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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생활의 자유
    20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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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40분)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IT강국으로서 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IT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인터넷 이용자의 급증 속에 그 폐해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올바른 정보통신 문화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 김희정 의원의 의견을 들어본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운명적인 만남으로 사귀게 된 남녀. 그러나 남자는 낮엔 방에서만 생활하는 인터넷게임 폐인이었다. 남자는 자신의 연애담을 여자 몰래 본인의 홈페이지에 올리기 시작했다. 남자의 적나라한 연애담은 어느새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고 여자의 주변사람들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하나뿐인 지구(EBS 오후 11시) 바이오디젤이란 식물성 유지(쌀겨, 유채유 등)와 알코올을 반응시켜 만든 지방산 메틸 에스테르를 말한다. 석유 대체 에너지로써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차세대 에너지이다. 국내에는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남아있는 상황인데, 바이오디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얼마나 좋길래(MBC 오후 7시45분) 선주는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필두를 보며 안타까워하던 중 췌장에 이상이 있을 것 같다는 의사의 말에 깜짝 놀란다. 필두는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 하고, 마침 걸려온 변호사의 전화와 곁에 있는 선주를 보며 혼란스러워 한다. 동수는 재희가 또다시 상처를 받을까봐 걱정한다.   ●김동건의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트럼펫 연주가이자 작곡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인배.KBS라디오 관현악단장을 역임했던 그가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제13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화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평안북도 태생인 김인배씨가 가족 모두를 두고 혼자 월남해 대중음악의 열정을 쏟아온 50년 음악인생을 만나본다.   ●시사기획 ‘쌈’(KBS1 오후 11시40분) 정보시스템과 감시도구의 발달로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이웃의 일상이나 사생활까지 엿볼 수 있다. 우리 이웃들의 소중한 인격권과, 헌법에서 보장한 사생활의 자유가 첨단정보시스템과 감시도구,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어떤 위기에 처해 있는지를 다양한 현장 사례를 통해 짚어본다.
  • 보험사 증거용 몰카 大法 “초상권 침해”

    대법원 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교통사고를 당해 보험금 청구소송을 냈다가 보험사 직원들로부터 운동 모습을 촬영당한 B씨 가족이 S보험사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개된 장소에서 민사소송 증거로 쓰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고 해도 이는 초상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부당한 침해에 해당하는 불법행위”라고 판시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 한권의 책] 열광…감격…행복한 비명

    [이 한권의 책] 열광…감격…행복한 비명

    한국어판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받아드는 순간은 한마디로 열광, 감격이다. 동시에 질겁, 그러나 행복한 비명이다.2500쪽 짜리 책도 책인가?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발터 벤야민은, 아니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출판한 조형준과 그 출판사 새물결은 2500쪽 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를 내놓으면서 도대체 어떤 생각이었을까? 이미 1000쪽 짜리 프로젝트 ‘천 개의 고원’을 기획 출판한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배포라고 봐야 하는가? 그렇게 보자면 그 이전의 야심작인 ‘사생활의 역사’(전3권)나 ‘여성의 역사’ 작업에서 기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하늘에서 본 지구’ 프로젝트에서 이들의 현재 생각을 읽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아케이드 프로젝트’는 이제 발터 벤야민의 것이 아니라, 어쩌면, 아니 당연하게도, 이들의 것, 그러니까 조형준의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때의 의미는 19세기의 수도 파리, 나아가 자본주의 탄생기의 유럽의 수도를 단순히 따라 읽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완전히 분해해서 다시 조립’해가는 주체적인 작업이 된다. 한마디로 이 엄청난 도전에 의해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는 한국어판 그것과 다른 언어권의 그것으로 나뉘면서, 원본은 물론 다른 언어권에 귀중한 참고가 되는 희귀한 현상을 낳는다. 문제의 한국어판 ‘아케이드 프로젝트’는 어떤 책인가. 원본 ‘아케이드 프로젝트’는 13년간에 걸친 벤야민의 이론적 고투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전체적인 사유의 작업장으로, 마르크스의 ‘자본’ 이후 자본주의에 대한 가장 광대하고도 독창적인 이론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절반은 독일어로, 또 절반은 프랑스어로 씌어진 것이 원본인데, 한국어판의 백미는 원본에는 없는 이 책의 탄생 과정 전체를 상세히 알려주는 여담(餘談), 그러니까 다양한 ‘부록’ 이다. 이 책의 성립사에 관한 증언들, 보유, 유고, 기사 작성, 노트와 자료들의 전거 등. 프루스트의 작품을 하나의 거대한 여담 문학으로 보는 견해를 필두로 여담은 이제 하나의 장르로 승격되는 과정에 있음을 적시해볼 필요가 있다. 또 이 책을 읽는 독법 중에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저자 벤야민이라는 인간의 생의 이력이다. 그가 나치 치하의 유대인 지식인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그가 초기 자본주의 연구로 런던을 제치고 파리를 잡았는가를 묻는 것보다 보들레르의 독일어 번역자라는 점, 보들레르에게서 치명적인 파리의 향기, 곧 근대 자본주의의 냄새에 홀려 파리로 왔다는 점, 위태로운 유대인 지식인인 주제에 목숨을 걸고 파리에 남아 마지막까지 파리를 기록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가 비평가라는 타이틀을 거부하고 오직 문필가로 생을 마감하고자 했던 그의 예술가 정신이 아니면 그것은 하등 부질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 부질없는 일이 한 위대한 영혼을 구원하는 바,‘아케이트 프로젝트’가 그것이고, 그것은 한 영혼을 넘어서는 인류사의 기념비적인 작업인 것이다. 도대체 2500쪽 짜리 초대형 프로젝트 앞에서 나는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라는 썩 난감한 서두로 운을 떼었다. 이 책이 걸작인 것은 화두인 동시에 해답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읽든 자유다. 나처럼 책의 이면들, 그러니까 원본에는 없는 한국어판의 부록들을 먼저 펼쳐 들어도 좋고, 이구동성 필독을 권하는 ‘파리의 아케이드’들을 꼼꼼히 읽어나가도 좋고, 아예 텍스트 대신 뭉텅뭉텅 수록된 수십 컷의 아케이드 사진 풍경들을 사진첩처럼 감상해도 좋다. 문제는 이 매혹적인 20세기 정신의 서사시를 언제라도 펼쳐볼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다. 마음이든, 서가든, 심지어 밥상머리든, 어디든! 함정임 아케이드 프로젝트
  • 이재오 “게이트의 종착점은 靑 아니길”

