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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충남 치안 ‘블랙홀’

    “터졌다 하면 대전,아니면 충남” 22일 발생한 현금수송차량 탈취사건은 대전과 충남지역이 이같은 강력사건의 주 무대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1년 남짓 사이에 대전과 충남에서 2건씩 모두 4건의 비슷한 유형의 대형사건이 터지자 ‘왜 대전·충남에만 집중되는지’에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경찰 관계자들은 대전권이 사통팔달로 뚫린 교통망으로 인해 범행 후 도주가 쉽기 때문이라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아무래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잇따른 사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충남경찰의 수사력 부족과 치안부재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훨씬 크다. 현금수송차량 탈취사건이 평균 3개월에 한 번 꼴로 터지는 상황인데도 경찰이 해결한 사건은 고작 1건에 불과해 사실상 치안공백지대임을 입증했다. 뻥 뚫린 치안망은 ‘대전·충남에서 한탕하면 미제로 남는다.’는 우려가 강력사건을 부추기는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이번 사건에 앞서 2001년 12월21일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충청지역본부 지하 1층 주차장에서 3억원,지난해 3월8일 충남 서산시 고북면 신정리에서 7억 3000만원,같은 해 5월27일 천안시 수신면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천안휴게소에서 1억 1000만원 등 3차례에 걸쳐 현금수송차량을 노린 강력사건이 꼬리를 물었다.경찰은 이들 가운데 서산사건만을 해결했고,나머지 3건은 아직 미해결 상태다. 특히 은행 직원 한 명을 권총으로 사살까지 한 국민은행 사건은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된 지난해 12월 용의자 3명을 검거했다며 들떠 있다 법원으로부터 ‘증거 불충분’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이른바 ‘발바리’로 불리는 강도·강간범 한 명이 둔산신도시 등 대전지역 일대의 원룸을 마구 휘저으며 홀로 있는 여성 50여명을 성폭행한 뒤 금품을 강탈하고 있으나 경찰은 속수무책이다. 수사 능력도 문제지만 왜 이런 사건이 이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지에 대한 원인분석 및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결국 강력사건은 넘치고 있으나 해결 능력이 부족한 수사력과 엉성한 치안망이 이런 사건을 부채질하는 게 아니냐는 시민들의 질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 USA투데이 “美 후세인 색출작전 진행중”

    미국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체포하거나 사살하기 위해 소규모 특수부대들을 이라크 국내 및 국경지역에 투입,대대적인 색출작전을 진행중이라고 USA투데이가 군정보 소식통을 인용,20일 보도했다. 군정보 소식통들은 현재 후세인 색출작전에 참여중인 미군 부대는 군 특수부대를 비롯해 미 중앙정보국(CIA)특수부대·공정대 등이며 이들은 통신감청·첩보기·위성통신 등을 총동원해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후세인 색출작전은 후세인에게 국외에 망명을 떠나거나 항복을 택하도록 하기 위한 압력용의 목적도 있으며,최종적으로 후세인 축출을 위한 미군 침투시 작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 소식통들은 통신감청은 보잉 707기를 개조한 특수 첩보기가 이라크 상공에서 매일 10시간 이상 이라크 관리들의 대화를 녹취하고 이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라크와 유엔은 무기사찰단의 사찰활동 활성화를 위한 10개항의 공동성명서에 서명했다고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이 20일 밝혔다. 아메르 알 사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고문도 블릭스 위원장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참가한 가운데 이날 외무부 청사에서 열린 실무협상에서 사찰활성화를 위한 공동성명이 채택됐다고 확인했다. 공동성명은 이라크 정부가 사찰단이 조사를 요구한 과학자에게 조사에 응하도록 장려한다는 내용을 포함,사실상 이라크 과학자에 대한 개별조사를 허용하고 있다. 또 개인 주택을 포함,모든 장소에 대한 사찰단의 접근 허용,발견된 빈 화학탄두에 대한 조사팀 구성,대량파괴무기를 뜻하는 ‘금지물질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엔 사찰단은 19일(현지시간) 이라크측과 ‘무장해제’를 위한 사찰관련 회담을 가진 뒤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회담에서 이라크 관리들은 지난주 발견돼 논란을 빚은 빈 화학탄두와 비슷한 4개의 화학탄두가 발견됐다고 공개했다.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이라크측이 또 유엔이 요구한 11건의 문건 가운데 3∼4건의 문서도 제공했다고 말했다. 9·11 테러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은 이날 아랍어신문을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슬람 신자들에 대해 상호 투쟁을 중지하고 이슬람권을 공격중인 미국과 이스라엘 등 ‘십자군동맹’에 대항해 단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김규환기자 khkim@
  • 인수위 새방안 추진 의미/대북 정책 기조는 승계 방법은 보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이끌어갈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대화를 통한 화해협력’이라는 큰 틀에서는 현 김대중 정부의 기조와 같지만,방법론에 있어서는 그동안 나타난 문제점을 상당부분 보완해나가는 쪽으로 의견이 좁혀졌다. 하지만 당면한 북한 핵 문제 해법 마련과 관련해서는 적지 않은 고민에 빠져있는 것 같다. ●새 대북정책 인수위는 1일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서는 국방분야 등의 불안정성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는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야당 등의 ‘대북 퍼주기’ 비판여론을 다분히 의식한 것이다. 국방분야의 불안정성이라 하면 햇볕정책에 따른 안보 위기의식을 의미한다. 즉,국민의 정부에서 문제가 된 서해교전 등 일련의 무력충돌에 따른 국민여론 악화와 불안감을 들 수 있다.동해로 금강산관광선이 오갈 때 서해에서 우리 병사가 사살되는 상황이 또다시 발생할 경우 새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은 중대기로에 봉착할 우려가 있음을 인수위측이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경제협력 등 대북 지원조치를 계속 유지하되,군사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전에 북측으로부터 방지대책을 확약받는 쪽으로 협상을 진행시킬 것으로 보인다.핵,미사일은 물론,경의선 연결공사 과정에서의 휴전선 부근 안보에 대한 입장정리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결과적으로,새 정부는 한나라당이 주장하고 있는 ‘상호주의’를 적든 많든 수용하는 쪽으로 갈 것 같다. 인수위는 무엇보다 현 정부에서 공공연히 사용돼온 햇볕정책이라는 용어를 완전히 폐기할 뜻을 밝혀 주목된다. 인수위 관계자는 “새 정부는 무슨무슨 용어를 짓는 등 외양에 신경쓰기보다는 내실에 힘을 쏟겠다.”며 새로운 용어 개발에 급급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북핵 고민과 인식 인수위는 “시간은 없고 운신의 폭은 좁은데,인수위는 이제 막 해법 마련에 착수했다.”며 북핵 문제와 관련,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인수위 관계자는 “지금은 위험한 상황임은 분명하지만,연일 대서특필되면서 불안이 부풀려진 것도 사실”이라며 언론의 협조를 당부했다.북한이 일단 이 문제를 촉발했을 때는 NPT 탈퇴까지는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 북한의 의도는 체제전복에 대한 위기의식과 대미협상용 발상이 뒤섞여 있다고 봐야 한다.”며 “위기가 임계점에 다다르면 그들의 의도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예컨대 고층 빌딩에 불이 나 죽을 지경인데,뛰어내리면 살 확률이 5%일 때 어떻게 할지를 놓고 (북한이) 고민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상연기자 carlos@
  • 체첸 정부청사 차량폭탄 테러

