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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례 ‘여·순사건 위령탑’ 제막

    20일 전남 구례군에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탑이 세워졌다. 올 4월 순천에 이어 두번째다. 이날 구례군과 유족회에 따르면 군비 6800만원으로 구례읍 서시천 둔치공원에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탑’을 세우고 제막식을 가졌다. 유족회원과 기관단체장 등 200여명이 참석해 분향하고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위로했다. 여·순사건 유족회 구례군지부 박찬근(71) 지부장은 “사료 등에 따르면 당시 구례에서만 1000여명의 양민이 희생됐다.”며 “무고하게 희생된 이들의 원혼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19일 여수에 주둔중이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일부 병사들이 제주도 4·3사건 진압작전에 반발, 우익계 장교들을 사살하고 여수·순천·구례 등을 점령하는 바람에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천명의 무고한 양민이 희생됐었다.구례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5대銀 ‘이헌재라인’ 긴장

    외환은행 헐값 매각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자 시중은행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의 구속에 이어 ‘이헌재 사단’의 좌장인 이헌재 전 경제 부총리가 출국금지 조치되면서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 등 5대 시중은행 어디도 이번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 전 부총리나 변 전 국장과 인연을 쌓아온 이들이 여전히 해당 은행의 최고 실세여서 긴장감이 더하다. 외환은행은 헐값에 론스타에 매각됐다는 ‘과거’와 국민은행으로의 재매각이라는 ‘현재’ 사이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외환은행은 변 전 국장이 설립한 사모펀드(PEF)인 보고펀드에 400억원의 투자를 약속했고, 매각 작업이 한창이던 2003년 당시 수십억원의 재산을 보유했던 이 전 부총리에게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을 해준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더욱 커졌다.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국민은행은 론스타의 명백한 불법 행위가 드러날 경우 인수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판이다. 더욱이 헐값 매각의 ‘몸통’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 전 부총리가 2002년 말부터 2004년 2월까지 국민은행의 고문을 맡은 바 있다. 이 전 부총리의 고교 후배인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은 론스타의 법률 자문을 맡았던 김&장에서 이 전 부총리와 함께 일했고, 현재 외환은행 인수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김기홍 수석부행장도 이 전 부총리의 사설 싱크탱크로 알려진 코레이(KorEI)를 거쳤다. 이 전 부총리가 2003년 외환은행 매각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살이 드러날 경우 올해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작업에도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신한, 하나은행은 헐값 매각 의혹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그러나 이 전 부총리 및 변 전 국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곤혹스럽다. 불법 대출 알선 혐의로 구속된 김재록씨와의 친분으로 곤욕을 치른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은 ‘이헌재 사단’의 대표적인 멤버로 꼽힌다. 더욱이 우리은행은 보고펀드에 1000억원 투자를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역시 옛 조흥은행 약정분까지 합치면 1000억원을 보고펀드에 투자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보고펀드 투자 약정액의 대부분은 은행에서 나왔다.”면서 “은행들이 변 전 국장의 얼굴을 보고 무리하게 투자를 약속하는 바람에 사모펀드 시장이 혼탁해졌다는 말도 있다.”고 소개했다.하나은행도 한빛은행(현 우리은행)과 함께 변 전 국장으로부터 현대차 계열사 부채를 탕감해 달라는 청탁 전화를 받았고, 보고펀드에도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라면서 “검찰이 금융권 전·현직 고위층을 상대로 전방위 계좌추적을 하고 있어 어느 은행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미군, 이번엔 이라크 장애인 살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이라크의 하디타 마을 양민 학살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 해병대원들이 지난 4월에도 한 무고한 장애인을 무참히 살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5일 이라크 주둔 미 해병 5연대 3대대 대원들이 지난 4월26일 바그다드 서부 함다니야 마을에서 테러용의자로 간주된 하심 이브라힘 아와드 알조바이와 교전을 벌여 그를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해병대는 하심의 옆에서 AK-47 소총과 삽 한 자루가 발견됐다며 그가 자기 집 앞에 폭탄을 묻으려고 구덩이를 파다 발각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과 이웃들은 사건 당일 새벽 해병대원들이 하심의 집으로 찾아와 그를 끌어낸 뒤 얼굴에 네 차례나 총을 쏴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또 발견된 소총과 삽은 하심의 것이 아니라 해병대원들이 주민에게 빌려다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주 몇몇 미군 병사가 유족을 찾아와 “하심이 테러와 연루돼 있다고 증언해 주면 돈을 주겠다.”고 회유했다는 것이다. 이라크 경찰도 하심이 저항세력과 관련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7명의 해병대원과 해군 1명이 캘리포니아 펜들리턴 기지에 수용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는 하사도 포함돼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펜들리턴 기지 대변인 로턴 킹 중위는 “군 관리들이 하심 사건 조사차 몇 차례 가족을 방문했지만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라크 하디타에서 발생했던 미 해병대의 양민학살 사건을 수습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던 터여서 더욱 그렇다. 하디타 파문은 확산일로다. 민주당의 잭 리드·칼 레빈 상원의원은 4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방송사들과의 인터뷰에서 하디타 사건이 은폐돼 왔다며 국방부 등 정부 수뇌부의 개입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 바이든 상원의원도 “국방부 수뇌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면서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하디타 사건은 최고위층에서 다루고 있다.”면서 “진지하고 철저한 조사 결과 죄가 있으면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하디타 학살 파문과 관련,10여명의 해병대원들이 사건 가담과 은폐 등의 혐의를 받아 기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살인 혐의를 적용받는 대원은 적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디타 사건 조사는 해군범죄조사국(NCIS)이 벌이고 있다. 엘든 바거웰 육군 소장은 ‘해병대 지휘관들이 하디타 사건이 발생한 지 수일 후 알았지만 추가로 조사하는 문제를 태만히 했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타임은 보도했다.dawn@seoul.co.kr
  • 이라크저항세력, 또 집단살해극