    질문 하나=‘오일게이트’의 왕영용,‘행담도게이트’의 김재복과 손학래,‘X-파일’의 모 방송국 관계자 등 4명의 공통점은? 답=청와대 출입기록 공개. 질문 둘=그러면 법조브로커 윤상림의 청와대 출입기록은? 답=사생활 침해 소지 있어 공개 불가.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20일에도 구속기소된 법조브로커 윤상림씨의 청와대 출입기록 공개 여부를 둘러싼 공방을 계속했다. 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은 이날 윤씨의 청와대 출입기록과 관련한 한나라당 권영세·나경원 의원의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 “윤씨가 법조비리사건과 관련해 청와대를 출입한 사실이 없다.”면서 “구체적인 사실 및 혐의를 명시하지 않은 채 출입기록을 요구하면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어 자료제출이 어렵다.”고 거부했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유독 윤씨의 출입기록만 공개하지 못하겠다는 이유가 뭐냐.”고 “청와대에 드나든 적이 없다면 굳이 공개하지 못할 이유도 없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황우석 교수 파문까지 보태 “두 게이트의 종착점이 청와대가 아니길 바란다.”고 고리를 걸었다. 나경원 의원은 “‘법조비리’와 관련된 출입이 없었다면 법조비리와 무관한 출입은 있었다는 얘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MBC ‘X파일’ 이의신청 기각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부장 김만오)는 22일 홍석현 주미대사와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이 MBC를 상대로 낸 ‘도청 테이프’ 관련 방송금지가처분 결정이 유효하다며 MBC가 제기한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언론의 자유 혹은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헌법적 가치 못지 않게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의사전달의 자유를 누릴 기본권을 갖고 있다.”면서 “방송사가 테이프의 원음을 직접 방송하거나 테이프의 대화 내용을 인용해 실명을 거론하는 것 등은 잠정적으로 금지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안동환기자 sunstery@seoul.co.kr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길](9)한국 인권의 현주소(한국)

    [인권선진국으로 가는길](9)한국 인권의 현주소(한국)