    (모스크바 AFP AP 연합) 체첸 수도 그로즈니의 정부청사에 27일 오후(현지시간) 폭탄을 적재한 차량 2대가 돌진하는 테러가 발생,최소 41명이 숨졌다고 이타르타스 통신 등 러시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루슬란 차카예프 체첸 내무장관은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날 오후 2시30분쯤 폭탄을 실은 트럭과 지프형 자동차가 정부청사 건물로 잇따라돌진해 폭발,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체첸 당국이 정확한 희생자 수를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공격으로 정부청사 건물은 거의파손됐다.체첸 당국은 이번 테러에 쓰인 폭탄이 약 1t 정도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타르 타스 통신은 체첸 검찰 소식통읨 말을 인용,사망자가 최소 41명 이상이라고 보도했으며 병원 소식통은 현재 20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다고 확인했다. NTV 방송 등 러시아 방송들은 이날 폭발로 체첸 정부 청사 정면에 직경 5∼7m의 구멍이 생기고 유리창이 깨지는 등 건물이 심하게 파손됐다고 전하면서 파괴된 건물의 잔해 속에서 구조대원들이 사상자를 이송하는 장면을 상세히 보도했다.현장에는 경찰관 외에도 군인들도 투입돼 부상자 이송작업을 벌이고 있다. 폭발된 건물은 평상시에 150∼200명 정도가 근무해 왔다.특히 사건 발생 당시는 점심시간이 끝난 직후여서 건물 안에 상당수의 방문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 건물은 내전으로 폐허가 된 그로즈니에서 수리복구된 몇 안되는 건물 중의 하나였다. 폭발 당시 아흐마드 카디로프 대통령과 미하일 바비치 부통령은 청사 안에없어 화를 모면했지만 청사 안에 있던 많은 정부 관리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방송들은 덧붙였다.카디로프 대통령은 현재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즉시 사태를 보고받았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그러나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날 폭탄 테러는 인질범과 인질 17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10월 모스크바극장 인질극 이후 가장 강도가 높은 체첸 반군의 공격으로 추정된다.당시 러시아 당국은 마취 가스를 투입,반군을포함해 170여명의 사상자를 내고 인질극을 진압했다.이에 대한 반격으로 체첸 반군은 경찰서를 공격 25명을사살했다. 체첸 반군은 지난 99년 러시아가 분리주의 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체첸에 군을 투입한 뒤 친러시아적인 현 정부를 배신자로 규정,정부 관리들 일부를 살해하기도 했다.체첸인의 대다수는 이슬람 교도들도 그동안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와의 연계설이 계속 제기됐다.
  • 이스라엘 상대 연쇄테러

    (키캄발라(케냐)·베이트 시안(이스라엘) AP AFP 연합특약) 아프리카 케냐와 이스라엘에서 28일 하루 동안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세차례의 테러 공격이 잇따라 일어나 최소한 20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이날 오전 7시(현지시간)쯤 승객 260명,승무원 10명을 태우고 몸바사 공항을 이륙해 텔아비브로 향하던 이스라엘 아르키아항공 소속 전세 여객기가 2발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그러나 다행히 미사일은 여객기 날개를 스치며지나갔고,이 여객기는 이날 오후 텔아비브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1시간 뒤인 8시쯤에는 케냐의 항구도시 몸바사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키캄발라의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강력한 폭탄이 터져 어린이 2명을 포함,15명 이상이 숨지고 80여명이 부상했다.호텔 건물 4분의3이 무너질 정도의 강력한 폭발이었고,현장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었는지도 불분명해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팔레스타인의 군대’라는 단체가 이날 테러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존 사위 이스라엘 주재 케냐 대사는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가 테러의 배후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케냐 경찰은 2명의 용의자를 체포,심문 중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오후 이스라엘 북부 베이트 시안에서는 팔레스타인인으로 추정되는 무장괴한 7명이 버스 정류장에 모여 있던 시민과 마침 이날 실시된 리쿠드당 당수 선출 투표를 위해 정당 사무실에 모여 있던 이들을 향해 수류탄을던지고 총기를 난사했다.괴한들과 경찰의 총격전으로 범인 2명을 포함,최소한 5명이 목숨을 잃고 수십명이 총상을 입었다. 목격자들은 경찰과 무장한 시민들이 괴한들과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특히 괴한 한 명은 리쿠드당 사무소 맞은편의 가옥에 들어가 당사무소를향해 사격을 가하고 있으며,보안군이 가옥 주위를 에워싼 채 진압을 준비하고 있다. 사살된 범인 1명은 자살공격을 염두에 둔 듯 폭탄 벨트를 몸에 두르고 있었지만 다행히 폭발하지 않았다. 사건 직후 알 아크샤 순교여단은 이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 부산국제영화제/ 22일 개봉 개막작 ‘해안선’ 분단이 낳은 광기

