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별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야도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약물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박사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 무시
    2026-05-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225
  • 자신에 칼 휘두른 엄마 감싼 아들…법원 선처

    자신에 칼 휘두른 엄마 감싼 아들…법원 선처

    “같이 살고 싶다”며 새 살림집을 찾아온 친아들에게 흉기를 휘두른 엄마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아들에게 상처를 입힌 비정한 엄마는 자신을 용서하고 법원에 선처를 간청한 아들 덕분에 수감 생활을 끝낼 수 있었다. 청주지법 형사1단독 김갑석 부장판사는 14일 이런 혐의(특수상해 등)로 구속 기소된 A(39·여)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또 A씨에게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방지 예방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김 부장판사는 판결문에서 “화가 난다는 이유로 아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사망이라는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었던 만큼 죄질이 중하고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김 부장판사는 “피해자인 아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엄마와 살기를 원하며 피고인 역시 양육에 전념할 것을 다짐해 선고를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3월 28일 오후 10시 54분쯤 청주시 흥덕구 자신의 집에서 아들 B(13)군과 말다툼을 하다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힌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4년 전 남편과 사별한 A씨는 두 아들과 남동생 집에서 살다가 올해 초 다른 남성을 만나 동거하게 됐다. 경제적 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A씨는 13살과 11살인 두 아들을 데려갈 형편이 못됐다. 두 조카를 떠안게 된 남동생 역시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이 때문에 A씨는 남동생과 양육문제로 다투는 일이 많아졌고 두 아들도 외삼촌 집에서 살기 싫다며 새살림을 차린 엄마를 찾는 일이 잦아졌다. 동거남에게 눈치가 보인 A씨는 오지 말라고 다그쳤지만 두 아들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중 A씨와 남동생,두 아들 사이에 얽힌 갈등이 폭발하면서 결국 사달이 났다. 사건 당일 남동생과의 다툼으로 신경이 잔뜩 예민해진 A씨는 자신을 찾아온 두 아들이 “함께 살자”고 보채자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었다. 홧김에 B군에게 흉기를 휘두르다 가슴을 찌른 것이다. B군은 전치 3주의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아지만 다행이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당시 집 안에 함께 있던 B군의 동생(11)은 안전했다. 경찰에 체포된 A씨는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아들이 자꾸 찾아와 위협만 하려다가 실수로 상처를 입혔다”고 뒤늦은 후회를 했다. B군은 가슴에 씻지 못할 상처를 입었지만,엄마를 용서했다.수술 후 이틀의 회복 기간 후 경찰 조사를 받은 B군은 “엄마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고,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A씨를 감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은행 거래+증권 투자+보험 가입=원샷 금융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은행 거래+증권 투자+보험 가입=원샷 금융

    서울 여의도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인선(35)씨는 얼마 전 점심시간을 이용해 회사 근처 은행에 들렀다 증권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구입했다. 만기가 된 적금통장에 있는 돈을 단기간 보관하려던 김씨는 적금 금리보다 높은 연이율 4%대 증권사 특판 RP에 투자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도 된다는 증권사 직원의 말에 김씨는 생애 첫 증권 계좌를 만들었다. 은행 거래만 해 오던 김씨가 자연스럽게 증권사 투자상품을 알게 된 것은 김씨가 찾은 지점이 은행과 증권 업무를 같이하는 복합점포였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전통적인 업권 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은행·증권의 복합점포가 활성화되고 보험까지 합친 복합점포도 등장하면서 업권을 뛰어넘는 금융사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여기에 크라우드펀딩(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자금 모집)의 성장과 로보어드바이저(자산관리 자동화 서비스) 출현,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모바일 시대 본격화 등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한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진화하지 못한 금융사는 도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점포 수는 7278곳으로 전년 대비 123곳 감소했다. 2012년 7698곳에 달했던 은행 지점은 3년 만에 400곳 넘게 문을 닫았다. 옛날에는 가장 목 좋은 자리를 차지했던 은행 점포가 점차 2층으로 밀려나더니 이제는 하나둘 문을 닫는 형편이 됐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16년 1분기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입출금 또는 자금이체 거래를 할 때 은행 직원과 얼굴을 마주 보고 하는 대면거래 비중은 10.8%에 불과했다. 나성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비대면채널을 이용하는 고객이 매년 증가하면서 은행들은 점포 수를 줄이고 차별화된 점포 운영 전략을 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와 맞물려 금융권 칸막이를 없애려는 복합점포는 점차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은행과 증권이 한 건물에 있어도 출입문은 분리된 형태의 이름만 복합점포였다면 2014년 말부터 한 창구에서 은행·증권 업무를 모두 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8월부터는 금융지주사별로 3개 지점까지 보험사 지점을 결합한 형태의 복합점포 운영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2017년 하반기에 제도 확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복합점포 수는 불과 1년 6개월여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임준영 KB투자증권 WM영업기획팀 부장은 “정책 방향이 복합점포 활성화로 가고 있다”며 “은행·보험·증권이 결합된 대형 유니버설뱅크 간 경쟁 구도로 가는 중간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 계열과 몇몇 기업계열 금융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기에 따른 중소형 증권·자산운용·보험사들의 저항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변화의 바람은 기존 금융권 밖에서도 몰아치고 있다. 지난 2월 국내에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본격 도입되면서 중소기업 등에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이 금융업을 접목한 정보기술(IT) 업체로 확대됐다. 크라우드펀딩이란 자금 수요자가 중개업체를 통해 온라인에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필요 자금을 모집하는 것이다. IBK기업은행 등은 발 빠르게 크라우드펀딩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아직은 전체 금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지만 매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화제다. 펀드매니저 대신 인공지능(AI)이 포트폴리오 구성과 매매를 도맡는 이 서비스는 오는 7월 금융당국이 마련한 테스트베드를 통한 성능 검증을 거친 뒤 본격 도입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개인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돼 자문서비스 시장의 일대 혁신이 예고된다. 또 다른 화두인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르면 올 하반기 출범한다. 당초 올 상반기 중 출범 계획이었으나 비금융자본의 금융사 보유 의결권 지분율을 4%로 제한하는 현재의 은행법이 개정되지 않아 늦춰지고 있다. ‘손 안의 은행’이라 불리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되면 중금리대출 시장이 확대되고 전자결제로의 전환이 빨리지는 등 변화가 예상된다. 앞서 KT, 우리은행 등이 힘을 합친 K뱅크와 카카오, 국민은행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카카오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와 별개로 기존 금융권도 모바일 전문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위비뱅크와 신한은행의 써니뱅크가 대표적이다.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위비뱅크의 경우 지난 1년간 중금리시장에서 1200억원에 달하는 대출 실적을 올렸다. 모바일메신저인 위비톡을 이용해 예·적금 등에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해 주기도 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수십억 반품비… 피곤한 홈쇼핑