    인권의식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2005년 상반기를 돌아보면 곳곳에 사각지대가 있었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물론 군인·여성·학생 등 우리 사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의 인권도 그야말로 ‘등잔 밑’에 있었다. 만연한 인권 불감증에 시사점을 던진 주요 사건들을 통해 한국의 인권 현주소를 짚어봤다. 지난 6월 경기도 연천 전방초소(GP)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은 그야말로 커다란 충격이었다. 하지만 파장이 컸던 만큼 군내 인권 문제를 단숨에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렸다. ●쉬쉬하기 급급했던 군 인권 수면 위로 총기 사건 전에도 군 인권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지난 1월 한 육군훈련소에서 화장실 청결교육을 강조하면서 훈련병 192명에게 인분을 먹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섰다. 상관의 위법한 명령에 대해 부하가 시정을 건의할 수 있고 단체기합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군인복무규율’을 개정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인분 사건 직후 인권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권침해가 심각한 기관 1위로 교도소와 같은 구금시설이 아닌 군대가 꼽혔다. 과거 ‘인분쯤은 나도 먹었다.’‘요즘 군대 많이 편해졌다.’는 식의 주장으로 군 인권 문제를 쉬쉬하고 덮어두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국민의식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여기에 GP 총기 사건이 터지면서 군 인권에 대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알몸으로 기합 받는 사진이 잇달아 공개되는 등 안으로 곪았던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 육군은 이를 계기로 선진 병영문화 조기 정착을 위해 5개 분야 33개의 중·단기 과제를 선정, 추진할 것을 결정했다. ●호주제 폐지, 여성 종중원 인정 양성평등과 관련해 커다란 획을 그은 뉴스는 단연 호주제 폐지다. 지난 2월 부계 혈통주의를 토대로 한 호주제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이어 민법개정법률안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호주 개념은 삭제하고 대신 가족의 범위를 확대했다. 아내가 남편의 집에 입적하는 조항도 사라졌으며 입양 혹은 재혼 가정을 위한 ‘친양자제도’도 신설됐다. 또 하나 기록할 만한 사건은 여성도 종중원으로 인정받게 된 이른바 ‘딸들의 반란’이다. 대법원은 1958년 이후 “종중은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 남자를 종원으로 하여 구성된다.”는 판례를 유지해 왔으나 지난 7월 이를 변경했다. 재판부는 “성인 남성만을 종중 회원으로 인정하는 종래의 관습은 1970년대 이후 우리 사회와 국민 의식의 변화로 법적 확신이 상당히 약화됐으며 개인존엄과 양성평등을 추구하는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호주제 폐지가 가족 내 양성평등을 인정한 사건이라면 여성의 종중인정은 출가외인으로 불리던 기혼여성의 지위를 인정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학생들의 움직임 부쩍 늘어 지난 5월 400여명의 중고생과 시민단체 회원이 서울 광화문으로 쏟아져 나와 학교 내 두발자유를 외쳤다. 이에 앞서 학생들은 인터넷상에서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전교생 앞에서 머리카락을 짧은 스포츠형으로 자르거나 교사가 이발기계로 머리카락 일부를 미는 등의 사례를 공개하면서 학생들의 인권 보장을 외쳤다.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인권위는 지난 7월 교육부총리와 각 시·도 교육감에게 “두발자유는 학생의 기본적 권리”라면서 “두발 제한·단속은 교육 목적상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하라.”고 권고했다.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단체도 등장했다. 전국 47개 고교 학생회의 연합체인 ‘한국고등학교학생회연합회’(한고학연)가 지난 6월 출범한 것이다. 개별 학생회의 힘을 한데 모아 위상을 높이고, 고등학생의 생각과 주장을 ‘어른’들에게 적극 알리고 설득하는 압력단체로 키우겠다는 게 목표다. 중고생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의 인권문제도 주목을 받았다. 인권위가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일기장을 검사하는 것은 사생활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어린이들의 인권과 사생활의 중요성을 사회 전반에 일깨워 준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이밖에 여성 동성애자의 인권문제를 부각시킨 레즈비언 단체의 연대모임 결성이나 사이버상의 인권에 불을 붙인 ‘개똥녀 사건’ 등도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주요한 인권 현안의 하나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영역 넓히는 인권위우리 사회에서 ‘인권’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된 계기로는 지난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출범을 빼놓을 수 없다.1993년 빈 세계인권대회에 참가한 민간단체들이 설립의 필요성을 제기한 뒤 2001년 ‘독립적 인권 전담 기구’로 출범한 인권위는 그간 인식하지 못한 각종 침해·차별행위를 ‘인권’의 범주로 해석하면서 우리 사회에 적극적인 인권의 개념을 심었다. 인권위의 진정 사건 현황을 보면 이같은 경향을 짐작할 수 있다.2002년 2790건이던 진정건수는 2003년 3815건,2004년에는 5368건으로 급속히 증가했고, 올해는 7월까지 이미 3323건을 기록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심해진다기보다는, 예전에는 인권 문제로 생각지 않았던 사안들에 대해 국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권리를 찾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개별 진정사건뿐 아니라 국가보안법 폐지, 사형제 폐지 등 굵직한 사안들에 대해 권고·의견표명 등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던 인권위는 차별시정기능의 통합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6월 말 여성부의 성차별·성희롱 조사구제업무가 인권위로 이관됐고, 오는 10월쯤 노동부의 고용차별시정업무도 이관될 예정이다. 또한 올해 말에는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권고안을 수립해 정부에 권고할 계획이다. 인권 관련 법·제도·정책을 총괄하는 범국가적 중장기 인권정책 종합 계획인 NAP는 2006년 6월까지 유엔에 보고하도록 돼있다. 지난해 초 실무팀을 구성해 장애인, 여성, 난민 문제 등은 물론 제한적 안락사, 대체복무제, 프라이버시권 등 논의가 가능한 모든 사안에 대해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정부기관 협의를 거쳐 올해 말 NAP가 확정·시행되면 국가 전반에서 인권관련 인식과 정책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인권선진국 문턱 국보법 폐지 시급” / 최영애 인권위 상임위원“법과 제도만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인권 수준은 상당하지만, 그것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하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최영애 상임위원은 “세계 속에서 인권 선진국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권문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상임위원은 “지난해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인권 순위에서 한국은 120개국중 58위에 그쳤다.”면서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고 인정받으면서도 선진사회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법적인 권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드는 비용을 미리 국가가 나눠줘 검진을 받게 한다면 그 사회적 비용은 훨씬 절감될 것”이라면서 “인권 문제 역시 이같은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가인권기구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로 그는 ‘인권 감수성’의 함양을 꼽았다. 기독교 학교의 채플이나 여대의 금혼 학칙 등이 차별적 규정이라는 것을 예전에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지만, 이러한 일상의 문제들을 인권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인권 감수성’이라는 것. 최 상임위원은 “이는 교육은 물론 진정사건을 통해서도 키워진다.”면서 “체벌이나 일기장 검사가 인권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진정사건의 처리 결과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감수성을 일깨워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계 인권의 흐름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의 증가를 꼽았다. 난민·기아 등 초국가적인 인권 현안에 대해 국가인권기구간의 논의가 증가되는 추세라는 것. 예를 들면 한 국가에 전쟁이 발생할 경우 주변국가 인권기구들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논의해 해당 국가에 권고하거나, 자연재해로 인한 실향민을 위해 국가인권기구가 실행해야 할 지침 등을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시점에서 한국이 인권선진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꼽았다.“지난해 세계인권기구대회때 방한한 70여개국 인권기구 대표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이 국가보안법의 폐지였다.”면서 “유엔에서도 여러번 권고를 받았던 사안인 만큼 실질적인 효과뿐 아니라 상징적 의미도 매우 큰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사설] ‘어린이 일기 검사는 인권침해’