    ■22일 개봉 개막작 '해안선' 지난 14일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기대 속에서 뚜껑을 연 ‘해안선’(22일 개봉·제작 LJ필름).김기덕 감독 특유의 감성은 살아있지만,충격은 덜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해안선 경비를 서는 강상병(장동건)은 간첩 잡는 데 혈안이 된 인물.하지만 실수로 민간인을 사살하면서 점점 미쳐간다.의가사 제대를 하지만 부대 주변을 맴돌면서 다른 부대원들을 끊임없이 괴롭힌다. 강상병은 분단국가라는 이유로 적과 동지를 구분해 온 우리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온몸으로 드러낸다.영화는 그 이데올로기가 낳는 폭력성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강상병 하나로 시작된 광기는 점점 부대원 전체에게 전염되고,나중에는 죽음의 유희로까지 발전한다.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하나 둘 총소리에 희생되어 가지만,모두 강상병의 탓으로 돌릴 뿐이다. 모든 부대원을 조종하고 조롱하는 듯 웃는 강상병의 모습은 섬뜩하다.얼굴이 클로즈업되면서 화면이 일그러지는 장면에서는 왜곡된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려는 감독의 의지가읽힌다. 지금까지 분단국이라는 이유로 많은 폭력을 묵인해 왔던 시대를 반추하기에 ‘해안선’은 더없이 적절해 보인다. 하지만 군대라는 극한 상황에 대한 과도한 강조는 자칫 엉뚱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분단국이 낳은 우리 사회의 광기,더 나아가 보편적인 인간관계의 폭력성을 성찰할 수 있는 주제임에도,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해외게스트들은 “정말 한국군대가 이런 식이냐.”라는 질문만 던져왔다. 전체적으로 편집은 세련돼졌지만 여전히 사족 같은 대사도 눈에 거슬린다.“강상병은 이제 우리의 적이다.슬프지만 이게 현실이다.”라는 설명조의 말이나 “평화통일을 기원합니다.”라는 마지막 자막은 넣지 말았어야 했다. 그래도 김기덕 감독의 영화 가운데 가장 대중적이다.여성에 대한 가학적인 장면이나 평범한 관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엽기성이 많이 누그러졌다. 강상병이 던진 수류탄에 산산조각 난 남자친구를 잡고 우는 미영(박지아)의 모습 정도가 가장 충격적인 장면.간간이 유머도 섞었다. 장동건도 비교적 멋지게 나온다.얼굴에 흙칠을 해도,미쳐서 눈알이 뒤집혀도 장동건의 또렷한 이목구비는 가리지 못했다.장동건의 여성팬들,안심하고 영화를 보러 가도 되겠다. purple@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 ***‘8명의 여인들' 프랑수아 오종감독 “여자들끼리 다툼을 그린 작품이라 프랑스의 유명 여배우들을 한꺼번에 출연시키면 재미있을 것 같았지요.” ‘발칙한 악동’이라는 별명 답게 관객을 놀래키는 걸 “재미있다.”라고 표현하는 프랑수아 오종(35)감독.곧 일반극장 개봉을 앞둔 ‘8명의 여인들’을 갖고 부산영화제를 찾은 그를,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만났다. 성적 도발,중산층에 대한 삐딱한 시선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표현해 요즘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는 오종 감독. ‘8명의…’는 스릴러·코미디·뮤지컬을 아기자기하게 뒤섞어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최신작.대중성을 겨냥했냐는 질문에 “형제들과 자라면서 느낀 걸 담았는데 다행히 관객이 호응을 한 것”이라면서 “꼭꼭 숨겨져 있던 비밀이 하루에 확 터져버리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며 의도를설명했다. 영화는 온가족이 모인 크리스마스 이브에 갑자기 아버지가 시체로 발견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범인을 추적하면서 가족 구성원들의 비밀이 한꺼풀씩 벗겨지는 내용.카트린 드뇌브,파니 아르당 등 일급 배우부터 ‘비치’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열연한 비르지니 르도와까지,세대를 아우르는 프랑스의여성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문제가 많은 가족에만 관심을 갖는 이유를 묻자 “영화는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과장이 들어간다.”면서 “그리스신화나 오이디푸스의 가족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반문했다. 얼마전 하이퍼텍 나다에서 영화제가 열린 것을 알고 있다는 그는,자신의 영화가 한국에 소개돼 기쁘단다.“스타들의 연기 경쟁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할리우드 여배우와 비교해도 재밌을 거고요.” ***‘질투는 나의 힘' 박찬옥 감독 ‘질투는 나의 힘’은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화다.15일 대영시네마에서 가진 첫 시사 직후 극장 옆 한 카페에서 만난 박찬옥(34)감독은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상기돼 있었다. 영화는 잡지사에 다니는 한 청년이 여자친구를 편집장에게 빼앗기고,맘에둔 선배까지 다시 편집장이 가로채지만,그 청년 역시 편집장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기이한 인간관계를 담았다. 순간적으로 허를 찌르는 대사와 세심한 심리변화의 묘사가 놀랍지만,주제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자 박감독은 “인물을 통해 가치를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관객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흥미로운 인물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목은 왜 그렇게 지었을까.“시나리오를 쓴 뒤 기형도의 시를 우연히 읽었습니다.영화의 내용과 딱 맞는다고 느껴서 제목으로 가져왔어요.시를 잘 아는 분이 ‘그 시는 그런 시가 아니다.’라고 얘기할까 걱정입니다.” 폭발할 듯하면서도 결코 폭발하지 않는 주인공에 대해서는 “원래 질투란 그런 것”이라면서 “환갑을 넘은 아버지가 제목을 물어 말씀드렸더니 ‘맞아,질투는 나의 힘이지.’라고 하시더라.”며 나이가 들면 자연히 알게 되는 감정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말을 아끼는 박감독은 ‘오!수정’의 조감독을 거쳐이번 영화로 데뷔했다.‘질투…’는 미개봉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올랐다.일반극장에서는 내년 초 개봉할 예정이다. 부산=김소연기자
  • “한국 현대사의 슬픈 초상 담았죠”

    저예산 실험영화 감독과 흥행배우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영화 ‘해안선’의 김기덕(42)감독과 주연배우 장동건(30)이 14일 부산을 찾았다. ‘해안선’은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수영만요트경기장 내 상영관 시네마테크부산에서 시사를 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축제의 문을 여는 데 미흡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라는 소감을 밝혔다.아직 완성된 영화를 보지 못했다는 장동건은 “긴장된 마음으로 여러분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고 운을 뗐다. 오는 22일 일반 극장에서 개봉될 ‘해안선’은 해안초소에서 벌어지는 집단적 광기를 그린 작품.장동건은 오직 간첩을 잡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힌 강 상병을 연기했다.술에 취해 해안선에서 정사를 즐기던 인근 마을의 젊은 남녀를 오인 사살한 뒤 정신이 이상해져 의가사제대를 하지만,계속 부대를 맴도는 역이다. ‘친구’‘2009 로스트 메모리즈’ 등의 굵직한 영화에서 멋진 역으로 출연한 장동건이 최대로 망가지는 이번 역은 충격적이다.그는 “블록버스터 상업영화에서 일정정도 선을 긋는연기를 하는 데 지쳤다.”면서 “일상적이지 않은 감정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 김 감독을 먼저 찾아갔다.”고 말했다.실험영화에 흥행배우가 출연하는 선례가 되기 때문에 부담감이 크단다. 김 감독에게 장동건을 평가해 달라고 부탁하자 “스타와 함께 일해서 떨렸지만 차마 사인은 받지 못했다.”며 재치있게 받아 넘겼다.“오래 전부터 그의 연기를 보며 내면에 있는 끔찍한 캐릭터를 끄집어내고 싶었습니다.하지만 좋은 이미지를 깎지는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했어요.” 그는 영화 편집 후주위에서 “장동건이 손해볼 건 없겠다.”고 평가해 안심이 된다며 웃었다.하지만 장동건은 “오히려 내가 김 감독의 독특한 색깔을 변색시키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팀워크’를 과시했다. 1996년의 데뷔작 ‘악어’에서부터 내내 소외된 인간 군상을 충격적인 영상에 담아온 김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기질을 발휘했다.“영화 ‘해안선’은 우울한 작품입니다.한반도의 긴장이 자해적 상황을 연출하는,한국 현대사의 슬픈 초상을 담았죠.” 세계 3대영화제인 베니스와 베를린에 ‘섬’‘수취인불명’‘나쁜 남자’를 잇따라 출품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김 감독.하지만 여전히 캐릭터와 이야기 중심으로 흘러가는 국내 영화계에서 그의 영화는 비주류다.최고 스타의 출연과 부산영화제 개막작이라는 명함이 이번엔 흥행의 행운까지 가져다줄지,영화팬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부산 김소연기자 purple@
  • 시민 ‘오인사살’ 경관 구속