    수십억 반품비… 피곤한 홈쇼핑

    A홈쇼핑 고객센터에 며칠 전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의 전화가 걸려 왔다. 명품 선글라스를 두 개 주문했는데 하나는 빈 박스만 도착했다는 항의였다. 고객센터 측은 상품 출고 과정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환불 요청을 거절했다. 이틀 뒤 그 고객은 “(집에서)딸이 가져간 걸 몰랐다”며 1개만 반품해 달라고 요청해 반품처리됐다. 홈쇼핑을 둘러싼 고객의 요구는 반품이나 환불에만 그치지 않는다. B홈쇼핑 고객센터에는 가정이 파탄 나게 됐다며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전화도 걸려 왔다. 내연녀에게 선물하려 물건을 샀는데 배우자가 구매 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불륜 사실이 들통났다고 주장했다. 피해 보상 요구는 거절됐다. ●반품충당부채 당기순이익의 3% 안팎 달해 쇼핑 호스트를 통한 ‘밀어내기’ 판매에 ‘지름신’ 쇼핑까지 더해지면 반품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홈쇼핑업계 1, 2위를 다투는 GS홈쇼핑은 지난해 반품충당부채로 30억 5708만원, CJ오쇼핑은 16억 2916만원을 잡았다. 반품충당부채는 과거의 반품 경험률 등을 기초로 해 각 사가 추정하는 금액으로 회사별 차이가 크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36억 5503만원을 반품충당부채로 잡았다. GS홈쇼핑은 반품충당부채가 지난해 당기순이익(783억 5800만원)의 3.9%나 된다. CJ오쇼핑(2.7%), 현대홈쇼핑(3.3%)도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돈도 돈이지만 반품 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고객이 떠날 수도 있다. 때문에 홈쇼핑업체들은 고객관계관리(CRM) 강화를 통해 반품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반품 요구가 지나치면 응하지 않기도 한다. C업체에 한 고객이 운동화를 주문했는데 빈 박스만 왔다며 다른 운동화를 보내 달라는 전화를 했다. 상품 출고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자 이런저런 담당자들과 통화를 요구하고 소비자단체 등에 알리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고객센터에서 모든 요구를 거절하자 더이상 전화가 오지 않았다. ●상품 요청 미리 받거나 편성표 사전 공개도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블랙 컨슈머(악덕 소비자)로 인해 영업방해나 금전적인 손실을 입을 경우 다른 고객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고의성, 주문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거래를 거절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소비자 불만 유형은 늦게 오고(배송 지연), 덜 오고(구성상품 상이), 안 오고(배송 오류), 상품 하자(품질 문제) 등 판매자와 소비자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불황이 길어져서인지 얌체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홈쇼핑 방송 방식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고객들에게 원하는 상품에 대한 요청을 미리 받거나 방송편성표를 미리 공개하는 방식이다. 그래도 여전히 불필요한 구매를 유도한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9~10월 홈쇼핑 상품판매 광고를 모니터링한 결과 방송의 70%가 ‘방송 사상 최저가, 방송 종료 후 가격 환원’ 등을 말하지만 이 중 83%가 방송이 끝나고 관련 인터넷몰에서 팔거나 다른 쇼핑몰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고객, 서비스 = 중국집 군만두… 시장질서 훼손·경쟁력 약화 원인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고객, 서비스 = 중국집 군만두… 시장질서 훼손·경쟁력 약화 원인

    사례1. 서울 강남의 A은행 PB센터에 근무하는 이모 팀장. 이 팀장은 최근 한 자산가 고객의 해외 송금 서비스를 처리했다. 유학 중인 자녀에게 1만 달러를 송금한 이 고객은 전신료(8000원)와 해외송금수수료(2만 5000원)를 납부해야 했다. 그런데 이 고객은 이 팀장에게 대뜸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 해외 송금 수수료를 면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고객이 PB센터에 맡겨 놓은 현금 자산만 50억원이 넘었다. 초부유층 고객인 셈이다. 이 팀장은 “PB센터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우대 혜택으로 대부분의 수수료가 면제되지만 가끔 수수료가 부과되는 경우엔 여지없이 수수료를 깎아 달라고 한다”며 “있는 사람들이 더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럴 땐 군말 없이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고 털어놨다. 사례2. 김모씨는 2013년 여름 B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휴대폰 문자메시지(SMS) 알림 서비스(이용요금 한 달 1000원)를 신청했다. 계좌의 입출금 정보나 적금 만기, 연체 등의 정보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다. 처음 몇 달은 김씨가 지정한 자동이체 계좌에서 서비스 이용 수수료가 꼬박꼬박 빠져나갔다. 그러다 계좌 잔고가 부족해 4개월 동안 수수료 연체가 발생했다. 이후 김씨 계좌에 목돈이 입금되자 은행은 그동안 연체된 수수료(4000원)를 곧바로 출금해 갔다. 이에 김씨는 A은행에 “허락 없이 수수료를 빼갔다”며 10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은행원들은 “우리나라 고객들은 은행 문턱만 들어서면 목소리가 커진다”고 하소연한다. 금융산업은 대표적인 서비스업이지만 ‘서비스=공짜’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워낙 만연해 있는 탓이다. 이로 인해 시장 질서가 훼손되고 산업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게 금융권 종사자들의 항변이다. “우리나라 고객들은 은행 서비스를 중국집 군만두(공짜)쯤으로 생각한다”는 자조 섞인 불만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양원근 금융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은 “예대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으로 손쉽게 은행들이 돈을 번다는 인식이 강해 고객들이 수수료 자체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정서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억원의 현금자산을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 맡기는 자산가 고객들조차 수수료는 지불하기 아까워하는 게 사실이다. 이런 모습이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지만 금융권에선 “이제는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주장한다. C은행 부행장은 “금융사는 서비스에 정당한 가격을 매기고, 고객은 서비스를 받은 만큼 제값(수수료)을 지불하는 시장경제 기본원칙을 금융시장 참여자(정부·금융사·고객) 모두 함께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수수료 현실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금융 서비스에 제값을 지불하지 않는 관행이 자리잡은 배경은 복합적이다. 윤석헌 전 금융학회장은 “우리 금융산업이 수십년째 제자리인 것은 시장 참여자 모두 그동안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우선은 정부와 정치권의 무원칙이 가장 큰 문제다. 여론에 휘둘리거나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무분별하게 시장에 개입해 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1년 미국 월가의 ‘금융권 탐욕 규탄 시위’ 직후 국내에서도 금융사들이 자동화기기(ATM) 등 각종 수수료를 줄줄이 인하했다. 들끓는 ‘민심’을 의식한 금융 당국과 정치권의 압박 탓이었다. 2006년 6900억원이었던 시중은행 수수료 수익은 2014년 5000억원으로 27.5% 급감했다. 취임 초였던 지난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가격 통제는 금융권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억누르는 대표 사례”라며 ‘수수료 자율화’를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은행 중도상환 수수료에 대한 질타가 잇따르자 임 위원장은 “적정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가격 개입에 나서겠다는 의미였다. 지난해 두 차례(0.5% 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수익이 급감했던 시중은행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결국 1.5% 수준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최고 0.8% 포인트까지 끌어내렸다. 종종 ‘표심’(票心)을 의식해 은행을 압박하기도 한다. 2007년 경기 판교 3400가구 입주 예정자들은 단체로 중도금대출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처음에 완강히 버티던 시중은행 3곳은 ‘집단대출 입찰에서 제외하고 은행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에 결국 0.4~0.5% 포인트 금리를 깎아 줬다. 당시 입주 예정자 편에 서서 은행을 수 차례 항의 방문했던 지자체 의원은 “아파트 중도금 대출 금리를 깎아 준 것은 국내 최초”라고 자평하며 ‘지역민들의 이자 부담을 경감시켜 준 사례’로 의정 홍보에 적극 이용하기도 했다. 국내에 진출한 한 외국계 은행장은 “고객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쓰고 이자를 내는 것은 모두 정상적인 계약에 기초한 것인데 고객들이 은행과의 계약은 쉽게 파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계약보다는 ‘떼법’이 우위에 있는 국내 풍토를 꼬집은 것이다. ‘민원에 죽고 사는’ 은행들이 스스로 시장 원칙을 내준 책임도 크다. 금융감독원은 2002년부터 금융사별 민원 평가를 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매월 민원접수 현황을 공시해야 한다. 이는 지점 경영평가(KPI)와 직원 승진, 성과급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은행의 경우 영업점 KPI(1000점 만점)에서 민원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20점)다. 민원 한 건이 발생할 때마다 1점이 감점된다. 금감원에 직접 접수되는 민원은 때에 따라 한 건에 5점 감점되기도 한다. D은행 직원은 “금감원 접수 민원으로 KPI 5점이 한 방에 감점되면 신규 카드 고객을 200명 넘게 유치한 실적이 없어지는 것과 맞먹는다”며 “악성 민원인(블랙컨슈머)이라도 일단 민원 접수를 못 하도록 ‘어거지’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금융 당국은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민원 평가 방식을 ‘소비자보호실태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비정상이 정상처럼 여겨지던 금융 시장에서 은행들이 이제 와 ‘비정상의 정상화’(수수료 현실화)를 외치고 있다. 위기감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역사상 최저 수준’인 1.5%까지 떨어지면서 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이자수익 역시 급감해서다. 지난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58%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1.9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줄어든 수익 벌충을 위해선 수수료 현실화가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이 고금리 과실을 누렸던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수수료를 금리에 반영해 사실상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었다”며 “최근엔 저금리 기조로 이자수익은 계속 줄어드는 데 반해 수수료를 이자에 얹을 수도 없어 진퇴양난”이라고 진단했다. 금융 환경도 크게 변했다. 과거 은행은 지급·결제·송금 등 금융 인프라망을 제공하는 ‘공공재 성격’이 강했다. 서비스도 그만큼 단순했다. 반면 최근엔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외환업무 등 상업은행의 성격이 부각되고 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세분화되고 다양해졌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금융산업이 발전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인데 현재와 같은 수익 구조로는 투자도 혁신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이 수수료 1000~2000원을 아까워하면 결국엔 서비스 질이 악화되고 고객이 그동안 당연시 여기던 혜택들이 축소된다”며 ‘악순환의 반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문만 열고 나가면 길거리에서 쉽게 눈에 띄던 은행 영업점(13개 은행 기준·2014년 6055개→2015년 5890개)이나 ATM(3만 9723개→3만 8254개)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도 ‘혜택 축소’인 셈이다. 금융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수수료를 현실화하는 일이 하루아침에 이뤄지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더이상 미뤄 두기도 힘들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은행이 주거래 고객에게 제공해 주고 있는 수수료 감면 혜택도 어떤 부분이 얼마나 면제되고 있는지 일일이 알려 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짜로 이용하고 있는 수수료 혜택이 사실은 공짜가 아님을 인지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구조화 상품(ELS, ELF 등)이나 맞춤형 상품을 꾸준히 개발해 고객이 ‘이 정도 상품에는 지갑을 열어도 되겠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은행의 차별화 노력을 주문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금융 당국이 금리와 수수료는 시장 자율에 맡기고 정부 개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장과 ‘약속한 범위’에서만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단독][경제 블로그] GA 유사상품 3개 비교·설명 판매 의무화

