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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삼웅 칼럼] 불복종운동과 헨리소로

    여러 해 전 미국 보스턴에 머물때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통나무집을 짓고살았던 월든 호반을 찾았다. 보스턴에서 서북쪽으로 30마일쯤 달리면 콩코드마을이 있고 여기서 몇 마일 더 가면 경관 좋은 월든 호반이 천고의 옛 모습을 자랑하듯 고요히 자리잡고 있다. 소로가 인적이 없는 이곳에 오두막집을 지은 것은 28세 되던 1845년의 일이다. 미국독립 100주년인 7월 4일을 기해 집을 짓기 시작했다. 이 집은 폭이10피트, 길이 15피트, 8피트 기둥들로 지어졌다. 총 비용이 29달러(당시) 들었고 나머지는 모두 직접 노동으로 이루어졌다. 소로는 이 집에서 2년여 동안 자연생활을 하며 살았다. 개간한 땅에서 심은콩을 주식으로 하였으며, 월든 호수에서 고기를 잡아 부식으로 먹었다. 이런식생활로 1년 식비가 9달러를 넘지 않았다. 이곳 생활에서 그는 사색을 깊이 했고 본연의 자신으로 돌아가 순수한 말과행위의 시인이 되었다. 내가 찾았을 때는 원형대로 복원한 통나무집은 풍상에 바래고 안내원이나관리인도 없었다. 그렇지만 소로가 살았던 흔적은 곳곳에배어 있었다. 하버드대학 출신으로 세속적 성공에 회의를 느낀 소로는 2년여의 짧은 ‘숲속의 생활’이지만, 그리고 하루동안의 감옥생활에 불과했지만 그는 적어도21세기 인류가 지향하는 두가지 사상적 조류를 남겼다. 20세기에도 ‘뜻있는’사람들에게 그의 영향력은 지대했다. 소로의 자유주의와 비폭력 불복종사상은 19세기 후반 영국 노동당의 이념적지표가 되고, 톨스토이가 비폭력주의를 내세우며 평화운동을 전개하게 되고, 간디의 인도독립운동의 지침이 되고, 마틴 루터 킹의 비폭력 흑인해방운동으로 전개되고, 일본 우치무라 간조(內村鑑三)의 절대반전운동·무교회주의의 원천이 되었다. 한국의 함석헌·김교신 등은 우치무라의 영향을 받았다. 소로의 사상은 21세기 인류가 지향하는 양대 사상적 조류로 이어진다. 자연주의와 시민운동이 그것이다. 그는 무척 자연을 사랑했다.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 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내가 마침내 죽음을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월든) 우리가 요즘에야 자연보호운동에 나서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에 비하면 150여년 전 소로의 실천적 자연주의사상이 얼마나 앞선 것인가를 알게된다. 소로는 개인의 자유가 국가권력보다 더 높다고 생각하는 자유주의자다. 이같은 신념에서 미국의 멕시코 침략 전쟁과 노예제도에 반대하고 인두세의 납부를 거부했다. 이 때문에 콩코드감옥에 갇히고 짧은 감옥살이지만 값진 경험으로 ‘시민의 불복종’을 쓴 계기가 되었다. “지배하는 것이 가장 적은정부가 최상의 정부”란 명구로부터 이 책의 서두는 시작된다. 에머슨이 감옥에 있는 소로에게 “너는 왜 그곳에 있는가?”하고 물었을 때 “당신은 왜 이곳에 있지 않습니까?”하고 되물었다는 이야기에는 묵시적인뜻이 함축된다. “누구라도 부당하게 감옥에 투옥하는 정부밑에서는 의인을위한 참된 장소는 감옥이다”란 경구에서 우리는 소로의 실천적 자유인의 모습을 찾게 된다. 최근 낙천·공천철회 운동과 이를 봉쇄한 선거법에 대해 총선연대가 불복종으로 맞선것은 실정법과 시민권(천부인권)의 숙명적 대립이라 할 수 있다. 시민불복종운동을 옹호하는 데 있어서 소로는 몇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부당한 법이 있다고 하자. 그때 우리는 이를 지키는데 만족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그것을 수정하려고 노력해야 하는가? 수정할때까지 지켜야 하는가? 아니면 즉시 그것을 어겨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나는 정의에 준할만큼 법에 대한 존경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옳다고 믿는유일한 의무는 언제든지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행하는 것이다”라고 답한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다수가 아니라 개인의 양심이다. 즉 우리는먼저 인간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연후에 국민이어야 한다”는 것이 소로의 명쾌한 해답이다.
  • 이재선씨 염색전 ‘有·情·風·景’

    전통적인 호염(糊染)기법을 회화적으로 풀어내는 섬유작가 이재선교수(성신여대 공예학과)가 ‘유(有)·정(情)·풍(風)·경(景)’이란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15일까지,인사갤러리(02)735-2655. 호염은 밀가루에 명반과 구연산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천에 바르고 이것이마르는 동안의 변화를 작업으로 표현하는 기법.작가의 호염작업은 수없는 반복작업을 통해 이뤄진다.그 반복의 과정에서 물성(物性)에 감성이 부여되고,인위적인 이미지와 자연적인 이미지가 시차를 두고 생겨난다.염색이라는 인위적이고 차가운 작업을 순수한 감성적인 작업으로 전환시키고 있는 것이 그의 작품세계의 특징이다. 작가는 작품의 근원을 자연에서 찾는다. “자연은 항상 순환하면서 그곳에 있다.자연은 순리적인 삶을 일깨워주고,모든 것을 포용한다”이러한 자연에 대한 믿음이 깔린 그의 작품은 그래서 풍요로운 사색의 공간이 되고 넉넉한 마음의 귀의처가 된다.갈색톤을 기조색으로 삼는 그의 작품들은 서해의 노을빛을 닮았다.
  • 이국땅서 길어올린 사색의 편린들…러 망명시인 리진

