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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법원장들 “사법부 유례 없는 시련, 극복은…” 한목소리

    새 법원장들 “사법부 유례 없는 시련, 극복은…” 한목소리

    “사법 70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 “역사상 유례 없는 시련” 지난 14일자로 새로 보임된 각급 법원장들의 사법농단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거친 뒤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되고 재판에 넘겨진 상황에 대해 이 같은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지금, 일선 법원에서 사법부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재판 뿐이라는 해결책도 한결 같았다. 14일 취임식을 가진 각급 법원장 17명 가운데 13명의 취임사를 17일 확보해 분석한 결과 법원장들은 사법농단 사건으로 인한 법원의 현실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각오를 각자 밝혔다. 13명 가운데 11명의 법원장이 ‘위기’이자 ‘어려움’에 부딪힌 법원의 상황을 언급했고, 13명 법원장 모두 법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원 ‘본연의 임무’이자 ‘기본’인 ‘좋은 재판’, ‘올바르고 정의로운 재판’을 강조했다. 법원장들에게도 사법농단 의혹이 드러나 재판까지 넘겨진 지금의 법원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게 여겨졌다. 이강원(59·사법연수원 15기) 부산고등법원장은 “우리를 향한 외부의 시선은 냉혹하기 그지없고,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참담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현주(58·18기) 인천지방법원장은 “국민들의 걱정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는 법원이 오히려 국민들의 걱정거리가 된 것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만큼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고 이창한(56·18기) 제주지방법원장은 특히 “사법부의 시련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라는 법원 내부 문제로 시작됐다는 것이 우리에게 더욱 뼈아픈 점“이라고 토로했다. 조영철(60·15기) 대구고등법원장은 “국민들의 의심의 눈초리는 재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재판에 대한 불신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 이제 재판의 독립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렀다”면서 “여론을 가장해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거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과 법관을 과도하게 비난하는 일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을 계기로 “적폐세력의 보복 판결”이라는 등 법관과 사법부에 대한 공격이 거셌던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위기를 마주한 데 대한 신임 법원장들의 다짐과 당부는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내고 서울고등법원장으로 보임된 김창보 법원장은 “사법 70년 역사상 가장 큰 위기라고 하는 어려운 이 시기에 법원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헌법이 부여한 법적 분쟁해결기관으로서 굳건히 서는 길은 결국 본연의 임무인 재판 기능을 통한 방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구남수(58·18기) 울산지방법원장은 “지금 법원은 가파른 고개와 깊은 낭떠러지, 거친 숲속을 지나고 있어 위기감과 표현하기 어려운 낭패감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가파른 고개도 꾸준히 올라간다면 어느 순간에는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깊은 낭떠러지에 떨어져도 밧줄과 도구만 갖추면 너끈히 극복할 수 있다”며 법관들과 법원 직원들을 다독였다. 지난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처음으로 실시한 법원장추천제를 통해 소속 법원 법관들의 추천을 받아 보임된 손봉기(53·22기) 대구지방법원장은 ‘법원다움’을 거론하며 “누구나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억울함을 마지막으로 호소할 수 있는 곳, 그 호소에 귀 기울여 줄 것이라고 간절하게 기대하는 곳이 법원”이라면서 “법원은 국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임을 늘 마음 속에 새겨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7년 문을 연 서울회생법원의 두 번째 법원장으로 보임된 정형식(58·17기) 서울회생법원장도 “우리를 찾아오는 채권자나 채무자들은 모두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한 사람들”이라면서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지만 당사자들도 법률상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다 아는 경우에도 마지막으로 법원에 하소연 해보려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공감해 주는 것이야말로 사건 처리결과와 무관하게 법원이 국민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기훈(57·18기) 서울북부지방법원장은 “의사가 난치병에 걸린 환자를 외면하지도, 감기 환자를 소홀히 여기지도 않듯이 법률 문제로 마음의 상처를 입어 해결책을 얻기 위해 법원을 찾는 우리의 이웃을 따뜻한 마음으로 소중히 대하고 진심으로 아픔을 공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좋은 재판’, ‘올바르고 정의로운 재판’, 법원을 찾는 민원인들에 대한 충실한 사법서비스 제공 등이 13명 법원장들이 취임사를 통해 공통으로 내놓은 과제였다. 조영철 대구고법원장은 ‘이청득심(以聽得心·’귀담아 들어 마음을 얻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를 강조하며 법원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적게 말하고 많이 듣고, 듣지 않고서는 어떤 것도 결정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따르겠다. 여러분도 그 마음으로 재판과 업무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많은 법원장들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조하기도 했다. 법원의 위기를 내부 결속과 화합으로 이겨내자는 취지이기도 하다. 지난해 김창보 서울고법원장은 “지난해 업무과중으로 소중한 동료를 영원히 떠나보내야만 하는 불행한 사건도 겪었다”면서 “법원 구성원들이 출·퇴근 할 때 발걸음이 좀 더 가벼워지는 방안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찾아 실천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정용달(58·17기) 부산지방법원장도 ”법원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해 법원장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조화로운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저녁 및 주말행사를 조정하는 등 여러 방안을 연구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집권 3년차 문 대통령, 권력기관 개혁 속도낼까…15일 전략회의

