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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힝야 진압 결정적 증거” 함정에 빠진 기자 둘에 징역 7년씩

    “로힝야 진압 결정적 증거” 함정에 빠진 기자 둘에 징역 7년씩

    미얀마 법원이 로힝야 부족을 상대로 한 폭력 행위를 취재하던 로이터통신의 두 현지인 기자를 국가기밀법 위반 혐의로 7년씩의 실형을 선고했다. 와 론(32)과 캬우 서 우(28) 기자는 경찰 간부들이 건넨 공문서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며 함정 수사에 걸렸다고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다. 이 사건 재판은 미얀마에서의 언론 자유가 얼마나 보장되는지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널리 여겨져 왔다. 예 르윈 판사는 3일 양곤 법원에서 진행된 선고 공판을 통해 “둘이 국익을 해칠 의도가 있었다”며 “국가기밀법의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와 론은 “두렵지 않다. 난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 난 정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자유를 신봉한다”고 말했다. 둘 모두 결혼해 어린 자녀 등 가족들이 있다. 와 론은 첫 아이의 출산도 지켜보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체포돼 재판을 받아왔다. 스티븐 애들러 로이터 편집국장은 “오늘은 미얀마와 언론 자유에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두 기자는 북부 라킨에 있는 인 딘 마을에서 군인들에 의해 10명의 남성이 처형당한 일에 대한 증거를 모으고 있었다. 이 때 두 경찰 간부가 접근해 문서들을 넘기겠다고 제의해 왔다. 두 기자가 문서를 받자마자 이 간부들은 태도를 돌변, 둘을 체포했다.사법당국은 나중에 이 마을의 처형 사건을 조사한 결과 실제로 학살 행위가 있었으며 이에 가담한 사람들을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BBC의 닉 비크 미얀마 특파원은 아웅 산 수 키가 자유 총선으로 집권에 성공한 지 3년이 흘렀지만 민주주의는 오히려 퇴보한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미얀마 주재 댄 추그 영국 대사와 스콧 마르시엘 미국 대사도 개탄을 금치 못했다. 유엔의 인권 관련 코디네이터인 크누트 오스트비는 지속적으로 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해왔다며 법원의 판단에 실망했다고 털어놓았다. 로힝야 무장집단이 여러 경찰 시설을 공격하면서 라킨에서 인종청소가 발생한 지 거의 1년 만에 내려졌다. 로힝야 소수 부족에 대한 잔인한 진압을 시도한 혐의로 여러 고위 장성들이 수사를 받고 학살 혐의로 기소됐다. 라킨 지역에 대한 언론의 접근은 철저히 차단돼 믿을 만한 소식은 거의 전해지지 않고 있다고 BBC는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정의당 “안희정 무죄 납득 안돼, 동의하지 않는 성관계 처벌하는 형법 발의”

    정의당 “안희정 무죄 납득 안돼, 동의하지 않는 성관계 처벌하는 형법 발의”

     정의당이 ‘동의하지 않는 성관계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형법 개정안을 3일 발의했다.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면서 사회적 비판이 잇따르자 대책 법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이번 형법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동안 법원이 저항 등이 있을 경우에만 강간으로 보고 판결해왔지만 가해자의 폭행·협박으로 공포감을 느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하거나 저항으로 인해 더욱 심각한 폭행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돼 저항하지 않는 등 다양한 경우가 부지기수로 존재한다”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정의당의 형법 개정안은 기존 형법 제32장 ‘강간과 추행의 죄’를 ‘성적 자기 결정권 침해의 죄’로 변경했다. 이 대표는 “안 전 지사 1심 재판부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권리가 아니라 개인이 보유할 것으로 기대되는 능력으로 왜곡했다면 이 법에서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 할 권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또 개정안은 기존 강간죄를 저항이 곤란한 폭행·협박에 의한 강간, 폭행·협박에 의한 강간, 명백한 거부의사 표시에 반한 강간죄로 구분해 처벌하도록 했다. 또 기존 추행죄도 폭행·협박에 의한 추행, 명백한 거부의사 표시에 반한 추행으로 구분했다. 이 대표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진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를 강간죄의 하나로 처벌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추행’의 형량도 현행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5년 이하의 유기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했다.  이 대표는 “이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며 남성 기득권에 갇힌 사법부에 의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좌초하는 것을 막고, 보다 성평등한 사회로 나가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 전 지사 개인이나 그가 속했던 정당을 향한 정치적 싸움이 되어서는 안 되며 철저히 ‘여성 인권의 보호’라는 관점에서 이 법안이 다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법안은 고 노회찬 전 의원이 발의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발의에는 정의당 의원 5명 전원과 함께 소병훈·우원식·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장정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함께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불거진 사법농단과 독일의 ‘법 왜곡죄’

    [이종수의 헌법 너머] 불거진 사법농단과 독일의 ‘법 왜곡죄’

    재판의 당사자가 돼 법정에 서는 처지가 누구라도 결코 편치 않다. 재판을 떠맡는 법관과 법원은 사법권을 행사한다. 법원 스스로는 권력기관이 아니라 재판 기능을 담당할 뿐이라고 때로 항변하지만, 법원의 판결로 개인의 소중한 자유와 재산, 심지어는 생명까지 박탈될 수 있으니 실로 무서운 국가권력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사법권은 오늘날의 국민주권주의하에서 입법권, 집행권과는 달리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다. 그래서 더 자기절제와 공정성에 헌신하는 국가권력이어야 한다. 사법과 법원에 대한 신뢰와 권위는 바로 여기서 비롯한다.지난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태가 차마 입에 담기조차 주저되는 재판거래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통제되지 않은 권력이 늘 그렇듯이 헌법은 사법권이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지 않게끔 수동적인 권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사법권은 재판 당사자의 적법한 소제기가 있고 나서야 비로소 작동한다.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진 현재의 사태는 법원이 자신에게 소명으로 주어진 재판과 사법권을 무기로 스스로 능동적인 권력이 돼 상고법원 설치 등 원하는 바를 이루려 했다는 점에서 가히 경악할 일이다. 2008년에 있었던 사법 60주년 기념식에서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행한 법원의 숱한 ‘권력형 오심’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반성하는 도덕적 용기와 자기 쇄신의 의지를 밝혔다. 그런데 불과 10년 사이에 공염불이 되고 말았고, 그저 피해자 코스프레에 지나지 않았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성난 민중들의 원성은 부르봉 왕가만을 향하지 않았다. 이후 앙시앙레짐(구체제)으로 상징되던 부패사슬의 한쪽에 이른바 ‘법복귀족’(noblesse de robe)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은 세습직이고 심지어 매관매직의 대상이기도 했다. 혁명 이전에 그나마 시도됐던 일부 개혁 법안들이 이들 법복귀족의 저지로 무산되기 일쑤였다. 당시 황제의 칙령이라도 고등법원에서 이를 공포해야만 비로소 효력을 가졌는데, 법복귀족들이 장악한 고등법원이 이 공포권한을 방패로 삼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끝까지 고집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도 1779년에 있었던 ‘방앗간쟁이 아놀트 사건’이 유명하다. 아놀트라는 사람이 지역의 어느 귀족으로부터 방앗간을 빌려서 생계를 이어 왔는데, 다른 귀족이 자신의 땅에다 큰 저수지를 만들고 나서는 시냇물이 말라서 더이상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게 됐다. 수입이 없는 아놀트가 밀린 방앗간 임차료를 지급하지 못하자 그에게서 방앗간을 빼앗는 재판이 시작됐다. 그런데 마침 공교롭게도 재판장이 아놀트에게 방앗간을 빌려준 바로 그 귀족이었다. 재판 결과는 짐작하듯이 뻔했다. 억울한 방앗간쟁이는 후대에 독일 최초의 계몽군주로 일컬어지는 당시 프리드리히 2세 황제에게 직접 탄원서를 올렸고, 딱한 사정을 접한 황제는 다시 재판해 아놀트의 손해를 배상해 줄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법원은 재판에서 같은 판결을 거듭 반복했다. 화가 난 황제는 불의하게 재판하는 법관들이 도적떼와 결코 다르지 않다고 야단치면서 이들을 당장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체포된 법관들은 그저 법률에 충실했다고 강변했다. 현행 독일 형법 제339조는 우리에게는 없는 특별한 범죄로 ‘법 왜곡죄’를 규정하고 있다. 즉 “법관, 기타 공직자 또는 중재인이 법률 사건을 지휘하거나 재판하는 데 당사자 일방을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법을 왜곡한 경우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고 정한다. 이 법 조항은 앞서 언급한 ‘방앗간쟁이 아놀트 사건’이 있고 난 뒤 형법전에 삽입됐다. 우리도 모든 공직 범죄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직권남용죄’와는 별도로 이 ‘법 왜곡죄’가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싶다.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태를 두고 최근 법원 내부에서 판사 비리 수사가 확대되면 법원이 회복 불능의 위기에 처한다며 오히려 적반하장격인 참으로 염치없는 주장이 제기된다. 썩어 가는 환부가 있으면 과감하게 도려내야 비로소 환자가 사는 법이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오래전에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기대했던 법관의 진정한 모습을 다시 되새겨 본다. “재판관은 살아 있는 정의(正義)라고들 하니, (분쟁이 있어서) 재판관에게 간다는 것은 정의를 찾아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 불거진 사법농단과 과거의 거울들