    리진(70)은 러시아 볼가강변 추프리야노프라는 농촌에서 살고 있는 망명시인이다.함경남도 함흥 출신으로 김일성종합대학 영문과에 다니다 6·25전쟁이 터지자 인민군에 입대하여 참전했다.이후 소련에 유학하여 소련국립 영화예술대학 극작과를 졸업했고,57년 반체제 운동에 참가하다 망명했다. 최근 그의 시를 묶은 ‘하늘은 나에게 언제나 너그러웠다’(창작과 비평사)가 나왔다.지난 96년 나온 ‘리진서정시집’에 이어 국내에서 나온 두번째시집이다.지난 49년부터 95년까지 일기처럼 써온 2,000여편의 시 가운데 가려 뽑은 것이라고 한다. 이 시집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은 자연과 농촌을 그린 서경시다.시인이 망명생활을 하던 숲속의 농촌마을에서 접했던 자연과 농민의 생활,사냥,낚시,꽃등을 노래하고 있다.남북한의 문학적 환경과는 동떨어진 채 형성되어 남한식도 북한식도 아닌 그의 시는 파란 많은 그의 삶 만큼이나 독특하다. 그러나 새 시집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참전시 두편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이들 시에는 6·25 당시 ‘인민군’으로 남쪽군대와 싸웠던 때의 체험이 담겨 있다.인민군 출신이 쓴 참전시를 읽는 일은 매우 희귀한 경험이 아닐 수없다. 바삐파서/반신도 감출 수 없는/후툇길의 참호들이 뒤집히었다.//반시간을 탄우와 파편,폭풍이/온갖 생을 앗아가려/발악하였다. 초연이 걷혀가는 구덩이들 사이를/난데없는 까투리가 빠져나갔다.//그런데도,동무야,/암만 불러도/너는 입을 열지 않았다,/숨이 없었다.(1950)다급한 후툇길의 짧은 휴식시간에 씌어졌을 이 시는 전쟁의 참혹한 모습을그리고 있을 뿐 ‘적’에 대한 분노는 보이지 않는다.또 이념이 아니라 전쟁이 갖는 보편적 의미의 비극을 그렸다는 데서 남쪽의 문학도 출신 학도병이쓴 것과의 구별도 불가능하다.나아가 모스크바에 유학하는 동안 썼을 다음시에 이르면 실존의 위기에 대한 내면의 갈등이 더욱 선명하다. 바로 곁에서/열일곱살의 총각들이/피를 토하며 쓰러졌다.//나보다 단 세살이라도 덜 살아/이 세상의 티끌이 그만큼 덜 묻었을 너희의/어린 넋은 지금/어디서 떠도는지?운명은 나에게/죽음보다 더 무서운 시련을/업보로 마련해두고 있다는/예감이 나에게 있다.…(1953)그는 마치 소설의 주인공 처럼,냉전과 분단에 휩쓸려 조국과 가족을 등진 채살고 있다. ‘동상’이라는 제목의 다음 시는 그가 왜 그런 운명을 선택했는지,참혹한 역사의 책임을 누구에게 묻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청동의 폭군이/…/물 맑은 대동강의/언덕 위에 솟아 있다.…무수한 이런 동상 중/한 개만은 남겨두어라!…얼마나 못난 자가/얼마나 오래/새 세상을 망칠 수 있는지/경고로 되게!(1965∼1966)서동철기자 dcsuh@
  • 연세대등 6개대 대입논술 출제경향

    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경희대·한양대·경북대 등 전국 6개 대학은 7 일 시행한 2000학년도 대입 논술고사에서 동서고전과 현대문을 골고루 출제, 종합적인 사고능력과 독해력·표현력을 측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논제도 ‘인간과 제도’,‘인간과 돈’,‘인간과 환경’ 등으로 비교적 평 이해 쉽게 주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얼마 만큼 심층적·종합적으로 성찰하고 있는 가를 측정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 다.고액 논술과외나 암기식의 학습평가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 로 보인다. ?연세대 인문계 논술I에서는 춘향전,이청준의 ‘소문의 벽’,그리스의 비극 작품인 에우리피데스의 ‘메디아’에서 지문을 발췌했다.문제는 예문에 나타 난 인간관계의 특징을 분석하고 밑바탕에 깔려있는 공통된 논리를 자신의 관 점에서 비판하는 것이다. 자연계의 논술II에서는 제시문으로 조지 리처의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 드화’,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가 공저한 ‘계몽의 변증법’,에리히 프롬의 ‘자유에서의 도피’를 냈다.‘세 제시문은 현대문명이 빚어내는 부정적 현 상을 설명하고 있다.이러한 현상들이 발생하는 원인을 분석하고 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술하라’는 게 문제이다. ?고려대 독일의 철학자 아놀드 겔런의 ‘인간학적 연구’,프리드리 그렌츠 가 저술한 ‘아도르노의 철학’ 중 겔런과 아도르노가 ‘제도와 인간의 관계 ’에 대해 벌인 논쟁의 일부분을 지문으로 출제했다. 문제는 이들의 논쟁에 대한 수험생의 견해를 제시하는 것이다. 학교측은 “40여년 전의 논쟁이지만 오늘날에도 중요성이 여전하다는 측면 에서 예시문을 채택했다“면서 “제도 및 현실에 대한 분석력과 사고력 등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 ‘현대사회에서 돈이 지니는 의미를 개인이 추구해야 할 삶의 질 과 관련시켜 논술하시오’라는 문제로 (1,400∼1,600자) 서양의 고전과 현대 문 등 모두 3개의 작품에서 제시문을 뽑았다. 19세기 미국 자연주의 소설의 고전인 허먼 멜빌의 ‘모비 딕’과 독일 사회 학의 고전인 게오르그 짐멜의 ‘돈의 철학’미국 레스터 서로우 교수의 ‘ 부의 구축’ 등이 원전이다. ?경희대 인문·자연계열의 수험생 모두에게 친숙한 황순원의 단편소설 ‘송 아지’ 전문을 지문으로 제시,나름대로 논제를 찾아 견해를 밝히도록 했다. ?한양대 새천년 인류가 해결해야할 과제 중의 하나인 ‘환경문제’를 주제 로 택했다.슈마허의 경제학 저서인 ‘작은 것이 아름답다’,움베르토 에코의 문화비평 에세이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과학전문지 ‘과학사상’에 수 록된 ‘엔트로피’와 관련된 글을 지문으로 제시했다.경제학·인문학·과학 등 환경 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지문을 통해 환경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도록 요구했다. ?경북대 한용운의 ‘조선불교 유신론’의 일부 문장을 제시하고 채만식의 ‘미스터 방(方)’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네루의 ‘세계사 편력 ’ 브레히트의 ‘갈릴레오의 생애’ 통계청 자료 등 5개의 예시 자료를 활용 해 파괴와 유신의 논지를 파악,역사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논술하도록했다. 대학별 논술고사 문제는 대한매일 뉴스넷(www.kdaily.com)을 통해 볼 수 있 다. 박홍기 이창구 장택동 이랑기자 hkpark@
  • 청와대 외교안보실 崔星박사 수필집 내

