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설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 위로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 800만원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 액체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 아내
    2026-07-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8,602
  • [사설] 공시가 현실화, 조세저항과 조세정의 균형점 찾길

    [사설] 공시가 현실화, 조세저항과 조세정의 균형점 찾길

    정부가 어제로 잡았던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정안 발표를 한 달 뒤로 미루면서 보다 큰 폭의 현실화율 속도 조절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2030년까지 시세의 9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한 문재인 정부의 공시가 현실화 계획을 일단 1년 유예하고 내년 공시가 현실화율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려던 당초 계획보다 더 진전된 조정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마련한 현실화율 80%로 하향 조정, 현실화 목표 시점 5~10년 연장 등이 추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공시가 현실화 계획 수정안 발표를 미루면서 올해 종합부동산세는 현행 현실화율 71.5%가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완화 입법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에서 그나마 추가적인 세금 부담 요인은 사라진 셈이다. 공시가격은 고스란히 세금과 연결되기 때문에 정부와 개인 모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과 같은 부동산 가격 하강기에는 가격 하락에 대한 고통의 체감도도 커진다. 현실화율이 높아지면 세 부담 확대에 따른 저항도 더욱 거세지게 된다. 공시지가와 거래 시세의 역전을 비롯해 매도가와 매수가의 큰 격차 등으로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위축도 우려된다. 정부의 현실화율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이유다. 다만 부동산을 부의 증식 수단으로 삼는 것은 경제ㆍ산업적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자본이 부동산에 묶이지 않고 산업에 투입돼 총생산 증대 및 경제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조세저항을 최소화하되 공시가 현실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 또한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사설] 교육과정 개편, 미래와 통합에 초점 맞춰야

    [사설] 교육과정 개편, 미래와 통합에 초점 맞춰야

    2024년 초등학교 1, 2학년부터 적용할 2022 초중등 교육과정 개정안이 나왔다. 역사 교육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살리고, 사회 교육과정에서 경제의 기본원리인 ‘자유경쟁’을 추가한다는 것이 요지다. 또 ‘노동자’는 ‘근로자’로, ‘성평등’은 ‘성에 대한 편견’으로 표현을 바꾸기로 했다. 보수적 시각이 편중됐다는 지적이 없지 않으나 소모적 이념 논쟁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는 그동안 교육과정 개편 때마다 논란이 됐으나 이번 개정안에는 둘 다 들어갔다. 북한 정권과 대비되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을 반영하면서도 4·19 혁명부터 6월 민주항쟁까지 부정부패와 독재정치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을 설명할 때는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쓰기로 했다. 우리 헌법 전문에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며”라며 자유민주주의 실현을 최고 지향 이념으로 삼고 있다. 그런 만큼 더이상의 이념 논쟁은 소모적이라 하겠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교육 현장의 일선 교사들이 바뀐 교육안의 의미와 취지를 얼마나 충실히 이해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온전히 전달하느냐다. 시대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부분을 아쉬워하는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여 봐야 한다. 노동자 대신 ‘근로자’로, 성평등 대신 ‘성에 대한 편견’으로 바꾼 것이 그렇다. 열악한 노동 현실과 성차별 풍토를 개선하려는 사회적 의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런 점들을 새겨듣되 개정안을 심의할 국가교육위원회가 해묵은 이념 논쟁에 빠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 전환과 학령인구 감소 등 미래 사회를 선도할 인재 육성 방안을 강구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
  • [사설] 대출원리금 못 갚는 120만명 면밀하게 보듬길

    [사설] 대출원리금 못 갚는 120만명 면밀하게 보듬길

    금리 급등으로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7%대에 진입하면서 소득에서 세금을 내고 나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12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소득에서 최저생계비를 빼고 나면 대출원리금을 갚을 돈이 모자란 대출자도 19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금융권에선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최근 5%를 넘기면서 1·2금융권 평균금리가 이미 7% 안팎에 도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금리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라 벼랑 끝에 몰린 취약차주들을 위한 지원책이 시급해졌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3.98%였던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3% 포인트 오를 경우 90만명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90% 초과 대출자는 120만명으로 늘어난다. 이들은 세금과 건강보험료 등을 제하고 나면 대출원리금을 갚지 못한다. DSR 70% 초과 대출자도 3월 말 140만명에서 190만명으로 급증한다. 원리금을 갚으면 최소한의 생계비도 남지 않는다. 게다가 금리가 오를수록 DSR 90% 초과 차주 비중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더 늘고, 특히 자영업자와 다중채무자들에서 비중이 높아지게 된다. 금융당국도 취약차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채무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등 지원책을 쓰고 있긴 하다. 내년부터 취약차주들에게 100만~200만원의 긴급생계비를 빌려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취약차주 증가세가 워낙 가팔라 의미 있는 효과를 낼지 의문이다. 긴급생계비만 해도 대출금리를 15.9%로 검토한다는데 워낙 고금리여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민금융 지원 규모를 대폭 늘리고 현실성 있는 금리를 책정하는 등 파격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 [사설] 중간선거 끝낸 미국, 한반도 안정에 시동 걸어야