    이라크 저항세력이 4일 바그다드 북부 지역에서 고교생 등 차량 승객 24명을 끌어내 집단처형 형식으로 사살했다고 이라크 고위경찰이 밝혔다.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20㎞ 떨어진 디얄라주(州)의 우드하임에서 저항세력들은 지나가던 미니버스 등을 가로막고 승객들을 하차시킨 뒤 고등학생 12명과 어린이, 노인 등 모두 24명을 살해했다. 한 지방정부 관리는 저항세력들이 승객 가운데 수니파인 4명은 따로 세워놓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총을 쏴 죽였다며 숨진 이들은 대부분 시아파이며 특히 12명은 다른 마을로 시험을 치러 가던 고교생이었다고 말했다. 디얄라주에선 최근 몇주간 종파간 분쟁의 화약고로 변질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전날 자살폭탄 공격으로 28명이 숨지는 등 9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제2 도시 바스라의 한 수니파 사원에서는 경찰과 괴한이 총격전을 벌여 경관 2명을 포함,11명이 숨졌다. 이라크 최대 유전지대인 바스라에선 이 지역을 장악한 시아파끼리 내분이 심화되면서 1일부터 한달간 비상사태가 선포됐으나 유혈극은 그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라크 의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공석인 국방 및 내무장관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시아파 정파간 합의에 실패해 연기됐다고 칼레드 알 아티야 부의장이 밝혔다.바그다드 로이터 AP 연합뉴스
  • [책꽂이]

    ●공부의 즐거움(임형택 등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한문학자 임형택은 “공부하는 것이 노는 것이요, 노는 것이 공부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공부도 재미있어 지속적으로 할 수 있고 노는 것도 건강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신학자 김경재는 “나의 붓대롱으로 본 하늘이 ‘하늘의 전부’가 아님을 아는 것이 공부하는 자가 갖춰야 할 중요한 겸손의 덕목”이라고 강조한다. 우리 시대 ‘공부 달인’ 30명의 즐거운 공부분투기.1만 1000원.●죽기 전에 가봐야 할 1000곳(페트리샤 슐츠 지음, 김기영 등 옮김, 이마고 펴냄) 쿠스코에 가본 적이 있는가? 카리브해의 뱃놀이는? 아라비아의 황금시장에는? 푸슈카르 낙타시장에는? 여행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직접 아프리카 사막 사파리 여행을 하고, 멤피스에서 갈비를 먹고, 스웨덴 얼음호텔에서 보드카를 마시며 7년간 세계 각지를 누볐다. 이 책은 히말라야 산맥에 둘러싸여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무스탕왕국에서 아프리카 오카방고 삼각주의 탐사에 이르기까지 대륙을 넘나들며 세계 곳곳의 참모습을 보여준다.2만 3000원.●영문과 교수도 몰래 보는 영어상식사전(구경서 지음, 길벗 이지톡 펴냄) 남자를 virgin이라 부르고, 여자를 handsome하다고 할 때는 언제일까. 전자를 남성에게 사용하면 동정남이란 뜻이 되고, 후자의 말이 여성에게 쓰이면 늠름하고 기품있는 여자라는 뜻이 된다. 나의 영어상식 지수는 얼마나 될까. 영어를 둘러싼 흥미롭고 알쏭달쏭한 161개의 이야기를 질문과 답 형태로 풀어썼다.9800원.●런던·비엔나·파리에서 만난 예술가의 거리(전원경 지음, 시공아트 펴냄) 초록색 대문에 서양 오얏나무가 덮인 영국 시인 존 키츠의 집,‘젊은 비엔나파’ 작가들과 예술가들의 아지트인 카페 첸트랄, 오페라 ‘라보엠’의 원작인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의 생활정경’이 태어난 파리 대학촌 카르티에 라탱…. 유럽의 문화수도에는 유명박물관이나 갤러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술가들이 살던 집도 거리도 함께 살아 숨쉰다.‘오래된 친구’ 런던, 쇤부른 궁전과 미술사박물관이 있는 황금빛 도시 빈, 냉정과 열정의 두 얼굴을 지닌 파리의 예술혼을 더듬은 예술기행기.1만 5000원.●축구, 그 빛과 그림자(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유왕무 옮김, 예림기획 펴냄) ‘수탈된 대지’‘사랑과 전쟁의 낮과 밤’‘불의 기억’ 등 역사문명비평서의 저자로 잘 알려진 라틴아메리카의 대표적 좌파 지식인 에두아르도 갈레아노의 축구 에세이집.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태생인 저자는 100년 축구사를 통해 세계사의 이면을 엿본다.1942년 키에프공화국 팀이 점령국 나치 독일과의 대결에서 이겨선 안 된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독일팀을 격파하자 키에프공화국 팀 11명이 모두 사살된 사건 등 영광의 그림자 속에 숨겨진 사건들도 소개.1만 6000원.
  • ‘美 양민학살 파문’ 확산

    “네살배기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에게도 총부리를…” 지난해 11월 미 해병대가 이라크 서부 하디타에서 민간인 24명을 보복 살해하는 과정에서 아기를 안은 여인까지 살해한 사실이 드러나 이번 사건이 아부 그라이브 포로 학대 파문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 의회에선 청문회를 벼르고 있고 지난 2월에야 뒤늦게 사건을 파악한 해병대 지휘부가 유족에게 희생자 1인당 2500달러를 지급, 진상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29일(현지시간) 제기돼 군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언론들은 군 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청문회가 열릴 경우 미군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전운동 진영은 이 사건을 ‘이라크판 미라이 학살’로 규정, 철군 여론몰이에 나섰다. 미국 내 1400여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정의평화연합(UFPJ)은 이날 성명을 내고 관련자 처벌과 점령 정책 포기를 촉구했다.이들은 “하디타에서 24명이 죽기 전인 2004년 팔루자에서는 600여명의 민간인이 살해됐다.”면서 “미국의 이라크 점령은 베트남에서와 마찬가지로 ‘잔혹행위를 야기하는 상황’을 불가피하게 만들어낸다.”며 철군을 압박했다. 군당국은 가담자에 대한 살인혐의 적용을 시사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진상 규명과 은폐 여부 조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며 “결과는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조사는 실질적으로 끝난 상태”라며 “조사단은 조직적 은폐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학살극의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9일 아침 7시15분쯤 동료 병사 한 명이 매설된 폭탄에 절명하자 미 해병대원들은 택시를 타고 지나가던 18세에서 25세까지의 학생 4명과 운전사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들 모두 사망했다. 그 뒤 해병대원들은 민가로 쳐들어가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던 시아버지(77)와 시어머니 등 일곱 식구를 차례로 살해했다. 시아버지는 코란을 든 채 가슴과 복부에, 시어머니는 기도를 하던 자세에서 등에 총을 맞았다. 생존자 히바 압둘라(여)는 남편이 사살되는 것을 본 시누이가 아이를 안은 채 실신하자 다섯살 아이를 데리고 피신해 화를 모면했다. 압둘라는 나중에 돌아와보니 시누이와 조카가 숨져 있었다고 몸서리를 쳤다. 존 머서 민주당 의원도 아이를 안은 어머니가 총격을 당했다는 얘기를 군 소식통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군인들은 곧바로 다른 민가에 들어가 3살부터 14살까지 아이들을 포함, 여성 6명 등 일가족 8명을 사살했으며 다른 집에선 20세에서 38세까지의 남성 4명을 살해했다. 한편 현장에서 참극을 목격한 일부 해병대원은 지금까지 심각한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美, 한국전때 피란민 총격 명령