    불거진 사법농단과 과거의 거울들

    재판의 당사자가 되어 법정에 서는 처지가 누구라도 결코 편치는 않다. 재판을 떠맡는 법관과 법원은 사법권을 행사한다. 법원 스스로는 권력기관이 아니라 재판기능을 담당할 뿐이라고 때로 항변하지만, 법원의 판결이 있고서 개인의 소중한 자유와 재산, 심지어는 생명까지 박탈될 수 있으니 실로 무서운 국가권력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사법권은 오늘날의 국민주권주의 하에서 입법권, 집행권과는 달리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다. 그래서 더욱 자기절제와 공정성에 헌신하는 국가권력이어야 한다. 사법과 법원에 대한 신뢰와 권위는 바로 여기서 비롯한다.지난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사태가 차마 입에 담기조차 주저되는 재판거래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통제되지 않은 권력이 늘 그렇듯이 헌법은 사법권이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지 않게끔 수동적인 권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사법권은 재판 당사자의 적법한 소제기가 있고 나서야 비로소 작동된다.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진 현재의 사태는 법원이 자신에게 소명으로 주어진 재판과 사법권을 무기로 삼아 스스로 능동적인 권력이 되어서는 상고법원 설치 등 원하는 바를 이루려 했다는 점에서 가히 경악할 일이다. 2008년에 있었던 사법 60주년 기념식에서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행한 법원의 숱한 ‘권력형 오심’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반성하는 도덕적 용기와 자기쇄신의 의지를 밝혔다. 그런데 불과 10년 사이에 공염불이 되고 말았고, 그저 피해자 코스프레에 지나지 않았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에 성난 민중들의 원성은 부르봉 왕가만을 향하지 않았다. 이후 앙시앙레짐(구체제)으로 상징되던 부패사슬의 한쪽에 이른바 ‘법복귀족(noblesse de robe)’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은 세습직이고 심지어 매관매직의 대상이기도 했다. 혁명 이전에 그나마 시도되었던 일부 개혁법안들이 이들 법복귀족의 저지로 무산되기가 일쑤였다. 당시 황제의 칙령이라도 고등법원에서 이를 공포해야만 비로소 효력을 갖는데, 법복귀족들이 장악한 고등법원이 이 공포권한을 방패로 삼고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끝까지 고집한 때문이다. 그래서 그 자신이 또한 법복귀족인 몽테스키외는 권력분립원리를 밝힌 저서 ‘법의 정신’에서 법관을 ‘법률의 단순한 입’으로 제한하고자 했다. 즉 법관은 법전에 적혀 있는 그대로 법률을 적용할 뿐이지 해석하지 말라는 경고였다. 이후 나폴레옹은 1804년에 근대 최초의 성문 민법전을 만들면서 해석금지령이라는 칙령을 덧붙였다. 법관의 자의적인 법해석을 막으려는 시도였다. 또한 독일에서도 1779년에 있었던 ‘방앗간쟁이 아놀트 사건’이 유명하다. 아놀트라는 사람이 지역의 어느 귀족으로부터 방앗간을 빌려서 생계를 이어왔는데, 다른 귀족이 자신의 땅에다 큰 저수지를 만들고 나서는 시냇물이 말라서 더 이상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게 되었다. 수입이 없는 아놀트가 밀린 방앗간 임차료를 지급하지 못하자 그에게서 방앗간을 빼앗는 재판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마침 공교롭게도 재판장이 아놀트에게 방앗간을 빌려준 바로 그 귀족이었다. 재판 결과는 짐작하듯이 뻔했다. 억울한 방앗간쟁이는 후대에 독일 최초의 계몽군주로 일컬어지는 당시 프리드리히 2세 황제에게 직접 탄원서를 올렸고, 이 딱한 사정을 접한 황제는 다시 재판해서 아놀트의 손해를 배상해줄 것을 명령했으나, 법원은 재판에서 같은 판결을 거듭 반복하였다. 화가 난 황제는 불의하게 재판하는 법관들이 도적떼와 결코 다르지 않다고 야단치면서 이들을 당장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체포된 법관들은 그저 법률에 충실했다고 강변할 따름이었다. 이 사건은 사법의 독립성과 관련해서 독일에서 지금도 여전히 논란되는데 당시 귀족들은 황제의 월권을 크게 우려했지만, 다수 민중은 황제의 결정에 환호를 보냈다고 한다. 현행 독일형법 제339조는 우리에게는 없는 특별한 범죄로 ‘법 왜곡죄’를 규정하고 있다. 즉 “법관, 기타 공직자 또는 중재인이 법률사건을 지휘하거나 재판함에 있어서 당사자 일방을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법을 왜곡한 경우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고 정한다. 이 법조항은 앞서 언급한 ‘방앗간쟁이 아놀트사건’이 있고서 형법전에 삽입되었다. 우리도 모든 공직범죄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직권남용죄’와는 별도로 이 ‘법 왜곡죄’가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싶다. 불거진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태에서 최근 법원 내부에서 판사 비리 수사가 확대되면 법원이 회복 불능의 위기에 처한다며 오히려 적반하장격인 참으로 염치없는 주장이 제기된다. 썩어가는 환부가 있으면 과감하게 도려내어야 비로소 환자가 사는 법이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오래전에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기대했던 법관의 진정한 모습을 다시 되새겨 본다. “재판관은 살아있는 정의(正義)라고들 하니, (분쟁이 있어서) 재판관에게 간다는 것은 정의를 찾아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글: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안희정 무죄 규탄 성명서’ 역풍…서강대 총학, 학내 반발에 사퇴

    서강대 학생들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무죄 판결을 비판한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을 사퇴시켰다. 30일 서강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중운위는 총학생회장 및 부총학생회장 사퇴와 회장 직무대행이 임시의장을 맡는 안건을 지난 28일 의결했다. 앞서 서강대 총학생회는 지난 17일 총학 명의로 ‘한국의 사법 정의는 남성을 위한 정의인가’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총학은 이 성명서에서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기만”이라며 “사법부가 마치 안희정 측의 또 하나의 변호인단 같았고 정의를 위해 고뇌하는 사법부의 고민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강대 총학생회는 연대의 물결에 참여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성명을 놓고 서강대생 커뮤니티에서는 비판이 잇따랐다. “총학이 학내와 무관한 정치적 발언을 함부로 한다”, “학생회가 아니라 여성학회에서나 낼 법한 내용”, “선거 때는 비운동권으로 나왔다가 당선 후 운동권처럼 활동한다” 등의 비판이었다. 가톨릭 계열의 서강대가 성 관련 이슈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지난 5월 성 칼럼니스트 겸 작가 은하선씨의 교내 강연을 추진하다 학내 반발로 취소한 바 있다. 지난달 퀴어 퍼레이드에 총학이 참가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일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文대통령, 유남석 신임 헌재소장 지명

