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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6회] “기억 안 난다”는 유해용 전 재판연구관…재판 지연 두고 검·변 설전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6회] “기억 안 난다”는 유해용 전 재판연구관…재판 지연 두고 검·변 설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모르겠습니다.”, “기억이 없습니다.”, “기억을 못 하겠습니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의 25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유해용 변호사는 검사가 묻는 말에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증인의 기억을 환기시키기 위해 이메일을 제시하면 “이메일 내용상으론 그런 것 같습니다.”, “이메일에 나와서 그렇게 추측합니다.”, “기억을 못 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이메일을 보고 그런 일이 있었구나 확인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이 이어지자 검사는 한숨을 내쉬었다.  유 변호사는 2014년 2월부터 2년간 대법원 선임 재판연구관을, 2016년 2월부터 수석 재판연구관을 맡았다. 대법원 선임, 수석 재판연구관은 대법원으로 올라오는 사건을 총괄하는 자리다. 유 변호사는 대법관에게 보고하는 각종 보고서 작성이 재판연구관의 통상 업무라고 강조했다. 유 변호사는 재판연구관 재직 시절 재판 기록 등 자료를 무단 반출한 혐의로 기소돼 별도로 재판을 받고 있다. 자신의 재판에서 유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 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검찰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유 변호사는 증인석에 서자마자 자신이 재판을 받는 만큼 답변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말하며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했다.  “오늘 법정에서 참고적 증인이라면 혹시라도 제가 만약 공범이나 다른 부분 관련 여지가 있다면 증언거부권 범위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피의자신문조서 관련 증거능력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한 상태다. 검사실 문답 내용은 법정 증언 현황이 녹음·녹화되는 것과 달리 제가 묻고 답하는 내용 전부가 그대로 된 게 아니다. 그 정도 한계와 문제점이 있다는 것 말씀드리고 싶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대답에 한숨 쉰 검사  검찰은 유 변호사가 관여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국정원 댓글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통합진보당(통진당) 지위확인 사건 등 ‘재판 거래’ 대상으로 지목된 재판을 물었다. 검찰은 ‘사법농단’ 사건을 기소하면서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와 의견을 주고 받으며 주요 재판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유 변호사가 선임재판연구관 시절 행정처가 작성한 문건 등을 건네 받고 검토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관련 문건에 따르면 행정처는 원세훈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상고심을 조속히, 전원합의체로 진행할 것을 주문하며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절대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검사는 당시 사법지원실 심의관이 작성한 ‘원세훈 사건 항소심 판결분석 보고’ 등에 대해 물었다.  “심의관 보고서를 보면 공직선거법 항소심이 (유죄로) 확정되면 대통령 선거 자체가 불공정하다고 될 수 있고, 쟁점파일의 (증거능력이) 인정될 경우 유죄판결을 파기하기 어렵다고 돼 있는데 기억하나.”(검사)  “기억하지 못하고 검찰 조사 때 봤다. 재판연구관실이 심의관의 개인 의견을 보고 따라갈 만큼 허술하거나 잘못된 조직 아니다. 행정처의 부당한 영향을 받아서 법리적으로 이상한 검토를 받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 문건에 대해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재판연구관실 차원에서는 통상적인 전례에 따라서 했다.”(유해용)   이어 검찰은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집행정지 사건에 대해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관련 사건에 대해 검토를 요청했냐’고 물었다.  “박병대 전 처장은 검찰 조사에서 ‘처장이 재판연구관과 업무적 이야기를 하는 일이 없고, 그럴 수 없다’고 증언했는데 전교조 사건 외에 특정 사건에 대해 검토를 요청한 경우가 있나.”(검사)  “잘 기억나지 않는다.”(유해용)  원세훈 전 원장 사건에 이어 전교조 사건에 대해서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이 계속되자 검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재판연구관이 행정처장을 비롯한 간부들과 사이에 업무지시를 받거나 보고하는 관계는 아니지 않나.”(검사)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씀이다.”(유해용)  “그럼에도 당시 사법행정권자인 박 처장이 대법관 업무를 지원하는 증인에게 전교조 사건에 대해…”(검사)  검사의 말을 끊고 박 처장의 변호사가 이의를 제기했다. 변호사는 “증인이 그런 기억이 없다고 하는데 전제를 하고 부당한 진술 강요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검사도 물러서지 않았다. 검사는 “증인은 기억이 없다는 게 아니라 박 처장에게 보고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검사는 이러한 보고를 재판연구관이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인식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한 것인지, 이례적인 보고인데 보고의 경위와 지시받은 경위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게 맞는 것인지를 묻기 위해서다.”라고 반박했다.  유 변호사는 “사건 자체 보고서가 아니라 교원 노조의 일반 위헌성에 대한 검토라면 처장님에게도 전달할 수 있는 허용범위 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처장에게 보고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끝내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검사가 다시 “증인은 업무적으로 사법행정권자인 박 처장이 재판에 관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나.”고 물었지만 유 변호사는 “기억이 나지 않아 답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     ●고영한측 반대신문 할 수 있냐 두고 휴정  검찰의 주신문에 대한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시작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 박병대 전 처장의 변호인 차례가 끝나고 고영한 전 처장의 변호인 순서가 됐다. 검찰은 전교조 사건에 대해서는 고 전 처장의 변호인이 반대신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고 전 처장이 공동 피고인이긴 하지만 전교조 사건에 대해서는 제외된 만큼 이 사건의 피고인은 아니다”며 “고 전 처장측은 반대 신문권이 없으니 재판장이 반대 신문을 제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 전 처장의 변호인은 “공소장을 악의적으로 적어놓고 반대신문권이 없다고 그러는거냐”며 “공소장에 기재한 사실에만 방어권 행사가 국한되는지는 의문이다”고 반박했다. 이어 “만약 반대신문권이 없다고 배제한다면 전교조 재판 부당지원에 대한 부분은 피고인과 전혀 무관하다고 조서에 남겨달라”고 말했다.  검찰은 전교조 부분은 고 전 처장의 반대신문권이 제한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고, 재판장은 3분간 휴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짧은 휴정이 끝나고 재판장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장이 “형식적으로 고 전 처장이 기소되지 않은 사항이어서 반대 신문을 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재판기일 주 4회 필요”… 검·변 재판지연 두고 옥신각신  증인 신문이 시작되기 전 재판 기일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단의 설전이 벌어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2월 기소돼 구속 만기인 6개월이 지나면서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재판 전에 검찰은 의견서를 제출해 ‘일주일에 3~4회 기일을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더이상의 재판 지연을 막기 위해 주 4회 재판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증인 신문 진행경과를 보면 2021년 상반기에야 1심 선고가 가능하다. 이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오래 걸리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도 주 4회씩 해서 354일 만에 결론이 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6개월 만에 났다. 전직 대법원장이라고 해도 1심에서 2년이 넘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검사)  “증인 신문을 해도 2~3년 전 일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데 심리 지연되면 증인 기억이 산연돼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요원하다. 증인의 대다수가 현직 법관인데 본인 재판 이유로 한번에 출석한 적이 거의 없다. 증인의 출석률을 높여야 하고, 공전되는 기일에는 서증 조사를 해야 한다. 변호인들이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주 3회 재판도 반대하지만, 이제 (기소된 지) 6개월이 지나 기록 파악은 충분히 했다. 양 전 대법원장도 보석으로 석방돼 재판 준비에 어려움이 없다. 피고인과 비슷한 연배 사례 봐도 건강이나 연령 고려하면 주 4회가 과하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불과 얼마전까지 업무량이 살인적이라는 대법관 업무도 했다. 피고인에 대한 특별대우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고, 재판 지연은 거부에 가깝다는 법언도 있다. 주 4회 재판할 수 있도록 간곡히 바란다.”(검사)  재판장은 “기일 진행에 있어서 (전직 대법원장, 대법관인) 피고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겠다. 검찰의 의견서 가운데 상당히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검찰 의견대로 운영하는 게 가능한지 잘 검토해보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실제 지난 21일에도 증인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불출석해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  변호인은 검찰의 증인 신문 시간이 길어지면서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에서 재판부에 낸 예상 증인 신문 시간보다 최소 1시간에서 3~4시간이 더 걸렸다. 하루 안에 증인 신문을 못 끝내서 다음 기일로 넘어갔을 정도다. 검사가 원하는 신문으로 유도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양승태 변호인)  “검찰은 재판진행과정에서 피고인 방어권에 대한 편협한 인식을 갖고 있다. 신속한 재판보다 중요한 것은 정당한 재판이다. 주 4회 재판보다는 정확하고 충실한 재판을 저희는 원한다. 전직 대통령 재판을 언급했는데, 구속 상태의 전직 대통령이 포기하는 식으로 해서 1년 안에 이뤄졌다.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박수친다고 해도 졸속재판이 아니라고 평가할 수 있겠나.” (고영한 변호인)  “재판의 속도라는 건 입장마다 다르다. 사건의 성격 내용 복잡성에 따라도 다르다. 예상 선고일자에 대한 검찰의 추정 방식이 합리적인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다른 사건과 다르게 계속 증거 제출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변호인들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다시 공판준비절차로 돌아가야 한다는 방안까지 제시됐다. 원칙적으로 본다면 공판준비절차에서 모든 게 다 정리되고 효율적으로 집중적으로 심리해서 마치면 좋을텐데 현 상황이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 의견서를 검토해보겠다. 그런데 당장 이대로 하겠다고 약속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재판장)  유해용 변호사에 대한 증인 신문이 끝난 뒤에도 재판 지연과 관련된 검찰과 변호인의 설전이 이어졌다. 검찰은 변호인단의 이의신청 때문에 증인 신문 시간이 길어진다고 주장했고, 변호인단은 검찰이 약속되지 않은 증거를 갖고 나오거나 유도 신문을 해서 이의 제기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시계와 검찰을 번갈아 지목하며 “검사가 제대로 된 주신문을 하면 (이의신청) 할 일이 없다. 오늘 봐라. 늦어진 시간이 얼마고 검찰예상소요시간보다 얼마나 더 했다 계산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靑 1부속 신지연·정무 김광진·민정 이광철...비서관 5명 인사

    靑 1부속 신지연·정무 김광진·민정 이광철...비서관 5명 인사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제1부속 비서관에 신지연 제2부속 비서관을 임명하는 총선 출마 예정인 비서관 5명에 대한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대통령 비서실 제1부속 비서관에 여성인 신지연(52) 제2부속 비서관이 자리를 옮겼다. 미국 변호사 출신인 신 비서관은 부산 경남여고를 졸업해 미국 미시간대에서 국제정치학 학사학위를 받고 미국 뉴욕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이후 김앤장 등을 거쳐 2012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외신 대변인을 맡았고 지난 대선때는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담당했다. 문 정부에선 해외언론 비서관과 2부속비서관을 맡았다. 정무비서관엔 김광진(38) 전 국회의원이 내정됐다. 김 비서관은 전남 순천고를 나와 순천대에서 조경·경영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자치발전 비서관엔 유대영(53) 정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승진했다. 유 비서관은 서울 세종고를 나와 국민대에서 정치외교학 학사 학위, 서강대에서 경제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민대에서 정치대학원 겸임교수로 일했다. 민정비서관엔 이광철(48)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승진했다. 이 비서관은 서울 보성고를 나와 한림대에서 법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사법 고시에 합격해 법무법인 동안에서 대표 변호사로 일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회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사회정책비서관에 정동일(50)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내정됐다. 서울 영일고를 나와 서울대에서 사회학과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은 정 비서관은 미국 코넬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사회학과 조교수로 일하다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국민성장분과 위원을 역임했다. 이번 교체로 청와대를 떠나는 비서관들은 총선 출마가 예상된다. 조한기 전 1부속비서관은 충남 서산·태안, 김영배 전 민정비서관은 서울 성북갑, 복기왕 전 정무비서관은 충남 아산갑, 김우영 전 자치발전비서관은 서울 은평을, 민형배 전 사회정책비서관은 광주 광산에 도전할 예정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일본의 ‘무도한 경제전쟁’, 의연하고 단호히 대응하자