    ‘금강산에서 패션쇼를 하고 싶다’-패션 디자이너가 아니라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통일전문가가 펴낸 통일 관련 에세이집의 제목이다. 에세이집은 청와대 외교안보비서실에서 일하는 최성(崔星)박사가 바쁜 공직생활 중 짬을 내 이룬 결실이다.통일전문가인 필자는 “통일문제와 관련한오랜 사색과 경험을 한데 모았다”고 설명한다.최박사는 지난 대선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쳐 공직에 몸담은 이래 지난 7월 베이징 남북차관급 회담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책에는 이색적 타이틀에서 느껴지듯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필자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통일운동가였던 고 문익환(文益煥)목사의 아들인 배우 문성근씨는 “(통일에 대한) 꿈을 비는 마음이 가득차 있는 것 같다”고 촌평했다.생전의 문목사가 ‘꿈을 비는 마음’이라는 시집에서 서울역에서 평양가는 기차표를 달라고 우긴 비화도 소개하면서…. 광주출신으로 고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최박사는 형제가 함께 청와대 비서로 일하는 드문 사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언론계 출신의 형 최진(崔進)씨도 현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 국장으로 근무중이다. 구본영기자 kby7@
  • 불황한파 매서워도 良書는 살아남는다

    새 밀레니엄이 눈앞에 바짝 다가섰다.지난 천년을 보내고 새천년을 맞는 설레임이 온 사회를 뒤덮고 있다.희망과 도전,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 가운데에서도 어제를 돌이켜 보고 차분히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필요하다.대한매일은 이를 위해 지난 10년 시대정신에 활기를 불어 넣은 양서가 어떤 것이 있었는지 살펴보았다.교수와 출판사 대표 등 관계자의 도움을 얻어 각 분야별 서적을 점검해 본다. ◆인문·사회◎제3의 길(앤서니 기든스 지음,생각의 나무 펴냄)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의정책 배경을 이룬 이론.갈브레이드의 ‘불확실성의 시대’,토플러의 ‘제3의 물결’,프란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사무엘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등에 이어 사회과학서적으로는 예외적으로 전세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나온 ‘제3의 길’은 아직껏 ‘진행형’이지만 미래의 통찰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21세기에도생명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죽이기(강준만 지음,개마고원 펴냄) 우리사회의 전라도 차별주의를 정치적 측면이 아니라 사회 의식,즉 지식인의 이중성을 파헤치는 방식으로 비판한다.오피니언 리더들의 약점을 폭로해 지식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탈식민지시대 지식인의 글읽기와 삶읽기(조혜정 지음,또하나의 문화 펴냄) 일상적 삶의 구석구석을 우리의 시각으로 들여다 본다.서구 학문의 권위나거대 담론에 기대어 말하는 것만을 학문인양 여기는 지적 풍토를 비판하고있다. ◆문화·예술◎욕망,그리고 도시와 문화-호모 픽토르 1(이화여대 기호학연구소 지음,호영 펴냄) 문화연구와 인간의 욕망구조를 접목시켜 우리의 일상을 해부한다.90년대 최신 대중영화에서부터 일상용어,춤 등의 문화현상을 통해 현대인의 의식에 노비(奴婢)심리가 각인돼 있음을 밝혀내는 등 다양한 시선으로 우리 일상생활을 탐구한다. ◎한국건축의 재발견(김봉열 지음,이상건축 펴냄) 옛 건축의 씨줄과 날줄을꿴 순례기로,건축만이 아니라 그 건축을 낳은 시대는 물론 사람과 정신을 알려준다.‘시대를 담는 그릇’,‘앎과 삶의 공간’ ‘이 땅에새겨진 정신’등 전 3권으로 이뤄졌다. ◎우연 또는 필연(강운구 지음,열화당 펴냄) 70년대 이 땅의 아름다운 것들과 빛나는 영혼들,그리고 그들을 질곡하는 온갖 악들을 정직하고도 준열하게 보여준다.황석영의 ‘객지’,신경림의 ‘농무’ 등에서 뛰어나게 형상화된이 땅의 모습과 사람살이 사진을 통해 잘 드러내고 있다. ◆과학◎새로운 생물학-자연속의 지혜의 발견(로버트 어그로스 등 지음,범양사 펴냄) 상대론·양자론 등 뉴턴 역학의 한계를 극복한 현대 물리학의 혁명이 생물학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생물학의 접근방식의 변화를 촉구한다.서울대 김상종 교수는 “생물을 바라보는 태도와 생물학을 연구하는 자세에 대해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한다”면서 “자연과학도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하다”고 말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린 마굴리스 등 지음,지호 펴냄) 생명체를 경쟁과 정복의 관계로 해석한 다윈의 ‘진화론’을 뛰어 넘어 ‘생명체의 평등과 공생의 관계’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생명 및 환경에 대한 철학적 사색이 깔려있다.과학서적에 대해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읽는 재미와 감동’을 얻을 수 있다. ◎거미의 세계(임문순 등 지음,다락원 펴냄)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거미의 종류,생활사,생태 등을 알려주고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게 해준다.‘생물생태의 교과서’의 전범을 제시하는,가치가 큰 책이다. ◆역사◎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한국역사연구회 지음,청년사 펴냄) 90년대를 대표하는 책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이들은 80년대가 이데올로기와 사회과학의 시대였다면 90년대는 역사학 대중화,문화적 개성의 발흥기라고 구획하면서 이 책이 그 결절점에 놓여있다고 말한다.용인대 이동철교수 등은 “향후 한국 역사학계를 이끌 소장학자들이 역사의 대중화에 새로운모범을 제시한 책”이라고 평가한다.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박영규 지음,들녘 펴냄) 기술의 엄밀성과 분량의 방대함으로 일반인들이 외면하는 조선왕조실록을 쉽게 풀이한 값진 책. 역사서로는 드물게 100만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장의덕 개마고원 사장은 “역사의식만을 강조하는 여타 역사서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도움말 주신 분(가나다 순)김동춘 성공회대 교수,김상종 서울대 교수,유지나 동국대 교수,이동철 용인대 교수,김학원 푸른역사 대표,이기웅 열화당 대표,이원중 지성사 대표,장의덕 개마고원 대표,한철희 돌베개 대표. 정기홍기자 hong@
  • [외언내언] 我 朝鮮