    “만약 피란민들이 미군 방어선의 북쪽에서 출현할 경우 경고사격을 하라. 그들이 (남하를) 지속한다면 사살될 것이다.” AP 통신이 29일 공개한 한국전쟁 당시 존 J 무초 주한 미국대사의 서한이다. 미 국무부 앞으로 보내진 이 서한은 한국전쟁에서 모든 미군 부대에 전달된 방침, 즉 피란민에게 총격을 가할 수 있는 명령(shoot to kill)이 시달된 것임을 밝혀 주는 증거라고 전했다. 딘 러스크 미 국부부 차관보에게 전달된 ‘무초 서한’은 1950년 7월26일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경부선 철로 위에서 미군이 수백명의 주민들을 무차별 사살한 바로 그 날 작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당시 민간인 학살이 미국 정부와 군부의 고위층 회의에서 결정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노근리 학살 하루 전인 7월25일 밤 무초 대사를 대리해 참석한 해롤드 노블 1등서기관, 미 8사단 고위 참모, 한국 관리 등은 회의에서 사살 방침을 정했다. 회의에서는 미군 방어선에 접근하면 사살한다는 유인물의 공중 살포도 결정됐다. 이후 미군 사령부는 피란민에 대한 총격 명령을 반복해서 지시했다. 무초 대사는 러스크 차관보(훗날 국무장관)에게 “(이 전술이) 미국 내에서도 반격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1982년 비밀 문서에서 해제된 무초 서한의 사본은 전 하버드 역사학자인 샤흐르 콘웨이 란츠를 통해 AP 통신이 입수한 것이다. 이 통신은 학살 행위의 정황을 보여 주는 비밀해제 문서를 19건이나 찾아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그동안 노근리 학살을 피란민 사이에 적이 숨어 있는 것을 두려워 한 병사들이 명령없이 발포한 사건으로 결론지었다. 공식 입장은 ‘비계획적 살상’이라는 것이다. 목격자들은 당시 학살 사망자가 여성과 어린이 등 400여명이라고 증언했다. 한편 노근리 학살 피해단체들은 이날 미국 정부의 공식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이 유엔(UN)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1950∼1953년 일어난 모든 학살 행위를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함평군 꽃사슴 애물단지로

    함평군 꽃사슴 애물단지로

    ‘꽃사슴을 잡아라.’ 전남 함평군이 방목한 꽃사슴이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면서 애물단지로 변했다. 1일 함평군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친환경 함평’을 알리기 위해 군청 뒤쪽 기산봉 일대에 암컷 4마리와 수컷 1마리 등 모두 5마리의 꽃사슴을 방목했다. 이들 꽃사슴은 이후 번식을 거듭해 현재 20∼30마리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사슴은 무리를 지어다니며 밭 등에 심어진 농작물을 마구 뜯어 먹거나 묘지를 파헤치는 등 피해가 극심한 실정이다. 특히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에는 읍내 관음사 입구까지 내려와 차밭·보리밭 등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군은 이에 따라 최근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1㎞에 이르는 보호망을 설치했다. 그러나 사방이 탁 트인 야산과 들판이 연결돼 있어 보호망은 ‘무용지물’이다. 군은 꽃사슴들이 훼손한 묘지를 공무원을 동원, 복구하고 일부 농민에게는 보상금까지 지급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2월에는 전문엽사를 동원해 사살에 나섰으나 1마리를 포획하는 데 그쳤다. 주민 나모(56·함평읍)씨는 “앞으로 꽃사슴의 개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농작물 피해와 민원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한 주민은 “친환경을 내세워 사슴을 방목했다가 갑자기 사냥꾼을 동원해 ‘사살작전’을 펴고 있는 것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졸속행정의 표본”이라며 비판했다. 군 관계자는 “피해가 커질 경우 꽃사슴을 ‘유해조수’로 지정, 수렵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씨줄날줄] 멧돼지/임태순 논설위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멧돼지 때문에 애인을 잃는다. 남성편력이 심한 아프로디테는 전쟁의 신 아레스와 사귀다 잘 생긴 목동 아도니스에 한눈을 판다. 이를 질투한 아레스가 멧돼지로 변신, 사냥하던 아도니스를 물어죽인다. 사랑하는 애인을 잃고 비탄에 잠긴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가 흘린 피로 꽃을 피웠다. 바로 바람이 불면 피고 진다는 아네모네다. 저돌(猪突)이란 말처럼 멧돼지의 습성을 잘 연상시키는 단어도 없다. 멧돼지는 놀라거나 화가 나면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든다. 그래서 탱크처럼 밀고 들고오는 강한 추진력을 흔히 저돌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맹목적이고 요령부득이란 부정적 이미지도 강하다. 그런데 그 저돌성이 끝내 사고를 치고 말았다. 환경부가 수도권 멧돼지 개체수 조절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수도권 산지에는 ㎢당 7.5마리의 멧돼지가 살아 전국 평균(3.7마리)보다 2배나 많다고 한다. 수도권에는 수렵이 허용되지 않는데다 군사보호구역이 많고 호랑이 늑대 등 천적도 없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러고 보니 멧돼지가 서울 시내 산에 출현, 소동을 부리다 군경에 의해 사살됐던 적도 있었다. 논밭에 내려와 농작물을 해친다는 소식도 종종 들린다. 환경부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자치단체에 구체적인 멧돼지 포획계획을 세워 시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하니 멧돼지들도 성질만 부리다간 온전치 못하게 됐다. 멧돼지는 깊은 산에서 약초나 뿌리 등을 뜯어 먹고 사는 초식동물이다. 동의보감에는 멧돼지 쓸개가 까무라치거나 경기에 걸렸을 때 등 비상시에 효험이 있다고 적어놓았는데 약초 등 진기한 성분이 쓸개에 많이 축적된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먹성이 좋아 들쥐 등 작은 짐승이나 어류와 곤충까지 먹는 잡식성 동물이기도 하다. 자극을 받으면 앞만 보고 질주하는 습성이 있어 저돌에 당하면 생명을 잃을 위험이 높다. 따라서 마주치면 소리치거나 놀라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환경부의 이번 조치도 저돌적이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개체수가 많다는 것이 상대적인 것이지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랑이건 생태계보호건 매사에 저돌적이어선 안 될 것 같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네팔 국왕, 권력이양 선언