    집권 3년차 문 대통령, 권력기관 개혁 속도낼까…15일 전략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아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15일 청와대에서 ‘국정원·검찰·경찰개혁 전략회의’를 열기로 했다. 회의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홍영표 원내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 그리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무일 검찰총장, 민갑룡 경찰청장은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국정원 개편 등 권력기관 개혁 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과제들은 모두 문재인 정부가 2017년 7월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담은 권력기관 개혁 과제들이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사에서도 “권력기관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면서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장치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은 모두 검찰개혁 과제들이다. 공수처 신설은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비리 행위와 관련한 사건에 한해서라도 공수처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해 검찰의 독점적 권한을 분산한다는 개혁 방안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역시 검찰의 수사권한을 분산하는 방안으로,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1차적 수사권을 경찰에게 부여하고, 검찰에게는 공소유지를 위한 2차적·보충적 수사권만을 부여하는 모델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6월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의 1차적 수사권 및 1차적 수사종결권 부여 등을 내용으로 하는 수사권 조정 합의문에 서명했다. 하지만 공수처 신설을 위해서는 새 법이 제정돼야 하고, 수사권 조정 합의문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현행법이 개정돼야 한다. 이 논의들이 현재 국회 사개특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편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오는 14일 국회에서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당정청 협의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자치경찰제는 생활안전과 민생치안 등의 주민 밀착형 업무를 국가경찰에서 지방자치단체 산하 자치경찰로 이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올해부터 자치경찰제를 전국 광역자치단체 단위에서 실시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 과제 중 하나였다. 참여정부 때부터 실시된 지방분권특별법은 이미 자치경찰제 도입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자치경찰제가 실시되고 있는 광역자치단체는 현재 제주뿐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자치경찰에 무슨 사무를 이관할지 구체적으로 정리가 된 상태”라면서 “사무 이관 과정에서 치안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간의 공조 체계에 대해서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사법부, 양승태 재판으로 재판 독립성 회복해야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은 어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 기소하고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미 구속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특정 법관을 사찰하고 인사불이익을 주기 위한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가담한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판사 100여명 가운데 나머지는 가담 정도 등을 감안해 이달 중으로 기소 여부를 정하는 한편 대법원에 비위 사실을 통보하기로 했다. 사법부 수장이 직무 관련 범죄 혐의로 기소되기는 사법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공소장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개입 등 각종 재판 개입과 사법부 블랙리스트, 비자금 조성 등 47개 범죄 혐의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등 7가지 죄목을 적용했다.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대한 최종 심판은 이제 사법부로 넘어갔다. 양 전 대법관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부인해 온 터라 검찰과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사법부는 법리에 따른 공명정대한 재판을 해야 한다. 국민은 지난 7개월여간의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청구한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영장을 법원이 무더기 기각하며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였음을 기억하고 있다. 사법부 구성원이라면 전 대법원장 구속 기소 자체가 창피한 일이다. 하지만 판사의 양심과 재판의 독립성을 믿어 온 국민이 이번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최대 피해자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삼권분립 정신에 따라 입법권과 행정권을 견제하며 사법부 독립을 지키지 않고, 상고법원 설치라는 명분을 위해 재판 거래 등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나 국회는 잘못하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선거로 심판을 받는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법원도 예외일 수는 없다. 사법 독립은 구성원의 이해관계 보호에 있지 않다. 사법농단 세력에 대한 정당한 심판을 통해 법원이 ‘국민의 사법부’로 돌아오길 바란다.