    [사설] 중간선거 끝낸 미국, 한반도 안정에 시동 걸어야

    미국 중간선거가 어제 끝났다. 대다수 지역에서 개표가 끝났으나 일부에선 여전히 개표를 진행 중이다. 어제 밤(한국시간)까지의 개표 집계에 따르면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승리를 거둬 다수당을 탈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원에서는 민주·공화당의 팽팽한 접전으로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 이번 중간선거는 의회 지형도를 바꾸고 차기 미 대선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세계적 관심이 쏠렸다. 당초의 예측대로 미국의 고물가가 유권자들의 표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출구조사에서 32%가 ‘인플레’를 투표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꼽은 것이다. 상하원의 민주·공화 양분 가능성 속에 만에 하나 상원까지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레임덕은 가속화할 것이다. 선거 결과가 어떻든 바이든 행정부의 남은 2년간 한국은 외교안보와 경제 면에서 미국에 여러 가지 주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반도 안정화는 가장 시급한 과제다. 북한은 9월의 핵무력 법제화 이후 어제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해 중저강도의 도발을 해대고 있다. 종국에는 7차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유례없는 도발은 중국·러시아의 뒷배를 업은 배경도 있지만, 미국의 대북 무시 전략이 큰 요인이다. 바이든 정권 초기 북한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시즌2를 걱정했으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북한에 반발하는 미 유권자를 의식한 바이든 행정부의 소극적인 태도까지 겹쳐 2년간 북미 대화는 없었다.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북한의 폭주에 제동을 걸기 어렵다. 한반도 불안정은 북한과 중국의 오판을 불러 한국은 물론 일본과 대만 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미국은 더 늦지 않게 한반도 안정화에 시동을 걸어 대북 협상에 나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불안이 커진 한국에서 제기되는 핵무장 논의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공산이 크다. 아울러 미 의회의 새 지형과 관계없이 전기자동차 대미 수출의 걸림돌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초미의 관심사다. 공화당이 IRA 개정에 나선다는 예상도 있으나 양원의 동의와 대통령 승인이 필요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가 민주·공화에 관계없이 미국에 뿌리내린 상황이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의 핵심이익을 지킬 수 있는 대미 경제외교에 정부와 국회가 합심해 대응하고 미국도 호응해야 한다. 동맹을 증명하는 것은 미국 차례다.
  • [사설] 1호 기소가 무죄, 공수처 부끄럽지 않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후 처음 기소했던 김형준 전 부장검사에게 1심 재판부가 어제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법원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이날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 전 부장검사와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박모 변호사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공수처는 김 전 부장검사에게 징역 1년과 벌금 3000만원, 박 변호사에겐 벌금 10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과거 검찰의 무혐의 결론을 뒤집고 해당 사건을 기소한 공수처로선 ‘무리한 기소’란 지적과 함께 수사 역량 부족에 대한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가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야심 차게 출범시켰다. 야당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한 결과물이었다. 비록 1심 판결이긴 하지만 ‘기소 1호’ 사건부터 무죄가 나오면서 공수처로선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공수처의 역량 부족과 정치 기소 논란, 부실 수사 문제는 이미 여러 번 지적됐다. 윤석열 검찰을 겨냥해 떠들썩하게 시작했던 ‘고발사주 의혹’에서 아무런 증거를 찾지 못해 무혐의 처분하는 등 맡는 수사마다 부실수사 논란을 남겼다. 검찰 수사를 뭉개던 이성윤 검사장을 공수처장 관용차로 모시는가 하면 문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과 야당 의원의 ‘전화 뒷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역량 부족 지적이 나올 때마다 인력 부족 탓으로 돌려 왔다. 하지만 이는 부차적인 문제다. 공수처 자문위원장인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공수처가 공정성 시비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계속돼 온 편파·부실수사 등 구조적 문제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공수처는 ‘이대로 가면 폐지당할 수 있다’는 절박감으로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다.
  • 언론 자유 맨 앞줄, 신뢰도는 맨 뒷줄… 다시 창을 들 때다, 괴물 ‘진영논리’에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언론 자유 맨 앞줄, 신뢰도는 맨 뒷줄… 다시 창을 들 때다, 괴물 ‘진영논리’에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지난 5월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는 4만 5000여명의 군중이 모였다. 교황의 집전 아래 시성식이 열리는 자리. 이날 새롭게 성인으로 추대된 10인 중 한 사람이 눈길을 끌었다. 네덜란드의 티투스 브란즈마 신부다. 신부이기에 앞서 신문기자로 더 유명하다. 나치에 저항하는 글을 썼고, 결국 1942년 독일 다하우 수용소에서 독극물 주사로 처형됐다. 사후 80년 만에 가톨릭 성인의 명단에 오른 이 위대한 언론인을 보며 한국 언론의 지난날을 떠올린다. 편집국, 보도국에 기관원이 버젓이 버티고 앉아 있던 험악했던 한 시대는 갔다. 민주주의의 성숙과 함께 언론의 자유를 존중하는 나라가 됐다. 인터넷 인프라와 각종 미디어 환경 등 한국 언론의 하드웨어 시스템은 이미 선진국 대열에서도 맨 앞줄에 와 있다. 그러나 이에 걸맞은 무형의, 질적인 성장이 동반됐는지는 의문이다. ‘기레기’라는 모욕적인 수식어 속에 표류하는 한국 언론,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메타버스 게임의 대표작 마인크래프트의 가상공간에는 특별한 도서관이 있다. 2020년 개관한 ‘검열 없는 도서관’(The Uncensored Library)이다. 이곳에는 이집트, 러시아 등의 국가에서 금지된 기록물들이 소장돼 있다. 정치적 이유로 살해, 투옥, 추방된 기자들의 삭제된 기사를 마인크래프트 유저라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도서관은 층마다 각국 국기들로 장식돼 있다. 태극기는 1층에 있다. 1층은 언론 자유가 잘 보장되고 있는 나라들의 자리다. 이 도서관은 매년 언론 자유지수(PFI·Press Freedom Index)를 발표하는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세운 것이다. 