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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한달, 더이상 희생 없어야

    [사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한달, 더이상 희생 없어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거점을 둔 이슬람 조직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 오늘로 한 달이 됐다. 하마스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선 1400명이 숨지고 이스라엘 반격으로 팔레스타인 희생자는 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가자지구 사망자의 70%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한다. 이스라엘은 가자를 포위하고 공습과 지상작전을 병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궤멸 때까지 전쟁을 수행한다니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을 멈출 방도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가면 이란이 가세하고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뛰어드는 중동 분쟁의 확대도 예상된다. 전쟁의 장기화, 확전은 민간인 희생자만 늘릴 뿐이다. 이스라엘이 설정한 하마스 궤멸 목표는 불가능에 가깝다. 가자에서 축출해도 하마스는 서안지구에서 지하화하며 세력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은 과거 유럽에서 끔찍한 제노사이드(대학살)를 겪었다. 제노사이드 피해자가 팔레스타인에서 가해자가 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별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공격은 자위권의 과잉으로 볼 소지가 크다. 난민 캠프 공습은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가자에서 증오와 참화가 더 커지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결속해서 휴전을 이끌어 내야 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측과 중국, 러시아는 중동 전쟁을 보는 시각과 셈법이 제각각이다. 유엔이 낸 ‘인도적 휴전’ 결의안도 국제사회를 하나로 묶지 못했다. 이스라엘도 거부한 상황이다. 그러나 전쟁은 여기서 중단돼야 한다. 30년 전 유엔과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위한 ‘오슬로 합의’를 만들었다. 다시 그 정신으로 돌아가 팔레스타인에 평화와 희망이 깃들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뭉치고 지혜를 짜내야 한다.
  • [사설] 시군구 절반이 의료 취약지… 개혁 절박한 이유

    [사설] 시군구 절반이 의료 취약지… 개혁 절박한 이유

    전국 시군구 10곳 중 4곳이 응급·분만 의료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제 공개된 국립중앙의료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기초자치단체 250곳 가운데 응급의료 취약지로 분류된 곳은 98곳(39.2%)이었다. 응급의료 취약지는 권역응급의료센터에 1시간 안에, 지역응급의료센터에 30분 안에 갈 수 없는 인구가 전체 거주민의 30%를 넘는 지역을 뜻한다. 중증 응급환자가 병원까지 이송되는 거리도 지역 간 4배나 차이 났다. 지방과 필수 의료의 붕괴를 한시도 더 방치할 수 없는 절박한 현실을 말해 주는 수치들이다. 분만의료 상황은 더 열악했다. 분만실이 있는 산부인과에 1시간 내 갈 수 없는 경우가 30%를 넘는 등의 분만의료 취약지는 108곳(43.2%)이나 됐다. 중증 응급환자가 119구급대로 병원까지 이송되는 거리도 지역별 격차가 매우 컸다. 전국에서 평균 거리가 가장 짧은 서울·인천(4㎞)과 가장 긴 경북(15㎞)과는 무려 4배나 차이 났다. 이런 수치보다 사실 더 심각한 문제는 의료인력의 서울·수도권 쏠림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경기·인천에 근무한다는 의사는 전체 응답자의 64.2%(2020년)로 2016년의 49.4%보다 크게 뛰었다. 이러니 지방의 환자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서울·수도권의 대형 병원을 전전하는 기막힌 풍경이 빚어진다. 지방 의료가 속수무책 무너지는 근본 원인은 ‘의사의 서울·수도권 편중’이라는 지적이 결코 과장이 아닌 것이다. 그럼 수도권 사정은 어떤가. 필수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는 지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정부는 지방 국립대병원의 역량을 서울의 ‘빅5 병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외과·소아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진료 과목을 집중 지원하는 것도 의료혁신의 큰 얼개로 제시했다. 이 모든 논의들의 전제가 2006년 이후 16년이나 묶인 의과대학 입학 정원의 대폭 증원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어제 국민의힘이 민간위원들이 포함된 ‘지역 필수의료 혁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어 의대 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수가 인상 등 혁신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세계적 의료 선진국에 걸맞지 않은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원정 출산’ 등의 농담 같은 현실을 더 늦기 전에 극복해야 하는 절박한 순간이다. 논의의 명분은 시작도 끝도 국민 건강권 회복이다. 국민이 지켜보는 논의에서 무엇보다 의료계가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 [사설] 연예인 마약사범 더 강력한 제재 필요하다

    [사설] 연예인 마약사범 더 강력한 제재 필요하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가수 권지용(지드래곤)씨가 어제 경찰에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다. 권씨는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마약 관련 범죄를 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앞서 같은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씨는 소환조사에서 “유흥업소 실장에게 속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마약 투약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유흥업소 실장이 두 사람에게 마약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상황에서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믿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수년 사이 마약이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유명 연예인들이 잇달아 마약에 연루돼 조사를 받는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특히 청소년들의 마약범죄를 부추길 수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검찰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10대 청소년 마약사범이 875명이나 적발됐다. 지난해(481)의 두 배 규모로 급증한 것이다. 전체 마약사범도 1만 8187명 적발돼 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1만 8395명)에 육박했다. 한데도 연예인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이나 사회적 제재는 지나치게 관용적이다. 마약사건이 터지면 잠시 떠들썩할 뿐 사법 처벌은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친다. 최근 수년간 마약 혐의로 실형을 받은 연예인은 작곡가 김민수(돈스파이크)씨 정도다. 이들은 재력을 동원해 사법처벌 수위를 최소한으로 낮춘다. 미디어의 책임도 크다. 하정우·신동엽·주지훈씨 등 대부분의 ‘마약 연예인들’이 사건 후 1~2년 만에 방송이나 영화에 복귀해 아무렇지도 않게 활동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청소년들이 마약을 과연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할지 의문이다. 공인인 연예인에 대한 강력한 제재 없이는 마약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점을 정부와 미디어계는 명심해야 한다.
  • [사설] 다시 들썩이는 물가, 선제적 대응 불가피하다

