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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자 재산공개] 盧대통령 1억 어디에 썼나

    [공직자 재산공개] 盧대통령 1억 어디에 썼나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연봉 1억 9400만원 가운데 1억원 가량을 어디에 썼을까.24일 공개된 노 대통령의 지난해 재산변동을 보면서 드는 궁금증이다. 노 대통령의 연봉은 1억 9400만원정도다. 이 가운데 노 대통령 명의로 7006만원을 저축했고, 부인 권양숙 여사는 노 대통령으로부터 2661만원을 자동이체받아 예금을 했다. 노 대통령은 탄핵변호비용과 생활비로 5145만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한승헌 전 감사원장 등 10여명의 탄핵 관련 변호인들에게 500만원씩 변호사 비용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당시 청와대는 “변호사 비용은 개인이 부담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 명의의 예금증가분 7006만원에서 탄핵비용·생활비 등을 제외한 순수 예금 증가 규모는 1860만원이다. 권 여사의 순수 예금증가분은 1992만원이다. 노 대통령 내외 명의의 순수 예금 증가분은 3852만원. 노 대통령이 연봉에서 변호사 비용 등을 지급했는지, 기존의 예금에서 지급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연봉에서 지급했다고 할 경우 연봉 가운데 1억 403만원을 ‘탄핵변호 및 생활비’ 이외의 용도에 사용했다는 얘기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사용처에 대해 “사생활에 해당되는 부분이라서 말하기 어렵다.”면서 “탄핵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쓸 일이 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2년 연세대를 졸업한 뒤 LG전자에 입사한 장남 건호씨의 예금은 1964만원이나 증가했다. 건호씨의 예금을 합해 노 대통령의 지난해 재산증가 규모는 5816만원.2003년 재산증가 규모 1억 8100만원의 3분의 1수준이다. 지난해 재산증가로 노 대통령의 전체 재산은 7억 1259만 정도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청와대 참모들 가운데는 문재인 민정수석이 6896만원 감소해 가장 많이 재산이 줄었다.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과로 탓에 치아 10개가 상했다는 문 수석은 “의료비·생활비 등으로 지출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묻지마 심부름’ 활개

    ‘묻지마 심부름’ 활개

    대구에 사는 이모(80) 할아버지는 최근 심부름센터 사장 김모(37)씨로부터 36년 전 헤어진 딸(41·미국 거주)이 자신을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화병’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김씨가 연락처를 알려주는 조건으로 계약조건에도 없던 1000만원씩을 양쪽에 요구했기 때문이다. 어렵게 생활하던 이 할아버지는 발만 동동 구르다가 신고를 받은 경찰이 김씨를 검거한 뒤에야 딸과 상봉할 수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2003년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람 찾아주기’사이트를 개설한 뒤 1년 남짓 동안 의뢰인 28명에게 채권자나 가족의 소재를 찾는 등 크고 작은 민원을 해결해 주고 3000여만원을 챙겼다. ●불법 포함 1000곳 성행 심부름센터의 불법행위가 도를 넘으면서 경찰도 단속에 나섰다. 경찰청은 개인정보와 인권 보호, 범죄 악용 등 불법행위를 지난 14일부터 특별 단속한 결과 전국 38곳의 심부름센터 관계자 56명을 붙잡아 14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세무서 등을 통해 신고된 전국의 심부름센터는 635개. 불법업체를 포함하면 1000개를 넘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서류발급 대행, 택배 서비스 등 단순 심부름을 대행하다 불법영업을 자행하는 업소도 늘고 있다. 특히 ‘외도’의 증거를 요구하는 의뢰인이 늘면서 전문으로 취급하는 심부름센터도 많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16일 불륜 적발만 전문으로 하던 심부름센터 운영자 허모(40)씨를 신용정보이용과 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허씨는 지난달 말 홍모(47·강남구 대치동)씨에게 착수금 200만원을 받고 남편을 미행했다. 허씨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칩이 내장된 미아방지용 단말기를 남편의 승용차에 몰래 설치한 뒤 위치를 파악, 부적절한 장면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았다. 허씨는 20여명의 여성으로부터 같은 부탁을 받고 20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채권자나 가족 등을 찾아주겠다며 개인의 신용정보를 불법으로 유통, 돈을 챙기는 것은 엄연한 범죄 행위”라면서 “오랜 기간 헤어졌던 가족의 상봉이나 확실한 불륜 증거 등 고급정보일수록 가격은 천정부지로 뛴다.”고 밝혔다. ●“불법행위 의뢰·사주도 처벌” 개인정보 수집에 공무원이 개입된 사례도 적발됐다. 경기도의 한 구청 기능직공무원 전모(36)씨는 얼마전 심부름센터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차량등록원부 44건을 넘겨준 혐의로 구속됐다. 이 자료는 고양시의 모텔 직원 권모(36)씨에게 전달돼 불륜 투숙객을 협박하는 범죄행위에 사용됐다. 현행법상 법원의 영장 없이 배우자를 포함한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조사하고 이를 유출하는 행위는 일체 금지돼 있다. 또 폭력을 사용하거나 협박하지 않더라도 남의 돈을 대신 받아주는 행위도 불법이다. 경찰청관계자는 “채권자의 소재나 배우자의 불륜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의뢰·사주한 사람도 공범”이라고 경고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부시는 과대망상증?