올해 PFI는 노르웨이가 1위, 북한이 180위로 최하위이다. 일본은 71위, 중국은 175위, 한국은 43위다. 순위는 6개 지표에 의한 설문으로 정해진다. 다원주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자기검열 수준, 제도 장치, 뉴스생산 구조, 취재 및 보도의 투명성이다. 한국은 위로부터 두 번째 단계인 ‘양호한, 납득되는(Satisfactory)’으로 분류됐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긴다. 한국 언론은 과연 납득할 만한, 만족한 수준인가? 권력이라는 괴물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는 것은 한국 언론의 오랜 숙명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괴물의 정체가 다르게 보인다. 이제 한국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건 권력이 아니라 정파성 혹은 진영 논리라는 이름의 괴물이다. 언론이 고유의 정치적 견해를 갖고 특정 이데올로기를 추구하는 것은 뭐라 할 수 없다. 정파성은 그 자체는 표현의 자유 범주 속에 보호돼야 한다. 건강한 의미의 정파성은 언론의 외형적 다원주의(external pluralism)로 이해할 수 있다. 유럽연합은 언론의 다원주의를 언론 정책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프랑스는 미디어의 다원주의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정파성이 정작 문제가 되는 건 이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선동할 때다. 불리한 뉴스는 의도적으로 누락 또는 축소하고 가짜뉴스를 진실인 양 보도한다. 또 상대 진영의 실수나 해프닝을 꼬투리 삼아 집중 기사화하는 ‘가차 저널리즘’(Gotcha Journalism)의 행태를 보일 때이다. 작금의 한국 언론은 정파성을 지닌 정치적 행위자로 작동하면서 편향된 독자들을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한 언론사는 대통령 부인 존칭을 그동안 써오던 ‘씨’에서 ‘여사’로 변경했다. 진보 성향의 이 언론사는 언어의 탈권위화, 성차별적 표현의 배제, 위계질서를 강화하는 언어 추방 등을 목표로 창간 후 29년간 ‘여사’ 대신 ‘씨’라는 호칭을 유지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지지자들의 거센 요구에 굴복했다. 김정숙‘씨’는 김정숙 ‘여사’가 됐다. 그때의 그 사람들이 김건희 ‘여사’란 표현에 여전히 동의하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진영 논리에 거슬리는 기사를 쓴 언론인이 독자들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은 예는 이외에도 무수히 많다. 외부 논객도 마찬가지다.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찬물효과(chilling effect)다. 자기편 지지층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편향성이 심화되게 된다. 권력으로부터 고통스럽게 쟁취한 언론 자유는 진영 논리와 정파성이라는 새로운 괴물 앞에서 무너지기 직전이다. 뉴미디어의 범람은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한다. 플랫폼 중심으로 뉴스유통이 재편되면서 언제부터인가 입맛에 맞는 뉴스만 골라 보고 읽는다.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내가 검색한 키워드와 좋아요를 누른 콘텐츠를 기억한 후, 같은 카테고리 내에서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아 유혹한다. 채널 간 치열한 경쟁 속에 정파적 저널리즘은 극단으로 치닫고, 편향된 정보만 찾는 사람들 사이에 분열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진실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보고 싶고 믿고 싶은 것이 곧 진실이 되는 시대다. 탈진실(Post-truth)의 시대. 객관적 진실보다 개인적인 신념과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조작된 정보, 가짜뉴스가 진실의 자리를 꿰찬다. 예일대 교수 티머시 스나이더는 “탈진실은 파시즘의 전조나 다름없다”(Post-truth is pre-fascism)고 경고했다. 이쯤에서 다시 물어보자. 2022년 한국 언론은 탈진실과 가짜뉴스에서 자유로운가? 앞서 우리는 한국의 언론 자유지수가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여기 전혀 다른 시각도 있다. 옥스퍼드대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언론신뢰도 조사다. 2022년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의 뉴스 이용자 67%가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경험이 있다. 이유는 ‘뉴스가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가 4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조사 대상 46개국 중 40위로 참혹한 수준이다. 언론 자유는 아시아권 최고이지만 신뢰도는 바닥이다. 이유가 뭘까. 정파성, 진영 논리, 탈진리와 가짜뉴스, 4개의 키워드가 무겁게 맴돈다. 2013년 한겨레와 중앙일보는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설 속으로’라는 제목으로 두 언론사의 같은 사안, 다른 관점의 사설을 나란히 배치해 비교, 분석하는 지면을 마련한 것이다. 진영 간 갈등을 떠나 의견 차를 차분하게 비교해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한 기획이었다. 실험은 5년 3개월 만에 끝났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시도조차 엄두를 내기 어려울 만큼 진영 간의 골이 깊어졌다. 한국 언론은 엄청난 위기다.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하는, 신뢰받는 언론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독자와 대중의 역할도 중요하다. 맑은 눈으로 언론을 감시하고, 내 안의 뿌리깊은 아집을 들어내야 한다. 홉스는 국가라는 거대한 창조물을 리바이어던(Leviathan)이라는 바다괴물로 상징하고 그에게 절대 권력을 부여했다. 한국 언론은 모진 고난과 희생을 감내하며 오랜 세월 이 괴물에 맞서 창을 갈고닦았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언론 자유는 여기에 기인한다. 그런데 더 무서운 괴물이 나타났다. 좌와 우, 양 진영이 각자 충성스럽게 모시고 있는 진영 논리라는 괴물이다. 이들은 정파적 언론과 독자의 맹목적인 과보호 속에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커가고 있다. 언론은 이 괴물이 우리 사회를 둘로 가르고 공동체적인 가치를 무너뜨리는 걸 지켜보면서도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하다. 험악한 시절을 고통스럽게 극복한 자랑스러운 한국 언론은 이제 이 새로운 괴물들을 향해 다시 한번 날카롭게 창을 벼릴 때가 왔다.■ 김동률 서강대 교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박사. 경향신문 기자, EBS 이사. KDI 연구위원, 공기업 경영평가위원. 영화진흥위원, KBS·MBC·YTN·SBS 시청자위원을 역임했다. 주요 일간지에 기명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MBN, YTN, 채널A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저서로는 ‘신문경영론: MBA 저널리즘과 한국언론’, ‘철학자들의 언론강의’ 등 다수가 있다.
  • 보복 운전으로 교통사고 유발…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 ‘집행유예’