    강도를 쫓던 시민을 오인 사살한 전주 중부경찰서 삼천1파출소 김모(44) 경사가 8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됐다.전주지법 홍중표 판사는 이날 오후 검찰이 재청구한 영장 실질심사에서 “김 경사가 유가족과 합의하지 않은 데다 뒤에서 총을 쏜 것은 경찰관의 총기 사용에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된다.”면서 영장을 발부했다. 전주지검은 지난 6일 김 경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담당판사가 ‘백씨가 각목을 계속 들고 있는 등 강도로 오인할 만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등의 이유로 영장을 기각하자 정황증거를 일부 보강해 이날 영장을 재청구했다. 김 경사는 지난 3일 새벽 1시쯤 강도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가 강도를 쫓던 백씨를 강도로 착각해 등에 총을 쏴 숨지게 한 혐의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러 인질극 169명 사망”러 검찰,외국인 8명 포함

    (모스크바 연합) 러시아 검찰은 지난달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 사건으로 숨진 사람은 인질 128명과 인질범 41명 등 모두 169명이라고 7일 발표했다. 검찰은 인질 사망자 128명 가운데는 미국과 네덜란드,오스트리아,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벨로루시 등 6개국 출신 외국인 8명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또 인질 사망자 가운데 5명이 총상으로 숨졌고,4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아직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42명 중 5명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현장에서 사살된 인질범 41명은 남자 22명과 여자 19명이며 극장을 탈출한 사람은 없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검찰이 이날 정확한 희생자 명단을 발표한 것은 인질극 희생자가 당국 발표보다 훨씬 많다는 시중의 소문을 조기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매체를 포함한 일부 언론은 이번 인질극 사건으로 인한 실종자 수가 최소 10∼20명에서 많게는 300명을 웃돈다고 보도하며 당국의 공식 발표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 ‘오인사살’ 경관 영장기각

    강도를 쫓던 시민을 오인 사살한 전주 중부경찰서 삼천 1파출소 김모(44)경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영장 실질심사를 담당한 전주지법 이정렬 당직판사는 6일 “숨진 시민 백모(31)씨가 당시 어둠 속에서 막대기를 계속 들고 있어 김 경사로 하여금 강도로 오인케 한 데다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21년간 경찰로 봉직한 점 등을 참작해 구속영장을 기각한다.”고 밝혔다.경찰은 담당 검사의 지휘를 받아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軍소재 한국영화 줄줄이 ‘레디 고’

