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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체비평] 9·11테러와 한국언론

    ‘9·11미국테러 참사'가 발생한 지 약3개월 만에 사실상 전쟁은 끝났다.유력 테러혐의자로 지목받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자비하게 자행되던 대량학살은 일단 멈추게 됐다.사상초유의 테러사건을 보도한 한국언론에 남긴 숙제는 무엇인가. 한국언론은 테러초기 미국에 편향된 보도로 일관했다.‘미국보다 더 미국적인 보도'라는 지적은 이후에도 크게 변하지않았다.국내 신문이나 방송 모두 현실을 지나치게 과장했고불필요한 긴장감을 조성했다.먼저 과장된 ‘호들갑’.미국의 뉴욕 타임스나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등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사망자수 추정치 부분이다.조선일보는 ‘1만명 이상 대규모 인명피해,' 중앙일보는 ‘사상자 수만명 이를 듯,사망 1만여명 추정' 동아일보는 ‘무역센터서만 1만명 희생된 듯'한겨레도 ‘사망자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이라고 보도했다.다른 국내신문들도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1만명 사망자로 과장,추측했다.신문을 모방한 탓인지 한국방송에서도 수만명의 사망자 운운했다.지금은 독자나 시청자들은 이런 사실조차 잊어버렸지만 기록으로 엄연히 남아있다.한국언론이근거없이 현실을 과장한다는 점은 비판받아야 한다. 이뿐이 아니다.조선일보는 테러직후인 9월12일자 4면,31면,9월15일자 30면 등에 걸쳐 ‘세계3차대전' 발발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국내 어느 신문도 3차 대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조선은 ‘3차대전 발발 가능성' 등의 추측성 과장보도로 불필요하게 사회적 불안감과 긴장감을 조성했다.결과적으로 사망자수는 실종자를 포함,약 3,500명으로 추정치 1만명에 약 3분의 1수준이다.그리고 3차대전은 애초부터 가능성이 없었다.한국언론은 도대체 뭘 원하는가.1만명이 죽고 3차대전이 일어나기를 주문하는 것인가.전쟁을 빨리 시작하지 않는다고 마치 조급증 환자처럼 설친 것이 역시 한국언론이다. 테러사건 직후 ‘일부 신문의 1면 제목들을 보면 ‘미,아프간 공격임박(조선,9.14)' ‘미,보복 공격임박'(중앙)‘부시,군사보복 준비지시'(동아) 등.다른 신문과 방송도 ‘미 보복공격 초읽기'라는 식으로 보복시점에 모든보도의 중심을 뒀다.그러나 정작 ‘초읽기’라는 보복은 한 주가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한겨레는 9월17일자에 ‘미공격 3∼4일 늦출 듯'이라고 보도했는데 이마저 잘못된 것이었다.미국이 실제로 포격에 나선 것은 한국언론이 흥분해서 ‘수일내'라고 하던 것과는 달리 거의 한달이 다 된 10월 7일이었다. 선정성 차원에서도 한국언론은 납치된 비행기가 무역센터에 충돌하는 장면을 지나치게 자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반윤리적 보도태도를 보였다.미국방송이 자극적인 장면을 자제하고 충돌장면 방영을 극히 제한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특히국내신문과 방송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수 십층 빌딩에서 떨어지는 사람의 사진과 모습을 부각시켰다.비극을 생생하게전달하는 보도기능 이전에 언론은 이런 보도가 가져올 사회적 공포와 유가족의 인권침해 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현실을 과장하고 불필요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일은 ‘正道 저널리즘'의 반역이다. ▲김창룡 인제대교수·신문방송학
  • 아르헨티나 전국에 비상 선포

    [멕시코시티 연합] 약 4년째 지속되는 경제난에 대한 불만으로 아르헨티나 일부 국민의 약탈과 방화,공공건물 점거,사상자 발생 등 소요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페르난도 델라루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전국에 30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 정부는 집회 및 여행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발동,소요사태에 대한 적극적 진압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또 소요를 막기 위해 700만페소(약 700만달러)어치의 생필품을 소요지역 주민들에게 배급하는 등주민 무마 대책도 아울러 시행하기로 했다. 연방경찰은 이날 하루 동안 일부 주요도시에서 발생한 폭동사태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신용평가회사 S&P는 19일 아르헨티나는 앞으로 몇 주 이내에 외채를 약속대로 상환하지 못하는 ‘전면적 디폴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세계경제 ‘불황 도미노’

    ■미국.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은 18일 9·11테러공격의 직접적 피해액은 210억달러에 이르지만 장기적으로는 1,00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IMF는 이날 세계경제전망보고서(WEO)를 통해 뉴욕과 워싱턴에 대한 자살공격으로 재산피해는 160억달러,사상자 등인명피해는 50억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이는 미 국내총생산(GDP)의 0.25%에 해당되지만 1995년 고베(神戶) 대지진의 피해액보다는 다소 적은 것이다. 그러나 항공,호텔업,관광,식당,자동차 렌털,보험업 등에미친 피해는 막대해 단기간에 실질 GDP를 2.75% 감소시켰다고 밝혔다.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장기적 피해를 당장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부시 행정부가 경기부양 규모로 추정한 1,000억달러에 버금갈 것이라고 분석했다.피해의 범주는 ▲보안과 보험료 등 관리비용의 증대 ▲보안검색 강화로 인한 유통비 증가 ▲위험이 따르는 거래의 이자비용 추가부담 ▲테러전 지원에 따른 민간분야의 생산 및 연구개발 위축 ▲기업의 글로벌 투자비용 증대 등이다. 특히 장기적 피해액은 추가테러 및 확전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아프가니스탄 이외로 테러전이 확대되면 기업의 거래비용이 급증,경기회복에는 부정적이다. 추가테러가 발생하지 않으면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 이후 대통령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일시적인 기우에 그쳤던 것처럼 테러공격의 장기적인 여파도 한정될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테러공격으로 기업들이 비생산적인 부문을 줄이고 새로운 기술분야에 투자해 구조조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면서 장기적으로 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IMF 체제가 한국경제의 체질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mip@. ■일본. [도쿄 황성기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국의 경제전망 등을 분석한 ‘세계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일본의디플레이션 방지를 위해서는 엔저(低)도 감수해야 한다고엔저 용인 견해를 처음으로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19일보도했다. IMF는 일본 경제에 대해 “불황심화로 금융 시스템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일본은행은 엔화가 더 하락하더라도 추가적인 양적 금융 완화로 이를 뒷받침할 필요가있다”고 지적했다. IMF가 엔저 용인 자세를 표명함에 따라 엔화는 세계 주요 외환시장에서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일본은행으로서는 디플레 방지를 위한 금융 정책을 제시해야 할 과제를 더욱 무겁게 떠안게 됐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보고서는 일본은행의 구체적인 금융완화책을 언급하지는않았으나 일본에서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일본은행의 외채 구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라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은행이 외국의 채권을 사들임으로써 시장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게 이 방안의 발상이지만 ‘엔 팔기,달러 사들이기’가 동반되기 때문에 엔저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풀이했다. IMF는 이와 함께 일본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기업도산증가가 은행 부문의 체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꼽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은행 구조조정과 더불어 부실채권 처리를 위한 공적자금투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01년마이너스 0.4%,2002년 1.0%로 전후 처음으로 2년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marry01@. ■중국.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베이징(北京) 관가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7.3%) 달성이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들어 세계 경제의 침체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9월11일 미국의 테러사건 발생이라는 최악의 악재마저겹쳤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新華通訊)은 18일 중국 경제성장률이 1·4분기 8.1%에서 3·4분기 7.6%로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며 올해 초부터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는 바람에 중국 경제도 큰 영향을 받아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목표치 7.3%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경제 침체에 미국의 테러사건이 겹치며 세계무역기구(WTO)가입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앞서 지난 2일쩡페이옌(曾培炎) 중국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주임은 올해 중국 경제는 7.3%의 고도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베이징에서 열린 연례 국가계획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저(低) 인플레이션에 힘입어 올 GDP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한 9만6,500억위안(약 1조1,66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2001년 경제성장률이기대에 못미치는 6.8%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khkim@.
  • 미국인 67% 확전 지지“이라크 공격해도 성공할것”