    文대통령, 유남석 신임 헌재소장 지명

    與, 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 추천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달 퇴임하는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임으로 유남석(61·연수원 13기)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고 청와대가 29일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유 후보자는 대법원 산하 헌법연구회 회장을 역임하고 헌재에서 헌법연구관 및 수석부장연구관으로 근무했고 헌법재판관 경험까지 더해 헌법재판과 행정에 두루 정통하다”며 “헌법의 수호자로서 인권과 정의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력과 인품에 비춰 9월에 새로 임명될 5명의 헌법재판관과 함께 새로운 미래 30년을 시작할 헌재를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유 후보자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헌재 헌법연구관과 서울지법 부장판사, 서울북부지방법원장, 광주고등법원장 등을 거쳤다. 진보적 법관 모임인 우리법 연구회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이유정(연수원 23기) 전 후보자가 ‘주식 대박’ 논란으로 사퇴한 뒤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됐다. 헌재 소장은 헌법재판관 중에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으며 6년 재판관 임기의 잔여기간 동안 소장직을 맡을 수 있다. 유 후보자가 국회의 인사청문회 임명 동의 절차를 거쳐 통과되면 이진성 소장의 후임으로 헌재를 이끌게 된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김기영(50·연수원 22기) 서울동부지원 수석부장판사를 추천하기로 했다. 충남 홍성 출신으로 인천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20여 년간 법관으로 재직 중이며 대표적인 특허법학자로 꼽힌다. 앞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이석태·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다음달 10·11일 각각 실시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검찰, 롯데 신동빈에 징역 14년 구형…“평등한 기준 선고해달라”

    검찰, 롯데 신동빈에 징역 14년 구형…“평등한 기준 선고해달라”

    “재벌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줘도 안 되지만 특혜를 줘서도 안 됩니다“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66)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3)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14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 심리로 29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신 회장에게 징역 14년과 벌금 1000억원, 추징금 70억원을 부과했다. 검찰은 신 회장에 대해 “그룹의 책임자로서 배임·횡령 범행을 적극적으로 막을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계속하게 하고, 가족들이 불법 이익을 취득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며 “모든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었고 각종 범행에 대해 직접적인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많은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재벌을 위한 특별한 형사법은 따로 없으며, 국민 모두에게 적용돼야 할 하나의 형법이 있다”며 “검찰은 재판부가 수많은 증거에 기초해 일반인의 상식에 따라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준에 따른 적절한 형을 선고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재벌이라고 해서 불이익을 줘도 안 되지만 특혜를 줘서도 안 된다”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 형사법이 평등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처럼 무거운 범죄를 저지른 신 회장에게 또다시 정의롭지 않은 결과가 되풀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전관예우 관례 깨는 등 법조인 스스로 자정 노력해야”