    네팔 국왕, 권력이양 선언

    히말라야 산맥에 수천년 은둔해온 네팔 왕국이 드디어 ‘피플 파워’의 감격에 휩싸였다. 지난해 2월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내각을 해산한 후 직접 국정을 장악했던 갸넨드라 국왕이 2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권력을 국민에게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총파업 16일만에 백기 투항 갸넨드라 국왕은 이날 미리 녹화된 연설에서 “입헌군주제와 다당제를 향한 신조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가능한 한 빨리 7개 야당이 총리를 지명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행정 권력은 오늘 이 시간부터 국민에게 돌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왕은 또 “이른 시간안에 선거를 통해 정통성 있는 기구들이 가동됨으로써 민주주의의 실천이 담보될 것”이라며 “현 각료협의회는 새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만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와 질서가 회복되길 희망한다는 말도 보탰다. 그러나 그는 선거 일정이나 권력 이양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수도 카트만두 시내 진입을 시도하던 15만명의 시위대는 외곽지대로 물러나 국왕 연설을 경청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연설이 끝난 직후 일부 시민은 거리를 행진하며 “민주주의 만세!갸넨드라는 이 나라를 떠나라!”고 외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대체로 시위대는 국왕 연설을 환영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정치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헨드라 슈레스타는 “싸움에서 이겼지만 아직도 이겨내야 할 전투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주요 정당 지도자도 연설 직후 회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내용은 즉각 전해지지 않았다. 이로써 지난 6일 국왕 하야를 요구하는 전국적인 총파업에 돌입한 지 16일만에 국왕의 투항으로 네팔은 새로운 민주주의 역사를 쓰게 됐다. ●“평화 티켓을 놓친 것이 결정적 실책” 갸넨드라 국왕은 7개 야당 연합의 총파업에 맞서 지난 6일 통금령을 발포한 데 이어 20일에는 사살령까지 내리는 강압 조치로 일관했으나 결국 무릎을 꿇게 됐다.16일 이어진 반정부 시위로 모두 14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명이 다쳤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갸넨드라 국왕의 도박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국왕의 ‘권력 배후’인 보안군의 가족들까지 시위에 동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인과 전문직, 공무원까지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를 보냈다. 마지막 외부 지원세력인 미국과 중국, 힌두 민족주의 세력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미 국무부는 최근 “(전제정치가) 모든 분야에서 실패했다.”고 밝혔으며 제임스 모리아티 네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그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는 말로 결정타를 날렸다. 일부 전문가는 갸넨드라 국왕의 가장 큰 실정(失政)으로 ‘평화 티켓’을 놓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마오이스트 반군이 제안한 평화협정도 거부했다. 그렇다고 사회적 갈등을 봉합한 것도 아니었다. 경제 안정과 도덕성 측면에서도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했다.1999년 50만명이었던 해외 관광객은 지난해 27만명으로 크게 줄었다.3주째 접어든 총파업으로 생필품 가격은 폭등했다. 국왕은 왕자 시절부터 뺑소니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또 왕실 총기 사건을 직접 일으켰다는 의혹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동안 왕실 예산은 6배가 늘었고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하는 정책은 민심을 돌려세웠다. 국토의 40%를 점유한 마오이스트 반군은 가난한 농촌을 중심으로 꾸준히 세력을 키웠다. 피폐한 현실에 절망한 농민들이 마오쩌둥(毛澤東)의 혁명 이론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네팔 경찰 발포… 40여명 사상

    네팔 갸넨드라 국왕의 하야를 요구하는 3만여명의 시위대에 경찰이 총격을 가해 적어도 3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네팔 당국의 25시간 통금령과 사살령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들은 여러 방향에서 수도 카트만두 외곽에 집결해 중심가 진입을 시도했다. AFP통신은 카트만두 북동부 공가부 지역에 모여든 시위대가 깃발을 흔들며 “갸넨드라 타도, 민주주의 만세” 등의 구호를 외쳤고, 여성과 어린이도 시위대열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시위 현장에서 환자 수송을 도왔던 시민운동가 쿤둔 아르얄은 “경찰이 최루탄과 진압봉에서 고무탄으로 무기를 바꾸더니 결국 무차별 실탄 사격까지 자행했다.”며 분개했다. 네팔에서는 지난 보름 동안 계속된 반정부 시위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의 대치 과정에서 모두 8명이 목숨을 잃고,100여명이 다쳤다. 한편 이날 정부는 카트만두 지방법원에 석달째 송치돼 있던 야당지도자 2명을 석방하는 화해 제스처를 취했다.그러나 야당인 네팔공산당(UMI) 사무총장은 “주권이 전면적으로 국민에게 돌아올 때까지 반정부 시위를 효율적이고 강력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정치 분석가들도 갸넨드라 국왕의 양보가 너무 늦게 나와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국왕은 시위가 공산주의 반군의 선동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경찰과 군대는 시위대를 체포하고 왕궁 앞에 기관총으로 무장한 장갑차를 배치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네팔의 봄’을 원하는 시민들은 지붕 위에서 소리를 지르며 시위대를 응원했으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시위 참가를 권유했다. 학생 산감 포우델(22)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印 국민배우 라즈쿠마르 사망…팬들 난동으로 공황상태