    미국민의 67%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끝낸미국이 이라크 등 다른 국가로 전선을 확대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전국 일간지인 USA투데이와 CNN방송,갤럽 등이 여론조사를 실시해 1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명중 2명은 현재 테러전을 종결하기보다 테러범들을 비호하고있는 국가들에 군사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전쟁이 이라크로 확대되더라도 응답자의 66%는 아프간에서와 같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아프간의군사작전이 적은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성공한 것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USA투데이는 분석했다.아프간의전과에 대해서는 92%가 만족을 나타냈다. 또 응답자의 93%는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사망이 장기테러전의 첫 단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여전히 오리무중인 빈 라덴의 소재에도 불구,응답자의 76%가 그가 결국 체포되거나 사살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작년 輪禍 손실 8조9천억

    지난해 도로 교통사고로 인한 손실비용이 국가예산의 10%에달하는 8조8,867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분12초마다 1명의 사상자가 나와 평균 1,215만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19일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이 발표한 ‘2000년 교통사고 사회적 비용의 추계와 평가’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교통사고사상자로 인한 인적 피해비용은 전체의 59.8%인 5조3,144억원으로 이중 사망자 비용은 3조2,602억원,부상자 비용은 2조542억원이었다. 조현석기자 hyun68@
  • 日·타이완서 잇따라 강진

    [도쿄·타이베이 AFP AP 연합]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도서지방에서 18일 리히터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했다.사상자와 피해 상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진앙이 오키나와현 이시가키(石垣)섬에서 서·남서쪽으로 150㎞ 떨어진 해저 10㎞ 지점이라고 밝혔다.이시가키섬 인구는 약 4만1,000명으로 만약 리히터 규모7.3의 강진이 섬 인근이나 인구 밀집 지역에서 발생했다면엄청난 재앙을 부를 뻔했다. 기상청은 지진으로 최고 50㎝ 정도의 해일이 일었으나 초기해일은 10㎝에 불과해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타이완 인근 해역에서도 18일 리히터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해 섬 전역에 진동이 감지됐다고 타이완 기상청이 밝혔다. 사상자와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 “빈 라덴 은신동굴 포위”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오사마 빈 라덴이 알 카에다 병력과 함께 미군과 반 탈레반군의 추적 속에 아프가니스탄 토라 보라 인근의 한 동굴에 포위돼 있다고 CNN방송이 14일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이날 미군 당국이 빈 라덴이 현재 알 카에다 병력과 함께 토라 보라 근처 동굴 시설물에 은신해있는 것으로 판단,소수 특수부대 요원을 보내 추적 중이라고 보도했다. 알 카에다 병력은 현재 아감 계곡과 와지르 계곡 사이에갇혀 있고 동부동맹 병력이 두 협곡의 북쪽 끝을 봉쇄한후 진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한편 미군과 반 탈레반 군벌은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모하마드 오마르와 그의 지지세력에 대한 추적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미 첩보당국은 오마르가 현재 칸다하르 인근헬만드주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미군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미군은 토라 보라 지역에 특수작전 병력을 증파했으며 13일 밤에는 B-52폭격기를 동원,파키스탄 접경 산악지대에융단폭격을 가했다. 한편 오사마 빈 라덴이 9·11 테러 계획 사실을 인정한것으로 13일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비디오 테이프에서 드러났다. 1시간 짜리 테이프에서 빈 라덴은 “우리는 빌딩의 위치에 근거해 적들의 사상자 수를 미리 계산했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또한 예상 피해규모에 대해 “부딪힐 부분이 3∼4개층으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테이프는 미 정보당국이 아프간 동부 잘랄라바드의 민간 주택을 수색해 입수한것으로 제작일이 11월9일로 표시돼 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mip@
  • [김삼웅 칼럼] 해학과 여유있는 정치를 위하여

