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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판국에 누가 주식사리…/양해영 경제부장(데스크 메모)

    이유야 어째됐건 요즘 세상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속상하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애시당초 세상 살아가는 것을 좋게 해줄 뜻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정치하는 사람들은 파워게임이다 뭐다해서 제앞길 조차도 챙기지 못하고 국민의 지탄만 받고 있으니 기분좋을리 없다. 경기는 안풀리고 수출 또한 제대로 안되고 있는데다 곳곳에서 파업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마당에 회장이나 사장자리가 편할리 있겠는가. ○1백조어치가 75조로 기업주가 편치 않은 것과는 반대논리로 근로자 역시 속 편할 까닭이 없다. 여기저기서 강도가 날뛰고 심지어는 경찰국마저 점거당한 경찰이 무슨 재미가 있겠으며 이런 판국에 물가마저 뜀뛰고 있으니 가정주부인들 무슨 생활의 묘미가 있겠는가.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속을 태우고 있는 사람은 아마 증권하는 사람일게다. 주식값 떨어지는 소리가 낙엽 떨어지는 소리 이상으로 크게 들린다는 증권투자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요즘증권시장의 폭락사태는 여간 심각한 양상이 아니다. 주식하는 사람 전체를 놓고 보면 금년초 1백조원의 주식값이 75조원으로 떨어졌다. 1천만원 투자한 사람이 2백50만원의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며 이같은 손해의 심연이 얼마나 더 깊은지를 헤아릴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서도 정부는 꼼짝않고 있으며 그럴수록 주식값은 『네가 이래도 꼼짝않을 테냐』는 식으로 하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주식시장을 산업자금동원의 동맥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혹자는 정부의 공인된 도박장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말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지난해 기업들이 증권시장을 통해 돈을 조달해간 것은 자그마치 21조원에 이른다. 한국은행에서 돈을 무제한 찍어서라도 증시를 부양하겠다고 했던 지난해 12ㆍ12 증시부양조치 때 당시 재무부장관은 이런 말을 했다. 『자본시장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육성을 위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표현이며 앞으로도 정부는 자본시장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말이다. 12ㆍ12대책 전날 종합주가지수는 8백44였다. 좀더 부연하자면 종합주가지수가 여기서 조금만 더 내려간다면 증시가 붕괴될것으로 분석됐으며 증시의 붕괴는 곧 경제의 파탄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정부의 배경설명이었다. 그런데 지금 주가지수는 그보다 훨씬 아래인 6백90아래로 폭락하고 있다. 그때 그 논리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증시를 살려야 한다든가 그대로 방치하자든가 하는 주장을 하고 싶지는 않다. ○사람따라 정책 달라져 지난 4월26일 증시가 사상최대로 폭락한 다음날 재무부장관(12ㆍ12조치 때 장관과 다른 사람이지만)은 『돈이 있다면 지금 주식을 사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다음날 경제팀장인 부총리는 『특별한 부양조치가 없더라도 증시는 자생력으로 살아날 것이며 개인적으로도 지금 주식투자를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총리와 재무부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경제적으로는 성장률도 예상보다 좋아졌고 4ㆍ4경제활성화 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는 부연설명을 달고있다. 12ㆍ12조치 때 당시의 재무장관이 했던 말과 너무나 다르다. 증시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도 없거니와 증시에 대한 정부의 기본의지 역시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그러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주식을 사라고 권하고 싶단다. 