    [단독][경제 블로그] GA 유사상품 3개 비교·설명 판매 의무화

    고객 변액보험(보험료 일부를 주식·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는 보험) 좀 들어볼까 하는데 A생명보험사 ‘진심의 차이’ 어때요? 연금보험도 관심이 있고요. 독립보험대리점(GA) 설계사 그것도 좋지만 변액은 B생보사의 ‘실버플랜변액유니버셜’ 보험이 인기인데, 한번 보세요. 연금도 같은 B사의 ‘건강해지는 연금보험’이 괜찮아요. 무슨 광경이냐고요? 최근 보험에 들려던 한 30대 직장인이 GA를 찾아갔더니 이렇게 한 보험사 상품만 티 나게 추천했다고 합니다. GA의 ‘특정 보험사 밀어주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GA들이 수수료를 많이 주는 보험사, 사무실 등 임차 지원을 해주는 보험사 상품을 대놓고 팔아치우다 보니 불완전판매는 물론 보험사·GA 간 검은 유착의 씨앗이 되곤 하지요. ●GA 유사상품 3개 비교·설명 판매 의무화 당초 GA라는 게 백화점처럼 여러 보험사 상품을 구비해 놓고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권유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데 그 취지가 무색해진 겁니다. 그래서 금융 당국은 조만간 GA에서 상품을 팔 때 동종·유사상품을 3개 이상 반드시 비교·설명하는 것을 의무화할 예정입니다. 수수료 위주로 상품을 판매하는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것이지요. 은행에서 보험을 팔 때(방카슈랑스) 반드시 같은 종류의 상품을 3개 이상 설명하도록 한 데서 착안한 겁니다. 최근 GA가 갈수록 대형화되면서 주요 판매채널로 정착됐기 때문인데요. 설계사나 온라인 같은 여러 판매 채널 중 GA의 신규 영업실적 비중(2014년 기준)은 생보사의 경우 7.8%, 손보사는 44.0%입니다. ●단순 비교 힘들어 현실성 부족 반론도 반론도 있습니다. 여러 보험 상품을 비교한다 해도 어느 상품이 좋은지 고객이 알기 힘들고 결국 GA 설득에 넘어갈 수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지요. 한 보험사 관계자는 “유사 상품 자동 비교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판매하려고 하는 상품보다 조건이 안 좋은 회사의 상품만 선택해서 비교 설명하면 결과가 뻔하다”고 지적합니다. 동일 담보인 자동차와 달리 회사별 담보가 다른 보장성보험은 실질적인 비교가 쉽지 않아 실효성이 낮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행이 어렵다고, 확인이 힘들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게 더 어리석은 게 아닐까요. 작은 첫걸음이라도 떼야 보험사와 GA의 검은 공생을 끊어내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고객의 성향’보다 ‘보험사의 수수료’만 따져 상품을 판 일부 GA가 자정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ISA신탁보수 킹’ 신영증권 1.5% 챙겨… 한화투자·현대증권·미래에셋대우 0%

    ‘ISA신탁보수 킹’ 신영증권 1.5% 챙겨… 한화투자·현대증권·미래에셋대우 0%

    신탁보수 적고 수수료 비쌀 수도 신영증권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판매하면서 가장 많은 신탁보수를 챙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화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대우는 신탁보수를 받지 않아 가장 싼값에 ISA를 관리하는 금융사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는 31일 금투협 전자공시 사이트에 ‘ISA 다모아’ 페이지(isa.kofia.or.kr)를 신설했다. 투자자들은 이 사이트에서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사별 신탁형 ISA의 신탁보수와 편입상품보수 및 수수료를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다. 일임형 ISA의 수수료와 수익률 등은 다음달 30일부터 공개된다. 이 사이트에 공시된 신탁보수를 보면 금융사들은 신탁형 ISA에 대해 최소 0에서 최대 1.5%의 신탁보수를 받는다. 판매수수료를 먼저 떼거나(선취) 나중에 떼는(후취) 펀드인 A·B·D 클래스 기준 최대 신탁보수를 비교하면 0.1 초과 0.2% 이하의 신탁보수를 받는 금융사가 9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보다 낮은 보수를 받는 곳은 6곳, 0.2 초과 0.3 이하의 보수를 받는 금융사는 4곳이었다. 신영증권이 0.45~1.5%로 가장 비쌌다. 랩어카운트 또는 기관투자가 전용 투자 펀드인 W·F 클래스 및 기타 클래스까지 포함했을 때 최대 신탁보수를 1% 넘게 받는 곳은 신영증권과 유안타증권(1.5%), 하나금융투자(1.1%) 등 세 곳이었다. 신탁형 ISA에 가입할 때는 신탁보수 외에도 어떤 상품을 편입하느냐에 따라 추가적인 보수와 수수료가 달라지는 점을 따져 봐야 한다. 신탁보수는 적지만 수수료가 비싸 총 보수 및 수수료는 오히려 많은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투자자가 편입 자산과 비중을 입력하면 금융사별 총수수료를 산출해 주는 ‘신탁형 ISA 수수료 계산기’ 서비스가 시작된다. 한편 지난 4월 말 기준 전체 ISA 가입액의 70% 이상이 예·적금, 주가연계형 파생결합사채(ELB)·기타 파생결합사채(DLB),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안전자산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예·적금에 가장 많은 5260억원(39.7%)이 투자됐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현존 세계 최고령자는 러 120세 할머니? 장수 비결은?

    현존 세계 최고령자는 러 120세 할머니? 장수 비결은?