  • 서울 부동산 매물 45%가 허위·과장

    부모로부터 독립을 준비 중인 박모(29)씨는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저렴한 원룸 매물을 확인하고 공인중개업소 측에 연락했으나 “그 방은 벌써 나갔다”는 답변을 받았다. 박씨는 앱에서 발견한 다른 원룸을 직접 찾아갔지만 가전제품 등의 옵션이 등록 정보와 달랐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부동산 중개 사이트로 아파트나 방을 구하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사이트에 등록된 서울 지역 매물의 45%가 허위·과장 매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 매물을 올리는 공인중개업소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관련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과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이 10일 발표한 ‘온라인 부동산 허위매물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 매물 200건 가운데 91건(45.5%)이 허위·과장 매물이었다. 이 중 47건(23.5%)은 해당 매물을 확인할 수 없는 허위 매물이었으며, 나머지 44건(22.0%)은 광고와 다르거나 과장된 매물이었다. 실태 조사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온라인 부동산 중개 사이트 4곳(네이버 부동산·다방·직방·한방)에 등록된 매물(아파트·원룸·투룸) 광고 200건에 대한 현장 방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거짓·과장 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현행법에는 이에 대한 금지 및 제재 조항이 없다. 부동산 매물 검증 기구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를 통해 허위 매물이 적발돼도 매물 등록 제한 조치에 그쳐 제재의 실효성이 낮다. 앞서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거짓·과장 광고를 한 중개업자를 처벌하거나 등록을 취소하도록 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상임위원회에 2년 넘게 계류 중이다. 박 의원도 공인중개사의 부당한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6개월간 업무를 정지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에 공인중개업계는 시장 특성상 임대인의 의사가 바뀔 수 있어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처벌 강화는 중개업자에게 책임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것이라고 반발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온라인 부동산 광고시장이 급격히 팽창하는 동안 관련 제도는 이를 따라오지 못했다”며 “정부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광장] 촛불정부, 읍참마속 두려워해선 안 된다/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촛불정부, 읍참마속 두려워해선 안 된다/이두걸 논설위원

    설 연휴 이후에도 김경수 경남도지사 1심 판결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김 지사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사법개혁을 제대로 안 해서 사법농단에 관여된 판사들이 법대에 앉아 있다는 (설) 민심이 많다”(윤호중 사무총장) 등 재판 불복을 시사하는 말들이 난무한다. 야당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식으로 대선 불복성 발언을 외친다. 사법부에 대한 여당의 분노는 ‘말’로 끝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검찰을 상대로 이달 안에 완료될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에 대한 기소의 폭과 강도의 수위를 높일 것을 ‘음양’으로 ‘주문’할 게 명약관화하다. 국회 차원의 법관 탄핵 절차도 기다리고 있다. 마침 검찰은 11일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핵심 주동자에 대해 1차 기소를 한 뒤, 이달 안에 나머지 연루자에 대해서도 기소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 지사의 1심 판결에 대해 판사들 사이에서는 “김 지사의 유죄 혐의가 향후 재판에서 뒤집어지지 않을 정도로 명확한 것으로 재판부가 본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현직 광역자치단체장을 처음으로 법정 구속시켰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가 유죄 선고와 더불어 법정 구속하는 경우는 증거를 조작하거나 증인을 회유하는 등 이른바 ‘파렴치범’들에게나 해당됐기 때문이다. 실형 선고 때 법정 구속 사유를 엄격히 적용하는 원칙이 향후 사법농단 재판에서도 유효할지 여부는 법원에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판사들은 최근 인권을 명분으로 밤샘 수사 금지와 더불어 불구속 수사 원칙과 불구속 재판을 권유하지 않았던가. 유죄 선고 역시 몇몇 대목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김 지사의 유죄 성립은 드루킹 일당의 진술은 전적으로 사실이고, 김 지사의 진술은 전적으로 거짓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재판부가 선고에서 “드루킹 일당의 일부 진술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대목과 부합하지 않는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소송법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드루킹의 경제민주화 보고서가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 연설문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보고서는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을 통해 순위 1~20위 재벌 오너 일가를 교체한다’는 황당한 내용을 담고 있는 데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은 2012년 18대 대선 전부터 정립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따로 있다. ‘여론 조작’ 여부다. 