자신들은 사고 싶다고 하지 않으면서도. 두장관의 이같은 발언 이후 사겠다는 사람은 거의 나서지 않은채 모두가 팔자고 나서 주값은 폭락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보다 솔직하지 못한 점은 타인들에게 주식매입을 권유한데 있지 않다. 경제적으로는 괜찮다는 표현이다. 우리나라 주식값이 경제적 이유만으로 오르고 내렸다는 것처럼 들린다. 증시동향이 정치ㆍ사회ㆍ경제의 종합평점이란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정치ㆍ사회적 요인은 쑥 빼놓고 경제적 이유만을 들어 얘기했다는 것은 투자자들을 안중에 두지않는 처사라고 할 수밖에 없다. 또하나 증시가 공인된 도박장이라고 하는 인식에서 증시를 방치해둔다는 생각에 대해 얘기해 보자. 그렇다면 과거에 증시가 폭등사태를 빚고 있을 때 정부가 제동을 건 이유는 무엇이며 주식 같지도 않은 주식(물탄주식)이 증시에 흘러 들어가도록 한 이유는 또 무엇인가. 다른 논리를 떠나서 정부는 적어도 이 두가지 문제에 대해서만은 책임이 있는것이다. 그 보다는 더 큰 기본적 책임이 정부에 있다. 정치안장과 사회안정의 책임이다. 두장관의 말처럼 경제적으로는 12ㆍ12 증시부양조치 때 보다 나쁠 것이 없다. 그러나 정치ㆍ사회적 측면에서는 안정을 찾아볼 수없는 상황이 아닌가. 정치ㆍ사회의 안정이 있었다면 증권시장이 오늘처럼 몰락의 길로 가고 있을까 묻고 싶은 것이다. 12ㆍ12조치 때 증권시장에 개입한 돈이 3조원 가까이 됐으나 그 돈은 정보에 잽싸고 민첩한 투자자들이 증시를 빠져나가는데 도움만 줬을 뿐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정치ㆍ사회안정 급선무 지금 증시에 남아있는 사람은 정보에 어둡고 푼돈 끌어모아 투자한 사람 뿐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여기에 또 부양책을 썼을 경우 증시이탈만 가속화시킬 뿐 증시부양에는 도움이 안된다는 분석도 있다.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그런식의 증시부양책을 거론할 뜻도 없다. 그러나 증시는 심리적으로 안정돼야 한다. 그 심리적 안정은 돈으로 되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이 정치인답게 정치를 해주는데에서 찾아야 한다. 국가현상의 모든 원천은 정치이니까.
  • 심야 경제장관회의 소집이 뜻하는 것

    ◎“경제 꼭 회생시킨다” 정책의지 표명/증시ㆍ분규 맞물린 불안의 심각성 인식/“이대론 안둔다” 투기등 원인처방 모색 월요일밤의 긴급경제장관회의는 논의된 대책이상의 놀라움을 던져주고 있다. 이날 갑작스럽게 소집된 경제장관회의에서 논의된 것은 최근의 증시붕괴문제와 격화된 노사분규문제로 갑작스럽게 생겨난 주제도 아니거니와 딱 부러지는 대책이 확정되어 나온 것도 아니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서 정부가 확고하고도 강경한 입장을 표명,심야회의를 열어서라도 팽배해 있는 국민의 불안심리를 화급히 잡아주자는데 의미가 있다. 경제장관회의가 긴급소집되기까지 이날 정부관계부처의 움직임은 숨가빴다. 증권시장이 문을 열자마자 대폭락을 감지한 재무부는 상ㆍ하오에 걸쳐 마라톤회의를 계속했고 드디어 사상최대 폭락으로 최종종합주가지수가 확인되자 진념 재무부차관은 증시현상을 분석한 자료를 들고 청와대로 직행,김종인경제수석과 숙의를 거듭했다. 그후 대통령의 긴급지시가 내려지고 ADB(아시아개발은행)총회 참석차 방콕에서 막 뉴델리로 떠나려던 정영의재무장관에게 비행기탑승직전 급거 귀국명령을 내린데 뒤이어 이날 야간경제장관회의를 소집케 된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결정된 대책의 주요골자는 「돈 안푸는 증시활성화 방안」과 「노사분규 현장에 공권력 투입을 통한 적극 대처」로 요약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12ㆍ12증시부양조치 등을 포함,주가폭락사태를 막기위해 온갖 정책수단들을 동원해 왔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증시개입에도 불구하고 증시의 폭락사태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며 30일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주가지수 7백선마저 무너지는등 증시붕괴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30일 밤 긴급경제장관회의에서 증시안정문제가 비중있게 논의된 것도 증시붕괴를 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정부의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증시활성화를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이미 