    러시아에 사는 120세 할머니가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30일 러시아 아스트라한 크라스니야르 지역 알차 마을에 사는 120세 여성 탄질야 비셈베예바(Tanzilya Bisembeyeva)를 소개했다. 1896년 생인 이 할머니는 지난 3월 14일 120세 생일을 맞이했다고 크라스니야르 지역 정부 대변인이 발표, 러시아의 신기록을 공개하고 있는 ‘러시아 기록책’(Rossiya Rekordlar Kitobi)이 공식 인정했다. 만일 이 할머니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기네스 세계기록(GWR) 측에 공식으로 인정받게 되면, 현재 기네스북에 ‘현존 세계 최고령자’로 등재돼 있는 이탈리아 여성 엠마 모라노(117)보다 3세 더 많아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 현지언론은 할머니의 장수 비밀은 평소 절대 앉아있지 않으며, 담배도 피우지 않고 유기농 식품만 먹는 것이라고 가족들이 전했다고 밝혔다. 할머니는 러시아 혁명과 제1·2차 세계대전을 모두 겪은 사람으로, 남편과 사별한 뒤 한 차례 재혼한 경험이 있다. 할머니의 첫 번째 남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망했으며, 첫 번째 아이도 이후 어린 나이에 사망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모스크바 타임스에 따르면, 할머니는 60년 이상 직장 생활을 했지만 자신의 근무 기록을 입증할 사람들이 모두 사망해 현재 적은 연금을 받으며 아들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한편 역대 세계 최고령자는 지난 1997년 122세 나이로 사망한 프랑스 여성 잔 칼망이다. 1875년 알레에서 조선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21세 때 부유한 상점 주인과 결혼한 뒤 평생 고생을 모르고 테니스, 수영, 오페 등을 즐기며 살았다. 평소 마늘과 채소, 올리브유, 포도주를 먹었고 100세까지 자전거를 탔으며, 119세까지 담배를 피울 정도로 건강했다. 사진=러시아 기록책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일임형 연금 허용… 선택권 넓히고 체계적 노후관리

    일임형 연금 허용… 선택권 넓히고 체계적 노후관리

    4명 중 1명 가입 3년 만에 해지 제각각 법률체계 하나로 통합 일임형, 높은 수익률 보장은 아냐 ‘1사 1계좌’ 여러 상품 담아 관리 정부는 국민연금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국민들의 노후자금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개인이 스스로 준비하는 개인연금에 각종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4명 가운데 1명은 가입한 지 3년 안에 해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은 20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장기상품이지만 연금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개인연금법 제정을 들고나온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핵심은 연금 특성에 맞게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줌으로써 가입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좀더 적극적으로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보험업법(연금보험), 자본시장법(신탁·펀드) 등 개별 금융업법을 통해 각각 따로 관리하던 연금상품을 하나의 법률 체계로 통합, 관리하기로 한 것이다. 가장 손에 잡히는 변화는 신상품의 등장이다. 증권사가 알아서 굴려 주는 ‘투자일임형 개인연금’이다. 개인연금이 국민의 노후생활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금융사 재량권이 큰 일임형 상품은 그동안 개인연금에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연금보험, 연금펀드, 연금신탁 등 종류가 복잡해 ‘머리 아프다’는 고객들이 적지 않고 연금 유지율도 저조하면서 일임형 상품 허용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다고 전문가가 굴린다고 해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고객의 고민을 덜고 선택권을 하나 더 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보험사도 일임 자격을 얻을 수 있지만 이미 증권사가 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새로 나오는 일임형 연금은 증권사 상품이 대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일임업 자격이 없다. 금융사별 여러 연금상품을 한눈에 비교, 관리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금융위는 연금저축(보험·펀드·신탁), 개인형퇴직연금(IRP) 등을 한 계좌에 넣어 관리할 수 있는 개인연금계좌를 허용하기로 했다. 예컨대 A보험사에서 연금보험과 연금펀드, IRP를 가입했다면 이를 하나의 계좌로 관리할 수 있다. 연금 적립액, 수령 방법, 수익률, 예상 수령액 등을 한눈에 확인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처럼 모든 금융사를 통틀어 한 사람이 하나의 연금계좌를 갖는 것은 아니다. 한 금융사에서 가입한 연금 상품만 모아서 볼 수 있는 ‘1사 1계좌’ 개념이다. 이 때문에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벌써부터 나온다. 처음 가입한 연금 상품을 적기에 변경하거나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내버려 두는 일도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위는 모델포트폴리오(일임형), 라이프사이클펀드 등을 제시해 금융사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가입자 성향은 안정형, 안정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공격형 등 5단계로 나뉜다. 연금상품도 계약 형태와 운용 방식 등의 특성에 따라 유형화하도록 했다. 유형에 따라 가입자 성향과 맞지 않는 연금상품은 상품 권유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가입자 성향과 상품 성향이 다른 경우 확인 절차를 거쳐 가입할 수 있다. 운용 중에도 상품 위험도 등이 바뀔 경우에는 가입자에게 알려야 한다. 박주영 금융위 투자금융연금팀장은 “보험이나 투자자문 계약처럼 일정 기간 이내 계약을 철회하는 경우에는 위약금을 물리지 않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수락산 살인 피의자, 15년 전에도 여성 강도 살인

    “처음 만나는 사람 죽이려 했다” 경찰, 강도 살인 무게·영장 신청 지난 29일 새벽 서울 수락산 등산로 입구에서 주부 A(64)씨를 살해한 김모(61)씨가 경찰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을 죽이려 했다’고 진술했다. 17일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25일 부산 묻지마 폭행에 이어 이번 사건도 ‘묻지마 살인’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우선 강도살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30일 오후 9시쯤 살인죄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노원경찰서 관계자는 “김씨로부터 지난 16일 흉기를 구입한 뒤 28일 오후 10시 수락산에 올라 29일 새벽 5시쯤 하산하면서 ‘처음 만나는 사람을 살해하려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피의자 김씨의 점퍼와 흉기에 묻어 있던 핏자국에서 A씨의 유전자(DNA)가 검출됐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1년 6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15년형을 받고 지난 1월 19일 출소했다. 당시 가정 불화로 노숙생활을 하다가 노원구 사회복지관 공공근로자로 일하게 된 김씨는 예전에 살던 경북 청도군의 한 마을에서 부자로 소문났던 이모(당시 64세)씨가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생활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씨는 노원구의 한 철물점에서 흉기를 구입한 뒤 이씨의 집으로 내려가 흉기로 목 등을 11차례 찔러 숨지게 하고 장롱 서랍에서 2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김씨는 상습 음주로 입원한 전력이 있었으며 이후에도 환시, 환청 등을 겪고 있는 상태였다. 김씨는 출소 후 4개월간 경마장 등을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등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 아직 묻지마 범행으로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살해한 후 주머니를 뒤졌다고 진술한 데다가 범행 대상과 패턴이 2001년 김씨가 강도살인을 했을 때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우선 강도살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씨가 돈을 뺏으려 사람을 죽였지만 진술만 ‘묻지마 범행’인 것처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경찰은 이 부분을 규명하고 김씨의 정신병력과 범행 동기를 수사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가)를 투입할 계획이다. A씨 부검 결과 성범죄 등을 의심할 만한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씨는 자수한 이유에 대해 “도와줄 사람도 없고 돈도 없어 포기하는 마음으로 자수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건 발생 13시간 만인 지난 29일 오후 6시 30분쯤 노원경찰서에 걸어 들어와 자신이 A씨를 살해했다고 자수했다. A씨는 평소처럼 새벽에 홀로 집을 나섰다가 이날 오전 5시 32분쯤 시신으로 발견됐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자녀 57%만 부모 부양’ 인식도 크게 달라져… “장남에 책임있다” 2.0% 불과