    韓 철회 요구에도 日 백색국가 제외 막무가내 결정 1100개 품목 규제로 국내 생산 큰 차질 예상 글로벌 공급망 교란해 세계경제에 큰 피해줘 일본 요구는 강제징용 판결 대책 내라는 것 무조건 항복 노리는 일본 의도 오만방자 사법부 판단 무시 강요, 결코 수용 못해 정부, 사태 해결책 국민적 총의 수렴하고 피해자 중심주의 입각한 외교 해결로 일본, 60년 경제·협력 파트너십 지켜야 일본 정부가 2일 각의 결정을 통해 한국을 백색 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한국이 한 목소리로 데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경고했는데도 일본은 듣지 않았다. 정부가 백색국가 제외 입법예고를 철회하라는 의견서를 전달하고, 국회가 일본의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가운데 한국인들 사이에 ‘노노 재팬’(일본 안돼),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는데도 아베 신조 정부는 한국을 내리치는 칼을 결국 꺼내들고 말았다. 일본이 경제 전쟁을 먼저 걸어왔으니 우리는 단호히 맞설 수밖에 없다. 한일이 분쟁을 잠시 멈추고 협상을 통해 해결해 보라는 미국의 중재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일본이다. ‘21세기판 조선 정벌’처럼 말 안듣는 한국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무릎 꿇리겠다는 일본 아베 내각의 오만하고도 무도한 경제전쟁에 맞서 5000만 국민과 정부, 국회가 똘똘 뭉쳐 의연히 싸울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임시 국무회의에서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의 도전을 기회로 여기고 새로운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는다면 충분히 일본을 이겨낼 수 있다”고 의연하고 단호히 대응의 의지를 강조했다. 아베 내각 각료 전원의 만장일치로 통과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은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뺀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로써 한국은 1100여개의 전략물자 규제 품목을 수입할 때 사전 심사 없이 3년에 1차례 포괄허가를 받던 우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백색 국가 제외 시행은 이달 하순경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이들 규제 품목 심사를 개별 허가로 전환할 수 있게 됐고, 나아가 수출 허가를 지연하는 등의 저급하고 악랄한 추가 조치도 전망된다. 국제분업의 안정성을 믿고 지난 15년간 일본산 부품에 의존하던 국내 제품 생산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일본의 경제전면전은 글로발 공급망을 교란하는 행위로 세계 경제에 큰 피해를 끼치는만큼 자유무역체제를 옹호하는 나라로서 좌시할 수 없다. 일본의 백색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의 우방국 27개국이 포함돼 있다. 일본은 2004년 한국을 백색 국가로 지정했는데, 무역 분야에선 동맹 개념처럼 인식돼 오던 제도다. 일본이 우리를 백색 국가에서 제외했다는 것은 안보상 우호국가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간 한미, 미일 동맹 속 한미일 공조라는 명목으로 유지해온 한일 안보협력을 더 지속할 것인지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 판결과 관련해 외교 당국 간 협의나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구했으나 우리 정부가 응하지 않자 지난 7월 4일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라는 1차 보복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7·4 조치에도 한국이 꿈쩍하지 않자 약 한달만에 한국에 경제 전면전을 선포했다. 일본은 7·4 때도 그랬지만 8·2 백색 국가 제외 결정에도 강제징용 판결과는 관계없는 것이라 옹색한 변명을 할 뿐 구체적인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 관리가 허술하다’는 일본 주장을 반박하고 지난달 하순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자유무역에 역행하는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국제사회에 알렸지만 치밀하게 짠 각본대로 ‘한국 때리기’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의도와 요구는 뻔하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로 인해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이 현금화돼 원고에게 지급되는 일이 없도록 한국 행정부 차원의 조치를 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강제동원 피해자와 일본 기업 간 민사소송 결과에 대해 행정부가 끼어들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부는 6월 19일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는 1965년 한일청구협정의 경제협력자금으로 특혜를 본 한국 기업과 피고인 일본 기업이 지급하는 게 마땅하다는 ‘1+1’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일본은 이를 묵살했다. 일본은 판결 그 자체가 1965년 협정이라는 국제법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제 조약을 국내법의 상위에 두는 일본과 국내법과 동등하게 보는 한국의 헌법 체계는 다르다. 그래서 강제동원 피해자가 낸 소송에서 일본 최고재판소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반면 한국 대법원은 피해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대법원과 일본 최고재판소의 상이한 판결은 결국 1965년 협정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낡은 ‘65년 체제’에서 비롯된 작금의 사태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 이전부터 예고돼 온 것이다. 보다 빨리 한일이 대응하지 못하고 사상 초유의 경제 전쟁에까지 이르게 된 것은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 지금이라도 한일은 마주앉아 대법원의 10·30 판결을 어떻게 볼 것인지, 현재 진행형인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매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며, 향후 예상되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줄소송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허심탄회하게 대화해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일본은 ‘65년 협정으로 모든 것은 해결됐다’는 일방적 주장을 거두고, 역사 앞에 겸허해져야 한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긴밀하게 유지되고 발전해 온 한일경제 파트너십과 동북아 안보협력의 근간은 이제 근본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대로 놔두다간 양국의 파국은 불보듯 뻔하다. 경제규모가 일본의 3분의 1의 수준인 한국이 일본보다 더 피해를 볼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일본이 자유무역 질서를 교란시키면서까지 대한민국의 급소를 노려 경제를 무너뜨리고, 글로벌 공급망에 큰 혼란을 주기로 마음 먹었다면 우리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 한국은 1910년 무기력하게 불법적으로 병탄을 당한 100여년 전의 대한제국이 아니다. 세계 11위권의 경제대국이며, 일본 만큼이나 많은 우호국가를 두고 있다. 무엇보다 식민지과 전쟁을 극복하고 빠르고 탄탄하게 민주주의를 성숙시킨 나라가 한국이다. 아베 정부의 잘못된 결정으로 일본이 두고두고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하루빨리 냉정을 찾고 사태 해결책을 모색하기를 바란다. 특히 경제전쟁의 장기화는 민간교류 1000만 시대의 한일관계를 파탄내고 그 앙금을 다음 세대로 전이시킬 수 있다는 점을 심히 우려한다. 정부는 일본의 보복 장기화에 맞서기 위해 우리가 구사할 수 있는 경제 피해 최소화 등의 대책을 서둘러 가동하는 한편 여론전을 통해 일본의 부당함을 호소해 국제적인 지지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사태의 근본적 해결책에 관한 국민적 총의를 수렴해 향후 재개될 대일 교섭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강제징용 판결을 내린 사법부의 판단 존중과 일본 기업으로부터 위자료와 사과를 받겠다는 피해자 입장에 입각한 피해자 중심주의를 결코 잊지 말기를 주문한다.
  • [이슈있슈] 노쇼 해놓고 적반하장…호날두와 유벤투스