거의 대부분 사용됐을 뿐만 아니라 최근 폭등추세를 보이고 있는 물가에 미칠 악영향 등을 감안할 때 돈을 풀어 증시를 살리는 방식은 위험부담이 크고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는 통화량의 증가를 초해하지 않고 증시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방안들이 집중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경제는 그동안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수출이 되살아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내수업종을 중심으로 부분적으로나마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국책 및 민간경제연구기관에서도 이같은 추세라면 늦어도 올 하반기부터는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을 제시하는등 지난 2년반 동안의 긴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능케했다. 그러나 작년을 고비로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던 노사분규는 최근 KBS사태를 기점으로 현대중공업파업,공권력투입에 의한 강제해산,현대계열사의 잇단 파업 등으로 비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시기적으로 「메이데이」와 맞물려 전노협등 일부과격 노동운동단체들이 전면적인 연대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하는등 노사현장은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이날 밤 철야 경제장관회의 끝에 공권력을 통한 강경대처방침을 천명하게 된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의 폭락국면속에서도 증권시장의 자생력을 키우고 투자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는 풍토를 조성,증시의 건전육성을 도모해 나간다는 정책을 유지하려고 애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 계속됐던 증시부양책이 별 효과를 내지 못한데다 「12ㆍ12부양조치」로 증시에 지원된 2조8천억원의 자금이 결과적으로 증시를 부양하지도 못한채 통화관리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자성이 크게 작용한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 27일 청와대 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원칙확인이 또 다시 정부의 증시에 대한 무관심으로 확대되면서 이후 연이틀 대폭락장세를 보이며 바닥모를 심연으로 빠져듦에 따라 더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국면에 도달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의 주가폭락사태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투자자들의 시위ㆍ항의소동이 자칫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될 경우 산업현장에서 빚어지는 노사갈등과 맞물려 걷잡을 수 없는 사회ㆍ정치적 불안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취해진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우리 경제의 현실은 성장을 떠받쳐왔던 수출이 4월들어 지난 27일 현재 40억8천1백만달러(통관기준)로 전년 동기대비 6.4% 증가에 그쳤고 지금까지의 연간누계도 1백79억8천4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0.5% 증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무역적자는 28억달러에 달하는등 수출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물가는 올들어 4개월동안 소비자물가지수가 연간 억제목표선에 육박하는 4.7%를 기록하는등 안정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부동산투기 과열과 이로 인한 집값,전월세폭등은 서민생활기반을 위협,또는 노사분규의 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의 긴급지시가 나오고 경제장관회의가 열린 것이나 이같은 정부의 의지와 관심표명이 폭락증시를 얼마나 회복시킬지는 미지수다. 