    최근 재일조선인총연합회(朝總聯) 기관지 조선신보가 한·일합방의 정당성을 기술한 일본 어린이용 도서‘我朝鮮’(우리의 조선)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조총련계 역사연구가 남영창씨가 일제시대에 약탈된 조선 문화재 관련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것이다. 책의 제목 ‘我朝鮮’에서 ‘我’는 일본을 가리킨 것이다. 한·일합방 다음해인 1911년 일본이 발행한 이 책의 내용은 조선합방의 전말 및 합방 이후의 이왕가(李王家) 처리문제를 비롯해서 조선의 지리,역사 등 총 90쪽 분량이다. 또 일본의 조선합방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수천년 전부터 정해진 것이라면서 ‘기자(箕子)건국설’을 제시하며 조선의 5,000년 역사도 3,000년으로 깎아내렸다. 특히 조선에 대한 멸시의식을 유포하는 가운데 “조선은 일본천황의 정치아래 들어서야 처음으로 조선인의 행복이 이루어진다”는터무니 없는 강변으로 식민지 정책을 정당화하고 있다. 침략자의 그릇된 우월감을 일본 소년들에게 주입시키고 있으며 조선민족에 대한 철저한 모멸감을 고취시키는 패권주의를 드러내고 있다. 당시 일본의 한반도 식민정책의 치밀함과 교활함을 보여주는 대목들이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는 역사적 배경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안고 있다. 100여년 전 일본이 펴낸 ‘我朝鮮’을 보면서 우리는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해야 한다.일본이 한반도 침략을 위해 온갖 흉계를 꾸미고 있을 때 우리 선조들은 과연 무엇을 했느냐 하는 것이다.사색당파 싸움으로 국력을 낭비했고 쇄국정책으로 나라의 운명을 좌초시킨 결과를 초래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20세기 초 세계적인 변혁의 거센 조류가 동아시아로 이동해올 때 일본은 과감하게 개혁과 개방을 수용,근대화에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를 포함하는 대동아공영권의 패권을 추구하는 국가로 부상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당시 우리 선조들이 수구적인 폐쇄성을 탈피하고 좀더 진취적인 개방을 선택했더라면 일제의 강점과 민족분단이라는 비극의 역사는 경험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일본의 ‘我朝鮮’ 공개를 계기로 우리가 다져야할 교훈은 진정한 의미의 극일(克日)의식을 갖추는 일이다. 한·일관계가 호혜평등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국의 모든 부문에 걸쳐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500여명의 일본인들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새로운 각오가 절실히 요청된다. 일본인들이 조직적으로 거주지번을 독도로 옮겨놓는 현실상황에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유행가를 부르는 것만으로는 극일이 요원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다. 장청수 논설위원
  • 성호사설 한글 번역본 출간

    ◆경상대 최석기교수 펴내 조선 실학의 대가인 성호(星湖) 이익(李瀷·1681∼1763)이 쓴 ‘성호사설’(星湖僿設)이 경상대 한문학과 최석기 교수에 의해 한글로 번역돼 나왔다. 한길사가 펴낸 이 책은 총 30권30책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인 ‘성호사설’의 일부로 완역판이 아니다.성호사설의 사설(僿設)은 ‘소소한 이야기’라는 뜻이다.요즘 학자들이 자신의 저서나 논문을 졸저(拙著)라고 낮춰 부르듯성호 또한 겸손의 의미로 이런 이름을 붙였다. 실제 ‘성호사설’은 독서와 사색을 통해 터득한 자신의 생각을 비망록 형식으로 그때그때 기록해 둔 것을 모으고 있다.따라서 한가할 때 쓴 기록,즉만록(漫錄)이나 잡스런 글인 셈이다. 벼슬길을 버리고 평생 초야에서 지내면서 이렇게 모은 글이 모두 3,007항목이나 됐다.이를 만년에 책으로 정리하면서 ▲천지문(天地門) ▲만물문(萬物門) ▲인사문(人事門) ▲경사문(經史門) ▲시문문(詩文門)의 5개 문(門)으로 나눴다. 성호의 수제자이자 ‘동사강목’을 쓴 순암(順庵) 안정복(安鼎福·1712∼1791)은 책의 분량이 너무 많아 ‘성호사설’ 중 중요한 부분만 뽑아내 ‘성호사설유선’을 펴내기도 했다. ‘성호사설’이 비록 잡저 형식을 띠긴 했지만 성호 사상의 정수,나아가 조선실학 사상의 뼈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최 교수는 책에서 성호사상을 ▲경세치용적 실학사상 ▲백성을 생각하는 위민사상 ▲중국 중심 중화사상 및중세 정체적 사고 탈피 ▲고증적 학문 태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학문정신 등을 들고 있다.2만5,000원. 정기홍기자 hong@
  • 중랑구 내일 구민 등산대회

    중랑구는 14일 오전 관내 망우동 망우리공원 일원에서 ‘가을맞이 구민한마음 등산대회’를 갖는다. 공원 순환로인 ‘사색의 길’을 따라 용마산 헬기장까지 8㎞ 구간에서 펼쳐지는 이번 등산대회에서는 지역의 역사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만해 한용운,소파 방정환 선생의 묘소 참배행사도 함께 갖는다.문의는 구청 문화체육과(490­3410)로 하면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
  • 대중속에서 자신을 되찾는 노래꾼 안치환