    [이슈있슈] 노쇼 해놓고 적반하장…호날두와 유벤투스

    지난 7월 26일 열린 유벤투스 FC와 K리그 올스타전. 호날두는 자신을 기다린 한국 팬들에게 모든 면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다. 주최사인 더페스타는 호날두의 출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관람료를 책정했지만 경기 당일 호날두는 유니폼과 축구화를 갖추어 입은 채 90분 내내 벤치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입국 때부터 출국할 때까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단 하나의 인터뷰도 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을 향해 짜증섞인 표정만 지었다. 중국에서는 풀타임 출전에 주최측 행사에도 참석했기에 팬들의 실망은 클 수 밖에 없었다. 수만명의 팬들을 무시한 행동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이탈리아에 도착하자마자 “집에 돌아와서 좋다”며 런닝머신에서 즐거운 표정을 짓는 사진을 올렸다. 한국 팬들에 대한 언급 하나 없이 자신을 향한 비판 댓글은 즉시 삭제해버렸다.더페스타와 유벤투스 측 관계자는 일부 언론을 통해 호날두의 변심을 결장 사태의 주된 이유로 들었다.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었다. 컨디션 난조가 이유였다면 중국에서부터 컨디션 관리를 했어야 했고, 그럼에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면 단 몇 분이라도 뛰어야 했다. 그마저도 힘들었다면 경기 전 미리 양해를 구하고 팬서비스라도 해줬어야 했다. 그러나 어떠한 설명도 사과도 없었다. 김병지는 ‘호날두 노쇼’와 관련,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이벤트 경기에서 20분 정도 뛰는 것은 충분히 컨디션을 관리하면서도 할 수 있다”면서 “미리 통보를 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팬사인회 취소 핑계를 대거나 운동화를 신고 앉아있는 등 끝까지 나올 것처럼 연기한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호날두보다 7살 많은 부폰은 이날 경기를 뛰고 팬서비스도 했다. 유벤투스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적반하장식 태도로 일관했다. 유벤투스는 3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 대신 “싱가포르-난징-서울 모든 경기가 매진됐으며 국경 없는 인기를 실감했다. 환상적인 아시아투어였다”는 글만 올렸다. 그러면서 호날두 미출전이 팬들을 무시하는 무책임하고 거만한 행동이라는 한국프로연맹 측의 항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아넬리 부회장은 경기 시작이 1시간가량 지연된 데 대해서도 당시 여건을 탓하며 유벤투스는 잘못이 없다고 변명했다. 그는 “유벤투스는 (경기 당일) 오후 4시 30분에 호텔에 도착했고, 휴식을 취하거나 사전 준비 운동을 할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유벤투스 버스에 경찰 에스코트가 제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가 막혀 코치가 거의 2시간가량 오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런 일은 우리 경험상 전 세계에서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네이버 ‘호날두 사태 소송카페’ 운영진과 법률대리인단은 1일 서울 강남구 세곡동 더페스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날두 45분 출전은 사기였다”며 “더페스타는 입장료를 전액 환불하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유벤투스와 호날두에 대한 고발 사건 수사에 착수했고 팬 2명은 지난달 29일 더페스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카페 측은 “더페스타는 호날두 선수에 대한 팬심을 이용해 통상적인 가격보다 고가의 경기 관람료를 책정했으며 호날두 45분 출전이라는 내용으로 직간접적인 허위 과장 광고를 했다”고 지적했다. 카페 측은 “더페스타는 유벤투스,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와 계약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피해자들과 자존심에 상처 입은 국민에게 공개사과하고 무조건 입장료를 전액 환불하라”고 촉구했다. 카페 측은 더페스타 관계자들이 해외로 도주하거나 자금을 빼돌릴 우려가 있다며 사법부의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인사] 언론중재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 언론중재위원회 ◇ 전보 △ 경남사무소장 이정희 ■ 문화체육관광부 ◇ 과장급 전보 △ 영상콘텐츠산업과장 안신영 △ 감사담당관 왕기영 △ 체육진흥과장 박현경 △ 국제문화과장 이정현 △ 국립중앙박물관 박물관정보화과장 정영석 ■ 법무부 <전보> ◇ 법무부 △ 장관정책보좌관 조두현 △ 대변인 박재억 △ 감찰담당관 노만석 △ 감찰담당관실 검사 박건욱 △ 형사사법공통시스템운영단장 문성인 △ 법무과장 김향연 △ 통일법무과장 구태연 △ 법조인력과장 배성훈 △ 검찰과장 진재선 △ 검찰과 검사 조아라 △ 형사기획과장 김창진 △ 공안기획과장 권상대 △ 국제형사과장 이동언 △ 형사법제과장 유태석 △ 형사법제과 검사 이경화 ◇ 법무연수원 진천본원 △ 교수 배용찬 김 웅 강수산나 △ 기획과장 김성동 ◇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 분원장 박성근 △ 교수 신승호 김선화 한제희 박현준 김경근 이상민(법학전문대 겸임교원) △법무교육과장 이성식 ◇ 사법연수원 △ 교수 정재신 ◇ 대검찰청 △ 수사정보정책관 김유철 △ 수사정보1담당관 김영일 △ 수사정보2담당관 성상욱 △ 대변인 권순정 △ 정책기획과장 박현철 △ 정보통신과장 이덕진 △ 수사지휘과장 엄희준 △ 수사지원과장 윤병준 △ 범죄수익환수과장 박승환 △ 조직범죄과장 천기홍 △ 마약과장 원지애 △ 형사1과장 김형수 △ 형사2과장 공봉숙 △ 공안기획관 임 현(국가정보원 파견복귀) △ 공안1과장 김성훈 △ 공안2과장 이희동 △ 공안3과장 유도윤 △ 공판송무과장 서정민 △ 과학수사기획관 박철웅 △ 법과학분석과장 주민철 △ 디엔에이·화학분석과장 정용환 △ 디지털수사과장 문현철 △ 사이버수사과장 김윤후 △ 인권기획과장 박상진 △ 인권감독과장 박주현 △ 피해자인권과장 최영아 △ 양성평등정책담당관 김지연 △ 감찰1과장 신승희 △ 감찰2과장 정희도 △ 검찰연구관 김춘수 양석조 황병주(특별감찰단 단장) 박세현(국제협력단 단장) 이진수(미래기획·형사정책단 단장) 박찬록(인권수사자문관) 조대호(인권수사자문관) 이선혁(인권수사자문관) 서정식 나욱진 김종우(인권수사자문관) 임일수 이동균 조만래(인권수사자문관) 김동희 최재만 이원모 오민재 박상희 김은정 차호동 이지혜 ◇ 서울고검 △ 형사부장 김범기 △ 공판부장 조기룡 △ 송무부장 김재옥 △ 감찰부장 송규종 △ 검사 김호영 백찬하 이 용 강길주 이주일 김성렬 이현철 안권섭 권순철 유두열 백재명 이선욱 명점식 박재현 이상욱 손영배 예세민(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 단장) 이영재 정희원 형진휘(국무조정실 부패예방감시단 파견) 김영기(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단장) 박영진(대검찰청 서민다중피해범죄 T/F팀장) ◇ 대전고검 △ 검사 윤영준 최용석 신호철 김덕길 ◇ 대구고검 △ 검사 고병민 김형길 안미영 이철희 류 혁 양요안 ◇ 부산고검 △ 검사 김용주 안범진 박철완 이선봉 고은석 ◇ 광주고검 △ 검사 백순현 김동주 이태승 전승수 ◇ 수원고검 △ 검사 김영태 이선훈 황의수 황은영 장기석 나병훈 이문성 ◇ 서울중앙지검 △ 제1차장 신자용 △ 제2차장 신봉수 △ 제3차장 송경호 △ 제4차장 한석리 △ 인권감독관 김효붕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1단장 이종대 △ 〃 부장 박봉희 이형관 이지윤 △ 〃 2단장 권도욱 △ 〃 부장 장봉문 유일석 △ 형사1부장 성상헌 △ 형사2부장 강지성 △ 형사3부장 박승대 △ 형사4부장 이종혁 △ 형사5부장 김태훈 △ 형사6부장 이영림 △ 형사7부장 김윤섭 △ 형사8부장 차순길 △ 형사9부장 박성민 △ 총무부장 안동완 △ 공안1부장 정진용 △ 공안2부장 김태은 △ 공공형사수사부장 김성주 △ 외사부장 김도형 △ 공판1부장 전양석 △ 공판2부장 김남순 △ 공판3부장 김석담 △ 특수1부장 구상엽 △ 특수2부장 고형곤 △ 특수3부장 허 정 △ 특수4부장 이복현 △ 공정거래조사부장 구승모 △ 방위사업수사부장 강성용 △ 조세범죄조사부장 김종오 △ 조사1부장 박진원 △ 조사2부장 이영남 △ 강력부장 박영빈 △ 과학기술범죄수사부장 김윤희 △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유현정 △ 범죄수익환수부장 권기대 △ 부장 김용규 △ 부부장 박철우(국회 파견) 김준섭 장윤태 양동우 정일균 김상현 김창수 이광석 윤재슬 정성현 이혜은 김정환 유광렬(법무연수원 용인분원 교수) 김호준 신혜진 강백신 김일권 마수열 윤동환 이승형 이용균 김민아 백승주 김해경 박현규 김영남 장혜영 김용식 이유선 임유경 문지선(주LA총영사관 파견 유지) 최재훈 오종렬 오기찬 최우균 조용후 박성민(朴城民) 박성민(朴成珉) 손상욱 김성원 장재완 김재혁 김형원 임예진 권성희 △ 검사 박종민 장혜영 신희영 ◇ 서울동부지검 △ 차장 홍승욱 △ 인권감독관 고경순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 정연헌 최성완 황성연 △ 형사1부장 김양수 △ 형사2부장 김재호 △ 형사3부장 김주필 △ 형사4부장 이창수 △ 형사5부장 장준희 △ 형사6부장 이정섭 △ 사이버수사부장 김봉현 △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서창원 △ 공판부장 이주영 △ 부부장 박홍규 유지연 박명희(외교부 파견 유지) 허수진 이성범 ◇ 서울남부지검 △ 제1차장 심재철 △ 제2차장 신응석 △ 인권감독관 최성필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단장 김석우 △ 〃 부장 김영익 최헌만 김재호 △ 형사1부장 강형민 △ 형사2부장 이정봉 △ 형사3부장 오정희 △ 형사4부장 이계한 △ 형사5부장 허인석 △ 형사6부장 조상원 △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오세영 △ 공판부장 김용자 △ 금융조사1부장 임승철 △ 금융조사2부장 박성훈 △ 공안부장 조광환 △ 부부장 박은정(한국형사정책연구원 파견) 김수현(법무부 정책기획단 단장) 최재민(공정거래위원회 파견) 이세진 이광우 이준동 나의엽 △ 검사 최성수 ◇ 서울북부지검 △ 인권감독관 김지헌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단장 김기정 △ 〃 부장 황종근 김경우 공태구 손우창 △ 형사1부장 최용규 △ 형사2부장 정종화 △ 형사3부장 이은강 △ 형사4부장 전무곤 △ 형사5부장 천관영 △ 형사6부장 이태일 △ 공판부장 김효섭 △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유천열 △ 부부장 이영준 ◇ 서울서부지검 △ 차장 이정현 △ 인권감독관 주용완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 정규영 김정호 김종호 이종찬 △ 형사1부장 강종헌 △ 형사2부장 정원혁 △ 형사3부장 이재승 △ 형사4부장 변필건 △ 형사5부장 배문기 △ 공판부장 이종민 △ 식품의약조사부장 이동수 △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이준식 △ 부부장 이성일 이정배 조희영 정현승 김상균 ◇ 의정부지검 △ 차장 정진기 △ 인권감독관 정진웅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 김성훈 △ 형사1부장 홍종희 △ 형사2부장 허정수 △ 형사3부장 진철민 △ 형사4부장 유동호 △ 공안부장 최창민 △ 공판송무부장 김종철 △ 부부장 양성필 권유식(금융위원회 파견) 국상우 박혜영 진호식 ◇ 고양지청 △ 지청장 김관정 △ 차장 이준식 △ 형사1부장 김도완 △ 형사2부장 정우식 △형사3부장 최현철 △ 형사4부장 이동원 △ 부부장 이진호 김기룡 최재준 ◇ 인천지검 △ 제1차장 주영환 △ 제2차장 이종근 △ 인권감독관 윤철민 △ 중요경제범죄 조사단 부장 박문수 유종완 주진철 류지열 박혜경 △ 형사1부장 이정환 △ 형사2부장 한윤경 △ 형사3부장 박기동 △ 형사4부장 강대권 △ 형사5부장 정재훈 △ 형사6부장 하담미 △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정은혜 △ 공판송무부장 변수량 △ 공안부장 양동훈 △ 특수부장 김형록 △ 강력부장 김호삼 △ 외사부장 양건수 △ 부부장 박광배(서울특별시 파견) 조용한(금융정보분석원 파견) 송지용 신동원 김영오(환경부 파견) 김연실 구미옥 이승훈 ◇ 부천지청 △ 지청장 이정수 △ 차장 김후균 △ 형사1부장 강범구 △ 형사2부장 이현정 △ 형사3부장 전계광 △ 형사4부장 박주성 △ 부부장 김영현 ◇ 수원지검 △ 제1차장 배용원 △ 제2차장 이진동 △ 인권감독관 장성철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 도상범 이철호 박인우 김정훈 △ 형사1부장 신영식 △ 형사2부장 김지연 △ 형사3부장 이병석 △ 형사4부장 권기환 △ 형사5부장 김덕곤 △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전현민 △ 공안부장 이건령 △ 특수부장 전준철 △ 강력부장 김명운 △ 공판부장 김정진 △ 산업기술범죄수사부장 고필형 △ 부부장 양중진(국가정보원 파견) △ 조재빈(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파견) 김경수(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 파견) 박현주(여성가족부 파견) 김태운 홍보가 이유진 안성희 김 중 임삼빈 ◇ 성남지청 △ 지청장 이노공 △ 차장 김형근 △ 형사1부장 장동철 △ 형사2부장 진정길 △ 형사3부장 우기열 △ 형사4부장 단성한 △ 부부장 김제성 △ 부부장 장윤영 △ 조용우(공정거래위원회 파견 유지) 박지용 ◇ 여주지청 △ 지청장 박지영 △ 형사부장 한기식 ◇ 평택지청 △ 지청장 구자현 △ 형사1부장 김락현 △ 형사2부장 이준범 ◇ 안산지청 △ 지청장 임관혁 △ 차장 한웅재 △ 형사1부장 장성훈 △ 형사2부장 임창국 △ 형사3부장 임세호 △ 형사4부장 김은미 △ 부부장 강세현(감사원 파견) 김현아(국무조정실 파견) 정영수 임선화(법제처 파견) ◇ 안양지청 △ 지청장 유병두 △ 차장 이성규 △ 형사1부장 우남준 △ 형사2부장 김세한 △ 형사3부장 하신욱 △ 부부장 김원지 ◇ 춘천지검 △ 차장 황현덕 △ 형사1부장 김명수 △ 형사2부장 임종필 △ 부부장 신종곤 △ 부부장 허 준(법조윤리협의회 파견 유지) 정보영 △ 검사 한상윤 ◇ 강릉지청 △ 지청장 오현철 △ 형사부장 황정현 ◇ 원주지청 △ 지청장 손준성 △ 형사1부장 김종현 △ 형사2부장 정지영 ◇ 속초지청 △ 지청장 이만흠 ◇ 영월지청 △ 지청장 류국량 ◇ 대전지검 △ 차장 강지식 △ 인권감독관 전미화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단장 양보승 △ 〃 부장 이종구 이기선 박병규 △ 형사1부장 김태권 △ 형사2부장 정유미 △ 형사3부장 안희준 △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민영현 △ 공안부장 서인선 △ 특수부장 김형석 △ 특허범죄조사부장 박하영 △ 공판부장 장소영 △ 부부장 권현유(국민권익위원회 파견 유지) 김기훈 조석규 박기환 이준호 △ 검사 정 현 정희선 ◇ 홍성지청 △ 지청장 김현수 △ 형사부장 강석철 ◇ 공주지청 △ 지청장 김 현 ◇ 논산지청 △ 지청장 김지완 ◇ 서산지청 △ 지청장 박길배 △ 형사부장 김남훈 ◇ 천안지청 △ 지청장 나찬기 △ 차장 김종근 △ 형사1부장 정경진 △ 형사2부장 이곤형 △ 형사3부장 이 춘 △ 부부장 신태훈 홍성준 ◇ 청주지검 △ 차장 이철희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 윤진용 △ 형사1부장 양인철 △ 형사2부장 조홍용 △ 형사3부장 김윤선 △ 부부장 유정호 이완희 김도연(헌법재판소 파견) △ 검사 김정옥 ◇ 충주지청 △ 지청장 김도균 △ 형사부장 장준호 ◇ 제천지청 △ 지청장 박혁수 ◇ 영동지청 △ 지청장 용성진 ◇ 대구지검 △ 제1차장 최기식 △ 제2차장 김남우 △ 인권감독관 박기종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단장 강여찬 △ 〃 부장 김대룡 옥성대 △ 형사1부장 박억수 △ 형사2부장 양재혁 △ 형사3부장 박태호 △ 형사4부장 한태화 △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양선순 △ 공판부장 이정렬 △ 공안부장 진현일 △ 특수부장 김민형 △ 강력부장 문영권 △ 부부장 정원두 홍완희 황보현희 진혜원 △ 검사 신기련 ◇ 대구서부지청 △ 지청장 이용일 △ 차장 주상용 △ 형사1부장 강남수 △ 형사2부장 정재현 △ 형사3부장 박순배 △ 부부장 조지은 ◇ 안동지청 △ 지청장 주진우 ◇ 경주지청 △ 지청장 김찬중 △ 형사부장 곽영환 ◇ 포항지청 △ 지청장 송 강 △ 형사1부장 이방현 △ 형사2부장 하재무 ◇ 김천지청 △ 지청장 정영학 △ 형사1부장 추혜윤 △ 형사2부장 이정우 ◇ 상주지청 △ 지청장 이영규 ◇ 의성지청 △ 지청장 손진욱 ◇ 영덕지청 △ 지청장 이곤호 ◇ 부산지검 △ 제1차장 신성식 △ 제2차장 박종근 △ 인권감독관 이병대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단장 이제관 △ 〃 박용호 노상길 배성효 △ 형사1부장 정대정 △ 형사2부장 신형식 △ 형사3부장 윤중현 △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김원호 △ 공판부장 고진원 △ 공안부장 최지석 △ 특수부장 황금천 △ 강력부장 이영창 △ 외사부장 김희경 △ 부부장 이상진(국민권익위원회 파견) 윤경원(주중국대사관 파견) 이일규(금융부실 ◇ 부산동부지청 △ 지청장 이수권 △ 차장 이준엽 △ 형사1부장 나창수 △ 형사2부장 신지선 △ 형사3부장 유경필 △ 부부장 김병문(한국거래소 파견 유지) △ 부부장 박진성 ◇ 부산서부지청 △ 지청장 김지용 △ 차장 박상진 △ 형사1부장 최종무 △ 형사2부장 김선문 △ 형사3부장 하동우 △ 부부장 정지은(헌법재판소 파견) 최형원 ◇ 울산지검 △ 차장 김석우 △ 인권감독관 김원학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 임은정 △ 형사1부장 민기호 △ 형사2부장 강승희 △ 형사3부장 최원석 △ 형사4부장 김승언 △ 공안부장 이상현 △ 공판송무부장 김공주 △ 부부장 김은심 최대건 유옥근 ◇ 창원지검 △ 차장 정순신 △ 인권감독관 정광일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 채석현 △ 형사1부장 윤원상 △ 형사2부장 박광현 △ 형사3부장 최우영 △ 공안부장 차범준 △ 공판송무부장 박정의 △ 부부장 신승우 임길섭 ◇ 마산지청 △ 지청장 박윤석 △ 형사1부장 김진호 △ 형사2부장 권방문 ◇ 진주지청 △ 지청장 정진우 △ 형사1부장 이장우 △ 형사2부장 최명규 ◇ 통영지청 △ 지청장 최호영 △ 형사1부장 김봉준 △ 형사2부장 민경호 ◇ 밀양지청 △ 지청장 반종욱 ◇ 거창지청 △ 지청장 이응철 ◇ 광주지검 △ 차장 전성원 △ 인권감독관 윤대영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단장 박철완 △ 〃 부장 송연규 신현성 박영준 권재환 △ 형사1부장 이정훈 △ 형사2부장 신은선 △ 형사3부장 김훈영 △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유상민 △ 공안부장 최재봉 △ 특수부장 최임열 △ 강력부장 신준호 △ 공판부장 채수양 △ 부부장 조민우 강민정 강상묵 허성환 윤원기 △ 검사 홍승표 ◇ 목포지청 △ 지청장 위성국 △ 형사1부장 한진희 △ 형사2부장 원형문 ◇ 장흥지청 △ 지청장 박규형 ◇ 순천지청 △ 지청장 김욱준 △ 차장 서성호 △ 형사1부장 정효삼 △ 형사2부장 김형주 △ 형사3부장 유진승 △ 부부장 조영찬(금융정보분석원 파견 유지) ◇ 해남지청 △ 지청장 조남철 ◇ 전주지검 △ 차장 최용훈 △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 김 환 △ 형사1부장 조석영 △ 형사2부장 노진영 △ 형사3부장 최행관 △ 부부장 이찬규 임세진 오세문 ◇ 군산지청 △ 지청장 박재휘 △ 형사1부장 백수진 △ 형사2부장 손찬오 ◇ 정읍지청 △ 지청장 김우석 ◇ 남원지청 △ 지청장 이지형 ◇ 제주지검 △ 차장 박소영 △ 형사1부장 김재하 △ 형사2부장 정태원 △ 형사3부장 박대범 △ 부부장 최준호 박준영 ◇ 타 기관 파견 등 △ 식품의약품안전처 파견복귀 이주현 △ 식품의약품안전처 파견 배철성 △ 방송통신위원회 파견 이태순 △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파견 이윤희 △ 국가정보원 파견 박 철 △ 군사안보지원사령부 파견복귀 어인성 △ UNODC 방콕 파견(내정) 박진석 △ 헌법재판소 파견 정현주 ◇ 검사 신규임용 △ 서울북부지검 차장 이문한 ◇ 의원면직 △ 김재구(법무연수원 연구위원) △ 박장우(서울고검 검사) △ 김석재(서울고검 형사부장) △ 이형택(서울고검 공판부장) △ 정수봉(광주지검 차장) △ 이성희(대전지검 차장) △ 김준연(의정부지검 차장) △ 김병현(서울고검 검사) △ 이영기(서울고검 감찰부장) △ 윤재필(서울고검 검사) △ 김광수(부산지검 제1차장) △ 서영수(수원지검 제1차장) △ 서영민(대구지검 제1차장) △ 최태원(서울고검 송무부장) △ 전형근(인천지검 제1차장) △ 김영기(법무부 형사사법공통시스템운영단장) △ 윤상호(서울동부지검 형사3부장) △ 이헌주(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 △ 송길대(수원지검 형사3부장) △ 민기홍(인천지검 공안부장) △ 서봉하(부산서부지청 형사3부장) △ 김형석(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장) △ 이도희(청주지검 검사)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8회]양승태 보석 후 첫 재판··· 46분 만에 종료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8회]양승태 보석 후 첫 재판··· 46분 만에 종료