김 지사 측은 ‘킹크랩 개발을 지시하지 않았고, 선플(좋은 댓글) 달기 운동을 하는 줄만 알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사실로 받아들여도 ‘조직적’으로 선플을 달고, 그 결과 여론 형성 과정에 개입하는 행위를 용인할 수 있을까. 이명박 정권 당시 자행된 댓글 조작 사건은 국가정보원이라는 국가기관이 개입했다는 점에서 드루킹의 여론 조작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각하고 무겁다. 그러나 정치적 목적으로 공론장을 혼란에 빠뜨린 행위는 동일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여론은 독립한 개인 의견의 집합체다. 그러나 개인의 의견은 정치인이나 전문가 등 강력한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강하다. “전체주의는 폭력을 휘두르고 민주주의는 선전을 휘두른다”는 미국의 비판적 지성 노엄 촘스키의 발언은 공론장의 취약함을 드러낸다. 헌법재판소도 익명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댓글실명제 위헌), 타인에게 명백한 해가 없는 말을 허위라는 이유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허위사실 유포죄 위헌)고 판단하는 등 여론 형성 행위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개인이 아닌 특정 조직이 특정 목적을 위해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까지 용납될 수는 없다. 독일 나치가 1차 세계대전 이후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집권한 계기는 ‘유대인이 독일 민족의 고혈을 빨아먹고 있다’는 혐오·증오 프레임을 작동시켜 여론을 선동한 탓이었다. 대의민주주의에서 권력의 정당성은 선거의 정당성으로부터 획득된다. 선거의 승패는 여론에 근거한다. 그러기에 여론 형성 과정의 정당성은 선출 권력의 정당성과 연결된다. 김 지사는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현 정부 출범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김 지사의 사법적 유무죄는 향후 재판에서 확정할 문제이지만, 여론 조작의 정치적 정당성 여부는 문 대통령에게까지 맞닿아 있다. 재판 결과가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청와대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민주주의의 복원’을 외친 촛불의 힘으로 탄생한 정부라면 더더욱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문제가 아니다. 답은 문 대통령 자신이 갖고 있다. douzirl@seoul.co.kr
  • 억대 포상금 내걸고 ‘건설 페이퍼컴퍼니’ 뿌리 뽑는다

    경기도가 억대의 포상금을 내걸고 건설업계의 ‘페이퍼컴퍼니(실체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기업)’ 퇴출을 추진한다. 6일 설 연휴가 끝나는 즉시 경기도 발주 관급공사에 입찰한 건설업체 가운데 100여 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페이퍼컴퍼니 여부를 실사한다. 의심될 경우 행정처분 또는 형사고발할 계획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최근 “관급공사 수주만을 목적으로 가짜회사를 설립, 공사비 부풀리기 등 건설산업 질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부조리한 관행을 완전히 근절해야 한다”면서 “면허대여·일괄하도급 등 건설산업의 불공정 거래질서를 조장하는‘페이퍼컴퍼니’를 대대적으로 단속하라”고 지시했다. 경기도는 자본금·기술자 미달 혐의 업체에 대한 실태조사만 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이번 단속부터 기존 실태점검에서 빠졌던 사무실을 무작위로 선정해 독립된 사무실 보유, 임대차계약서 구비 여부 등 법적 요건을 중점 확인할 예정이다. 동시에 경기도 발주 건설공사 하도급에 대한 조기 실태점검을 함께 실시해 무등록 건설업자나 하도급 관련 대금지급 부조리 발생 여부도 단속한다. 특히 ‘공익제보 핫라인(공정경기 2580)’을 통해 접수된 제보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는 페이퍼컴퍼니의 경우 서류상 하자가 없는 경우가 많고 사법권한을 보유한 검·경찰과 달리 경기도는 강제 수사권이 없어 단속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익 제보자에게는 조사 후 사법처분이나 행정처분 조치가 있을 경우 상한액 없이 도 재정수입의 30%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지급한다. 도에 재산상 이익을 가져오거나 손실을 방지한 경우에는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경기도는 이밖에 전문성을 갖춘 검·경찰 출신 인력을 채용해 페이퍼컴퍼니 단속과 불공정·불법하도급 감시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건설업체들의 자정노력을 이끌어내는 차원에서, 대한건설협회 관계자가 참여하는 합동점검도 실시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들은 건실한 건설사의 수주기회를 박탈하는데 그치지 않고 수주한 공사를 대부분 일괄 하도급을 준다”면서 “하도급업체가 다시 2중·3중의 재하도급을 넘기면서 부실공사, 임금체불, 산재사고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김명수 대법원장 “판사 공격은 부적절”…정치권 공세에 작심 발언