    “마리화나에 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 내가 시도했던 것을 어린이들이 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 98년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떠오른 이후 2000년 공화당 대선후보로 결정되기 전까지 측근과 대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20일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했다.‘대통령의 자식들’이라는 책의 저자이자 아버지 부시 대통령 때부터 부시가문과 인연을 맺어온 더그 위드가 녹음한 12개의 테이프에는 부시 대통령의 사생활과 정치적 전략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이 담겨 있다. 부시 대통령은 마리화나를 피운 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과 함께 ‘과거문제’에 대해 “젊은 날의 실수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종종 이야기했다. 때론 지나친 자신감을 드러냈다.“나는 전세계와 대결하고 있는데 좋은 소식은 세계의 절반 이상이 내 편이라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앙심이 깊은 부시 대통령은 지지층인 보수 성향의 기독교인들의 이탈을 막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동성애자들을 적극 비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수적 기독교인들의 비판을 걱정하며 “나도 (종교적으로) 죄인인데 어떻게 죄의 종류를 차별할 수 있겠느냐.”고 푸념했다. 동시에 일반 유권자들의 표심이 멀어지는 것도 걱정했다. 선거전략가 칼 로브가 복음주의 지도자들과 공개 만남을 주선하자 “무슨 정신나간 짓이냐.”고 비난하기도 했다. 위드는 부시 대통령과의 대화내용을 녹음한 이유에 대해 “언젠가 그가 역사적인 인물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전문가에게 의뢰한 결과 테이프의 음성이 부시 대통령의 목소리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백악관측도 테이프의 진위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씨줄날줄] 정치인의 사생활/이기동 논설위원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79세로 사망하기 2년 전인 1994년 11월, 주간 파리마치는 암으로 초췌해진 미테랑이 젊은 여인의 어깨를 다정히 감싸 안은 사진을 보도했다. 미테랑이 사회당 당수 시절 혼외 여인에게서 낳은 딸의 사진이었다. 파리마치는 ‘미테랑의 마지막 비밀’‘대통령의 놀라운 이중생활’이란 제목을 달아 특종보도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다른 언론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권위지 르몽드는 ‘그래서 어떻다는 말인가’라는 제목으로 파리마치의 보도를 비판했다. 르피가로는 한발 더 나아가 ‘하수구 저널리즘’이라고 혹평했다. 당시 엘리제궁은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사진 공개 의사를 미리 타진해 온 파리마치측에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사진이 실렸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파리마치의 비윤리적인 보도태도를 부각시겼다. 프랑스 언론은 공인의 사생활은 그것이 공인이 맡은 업무에 지장을 줄 경우에만 보도한다는 보도윤리를 갖고 있다. 황색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판을 치는 영국 언론에 대한 우월의식의 일단이기도 하다. 정치인의 배꼽 아래 일에 관대하다는 일본에서 언론의 정치인 보도태도는 프랑스와 유사하다. 야마자키 다쿠 전 자민당 간사장, 우노 소스케 전 총리 등이 여자 문제가 보도돼 물러났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뉴스전문 채널 YTN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40대 여교수의 호텔 회동 보도를 놓고 공인의 사생활 침해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보도는 두 사람이 든 객실 앞 현장화면과 함께 “두 사람이 이 호텔에 여러 시간 머물다 한 남자에게 발각돼 소동이 벌어졌고…정 의원이 공인으로서의 품위를 의심받기에 충분했다….” 등의 멘트를 내보냈다. 시청자들에게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 현장임을 시사하는 보도였던 셈이다. 공인의 프라이버시와 국민의 알 권리 충돌은 물론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정 의원이 공인으로서 법질서 위반행위를 했다면, 유권자인 국민은 이를 알 권리가 있다. 언론도 이를 보도해야 한다. 하지만 YTN 보도에는 정 의원의 범법행위를 보여주는 취재내용이 없었다. 무고임이 판명날 경우 정 의원은 물론 나아가 공인도 아닌 상대 여인이 입을 명예훼손은 또 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신문 등 다른 매체들이 후속보도에 신중을 기하고, 문제제기를 해준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신원조사는 기본권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17일 국가정보원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신원조사가 법률적 근거 없이 국민의 기본권인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침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날 참여연대가 2003년 8월 신원조사제도에 위헌적 소지가 있다며 낸 진정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국회의장과 국정원장, 행정자치부장관에게 관련 법령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국회의장과 국정원장에게는 신원조사의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되 국가안전 보장 등을 위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신원조사를 실시하도록 조사대상자를 한정하고, 배후 사상관계 등 연좌제 금지에 위반되는 항목은 삭제하도록 권고했다. 국회의장과 행자부장관에게는 신원조사 대상자의 열람권과 정정 청구권 등이 보장되도록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현재 국정원은 보안업무 규정에 따라 국내외 정보 수집이나 정보·보안 업무의 기획·조정 등과 관련해 신원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법률적 근거가 모호해 인격권과 프라이버시권 등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국가보안과 관련,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신뢰성을 조사하기 위해 본인과 배후 사상관계, 접촉인물, 종교관계, 가족관계 등의 항목을 조사하는 것도 자의적 판단이 우려되며, 개인의 사상·양심·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고 연좌제 금지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방범용 CCTV 서울 전지역으로 확산

    방범용 CCTV 서울 전지역으로 확산

    강남구에서 처음으로 설치한 범죄예방용 CCTV가 서울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노원구(구청장 이기재)는 학교주변과 골목길 등 치안공백이 예상되는 7곳에 범죄예방용 CCTV 설치해 2일부터 시범 운영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또 종로구가 2003년 3대를 설치했고, 지난해 9월에는 고급주택이 많은 성북구 성북2동 주민들이 자비로 27대를 설치하는 등 CCTV를 설치하는 구청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종로·성북구 이어 노원구도 설치 이 구청장은 “노원 지역의 범죄발생률은 서울에서 최하위권에 속하지만, 어린이나 노인·여성 등을 상대로 한 범죄 발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CCTV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7곳의 설치지점은 노원경찰서와 협의해 결정됐다.▲월계4동 인덕공고 앞 ▲장석교회 앞 우이천변 ▲공릉1동 공릉쇼핑센터 앞 ▲공릉2동 석전독서실 앞 ▲하계1동 미성상가 앞 ▲상계4동 수락산 당고개지구 공원 내 ▲중계본동 영신여고 앞 등 주로 주택가와 학교·학원가 주변에 설치됐다. 노원구는 시범운영 결과를 지켜본 뒤 효과가 좋으면 CCTV를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CCTV 관제(모니터링)센터는 노원경찰서 상황실에 만들어져 경찰과 의경들이 24시간 내내 살핀다. 센터에서 비상사태 발생이 확인되면 인근 지구대에서 112순찰차량이 바로 현장으로 출동한다. 카메라와 함께 설치된 비상버튼을 직접 누르면 상황실과 바로 연결된다. 또 일정 크기 이상의 소리가 나면 현장상황이 자동 녹화·저장되고 특정지점만 확대해 살필 수 있는 등 첨단기능도 갖췄다. 사생활침해 논란은 지난해 7월 설치 예정지역 주민 700명을 대상으로 한 방범용 CCTV설치 찬반 설문조사를 통해 해결했다. 주민 86%가 찬성했다. ●선발주자 강남구,“올 20개구 설치비 지원” 강남구는 지난해 10월 다른 자치구가 방범용 CCTV를 설치하겠다고 하면 설치비의 50%를 지원해 주겠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이를 위해 47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나머지 설치비용과 운영비 등은 각 자치구가 자체 예산으로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자치구간 직접적인 예산지원에 대해 적법성 논란이 일자 행정협의회를 통한 ‘우회적’인 방법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서울특별시 자치구 행정협의회’를 구성해 협의회 차원에서 사업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오는 3월까지 협의회 구성 및 운영 등에 대한 ‘표준규약안’을 모든 자치구의회가 동의, 의결한 뒤 대표구인 강남구가 이를 고시하면 협의회가 출범한다. 이후 협의회 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하면 이르면 오는 4월부터 다른 자치구에도 본격적으로 방범용 CCTV가 설치된다는 것이 강남구의 설명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20개 자치구에 모두 916대의 방범용 CCTV를 설치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CCTV 확산에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강남구로부터의 지원을 감안해 관련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확보한 상태지만 운영비가 많이 들어 시범설치에만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오빠부대와 함께 한 3일