    양승태 전 대법원장 17차 공판 지상중계증인도 안 나오고···증거조사도 반대하고‘법잘알’들의 끝 없는 재판 지연 릴레이재판부는 팔이 안으로 굽는 공판 진행 지난 1월 24일 전직 대법원장으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79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하루 만인 23일 오전 자택에서 다시 법원으로 향했다. 전날 재판부의 직권 보석 결정에 따라 석방된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 40분쯤 변호인과 함께 법원 청사 입구를 걸어서 들어왔다. 양 전 대법원장은 “보석 후 첫 재판 소감이 어떤가”, “고의로 재판을 지연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법정에서 직접 변론할 생각 있는가” 등의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입을 굳게 닫고 발걸음을 재촉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의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17회 공판이 열린 417호 대법정에 들어선 양 전 대법원장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그동안은 교도관들과 법정 옆 구치감에서 재판이 시작되길 기다렸다가 재판이 시작된 뒤 피고인을 입정시키라는 재판부의 명령에 따라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혼자 법정에 들어서야 했다. 석방된 바로 다음날, 가장 먼저 피고인석에 앉아 대기하고 있던 양 전 대법원장은 다른 변호인들과 두 전직 대법관이 도착할 때마다 연신 웃는 표정으로 반갑게 악수를 했다. ●구치감 아닌 집에서…가장 먼저 도착해 다른 피고인들 활짝 반긴 양승태 양 전 대법원장이 석방되면서 앞으로 재판 진행이 더욱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가 불구속 상태에서 처음 재판에 출석한 이날 재판은 시작한 지 46분 만에 별다른 진척 없이 끝났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마다 열리던 재판이 이날 열린 것은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기 위해서였다. 지난달 28일 재판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한 박 부장판사는 이날도 본인이 진행해야 할 재판 일정과 겹친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이날로 증인신문 일정이 다시 잡힌 것을 지난 15일에서야 재판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면서 재판 일정을 조정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통상 증인의 경우 1회 불출석하면서 증인출석 가능 날짜를 재판부에 고지했다면 재판부가 신문기일을 다시 정할 때까진 그 날짜에 재판을 잡지 않고 증인 출석을 준비하는 게 당연한 도리”라면서 “그런데 재판부의 연락이 없었다는 이유로 미리 고지한 날짜에 본인 재판을 또 잡았다는 것은 과연 정당한 불출석 사유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증인 출석요구서가 송달되는 시점에 재판부가 증인에게 연락을 하다 보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는 증인신문 기일을 지정해주시면 소환장을 발송할 때 증인과 연락해 주신다면 원활한 증인신문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는 건의사항을 덧붙였다. 지난 19일 증인신문을 한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의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와 각종 보고서, 이메일 등에 대한 서류증거 조사도 무산됐다.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측에서 김 부장판사에 대한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 312조 4항에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고인이 아닌 사람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그 조서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 앞에서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돼 있음이 원 진술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나 영상녹화물 등에 의해 증명되고,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해 원 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때에 증거로 할 수 있다. 다만 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해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한다’는 규정이 있다. 김 부장판사가 검찰 조사 당시 진술한 내용이 담긴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해 증거능력이 인정되려면 김 부장판사가 법정에서 자신이 검찰 조사 당시 한 진술이 사실이라는 점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법정에 나와 검찰의 주신문과 고 전 대법관 측의 반대신문을 통해 피의자 진술조서 속 내용을 상당 부분 확인했다. 그러나 재판이 밤 11시를 넘기면서 양 전 대법원장이 갑자기 “머리가 빠개질 것처럼 아프다”며 퇴정 명령을 내려달라는 요구를 했고 김 부장판사를 다음달 5일 법정에 한 번 더 부르기로 하고 재판이 마무리됐다. ●박상언 증인 또 불출석… ‘김민수 피신조서’ 서류증거 조사도 불발 그러자 반대신문을 하지 못한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이 아직 자신들이 신문하지 못한 피의자 신문조서에 대해 증거조사를 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지난 신문 과정에서 본인이 진술한 대로 기재된 게 맞다고 진술했지만, 저희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원 진술자인 김 부장판사의 증언이 전체든 일부든 본인이 진술한 대로 기재가 안 돼있다, 또는 일부가 그렇다는 취지로 진술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저희가 포괄적으로 반대신문을 할 기회이기 때문에 개인적 소견으로는 증거능력 인정 요건이 되는 진술자의 진술도 아직 완전히 진술로 인정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검찰과 고 전 대법관 측의 신문 과정에서 했던 말을 김 부장판사가 번복할 수도 있고 또는 양 전 대법원장이나 박 전 대법관 측의 신문 내용에 따라 검찰 조서와는 다른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증인신문을 모두 마친 뒤에 서증조사를 해달라는 요구다. 만약에 김 부장판사가 검찰 조서의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번복하거나 부인할 경우 그 부분은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못한다. 검찰은 “312조 4항 가운데 ‘원 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때에 증거로 할 수 있다’고 돼 있어 원 진술자의 신문기회가 보장됐냐는 점이 증거 채택 여부의 요건이고 그렇다면 지난 기일에 원 진술자에 대한 신문이 이뤄지는 기회를 (피고인 측이) 제공받았는지가 쟁점”이라면서 “재판장님은 분명히 반대신문을 진행하겠다고 소송 지휘를 했으니 피고인들에게 반대신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됐는데 양승태 피고인이 재판에 계속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들에게 충분히 반대신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피고인 측에서 원하지 않아 진행이 되지 못한 것이니 법에서 정한 ‘신문할 수 있었던 때’가 이미 충족됐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김 부장판사의 조서 양이 상당히 많아 서증조사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오늘 그런 이유로 심리 기일이 또 바뀌어서 서증조사를 마치지 못하면 그만큼 일정이 또 지연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재판부에 예정대로 서증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내며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보고서를 작성한 김 부장판사는 검찰에서 피의자 신문만 14차례 받았고 각 조서가 모두 증거로 신청됐다. 재판부는 “검찰에서 얘기했듯 ‘원 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때’라고 해서 신문 기회가 부여되면 되는 것이지 실제로 반대신문까지 되어야 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지는 않는다”면서 “지난번 기일에 원 진술자가 출석을 했으면 이미 원 진술자에 대한 신문 기회는 부여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실제로 피고인 측 변호인이 반대신문을 하지 못했고,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가 검사 앞에서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게 기재됐는지부터 다툴 여지가 있다, 번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변호인이 주장한다면 진정성이 문제될 여지가 있어 오늘 증거로 채택해 서증조사하면 나중에 절차가 논란이 되고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 부장판사의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는 다음달 5일 증인신문을 모두 마친 뒤에 증거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례적으로 한 시간도 안 되 끝난 재판, 양 전 대법원장은 밝은 표정을 지으며 다시 빠른 발걸음으로 법정을 나가 집으로 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농단 정점’ 양승태, 179일 만에 석방된 후 첫 재판 출석

    ‘사법농단 정점’ 양승태, 179일 만에 석방된 후 첫 재판 출석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판부의 직권으로 보석 결정이 내려져 석방된 후 처음 재판에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속행 공판을 연다. 22일 구속된 지 179일 만에 풀려난 양 전 대법원장은 이제 불구속 상태로 법정에 서게 된다. 지난 2월 11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된 양 전 대법원장의 1심 구속 기한(6개월)이 다가오자, 재판부는 구속 만기 전에 전제 조건을 붙여서 보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주거지를 자택으로 제한하고, 재판과 관련된 이들과 어떤 방법으로도 접촉해선 안 된다는 조건을 붙였다. 도주나 증거인멸 행위를 해서도 안 된다. 또 양 전 대법원장은 사전에 정당한 사유를 신고하지 않는 한 법원이 요구한 날에 반드시 출석해야 하고, 3일 이상 여행하거나 출국할 때도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은 주 2∼3차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자택과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를 오가며 재판을 받게 된다. 전날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난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신병이 어떻게 됐든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면서 “앞으로 성실하게 재판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구속 상태에서도 주 2회 재판에 불만을 드러냈다”면서 “앞으로 재판 횟수를 더 줄이자며 심리를 지연시킬 것 같아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양승태 사실상 무제한 석방… 무기한 재판 되나

    양승태 사실상 무제한 석방… 무기한 재판 되나

    주거지·연락 제한 등 확인할 방법 없어 가택연금 수준 MB와 달리 운신 폭 넓어 양 “달라진 것 없어… 재판 성실히 응할 것” 檢 “재판 횟수 줄이는 등 심리 지연 우려”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보석으로 석방됐다. 지난 1월 24일 구속된 뒤 179일 만이다.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이 붙었지만 ‘가택 연금’ 수준인 이명박 전 대통령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 아직 갈 길이 먼 재판의 속도가 더욱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는 22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권으로 보석 결정을 내렸다. 양 전 대법원장은 다음달 10일 1심 구속기간(6개월)이 끝나 11일 0시 석방될 예정이었지만 20일 먼저 풀려나게 됐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주거지를 경기 성남시로 제한하고 제3자를 통해서라도 재판과 관련된 이들, 그 친족과 어떤 방법으로도 연락을 주고받아선 안 된다는 조건을 붙였다. 도주나 증거인멸 행위를 해서도 안 된다고 명시했다. 이 전 대통령과 달리 양 전 대법원장에게는 외출 제한도 없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이 출석을 요구한 날과 장소에 미리 정당한 사유를 신고하지 않는 한 반드시 출석해야 하고 3일 이상 여행하거나 출국할 때도 미리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건만 주어졌다.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 경찰과 매주 또는 2주에 한 번꼴로 회의를 갖고 보석 조건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지만 양 전 대법원장에겐 이런 절차가 없어 그가 어디서 누구를 만나는지는 제대로 확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재판부는 보석 보증금 역시 이 전 대통령의 경우(10억원)보다 훨씬 적은 3억원으로 결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변호인을 통해 3억원의 0.4%가량인 129만원을 내고 보증보험증권을 발급받은 뒤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을 어긴다면 보석을 취소하고 보증금을 몰취할 수 있고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그동안 “보석이 아닌 구속기간 만료로 인한 구속 취소가 돼야 한다”며 사상 초유의 보석 거부 가능성도 드러냈다. 그러나 예상보다 까다롭지 않은 조건으로 보석이 결정되자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5시쯤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난 양 전 대법원장은 “한창 재판이 진행 중이니까 신병이 어떻게 됐든 제가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면서 “앞으로 성실하게 재판에 응할 것”이라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그는 재판 지연 전략을 쓴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비켜 주시겠느냐”며 불쾌감을 드러낸 채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건이 너무 추상적이고 잘 지키는지는 본인에게 맡긴 꼴”이라면서 “구속 상태에서도 주 2회 재판에 불만을 드러냈는데 앞으로 재판 횟수를 더 줄이자며 심리를 지연시킬 것 같아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조국 “일본 강제징용 배상 책임 인정한 대법원 판결 부정하면 친일파”

    조국 “일본 강제징용 배상 책임 인정한 대법원 판결 부정하면 친일파”

