤집기에 악용되고 다수 국민을 소송 지옥에 빠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심각하다.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증원법은 베네수엘라 등에서 보듯 정권에 의한 사법부 장악 위험성이 지적되고 있다. 역대 대한변호사협회장 8명과 여성변호사회장 6명도 그제 사법 3법에 대해 “헌정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권력구조의 변경”이라며 이례적인 반대 성명을 냈다. 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 사법 3법의 헌정질서 파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권은 야당과의 협의와 사법부 의견 수렴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공청회 한번 없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이런 무리수가 8개 사건에 관한 5개 재판에서 이 대통령에 대해 유죄가 나올 수 있는 싹을 잘라 버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3개 법안이 본격 추진되기 시작한 것도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때부터라는 점 역시 이런 의구심을 짙게 하는 대목이다. 여당의 강경파 의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하겠다고 겁박한다. 사법 3법에 이 대통령의 숙고를 요청한 조 대법원장에게 여당 대표는 “저항군 우두머리”라고 했다. 헌법에 임기가 보장된 대법원장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위협하는 것은 상식 있는 국민의 눈에 결코 상식적으로 비치지 않는다. 사법개혁의 이름으로 밀어붙여진 이 법안들의 후과가 어느 정도일지 국민은 지금 예측조차 하지 못한다. 삼권분립과 법치주의 훼손이 체감되기 시작하는 순간 역풍이 불 수도 있는 심대한 문제다. 부작용과 혼돈을 최대한 막을 후속 방안이 무엇인지 냉철한 고민이 따라야 한다.
  • [사설] 해외 두뇌들 제 발로 찾아오게 더 촘촘한 정주 대책을

    [사설] 해외 두뇌들 제 발로 찾아오게 더 촘촘한 정주 대책을

    법무부가 그제 발표한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은 저숙련·저임금 인력 위주의 기존 틀을 벗어나 우수 인재 적극 유치와 인구 감소 지역 활성화에 무게를 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술 혁신과 성장을 견인할 첨단 인력을 더 많이 끌어와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제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한 특화 비자 등을 통해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공백과 지방 소멸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해외 우수 인재 영입 확대를 위해 반도체·인공지능(AI)· 로봇 등 8개 첨단 산업 인력에 한정했던 ‘톱티어 비자’ 대상을 과학기술 분야 교수·연구원으로까지 넓히는 방안을 내놨다. 이 비자를 받으면 장기 거주와 가족 동반, 자유로운 취업 등 정착에 유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각국이 첨단 산업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우리도 과감한 유인책으로 글로벌 인재 쟁탈전에서 뒤처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국내 전문대 제조업 관련 학과를 졸업한 외국인을 위한 ‘육성형 전문기술인력’, 이른바 K코어 비자와 농어업 숙련 비자, 인구 감소 지역을 위한 ‘지역활력 소상공인 특례제’ 등은 이민정책을 인구·지역 전략과 연계하려는 시도로 평가할 만하다. 인재 유치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이들이 한국을 체류지가 아니라 종착지로 삼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자녀 교육과 주거, 의료 등 정주 여건을 촘촘히 뒷받침해야 한다. 이민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줄이고 상호 존중의 문화를 확산하는 사회통합 인프라 구축도 필수 과제다. 장기 체류자, 영주권자, 귀화 예정자 대상 맞춤형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아동·청소년의 학습 격차를 줄이는 교육 투자에 국가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이민을 단순한 인력 수급으로 바라보던 시대는 한참 지났다. 인구구조와 산업 전략, 지역 발전, 사회통합을 아우르는 국가 전략 차원에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 [사설] 공천 돈거래, 6·3 지방선거에선 얼씬도 못 하게 해야

    [사설] 공천 돈거래, 6·3 지방선거에선 얼씬도 못 하게 해야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구속됐다. 특정 정당 공천이 곧 당선을 뜻하는 지역에서 금품이 동반되곤 한다는 소문은 그동안에도 무성했다. 실제로 정치권의 ‘부패 사슬’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확인시켜 준 이번 사건은 씁쓸하기만 하다. 법원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공정해야 마땅한 선거의 근본을 어지럽힌 것만으로 이미 구속 수사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금품이 오가는 것은 출마 희망자와 공천권자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김씨는 2018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서울시의회에 입성한 뒤 2022년 강 의원 지역구인 강서구에서 재선했다. 경찰은 김씨가 이듬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당직자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이 담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영등포구청장 후보를 노리며 로비에 나선 의혹도 포착됐다. 그럼에도 공천 비리의 한 축인 국회의원들이 강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거 반대표를 던진 일은 매우 유감스럽다. 체포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63명 가운데 찬성 164명으로 통과됐다. 하지만 나머지 87명은 정치 질서를 근본부터 뒤흔든 강 의원 구속에 반대한 것이다. 의원들이 여전히 지방선거 공천의 금품 수수를 관행으로 치부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동료에 대한 동정표라고 강변해도 국민의 뜻과 다른 빗나간 의리일 뿐이다. 6·3 지방선거를 두 달 남짓 남겨 둔 시점에 이번 사건의 상징성은 크다. 경찰은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으면 패가망신한다는 점을 분명히 깨달을 수 있도록 수사해야 한다. 구청장 공천을 노린 김씨의 추가 금품 제공 여부도 보완 수사로 밝혀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당연히 무소속 김병기 의원에 얽힌 갖가지 공천 관련 의혹도 말끔하게 규명해야 한다.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 구속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공천 개혁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 [사설] 중동 악재에 금융·원유 요동… 장기전 벨트 단단히 매야

