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미확인 루머 유출…사생활침해 파문
국내 유명 연예인 125명의 신상과 상세 정보, 관련 소문이 담긴 이른바 ‘연예인 X파일’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돼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 파일에는 해당 연예인의 사적 정보는 물론 확인되지 않은 뜬소문까지 담겨 있어 인권과 사생활 침해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파일이 통신사와 5개 스포츠신문, 무료스포츠신문사의 연예담당 기자 및 지상파 방송사 연예프로그램 리포터 등 10명의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밝혀져 언론계에도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광고 모델 DB 구축을 위한 사외 전문가 심층 인터뷰(Depth Interview) 결과 보고서’라는 제목으로 모두 113쪽 분량으로 구성된 이 파일은 국내 굴지의 광고회사 제일기획이 광고 계약시 참고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지난해 10월과 11월 동서리서치에 의뢰해 만든 것. 톱스타를 비롯해 연기자, 광고모델 등 99명과 신인 연예인 26명을 망라하고 있다.
해당 연예인의 실명과 사진은 물론 현재위치, 미래비전, 매력과 재능 등 7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항목마다 별점(1∼5개)형태로 점수를 매겼다. 문제가 되는 대목은 자기관리와 소문 부분.‘멍청하다’,‘여러 연예인과 사귀었다’,‘재벌회장과 열애’‘성적 취향이 일반인과 다르다’,‘그룹섹스 소문’,‘레즈비언’,‘게이 소문’,‘변태’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여과 없이 게재돼있다. 이 파일은 지난 18일 이후 인터넷 미니홈페이지와 블로그, 개인간 파일공유(P2P) 방식 등을 통해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파문이 확산되자 10명의 인터뷰 응답자들은 19일 오후 해명자료를 내고 “지난해 10월 자사 광고 모델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협조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2∼3시간동안 개별 인터뷰에 응했으며, 인터뷰의 모든 내용과 응답자의 신상은 철저하게 비공개에 부친다는 확언을 받고 질문에 답했다.”면서 “인터뷰에 대한 사례로 백화점 상품권 10만원권 2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파일을 만든 제일기획도 이날 오후 ‘광고모델 관련 자료유출에 대한 제일기획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광고 모델 정보 데이타베이스 구축을 위해 만든 조사 자료 중 사실 유무를 밝힐 수 없는 중간 수준의 것으로 의도와 무관하게 조사를 의뢰한 ‘동서 리서치’에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심적 고통을 받게 된 연예인과 관련된 분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사실을 접한 연예인 당사자와 소속 기획사는 관련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거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예정이어서 파문은 초대형 소송사건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