    최근 한일 갈등을 다룬 조선일보·중앙일보의 일본어판 기사 제목이 “매국적”이라면서 페이스북 글로 강하게 비판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번엔 일본에 강제징용 배상 책임을 물은 대법원 판결 등을 부정하는 사람은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조국 민정수석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법학에서 ‘배상’과 ‘보상’의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전자는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갚는 것이고, 후자는 ‘적법행위’로 발생한 손실을 갚는 것”이라면서 “근래 일부 정치인과 언론에서 이 점에 대해 무지하거나 또는 알면서도 문재인 정부를 흔들기 위해 황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다음 세 가지 사례를 들어 ‘1965년 한일 양국의 청구권 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강제징용에 대한 개인의 배상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는 입장은 역대 한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자 최근 대법원에서 인정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조 수석은 “1965년 한일 협정(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3억 달러는 받았지만, 이는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배상’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당시에도 지금도 일본은 위안부, 강제징용 등 불법행위 사실 자체를 부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수석은 “2005년 참여정부 시절 민관공동위원회는 1965년 한일 협정으로 받은 자금에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정치적 ‘보상’이 포함되어 있을 뿐 이들에 대한 ‘배상’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다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안 되지만 한국인 개인이 일본 정부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참여정부 당시 민관공동위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반영됐다’고 발표했다는 조선일보 보도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조 수석은 “2012년 대법원이 “외교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할 수 없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해 신일본제철에 대한 ‘배상’의 길이 열린다”면서 “이 판결은 양승태 대법원장과 박근혜 정부 청와대 사이의 ‘사법거래’ 대상이 되었으나 지난해 확정된다”고 밝혔다.앞서 대법원은 2012년 5월 “일본 법원의 판결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자체를 불법이라고 보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적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라면서 2003년 10월 일본 최고재판소의 확정 판결 등에 근거해 1941~43년 신일본제철(당시 구일본제철)에서 강제노역한 피해자들에게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사건을 다시 심리한 서울고법은 신일본제철이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신일본제철이 불복해 재상고하면서 사건은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대법원은 5년이 넘도록 시간을 끌었고, 지난해가 돼서야 신일본제철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는 원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 사건은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 사법부가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공모해 재판을 고의로 지연하고, 청와대가 소송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조 수석은 앞의 세 가지 사례를 제시한 뒤 “1965년 이후 일관된 한국 정부의 입장과 2012년 및 지난해 대법원 판결을 부정, 비난, 왜곡, 매도하는 것은 정확히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면서 “이런 주장을 하는 한국 사람을 마땅히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965년 일본으로부터 거액을 받아 한국 경제가 이만큼 발전한 것 아니냐?’는 표피적 질문을 하기 전에, 이상의 근본적 문제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길 바란다. 일본의 한국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느냐가 모든 사안의 뿌리”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수석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일본의 수출규제와 한일 갈등을 다룬 조선일보·중앙일보의 일본어판 기사 제목에 대해 “혐한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17일 브리핑을 통해 “조선일보는 (지난 4일자에) ‘일본의 한국 투자 1년 새 마이너스 40%, 요즘 한국기업과 접촉도 꺼려’라는 기사를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로 제목을 바꿔 일본어판 기사를 제공했다”면서 (지난 5월 10일) 중앙일보가 일본어로 게재한 ‘닥치고 반일이라는 우민화 정책’이라는 제목의 칼럼도 거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7회] 야간 재판하자 양승태 “머리 빠개진다”며 퇴정 명령 요청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7회] 야간 재판하자 양승태 “머리 빠개진다”며 퇴정 명령 요청

    “오늘 재판할 때 원만하고 효율적으로 진행이 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재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6번째 재판을 이렇게 시작했다. 이날 재판에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핵심 역할을 한 심의관 출신 4명의 현직 법관들 가운데 처음으로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법정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방청석을 채웠다. 핵심 증인 중 한 명이 법정에 나오게 됐으니 재판은 시작부터 갈 길이 멀어 보였다. 결국 양 전 대법원장이 지난 5월 29일 첫 재판 이후 처음으로 법정에서 입을 열었다. 오전 10시에 재판이 시작됐고 첫 현직 법관 증인인 김민수 부장판사가 10시 27분에 증인석에 섰다. 검찰의 주신문이 오후 7시를 넘겨 끝났다. 김 부장판사는 검사들의 질문에 차근차근 배경설명과 자신의 생각을 아주 자세히 풀어놨다. 김 부장판사가 심의관으로 일하던 때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밤 11시까지 계속되자 11시 5분쯤 양 전 대법원장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침 10시부터 13시간째 재판을 하고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제 체력이 따라가지 못해서, 지금 13시간째 증인의 증언을 듣고 판단하다 보니까 판단력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여기 앉아있을 수가 없고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머리가 빠개지는 것 같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반대신문을 다 하더라도 최소한 5시간 이상은, 예정 시간만 해도 3시간씩입니다. 그 때까지 제 체력이 견딜 수가 없고 그렇다고 해서 제가 재판부가 하시는 이 재판을 방해하기는 싫습니다. 제가 없어도 변호인도 있고 재판을 진행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따가 법정에서 오히려 폐를 끼칠 것 같습니다. 제가 없어도 여기 공판에 아무 지장받지 않고 재판을 계속할 수 있는 만큼 재판장께서 퇴정 명령을 해 주시면 일단은 퇴정을 하고 재판은 계속할 수 있습니다. 일단 지금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이 체력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퇴정 명령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양승태 “13시간째 재판…머리아파 못 앉아있는다, 내보내달라” 오후부터 변호인들이 잇따라 “반대신문을 오늘 다 마치지 못할 것 같다”며 재판 일정을 고려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입을 열기 바로 전 그의 변호인은 재판부가 휴정을 잠시 하겠다고 하자 “진행에 대해 알려주시긴 해야 하지 않나. 오늘 일정이 어디까지 하실 예정이신지를 알려주셔야 그걸 가족에게도 연락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호소했다. 그리고는 양 전 대법원이 직접 요구를 한 것이다. 10분 가까이 휴정을 한 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퇴정 명령을 할 수 있는 경우인지가 좀 불분명한 것 같다”면서도 양 전 대법원장이 건강을 이유로 호소한 만큼 증인신문을 다음 재판을 한 번 더 잡아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검찰은 “형사소송법 277조의 2를 보면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경우에도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갑자기 이렇게 재판을 거부하면서 증인신문을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하는 이상 피고인이 없는 상태로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여지고 실제로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출석을 거부해 증인신문 등 여러 공판절차가 진행된 전례가 있다. 양승태 피고인의 주장의 부적절성에도 공판절차가 흔들림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만 법정에서 나간 뒤 김 부장판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계속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아파서 몸이 안 좋다 그래서 퇴정하게 배려해 달라고 말하는 게 그게 재판 거부인지 상당히 의문스럽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변호인은 이어 재판부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피고인 몸이 설령 건강하다 하더라도 재판을 지금, 밤 11시다. 이런 상황에서는 최소한 소송관계인들의 동의가 있어야만 야간재판이 진행되는 거라고 저는 지금까지 알아왔다. 만약 재판장님의 지휘대로 소송관계인의 반대가 있더라도 강행하시는 게 가능하다면 검사님들은 야간 조사에 대해 피의자 동의를 왜 받나? 재판장님은 그럼 앞으로 우리나라 피의자들은 조사 동의 안 받고 검사들의 판단에 의해 피의자 신문권이 있으니 밤새 조사해도 된다는 취지이신가? 동의할 수 없다.” ●검찰 “양승태의 ‘재판 거부’” vs 변호인 “야간 재판 시 동의받아야” 감정이 섞인 발언이 이어졌다. “검사가 ‘재판 거부’니 이런 말 붙이는 것 자체가 그럴 상황도 아니고, 한 가지 팩트를 지적해 드리면 오늘 검찰의 주신문 예정 시간은 3시간이었다. 아까 아무리 늦게 잡아도 오전 11시에 시작됐다. 몇 시에 끝났나? 저녁 7시에 끝났다. 증인신문이 이렇게 늦어진 거에 대해서 검찰이 이렇게 얘기하실 수 있는 상황인가?” 검찰은 “‘재판 거부’라는 표현 때문에 이의제기를 하셨는데, 재판장님께서 증인신문을 어디까지 하겠다고 분명히 소송지휘를 하셨다. 그런데 양해를 구하는 것을 넘어서 퇴정 명령을 내달라고까지 발언했다. 이런 피고인을 제가 본 적이 없다”고 다시 반박했다. 그러나 박·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들도 모두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하는 것에 반대해 결국 재판은 끝나게 됐다. 김 부장판사는 다음달 5일 다시 법정에 나오게 됐다. 변호인이 재판부를 향한 불만을 쏟아내고 자정을 앞두고 끝난 이날 재판은 시작부터 양 전 대법원장 측과 재판부의 약간의 신경전이 있었다. 지난 17일 재판에서 “보석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같은 입장을 반복해 밝혔다. “양승태 피고인에 대해서 구속기간 만료가 얼마 안 남은 상황이어서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는 자체에 대해서도 검찰도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법률 규정상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든지 아니면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되는 게 타당하다는 게 저희 의견입니다. 구속 취소로 인한 석방 결정에 비해 특별히 불이익이 되지 않는 내용으로 석방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되고 설령 보석결정을 하더라도 재판부가 조건 여부를 판단할 때 그와 같은 부분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여러가지 피고인의 사정을 혜량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거지 외의 외출 제한이나 보증금 납입 등의 조건을 내건 보석을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재판부 “22일 보석 관련 결정” 변호인은 주거지·보증인 확인 안 해줘 재판부는 “구속 피고인 신병에 관한 쌍방 의견은 충분히 진술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양 전 대법원장 측에 주거지가 첫 공판기일에 확인한 경기 성남시 자택 주소가 여전히 맞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변호인의 입장을 헤아려 주시면 좋겠다”며 답을 피했다. “변호인 의견은 충분하게 들었다고 보고 재판부도 거기에 대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해야 되기 때문에 물어보는 것”이라면서 “(확인을 해달라고) 지난번 공판에 말씀드렸는데 이번 의견서에 없어서 보증금에 갈음하는 보증을 서줄 사람의 인적사항을 확인해 달라”고 다시 재판부가 물었지만 변호인은 “재판부께서 적절한 방법으로 확인하실 방법이 있으면 변호인 입장에서는 (보석을) 신청을 한 게 아니라 확인 가능한 방법으로 특히 직권으로 어떤 결정을 한다면 재판부가 적절한 방법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변호인의 의견이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정보제공을 명하시거나 협조요청을 하신다면 피고인과 상의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주거지 제한 및 보증금 납입 등의 조건을 내건 석방 가능성이 높아보이자 아예 주거지와 보증을 서줄 가족의 인적사항조차 확인을 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재판부는 “최대한 협조해주시고, 구속 피고인의 직권 보석 여부를 심리해 왔는데 다음주 월요일(22일)에 구속 피고인에 대한 직권 보석에 관해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 등 이 재판의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세 명의 전직 사법부 고위법관들은 16회에 이른 재판 과정에서 각종 증거능력을 문제삼으며 거듭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을 재발견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인 형사재판에서 다뤄지지 못한 각종 원칙과 규정들을 꺼내 재판의 정석을 새삼 알리고 있다. 22일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이 이번에는 보석과 관련해 어떤 새로운 선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이 재판의 증인석에 선 첫번째 현직 법관인 김 부장판사는 오전부터 밤까지 이어진 증인신문에서 매우 차분했다. 그는 피고인석으로 눈길을 주지 않고 곧바로 재판부를 바라보고 서 양 전 대법원장과는 마주치지 않았다.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일한 김 부장판사는 상고법원 입법 추진 및 국제인권법연구회 등의 폐지 추진 방안 등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짙은 보고서들을 작성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 징계위원회로부터 감봉 4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날 검찰이 진정성립(문건의 작성자인지, 조서의 진술자인지 등을 확인하는 것)을 하는 데만 한 시간 남짓이 걸렸다. 피의자 신문조서만 14회. 그리고 김 부장판사가 작성한 각종 보고서와 이메일이 모두 그가 진술하고 작성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데만 긴 시간이 소요됐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이 연구회의 소모임인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에 대한 제재 방안을 비롯해 대법원의 긴급조치 판례에 반하는 하급심 판결을 한 김기영 당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현 헌법재판관), 사법행정위원회 추진에 대해 반대를 한 송모 판사에 대한 대응방향 검토 등 이른바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추진하는 사법행정 관련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판사들에 대한 ‘전략’을 세워 보고서에 담은 배경과 그에 대한 김 부장판사의 생각이었다. 법원 내부에서 행정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판사들과 관련, 김 부장판사는 당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아 다음의 보고서들을 작성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차OO 판사 게시물 관련’(2015년 8월 18일자) - 상고법원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판사에 대한 대응방안을 담은 보고서 ·‘대법원 판례를 정면으로 위반한 하급심 판결에 대한 대책(대외비)’(2015년 9월 22일자) -긴급조치에 대한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한 김기영 당시 부장판사의 판결에 대한 대책을 담은 보고서. (※보고서 중 ‘대응 방안’으로 항소심에서 심리가 지연되면 사회적인 논란이 커질 수 있다며 신속한 처리가 되도록 ‘사건 신속처리 트랙(패스트트랙) 개발’ 방안을 담음. 또 ‘법관연수 강화’ 방안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자신의 개인적 양심을 앞세워 대법원 판례를 위반한 하급심 판사들에게 자신의 판결이 법관연수에서 강의 및 토론자료로 사용된다는 사실 자체를 일정한 ‘시그널’로 줄 수 있음’이라고도 기재) ·‘송OO 판사 건의문 검토’(2016년 2월 2일자) - 법원행정처장 명의로 법관들의 사법행정 참여를 확대하는 취지의 사법행정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공지글이 코트넷에 올라간 뒤 이에 대해 반대하는 글을 올린 송 판사에 대해 분석하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 ·‘사법행정위원회 개선 요구에 대한 대응방안’(2016년 2월 24일자) -송 판사 이후에도 위원회 구성을 반대하는 글들이 올라오자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담은 보고서 ·‘사법행정위원회 위원 후보자 검토’(2016년 3월 28일자) ●첫 현직 법관 증인신문 “임종헌 차장님 지시, 임종헌 차장님의 생각” 김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문건을 작성했고 주요 내용들도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그대로를 적은 게 많다고 했다. 또 애초에 지시를 받을 때부터 임 전 차장 윗선에 보고될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양 전 대법원장이나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도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법행정위원회 관련된 보고서들의 작성을 임 전 차장이 지시한 배경을 설명하는 그의 발언이 유달리 들렸다. ‘사법행정위원회 개선 요구에 대한 대응방안’ 가운데 ‘핵심그룹의 조직적 활동으로 사법행정위원회 출범 의의가 크게 반감될 우려 존재. 소수 핵심그룹의 조직적 활동이 다수 일반 판사들의 호응을 얻는 것을 차단하고 핵심그룹을 고립시킬 필요가 있음’이라는 내용에 대해 김 부장판사는 “임종헌 차장님 생각에는 같은 정책이라도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에 한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하면서 양승태 대법원장님이 하시는 정책은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당시 생각했던 것 같다. 임종천 차장님 입장에서는 이게 너무, 현 대법원장님께서 하시는 정책은 전부 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고 당시 생각하셨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같이 모여서 그런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을 핵심그룹이라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치밀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는 문구의 대상이 누구냐는 질문에 “임종헌 차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는 현재 대법원장님께 자꾸만 대립하려는 분들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아닐까 했다”고 답했고, 그게 국제인권법연구회였냐는 물음에도 “그런 분들이 주로 국제인권법연구회의 어떤, 임종헌 차장님이 보시기에 문제되는 행동을 주도하고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했다. ‘(위원회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선출되는 게 아니라 특별한 목적·의도가 있는 사람이 선출되는 결과가 우려됨. 특정 소수세력이 장악할 우려가 있음’이라는 기재 중 특정 소수세력이 뭐냐는 질문에는 “일단 기존의 다른 보고서가 하나 있는 것을 내용이 임종헌 차장님께서 좋아하실 만한 내용이 있어서 복사해서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종헌 차장님 생각으로는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님께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법행정위원회 반대글에 대해) 임종헌 차장님께서 취지가 좀 순수하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는 식의 답변들이 이어졌다. 동료 판사들에 대한 ‘대응 전략’을 문건으로 만들어낸 그의 판단과 생각이 잘 들리지 않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정개특위 택한 민주당…4당 공조로 개혁 입법 드라이브 예고