    인도 남부 지역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볼리우드를 대표하는 인도 국민배우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은 팬들이 일으킨 것이다. 로이터통신과 인도 NDTV 등은 12일(현지시간) 남인도 방갈로르시의 관공서와 학교·기업체가 폭동으로 개점 휴업에 들어갔으며, 주정부가 이틀동안의 공식 애도기간을 선포했다고 전했다. 주인공은 라즈쿠마르(영화출연 장면). 향년 78세로 사인은 심장병이다. 아역 배우에서 출발한 라즈쿠마르는 50여년 동안 20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남인도 카르나타카주의 최대 부족 출신인 그는 수백만명의 팬을 가진 ‘최고의 스타’로 군림해왔다. 주로 ‘권선징악’ 영화에서 악당을 응징하는 주인공 역을 맡았던 그는 화면에서 결코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던 인물로 유명하다. 라즈쿠마르는 지난 2000년 인도의 전설적인 ‘산적왕’ 쿠스 무니스와미 비라판에 109일 동안 납치됐다 풀려난 이후 건강이 쇠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2004년 10월 경찰에 사살된 비라판은 남인도 3개주의 정글 1만㎢를 장악한 채 30년 동안 경찰관 130여명을 살해하고 코끼리 2000마리를 도살해 인도판 ‘로빈후드’로 불렸다. 라즈쿠마르는 1990년대 중반 은퇴했지만 팬들은 그를 ‘안나바루(존경하는 큰형님이란 의미)’로 칭하는 등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샌프란시스코 지진은 끝나지 않았다

    ‘자연 재앙의 테마 파크’로 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가 오는 18일이면 1906년 대지진을 겪은 지 100년이 된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지는 17일자 최신호에서 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진도 7.8의 지진으로 3000∼5000명이 사망한 지 100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예방 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1906년 4월18일 오전 5시12분 샌프란시스코를 덮친 지진으로 40만명의 주민 가운데 22만 5000명이 집을 잃었다. 유진 슈미츠 시장은 경찰과 군대에 “약탈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자는 발견 즉시 사살하라.”는 끔찍한 명령을 내렸다. 실제 약탈 사례는 일어나지 않았다. 흑인과 중국 남자들이 보석을 훔치기 위해 여성의 손가락을 자른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횡행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 직후의 뉴올리언스와 다를 바 없는 지옥이었다. 지진 직후 도시의 절반을 태운 3일간의 화재는 서풍으로 잠잠해졌고, 비가 오면서 마침내 사그라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915년 ‘파나마-태평양 국제 엑스포’를 치르면서 재건에 성공했음을 과시한다. 과학자와 지질학자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하여 재난을 연구하고, 내진 설계 상수도를 위한 채권도 발행한다. 화재진압용 수조도 주요 거리 모퉁이마다 설치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얻은 교훈은 부족했다.1989년 진도 6.9의 지진으로 67명이 사망했다. 오클랜드 고속도로의 고가가 무너지고,2층 해변다리도 붕괴됐다. 부러진 송수관은 샌프란시스코의 자랑스러운 상수도를 마비시켰다. 미국 지질학 조사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2032년까지 진도 6.7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62%나 된다. 금문교, 케이블카와 함께 도시의 상징인 해안가의 지반 취약 지대에 세워진 아이스크림 색깔의 주택은 지진이 일어나면 모두 붕괴되고 말 것이다. 해안가 주택지대를 받치고 있는 모래 또는 탄탄하지 않은 지반층은 지진이 발생하면 흐르는 젤리처럼 변하고, 도로와 집들이 빨려들어 사라진다는 것이 지진학자들의 예측이다. 가장 공포스러운 것은 캘리포니아주 주민 2200만명에게 물을 공급하는 델타 제방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1989년 지진으로 무너진 해변 다리는 아직 재건되지 않았다. 지진학자들은 지진이 일어나면 금이 간다고 경고한 지하철 터널도 여전히 그대로다. 그래도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은 재난에 대비한 긴급 시민 구조대 9000명을 조직하는 등 스스로 살아남을 길을 준비하고 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원더풀 아메리카/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지음