    [사설] 중동 악재에 금융·원유 요동… 장기전 벨트 단단히 매야

    중동전 장기화와 확전 가능성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투매하고 있다. 코스피는 어제 12.06% 떨어져 5100선이 무너졌다. 낙폭이 미국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2일(12.02%)보다 크다. 이틀 사이 1150포인트나 빠졌다. 코스닥도 역대 최고 하락률(14.00%)을 기록했다. ‘공포지수’라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는 80.47로 2009년 도입 이후 처음 80선을 넘었다. 원달러 환율은 10.1원 오른 1476.2원(오후 3시 30분 기준)을 기록했다. 야간 거래에서 장중 한때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다른 주요 통화에 비해 원화의 낙폭이 크다. 이란은 새 최고지도자로 강경 보수 성직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아들로 결사 항전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 내부에 반체제의 구심점이 없는 점도 결사 항전에 힘을 싣는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동량은 평시보다 80% 줄었고 운임은 3배 올랐다. 코스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누적되긴 했지만 주가 하락이 무차별적이고 과도하다.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대외 변수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총재와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이른바 ‘F4’ 회의 등을 통해 정부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꾸준히 보내야 한다. 7월부터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등 금융·외환시장의 체력을 높이는 정책 또한 면밀히 마련,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에너지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 고환율에 고유가까지 겹치면 기업 실적이 불안해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어제 유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며 선진국들이 중동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 것을 이유로 꼽았다.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우리 정부가 반성할 일이다. 우리 증시의 낙폭이 다른 국가보다 큰 이유 중 하나다. 여야는 대미투자특별법 심사를 오는 9일까지 끝내고 늦어도 12일까지는 처리하겠다고 합의했다. 최대한 빨리 이 법을 통과시켜 기업과 실물경제에 중동발 불확실성이 미치는 영향을 줄여야 한다. 정부는 오늘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중동전 대응을 점검할 예정이다. 의외의 변수가 나비효과로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 단계별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실행 단계에서는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 정부의 ‘코스피 6000’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 2년제 칼리지도 IT인재 육성… 고졸에게도 열리는 ‘빅테크’[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2년제 칼리지도 IT인재 육성… 고졸에게도 열리는 ‘빅테크’[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기업 수요 맞춤형 전문 인재 배출빅데이터 등 현장 활용 분야 집중채용 공고 ‘대졸’ 요구도 줄어들어 “여러분은 집에서도 가상 사설망(VPN)을 통해 구글이나 아마존 등의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지문 등 생체정보를 등록하고 중앙통제센터의 승인을 받으면 됩니다. 여러분들의 신원에 대한 검증은 4개의 다른 부서에서 각각 진행됩니다.” 지난달 2일 미국 버지니아주 컬럼비아칼리지의 정보통신(IT)학과 한 강의실. ‘클라우드 컴퓨팅’ 과목을 수업하는 지미 차이 교수가 학생들에게 구글과 아마존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4학점 과정으로 진행되는 이 수업은 학생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한 데이터 저장과 처리 과정을 익힌 뒤 인공지능(AI) 개발 등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한다. 이날 차이 교수의 수업을 들은 와히다 체슈티는 “내가 살고 있는 버지니아 북부 지역엔 구글 등이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건설한 데이터센터가 여러 곳 있다. 이곳에 취업하기 위해 학교에서 전문지식을 쌓고 있다”며 “언젠간 나도 훌륭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에서 유학왔다는 리키 창은 “IT의 매력에 흠뻑 빠져 학교 졸업 후 4년제 대학에 진학해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에선 4년제 대학뿐만 아니라 2년제 지역대학인 칼리지에서도 IT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4년제 대학이 고급 인력 배출 역할을 맡고 있다면 칼리지는 기업들의 수요에 즉각 대응하는 실무형 IT 인재를 길러내는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칼리지는 특히 비교적 저렴한 학비와 유연한 입학 요건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폭넓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며, 클라우드 컴퓨팅과 사이버보안, 데이터 분석, 네트워크 관리 등 산업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분야에 교육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컬럼비아칼리지의 경우 지난 2021년 기존 컴퓨터공학과를 IT학과로 개편하고 구글의 ‘그로우 위드 구글’(Grow with Google) 프로그램 등을 도입해 디지털 기술 수업을 하고 있다. 리처드 김 총장은 “미국은 IT에 관심 많은 학생이 비싼 학비의 고급 교육 과정에 진학하지 않아도 취업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컬럼비아칼리지를 졸업하고 한 IT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마수메 하산푸르는 “학교에서 배운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앱 개발과 데이터베이스 관리, IT 인프라 지원, 시스템 분석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IT 기업들도 최근 ‘완성형’ 인재보다 실무 능력을 갖춘 인력을 채용한 뒤 직접 육성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테크 분야 인력 컨설팅업체인 컴프티아(CompTIA)의 자료를 보면, 미국 IT 기업의 절반 가량은 데이터베이스 관리자나 웹디자이너 채용 공고 시 4년제 학위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AI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의 경우 최근 대졸 신입 사원 대신 고졸 인재를 채용하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고졸 인재에게 인턴십 프로그램을 거치게 한 뒤 성적이 우수한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방식이다.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대학이 더는 유능한 인재를 길러내는 신뢰할 만한 제도가 아니다”며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 [사설] 대법관 공백 방치 말고 국민 공감할 인선 서둘러야