    ‘자녀 57%만 부모 부양’ 인식도 크게 달라져… “장남에 책임있다” 2.0% 불과

    우리나라 자녀 57%만 부모를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부모 부양에 대한 인식이 지난 10여년간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양의 책임이 가족에게 있다는 생각이 1990년대에 비해 크게 줄어든 반면 사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이 늘어났다.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부양환경 변화에 따른 가족부양특성과 정책과제(김유경 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부양의 책임자’가 가족이라는 인식은 지난 1998년 조사대상의 89.9%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2014년에는 31.7%로 크게 줄었다. 반면 사회 혹은 기타(스승, 선후배 등)가 부양의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1998년 2.0%에서 2014년에는 51.7%로 절반을 넘었다. 가족 중에서 누가 부모부양을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장남에게 부양의 책임이 있다는 인식은 1998년 22.4%였지만 2014년에는 2.0%로 극히 낮아졌다. ‘아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응답 역시 7.0%에서 1.1%로 줄었다. 대신 ‘자녀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인식은 15.0%에서 24.1%로 올라갔다. 보고서는 이같이 부양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게 된 원인으로 1인가구 증가와 가족 해체의 심화를 꼽았다. 1인가구의 비중은 2000년 15.5%에서 2010년 23.9%로 늘었다. 반면 3세대 이상 거주하는 확대가족은 12.5%에서 6.2%로 감소했다. 배우자가 있는 가구의 비중은 75.0%에서 66.6%로 감소한 대신 사별·이혼 가구는 각각 14.8%에서 19.0%로 늘어났다. 자녀와 부모가 동거하는 비중은 1998년 49.2%에서 2014년 28.4%로 줄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친밀도도 과거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부모와 전화통화하는 사람의 비중은 휴대전화 등의 보급으로 1988년 74.5%였던 것이 2004년 79.5%, 2008년 79.1%, 2011년 83.6% 등으로 높아졌지만 2014년 조사에서는 72.9%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전통적인 부양관은 효를 기반으로 하는 가족부양에 집중됐지만, 가족주의 약화와 소가족화, 핵가족화,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가족부양이 감소하고 국가·사회에 의한 공적 부양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적 부양은 국가가 책임을 지고, 정서적 부양은 가족이 담당하도록 공적 부양시스템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와 함께 고령층의 고용을 개선하고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노후준비지원 프로그램을 내실화해 노부모의 경제 상황을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파스타’를 아시나요/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열린세상] ‘파스타’를 아시나요/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정보통신기술(ICT)의 패러다임은 클라우드로 대전환 중이다. 비유컨대 동네마다 우물을 파서 물을 쓰다가 수돗물로 전환했고, 전기를 멀리 있는 발전소에서 생산해 송전받아 사용하듯이 컴퓨터도 회사별로 별도로 구축해 운영하지 않고 클라우드 사업자를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공급받아 활용하는 것을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면 조직의 유연성, 안정성, 편리성을 높이고 재해 복구와 비용 절감에 유리하며 환경 보전과 조직 내외의 협업을 촉진해 기업과 조직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큰 장점이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다. 컴퓨팅 파워와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자원들을 공급하는 인프라 서비스(IaaS), 클라우드 인프라를 관리하고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실행을 지원하는 플랫폼 서비스(PaaS), 그리고 최종 사용자가 이용하게 될 응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로 구분된다. 전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매년 17% 이상 급성장하고 있고, 한국은 내로라하는 ICT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지가 돼 가고 있다. 아마존과 IBM에 이어 MS까지 연달아 국내에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한국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은 자사를 중심으로 하는 클라우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 확장에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PC에서는 윈도, 스마트폰에서는 안드로이드나 iOS가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로 접어들면서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해 기업들은 자사의 플랫폼 서비스 확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플랫폼 서비스는 개발자들이 쉽게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사용자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도구이기 때문에 클라우드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는 높은 기술력과 장기 투자가 필요하지만 성공의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쉽게 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인프라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비해 플랫폼 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한국정보화진흥원은 국내 클라우드 전문 기업들과 공동으로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을 내놓았다. 새 플랫폼의 이름을 파스타(PaaS-TA)라고 명명했다. 파스는 플랫폼 서비스의 약자이고, 영어 타(Ta)는 고맙다는 말이므로 파스타는 ‘플랫폼 서비스 고마워’란 뜻을 가지고 있다. 파스타는 여섯 개 이상의 개발 언어를 지원하고 플랫폼 설치 자동화 기능, 전자정부 표준 프레임워크, 국산 소프트웨어 탑재 기능 등을 구현했고, 전체 소스 코드를 무료로 공개해 국내의 기업이나 연구소, 대학 등에서 누구나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연구할 때 쉽게 쓸 수 있게 했다. 시장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이 나왔다. 금융업계의 전산 인프라를 구축해 운영하는 ㈜코스콤이 국내 최초로 파스타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정보통신산업을 뛰어넘어 전 산업과 사회 혁신의 핵심적인 도구가 됐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어 진보할 수 있었던 것은 클라우드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또한 얼마 전 방영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중국의 클라우드 기반 동영상 사이트인 아이치이를 통해 인터넷 방영돼 26억뷰를 돌파했고, 350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다. 중국에서는 클라우드 기반의 인터넷 TV가 기존 미디어를 넘는 인기몰이 속에 뉴미디어로 자리잡았다. 이는 문화와 기술의 융합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과 같이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양 날개가 동반 성장하는 사례다. 글로벌 기업들이 뛰어든 치열한 클라우드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당당히 경쟁하려면 플랫폼 기반 기술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민관 협력의 산물인 파스타를 계기로 클라우드의 생태계를 이끌어 갈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연관의 지속적인 협력이 절실하다.
  • 덜 달리고 덜 밟으면 덜 냅니다

    덜 달리고 덜 밟으면 덜 냅니다

    30대 직장인 이절약씨는 자동차보험 갱신일이 다가와 새 보험사를 알아보고 있다. 매달 빠듯한 가계 살림인지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 보험료 인상 소식에 조금이라도 싼 곳이 있는지 인터넷을 뒤지며 주판알을 튕기는 중이다. 자동차보험료를 한 푼이라도 아끼고 싶은 고객을 위해 유용한 특약 상품과 가입 방법을 소개한다. 연간 주행거리가 짧은 운전자는 ‘마일리지 특약’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사고 확률도 낮아지기 때문에 운전대를 덜 잡는 만큼 보험사가 보험료를 깎아 준다. 보험사마다 기준과 할인율에 차이가 있지만 연간 주행거리가 2000~3000㎞라면 보험료를 최대 30%까지 아낄 수 있다. ●대중교통 3개월간 15만원 이용땐 10% 할인 첨단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운전 정보를 파악한 뒤 보험료를 깎아 주는 상품도 있다. 현대해상은 현대·기아차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독자적으로 ‘하이카 블루링크·유보(Blue Link·UVO) 자동차보험’ 특약을 내놨다. 블루링크(현대차)나 유보(기아차)는 차에 자체 장착된 첨단 텔레매틱스 시스템으로, 운행정보 기록장치를 통해서 주행거리 등을 자동 수집한다. 현대해상은 이 특약 가입자에 대해 5월부터 자동차 보험료를 7% 깎아 준다. 에어백이 터지면 운전자의 신고 없이도 자동적으로 사고가 접수되고 바로 보험사 직원이 현장에 출동을 하는데 이를 통해 인명 피해를 줄이는 만큼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는 것이다. 여기에 마일리지 특약도 자동 적용된다. 통상 마일리지 특약 혜택을 받으려면 고객 스스로 ‘운행기록 자기 진단 장치(OBD)를 달거나 주행거리가 기록된 계기판 사진을 보험사에 보내야 하는데 블루링크나 유보가 장착된 고객은 버튼만 누르면 정보가 자동 전송된다. 현대해상 자동차상품부 노무열 부장은 “하이카 블루링크·유보 자동차보험은 첨단 정보기술(IT) 장치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험 가입 고객에게 편의성과 보험료 할인이라는 혜택을 동시에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상품”이라고 말했다. 동부화재는 SK텔레콤과 손잡았다. ‘T맵’을 활용해 안전운전 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5% 줄여 주는 ‘스마트T-UBI’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T맵을 켜고 500㎞ 이상 주행했을 때 안전운전 점수가 일정 점수(61점) 이상이면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가입자라면 KB손해보험이 판매 중인 ‘대중교통 이용 할인 특약’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최근 3개월간 15만원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한 실적을 보험사에 제출하면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10%까지 절감할 수 있다. ●‘보험다모아’ 들어가면 가격비교 한번에 가능 ‘블랙박스 할인 특약’도 있다. 최근 운전자들의 자동차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블랙박스를 장착할 경우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이다. 단 손보사들이 업무용과 영업용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이 특약을 폐지하는 추세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개인 고객이라면 이 특약을 아직 들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 가입을 통해 최대 5%까지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는 게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고령자들이 눈여겨볼 만한 할인 상품도 있다. 만 65세 이상인 가입자가 도로교통공단에서 운영하는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고 평가 점수가 42점 이상이면 평가일로부터 2년간 보험료 5% 할인이 가능하다. 저렴한 보험을 찾는다면 인터넷을 뒤지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설계사를 통한 대면 채널과 견줬을 때 17.3% 저렴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화재만 인터넷 전용 상품을 판매했지만 올해 들어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등 대형 손보사들이 앞다퉈 15~17%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선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 다이렉트 채널은 대면 채널의 설계사 수수료가 빠지기 때문에 손보사 자체 사업비가 줄어 보험료가 싸다. 보험 상품 가격비교 사이트인 ‘보험다모아’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좀더 쉽게 국내 손보사별 자동차보험을 비교하고 자신의 조건에 따라 가입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보험사별 상품 내용이 큰 차이가 없는 표준화된 상품인 만큼 스스로 인터넷을 통해 가입하기 편리한 상품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커버스토리] 평생 살면서 매달 꼬박꼬박…요놈이 효자네