    보복 운전으로 교통사고 유발…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 ‘집행유예’

    보복 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유발한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단독은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사설 구급차 운전자인 A씨는 지난 4월 밤 울산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구급차로 B씨의 승용차를 가로막아 사고를 유발했다. 이 사고로 B씨가 전치 4주 상처를 입고, B씨 차량도 파손됐다. A씨는 뒤따라오던 B씨가 구급차 운행을 방해한다고 생각해 보복 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범행 위험성이 크다”며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 [사설] 민생예산 팽개치고 법무장관·의원 말싸움이라니

    [사설] 민생예산 팽개치고 법무장관·의원 말싸움이라니

    어제 새벽까지 이어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여야 공방에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파행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발언이 시비의 발단이었다. 여당 의원이 “마약과의 전쟁이 이태원 참사 원인이라는 주장은 황당한가”라고 질문하자 한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씨를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비판했다.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 정치 장사를 하는 것”이라고도 공격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잠자코 있었을 리 만무하다. “국회를 모욕했다”며 격분했고, 황 의원은 한 장관을 공수처에 고소하겠다고 맞섰다. 여야가 분초를 다퉈 머리 맞대도 모자랄 민생예산안이 쌓여 있다. 난형난제라는 개탄이 절로 나온다. 논란의 불씨는 “한 장관이 주도하는 마약과의 전쟁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라고 주장한 김어준씨가 먼저 던진 측면이 있다. 김씨의 황당한 언행이야 한두 번 겪은 게 아니지만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번번이 논란을 빚는 한 장관에게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다음날 예결위에 출석하면서도 한 장관은 민주당의 사과 요구에 대해 “사과는 허황된 음모론을 퍼뜨린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세상이 다 아는 ‘대통령의 측근’이다. 그럴수록 언행을 조심해야 하는데 자신감과 오만함이 뒤섞인 모습이 최근 들어 부쩍 잦다. 국무위원으로서의 자세를 냉정하게 돌아보기 바란다. 참사 수습에 힘을 모으지 않는 행태는 누구든 지탄을 면할 수 없다. 이 와중에 민주당 내부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전체 명단과 사진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확보하자”는 문자메시지를 교류해 또 논란을 빚고 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에 한 달 넘게 걸리는 일반특검에도 매달린다. 그러니 참사를 수습해 국정에 임할 뜻이 있는지 의심을 사는 것이다.
  • [사설] 6개월 尹 정부, 초심으로 돌아가 국정 쇄신하라

    [사설] 6개월 尹 정부, 초심으로 돌아가 국정 쇄신하라

    윤석열 정부가 내일로 출범 6개월을 맞는다. 보수·진보 정권의 10년 교체 주기를 깨고 5년 만에 문재인 정부로부터 정권을 가져온 윤석열 정부는 보수와 중도 진영의 기대를 받으며 출범했다. 전 정부가 조국 사태를 비롯한 내로남불의 퍼레이드, 부동산값 폭등에 따른 국민 고통 가중, 과도한 친북 정책으로 인한 미국 경원 등으로 실망과 불안을 안겨 준 만큼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래서 국민들은 검찰총장 출신의 정치 초보에게 정권을 맡기고 지지와 성원을 보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의 상징이던 청와대에서 나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고, 전 정권의 실패한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을 폐기해 민간주도성장으로 전환했다. 탈원전 방침을 180도 돌려 원전 생태계 복원에 나서고,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과 탈북 어민 북송도 재조사에 나섰다. 지난 정권에서 등한시됐던 미국과의 동맹도 신속히 복원하고 강화하는 등 적지 않은 변화를 새 정권은 보여 줬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권 초기부터 부실 검증에 따른 장관 후보자나 국무위원의 잇따른 낙마, 검사 출신의 과도한 기용,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등으로 집약되는 인사 실패, 입학 연령 5세 파문 같은 설익은 정책, 비속어 파문 등이 이어지면서 집권 초 ‘허니문 효과’도 누려 보지 못한 채 빛이 바랬다. 국정 지지율은 한때 2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지금도 30%대 초반을 뚫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태평성대라면 시간을 들여 지지율과 국정 동력을 회복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가 유례없는 경기침체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국내에선 부동산 대폭락이 점쳐지는 데다 1%대의 저성장 예측, 수출 부진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20년 만의 물가 수직상승, 고금리에 따른 서민 이자부담 증가 등 전방위적인 복합위기가 엄습한 상태다. 그뿐인가. 중국과 러시아의 뒷배를 업은 북한이 한미일에 핵위협을 가하며 도발 수위를 그 어느 때보다 높이고 있는 안보 위기 상황이다. 잘한 것은 잘 해온 대로 계속 추진하되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캐치프레이즈인 ‘공정’과 ‘상식’의 기준으로 신속하게 재정비해야 한다. “우리는 잘하고 있다”는 오만을 버리고 정권 출범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국정을 쇄신하기 바란다. 그 첫 관문이 국민들이 주시하고 있는 이태원 참사 이후 누구나 납득할 재발방지 대책과 과감한 책임자 조치임을 명심해야 한다.
  • [사설] 빈국에 더 가혹한 기후재난, 우리도 고민할 때

