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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서울시장 선거로 국회일정 소홀해선 안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추가로 10·26 재·보선전이 커지면서 민생국회가 실종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곧 막 내릴 8월 임시국회는 물론이고 9월 정기국회마저 부실 운영될 공산이 커졌다. 가뜩이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소홀히 할 여지가 다분한 마당에 재·보선까지 겹치면서 더욱 그러하다. 여야가 온통 선거판에 매달리는 식물국회가 되어서도, 그로 인해 결실을 못 내는 불임국회가 되어서도 안 된다. 민생 국회를 외면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자각해야 한다. 여야는 재·보선을 내년 총선과 대선 전초전으로 판단하고 총력전에 들어갈 태세다. 그러다 보니 국회를 선거판의 연장으로 끌고 갈까 봐 걱정스럽다. 정기국회의 경우 선거일까지 국정감사, 새해 예산안 시정 연설, 대정부 질문 등의 일정이 정해져 있다. 그동안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총선을 앞둔 마지막 정기국회는 대부분 맥 빠진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여야가 정쟁으로 허송세월을 보내다가 막판에 표를 구걸하기 위해 나눠 먹기식의 선거용 정책을 쏟아내기에 급급했다. 이번에는 소모적인 정쟁 놀음이 몇 곱절로 늘고, 민생이란 이름의 생색내기가 더욱 급조될 것 같아 불안하다. 정치권이 서울시장 보선 승리를 위해 사생결단하는 것 자체를 탓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정치공학적이고 선거기술적인 차원에서 얄팍하게 접근한다면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표는 상대방을 헐뜯는 과당 정쟁으로도, 나라살림을 팽개치는 포퓰리즘적 정책으로도 얻을 수 없다. 국회는 국회대로 열심히 임하면서 선거전에 매달리는 게 득표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내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 비준안 상정 여부가 주목을 끌고 있다. 여야가 물리적 충돌로 국회를 공전시키거나, 민생 현안을 뒷전으로 내몰지 않기를 바란다. 정치권이 그러하지 못하면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여야가 국회에 매진하도록 독려하고 감시하는 건 국민의 몫이다. 반(反)민생, 반민주, 반국익을 자행하는 정당에 표를 주지 않으면 된다. 10·26 재·보선은 물론이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그 성적표를 잣대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주파수 가격 1조 육박… 후유증 우려

    주파수 가격 1조 육박… 후유증 우려

    국내 첫 주파수 경매 전쟁 격화로 입찰 가격이 1조원 턱밑까지 왔다. 지난 17일 시작된 1.8㎓ 주파수 경매 9일째인 26일 최종 입찰가는 9950억원에 도달했다. KT는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입찰가를 써내지 않고 유예를 신청했다. 유예 신청 제도는 해당 라운드에서 결정하지 않고 미루는 것으로 사업자마다 두번씩 쓸 수 있는 일종의 ‘작전타임’ 카드다. KT의 유예 신청으로 경매는 SK텔레콤이 제시한 9950억원으로 마감됐다. 이에 따라 양사의 주파수 전쟁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KT는 주말에 경영진 회의를 거쳐 29일 속개되는 9차 입찰전에서 경매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8㎓를 두고 치열하게 경합 중인 SKT와 KT는 사생결단의 입장이다. 양사가 내부적으로 적정가로 봤던 8000억원을 훌쩍 넘은 상황에서 상대가 포기할 때까지 밀어붙이는 전술뿐이다. KT는 1.8㎓를 낙찰받으면 이 대역에서 나란히 연결된 총 40㎒의 4G 롱텀에볼루션(LTE) ‘광대역’을 확보하는 유일한 사업자가 된다. SKT는 특정 사업자가 연결대역을 갖게 되는 자체가 불공정 경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파수 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SKT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하이닉스 인수, 플랫폼 분사, 주파수 낙찰 등으로 인해 최소 3조 25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SKT는 지난 1분기 말 사내 유보금이 1조 5000억원, 연간 자유현금흐름이 1조 4000억원인 데다 금융자산이 많아 자금 문제는 우려할 게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4455억원짜리 주파수가 1조원대로 뛰어올라 망 투자 축소 등 후유증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는 1차 심리적 저항선인 8000억원을 넘은 만큼 2차 저항선인 1조원 초반이 주파수 전쟁에 종지부를 찍을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바람직한 결정” “정치 싸움으로 변질 유감”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학부모들과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퇴에 대한 찬반 의견을 떠나 지난 수개월 동안 어린이들의 밥그릇을 볼모로 한 사생결단식 ‘정치게임’을 벌였다는 것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높다. 초등 5학년 아들을 둔 주부 이인경(36·서울 상계동)씨는 “학생 급식을 다툼의 도구로 이용하는 정치권이 한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중1과 초등 5학년 자녀가 있는 정보선(42·여)씨는 “정치인을 뽑는 선거도 아닌데 진보·보수 간 정치 싸움으로 번지고 시장이 사퇴까지 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어린 자녀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환경 속에서 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학부모의 바람은 뭐가 되나.”고 말했다. 초등 1학년 딸을 둔 조영춘(38)씨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단지 투표율로 무산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오 시장의 사퇴를 아쉬워했다. 시민단체들은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오 시장의 사퇴를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평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상임대표는 “투표결과를 통감하며 약속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인 것은 오 시장이 향후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무상급식에 대한 서울 학부모의 뜻을 정치가 개입해 싹을 잘라 버린 것은 아쉽다.”고 주장했다. 진보 성향의 참교육학부모회 전은자 서울지부장은 “아이들 밥 먹이는 것을 두고 정치적으로 불을 붙인 오 시장의 사퇴는 당연하며 보궐선거 비용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 시장의 사퇴에 대해 “언급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정책 투표라고 해 놓고 시장직을 걸어 정치투표로 변질시켰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면서 “서울시는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무상급식 지원예산을 차질없이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여-야 무상급식 구호 사생결단식 남발

    여-야 무상급식 구호 사생결단식 남발

    ‘무상급식 세금 폭탄으로 돌아온다.’ VS ‘부자 아이 가난한 아이 편 가르는 나쁜 투표 NO’ 오는 24일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여야가 내걸기 시작한 현수막에 담긴 구호들이다. ‘단계적 무상급식안’과 ‘전면적 무상급식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주민투표의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선정적인 정치적 구호가 남발되는 양상이다. ●선정적 구호 기존노선과 달라 ‘자기부정’ 24일 주민투표에서는 ‘소득 하위 50%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 무상급식 실시’와 ‘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전면적 무상급식 실시’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이번 투표는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도 아니고, 무상급식을 할지 말지를 정하는 양자택일식 투표도 아니다. 단지 무상급식을 어느 수준까지 적용하는 게 좋은지를 서울시민들에게 묻는 투표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내건 현수막은 ‘세금 폭탄’ ‘포퓰리즘 심판’ ‘남는 예산 학교시설에 투자’ 등의 문구로 도배돼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의 현수막에는 ‘편 가르기’ ‘나쁜 투표’ ‘오세훈 OUT’ 등의 문구가 넘쳐난다. 이 같은 구호는 사생결단식 정쟁을 부추긴다. 더욱이 여야의 선정적인 구호는 기존의 노선과 달라 ‘자기 부정’으로 비치기도 한다. 한나라당은 “우리는 아직 재벌의 손자까지 공짜로 밥 먹일 형편이 안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이 논리에는 “한나라당이 언제부터 가난한 사람을 챙겼느냐.”는 비판이 따른다. 소득세·법인세를 낮추고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해 대기업과 부자들에게 혜택을 줄 땐 언제냐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당정이 0~4세 무상보육까지 고려하고 있어 “무상급식은 안 되고, 무상보육은 괜찮으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우리 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경기도도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고 있어 이번 주민투표를 복지 포퓰리즘과 맞서는 싸움으로 호소하기가 힘든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애들 밥 먹이는데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편 가르지 말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논리에는 “민주당이 언제부터 부자들까지 챙겼느냐.”는 반론이 따른다. 집권 시절 부자들에게 종부세를 부과하는 등 전략적으로 서민 공략을 강화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계층 간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는 이제 와서 부자 아이들에게까지 공짜 점심을 주자는 것은 이율 배반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투표 불참 운동은 이미 패배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어 차별 없는 복지를 실현하자는 게 보편적 복지의 핵심인데, 증세까지 주장하기는 힘들다.”면서 “투표에 참여해 정면 대결을 벌이자고 하기엔 위험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참여” vs “불참”… 본격 거리 홍보전 한편 여야는 14일부터 ‘투표 참여’와 ‘투표 불참’을 놓고 총력전에 돌입했다. 한나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이종구 의원은 “행정동별로 한 개 이상 현수막을 붙이고 있다. 각 당협에 전단지 1만장과 어깨띠, 피켓 등을 내려보내 본격적인 거리 선전전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시내에 배포되는 무가지에 투표 불참을 독려하는 광고를 싣기로 했다. 서울시당은 조만간 서울을 12개 권역으로 나눠 유세차를 가동할 계획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아이폰 등 애플 핵심 6개제품…삼성전자, 美에 수입금지 요청