    [사설] 대법관 공백 방치 말고 국민 공감할 인선 서둘러야

    노태악 대법관이 어제 퇴임하면서 대법원 ‘14인 체제’가 무너졌다. 대법관 추천위원회가 후임 후보군을 선정한 지 40여일이 지났음에도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 절차가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과거 국회 인준 과정에서 진통을 겪어 대법관 임명이 늦어진 사례는 있었다. 그러나 제청권 행사를 앞두고 대법원과 청와대가 인선 방향의 접점을 찾지 못해 지연된 상황은 극히 이례적이다. 후보군으로 추천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박순영·김민기 서울고법 판사 중 청와대는 법원 내 진보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김민기 판사를, 대법원은 다른 3명 중 한 사람의 제청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이 보장한 대법원장 제청권은 대통령의 임명권에 종속된 하부 권한이 아니다. 특정 인사에 대한 제청 요구가 인사권자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한다면, 이는 사법부 독립의 근간을 흔드는 시도로 비칠 수 있다. 더욱이 이번 갈등은 향후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늘리는 사법 제도 개편과 맞물린 가운데 빚어졌다. 증원될 대법관 자리를 놓고 앞으로도 이런 진영 간 대리전 양상이 반복된다면, 최고 법원은 정파적 이해관계의 전리품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어진다. 이번 인선이 향후 사법부 체제의 공정성을 가늠할 시금석으로 주목되는 까닭이다. 대법관 공백의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온다. 대법관 부재는 4인 1조로 운영되는 ‘소부’의 재판 차질을 의미하며, 이는 재판 지연을 심화시킬 수 있다. 법관의 전문성보다 이념 성향에 따른 인선 갈등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이래서는 대법관이 증원되더라도 노동·조세·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전문 소부 체계로의 질적 도약은 난망하다. 청와대는 제청권 개입을 자제하고 대법원장은 소신 있는 제청을 단행하기 바란다. 그래야 향후 26인 대법관 체제를 놓고 빚어지는 사법부 독립성과 전문성 논란이 조금이라도 불식될 수 있다.
  • [사설] 이 마당에 장외투쟁 野, 대미투자법 볼모 삼지 말아야

    [사설] 이 마당에 장외투쟁 野, 대미투자법 볼모 삼지 말아야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사법 3법’에 반발해 어제부터 장외투쟁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전국 순회 집회까지 검토하며 투쟁 수위를 끌어올릴 태세다. 하지만 계엄 옹호 논란, ‘절윤’ 거부, 반대파 배제 정치, 부정선거 담론 수용 등으로 민심과 한참 괴리된 상황에서 장외 여론전이 신뢰 회복의 돌파구가 된다고 보는지 판단력이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이런 강경 행보가 대미투자특별법 심사 등 국회 입법 일정까지 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우려스럽다. 대외 여건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 리스크까지 겹쳐 국제 유가와 금융시장은 연일 요동치고 있다. 여야는 우여곡절 끝에 구성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특별위원회를 오늘부터 재가동한다. 특위 활동 시한은 일주일 남짓에 불과하다. 오는 9일까지 법안 9건을 의결하지 못하면 사실상 입법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통상 환경의 긴박함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국민의힘 역시 “기업 피해 최소화와 산업 경쟁력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오락가락하다 무산시킨 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을 고리로 삼아 대여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역 현안을 국가 통상 전략과 맞물려 다루겠다는 셈법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국익과 직결된 법안마저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다면 그 어떤 명분을 내세워도 국민 동의를 얻을 수 없다. 사법 3법에 대한 비판은 국회 안팎에서 이어 가더라도 대미투자법만큼은 우선 처리해야 한다. 특위가 다시 멈춘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과 국민의 몫이다. 민주당은 단독 처리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지만, 이는 여야 모두에게 부담이다. 정쟁에 매달릴지 국익을 우선할지는 국민의힘의 선택에 달렸다. 거리에서 목소리를 아무리 높인들 공당의 책무를 외면한다면 민심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 [사설] 드론·사이버전… 배틀게임 같은 중동전, 강 건너 불 아니다