    [인터뷰 플러스] “전관예우 관례 깨는 등 법조인 스스로 자정 노력해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을 중심으로 한 사법개혁이 사회의 중심이 된 요즘 연수원 동기 황동욱 변호사(한양대 88학번)와 후배인 김병길, 공성록 변호사(한양대 90학번) 등 4명이 일산의 고양지원 앞에서 새로운 운영방식으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는 변호사들이 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해 사법시험 과락에 해당한다는 일침도 가하고, 사법개혁을 넘어 군사법원의 개혁도 힘주어 말하는 원용선 대표 변호사를 만나 사법개혁에 대한 담론과 그의 법 사랑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인터뷰는 지난 8월 8일 고양지원 앞 고양합동법률사무소에서 이루어졌다. 편집자 주→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한 사법개혁이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데 변호사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사법부 승진제도가 문제의 본질입니다. 고등법원 부장판사면 차관급인데, 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에 관한 권한을 매개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전체 사법부를 장악하려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상고법원을 신설하려는 의도도 그렇습니다. 누가 임명합니까. 대법관은 대통령이 임명을 하지만 상고법원의 법관은 대법원장이 모두 임명하는 거죠. 이 막강한 인사권을 가지고 사법부 전체를 장악하려고 한 것이 양승태의 저의가 아닌지 의심이 갑니다. 저는 박근혜 탄핵 시점을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만약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를 채웠다면, 양승태 임기 만료 후 차기 대법원장도 역시 박근혜가 임명했을 것이고, 대법원장의 임기가 6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권의 교체에도 불구하고 사법부의 개혁은 요원해졌을 것이에요. 더구나 최근 드러나고 있는 양승태의 사법농단 사태는 전혀 문제조차 되지 않고 그대로 덮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까요. 최근 김선수 대법관이 임명되었는데, 이 분이 대법관이 되는 일은 꿈도 꿀 수 없었겠죠. 촛불혁명이 사법부에게 매우 소중한 개혁의 기회를 국민이 부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판사는 승진과 무관하게 재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최근 드러나고 있는 사실에 의하면, 대법원 행정처 또는 대법관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재판부에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어요. 폐기하지 않고 얼마 남지 않은 문건에서 드러나고 있는 사실들입니다. 이는 법질서를 문란케 함은 물론, 헌정사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에요. 법조인들 스스로 자정 노력도 해야 합니다. 전관예우의 관례를 깨는 노력들이 보다 많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최근 박보영 대법관이 여수시 시·군판사를 지원한 것은 좋은 사례로, 대법관 퇴임 후 진로를 새로이 개척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또 법조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은데, 그중에 법원의 조정센터 같은 곳이 그런 곳이라 봅니다. 법조인들이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개인 페이스북에 통진당 해산과 이석기 의원직 박탈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에 대해 ‘찌라시 수준의 헌재 결정문’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는데 그 이유는. -사법시험에는 과락 제도가 있어요. 다른 법 과목에서 아무리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한 과목에서 40점 미만의 점수를 받으면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없죠. 법조인으로서 자질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통합진보당에 대한 헌재 재판관들의 결정문을 사법시험에서 그대로 썼다면 그 답안은 반드시 과락인 것이죠. 사실인정은 증거에 의해야 하는데 헌재 재판관들은 이를 무시했어요. 증거에 의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회합에 참석하지도 않은 사람의 이름을 거명했다는 것이 명백한 증거이고 그 방대한 양의 재판기록을 그 짧은 시간 내에 모두 검토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법원의 판결이나 헌재의 결정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야 하는 것이 법치주의의 근간입니다. 헌법이나 헌법재판소법 어디에도 헌재가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할 권한은 없어요. 의원 자격을 문제 삼으려면 그건 국회가 하면 되는 것인데 헌재는 헌법이나 법률에 의해 주어지지도 않은 권한을 행사한 것이죠. 정부의 국회의원 자격상실 청구는 법적 근거가 없어요. 정부의 청구를 그대로 인용한 헌재는 스스로 법치주의를 부정한 꼴이 된 거죠. 사법시험에서 헌재 결정문을 답안으로 받은 채점자는 무조건 과락에 해당하는 점수를 줄 것입니다. 법조인으로서의 기본이 안 되어 있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죠. →현 문재인 정부가 사법개혁을 위해 무엇을 중시하고 실행하여야 하는지. -양승태 대법관 문제와 달리 저는 최근 기무사령부의 촛불혁명 당시 계엄령 준비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는 상황에 군사법원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군사법원에는 고등군사법원과 보통군사법원이 있어요. 보통군사법원은 군단사령부 등에 설치되고 군사법원에는 ‘관할관’이 있습니다. 고등군사법원의 관할관은 국방부 장관이고, 보통군사법원의 관할관은 설치되는 부대의 사령관 등이죠. 관할관은 유기징역 등의 판결을 확인하는데, 이를 관할관의 ‘확인조치’라 하죠. 2016년 개정을 통하여 피고인이 작전, 교육 및 훈련 등 업무를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범죄로 제한하고, 선고된 형의 3분의 1 미만 범위에서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였어요. 그러나 전시가 아닌 평시에, 계급이 지배하여 인권 보호 차원에서 문제가 있고, 지휘관이 관할관이 되어 형을 마음대로 감경할 수 있도록 한 군사법원은 폐지되어야 마땅한 것이죠. 군사법원은 군판사와 심판관으로 구성되는데, 재판관으로서의 인격과 학식이 충분한 영관급 이상의 장교 중에서 관할관이 임명합니다. 법에 관하여 전문적 지식이 없는 장교가 재판관이 된다는 것이죠. 또한 군인들의 범죄라고 하여 일반법원과 구별되는 특별법원으로서의 군사법원에서 다룰 이유가 있습니까? 전시와 같이 특별한 상황에서 군인 범죄에 한하여 특별한 사법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전시가 아닌 평시에 군인이라고 하여 특별한 절차에 따라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봐요. 이에 문재인 정부는 기무사령부를 중심으로 한 군의 개혁과제 중에 군사법원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법은 보수적이다’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법학이란 학문은 무엇인가를 창조하고 개혁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만들어진 것, 즉 있는 것을 공부하고 가치관에 의해 해석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죠. 법조인은 무엇인가를 개혁하고 변화를 꾀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전제가 있어요. 저는 이를 넘어서야 한다고 봐요. 법조인들 스스로 국민을 우선시하는 가치관 정립이 중요하고 법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의 시대적 관점이 필요합니다. 물론,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법을 제정하고 개정할 때 국민의 편에 서서 한다면 사법부나 법조인의 가치관 정립의 문제는 보다 수월해 지리라 봐요. →대학 시절 학생운동과 이후 노동운동에도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1987년 12월 대선 당시 KBS 점거 투쟁으로 집행유예 판결로 석방된 후 1988년도 총학생회 총무부장을 했어요. 한양대학교에서요. 총무부장 일보다는 전대협 중앙정책위원 역할을 더 많이 했어요. 당시 기억에 남는 것은 대학생 전방 입소철폐 투쟁의 성공이에요. 한양대에서 시작한 전방 입소거부 운동이 전대협으로 확산되어 1988년에 대학생의 전방 입소교육이 완전 폐지됐어요. 지금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는 당시 전대협 3기 임종석 총학생회장에게 학생회 사업을 인수인계하느라 학교에 남아 후배들을 지도하고 노동운동을 위한 준비 기간을 통해 동료들과 울산으로 내려갔죠. 동료 중에 지금은 의정부지방법원에 있는 박정길 부장판사가 있어요. 그 친구도 고생 많이 했는데 아마 판사가 아닌 변호사가 되었다면 지금도 함께 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울산에서 3년 있었어요. 제가 일했던 회사는 현대자동차 하청회사로 컨베이어에서 자동차 보닛에 고무 패킹을 삽입하는 노동을 했어요. 물론,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일했는데 당시에도 이러한 노동구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나 지금도 해결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어떤 연유로 사법고시를 준비했고 고양시로 옮긴 사법연수원 1기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고양에 자리를 잡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1993년 복적 이후 저의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법학은 현실 문제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학문이라는 면에서 현실을 잘 반영한다는 판단이 들었고 매력을 느껴서 고시 공부를 했어요. 초등 교장선생님으로 정년퇴임 하신 부친이 젊은 시절 사시 공부를 하셨기에 저에게는 제일가는 후원자가 되어 주셨어요. 당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이 이루길 바라는 순수한 부정(父情)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복적 후 결혼하고 1997년에는 첫째 딸도 출산했어요. 그리고 2001년에 사시 합격하고 2년간 연수원 생활을 위해 고양으로 바로 이사해서 지금까지 살고 있으니 고양은 저에게 제2의 고향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연수원 동기였던 황동욱 변호사(한양대 88학번)는 사법시험 준비를 할 때 스터디그룹 멤버였어요. 황 변호사의 제안에 따라 고양지원장을 역임한 강현 변호사사무실을 인수·인계받은 이곳에서 황 변호사와 법조인 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던 첫 약속을 지금도 지키며 운영하고 있어요. 즉, 두 사람의 수임료 전체를 2분의 1로 분배합니다. 보통 사람은 실행하기 쉽지 않은 방식인데 황 변호사의 제안과 도움으로 지금도 우리 두 사람은 깨지지 않는 신뢰와 믿음으로 실천하고 있어요. 이후 우리와 결합한 김병길, 공성록 변호사(한양대 90학번)도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변호사 사회에서도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앞으로의 포부와 꿈이 있다면. -의뢰인이 변호사를 찾아올 때는 사건이 끝까지 간 거죠. 명확한 증거가 있다면 분쟁 소지도 없고 재판을 청구할 이유가 없겠죠. 우리 법원이 아직은 합리적인 정황 증거보다 실체적 진실을 부합하지 않는 서증을 중심으로 판결이 이루어지기에 억울한 민원인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서증에 따른 사실보다는 여러 가지 정황증거에 따른 사실관계가 능히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서증에 따른 사실관계를 선택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기존의 관행에 맞고 상급법원에서 판결이 파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합리적인 정황증거에 의한 판결사례가 우리 법원에서도 더 늘어나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그래야 이 사회에 억울한 사람이 적어질 것이고 법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것 아니겠어요. 국민의 법조인으로서, 이 시대에 맞는 법의 정의를 실현하고자 작은 역할을 담당하고 천직으로 삼고 살고자 합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주요 프로필 1965 강원 횡성 출생 1984 원주 진광고등학교 졸업 1985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입학 1988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총무부장 및 서대협 중앙정책위원 1989 노동운동 1993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복직 1995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2001 제43회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33기) 2004 고양합동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조정위원, 고양세무서 과세 전 적부심사위원, 일산동부경찰서·일산서부경찰서 상담위원 역임.
  • [불온(不·On)한 회의] 대중 인식과 다른 판결… ‘성적 자기결정권’ 사회적 논의 계기 될 것