    4월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와 애플 간 소송전이 결국 양사 간 수입금지 요청으로까지 확대됐다. 30일 외신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9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애플사의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 등에 대한 수입금지를 요청했다. 지난 24일 애플이 서울중앙지법에 갤럭시S와 갤럭시탭 등을 폐기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한 ‘맞소송’이다. 삼성전자의 제소 내용은 ITC 웹사이트에 게시됐다. 삼성은 애플이 데이터 변환, 음악 데이터 저장, 터치 패널 입력 등 통신표준 관련 특허 2건과 사용자 환경(UI) 특허 3건 등 총 5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수입금지 요청 대상은 아이폰3G, 아이폰3GS, 아이폰4,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 아이패드2 등 6개 제품으로 애플의 핵심 제품들이다. 삼성과 애플의 소송전이 ITC 제소로 확대됨에 따라 양사 간 갈등이 ‘흠집 내기’ 수준을 넘어 사생결단 차원의 싸움으로 커졌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지금까지 진행된 법원 소송들은 특허 침해 금지와 손해배상 등이 목적이었지만 이번 ITC 제소는 제품 유통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갈등의 골이 훨씬 깊어졌다. 삼성은 그간 애플이 주요 고객사인 점을 감안해 소송에 신중을 기해 왔지만, 최근 애플이 소송을 확대하는 양상을 보이자 자사 제품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로 선회하게 됐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내 정치를 말한다] (7) 김세연 한나라당 의원

    [내 정치를 말한다] (7) 김세연 한나라당 의원

    나는 굴곡 없는 삶을 살았다. 자수성가하신 할아버지와 기업인·정치인의 길을 걸으신 아버지 덕분이다. 기업체를 운영하는 입장이지만 ‘독점’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을 갖게 된 것도 교만과 독선에 대한 경계심을 키워 주신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가르침에서 비롯됐다. 할아버지는 항상 ‘두꺼비 헛배 부르듯 허욕 부리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의 일이다. 나는 당시에는 흔치 않게 자가용으로 등교를 했다. 친구들과 마주칠까 봐 학교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내려 걸어갔다. 1학년 어느 날, 시간이 늦어 교문 가까이에서 내렸다. 마침 그 자리에서 마주친 물리 선생님이 “세연아, 돈이 없어 점심을 못 먹는 친구들도 생각해 보거라.”라고 나무라셨다. 민망함에 며칠 동안 가슴이 울렁거렸다. 가진 사람일수록 겸손해야 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아봐야 한다는 가르침을 깊이 새겼다. 굴곡이 없는 삶은 정치와는 어울리지 않는 ‘스펙’일지도 모른다. 그런 차원에서 내 정치의 원동력은 권력의지가 아닌 셈이다. 애당초 ‘정치인’이 되기 위해 정치권에 발을 들인 것도 아니었다. 정치와 행정에 대한 감시자로서 정치권에 잠시 파견 나온 것이라고 스스로 규정했다. 지금까지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을 보은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복무의식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멸사봉공(滅私奉公)이라고 말할 정도는 못 되지만, 공직에서 선공후사(先公後私)는 반드시 지키고자 한다.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는 스스로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협하는 무엇인가로부터, 누군가로부터 국가사회 공동체를 지켜 내는 데 일조하기 위해서다. 거대한 비전을 제시하거나 어떤 일에 앞장서는 것보다는 올바른 지도자를 제대로 돕는 것이 정치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에는 약자를 위한 안전망이 아직도 너무 성기고 부실하다. 그 그물을 튼튼히, 촘촘히 쳐야 한다. 하지만 뒷감당하지 못할 퍼주기 선동을 일삼는 자들을 보면 그 허위와 기만에 분노를 느낀다. 오로지 권력만 탐하는 자들, 남 생각은 하지 않고 자기 이익에만 사생결단으로 달려드는 자들을 보면 역겹다. 이들은 사회 공동체의 안정적인 발전과 행복을 위협한다. 이들로부터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지켜 내야 한다. 경제권력, 정치권력, 행정권력 간의 결탁과 담합을 막아야 국민이 제대로 숨을 쉴 수 있다. 경제적 포식을 일삼는 탐욕스러운 일부 재벌, 제 밥그릇만 챙기는 일부 관료집단, 선동만 일삼는 포퓰리스트, 영혼을 팔아먹은 종북주의자들로부터 국민을 지켜 내야 한다. 동시에 여러 가지 위기에 빠진 청소년, 다문화가정 등 ‘표’가 없어 정치로부터 소외된 영역을 위해서도 노력하려고 한다. 정치의 관심에서 벗어난 영역의 일도 누군가는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정리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Q & A] “黨쇄신 성공 못하면 미래 어두워” Q 아버지가 김진재 전 의원이고, 장인이 한승수 전 국무총리다. 그런 집안 내력이 정치에 입문한 배경인가. A 아버지의 이름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오래 기억되도록 하는 게 자식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너무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 인생을 대신 살아야 한다는 다짐을 했다. Q 집안에서 어떤 정치를 배웠나. A 아버지가 직접 정치를 가르치진 않았다. 나중에 다른 사람들을 통해 들어 보니 아버지는 주목받지 못하는 어려운 사람들을 챙기려고 애를 많이 쓰셨다고 한다. Q ‘18대 최연소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이 맘에 드나. A 별로다. 관심의 초점이 의정활동에 맞춰지지 않고 나이에 맞춰지면 본질적인 면보다 다른 곳에 관심이 쏠려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중진의원들과 의견이 다를 때에는 동등한 무게가 주어지지 않는 것 같다. Q 공직자 재산공개 때 825억원을 신고했다. 약자들의 어려움을 알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A 사실 그게 콤플렉스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자라온 게 아니기 때문에 애환을 다 알 수 없다. Q 콤플렉스를 갖게 된 계기가 있나. A 고등학교 윤리 교과서에 ‘성인이 된다는 것은 자아를 객관화할 수 있는 것’이라는 표현이 있다. 사업을 하면서 재벌끼리 독식하는 모습에 화가 나곤했지만, 나 역시 다른 사람들 눈에는 부모 잘 만나서 모자람 없이 자란 사람에 불과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힘없고 약한 사람들 편에 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늘 생각한다. Q 당내 쇄신파로 분류된다. 쇄신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보나. A 다른 대안이 있었다면 고민했겠지만 한나라당 말고는 대안이 없어 입당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을 바른 방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쇄신은 반드시 성공해야 하고, 지금의 변화가 완결되지 못하면 한나라당의 미래가 어두워질 것이다. Q 언제부터 당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A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느꼈다. 공천에서 떨어져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복당한 뒤에도 오랜 기간 당협위원장을 맡지 못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절실히 느꼈다. 사실 지난 5월 황우여 원내대표가 선출되기 전까지는 계속 좌절감을 갖고 있었다. 의원들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못했고, 당내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Q 계파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사람 사이에 친소관계는 생길 수밖에 없지만 국회의원이 정치적 의사결정 과정에 계파구도에 갇혀 종속변수로 전락하는 것은 옳지 않다. 특정 계파의 수장에게 공천권을 받았거나, 받을 거라고 기대하고 소신없이 움직이는 걸 보면 불편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1972년생(39세) ▲금정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아내 한상은씨와 2남 1녀 ▲취미:독서, 영화감상 ▲좌우명:정직, 성실, 신뢰 ▲동일고무벨트(주) 부회장 ▲(재)고촌장학재단 이사 ▲낙타장학회 발기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 ▲한나라당 청년위원회 미래세대위원장 ▲한·일의원연맹 21세기위원회 부위원장 ▲한·중의회 정기교류체제 청년노동분과위원장 ▲새로운 한나라·민본21 공동간사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 [사설] 저축銀 수사 정치권 공방에 흔들리지 마라