    [사설] 드론·사이버전… 배틀게임 같은 중동전, 강 건너 불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맞서는 등 중동이 확전 일로에 놓여 있다. 지난달 28일 이란의 핵위협 제거를 명분으로 시작된 미국·이란전은 초기부터 사이버전과 정보전, 정밀 타격전, 드론전 등이 복합된 현대전 양상을 압축해 보여 준다. 가상 공간의 배틀 게임을 보는 듯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맨 먼저 타격한 곳은 이란의 인터넷 통신망이다. 미국의 순항미사일과 전투기가 테헤란의 혁명수비대 지휘센터를 타격하는 동안 지상에서는 정부 웹사이트, 인터넷망 등 이란의 정보 인프라를 마비시키는 사이버 공격이 펼쳐졌다. 외신들은 “전자전, 디도스(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에너지·항공 침투가 결합한 역사상 최대의 조직적 디지털 공격”이라고 했다.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대규모 사이버 부대를 육성하고 있는 중국과 북한은 당장 우리에게 큰 위협이다. 개전 초기 핵심시설 마비부터 심리전까지 큰 파급력을 보이면서 현대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는 사이버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국가 차원의 대응 능력 강화에 고삐를 죌 필요가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등 요인과 주요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정밀 타격이 가능했던 것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중심의 뛰어난 정보전 역량과 이를 뒷받침하는 미사일 타격 능력 덕분이었다. 미국의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팔란티어와 앤스로픽은 주요 군사시설과 지도부 은신처 식별, 아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적의 타격 순서 선정 등에 큰 역할을 했다. 우리도 ‘AI 기반 전쟁’에서 북한에 압도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루카스 자폭 드론도 실전에 처음 투입돼 이란의 허를 찔렀다. 대당 5000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벌떼처럼 날아올라 수십억원대 이란 방공미사일을 소모시켰다.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서 습득한 드론 기술을 바탕으로 대규모 드론 부대 운용 능력을 쌓아 가고 있다. 한국군의 드론·로봇 전력은 미군에 비해 최소 10년 이상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드론전 대비에 속도를 내야 할 시점에 드론사령부가 논란 끝에 되레 해체 기로에 놓였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하메네이의 사망을 지켜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보유국 지위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북한 평안북도 영변과 평양 인근 강선 지역 우라늄 농축시설이 계속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핵 확장 억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북한이 핵 도발을 포기하게 하는 한미 간 전략적 조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 “5억 내고라도 떠난다”…두바이 전세기 탈출 속 ‘맨유 전설’도 지하 대피 [핫이슈]

    “5억 내고라도 떠난다”…두바이 전세기 탈출 속 ‘맨유 전설’도 지하 대피 [핫이슈]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하늘길이 멈췄다. 이란이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면서 두바이와 아부다비 공항이 잇따라 운영을 중단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중동으로 오가는 항공편 최소 1만 1000편이 취소됐다. 항공 데이터 업체 시리움은 약 100만명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집계했다. 공항이 닫히자 일부 부유층은 곧바로 움직였다. 가디언은 자산가들이 사설 보안 업체를 고용해 SUV 차량으로 오만 무스카트(차로 약 4시간 30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약 10시간)까지 이동한 뒤 전세기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스카트 기반 전세기 중개 업체 ‘제트빕’은 이스탄불행 소형 제트기 가격을 8만 5000유로(약 1억4600만원)로 제시했다. 이는 평소의 3배 수준이다. 오스트리아 업체 ‘알바젯’도 유럽행 항공편을 약 9만 유로(약 1억5400만원)에 내놨다. 리야드 출발 유럽행 전세기는 최대 35만달러(약 5억1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수요가 몰리자 가격은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이 됐다. 전세기 업체들은 보험 조건과 안전 우려를 이유로 운항을 꺼리고 있다. 가용 기체가 줄면서 공급이 급감했고 가격은 더 뛰었다. 반면 일반 관광객은 호텔과 공항, 크루즈선에 머물며 항공편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UAE 정부는 발이 묶인 여행객 2만명 이상에게 숙박과 식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호텔이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는 불만도 온라인에서 확산했다. 최소 6척의 대형 크루즈선도 걸프만 인근에 정박한 채 출항을 미루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요 관광지 두바이 국제공항은 지난해 9500만명이 이용한 세계 최대 국제선 허브다. 수도 아부다비 공항도 3300만명 이상이 통과했다. 세계적 환승 거점이 멈추면서 국제 항공망에도 충격이 번졌다. ◆ 폭발음 울린 두바이…지하 대피 이어져 현지 긴장도는 여전히 높다. UAE 국방부는 자국을 향해 탄도미사일 174발과 드론 689기가 발사됐다고 밝혔다. 대부분을 요격했지만 일부 잔해로 3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다. 두바이에 거주 중인 유명 인사들도 불안을 드러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 리오 퍼디낸드는 최근 팟캐스트에서 “첫날 밤 당국 권고에 따라 가족과 함께 지하 공간으로 내려가 잠을 잤다”고 밝혔다. 그는 “미사일과 전투기 소리, 큰 폭발음을 들을 때면 두려움을 느낀다”며 “아이들 앞에서는 최대한 침착하려 했다”고 밝혔다. 퍼디낸드는 “스튜디오가 우리의 벙커가 됐다”고도 했다. 이불을 깔고 지하에서 밤을 보냈다는 것이다. 아내 케이트 퍼디낸드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매우 무서운 밤이었다”면서도 “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어 우리는 안전하다”고 전했다. NYT는 이번 사태가 ‘안전한 중동 휴양지’로 자리 잡았던 두바이의 명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두바이는 지난해 1959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지금 두바이에서는 돈이 있는 이들이 먼저 떠나고 있다. 그렇지 못한 다수는 호텔 방과 선실에서 하늘길이 다시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 [사설] 6년 만에 적자 가구 최고… 집값 잡아야 할 분명한 이유

