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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벌써 5명… ‘죽음의 행렬’ 이 대표가 멈춰야

    [사설] 벌써 5명… ‘죽음의 행렬’ 이 대표가 멈춰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전형수씨가 극단 선택을 하면서 민주당 내부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어지니 당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당내 목소리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당 안팎의 혼돈이 극심한데도 이 대표는 오불관언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주말에는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에 반대하는 장외 집회에 나섰다. 이 대표의 심리 상태가 어떤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는 말이 나온다. 전씨는 이 대표 주변에서 다섯 번째 극단 선택을 한 사례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관련 제3자 뇌물죄 공범으로 지난해 12월 한 차례 검찰에 소환됐다. 10년 넘게 이 대표를 보좌한 그는 유서에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본인 책임을 다 알고 있지 않느냐”, “더이상 희생자는 없어야 한다” 등의 말을 남겼다 한다. 한때 최측근이 자신을 지명하면서 마지막 당부를 했는데도 이 대표는 책임 의식이 전혀 없어 보인다. 오히려 “나 때문에 죽었느냐”고 반박했다. 대선 주자였던 제1야당 대표가 측근의 석연찮은 죽음마다 이런 비겁한 회피를 반복할 수 있는지 납득되지 않는다. 자신이 아니었다면 의혹에 연루될 일이 없었을 전씨의 발인날에도 강제동원 피해배상 반대 집회에 나가 목청을 높였다. 주변에 대한 일말의 도의적 책임도 무시한 사람이 국가적 현안에 열 올리는 모습에 어떤 신뢰를 보내겠나. 대장동 비리 관련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을 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산 넘어 산이다. “검찰의 미친 칼질 탓”이라고 아무리 책임을 회피해도 구체적인 수사 결과가 갈수록 드러나고 있다. 도덕적 권위와 리더십을 다 잃고 결자해지할 일만 남았다. 돌아가기에는 이미 멀리 왔지만 지금이라도 제1야당 대표직만은 스스로 내려놓아야 한다.
  • [사설] 글로벌 전운 높인 시진핑 3기 강경파 체제

    [사설] 글로벌 전운 높인 시진핑 3기 강경파 체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1949년 건국 이후 첫 3연임 국가주석이 됐다. 10년 임기를 마치고 5년이 추가됨으로써 15년간 국가주석으로 군림한다. 국가주석을 선출한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대관식’에 빗댄 이유다. 2018년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이 폐지됨으로써 시 주석은 ‘종신’ 가능성에 바싹 다가갔다. 전인대는 국무원 총리에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창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뽑았다. 측근들이 주요 보직을 독차지하면서 중국 역사상 전에 없이 강고한 시진핑 1인 체제가 구축됐다. 세계는 시진핑 3기 시대를 우려의 눈으로 보고 있다. 우선 군사와 산업 공급망을 놓고 전개되는 미국발 중국 포위망에 대해 시 주석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서방의 중국 봉쇄ㆍ압박이 중국 경제 회복에 위협이 된다면 대만 침공 같은 군사적 모험도 감행해 중국 내 불만을 잠재우려는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세계 질서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한반도에 군사적 불똥이 튀는 것은 물론이다. 중국의 올해 경제 목표치는 5%이다. 리창 총리팀은 올해 내수 활성화를 기반으로 성장 동력을 키워 작년 3%에 그친 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민간보다는 국영 기업을 편애하는 정책으로 인해 기대치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기대를 거는 우리 경제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다. 문재인 정권 때 ‘전략적 모호성’에 기댔던 대중 외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시진핑 3기에 맞춰 방향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한미일 협력 증진, 중국 견제를 위한 4개국 협의체인 ‘쿼드’ 참여 시사 등 우리의 선택에 대한 중국의 견제는 가시화했다. 중국은 무력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박진 외교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거나 쿼드 실무그룹 참여 움직임에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소그룹 활동을 하지 말기를 희망한다”면서 노골적으로 한국을 견제 중이다. 중국이 해외 단체여행 허용 국가를 40개국 추가하면서 한국을 제외한 것은 상징적이다. 시진핑 3기는 세계 질서의 변화를 예고한다. 한국은 ‘균형외교’로 포장했던 대중 줄타기로는 군사경제 안보를 지키지 못하는 전환점에 섰다. 정부의 정교하고도 당당한 대중 정책이 필요하다.
  • [사설] 서울시의 난임 지원 ‘파격’, 국가로 넓히자

    [사설] 서울시의 난임 지원 ‘파격’, 국가로 넓히자

    서울시가 그제 파격적인 난임 지원책을 내놨다. 소득 수준이나 시술 횟수를 따지지 않고 난임 치료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지난해 합계출산율(0.78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인 상황에서 주목되는 파격 정책이다. 서울시는 난자 동결 비용(최대 200만원)을 전국 최초로 지원하고 인공수정과 체외수정 지원도 확대한다. 배경에는 전국 꼴찌 출산율(0.59명) 충격이 자리한다. 2021년 기준 난임 진단을 받은 사람은 서울에만 5만여명이다. 전국으로는 25만명이 넘는다. 유전적 요인 외에 환경 변화 등으로 난임 진단과 치료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신생아 12명 중 1명은 난임 치료로 세상에 나온다. 서울시의 ‘파격’이 확산돼야 하는 이유다. 근본적으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 난임 시술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해 주기는 하지만 시술별로 5~9회까지만 가능하다. 많이 낮아졌다고는 하나 본인 부담액 비율도 30%다. 비급여 항목 등에 대한 추가 지원은 중위소득 180% 이하(2인 가구 기준 월 622만원)만 해당된다. 규정 횟수를 넘어서면 전액 본인 부담이다. 시술비가 회당 150만~500만원이어서 웬만한 중산층에게도 버겁다. 그러다 보니 비용 부담 등으로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난임 치료에 나선다는 것은 아이를 낳을 의지가 분명하다는 얘기다. 소득과 횟수 제한을 과감히 풀 필요가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난임 지원 하나로 저출생이 해결되진 않겠지만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꺼내야 한다. 지난해부터 난임 지원 사업이 지자체로 이관됐다며 중앙정부가 팔짱 끼고 있을 일이 아니다. 지자체별 재정자립도가 천양지차 아닌가. 동거 커플이나 남성 난임 치료 문턱 등도 낮춰야 한다. 난임 시술 영향 등 여성 건강권에 대한 연구가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 [사설] 여야 ‘잘하기 경쟁’ 3대 개혁에 초점 맞춰라