    [커버스토리] 평생 살면서 매달 꼬박꼬박…요놈이 효자네

    1970년대만 해도 노인들의 환갑날은 동네 잔칫날이었다. 그런데 40여년이 흐른 지금은 환갑잔치라는 말도 잘 쓰지 않는다.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평균수명이 확 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100세 시대’라는 말도 무색할 지경이다. 그런데 늘어난 수명만큼 우리네 삶도 여유로워졌을까. 대다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자식들 공부시키고, 집 한 칸 마련하느라 청춘을 바쳐서다. 70세 무렵까지 일해야 먹고산다는 게 요즘 현실이다. 그럼 일할 능력도, 써 주는 곳도 없는 노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의 대안으로 우리나라에는 집을 통해 고정 수입을 만들 수 있는 정부 보증 주택연금 제도가 있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 국민들이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매월 일정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받는 상품이다. 자기 집에 계속 살면서(주거 안정) 인생 황혼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노후 보장) 위해 도입됐다. 그러자면 자식에게 집을 물려줘야 한다는 ‘의무감’ 내지 ‘강박관념’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게 정부 얘기다. ■‘이사 그만’형 - 70대 부부 59㎡·2억대 구리에 아파트 판잣집·단칸방 전전하다 70대에 내집 마련… 주택연금 매달 102만원씩 ‘내 인생 위로금’ 올해 74세, 75세인 이혜자(여·가명)씨 부부는 결혼 51년차다. 42년 전 충청도에서 달랑 닭 두 마리를 들고 서울로 상경했다. 여관을 전전하다 거여동 무허가 월세 ‘하꼬방’(판잣집)을 얻어 짐을 풀었다. 수도도, 전기도 없고 화장실도 같이 써야 하는 곳에서 넷째를 가졌다. 남편은 연탄 배달을 하고, 이씨는 골목 초입에서 아기를 업고 풀빵을 팔았다. 세입자 보호법도 없던 시절, 6개월마다 월세를 올려 달라는 주인, 애들이 시끄러우니 나가 달라는 주인, 그렇게 하늘 같은 집주인 말에 윗동네에서 아랫동네로 돈에 집을 맞춰 옮겨다녔다. 이사만 열여섯 번이었다. 2남 2녀를 다 출가시키고 칠순을 넘겨서야 경기 구리시에 59㎡ 아파트를 장만했다. 이제야 내 집에서 사나 했더니 걱정은 또 찾아왔다. 이씨는 무릎관절 수술로 거동도 힘들었다. 남편은 설암 수술을 받았다. 자식들은 경기 침체로 손주들 학비 대기도 빠듯하다. “이 집 빼서 전세로 옮겨가고 남은 돈을 아껴 죽을 때까지 살자”는 남편의 힘없는 제안에 이씨는 몸서리쳤다. 칠순이 넘은 노구를 이끌고 2년마다 집을 옮기는 게 끔찍해 “이혼해서 당신은 전세 살고 나는 딸네 집에서 애 봐 주며 살자”고 등을 돌렸다. 평생 큰소리 한번 없던 잉꼬부부는 생활비 문제로 그렇게 남남처럼 넉 달을 지냈다. 그러다 남편이 “주택연금 좀 알아보자. 은행에 집을 빼앗기는 줄만 알았는데 많은 사람이 가입하는 것 보니 아닌가 보다”라며 말을 걸었다. 그렇게 부부는 2014년 주택연금 가입자가 됐다. 이씨는 말한다.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고 죽을 때까지 집을 옮겨다니는 게 내 인생인 줄 알았는데 연금을 받으니 마치 그간 고생한 위로금이자 남은 생을 열심히 살라는 격려금 같다”고. 자식들이 간간이 주는 용돈은 비상금으로 모으고 기초노령연금에 주택연금을 합쳐 알뜰살뜰 산다. 부부 사이도 다시 좋아졌다. 지금은 운동도 하고 봉사도 함께 다닌다. 이씨는 “(연금은) 돈 없다고 한 달 미루지도 않고 자기 상황에 따라 줬다 안 줬다 하지도 않고 꼬박꼬박 제 날짜를 지키는 믿음직한 효자”라고 고마워했다. 남편 역시 “젊은 시절 소원이었던 집, 중년엔 자식들 울타리였던 집, 지금은 부부 노후를 책임지는 집이 바로 다름 아닌 자식”이라고 거들었다. 이씨 부부는 구리의 59㎡(2억 2200만원 상당) 집을 맡기고 한 달에 102만원(감소형)씩 받고 있다. ■‘혼자 산다’형 - 교직 명퇴 남편과 사별 59㎡ 아파트 남편 떠나고 빚 갚으니 작은 아파트에 나 홀로…그나마 주택+노령 연금 月80만원에 기대 37년간 교직 생활을 하다가 명예퇴직한 오세현(여·가명)씨. 남들은 “연금도 나오고 집도 있고 부럽다”고 한다. 하지만 실상은 적자 인생으로 살아왔던 터다. 다섯 자녀 뒷바라지도 모자라 시부모, 시동생, 시누이 다 합쳐 10명도 넘는 사람이 한집에서 살았다. 80㎏ 쌀로도 한 달을 못 채웠다. 월급이 나오면 가게를 하나씩 지날 때마다 외상을 갚다 보니 집에 도착하면 남는 게 거의 없었다. “빌어먹는 한이 있어도 자식은 가르쳐야 한다”던 어머니의 가르침에 5남매 모두 대학에 보냈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빚이 많이 쌓여 퇴직금으로 빚을 정산하고 나니 남은 것은 고작 몇 푼. 1996년 2월 퇴직한 뒤 그해 7월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등졌다. 그리고 가을쯤 40여년간 살던 정든 집이 재개발로 헐렸다. 불과 1년 만에 정든 집이며 직장, 가족까지 떠나보냈다. 혼자된 몸으로 아들 집 근처에 59㎡의 작은 아파트를 얻었다. 남편이 떠난 지 20년이 됐다. 궁한 모습을 감추며 살아보지만 줄어드는 주머니에 갈수록 초라함만 느껴졌다. 그러다 인근에 노인 건강타운이 생겼다. 프로그램이 200개나 된다. 점심값은 1000원밖에 안 하지만 취미 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내자니 오가는 길목마다 드는 돈이 제법이다. 이때 건강타운에서 주택연금을 알게 됐다. 매달 60만원 가까이 준단다. ‘내가 빨리 죽어도 남은 집값만큼 자식에게 상속된다’고 하니 손해 볼 일은 없겠다 싶었다. 여기에 노령연금 20만원을 합치니 용돈이 제법 두둑해졌다. 손주들 학비 보태라고 봉투를 건넬 여유까지 생겼다. 생일 선물도 사다 주는 넉넉한 할머니가 됐다며 오씨는 환하게 웃었다. ■‘자식 권유’형 - 일산 집 팔고 132㎡·4억대 안양에 새둥지 재산 상속 필요없다는 아들딸… 죽을 때까지 돈 나오니 오히려 자식 부담 더는 길 한국주택금융공사 직원들은 가장 가슴 아픈 사례로 자식 간의 갈등을 든다. 한 상담창구 직원은 “딸 손에 이끌려 주택연금에 가입했다가 다음날 아들 손에 끌려와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해지하는 노인이 많다”고 전했다. 아들에게 집을 물려주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주택연금 가입을 권유하는 자식은 딸, 해지시키는 자식은 아들이 많다고 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아들딸이 적극적으로 권해 가입자가 된 사례도 있다. 2013년 가입한 이지희(여·가명)씨다. 이씨의 큰아들이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한테 재산 물려준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마세요. 아버지, 어머니가 버신 돈이니 이제는 마음껏 다 쓰세요.” 이때만 해도 이씨는 “쓸데없는 소리 마라. 너네 아버지한테는 손톱도 안 들어가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그런데 전셋값을 올려 달라는 집주인의 전화 한 통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씨는 경기 일산에 갖고 있던 원래 집을 팔고 자식 집 근처인 안양에 터를 새로 잡았다. 계속되는 자식들의 강권에 마지못해 연금에 들었다. 4억 5000만원짜리(132㎡) 집을 맡기니 매달 124만원이 나왔다. 이씨는 “죽을 때까지 100만원 넘는 돈이 나온다고 하니 오히려 자식들 부담을 덜어 주는 길”이라며 좋아했다. 주택연금의 가장 큰 장점은 매달 일정한 날에 일정한 돈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니 소득이 없어도 정해진 틀 안에서 생활을 계획할 수 있다. 자녀들도 편한 마음으로 부모를 대할 수 있다. 이씨는 “연금이 아니라 복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집을 뺏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집에서 살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 수는 2011년 7286명에서 올 3월 말 현재 3만 1504명으로 증가했다. 많이 늘었다고는 해도 전체 노령인구를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비중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집은 자식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우리나라 부모 특유의 정서와 “가진 거라곤 집 한 채뿐인데 벌써부터 넘겼다가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라는 불안감이다. 주택금융공사 측은 “주택연금으로 노후를 대비할지 말지는 개개인의 선택 문제”라며 “하지만 어떤 노후가 부모 자신은 물론 자식들에게도 행복이 될지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려줄 것은 집이 아니라 행복한 노후’라는 주택연금의 큼지막한 홍보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엄마~~~ 사랑해~~