    “나의 이야기가 오랫동안 사람들 마음에 스며들었으면 하는 바람 뿐입니다. 음악을 만들면서 문화운동이나 다른 목적에 써먹겠다는 식의 계산은 멀리하는 편입니다.”지난 7일 오후 서울 인사동 한 찻집에서 가수 안치환(34)을 만났다.‘노래를 찾는 사람들’2집에 참여,얼굴을 알린 것이 89년이니 벌써 10년이 흘렀다. 그를 보는 대중의 시선은 두갈래다.운동권 가수로 고착된 이미지와,‘내가만일’같은 사랑노래를 부를 수 있는 대중가수 이미지다. 그는 이같은 이분법을 생래적으로 싫어한다.자신은 그대로인데 ‘변했다느니 어쩌니’하는 게 싫다고 했다.오죽했으면 ‘나는 그대가 원하는 그 무엇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노래꾼’(5집 ‘디자이어’의 에필로그)이라고 했을까. 그는 요즘 고민이 많다.문화 편식주의가 판치고 대중을 올바르게 인도할 장인 대신 사이비 트렌드주의가 판치는 이때,가벼운 흐름에 스스로를 맡기지않고 튼튼한 뿌리를 내리는 일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썩어빠진’공연·예술계에서 어느 정도 타협하고 자신의색깔을 지켜가야 하는지를 항상 생각한다고 했다.그럴 때마다 “왜 노래를 하는가”라는 원초적 질문에 귀착하더라고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그는 만남에 앞서 이날 오후 탑골공원에서 열린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 어머니들이 여는 300회 목요집회에서 목청껏 ‘자유’를 불렀다.그리고 목젖이젖었다.어머니들의 대답없는 절규가 한없이 안타까워서였다. 그렇게 대중을 찾는 자리에서 그는 자신을 되찾고 있었다.지난 8월 내놓은 6집 앨범 제목을 ‘I still believe’로 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스산한 가을밤 분위기에 제격인 정호승 시인의 ‘강변역에서’는 기다림의 정서를 잘 표현했다는 평을 얻었다.이외에도 ‘나무의 서(序)’‘돌멩이 하나’‘그런 길은 없소!’등을 담았다. 그는 오는 20일부터 나흘동안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을 갖는다. (02-3675-3429)초기 히트작인 ‘소금인형’과 “누구도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라고 읊조렸던 ‘고백’등 5집까지의 히트곡 뿐만 아니라 윤동주의 ‘편지’,황지우의 ‘저물면서 빛나는바다’,나희덕의 ‘귀뚜라미’,정호승의 ‘우리가 어느 별에서’등 시인들의 아름다운 노래와 6집 수록곡도 들려준다. 포크송을 정의하라니 단번에 “사색의 음악”이라 하고,록은 그런 노래로 막힌 곳을 뚫고 싶을 때가 있어 가끔 부른다고 했다.“노래가 싫어지면 언제든 떠날 것”이라고 말한 어느 인터뷰기사가 떠올라 언제까지 노래를 할거냐고묻자,“욕심내지 않고 대중과 거리를 유지하면 오십까지 가능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임병선기자 bsnim@
  • 첼리스트 안너 빌스마 독주회

    일요일 오후3시,출연자는 첼리스트 한명.레퍼토리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를위한 조곡 1·3·5번.청중의 즐거움보다는 연주 자체에 의미를 둔 이른바 전곡연주가 아니라면 이런 연주회가 가능할 것인가. 네덜란드의 첼리스트 안너 빌스마라면 이런 조건에서라도 충분히 ‘상품성’이 있다는 것이 공연기획사 빈체로의 생각인듯 하다.빌스마의 독주회는 17일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빌스마는 그만큼 ‘거장’의 반열에 드는 첼리스트다.지난해 영국의 음악잡지 ‘CD가이드’는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 6인’가운데 한 사람으로 그를지목했다.다른 5사람은 파블로 카잘스,그레고르 피아티고르스키,자클린느 뒤 프레,다니엘 샤프란이었다. 물론 영국인들의 주관이 상당히 개입된 듯한 이 결과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그렇다 해도 빌스마가 이번에 들려줄 바흐 연주에는 기대를 걸어도 좋을 것 같다.빌스마가 지난 92년 녹음한 무반주 조곡의 음반은“철학적 색채와 사색의 깊이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프랑스의 음악전문지 ‘음악세계(르몽드 라 뮈지크)’가 주는 ‘올해의 최고 음반’을 비롯해 몇몇 상을 받는 등 ‘공인’을 거쳤기 때문이다. 빌스마는 1934년생으로 올해 65세.3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다 8살 무렵첼로로 바꾼 뒤 헤이그의 왕립음악원에서 연마했다.지난 59년 파블로 카잘스콩쿠르에 우승함으로써 두각을 나타냈으나 6년 동안은 암스테르담 콘서트 헤보우 오케스트라의 수석 첼로주자로 일했다. 이후 작곡 당시의 악기 및 주법으로 연주하는 정격연주 붐이 일자 본격적으로 독주자로 나섰다.이번 연주회에서도 바로크 첼로를 이용하여 정격연주법에 따른 바흐 연주를 들려주게 된다.그는 그러나 현대적인 첼로 연주자로도명성을 얻고 있으며,95년에는 브람스의 소나타 음반으로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02)599-5743서동철기자 dcsuh@
  • 최인호 불교수상록 ‘나는 아직도 스님이 되고 싶다’