    [사설] 6년 만에 적자 가구 최고… 집값 잡아야 할 분명한 이유

    지난해 4분기 적자 가구 비율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적자 가구 비율은 25.0%로 2019년(26.2%) 이후 가장 높다. 소득별로 보면 상위 20%인 5분위는 낮아지고 다른 소득 계층에서는 높아졌다. 고물가가 누적된 데다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서다. 가구당 월평균 이자 비용은 13만 4000원으로 전년보다 11.0% 늘었다. 소득 증가율(4.0%)을 훌쩍 웃돈다. 가계 빚은 1978조 8000억원(2025년 말 기준)으로 1년 새 56조 1000억원 늘었다. 증가액의 80%(44조 8000억원)가 주택담보대출이다.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값은 1.02% 올랐지만 서울은 7.07% 올랐다. 아파트만 따지면 전국은 1.04%, 서울은 8.98% 상승으로 지역 격차가 더 커진다. ‘지금이 제일 싸다’는 시장의 인식에 서울 아파트값은 신고가를 꾸준히 새로 써 왔다. 이런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지난달 23일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0.06% 하락 전환했다.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100주 만이다. 송파구(-0.03%), 서초구(-0.02%), 용산구(-0.01%) 등도 하락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등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 신호가 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초고가 주택 세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초고가 주택은 선진국 수도 수준에 상응하는 부담과 규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달 수출이 1년 전보다 29.0% 늘어 사상 최대(674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코스피가 6000을 넘었지만 온기는 특정 계층에만 퍼지고 있다. 부동산에 몰리는 돈이 생산적 경제활동에 쓰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이 시급하다. 시장이 정부 조치에 반응하고 있는 만큼 6·3 지방선거 이후에도 일관된 신호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다주택자 규제 강화가 세입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전월세 시장 불안 해결책도 면밀히 마련하기 바란다.
  • [사설] 호르무즈 장기 봉쇄 우려, 유가 급등 대책 단단해야

    [사설] 호르무즈 장기 봉쇄 우려, 유가 급등 대책 단단해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보복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통행이 중단돼 세계 에너지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도 직격탄을 맞을 위기다. 우리는 원유의 70.7%를 중동에서 수입하며 이 중 95%가 이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국제유가는 이미 요동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공습 직후 8% 이상 급등했다. 봉쇄가 지속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고 해상 운임은 80%까지 폭등하리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7개월분의 비축유가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힘의 논리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는 세계 질서에서 국가적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이참에 점검하고 넘어갈 대목이 있다. 중동 의존도를 낮추겠다던 에너지 다변화 계획이 왜 매번 구호로 끝났는지 당장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 오랜 기간 중동 외교에서 조용한 방관자였다.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독자적 목소리를 낸 적도, 에너지 안보를 위한 전략적 관계를 구축한 적도 없다. 높은 의존도와 낮은 외교적 존재감의 불균형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도 있는 위기다. 중동 각국의 다발적인 공항 폐쇄로 발이 묶인 우리 국민의 송환도 다급하지만, 이란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대비책을 기민하게 강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위기의 성격이 과거와 달라졌음을 직시해야 한다. 1970년대 오일쇼크는 유조선 항로가 막히고 정유소 재고가 바닥나면서 수개월에 걸쳐 물가를 밀어올리다 금융시장을 흔든 공급발 위기였다. 지금은 순서가 뒤집혔다. 이란 공습 직후 비트코인 시장에서 185조원이 증발하고 파생상품 청산이 3600억원 규모로 터졌다. 선물 헤지 강화, 환율 방어선 점검, 유동성 채널 확보 등 실물을 넘어 금융시장 안정까지 전방위 대응이 필요하다. 판이 바뀔 때마다 허둥대는 외교 대신 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전략 외교로의 체질 개선도 서둘러야 한다.
  • [사설] 국가 백년대계 무색… 與 오만·野 무능에 멍든 행정통합법