    김명수 대법원장 “판사 공격은 부적절”…정치권 공세에 작심 발언

    김명수 대법원장이 김경수 경남지사를 법정구속한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부장판사를 향한 공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대법원장이 정치권의 공세에 즉각 반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사법부를 향한 비난 수위가 높아지자 침묵을 지키고 있던 김 대법원장도 작심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원장은 1일 오전 9시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성 부장판사에 대한 정치권의 공격에 대한 입장을 묻자 “판결 내용이나 결과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허용되어야 한다”면서도 “도를 넘어서 표현이 과도하다거나 혹은 재판을 한 개개의 법관에 대한 공격으로 나아가는 것은 법으로 보장된 재판 독립의 원칙이나 혹은 법치주의의 원리에 비춰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이나 법률에 의하면 판결 결과에 불복이 있는 사람은 구체적인 내용을 들어서 불복할 수 있다는 것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2017년 대선 과정에서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에 관여하고 이후 드루킹 측에 고위 공직을 제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지사에게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 이 형이 확정되면 김 지사는 당선무효로 지사직을 잃게 된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는 성 부장판사가 과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 소속 판사로 근무했던 점 등을 들어 “사법농단 세력의 보복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도 선고 직후 구속영장이 발부되자마자 변호인을 통해 “재판장과 양 전 대법원장의 특수관계”를 언급했다. 전날 성 부장판사 등 김 지사 재판에 관여한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동의가 20만명을 넘어서는 등 재판부를 향한 공세 강도가 더 높아지자 김 대법원장도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판결 내용에 대한 비판은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판사 개인의 신상을 공격하고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본 입장을 강조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민주당, 불복 공세 접고 국정 운영 중심 잡아야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대선 당시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 혐의로 그제 1심에서 2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법 적폐 세력의 보복”이라고 판결 불복에 나서며 여론몰이에 나섰고, 자유한국당은 “대선의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대선 불복 프레임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국민도 인터넷상에서 양쪽으로 갈려 서로 공격하는 등 사태가 심상치 않다. 자칫 이번 판결이 정쟁으로 비화돼 나라가 갈등과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번 판결은 지난 대선에서 드루킹 일당이 댓글 조작 프로그램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는 과정에 김경수 지사가 연루됐는지에 대한 첫 사법적 판단이다. 재판부는 김 지사가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보았고, 이후 드루킹 일당의 여론 조작 행위가 김 지사에게서 비롯됐다고 판단했다. 드루킹 일당의 주장에 더해 드루킹과 김 지사 사이에 오간 수많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증거로 제시됐다. 이런 법리적 측면을 무시한 채 민주당이 진영 논리나 정략적으로 접근해 판결을 폄훼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 특히 민주당이 이번 판결을 내린 성창호 판사에 대해 양승태 비서실 근무 전력을 내세워 사법농단 세력의 보복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법원의 독립을 위협하는 행위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양승태 적폐 사단이 벌이는 재판농단”이라고 원색적인 비난까지 했다. 하지만 비서실 근무가 이번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도 없이 부서 근무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친 비약과 억지가 아닐 수 없다. 외려 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구속된 데 대해 겸허한 자세로 국민에게 사과하는 게 순서다. 그리고 판결이 부당하다면 향후 2심과 3심을 통해 법리적으로 치열하게 다투면 될 일이다. 민주당은 더이상 국론 분열을 부추기는 정치적 공세를 접고 여당으로서 국정 운영의 중심을 잡기 바란다. 한국당도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다’는 식으로 판을 키워선 안 된다. 이제 1심 판결이 나왔을 뿐이다. 지난 대선이 마치 엄청난 여론 조작 속에 치러졌고 당락에 영향을 미친 것처럼 과도한 공세를 퍼붓는 것은 책임 있는 제1야당이 취할 자세가 아니다. 섣부르게 문재인 대통령 특검 수사를 거론하고 김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도 볼썽사납다. 