    [사설] 여야 ‘잘하기 경쟁’ 3대 개혁에 초점 맞춰라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지 어제로 1년이다. 때맞춰 김기현 대표를 내세운 국민의힘 새 지도부도 꾸려졌다. 윤 대통령 친정 체제로 재편된 집권여당은 이로써 안정적인 국정을 위한 당정일치 기반을 마련했다. ‘친윤’ 일색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으나 윤 대통령의 국정 구상에 힘을 실으라는 강력한 민심의 주문으로 읽어야 한다. 이제 관건은 여야의 관계 회복을 통한 협치다. 김 대표는 “최대한 빨리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야당 지도부와 만나 민생 과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어제 “민생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은 확실히 협력하겠다”면서 “‘잘하기 경쟁’으로 위기의 국민 삶을 구하는 데 머리를 맞대자”고 했다. 여야가 협치의 말을 주고받는 장면이 진기해 보일 정도다. 방탄 국회 논란에 오죽 갈등으로 날을 지새웠으면 이런 상식적인 풍경이 되레 낯설겠나. 여야의 의지가 말의 성찬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그동안 여당은 전당대회를 둘러싼 갈등으로, 야당은 ‘대표 방탄’으로 민생을 밀쳐 두다시피 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연금·노동·교육 등 3대 개혁이 제 속도를 내려면 거대 야당의 대승적 협조가 절실하다. 낡은 노동제도를 바로잡고 기업 투자와 고용을 이끌어 내려면 노동 유연성을 강화하고 보상체계를 개선하는 등 시대 흐름에 맞는 개혁이 필수적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래세대에 더 큰 짐을 떠안기는 국민연금 개혁도 더는 못 미룰 과제다. 국가 명운이 달린 정책들이지만 입법이 받쳐 주지 않으면 국정에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거대 야당이 선심성 입법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당략을 내려놓는 전향적 협조가 절박한 까닭이다. 여야가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추가로 높이는 반도체특별법을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재벌 특혜법’이라고 반대하던 민주당이 입장을 바꿔 가까스로 성사되는 입법이다. 벼랑 끝 ‘협치 입법’이 사면초가의 반도체 기업들에 그나마 숨통을 틔워 주고 있다. 국가재정법, 취득세완화법, 공급망기본법 등 거대 야당의 협조만 기다리는 민생법안들이 줄을 섰다. 새 대표 체제가 완성된 여당도 언제까지나 국정 경색을 ‘방탄 국회’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야당을 설득하고 관계회복에 나서는 것은 집권당의 책무다. 국익 앞에서 여야가 따로일 수 없고 당략이 우선일 수 없다.
  • [사설] 윤 대통령 16일 방일, 한일 2.0시대 열기를

    [사설] 윤 대통령 16일 방일, 한일 2.0시대 열기를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정부 초청으로 오는 16~17일 일본을 방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12년간 중단됐던 일본과의 셔틀외교가 복원된다는 의미다. 2011년 헌법재판소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부작위 위헌 판결, 이듬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등으로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10년 넘게 온전한 모양새를 갖추지 못했던 정상외교가 비로소 정상 궤도로 복귀하는 것이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두 정상이 일궈낸 미래지향의 신시대가 짧게 끝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동원 확정 판결,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보류 등이 이어지면서 한일 양국은 그동안 파행을 거듭해 왔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끼리의 약속인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파기하는가 하면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방치하면서 양국 관계는 정부 간 갈등을 넘어 국민들의 혐한, 혐일 감정으로 확산되는 등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았다. 우리 정부가 마련한 미래지향의 한일 관계의 여정에 이제 일본이 보폭을 맞춰야 한다. 윤 대통령은 국내 일각의 비판을 무릅쓰고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한 제3자 변제라는 강제동원 해법을 제시했다. 일본의 화답을 전제한 결단이다. 지지율 하락을 감수한 윤 대통령의 결단에 기시다 총리가 호응하지 않으면 가까스로 열린 화해의 문은 닫힐 수 있다. 수출규제 조치의 선제적 해제, 강제동원 피고 기업의 ‘미래 청년 기금’ 참여 등 과거사 극복을 위한 실제적 행동을 보여야 한다. 또한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을 만났을 때 진정한 사죄의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굴곡 많은 양국 관계지만 이제는 과거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일본이 손뼉을 마주쳐야 가능한 일이다.
  • [사설] KT 대표 인선, 자율성과 책임성 모두 잡아야