    한국의 민족성과 문화와 관련하여 크게 잘못 인식돼온 것은 우리가 한(恨)의 민족이고 문화가 한의 문화란 주장이다. 거듭되는 환난과 지배층의 억압으로 한이 맺히고 한의 문화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어느 측면 한많은 민족이고 한맺힌 민중임에 틀림이 없다. 고구려 멸망 이래 늘 강폭한 외세침략과 지배를 받으며 약소국가의 설움을 겪고 짜먹힘을 당해왔다. 문학과 예술,노랫말에 한을 정조(情調)로 삼는 것이 많은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렇지만 우리 민족성이나 문화의 본질이 한이라는 주장은‘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이 아닐까. 오히려 민족성과 문화의 바탕은 해학과 여유랄 수 있다. 해학과 여유를 통해 고난과 고통을 극복하면서 정체성을 지켜왔다. 거듭되는 환난과 압제로 켜켜이 쌓이고 맺힌 한과 원(怨)마저 해학과 여유로 녹이고 이를 신명으로 바꾸었다. 얼음을 얼음으로 녹이지 못하고 불을 불로 끌 수 없듯이한은 한으로 풀리지 않는다. 오로지 해학과 여유로만 풀릴수 있다. 춘향전이나 심청전 등 대표적 고전문학이 이를 말해준다. 우리말의재치·골계·넉살·풍자 등 이른바 해학은 서양의 유머나 조크와는 품격과 질(質)이 다르다. 우리처럼 해학이 넘치는 민족도 드물다. 다만 왜정과 미군정,전쟁과 군사독재를 겪으면서 살벌한 군사용어와 족보 없는 외래어가 판치면서 여유와 해학을 잃게 되었다. 민족문화의 본질을 회복하지 못한 문화·예술인들의 책임도 적지않다. 요셉 보이스는 예술이 정치·사회·경제·학문 등의인류문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 중이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과격단체의 자살폭탄테러로 이스라엘 민간인 2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는 보고를 받고 “인구비례로 따지면 미국인이 2,000여명이나 살해당한 것과 같다”고 촌평하여 미국인들의 동정을 샀다. 그무렵 부시 미국대통령은 9·11테러를 본 순간 무슨 생각을 했느냐는 초등학생의 질문을 받고“뭐 저런 엉터리 조종사가 있나 하고 말했다”고 답변했다.진솔한 답변이다. 신승남 검찰총장의 국회 탄핵안 처리와 관련 정당들의‘야바위집단’ ‘무덤속의 마른 뼈다귀’ ‘몰염치' 등 논평을보면 살벌하고 끔찍하기 그지없다. 우리 정치인들은 여유와해학이 없다. 정제된 용어사용과 촌철살인식 코멘트를 모른다. 조상들은 고초와 간난 속에서도 여유롭고 멋스럽고 신명나고 호쾌한 언어를 통해 감정과 이해를 조절할 줄 알았다. 민족문화와 예술은 이런 토양에서 자라났다. 양반과 서민의갈등을 풍자한 하회탈놀이,흥부전이나 배비장전 등 포복절도할 해학,서산 마애삼존불의 넉넉한 미소,김홍도와 신윤복의 풍속화 속에 나타난 여유,중모리·중중모리로 이어지면서 경쾌하고 다채로운 선율의 해학성을 보여주는 판소리 진양조…. 우리 전통문화는 한결같이 해학과 여유가 넘치고웃음이 담겼다. 조상들은 곤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우리처럼 웃음과 관련한 풍부한 형용사를 가진 나라도 드물 것이다. 눈웃음·코웃음·비웃음·쓴웃음·헛웃음·너스레웃음·너털웃음·껄껄웃음·빙그레웃음,허허·히히·훗훗·헛헛·헤헤·하하·호호·흐흐·킥킥 등 색조와 음조가 다양하다. 조선 중기,최대 정적 사이인 노론의 영수 송시열이 중병에걸려 남인의거두 허목에게 화제(和劑)를 내어주길 청했다. 양쪽 측근들이 ‘비상을 넣을지도’,‘누명을 쓸지도’모른다며 만류했지만 허목은 약제를 내어주고 송시열은 그약제를 먹고 회복되었다. 싸우면서도 여유와 신뢰를 잃지않았다. 일제 말기,어느날 월남 이상재 선생이 종로 YMCA의 연설장에 들어섰다. 좌중을 둘러보더니 “엄동설한에 때아닌 개나리가 만발했구나!” 한마디로 눙쳤다. 총독부의 순사와 헌병·밀정들을 타매하는 촌철살인이었다. 유신초기, 유진산과 정일형이 신민당 당권투쟁에 나섰다. 온건론자인 진산(珍山)과 강경론자인 정박(鄭博:정일형)의대결이었다. 정박의 공격에 진산 왈 “당나귀(鄭)는 버드나무(柳)에 묶여야 안전한 법이야!”라고 좌중을 웃겼다. 오늘, 해학과 여유있는 정치는 불가능한가. 김삼웅 주필 kimsu@
  • 토라보라 동굴전투 어떻게

    “토라보라 동굴을 이잡듯 뒤진다.” 오사마 빈 라덴을 잡기 위한 미군의 본격적인 작전이 시작됐다.탈레반이 칸다하르에서 투항한 7일 직후 미 특수부대가 토라보라 지역으로 급파된 것으로 알려졌다.반(反)탈레반군 2,000여명이 5∼10개의 동굴요새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산악지대를 수색하고 있으나 빈 라덴의 소재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때문에 동굴 침투에 앞서 파상적인 공습이 8일까지도 계속됐다. 공격에는 동굴당 150명 안팎의 중대병력이 배치될 것으로분석됐다.동굴 외곽에서 경비를 맡은 알 카에다 및 탈레반전사들을 제거,동굴을 봉쇄하는 게 첫번째 임무다.동굴 주변에는 박격포와 중장비로 무장한 병력과 저격수를 배치해 동굴로 접근하는 알 카에다 잔당을 처리한다.이어 산탄총과 수류탄발사기,자동소총 등으로 무장한 9명의 침투조가 동굴로들어간다. 파나마와 이라크 전쟁에 참전한 레인저부대의 전투교관 알렉산더 소모다 상사는 “빠르고 강력한 공격으로 적군을 순식간에 제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동굴내에는 빛이 없기때문에 야시경 등첨단장비가 도움이 안되며 동굴이 무너질수 있어 섬광 수류탄이나 폭발물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동굴 곳곳에 장애물이 설치됐을 가능성이 높아 미군측 사상자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피해를 최소화하려면 4명정도의 소규모 팀이 동굴 내부를 하나씩 점령해 나가는 전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련군에 맞서 무장투쟁에 나섰던 무자헤딘 장교 출신들은 동굴로 진격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므로 동굴을 봉쇄,적군이 지치기를 기다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옛 소련군은 무자헤딘 전사를 소탕하기 위해 화학무기를 썼으나 큰 효과는보지 못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美, 자국군 오폭… 22명 사상

    [워싱턴 토라보라(아프간) AP AFP 연합] 미군이 탈레반의최후거점인 남부 칸다하르와 오사마 빈 라덴이 숨어 있는것으로 알려진 동부의 토라 보라 동굴지역을 맹폭하고 있는 가운데 5일(현지시간) 오폭사고가 발생, 미군 2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했다. 이로써 아프간 군사작전에서 희생된 미군은 마자르 이 샤리프 인근에서 발생한 탈레반 포로 폭동 때 숨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1명을 포함,3명으로 늘어났다. 미 국방부는 이날 “칸다하르 북부지역에서 B-52 폭격기의 오폭으로 자국 병사 2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했다”면서 “반군 병사도 다수 사망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현지 해병부대가 탈레반군의 박격포 공격에 맞서 B-52 폭격기에 공습을 요청했지만 폭탄이 아군기지에 떨어졌다”면서 “사상자들은 헬기편으로 아프간남부 해병대 기지로 후송됐다”고 말했다. 오폭의 원인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현지 부대가 공습을 잘못 유도했거나,공습지점을 유도하는인공위성이 오작동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미군은 이날 칸다하르와 토라 보라 지역에 대한 맹렬한 공습을 계속해 탈레반군에 상당한 타격을 가했으며,반 탈레반군 역시 이들 지역에서 탈레반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소흐라브 칸 반 탈레반군 사령관은 “빈 라덴이 외국 자원병들과 함께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토라 보라 동굴지역에서는 미군의 공중지원 아래 반 탈레반군이 현지 산악지대의 절반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 예루살렘 또 자살폭탄 테러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이 이틀째 계속된 가운데 5일 아침(현지시간) 예루살렘시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또 다시 발생,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미국과 캐나다는 4일 자살테러공격 배후인 하마스에 자금지원을 한 3개 기구의 자금을 동결했다. [예루살렘서 또 자살폭탄 공격] 예루살렘에서 5일 오전 7시35분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했다.길 클라이만 경찰 대변인은“자살폭탄 공격이 서예루살렘의 힐튼 호텔 부근에서 발생했으며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목격자들은 3∼5명이 파편에 맞아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4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주요 군사시설들에 이틀째 맹공을 퍼부었다.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 집무실에서 50m 떨어진 경찰서에도 미사일 3발이 발사됐다.공습 당시 아라파트는 집무실에 있었으나 다치지는 않았다.가자시티에서는 이스라엘공군 전투기 F-16기가 민간인 거주지내 팔레스타인 보안시설에 미사일을 발사,수십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에서 팔레스타인무장단체는 물론 자치정부의 군사조직 와해를 겨냥하고 있다. [하마스 지원혐의 3개 기구 자산동결] 미국과 캐나다는 4일자살폭탄테러를 자행한 팔레스타인 과격 무장단체 하마스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가 있는 3개 기구의 자산을 동결했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에 재정지원을 해온미국내 이슬람 재단 한 곳과 해외 금융기관 2곳에 자산동결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자산이 동결된 3곳은 텍사스주 리처드슨에 본부를 둔 미국최대의 이슬람 자선단체인 ‘구제와 발전을 위한 성지재단’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본부를 둔 ‘알 아크사 국제은행’,‘베이트 엘 말 지수회사’이다.동결된 자산은 190만달러이다.캐나다 정부도 이날 이들 3개 기구의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 이스라엘 비난 고조]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4일 이스라엘측의 자위권 발동은 인정하지만 지나친 대응은자제해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프랑스와 터키는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을 비판했다.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아라파트 수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제거를 위한 정책을 의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유럽연합은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뒤흔드는 것은 폭력의 순환을 중단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은 정치적 지혜와 절제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이스라엘, ‘팔청사’ 이틀째 맹폭