    [불온(不·On)한 회의] 대중 인식과 다른 판결… ‘성적 자기결정권’ 사회적 논의 계기 될 것

    안 전 지사 업무상 위력 행사 여부 논란 ‘위력 있지만 행사하지 않았다’는 모순 첫 단추 잘못 끼우고 이상적 피해자 설정 ‘전문직 여성 ≠ 피해자’ 프레임도 문제 대부분 성폭력 피해자 정상 사고 힘들어 “노”라고 안한 것을 “예스”로 해석 안돼 사법부 결정이 대중과 다를 때 “법감정에 온도차가 있다”고들 합니다. 이번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재판이 딱 그런 사안입니다. 지난 14일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은 안 전 지사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뒤 논란이 끊이질 않는 것은, 드러난 현상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법해석의 차이 탓이 커 보입니다. 그래서 온라인뉴스부 기자들은 안 전 지사의 재판을 집중적으로 이야기해 봤습니다. 무죄 판결의 시시비비를 따지자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기자의 역할도 아닙니다. 다만 선고문에서 보인 현실인식과의 모순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오늘 불온(不on)한 회의는 매우 조심스럽게 펼쳐 보겠습니다.부장: 역시 이번 판결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위력 행사’ 부분일 듯한데. 유민: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업무상 위력을 행사할 지위에 있지만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했다고 보진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1998년 판결에서 “위력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시했어요. “이 경우 위력은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을 요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부연하고 있죠. 진호: 그래서 여러 법조인들은 위력 자체가 협박·폭행으로 치환할 수 있다고 보는 거예요. 이번 사건은 더더욱 위계 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나는데도 판결문을 보면 그 판단은 확실히 배제하고 있어요. 달란: 이번 재판 선고문을 보면 ‘피고인이 유력 정치인이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명되는 지위 및 도지사로서 별정직 공무원인 피해자의 임면 등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점을 본다면 이를 위력에 의한 간음, 추행죄에서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내용이 있어요. 하지만 ‘위력의 존재감 자체로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덧붙여 놨죠. 위력이 있지만 행사하지 않았다는 건데, 이건 모순이에요. 위력은 행사하는 게 아니라 존재하는 것이거든요. ●재판부 “피해자가 충분히 저항하지 않았다” 진호: ‘피해자가 충분히 저항하지 않았다’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피해자의 감정이 상황마다 혼재되어 있을 수 있어요. 사건이 발생할 당시에는 이게 성폭력인지, 좋은 감정인지 헷갈렸을 수 있다는 말이죠. 또 성폭력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일은 계속해야 하고, 서서히 자각했을 가능성이 있어요. 재판부가 사건의 흐름, 감정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위력에 의한 간음이 아니라고 규정 지었다는 느낌을 받아요. 달란: 선고문 전반에서 김지은씨는 성폭력 피해자로 보기엔 이상한 사람이라고 설정해 놓고, 안 전 지사는 위력을 행사할 만한 인물이 아니라고 봤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김씨는 사건 이후 순두부 식당을 찾고 와인바와 미용실에 간 것이 업무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태연하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했어요. 사건이 발생하고 업무 수행에 차질이 있어야 피해자이지, 프로페셔널하면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논리죠. 진호: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스스로 행사할 수 없었던 사람으로 보이지도 아니하며’라고 합니다. 미성년자나 장애인이 아닌 고학력 전문직 여성은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프레임이 깔려 있는 것이죠. 위력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첫 번째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에 피해자가 충분히 벗어날 수 있던 상황에서 그러지 않았다라는 인식으로 흘러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유민: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가 형사재판의 원칙이고, 증거재판주의에 입각해 재판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지만 재판부는 피고인 안 전 지사에게는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지 않고, 김씨의 진술만을 입증하려 했어요. 김씨의 폭로가 나오자 안 전 지사가 페이스북에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 입장은 잘못’이라는 글을 올려놓고, 검찰 조사와 재판에선 왜 ‘합의한 관계였다’고 번복했는지 묻지 않았죠. ●피해자 거부의사 확실하지 않으면 동의? 달란: ‘왜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저항하거나 소리치지 않는가’라는 기사를 인용한 워싱턴포스트 칼럼이 있어요. 성폭행 상황에서 피해자는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가 없다는 게 핵심이죠. 사슴의 로드킬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자신에게 달려오는 차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옴짝달싹 못하는 것처럼, 심리적으로 얼어붙어서 상황을 제대로 판단할 수가 없는 거죠. 유민: 재판부는 성폭력 상황에서 분명하고 확실하게 거부 의사를 밝히고, 성폭력의 증거가 될 수 있는 문자 메시지를 확보해 놔야 했다는 ‘이상적 피해자’를 설정해 놨습니다. 그 안에 김씨가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지난 2월 25일 마포 오피스텔에서 벌어진 마지막 ‘사건’을 언급하면서, 대전에 있던 김씨가 굳이 서울로 간 것은 ‘최소한의 회피와 저항도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파악한 것이죠. 세진: 선고문 내용을 보면 2017년 7월 러시아 호텔에서 김씨가 바닥을 보며 중얼거리는 방식으로 거절의 의사를 표시했지만, 안 전 지사의 요구에 그를 살짝 안았다고 나와요. 안 전 지사가 ‘외롭다. 안아 달라’며 포옹한 것은 위력이 아니고, 김씨의 행동은 자유의사라고 보는 것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성폭력은 피해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강력한 저항을 못할 정도로 당황한 중에 발생합니다. 이때 ‘노’라고 말하지 않은 것을 ‘예스’라고 해석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유민: 여성운동가 권김현영씨는 얼마 전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이란, 행사할 권리가 아니라 침해당하지 않을 권리라고 했어요. 원치 않는 성관계를 ‘맺지 않을’ 권리를 넘어 ‘요구받지 않을’ 권리까지 포괄한다는 것이죠. ●‘미투 아닌 질투’ 시선… 사라진 피해자 보호 달란: ‘안희정 재판’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다들 보셨겠지만, 크게 두 갈래 주장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왜 여기자들은 김지은 편만 드는 거냐”, “언론과 여성단체는 ‘장자연 사건’에 집중하라”라는 거. 유민: 이 사건을 두고 ‘미투(#MeToo)가 아니라 질투’라는 댓글이나 ‘진짜 피해자는 안 전 지사의 아내’라는 반응도 상당합니다. 진호: ‘김씨는 불륜이고 장자연이 미투다’라는 주장은 굉장한 모순입니다. 김씨가 위력에 의한 피해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면 제2, 제3의 장자연 사건이 발생할 수 있을 거예요. 세진: ‘장자연 사건’에 대해 무관심했던 게 아니에요. 지금도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조사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안 전 지사 재판이 큰 이슈가 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려 있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겠죠. 유민: 성폭력 피해를 입증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처한 상황과 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김씨도 이번 재판이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을 겁니다. 재판 과정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드러내고 싶은 않은 부분이 노출되고, 부정적 시선과 여론이 생길 것도 알았을 것이고요. 세진: 이 재판의 결론을 떠나 이 재판의 의미는 충분하니까요.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해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하는 계기가 되겠죠. 사법적으로 실질적인 성평등이 이뤄지고 있는 건지, 성폭력 범죄의 법 해석이 지나치게 가해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건 아닌지 검토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유민: 이번 재판부가 입법부에 떠넘긴 모양새이긴 하지만, ‘노 민스 노’(No means No·거부 의사를 밝혔을 때 성관계하면 강간)든, ‘예스 민스 예스’(확실하게 동의해야 합법적인 성관계)든 국회에서 법안 발의 움직임이 있으니까요. 달란: 항소심은 어떻게 될까요. 1심 반향이 굉장히 컸고 ‘사법부 유죄’ 목소리도 적지 않아서 항소심 재판부 부담이 커진 상황이죠. 특히 자극적인 주장이 그대로 보도돼 2차 피해도 상당했습니다. 공개재판의 제한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리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남성들도 분노했다… 안희정 무죄에 거리 나온 시민들

    남성들도 분노했다… 안희정 무죄에 거리 나온 시민들

    여성·노동 등 시민단체 2만명 주말 집회 김지은씨 “판사는 왜 가해자 말만 듣나”안희정(54)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혐의 무죄 판결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사법부 규탄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350여개 여성·노동 등 시민단체가 모여 결성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못살겠다 박살내자’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2만여명이 참가했다. 현장에는 여성이 대부분이었지만 주최 측이 집회 참석자에 성별 제한을 두지 않아 남성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연령대도 노소(老少)를 가리지 않았다. 남성 정모(58)씨는 “그저 불륜이었다면 피해자인 김지은씨가 그렇게 목숨 걸고 방송에 나와 피해 사실을 폭로했겠느냐”면서 “남자라는 이유로 남자 편을 드는 것만큼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인 판단도 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23)씨는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저지른 짓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는데 무죄를 받았다고 해 어처구니가 없어서 나왔다”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를 여성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쉽지 않지만 남성들이 힘을 싣는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행동 측은 “안 전 지사 무죄 판결은 미투 운동 이후 성평등 사회로의 전환을 기대했던 수많은 시민에게 좌절감을 안겼다”면서 “국가권력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되는 사회에서 더는 살지 못하겠다는 여성들이 사회를 박살 내려고 거리로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자인 김씨는 정혜선 변호사의 대독을 통해 발표한 편지에서 “살아내겠다고 했지만 건강이 온전치 못하다. 죽어야 제대로 된 미투로 인정된다면 당장 죽어야 하나 수없이 생각했다”면서 “판사 3명은 왜 내 답변은 듣지 않고 가해자 말만 귀담아듣는가”라고 재판부를 비판했다. 이어 “이제 한국에서 기댈 곳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여러분이 관심을 가져 주시고 진실을 지켜 달라. 바로잡을 때까지 이 악물고 살아내겠다”고 밝혔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사람이 먼저라는 이 정부에서 여성은 사람이 아닌가. 인권을 수호한다는 경찰에게 여성 인권은 무시돼도 되나, 검찰과 법원이 실현한다는 정의는 여성에게는 예외조항인가”라면서 “우리 여성들에게 국가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우리도 깎았으니 너희도 깎아라”… 정부 특활비 삭감 벼르는 국회