    [사설] 국가 백년대계 무색… 與 오만·野 무능에 멍든 행정통합법

    대구·경북(TK) 행정통합특별법의 처리를 둘러싼 난맥상이 목불인견이다. 우선적인 책임은 우왕좌왕한 국민의힘에 있다.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행정통합 3법(충남·대전, 전남·광주, 경북·대구) 중 전남·광주 법안만 의결했다. 나머지 두 법안은 지역 내 반대 의견을 이유로 국민의힘이 처리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TK 통합 무산 책임론이 제기되자 지난달 26일 TK 의원들끼리 표결한 끝에 찬성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처리에 나서지 않자 국민의힘은 그제 필리버스터 중단 카드까지 꺼내며 법사위 개최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분명하게 당론을 정해 달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즉각 의원총회를 열어 TK 통합을 당론으로 추인했다. 그러자 민주당이 또 딴소리를 했다. 오락가락한 데 대한 대국민 사과와 충남·대전 통합에도 찬성할 것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국민의힘이 뒤늦게나마 찬성으로 돌아선 마당에 억지 요구를 보태는 민주당 역시 바람직한 자세라 할 수 없다. 일을 안 되게 하려고 발버둥치는 듯한 여야를 보면 난형난제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국민의힘이 우왕좌왕한 이유는 6월 지방선거 유불리 계산과 출마자들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해득실에 따라 결정되는 정치 논리를 백번 접어 주더라도 주판알을 튕길 일이 따로 있다. 행정통합은 지방소멸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 대계인데, 이마저 계산기를 두드려야겠는가. 민주당은 조속히 법사위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 옳다. 이참에 국민의힘이 여론의 뭇매를 맞도록 시간을 끌 속셈이라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받게 되는 통합특별시가 현 정권의 텃밭인 전남·광주에서만 출범하게 된다면 지역 차별 논란에 휩싸일 것은 명약관화하다. 오늘이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이다. 민주당은 원포인트 법사위를 열어서라도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6·3 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다음달 14일까지 법안이 공포돼야 한다. 아직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기왕이면 2월 국회에서 한꺼번에 통과시키는 것이 향후 통합 절차를 준비하는 데 유리할 것이다. 국민의힘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 어수선한 당내 상황과 리더십 부족으로 의정 활동에 치명적인 지장을 받는 지경이다. 지난달 26일 야당 몫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상임위원 후보자의 국회 본회의 부결 사태도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으로 빚어졌다. 이런데도 오늘부터는 민주당의 ‘사법 3법’ 입법 폭주에 항의하는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국회 난맥상이 더 심해질까 걱정이 태산이다.
  • [사설] ‘중동 회오리’에 더 커진 경제·안보 불확실성… 만반 대비를

    [사설] ‘중동 회오리’에 더 커진 경제·안보 불확실성… 만반 대비를

    핵 개발을 둘러싸고 이란과 갈등을 빚어 온 미국과 이스라엘이 그제 이란을 전격 공습해 37년간 철권통치를 이어 온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했다. 대규모 시위 유혈 진압에다 핵 협상 결렬이 최고지도자의 암살로까지 이어지면서 중동 정세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돌풍에 휩싸였다. 전 세계 경제와 안보 지형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우게 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글에서 “역사상 가장 사악한 사람 중 한 명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확인한 뒤 하메네이의 사망은 “이란 국민이 그들의 나라를 되찾을 수 있는 단 한 번의 위대한 기회”라고 했다. 이란 정부도 어제 하메네이 사망을 발표하고 3인 체제의 임시 지도자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하메네이를 살해한 자들에게 ”가혹하고 단호하며 후회하게 할 처벌을 내리겠다”면서 이스라엘과 미군을 향해 ‘역대 최대 보복’을 천명했다. 재집권 후 ‘돈로주의’에 입각해 외국에 대한 군사 개입을 자제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고비 때마다 ‘힘을 통한 평화’를 앞세워 무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타격에 이어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했다.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면서 완력을 앞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한 행보는 점점 감을 잡기가 어려워진다. 이번 이란 공격으로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현지와 주변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계속 공습을 이어 가는 만큼 상황에 따라 현지 철수 등을 지원해야 한다. 이란은 세계 석유 물동량의 5분의1이 지나는 전략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선박 통행을 차단하기 시작했다. 중동발 물류 마비 사태가 세계 경제를 뒤흔들 위험성이 높다. 유가 등 에너지 가격과 환율에 당장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정유와 해운, 항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수출 호조세와 모처럼 만의 주식시장 훈풍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정부는 기민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이란보다 앞서 핵무기를 개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노동당 9차 대회에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고 백악관은 “전제 조건 없는 대화”로 답했다. 하메네이 사망에 누구보다 긴장했을 김 위원장이 핵무력에 집착해 협상에 빗장을 걸 가능성이 커졌다. 북핵 돌발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 간 정교한 조율이 더욱 절실해졌다.
  • [사설] 법안마다 땜질 폭주 與… 17% 지지에도 정신 못 차린 野

    [사설] 법안마다 땜질 폭주 與… 17% 지지에도 정신 못 차린 野

    국회는 지난달 26~28일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왜곡죄법, 재판소원법, 대법관증원법 등 ‘사법개편 3법’을 잇따라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위헌과 사법 장악 논란을 의식한 듯 법왜곡죄법 상정 직전 일부 조항을 급히 손질한 수정안을 제출했다. 지난해 말 내란전담재판부법과 정보통신망법 처리 때도, 그제 국민투표법 개정안 상정 직전에도 이 같은 땜질 행태가 반복됐다. 국민 실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입법이 충분한 공론화 없이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지난달 27일 사퇴 의사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처장은 지난해 5월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주심을 맡았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박 처장의 사퇴로도 성에 차지 않은 듯 조희대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까지 공개 거론했다. 정 대표는 “조희대 사법부 불신이 사법개혁의 원동력이 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사법개혁의 동기와 목표가 결국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지우기와 무관치 않음을 시사한다. 여당의 이런 행태에는 60%를 넘는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등에 따른 자신감도 깔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권에 유리하도록 사법제도의 틀을 바꾸기 위해 사법부 독립성을 훼손하게 되면 역풍이 불 수 있다. 여당의 사법 폭주를 견제해야 할 야당은 지리멸렬하기 짝이 없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당 지지율이 17%로 지난해 8월 장동혁 대표 취임 이후 최저치였다. 다음날 갤럽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4%가 12·3 비상계엄을 ‘내란’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마당에 아직도 절연 여부를 놓고 당 내분만 빚고 있다. 대체 누구를 보고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들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국민의힘이 이 지경에도 정신을 못 차린다면 여당의 무소불위 행보에 제동이 걸릴 리는 만무하다.
  • [사설] 정부 해석마저 오락가락, 시행 코앞 ‘노봉법’ 혼란 어쩌나