    [라말라·가자지구 AP AFP 연합]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스라엘이 공군기와 미사일 등을 동원,이틀연속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사무실,보안기관 건물 등을 공격,최소한 2명이 숨지고 어린이 수십명이다쳤다. 이스라엘은 4일 공격용 헬리콥터를 동원,요르단강 서안라말라에서 아라파트 수반의 사무실이 있는 본부 건물들을향해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공습 당시 아라파트는 사무실에 있었으나 바로 옆 방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무사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F-16전투기를 동원,가자지구 민간인 거주 지역 부근의 팔레스타인 보안기관 건물동에 3발의 로켓을 발사했다.이에 인근 초등학교 학생 수백여명이 공포에질려 피신하다가 부상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스라엘 헬기는 또 툴카렘에 있는 아라파트 수반의 경호부대 ‘포스17’ 본부와 살피트 마을의 팔레스타인 보안시설도 공격했으나 사상자가 발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베이트 라히아의 ‘포스17’사령부는 F-16기의 공격을 받아 건물 5개동이 파괴됐다. 가자시티 및 라말라에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내각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테러지원단체로 규정,군사작전을 강화하고 ‘포스17’과 파타운동의 무장단체인 ‘탄짐’은테러단체 명단에 올린다고 밝힌 지 수시간 만에 이뤄졌다. 이스라엘은 이런 조치와 함께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아라파트 수반의 권력을 상징하는 대상인 전용 헬리콥터 3대,헬기가 이륙하는 데 쓰이는 가자공항 활주로,아라파트 사무실을 공격,파괴했다.가자공항에 진주했던 이스라엘군은 활주로 파괴후 철수했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 이스라엘 연쇄 폭탄테러 28명 사망

    [예루살렘·가자시티 AFP AP 연합] 이스라엘에서 자살폭탄테러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지금까지 모두 28명이 사망했다.예루살렘 시내 쇼핑가에서 수제폭탄으로 무장한 2명의테러범들이 1일 밤 자살폭탄테러를 감행,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180여명이 부상했다.또 2일 정오에는 북부 항구도시 하이파에서 자살 버스폭탄테러가 발생해 16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이에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2일 사태수습을 위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일대에 비상사태를 긴급 선포했다. 폭발사건은 1일 밤 10시쯤 상점과 레스토랑이 밀집한 서예루살렘의 쇼핑가인 시온광장과 벤 예후다 거리에서 50m 간격을 두고 잇달아 발생했다.사상자들의 대다수가 10대후반과 20대의 젊은이들이며,상당수가 위독해 사상자 수는 계속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예루살렘 폭탄 테러 후 12시간만인 2일 정오쯤 하이파 시내 할리사 지역의 혼잡한 교차로에서 버스폭탄 테러가 발생했다.이스라엘 공영 라디오방송은 자살폭탄 테러범이 버스 안에서 폭탄을 떠뜨렸으며 폭발로 인한 화염으로 버스두대가 파괴됐다고 말했다. 하이파 자폭테러에 앞서 무장 팔레스타인인 2명이 이날가자지구의 유대인 정착촌 부근 사격장에 침입해 이스라엘 차량에 총격을 가해 민간인 한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으며 이스라엘군도 이에 맞서 총격범을 추적,사살하는 등 이·팔 관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이슬람 과격단체인 하마스와 무장단체인 이슬람 지하드는 이번 자살 폭탄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 [여성 선언] 전쟁과 여성

    테러와의 전쟁이 올 가을을 점령해 버린 것 같다.9·11테러와 뒤이은 아프가니스탄 폭격소식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그 소식과 전장 화면에서 여성들을 찾기 힘들다. 전장의 참화로부터 그들은 비켜서 있는가? 요 며칠 사이,탈레반 정권이 물러간 카불에서 방송활동을 재개하게 된여성의 모습이 몇 차례 방영되었다.아무 노력이나 희생없이 승전의 선물을 거저 받은 여성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담은 채. 일반 상식과 달리,전쟁에서 죽고 다치는 것은 실제 전투에 참여하는 전사들보다 오히려 민간인 사상자들이 더 많다. 그 피해도 취약한 계층의 피해가 그렇지 않은 계층보다 훨씬 심각하다.여성들의 전쟁 피해에는 성적인 폭력까지 가중된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전쟁’하면 승리와 패배의 결과를떠올리는데 반해,대부분의 여성들은 끔찍스럽고 비참한 생활상을 떠올린다고 한다.남성들이 추상적인 명분을 중심으로 전쟁을 이해하는데 비해,여성들은 구체적인 삶과 연결지어 생각한다고도 한다.아마도 이런 차이는 전쟁이라는최악의 조건 속에서 먹을 것을 구해 어린 자식들과 병든노인들을 돌보아야 하는 여성 대부분의 역할에서 비롯되는 것이리라.그 자신은 물론,자신의 몸과 다름없는 자식과가족의 죽음과 고통에 마주해서 살아 남는 것은 전쟁에서겪는 실존적 한계상황의 경험이다. 이런 경험이나 전쟁 인식이 많은 여성들로 하여금 평화운동에 나서게 한다.전쟁을 결정하고 참여하는 주체가 남성이라면,조직화된 형태를 띠었건 아니었건 간에,평화적 활동의 주체는 여성들이다.전쟁은 힘에 의한 파괴를 수반하기에 그것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더 심각한 갈등의 시작이 되곤 한다.힘은 보복으로 이어지는 순환 고리를 끊지못하기 때문에,국가간 복잡한 권력의 역학이나 정치적 논리를 떠나서 평화운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은 전쟁을 어떤명분 앞에서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의 소중함은 그것을 길러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고들한다.기르는 일은 지속적인 시간과 관심을 요구하며,자신의 계획을 상대와 조율해 가는 능력을 요구한다.대량 생산 기술이 먹히지 않는다.결국 무언가를 기른다는 것은 자신을 내어주고 함께 하는 일인 셈이다. 오랫동안 생명을 길러온 여성들이 그들이 체득한 가치와능력을 가지고 평화적인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보살피는일을 수행하고 책임져온 이들로서 그 운동을 조직하곤 한다.안녕에 장애가 되는 정책이나 조치들이 전개될 때 생명을 돌보는 책임자의 권리로 맞서는 것이다. 일견,이런 ‘여성적’ 저항은 너무나 약해서 실천적 변화를 거둘 수 없을 듯이 보일지 모른다.거둔다 하더라도 너무나 속도가 더디어 기다릴 수 없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허나,그것이야말로 전투적인 문화 속에서 형성되어온 혁명적 저항의 방식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잠재력을 가진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그것이 유약하기에 강한 저항의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한다면,궁극적으로 그것은 위험을 근절하기 위해 전쟁을 해야 한다는 폭력적 힘의 논리와 맞닿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허라금 이대교수·여성학
  • 美 테러전쟁/ 북부동맹 쿤두즈 무혈입성