    정개특위 택한 민주당…4당 공조로 개혁 입법 드라이브 예고

    더불어민주당이 18일 홍영표 전 원내대표에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을 맡기기로 했다. 지난달 28일 교섭단체 3당 회동에서 민주당이 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중 하나를 맡기로 합의한 지 20일 만이다. 민주당이 장고 끝에 정개특위 위원장 자리를 택한 것은 20대 국회 마지막까지 개혁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자 여야 4당 공조를 최우선순위로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홍 전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있었던 4당 공조에 대한 분명한 의지, 결자해지 차원에서 실권을 쥐고 협상에 임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홍 전 원내대표는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지정을 총괄했고 2016년 환경노동위원장 당시 사회적 참사 진상 규명 특별법을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한 장본인이다. 홍 전 원내대표는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선거법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회법에 따른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출된 패스트트트랙 안이 중심이 돼야겠지만 그 안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선택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은 일제히 환영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여야 합의와 민주적 절차가 존중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이승한 대변인은 “여야 4당 공조를 분명히 진행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교섭단체 3당 합의로 정개특위원장을 뺏긴 정의당은 여영국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8월 말까지 선거제 개편안을 무슨 일이 있어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여야 합의 정신을 무시하고 패스트트랙 법안 날치기를 기어이 밀어붙이겠다는 현 정권의 의지를 밝힌 것이라면 한국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정개특위를 택하면서 사개특위 위원장은 한국당 몫이 됐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러 분을 검토 중”이라며 “늦어도 주말에는 사개특위원장을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주광덕·유기준·김도읍·안상수 의원 등이 거론된다. 정개특위 소위원장과 사개특위 소위원장을 누가 맡느냐는 바른미래당이 결정한다. 지난달 28일 합의문에 담기지는 않았지만 3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의석수 순서대로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위원장을 맡고 바른미래당이 어느 특위의 소위를 맡을지 정하기로 구두 합의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사개특위원장을 누구로 확정하느냐를 보고 소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이 사개특위 소위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 정개특위 소위원장을 두고 한국당과 정의당이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두 특위의 위원장이 정해지면서 이르면 다음주 특위가 재가동될 전망이다. 사개특위에 계류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관련 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은 특위 활동이 종료되는 8월 말까지 법안을 의결하지 못하면 법사위 계류 기간 해석을 두고 또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두 특위 모두 상임위원회로 넘기지 않고 8월 내에 특위에서 해결을 봐서 속도를 맞춰야 한다”며 “한국당도 실익이 없는데 사개특위를 무작정 지연시키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반면 한국당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가 말한 선거법 합의 처리 정신을 지키지 않으면 사개특위 운영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급변하는 문화콘텐츠산업… 들쭉날쭉 ‘영상물 등급 규제’ 개선돼야

    급변하는 문화콘텐츠산업… 들쭉날쭉 ‘영상물 등급 규제’ 개선돼야

    영화 ‘독전’, ‘마녀’는 마약 흡입, 여성 신체 노출, 잔혹한 살해 장면 등 수위가 높거나 자극적인 장면이 있다는 지적에도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반면 비슷한 수준이던 ‘신세계’와 ‘아수라’ 등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부여되었다. ‘악마를 보았다’는 2차례에 걸쳐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가, 일부 장면을 삭제한 다음에야 개봉이 가능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주제, 선정성, 폭력성, 대사, 공포, 약물, 모방위험 등을 기준으로 등급을 결정하는데, 성인물 전용관이 없는 한국에서 제한상영가 판정은 곧 상영금지에 해당한다. 제한상영가 영화는 영화제와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만, 그것도 영화제에 출품된 경우에 한해서 잠시 선보이는 데 만족할 수 있을 뿐이다. 영상물에 대한 납본과 검열의 악몽은 여전히 존재한다.한때 한국 영화사들은 공보처 사전 검열을 받으려고 필름 통이나 비디오테이프, CD와 DVD를 들고 충무로며 광화문을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그때 그 시절 영상물 납본의 억압이 지금 2019년 대한민국에서 새삼스럽게 논의되고 있다. 영화를 비롯하여 뮤직비디오, 웹툰, 웹드라마 등 웹콘텐츠, 스마트폰 모바일 숏컷 클립 등도 원시적인 납본 행위를 연상케 하는 등급 규제를 계속 받도록 하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1922년 ‘흥행 및 취체에 관한 법률’로 시작된 영화에 대한 검열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사전심의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존속되다가 1996년 10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막을 내렸다. 1997년 ‘영화진흥에 관한 법률’(영진법)이 개정되면서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영화와 비디오를 대상으로 전체관람가부터 12세 이상 관람가, 15세 이상 관람가, 청소년 관람불가, 제한상영가로 구분된 등급을 분류하고 있다. 이런 분류체계는 지난 20년 동안 그 나름의 역할을 해왔으나 극장상영을 전제로 한 ‘구 영화진흥법’과 비디오물을 수록한 음반의 오프라인 유통을 전제로 한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에서 기원한 등급분류제도는 콘텐츠 시장의 급속한 변화 탓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비디오, DVD 등으로 유통되던 콘텐츠는 인터넷망을 통해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환돼 OTT(Over-The-Top) 플랫폼에 기반한 서비스로 변모하고 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아마존과 애플, 네이버와 카카오 그리고 올드 미디어 제국인 디즈니도 이젠 OTT 방식 플랫폼 비즈니스를 주력으로 설정하고, 플랫폼 기반 사업자로 변모하는 중이다. 유통되는 콘텐츠의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콘텐츠의 형태도 과거의 정형적인 구분이 적용되지 않는 다양한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방송프로그램, 영화, 뮤직비디오, 1인 방송 콘텐츠 등이 각각의 플랫폼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이 서비스되는 것이 오늘날 콘텐츠 유통과 소비의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급분류라는 제도는 어떻게 작동하고 있을까?등급분류 대상은 영화, 비디오물, 예고편·광고영화, 광고·선전물 등이고, 영화와 비디오가 주 대상이다. 2017년에 영화는 2286편, 비디오물의 경우 8189편이 등급분류를 받았다. 특히 비디오물은 2015년 4339편, 2016년 6580편, 2017년 8189편으로 급증하였다.([그림 1] 참조) 등급분류 대상이 급증함에 따라 일차적으로 독점적으로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수용 능력을 초과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등급분류가 지연돼 출시 지연 및 해적판 불법 사전 유통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점은 동일한 영상 콘텐츠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나 네이버, 카카오 등의 플랫폼은 사전등급분류를 받는 반면, 유튜브의 경우 이러한 절차 없이 바로 소비자에게 공급된다는 형평성 문제다. 향후 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의 양은 폭증할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독점적 등급분류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게 예측할 수 있다. 특정 영역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콘텐츠의 증가도 등급분류체계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가상현실(VR) 영화로 취급받는 ‘화이트 래빗’의 경우 PC에서 구동된다는 이유로 게임으로 분류되어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을 받지 않아 극장에서 개봉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니 앞으로 새로운 유형의 디지털 콘텐츠가 등장할 때마다 이런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사실 현행 등급분류제도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개념을 적용하지만, 실제로는 독점적인 지위를 지닌 특정 조직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국제적으로 살펴보면 많은 국가는 등급분류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림 2] 참조) 하지만 대부분 선진국은 직접적인 규제가 아닌 자율규제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자율규제의 유형은 명령적 자율규제, 승인적 자율규제, 조건부 강제적 자율규제, 자발적 자율규제 등 다양한 형태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자발적 자율규제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는 형태이며 국가의 직접 또는 간접적인 개입과는 전혀 관계없이 사업자 또는 사업자 단체 스스로의 판단과 결정에 따른 규제방식을 말한다. 자발적 자율규제는 콘텐츠 생산자들의 자발적 책임에 기초하여 최대한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제도라고 볼 수 있으며, 현행 등급분류 제도는 결국 자발적 자율규제로 이행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이상적인 구조는 국가별로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조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인도에서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양대 글로벌 콘텐츠 공급업체들이 보여준 모습은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공해주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6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래로 OTT 플랫폼을 통해 인도 및 해외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사전 검열하지 않고 방영하며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예술 표현의 자유를 부여해왔다. 하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세이크리드 게임’(Sacred Games)은 폭력 및 욕설이 자주 등장한다는 이유로 인도 내에서 비난 여론이 제기되었으며, 특히 이 드라마가 라지브 간디 전 총리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봄베이 고등법원에 소송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넷플릭스는 2019년 1월 인도인터넷모바일연합회(IAMAI)의 ‘온라인 큐레이팅 콘텐츠 공급자 시행 규정’에 합의 서명했다. 인도의 주요 플랫폼 업체들도 동참한 이 규정은 인도 형법 제도에 어긋나거나 사회적 및 종교적 분노를 살 수 있는 폭력, 테러, 아동 성(性) 문제, 외설적 내용, 인도 국가에 대한 모욕 그리고 특정 종교에 대한 비난을 담은 내용의 경우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유통시키지 않도록 하는 자율적 규제라고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아마존 프라임은 이미 관련 정보기술법안규정과 형사법의 관리를 통해 충분한 통제를 받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러한 규정의 시행은 창작의 자유를 축소시키고 콘텐츠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로 참여를 거부하였다. 대신, 콘텐츠에 일반(Universal Viewership), 보호자 지도(Parental Guidance), 성인(Adult Viewership) 범주로 구분된 시청코드를 부여하여 연령에 따른 시청 기준을 마련함과 동시에 자율적인 시청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동시에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시청자의 종교적 신념을 훼손하는 콘텐츠는 게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함으로써 그 나름대로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기술적 진보의 속도와 사회적 수용성이 충돌하는 사례는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갈등 역시 확산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사전 검열이나 규제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은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새로운 미디어의 탄생과 확산은 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논의를 불러일으켜 왔다. 제공되는 정보의 양과 속도의 변화는 이용자 계층의 변화는 물론 이용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콘텐츠를 둘러싼 기존 질서와 관행을 변화시켰다. 현재 벌어지는 OTT로 대표되는 새로운 플랫폼 역시 같은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과거의 관행과 패턴을 고수하기보다는 새로운 방향으로의 변화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창작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인터넷,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한 정보유통 속도와 방식의 변화는 음악과 영상을 포함한 콘텐츠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영원할 것만 같던 대형 음반회사들은 대부분 몰락하여 사라졌으며, 수동적 존재로 머무르던 콘텐츠 소비자들은 이제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인 콘텐츠 생산자로 나서고 있다. BTS의 세계적인 인기 역시 ‘아미’로 대표되는 팬들이 만들어내는 자발적 콘텐츠의 활발한 유통에 힘입은 바가 크다. 콘텐츠의 생산, 유통, 소비되는 방식은 크게 변화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제도는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콘텐츠 소비는 이미 영화관이나 비디오 등 특정 미디어와 공간을 떠나 이루어지고 있지만, 등급분류를 비롯한 각종 제도는 과거에 머무르고 있으며,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어린이들을 포함한 10대들은 더이상 TV도, 포털과 음원사이트도 찾지 않고 모든 필요한 것을 유튜브에서 찾고, 즐기고 있지만, 여기에 대한 규제는 기업의 자율적인 영역으로 맡겨놓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영화와 비디오물, 그리고 뮤직비디오 같은 특정 영역에 대해서만 단일화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케이팝의 뮤직비디오가 아직도 사전심의를 통해 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다른 나라의 팬들이 안다면 뭐라고 생각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다행히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기존 등급분류제도를 신뢰도가 높은 민간을 중심으로 한 자체등급 분류제도로 전환하되 영상물등급위원회는 공적 완충장치로서 일정 역할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분류기준의 객관성과 공신력을 확보함으로써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콘텐츠 생산 및 유통 주체에게는 자체등급제를 허용하되, 사후 관리 감독을 강화함으로써 사업자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은 자율성과 책임성을 공존시키는 방안으로 이루어지는 논의는 OTT를 둘러싼 논의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있는 좋은 기회이다. 우리 스스로의 역량을 믿고, 자율성과 책임성이라는 가치를 실현할 때가 되었다.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한국문화경제학회장 ■심상민 교수는 현재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융합문화예술대학 학장으로 재직한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위싱턴대에서 MBA,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이사,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주요 저서로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이해’와 ‘컬처 비즈니스’ 등이 있다.
  • 못 듣는다고 ‘항소’를 ‘황소’라니… 대법원, 수어 법률용어집 만든다