우선 증시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웬만큼 충격적인 조치가 아니고서는 떠나버린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려놓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 논의된 내용도 인위적인 증시부양책보다는 간접적인 증시안정유도에 모아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나치게 느긋한 정책대안에 불과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증권ㆍ보험사의 부동산처분 역시 약효가 즉시 나타나는 것이 아닌데다 대부분 업무용ㆍ투자용으로 「합법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어서 정부의 처분지시가 얼마만큼 먹혀들지도 의문이다. 증권ㆍ보험사 사장단이 1일 상오 사장단회의를 열어 정부의 부동산처분지시를 어느 정도 수용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실현된다해도 부동산처분을 통한 주식매입은 시차가 있는데다 이들 기업의 보유부동산이 대부분 점포 신ㆍ증설에 따른 것이어서 처분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이날 긴급경제장관대책회의는 증시회생의 즉효를 노렸다기보다는 부동산투기근절을 통해 흔들리는 물가를 잡고 장기적으로 증시의 회복을 겨냥한 다목적조치로 볼 수 있다. 특히 5월1일 메이데이를 기점으로 폭발될 수 있는 노사분규의 불씨를 잠재우고 증시폭락으로 흐트러지기 쉬운 민심을 바로잡고자 하는데 의미를 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가 대기업의 부동산에 대해서도 비업무용판정기준을 강화하고 비업무용부동산의 처분을 강력,추진키로 한 것은 부동산투기가 경제를 좀먹고 물가와 증시 등에 치명적인 폐혜를 가져오고 있다는 분명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와 관련 은행감독원이 여신관리대상 49개 계열기업군에 대해 특별시나 도심권내에서 체육 및 휴양시설,연수원등 용도의 부동산취득을 금지토록 한 것이나 국세청과 은행감독원이 금명간 기업의 비업무용부동산 실태조사에 전면나서기로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 “증시 공황 아니냐”허탈/“마의 목요일”… 객장 이모저모

    ◎시위대 닥칠라”증권사 셔터내리고 영업/전광판은 온통 녹색뿐… “큰일났다”한숨만/서툰 기금조성안에 장외불안이 하락 부채질 ○…26일의 주가 대폭락은 「경악」바로 그것이었다. 종합주가지수는 매몰찬 폭풍앞에 놓인 연약한 꽃잎처럼 우수수 떨어져나갔다. 후장들어 지수의 하락 속도는 낙화 정도가 아니라 그저 허공에서 떨어뜨린 돌멩이의 낙하였다. 주가시세 걱정에 전전 긍긍하다 잠든 주식투자자들의 악몽에서나 일어날 급전직하의 형상이었다. 꿈이라면 식은땀과 함께 가위눌린 채 깨어나기 마련이지만 화창한 봄날에 일어난 엄청난 현실이었다. 초시계처럼 지수 숫자가 금방금방 변하기만 하는 무정한 전광판을 멍하니 응시하던 객장 투자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저 망할놈의 전광판을 꺼버리라」고 소리소리를 질렀다. 이들은 우르르 몰려다니며 증권사 지점마다 전광판끄기를 명령했다. 지점들은 사람들이 요구하기 전에 녹색(하락표시) 천지인 전광판 스위치를 내렸으며 셔터까지 내린채 뒷문출입으로 전화주문만 받기도 했다. 창구에는여자들만 남아있고 격앙된 투자자들의 시비 표적이 되기 쉬운 남자직원들은 거의 모조리 몸을 피했다. 물리적으로는 큰 마찰은 없었으나 이날 객장 투자자들은 어느때보다도 공황 심리에 몰린 군중의 양태를 드러냈다. 주가가 저 지경으로 실성한 마당에 이판사판이라고 성질이 받친 사람들도 꽤 됐다. 증권거래소는 이날 올들어 처음으로 시위 투자자들을 맞았는데 사람들도 1백명이 채 안되고 큰일은 없었지만 거래소가 주식시장의 상징이듯 이곳에 삼삼오오 떼지어 찾아와 말없이 서있는 사람들은 투자자의 가눌 길 없는 불안과 허탈감을 웅변해줬다. ○…증권사 창구는 이날 영업다운 영업을 하지 못했는데 투자자들의 모습이 어른거린 탓도 있겠으나 직원들 자신들조차 이런날 영업을 한다는게 몹쓸 짓처럼 생각된다는 것이다. 일할 마음이 내키기는 커녕 맥이 탁 풀리고 만다는 말이었다. 이들 중에는 주가대폭락이 투자자에 끼칠 공황심리의 만연도 문제지만 대폭락이 계속 될 경우 불가피해질 경제 전반의 공황 상태가 눈앞에 아른거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다. 주가동향분석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큰일났다」 「괴롭다」는 말만 연발하는 실정인데 전날의 증권업협회와 증권감독원거래소의 증시부양조치를 『서툴고 섣불렀다』고 매도하는 목소리가 컸다. 협회가 증권사공동출자로 2조원의 증시안정기금을 맘먹고 조성한다는 결의를 했다지만 투자자들은 『속히 빤히 들여다보이는 말을 하고 있다』는 반응이라는것. 