    [사설] KT 대표 인선, 자율성과 책임성 모두 잡아야

    우여곡절 끝에 KT의 새 수장에 사내이사인 윤경림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이 내정됐다. KT 이사회는 최고경영자(CEO) 후보에 오른 4명을 그제 심층 면접한 뒤 윤 부문장을 만장일치로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현대차, CJ 등에도 잠깐 몸을 담았지만 윤 내정자는 대표적인 KT맨이다. KT 이사회가 KT 내부 인사를 낙점한 데 대해 여권과 KT 내부 일각에선 불만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어제 윤 내정자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혔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갖고 “KT가 CEO 후보 4명을 전원 내부 출신으로 채운 것은 그들만의 이익 카르텔”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도 소유분산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거론하며 가세했다. 2002년 공기업 한국통신에서 민간기업으로 민영화됐지만 KT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교체되는 역사를 반복해 왔다. KT는 주주 구성 등에서 분명 민간기업이지만 나라의 공공재인 주파수로 이른바 ‘면허장사’를 하는 공적 기능을 지닌 기간통신사업자이기도 하다. 회사의 지배구조에서부터 경영 전략, 사업 방향 등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수준의 공적 책무가 부여돼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차기 대표 인선 과정이 과연 이런 KT의 정체성에 부합하는지는 짚어 봐야 할 일이다. 여권의 공개적 반발이 온당한가도 따져 볼 일이지만 자율성을 앞세운 KT 이사회를 중심으로 내부의 끼리끼리 나눠 먹기 관행이 도를 넘은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는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국민 이익과 무관하다. 윤 내정자의 주주총회 통과까지 논란은 이어질 것이다. 모쪼록 KT의 자율성과 공익성을 모두 아우르는 결과가 도출돼야겠다.
  • [사설] ‘윤심’으로 뭉친 국민의힘, 민심의 바다로 나가라

    [사설] ‘윤심’으로 뭉친 국민의힘, 민심의 바다로 나가라

    국민의힘 새 대표에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김기현 의원이 과반 득표로 선출됐다. 최고위원에는 김병민ㆍ김재원ㆍ조수진ㆍ태영호 후보가, 청년최고위원엔 장예찬 후보가 당선됐다. 대표부터 청년최고위원까지 모두가 친윤 인사들이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당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투표로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 대선을 전후로 급증한 청년 당원 증가 등의 영향으로 김 새 대표의 1차 과반득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막상 당심의 선택은 달랐다. 친윤 진영으로 새 지도부를 구성함에 따라 향후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여당의 강력한 뒷받침과 공조라는 단일대오를 갖추게 됐다고 하겠다. 새 지도부의 책무가 막중하다. 무엇보다 경선 과정에서 빚어진 당의 균열을 메우고 안정시키는 일이다. 윤심 논란 속에 나경원 전 의원의 중도하차와 안철수 후보의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고발 등이 이어지면서 경선은 많은 후유증을 남겼다. 김 대표가 주도적으로 치유해야 할 사안들이다. 친윤 일색의 당 지도부가 당내 비판의 목소리를 어떻게 수용하느냐는 더욱 중요한 문제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정한 공천의 틀을 갖추는 일이 관건이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이른바 ‘진박’ 세력의 공천 전횡이 총선 대패와 대통령 탄핵 등으로 이어졌음은 되짚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친 당심을 안고 국민의힘은 이제 민심의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 민생문제 해소 방안, 집권당에 걸맞은 정책 과제를 내놔야 한다. 거야 민주당 핑계만 대고 있을 일이 아니다. 노동·연금·건보 개혁 등 윤 정부 2년차에 밀고 나가야 할 개혁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거야의 벽을 넘지 못한다.
  • [사설] 70년 한미동맹 격상 기대되는 尹 미국 국빈 방문

    [사설] 70년 한미동맹 격상 기대되는 尹 미국 국빈 방문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6일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한미 양국이 발표했다.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2021년 1월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2년여간 국빈으로 정상을 초청한 것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이후 윤 대통령이 두 번째다. 국빈 만찬,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 제공 등 최고 수준의 예우를 받는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올해 70년을 맞은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양국 최대 행사가 될 전망이다. 한국전쟁에서 함께 싸운 미국은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동맹이 됐다. 미국은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여러 국가들과 동맹을 맺어 서로를 지켜 주며 전략적 상호 이해를 강화해 왔다. 우리도 한미동맹을 발판으로 70년간 북한의 위협에 함께 맞서며 세계 10위권의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는 미소 냉전과 탈냉전을 거쳐 미국과 중국이 패권을 다투는 시대로 전환했다. 미중의 공급망 다툼은 격화되고 있다. 북한은 핵탄두 수십 발을 보유하고 한국과 일본, 미 본토까지 날아가는 미사일 개발에 매달리며 실체적 위협으로 등장했다. 내적·외적 환경 변화를 맞은 한미동맹은 형식과 내용을 업그레이드할 때가 된 것이다. 4월 한미 정상회담은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첫째, 우리의 최대 위협인 북핵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의 외교정책 우선순위를 높여 한반도 상황을 안정시키고 궁극적으로 비핵화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북의 핵 개발 의지를 꺾을 대북 확장억제 능력의 고도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둘째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 양국 경제 현안이다. 한국산 전기자동차도 미국 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미 행정부나 의회의 협력을 얻어 내는 데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중국과 결부된 반도체법 또한 삼성이나 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외교적 노력을 한 달여간 기울여 한미가 안보동맹에서 기술동맹으로 전환하는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북한에 집중하며 미중 사이를 오갔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 대통령은 방미에서 미국의 대한국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 국내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은 강제동원 해법을 제시하며 한일 관계 복원에 나섰고, 한미, 미일, 한미일 협력의 고리를 이었다. 미국은 한국의 이익이 자신들의 이익이며, 미국의 이익이 한국의 이익임을 체감할 수 있는 정상회담이 되도록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 북한, 여성의날에 “주부·며느리로서 시부모 잘 모시고 남편·자식 밀어줘라”