    의사 소통 문제로 재판에서 불이익을 받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대법원이 형사절차 법률용어 수어집 발간에 나섰다. 사법부 차원에서 법률용어 수어를 체계화하는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은 ‘형사절차에 관한 법률용어 수어집(동영상 포함) 개발’을 위한 입찰 공고를 게재했다. 지난해 9월 사법발전위원회 건의에 따라 진행되는 이번 발간 사업은 사법 시스템을 이용하는 청각장애인들이 받는 불이익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그간 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그들을 돕는 수어통역사조차 법률용어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일부 법률용어의 의미를 전달할 만한 적절한 수어 단어가 없어 재판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주최한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장애인 인권보장 방안’ 토론회에선 수어통역사가 법률 용어를 알지 못해 재판이 지연되거나, 청각장애인이 하지도 않은 말을 통역해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다수 언급됐다. 수어통역사가 1심 판결에 불복하는 ‘항소’를 발음이 비슷한 ‘황소’로 잘못 통역한 사례도 있었다. 그간 법률용어를 표현하는 수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실과 동떨어져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2007년 발간된 한국수화사전 별책 ‘법률 수화’는 집필 과정에 법률가가 참여하지 않아 중요 법률용어의 의미가 온전하게 반영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또 민형사 등의 절차를 구분하지 않고 단순히 ‘가나다’ 순으로 나열해 실용성이 떨어졌다. 대법원 측은 “발간된 지 12년이 지났지만 실제 청각장애인이나 수어통역사에 의해 활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새로운 법률용어 수어집 개발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진술거부권 고지, 증거동의 등 재판에서 실제 쓰이는 주요 법률용어 수어를 표준화하고, 향후 형사뿐만 아니라 민사·행정 등 다른 소송 절차의 법률용어도 순차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법절차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정당한 편의 제공을 받을 수 있도록 현직 법관과 장애인 단체 활동가 등 외부 단체로 구성된 ‘장애인 사법지원 연구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4회] 임종헌 지시로 ‘강제징용 재판’ 시나리오 쓴 판사… “적절한가” 고민 담은 보고서 속 흔적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4회] 임종헌 지시로 ‘강제징용 재판’ 시나리오 쓴 판사… “적절한가” 고민 담은 보고서 속 흔적들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기관으로 실체적 판단에는 관여할 수 없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사건 재상고심을 청와대·정부와 ‘거래‘를 한 정황으로 지목된 문건을 작성한 심의관이 보고서에 포함시킨 문구다. 당시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에 따르면서도 일부 상황들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보고서에 소극적이고 우회적으로나마 자신의 생각을 남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10일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3회 공판기일에서는 정식 재판이 시작된 지 44일 만에 첫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핵심 증인으로 꼽힌 정다주·박상언·김민수·시진국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현직 부장판사)들이 모두 재판 일정 등을 이유로 불출석하면서 이 재판의 첫 증인은 행정처 사법정책지원실 심의관이었던 박찬익 전 부장판사(현 변호사)가 됐다. 박 전 심의관은 2012년 2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사법정책심의관으로 일하며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판 관련 보고서들을 작성했다. 대부분 임 전 차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앞서 4월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도 그렇게 진술했다. 그런데 이날 재판에서는 박 전 심의관이 스스로 판단해 몇몇 보고서에 있던 문구를 빼거나 새로운 문구를 추가한 정황들이 확인됐다. ●“외교부 오해할까봐”… ‘재판 독립’ 우회적 강조 2013년 9월 30일자 ‘강제동원자 판결 관련-외교부와의 관계(대외비)’. 이 문건을 작성하기 전 임 전 차장은 그보다 일주일 전인 9월 23일 ‘일제 강제징용사건 판결 요약 검토’ 보고서를 쓴 박 전 심의관에게 추가적인 사항에 대해 다시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외교부 사람 얘기를 들어보니 대법원 결론이 외교적 문제다.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가면 우리가 질 거라고 한다”, “심리불속행으로 바로 끝내기는 어려운 사건 아니겠느냐. 한 번 정리를 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덧붙였다고 한다. 특히 “외교부에 대한 절차적 배려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가 이어졌다. 박 전 심의관은 “국제법적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임 전 차장이 외교부 의견을 듣고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셨기 때문에 보고서에 외교부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검토한 내용을 담았다”면서 “같은 결론을 내리더라도 외교부 의견을 경청했다는 게 필요하지 않느냐는 취지에 맞춰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심의관은 보고서 가운데 ‘3. 외교부를 배려하여 절차적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방안’의 가장 앞부분에 ‘가. 법원행정처는 사법행정기관으로 실체적 판단에는 관여할 수 없음에 대한 이해 구함’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검찰은 보고서를 완성하기 전날인 9월 29일 오후 9시쯤 문서에는 ‘가’항의 이 문구가 없었다면서 “보고서를 거의 완성하는 단계에서 포함했느냐”고 물었고 박 전 심의관은 “시간상 그렇다면 그게 맞을 듯하다”고 답했다. “임 전 차장의 지시가 없었는데도 첫번째 방안으로 이 내용을 포함시킨 이유가 무엇이냐”는 검찰 질문에 박 전 심의관은 “외교부가 혹시나 오해할 수 있는,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기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고서에는 ‘나. 외교부의 입장을 받아들여 서면으로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제출하는 규정을 신설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임을 설득’, ‘마. 간접적 방법을 통한 사실상 의견제출에 협조 가능. 상고이유서나 외교부의 입장을 담은 각종 서류를 간접 제출하는 방안’, ‘바. 현재 사건처리 절차사항 등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정보 제공, 관련 사건 정보 제공’등이 적혔다. 박 전 심의관은 이 부분들은 임 전 차장이 전해준 방안들이었다고 한다. 이 중에서도 ‘마’항과 관련해 검찰이 “법원행정처가 외교부의 피고 소송 대리인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주선한다는 의미인가“라고 물었다. 박 전 심의관은 “주선한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사실 이 무렵 외교부에서 이런 요구를 하는 게 맞는 건지 하는 생각이 있었고 실현되기 어려운 안이긴 하지만, 다른 건 제도상 불가능하고 사실상 가능하지만 외교부에서 실제로 할 수 없는 거라 생각하고 기재했다”면서 “처음에 이것 저것 썼다가 다 안 되니까 사실상 가능한 걸 써보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의견 반영되도록… ‘참고인 서면 의견서 제출제도’ 마련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한 청와대의 협조를 얻고, 법관들의 해외공관 파견을 늘리기 위한 외교부의 협조를 얻으려고 일제 강제징용 사건 재상고심을 정부의 입장에 맞게 결론이 날 수 있도록 지연시킨 이른바 ‘재판 거래‘를 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당시 법원행정처는 재상고심에서 배상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한일관계가 급격히 악화되고 심각한 외교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외교부의 입장이 재판에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했고, 사건의 직접 당사자가 아닌 참고인도 서면으로 의견서를 재판부에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대법원 규칙개정안으로 참고인 서면 의견서 제출제도가 만들어졌다. 박 전 대법관은 이전 보고서를 통해 “전원합의체나 소부에서 공개변론을 열어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의견 진술을 하는 것은 매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임 전 차장이 외교부를 절차적으로 배려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란 지시를 다시 내리자 9월 30일자 보고서 ‘나’항에 참고인이 서면으로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점을 외교부에 설득하는 방안이 있다고 적었다. 2013년 11월 8일자 ‘강제동원자 검토(대외비)’ 보고서에도 박 전 심의관만의 소심한 표시가 있었다. 이 보고서는 임 전 차장이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 등 4개 단체가 강제징용 관련 입장표명한 기사를 언급하고 외교부 문건을 주며 이를 반영해서 이전의 보고서를 업데이트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외교부에서 작성한 2013년 9월 23일자 ‘강제동원피해자 문제 관련 설명자료’를 전달받은 박 전 심의관은 외교부 문건에 있던 우리 외교부의 입장과 일본 측 움직임,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의 강제동원 피해조사 결과 20여만건의 피해자들이 잠정적으로 인정된다는 점 등의 내용을 11월 8일자 보고서에 담았다. 특히 박 전 심의관이 작성한 대외비 보고서 가운데 ‘외교부 입장’ 부분에 ‘대법원 상대로 외교적 문제 설명, 신중한 판결의 필요성을 알려 조기 선고되지 않도록 노력’이라며 외교부에서 선고가 조기에 이뤄지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기재했다. 이어 ‘선택할 수 있는 방안’과 ‘심리불속행 기간을 넘긴 뒤 판단’ 등의 표현을 담았다. 그는 법정에서 “심리불속행은 접수한 지 4개월 내에만 할 수 있는데 당시 국외송달로 송달이 되지 않았고, 상고이유서 제출기한이 20일이고 제출 후 대법관이 검토하고 판단하는 데 적어도 10일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당시 한 달밖에 안 남은 상태였는데 한달 이내에 송달이 이뤄져 상고이유서 제출, 검토 및 판단까지 내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객관적 상황을 기재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전범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최종 확정돼선 안 되고 판단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정부 측 입장과 같은 맥락이었다. ●임종헌, ‘심리불속행 기간 지나고 판단’ 보고서 재판연구관 전달 지시 박 전 심의관은 다만 임 전 차장이 이 보고서를 대법원 민사총괄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하자 “보내드려도 될까요”라고 되물은 뒤 결국 ‘선택할 수 있는 방안’과 심리불속행 관련 문구들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임 전 차장에게 그런(전달) 지시를 받았을 때 어떤 의견을 표했느냐”는 질문에 박 전 심의관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곤 “대부분의 보고는 행정처 내에서만 이뤄졌던 거라 연구관실에 보낸 경험이 없어 제가 보내드려도 될지를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증인은 임 전 차장에게 ‘민사총괄재판연구관이 부담 느낄 수도 있는데 이거 보내드려도 되나요?’라고 물었느냐”고 재차 확인했고 박 전 심의관은 “제가 임 전 차장에게 직접 했는지 그 당시 그 말이 제 마음 속에 있었던 건지 기억이 안 난다. 보내드려도 되냐고 여쭸던 건 기억나고 앞부분에 민사총괄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임 전 차장은 “사법지원총괄심의관이 (민사총괄재판연구관과) 사법연수원 동기니 그를 통해 보내라”고 했다고 한다. 동기 판사들끼리 참고자료를 건네주는 방식으로 주라는 것이다. 박 전 심의관은 “민사총괄재판연구관에게 보고서를 직접 전달하길 꺼린 이유가 무엇인가“를 묻는 검찰의 물음에 “ICJ나 조약에서의 중재 내용에 대해서는 별 부담이 없을 것 같은데 심리불속행에 대해서 검토한 부분이 있어서 이런 건 연구관실에 보내드리는 게 예의에도 어긋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주저했다”고 설명했다. 또 “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도 “심리불속행 검토 부분을 보내면 그런 영향이 있을 것 같아 주저돼 그 부분은 삭제했다”고 답했다. “결론이 나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은 사건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부분과 연관된 것”이라 문제가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을 삭제했다는 것을 임 전 차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재판 제도와 관련된 내용 외에 행정처 심의관이 작성한 보고서가 재판연구관에게 전달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박 전 심의관도 자신이 재판연구관으로 재직하면서 행정처로부터 보고서를 전달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심의관이 작성해 재판연구관에 보내진 보고서에는 ‘대법원에 신중한 판결의 중요성을 알려 조기 선고되지 않도록 노력’이라는 외교부 입장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박 전 심의관은 “그 당시 심리불속행에 대해 검토한 부분을 삭제해야겠다는 게 최우선이었던 것 같고 이 부분은 깊게 생각을 못했다”고 했다. ●양승태 측 “보고서 전달한 게 범죄는 아니지 않느냐” 이후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보고서를 재판연구관실에 전달할 때 일부를 삭제하고 나머지를 전달한 것을 보면 보고서를 전달해도 이것이 꼭 위법한 범죄가 된다는 생각을 안 가졌을 것 같은데 맞느냐”, “‘심리불속행’을 뺀 것도 그 부분이 들어간 상태에서 전달되면 위법하지만 빼면 괜찮다는 게 아니라 재판연구관 입장에서 기분 나쁠 수 있겠다는 정도가 아니었는지” 등의 질문을 하며 단순히 사건과 관련된 검토 보고서를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박 전 심의관은 “예의도 아니었고 적절한 건지 의문이 있었다”고 부적절한 상황이었음을 거듭 설명했다. 박 전 심의관은 이밖에도 ‘독일의 기억책임 미래재단 검토’, ‘장래 시나리오 축약’ 등 강제징용 사건의 예상 시나리오를 담은 보고서들을 다수 작성했고 대법관들에게 대면보고도 했다. 2013년 11월쯤 권순일·차한성 대법관에게 보고서를 대면보고한 상황에 대해 박 전 심의관은 “권순일 대법관은 기억나지 않고 차한성 대법관은 보고드리러 갔을 때 강제징용사건이라고 하니 ‘이 사건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면서 소멸시효를 얘기하니 ‘대법원 판결이 확정돼야 시효가 진행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을 주셨다”고 회상했다. 당시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한 언론보도가 너무 많다며 “언론에서도 이게 문제라 머리가 아프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차한성 대법관은 그해 12월 1일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관에서 열린 소인수회의에 참석해 재판 지연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단독] 대법원, 수어 법률용어 새로 만든다…“청각장애인 재판 방어권 보장”