    [안동환기자의 현장+] 오빠부대와 함께 한 3일

    “댁 같으면 이 추위에 저러고 있는 애들이 이해가 되슈? 내 딸 같으면 당장이라도….” 서울 청담동의 주택가. 소녀팬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록그룹 ‘더 트랙스’의 숙소 앞에는 10대들이 진을 치고 있다. 길건너 슈퍼의 50대 주인은 “애들 덕분에 매상은 많이 오른다.”면서도 머리를 흔들었다. 이른바 ‘빠순이’로 불리는 아이들이다. 스타의 공연장에서 열광하던 1980년대 ‘오빠부대’도 어른들에게는 철없는 아이들로 비쳤을 것이다. 하지만 방송국과 연예기획사, 숙소를 전전하며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뒤쫓는 요즘 아이들과 비교하면 오빠부대의 ‘충성심’은 턱없이 뒤진다. 하기는 오빠의 ‘빠’에 젊은 여성을 낮추어 부르는 어미 ‘순이’가 합쳐진 이름부터가 오빠부대보다는 점잖지 못하다. 이처럼 문제아나 불량소녀 같은 이미지를 지닌 이들은 누구인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는 법. 기자는 아이들이 ‘출몰’하는 장소를 사흘 동안 쫓아 다녔다. ■ 양말 4켤레 껴신고 밤샘도 즐거워 지난 3일 오전 1시 청담동에서 만난 트랙스의 팬 효선(18·가명)이는 숙소 현관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골목길에서 밤을 새우고 있었다. 낮에는 기획사 사무실과 미용실, 저녁에는 방송국을 찾아 나선다. 효선이의 일상은 트랙스의 동선과 일치한다. 트랙스의 모든 스케줄은 인터넷으로 공유된다. ●효선이의 일상은 스타의 동선과 일치 효선이는 가수의 사생활을 좇는 ‘사생파’와 공개방송만 따라다니는 ‘공방파’의 종합판이다. 그는 사흘째 영하의 밤공기에 콘크리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담요 한 장으로 막아내고 있다. 대단한 인내가 필요하지만 별 것 아니라는 반응이다. 현관에서 인기척이 날 때마다 효선이는 일어났다 앉기를 반복한다. 금방이라도 ‘오빠들’이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녀석의 얼굴은 빨갛게 텄고 입술도 갈라졌다. 이 골목에서 어른들은 반갑지 않은 존재다. 이해하려 하지 않고 훈계만 하려 드는 존재로 인식된다. 처음엔 기자를 노골적으로 불편해하던 효선이는 슈퍼에서 구해온 라면 박스와 뜨거운 녹차를 건네자 경계심을 조금씩 풀기 시작했다.“친구집에 있다고 말했어요.TV에서 오빠들을 보는 것으론 부족해요. 오빠들 얼굴을 보면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에요.”효선이는 작정한 듯 말을 이어 갔다.“어른들 시선이 불편하지만 우리가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어른들이 축구나 야구를 보며 열광하는 것과 뭐가 다르죠?” 효선이는 지난 1일 포항 집에서 가출 아닌 가출을 감행했다. 오빠들을 직접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3이 되는 효선은 부쩍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눈치다. 학교 성적이 최상위권이라지만 대학으로 가는 길은 트랙스 오빠들을 만나는 길보다 더 험난하게 느끼는 듯했다. 이날 함께 밤을 새운 아이들은 5명. 담요를 두른 채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의 화제는 당연히 멤버들. 가족 관계부터 키, 몸무게, 성격, 말투, 좋아하는 음식까지 줄줄이 꿰고 있다. 아이들은 밤샘 경험을 ‘숙소 후기’로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또래집단에서는 남이 모르는 시시콜콜한 정보가 있거나, 스타와 말 한 마디라도 나눠본 경험이 있는 것 만으로도 ‘권력’이 된다. ●“어른들 축구 좋아하는 것과 같아요” 하지만 이들도 스타를 영원한 존재로 따르는 것은 아니었다.“지금 이 순간 만족해. 하지만 꿈은 엄연히 있어. 좀 더 나이를 먹거나 남자친구가 생기면 오빠들을 잊게 될지도 모르지.”효선이의 말에 다른 아이들은 “난 아니야.”하고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으면서도 동감하는 표정이다. 보통 40∼50명이 몰려들지만 추운 날에는 ‘출석률’이 낮다. 개학을 하면 숫자는 더욱 줄어든다.30분 간격으로 경찰차가 무심한 듯 골목을 순찰한다. 오히려 소녀들 틈에 끼어 앉은 기자를 의심쩍게 살펴보곤 했다. 밤샘에도 노하우가 있다.20일 연속 밤을 새운 적이 있다는 윤아(15·가명)의 비법.“다 쓴 페트병에 뜨거운 물을 부어 안고 있으면 춥지 않아요. 편의점에 가면 뜨거운 물은 공짜로 얻을 수 있거든요. 많이 껴입어야 해요. 양말과 스타킹까지 보통 4켤레는 신지요. 담요는 필수죠.” 윤아의 말대로 더운 물을 담은 페트병을 안고 있었더니 몸이 따뜻해진다. 새벽이 되자 아이들은 골목길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효선이는 “우리 때문에 오빠들이 욕을 먹을까봐 정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전 6시20분 가까운 PC방 화장실에서 세수를 한 아이들은 총총히 오빠들이 머리를 단장하는 인근 미용실로 향한다. 이날 서울 강서구 88체육관의 공개방송 현장. 전날 일산의 야외 공개방송에서 만난 민지(15·가명)와 이슬(15·가명)이는 5시간이나 남았지만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가수 휘성의 팬클럽 회원들과 수다를 떨고 있다. 두 사람은 휘성의 데뷔 998일째인 지난달 19일 처음 만났다. 스타의 데뷔일이 이들에게는 기념일이다. 가수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우린 그런 꿈 안꿔요. 음악이 좋은 것뿐 얼굴도 안되고, 목소리도 안되잖아요.”요리를 좋아하는 민지의 장래 희망은 푸드스타일리스트, 슬이는 코디네이터이다. 슬이는 휘성과 친구처럼 통화하는 코디의 모습을 본 뒤 유치원 교사에서 꿈을 바꾸었다. ●스타만 좇는 게 아니라 미래도 준비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경미(13·가명)는 테마파크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거든다. 디즈니랜드가 있는 일본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경미는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가수만 쫓아다니는 줄 알았더니 아이들은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고교 때부터 기획사의 공식 팬클럽 임원으로 활동해 온 대학생 박모(23·여)씨도 기성세대의 시선에 불만이다. 박씨는 “대책없는 아이들로 보는 건 억울하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한 것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팬클럽은 더 이상 무대 밑에서 스타만 바라보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 팬클럽은 직접 콘서트를 기획하고 헌정 앨범을 제작하는 등 대중문화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스타의 팬클럽이란 아이들에게 사회적 관계를 체감케 하는 인생의 한 무대 장치는 아닐까. 우리 아이들이 사춘기를 졸업하기 위한 일종의 성장통(痛)이라면 더욱 다행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스타를 따르는 순수한 아이들을 상업적 측면에서 조직화하는 최근의 분위기가 심화된다면 성장통은 고질병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은 여전히 남았다. sunstory@seoul.co.kr ■ 국내 팬클럽 어떻게 변했나 국내 팬클럽은 1980년대 초반 가수 조용필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용필 오빠”를 외치며 따라다니던 소녀팬들은 이제 40대 어머니가 됐다. 문학평론가 김동식씨는 “1960년대 영국 가수 클리프 리처드 공연에 열광했던 세대의 딸이 1980년대 조용필의 팬이 됐고, 그들의 딸이 다시 요즘의 10대가 된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에서 팬클럽이 용인되고 있는 데는 역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필에 앞서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는 남진과 나훈아가 있었다. 하지만 팬들의 열광은 가요계의 스타 등장에 따른 자연발생적인 현상에 머물렀다. 클리프 리처드 공연때 오빠부대가 장안의 화제를 모은 것은 폭발력있는 슈퍼스타를 가지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1990년대 초반 등장한 서태지의 팬클럽은 소수의 열광적 지지를 받는 ‘컬트화’라는 현상에서 확연한 차이를 나타낸다. 하이텔 등 컴퓨터 통신이 활발해지면서 통신을 통한 팬의 결집 현상도 처음 나타났다. 서태지 팬클럽은 스타가 사라져도 지속되는 특징을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연예기획사가 주도하는 이른바 스타 시스템이 본격화하면서 조직화된 팬클럽이 등장한다. 기획사가 스타와 팬을 동시에 띄우면서 10대팬들을 가리키는 ‘빠순이’이라는 부정적 용어도 나타났다.H.O.T,SES, 젝스키스 등 아이돌 가수의 팬클럽은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또래집단으로 체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의 팬클럽은 인터넷을 매개로 한층 더 능동적이다. 기획사와 대립하기도 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 하지만 팬클럽과 기획사의 대립조차 내부적으로는 ‘기획사의 기획’일 때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팬클럽의 구성원은 순수하다고해도 팬클럽 자체는 고도의 상업주의에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sunstory@seoul.co.kr
  • 연예인 소송은 늘지만…대부분 조정으로 ‘종료’