    북한, 여성의날에 “주부·며느리로서 시부모 잘 모시고 남편·자식 밀어줘라”

    북한이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국제 부녀절)을 맞아 여성들에게 가정 내 돌봄노동 헌신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무한한 충성을 촉구했다. 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조선녀성들의 충성과 애국의 전통을 끝없이 빛내여나가자’라는 1면 사설을 통해 “오직 (김정은) 총비서 동지만을 따르는 충성의 꽃이 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령도자와 사상도 뜻도 숨결도 같이하는 혁명전사가 되여야 한다”며 “당의 사상관철전, 당정책옹위전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려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권위를 백방으로 보위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여성들을 “무한한 헌신과 노력으로 조국의 부강발전을 떠밀어나가는 참된 애국자들”이라고 추켜세우면서 “녀성들은 우리 식의 생활양식과 도덕기풍, 민족의 고유한 미풍량속을 적극 구현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가정의 주부로서, 며느리로서, 안해(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책임을 항상 자각하면서 시부모들을 잘 모시고 남편과 자식들이 국가와 사회앞에 지닌 본분을 훌륭히 수행하도록 적극 떠밀어주어야 한다”고 했다. 또 “자식을 많이 낳아 훌륭히 키워 내세움으로써 조국의 부강번영에 적극 이바지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국제부녀절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명절처럼 각종 축하 공연과 이벤트를 열며 매년 크게 기념해왔다. 북한은 매년 이날이면 여성들의 지위를 과시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여성인권 실태를 비난하며 체제 우월성을 주장한다. 하지만 북한의 주장과 달리 북한 여성의 실질적인 지위는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통일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북한인권백서 2022’을 통해 북한에서 여성과 아동 등 취약계층의 인권이 다소 개선된 정황도 포착됐지만 전반적으로는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 사회 내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와 남성의 의식 변화, 젊은 세대의 결혼관은 가정폭력 감소, 가정 내 역할 분담에 일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도 “경제적 빈곤, 외도, 음주, 마약 등의 이유로 가정폭력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여성뿐만 아니라 아동도 가정폭력에 노출되어 있다는 증언이 수집됐다”고 전했다. 이신화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지난 1월 국제회의에서 북한 여성과 여아들에 대한 만연한 차별과 성폭력, 탈북 여성의 인신매매 위험 등이 심각하다며, 북한 정권의 인권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북한을 압박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사설] 세계질서 급물살, 한미일 공조 속도 높여라

    [사설] 세계질서 급물살, 한미일 공조 속도 높여라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배상 해법은 급변하는 세계질서의 물줄기에서 한국이 자칫 지류(支流)로 밀려날 수도 있다는 절박함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중국의 동북아 패권 장악 기도로 이미 위기경보가 울린 상황이다. 한 걸음 더 도약해야 하는 한국 경제 역시 중국의 확장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견제가 강화되면서 진퇴양난의 샌드위치 신세에 깊이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안보와 경제 양쪽에서 한반도의 긴장을 폭발 직전까지 끌어올리는 도화선이나 다름없다. 징용 해법에 “시간을 두고 얻을 것을 얻어 내야 했지 않았느냐”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처한 안보·경제 환경을 보면 늦게라도 ‘걸림돌’을 걷어 낸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강조한 한미일 삼각공조의 내실을 다지는 노력에 실질적으로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 것은 징용 피해 해법의 일차적 성과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하기 위해 다음주 일본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음달엔 미국을 국빈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70년 된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하는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3국 정상이 오는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얼굴을 맞댈 가능성도 크다. 윤 대통령은 어제도 “한국과 일본의 미래 지향적 협력은 두 나라는 물론이거니와 세계 전체의 자유, 평화, 번영을 지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동안 불안정했던 한미일 삼각공조 체제를 안정적 정립(鼎立)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의 강제동원 해법을 ‘신기원적인 새 장’이라며 크게 환영한 이유는 분명하다. 기시다 총리는 어느 때보다 목소리가 높은 우익의 심기를 살피고 있지만, 일본 언론이 먼저 나서 자국 정부에 대(對)한국 수출규제의 신속한 해제를 주문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일본 정부와 피고 기업의 적극적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에 그저 ‘피해자적 울분’만 토로하는 우리 사회 일각의 분위기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 정부도 한미일 공조의 속도를 높여 안보와 경제 양면에서 눈에 보이는 성과를 국민에게 제시하기 위해 전력투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사설] 북 도발 시나리오별 대비태세 만전 기해야

    [사설] 북 도발 시나리오별 대비태세 만전 기해야

    13일부터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는 가운데 북한의 도발 위협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어제 담화에서 “언제든지 신속하며 압도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상시적 준비태세에 있다”고 주장했다. 태평양으로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미국이 격추할 경우 “선전포고로 간주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여정은 지난달에도 한미 훈련 실행 시 “전례 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호언한 바 있다. 북한의 협박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도발이 감행될 가능성도 커졌다. 북한의 도발은 갈수록 다양화하고 있다. 미사일 고도화를 추진하면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부터 전술핵 탑재용 초대형 방사포까지 각종 미사일을 시험발사해 왔고, 전술핵탄두 개발을 위한 7차 핵실험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해엔 13차례나 해상완충구역으로 포격을 감행하는 등 9·19남북군사합의도 수시로 위반하고 있다. 작년 말엔 무인기들이 영공을 침범해 국민을 놀라게 했고, 지난달엔 탐지가 어려운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거짓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렵다. 우리 군도 세밀한 대비태세를 갖춰야겠다. 우선 북한의 각종 도발에 대한 감시태세부터 재점검해야 한다. 무인기들이 우리 영공을 휘젓고 다니는 사태가 재발돼선 안 된다. 순항미사일 탐지 능력도 보완해야 한다. 무엇보다 과거 연평도·백령도 포격사건 같은 국지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 김여정의 말폭탄 수위로 볼 때 여러 형태의 도발이 동시다발적으로 감행될 수도 있다. 한미 연합전력의 강력한 대응 태세와 의지를 분명히 내보이는 것만으로도 북의 허튼 도발 의지를 꺾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 [사설] 아이는 주는데 사교육비는 역대 최대라니