    엄마~~~ 사랑해~~

    “당신한테 사랑한다는 소리를 못 했어. 여보, 사랑해.” 가족에게는 이런 애정 표현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쑥스럽고 민망한 탓에 쉽게 말하기 어렵다. 용산구가 지역 주민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전광판을 통해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구는 가정의 달인 5월 한 달 동안 주민들의 사연을 구청 광장의 대형 전광판(가로 7m, 세로 4m)을 통해 내보내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이 전광판은 평소 구정 소식이나 주요 정책 등을 알리는 데 활용했다. 가족이나 스승 등에게 축하나 감사, 격려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주민은 사연을 글이나 동영상에 담아 용산구청 인터넷방송국 홈페이지(itv.yongsan.go.kr)를 통해 올리면 된다. 주민이 올린 사연 등을 구가 20초~1분 분량으로 편집해 전광판에 내보낸다. 메시지 표출을 원하는 날짜와 시간도 지정할 수 있다. 정치적이거나 상업적인 메시지, 욕설과 비방, 명예훼손 여지가 있는 글 등은 제외된다. 구 관계자는 “그동안 접수된 글과 영상 가운데 사별한 남편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는 여성의 메시지와 부모에게 감사하다고 표현하는 아이의 동영상 등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전광판을 구정 홍보에만 쓰지 않고 주민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데도 활용한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주민과 소통행정을 이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어버이날에…친부 살해, 이불로 덮고 도망간 남매

    어버이날 친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남매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0일 아버지인 문모(78)씨를 살해한 문씨의 딸(48)과 아들(43)을 존속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남매는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오전 9시쯤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일 오후 문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자택에 출동, 대형 고무 용기 속에서 이불 10채로 덮인 채 숨져 있는 문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각각 따로 사는 문씨의 아들과 딸이 사건 현장에 방문한 모습이 폐쇄회로(CC)TV 화면이 찍혀 이들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조사 결과 남매는 과거 어머니가 살아 있을 당시 함께 살던 자택을 두고 아버지와 다툼을 벌여 한 달여 전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남매는 살해 여부와 동기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남매가 7년 전 어머니와 사별한 아버지가 최근 여자친구와 가깝게 지내자 재산 상속을 놓고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살해 동기를 캐고 있다. 문씨는 홀로 기초연금과 생계급여 등 월 36만원 안팎을 지원받아 살았다. 문씨 명의의 79.67㎡짜리 자택은 1억 500만원 선에 거래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어버이날 친아버지 살해한 비정한 자녀들

    어버이날 친아버지 살해한 비정한 자녀들

    어버이날 친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남매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0일 아버지인 문모(78)씨를 살해한 문씨의 딸(48)과 아들(43)을 존속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남매는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오전 9시쯤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문씨와 연락되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자택을 방문, 9일 오후 대형 고무용기 속에서 이불 10채로 덮인 채 숨져 있는 문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각각 따로 사는 문씨의 아들과 딸이 사건 현장에 방문한 모습이 폐쇄회로(CC)TV 화면이 찍혀 이들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조사결과 이들 남매는 과거 어머니가 살아있을 당시 함께 살던 자택을 두고 아버지와 다툼을 벌여 1달여전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남매는 살해 여부와 동기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남매가 7년 전 어머니와 사별한 아버지가 최근 여자친구와 가깝게 지내자 재산 상속을 놓고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살해 동기를 캐고 있다. 경찰은 또 이들 남매가 아버지의 시신을 유기하기 위해 고무 용기에 방치했으나 지인의 신고가 빨라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들 남매는 모두 미혼으로 주거와 직업이 일정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불합리한 스마트폰 보험제도 손본다