    연예인 소송은 늘지만…대부분 조정으로 ‘종료’

    대중문화의 영역과 규모가 커지면서 연예인 관련 소송이 점차 늘고 있다. 연예 소송 전문 로펌이 생겨날 정도로 소송 가액도 커지는 추세다. 얼마전 ‘연예인 X파일’의 유출 책임을 물어 연예인들이 해당 광고기획사를 고소한 데 이어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은 2003,2004년 연예인이 원고로 혹은 피고로 참여한 민사소송 55건을 추적, 분석했다. ●전체소송 총액은 294억원 연예인 소송의 가액은 치솟는 몸값만큼 높아지고 있다. 적게는 1억원대도 있지만 30억원대의 고액 소송도 있다. 최고액인 30억원대 소송은 건설업체 S사가 최진실씨의 사생활 관리를 문제삼아 낸 소송이다. 허가없이 포스터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영화배우 하지원씨는 통신회사를 상대로 10억원짜리 소송을 냈다.2년간 소송 총액은 294억 9000여만원, 평균 5억 3000만원이다.3∼4년 전만 해도 보통 수천만원대였다. 한 변호사는 “언론의 관심을 얻으려고 소송가액을 높이는데 실제 배상금은 수백만∼수천만원에 불과해 일종의 거품”이라고 지적했다. ●조정률, 일반사건의 9배 55건 가운데 대법원까지 올라가 확정된 사건은 1건뿐이다. 탤런트 황수정씨가 수의 입은 모습을 인터넷에 유출한 책임을 물어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2500만원을 받은 것이다.1건은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4건은 1심에서 판결로 확정됐고 소송 취하는 10건이다. 탤런트 장동건씨는 드라마 장면을 베트남 TV광고에 멋대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제약사를 상대로 3억원짜리 소송을 냈지만 사흘 만에 취하했다. 20건은 1심,2심에서 법관의 조정으로 확정됐다. 조정률은 36%. 지난해 민사소송 평균 조정률은 3.8%다. 연예인 소송 조정성공률이 9배나 높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연예인들이 여론에 민감하기 때문에 조정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연예인이든, 소속사든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적당한 액수를 받고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전원책 변호사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을 놓고 계약을 맺은 터라 쉽게 양보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예인들은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 한다. 연예기획사는 물론 기업과도 광고 등을 매개로 관계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주병진·황수정씨 등 활동을 접은 연예인들만 대법원까지 소송을 끌고 가고 있다. 홍순기 변호사는 “연예인은 소송에서 지면 이미지가 크게 손상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약 위반 30건… 절반 웃돌아 조정률이 높은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계약을 일방적으로 깨더라도 법정에서 조정받으면 된다는 그릇된 생각을 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55건 가운데 계약 위반이 절반을 웃도는 30건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A씨는 신인 때 1억원을 받고 전속계약을 맺는다. 인기를 얻으면 일방적으로 계약을 깬다. 법정에 가더라도 2억∼3억원에 조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정후 다른 곳에서 10억원에 다시 계약을 맺는다. 최정환 변호사는 “계약을 지켜야 한다는 관념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면서 “대법원 판례로 기본적인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육여사 경호원 오발로 사망” 주장