    [사설] 아이는 주는데 사교육비는 역대 최대라니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규모가 26조원으로 2007년 통계청 조사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도 역대 최대였다. 학생도, 국민소득도 1년 새 줄어든 마당에 사교육비만 치솟는다니 대체 학교 교육은 어디서 낮잠이라도 자고 있다는 말인가 싶다. 저출산 기조 속에 지난해 학생수는 528만명으로 전년보다 4만명(0.9%) 줄었다. 1인당 국민소득 역시 고환율 여파로 인해 전년보다 7.7% 감소한 3만 2661달러였다. 그러나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보다 무려 10.8%가 늘어 26조원에 달했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역시 전년도에 비해 11.8% 올라 41만원을 찍었다. 사교육 참여율도 전년보다 2.8% 포인트 상승한 78.3%로 역시 최고치를 보였다. 사교육비 증가 요인은 코로나 원격수업에 따른 학습결손 해소 욕구 등 다양하겠지만 교육정책이 가장 큰 요인이다. 자녀들이 학교에서 제대로 된 학습을 하지 못하니 팍팍해진 살림살이에도 불구하고 과외를 시키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정부의 사교육 대책을 재점검해야 한다. 대면 수업 및 방과후 학교 정상화는 물론이며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도 확대해야 한다. 2023년도 범정부 온 종일 돌봄 수요조사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생 학부모 응답자의 47.2%가 돌봄 이용을 원한다고 답했다. 이런 돌봄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저출산 대책도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경쟁사회에서 정규 수업 외 추가적 학습 욕망을 봉쇄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의무교육 과정이 제대로 작동치 않아 학부모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고 아이들은 ‘학원 뺑뺑이’를 해야 한다면 이는 나라의 비극이다. 공교육 이수만으로도 대학에 갈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정부가 만들어야 한다.
  • “오히려 일본 기업이 피해자”…日언론, 강제동원 배상안에 불만 [여기는 일본]

    “오히려 일본 기업이 피해자”…日언론, 강제동원 배상안에 불만 [여기는 일본]

    우리 정부가 지난 6일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에 대한 해법으로 ‘제3자 변제안’을 최종적으로 내놓은 가운데, 일본 주요 매체들이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요미우리 “한국이 강제동원 문제를 또 되풀이 하지 않도록 주시해야”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7일 사설을 통해 “조약 준수를 우선시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판단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면서 “한국에서는 국민들의 이해를 얻기 위한 노력을 기대해본다”며 긍정적인 논평을 내놓았다. 일본 정부는 이번 문제와 관련해 줄곧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든 피해 배상이 끝났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정부의 이번 제3자 변제안이 일본 정부의 입장을 사실상 수용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계승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역대 내각의 견해를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총리의 발언은 사실상 윤 대통령의 해결 방안에 대한 지지 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한국에서는 그동안 내정이 막히면 대일 강경 노선으로 선회하는 정권이 많았다”면서 “한국이 강제동원 문제를 또 다시 되풀이 하지 않도록, 일본이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케이 “오히려 일본 기업이 피해자…극히 유감”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같은 날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해결법의 안이한 영합은 화근을 남긴다’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한국의 부당한 처신을 호도하는 해결책에 서로 뜻을 맞추는 것은 한일관계의 진정한 정상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징용공 관계자(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한국 정부의 몫이며, 애초에 일본 기업에는 배상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 (일제 강점기 당시) 국민 징용령이라는 법령에 따라 일본 정부는 (조선인에게) 임금을 지급했으며, 이는 2차 대전 당시 여러 나라에서 행해지는 근로 동원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또 “한일 간 배상 문제는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한 바 있다”며 “(한국이 주장하는 전범기업들은)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을 무시한 한국 사법부에 의해 누명을 쓴 피해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산케이신문은 기시다 정권이 한국에 충고를 해야 한다는 논리도 펼쳤다. 산케이신문은 “기시다 총리는 국제법과 (역사적) 사실을 무시한 한국 사법부의 잘못된 점을 설명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은 채 한국 측 재단이 일본을 ‘대신해’ 배상금을 지급한다고 인정한다면, 일본의 근로동원(강제동원의 일본식 표현)이 위법적이고 비인도적이었다는 인상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정권이 바뀌거나 무슨 문제가 생길 때마다 상관 없는 일에 사과의 뜻을 되풀이하는 전례가 될까 두려워진다”면서 “기시다 총리는 앞으로 과거의 사과나 반성의 문구를 읽는 등의 대응도 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일본 네티즌 “배상 판결 자체를 철회해야”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도 산케이신문과 유사한 의견들이 나왔다. 박진 외교부장관의 발표가 속보로 전해진 직후, 한 네티즌은 일본 기업 ‘대신’ 한국 정부 재단이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일본은 이미 이 문제에 대한 경제적 지불을 했기 때문에 이는 이미 해결된 문제다. 여기에 ‘대신’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j_i*****)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밖에도 “일본기업 대신 한국 정부 재단이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 (한국 대법원 판결이) 유효하며 일본이 이를 인정한 꼴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판결을 철회시켜야 한다”(レモン搾り), “기시다 정권은 국민감정을 무시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과의 역사 문제에서 도의적 책임을 완수했다. 현재의 방식은 일본에 외교적 이익도 없다”(tak*****) 등의 의견도 나왔다.  일본 정부가 이미 해결된 문제로 지나친 ‘양보’를 했다며 기시다 정권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이다.  중도 진보 언론 “日기업 기부 참여, 한국 여론 누그러뜨릴 것” 일본의 중도 또는 진보 성향의 매체에서는 한일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주로 다뤘다.  중도 성향의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한국 정부의 해결안은) 한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다. 양국이 협력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2015년 위안부 합의가 한국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해 최종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여론의 지지을 받을 수 있게 양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한일 관계에서 결정적인 관계 악화를 피하려 한 (윤석열 정부)의 무거운 결단을 지지하고 싶다”면서 “재단 참여와 사죄 표명을 완강히 거부해 온 일본 측도 마지막에는 조금씩 양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 기업이 자유의사에 따라 재단에 기부한다면, 한국 사회의 거센 반발도 누그러질 것”이라며 일본 기업의 재단 기부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 [데스크시각] 윤달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을까