    [사설] 빈국에 더 가혹한 기후재난, 우리도 고민할 때

    이집트에서 열리고 있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7)의 핵심 의제는 기후불평등과 관련한 개발도상국 피해 지원 문제다.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 기후위기 상황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협력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던 문제임에도 외면받아 오던 기후불평등이 기후변화협약 30년 역사상 처음으로 공식 의제로 다뤄지게 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변화는 마치 지옥행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것과 같다”며 “선진국들이 후진국의 탄소배출 감축과 에너지 전환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협정을 하루빨리 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 세계 탄소배출의 0.4%만을 차지하는 파키스탄에서 지난여름 1700명이 대홍수로 목숨을 잃었다. 기후 재앙에 국경이 따로 없음을 경고한 참사이자 기후 불공정을 새삼 각인시켜 준 비극이었다. 전 세계 탄소배출의 80%는 미국 등 20개 국가에서 나온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의 75%는 가난한 나라가 떠안고 있다. 기후재난이 빈국에 더욱 가혹하다는 방증이다. 최근 100년 동안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이 산업화를 거치며 지구온난화에 많은 부담을 안긴 만큼 그에 걸맞은 책임을 지는 것은 합당하다. 가장 많은 탄소배출 국가인 중국을 비롯해 미국, 인도의 정상이 총회에 불참한 데서 알 수 있듯 ‘피해 지원’ 합의에 이르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전 세계 탄소배출량 7위인 우리나라 역시 선진국 못지않은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미 ‘기후 악당국’이라는 오명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나경원 기후환경대사가 총회장에 날아간 만큼 개도국의 피해 보상 및 에너지전환 등 공동 대응 해법을 통한 공존 방안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
  • 대기업 최근 3개월간 58개사 편입… SK 11개로 최다

    대기업 최근 3개월간 58개사 편입… SK 11개로 최다

    대기업 가운데 최근 3개월간 계열사를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SK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 76개의 소속회사 수가 총 2887개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27개 집단이 회사설립, 지분취득 등을 통해 58개를 소속회사로 편입했고 28개 집단이 흡수합병, 지분매각 등으로 57개를 소속회사에서 제외했다. 기업집단의 총 소속회사는 7월 31일 기준 2886개에서 1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규 편입 회사가 많은 집단은 SK(11개), KG(5개), 태영(4개), 다우키움(4개) 등의 순이었다. 제외 회사가 많은 집단은 아이에스지주(9개), 카카오(6개), 대방건설(4개), 일진(4개) 등이었다. SK는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키파운드리,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업체 삼강엠엔티, 대리기사 중개 솔루션업체 로지소프트 등의 지분을 취득했다. 폐기물 처리업체인 제이에이그린, 재활용 플라스틱 제조업체 디와이인더스와 디와이폴리머 등 환경 관련 업체도 인수했다. KG는 쌍용자동차의 지분을 인수하고 인수와 관련한 제2차모빌리티홀딩스 등 3개 사를 신설했다. CJ는 방송프로그램 제작사인 에그이즈커밍과 길픽쳐스, 중앙은 연예인 매니지먼트사인 써브라임의 지분을 인수했다. 특히 이 기간에 부동산 관련 계열사가 대기업에 편입되거나 제외되는 사례가 많았다. SK는 건설업체인 유비씨플러스, 태영은 부동산 개발사 천안에코파크 등 2개 사, 신영은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체 신영화양지구개발피에프브이 등 2개 사를 신설했다. 반면 아이에스지주는 부동산 개발업체인 이누스건설 등 9개 사, 대방건설은 건설업체 디엠건설 등 4개 사, SM은 건설업체 에스티엑스건설자산관리를 청산종결했다. 아울러 개정 공정거래법이 지난해 12월 시행돼 일반지주회사가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를 설립·보유할 수 있게 되면서 효성은 CVC인 효성벤처스를 신규 설립했다. 또 CJ는 계열사 씨앤아이레저산업의 CVC인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인수하고, 해당 CVC 사명을 씨제이인베스트먼트로 변경했다.
  • [사설] 정부와 국회, 국가안전시스템 구축에 머리 맞대라

    [사설] 정부와 국회, 국가안전시스템 구축에 머리 맞대라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민들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써온 ‘사고’를 ‘참사’로, ‘사망자’를 ‘희생자’로 바꿔 부르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파 관리 등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도 했다. 이는 희생자 빈소나 분향소 등에서 보여 온 언행보다는 한층 국민 눈높이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은 이태원 참사 전후 국가의 안전관리시스템이 얼마나 뒤죽박죽이었는지를 생생히 목도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1조 5000억원이나 들여 만든 재난안전통신망은 위기 현장에서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경찰은 112 신고를 참사 발생 4시간 전에 받고도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참사 당일 대통령실 확인전화도 받지 않았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참사 당시) 경찰청으로부터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다”며 계속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 국가안전시스템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윤 대통령이 두 시간 가까이 주재한 회의에서 관련 부처 수장들은 매뉴얼이나 규정 중심의 소극적 대응이 아닌 실전·현장에서의 대응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시스템과 정보기술(IT)에 기반한 과학적 안전관리와 부처·기관 간 칸막이 없는 시스템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진즉에 이뤄졌어야 할 조치다. 보여 주기식 다짐에 그치지 말고 이번만큼은 반드시 ‘실질적으로 작동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대형 참사가 터질 때마다 정부가 안전시스템 개조를 외친 게 몇 번인가.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신상필벌도 명확히 해야 한다. 이태원 참사에서도 늑장 보고, 은폐, 지휘체계 사실상 마비 등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다. 제대로 된 문책 인사 없이 안전시스템 재정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마냥 정쟁 수단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말했듯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 주지 못한 것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 특히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안전시스템 마련 다짐이 당장 눈앞의 비판과 불신을 잠재우기 위한 일회성 대책이 되지 않도록 감시와 협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국회의장도 정치력을 발휘하기 바란다.
  • [사설] 국제관례를 ‘욱일기 경례’라 호도하는 무책임한 野