    [사설] 다시 들썩이는 물가, 선제적 대응 불가피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서민 식생활에 밀접한 가공식품과 원재료 7개 품목에 대해 전담자를 지정하며 집중 관리에 나섰다. 대상 품목은 라면, 빵, 과자, 커피, 아이스크림, 설탕, 우유 등이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8%로, 석 달 연속 3%대 오름세였다. 특히 아이스크림은 15.2% 급등했고, 우유는 14.3% 올랐다. 과자 10.6%, 커피 9.9%, 빵은 5.5% 상승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식료품·비주류음료의 물가상승률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1%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먹거리 물가가 다락같이 올랐다. 정부의 물가 품목 전담자 지정은 2012년 이명박 정부 때 시행했던 물가책임실명제 이후 11년 만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비상 경제장관회의에서 “각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이 돼 소관 품목 물가 안정을 스스로 책임진다는 각오로 철저히 살피겠다”고 했다. 저소득 계층일수록 먹거리 고물가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고통은 커진다. 2021년부터 지난 2분기까지 통계를 보면 소득 하위 20%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식비 비중은 평균 44.4%에 달했다. 소득 상위 20% 5분위 가구 평균 14.5%보다 훨씬 높다. 이런 까닭에 농식품부는 지난달부터 식품업계와 마트 등 현장을 방문해 가격 인상 자제와 물가 안정 협조 등을 당부해 왔다. 정부 주도의 물가 통제 방식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선제적인 대응이 불가피하다. 배추·무 등 김장 재료 수급을 점검하고, 수입 과일과 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등 물가 안정에 힘을 쏟아야 한다. 장기적으로 불합리한 유통 방식을 개선해 비용 인상 요인을 걷어내는 등 구조적인 대책도 고민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 [사설] 봇물 터진 메가시티 구상, 체계적 논의를

    [사설] 봇물 터진 메가시티 구상, 체계적 논의를

    국민의힘에서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카드를 꺼내면서 촉발된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서울을 넘어 부울경, 충청, 대구·경북, 호남 등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야권에선 총선용 카드라는 등의 비판 목소리도 있으나 주민 편익을 개선하고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면 여야는 물론 정부, 지자체가 함께 체계적으로 논의할 일이다. 메가시티 논의는 여야 가릴 것 없이 이미 봇물이 터진 상황이다. 여당이 메가 서울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만든 ‘수도권주민편익개선특별위원회’의 조경태 위원장이 “메가 서울도 중요하지만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으로 확대되는 것이 맞다”고 밝힌 가운데 당내에서는 “부산도 메가시티가 되고 싶다”(박수영 의원), “메가시티 서울과 함께 충청, 호남, 부산·경남(PK), 대구·경북(TK) 통합이 필요하다”(이철우 경북지사)는 호응과 “경쟁력을 갉아먹는 것”(서병수 의원) 등의 반발이 뒤엉키는 상황이다. “메가시티 논의가 필요한 곳은 서울이 아니라 부울경, 충청, 대구·경북, 호남”(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이라며 야당도 논쟁에 가세했다. 하지만 이 사안은 총선을 앞둔 선거전략 차원의 유불리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서울 규제, 지방 지원’이라는 기존의 국토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성찰을 토대로 글로벌 경쟁 시대에 도시의 경쟁력을 어떻게 제고할 것인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 1982년 수도권정비계획법 제정 이후 40년 넘게 국토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국토 면적의 11.8%인 수도권에 국민의 절반 이상이 모여 사는 등 균형발전은 여전히 기대 이하다. 수도권도 살고 비수도권도 사는 동반성장의 메가시티 전략 마련에 지혜를 모을 때다. 메가 서울 방안은 교통혼잡 비용이나 비싼 집값, 쓰레기 매립 문제 등 집중화로 인한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경제의 집적 효과는 최대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때 의미가 있을 것이다.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의 메가시티화는 지역 특성과 수요에 적합하고 서울에 기대지 않는 발전 전략을 세우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지난해 4월 어렵게 출범했으나 두 달 뒤 지방선거에서 울산과 경남지사 당선자들이 재검토를 주장하면서 무산된 상태다. 당리당략이나 지역이기주의를 떠나 국가경쟁력 제고와 주민의 삶의 질 개선에 어떤 국토전략이 최선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 [사설] 공매도 전격 금지… 불법 대응책 면밀히 세워야