    [데스크시각] 윤달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을까

    “걸그룹 콘서트 예매도 이렇게 어렵진 않을 겁니다.” 장손인 조모(61)씨는 요즘 자정 무렵이면 노트북 앞에 앉아 ‘광클릭’을 준비한다. 일주일 넘게 매달렸지만, 여전히 빈손이다. 며칠 전부턴 어린 조카아이들까지 동원했는데도 매번 허탕만 치니 난감할 따름이다. 지난 연말 조씨 집안 사람들은 오랜 고민거리인 선산을 정리하기로 했다. 여기저기에 흩어진 조상 묘소들을 개장(改葬·무덤을 옮겨 쓰는 일)해 비교적 관리가 쉬운 사설 봉안묘에 이장하기로 한 것이다. 몇 년간 집안은 찬반으로 갈렸다. 자식 된 도리를 논하는 ‘당위’와 요즘 세대에겐 과도한 부담이라는 ‘현실’이 팽팽하게 맞섰지만, 결국 어렵게 의견을 모았다. 다만 집안 어른들은 “조상 묏자리를 옮기는 조심스러운 일이니 최대한 손 없는 윤달에 맞춰달라”고 당부했다. 쉬운 일은 없었다. 해묵은 숙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했지만 예약부터 막혔다. 특히 선산이 위치한 수도권은 불과 1~2초 면 예약이 마감된다. 조씨는 “만만찮을 것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집안 어른들을 생각하면 윤달 안에 꼭 화장 예약을 잡아야 하는데 남은 날짜가 많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다’라는 윤달을 맞아 조상 묘를 개장하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화장장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다. 평균 2.7년에 한번 돌아오는 윤달마다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올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올 윤달(3월 22일~4월 19일)은 산 만지기 좋다는 한식과 청명이 모두 자리 잡은 데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화장 대란으로 연기한 개장 수요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국 60개 화장장에서 하루에 화장 처리가 가능한 개장 유골은 총 641구. 대부분 화장장이 일반 화장을 마친 후 오후 늦게 개장 유골을 화장하는 터라 처리 건수가 한정적이다. 반면 장부와 업계가 추산한 올해 묘지 이장 수요는 10만 건이 넘는다. 경쟁률이 수백 대 일이 넘는다는 아우성이 나오는 이유다. ‘개장 후 화장’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조씨 처럼 선산이나 묘지 정리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유교를 기반으로 한 기존 제사와 장묘문화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옅어지는 가운데 고령화 속 청년 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것도 수요 증가를 부추긴 배경으로 지목된다. 머지않은 미래엔 자식 모두가 장손이 된다. 그들은 유일한 혈육이라는 이유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증·고조부 제사와 산소를 챙겨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난지 3년째다. 애초 통계청이 예상한 시점은 2026년이지만 저출산 심화로 앞당겨졌다. 지난해만 해도 인구는 12만 명 넘게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2030년엔 인구 5000만명 선도 무너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하는 사람 100명이 노인 102명을 먹여 살리는 사회가 곧 도래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청년들은 어렵게 취업하고서도 고령 인구를 부양하느라 연금, 세금 등 각종 사회적 부담에 허리가 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과거와 같은 장묘문화를 그대로 유지하는 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몇 년 전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 추산한 전국의 묘지 면적은 약 1025㎢다. 이미 전체 국토의 1%를 넘어선 규모로, 우리 국민이 이용 중인 전체 주거면적 1754㎢(2021년 기준 1인당 주거면적×인구 수)의 58.4%에 달한다. 조상님들의 주거면적이 산 사람들이 거주하는 땅 넓이의 절반을 넘어선 셈이다. 생각해보면 깊은 고민 없이 따르는 관습이 적잖다. 문득 의문이 든다. 미래세대에도 유교식 장묘문화는 당위일까. 윤달에는 진짜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없을까.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 [사설] 피의자가 수사검사 추천하자는 野 특검법 코미디