    저축은행 부실과 비리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이 청와대의 일부 인사를 겨냥해 비리의 ‘몸통’인 양 공세를 펴자 청와대는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저축은행 퇴출을 막기 위해 로비를 벌였다고 맞받아치고 나섰다. 여권은 저축은행 부실과 비리의 90% 이상이 전 정권의 책임이라고 규정하는 반면, 민주당은 현 정부가 특권과 반칙에 휘둘려 부실을 제때 정리하지 못하는 바람에 서민의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한다. 지난 4월 국회 청문회 때 벌어졌던 여야의 ‘네탓 공방’이 청와대까지 가세하면서 한층 증폭되는 형국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사생결단식의 공방을 벌이는 속내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정치권의 무차별적인 의혹 제기가 검찰 수사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최근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사법처리된 데 이어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도 퇴출 구명 로비에 연루된 의혹이 제기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검찰이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얽히고설킨 저축은행 복마전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아전인수식으로 이 사태를 재단하려는 정치권의 공방은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상대편을 물고 늘어짐으로써 수사의 물줄기를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서민들을 피눈물나게 만든 비리 가담자를 자기편이라는 이유로 비호하려 해선 안 된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감사원장 재직 시절 저축은행과 관련해 압력을 받았다는 ‘오만 군데’에 대해 소상히 밝혀야 한다. 여야는 이달 임시국회에서 저축은행 사태에 대해 국정조사를 벌이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정치권에 특검 도입이나 물타기 공세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면 검찰 수사는 어느 때보다 엄정해야 한다. 존폐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존재감을 과시하겠다는 욕심에서 무리를 해서도 안 된다. 자칫 한치만 어긋났다가는 도리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검찰은 오로지 국민과 역사 앞에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본연의 자세를 끝까지 견지해야 한다.
  • 장풍에 순간이동까지…美 ‘오덕후’들의 대결

    장풍에 순간이동까지…美 ‘오덕후’들의 대결

    비록 탄탄한 대본에 그럴싸한 의상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 배우 뺨치는 무술 실력과 CG 기술로 만든 미국 ‘오덕후’들의 대결을 다룬 동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오덕후는 일본말 ‘오타쿠(お宅)’에서 비롯된 것으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등에 심취한 정도가 강한 마니아를 의미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는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애니메이션 패러디 동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에는 동양인과 흑인으로 보이는 미국인 두명이 등장한다. 이들은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일본 만화 ‘드래곤볼’과 ‘나루토’(맞나요?)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단순한 아마추어라고 보기엔 수준급 무술 실력과 CG 기술이 인상적이다. 스토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라이벌인 팀 왕과 피안키 짐머만이 서로 사생결단을 내기 위해 싸우지만 알고 보니 집에서 3D로 된 콘솔 게임을 하고 있었다는 것. 두 사람은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했던 영화 ‘드래곤 볼 Z’에서 나왔던 이른바 ‘에네르기파’라는 장풍을 쏘는가 하면 잔상이 남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순간 이동’ 등을 선보였다.  또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만화 ‘나루토’에 등장하는 닌자들처럼 무술 대결을 펼치거나 ‘나선환’과 ‘치도리’라는 기술을 멋지게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단순한 오덕후들이 아닌거 같다.”, “예전에 왕룡 감독이 만든 한국판 ‘북두의 권’ 보단 진화한 느낌이네”, “학생들 같은데 대단하다.” 등 열띤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유튜브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데스크 시각] 모든 것이 미끼다/박상숙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모든 것이 미끼다/박상숙 산업부 차장

    포장 삼겹살을 사와 집에서 뜯어 보니 겉과 속이 다르다. 먹음직스러운 일등급 고기는 전면에만 올려져 있을 뿐, 안에는 척 보아도 식욕을 떨어뜨리는 불량육이 포개져 있다. 보기 좋은 것들을 위에 올리고, 작고 못난 ‘허섭스레기’들을 깔아놓는 미끼전략에 당했다는 씁쓸함이 밀려온다. 미끼 상품은 특정 상품 가격을 큰 폭으로 내려 한정·한시적으로 파는 품목이다. 대형마트들이 무한 경쟁을 벌이면서 소비자를 유인하는 미끼 상품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라면이 가장 흔했지만 요즘 금값으로 대접받는 삼겹살뿐 아니라 골프채도 미끼 대열에 올랐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화제를 뿌린 미끼상품이라면 ‘통큰 치킨’을 따라갈 수 없다. 비난과 찬사 속에 일주일 만에 막을 내린 통큰 치킨 이후에도 1㎝ 더 큰 피자니 1000원짜리 생닭이니 9900원짜리 청바지니 하는 제품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싼 제품을 찾아 대장정을 나섰다가 빈손으로 되돌아오는 소비자들이 허다하다. 싸다는 것만을 내세울 뿐 정확히 몇명의 소비자가 그 제품을 손에 넣을지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고객들을 유인하고 보자는 미끼 상술이라는 비난을 들어도 싼 까닭이다. 물론 업체들은 수개월 전부터 치밀한 준비 끝에 내놓은 ‘착한 가격’의 상품이라고 항변하지만, 스스로도 겸연쩍은 표정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뿐, 미끼는 만연한 사회현상이다. 최근 기름값 인하 소동을 보자. 단지 ‘정유사 기름값 인하’라는 제목만 보고 주유소를 찾은 운전자들은 낭패를 겪었다. 싸게 살 수 있다는 들뜬 마음만 가지고 갔을 뿐 직영점과 자영점의 차이, 정유사 카드 유무 등을 몰랐기 때문이다. 정부의 성의 표시 요구에 정유사가 모처럼 결단을 내린 것처럼 보이지만 포장을 뜯어낸 삼겹살처럼 기대와는 한참 멀어진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낚시질’이다. 유행어 하나를 더해 ‘낚시질의 종결자’는 현 정권이 아닐까 싶다. 동남권 신공항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그러나 최근 두 후보 지역의 사생결단식 경쟁과 경제성 논란에 없던 일로 했다. 대국민 사과 형식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앞서 세종시 공약 논란에 이어 신뢰에 금이 갈 대로 갔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충청권 조성도 제목과 세목이 다르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신공항 백지화 이후 영남 달래기 차원에서 ‘과학벨트 쪼개기’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분산배치에 대해 “과학도시가 아니라 벨트니까 길게 배치할 수 있다.”는 궁색한 말장난이 나올 정도다. 통큰 치킨이 문제가 됐을 때 몸소 원가 조사까지 하며 ‘미끼 상품’이라는 의견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던 청와대 수석은 요즘과 같은 ´미끼 공약´에 대해 무슨 생각을 갖고 있을지 궁금하다. 치킨이나 기름값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면 그 점포나 주유소를 다시 안 찾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정부나 대통령의 약속은 차원이 다르다. 봉건사회에서도 군주의 말은 땀과 같아서 한번 흘리면 돌이킬 수 없다고 했다. 그만큼 국가 지도자의 언행은 파급력이 막강하기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물며 국민과의 약속으로 당선된 대통령의 공약 파기가 가져올 부작용은 극심하다. 국민 갈등과 국론 분열을 야기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신뢰의 상실이다. 공적 신뢰가 추락하다 보니, 이웃나라 방사능 공포가 한반도를 덮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은 정부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흔쾌히 믿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와중에 국민의 불안은 가중되고, 불안을 이용하는 총체적 미끼 전략에 사회가 현혹되는 것은 아닌지 자못 우려스럽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트러스트’라는 책에서 국가발전의 관건은 사회적 신뢰자본에 있다고 했다. 믿음은 국가의 현재를 작동시키는 에너지이자 미래를 형성하는 성장동력이다. 지금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것은 믿음인가, 미끼인가. alex@seoul.co.kr
  • 류승범 “야생서 인간계로 온 지 12년 아직은 질풍노도의 시기에…”