    태평양 전쟁을 소재로 해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진주만’.하와이의 초호화판 항공모함에 세계 영화관계자들을 불러놓고 국제적인 시사회를 가졌다.그때 동원된 거대 함선 ‘존 C 스테니스’호는 미군이 자랑하는 핵추진 항공모함.소말리아 내전을 배경으로 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전쟁액션 ‘블랙호크 다운’도 실감나는 현대전을 묘사하는 데 펜타곤(미 국방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았다.소말리아 내전 진압 때 실제로 쓴 미군 장비와 인력을 재동원했다. 할리우드 쪽에서나 가능하던 이같은 일들이 머잖아 국내 영화계에서도 실현될 것 같다.국방부는 최근 군 소재 영화에 장소와 장비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민간영화 제작지원’지침을 내놨다.그동안 제작사와 군부대가 개별 협의해 온 문제에 대해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창구를 열어놓은 것.‘공동경비구역 JSA’가 군 지원을 받지 못해 세트 제작에만 9억여원을 들인 2년전 상황과는 ‘천양지차’다. 口군,남북 이데올로기…한국영화의 새 소재 국방부가 이처럼 지원 결정을 하고 나선 것은,발빠르게 소재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한국영화의 제작추세에 자극받은 결과이기도 하다.군이나 남북 이데올로기를 소재로 기획·제작 중인 영화는 최근 줄을 잇는다. 국방부의 공식지원을 처음 받을 작품은 강제규 감독이 새달 촬영을 시작하는 ‘태극기 휘날리며’.장동건 원빈 이은주가 주연해 한국전쟁의 틈바구니에서 꽃피는 두 형제의 사랑을 그린다.본격 전쟁액션을 선언한 이 영화는 순제작비만 100억원을 예정하고 있다.대규모 전쟁장면을 재현하고자 육군 측에 촬영장소 및 당시의 카빈총·장갑차·북한군 따발총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김기덕 감독의 저예산 영화 ‘해안선’도 군인 이야기다.민간인을 오인사살한 뒤 집단광기 속에서 인간성을 잃어가는 군인이 주인공. 12월 중순 개봉할 ‘휘파람 공주’는 남북 대치상황과 군을 하나의 소재로 묶었다.평양예술단 수석무용수로서 남한을 찾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막내딸이 평범한 남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줄거리의 코미디. 전방에서 근무하는 초병이 처녀귀신과 사랑에 빠지는 ‘방아쇠’는 한창 촬영 중이다.해군 특수부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해양액션 ‘블루’는 내년 1월 말 개봉을 목표로 후반작업에 들어갔다.한석규가 3년만에 찍는 영화 ‘이중간첩’도 남북 대치상황을 소재로 삼았다. 口자유롭고 유연해진 캐릭터 군은 물론이고 남북 이데올로기를 소재로 한 작품 속 캐릭터들은 최근 놀랄만큼 유연하게 묘사된다.무엇보다 북쪽 사람들이 더이상 ‘혁명전사’나 시대착오적 인간형으로 한정되지 않는다.예컨대 ‘휘파람 공주’의 여주인공(김현수)은 프랑스에서 발레를 전공한 해외유학파로 외국어를 서너 가지 구사한다. 제작사 측은 “CIA(미 중앙정보국)를 남북 공동의 적으로,북한 로얄패밀리를 발랄하고 코믹한 캐릭터로 설정했다.”면서 “몇년 전만 해도 군부대 지원은 커녕 제작조차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口국방부 지원은 어떻게? 국방부의 지원선언이 군과 남북대립을 소재로 한 영화제작 붐을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그 조짐은 벌써부터 읽힌다.한국의 첫 여성 비행사의 일대기를 그리는 ‘청연’,공군조종사들의 우정과 애환을 다룬 ‘블루 스카이’,북한이야기를 코믹하게 엮을 ‘레드’등이 조만간 국방부에 장소 지원을 정식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내 영화지원 업무를 담당할 비상설기구는 ‘민간영화 제작지원 심의회’.심의회의 한 담당자는 “육·해·공군에서 개별적으로 지원하던 것이 앞으로는 국방부 심의회로 창구를 단일화한다.”면서 “군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라면 모든 군 소재의 민간영화들은 서울영상위원회를 통해 국방부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무로 제작자들의 기대 또한 작지 않다.무엇보다 스케일이 돋보이는 스펙터클 영화를 만드는 데 다시 없는 호재이기 때문이다.수십억원의 세트 제작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포인트.그러나 우려도 적지 않다.최근 군소재 영화를 만든 한 제작자는 “진한 섹스 장면,군인을 비하하고 위계질서를 흐트리는 듯한 대사가 한마디라도 나오면 제동이 걸리기 일쑤”라면서 “한국영화의 소재 확장을 위해 제작사와 군이 점진적으로 타협점을 찾아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 ■‘軍 영화지원' 美선 어떻게-철저한 검토후 年5~6편만 지원 대본 수정요구 거부땐 지원안해 하늘을 가르는 멋진 전투기,실감나는 총탄세례,찡한 전우애….할리우드 전쟁영화가 군인의 꿈을 키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실제로 영화 ‘탑건’의 성공 후 미국에서는 해군장교 지원자 수가 5배나 늘었다. 그렇다면 이런 전쟁영화는 어떻게 만들까.무기·군 시설·군인을 쉽게 조달하려는 할리우드와,애국심을 자극하려는 군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지는 지점에서 탄생한다. 할리우드와 정부의 공생관계는 2차대전부터 시작됐다.미 정부는 전쟁정보국 산하에 영화사무소를 설치,영화를 통해 참전의 정당성을 선전했다.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노골적인 선전영화는 불가능하게 됐지만,전쟁정보국의 역할은 국방부으로 이어졌다.한해 평균 200여편의 영화가 지원 요청을 하면,국방부 산하 할리우드 연락관들은 철저한 대본 검토를 거쳐 5∼6편을 선정한다.지원 승인만 떨어지면 인건비·연료비 정도만 받고 군 장비와 엑스트라를 제공한다. 관계가 이렇다 보니 군의 요청에 따라 대본을 고치는 경우가 허다하다.‘포레스트 검프’는 당초 검프의 동료 소대원들을 모두 얼뜨기로 묘사할 계획이었으나 멀쩡한 병사로 바꾸었다.‘윈드 토커’에서는,암호가 적발되면 사살하라는 명령이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서라도’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고쳐졌다.군·전쟁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지옥의 묵시록’‘어 퓨 굿맨’‘화성침공’등은 대본을 수정하지 않아 지원받지 못했다. 일부 영화 관계자들은 이런 국방부의 시나리오 수정 요청이 사전검열이라고 비판한다.군이 역사적 사실의 진실과 거짓 판단에 개입하게 되면 선전영화나 다름없다는 것.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들은 강압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영화제작자들이 원하는 것을 주고 자신도 원하는 것을 얻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김소연기자 purple@
  • 美 대학생 또 총기난사 교수·학생등 4명 사망

    [투산(미 애리조나주) AP AFP 연합] 미국의 한 대학에서 28일 또다시 한 학생의 유혈 총기난동사건이 발생,범행 학생 자신을 포함해 모두 4명이 숨졌다. 경찰과 목격자들은 애리조나 대학 간호대학의 한 남학생이 이날 아침(현지시간) 30여명의 학생들이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는 시험장에 들어가려다 거절당한데 격분,권총으로 2명의 여교수를 사살했다고 전했다. 로버트 S 플로레스(41)로 확인된 이 학생은 먼저 한 여교수에게 총격을 가했으며 공포에 질린 학생들이 비명을 지르며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자 미처 피하지 못한 또다른 여교수 1명을 사살한 뒤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걸프전 참전 등 군 복무로 다른 학생들보다 다소 나이가 많은 플로레스는투산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이 대학에서 수강해왔으나 최근 소아과 과목에서 낙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학생은 플로레스가 최근 일련의 시험에 낙제한 뒤 교수들과 언쟁을 벌여왔다고 말했다.
  • 러 인질극 진압방법 논란/ 신경가스 무차별 살포

    지난 26일 러시아 인질극 진압에 사용된 가스가 인질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나면서 가스의 정체와 가스 사용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7일 현재 인질 사망자는 118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풀려난 인질 750여명 가운데 500여명이 가스중독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이 위독한 상태다.러시아 당국은 인질들이 4일간 감금으로 탈진 상태였으며,전격적인 진압작전으로 인한 쇼크와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한 것이지 마취가스로 인해 사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들은 마취가스에 기도가 막혀 인질들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군사 전문가들과 독극믈 학자들은 러시아 특수부대가 강력한 진정제가 포함된 ‘발륨’이나 또는 ‘BZ’같은 환각 가스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27일 러시아군이 사용한 가스가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이 금지한 위험한 가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BZ가스는 미국이 개발한 것으로 미군병사들 사이에서는 일명 수면가스로 알려져 있다.BZ가스는 수면과 환각증세를 유발할 수 있다.BZ가스나 다른 유사한 가스의 사용은 러시아도 1997년에 서명한 CWC 위반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러시아 당국은 가스의 종류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진압 직후 극장 내부를 촬영한 TV 화면에는 인질범들 대부분이 몸이 꺾여 있거나 엎드려 있어 의식불명 상태에서 사살된 것으로 보인다.인질들도 가스 분무나 화학약품 냄새를 맡지 못했지만 갑자기 졸리고 어지러운 증세를 느꼈다고 증언하고 있다.구호 관계자들은 인질들이 의식 불명 상태에서 의자에 앉아 있거나 바닥에 누워 있었다고 전해 강력한 가스가 무차별적으로 살포됐음을 시사했다. 가스 사용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자 러시아 정부는 폭탄으로 무장하고 있는 체첸 반군들을 무력화하시키기 위해 가스 사용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러시아 내무차관은 “폭탄을 몸에 두른 20여명의 여성 인질범들이 인질들 사이에 앉아 있는 상황에서 극장 폭발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면서 가스 살포로 “이들이 즉각 의식을 잃어 뇌관을 뽑을 수 없어 대규모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상숙기자 alex@
  • 진압부대 알파·오몬/ 테러진압 전담 해결사 마피아도 겁내는 부대