    초등학교 교사의 일기장 검사 관행은 인권침해 소지가 있으므로 개선돼야 한다는 인권위의 의견이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한국교총과 전교조 등 교사들은 교육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우리는 교사들의 교육에 대한 열의와 전문성도 충분히 인정하지만 인권위의 권고는 경청해야 한다고 본다. 어린이도 양도할 수 없는 기본권을 가진 인격체인 것은 어른과 다를 바 없으며 극히 사적인 고백인 일기 공개를 강제한다는 것은 사생활의 자유 등 기본권과 충돌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일기쓰기가 어린이들의 사고력과 글쓰기 능력 향상, 좋은 생활 습관 형성에 교육적 효과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기록을 습관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일기쓰기의 교육적 효과와 일기장 검사행위는 별개의 문제다. 오히려 인권위의 지적대로 검사를 염두에 두고 일기를 쓰다 보면 솔직하게 쓸 수 없어 소재에 압박을 받거나 교사의 기준에 맞춰 사고를 하게 돼 개성 형성에 방해를 받는 등 교육적 역효과마저 나타날 수도 있다. 숙제에 대한 의무감으로 일기를 쓸 경우 기록 습관 형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많은 어른들의 경험을 통해서도 입증된다. 굳이 일기검사를 하지 않더라도 일기쓰기와 같은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교육부와 교사들이 인권위 결정을 권리 침해 차원에서 해석한다면 이는 옳지 않다. 오히려 이번 인권위 결정은 우리 사회의 어린이 인권에 대한 인식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본다. 다함께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 초등생 일기검사 ‘인권침해’ 논란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어린이의 일기장을 검사하는 관행이 사생활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이 교육계를 설득시키지 못하면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적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결정”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일부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일기 지도도 교육활동의 하나”라며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는 일부 긍정적인 목소리도 없지 않지만 “매일 열의를 가지고 시간을 쪼개 일기장을 검사하는 것을 인권침해라고 하는 것도 인권침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인권위는 7일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게 일기 검사 관행을 개선하고 일기 쓰기 교육이 어린이 인권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개선되도록 지도·감독하라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서울 S초등학교 교감이 ‘시상을 목적으로 한 학생들의 일기장 검사’가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지를 질의함에 따른 것이다. 인권위는 “초등학교에서 일기를 강제로 쓰게 하고, 이를 검사·평가하면 사생활이 공개될 우려 때문에 어린이가 자유로운 사적 활동을 방해받을 수 있다.”면서 “이는 유엔 아동권 규약과 헌법이 보장하는 어린이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생활의 반성을 통해 좋은 생활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일기쓰기를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도 “일기쓰기의 교육적 효과에는 동의하지만 검사를 통한 습관화는 사적 기록이라는 본래 의미가 아닌 공개적인 숙제로 인식돼 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인권위 결정이 나오자 교총은 성명을 내고 “교사의 교육적이고 자율적 판단에 따라 시행되는 일기쓰기 지도를 마치 학생의 양심과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는 듯 속단한 것은 교사의 양심과 전문성을 기초로 한 교육활동마저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한만중 대변인은 “학생의 인권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 현실을 환기시키는 의미는 있다.”면서도 “교육활동의 하나인 일기검사가 곧 인권침해라는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화랑초등학교 이현진 교사는 “사생활 침해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기는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문장력을 기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최소한 저학년들은 아이의 생활태도를 알기 위해서라도 일기 지도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편 교육부 류영국 학교정책심의관은 “교육적 본질에 맞게 일기쓰기 지도가 이뤄지도록 조만간 학교 현장에 지침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위의 결정은 ‘의견표명’으로 ‘시정권고’보다 약한 수준”이라고 덧붙여 반드시 인권위 의견대로 따르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재천 이효용 나길회기자 patrick@seoul.co.kr
  • “인간배아 세포규정 생명윤리법은 위헌”

    “배아(胚芽)도 헌법이 보호하는 ‘인간’이다.” “난치병 치료목적의 배아 연구는 허용해야 한다.” 뜨거운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배아 연구가 헌법재판소 재판정에 선다. 헌재는 국내 법학교수와 윤리학자, 의사, 대학생 등 11명이 올해부터 시행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생명윤리법)이 “인간의 존엄성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지난달 31일 헌법소원을 냈다고 5일 밝혔다. 원고인단에 남모·김모씨 부부로부터 채취된 정자와 난자가 인공수정돼 생성된 ‘배아’도 포함돼 있다. 원고들은 청구서에서 “수정 후 생명이 시작되기에 인간 배아는 헌법의 보호를 받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닌다.”면서 “인간배아를 단순한 세포군으로 정의, 배아와 체세포복제 배아를 생명공학 연구를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 생명윤리법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임신 후 남은 잔여 배아 연구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위임, 사실상 제한 없는 인간배아 연구를 허용하고 있는 것은 배아의 생명권 침해에 면죄부만 부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고인단은 또 “불임 탓에 정자와 난자를 제공한 부모도 남은 배아를 연구에 이용하도록 동의할 수밖에 없어 평등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면서 “인공수태 시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연구기관에 노출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아복제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서울대 황우석 교수는 “배아세포 연구는 난치병 치료의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여러가지 의견이 있지만, 연구자는 실험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했다. 민법은 일반적으로 권리 주체인 자연인을 세상에 태어난 사람으로 본다. 어머니 체내에 있는 태아는 물론이고 분만 중인 태아도 온전한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반면 형법은 어머니가 진통을 느껴 분만을 시작하면 자연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분만 중인 영아를 살해하면 ‘살인죄’로 처벌받는다. 정은주 홍희경기자 ejung@seoul.co.kr
  • “신원조사는 기본권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17일 국가정보원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신원조사가 법률적 근거 없이 국민의 기본권인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을 침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날 참여연대가 2003년 8월 신원조사제도에 위헌적 소지가 있다며 낸 진정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국회의장과 국정원장, 행정자치부장관에게 관련 법령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국회의장과 국정원장에게는 신원조사의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되 국가안전 보장 등을 위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신원조사를 실시하도록 조사대상자를 한정하고, 배후 사상관계 등 연좌제 금지에 위반되는 항목은 삭제하도록 권고했다. 국회의장과 행자부장관에게는 신원조사 대상자의 열람권과 정정 청구권 등이 보장되도록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현재 국정원은 보안업무 규정에 따라 국내외 정보 수집이나 정보·보안 업무의 기획·조정 등과 관련해 신원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법률적 근거가 모호해 인격권과 프라이버시권 등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국가보안과 관련,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신뢰성을 조사하기 위해 본인과 배후 사상관계, 접촉인물, 종교관계, 가족관계 등의 항목을 조사하는 것도 자의적 판단이 우려되며, 개인의 사상·양심·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고 연좌제 금지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열린세상] 이 땅에서 살아남기/김민숙 소설가