    탈레반군 투항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항복시한인 25일 북부동맹 선발대가 쿤두즈에 ‘무혈’ 입성,아프가니스탄 북부 전역이 사실상 북부동맹 수중에 들어갔다. 북부의 탈레반 최후 거점인 쿤두즈가 북부동맹 수중에 떨어짐으로써 탈레반은 이제 남부의 마지막 거점 칸다하르를중심으로 최후 저항을 벌이게 됐다. 북부동맹의 미르 알람 사령관이이날 쿤두즈에 입성했다고 아시라프 나딤 북부동맹 대변인이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AFP통신도 압둘 라시드 도스툼 사령관이 병력 2,500명을 이끌고 쿤두즈에 입성했다고 아프간이슬람통신(AIP)을 인용,전했다.북부동맹 내 각파벌들이 쿤두즈를 장악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입성을 서두르고 있다. 진입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알람 사령관을 동행한 북부동맹 관계자는 알람사령관이 쿤두즈 시내에 입성했으나 쿤두즈로 가는 거리곳곳에서 탈레반군들이 저항없이 투항해왔다고 말했다.북부동맹은 이날 중 쿤두즈시를 완전 장악할 것으로 내다봤다.앞서 쿤두즈 인근 탈로칸에 주둔 중인 북부동맹 다오우드칸 사령관은 탈레반과 외국 지원병 등이 25일까지 항복하지 않을 경우 무력장악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23일과 24일 이틀간 북부동맹에 투항한 탈레반군은 2,000명에 육박한다.북부동맹은 24일 탈레반군 700여명과 외국인 지원병 600여명이 항복했다고 말했다.탈레반군은 최소한 20대의 픽업트럭과 군용트럭 4대,탱크 4대 등에 나눠타고 이동했으며,약 500명의 탈레반 병사들 행렬이 수백m에 달했다고 덧붙였다.앞서 23일 600여명의 탈레반군이 투항했다.쿤두즈에는 지난 22일 북부동맹이 공세를 시작하기 전 외국 지원병 2,000여명을 포함해탈레반군 7,000∼1만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24일 현재 5,000∼8,000여명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현재까지 투항한 탈레반의 최고위 관계자는 물라 카차르 탈레반내무차관이다. 투항한 외국인 지원병들은 마자르 이 샤리프의 수용시설로 압송됐다.브루하누딘 랍바니 전 아프간 대통령은 25일외국인 지원병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유엔에인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25일 미·영국군 지휘관들이 탈레반의 최후 보루인 남부 칸다하르 공략을 위해 양국 공수부대의 합동작전을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칸다하르 공격에는병력 2만5,000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미국의 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칸다하르의 탈레반 강경파는 병사들의 투항을 막기 위해 가족들을 볼모로 잡아두고 최후의 항전에대비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 아프간전 미군 전사자 유무논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파키스탄 일간 ‘뉴스’는 지난 24일 남부 아프간에서 탈레반과 전투를 치르던 미군 특수부대원 중 최소한 35명이 전사했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은 “미군이 지난22일 탈레반과 알 카에다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사상자가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가자! 교통월드컵] 음주운전 이대로 안된다