    (모스크바 연합) 진압작전 주역은 23일 사건 발생 직후부터 현장을 지키며 ‘명령’만을 기다려온 특수부대인 ‘알파부대’와 ‘오몬’.1974년 창립된 알파부대는 모든 테러사건 해결에 빠짐없이 개입하는 대 테러전 전담 부대이다.연방보안국(FSB)차장이 직접 지휘한다. 1979년 아프가니스탄 침공시 대통령궁을 습격,대통령을 비롯해 100여명을 사살하는 등 크고 작은 사건에 투입돼 테러전문 해결사로서의 명성을 쌓았다. 1991년 옛 소련의 보수파 쿠데타 당시에는 의사당 앞에서 쿠데타 반대세력을 지휘하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을 체포하라는 명령을 거부해 쿠데타를 무산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기도 했다. 250명으로 1개 부대가 편성된 알파부대는 모스크바 외에 크라스노다르와 하바로프스크 등 전국 주요 도시에 지부를 두고 있다. ‘검은 베레’로 알려진 특수부대 오몬은 내무부 산하기관으로,우리의 ‘경찰특공대’에 해당하는 조직.조직범죄와 마약 밀매단 소탕을 주임무로 하고 있어 옛 소련 해체 이후 준동하는 마피아가 가장겁내는 부대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박봉에 시달린 나머지 일부 부대원들이 마피아로부터 돈을 받고 출동 계획을 미리 유출시키는 등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으나 테러진압과 같은 작전에서는 특유의 근성으로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 체첸軍 50명 모스크바 극장 점거 1000명 인질로 러軍 대치

    (모스크바 외신종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 러시아 보안군에 체첸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체첸 반군에 잡혀 있는 최대 1000명의 인질들을 구출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인질극이 발생하자 독일과 포르투갈은 물론 주말로 예정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까지 모든 순방 계획을 취소하고 긴급대책회의를 가진 후 처음으로 인질극에 대해 공식언급하면서 “이는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최대 인질극”이라고 말하고 “인질극의 배후에는 외국 테러리스트의 중심세력이 있다.”고 비난했다.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인질들의 안전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이날 인질범들과 첫 대화를 시작했으나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당국은 이날 이리나 하카마다 부의장과 이오시프 코브존,보리스 넴초프 등 국가두마(하원) 의원 외에 국제 인권단체 대표들을 내세워 사건 해결을 모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사건 초기 주요 정치인들과 면담을 요구했던 무장 괴한들은 이제 입장을 바꿔 푸틴 대통령이나 아흐마드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 등 러시아와 체첸의 책임있는 당국자들과의 담판을 원하며 여전히 체첸전의 조속한 종결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그러나 인질범들은 대화 시작 직후 영국인 1명과 러시아인 4명을 석방해 유화적 제스처를 보였다. 한편 이타르타스 통신은 이날 인질범들이 극장 진입 직후 한 여성 인질에게 총을 쏴 이 여성이 숨졌다고 보안관계자들의 말을 인용,보도했다.이에 앞서40∼50명의 체첸 무장군인들은 23일 밤 ‘돔 쿨투르이’(문화의 집) 극장에 난입,최대 1000여명의 인질을 억류했다.이들은 24일(현지시간) 극장 진입을 시도하던 경찰 1명을 사살했으며 7일 안에 러시아가 체첸에서 철수하지 않을 경우 극장을 폭파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들은 자신들을 체첸군 21사단 소속 ‘스메르트니크(죽음의 전사)’라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사건 발생 직후 현장 주위에 탱크 수대를 배치하고,경찰과 내무부 산하 병력 및 특수부대 병력과 저격수들을 동원,극장 건물을포위했다.인질범들은 극장 점거 직후 어린이와 여자들을 포함한 인질 100여명을 밖으로 내보냈으며 러시아 경찰이 극장진입을 시도할 경우 인질들을 살해하겠다는 경고를 외부로 전달했다. 극장에서 풀려난 인질들은 모스크바 에코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40∼50명가량의 반군들이 폭발물을 몸에 두르고 자동화기와 수류탄으로 무장하고 있다면서 거의 모든 건물 주변에 폭발물이 매설돼 있다고 전했다. 당시 극장에서는 뮤지컬 ‘노르드 오스트(북동쪽)’를 공연중이었고 극장안에는 관람객 700여명과 공연배우 등 모두 100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인질중에는 독일인 3명,영국인 3명을 포함해 다수의 외국인이 포함돼있으나 주러 한국대사관은 한국교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모스크바 경찰은 외국인 인질이 최소 30명 이상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한 인질은 외국인 인질이 모두 17개국에서 62명에 달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체첸반군 극장 인질극 이모저모/ “러軍 1주내 철수 않으면 폭파”