    20대에 미국으로 이민 가서 이제 여든을 바라보는 친구의 어머님이 전화를 걸어왔다. 당신 삶의 마지막 자리는 한국에서 맞고 싶다며, 어디 산사 가까운 조용한 곳에 작은 집을 구하고 싶다는 말씀이었다. 내가 시골에 살고 있는 데다 어중된 불교신자 노릇을 하고 있으니 혹시 아는 곳이 있나 싶어 연락을 하신 것이다. 전화를 끊고 자리에 앉으니 탁자 위에 던져놓은 신문의 표제 글자들이 눈을 어지럽힌다. 대학 입시제도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고, 모의고사나 수능시험 문제가 신문에 전재되는 나라, 부정이 관례라는 이름으로 중독되어 있고, 국가의 연금제도가 신뢰 받지 못하고, 나라 전체의 미래보다는 제 밥그릇 싸움으로 날을 새우면서 애국운동 운운하며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이 땅으로 그래도 제가 난 동굴로 돌아와 죽는다는 호랑이처럼 돌아오겠다는데 선뜻 잘 생각하셨다고 말해지지가 않았다. 다시 전화 벨이 울려 수화기를 드니 이번에는 충청도 어디에 틀림없이 오를 땅이 있다는 컨설팅 회사의 전화다.10년 전쯤부터 시작된 이런 전화가 요즘은 하루에도 두세 번씩 온다. 관심이 없다면, 부동산에 관심이 없을 정도로 부자냐고 비아냥을 대고, 돈이 없다면 돈이 없을수록 투자를 해야 한다고 우겨댄다. 컴퓨터 속에서도 요상한 광고들이 끊임없이 끼어들고, 지워도 지워도 사라지지 않는다. 휴대전화도 예외는 아니다. 밤낮없이 낯 뜨거운 문구가 뜨고 한밤중에 미국에 있는 업체라며 묘한 색깔의 남자 목소리가 들린다. 어찌된 셈인지 이 나라에서는 이미 정보가 너무 넘쳐흘러 사생활의 자유는 사라져 버렸다. 사생활의 자유가 사라졌다면 국민으로서의 민권은 또 어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어떻게 해서든 바꾸어야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졸이며 거의 기적 같은 대선과 총선을 치렀고, 탄핵이라는 어이없는 파도도 헤쳐나갔다. 경제 위기라고 아우성이지만 그게 이 정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까지 앞뒤 재지 않고 흥청망청 살아온 피할 수 없는 결과라고 여겼기에 허리띠 졸라맬 각오쯤은 하고 있었다. 미래의 우리 아이들은 좀더 원칙이 서고 정직한 사회에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 견디기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정작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의 ‘혹시나’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 땅을 흔들고 있고, 그 악의에 찬 비방과 저주의 소리가 소름을 끼치게 한다. 그 와중에 국가보안법 철폐도 연금제도 개정도 소리만 요란하지 이루어진 게 없다. 아무리 어려워도 마음이 모이면, 그리고 선의가 뭉치면 이렇게 춥고 무섭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이대로는 우리 사회가 이 혹한의 얼음장을 깨는 길은 결코 쉽지가 않고, 봄이 오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밝지가 않다. 노년에 들어선 많은 사람들이 전원생활을 원한다고 한다. 그러나 시골도 이 사회에서 등 돌리고 병풍을 둘러친 안전한 곳은 아니다. 사회의 시스템이 원활하고, 원칙에 맞게 작동해야 자연의 혜택도 누릴 수가 있다. 날이 새면 도처에 나무가 뽑혀져 나가고 산이 무너져 내리고, 하루종일 흙 실어나르는 트럭들이 붕붕대는데, 그 무한 개발의 바퀴 속에서 시골의 신화는 이미 사라졌다. 애초에 연금에 기대한 바는 없지만 그나마 10만원 남짓 받게 된다는 연금 수령도 아리송하고 달리 노후 준비도 못한 나 같은 사람은 이제 달랑 남은 사는 집 한 채를 가지고 어떻게 노후를 보낼지 걱정인데, 누가 농담처럼 타히티나 동남아로 가란다. 그곳에서는 1억원이면 죽을 때까지 편히 살 수 있다며. 그 농담이 무서운 진담이 되어 어떤 때는 정말 내 지난 전 생애를 버리고 타히티 섬 한구석에서 눕는 꿈을 꾸기도 한다. 이 나라에서 살아남기가 이토록 지난한데, 조용하고 편안한 마지막 안식처를 원하는 친구의 어머니에게 선뜻 권할 수 있는 장소가 어디에 있을까? 김민숙 소설가
  • 헌재 “혐연권이 흡연권 앞선다”

    ‘담배를 피울 권리보다 담배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우선한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영일 재판관)는 애연가 허모씨가 “공중시설내 흡연을 제한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이 흡연자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면서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흡연권은 비흡연자들이 갖는 흡연을 하지 않을 권리 또는 흡연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혐연권)와 충돌한다.”면서 “그런데 혐연권은 헌법상 행복추구권이나 사생활의 자유뿐만 아니라 건강권과 생명권에 대해서도 인정되므로 흡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상위 기본권 우선의 원칙에 따라 흡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인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흡연은 비흡연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흡연자 자신을 포함한 국민의 건강을 해치고 공기를 오염시켜 환경을 해친다는 점에서 국민 공동의 공공복리에 관계된다.”면서 “따라서 공공복리를 위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헌법 조항에 따라 흡연행위를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씨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의 30%가량을 담배 관련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고,흡연은 스트레스 해소 등 정신적 건강에 순기능을 하는데도 불구,모든 흡연자를 범죄자로 취급해 불이익을 주는 관련 법조항은 위헌”이라면서 지난해 7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NEIS 힘겨루기’ 재연 조짐/ ‘학생부 CD 가처분’ 싸고 전교조·교육부 대립