    [사설] 공매도 전격 금지… 불법 대응책 면밀히 세워야

    정부가 대형주에 한해 허용한 공매도를 오늘부터 내년 6월 말까지 8개월 동안 전면 금지한다고 어제 오후에 전격 발표했다. 당정 협의에서 공매도 한시 금지의 필요성을 논의했는데 시간을 끌면 시장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해 발표를 앞당긴 듯싶다. 우리 증시를 두고 ‘글로벌 공매도 맛집’이라는 냉소가 횡행하고 최근 적발된 외국계 증권사의 불법 공매도가 빙산의 일각인 점 등을 감안하면 공매도 수술은 불가피하다. 다만 대외 신인도와 직결되는 만큼 정교한 실행 전략이 요구된다. 선진국에서 널리 쓰이는 공매도가 유독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 때문이다. 차입 상환 기간과 담보비율에서 개인투자자들은 기관투자자에 비해 엄격한 조건을 적용받는다. 이 때문에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장난질에 개미만 쪽박 찬다”는 원성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10년간 불법 공매도의 먹잇감이 된 주식이 1억 5000만주가 넘는다. 그런데도 형사처벌은 한 번도 없었다. 정부는 형사처벌 도입과 불법 이익금 환수, 차별 시정,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 등을 서두르기로 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주장을 해온 만큼 법 개정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론에 편승한 처방은 경계해야 한다. 공매도는 주식 가격의 거품을 빼주는 순기능도 있다. 정부는 세 차례 금지 전례가 있다는 점을 들지만 그때는 금융위기와 코로나 등 나름 명분이 있었다. 우리만의 환부를 수술하는 데 글로벌 빗장까지 걸어 잠근 처방에 해외 투자자들이 쉽게 수긍할지는 미지수다. 표심을 잡으려다가 글로벌 ‘투심’을 잃게 되면 국내 증시에 더 악재가 될 수 있다. 한시 금지의 당위성을 충분히 알리고 설득해야 한다.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도 좀더 강구하기 바란다.
  • 대만 안보 수장, “시진핑, 불안해하고 있다”…반간첩법 강화한 중국, 이젠 기상관측소까지 [대만은 지금]

    대만 안보 수장, “시진핑, 불안해하고 있다”…반간첩법 강화한 중국, 이젠 기상관측소까지 [대만은 지금]

    대만 국가안전회의 비서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 관심이 쏠린다. 퇴임 6개월 만에 사망한 '비운의 2인자' 리커창 전 중국 총리의 사망 소식과 관련에 대만 언론들이 보도를 쏟아낸 가운데, 대만 입법원에서도 이는 화두에 올랐다.  지난 1일 입법원 회의 질의응답 시간에 민진당 소속 장융창 입법위원은 구리슝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에게 "리커창의 죽음이 암살 음모에 의한 것이냐? 무력 통일의 위험은 어떠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구리슝 비서장은 이에 명확한 답변 대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현재 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언론 통제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 비서장은 최근 중국에서 두 노선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며 파벌간 견해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국무원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원하지만 국가안전부는 최근 반간첩법(방첩법)을 통과시켰다"며 "두 노선이 서로 상충한 상황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가안전부의 권력은 경제발전보다 세기 때문에 안정성 유지가 경제발전보다 우선시 되는데,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와 대만 기업인을 유치할 수 없으며 심지어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인과 대만 기업인을 포기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유지하는 것이고, 그 밖에도 지방 부채 문제, 청년 실업률 및 관련 내수 시장 문제 등이 있는데 이는 내부적인 문제이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내부 문제가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리커창의 사망이 중국인들에게 불만과 의혹을 증폭시킬 수 있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언론과 인터넷에 대한 통제와 검열을 강력하게 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7월 초 간첩 행위의 범위와 처벌 규정을 크게 강화한 반간첩법 개정안이 시행된 뒤 지난달 24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모호한 조항을 담은 '애국주의 교육법'을 통과시켰다.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중국의 조치로 개인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반간첩법의 확대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은 방첩법 강화에 이어 기상데이터에까지 국가 안보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지난달 31일 위챗 등을 통해 20곳 이상에 분포된 3000개의 불법 기상관측소를 찾아냈다며 수백 개의 관측소가 군사설비 인근 기상데이터를 해외 공식 기상기구에 전송해 중국의 군사, 식량, 기후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부는 이들 기상관측소 중 일부는 군부대, 군산업체 등 민감한 장소 주변에 설치해 고도 확인과 GPS 측위 등을 수행하고, 일부는 주요 곡물 산지에 설치해 작물 생육을 분석한다고 했다. 다만, 어느 국가가 관련됐는지, 국가 안보가 어떻게 위협당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 [사설] 李대표 민생경제 방안, 총선 앞 포퓰리즘 아닌가

    [사설] 李대표 민생경제 방안, 총선 앞 포퓰리즘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어제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경제성장률 3% 달성을 확실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회복을 위해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위기 극복 방안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방탄’ 국회와 단식 등으로 민생경제 정책에서 손을 놓다시피 했던 제1야당의 대표가 ‘민생 정당’의 면모를 수습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민생경제 회복을 주장하면서 정작 이 대표가 내놓은 내용들이다. 이 대표는 “국민은 경제 살려 달라고 절규하는데 정부가 이렇게 기본적 경제 논리에 무지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정면 비판했다. 확장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임시 소비세액공제, 청년 3만원 교통 패스, 저소득자 월세 공제, 3조원 규모의 민관 협력 금리인하 등의 카드를 제시했다. 하나에서 열까지 전부 재정 지갑을 열어서 쓰고 보자는 방안들뿐이다. 돌아보면 어렵지 않은 곳이 없는 현실에서 예산으로 마구 선심 쓰는 일을 정부라고 몰라서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하겠나. 전날 시정연설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긴축 재정의 불가피함을 거듭 호소했던 마당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 정부ㆍ여당이 되레 지갑을 여미겠다는 것은 무분별한 퍼주기로 나라 살림이 구멍 나게 더는 방관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일 것이다. 불가피하게 23조원대 지출 구조조정이 된 내년 예산을 사회적 약자 지원과 미래 투자를 위해 어떻게 규모 있게 쓸지 지금은 그 고민을 해야 할 때다. 그제 시작된 국회 예산 심사에서 불요불급한 헛돈이 새나가지 않도록 여야가 머리 맞대고 단속하는 의지가 급하다.
  • [사설] 지방시대 열쇠 쥔 교육특구 올바로 설계하길