    [사설] 국제관례를 ‘욱일기 경례’라 호도하는 무책임한 野

    일본 가나가와현 앞바다에서 그제 개최된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 우리 해군이 7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관계가 악화되더라도 군사협력은 유지해 온 한일이었다. 그러나 2018년 대법원이 강제동원 판결을 확정하고 일본 자위대기에 해군이 레이더를 쏘는 사건이 발생한 뒤로는 군사교류마저 끊겼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급증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은 물론 한일 군사협력의 필요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 속의 관함식 참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우리 해군이 일본 욱일기에 거수경례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관함식에 참가한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 1000t급)의 우리 해군은 미국, 인도네시아 등 12개국 함정과 마찬가지로 주최국 군통수권자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탑승한 호위함 ‘이즈모’를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이 장면을 두고 욱일기에 경례했다고 비난한 것이다. 관함식 주최국 군통수권자에 대한 경례는 함상 예절이자 국제관례다. 관례를 따른 거수경례에 ‘친일 프레임’을 건 것이다. 현 정부를 비난했지만 우리 해군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다. 북한은 속초 앞바다 탄도미사일 발사 등이 한미 공중훈련에 대한 “무자비한 대응”이라면서 울산 공해상에 미사일 두 발도 발사했다고 어제 주장했다. ‘울산 앞바다 미사일’은 사실이 아니었다. 거짓 정보를 유포해 남한을 흔들려는 전형적인 심리전이다. 북한 위협은 핵무력 법제화 선언 이후 점증하고 있다. 북한은 한미와 미일 동맹의 결합체인 한미일 안보협력의 약화를 바란다. 야당이 말하는 욱일기 논란이 누구를 이롭게 하는가는 명백하다. 민주당이 국정에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군을 흔들거나 안보를 약화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 [사설] 잇단 산재에 탈선까지, 코레일 전면쇄신 급하다

    [사설] 잇단 산재에 탈선까지, 코레일 전면쇄신 급하다

    열차 탈선과 사망사고 등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제 밤 익산행 무궁화호 열차가 서울 영등포역으로 진입하던 중 탈선해 34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어제 오후까지 KTX와 일반열차 운행이 중지되거나 단축 운행되면서 극심한 혼잡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5일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선 화물열차 연결·분리 작업을 하던 직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정부의 부실 대응과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이 거센 시점이다. 시민의 안전한 이동을 책임져야 할 공공기관에서 되레 국민 불신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으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코레일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2년을 ‘철도 안전의 터닝포인트’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안전관리 컨트롤타워를 강화하는 등의 대책도 내놓았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지난 1월 5일 부산행 KTX 산천 열차 궤도 이탈을 시작으로 올 들어 탈선 사고는 11차례 이어졌다. 작업 중 사망사고도 4건이나 발생했다.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공공기관장 중 처음으로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코레일은 2018년 강릉 KTX 탈선 사고를 비롯해 큰 사고가 날 때마다 재발 방지책을 약속하고, 최고경영자가 물러나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 그런데도 똑같은 사고가 계속되거나 오히려 사고가 더 늘어나는 것은 근본적인 원인 진단과 해법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코레일을 향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지탄에 그치지 말고 주무 부처로서 책임감을 갖고 수술에 나서기 바란다. 지금 코레일에 필요한 것은 허울뿐인 조직 개편이나 수박 겉핥기식 대책이 아닌 환골탈태 차원의 전면쇄신이다.
  • [사설] 野 참사 정쟁화 삼가고, 尹 문책 늦추지 말아야

    [사설] 野 참사 정쟁화 삼가고, 尹 문책 늦추지 말아야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민 애도의 시간이 지난 5일 대다수 희생자가 영면에 든 가운데 종료됐다. 이제 오늘부터는 왜 핼러윈 축제를 즐기러 나간 156명이 그렇게 허망하게 목숨을 잃어야 했는지, 이들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정부와 치안당국은 뭘 하고 있었는지, 세월호 참사 이후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정부와 국회는 뭘 하고 있었길래 이런 대규모 참사를 막지 못했는지 하나하나 따지고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시간이다. 치안행정당국이 져야 할 사법적 책임은 물론 고위당국자의 정치적ㆍ도의적 책임도 엄중히 물어야 할 시간이다. 이태원 참사 이후 속속 드러나고 있는 치안행정당국의 판단 착오와 안이한 대응은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경찰 조직의 난맥상은 국민 다수의 공분마저 낳고 있다. 사법적 책임과 별개로 치안행정을 책임진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청장은 정치적ㆍ도의적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 그것이 공정하고 질서 있는 진상조사의 첫발이 돼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아울러 이번 사태에서 많은 책임을 져야 할 경찰이 외려 관련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작금의 ‘경찰 셀프수사’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씻을 방안을 정부는 강구하기 바란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인해 검찰이 수사에 나설 방도가 없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국민의힘 요구대로 검수완박 관련 법안을 개정하거나 경찰 수사에 더해 객관성을 담보할 민관합동위를 구성하는 등의 대안을 모색해야 할 일이다. 야당인 민주당의 자숙도 필요하다. 애도 기간이 끝나자마자 이번 참사를 정쟁화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건 매우 유감스럽다. 세월호 참사 이후가 그러했듯 불행한 사고를 통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하는 건 국민에 대한 배신 행위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참사 직후 “민주당도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책임을 다하는 공당”이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대로 완벽하게 지켜 내지 못한 책임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한 바 있다. 참사의 이면엔 지난 정부와 국회의 입법 미비도 큰 요소로 자리한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낮은 자세를 보여야 마땅하다. 이제부터는 나라와 국민 모두에게 치유의 시간이 돼야 한다.
  • [사설] 北, 7차 핵실험 미몽에서 깨어나라