    올 들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와 사망자가 크게 줄었지만 교통선진국을 자처하기엔 아직 이르다.올 상반기중 경찰에 단속된 음주운전자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이상 늘어났다는 사실이 이를 뒷바침한다. 경찰의 전방위 단속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더욱이 모임에는 으례 술이 따르게 마련이라는 국민정서를 감안할 때,지구촌의 축제인 내년 월드컵이 자칫 음주운전으로 얼룩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음주운전에 나이·직분 따로 없어=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인기가수 김완선(32·여·본명 김이선)씨를 음주운전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운전면허 100일 정지처분을 내렸다.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후9시 쯤 술을 마신 뒤 에쿠스 승용차를 몰고 집으로 가다 혈중 알콜농도 0.051%로 적발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맥주 두병을 동생과 나눠마셨는데 별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김씨처럼 생각하다가 낭패를 당한 인기인은 한둘이 아니다.지난 9월에는 영화배우 유오성(33)씨와 프로농구선수서장훈(27)씨가 음주운전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됐다.6월에는 탤런트 원미경(41)씨가 혈중알콜 농도 0.208% 상태에서 차를 몰다 운전면허를 취소당했다. 올들어 경찰 단속에 적발된 음주운전자는 나이와 직분을초월한다.면허증도 없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없는 10대가 있는가 하면,술에 취한 여대생·교수·가정주부·할아버지 등도 거리낌없이 핸들을 잡았다가 망신을 당했다.뿐만 아니라 솔선수범해야 할 현직 경찰,검사,판사등이 음주단속에 걸려 물의를 빚었다. ◆음주운전자 매년 급증 추세=음주운전에 대한 법적 처벌규정과 경찰의 단속이 날로 강해지고 있으나 음주운전자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운전자가 지난 92년 8만5,292명에서 지난해 27만4,400명으로 연평균 2만명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한 교통사고도 92년 1만319건에서 지난해 2만8,074건으로 크게 늘었고 사망자도 483명에서 1,217명으로 급증했다. ◆음주로 적발돼도 반성 대신 재수 탓=음주단속에 적발된이들의 대부분은 힘(?)이없고 재수가 없어서 단속에 걸렸다고 말한다.술은 마셨어도 운전엔 별지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더욱이 일부 특권층은 음주단속도 받지 않고,적발되더라도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이들도 있다.실제로 경찰이나 검찰 직원의 경우 음주단속에 적발되더라도 ‘직원(경찰관)’임이 확인되면 그냥 보내준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단속에 걸린 뒤에도 음주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않거나 더러는 경찰에 강력 반발하기도 한다.지난달 충북 괴산경찰서는 음주단속에 걸린지 이틀만에 또다시 적발되자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경찰관에 흉기를 휘두르며 자살소동을 벌인 이모(36)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의 행정편의적 단속도 문제=음주단속에 적발된 이들이 억울하다고 믿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경찰 단속이 근원지가 아닌 도착지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술을마시긴 했지만 집앞까지 아무 탈없이 운전했다는 게 음주운전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실제로 음주단속의 대부분은 근원지가 아닌 주택가 입구나 간선도로 등 ‘길목’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행정편의적 단속으로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더러는 음주운전을 단속하기 위해 모든 차량을 세운 뒤 운전자에게 음주측정기를 들이대는 원시적 단속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많다고주장하기도 한다. ◆처벌 강도 높이고 운전자 인식 바꿔야=음주운전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사회적 범죄행위인 만큼 경찰의 단속과 법적 처벌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음주운전을 방지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운전자 스스로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고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단속과 처벌보다는 운전자들의인식 전환이 선진 교통문화를 만들어내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교통과학연구원 이원영(李元榮) 수석연구위원은 “음주운전 단속체계를 객관화·과학화하고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전자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줄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광삼기자 hisam@. ■음주운전, 서울 올 3만2,100건 적발. 서울시내에서 음주운전 적발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 19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서울시내31개 경찰서에서 모두 3만2,100건의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강동경찰서가 가장 많은 2,138건을 적발해 가장 적었던 중부경찰서 287건의 7.4배에 달했다. 이어 송파경찰서가 1,728건,중랑경찰서가 1,689건,도봉경찰서가 1,695건 등의 순이었다.유흥가 밀집지역인 강남 일대를 단속하는 강남경찰서는 1,695건으로 평균치인 1,035건을 웃돌았다. 하지만 강남 유흥가 밀집지역인 방배경찰서와 여의도 일대를 단속하는 영등포경찰서의 적발건수는 각각 961건과 967건에 불과해 주택가가 밀집한 서초·수서·용산·마포경찰서 관내보다 오히려 적발건수가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유흥가의 경우 상시 단속이 이뤄져 음주운전자가 적은 반면 단속이 허술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가나 한적한 도로의 경우 상대적으로 음주 운전이 많다”면서 “이는 아직도 자신의 안전보다는 단속에 연연하는‘눈치 음주 운전’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서울이 3만2,10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이어 경기(2만9,796건),충남(1만7,674건),경남(1만3,743건),부산(1만2,867건),전남(1만1,555건)등의 순이었다. 조현석기자 hyun68@ ■음주실험으로 본 인체공학. 알콜 섭취의 가장 큰 문제는 대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술을 마신 뒤 기분이 좋아지거나 침울해지는 등 정신적변화가 생기는 것은 알콜이 중추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알콜섭취량이 과다한 경우 감각이 둔해지거나 판단력이흐려지고 만취상태에서는 신경체계가 마비돼 심신이 따로노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미국의 겔린과 워렛마크가 음주운전자 12명을 대상으로운전기능을 실험한 결과 일부 운전자들은 혈중알콜농도 0. 03% 이하의 낮은 주취 상태에서도 운전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콜에 대응하는 능력이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그간실시된 많은 실험 결과들은 혈중알콜농도가 0.05%를 넘어서면 운전기능이 손상되거나 운전형태가 평소와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미국의 드류가 40명의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음주 후 운전기능을 측정한 결과 알콜농도 0.08%에서 운전기기의 오작동률이 16%를 넘어선 것으로 측정되는 등 사고수반율 및기능저하율이 급속히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하인과 뮬러가 각각 300명과 10명의 운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음주실험 결과도 대다수 표본이 혈중알콜농도 0.1%에서 도로상황에 반응하는 시간이 지연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시야가 좁아져 좌·우회전 신호변화에 따른 운전조작 능력이 평소보다 10∼15%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광삼기자. ■음주운전 외국선 어떻게. 먹거리를 중시해온 중국에서는 숙박업소를 ‘반점’(飯店)이라고 불렀다.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쉬고 잠자는 곳을‘주막’이라고 부를 정도로 술과 친근한 문화였다.우리나라만큼 술에 대해 관대한 나라도 드물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술 취해 흥청거리는 것자체가 용납되지 않는다.더욱이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살인행위로 간주,엄격한 처벌이 뒤따른다.더욱이 선진국일수록 음주운전 관련 규제가 강하고 강도가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검찰은 지난달 22일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한인 20대 여성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13년8개월을 구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LA 검찰은 이날 패서디나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음주운전으로 앞차를 들이받아 2명을 숨지게 한 곽모(27)씨에게 과실치사 및 상해혐의로 이같이 중형을 구형했다. 곽씨는 지난해 12월 송년 모임에서 술을 마신 뒤 LA 동북부 글렌데일 고속도로를 이용해 귀가하던 중 마운틴 스트리트 인근에서 4명을 태운 승용차를 들이받아 앞차에 타고 있던 35세 남자와 15세 소년을 숨지게 했다. 뉴욕 주정부도 얼마전 한 경관이 음주상태에서 차를 몰다 일가족 4명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에대한 처벌 강도를 높이는 쪽으로 관련법을 개정할 방침인것으로 알려졌다. ‘페나-헤라리법안’으로 불리는 이 개정안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면 최고 25년의 징역형을 구형하고 혈중알콜농도가 0.2%를 넘을 경우 최고 징역 4년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개정안은 또 음주사고로 두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면 검찰이 가해자를 가중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아울러 법원이 음주사고 운전자에게 보석결정을 내리면 검찰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일본 정부도 지난 10일 음주·과속 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한 경우 최고 15년의 징역을 구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처벌규정을 대폭 강화한 형법 개정안을 마련,중의원을 거친 상태다.
  • 전영우·이영표기자 아프간 취재기/ (상)무자헤딘의 나라