    학생부 CD 제작·배포를 금지하는 가처분신청 결과를 인용하면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측은 30일 “학생부 CD는 NEIS로 만들고 있기 때문에 NEIS도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는 “법원은 CD제작 자체를 문제삼았을 뿐 NEIS와는 상관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양측은 법원의 결정이 NEIS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각자의 입장을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는 것이다. 전교조는 CD가 학생의 인격권,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정보관리 통제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법원이 판단한 만큼 CD를 제작하는 데 사용된 프로그램인 NEIS도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법원 결정이 NEIS 자체를 문제삼지는 않았지만 그와 비슷한 취지”라면서 “법원 판단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에 이어 NEIS 논의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생부 CD를 제작·배포하는 교육부는 이에 맞서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이 NEIS를 시행하지 말라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전교조의 해석을 일축했다.법원 결정은 학생의 동의를 받지 않고 CD를 제작·배포한 데 대해 위법성을 지적한 것이지 데이터상으로 정보를 관리하는 NEIS와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교육부는 오히려 “앞으로 학생부의 작성·관리 권한이 유지되면서 대학들이 NEIS를 통해 지원자들의 전산자료만 선별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NEIS를 통한 전산자료 제공이 적법한 행위로 인정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결정문 내용을 주시하고 있다. 서울의 한 고교 정보화담당교사는 이와 관련,“법원 결정이 NEIS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부 CD의 제작이나 배포에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법원의 지적을 받아들이되 이를 과대 포장하는 것 또한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사설] 학생정보 관리체제 바꿔라

    교육인적자원부의 학생정보 관리체제에 비상이 걸렸다.법원이 교육부를 상대로 고교생 3명이 낸 대입 전형자료 CD 제작·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법원은 “고교 재학생의 극히 개인적인 자료가 모두 수록돼 있는 CD가 전국의 모든 대학에 4년간 보관될 경우,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대입 CD 제작·배포 행위는 신청인들의 인격권,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관한 권리,정보관리 통제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법원의 결정에 불복 신청을 내기로 하고,올 입시는 예정대로 대입 CD를 만들어 치르기로 했다고 한다.교육부의 이같은 방침은 코앞에 닥친 올 입시를 차질없이 실시해야 하고 보면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그러나 내년부터는 꼭 학생정보 관리체제를 바꿔야 한다.특정 학생이 지원하지도 않는 대학까지 갖가지 신상 정보를 마구 넘겨 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잘못된 것이다.더구나 CD는 법원도 지적했듯 정보유출이 쉽고,유출된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실제로 대입 CD가 엉뚱하게 병무청으로 유출되기도 하지 않았던가. 교육부는 행정기능 만능주의의 맹신을 떨쳐야 한다.교육행정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총체적 인격권은 훨씬 높은 강도로 보호되어야 할 가치다.더구나 대입 CD가 학교생활기록부를 대학에 제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도 아니다.교육 당국은 올 입시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내년부터는 학생 개인정보가 지원하는 대학에만 제한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행정의 효율성에 집착한 나머지 개인정보의 인권 침해적 요소를 무시했다가 곤욕을 치른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우(愚)를 반복하지 않기 바란다.
  • [인터넷 스코프] 포르노의 노예들

    한국사회가 이중적인 성(性)의 잣대를 갖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지는 꽤 오래됐다.음지에서는 가장 추악한 성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이를 은폐하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다.과거에는 국가가 그것들을 통제했지만,오늘날 ‘적조의 바다’로 불릴 만큼 팽창한 인터넷 포르노는 사실상 규제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인터넷 포르노의 범람은 과거의 포르노가 상징했던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규범에 대한 저항이라는 코드마저 사라지게 했다.가장 보수적이던 한국사회가 인터넷 강국이 되면서 포르노 소비국가에서 생산과 유통국가로 떠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터넷 포르노물의 제작,유통 등 상품화는 무분별한 사생활의 노출로 이어졌다.특히 인터넷 ‘몰카’는 몰래카메라의 다른 말로서 이미 일반명사가 됐다.특정 연예인에서 일반인까지 자연스러운(?) 성 노출의 현상을 주도하는 몰카는 인터넷에서 변태 성행위를 부추기고 전통적인 성 규범 자체를 허물어뜨렸다. 조악한 성 문화의 범람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인터넷 포르노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다. 우선성을 곧바로 행위와 연결시키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는 점이다.사랑이라는 따뜻한 감정보다 육체적 결합을 우선시하는 것이다.또 성행위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연령이 하향 평준화됨으로써 절제되지 못한 성 문화가 확산되는데도 효과적인 거름 장치에 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터넷에는 지배력을 행사하는 물리적인 검열 장치가 없어 나쁜 성 문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하루에 10시간 이상 인터넷을 하는 네티즌들이 늘고 있으며,인터넷 포르노는 늘 최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인기 콘텐츠다. 이처럼 네티즌을 매혹시키는 인터넷 포르노물에 대해선 단순한 규제나 차단이 아닌 근본적 대책이 요구된다.포르노를 더욱 은밀한 시장 속에 가두면 가두어 놓을수록 더더욱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따라서 규제와 장려는 음지가 아닌 양지에서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인터넷은 그 커뮤니케이션의 중심 도구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인터넷에서 부정적인 성 문화를 개선하는 노력을 위해서는 건전하고 우수한 콘텐츠 개발기업을 장려하는 내용의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물론 체계적인 지원책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그저 즐기고 웃고 마는 것이 아닌,전 사회적으로 생산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을 장려해야 한다. 성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확장된 인터넷은 철저히 개인 미디어의 결합체다.네트워크상의 네티즌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체다.이들이 책임있는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언론과 지식인의 도움으로 인터넷에 맞는 성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또 인터넷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범사회적 운동이 전개돼야 한다.특히 인터넷을 이용하는 습관부터 새롭게 가다듬어야 한다.지나친 인터넷 중독증과 줄어들지 않고 있는 해킹 등 인터넷 범죄도 중대하게 다뤄야 한다.성인 콘텐츠의 관리 감독이 필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인터넷 포르노의 노예들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위선적인 성 문화가 조장한 측면이 많다.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따로 없는 시대다.우리 모두 인터넷 포르노의 노예와 다름없으면서 어떻게 네티즌과 인터넷만을 탓하겠는가.우리 스스로 포르노의 노예에서 해방될 때 비로소 인터넷의 성 규범은 제대로 정립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 희 강릉대 한국어학당 강사
  • [발언대] 1인 1호적제가 대안이다