    “우리도 깎았으니 너희도 깎아라”… 정부 특활비 삭감 벼르는 국회

    국회가 특수활동비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한 가운데 야권을 중심으로 ‘정부 특활비 삭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2017회계연도 결산 심사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국회발 특활비 개혁바람이 행정부와 사법부 등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도 정부 예산안에 목적 외 사용되는 특활비의 대폭적인 삭감 편성을 촉구한다”며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회 심사 과정에서 철저히 따져 불요불급한 예산은 전액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정부 부처에 편성된 특활비 예산 7917억원 중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미사용분은 반납하는 게 도리”라고 덧붙였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같은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8월 임시국회 뿐만 아니라 올해 정기국회를 ‘특활비 폐지 국회’로 삼겠다”며 “정부 각 부처에서 깜깜이로 사용했던 특활비에 대해 이번 결산부터 현미경 심사를 하고 내년도 본 예산심사에서도 불필요한 특활비는 대폭 삭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정부여당에 비교적 호의적이었던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이번만큼은 한국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특활비 100% 전면 폐지, 여기에 정부와 공공기관 특활비 100% 폐지를 당의 결의로 추진하고자 한다”며 국회 특활비·공공기관 특활비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19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정부, 공공기관 특활비도 원칙적으로 완전 삭감해야 한다는 게 정의당의 입장”이라면서 “만약 특활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정부가 그 필요성을 직접 증명해야 하며, 사용 후에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특활비 폐지에 동참한 여당은 야권의 칼끝이 정부를 향하자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7일 논평을 통해 “행정부는 기획부서라 할 수 있는 입법부와 달리 정책을 집행하는 집행기관으로, 외교·안보·정보·수사 등 사용처가 분명하기 때문에 국회 특활비 전면 폐지와 같은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민단체 등은 정부도 특권 폐지라는 국민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박근용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특활비를 통해 예산을 낭비하는 정부 기관들도 많기 때문에 일반 행정부나 사법부, 대법원 등의 특활비는 없애도 된다고 본다”며 “정치권에 있던 불필요한 예산들이 많이 감액 됐으니 앞으로 국회가 정부의 특활비를 유심히 들여다 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국회는 국민의 대표 기관으로서 이번에 스스로 특활비를 폐지했다”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행정부도 경찰 등을 제외하고는 전면적으로 특활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김지은 “죽어야 미투가 인정된다면 죽어야 할까 생각했다”

    김지은 “죽어야 미투가 인정된다면 죽어야 할까 생각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전 충남지사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1심 재판에서 안 전 지사에게 무죄가 선고된 이후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다. 김씨는 판결 이후 슬픔과 분노에 휩싸였고, 죽어야 미투(성폭력 피해 폭로)가 인정된다면 죽어야하는지 수없이 생각했다며 괴로움을 토로했다.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일을 일관되게 여러 차례 진술했고 증거도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들을 생각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못살겠다 박살내자’는 이름의 집회에서 정혜선 변호사는 이런 입장이 담긴 김씨의 편지를 대신 읽었다. 김씨는 편지에서 “살아내겠다고 했지만 건강이 온전치 못하다. 지난 3월 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잠을 못 자고 있다”며 “살아내기가 너무나 힘겹다. 죽어야 제대로 된 미투가 인정될 수 있다면 지금 죽어야 할까 생각도 수없이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일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태연한 척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안희정에게 성폭력을 당한 그날, 직장에서 잘릴 것 같아 도망치지 못했다. 일을 망치지 않으려고 티내지 않고 업무를 했다”며 “안희정이 ‘미안하다, 다시 그러지 않겠다’는 말을 믿었다. 안희정의 범죄를 잊기 위해 일에만 매진했다”고 했다. 김씨는 무죄 판결을 내린 판사들의 질문에 성실하고 일관성 있게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판사님들은 안희정에게 ”왜 김지은에게 미안하다 말하며 그렇게 여러차례 농락하였나“, ”왜 페이스북에 합의에 의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해놓고 법정에서는 합의에 의한 관계라 주장하는가“라고 묻지 않았나”라며 “왜 가해자와 그의 증인들이 하는 말과 그들의 증거는 다 들으면서, 어렵게 진실을 말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으셨나”라고 원망했다. 김씨는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판사를 만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바라는 것일 뿐”이라며 “이제 더이상 한국에서 기댈 곳은 없다. 그저 가만히 있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수많은 평범한 시민들께 부탁드린다”며 “저들은(안 전 지사 측) 앞으로도 저열하게 거짓말을 유포할 것이다. 저들 중에는 정치인, 보좌진, 여론 전문가도 있다. 대적할 수 있는 건 여러분의 관심밖에 없다”며 호소했다. 지난 14일 서울서부지법은 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 대해 업무상 위력이 행사됐다고 보기 어렵고 김씨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선고 당일 오후 서부지법 앞에서 ‘사법부는 유죄’라고 주장하는 여성단체들의 집회가 열리는 등 무죄 선고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5당 5색’ 비빔밥 메뉴로 정치권 협치 강조

    ‘5당 5색’ 비빔밥 메뉴로 정치권 협치 강조

    김성태 “드루킹 특검 연장요구 답 없어” 정의당, 故노회찬 의원 책 선물로 전달 文도 中企서 만든 느티나무 만년필 선물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16일 청와대에서 가진 오찬 회동은 2시간 12분 동안 ‘여·야·정 상설협의체’ 개최에 전격 합의하는 등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 대통령과 원내대표들은 상석이 따로 없는 원탁에서 식사하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항상 1(여당) 대 4(야당)로 하는데 오늘은 2(대통령+여당) 대 4가 돼 든든하다”고 말해 폭소가 터지는 등 시작은 화기애애했다. 잠시 긴장감이 흘렀던 순간도 있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드루킹 특검과 관련해 “성의 있는 답변을 내 달라”며 수사 기간 연장을 요구할 때였다. 김 원내대표는 회동 후 “문 대통령이 일언반구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회동에 앞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질을 요구하겠다고 예고했던 김 원내대표는 “오늘 언급을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국민연금과 사법 농단 등 현안 관련 대화도 오갔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국민연금 개편과 관련해 정부가 마치 최종안을 추진하는 것처럼 오해하지 말아 달라는 대통령의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전교조는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 농단 대상이었으니 문 대통령이 당장에라도 직권취소해 법외노조가 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건의했고 문 대통령이 검토해 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와 관련,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회뿐 아니라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특활비도 예산 때 이런(폐지) 부분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문 대통령의 동참을 요구했다. 윤 직무대행은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장례와 관련해 “대통령께서 심심한 조의를 표해 주신 점을 감사드린다. 유족이신 김지선 여사께서 감사의 뜻으로 책을 보내 주셨다”며 노 전 원내대표가 생전에 집필한 ‘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를 선물했다. 노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회동에서 문 대통령에게 ‘82년생 김지영’을 직접 선물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느티나무로 만든 만년필을 5당 원내대표에게 선물했다. 청년 중소기업이 만든 만년필로 5당 원내대표의 이름을 각각 새겼다. 청와대는 민주당의 파란색을 상징하는 블루버터플라워, 한국당의 빨간 무생채, 바른미래당의 민트색 호박나물, 민주평화당의 녹색 엄나물, 정의당의 노란색 계란으로 만든 오색 비빔밥을 ‘협치’ 메뉴로 준비했다. 청와대가 바른미래당의 민트색 식재료를 찾는 데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고 윤 대행이 전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국회의장단은 특활비 남긴다…물건너가는 ‘특권 완전 폐지’