    류승범 “야생서 인간계로 온 지 12년 아직은 질풍노도의 시기에…”

    아역 출신도 아닌데 벌써 출연작이 20편에 육박한다. 고교를 중퇴하고 클럽 DJ 생활을 하며 “야생의 삶을 살다가” 친형 류승완 감독의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로 모습을 드러낸 지 12년째. 양아치 연기를 가장 맛있게 하는 배우에서 연기 폭을 넓혀 가는 류승범(31)의 얘기다. 지난해에만 4편이 개봉하는 등 질주를 하던 류승범에게 최근 생채기가 났다. 지난달 31일 새 영화 ‘수상한 고객들’(오는 14일 개봉)의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멍한 상태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한 것. 일부 언론과 네티즌은 그의 태도가 부적절하다며 비난했다. 지난 6일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류승범을 만났다. 빡빡한 일정에 오후 4시에야 도시락을 몇 술 뜨고 있었다. →어차피 나올 얘기니까 먼저 묻자. 시사회 때 왜 그랬나. -영화를 처음 봐서 조심스러웠다(시사회 때 출연진은 다른 상영관에서 15분 늦게 시작한 영화를 본 터라 결말을 못 보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대답을 회피한 게 아니라 진지하게 말씀드린 거다. 별도 인터뷰에서 뵈면 성심성의껏 말씀드리겠다고. 그때의 솔직한 감정이었다. →‘멍한 상태’란 건 무슨 의미인가. 작품에 대한 불만인가. -점점 내 영화를 보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내 영화를 보면 생각이 복잡해지는데 채 정리가 되기 전에 질문을 받다 보니 멍해졌다. 논리정연하지 않더라도 차분하게 답하는 편인데 그게 안 됐다. →‘수상한 고객들’은 전체의 70%를 혼자 끌고 가는 원톱 영화다. 힘들지 않았나. -다른 배우들과 함께 가는 영화도 부담은 마찬가지다. ‘주먹이 운다’(2005)를 찍을 때가 그랬다. 최민식 선배에 누가 되지 않을까,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 늘 고민이 따라다녔다. ‘사생결단’과 ‘부당거래’에서 (황)정민 형이랑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센 배우들과 할 때는 부담이 더 크다. →이번 영화에 만족하나. -아쉬운 부분도 있고, 잘된 것도 있다. 촬영이 끝나면 일단 영화를 떠나보낸다. 필모그래피(출연작)를 모아 놓은 장식장의 어떤 칸에 넣어두는 느낌이다. 여러 조각들이 모인 큰 그림을 만드는 게 배우다. 순간에는 퍼즐 조각 하나를 공들여 붙이지만 일단 빠져나오면 큰 그림이 중요하다. 그게 대중이 나에 대해 생각하는 이미지이고, 배우의 아우라다. 문제는 아직 그런 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밑그림이 나오지 않은 단계다. 지금은 조심스럽게 연필을 깎고 있다. →주인공 배병우(고객 자살방조 혐의로 위기에 처한 보험왕)는 어떤 캐릭터인가. -아직 자아를 형성하지 못하고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내 또래가 갖는 공통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꿈(배병우는 프로야구 투수 출신)을 포기한 데 대한 대리만족으로 표피적인 성공만을 쫓다가 자아를 잃는 경우가 많다. 캐릭터에 공감하는 측면이 많았다. 어쩌면 나도 그런 과정이다. 지금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살고 있다. →질풍노도는 청소년이 겪는 것 아닌가. -10대에는 10대의 질풍노도가 있었고, 20대에는 20대의 고민이, 30대에는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되는 것 같다. →무엇이 당신을 짓누르나. -너무 많다.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결과는 어떨지,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게 맞는지 묻게 된다. 성격 자체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성찰하는 편이다.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데뷔 전과 지금은 어떻게 다른가. -주위 얘기를 빌리면 데뷔 전에는 말 그대로 ‘야생’이었다. 마을 뒷동산을 기웃거리던 존재가 ‘인간계’로 내려왔다. 사람들이 주는 밥을 먹고, 길들여졌다. 지금의 모습이 불편하다가도 안주하게 된다. 가끔 구리고 역겨워서 내 자신이 증발됐으면 할 만큼 밉기도 하다. 본능과 이성이 충돌하는 상황이다. →역겨울 것까지 있나. -내 얼굴에 침은 나만 뱉을 수 있는 것 아닐까. 예컨대 나답지 않은 모습들을 합리화시키는 순간이 있다. ‘야~ 오늘은 그냥 지나가자’라며 은근슬쩍 넘기는 그런 때가 힘든 거다. →실제 류승범은 어떤 사람인가. -(팬들이 떠올리는) 이미지를 다 가진 게 아닐까.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들이 모여 큰 영상이 된다. 거부할 필요도 없지만, 전부라고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 어떤 게 진짜 나인지는 알 수 없다. 일종의 과도기다. →배우경력 12년차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그게 안 보인다. 매일 던지는 질문인데 너무 어렵고 답이 없다. 누가 “꿈이 뭐냐.”고 물으면 “좋은 배우”라고 답했다. 그럼 “좋은 배우란 뭐냐”란 질문이 따라온다. 그걸 설명하기 쉽지 않다. 결론은 좋은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내가 구리지 않고, 솔직하게, 사람들에게 담대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정의란 기준을 들이댔을 때 어둠 속으로 숨는 사람은 되지 말자는 게 나름의 결론이다. →닮고 싶은 배우는. -최민식 선배를 정말 좋아한다. 같이 이야기하고 술 먹을 때, 그 순간 살아 있다는 걸 느낀다. 누군가에게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존재다. 배우란 이름을 갖고 연기를 하면서 누군가에게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게 한다면 꿈을 이룬 게 아닐까. →책을 많이 읽나, 아니면 생각이 많은 편인가. -난 심각한 난독증이다. 소설을 읽으면 한 음절, 음절이 입체영상(3D)처럼 솟아오르는 느낌이다. 글을 읽는 게 두렵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받으면 항상 시간을 넉넉히 달라고 얘기한다. TV드라마 할 때는 미칠 뻔했다. 뮤직비디오와 CF계의 스타 연출자인 조진모 감독의 데뷔작 ‘수상한 고객들’은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눈에 많이 들어오는 영화다. 캐릭터가 많다 보니 드라마는 산만하고 해피엔딩 설정들은 억지스럽다. 그럼에도 눈길을 끄는 지점은 류승범의 고군분투와 성동일의 감초 연기다. 인터뷰 전에는 그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류승범은 “그런 이미지조차 나의 일부”라고 말했다. 70여분의 인터뷰가 끝난 뒤 기자의 뇌리에는 뼛속 깊이 고민하는 배우의 잔상이 남아 있었다. 그의 식으로 표현하면 ‘문명세계’에 온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정체성에 대한 답을 찾고 있는 셈이다. 30대의 끝자락쯤, 질풍노도의 시기를 끝내고 그가 그릴 ‘큰 그림’을 기대해 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싱글 라이프] “신묘년엔 일·사랑 두 마리 토끼 다 잡을 거예요”

    [싱글 라이프] “신묘년엔 일·사랑 두 마리 토끼 다 잡을 거예요”