    [사설] 정부 해석마저 오락가락, 시행 코앞 ‘노봉법’ 혼란 어쩌나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관련 원·하청 교섭 절차 매뉴얼을 두고 산업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경영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뉴얼은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에 교섭을 요구할 때 원청 노조와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적시했다. 하청 노조 간에는 교섭 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되 분리 필요성이 인정되면 교섭 단위를 나눌 수 있게 했다. 노동부는 교섭 창구 단일화 우선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매뉴얼대로라면 원청 기업에는 최소 2개 이상의 원·하청 노조와 각각 교섭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최악의 경우에는 수십·수백개 하청 노조와 무제한 교섭해야 할 수도 있다.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시행령 개정안과 해석 지침 발표에는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 하청 노조 간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의 틀 안에서 교섭단위 분리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불과 사흘 만에 정부가 원·하청 노조 간 단일화 원칙을 사실상 뒤집은 셈이다. 오는 10일부터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자를 사용자로 인정해 교섭 책임을 지도록 하고,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하청 노동자나 비정규직도 노동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실질적·구체적 지배’ 등 사용자 범위 기준이 모호하고, 교섭 범위와 의제가 불명확해 분쟁과 소송 리스크가 커지면서 경영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지난달 26일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정부가 명확한 법 해석을 바탕으로 현장 노사 관계가 안정될 수 있도록 서둘러 달라”고 건의했다. 그런데 정부마저 법 해석을 두고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니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혼란이 어디까지 깊어질지 걱정이다.
  • [사설] 통합 뜻 모은 대구·경북… 충남·대전도 대승적 결단 서둘길

    [사설] 통합 뜻 모은 대구·경북… 충남·대전도 대승적 결단 서둘길

    어제 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들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보류된 대구·경북 행정통합특별법안을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법사위는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행정통합 3법’ 가운데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안만 의결했다.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대구·경북, 충남·대전 특별법안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표결 안건에 올리지 않았다. 대구·경북 특별법은 지난 12일 여야 합의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일부 TK 의원들과 대구시의회의 반발 등 당내 이견이 표출되면서 갈등이 격화했다. 졸속 추진에 대한 우려와 주민 동의 부족, 법안 보완 필요성 등이 반대의 명분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유불리와 당리당략을 저울질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웠다. 국민의힘이 뒤늦게 대구·경북 통합에 찬성한 것도 법사위 보류 이후 특별법 무산에 따른 향후 책임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오늘 대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공세를 펼치는 데 대한 위기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행정통합 3법은 세 지역을 각각 하나의 통합특별시로 묶어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와 위상을 부여하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과 경쟁력을 강화해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겠다는 국가 전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충남·대전 통합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행정통합 구상은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더 적극적으로 추진한 의제였다. 대구·경북 통합에 뜻이 모아진 만큼 충남·대전도 전향적 결단을 해야 할 때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해 지방 소멸을 막아야 하는 대의 앞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행정통합 3법을 모두 처리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선출해야 한다. 그래야 선거용 구호에 그치지 않는 행정통합의 실질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사설] 더 뻔뻔해진 北 ‘통미봉남’… 한미 공조 빈틈없어야 하건만

    [사설] 더 뻔뻔해진 北 ‘통미봉남’… 한미 공조 빈틈없어야 하건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세력의 군사적 적대 행위에도 즉시에 처절한 보복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제9차 당대회를 기념해 그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이렇게 공언했다. 최근의 국제 정세에는 “평화보장체계가 여지없이 붕괴되고 군사적 폭력의 남용으로 도처에서 파괴와 살육이 그칠 새 없는 현 세계”라고 했다. 핵무기에 이어 각종 투발 수단을 잇따라 공개하며 국제사회의 우려를 사고 있는 김 위원장이 할 수 있는 발언인지 쓴웃음만 나온다. 김 위원장은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남북 대화 재개에 힘쓰고 있는 마당에 ‘적대적 두 국가’의 빗장을 더 단단히 걸어 잠근 것이다. “한국의 집권 정권이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며 졸작”이라고도 폄하했다. 무엇보다 ‘한국의 완전 붕괴’를 거론하며 ‘선제 핵공격’을 위협한 점에는 무모함의 극치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위원장은 미국에 ‘핵보유국 인정과 대(對)조선 적대 정책 철회’를 요구하면서도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미국과 소통하되 한국은 배제한다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이 바뀌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찾는 3~4월 북미 회동 가능성을 타진한 것과 다름없다.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자산을 등장시키지 않은 것도 이런 의도를 반영한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한국은 다른 나라”라는 인식을 되풀이해 강조했다. 억지 논리를 하루아침에 바꾸게 하는 것은 어려운 만큼 정부의 대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그러나 북한의 통미봉남이 한미동맹의 약화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최악의 사태에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는 대명제는 더욱 분명해졌다. 최근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빚는 불협화음이 아찔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어떤 이유로도 한미동맹이 삐걱거리는 소음이 노출되는 패착은 더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 [사설] 법왜곡죄·재판소원제 강행 與… 위헌·혼란 책임질 수 있나