    [사설] 지방시대 열쇠 쥔 교육특구 올바로 설계하길

    교육부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어제 공청회를 열어 교육발전특구 추진계획 시안을 발표했다. 교육발전특구는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대학, 지역 기업, 지역 공공기관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지역 맞춤형 교육 혁신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제다. 지방 공교육을 강화해 지역 인재를 힘껏 키우고, 이렇게 육성한 우수 인재들이 정주해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연내 공모를 통해 시범 지역을 선정하고 내년부터 3년간 운영한다.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되면 유아·돌봄부터 초중등, 대학 교육까지 연계한 지역 교육 발전 전략을 짜고, 지역 여건에 적합한 모델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 초중고 학생 선발과 교육에 대한 자율성이 커지고 유치원·어린이집 통합도 추진할 수 있다. 의대 등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학과에 대해 지역 인재 특별전형 비율을 지금보다 더 확대할 수도 있다. 지역의 중점 육성 산업과 연계한 학과를 대학에 신설하고, 고등학교에서도 ‘특성화 교육과정’ 운영이 가능하다. 여러모로 파격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다. 일자리, 의료와 더불어 수도권 인구 집중의 주요 원인인 교육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제1회 지방자치 및 균형발전의 날 기념식’에서 “교육과 의료는 지역의 기업 유치, 균형발전의 핵심”이라고 했다. 교육발전특구가 지방시대의 성공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정교한 설계로 부작용을 줄이는 노력이 필수다. 교육발전특구 내 학교가 자율형 사립고, 외국어고처럼 우수한 인재들을 선점해 학교 서열화와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킬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서민 ‘종노릇’에 배 불린 은행들이 해야 할 일들

    [사설] 서민 ‘종노릇’에 배 불린 은행들이 해야 할 일들

    고통스런 고금리 기조 속에 빚더미에 앉은 한계선상의 영세서민들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엊그제 윤석열 대통령과의 민생 대화에 참석한 소상공인은 “어렵게 번 돈을 은행빚 갚는 데 다 쓰고 있다. 은행 종노릇하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심지어 어떤 참석자는 “너무 힘들어 가족들끼리 ‘다 내려놓자’는 얘기까지 나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이 역대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소식이 많은 이들의 억장을 무너지게 한다. 은행의 호황을 서민들의 고통과 마주세우고, 그 책임을 은행에 물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예대금리 차이에 따른 이자수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 은행의 현실을 감안하면 빈궁하기 짝이 없는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고 하겠다. 지난해 국내 은행이 이자 장사로 벌어들인 돈만 56조원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벌써 29조 4000억원을 벌어들였다. 금리상승 효과라지만 ‘대출금리는 재빨리, 예금이자는 천천히’ 올리는 얌체 영업 방식이 이익을 더 빠르게 키웠음을 부인할 은행은 없을 것이다. 지난해 순익만 18조 6000억원을 냈다. 올해도 3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익’ 기록을 세울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직원 평균 연봉은 1억원을 넘었다. 30대까지 명예퇴직을 받아 주며 퇴직금과 별개로 1인당 3억~4억원씩 희망퇴직금을 쥐여 줬다. 그래 놓고는 상생금융에는 고작 1조 2000억원을 썼다. 은행에 대한 지나친 악마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외국과 달리 정부의 과보호 속에 크고 있다. 1992년 평화은행 이후 정부가 신규 인가를 내준 곳은 인터넷은행을 빼고는 전무하다. 그러니 파격적인 서비스나 금리체계 개선을 고민할 리 없다. 부동산 버블과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빚더미에 앉은 영세서민들이 지금 무엇 때문에 절규하는지를 생각한다면 과점체제 은행의 책임과 역할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하겠다. 정부의 역할과 별개로 은행 스스로 영세서민의 고통을 덜 방안을 찾는 데 힘을 쏟기 바란다. 이익의 사회 환원 방안을 더 강구하고 정부와 함께 한계선상의 영세사업자를 지원하는 방안도 찾기 바란다. 이자수익의 8분의1에 불과한 비이자수익을 끌어올리고 해외 영토를 개척하는 노력도 배가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금융산업 전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은행과 비은행 간 경계를 과감히 허물어 운동장을 넓혀 줘야 한다.
  • [사설] 바닥 찍은 경제, 활력 높일 처방을

    [사설] 바닥 찍은 경제, 활력 높일 처방을

    기나긴 수출 감소세가 드디어 끝을 드러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수출이 1년 전보다 5.1% 늘었다고 어제 밝혔다.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13개월 만이다. 무역수지도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 갔다. 우리나라가 수출 증가와 무역 흑자를 동시에 맛본 것은 무려 20개월 만의 일이다. 수출 견인차는 단연 반도체다. 반도체 수출 자체는 지난해 10월보다 3.1% 감소했지만 올 초 감소율이 40%를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반등세다. 반도체 수출이 기력을 회복하면서 지난 9월 국내 반도체 생산도 12.9%나 증가했다. 그 덕에 9월 전체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도 덩달아 늘어나며 트리플 증가세를 기록했다.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감소한 만큼 기저효과도 있어 보이지만 자동차, 선박, 기계 등 다른 수출 주력 품목도 ‘플러스 행진’인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이런 흐름은 이어질 듯싶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대로 “우리 경제가 저점을 통과했다”고 봐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관건은 ‘L자형’에 머물지 않게 하는 것이다. 바닥을 찍고 올라오게 해야 하는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향방, 고금리 장기화 조짐, 고물가·고환율 등 불안 변수가 너무 많다. 한 자릿수로 내려오긴 했지만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이 여전히 마이너스이고, 소비 회복세가 미약한 점도 부담스럽다. 당장은 수출 기업 지원과 여건 조성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놓아 경기 회복의 불씨를 확실하게 살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밖으로는 중동시장 등 ‘운동장’을 넓히고, 안으로는 소비 진작책과 에너지 절감 대책을 좀더 강구해야 한다. 빚 다이어트와 구조조정의 속도를 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돈 안 들이고 경기 활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처방은 규제 개혁이다.
  • [사설] 국민이 말하고 정부가 듣고… 벽은 이렇게 깨진다