    육영수 여사는 저격범 문세광이 아닌 경호원의 오발탄에 맞아 숨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팀 배명진(정보통신공학부) 교수팀은 11일 “1974년 8·15 경축식장에서 문세광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해 4발을 쏘았고 나머지 3발은 경호원들이 발사한 것”이라면서 “경호원들이 쏜 총은 네번째, 여섯번째, 일곱번째였는데 네번째로 쏜 총탄에 육 여사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이 총소리는 뛰어나오면서 총을 쏘고 있는 문세광을 저지하기 위해 후방 좌측 5∼10m 거리에 배치된 경호원의 총에서 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세광이 쏜 세번째나 여섯번째 총탄은 객석과 연단과의 거리, 소리의 속도 등을 종합해 계산한 결과 육 여사를 명중시키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배 교수팀은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팀의 요청에 따라 총소리를 분석했으며, 당시 녹화된 비디오와 총성이 녹음된 테이프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지난 1월 SBS와 MBC가 제기한 박 전 대통령 저격 미수 사건 정보 공개 청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수민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관련자 진술조서 등 사생활 유출의 우려가 있는 자료는 제외하고 객관적 사실에 관한 자료는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공개하기로 한 자료는 ▲대통령 저격사건 발생 관련 저격범 검거 보고 ▲문세광씨 입국신고서와 숙박기록 등 문씨 행적과 관련한 자료 ▲압수조서 현장검증 조서 ▲총탄 감정 결과 ▲혈흔 감정 회보 ▲저격현장 녹음분석 결과 보고 ▲문씨를 만경봉호에 승선시킨 안내원의 몽타주 ▲만경봉호에서 문씨에게 대통령 암살 지령을 내린 북한 지도원 몽타주 사진 등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영화 ‘그때 그사람들’ 다큐 3장면 삭제하라

    영화 ‘그때 그사람들’ 다큐 3장면 삭제하라

    법원이 10·26 사건을 다룬 영화 ‘그때 그 사람들’에서 다큐멘터리 장면을 빼지 않으면 영화를 상영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제작사측이 극장이나 TV, 비디오,CD 등으로 상영을 강행하면 1회당 3000만원씩 지급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부장 이태운)는 31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지만(47)씨가 제작사 명필름 등을 상대로 낸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부마항쟁 시위 장면, 박 전 대통령이 사망한 뒤 김수환 추기경이 추모하는 장면, 박 전 대통령의 장례식 장면 등을 삭제하는 조건으로 상영을 허가한 것이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공인은 사생활 침해를 어느 정도 참아야 하는데다 영화로 고인에 대한 평가가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면서 “영화 상영을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례식 모습 등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삽입돼 관객들에게 영화가 실제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며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작사인 MK픽쳐스는 관객과의 약속을 우선해 일단 법원이 지적한 세 장면을 검은 화면으로 처리한 뒤 예정대로 오는 3일 개봉하기로 했다. 그러나 빠른 시일 안에 이의신청서를 낼 예정이다.MK픽쳐스는 “표현의 자유는 물론 한국영화의 발전을 심각하게 되돌리는 결정”이라면서 “이의신청을 통해 뒤늦게라도 온전한 영화가 상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순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김화영교수 ‘한국문학의 사생활’ 펴내

    얼마 전 만난 어느 원로 문학평론가가 말했다.“요즘은 글쓰는 사람들끼리의 교분이 예전만 한참 못하다.”고. 젊은 작가는 선배들이 껄끄러워 저만치 내빼기 바쁘고, 나이든 작가들은 또 그런 젊은 속내들이 빤히 읽혀 부러 거리를 둔다는 얘기였다.“교분을 만드는 방식도 다 시속(時俗)을 따를 일”이라고 말을 맺었으나, 그의 미소는 씁쓸했다는 기억이다. 작가들의, 문학현장의 수런거림이 그리운 시절이다. 그래서일까. 문학동네에서 나온 ‘한국문학의 사생활’은 책장을 젖히기도 전에 마른침부터 삼키게 만든다. 문학의 사생활이라니? 격식을 털고 뭔가 내밀한 속엣말을 퍼내주리란 기대는 옳았다. 문학평론가 김화영(고려대 불문과) 교수가 쓴 책에는 지난해 타계한 시인 김춘수에서부터 젊은 작가 조경란에 이르기까지 한국문단의 대표주자 24인이 불려나와 있다. 지난 2002년 하반기 매주 금요일 저녁 문예진흥원(금요일의 문학이야기)으로 소설가 시인 문학평론가 등이 번갈아 초청돼, 독자들과 격의없이 대화했고 그 내용을 사회자였던 김 교수가 지상중계했다. 좀체 만나기 어려웠을 시단의 두 거목, 김춘수와 고은이 문학론을 섞는 ‘그림’은 어땠을까. 당시 팔순의 김 시인은 그의 시가 난해하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시를 무조건 관습화된(비유적인) 시각으로만 보도록 교육받았기 때문”이라며 우리 문학교육의 맹점을 짚는 시론부터 장황하게 펼친다. 질세라, 고은 시인은 자신에게 흔히 따라붙는 ‘다작(多作)시인’이란 수식어(시인은 “누명”이라고 했다.)에 대해 힘껏 반박한다.“가장 좋은 시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쓴 시인” 빅토르 위고를 거명하며 “시련 많고 수고가 많은 땅에서 문학을 한다고 하면, 서너 편 남겨놓고 죽어서는 안 된다”“화려하고 다채롭게 여러 가지 교향악을 만들어내는 존재로서 있어야 된다.”는 주장을 잇는다. 김춘수의 다변, 겉도는 듯 칼칼한 고은의 언술이 행간행간에서 넘겨짚인다. 지면으로 엿듣는 재미가 보통 쏠쏠한 게 아니다. 작품이 나오기까지 생활인으로서의 궁색한 사담들 위주로 엮였다는 것이 이 책의 미덕. 취기 오른 술자리 끝에서나 비칠 이야기도 거침없다. 여행경비를 어떻게 조달하느냐는 질문에 소설가 윤후명은 “혼자 라면만 먹고 버티는데,(어떤 여성이 나타나) 밤(생률)을 잘 치는 재주가 있어 그것으로 먹여살릴 테니 술 그만 먹고 글 열심히 쓰라고 해서 십이년째 살고 있다.”는 객쩍은 농담으로 전업작가로 살기의 곤고함을 둘러댄다. 이청준, 이승우씨처럼 우연히 고향(전남 장흥)이 같은 선후배 작가가 한자리에서 ‘생활인 작가’의 일상적 면모를 주거니 받거니도 한다. 이문열 신경숙 성석제 김영하 박범신 하성란 등 멀찍이 작품으로만 소통하던 작가들이 고치를 벗고 독자들 곁으로 바짝 다가선다. 솔직담백한 사담(私談)들이 문단 이면사를 넘어 문득 문학의 원형질까지 들여다보게 만든다.1만 3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도봉구의회 홍국표 의원 제명 처리