    1920년대를 한 장의 사진으로 기억한다면, 그것은 아마 넓게 퍼져 허리까지 올라가는 치마를 입고 담배를 입에 문 채 춤을 추는 젊은 여인의 모습일지 모른다. 때는 바야흐로 ‘플래퍼(flapper)’라 불린 신종 여성들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의 ‘반란의 시대’. 무한한 가능성과 낭만, 모순이 공존한 1920년대 미국은 요컨대 미국 역사상 가장 특별한 시대였다. 금주법을 시행하고 진화론 교육을 금지하는 등 보수화의 물결이 일었는가 하면, 한편에선 성의 자유를 외치고 스윙재즈가 폭발적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미국사는 이 시기를 ‘광란의 1920년대(the Roaring Twenties)’로 규정한다. ‘원더풀 아메리카’(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지음, 박진빈 옮김, 앨피 펴냄)는 바로 이 1920년대 미국의 다양한 얼굴을 다룬 책이다. 알 카포네,KKK단, 할렘 르네상스, 빨갱이 사냥, 잃어버린 세대, 라디오와 포드 자동차…. 이 시대를 특징짓는 현상들의 목록은 끝이 없다.‘하퍼스 매거진’ 등 유명 잡지 편집자로 명성을 얻은 저자는 극적인 사건으로 점철된 미국의 젊은 시절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1931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1920년대를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히 그린다. 그래서 책의 원제도 ‘Only Yesterday’다. 책은 1918년 11월11일 1차대전이 끝난 때부터 이른바 ‘쿨리지 호황’을 극적으로 붕괴시킨 1929년 11월13일 주식시장의 대폭락까지 11년간을 다룬다. 이 ‘전후 10년기’는 미국사에서 특별한 의미와 독특한 풍취를 지닌 시기로 기록된다. 아직 제 갈 길을 찾지 못한 ‘젊은 제왕’ 아메리카의 정체성이 형성돼 가던 때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1차대전의 종결과 함께 반동적인 보수주의의 물결을 맞게 된다.1920년대 미국의 보수화를 가장 특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적색공포’. 윌슨 대통령 유고 당시 ‘반공주의 전사’로 맹활약한 미첼 파머 법무장관은 1920년 ‘빨갱이 사냥’으로 6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체포했다. 그런가 하면 정치가들은 “빨갱이에 대한 나의 모토는 S.O.S(ship or shoot, 추방이냐 사살이냐)다.”라는 위협적인 선언을 예사로 했다. 물론 이처럼 국수주의적이기까지한 보수적 사회 분위기가 1920년대 미국의 전부는 아니었다.1920년대 미국은 어느 때보다 문화적으로 다양하고 활기찬 시기였다. 라디오와 자동차는 새로운 차원의 소비재 시대를 열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전(全)국민적 스포츠시대가 열린 것도 이 때였다. 특히 라디오는 미국인들의 일상을 바꿔 놓은 ‘감동상자’였다.1920년 11월 웨스팅 하우스 전기회사가 피츠버그에 설립한 세계 최초의 상업 라디오방송 KDKA는 하딩과 콕스의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을 처음으로 중계해 관심을 모았다. 라디오 상업방송이 시작된지 1년도 안돼 라디오는 미국인의 필수품이 됐다. 라디오는 모든 걸 ‘쇼’로 만들었다. 가수 겸 배우 루디 발리는 라디오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콧소리의 크룬(croon) 창법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오늘날의 오빠부대 격인 ‘플래퍼’들을 가는 곳마다 몰고 다닌 그는 대중매체가 낳은 20세기 최초의 팝스타였다. 이 책은 이처럼 ‘사람’이 살아 있는 비공식 역사를 지향한다. 시시콜콜한 사건까지도 소상히 다룬다. 책에는 알 카포네가 뉴욕에서 시카고로 진출한 뒤 처음 들고 다니던 명함 문구(‘알폰소 카포네 중고가구 판매’)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매혹과 광기의 1920년대. 어느 때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임에도 이를 종합적으로 다룬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은 1920년대의 다양한 특성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 보여준다. 그 그림이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다. 백인 주류사회의 시각에서 도시 중상류층에 초점을 맞춰 씌어진 만큼 이민자나 산업노동자, 흑인문제, 농촌 사정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오늘날 ‘제국의 오만’과는 좀 다른 1920년대 젊은 미국의 풋풋한 모습에 ‘원더풀’이란 말이 슬몃 새어나오는 흥미로운 책이다.1만 9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수도권플러스] 구로구, 하얼빈에 안중근의사 동상

    서울 구로구(구청장 양대웅)는 안중근 의사 순국 96주년을 맞아 지난 26일 중국 하얼빈시 향방구 고려회관에서 안중근 의사 동상을 제막했다고 27일 밝혔다. 동상은 안 의사의 실제 키와 동일한 175㎝로 제작됐으며,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후 사살을 확인하는 동작을 형상화했다.
  • 전라의 뜨거운 연기 현장