    (모스크바·워싱턴 외신종합) 러시아 모스크바의 ‘돔 쿨투르이(문화의 집)’ 극장에서 발생한 체첸 군인들의 인질극 사건은 발생 이틀째인 24일에도 별다른 진전없이 대치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뮤지컬 관람객 1000여명을 인질로 잡고 있는 체첸 군인들은 인질들을 극장 메인홀에 몰아넣고 러시아가 1주일 안에 체첸전을 중단하지 않으면 극장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했다.이들은 또 자신들 쪽에서 1명이 부상할 때마다 인질 10명을 살해하겠다고 경찰에 위협하고 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은 전했다. 인질범들은 앞서 23일 오후 9시5분쯤 모스크바 남동쪽의 멜니코바거리 7번지 돔 쿨투르이 극장에 기관총을 공중에 난사하며 난입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는 내무부 산하 특수부대와 경찰,군부대 병력 등 1000여명을 동원해 극장 주변을 철저히 봉쇄한 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연방보안국(FSB)은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협조 아래 인질범 무력진압 작전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체첸 인질범 중에는 여성도 포함돼 있으며,여성들은 모두 얼굴 전체를 가리는 차도르를,남자들은 마스크를 하고 있다고 풀려난 인질들은 전했다.여성 대원들은 그동안 체첸전에서 숨진 체첸 전사의 아내들이라고 체첸측 웹사이트는 주장했다. ◆인질들은 인질범들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휴대폰을 이용해 가족들과 통화,내부 상황을 전해주고 있다.인질들은 화장실에 가는 것만 허용되고 있으며,전날 밤 인질범들이 난입한 이후 10시간이 넘도록 음식과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신히 가족과 통화에 성공한 한 여성은 “인질범들이 온몸에 폭발물을 두르고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현장 피해상황과 관련해서는 엇갈린 미확인 보도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체첸 반군 웹사이트인 ‘카프카스’는 인질범들이 24일 극장으로 접근하는 경찰 1명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웹사이트는 경찰 1명이 이날 오전 6시쯤 술에 취한 척하며 극장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극장 정문으로 접근하자 몇번의 경고 끝에 반군이 발포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극장에서 24일 오전 9시15분쯤 커다란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그러나 폭발이 극장 안에서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돔 쿨투르이 안에 인질로 잡혀 있는 사람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체첸공화국에서 러시아군을 철수시키라는 인질범들의 요구를 들어줄 것을 부탁하는 탄원서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슈콜니코바라는 한 인질이 전했다.슈콜니코바는 인질들은 러시아군이 무력진압을 시도,1995년 부뎬노프스크 사태가 재연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체첸 반군들이 인질들을 위한 의료 지원을 요구했다고 국제적십자 대표가 밝혔다.24일 오후 극장 안에서 무장괴한들과 대화한 적십자 대표 미셸 미닝은 “인질범들이 의사를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면서 “그들은 그러나 의사가 외국인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고 말했다.그는 이에 따라 모스크바 시내 병원의 한 외국인 의사를 섭외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인질극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줄을 잇고 있다.유럽연합(EU)과 중국,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등 각국 정부는 24일 체첸 반군의 인질극을 잇달아 비난하고 나섰다.유럽연합 순회의장국인 덴마크는 이날 인터넷 사이트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인질극 사태를 유럽연합의 이름으로 규탄하다.”고 밝혔다.중국 외교부는 “인질범들이 수백여명에 달하는 민간인들의 생명을 볼모로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러시아 당국이 이번 사태를 순조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성명을 통해 “민간인을 상대로 한이번 테러를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의 한 극장에서 최대 1000명을 인질로 잡고 있는 반군 대부분은 체첸인이 아니라 용병이라고 모스크바 주재 친(親)러시아 체첸 정부 대표가 24일 주장했다.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아드란 마고마도프 대표는 “무장괴한들 대부분이 용병인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목격자들에 따르면 인질범들 중 일부가 체첸어가 아닌 코카서스어로 말했다.”면서 인질범들의 신원 확인 작업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기덕 감독 ‘해안선’ 日 ‘돌스’, 부산국제영화제 개.폐막작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과 일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돌스’(Dolls)가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폐막작으로 선정됐다.‘해안선’은 군사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오인사살 사건을 소재로 인간의 광기와 사회의 허위의식을 고발한 작품.‘돌스’는 세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인형의 시선으로 펼치는 기타노 다케시의 10번째 작품.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다.이번 부산영화제는 새달 14∼23일 부산 범일동과 남포동,그리고 해운대 일대에서 펼쳐진다.(051)747-3010.
  • [열린세상] 北美 평양회담 이후

    2001년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가공할 테러는 국제 문제에 무관심한 미국인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며,부시 행정부의 대 탈레반 전에 힘을 실었다.부시의 지지도도 급상승했다.그런데 전쟁의 성공적 수행에도 불구하고,최종 목표였던 오사마 빈 라덴의 생포 내지 사살은 확인되지 않았다.그러자 2002년 미국은 대 테러전의 확산을 선언하며,이라크와 북한 및 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다.부시 대통령을 포함한 미 위정자들의 연설에서,오사마 빈 라덴을 성토하는 목소리는 슬그머니 사라졌다.그리고 그 자리를 사담 후세인이 메웠다.이라크의 무장해제와 후세인 정권의 타도가 미국의 새 목표로 떠오른 것이다. 이러한 강경책의 배후에는 국내정치와 미 정책결정자들의 이념 성향이 작동하는데,미국의 정책 결정 구도와 과정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하다.합리성과 법적 타당성을 지향하는 배후에,인간 본성에 기초한 권력 정치와 주도권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된다.결국 부처간,각료들간 이해와 노선의 대립 속에서 대통령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가가 정책결정의 관건이 된다.대통령은 지지도와 선거를 염두에 두고,의회와 언론의 반응을 주시하면서,가장 호소력있는 정책을 마케팅하는 일에 전력 질주한다. 현재 미국의 대외 정책은 우파 보수주의에 의해 주도되며,실용적 현실주의의 공간은 제한되어 있다.테러 때문이었다.이들 우파는 21세기 국제 체제를 선과 악으로 구분하며,미국이 선(善)을 대표한다고 믿는다.워싱턴의 한 안보 전문가는 부시 행정부 내에 ‘포용’이라는 용어는 이미 사라졌다고 개탄한다.오직 파월 국무장관만이 포용을 역설하는 유일한 인사라는 것이다. 현 정부의 보수주의가 기존 보수주의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도 지적된다.보수주의의 본질은 ‘현상 유지(status quo)’에 있으나,부시 행정부는 ‘급진 보수주의’,즉 보수 노선을 통해 ‘변화’를 꾀하는 기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이것이 미국 대외정책의 본질이다.부시 행정부는 미국의 본토가 테러 집단이나 대량살상무기를 가진 불량국가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고 보며,미국과 우방의 안보를 위해 일방주의나 선제공격도 대안이 됨을 역설한다.그들은 악의 축에 북한도 포함시켰다. 사실 미국이 이라크에 집착하고 있는 동안 북한에 관심을 보일 여력은 없다.단,우파 보수주의자들은 북한을 불신하며,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보다는 방치 내지는 힘의 우위에 의한 강압 외교를 선호한다.비정상적 정권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특히 탈북자를 포함한 북의 인권상황은 이들의 대북 거부감을 확대 재생산하는 주 요소이다. 켈리 미대통령 특사가 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갔다.북·미간 극적인 외교돌파구가 열리길 기대했지만,문자 그대로 실무회담으로서 상대방의 입장을 확인한 채 끝난 것 같다.켈리는 ‘솔직한’ 대화를 나누었다고 표현했다.이견이 있다는 방증이다.향후 재회동의 약속도 잡혀 있지 않다.핵,미사일,재래식 병력,나아가 인권문제 등 어느 하나도 만만한 의제는 없다.북한의 입장에서 적대 관계 해소의 보장과 경제적 급부 없이,가지고 있는 카드를 ‘포괄적으로’ 내놓기는 어려운 일이다.군부의 입장 및 정권의 안위도 걱정됐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켈리가워싱턴에 돌아가 당당히 내놓을 ‘카드’를 우선 제기했어야 했다.미국 내의 실용주의자들,즉 동북아의 안보 현실과 대북 포용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행정부 내 소수 인사들에게 숨 돌릴 틈을 주면서,그들이 강경론자 즉 우파 보수주의자들을 제압하도록 유도했어야 했다.북·미 회동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으나,특사 방북 이후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불가시적이다.대량살상무기에 관한 한,주변국의 역할도 한정되어 있다. 결국 해법은 북한이 미국 내의 현실을 간파하고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거시적 태도를 보이는 데 있다.흐르는 시간이 실기(失機)로 이어지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정옥임(국제안보평론가)
  • [열린세상] 軍 의문사 신중접근 필요