    지난해 어느 여성이 4살난 딸 아이를 거짓으로 실종신고를 했다가 1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실종신고한 딸을 다시 입양해서 새아버지의 성으로 바꾸려고 선택한 고육지책이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모든 후보들이 호주제 폐지를 핵심공약으로 내 건 것은,한국 여성운동계의 주요한 결실이었다.노무현 당선자는 집권 1년 안에 호주제를 폐지하겠다고 장담을 했으니 기대를 해 볼 일이다. 그런데 그 조짐이 우려스럽다.여성부가 지난 9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인수위윈회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현행 호주제를 폐지하고 그 대안으로 ‘가족별 호적편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최적의 대안인 일인일적제를 포기하고 가족별 편제를 내놓은 것은 유림과 법무부 국회의원들의 ‘가족해체 가속도 논리’의 압력을 피해보자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본다.아울러 가족별 편제마저 국회 부결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호주제는 남녀차별을 법적 제도적으로 인정한 대표적 악법으로서,이 땅의 모든 여성들을 성차별의 굴레에 굴종시키고 남아선호 사상과 여아낙태를 통한 기형적 성비불균형 현상을 부추겨왔다.또한 ‘가장중심의 가족 유대’라는 명분하에 성평등과 국민의 평등권을 심각하게 위배하는 핵심적 위헌제도이다. 법개정의 절차와 그 어려움을 생각할 때,폐지 이후의 대안법은 법 폐지의 근본정신(성평등과 모든 인간의 평등)에 합당해야 하고 또한 미래지향적 이어야한다.그러나 여성부가 제출한 ‘가족별 호적편제’는 호주제 폐지 이후의 완전한 대안이 될 수 없다.가족별 호적편제는 부부와 미혼자녀를 하나의 신분등록부(현재의 ‘호적’)에 기재하는 방식이다.따라서 호적의 기준자(색인자,부부 중 1인)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성차별의 여지를 온존시키게 된다. 이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가족의 변화과정이 호적에 드러남을 통해 소위 비정상 가정에 대한 선입견과 사회적 차별을 불식시키지 못하는 또 하나의 구시대적 호적편제에 불과하다.대안은 개인별 신분등록제인 일인 일적제이다.이는 가족별 호적편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친족관계의확인도 가능하게 하여,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평등권과 사생활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래지향적이고 이상적인 신분등록제이다.여성부는,‘가족해체의 가속화 우려’라는 명분없는 반대론자들의 압력에 밀려 평등한 신분등록제를 다시 유보시키는 어리석은 대안을 철회하여야 한다. 최현숙 민주노동당 여성위원장
  • ‘이주노동자 권리협약’ 내년3월 국제법 발효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기준인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이 내년 3월부터 국제법으로 발효된다.외국인 이주노동자 강제추방반대·연수제도철폐 및 인권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3일 “동티모르가 이달 초 20번째 비준국이 됨에 따라 내년 3월부터 협약이 국제법으로 효력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이주노동자 권리협약은 지난 90년 유엔(UN)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지만,그동안 국제법으로서 효력을 갖추기 위한 조건인 ‘20개국 이상 비준’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국제노동기구,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등 국제 인권기구와 민간단체는 “오랜 어려움을 겪은 후 얻어낸 값진 승리”라며 환영했다. 유엔 발표에 따르면 올 현재 전 세계 이주민의 숫자는 1억 5900만여명에 이른다. 이주노동자 권리협약은 노동자는 물론 그 가족의 권리까지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불법체류 이주노동자도 기본적 인권을 동등하게 누려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강제노동 금지 ▲생각과 표현의 자유 ▲법에 의해평등한 보호를 받을 권리 ▲사생활의 권리 ▲노동조건·사회보장·의료서비스 등 이주노동자가 고용국의 국민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 협약이 국제사회에서 강제력을 가질 수 있을지를 놓고 비관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이주노동자 권리 협약에 가입한 국가는 협약 내용을 국내법에 수용해야 하지만,가입 국가 대부분이 가나,멕시코,모로코,필리핀,스리랑카,우간다,우루과이 등 이주노동자를 배출하는 약소국가이기 때문이다. 이주노동자 관련 인권단체들은 “인권침해 사례가 많이 발생하는 고용국이스스로 비준에 나서지 않으면 국제법이라 해도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주노동자 공대위 김미선 사무처장은 “우리나라는 해외에 노동자를 내보내는 나라이면서,동시에 고용하는 나라”라면서 “권리협약이 국내에서 지켜질 때 해외 우리 이주 노동자의 인권도 보장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헌재, ‘간통죄 합헌’ 결정