    도봉구의회 홍국표 의원 제명 처리

    ‘꽃도둑’ 홍국표(쌍문1동) 의원이 결국 서울 도봉구의회(의장 이성우)에서 제명처리됐다. 도봉구의회는 지난 20일 제14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홍 의원에 대해 찬성 11표, 기권 2표로 제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함께 본회의에 상정된 권은찬(방학2동) 의원에 대해서는 본회의장에서 공개사과를 하는 선에서 징계를 마무리지었다. 이날 징계에 앞서 도봉구의회는 지난 17일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지방자치법 제34조를 근거로 의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홍 의원과 권 의원을 징계자격특별위원회(특위)에 회부해 18∼19일 소명기회를 주었다. ●징계특위 구성 3일 만에 처리 홍 의원과 권 의원에 대한 징계처분은 특위가 구성된 지 불과 3일 만에 전격적으로 처리됐다. 구의회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못했던 홍 의원에 대한 동료의원들의 불신이 표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해 7월 홍 의원 등은 후반기 도봉구의회 의장으로 당선된 이성우 의원이 특정공무원의 승진과정에 관여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또 이 무렵 의회의 개원행사를 무산시키고 본회의장 등을 무단으로 점거한 뒤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사건 직후인 지난해 7월말 이 의장은 홍 의원 등이 주장한 내용이 “근거없다.”며 업무방해·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해 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이 와중에 홍 의원은 지난해 8월말 녹지대 녹화를 위해 구에서 매입해 창1동 제일구장에 보관중이던 맨드라미·베고니아 등 4000여 포기의 꽃을 구 행정차량을 이용해 무단으로 실어가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와 주변지역에 심는 ‘꽃묘 절도사건’까지 벌였다. 이 사건이 서울신문 등 중앙일간지와 지역신문, 지상파 방송 등에서 다뤄지면서 홍 의원은 지난해 9월 열린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공식사과까지 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지난해 말 검찰로부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절도·업무방해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고 구의회는 이같은 사유가 기초의회 의원의 품위를 유지하지 못했다고 판단, 징계특위를 열게 된 것이다. ●권은찬 의원엔 공개사과 요구 특위에서 권 의원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반면 홍 의원은 다른 의원들에게 잘못을 떠넘겨 ‘동정표’를 얻지 못했다. 징계특위 위원장을 맡은 이석기(쌍문4동) 의원은 “소명기회를 통해 동료의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면 제명까지는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 의장은 “이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안타깝지만 구의회의 명예를 훼손시킨 사실에 대해 책임회피를 하는 홍 의원의 자세에 의원들이 실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홍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을 둘러싼 혐의에 대해서는 입을 닫은 채 “나에게 닥친 시련이며 이를 이겨낼 것”이라고만 답했다. 홍 의원 궐석으로 인한 보궐선거 실시여부는 28일 열리는 도봉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홍국표 의원 제명까지 ▲2004년 7월5일 이성우 의장 당선, 홍국표 의원 등 6명 본회의장에서 이 의장 사생활 등 문제삼으며 농성돌입 ▲7월17∼18일 홍 의원 등 본회의장 점거농성 ▲7월20일 개원식 무산 ▲7월26일 이 의장, 홍·권은찬 의원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 ▲8월24∼26일 홍 의원 꽃묘 절도사건 ▲9월21일 홍 의원 절도사건에 대해 본회의장에서 공개사과 ▲12월23일 검찰, 홍 의원 등 기소 ▲2005년 1월17일 징계특위 구성 ▲1월20일 홍 의원 제명
  • 아들등 가족, 돈노려 아버지 청부납치 기도

    가족들의 사주를 받은 무허가 경호업체 소속 경호원들이 거대 종교단체 대표를 청부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이 사건은 최근 심부름센터 직원이 생모를 살해하고 영아를 납치한 엽기 사건으로 경찰이 사생활 침해사범에 대한 특별단속에 들어간 가운데 발생했다. 강원 횡성경찰서는 26일 아버지가 관리하는 현금 2700억원을 노린 큰아들 등 가족들에게 거액의 사례금을 약속받은 뒤 D종교단체 종무원장 경모(83)씨를 납치하려 한 박모(27)씨 등 사설 경호업체 직원 4명을 긴급체포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납치미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달아난 이 경호업체 대표 정모씨 등 3명은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5일 오전 9시50분쯤 횡성읍 읍하리 J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온 경씨를 납치하기 위해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차량의 타이어를 파손시킨 뒤 나오기를 기다리던 중 때마침 이를 목격한 환자 김모(35)씨의 신고로 박씨 등 4명은 붙잡히고 나머지 3명은 달아났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FGI’라는 사설 경호업체 직원들로 경씨의 장남(65)과 며느리, 딸, 사위, 외손자 등 가족 5명으로부터 수억원의 사례금을 받기로 하고 납치를 의뢰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 22일부터 가스총과 야구방망이, 무전기 등을 소지한 채 횡성지역에 머물며 모의했다. 경씨는 D종교단체의 횡성도장 건립을 위해 횡성읍의 한 아파트에 거주해 왔다. 납치를 의뢰한 가족들은 아버지가 송사를 벌이고 있는 이 종교단체 대표 확인소송에서 승소하면 2700억원의 현금을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노려 아버지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 단체는 산하에 각급 학교재단, 의료재단, 영농법인 등을 거느리고 있다. 횡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이진의 섹스&시티]무찌르자 스토킹

    사랑은 어떤 수위나 깊이를 정해주는 지침이나 교과서가 없어서 연애 초보에게는 지도 없이 도전하는 미로 찾기 같이 느껴질 수가 있죠. 무엇이 사랑이고 집착인지도 해석하기 나름이라 관점에 따라서 사랑이 집착이 될 수도 있고 집착이 사랑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때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는 것에 모두들 동의하실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스토킹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해요. 통신 수단이 다양해지고 사생활 정보가 유출되기 쉬워지면서 모든 사람이 스토킹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실제로 많은 분들이 스토킹을 경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스토커로 인해 자신이 당하는 일상적인 폭력(따라오기, 먼발치서 기다리기, 전화, 이메일)에 진저리를 치고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합니다. 하지만 신체적 상해를 입지 않았을 경우에는 경찰도 ‘나 몰라라.’ 하는 것이 현실이고, 처벌이 미온적이라 스토킹을 당하는 당사자들은 좌절감과 무력감을 동시에 맛본다고 합니다. 가끔은 연인 사이였다가 사이가 틀어져서 한쪽이 스토커로 돌변하고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친해진 과거가 있는 사람에게 스토킹을 당한다는 설정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요. 하지만 스토킹은 알던 사람에게만 당하는 것이 아니니 뭔가 ‘행동이 미심쩍다.’는 생각이 든다면 새로 만나는 사람에게도 경계를 하고 스토킹의 빌미를 제공하지 말아야 스토킹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무료한 생활에 지쳐있던 우울했던 여대생 윤희의 ‘스토킹 경험담’도 한 낯선 남자를 만나면서 시작이 됩니다. 하루는 아는 사람이 운영하는 와인바에 놀러 갔는데 한 친절한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왔고 어쩌다 둘은 이야기 꽃을 피우게 됐죠. 평소의 그녀라면 낯선 사람에게 긴장이 풀린 모습을 보이지 않았겠지만 그녀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흔들려 원 나이트 섹스를 하기로 결정하고 몸을 맡겼죠. 사랑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다른 사람과 살을 비비는 것 자체로 만족한 그녀는 남자에게 연락처를 주고 헤어졌고요. 그리고 이후에 몇 번 데이트를 하고 섹스도 했습니다. 그런데 몇번 만났다고 그 낯선 남자가 애인 행세를 하더니 윤희에게 강하게 집착을 하면서 매일 병적으로 전화를 하고 그녀의 집 앞에 기다리거나 때로는 학교까지 찾아왔죠. 그녀가 평소에 자신도 스토킹을 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면 쉽게 상식밖으로 친절한 남자에게 쉽게 경계를 풀지 않았을 겁니다. 스토킹은 피해자의 정신을 피폐하고 병들게 만들고 사람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죠. 만약 스토킹을 당하고 계시다면 당장에 강력한 법적보호를 기대할 수는 없어도 꼭 피해내용을 기록해두고 당장이라도 성폭력 상담소에 전화를 하세요. 망설이지 마시고요.
  • [27일 TV 하이라이트]