    ‘의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의해 한시적인 기구로 출범한 의문사진상 규명위원회가 지난 16일로 22개월의 활동을 마감했다.이 위원회는 유족들의 진정 또는 직권에 의해 82건(진정취하 1건 제외)을 조사해 이 중 33건은 기각하고,30건은 진상규명 불능으로 결론지었으며,19건에 대해서만 의문사로 판명했다.조사기간이 부족하고 여건도 불비하여 많은 사건들을 충분히 밝혀내지 못한 아쉬움만 남긴 채 활동을 접고 말았다.‘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한 가족의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유가족의 슬픔은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으리라. 의문사진상 규명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컸던 사건 중의 하나가 군복무 중 사망한 허원근 일병 사건이 아닌가 생각한다.군복무 중 발생한 사건이 20여건있었지만 특히 허 일병의 사건이 세인들의 주목을 끌게 된 것은 의문사위가허 일병 사건을 두고 타살을 자살로 조작,은폐한 것으로 결론내렸기 때문이다.더욱이 첫 총격을 당한 후 추가의 ‘확인사살’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여운까지 남겼다.이것이 진실이라면 이는 인륜을 저버린 행위로 그 누구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때문에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조사가 진행되면서 사건은 간단히 결론내릴 수 없는 것으로 비춰지기 시작하였다.의문사위도 ‘추가 총격을 가한’ 사람과 경위를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장본인으로 지목되었던 어느 부사관은 자신의 결백을 외쳤다.당시 주변에 있었다는,지금은 전역한 다수의 병사들도 타살에 대해 의견을 달리했다.당시 수사를 맡은 사단 헌병대 수사계장은 최근 한 월간잡지와 인터뷰에서 의문사위의 발표가 터무니없다고 항변하고 위문사위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하기에 이르렀다.여러 참전단체 등 군 관련 재야단체들도 일간지 광고를 통해 의문사위의 조사결과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과연 무엇이 진실인가.이제 우리는 이 사건을 보다 차분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상식적으로 노출된 사건일 경우,이를 은폐하려 해도 쉽게 감추어지지 않는다.일시적으로 조작,은폐할 수 있겠지만,결국 진실은 밝혀진다.따라서 목격자나 관련자의 진술이 서로 다를 경우 예단해서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설사 조사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하였다 하더라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매우 신중하게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여야 하리라 본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조사 중간과정에서 아직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을 서둘러 발표함으로써 또 다른 왜곡을 가져왔다.이 사건의 중간발표와 최종발표에 일부 차이가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사건 당시 군 자체 조사결과 소속 중대장은 가혹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강제 전역되었지만 그 부사관은 어떤 징계도 받지 않았다.군 조사에서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의문사위에서 혐의를 받고 있던 그 부사관이 진실로 무관하다면 짓밟힌 그의 인권은 누구로부터 보상받나.또한 실추된 군의 명예는 어디에서 보상받나.한 사람의 권익보호를 위해 또 다른 사람의 인권을 부당하게 유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군 당국은 지금이라도 실체적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이 사건과 관련하여 국방장관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한 바 있고이에 따라 군내에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그 활동을 시작하였다고 한다.차제에 이 사건뿐만 아니라 군복무 중 발생한 여타 의문사에 대해서도 군이 보다 전향적으로 실체규명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너무 오래된 일이라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진실규명은 군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정부당국은 의문사위 활동시한 종료로 의문사 규명을 도외시하지 말고 초헌법적이거나 한시적이 아닌 적법하고 상시적인 기구를 두어 의문사를 지속적으로 규명해 나가기를 바란다. 끝으로 지난 수해복구 시 탈진상태에 이르도록 헌신적으로 복구 작업에 참여한 장병들의 사기에 행여나 영향을 미칠지 모를 군 관련 보도에 여러 언론매체들은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홍두승 서울대 교수 사회학
  • 리뷰/ 뮤지컬 ‘블루 사이공’-연기·무대등 기대치 충족 창작뮤지컬 가능성 보여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 상사∼.”하지만 뮤지컬 ‘블루 사이공’의 등장인물인 김 상사의 모습은,1970년대 초 최고 인기가수이던 김추자가 불러 유행한 이 흥겨운 노래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베트남에 파병됐다가 긴 세월을 고엽제 후유증에 시달린 김문석상사.이 작품은 엄밀히 말해 그의 머릿속 여행이다.그의 기억을 떠도는 망령을 푸른 빛 가득한 무대에 펼쳐놓았다.병원 침상에서 발작하는 김 상사 뒤로 하나 둘모습을 드러낸 사람들이 무표정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섬뜩하다. 환상과 현실,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연출력은 뛰어나다.색등이 무대를 물들이는 축제 장면은 더없이 아름답고,전우들이 모두 사살당하는 정글 속 전투신은 가슴 졸이게 만든다.입체적으로 휘어잡는 헬리콥터 소리도 관객을 30여년 전 전장의 한가운데로 이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더 많다.대형 상업 뮤지컬이라는 점을 의식해서인지는 몰라도 전쟁의 실상을 전달하는 충격적인 무대미술이 부족하다.전쟁의 실체와 슬픔을 대사로 설명하려 드는 것도 문제.형상화 속에전쟁에 대한 평가를 녹여내야 예술이 제몫을 하지 않을까.“다시는 우리처럼 동원되는 역사가 없어야 돼.그것은 우리를 월남으로 부른 사람들이 해야 될 일”이라는 식의 설명은 불필요하다.잘 만든 반전영화가 미쳐가는 인간의 모습만으로 미친 전쟁의 실체를 느끼게 해주듯이. 한 작품 안에 6·25전쟁부터 현재의 외국인 노동자 문제까지 그늘진 현대사의 비극을 모두 우겨넣다 보니,설명은 억지스럽고 극 전체는 산만해졌다.베트콩 스파이 후엔과 김 상사의 사랑도 뜬금없다.헬리콥터 바람에 머리를 휘날리며 슬프게 노래하는 후엔의 모습은 인상적이지만,그 슬픔은 가슴 깊은 곳을 울리지 못한다.음악은 전체적으로 훌륭하지만,공연장을 떠난 뒤에도 계속 읊조릴 만큼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가 없다. 이처럼 여러 단점에도 첫 대형뮤지컬로 탄생한 ‘블루 사이공’은 주제의 심오함,열정적인 연기,환상적 무대 등에서 기대치를 어느정도 충족시켰다.잘 다듬어 창작 뮤지컬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29일까지 평일 오후 8시,금·토 오후 4시·8시,일 오후 2시·6시.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766-5210. 김소연기자 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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