    늘어난 뱃살, 금연 실패, 학업 포기 등…. 한해를 돌아보면 아쉬운 것 투성이다. 연초에 세웠던 거창한 계획과 야심찬 목표는 어느새 기억 속에 묻힌 지 오래. 너무 쉽게 포기한 건 아닌지, 너무 쉽게 돌아선 건 아닌지 뒤돌아볼 때다. 또 오늘의 후회를 거울 삼아 내일의 희망을 설계할 때이기도 하다. 쑥스러움 탓에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다가서지 못했던 소심남부터 자기 계발에 소홀했던 ‘2030’세대까지 올 한해 싱글들의 반성을 정리하고 결혼, 취업 등 다양한 새해 소망을 들어본다. 실천가능 다짐으로 작심삼일 타파 회사원 손미현(30·여)씨는 올해 꼭 해보고 싶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 한 가지 일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 손씨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은 바로 ‘기부’. 연초부터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다짐했지만 결국 1만원도 제대로 기부하지 못했다. 특히 연말 TV 프로그램을 통해 빈곤 가정이 카메라에 비춰질 때마다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올봄에 설악산에 올랐을 때 해돋이를 보면서 자신과의 약속으로 삼았다는 그다. 손씨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좋은 일이고 너무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면서 “내년에는 작은 금액이라도 기부를 해서 스스로에게 떳떳해지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마케팅 업무를 하는 김현우(31)씨는 올 한해 본인에게 큰 투자를 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직장에서 성과를 올리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새벽에 집에 돌아오기 일쑤였고, 자기 계발은 뒷전이었다. 업무에서 뚜렷하게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아니었지만 일 욕심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던 것. 늘 쫓기다 보니 몸무게는 일년 동안 무려 4㎏이나 줄었고 책 한권, 영화 한편 보지 못해 주변 사람과 일 얘기 빼곤 대화거리가 없어 쩔쩔매곤 했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갈 때는 몰랐지만 연말이 되니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대학원 진학 준비, 전국 유람 등 한해 목표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하나도 성취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 마음속엔 부끄러움만 가득했다. 그는 “매년 이것저것 거창한 계획만 여러 가지 세워놓고 하나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천할 수 있는 목표를 곰곰이 따져보고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김현수(20)씨. 서울에 있는 유명사립대에 진학했지만, 학교에 맞추느라 전공은 고려하지 않아 내내 마음에 걸렸던 그다. 한 학기가 지나도 흥미가 생기지 않자 그는 휴학계를 내고 ‘반수’에 들어갔다. 몇 개월 동안 다시 수학능력시험 공부를 했던 것.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지난해보다 성적이 더 떨어졌다. 난도가 더 높았던 까닭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나태함이었다. 이미 대학생이라는 안전장치가 여유로움을 준 데다 막상 다시 공부를 시작하니 생각보다 마음이 잡히지 않았다. 4개월 동안 제대로 공부한 시간은 한달 남짓. 실망해하는 부모님을 보며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다른 이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인데 너무 안이하게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내년에는 정말 독하게 재수생처럼 수능에 매달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새해엔 기필코 살 빼고 말 거야 잡지사 기자 홍수연(28·여)씨의 새해 첫 미션은 다이어트. 163㎝의 키에 50㎏이었던 체중은 연말 끊이지 않는 술자리와 함께 하루가 다르게 늘었다. 두달 새 벌써 9㎏이나 늘어난 것. 초등학교 시절부터 비만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다가 대학 입학과 동시에 살을 빼 겨우 남자친구를 사귀었던 아픔을 가진 그라 불어난 체중이 더 무섭다. 그는 “10여년이나 요요현상 없이 관리를 했는데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인지 회식 때만 되면 폭식으로 기분전환을 하는 것 같다.”면서 “옷도 맞지 않고 불어난 몸집을 거울로 볼 때마다 속이 상해 기분까지 다운된다.”고 말했다. 최근 식욕억제제까지 복용했다는 그는 “이제는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절제하는 마음과 스트레칭, 식이조절로 예전 몸매를 되찾을 생각”이라면서 “예전 기억을 되살려 다시 한번 나 자신과의 싸움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이예지(22·여)씨도 2년 전부터 꿈꾸다 계속 미뤄 왔던 목표를 내년에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바로 피아노 배우기. 그는 6살 때 동네 피아노 학원을 다니기 시작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연주하는 것을 그만뒀다. 그는 “베토벤 소나타, 모차르트 소나타 같은 클래식 음악을 연주했는데 도 단위 피아노 대회에 나가서 우수상을 받을 만큼 실력이 좋았다.”면서 “중학교 이후로 그만뒀더니 어떻게 피아노를 치는지조차 잊어버렸다.”면서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가며 스스로 뿌듯해하고 스트레스도 풀었던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 내년에는 자랑할 만한 나만의 취미를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지나간 사랑은 털고 새 인연 맞이하기 공무원 황수진(27·여)씨는 지난해 말 남자 친구와 헤어졌던 아픈 기억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자친구와 알콩달콩 사랑을 속삭이며 보냈던 1년 전 크리스마스와 달리 올해 크리스마스는 씁쓸하게 홀로 방에서 영화 DVD를 쌓아두고 보면서 지냈다. 오랫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안 좋게 헤어져서인지 그는 “아직도 남자를 만나는 것이 두렵다.”며 당분간 솔로로 지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언젠가는 상처 받은 아픔이 치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남은 겨울도 영화 감상, 스노 보드 타기 등 취미 생활을 하며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론 친한 대학 친구들과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며 떠는 수다도 그녀의 상처를 달래는 치유제다. 그는 “억지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외로움 때문에 아무나 사귀는 것보다 가끔씩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친구들과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홀로서기를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장모(28)씨의 새해 소망은 여자 친구 만들기다. 그는 “서른이 다 돼 가는 나이에 애인 없이 한해를 시작한다는 게 너무 서글프고 초라하게 느껴진다.”며 내년에는 연애에 올인하기로 했다. 지난여름 중국 여행 중 만난 한 여성과 핑크빛 로맨스를 시작할 뻔 했다가 수줍은 마음에 대화만 나누고 마음을 전하지 못한 게 여전히 미련이 남는다는 그다. 내년이면 취업이 바로 코앞에 다가오기 때문에 영어 공부 등 스펙 쌓기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지만 여자 친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새해에는 취업과 사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게 꿈”이라며 웃었다. ‘사생결단’ 취업준비·금연결심 장씨와 반대로 고시생 김성용(25)씨는 준비하고 있는 외무고시 합격이 가장 큰 목표다. 대학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외무고시에 뛰어들었지만, 1차 합격도 버거운 상태. 그러나 그는 내년 시험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집에서 나와 올봄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가면서 친구들과 연락도 끊고 휴대전화 번호까지 바꿨기 때문. 2년여 가까이 만났던 여자 친구와도 헤어졌다. 그는 “가족, 연인, 친구들에게서 떠나 공부만 생각하니 차라리 마음이 홀가분하다.”면서 “1차 시험이 2월이라 시간이 촉박한 상태이기 때문에 마무리 공부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또 “1차 합격을 하고 나면 점점 더 자신감이 생기지 않겠느냐.”면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취업 준비생 김성훈(30)씨는 올해 부모님에게 매번 투정만 했던 모습을 떠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 낙방해 부모님을 볼 면목이 없었지만 이상하게도 집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짜증을 내면서 속상한 말을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부모님은 그때마다 “너만 취업 준비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말을 모질게 하니.”라고 타박을 주면서도 서운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지막 관문인 면접에서 수십번이나 실패를 맛본 그는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어 부모님에게 끊임없이 화만 냈다. 김씨는 “친구들을 보면 내가 왜 사나 싶어 부모님에게 정말 못할 짓을 한 것 같다.”면서 “내년에는 꼭 좋은 곳에 입사해서 부모님의 서운한 마음을 풀어드리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회사원 최진우(32)씨는 올해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다 실패한 ‘금연’에 본인 역시 두손을 든 것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10년이나 담배를 피운 탓에 담배를 끊기가 너무 어려워 침, 전자담배, 약 등 사용하지 않은 금연보조제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담배를 피지 않으면 머리가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고 기력도 떨어져 손에서 놓기가 어려웠다. 주변 친구들까지 “담배를 끊겠다고 말해놓고 1년이 지나도 아직 피고 있네.”라고 놀리지만 담배와 담을 쌓는 것은 밥을 먹지 않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심지어 흡연 욕구를 줄이기 위해 집에 있는 라이터와 담배에 물을 뿌려 쓰레기통에 버려도 1시간만 지나면 저절로 발길이 동네 담배가게로 향할 정도였다. 그는 “담배를 줄여서 금연에 도전해 보기도 하고 여자친구와 보건소에 가보기도 했지만 갖은 수를 다 써도 담배를 멀리하기가 어려웠다.”면서 “집에 ‘나의 목표는 금연’이라고 쓴 큰 액자까지 걸어놓았다. 내년에는 반드시 담배와 이별하는 데 성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민경·정현용·이민영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또 난장판 국회… 국민은 울고 싶다