    ●TV, 책을 말하다(KBS1 오후 10시) 칠순을 넘긴 작가 박완서가 들려주는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 ‘그 남자네 집’. 출판계에 유령처럼 떠도는 ‘문학의 위기’라는 말을 무색하게 무려 11만부가 넘게 팔리면서 우리 문단의 큰 나무 박완서의 존재를 새삼 실감케 했다. 작가 박완서의 문학과 삶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SBS 오후 11시5분) 천명훈이 ‘단무지 아카데미’코너에 진로상담 교사로 출연해 ‘부담미소’와 웃찾사의 유명한 유행어를 구사한다. 이탈리아 교통경찰의 동작을 보고 바꾼 리마리오 춤의 동작 설명과 깜짝 마술도 볼거리. 막무가내 보이즈가 새롭게 선보이는 코믹 동요 ‘내동생’도 선보인다. ●생방송 쟁점토론(YTN 오후3시5분) 연예인 X파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사생활 침해에 대해 토론한다. 해당 연예인 50여명은 문건을 만든 광고기획사와 리서치 회사를 처벌해 달라며 검찰에 고소했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심각성이 커지고 있는 개인정보 유출과 사이버테러의 심각성을 두고 토론한다. ●생방송 60분 부모-자녀와 함께 하는 행복한 책읽기(EBS 오전 10시) 논술을 위해서는 고전읽기가 필수 항목이며, 현실적인 시사 쟁점 정리도 빼놓을 수 없다.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책, 좋은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를 고민하고 사고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 그래서 궁극적으로 논술에도 도움이 될 책들을 알아본다. ●논스톱5(MBC 오후 6시50분) 소개팅 남자가 마음에 든 혜선, 하지만 남자의 행동으로는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좀처럼 알 수가 없다. 혜선이와 소개팅 남자를 사이에 둔 논씨네 아이들의 열띤 토론이 시작된다. 정린은 진구를 멋진 남자라고 평하고, 승기는 폭탄이라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승기,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승급평가에 비행 전술시험까지 겹친 부부. 모처럼 시간을 낸 두 사람은 집에서 함께 시험공부를 한다. 비행 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학술시험. 두 사람은 나란히 부대에서 시험을 치른다. 새해를 맞아 바쁜 와중에도 두 부부는 선물을 준비해 전남 영광으로 부모님을 찾아뵌다.
  • [박기철의 플레이볼] ‘스포츠 X - 파일’ 잘 쓰면 약

    이른바 ‘연예인 X-파일’로 온 나라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누구의 잘못이냐는 책임 소재로 시작해 연예인이 과연 공인이냐의 논쟁, 또 인터넷의 폐해 등에 대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다양한 의견들이 요동쳤다. 언제나처럼 이번 논쟁의 초점은 개인 정보의 수집과 공개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정되어야 하는가다. 결론은 개인정보의 보호 범위를 더욱 확대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데 모아지고 있다. 민노당을 중심으로 일부 국회의원들이 관련 입법도 추진 중이다. 본인의 동의가 없는 개인 정보의 수집을 모두 불법으로 하자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불가피하게 개인이나 회사의 정보를 모아서 신용이나 발전 전망 등을 평가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당사자의 사전 동의를 얻기가 불가능하다면 건전한 정보 수집을 위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도 우려된다. 프로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해당 선수에 밑천을 대고도 잘못된 정보 때문에 본전도 건지지 못한다면 그들은 프로가 아니다. 잃는 게 돈 뿐이 아니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15승을 기대하고 투수를 뽑았는데 5승에 그친다면 운이 나쁘거나 선수를 과대평가한 것으로 돌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그 선수가 조직과 화합까지 망가뜨린다면 팀은 그 이상의 피해를 입는다. 인기 선수에게 거액의 모델료를 지급한 광고주의 경우도 다를 바 없다.30개의 홈런을 날려줄 것으로 알고 거액을 투자했지만 부상으로 시즌 내내 1할대에서 헤맨다면 ‘배팅’을 잘못한 것으로 돌릴 수 있다. 그러나 선수가 사생활로 구설수에 오른다면 광고를 안 한 것만 못하게 된다. 따라서 구단이나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스카우팅 리포트에 선수의 경기력은 물론, 그 이상의 세세한 정보들을 담으려고 한다. 인성과 진료 기록 등도 포함된다. 이 경우 해당 선수의 정보는 철저히 보호되어야 할까? 일반인의 진료 기록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공개되거나 수집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프로스포츠에선 예외다. 경기력은 이들의 가장 큰 자산이고, 인성과 진료 기록은 그 자산을 평가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구단들은 선수들에게 진료 기록을 공개토록 요구하고 있고, 사전 동의를 통해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사생활이나 인성 등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사회적 정서도 공개의 찬반을 결정하는 요소다. 평가의 잣대가 나라마다 틀리기 때문이다. 이혼과 별거가 흔하디 흔한 미국이라면 이 사실 자체가 부정적인 평가는 아닐 뿐더러 대체로 경기력에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 결국 선수의 보호만을 앞세워 정보 수집을 제한하고, 사회적 정서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프로스포츠에서는 여러 문제가 뒤따른다. 인기에 관계있는 ‘직군’의 정보 수집은 가능케 하는 대신 공개만은 제한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 30년간 NBC 투나잇쇼 진행 자니 카슨 타계