    불합리한 스마트폰 보험제도 손본다

    제조사의 수리보상 따라 차등화 아이폰 보험료 7월 최고 50% ↑ 타 제품은 10~20%가량 내릴 듯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7’과 ‘아이폰6S’를 쓰는 A씨와 B씨는 휴대전화를 구입하면서 분실이나 파손에 대비해 똑같이 월 4900원을 주고 휴대전화 보험에 가입했다. 얼마 전 A씨와 B씨는 길을 가다 폰을 떨어뜨려 둘 다 액정이 부서졌다. 액정만 교체한 A씨의 수리비는 12만 1000원으로 자기부담금(25%)을 뺀 9만 750원을 보험금으로 돌려받았다. 그런데 스마트폰 자체를 교체한 B씨는 자기부담금(30%)를 제외하고 A씨보다 3배 이상 많은 28만 9800원을 보험금으로 받았다. 앞으로는 이처럼 같은 보험료를 내고도 지급받는 보상금이 2~3배씩 차이가 나던 휴대전화 보험 방침이 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이르면 7월부터 아이폰의 보험료가 최대 50% 인상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9일 휴대전화 보험료를 휴대전화 제조사의 수리 보상 정책에 따라 차등화하는 내용을 담은 휴대전화 보험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휴대전화가 고장 나면 아이폰을 제조하는 애플은 리퍼폰(재생폰)으로 교체해 주는 반면 다른 제조사들은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리해 준다. 실제 리퍼폰 교체는 부품 수리보다 비용이 2~3배 더 들지만 그동안 보험료는 같거나 별 차이가 없었다. 보험사들은 제조사별 사후서비스(AS) 정책과 수리비용을 기준으로 휴대전화 보험료를 적용하라는 권고에 따라 보험요율 재산정 작업에 착수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아이폰의 보험료는 최대 50%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다른 휴대전화 보험료는 10∼20%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휴대전화 보험금 청구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수리를 맡길 때 소비자는 자기부담금만 납부하고 나머지 비용은 보험회사와 제휴 수리업체 간 별도 계약으로 사후 정산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문제가 발생한 기기로 뒤늦게 보험에 가입해 보상받는 일도 없도록 할 작정이다. 개통일이 지나 가입할 때에는 통신사 대리점을 방문해 전화기에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해야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동성 금감원 보험감리실장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파손 단독 보장 보험도 판매하도록 권고하고 휴대전화 분실 시 대체 가능한 휴대전화의 범위를 통신사가 보상 홈페이지에 사전 공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카지노 도박 빠진 LA 코리아타운 노인들

    카지노 도박 빠진 LA 코리아타운 노인들

     “늘그막에 홀로 지내며 무료한 시간 때우는 데 이만한 것도 없다. 이젠 그만 가야지 하는데 끊을 수가 없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 사는 많은 한국계 독거 노인들이 카지노 도박에 빠져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오모(85·여) 씨는 이국땅 ‘나성’의 조그만 아파트에서 남편과 사별한 채 혼자 지내다 보니 7~8년 전부터인가 관광버스를 타고 카지노 도박장으로 바람을 쐬러 다니게 됐다.  오씨와 같은 노인들을 샌디에이고 등지에 있는 카지노 도박장 수십 군데로 실어나르기 위해 코리아타운 내 올림픽 대로에 늘어서 있는 도박장행 셔틀버스들만 수십 대다.  이런 버스가 하도 많이 주차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보니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도 지난 10년 이상 꾸준히 제기됐지만 약삭빠른 버스 기사들이 수시로 한 블록 건너 이동 주차해 단속을 피하곤 한다고.  몇 년 전 한 카지노에서는 관광버스 회사 사장에게 100만 번째 손님을 데려온 데 대해 치하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어쨌든 오 씨가 셔틀버스에서 내려 일단 카지노 슬롯머신 앞에 앉기만 하면 영어를 잘 못해도 괜찮고 미국에서 일한 경험이 없어도 상관없다. 몇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첫 카지노 방문 당시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짜릿하게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은 이후로 오 씨는 틈나는대로 카지노 순례에 나서는 코리아타운 노인들의 일원이 됐다. 이들 대부분이 투명인간처럼 홀로 살고 있으며 가난하다.  그래도 최소 5만 달러(약 5천830만원) 이상을 카지노에 쏟아부은 사람에게 부여되는 ‘에메랄드 클럽’ 멤버인 오 씨는 ‘이제는 그만 가야지’ 하고 서너 주 동안 발길을 끊다가도 카지노에서 공짜 뷔페 쿠폰 등을 보내오면 하릴없이 다시 카지노 행 버스에 몸을 싣게 된다고. 셔틀버스는 오전 6시30분에 처음 출발하고 막차는 이튿날 새벽 4시에 돌아온다.  오 씨는 저금통장에 있던 수천 달러도 지난 수년 사이 슬롯머신에 탕진하고 이제는 매달 875달러씩 나오는 미국 사회보장연금 수표와 아들이 가끔 보내주는 용돈으로 근근히 생활한다.  오 씨는 신문에 “그게(도박이) 좋고 재미도 있지만 끝은 늘 씁쓸하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별 1년’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 싱글맘 소회 밝혀

    ‘사별 1년’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 싱글맘 소회 밝혀

    남편과 사별한 지 1년이 지난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 운영책임자(COO)가 미국의 ‘어머니날’을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간) 싱글맘이 된 소회를 밝히며 한부모 가정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정책 협력을 촉구했다. 샌드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싱글맘이 된 지 1년하고 닷새가 됐지만 싱글맘은 여전히 새롭고 낯선 세계”라면서 “울고 있는 아들과 딸을 얼마나 더 자주 봐야 하고, 어떻게 진정시켜야 할지, (사망한) 데이브가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샌드버그는 이어 “부녀 댄스 모임이라든가 학부모의 밤 같은 행사 통보를 받을 때마다 우리에게 아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또 앞으로도 얼마나 더 깨달아야 할지 난감하다”고도 덧붙였다. 샌드버그는 “많은 싱글맘과 달리 내가 재정적으로 쪼들리지 않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며 “빈곤 문제야말로 싱글맘을 황폐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또 “아이들이 이성 간 결합한 부모와 함께 살 것이라고 여기는 생각은 이제 낡은 게 됐다”며 “전체 가정의 30%는 한부모 가정이며, 그중 84%는 싱글맘이 가계를 이끄는 데 우리의 태도와 정책은 이런 변화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샌드버그는 “일반인들이 이런 상황을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하고, 정책 협력을 촉구하면서 가정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사고의 지평을 넓히고자 이 포스팅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족의 결합이 어떤 형태이든 간에 그들을 포옹하고 지원해주는 세상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셰릴 샌드버그의 남편인 데이브 골드버그는 지난해 5월 1일 멕시코 휴가지에서 운동을 하던 중 두통을 호소한 후 사망했다. 샌드버그와 골드버그는 2004년 결혼해 두 자녀를 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풍·치매 시댁 어른 모신 효부, 아버지께 간 70% 이식한 효자

    25세 때 9남매의 장남과 결혼한 정영애(74)씨는 결혼 10년을 맞은 해 세상을 등진 남편을 대신해 자녀와 시동생 등 17명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라는 짐을 짊어졌다. 시조부와 시부모가 뇌졸중(중풍)으로 오랜 투병생활을 했지만 극진히 봉양했다. 그리고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베푸는 삶을 살았다. 또 정형자(69)씨는 가난한 농가의 맏며느리로 시집을 와서 50여년에 걸쳐 시부모를 봉양했다. 6년간 치매를 앓다 돌아가시기까지 시어머니를 모셨고, 노환으로 대소변을 못 가리는 시아버지의 손과 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보건복지부는 이처럼 사회에서 본보기로 삼을 만한 효행자 130여명에게 훈장과 포장, 표창을 수여했다고 6일 밝혔다. 정영애씨는 동백장을, 정형자씨는 목련장을 받았다. 30대에 남편과 사별한 뒤 포장마차를 운영하면서 3형제를 키운 박순자(74)씨도 목련장을, 10세 때 부친을 여의고 소년가장으로 동생들을 보살피며 60년 넘게 홀어머니를 모신 최성규(75)씨는 석류장을 받았다. 아울러 경로행사와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마을 노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103세의 시어머니와 87세 친어머니를 극진히 살핀 박영혜(67)씨 등 5명은 국민포장을, 여든에 가까운 고령에도 100세 어머니를 봉양하고 있는 박찬극(79·여)씨 등 13명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간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를 위해 어린 나이에 간 70%를 이식해 생명을 구한 김민수(17)군과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1급 장애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아버지를 정성껏 수발한 이혜선(14)양 등 효행을 실천한 청소년 23명도 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복지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효운동단체’의 추천을 받아 효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