    [사설] 北, 7차 핵실험 미몽에서 깨어나라

    오늘(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 즈음해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도 미국의 중간선거가 열리는 11월 7일 이전 핵실험 가능성이 논의된 바 있다.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핵무력 강화 노선을 천명한 북한이 2017년 이후 5년 만에 핵실험을 한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최악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이는 한반도를 전쟁의 광풍으로 몰아넣는 일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은 지난 4일 전투기 180대를 출격시켜 무력시위를 벌인 것을 비롯해 최근 일주일 사이 동서해를 가리지 않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수십 발을 쏘며 도발 수위를 높였다. 한미 역시 지난 4일로 종료 예정이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 기간을 연장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더라도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 대미 협상력 또한 높아지지 않는다. 우군 역할을 하는 중국과 러시아 역시 등을 돌릴 가능성이 더 크다. 국제사회에서 북한 스스로 돌이킬 수 없는 고립의 길로 내모는 결과만을 낳게 될 뿐이다. 북한이 오판하지 않아야 할 중요한 근거다. 핵실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전혀 없음을 알아야 한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은 핵실험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대화의 제안이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한미 역시 북한을 계속 궁지에 몰아넣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난 3일 한미 안보협의회의(SMC)에서 뜻을 모았듯 미국 전략자산 전개 등의 한반도 확장억제 강화책을 펴는 것과 더불어 더욱 적극적으로 대북 협상 채널을 열어 둬야 한다. 공멸이 아닌 공존의 길이 있음을 북한이 깨닫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사설] 막 오른 예산 전쟁, 내년 위기 첫 방어선이다

    [사설] 막 오른 예산 전쟁, 내년 위기 첫 방어선이다

    고물가, 고환율, 고유가의 3고(高)에 허덕이는 우리 경제는 내년에 더 큰 위기를 맞이할 공산이 크다. 이미 투자와 생산ㆍ소비 등 경제의 3대 축이 모두 트리플 감소세에 접어들었고, 우리 경제의 기둥이라 할 수출마저 하락하며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우크라전쟁 장기화, 주요국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빙하기’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다중 위기 국면에서 정부 예산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되느냐의 문제는 매우 중차대한 과제다. 국회 예산안 심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요체는 방향과 타이밍이라 하겠다. 국가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사상 처음 축소된 예산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시에 사용하느냐에 따라 충격의 파고는 달라질 것이다. 국회가 오늘부터 639조원의 내년 정부 예산안 심사에 착수한다. 핵심은 취약계층 보호에 있다고 본다. 병사 월급이나 부모급여, 기초연금 인상 등 보편적 복지 확대 예산을 다소 줄이더라도 서민·취약계층의 생계와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대책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정부의 법인세·소득세 인하 방침을 부자감세안이라 주장하며 제동을 걸려 하는 야당의 예산안 심의 방향은 바람직하지 않다. 꺼져 가는 성장 동력을 되살리고 고물가 등을 헤쳐 가려면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덜어 주는 조치가 불가피하다. 재난안전 관련 예산을 확충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예산안 처리 시한인 12월 2일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협력이 절실하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헤쳐 갈 수단으로 예산안을 볼모로 삼는 일은 결코 없기를 바란다.
  • [사설] 北 점점 막나가는데 ‘한국형 3축 체계’ 이상 없나