    미국 TV의 신화를 일궈냈던 NBC방송의 간판 프로그램 ‘투나잇 쇼’를 30년간 진행하며 ‘심야 토크쇼의 황제’로 군림했던 자니 카슨(79)이 23일 새벽(현지시간) 캘리포니아에서 숨을 거뒀다. 카슨의 조카 제프 소칭은 이날 “카슨이 일요일 새벽 가족들에 둘러싸인 가운데 편안하게 세상을 떴다.”고 밝혔다. 그는 “별도의 추모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언론들은 카슨이 로스앤젤레스 인근 말리부에서 지병인 폐기종으로 숨졌다고 전했다.‘투나잇 쇼’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가끔 담배를 피울 만큼 애연가였던 카슨은 2002년 폐기종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오하이오주 코닝 태생인 카슨은 해군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뒤 1940년대 말 네브라스카주 지방 TV에서 TV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후 1950년 로스앤젤레스 KNXT-TV로 이적,1951∼53년 스케치 코미디쇼 ‘카슨의 지하실’로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자니 카슨쇼’(1955∼56),‘후 두 유 트러스트’(1957∼62) 등 숱한 쇼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어린 소년처럼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시청자와 초대손님 모두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으며 특유의 풍자와 유머로 미국인들을 웃겨 많은 사랑을 받았다. 동료였던 에드 맥마흔이 그를 소개하며 외쳤던 “여∼기 자니를 소개합니다.”(Heeeeere’s Johnny.)라는 말도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그는 1992년 5월 단골 초대손님이었던 제이 리노에게 ‘투나잇 쇼’를 물려주고 은퇴하기까지 거의 30년 동안 NBC 간판프로그램을 이끌어 경쟁사 CBS를 압도했다. 한때 500만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아 TV출연자 가운데 사상최고 ‘몸값’을 기록하기도 했다.‘투나잇 쇼’ 최종회 방송에서는 무려 5500만명의 시청자가 지켜봐 그의 퇴장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카슨은 은퇴방송에서 “이제 물러날 때가 됐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매순간 이를 즐길 수 있었던 나는 행운아”라고 말해 갈채를 받았다. 카슨은 1987년 미 TV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으며 은퇴하던 1992년 미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수상하는 등 방송인으로 완벽한 성공을 거뒀지만 사생활에서는 굴곡이 심해 무려 4번이나 결혼하고 세차례 이혼을 하는 아픔을 겪었다. 특히 1991년에는 세 아들 가운데 하나인 리키(39)를 자동차 사고로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기도 했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독자의 소리] 사이버 윤리법 제정 시급하다/우향화

    톱스타에 대한 악성소문이 무차별로 확산되어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애당초 이런 문건들은 남녀 톱스타들의 광고모델 선정때 참고하기 위해 작성됐지만 인터넷에 유출된 뒤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유포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규모나 내용이 너무 광범위하고 충격적이어서 크게 사회문제화되지 않을 수 없다. 광고기획사가 연예인들의 인격을 무시할 뿐 아니라 악성 루머까지 여과없이 기록한 것은 상식을 넘어선다. 특히 변태, 호스트바 출입, 이성관계 문란 등의 내용들은 연예인들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는데 거르지 않고 그대로 표현한 것은 최소한의 예의나 배려도 없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료작성에 협조한 연예기자들의 자세도 납득하기 어렵다. 사이버공간에서 남의 치부를 엿보거나 탐닉하는 현상이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사이버 윤리에 대한 인식제고와 더불어 법적·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본다. 우향화
  • [장일의 바스켓 굿] 오빠부대 파이팅

    문경은(34·전자랜드), 이상민(33), 조성원(34·이상 KCC), 우지원(32·모비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농구계의 스타들이다.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지금의 프로농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오빠부대’를 끌고 다니며 한국 농구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그러나 세월 앞에 ‘장사’는 없는 법. 어느덧 30대 중반에 들어선 이들은 부상과 체력저하로 올 시즌 동반부진을 겪고 있다. 이들을 모두 데리고 있었던 필자로서는 현재의 부진에 마음이 저려온다. 필자는 1996년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처음 농구 코치의 길에 들어섰다. 이때 문경은 이상민 조성원 김승기 양경민 등이 차례로 입대해 한국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초보 코치’의 과도한 욕심 때문에 스타들이 많이 힘들기도 했다. 상무에는 ‘선수 도태’라는 제도가 있었다. 기량이 부족하거나 사생활에 문제가 생길 때에는 일반부대나 전방부대로 전출시키는 제도였다. 어느날 문경은과 이상민 등 일부선수들이 훈련이 얼마나 힘들었던지 전방부대로 전출시켜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전출 요구 외에도 수많은 일들이 초보 코치의 의욕과 맞물려 벌어졌다. 그러나 선수들은 결국 묵묵히 따라줬으며 만족할 만한 성적과 추억을 쌓았다. 제대 후 프로리그가 생겨 이들은 모두 농구코트를 호령하며 기량을 뽐냈고, 팀의 우승을 견인하는 기둥으로 커갔다. 이런 모습을 보며 필자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곤 했다. 세월이 흘러 이젠 이 선수들의 고통과 영광도 과거가 되는 느낌이다. 이들의 개인기록은 물론 출장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으며,TV화면에서도 화려한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다. 영광의 시절을 마무리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이들의 영광에 대해서는 필자는 물론 여전히 변치 않은 사랑을 보내는 팬들이 알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들을 대체할 만한 ‘정통슈터’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슈터는 수많은 개인연습을 통해서 나온다. 문경은과 조성원은 “후배들이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진정한 슈터가 되기 위해서는 남모르는 개인연습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곤 한다. 후배들이 꼭 귀담아 들어야 할 충고이다. 중앙대 감독·SBS해설위원 jangcoach2000@yahoo.co.kr
  • ‘X파일’ 연예인, 제일기획 등 고소

    연예인 사생활을 담은 이른바 ‘X-파일’에 등장하는 연예인 125명 가운데 59명이 21일 허위정보를 담은 자료를 배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파일제작에 관여한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 대표 등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들은 고소장에서 “제일기획과 동서리서치는 인터뷰를 통해 수집한 근거없는 정보들을 사실확인 절차없이 회사 안팎의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했다.”며 “상업적 이익을 위해 개인신상 자료를 수집, 사용해 연예인들에게 피해를 입힌 이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소 대리인인 법무법인 한결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에 피해를 입었으나 형사 법리상 책임을 묻기 곤란한 연예인들은 민사소송에서 같이 참여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연기자노조·위원장 이경호)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연기자는 점수 매겨지는 상품이 아니다.”며 “연예기획사들과 공조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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