    ‘세여청산하자시(世與靑山何者是) 춘광무처불개화(春光無處不開花)’.“세상과 청산은 어느것이 옳은가,봄볕이 있는 곳에 꽃피지 않는 곳이 없구나” 한국 선불교의 중흥조 경허(鏡虛)대선사의 선시(禪詩)중 한 구절이다.몸은비록 세속에 머물러 있다 해도 마음이 봄볕을 비추는 곳을 찾아가고 있다면그곳이 어디건 꽃이 필 것이 아니겠느냐.청산(靑山)만 청정한 도량(道場)이아니라는 말씀이다. 작가 최인호(54)는 이 싯귀를 통해 마음에 불을 지피고 ‘세상 모든 곳이청정한 도량’임을 깨닫게 됐다.그가 최근 수상록 ‘나는 아직도 스님이 되고 싶다’를 출간,종교계는 물론 독서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87년 가톨릭에귀의해 ‘베드로’라는 영세명을 받은 그가 갑자기 ‘스님이 되고 싶다’고선언(?)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톨릭 신자로서 불교에 대한 그의 이해의 ‘깊이’가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불교의 세계로 이끌기 때문이다. “2년전 ‘해인(海印)’이라는 불교잡지에서 청탁이 와 ‘나는 스님이 되고 싶다’는 글을 썼는데 그 글이 불교계에 큰 반향을 일으켜 반년 뒤 다시 ‘나는 아직도 스님이 되고 싶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책 제목처럼 수상록 내용의 절반이 불교에 관한 그의 깊은 사색을 담고 있다. 그가 불교에 심취하게 된 것은 90년대초 장편 ‘길없는 길’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다.4년여 동안 모 일간지에 연재해 오던 ‘잃어버린 왕국’을 끝내고 하루종일 ‘해바라기꽃이나 바라보는’ 무위(無爲)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중 우연히 불교서적을 접하고 흥미가 생겨 책방에서 불교책을 몇권 사 읽었는데 그 가운데 그를 불교의 세계로 이끈 경허스님의 법어집이 있었다. “스님의 법어집에서 선시 한편을 읽었는데 그중 한 구절이 저를 방망이로두들겨 패는 것 같았습니다.바로 ‘일 없음이 오히려 할 일(無事猶成事)’이라는 싯귀였죠”.그는 그 한 구절에서 ‘경허’라는 ‘두레박’을 발견했고그 두레박을 타고 불교의 깊은 우물로 점점 깊이 들어가게 됐다.그리고 경허의 행장을 소설화한 장편 ‘길없는 길’을 일간지에 3년여동안 연재하면서불교에 깊이 빠져 들었다. 그는 마침내 우리 민족의성격을 형성시킨 불교의 정신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영혼’임을 깨닫는다.‘벼락을 맞아’ 하느님으로 부터 깨닫게 된 진리와 불(佛)의 사상이 결국 하나의 진리임을 자각하게 됐다는 것.그런 의미에서 “내 정신의 아버지가 가톨릭이라면 내 영혼의 어머니는 불교”라며 스스로를 ‘불교적 가톨릭 신자’,‘가톨릭적 불교주의자’라고 부른다. 그러한 그가 되고 싶은 스님은 어떤 스님일까.땡중이 아니라 진짜중,면도날처럼 기가 살아있는 중,백척간두에 홀로 서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시퍼런 중,대숲을 지나는 바람처럼 왔다가 물에 비친 기러기처럼 사라지는 중,천치처럼 살다가 잠시 나와 노는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 혼자서 물에 비친 얼굴을 들여다보며 빙그레 웃는,그런 ‘중’이다. 매일처럼 서울 근교의 청계산을 오르며 ‘무이(無二)’라는 법명으로 ‘청계산 주지’를 자처하는 최씨는 이제 자신의 몸을 절로 삼아 몸 속에 불탑을 세우고 ‘봄볕’을 향해 마음을 닦아가는 스님이 되고,수도자가 되어 살아간다.성직자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 태어난 자체가 이미 성직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청산만이 도량이 아니라 그가 속해 있는 세속이,가정이 그에게는 ‘청정도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스님들에게 불교의 교세를 더욱 확장시키려면 더 깊은 청산으로 들어가라고 권한다.세상에 나와 참견하고 훈계하기보다는 자기 내면으로깊이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종교의 향기를 풍기고 그렇게 함으로써 더 큰 포교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남을 교화시키기 보다는 스스로를 성불시키고도시의 한복판에 법당을 세우기 보다는 자신의 마음 속에 더 청정한 법당을세우는 일이야말로 목숨을 걸고 가야할 ‘구도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지금처럼 혼란한 시대야말로 ‘자기유배’가 더욱 필요한 시기라는 것. “인생은 성불(成佛)의 문으로 나아가는 삼수생,사수생들”이라고 말하는최씨는 “내가 생을 받은 것은 부처로 나아가는 또 한번의 기회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며 “아직도 스님이 되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박찬기자 parkchan@
  • [외언내언] 종이의 종말?

    비디오예술가 백남준(白南準)씨는 “모든 종이는 죽었다.크리넥스를 제외하고는…”이라고 일찍이 선언했다.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화두(話頭)를 빌린 이 선언은 인류문명의 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한 종이의 효용성을 화장지에 국한시킴으로써 기존의 문명체계가 송두리째 변할 것을 예언한 것이다.이예언은 ‘미디어의 이해’(1964년)라는 책을 통해 활자시대의 종말과 전자시대의 도래를 선언한 마셜 맥루한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미디어의이해’ 첫 장에는 ‘구텐베르그여 안녕(Good-Bye to Gutenberg)’이라는 글귀까지 쓰여 있었다. 브리태니카사가 백과사전의 인쇄본 발행을 중단하고 CD롬판만 발행키로 했다는 소식은 두 사람의 예언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브리태니카사가 1771년부터 228년간 출판해온 백과사전의 인쇄본 발행을 중단한 것은 종이,즉 활자매체의 죽음을 알리는 조종(弔鐘)처럼 들린다.브리태니카사는 소비자들이 인쇄본에 비해 값싸고 편리한 CD롬을 더 선호한다고 밝혔다. 정보화기술의 발달에 따라 종이(책)가 사라질 것인가,아닌가 하는 문제는사실 첨예한 논란거리다.컴퓨터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대체로 종이의 죽음을 주장한다.그들은 21세기 초에는 종이책이 사라져 골동품 취급을 받을 것이라고 얘기한다.급변하는 사회에서 인쇄가 끝나자마자 구문(舊聞)이 돼버리고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무겁고 두꺼운 종이책과 달리 디지털책은 내용 변경과 최신 정보 교환이 쉽고 부피도 적어서 기존의 도서관이 필요없게 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우리 저작권법도 ‘종이’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에 맞추어 지금 개정 작업중이다. 그러나 종이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많다.사전이나 전화번호부,사용설명서(매뉴얼) 등 기능적인 책들은 디지털화하겠지만 교양적사색과 사상적 탐구를 위해서는 반성적 읽기가 필요하고 그런 책들은 디지털화된 ‘흐름의 매체(streaming media)’ 속에 편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종이는 죽었다”고 선언했던 백남준씨도 지난 80년대 판화전을 열면서 “종이가 지닌 요약,정리의 기능은 아직 살아 있다”고 말한 바 있다.한편 컴퓨터 사용이많은 사무실에서는 오히려 종이 사용이 늘고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기서 종이는 컴퓨터에 종속된 것이기 때문에 크리넥스와 다를 바 없다. 어쨌거나 종이의 중요성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종이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종이가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빌 게이츠).디지털혁명이 본격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혁명에 참여할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 궁금하다. [임영숙 논설위원]
  • 청파로∼효창공원 1㎞ 테마거리로