    우리 국회의 고질병이 또 도졌다. 한밤 난투극으로 폭력 국회가 재연됐다. 예산국회는 폭력의 기록을 3년 연속으로 늘렸다. 야당은 국회 곳곳을 점거해 민주주의 전당을 무법천지로 전락시켰다. 한나라당은 국토해양위원회 회의장을 봉쇄했고, 예결위에 이어 본회의에서도 예산안을 단독 처리해 다수의 횡포만 통하는 그들만의 국회로 추락시켰다. 민생법안은 그 틈바구니에 끼여 국민 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정쟁에 빠져 허우적대는 정치권 때문에 국민은 울고 싶다. 국회 폭력쇼는 이틀째 계속됐다. 한나라당 현기환 의원은 병원에 실려가고,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얻어 맞고, 여성 보좌진은 깔려 실신하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본회의장 유리는 산산조각 났다. 동원된 의원 보좌진 등이 내뱉는 농담은 서글프다. 그들은 미디어법 통과 때 익혔던 싸움 기술을 이번엔 초반부터 실행했다고 자랑스럽게 떠들었다. 여야 구분 없이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챙길 건 다 챙겼다는 말은 또 뭔가. 난투극 전에 잇속부터 열심히 채웠다니 순발력이 놀라울 뿐이다. 얼마 전 세비 5.5% 인상도 모자라 ‘청목회 면죄부법’을 슬그머니 추진하더니 의원들의 뻔뻔함은 끝이 없다. 국회는 안도, 밖도 못 본다. 6·25 이후 최악의 안보 위기에도 적전 분열이다. 연평도 피란민을 돌볼 생각도 않고, 구제역 확산에 조류 인플루엔자까지 터져도 오불관언이다. 그들은 흑백 논리에 빠져 산더미처럼 쌓인 민생법안을 못 본다. 한나라당은 171석이란 수의 힘만 믿고 걸핏하면 강행처리, 단독처리다. 소수 야당을 끌어안는 정치력도, 민심을 두려워하는 조심스러움도 없다. 야당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인 4대강 사업을 포기하라며 반대만 외쳐댄다. ‘대안 정당’으로 발돋움하려는 몸부림도, 민심을 업으려는 호소력도 찾을 수 없다. 4대강 예산 쌈박질에 폭력국회의 씨앗은 이미 잉태됐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실력 저지와 단독 처리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국회 폭력을 막겠다며 추진해온 국회선진화법안은 1년 넘게 상임위 상정도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단독 처리하려면 이것부터 했어야 했다. 여야는 사생결단식 난투극 버릇을 뜯어고쳐야 한다. 아니면 차기 총선 때 그들을 쫓아낼 것이다.
  • [여야 청목회 후폭풍] ‘사생결단’ 민주

    검찰이 국회 본회의 중 여야 국회의원 11명의 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데 대해 7일 민주당은 하루 종일 결기로 넘쳐났다. 원내대표 기자간담회와 긴급 최고위원회, 의원총회 등 줄줄이 잡힌 일정이 비상 상황임을 대변했다. ‘사생 결단’이라는 표현이 공식 회의석상에서 자주 나왔다. 손학규 대표는 이번 사태를 “하반기 현안에서 야당을 배제하기 위한 청와대의 정치공작”이라고 못박았다. 비공개 의총에서는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 검찰총장 탄핵, 집단 농성 등 강경 대응론이 쏟아져 나왔다. 한 참석자는 “비공개 발언자 6명 가운데 2~3명이 국회를 아예 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박주선·정세균 최고위원은 김준규 검찰총장 탄핵과 이귀남 법무장관 해임을 요구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검찰의 칼끝이 자신을 향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내가 C&그룹 임병석 회장과 임갑표 수석 부회장을 만나고 나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1700억원의 은행 대출을 부탁한 일이 있다는 내용이 검찰에서 확인됐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위축된 분위기도 없지 않다. 복수의 당 관계자가 전한 “현재 10여건의 정치권 수사에 당 소속 의원 20여명이 연루돼 있고 여론도 검찰이 잘하고 있다는 쪽에 기울어 있다.”는 반응은 당이 처한 입지가 넓지 않음을 시사한다. 8일이 예산국회 첫날이지만 본회의를 요청하지 않았다. 법사위와 행안위 등 관련 상임위 차원에서 현안 질의를 준비하기로 했다. 전현희 대변인은 “이날 야5당 원내대표 회담과 규탄집회, 국회의장 오찬 등을 통해 대책을 논의하고 수시로 의원총회와 상임위 간사단 회의를 열어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영화 ‘참을 수 없는’ 히로인 추자현 인터뷰