    [사설] 국민이 말하고 정부가 듣고… 벽은 이렇게 깨진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북카페에서 민생 타운홀 방식으로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타운홀미팅에는 택시기사·소상공인·자영업자·학생·주부·직장인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를 가진 국민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생생하게 들어 보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됐다고 한다. 이날 대통령의 현장 방문은 단순히 국민들과 짜여진 각본대로 간담회를 진행한 것이 아니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이 앉은 테이블에는 ‘국민의 목소리 경청하겠습니다’는 문구의 팻말이 놓였고,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의 발언은 사전에 기획된 것이 아니었다. 대통령과 장관들의 답변도 즉석에서 대응한 것이었다. 민생 속으로 파고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아니었으면 마련될 수 없었던 자리였다. 윤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정부 부처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정부 고위직과 국민 사이에 원자탄이 터져도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있다. 그 벽에 작은 틈이라도 열어 줘서 국민 숨소리와 목소리가 일부라도 전달되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 상황 점검을 위한 현장 방문을 검토 중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현장 교사들을 직접 만나는 간담회를 매주 개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19로 힘들어하던 마포 자영업자의 절규를 언급하며 초심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의 다짐대로 이날 현장 방문이 일회성이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 시스템 정착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 [사설] 서울로 몰릴 이유 없는 ‘지방의 시대’ 만들길

    [사설] 서울로 몰릴 이유 없는 ‘지방의 시대’ 만들길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전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구현하려는 마스트플랜을 내놨다. 정부와 17개 시도가 함께 마련한 2027년까지의 중기계획으로 각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연도별 시행계획을 내년 2월 15일까지 지방시대위에 제출하면 심의의결을 거쳐 연차별 사업을 하게 된다. 역대 정부에서 제각각 추진하면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은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통합한 방안으로, 지역 경쟁력 제고를 위한 첫 단추는 잘 끼운 것이라 평가할 만하다. 이번 종합계획은 지방분권, 교육개혁, 혁신성장, 특화발전, 생활복지 등 5개 전략 아래 기회발전특구, 교육발전특구, 도심융합특구 등 각종 특구 조성과 생활인구 늘리기, 지방 디지털 경쟁력 강화 등의 방안을 담고 있다. 지자체들이 공동으로 낸 ‘4+3 초광역권 사업안’도 있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을 만큼 지방 경쟁력 제고에 필요한 방안들이다. 특히 지역 인재 양성에서부터 지역 정주까지를 겨냥한 교육발전특구 정책 및 글로컬대학사업을 골자로 한 교육개혁 전략과 개성을 살리는 지방 주도의 특화발전 전략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지방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탈출하면서 지방 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지방 대학과 지역의 동반성장을 지원할 교육개혁으로 어느 지역에 살든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면 ‘서울공화국’의 부작용을 해소하며 지방의 자생력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 기업의 지방 투자를 겨냥한 기회발전특구사업과 도심융합특구사업도 지역 활성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4월 도심융합특구특별법 시행에 따라 본격화할 5대 광역시의 도심융합특구사업은 인공지능, 서비스로봇 등 핵심 선도기술 기업들이 지방 대도시에서 사업을 하는 것으로 지방판 판교 테크노밸리 조성 효과가 기대된다.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구현 의지는 확고하다. 특구 정책 수립과 이에 필요한 세제 및 재정 지원 방안은 정부가 마련하지만 실행계획은 지자체에 맡긴다고 한다. 정부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행령을 통해 간섭하는 게 아니라 조례로 사업을 자율적으로 펴도록 하려는 건 지방분권에 부응하는 바람직한 방식이다. 지자체는 지역 특성에 맞는 경쟁력 제고 방안을 내야 한다. 이번 종합계획을 계기로 전국 어디서든 서울을 바라보지 않고도 국민이 삶의 질을 제고할 진정한 지방시대가 열리기를 바란다.
  • 법관 비위·징계 다룬 기사 눈길… ‘전문직 특권’ 심층 분석 늘려야