    용산구 청파동 청파로에서 효창공원에 이르는 1㎞구간이 ‘테마가 있는 거리’로 꾸며진다. 용산구(구청장 成章鉉)는 걷고 싶은 거리 조성사업의 하나로 지난 5월부터설계를 현상공모,효창공원의 역사성과 숙명여대의 대학문화 등 지역특성을살린 작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거리는 주제별로 생동의 거리,빛의 거리,연인의 거리,사색의 거리로 나뉜다. 구 관계자는 “효창공원에 백범기념관이 건립되는 것을 계기로 테마가 있는 거리를 만들기로 했다”면서 “이달중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친 뒤 다음달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순기자 fidelis@
  • [리뷰]장한나 첼로 독주회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의 어린 천재 연주자들의 공연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분명 거장의 연주를 들을 때와는 다를 것이다.최고 수준의 연주보다는 아직 무르익지는 않았으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해보기 위한 것일 게다.또 우리에게도 이런 연주자가 있다는 국민적인 자부심도 한 몫할 것이다. 지난 20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첼리스트 장한나의 독주회에는 어린이의 손을 잡고 찾아온 가족 단위의 관객들이 많았다. 화려한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피아니스트 다리아 호보라와 함께 무대에 오른 장양은 16살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키가 훌쩍 컸다.더이상 커다란 첼로가 부담스럽지 않는 성숙한 연주자의 모습이었다. 첼로 거장 미야 마이스키의 전속 반주자인 호보라의 반주에 맞춰 장양은 천재라는 호칭에 걸맞게 정확한 피치와 자신감에 넘친 운궁법(運弓法)으로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4번 다장조’ 드뷔시의 ‘소나타 라단조’ 드보르작‘고요한 숲’ 프로코피에프의 ‘첼로소나타 다단조’를 하나씩 들려주었다. 그러나 곡들이 다소 사색적이고 어렵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베토벤,드뷔시,프로코피에프의 곡은 정확함이나 기교보다는 내적 성숙을 통해 무르익은 연주를 보여주어야 하는 곡이다.장양은 곡의 무게에 눌려 자신의 재치와장점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것처럼 보였다.좀 더 선율이 명료한곡들을 선정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드뷔시 ‘첼로소나타 3악장 세레나데’와 드보르작의 ‘고요한 숲’은 서정적인 선율이 담긴 곡으로 재해석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이밖에 주최측인 문화방송의 입장료 책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아직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연주자도 아닌데 입장료 하한선을 3만원(보통 1만 5,000원∼2만원)으로 정한 것은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관객을 외면한 처사라는 것이다. 22일 대전 우송 예술회관,25일 대구 시민회관,27일 전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29일 광주 문화예술회관,7월 2일 부산문화회관 등에서 지방 순회공연을가진뒤 7월 4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마무리 공연을 펼친다.(02)368-1515강선임기자sunnyk@
  • 강은교씨 ‘소로의 노래’ 번역

    “미국 환경보호주의의 요람은 월든 호수의 물결에 흔들리던 소로의 보트였다” 미국 ‘피치트리’출판사의 편집자이자 소로 연구자인 팀 호만은 미국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를 아예 환경보호론자로 못박는다.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서 태어난 소로는 미국 자연주의 문학의 시조.아름다운콩코드에서 태어난 것을 일생의 가장 큰 행운으로 여긴 그는 대학시절과 몇차례에 걸친 여행 때를 제외하곤 고향을 굳게 지켰다.그의 자연과 생명에 대한 사랑은 그만큼 절실한 것이었다.시인 강은교씨가 3년에 걸쳐 옮겨 엮은‘소로의 노래(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이레)는 소로의 문학과 사상의 정수가 담긴 글모음집이다. ‘소로의 노래’에는 소로가 생전에 낸 두 권의 책 ‘콩코드 강과 메리맥강에서의 일주일’과 ‘월든’를 비롯,‘메인주의 숲’‘케이프 코드’‘유람여행’‘저널’ 등에 나오는 글들이 엄선돼 실렸다.이중 ‘월든’은 콩코드 마을의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산 2년간의 경험을 기록한 책.극도로 단순한 자족적 생활 속에서의 사색의 흔적이 간결한 문체에 담겼다. 소로가 살던 시기는 19세기 중반.하지만 그의 자연사랑,생명사랑은 100년의 세월이 훨씬 지난 지금도 전혀 낯설지 않다.수채화같은 묘사는 잠자는 감성을 깨워 일으킬 만큼 뭉클한 힘이 있다.“숲은 텅 비어 있는 게 아니라 정직한 영혼으로 가득 차 있다.혼자서 화학작용이 일어나는 빈 공간이 아니라 생명이 살고 있는 보금자리인 것이다.몇분간 나는 그들과의 교감을 즐겼다”소로는 단순히 자연을 찬양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자연에 대한 애정을 더욱깊은 인간애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데 진정한 미덕이 있다.여가나 명상,자연과의 조화,공존 등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소로의 문학은 실용성만을 고집하는 현대사회에서 특히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김종면기자 jmkim@
  • [외언내언] 土地문화관