    전라의 뜨거운 연기 현장

    映畵街(영화가)이얘기저얘기-레디•고 金洙容(김수용)감독 「레디•고!」 촬영 현장에서 감독이 지르는 이 외마디 소리는「필름」에 배우의 연기를 수록하는 최초의 신호. 촬영기사도 조명기사도 그리고 조감독과 모든「스태프」들이 잠시 호흡을 멈추고「카메라」앞에서 연기하는 배우를 지켜보는 이 엄숙할이만큼 긴장한 순간과 순간들….「필름」의 회전소리가 감독의 심장 깊숙이 울려오는 이 시간이란 참으로 울고 싶도록 안타깝고 가슴 가득히 기도같은 갈망이 밀려오는 순간들이다. 그리고 천하의「코메디언」이 제아무리 우스꽝스럽게 굴어도, 비극배우가 제아무리 눈물을 짜도 감독의 얼굴에 그어진 무표정과「스태프」들의 긴장한 숨소리는 헝클어지지 않는 시간들이기도하다. 주연 배우가 全裸(전라)로 촬영 했다는 데 옷을 벗었느니 안벗었느니 또는 감독이 시키는대로 했다는둥, 제작자의 강요에 못이겨 그랬느니 외설시비에 소환받았던 감독과 여배우의 후일담이 심심치 않게 떠돌고 있는 요즈음, 나는 어느 신문에 실린 담당검사의 글에서『이번에 문제가 된 영화중의 하나인 XXXX의 경우 남녀 주연이 전라로 촬영했음이 밝혀졌다』 는 귀절을 읽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일찌기 배우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카메라」앞에 선 것을 본 일도 들은 일도 없다. 더욱이 정사「신」을 찍기위해 남녀배우가 알몸이 됐었다면 그것은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제아무리 이론을 펴도 그렇게 수치스러운 모양을 하고 여러 사람 앞에서 연기를 했다면 그것은 마땅히 음화취급을 받아야 하지않을까? 그러나 설마 그럴수가 있었을까? 물론 감독들은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부득이「베드•신」도 찍어야 하고「키스」도 실감있게 연출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조작된 기술이지 실지의 행위는 결코 아니다. 관객에게 실감을 주려는 나머지 배우들에게 실기를 시키는 감독도 없을뿐더러 감독이 시켰다고 선뜻 응할 사람은 하나도 없다. 부부배우가「카메라」앞에서「키스」를 할때도 그들은 결코 실기를 하지않는다. 그러고 보면 연기란 어디까지나 흉내에 지나지 않는 것. 가령 전투영화에서 적을 사살하는 장면은 촬영할 때 우리는 한사람도 희생자를 내지않고도 얼마든지 치열한 전투장면을 묘사한다. 이것이 바로 감독의 연출능력이라고 한다면 어느 의미에서 관객의 눈을 잘 속이는 사람이 명감독인 지도 모른다. 情事(정사)신은 배우의 고생문 얼굴은 닿아도 몸비틀려 나의 체험을 토대로 정사「신」의 촬영 현장과 그 작업과정을 우선 소개해보자. 머리는 하나 몸은 둘이란 말이 있다. 이것은 남녀의 정사「신」을 연출할 때 배우들의 위치를 두고 말한 것이다. 즉 얼굴과 얼굴은 서로 맞닿은 것 같이 보여 놓고 두사람의 몸은 따로 따로 분리돼 있다. 오히려 두사람의 몸이 서로 닿을까봐 그들은 신경을 곤두세운다. 이런때 까다로운 아가씨 배우들의 신경질은 가히 볼만하다. 끝내는 몸이 비비 꼬이고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고 만다. 옷을 입은 하체가 서로 떨어져서 상체만으로 「러브•신」을 연기하는 곡예는 우스꽝스럽기만 한 것이다. 그러나 이 곡예와 같은 연기를 척척해내는 배우가 적지 않다. 우리들은 아무리 노골적인 정사「신」을 모아도 촬영할 때의 현장이 떠오르기 때문에 아무런 흥미도 느낄 수가 없으며 오히려 연민의 정으로 그러한 장면을 바라보게 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남우중에도 신성일 최무룡 신영균 남궁원 박노식 김진규 제씨의 「러브•신」은 볼품이 좋아 무도회에서 「파트너」를 맵시있게 「리드」하듯 촬영현장에서도 부담없이 쉽게 해치우지만 신인인 경우 감독의 고심은 보통이 아니다. 하기야 여러 사람이 바라보는 앞에서 애무하는 연기를 자연스럽게 해낼 수 있는 배짱이란 쉬운 것이 아니다. 더욱이 상대역 선배 여배우게게 미안스럽고 황송하기만 해서 우선 접근하질 못한다. 이런때 신인의 떨리는 손을 꼭잡아주고 서서히 연기할 수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여배우에 D양이 있다. 그녀는 자칫 쑥스러워지기 쉬운 장면을 부드럽게 수습하는 지혜가 있다. 배우가 옷을 벗는다는 것은 정사장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샤워」나 목욕「신」을 찍을 때도 여배우들은 모두 중무장을 하고「카메라」「플레임」속에서만 벗은 것 처럼 행세하지만 남배우들이 상의쯤 벗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옷입고 목욕하는 법 없다.” 故 金勝鎬(고 김승호)씨는 정말벗어 우리의 명우 김승호선생은 연기의 실감을 내기 위해 목욕「신」을 찍을 때 번번이 전라가 되시곤 했다. 도시 옷을 입고 목욕탕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느냐고 호통을 치시던 얼굴이 선하다. 하기야 남자들 끼리고 보면 정사「신」도 아닌 그러한 장면에 굳이 옷을 입힐 사람은 없다. 대중탕에 들어간 기분으로 작업을 진행시킬 뿐이다. 최근 오락 일변도의 미국 영화의 체면을 세운『스위머』란 문제작에선 남자 주연 「버트•랭카스터」가 엷은「팬티」하나만 입고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다. 영화의 내용은 상류사회의 가정용「풀」을 통해서 현대의 미국 물질문명을 통렬히 비판한 것이지만 이 영화가 크게「히트」한 원인의 하나는 「버트•랭카스터」가 시종 전라에 가까운 육체미를 보여준데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육체의 아름다움이란 여성만이 가진 특권은 아닌 것 같다. 「로댕」의 조각들 처럼 싱싱하고 늠름한 남자들의 체구는 보는사람에게 형용할 수 없는 환희를 안겨다 준다. 그러면서도 그것들이 도시 음탕해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어느 날 편집실에서「필름」을 정리하다가 D양의 찍혀서는 안될 여자의 가슴을 발견하고 당황하여 잘라버린 일이 있다. 「스웨덴」영화가 대담하다고 하지만 남녀 배우는 모두 살색으로 된 엷은 옷을 분명히 입고 있으면서도 나체처럼 행세하지만 우리들의 환경은 그렇지가 못하다. 여자의 가슴에서 「브래저」의 선이 한계를 이루며 「카메라」는 항상 그 윗부분을 포착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어짜하여 여자의 젖가슴이 찍혔을까? 촬영할때 그렇게 시간을 들여 싸매고 가리고 법석을 떨었는데도 실수는 있는 법. 움직이는 피사체에서 숨어야 할 것이 제멋대로 노출되는 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 선데이서울 69년 8/3 제2권 31호 통권 제45호 ]
  • “우리가 인도성지 테러”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슬람 무장단체가 9일 힌두교의 성지인 인도 바라나시에서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테러의 배후임을 주장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라시카르-에-카하르(LeK·오만한 군대)’의 대변인은 카슈미르의 CNS 통신사에 전화를 걸어 “우리가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면서 “인도 정부가 카슈미르의 무슬림에 대한 학대를 중단하지 않으면 더 많은 공격이 이어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인도 경찰은 “지금까지 이 단체 이름을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으나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바라나시에서는 인도의 2대 축제인 홀리를 일주일 앞둔 지난 7일 3건의 연쇄 폭탄테러가 기차역과 사원에서 발생,23명이 사망하고 68명이 다쳤다. 이에 극렬 힌두주의자들이 보복 공격을 다짐하면서 전면파업과 규탄시위에 나섰고, 정부는 주요 도시에서 비상경계를 펴고 있다. 경찰은 8일 러크나우에서 카슈미르 3대 분리주의 무장세력의 하나인 ‘라스카르-에-토에바(LeT·성스러운 군대)’의 조직원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LeK가 LeT의 전위세력일 것으로 추정했다. LeT는 인도와 파키스탄을 전쟁 위기로 몰고간 지난 2001년 인도 국회의사당 테러와, 지난해 10월 뉴델리에서 66명을 숨지게 한 폭탄테러의 배후 조직이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98년전 ‘남한 호랑이’

    98년전 ‘남한 호랑이’