    카불이 함락되면서 탈레반정권의 패색이 급속히 짙어지고 있다.본지 전영우·이영표 두 기자는 개전 직후 아프간 북부에 급파돼 카불 함락 직전까지 전장소식을 생생히 보도했다.두 기자가 목격한 전쟁의 참화 속에서 살아가는 아프간인들의삶의 여러 모습을 3회에 나누어 싣는다. 아프가니스탄은 ‘무자헤딘’의 나라다.어디를 가나 무자헤딘으로 가득하다.무자헤딘이란 ‘지하드’(성스러운 전쟁)를 수행하는 전사를 뜻한다. 수백년 동안 크고 작은 전쟁이 이어졌던 이 나라는 모든 남자들이 무자헤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어디서든 러시아제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멘 남자들을 쉽게 만나게 된다.호자바우딘에서 우리를 처음 맞이한 것도 이 도시를 경비하는무자헤딘들이었다.심지어 열너댓살 남짓한 소년들도 자신을‘무자헤딘’이라고 서슴없이 소개한다.상인과 농부,운전사가운데도 전투 경험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전쟁에 워낙 익숙한 탓인지 총알과 포탄이 오가는 치열한전투 속에서도 병사들은 오히려 여유있는 표정들이다.주변마을에도 전쟁에 아랑곳 않고 생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의 한가로운 모습은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마을마다 민병대가 조직돼 있어 10대 초반의 어린아이들도총을 다룰 줄 안다.가족이나 친척이 죽음을 당하면 주저하지 않고 복수를 위해 군에 입대,무자헤딘이 된다.이러다 보니30대 중반에 이미 군 경력이 15∼20년이 되는 사람들이 많다.전투 경험이 많은 이들은 단위 부대의 ‘커맨더’(지휘관)가 된다. ‘키슘’이라는 마을에서 만난 18세의 소년 커맨더 마무드파히드는 탈레반에게 죽은 유명한 우즈베크족 커맨더의 아들이다.동료들이 파히드를 직접 커맨더로 선출했다.그리고 아버지뻘 되는 병사들도 자발적으로 이 소년 대장의 지시에 복종한다.웃을 때 볼에 보조개를 드러내는 이 잘 생긴 소년 대장은 나름대로 위엄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 군대와 비교할 때 이들의 ‘군기’는 엉망이다.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군인도 있지만 대개는 ‘페란’이라는 무릎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웃옷과 ‘던번’이라는 한복 바지 같은 전통의상을 입고 있다.이처럼 옷도 제각각인데다 총을 거꾸로 메고 다니는 이도 많다.“총을 한번 보자”고 하면 쉽게 내어주고,“사진을 찍자”면 주저없이 허공에 대고 총을쏴 댄다.그러나 민간인들에게 총구를 들이대는 일은 절대 없으며,외국인들에게도 친절하다. 전 국토가 산악지대인 아프간은 오랜 전쟁으로 전기와 도로 등 사회 기반시설이 매우 취약하다.특히 산간에는 포장도로가 전혀 없어 해발 1,500m가 채 안되는 산을 넘는 데도 반나절이 걸린다.겨울로 들어서면서 눈·비가 자주 내렸는데,비가 조금만 내려도 자동차들은 진흙길에 빠져 허둥댄다.러시아군이 아프간을 점령했던 10년간 수많은 사상자를 낸 것도이 때문이다.전투부대를 공격하지 않아도 보급품을 수송하는 헬기나 화물차를 공격한다면 정규군들은 굶어죽기 십상이다. 흙먼지 바람이 뼛속을 파고 들고,코 앞도 분간할 수 없는어둠이 닥쳐와도 동물적 감각으로 전투를 수행하는 무자헤딘이 즐비한 나라가 바로 아프간이다.그리고 그들은 ‘알라’가 자신들을 지켜준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전영우·이영표기자 anselmus@
  • [가자! 교통월드컵] 무인단속기 논란

    ‘눈치 운전을 뿌리뽑아야 한다.’ ‘안전을 무시한 함정 단속은 사라져야 한다.’ 무인카메라 증가와 단속을 둘러싼 논란은 ‘후진국형 교통문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교통문화의 현주소를보여준다. 과속을 일삼으면서 적발되면 무인카메라 탓으로 돌리거나운전자의 안전보다는 실적 위주로 단속하는 행태는 선진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모두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인 카메라 주변 대형사고 급증] 지난 7월 경남 진주시 진주·대전 고속도로에서 진주 방면으로 가던 관광버스가 추락,19명이 숨지고 21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과속으로 달리던 버스는 무인카메라를 발견,급브레이크를 밟다 미끄러지면서 도로 옆 교각을 들이받은 뒤 언덕 아래로추락했다. 지난 8월에도 대구 수성구 황금동 교차로에서 내리막길을달리던 승용차가 무인카메라를 보고 급제동하면서 중앙선을침범,마주오던 차량과 충돌해 일가족 3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무인카메라 주변의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99년 257명에서지난해 351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 말까지 무인카메라 설치 지역 1㎞ 이내의 사고로 240명이 죽거나 다쳤다. [실적 위주 단속 사라져야] 운전자들은 예고없이 나타나는무인카메라와 함정 단속,부실한 도로 환경을 먼저 개선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원 김모씨(43·서울 용산구 한남동)는 “얼마 전 도로를 지나다 내리막 곡선도로에서 앞서 가던 차량이 급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사고를 낼 뻔했다”면서 “과속 단속 경고표지판이 불과 200∼300m 앞에 나타나는 바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교통표지판의 확충을 요구했다. 최근 서울 올림픽대교에서 이동식 무인카메라에 두차례 적발된 이모씨(35·회사원)는 “최소한 ‘이동식 무인단속장비 가동 중’이라는 교통표지판만 세워뒀더라면 차량들의 과속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최근에는 무인카메라를 피하기 위해 카메라 탐지기 등 불법장비를 부착하거나 번호판을 알아볼 수 없도록 테이프로 붙이고 떼는 등의 불법행위도 잇따르고 있다. [눈치운전 자제해야] 경찰은 무인 카메라 단속은 과속 심리를 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경찰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무인 카메라가 설치된 교차료에서 설치 전보다 차량 충돌사고가 29%가 줄었다는 통계가있다”면서 “급제동에 의한 대형사고를 막기 위해 최근 경고 표지판을 설치하고 무인단속 장비 설치장소를 알리는 홍보 책받침 60만장을 전국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지난해 사고가 많이 발생한 전국 100여곳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한 뒤 전후를 비교한 결과,사고 건수는 2,489건에서 1,699건으로 31.7%,사망자는 119명에서 74명으로 62. 2%가 감소했고 밝혔다. [전문가 진단] 교통문화운동본부 박용훈(朴用熏)대표는 “아직도 도로에는 예고없이 제한속도가 변경되거나 도로표지판이 턱없이 부족해 억울한 피해자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무인카메라가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필요하지만 억울한 피해자들이 없도록 무분별한 단속을 자제하고 범칙금 등을 안전시설에 재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교통 민만기(閔萬基)사무처장은 “범칙금가운데 연간2,000억원씩을 5년간 교통안전시설에 투입하면 연간 1만명에 이르는 교통사고 사망자 중 2,350명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이번 논란을 계기로 하루 빨리 후진국형교통문화에서 벗어나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무인카메라 설치 기준은. 현재 경찰이 운영 중인 무인카메라는 크게 고정식과 이동식 두 종류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고정식 509대와 이동식 336대를합해 845대가 운영되고 있다.경찰서 별로 사망사고 발생지역과 사고 위험성이 높은 지역을 선정해 설치했다. 전국의 11개 고속도로에는 70대가 운영되고 있다.경부 15대,호남 11대,남해 9대 등이다. 고정식은 주로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국도,교차로 등의 교통표지판,신호등,육교 등에 설치해 과속과 버스 전용차선 위반,신호 위반 등을 단속한다. 이동식은 과속이나 교통위반이 우려되는 장소를 옮겨 다닌다.옮겨다니기 때문에 함정 단속이라는 불만을 듣기 쉽고 사고 유발 가능성도 높다. 내년부터는 교통순찰대 차량에 장착해 360도를 돌며 단속하는 ‘탑재형 무인카메라’ 20대가 운영된다.비노출이어서 단속에 의한 사고 위험성이 적은데다 장소도 옮겨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다.내년 말까지 70∼80대로 늘릴 계획이다. 경찰은 도로 여건과 위험 여부를 감안해 무인카메라를 연차적으로 3,500대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범칙금 전액, 시설 개선에 사용해야. 속도 위반 범칙금 등의 교통범칙금을 많이 걷는다고 해서교통 예산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교통범칙금은 일반회계에 편입돼 일반예산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교통범칙금 어떻게 쓰이나] 올들어 무인카메라 과속 단속으로 걷은 범칙금은 지난 7월까지 2,874억원.지난해의 두배에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교통범칙금은 93년까지 ‘사법시설조성법’에 의해 전액 사법시설을 짓는데 사용됐다.그뒤에는 일반회계에 편입됐다.교통범칙금 총액과 비교할 때 20∼25% 정도의 예산만이 교통시설 관련 예산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자동차 교통관리개선 특별회계법’에 의해 기한을넘겨 내는 과태료는 교통시설 투자에 쓰도록 돼 있다.이 때문에 경찰이 과태료 수입을 늘리려고 범칙금을 제 때 안내는 것을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과태료를 내면 벌점을 면제해 주는 편법이 그것이다. 무인카메라에 과속으로 적발되면 이의가 없을 경우 10일 안에 범칙금을 내야한다.벌점 15점을 함께 받는다.기한을 넘기거나 자신이 운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 1만원의 과태료를더 내면 된다.대신 벌점은 없어진다.폐차할 때까지 계속내지 않아도 지연 이자가 붙지 않고 강제 징수의 수단이 없어 범칙금 납부 통고를 받은 많은 운전자들이 체납하고 있는 실정이다.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범칙금을 내고 면허정지로 이어질 수있는 벌점을 받는 것보다 내지 않고 버티는 게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정권이 바뀌면 교통범칙금을 전면 면제해주는 예도 있다. 이런 이유로 올해 납부된 범칙금은 1,682억원으로 부과한 금액의 58.5%에 그치고 있다. 미국,일본,영국 선진국은 교통범칙금을 교통 안전시설에 전액 투자하고 있다.30년 새 교통사고 사망자가 절반으로 준일본도 매년 8,000억∼9,000억원의 교통범칙금을 전액 교통예산으로 쓰고 있다. [보험 할증제도 효과 적어] 속도 위반은 신호 위반,중앙선침범 등과 항목 구분없이 2차례 이상 하면 5∼10%가 할증된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도입된 교통법규 위반·준수자에 대한보험료 할증·할인 제도는 할증·할인율이 10%정도로 획일적이고 낮아 실효를 보지 못하고 있다. 미국,영국,캐나다,프랑스 등은 음주,무면허,안전벨트 미착용 등 중대 법규 위반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최고 250%까지할증하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
  • 美테러전쟁/ 이영표특파원 아프간 르포 “”약 없어 조금 다쳐도 사망까지””