증권사 모두가 자금난 때문에 두손이 묶여 쩔쩔매는 판국인데 어디서 그돈을 염출하겠느냐며 믿지를 않는다고. 또 협회의 기금안은 무엇보다 증권사의 자율성 및 자구책이란 좋은 명목을 내걸고 있으나 허울뿐이고 돈줄을 쥔 정부가 기금조성에서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 것이 투자자를 실망으로 몰고갔다. 기금의 조성 계획에서도 증시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앞에서는 우는 소리를 하면서도 돈마련 일정을 보면 한달뒤의 일로 미룬데다 그것도 고작 5천원이라는 불평이 대단하다. ○…협회의 기금은 어떻다해도 당국의 대용증권 대납비율 변경조치는 「타이밍 감각」이 제로로써 증시부양이 아니라 증시붕괴를 위한 「멍청한 짓」이라고 일갈하는 증시관계자가 많다. 대납제도 변경은 그동안 증권사나 투자자들이 시장개선 사항으로 줄기차게 요구해 온것은 사실이나 협회의 기금안과는 시차를 두어 실시해야 마땅하다는 분석. 상품주식을 팔수도 없고 그렇다고 소유부동산을 처분할 리 없는 증권사가 기금에 출자하기 위해선 미수매물을 반대매매시켜 돈을 모으는 수 밖에 없다. 미수금이 걸린 투자자들은 서둘러 매도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대납비율 변경으로 외상거래가 어려워져 그나마 장을 지킨 가수요가 사라져 매수세의 격감이 필연적이었다. 협회와 당국 양쪽으로부터 매도로 몰리게끔 협공당한 미수물량은 1조1천억원에 가까운 사상최대치이며 반대로 이를 소화해낼 고객예탁금은 1조3천억원 밖에 안돼 쏟아지는 「팔자」를 제대로 받아낼리 만무해 지수 대폭락은 당연한 귀결이라는 것이다. ○…액수는 그런대로 모양을 갖췄지만 암만봐도 숫자놀음일 것같은 기금조성에 투매가 속출한 이날 노사분규와 KBS사태등 정치ㆍ사회적 불안요인이 매도세를 한층 부풀리고 말았다. 이날의 투매는 증시 앞길에 대한 비관적 판단이 장을 휩쓸면서 나타난 것이나 우리사회전반에 스며들고 있는 「기둥뿌리가 어쩐지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는 불안감의 표출로도 볼 수 있다. 증시내적으로 보아서 이날 투매로 나선 미수물량은 최소한 6천억원 선까지 소화되어야 조금 장이 안정을 되찾는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의 구호인 「폐장,아니면 대통령의 회생책발표」가 무리한 주문이더라도 투자심리를 쓰다듬어줄 방안이 강구되지 않으면 투매는 계속될 전망이다. 어느 증권사는 7백선을 1차 저지선,6백70선을 2차 저지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봄기운이 난만하기만한 목요일 증시에서 터지고만 대폭락 「불랙」파동은 하루로 그친다기 보다는 당분간 계속 몰아칠 성격의 것으로 이에따라 기업들의 자금조달은 더욱 어려워질 예상이다.〈김재영기자〉
  • 주가 사상최대 폭락/어제 28포인트 빠져 7백30선 붕괴

    ◎상승종목 전무… 증시파동 우려 증권시장이 붕락현상을 나타내면서 공황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26일 증권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무려 28.96포인트나 떨어지면서 지수 7백20선으로 가라앉았다. 이날 증권시장은 개장초부터 「사자」주문이 끊어진 가운데 업종 구분없이 개장 1시간만에 지수 7백50선과 7백40선이 차례로 무너지며 30포인트 가까운 대폭락 장세를 연출했다. 전장이 끝날무렵,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다소 일어 지수하락폭이 15포인트까지 진정됐으나 후장들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고개를 들면서 투매양상까지 나타나 28.96포인트 하락이라는 최악의 폭락사태를 빚었다. 이에따라 종합주가지수는 7백26.11로 1년6개월 전인 지난 88년 10월18일의 주가수준(7백17.17)으로 돌아갔다. 이날 주가하락은 지수하락으로는 증시사상 최대치를 보여 지난해 4월12일의 종전 최고기록(27.53포인트)을 깼으며 하락률도 3.83%를 나타내 증시사상 4번째의 폭락기록을 남겼다. 이로써 주가는 지난 14일 지수 8백선 붕괴이후 11일만(개장일 기준)에 8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는 폭락국면을 지속,증시파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제조업과 금융ㆍ건설ㆍ도매업 등 거의 모든 업종이 3∼4%씩의 주가 하락률을 보인 가운데 상한가 종목은 물론 상승종목이 한종목도 없었다. 하한가 종목이 4백77개에 달하는 등 7백43개 종목의 시세가 내렸다. 오른 종목이 전무한 것이나 하한가 종목이 4백77개에 달한것도 증시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거래도 한산해 거래량 7백19만주,거래대금 1천1백94억원에 그쳤다.