    법관 비위·징계 다룬 기사 눈길… ‘전문직 특권’ 심층 분석 늘려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67차 회의를 열고 10월 한 달간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허진재(한국갤럽 이사)·정일권(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대학원 석사과정)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법관의 비위 실태를 다룬 ‘법복 뒤 숨은 범법’ 기사 등이 법관의 신분보장 이면을 들여다본 유의미한 기사였다고 평가하고 유사한 전문 직역의 특권에도 분석적인 접근이 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지난달 4일 전남도와 개최한 ‘인구, 대한민국의 미래다!’ 포럼 기사는 저출산 문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 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다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에 대해선 역사적 배경을 포함한 거시적이고 통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최승필 7일자 ‘법복 뒤 숨은 범법’과 10일자 ‘법원 공무원은 파면, 판사는 정직’ 기사는 징계 수위가 낮다는 점을 지적하는 등 내용이 좋았다. 검사의 징계는 어떤지, 법조인 범죄의 기소율과 처벌 수위는 어떤지 더 다뤄 볼 필요가 있다. 의대 열풍을 다룬 6일자와 19일자 1면 기사는 ‘서울대 물리학 실험실에 조교가 없다’, ‘서울대 이공계 대학원 절반 정원 못 채웠다’며 서울대 중심으로 썼는데 더 심각한 것은 그 이외의 대학이다. 서울과 지방 등 많은 대학의 연구실이 황폐해지는 현장도 반영해야 한다. 정일권 의대 정대 확대 추진을 다루는 기사에서 더 핵심을 짚어야 한다고 본다. 핵심은 환자들이 진료받기 위해 구급차를 전전하다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고 필수 영역과 지역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과연 정원 확대가 진짜 의료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 줘야 한다. 국회에 대한 감시 차원에서 제도적인 접근을 한 대목도 좋았다. 10일자 ‘일하지 않는 국회 이젠 바꾸자’ 기획과 12일자 ‘의원님은 재판 중… 총선까지 리스크’ 기사 등이다. 2021년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에 관한 서울신문 기사를 찾아봤는데 여당과 야당만 바꾸면 지금 현상을 설명한 것으로 보일 정도로 여의도 정치의 제도적인 문제가 고착화됐다. 대안과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다루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같은 맥락에서 판사, 검사 등이 직무 수행과 관련해 보장받은 권리들은 직무와 관련되지 않은 영역에서도 적용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다뤘으면 한다. 김영석 사회적 이슈가 되는 의대 정원 확대와 지역 의료, 필수 인력 충원과 연결해 설명한다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단순히 의사의 고연봉을 거론하며 이기주의로 몰 필요는 없다고 본다. 또 문화재 반환 문제에서 약탈 문화재 환수와 관련 국제법적 흐름, 한국의 특수성을 함께 짚는다면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다. 허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 충돌을 어떻게 다루는지 주의 깊게 읽었다. 지난 7일 충돌 시작 이후 3일 뒤인 10일자에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인터뷰를 게재했는데 신뢰감을 주는 전문가를 통해서 하마스의 공격과 전쟁의 전개 방향에 대해 적절한 조언을 했다. 초기에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본다. 5일자 1~3면 전남에서 열린 토론회를 다룬 ‘인구, 대한민국의 미래다!’ 특집 기사도 흥미로웠다. 그동안의 저출산 대책이 수도권 중심이었다는 점을 깨닫게 해 주고 시각을 지방까지 넓혀야 한다는 걸 알게 해준 토론회였다. 서울신문의 지방에 관한 관심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또 29일 이태원 참사 1년을 앞두고 27일자 1면의 ‘살아남은 이들의 1년… 그날, 잊지 않고 다시, 힘을 내요’도 인상 깊었다. 12일 게재된 서울on 칼럼 ‘기억과 추모’도 의미 있게 봤다. 지난해 참사 현장을 취재한 기자가 다시 현장을 찾아 차분하게 소회를 밝히는 글을 읽으면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희생자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좋은 칼럼이었다. 항저우 아시안패럴림픽 때 한국 선수의 100m 경주 역주 사진은 진심이 전해지는 편집이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서울신문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김재희 법관 징계 기사는 의미 있는 기사였다. 더 나아가 법관의 징계 규정이 형성된 법적 기반을 자세히 다룰 필요가 있다고 본다. 헌법 106조 1항은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않고는 파면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민주주의 사회에서 법관의 신분 보장을 규정한 입법 취지도 다뤄져야 한다. 유사 직역인 변호사와 검찰에 대해선 어떤 징계 양정이 있는지도 함께 분석할 수 있다. 또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의사 연봉 통계를 다룬 기사가 있었는데 기자의 관점에서 한 번 더 분석하는 게 필요하다. 의사와 변호사의 연봉과 함께 실제 소득 신고율까지 비교해야 더 정확한 분석이 될 수 있다. 도입 3년을 맞은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 제도를 다룬 기사는 추적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르포 기사 형태 등으로 전담 공무원의 역할과 고충을 다뤄도 좋았을 것 같다.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익적 측면을 감안해 실효성을 갖기 위한 실질적 방안도 균형감 있게 보도했으면 한다. 이재현 10일자 ‘일하지 않는 국회 이제 바꾸자’는 국회의원들은 도대체 어떻게 일을 하는지에 대해 일반 사람들이 가지는 의문을 해소해 줬다. 다만 통계적으로 정치 체제가 다른 한국 국회와 미국 하원을 비교하는 게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한국이 법안 가결률이 높은 이유 등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궁금해지는 기사였다. 4일자 ‘명절 외로움 달랠 한 끼 하러 왔지’는 추석 연휴에 어르신들이 모인 탑골공원을 취재하는 등 발품을 판 기사였다. 독거노인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여가 활동 등 지원 정책을 기획으로 다뤘으면 한다. 김영석 10월 한 달간은 중요 이슈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이 어느 때보다 필요했던 시기였다. 국제 정세를 뒤흔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대해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차이와 갈등의 역사적 배경 등을 다루는 게 필요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충돌은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 없다. 북한이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거시적이고 통시적인 지면을 독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 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우리 안보를 되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북한의 장사정포에 맞대응하기 위한 요격체계 도입 등 안보 시스템도 자세히 다룰 필요가 있다. 또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의료계의 반대를 기득권 때문에 반대한다고만 보기엔 문제가 있다. 지금 지방 대학에서 큰 수술을 하지 못하니 은퇴해 지방에서 살더라도 병에 걸리면 서울로 오게 돼 있다. 의료 부족 문제에 대해 다각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26일자 사설 ‘국회발 가짜뉴스만은 면책 특권 없애야’는 공감이 가는 문제 제기였다. 13일자 씨줄날줄 ‘감방의 고령화’는 새로운 소재로 흥미로웠다.
  • [사설] 김포 서울 편입안, 논의해 볼 만하다