    [호자바우딘(아프간 북부) 이영표특파원] 북부동맹과 탈레반간의 전투가 강도를 더해감에 따라 군인 및 일반인들의사상자 수는 나날이 늘고 있다.이에 따라 아프간 북부지역병원들은 의료시설 및 지원 부족으로 밀려드는 부상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북부동맹의 근거지인 호자바우딘에 있는 2개 병원에만 근래들어 500여명의 부상자가 입원했으며,최근 이틀새에도 3명의 부상자가 새로 들어왔다. 그러나 대부분 병원이라 할 수 없을 만큼 소규모에다 시설이 낙후되고 의약품 및 의료인들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이들 병원은 하찮은 부상도 손을 제때 못써 죽음에 이르는경우가 많다. 지난 20일 교전지역 다슈테칼라에서 탈레반군이 쏜 총탄에옆구리를 맞은 12살짜리 한 소녀는 인근 야전병원에 외과의사가 없어 40㎞나 떨어진 호자바우딘시의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지기도 했다. 호자바우딘시는 지난 14일 기존의 유일한 병원 ‘서지칼호스피탈’이 너무 낙후되고 비위생적이라 이란의 지원을받아 30개 병상의 ‘라술아그람’이라는 새로운 병원을 짓기는 했지만 이곳도 의사 수가 겨우 3명이며 그나마 수술을담당하는 외과의사는 1명뿐이다.이 병원 외과의사인 사베르아다브(31)는 “음식 등은 어떻게라도 지원을 받아 환자들에게 제공하지만 수술기구와 X-레이 투시기 등 의료장비들은 비싸서 엄두도 못낼 형편”이라면서 “특히 부상자들에게 필수적인 혈액의 부족은 어쩔 도리가 없다”고 고개를내저었다. 다슈테칼라 전선에서 탈레반의 총탄에 손가락을 다치는 부상을 입고 20일 동안 이 병원에 입원중인 후시 무하마드(25)는 “의사가 수술이나 별다른 조치없이 무작정 손가락을자르고 붕대만 감아줬다”면서 잘린 손가락을 내보였다. 북부동맹 지역 호자바우딘 및 탈레반 지역에서 의료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 봉사단체 ‘국경없는 의사회(MSF)’에서 9년째 자원봉사 활동을 해오고 있는 프랑스인 리처드 자보(35)는 “아프간을 지원하는 국가와 단체들은 대부분 난민과 빈민 구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부상자들을 돌보는 의료활동 지원을 호소했다. tomcat@
  • 아프간 주요도시 현지표정

    미국의 공습 엿새째인 12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비롯,잘랄라바드 칸다하르 등 주요 도시들은 공포에 휩싸여 있다.AP,AFP,영국 BBC방송 등 주요 외신들은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많은 아프간인들이 피란길에 오르고 반미감정이 격앙되고 있다고 보도했다.다음은 외신이 전하는 아프간 상황이다. 수십년간 내전에 단련된 아프간인들이지만 연일 계속되는미국의 대규모 공습으로 두려움에 떨고있다.밤낮 가리지 않고 치솟는 거대한 불기둥과 강력한 폭발음 등이 그동안의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아침에도 미 전투기들에서 발사하는 미사일과 지하벙커 파괴용 폭탄 등이 카불에 쏟아졌다.카불에서 장사를 하는 사다르 모하메드는 “창문 등 모든 틈새를 막아 포탄소리를 피하며 두려움을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의 야간공습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타고 있던,탈레반의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승용차 1대가 파괴됐다. 지하벙커 파괴용 폭탄 등 정밀무기들은 오사마 빈 라덴이이용해 온 동굴단지들을 대파시키고 있다. 공습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자 수많은 아프간인들이 피란길에 올랐고 미국에 대한 격앙된 감정을 여과없이드러내고 있다.파키스탄 국경도시 차만으로 피란온 노동자나세부라 칸은 “탈레반과 빈 라덴의 테러캠프만 목표로 한다는 미국의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민간인들이계속 희생되고 있다”고 호소했다.탈레반측은 미군의 공격으로 그동안 민간인 300여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탈레반 대변인은 미군이 폭격한 아프간 동부 카담마을에서만최소 160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12일 밝혔다.현지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반미감정도 마찬가지다.특히 미국이 벌이고있는 식량공중투하에 대해 현지인들은 미국이 아프간인의‘피’를 ‘음식’으로 보상하는 치욕을 주고 있다며 유엔구호지원자들과 함께 일하는 아프간인들까지 공격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아프간 성직자들은 이슬람 교도들에게 미국에 대한 성전(聖戰)을 촉구하고 나섰다.이슬람의금요예배일을 맞아 12일 칸다하르와 잘랄라바드 등에서 열린 집회에서 성직자들은 “세계에서 가장위력적인 테러리스트인 미국에게 영국과 소련에게 했던 것처럼 교훈을 가르쳐주자”고 호소했다. 이동미기자 e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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