    [사설] 피의자가 수사검사 추천하자는 野 특검법 코미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후폭풍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이 대장동 관련 특검법 강행 처리에 당력을 쏟아붓고 있다. 지난 3일 ‘대장동 50억 클럽’ 등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한 데 이어 어제는 정의당과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공동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 체포안이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의 무더기 이탈 속에 가까스로 부결 처리면서 계파 갈등이 거세지자 이를 타개할 요량으로 특검 강행의 속도와 대여 공세의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대표가 핵심 피의자인 사건에 대해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무엇보다 특검 임명 절차와 관련해 ‘대통령이 소속되지 않은 국회 교섭단체에서만 2명의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고, 대통령은 그중 1명을 임명한다’고 규정했다. 대통령이 소속되지 않은 교섭단체는 민주당뿐이다. 특검 후보를 핵심 피의자인 이 대표가 사실상 추천하도록 한 것이다. 피의자가 수사검사를 지명한다니 이런 코미디가 없다. ‘50억 클럽’ 수사가 미진해 특검을 한다는 주장은 이런 셀프 특검의 모양새를 위한 구색 갖추기로 비쳐질 뿐이다. 특검이 시작되면 검찰 수사는 그 즉시 중단된다는 점에서 피의자를 대표로 둔 민주당은 특검법 추진의 자격이 없다. 민주당이 이를 끝내 강행한다면 자기들이 지명한 특검을 통해 지금의 검찰 수사를 중단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나아가 특검을 밀어붙여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이끌어 냄으로써 대장동 수사의 초점을 정쟁으로 변질시키려는 정략일 뿐임을 말해 준다고 하겠다. 민주당 지지율 급락을 알리는 여론조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리스크의 굴레 속에서 악수(惡手)를 거듭하는 제1야당의 모습이 마냥 딱하다.
  • [사설] 근로시간 유연화 안착 위해 부작용 잘 살펴야

    [사설] 근로시간 유연화 안착 위해 부작용 잘 살펴야

    정부가 산업 현장의 숙원이던 주52시간 근로제의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업종을 불문하고 획일적으로 주52시간제가 적용되면서 산업 현장이 겪었던 노동의 동맥경화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와 기업, 근로자가 힘을 합치면 모두가 만족할 노동 형태를 갖춰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어제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근로시간제 개편 입법안은 주52시간(법정 40시간 근로에 연장 12시간) 근로제를 유연화해 주당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주간 단위의 근로시간 산정 기준을 월 단위 이상으로 확대해 몰아서 일을 하고 그만큼의 시간을 더 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연장근로 단위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장시간 근로가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4주 평균 64시간 근로 준수를 의무화했다. 현행 주52시간제에서는 한 명의 근로자가 주당 연장근로 시간을 1시간만 넘겨 일해도 사업자는 범법자가 됐다. 반대로 근로자는 밀린 일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발을 굴렀고, 편법 야근을 감내해야 했다. 이로 인해 집중근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정보기술(IT) 분야 스타트업이나 수출기업 등에서 노사 가릴 것 없이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번 조치로 산업 현장은 노동자 건강을 앞세운 지난 정부의 획일적인 근로시간제 시행으로 잃게 된 이른바 ‘시간 주권’을 되찾게 될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의 업무효율성과 생산성이 높아지고 일자리 창출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관건은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밝혔듯 “근로자의 권리의식, 사용자의 준법의식, 정부의 감독행정 세 가지가 함께 맞물려 가야 한다”는 점이다. 모쪼록 합리적 정책이 시행 과정에서의 오류로 제동이 걸리는 일이 없도록 정부부터 관리감독에 만전을 기해야겠다.
  • [사설] ‘강제동원’ 극복, 한일 정부의 치열한 노력에 달렸다

    [사설] ‘강제동원’ 극복, 한일 정부의 치열한 노력에 달렸다

    정부가 대법원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관련 해법을 어제 내놨다. 알려진 대로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수혜를 입은 우리 기업들의 자발적 기금을 받아 배상금을 지급하고, 한일 양국 기업들이 미래청년기금을 조성해 양국 장학생 육성 등에 나서는 내용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우리 정부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2018년 10월 김대중ㆍ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하고 있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간접적이나마 강제동원 등 과거사에 대한 사과의 뜻을 거듭 밝힌 셈이다. 2018년 10월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표류해 오던 강제동원 문제는 이로써 외견상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 등 전범 기업들이 배상의 주체에서 제외됐다는 점에서 어제 내놓은 해법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본다. 소송 원고 중 강제동원 생존자 3명도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안은 시작부터 모두가 만족할 해법은 요원한 일이었다. 당장 이번 사태를 낳은 대법원 배상 판결만 해도 국가 간 협정이라는 국제법을 위반한 소지가 컸다. 국내의 국제법 전문가 대부분도 판결의 문제를 알면서도 문재인 정부 시절 소리를 내지 못했다. 문 정권은 ‘피해자 중심주의’를 내세워 일본의 사죄, 피고 기업의 배상만을 요구하며 근본적 해결을 도외시한 채 갈등을 키웠다. 윤석열 정부가 비판 여론의 부담을 안고서도 이 사안의 매듭을 지은 이유는 오로지 국익과 미래 두 가지일 것이라 믿는다. 정부 발표에 맞춰 한일 양국이 곧바로 수출규제 해제 등의 현안 협의를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안보 상황을 감안할 때 양국의 기민한 대응이 절실하다. 그러나 안으로 피해자들의 고통과 비판 여론을 보듬는 노력도 한층 강화돼야 한다. 청구권 자금을 받고도 피해자 보상에 제대로 쓰지 않은 국가의 책임을 통감하고 이제부터라도 불행한 과거를 치유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특히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이라는 불행한 과거가 협정 문서 하나로 해결됐다는 오만한 태도를 버리고 미래청년기금 등 양국민의 화해와 교류협력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우리 정치권, 특히 야당의 자세도 중요하다. 반일정서를 정치에 이용하는 어떤 시도도 삼가야 한다. ‘죽창가’로 미래를 열 순 없다.
  • [사설] 강제동원 해법, 아쉽지만 한일 미래 디딤돌 돼야