    1908년 2월 전남 영광군 불갑산에서 서식하던 호랑이가 최근 그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박제의 모습이긴 하지만 그 위용은 여전하다는 게 호랑이를 본 사람들의 얘기다. 공식적으로 남한에서 잡힌 호랑이 박제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이다. 당시 이 호랑이는 농사꾼이 파놓은 구덩이에 빠져 사흘 밤낮을 발톱으로 벽을 긁으며 발버둥을 치다가 최후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한에서는 1922년 경북 경주시 대덕산에서 호랑이가 사살된 게 마지막 공식기록이지만 박제로 따진다면 불갑산 호랑이의 역사가 더 길다. 불갑산에서 호랑이를 잡은 농부는 당시 논 50마지기 값인 200원에 일본인 하라구치(原口庄次郞)에게 팔았다. 그 일본인은 가죽을 일본에 가져가 도쿄 최고 전문가에게 박제를 의뢰, 한국에 되가져와 목포시 유달초등학교에 기증, 지금까지 전해져오고 있다. 1898년에 문을 연 유달초등학교는 당시 일본인 학교. 이에 따라 그때 이 학교를 다니며 호랑이를 본 일본인 졸업생 30여명이 매년 이 호랑이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이 호랑이는 뒷머리의 황갈색 바탕에 검정색 줄무늬가 있어 왕(王)자가 뚜렷한 한국산. 가슴쪽에서 엉덩이까지 160㎝, 앞발 뒤꿈치에서 머리까지 95㎝ 남짓에 180㎏쯤 돼 보인다. 곰 발바닥처럼 뭉툭한 네발 사이사이에 나온 갈고리 발톱, 송곳처럼 날카로운 위아래 어금니 4개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눈과 혀는 박제시 재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2000년 3월과 2004년 8월 2차례에 걸쳐 손질을 했다. 허진(56) 박제사는 “이빨로 봐서 박제된 호랑이는 생후 13년쯤 된 암컷으로, 머리의 왕자와 줄무늬 등 한국산 호랑이의 특징을 모두 갖췄다.”며 “카메라 플래시 불빛으로 털이 오그라들고 색이 바래 복원 염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목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이·팔 정면충돌 하나

    이스라엘이 하마스 주도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출범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군사작전의 강도를 높여 양측이 정면 대치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 군은 23∼24일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역에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여 팔레스타인인 7명을 사살했다. 이 중에는 하마스 의원인 압델 파타 두칸의 아들이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공격하거나 공격을 준비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용의자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저항해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무장요원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수천 명은 24일 요르단강 서안 나블루스에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을 규탄하며 보복을 다짐하는 시위를 벌였다.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 등 무장단체들도 보복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심화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간의 대치가 무력 보복전 양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마스는 이번 사태와 관련,“국제사회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저항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기 전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학살 공격을 중단토록 해야 할 것”이라며 무력투쟁 노선 고수 입장을 거듭 밝혔다.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대변인은 이스라엘은 그들이 저지르는 범죄행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무력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상황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대행은 무장세력 제거를 위한 군사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군 라디오 방송은 보도했다. 올메르트 총리대행의 안보고문 역할을 맡고 있는 아비 디히터 전 신베트 국장은 자치정부 총리로 지명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에 대해서도 표적살해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 군의 공격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특별회의 소집을 추진 중이라고 팔레스타인 와파통신이 보도했다.카이로 연합뉴스
  • 이라크 종파간 충돌 격화 ‘내전 위기’

    이라크 시아파 사원 폭탄 테러로 촉발된 종파간 유혈 보복이 격화되면서 그동안 우려되어 온 내전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22일 북부 사마라의 시아파 최고 성지인 아스카리야 사원의 황금 지붕이 폭탄 공격으로 파괴되자 분노한 시아파들이 수니파 모스크와 정당 등에 대한 무차별 공격에 나서 23일까지 13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각 정파 지도자의 자제 호소가 이어졌지만 수니파 지도자인 살만 알 주마일리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이 긴급 소집한 대책 회의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도 이날 무장단체 헤즈볼라 주도로 수니파를 응징하자는 시위가 벌어졌다.●하루새 바그다드에서만 시신 50여구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바스라 등 이라크 전역에서의 수니파 모스크를 겨냥한 시아파의 공격으로 54명이 희생됐다고 미 CNN이 보도했다.22일에는 바그다드에서만 50여곳의 수니파 모스크가 공격을 받아 성직자 3명도 사망했다.또 바그다드에선 하루 만에 총상을 입은 시신 50여구가 발견돼 종파간 보복이 극에 달했음을 방증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앞서 남부 바스라에선 경찰로 위장한 괴한들이 수니파 죄수 11명을 사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또 사마라 지역을 취재하다 전날 저녁 괴한들에 납치된 알 아라비야 방송의 특파원을 포함,3명의 언론인이 이날 숨진 채 발견됐다고 BBC는 덧붙였다. 바그다드 북쪽의 바쿠바에선 이라크군 순찰대를 겨냥한 폭탄이 터져 12명이 희생됐고 수니파 모스크를 겨냥한 괴한들의 총기 난사로 1명이 숨졌다. 성소 파괴를 저질렀다고 스스로 밝힌 세력은 아직 없다. 바그다드 북쪽 125㎞에 자리한 사마라는 인구 25만명 대부분이 수니파다. 미군에 대한 저항이 극렬했던 곳이다. 수니파는 “이라크의 분열을 노리는 음모”라며 배후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각 정파의 자제 호소도 안 먹혀 시아파 최고 성직자인 그랜드 아야툴라 알리 알 시스타니는 자제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자동소총과 로켓추진 수류탄 등을 쏘며 수니파 공격을 주도한 시아파 무장조직 알 마흐디 민병대는 전면적인 보복을 다짐했다. 미군은 병력 증강과 야간통금 연장 등 비상 태세에 들어갔다. 쿠르드족 출신인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은 “내전 위험 앞에서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며 진정을 호소했다. 시아파가 주도하는 대연정 구상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해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파괴된 성소의 복구를 지원하겠다고 나섰지만, 강경 시아파의 민병대 재건 움직임에 적잖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편 전날 경찰로 위장한 무장세력에 의해 황금 돔이 파괴된 사마라의 아스카리야 사원은 10∼11세기에 축조된 시아파의 대표적인 성지다.10·11대 이맘(종교지도자)의 묘소가 있다. 시아파들은 11대 이맘의 아들인 12대 이맘 알 마흐디가 1100년이 흐른 지금도 죽지 않고 구원자로 재림할 것으로 믿고 있다. 이라크에서 시아파는 전체 인구 2600만명 중 60%를 차지하지만 지금까지 정권은 사담 후세인 등 수니파 차지였다. 수니파는 이란·이라크를 제외한 이슬람 지역에서 주류 대접을 받고 있다. 서기 680년 카르발라 전투 이후 마호메트의 후손 중에서 통치자를 뽑아야 한다는 시아파와 혈통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수니파로 갈라졌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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