    국회의장단은 특활비 남긴다…물건너가는 ‘특권 완전 폐지’

    교섭단체·상임위원장만 폐지 가닥 남은 6억 의장단 몫…장병 격려금 포함 시민단체 “금일봉이 무슨 특수 활동”국회가 16일 오후 2시 특수활동비 폐지 여부를 발표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에 앞서 이날 전체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오찬을 갖고 특활비 폐지 문제를 최종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내려지는 결론은 특활비 완전 폐지로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그러나 완전 폐지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15일 현재 우세하다. 교섭단체 몫과 상임위원장 몫 특활비는 폐지하되 국회의장 몫 특활비는 폐지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국회의장 측 관계자는 “이미 여야 원내대표들이 교섭단체 특활비는 받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상임위원장들의 의견도 그 방향으로 모아질 것”이라며 “의견이 취합되면 국회 사무총장이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방위원장은 “결국 상임위원장 몫 특활비도 폐지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 역시 “특활비를 폐지하라는 국민 목소리가 이렇게 큰데 그 뜻을 따르는 게 맞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이학재 정보위원장과 이찬열 교육위원장은 이미 특활비 수령을 거부한 상태다. 반면 국회의장단 특활비는 국민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완전 폐지보다는 삭감 후 존치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국회의장 측 관계자는 “의장단의 경우 외교·통일·안보 분야에서 여러 활동을 한다”며 “이때 실명과 액수를 밝힐 수 없는 돈이 필요하고 이 부분에 한해서만 특활비를 남겨 놓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18년 국회 하반기 특활비는 31억원으로 추정되는데 그중 70~80%인 25억원 정도를 삭감해 반납할 예정”이라며 “남는 6억원은 의장단 몫인데 그것은 국회의장이 전방부대 방문했을 때 장병들에게 주는 선물과 격려금, 애국지사 묘역에 갔을 때 기념사업회에 주는 금일봉, 전직 대통령 영부인들 예방 때 준비하는 것들”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에서는 엄연히 업무추진비와 특정업무경비가 있는 데다 금일봉 주는 게 무슨 특수 활동이냐고 비판한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도 의장 몫까지 특활비를 완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의장단 특활비가 존치될 경우 거센 여론의 비판이 예상된다. 여야가 교섭단체 및 상임위원장 몫 특활비를 없애더라도 대신 업무추진비 등 다른 항목 예산을 늘리는 꼼수를 쓰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만약 특활비를 폐지하고 업무추진비를 늘리겠다면 기존 특활비가 어떻게 쓰였는지를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여성공천 30% 이룬 ‘싸움닭’… “국민 체감하는 개혁”

    여성공천 30% 이룬 ‘싸움닭’… “국민 체감하는 개혁”

    오는 25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유승희(58) 후보는 14일 3선의 중진 의원인 자신이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뒷받침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개혁을 해낼 적임자라고 강조했다.유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출마 이유를 이같이 밝히고 “촛불 시민 혁명의 개혁 과제 완수는 문재인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다”며 “힘 있는 최고위원이 돼 문재인 정부를 단단하게 뒷받침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개혁을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열린 전당대회에서도 여성 후보에 대한 가산점 없이 자력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된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여성에 대한 배려 없이도 당선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사회운동가 출신으로 1995년 광명시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의 첫 공채로 여성국장을 지냈다. 17대 국회에 입성한 뒤 호주제 폐지, 친고죄 폐지 등 여성문제 해결에 앞장선 그는 ‘싸움닭’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여성공천 30%, 선출직 전국대의원 여성 50% 당헌 개정을 이뤄냈다. 유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10년간 애써 토대를 마련했던 개혁 정책이 이명박·박근혜 9년에서 완전히 훼손되는 과정을 봤다”며 “최고위원에 당선돼서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위한 단단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유 후보는 “당시는 야당의 최고위원이었고 지금은 73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권리당원을 가진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만큼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유 후보는 개혁을 위해 민주당과 차기 지도부가 적폐청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적폐청산을 마치 과격한 걸로 인식하는데 절대 그런 것이 아니다”라면서 “적폐 청산에 반발하는 보수세력이 국민을 혼동시키기 때문에 당이 나서서 국민을 설득하고 견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야당과의 협치와 연정의 범위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과의 연정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축했다. 유 후보는 최근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국회 특수활동비 문제를 꼽았다. 그는 “지역을 돌아보니 많은 당원이 특활비가 결정적이라는 말씀을 하시더라”며 “국민 여론이 얼마나 싸늘하고 원성을 사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입법부가 먼저 완전 폐지를 해놔야 지방정부도, 사법부도, 행정부도 폐지 주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안희정 무죄’ 재판부 “폭행·협박 있어야 성폭행”

    ‘안희정 무죄’ 재판부 “폭행·협박 있어야 성폭행”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성폭력에 관한 현행법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14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안 전 지사의 모든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지은씨를 상대로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4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안 전 지사의 위력 행사 여부였다. 위력은 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유형·무형적 힘을 의미한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 보기 힘들며 현행법이 정의한 성폭행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른바 ‘노 민스 노 룰(NO Means No rule)’과 ‘예스 민스 예스 룰(Yes Means Yes rule)’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노 민스 노’는 상대방이 명확하게 거절했는데도 성관계를 시도할 경우 성폭력으로 간주해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예스 민스 예스’는 상대방이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관계를 시도하면 성폭력으로 처벌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상대가 분명히 합의 의사를 밝힐 때만 성관계에 동의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영국·캐나다·독일 등지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적용해 ‘당사자 간 동의’가 없으면 강간죄로 인정한다. 그러나 국내 현행법은 ‘위력의 행사’를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해 상대를 완전히 제압하는 수준으로 본다. 재판부가 지적한 대로 성폭력의 기준을 협소하게 적용하는 셈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돼 왔으며, 도지사로서 별정직 공무원인 피해자의 임면권을 가진 점을 들어 위력 관계에 있다고 봤다. 그렇지만 개별 공소사실에 대한 전반적인 사정을 고려할 때 김지은씨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특히 “사회에서 사용되는 성폭력 행위의 의미와 형사법에 규정된 성폭력 범죄의 의미가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사회적으로 성폭력 행위를 저지른 사람에게 가해질 도덕적 비난과 형사법에 규정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자가 부담해야 할 책임은 엄격히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런 책임 사이에 괴리가 생길 수 있으나 국민적 합의로 구성된 입법행위에 의해 성폭력 처벌 규정에 관한 체계적 정비가 이뤄지지 않은 이상 사법적 판단에서는 엄격한 해석, 증거 법칙에 따른 사실인정, 죄형법정주의에 기초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싸움닭 유승희 “민주당 지지율 하락 원인은 국회 특활비 때문”

    싸움닭 유승희 “민주당 지지율 하락 원인은 국회 특활비 때문”