    논란이 끊이지 않던 간통(姦通)죄에 대해 헌법재판소가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金京一 재판관)는 25일 신모씨 등이 ‘형법 제241조 간통죄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행복추구권,사생활의 자유 등을 침해하므로 위헌’이라며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선량한 성도덕과 일부일처제 유지,부부간 성적 성실의무 수호,간통으로 야기되는 가족 문제 등 사회적 해악의 예방을 위해 간통 규제는 불가피하다”면서 “간통죄는 개인의 존엄과 양성(兩性)의 평등을 기초로 한 혼인과 가족생활 보장에 부합하는 법률이며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최소한의 제한”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간통죄를 폐지하는 것이 해외 추세이고 성 의식의 변화에 따라 간통죄의 규범력이 많이 약화되기는 했지만 혼인한 남녀의 정절 관념은 전래적 전통윤리로 여전히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면서 “일부일처제의 유지와부부간의 성에 대한 성실의무는 우리사회의 도덕기준으로정립돼 있어 간통죄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의 법 의식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러나 “해외추세와 사생활에 대한 법 개입 논란,간통죄 악용 사례,국가 형벌로서의 기능 약화 등을 고려할 때 입법부는 간통죄 폐지 여부를 진지하게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신씨와 가정주부 김모씨는 모두 11회에 걸쳐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지난해 5월 구속기소돼 법원에 위헌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돼 유죄 판결을 받고 지난해 7월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 장택동기자
  • [발언대] 청소년 성매매는 유죄다

    서울지방법원은 가출 청소년과 성관계를 맺은 피고인 5명에 대해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 9일 무죄를 선고했다.그러면서 청소년 성보호법 입법 취지는 성인과 청소년 사이의 애정관계에 제약을 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성 상품화를 방지하는 것이며 성교의 대가 관계를 폭넓게인정할 경우 사생활의 자유 또는 애정의 자유라는 국민 기본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런 논리대로라면,대가성 성관계를 갖는 청소년의 많은 수가 가출 청소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 갈 곳이 없는 청소년에게 잠자리와 먹을 것을 제공하고 성관계를 맺은 후 차비를 제공한 것은 정당하다는 결론이 나온다.하지만 상식적으로 이것이 과연 대가성이 없다고 볼 수 있겠는가.또한 법의 취지가 성인과 청소년 사이의 애정관계에제약을 가하려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성 상품화를 방지하는 것이라는 점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채팅으로 처음 만난사람과 성관계를 가진 청소년이 애정 때문에 그러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애정의 자유라는 국민 기본권도 이성적인 사고가 가능한,동등한 관계에 있을 때 성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출 청소년들과,심야 시간에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들은 많은 유혹에 노출되어 있다.아직 자신의 정체성과 이성관을 확립하지 못한 청소년들 가운데 일부는 처음 만난 성인과 성관계를 갖는 행위에 대해 죄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이러한 우리사회의 현실에서 피고인들의 무죄 판결은 앞으로 제2·제3의 유사한 사례를 만들 수 있는전례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 청소년을 보호,구제하기 위해서는먼저 우리사회의 잘못된 성의식을 바로잡고 다시는 이러한일이 생기지 않도록 경계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그러기위해서는 이번 청소년 성매매 무죄판결은 상급심에서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임상연[전북 정읍경찰서 경장]
  • [여성선언] 청소년 성매매가 사생활?

    15세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진 5명의 성인남성 모두에게무죄 판결이 내려졌다.충격적이다.소위 청소년 성매매(원조교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인터넷이나 PC통신이 가부장적 성문화 속에서 상대찾기의 매개로 등장하면서,청소년들이 쉽게 성 수요자와접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이유중 하나이다.정확한 통계는나와 있지 않지만,청소년 성매매가 극소수 10대들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님을 뒷받침하는 여러 조사 연구들이 있다. 돕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원조 교제’라는 말이 성인과 미성년 사이에 이루어지는 성적인 거래나 착취의 성격을 호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이를 ‘청소년성매매’로 바꿔쓰고 있다.지난해 7월에는 청소년의 성 보호법이 제정되었다. 이러한 앞 뒤 상황에서 놀랍게도,채팅에서 만난 미성년자를 불러들여 성관계를 가진 어른들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집을 나와 잘 곳이 없다는 청소년에게 잠자리를제공하고 ‘자연스럽게’ 성 관계를 가진 것은 ‘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들이 모두 사전에 상대가 15세 미성년자임을 알고 저지른 일임에도 말이다.판결의 근거는 간단하다.성 관계에대한 대가성이 없기 때문에 이를 미성년자 성 매매로 볼수 없고,대신 편의를 제공한 성인과 미성년자 간에 이루어진 애정관계로 보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여기에 법이 개입하는 것은 사생활의 자유와 애정의 자유라고 하는 국민의기본권이 침해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아무리 생각해도,이번 판결은 가출한 중퇴 여학생의 보호는 뒷전이고 어린 여성과 성관계할 수 있는 성인의 권리에치우쳤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듯싶다.이번 판결에 대해 성명서를 낸 10개 청소년·여성단체의 성명서가 지적하듯,청소년을 성적 상품으로 이용하는 성인 남성이 취약한청소년의 상황을 이용하는 것을 오히려 성인이 손아랫사람을 돌봐주는 우리사회의 미풍양속인양 여기는 가부장성을이번 판결은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청소년 성보호법’은 경제적 수입과 사회적 자원을 갖고 있는 성인과 그렇지 못한 미성년자가 성적인 관계에 놓일경우,그 사이에 있는 권력의 차이가 미성년자를 착취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처벌하기 위한 것이다. 다루기 쉽고 대항력이 없는 어린 소녀들의 몸을 싼 값에향유하려는 남성들과 자신의 성을 제공하고 편의를 제공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만날 때 거기에는 상호애정도,합리적 거래도 아닌 성적 착취가 있을 뿐이다.윤리적 차원을 넘는 형사적 차원의 범죄이다.그렇기 때문에 형사법계의 탈도덕화 바람이 세찬 서구에서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행위는 직접적인 대가성 돈이 오고 갔는지,미성년자가 원했는지 여부를 떠나 모두 엄중한 처벌을 하고있다. 이번 판결이 보여준,지나치게 협의로 해석한 청소년 성매매의 기준도 문제려니와 그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이번사건을 계기로 다시 확인하게 되는 우리 법원의 남성중심적 성의식의 단면이다.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허 라 금 이화여대 여성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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