    [단독] 대법원, 수어 법률용어 새로 만든다…“청각장애인 재판 방어권 보장”

    대법원 ‘형사절차 법률용어 수어집’ 입찰2018년 9월 사법발전위원회 권고 사안재판서 ‘항소’를 ‘황소’로 잘못 통역하기도기존 법률수화 실용성 없어 새롭게 정비 재판에서 불이익을 받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대법원이 형사절차 법률용어 수어집 발간에 나섰다. 사법부 차원에서 법률용어 수어를 체계화하는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11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8일 ‘형사절차에 관한 법률용어 수어집(동영상 포함) 개발’을 위한 입찰 공고를 게재했다. 지난해 9월 사법발전위원회 건의에 따라 진행되는 이번 발간 사업은 사법시스템을 이용하는 청각장애인들이 받는 불이익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그간 청각장애인뿐만 아니라 그들을 돕는 수어통역사조차 법률용어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의미를 전달할만한 적절한 수어 단어가 없어 재판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지적 이어졌다. 지난 4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주최한 ‘형사·사법절차에서의 장애인 인권보장 방안’ 토론회에선 수어통역사가 법률용어를 알지 못해 재판이 지연되거나, 청각장애인이 하지도 않은 말을 통역해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다수 나타났다. 특히 수어통역사가 법정에서 1심 판결에 불복하는 법률용어인 ‘항소’를 발음이 비슷한 ‘황소’로 잘못 통역한 사례는 청각장애인이 겪는 불편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법률용어를 표현하는 기존 수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과 동떨어져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2007년 발간된 한국수화사전 별책 ‘법률수화’는 집필 과정에 법률가가 참여하지 않아 중요 법률용어의 의미가 온전하게 반영되지 못한 경우가 많고, 민사·형사 등의 절차를 구분하지 않고 단순히 ‘가나다’ 순으로 나열해 실용성이 떨어졌다. 대법원 측은 “발간된 지 12년이 지났지만 실제로 청각장애인이나 수어통역사에 의해 활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새로운 법률용어 수어집 개발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특히 청각장애인 방어권 보장을 위해 진술거부권 고지, 증거동의 등 재판에서 실제 쓰이는 주요 법률용어 수어를 표준화하고, 향후 형사 뿐만 아니라 민사·행정 등 다른 절차의 법률용어도 순차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법절차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정당한 편의 제공을 받을 수 있도록 현직 법관과 장애인 단체 활동가 등 외부 단체로 구성된 ‘장애인 사법지원 연구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이성배 서울시의원 “‘농수산물 미세먼지 유해대책’ 마련에 배전의 노력 기울이겠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이성배 의원(자유한국당·비례대표)은 지난 3월,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업무보고에서 매년 반복·증가하는 미세먼지로부터 농수산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별도의 검사법 도입 등 공사의 조치 필요성을 주문했다. 이성배 의원이 조사한 ‘농산물 유통 시 미세먼지의 영향 관계’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은 대기 중 이산화황(SO2)이나 이산화질소(NO2)가 많이 묻어있는 미세먼지는 산성비를 내리게 해 토양과 물을 산성화 시키고 토양 황폐화, 생태계 피해, 산림수목과 기타 식생의 손상을 야기한다. 또 미세먼지의 카드뮴 등 중금속은 농작물, 토양, 수생생물에 피해를 주고 식물의 잎에 부착되면 잎의 기공을 막아 광합성 등을 저해함으로써 작물의 생육을 지연시킨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유통 중인 농산물에 대한 미세먼지 유해성 및 검사에 대한 연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특히 환경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미세먼지 관련 기관에서조차도 농산물에 잔류된 미세먼지 검사진행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미세먼지는 단일물질이 아니라 일차먼지, 미세, 초미세먼지, 중금속 등이 혼합돼 물로 씻어내더라도 농작물에 묻은 먼지 등의 잔존량과 흡수량을 알기 어렵고 시민들이 먹어도 문제가 없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농수산식품공사는 농촌진흥청과 업무협의를 통해 미세먼지에 대한 별도의 검사 및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현재 회귀분석 방법에 의거, 전국 200개소의 먼지 데이터가 공개되는 청정지역과 비 청정지역(수도권, 부산 등)의 농작물에 미세먼지가 잔존된 양을 비교 분석하여 유해성 정도를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 중임. 이 의원은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시민 생활 전반에 걸친 다각도의 대응이 필요하다”라며 “서울시의회는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농촌진흥청과 함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농수산물 미세먼지 유해대책 마련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성배 의원은 미세먼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특별시의회 미세먼지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발의하는 등의 의정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좌초 가능성 높아진 패스트트랙…군소3당 대표 집단 반발

    좌초 가능성 높아진 패스트트랙…군소3당 대표 집단 반발

    “정개특위원장 맡아 8월까지 처리” 요구 바른미래 손학규·오신환도 입장 엇갈려 한국당이 어느 특위 맡든 지연 전략 내년 1월 말 본회의… 직권상정 쉽지 않아 총선 보름 전 3월 말 상정, 표결 힘들 듯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2일 국회 기자회견장에 나란히 서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약속대로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최근 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정의당 소속 심상정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을 위원장직에서 ‘해고’하고 대신 한국당이 정개특위 또는 사법개혁특위 위원장을 차지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반발을 공동으로 표출한 것이다. 3당 대표가 이처럼 합동 기자회견까지 한 것은 지난 4월 극심한 물리적 충돌(동물국회) 끝에 겨우 통과시킨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이 3당 원내대표의 새로운 합의로 좌초 위기를 맞았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인다.여기에 패스트트랙의 캐스팅보트를 쥔 바른미래당 내에서 손 대표는 반발을 주도하고 오 원내대표는 반발을 받는 쪽에 선 ‘이상한’ 상황도 현 상황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3당 대표는 패스트트랙 자체에 반대하는 한국당이 어느 특위 위원장을 맡든 결국 두 패스트트랙 모두 탈선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애초 패스트트랙은 국회법에 따라 내년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 선거일을 역산해 지난해 말 지정을 완료했어야 한다. 하지만 협상 지연으로 4월 30일에야 완료됐다. 여야가 앞으로 신속 처리를 합의하지 못하면 패스트트랙 안건은 상임위원회 심사기간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심사기간 90일, 본회의 부의기간 60일을 다 채우고 내년 3월 29일 이후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선거를 불과 보름 정도 남기고 새로운 선거제도를 담은 선거법이 처리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평화당, 정의당은 패스트트랙의 상임위 논의 기간을 최대한 단축한다는 계산으로 패스트트랙을 추진했다. 정개특위는 정의당, 사개특위는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어 한국당이 반대해도 특위에서 법안을 신속하게 의결할 수 있고 잘하면 올해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을 처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한국당이 특위 위원장을 맡으면 논의를 최대한 지연시킬 수 있다. 상임위 논의 기간 180일을 꽉 채우고 법사위로 넘기는 것이다. 법사위 90일은 단축할 수 없기 때문에 내년 1월 말에야 본회의로 패스트트랙 법안은 넘어간다. 이때라도 문희상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하면 한국당이 반대해도 표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게임의 룰’인 선거법 표결을 특정 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강행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문 의장이 직권상정을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법이 정한 기한을 꽉 채우고 내년 3월 말에나 법안의 자동상정이 가능해진다. 이때는 이미 각 당이 공천을 마무리 짓고 막판 선거운동에 한창일 때여서 현실적으로 본회의 표결은 무산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3당 대표는 이날 “한국당의 교묘한 시간 끌기에 휘둘려서 허송세월을 보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이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고 8월 31일 이전에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어느 특위를 맡든 패스트트랙의 운명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당초 패스트트랙 합의 때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연계해 표결키로 했기 때문이다. 둘 중 하나를 신속하게 본회의에 올린다 해도 한국당이 나머지 하나를 지연시킨다면 결국 둘 다 내년 3월 말 표결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그들만의 국회 정상화… 與도 野도 국민에게 사과는 없었다

    그들만의 국회 정상화… 與도 野도 국민에게 사과는 없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이 지난 28일 ‘원포인트 본회의’에 합의하며 84일 만에 국회가 정상화됐지만 정작 국민에게는 사과 한마디 없는 반쪽짜리 등원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합의문을 발표하며 “날치기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한 걸음을 디뎠다”며 “아직 모든 의원이나 국민께 동의를 받을 정도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우리 당은 일단 상임위원회에 전면 복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를 보이콧했던 한국당이 국민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상임위 복귀를 선언한 것은 염치 없는 태도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완전한 국회 정상화로 나아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며 “원포인트 합의지만 더 큰 합의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서 국민에게 유감 표명 없이 국회 쟁점에 관한 합의사항만을 발표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평가다. 여야가 국회 정상화 협상에 있어 국민은 안중에 없이 당리당략에만 관심을 두는 후안무치한 정치의 현주소를 보였단 지적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30일 “추경도 청문회도 의견이 엇갈려 실질적인 국회 정상화는 안 될 것”이라며 “여야 모두 국회에 들어가서 싸우겠다는 걸 선포한 것”이라고 국민을 염두에 두지 않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여야 3당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기한 연장과 위원장 교체, 위원 정수 증원 등 정치 현안은 합의했지만 추가경정예산안과 민생 법안 처리에 대해선 침묵했다. 향후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추경 심사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 등 주요 의사일정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기존 합의안은 1~3일에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8~10일 대정부질문 이후 11일과 17일, 18일에는 추경안과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갖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해당 합의안이 의원총회에서 추인되지 않아 효력이 없다면서 처음부터 다시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맡기로 한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위원장도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아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공조를 유지하며 공직선거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과 민주당 지지자를 고려할 때 사법개혁을 완수하는 사개특위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지지자의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라며 “원내지도부는 여러 차례 의원총회를 열어서라도 총의를 모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당 몫인 예결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추경 처리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 내에선 황영철 예결위원장과 김재원 의원이 경선을 할 것이라는 관측과 내부 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교차하고 있다. 당내 경선을 치르면 투표일 3일 전에 입후보 공고를 해야 하지만 이날까지 공고는 없는 상태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여야 3당의 원포인트 국회 정상화 합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는 “윤리특위를 연장하지 않은 것은 5·18 망언 의원들의 징계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3당 교섭단체의 반쪽짜리 정상화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위원장 교체 합의 전 선거제 개혁을 어떻게 완수할 것인지 의지 표명과 사전 협의를 했어야 했다”며 “선거제 개혁에 대한 민주당의 진의가 무엇인지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징용 피해자 2심도 승소… “신일철주금, 1억씩 배상하라”

    징용 피해자 2심도 승소… “신일철주금, 1억씩 배상하라”

    양승태 사법부 재판 지연에 모두 세상 떠나1940년대 일본에 강제로 끌려가 노역에 시달린 피해자들이 전범기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다시 한 번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 김용빈)는 26일 곽모씨 등 7명이 일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신일철주금이 원고 1인당 1억원을 배상하라”며 신일철주금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곽씨 등은 1942~1945년 일본 이와테현과 후쿠오카현에 위치한 옛 신일본제철의 제철소에 강제로 끌려가 고된 노역에 시달렸다. 앞서 이춘식씨 등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2012년 대법원이 전범기업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단을 처음 내리자, 곽씨 등도 2013년 3월 소송을 냈다. 2015년 11월 1심은 곽씨 등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항소심 재판부는 이춘식씨 사건의 재상고심 결론이 나올 때까지 판결을 보류했으나, 대법원 판결은 하염없이 미뤄졌다. 늦어진 배경에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이 소송을 박근혜 정부와 거래 수단으로 삼으려 했던 정황이 있었다는 사실이 ‘사법농단 의혹’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재판이 지연되는 동안 원고 7명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 이날 선고에 앞서 재판장이 원고들의 출석을 확인하기 위해 이름을 차례로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마지막 생존자 이상주씨도 96세로 지난 2월 별세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0월 “1965년 한일 양국의 청구권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식민지배와 관련한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며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확정했다. 이후 하급심에서는 대법원 판결 취지를 따르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얼어붙은 한일 관계 때문에 배상 방안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또 공소장 물고 늘어진 사법농단 혐의 판사들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검찰의 수사 상황을 수집하고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측이 검찰의 변경된 공소장도 ‘공소장 일본주의’(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때에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기타의 서류나 증거물은 일체 첨부·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를 어겼다고 거듭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유영근) 심리로 17일 열린 현직 법관 3명의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신 부장판사의 변호인은 “변경된 공소장에도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 주장은 달라질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성 부장판사의 변호인도 “여전히 피고인들과 관계없는 부분들이 적힌 것이 많다”며 같은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0일 열린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세 피고인의 변호인뿐 아니라 재판부까지 “피고인들과 직접 관련이 없는 법원행정처 사정 등은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정리를 요청하자 검찰은 지난 12일 17쪽 분량의 공소장을 15쪽 분량으로 수정해 제출했다. 검찰은 “처음 기소한 공소사실 자체도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보면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심리 자체가 지연될 수 있어 최대한 논란이 안 되도록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여전히 검찰의 공소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일단 ‘정운호 게이트가 법조 비리 의혹으로 불거졌다’는 부분은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들어가는 게 맞다”면서도 “하지만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영장 재판 가이드라인을 전달하고 일부 기각하도록 했다’는 부분은 명백히 아니다. 이는 공무상 비밀누설과 관계없어 죄가 되면 다른 걸로 기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장의 모두 사실을 많이 가지치기해서 임 전 차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과는 무관하게 빨리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면서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되면 첫 공판기일에서부터 변론을 종결하고 공소 기각 판결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재차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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