    오는 25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유승희(58) 후보는 14일 3선의 중진 의원인 자신이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뒷받침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개혁을 해낼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출마 이유를 이같이 밝히고 “촛불 시민 혁명의 개혁 과제 완수는 문재인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다”며 “힘 있는 최고위원이 돼 문재인 정부를 단단하게 뒷받침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개혁을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열린 전당대회에서도 여성 후보에 대한 가산점 없이 자력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된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여성에 대한 배려 없이도 당선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사회운동가 출신으로 1995년 광명시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의 첫 공채로 여성국장을 지냈다. 17대 국회에 입성한 뒤 호주제 폐지, 친고죄 폐지 등 여성문제 해결에 앞장선 그는 ‘싸움닭’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여성공천 30%, 선출직 전국대의원 여성 50% 당헌 개정을 이뤄냈다. 유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10년간 애써 토대를 마련했던 개혁 정책이 이명박·박근혜 9년에서 완전히 훼손되는 과정을 봤다”며 “최고위원에 당선돼서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위한 단단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유 후보는 “당시는 야당의 최고위원이었고 지금은 73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권리당원을 가진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만큼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유 후보는 개혁을 위해 민주당과 차기 지도부가 적폐청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적폐청산을 마치 과격한 걸로 인식하는데 절대 그런 것이 아니다”라면서 “적폐 청산에 반발하는 보수세력이 국민을 혼동시키기 때문에 당이 나서서 국민을 설득하고 견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야당과의 협치와 연정의 범위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과의 연정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축했다. 유 후보는 최근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국회 특수활동비 문제를 꼽았다. 그는 “지역을 돌아보니 많은 당원이 특활비가 결정적이라는 말씀을 하시더라”며 “국민 여론이 얼마나 싸늘하고 원성을 사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입법부가 먼저 완전 폐지를 해놔야 지방정부도, 사법부도, 행정부도 폐지 주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야권 “안희정 무죄 판결은 미투 운동에 대한 사형선고”

    야권 “안희정 무죄 판결은 미투 운동에 대한 사형선고”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과 관련, 야권은 일제히 “미투운동에 대한 사형선고”라며 비판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이것이 사법부를 장악한 문재인 정부의 미투운동에 대한 대답이자 결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미투운동에 대한 사형선고”라고 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위력을 인정하면서도 위력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없다고 판시함으로써 대단히 인색한 접근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면서 “안 전 지사에 대한 판결이 ‘미투 운동’에 좌절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김형구 민주평화당 부대변인 역시 “법원이 심사숙고해 결정을 내렸겠지만 이번 사건이 일으킨 사회적 파장에 비해 의외의 결과”라며 “국민이 납득할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위력은 있는데 위력행사는 없었다. ‘술을 먹고 운전을 했으나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다”며 “상식적으로 법원의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침묵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안희정 ‘무죄’에… 여성단체 “정의 없는 나라” 성토

    안희정 ‘무죄’에… 여성단체 “정의 없는 나라” 성토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비서 ‘성폭력’ 혐의에서 무죄판결을 받자 재판 과정에서 비서 김지은씨를 지원해온 여성단체가 강력 반발했다. 14일 ‘안희정 성폭력 공동대책위원회’는 재판부의 선고 직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결과에 대해 성토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가 은밀하고 악랄하게 이뤄졌는데 이를 들여다봐야 하는 게 사법부의 몫”이라며 “피해자가 수백장의 조서로 말해온 현실에 재판부는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혜선 변호사는 “피해자는 안 전 지사의 범행을 입증하기 위해 최대한 자세히 진술해야 했고 (성폭행 당시를) 계속 기억하고 떠올리고 말했어야 했다”며 “재판부는 이 사건의 사회적 의미와 무게감에 대한 고민 없이 무죄추정원칙과 죄형법정주의에만 치중했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들은 재판과정에서 김씨가 받은 ‘2차 피해’도 문제 거론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김현영씨는 “안 전 지사와 김씨는 동원 가능한 자원이 완전히 달랐다”며 “안 전 지사는 가족까지 동원해 자신의 의사표현을 충분히 했고 그 과정에서 김씨는 엄청난 2차 피해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장윤정 변호사가 김씨 입장문을 대독했다. 김씨는 입장문에서 “재판정에서 ‘피해자다움’과 ‘정조’를 말했을 때 어쩌면 미리 예고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며 “부당한 결과에 굴복하지 않고 굳건히 살아서 안 전 지사의 범죄행위를 법적으로 증명할 것”이라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시론] 중앙·지방 협치의 돌파구 ‘재정분권’/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중앙·지방 협치의 돌파구 ‘재정분권’/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벌써 1년이 지났고 6·13 선거를 통해 민선 7기 역시 한 달이 넘었다. 그럼에도 분권 로드맵은 오리무중이다.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자치분권 및 균형발전’을 국정 방향으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국정 과제를 발표해 지방의 기대가 매우 컸다. 그중에서 핵심은 중앙과 지방의 재원을 배분하는 재정분권이다. 정부는 문제를 보다 합리적으로 접근하고자 ‘범정부 재정분권 TF’까지 구성했지만 딱 거기까지다.기록적인 폭염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져 그런지 마냥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그러나 결코 기다리기만 해서 해결되지 않을 일이 산더미다. 한 나라를 경영하기가 과거에 비해 녹록하지 않다. 국민과 주민은 이미 공무원이 모르는 일까지 꿰뚫고 파악해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현대 국가는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으로 정하고 독려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진리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중앙과 지방이 서로 반목하고 불신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재정분권을 놓고도 중앙과 지방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하지만 이 역시 중앙과 지방이 서로 국가 발전을 위해 같이 가야 할 동반자라고 생각하면 쉽게 풀릴 일이다. 협치의 본질은 중앙과 지방의 협력과 상호보완과 지원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지방재정 전공자로서 지방자치가 도입된 이래 지속적으로 지방재정이 중앙에 종속되고 자율성을 상실한 채 중앙의 대리인 역할만 하는 걸 지켜보는 일은 매우 안타까웠다. 특히 현 정부는 ‘지방재정의 자립 기반을 위한 강력한 재정분권’을 위해 현재 8대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대3, 6대4까지 개선하고 지방재정의 자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방교부세율 상향과 국고보조사업 정비 등 이전 재원 조정 및 지방재정의 건전성 강화와 고향사랑 기부제도 도입 및 주민참여예산 확대 등을 제시했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는 77.5대22.5이나 재정사용액은 중앙이 40, 지방 45, 지방교육 15로 중앙은 내국세의 19.24%(지방교부세)와 20.27%(지방교육재정교부금)를 이전해 국세만 걷지 지출은 오히려 4대6다. 그러나 문제는 세금수입 8대2가 재정사용액 기준 4대6으로 변하는 그사이의 40%로 중앙은 국세를 걷어 지방으로 지방교부세와 보조금 등으로 주면서 구구한 조건을 달거나 일일이 간섭하는 소위 ‘갑질’을 하는 것이다. 결국 재정분권의 핵심은 이 40%를 어떻게 조정하느냐다. 중앙은 지방이 결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법제도를 고쳐 지방을 좀더 유연하게 해 줄 의무가 있다. 지방이 아무리 몸부림쳐도 할 수 없는 거미줄 같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 역시 중앙이 뭔가 주기만 바라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스스로 세원을 발굴하고 재정지출에 대해서는 책임지는 적극성을 보여 줘야 한다. 구체적으로 현재에도 지방이 더 잘할 수 있는 일까지 중앙이 간섭해 왔다면 과감히 이를 지방에 넘기고 이에 걸맞은 재원도 넘기는 재정분권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선도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추가적인 사무 이양에 따른 재원 이전만이 정당하고 재정분권의 수단으로 지방소비세와 소득세를 이양하면 지역 간 재정 격차가 더 벌어져 불가능하며 재정분권을 통해 균형발전과 재정형평화 등 관련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지방에는 결코 돈을 넘겨줄 수 없다는 몽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또한 지방 역시 재정분권에 의한 해당 단체의 수입만 따져 상대적으로 이득이 적은 방안에 대해서는 무조건 반대하는 이기주의적 행태는 근절해야 한다. 이미 저출산 고령화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완수와 청년 실업 및 다문화 가정 등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하고 다각적인 지방의 대응이 더 중요하고 효율적이라는 것이 선진국에서의 경험이다. 따라서 중앙은 국가가 해야 할 국방과 외교, 사법 등에만 집중하고 지방은 다양한 주민의 삶과 복지 향상에 치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지방의 자율과 저력을 되찾아 주려는 것이 현 정부 자치분권 정책의 목적이라고 이해한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재정분권을 제대로만 추진해 지방이 지방답게 발전할 수 있다면 과거 정부가 하지 못했던 중앙과 지방의 진정한 협치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를 통해 지방의 발전이 대한민국 발전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의미의 발전과 성장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확신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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