  • 자보 작년적자 1천6백억

    지난해 자동차보험의 적자가 사상최대 규모인 1천5백81억원으로 나타났다. 13일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11개 손해보험사의 89년 영업실적에 따르면 4월부터 11월까지의 보험료가 7천6백39억원,지급된 보험금은 7천1백89억원이나 사업비 2천31억원을 감안하면 영업손실액은 1천5백8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8개월 동안의 적자로서 88회계연도 1년 동안의 적자액 1천4백53억원보다 1백28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89회계연도가 끝나는 올해 3월까지는 적자액이 1천7백억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이로써 지난 83년 자동차보험사업의 다원화가 이뤄진 뒤 11개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총 적자규모는 6천3백3억원으로 늘어났다. 연도별 적자 규모는 83년 5백44억,84년 3백92억,85년 8백93억,86년 7백45억,87년 6백95억원이다. 자동차보험이 손해보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60%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손해율도 지난해 보다 높은 94.12%를 기록,자보업계의 적자폭은 갈수록 늘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운전자요율체계로 자동차보험제도가 개편된 뒤에도 이같이 적자폭이 늘고 있는 것은 교통사고율과 사상자수 및 보상금 지급액이 10%가량 상승하고 의료수가와 자동차정비수가 등의 상승에 따른 것이다.
  • 은행 신규대출 설이후엔 어렵다/1분기 통화운용계획

    ◎월내 평잔기준 7천억 환수/작년말 4조2천억 풀려 총통화 18.4% 증가 지난 연말 돈이 엄청나게 풀리는 바람에 올들어 앞으로 3월까지 1ㆍ4분기중에는 통화공급이 상당히 억제된다. 이에 따라 한은은 불요불급한 여신을 최대한 억제토록 시중은행에 대한 창구지도를 강화,신규일반대출이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자금수요가 많은 설날(27일) 연휴를 고비로 이달말께부터 2월말까지는 계속해서 통화긴축정책이 실시됨에 따라 시중자금사정이 다소 애로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8일 한은이 발표한 「1ㆍ4분기 통화운용계획」에 따르면 올 1ㆍ4분기중 시중의 현금과 은행의 요구불ㆍ저축성 예금을 합한 총통화 공급목표를 평잔기준으로 지난해 12월말에 비해 3.2∼4.0%,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9∼22% 각각 늘어난 1조8천억∼2조2천억원으로 책정했다. 한은은 1ㆍ4분기중에는 지난해 12월 하순의 집중적인 통화공급 확대로 12월 한달동안에만 무려 4조2천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풀린데다 경기활성화조치 및 설날 자금수요로 인한 통화공급압력,7조7천억원에이르는 만기도래 통화채권의 상환부담 등에 따라 통화공급을 억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은 1월중 총통화를 평잔기준으로 1조8천억∼2조원가량 공급키로 했으나 지난해 연말잔액에 비해서는 신규공급은 커녕 오히려 4천억∼7천억원을 환수해야 될 형편이다. 1ㆍ4분기중 월별 통화공급계획을 보면 설날과 부가가치세 납부로 자금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올 1월에는 평잔기준으로 지난해 1월에 비해 20∼21% 늘어난 1조8천억∼2조원을 공급하고 2월에는 축소,3월에는 다시 확대키로 했다. 한편 지난 89년중 총통화 공급규모는 평잔기준으로 전년보다 18.4% 늘어난 50조7천9백50억원을 기록,88년의 18.8%보다는 낮아졌으나 당초 목표인 18%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최종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12ㆍ12증시부양대책」과 관련,은행들이 투신사에 2조7천6백91억원의 주식매입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총통화가 전년동월에 비해 평잔으로 19.3% 늘어난 4조2천5백9억원에 이르러 월간공급규모로는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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