    [사설] 강제동원 해법, 아쉽지만 한일 미래 디딤돌 돼야

    정부가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오늘 공표할 것이라고 한다. 알려진 대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재원을 조성해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일본 피고 기업 대신 판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두 나라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經團連ㆍ게이단렌)가 가칭 ‘미래청년기금’을 공동 조성해 운영하는 방안도 잠정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 기업인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의 책임을 묻지 못하는 데 대한 아쉬움은 작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해법에서는 북핵 등 안보 위기에서 경제적 번영을 이어 나가려면 동북아의 핵심 파트너인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라는 긴박한 상황 인식이 읽힌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과 만나 정부 해법을 설명하는 자리에서는 긍정적 반응과 부정적 견해가 엇갈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해법을 모색하는 한국 정부 노력에 이제는 일본도 호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양국 정부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1998년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를 담은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기시다 총리가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 복원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의 미래청년기금도 시늉뿐인 수준에 그치지 말아야 한다. 젊은이들의 미래에 실질적 도움이 돼야 한다. 자신들의 희생이 미래세대에게 희망으로 되돌려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징용 피해자들도 최소한의 고통은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는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을 또 다른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일부의 분위기는 경계해야 한다. 일본을 ‘연대와 협력의 파트너’로 규정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두고도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나. 반일(反日)을 국정 운영의 동력으로 삼다시피 했던 과거 정권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상대가 있는 국제 관계에선 일방적 승리도, 일방적 패배도 없다. 강제징용 해법도 평화, 안정, 번영이라는 반대급부가 따른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은 강제징용 피해자와 그 유족을 위로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본격화해야 할 때다.
  • [사설] 국민연금 자산운용 전문성 대폭 강화하길

    [사설] 국민연금 자산운용 전문성 대폭 강화하길

    지난해 국민연금 수익률이 마이너스 8.2%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국민이 허탈해했다. “있는 돈도 못 불리면서 국민한테만 손을 벌리느냐”는 분노도 터져 나왔다. 일리 있는 분노다. 정부는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 위해 25년째 동결 상태인 보험료율(9%) 인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연금 개혁 명분을 위해서라도 수익률 제고는 절실하다. 그러자면 자산운용 전문성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기금운용전문위원회 구성부터 바꿔야 한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인 기금운용위는 정부 대표 6명, 사용자와 근로자 대표 각각 3명, 지역가입자 대표 6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각 분야를 대표할 뿐 전문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정부 대표만 해도 경제부처 차관들이 당연직으로 들어가는데 이들은 행정 전문가이지 기금 전문가가 아니다. 심지어 금융위 차관은 들어가지도 않는다. 이런 와중에 기금운용위 산하 상근 전문위원에 검사 출신의 한석훈 변호사가 선임돼 논란이다. 재계 추천을 받은 한 변호사는 20년간 검사로 지내다 2007년부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상법 등을 강의했다. 연기금 운용과 거리가 있다고 하겠다. 20여년 전 기금운용위를 띄울 때만 해도 형평성 논란 등을 줄이는 게 중요했다. 이제는 기금 규모만 900조원의 세계 ‘빅4’ 연금으로 자리잡았다. 기계적인 배분에서 벗어나 전문성을 인선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세계 최고라는 캐나다 연기금이 왜 철저히 전문가들로만 운용위를 구성하겠는가. 우수 인재를 영입하려면 서울본부 설치도 필요하다. 연금공단이 2017년 전주로 이사 간 뒤 지금까지 이탈한 운용역만 160여명이다. 돈을 잘 굴려 기금을 한 푼이라도 늘려야 연금 개혁을 위한 고통 분담을 호소할 수 있지 않겠나.
  • [사설] 북, 식량난 허덕이는 판에 도발 꿈꿀 일인가

    [사설] 북, 식량난 허덕이는 판에 도발 꿈꿀 일인가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수위에 다다랐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미 CNN은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북한의 식량 공급이 치명적으로 악화돼 인간이 최소한의 필요를 채울 양 아래로 감소했다”고 그제 전했다. 코로나19 유행 전부터 이미 북한의 인구 절반이 영양실조에 시달렸는데, 지난 3년간 국경을 봉쇄하면서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됐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노동당 중앙위 7차 전원회의를 비롯해 최근 잇따라 식량 증산을 독려하고 나선 것도 이런 사정에 따른 것이라 하겠다. 60만~100만명이 굶어 죽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에 버금가는 위기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런 가운데 북한 외무성 김선경 국제기구담당 부상은 어제 유엔을 향해 한미 연합훈련을 즉각 중단하도록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13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자유의 방패’ 연합 연습을 지목한 것으로, 어제 담화는 한미훈련을 빌미로 한 도발의 명분을 쌓으려는 수순으로 보인다. 북이 남북 간 대화는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 전력을 고도화하는 데 골몰하는 것이 한미 훈련 강화를 촉발하고 있음을 모르지 않을 터에 그들의 적반하장이 개탄스럽다. 문재인 정부 때 중단된 야외기동훈련을 5년 만에 재개하는 등 한미가 이번 훈련의 폭과 강도를 높인다고 하나 이는 과거 ‘대화쇼’가 만들어 낸 전력 공백을 메우는 것일 뿐 북이 말하는 북침과는 거리가 멀다. 김정은 체제를 위협하는 것은 한미동맹이 아니라 인민들의 굶주림이며, 핵미사일에 목을 맨 자기 자신들임을 북 지도부는 깨달아야 한다. 식량난에 허덕이는 주민들의 불만을 호도할 요량으로 혹여 대남 도발을 자행한다면 이는 자신들의 체제 붕괴만 재촉할 뿐이다. 현실을 냉정하게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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