    [사설] 北 점점 막나가는데 ‘한국형 3축 체계’ 이상 없나

    북한이 어제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과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그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쪽으로 쏜 1발을 포함해 25발의 탄도미사일을 무더기로 섞어 쏜 데 이은 연이틀 도발이다. ICBM은 2단 분리까지는 성공했으나 일본 열도를 넘지 못한 채 동해상에 추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상 비행에는 실패했으나 지난 3월에 이어 또다시 ICBM을 꺼내 드는 등 북한은 노골적으로 도발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3월에 쐈던 ICBM이 고도 20㎞ 미만의 초기 단계에서 폭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단 분리까지는 성공해 일부 기술적 진전이 이뤄졌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그런데 우리 군의 핵심 무기체계 가운데 제 기능을 못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불안감을 키운다. 그제 충남 보령 대천사격장에서 열린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국산 중거리 유도무기인 ‘천궁’ 미사일 1발이 비행 중 폭발했다. 레이더와 유도탄 간 신호 불량으로 자폭 처리됐고 2017년 전력화 이후 첫 실패라는 게 군의 설명이지만 같은 대회에서 패트리엇 미사일도 오류가 발생돼 발사가 전격 취소됐다. ‘신호 끊김’ 오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였기에 망정이지, 실제 상황이었으면 어땠겠는가. 그제 울릉도 쪽으로 날아온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에서는 낙탄 지점이 우리 영해가 아니어서 요격 대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반면 군에서는 강릉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이 북한을 향하고 있어 동해로 오는 미사일은 요격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는 ‘선제타격’ 목적의 현무2C 탄도미사일이 전방이 아닌 후방으로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대량응징보복’ 목적의 에이태큼스 전술지대지미사일 1발은 비행 중 오작동으로 추적 신호가 끊기기까지 했다. 모두 유사시 선제타격을 하고 그래도 날아오는 미사일은 요격한다는 등의 ‘한국형 3축 체계’를 떠받치는 핵심 무기 체계들이다. 남북한이 분단 이후 처음 NLL을 넘어서까지 미사일을 주고받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군사적 긴장이 높은 상태다. 북한이 7차 핵실험에 앞서 군사분계선 근처에서의 고강도 도발이나 국지전을 유도할 가능성도 높다. 우리 측 대응능력에 한 치 허점이 있어선 안 될 것이다. 확고한 ‘한국형 3축 체계’ 구축과 신뢰 회복이야말로 북의 무모한 도발을 억제하고 오판을 막는 길이다.
  • [사설] 재난 보고·지휘 체계, 이렇게까지 엉망이라니

    [사설] 재난 보고·지휘 체계, 이렇게까지 엉망이라니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날마다 드러나는 부실 대응들이 충격적이다. 시민들의 신고를 경찰이 묵살한 것도 기막힌데 보고 체계마저 무너져 있었다. 재난을 총괄할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통령보다 사고를 더 늦게 알았다. 잘 때도 휴대폰을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경찰청장은 더 늦었다. 말문이 막힌다. 경찰청에 따르면 소방청을 통해 당일 밤 11시 1분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고가 최초 보고됐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인지한 시각은 그보다 19분이나 늦은 밤 11시 20분. 심지어 경찰 수뇌부는 그때까지도 몰랐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윤희근 경찰청장이 알게 된 것은 각각 밤 11시 36분, 밤 12시 14분이었다. 시민 생명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재난 보고 시스템이 심각하게 고장 났던 것이다. 내부 비상연락망으로 실시간 사태를 인지한 경찰 수뇌부가 긴급 지휘를 하면서 분초를 다퉈 상부로 보고 체계를 밟아 올라가는 게 상식 아닌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참사 소식을 곧바로 알았던 시민들은 “경찰청장이 나보다도 늦게 알았다니” 하며 개탄하고 있다. 지휘 체계도 정상 작동했는지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 윤 대통령이 밤 11시 21분 첫 대응 지시를 했는데 그마저 현장 조치로 이어진 것이 없었다. 보고, 지휘 체계 할 것 없이 구멍이 숭숭 뚫린 게 아닌지 전반적인 점검이 시급하다. 셀프 조사 논란에도 경찰은 겨우 스무명 정도인 이태원파출소 근무자들까지 감찰하겠다고 나섰다. 경찰 지휘부의 책임을 먼저 따지지 않고서는 누가 누구를 조사하겠다는 것인지 선후가 뒤바뀐 조치로 비친다. 보고와 지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면 파출소나 일선 경찰서의 하위직 경찰들에게 책임을 몰아갈 수 없는 문제다. 꼬리 자르기 진상 규명이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 갈수록 분명해진다.
  • [사설] ‘과밀’에 익숙해진 사회, 일상의 안전시스템 혁신하자

    [사설] ‘과밀’에 익숙해진 사회, 일상의 안전시스템 혁신하자

    정부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시간당 1만명 이상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축제에 대한 안전관리 점검을 어제부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다중밀집 인파사고 안전관리 지침 제정과 공연장 재난대응 매뉴얼 보완, 드론 등 과학기술을 활용한 위험예측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건물이 붕괴된 것도, 테러가 있었던 것도 아닌, 멀쩡한 길에서 사람이 깔려 죽은 참사 이후의 범정부 대처다. 만시지탄이나 구멍 뚫린 국가의 안전시스템 혁신을 촉구한다. 정부는 애초 핼러윈 행사가 주최자가 없어 공권력 투입이 어려웠다고 했다. 국민 안전과 생명에 대한 정부의 무한책임을 부인하는 게 아니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변명이었다. 주최 측이 있고 없고를 떠나 대형 행사장은 물론 지하철 등 다중이용 혼잡 시설에서의 국민 보호는 국가의 의무다. SK텔레콤이 휴대전화 이용량을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출퇴근 시 지하철 1호선 구로역의 차량 내 혼잡도는 이태원 참사와 비슷할 정도로 높다. 전동차 한 칸의 정원(160명)과 지하철 1량의 넓이(약 60.84㎡)를 기준으로 퇴근 때는 1㎡당 6.6명, 출근 때는 5.4명이 탑승했다. 이태원 참사는 1㎡당 5.6~6.6명이 몰리면서 일어났다. 압사 사고를 막으려면 밀집도 해소가 중요하다. 지하철 승강장으로 이어지는 계단도 밀집도 때문에 안전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국가는 국민들이 생활하면서 알게 모르게 겪는 안전사고 위험을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 세월호 등 대형 참사가 터질 때마다 우리는 정부의 뒷북 대처와 유야무야 일처리를 봐 왔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다시는 이런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사회 전반의 안전관리 체계를 꼼꼼하게 재정비하기 바란다. 국민의 안전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겠는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