    [사설] 법왜곡죄·재판소원제 강행 與… 위헌·혼란 책임질 수 있나

    더불어민주당이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반대 속에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법왜곡죄는 판검사가 법을 왜곡해 적용할 경우 10년 이하 징역형으로 처벌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법왜곡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모호해 죄형법정주의와 헌법상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그제 본회의 상정 직전 원안을 땜질한 수정안을 제출했다. 적용 대상을 형사사건으로 한정하고, 왜곡 행위의 정의도 구체화했다. 그럼에도 우려는 여전히 심각하다. 판검사들이 처벌의 위험 때문에 정권 눈치를 보게 되거나 수사·재판이 위축되는 등 사법부의 재판권과 수사기관의 독립성 훼손이 무엇보다 걱정스럽다. 그제 전국법원장회의에서도 “고소·고발이 남발되고 재판의 신속과 국민 기본권 보장에 역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 나왔다. 민주당은 야당의 반대에도 어제 잇따라 상정한 재판소원제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도 오늘 강행 처리하기로 했다. 재판소원은 재판이 기본권을 침해했을 때 헌법재판소에 재판을 취소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사법권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속한다’는 헌법 체제와 맞지 않는 사실상의 4심제라는 지적이 높다. 재판소원제가 국민의 권리 보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긍정론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소송 기간과 비용만 늘어나 권력도, 돈도 없는 일반 국민에게는 소송 지옥이 열릴 것이라는 우려가 훨씬 심각하다. 반복되는 재판으로 소송 당사자들은 고통받고, 법적 불안정으로 사회적 손실도 막대할 수 있다. 오죽하면 참여연대, 민변 등 정부에 우호적인 시민단체들까지 나서 졸속 처리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겠는가. 사법체계의 근간을 바꿀 중대한 법안을 숙의 과정도 없이 몰아쳐서는 그 후과가 얼마나 클지 상상하기도 어렵다. 국민이 겪을 혼란과 피해의 책임은 두고두고 민주당이 멍에로 짊어져야 한다. 민주당은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상정할 계획이다. ‘사법개혁 3법’은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무력화하기 위한 사법 장악 의도라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법원장들은 3개 법안에 대해 “국민 피해가 우려되고 돌이키기 어려운 중대한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거듭 우려한다. 위헌 논란이 여전한 법왜곡죄는 청와대로 공이 넘어갔다. 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합리적 해법을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 그것이 대통령의 헌법수호 책무에 걸맞은 일이다. 재판소원제와 대법관 증원도 재판을 직접 담당하는 사법부 의견까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 [사설] 만시지탄 석유화학 빅딜… 위기산업 구조 재편 계속돼야

    [사설] 만시지탄 석유화학 빅딜… 위기산업 구조 재편 계속돼야

    석유화학산업 사업 재편이 시작됐다. 정부는 어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을 합병하는 ‘대산 1호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지난해 8월 석유화학산업 구조 개편 로드맵이 발표된 이후 나온 첫 사업 재편 승인이다. 현대케미칼 주주인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6000억원을 출자해 재무 개선에 나서고, 정부는 총 2조 1000억원 이상의 지원 패키지를 가동한다. 110만t 규모의 충남 대산 롯데케미칼 나프타분해시설은 가동을 중단하고 통합 신설법인은 고부가·친환경 제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2022년부터 불황에 빠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까지 범용 시장에 뛰어들어 엎친 데 덮치게 됐다. 정부와 업계 의뢰로 컨설팅한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산업단지를 개편해 가동률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과 유럽은 이미 설비 축소를 통한 구조조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다. 우리가 한참 늦었다. 철강도 중국발 공급 과잉과 국내외 수요 부진에 노출돼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설비 조정, 고부가·저탄소 제품 생산 지원 등의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업계 자율의 구조조정은 바람직하지만 정부가 압박 수위를 더 높여야 한다. 구조조정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쟁력 회복은 어려워지고 그사이 경쟁국들은 시장점유율을 넓혀 경쟁력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국내 산업구조 전반에 대한 경쟁력 점검도 해야 한다. 최근 20년간 국내 10대 수출 품목과 10대 기업은 각각 2개를 제외하고는 그대로다. 같은 기간 미국의 10대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 빼고 모두 바뀌었다. 반도체·조선 등에서는 제조업 강국이지만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면 위기는 끊임없이 닥칠 수 있다. 정부가 산업정책의 큰 틀을 세우고 노사 분규, 채권단 갈등 등 구조조정 과정의 혼돈을 정리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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