    영화 ‘참을 수 없는’ 히로인 추자현 인터뷰

    어느덧 서른이 넘었다. 그저 ‘예쁘장한’ 연예인 정도로 알았지만, 어느새 ‘연기파’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됐다. 영글어 가는 연기력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배우, 바로 추자현(31)이다. 이번엔 권칠인 감독의 ‘참을 수 없는’에서 30대 미혼녀 ‘지흔’으로 돌아왔다.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그와의 수다 속에서 추자현이 참지 못하는, ‘참을 수 없는’ 리스트를 꼽아 봤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1) 나이 서른 사실 이런 영화, 그다지 새롭지는 않다. 이미 권 감독은 ‘싱글즈’(2003)에서 29살 미혼 여성의 일탈과 애환을 녹여냈다. 하지만 추자현은 강조한다. ‘참을 수 없는’의 캐릭터는 29살 싱글즈와 분명한 거리가 있다고. 30대 여성들만의 ‘참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고 일갈한다. “서른. 참 무겁고 견디기 어려운 말이죠. 어찌 보면 20대에 비해 더 신중할 수밖에 없잖아요. 결혼에 대해,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마냥 ‘내일 생각하자.’하고 툭 내뱉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영화는 싱글즈보다 좀 더 무거울 수 있어요.” 추자현 역시 30대 미혼녀인 만큼 지흔의 내면을 끌어내는 데 최적의 조건. 이건 연기가 아니라 어쩌면 본인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쉽게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지흔이 충분히 이해가 됐거든요. 물론 제 모습과 완전히 겹치지는 않지만 제 안의 지흔이를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왜 사람은 누구나 다중적이잖아요.” (2) 평범함 추자현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들고 내심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장르 영화가 아니다 보니 큰 특색을 발견하지 못했단다. 하지만 추자현, 평범함을 참을 수 없었다. 뭔가 다르게 하기 위해 살을 많이 붙여나갔다. “구체적으로 어떤 살을 붙였느냐.”고 묻자 추자현의 긴 수다가 돌아온다. 그 ‘설’(說)들을 요약하면 이렇다. “영화는 지흔이 술에 취해 남자를 병으로 때리면서 시작합니다. 저는 그 장면이 자연스럽길 원했어요. 영화처럼 보여선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한 거죠. 술에 취한 모습이 너무 부각되지 않게, 속된 말로 ‘오버하지 않게’ 디테일을 챙겼어요. 또 이로 인해 유치장에 갇힐 때에는 좀 가볍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관객이 애정을 갖게끔. 회사에서 해고되고 합의금 때문에 결국 절친 경린(한수연)의 집에 신세를 지는 장면도 공을 많이 들였죠. 왜 빨래대 떨어지는 장면 있죠? 그거, 제가 설정한 거예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보이지만 친구에게 신세를 져야 하는 짜증이 배어 나오는 소재가 필요했거든요. 경린의 남편 명원(정찬)과 야구장에서 만나는 장면도 중요해요. 최대한 힘을 빼려고 했어요. 감정이 과잉되면 자연스럽지 못하니까요. 감정선 조절을 통해 조금은 다르게 표현하려 애쓴 결과였습니다.” (3) 드센 역할 “너무 센 역할만 한다는 질문, 많이 들으셨죠?”라고 묻자 기다렸다는 듯 치고 나온다. “아까도 어떤 분이 ‘이번에도 무서운 역할인가요?’라고 묻더라고요.”라며 웃는다. 질문을 예상한 듯 공식처럼 말을 이어가는 추자현. “예쁜 역할, 물론 좋죠. 하지만 제 나이 서른. 보다 격정적이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연기한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봐요. 생각해 봐요. 방송이 아니라 영화잖아요. 제약이 없어요. 드라마 속 기생과 영화 속 기생은 달라야죠. 왜냐. 19세 관람등급이 있잖아요. 뭐가 걱정이에요. 그저 전 배우이고, 제가 하는 건 연기일 뿐인데….” ‘사생결단’(2006)의 마약 중독자, ‘미인도’(2008)의 표독스러운 기생 등 추자현이 맡았던 역할은 다소 강했다. 캐릭터가 굳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없었을까. “저는 괜찮은데 기자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하하.” 호탕하게 웃는 추자현. “사실 제작자 분들이 예쁜 역할에 저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전 다양한 배역을 맡고 싶어요. 나로 인해 관객을 소름 돋게 만들고도 싶고요. 이미지 때문에 어느 순간 제가 역할을 마다하는 그런 순간이 올까 봐 그게 더 무서워요. 아직은 제 자신을 못살게 굴고 싶거든요.” (4) 저평가된 배우 나이에 비해 농익은 연기력으로 충무로의 기대를 받고 있는 추자현. 일각에서는 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배우 중 한 사람으로 추자현을 꼽는다. 이런 시각을 전하자 “제가요? 글쎄요….”라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사실 전 지금 이 인터뷰 순간도 신기해요. 부족한 게 너무나 많은데 영화 보고 인터뷰하겠다고 기자들이 찾아오고….” 너무 겸손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미인도’ 때의 얘기를 끄집어낸다. “미인도를 보고 나서 낯이 뜨거워졌어요. 너무 내 것만 하는 게 보였거든요. 그땐 영화가 뭔지 몰랐죠. 편집이 뭔지, 영화의 감정선이 드라마와 어떻게 다른지 헤맨 거죠. 자괴감이 엄청났어요.” 하지만 추자현은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물론 내가 잘못 가는 건 아니구나, 옳게는 가고 있구나, 이런 생각은 들었습니다. 동기 부여가 됐죠.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멀어요. 고작 영화 4편을 찍었는데 저평가라는 말이 나오는 게 오히려 어색한 걸요? 하하.”
  • 가스통·알몸시위 中 ‘강제철거’ 갈등폭발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중국에서 불법 강제철거로 인한 주민과 개발업체의 갈등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폭력적인 개발업체에 대항해 가스통을 매달고 끝장 시위를 하는 중년여성이 현지 언론매체에 보도되는가 하면 알몸으로 항의하는 20대 여성이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중국 인터넷 사이트 런민왕(人民网) 에 따르면 최근 네이멍구의 후허후터의 한 철거예정 아파트에서 한 중년 여성이 가스통을 옆에 두고 개발업체의 일방적인 철거통보에 분노를 드러냈다. 그녀가 사생결단 시위를 감행한 이유는 재개발업체가 이주를 거부하는 주민들에게 실제 총알을 넣은 협박편지를 보냈기 때문. 현지 주민들은 아파트 건물 외벽을 부수고 협박하는 개발업체에 대응해 자살시도를 벌이는 일촉즉발 상황이 벌어졌다. 이어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는 허베이성 시링에 사는 한 20대 여성이 강제철거에 반발해 옥상에 올라가 옷가지를 벗어던지며 반발했다. 이 시위로 주변 도로에 정체가 빚어지고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으나 2시간 만에 경찰에 연행됐다. 일방적인 강제철거를 감행하는 일부 개발업체의 만행이 시작되면서 ‘딩즈후’(끝까지 버티는 철거민)와 강제 철거업체의 대전을 모티브로 한 게임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등 재개발 열풍에서 비롯된 민심이 악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에 강제철거를 단속하라는 긴급통지를 내렸지만 부동산개발업체에게 토지를 넘겨 큰 수익을 얻으려는 지방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깔깔깔]

    ●거짓말의 결과 -거짓말을 한마디 하면 지탄을 받지만 -거짓말을 한 권 하면 작가가 되고 -거짓말을 한 페이지 하면 선거에서 당선된다. ●50대 이후의 10계명 1. 일일이 알려고 하지 마소. 2. 이것저것 간섭하지 말고, 이유를 알려 하지 마라. 3. 삼삼오오 자주 만나서 즐겁게 살아라. 4. 사생결단하지 말고, 사사건건 시비 걸지 마라. 5. 오기 부리지 마라. 6. 육체적 스킨십을 즐겨라. 7. 70%에 만족하라. 8. 팔팔하게 살고, 팔팔할 때 많이 다녀라. 9. 구구절절 변명하지 말고, 구질구질한 것은 버려라. 10. 10% 봉사와 기부를 하며 사세요.
  • [사설] 서울시장 선거, 市政공약으로 승부하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어제 예상대로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지난 3일 한나라당의 후보로 확정된 오세훈 현 시장과의 한판승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유선진당의 지상욱 후보, 민주노동당의 이상규 후보, 진보신당의 노회찬 후보도 출사표를 던진 상태지만 오 후보와 한 후보의 대결로 사실상 압축됐다. 오 후보와 한 후보는 오늘 오전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첫 공식 격돌한다. 오 후보와 한 후보는 남녀 대결이라는 점을 넘어 현직 시장과 총리 출신의 대결인 데다 차기나 차차기 대권 후보로도 거론된다는 점에서 서울시장 선거는 이번 6·2 지방선거의 최대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대한민국 수도라는 상징성 때문에 지난 1995년 1기 지방선거를 실시한 이후 지방선거 때마다 최대의 관심을 끌었던 곳은 서울시장 선거였다. 게다가 서울시장 출신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지난 2007년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서울시장의 중요성과 위상은 더욱 커진 게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여야 모두 이번 지방선거 중 서울시장 선거에 인적·물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사생결단(死生決斷)식이다. 다른 곳에서는 패배하더라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면 6·2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명분도 있다. 여야,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서울시장 선거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실이 그렇지만 서울시장 선거는 대통령 선거가 아니다. 대선의 전초전일 수도 없다. 서울시와 서울시민의 삶의 질, 복지, 교육, 환경, 일자리 창출, 노인 및 장애인 정책 등 시정(市政)을 놓고 후보들 간에 치열한 토론과 공방이 이뤄져야 한다. 4대강 건설이나 천안함 침몰 등 국가적인 쟁점이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문제로 지방선거를 오염시켜서도 안 된다. 오 후보와 한 후보 등 서울시장 후보들이 모범을 보여 전국의 선거양상을 제대로 이끌기 바란다. 올해 서울시의 예산은 20조원을 넘는다. 서울시보다 인구가 많은 경기도의 올해 예산이 13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시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서울시의 유권자들도 어떤 후보가 서울시와 서울시민을 위해 바람직한지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 [객원칼럼] 핵안보정상회의 개최의 빛과 그림자/정인학 언론인