    원로작가 박경리(朴景利)씨가,새로 장만한 설빔을 입고 자랑하기 위해 설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보였다면 외람된 말이 될 것이다.그러나그렇게밖에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들떠 있었다.‘토지문화관’이 완공된 후 그곳을 찾은 문단 후배와 친지·독자들 앞에서 우리 시대의 대표적작가로 꼽히는 그는 소녀처럼 행복해하며 빨리 건물을 보여주고 싶어했다.그래서 일행은 토지문화관 옆에 아담하게 지어진 작가의 처소에 들어서자마자다시 일어서야 했다. 토지문화관을 둘러보며 우리도 작가의 행복에 전염되고 말았다.대지 3000여평,연건평 800평 규모의 4층 건물인 토지문화관은 첨단 영상·음향시스템과관람석 및 국제회의를 위한 3개의 동시통역실 등을 완비한 대회의장(70명 수용)을 비롯,작은 학술 모임을 위한 3개의 세미나실,도서실,자료실등을 갖추고 있는데다 세미나 참석자와 학자의 연구 및 작가의 창작·저술 집필을 위해 장기 투숙이 가능한 숙소(26개 방)까지 별채에 꾸며놓아 감탄을 자아냈다.야외무대와 식당,체육시설과 휴게실등 부대시설도 훌륭했다.정겨운 시골풍경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매지리 회촌마을 오봉산 자락에 터를 잡아 방마다 시원하게 열린 창을 통해 들어오는 풍경은 그대로 한폭의 그림이었다.토지문화재단 안내 팸플릿이 쓰고 있듯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오봉산 다섯봉우리의 수려한 경관,숲의 청명함과 상쾌한 산바람은 사색과 만남을 더욱 깊게 할것”이 분명해서 일행은 이곳에서 모임을 열 궁리에 바빴다. 토지문화관은 朴씨가 대하소설 ‘토지’를 집필하며 17년간 살아왔던 원주시 단구동 자택이 택지지구로 수용되면서 토지공사에서 받은 보상금(7억5,000만원)을 종자돈으로 해서 세워졌다.토지공사가 40억원의 건축비를 또 내놓아 토지재단이 설립되고 97년 광복절에 기공식을 가졌다.작가는 토지문화재단과 토지문화관의 설립취지를 이렇게 설명한다.“사고(思考)하는 것은 능동성의 근원이며 창조의 원천입니다.그리고 능동성이야말로 생명의 본질인 것입니다.하여 능동적인 생명을 생명으로 있게 하기 위하여 작은 불씨,작은 씨앗 하나가 되고자 하는것이 토지문화재단 설립의 뜻입니다.이 뜻을 위하여마련된 토지문화관에서는 숲속의 맑은 공간에서 일과성이 아닌 지속되는 토론으로 문제를 다루려 합니다….” 작가는 토지문화관이 소설 ‘토지’를 기념하는 건축물이 아니라 말기 자본주의 파괴상을 보이는 우리 사회가 21세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새로운이념을 잉태하는 집으로 마련됐다는 점을 강조한다.이 문화관이 오늘(9일)개관한다.우리 사회가 아무리 비틀거려도 문화라는 희망이 있음을 알려주는이 곳에서 깊은 사색과 토론과 창작이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임영숙논설위원
  • 조각가 김성기씨 첫 개인전

    인체를 소재로 한 조각가 김성기의 첫번째 개인전.8일까지 서울 조형갤러리(02-736-4804).내면의 성찰을 중요시하는 작가의 사색적 조형세계가 20여점의 작품에 담겼다.유연하면서 역동적인 선과 안정감 있는 포즈가 정중동의힘을 느끼게 한다.인체의 형태를 다소 변형시켜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형상을 만들어냈다.
  • [사설] 국민정부의 矯導행정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교도소에서 나온 사람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것은 개인적으로는 인생의 실패지만,정부 차원에서는 교정행정의 실패”라며 교도행정의 목표가 재소자의 교화·교정을 통해 재범을 방지하는 데 있음을 명확히 했다.19일 대한매일신보사·한국방송공사·법무부가 선정한 교정대상 수상자와 교정기관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였다. 김대통령은 교정시설의 초과밀(超過密)수용 현실과 관련,2002년까지 17개교도소 시설의 확장계획과 교도행정의 민간교도소 부분 위탁 등 교도행정 현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교도행정에 관한 김대통령의 이같이 높은 관심은 그 스스로 75년 ‘3·1구국선언사건’과 80년 전두환(全斗煥) 신군부가 조작한 ‘내란음모사건’으로오랫동안 옥고를 치른 체험이 바탕이 된 듯하다.날조된 죄목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무기로 감형된 뒤 다시 형집행정지로 출옥할 때까지 그는 국가의형벌권과 교도행정에 대해 깊은 사색과 관찰을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뒤 교도행정 전반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있다.가족과의 자유스런 면회와 전화통화,집필허용 등은 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뿐만 아니라 일부 교도소에서는 모범수들의 자치제가 실시되고 있는가 하면,천안교도소에서는 모범수들이 교도관의 감시없이 자율적으로 외부 통근을 하고 있다.법무부는 지방교정청별로 1개 교도소씩 이 제도를시범 실시해본 뒤 성과가 좋으면 올 하반기부터 모든 교도소에 확대적용할계획이다.또한 다음달부터는 모범수와 장기수에게 외박을 허용하기로 했다. 재소자들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출발을 함으로써 훌륭한 사회인으로 나오게 하는 데 교도행정의 목적이 있다는 대통령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근대 행형(行刑)의 기본원리는 ‘교육형’에 있다.그러나 우리 교도행정에는 일제시대 ‘응보형’의 잔재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교도행정의 기본틀이 교육형으로 바뀌자면 교도관의 의식이 인권존중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교도소가 재소자들을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도록 발전의 기회를 주려면 먼저교도관들이 바뀌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당부도 같은 뜻으로 이해된다.정부의교도행정이 본래의 목적을 제대로 이룩하자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도관들의 처우가 대폭 개선돼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이 점에 대해서도 정부의 특별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 수감자 재범방지 주력-17개 교도소 시설 확충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9일 교도행정과 관련,“인간의 마음에 양심이 있어 잘못을 저지른 사람도 회개하고 반성하면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다”면서재범방지에 교도행정의 역점을 둘 것을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대한매일신보사·한국방송공사가 선정한 전주교도소 이존한교위와 청주교도소 서동식교위 등 교정(矯正)대상 수상자 17명과 교정기관장들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 하면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출발함으로써 훌륭한 사회인으로 나오게 하는 데 교도행정의 목적이 있다”면서 “국민의 정부는 교도행정을 최대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재범은 개인적으로 인생의 실패지만,교도행정의 실패이기도 하다”고규정짓고 “정부는 교정의 현대화와 교정행정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오는 2002년까지 17개 교도소의 시설을 확장해 교도소 능률을 높이고 안전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민간교도소를 설치,교도행정의 한 부분을 맡기면 매우 효과적인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아울러 “교도소가 재소자들을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도록 발전의 기회를 주려면 먼저 교도관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뒤 “교도관들도 책을 읽고,사색하는 신지식 교도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앞으로 교정국장을 교도관 출신 가운데 임명토록 박상천(朴相千)법무장관에게거듭 지시했다. 이에 앞서 박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현재 확정 단계에 있는 행형법이 마무리되면 새정부에서 획기적인 교정의 인간화와 현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수상자들과 함께 대한매일신보사 차일석(車一錫)사장과한국방송공사 박권상(朴權相)사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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