    [사설] 김포 서울 편입안, 논의해 볼 만하다

    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를 서울특별시로 편입하는 방안을 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그제 김기현 대표가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힌 데 이어 어제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특별법’ 형태의 의원 입법을 시사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국힘은 한발 더 나아가 구리·광명·과천·성남·고양 등의 편입까지 염두에 둔 ‘메가시티 서울’에 대한 논의까지 기대하는 눈치다. 서울 인구가 940만명으로 쪼그라든 반면 경기도는 비대해져 1360만명을 넘기는 등 인구 불균형 문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수도권 균형발전 측면에서 논의해 볼 만하다고 본다. 김포시의 서울 편입 방안은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 추진과 맞물려 있어 조심스럽긴 하다. 북부 편입 가능성이 커지자 여기에 반대하는 지역 여론이 높아졌고, 국힘이 화답하는 모양새가 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 ‘선거용’이란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당장 “굉장히 뜬금없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방안은 논의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서울 인접 도시들은 사실상 서울 생활권임에도 행정구역의 한계로 체계적인 개발이 어려워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 왔다. 김포시만 해도 출퇴근 인구의 85%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특수성을 갖는다. 서울로 편입되면 행정 단일화로 교통시설 등 주요 인프라 등을 체계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 서울 강서·서북권의 배후 경제권으로 발전할 여지도 크다. 일각에선 수도권 과밀화 등을 우려한다. 하지만 대도시가 주변 소도시들을 편입하며 광역화하는 것은 국제적 트렌드다. 1980년대에 서울 비대화를 막기 위해 입법된 각종 규제가 지금도 유효한지 이번 기회에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 [사설] 박수받을 ‘체육시간 확대, 마약교육 강화’

    [사설] 박수받을 ‘체육시간 확대, 마약교육 강화’

    내년부터 학교의 체육활동과 마약 예방 교육이 강화된다. 초등 1, 2학년의 체육시간은 80시간에서 144시간으로 늘어나고 음악, 미술과 함께 ‘즐거운 생활’로 묶인 신체활동 영역은 별도의 ‘체육’ 교과로 분리 운영하게 된다. 중학생은 2025학년도부터 3년간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을 현재보다 30% 늘린다. 마약류 사범 증가 추세에 맞춰 마약류를 포함한 약물중독 예방 교육은 유치원 때부터 고교에 이르기까지 강화한다. 정부에서 대학 입시에 찌든 학생들의 신체와 정신건강을 체계적으로 돌보려는 방안을 추진한다니 반갑다. 교육 현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입시를 겨냥한 ‘성적지상주의’ 풍토가 지배하면서 황폐화돼 있다. 아이들이 제대로 놀지 못하는 건 물론 운동 부족과 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청소년(11~17세) 권장 운동량 미충족 비율은 81.0%인데 한국은 94.2%나 된다.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초중고생의 비만율은 2017년 23.9%에서 지난해 30.5%로 높아졌다. 우울, 불안 등 정신건강도 악화일로다. 최근 3년간 우울감을 경험한 중고생 비율이 2020년 25.2%에서 2021년 26.8%, 지난해 28.7%로 늘었다. 공부도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학습에만 내몰리면서 아이들의 정신건강까지 악화되는 셈이다. 게다가 아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약에도 쉽게 노출돼 있다. 정부가 마약류를 포함한 약물중독 예방 교육을 강화한다니 다행이다. 학령기 아이들의 신체와 정신건강을 돌보는 교육이 삶의 질 향상에 영향을 주는 진정한 교육이다. 게다가 학령인구는 갈수록 감소 추세다. 소중한 미래 인적자원 관리를 위해 건강한 교육환경 조성에도 정부가 역량을 발휘할 때다.
  • [사설] 약자 향한 새해 국정 방향, 여야 협치 절실하다

    [사설] 약자 향한 새해 국정 방향, 여야 협치 절실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시정연설을 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이 더불어민주당의 보이콧으로 반쪽에 그쳤던 것과 달리 올해는 여야 의원들이 모두 참석했다. 시정연설에 앞서 진행된 윤 대통령과 5부 요인, 여야 지도부 환담 자리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참여해 대화를 나눈 것도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다. 윤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연설에서 이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보다 먼저 호명했다. 연설 후에는 여야 상임위원장들과 첫 간담회도 했다. 야당과 소통하려는 윤 대통령의 이런 적극적인 행보가 민생과 경제를 위한 여야 협치와 정치 복원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 미래와 미래세대를 위한 3대 개혁, 건전재정 기조,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강조했다. “저출산이라는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려면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주고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하는 경제사회 전반의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며 “연금·노동·교육개혁을 위해 깊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했다. 건전재정은 단순한 지출 축소가 아니라 혈세를 낭비 없이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것이라며 지출 구조조정으로 아낀 재원을 약자 보호에 두텁게 활용하는 정책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세계 경기 위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여파로 내년 경제 전망은 악화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서민과 취약계층에 대한 보살핌에 더욱 힘을 써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약자 보호에 방점을 둔 정부의 내년 정책 방향이 실질적이고 효율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여야가 초당적으로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부탁한다’는 5차례, ‘감사하다’는 표현은 4차례 사용하며 낮은 자세로 의회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임 정부와 야당을 향한 강경한 태도도 바뀌었다. 윤 대통령은 연설 초안에 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전부 빼라고 지시하고, 직접 초안을 고치기까지 했다고 한다. 나라 안팎의 복합위기 앞에서 대통령이 절실하게 내민 협치 요청에 이제 야당이 호응해야 한다. 여야가 합의한 ‘신사협정’을 깨고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피켓 시위를 벌인 민주당의 행태가 그래서 더욱 실망스럽다.
  • [사설] 약자의 눈물 닦아 주는 與, 그게 혁신의 종착점 돼야