    [객원칼럼] 핵안보정상회의 개최의 빛과 그림자/정인학 언론인

    한국 원자력이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지 불과 32년 만에 세계 원자력의 총아로 떠오르며 세계 속의 원자력으로 탈바꿈을 시작한다. 세계 원자력의 맹주격인 프랑스 아레바를 제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원자력 발전 수출을 성사시킨 데 이어 이번엔 핵안보정상회의 두번째 회의를 주최하게 되었다. 핵안보정상회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완장을 두르고 거들먹거리던 감시 일변도의 세계 원자력 정책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세계 각국이 감시자 겸 피감시자의 당사자가 되어 스스로 원자력을 평화적으로만 활용토록 하자는 새로운 지평이다. 핵안보정상회의 개최는 세계 원자력 정책에서 방관자였던 한국을 주연 배우로 변신시키는 정상 외교의 쾌거일 것이다. 한국의 원자력은 발전량으로 보면 세계 다섯 번째이고, 원자력 발전 기술의 중요 지표인 발전소 이용률은 93%를 웃도는 세계 최고다. 원자력 발전소 하나를 건설해 내는 기간은 50개월 남짓으로 세계 정상의 기술력과 건설공정 관리력을 보유하고 있다. 원자력은 국내 전기의 40%를 감당하고 있으며 석탄의 절반, 석유나 가스의 25%에 불과한 싼 값으로 전기를 공급해 준다. 그러나 화려한 한국 원자력의 뒤안길에는 그 금자탑만큼이나 길고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이는 정부가 정상외교로 일궈낸 원자력 수출에 이은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를 한국 원자력이 세계 원자력으로 도약하는 구름판으로 삼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독소들이다. 지난해 7월이었다. UAE의 원자력 발전소 수주 경쟁이 본격화될 무렵이었다. 한 유력 신문이 원전 수출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과제를 다룬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자 한국 원자력 전체를 관장하는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고 한다. 신문 보도를 원전 수출을 훼방하려는 악(惡)으로 규정하고, 내부 제보자를 찾기 위해 사원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은 물론 이메일과 회사전화 통화기록을 샅샅이 뒤졌다. 신문 보도 내용은 사실이었지만 최고 경영자의 지시로 빚어진 소동은 보름이 넘게 이어졌다. 시시비비를 떠나 외부 지적은 악이라고 배격하는 한국 원자력의 극단적인 기밀주의가 빚어낸 안쓰러운 해프닝이었다. 극단적인 기밀주의는 자칫 공기업의 혼(魂)마저 망각하게 하기 십상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19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도록 되어 있다.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 지난해 6월, 6.25%의 표면금리로 5년 후에 갚기로 하고 해외에서 10억달러를 차입했다. 문제는 6.25%의 이자를 주고 외화를 빌려서 이익이 생기면 70% 범위 내에서 배당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프랑스 아레바사에 무려 1억 2900만유로를 투자했다는 점이다. 아레바의 핵농축 사업이 이익을 낼 때까지 무이자로 사업자금을 대준 셈이었다. 내부적으로 문제가 안 될 리 없었다. 이사회 역시 그냥 넘어갈 리 없었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전체 차입금의 13%가 그대로 넘어갔다. 개인 기업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경영적 판단이었다. 더구나 당시 프랑스 아레바사와는 UAE 원전 수출을 놓고 사생결단을 하던 터였다. 우리는 자동차, 반도체 기술을 처음에 모두 다른 나라에서 배웠다. 그들을 따라잡으려고 몸부림쳤고, 그리고 지금은 맨 앞자리에 섰다. 기계적 기술을 완성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다운 기업문화를 만들어 냈다. 지금 세계의 원자력으로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국 원자력은 자기 보호적인 기밀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원자력 사람들’이 독점했던 한국의 원자력을 국민의 원자력이 되도록 벽을 허물어야 한다. 그리고 세계 기업의 혼을 형상화해야 한다. 극단적 기밀주의와 국민의 무관심에 편승한 반기업적 원자력 경영을 반성해야 한다. 정부가 외교적으로 마련해 준 한국 원자력의 도약대를 결코 헛디뎌서는 안 될 것이다.
  • 아르헨 야당 시의원, 여당대표에 권총결투 신청

    아르헨 야당 시의원, 여당대표에 권총결투 신청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결투를 신청한다. 결투를 받아들이겠는가.” 21세기에도 이렇게 도전장을 보내 결투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아르헨티나 정계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결투를 신청한 사람은 현직 야당 지방 시의원, 도전을 받은 사람은 같은 지방 시의원 여당대표다. 17일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벌어진 곳은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州)의 자치도시 엔세나다라는 곳. 엔세나다의 시의원이자 지방정당 ‘공화제안’의 대표인 미겔은 최근 여당인 페론당 엔세나다 시의회 원내대표 루이스에게 도전장을 보냈다. 도전장에는 “목숨을 건 결투를 신청한다. 결투의 조건과 사용할 권총을 선택해 알려달라.”고 적혀있었다. 도전장을 받은 여당 대표는 “여야 간 차이가 있다면 대화를 통해 얼마든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인데 이런 장난 같은 리얼리티 쇼가 과연 필요한지 모르겠다. 야만의 극치다.”라고 불쾌해 했다. 하지만 권총 결투를 신청한 야당 대표는 “여당이 야당이 중상모략하고 있는 데다 우리 당 소속 여자의원의 명예까지 훼손했다.”면서 여당대표와 대결하겠다는 뜻을 꺾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엔세나다 시의회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신경을 곤두세우기 시작한 건 야대여소에서 여소야대로 시의회 구성이 바뀐 지난해 12월부터다. “시가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건 시의회를 장악하고 있던 야당의 책임”이라고 여당이 공세를 편 게 발단이다. 야당 소속의 한 여성의원이 임신으로 오랜 기간 시의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자 여당은 “시의원의 책무를 소홀히 한다.”고 공격을 퍼부었다. 야당 대표 미겔은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게 여당인데 공공부채의 책임을 야당에 돌리는 게 말이 되는가.”라면서 “여당이 엉뚱한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결투로 사생결단을 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신 때문에 불가피하게 등원하지 못하는 우리 당 여성의원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건 도덕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억울하게 공격을 당한 여성의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결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현행법이 권총 등 무기를 사용한 결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도전장을 보낸 것도 위법”이라며 “야당대표에게 벌금형이 내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아르헨티나 네티즌들은 “아무리 정치판이 싸움판이 됐다지만 권총결투가 웬말이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이제는 메달의 벽도, 기록의 벽도 없다

    이 젊은이들에게 세상 무엇이 두려울까. 20대의 패기와 열정, 자신감과 승부근성으로 똘똘 뭉친 대한민국의 젊은 승부사들이 연일 얼음판 위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0m 은메달리스트인 이승훈은 어제 새벽(한국시간)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금메달을 따냈다.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 선수가 실격 처리되는 운도 따랐지만 12분58초55의 기록은 올림픽 신기록이자 아시아 선수 최초의 12분대 진입으로 놀랄 만한 성과다. 피겨퀸 김연아도 어제 낮에 열린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로 78.50점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자신이 세웠던 세계 최고기록을 깨뜨렸다. 자기 자신만이 유일한 라이벌인 그녀가 가장 힘들고 외로운 싸움에서 또다시 승리한 것이다. 4년 전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이번 밴쿠버 올림픽에서 연달아 벌어지고 있다. 이승훈 선수의 5000m 은메달 획득만 해도 기적이라 여겼는데 모태범·이상화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를 석권하는 세계적 이변을 연출했고, 마침내 스피드스케이팅 최장거리 1만m까지 휩쓸며 순식간에 빙속 강국으로 우뚝 섰다. 김연아의 신기록 행진도 놀랍긴 마찬가지다. 경기 전 드레스 리허설 때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해 우려를 낳기도 했으나 실전에 강한 평소 모습대로 한치 흐트러짐 없이 경기에 임해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하는 장면은 짜릿한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의 벽과 기록의 벽은 오랫동안 우리 앞을 가로막았다. 기성세대가 넘지 못할 벽이라고 지레 넘겨짚고 외면했던 그 장애물들을 우리 젊은이들은 사생결단의 자세가 아니라 진심으로 즐기는 태도로 하나씩 뛰어넘고 있다.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의 성취를 위해 노력하는 그들에게 부족함은 있을지언정 두려움은 없다. 이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들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김연아를 비롯해 우리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남은 경기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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