    [사설] 약자의 눈물 닦아 주는 與, 그게 혁신의 종착점 돼야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지금 당장 눈앞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국민의 외침, 현장의 절규에 신속하게 응답하는 것보다 더 우선적인 일은 없다”고 말했다.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이 지난주 36곳의 민생 현장을 찾아 청취한 국민의 절박한 목소리에 대한 대통령의 즉각적인 응답이라고 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갚는 데 쓰는 현실에 ‘마치 은행 종노릇 하는 것 같다’고 울먹인 어느 소상공인의 절규를 국무위원들에게 그대로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장차관 등 각 부처의 고위직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살아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민생 현장에 대한 직접 소통’ 주문이 참모진과 정부에만 해당되는 것일 리 없다. 누구보다 국민의 구체적 삶의 문제를 도외시하면서 당내 문제에만 ‘올인’하는 여당이야말로 가슴에 손을 얹고 새겨듣지 않으면 안 된다. 야당이던 2020년 ‘국민의 고달픈 삶에 한 줄기 빛이 되겠다’면서 약자와의 동행 위원회를 출범시켰던 국민의힘이다. 그러나 집권당이 된 뒤로 외려 위원회 기능이 무력화된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실제 노력은 없는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반성해야 한다. 특히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조차 외면하면서 야당 탓만 하는 국민의힘은 약자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 자신들의 존재 이유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막 출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쇄신 구상도 ‘사회 약자와 함께하는 집권 여당’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현장의 절규에 응답하라”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바로 여당이 갈 길을 제시한 것이라고 본다. 국민의힘과 혁신위는 이제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 [사설] 국민연금 개혁, 고통분담 의지에 성패 달렸다

    [사설] 국민연금 개혁, 고통분담 의지에 성패 달렸다

    정부가 지난 27일 발표한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두고 일각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국민연금 개혁은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나 사회적 합의 없이 결론적 숫자만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개혁안에 구체적인 목표 수치와 시점 등이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을 반박하면서 거듭 개혁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윤 대통령 지적처럼 세대별·계층별 대립이 첨예한 연금개혁 논의를 충분한 논의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구체화하는 건 자칫 소모적 논란만 가중시키면서 개혁 동력 자체를 떨어뜨릴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각 세대와 계층이 서로 양보할 수 있는 한계선을 찾아내고 그 공백을 합리적 논거로 메워 나가는 매우 정교한 접근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내놓은 개혁 방향은 보험료를 연령별로 다르게 올리고, 사회·경제 여건 변화에 맞춰 자동으로 연금액을 조정하는 장치를 검토하기로 하는 등 향후 본격화할 개혁 논의의 밑그림을 비교적 잘 설계했다고 평가된다. 더불어민주당이 ‘맹탕’ 운운하며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적어도 집권 5년 동안 국민연금 개혁에서 변변한 논의조차 하지 않은 처지에 할 말은 아닌 듯하다. 정부의 개혁 구상이 제시된 만큼 이제부터 정부와 국회가 긴밀히 협의해 보험료율과 수급 시작 연령 등을 정하고 국민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제대로 논의를 할 수 있을지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여야가 함께 구체적 개혁안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이 동일한 만큼 의외로 문제가 쉽게 풀릴 수도 있다고 본다. 선거 표심을 노리고 특정 계층이나 세대를 겨냥해 개혁 논의를 전개한다면 자칫 개혁 동력 자체를 허물게 된다는 점을 여야는 유념해야 한다. 국회 공론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 구성원 모두의 고통분담 의지다. 연금개혁의 성패는 결국 사회 전체의 의지에 달렸다. 정부가 이번에 젊은층을 고려해 제안한 연령별 보험료 인상 차등 적용도 중장년 가입자들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소득대체율이 좋은 기간에 오래 가입한 데다 납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미래세대를 위해 이는 일정 부분 감내해야 한다고 본다. 기대수명이 늘면 연금액을 낮추거나 수령 시작 연령을 자동으로 늦추는 ‘자동조정장치’ 도입도 논의해 볼 만하다.
  • [사설] 총선 앞 예산 심의, 퍼주기 유혹 떨쳐라

    [사설] 총선 앞 예산 심의, 퍼주기 유혹 떨쳐라

    오늘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가 본격적인 내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2.8% 느는 데 그친 656조 9000억원으로 짰다. 나랏빚이 내년 1200조원에 육박할 조짐이어서 불가피한 ‘허리띠 졸라매기’다. 세계가 직면한 ‘두 개의 전쟁’과 고금리 장기화로 우리 경제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다. 그 어느 때보다 나라살림 운용에서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경제가 점차 나아져 내년에는 2.4% 성장할 것으로 보고 나라살림을 짰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ㆍ하마스 전쟁까지 겹치면서 경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취약계층 보호와 국가 미래경쟁력 확보를 우선순위에 놓고 예산의 적재적소 배분을 점검해야 한다. 논란이 일고 있는 연구개발(R&D)과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예산, 재정의 경기 마중물 역할 등과 관련해서도 여야의 합리적인 토론이 요구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R&D 예산 16.6% 삭감과 관련해 “민간기업의 관련 투자 축소로 이어져 중장기 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사회의 ‘이공계 기피 현상’과 맞물려 경청할 만한 대목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내년 총선이 코앞이라는 데 있다. 표심을 의식한 퍼주기 유혹이 극심할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크고 작은 지역개발사업 청구서를 꺼내 든 의원들이 적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의 건전재정 노력이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했다. 드물게 국제기구의 호평을 끌어낸 대목이다. 불확실성 증폭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세수가 정부 전망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 이런데도 여야는 법에도 없는 소(小)소위를 만들어 쪽지예산을 또 경쟁적으로 끼워 넣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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