한국당은 설 연휴 기간에 대국민 홍보와 투쟁을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자신들이 여당일 때 국가정보원과 보안사령부를 동원해 2012년 대선에서 여론 조작했던 사실을 국민이 똑똑히 기억하는 만큼 과잉 대응은 역효과를 낸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 “사법부 공격하면 국민이 피해 봐” “내로남불 전형” 판사들 부글부글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공작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데 대한 파장은 곧바로 법원을 향하고 있다. 법원 안에서도 판결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지만, 그보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적폐세력의 보복판결”이라며 법원을 맹비난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강한 모양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김 지사는 선고 직후 “재판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특수관계”를 언급했고, 드루킹 변호인도 “불공정한 정치재판”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여당이 당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나서는 등 사법부를 상대로 전면전을 치를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도 여당을 거들고 나섰다. 이날 2차 탄핵소추 대상 법관 10명을 발표하며 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해 “영장전담 재직 시 형사수석부장에게 영장 관련 비밀을 누설한 정황이 있다”고 밝힌 것이다. 법원에선 여권의 공격에 대한 불만이 도드라졌다.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판결에 대한 비판은 자유이고 어떤 판결이든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삼권분립의 한 축, 그것도 집권 여당이 사법부 전체를 불신하고 판사 개인을 공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도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며 “사법부를 공격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법원 밖에서도 여권의 공세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성명을 내고 “어느 판결이든 불이익을 받은 당사자는 불만을 가질 수 있고 억울함을 토로할 수 있다”며 “그렇지만 법치주의 국가에서 헌법상 독립된 재판권을 가진 법관의 과거 근무 경력을 이유로 특정 법관을 비난하는 건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판결 자체에 대해선 판사들도 이견이 있긴 하다. 실형 사례가 드문 혐의인 데다 현직 광역단체장인 점 등을 이유로 김 지사의 법정구속은 법조계에서도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업무방해죄의 피해자를 포털사이트에서 네티즌까지 넓히더라도 선거 영향 목적을 양형에 적극 반영한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부장판사는 “모든 범죄의 동기가 중요하듯 선거에서 여론을 조작할 목적으로 댓글조작에 고의로 관여했다는 게 사실로 인정되면 엄벌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의 ‘확신’을 역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치적 비난을 예상하고도 감수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란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김 지사의 혐의에 대해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한 점,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상당 기간 반복된 점, 비난할 만한 범행 동기”로 양형을 높였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與 ‘김경수 구속은 사법적폐’ 규정… “촛불 흔들면 또 탄핵당할 것”

    與 ‘김경수 구속은 사법적폐’ 규정… “촛불 흔들면 또 탄핵당할 것”

    홍영표 “양승태 사단에 맞서겠다” 포문당 중진 “사법부 고질적 정치 근절해야”‘재판 불복’ 정치적 부담에도 강경 모드매머드급 ‘대책위’ 유튜브서 1심 비판金 “진실 밝힐 것” 경남도민에 옥중편지더불어민주당은 31일 김경수 경남지사 판결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필두로 한 사법농단 세력의 보복성 재판으로 규정하며 초강경 입장을 표출했다. 민주당은 박주민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청산 대책위원회’를 발족한 데 그치지 않고 전면적인 대국민 선전전에 돌입했다. 민주당이 이번 사안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2항을 꺼내 들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헌법 1조 2항에 의해 국민들이 만들어낸 정부”라며 “불순한 동기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 정부를 흔들지 말기 바란다. 그런 시도는 국민에 의해 또다시 탄핵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칫하다가는 국민의 염원으로 만들어낸 탄핵과 대선 결과를 부정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했다. 이번 사안을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 세력에 대한 탄핵, 그로 인한 조기 대선과 문재인 정부 출범 자체의 정당성을 흔드는 시도로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홍 원내대표는 또 “양승태 적폐사단이 벌이고 있는 재판농단을 빌미로 삼아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고 나아가 온 국민이 촛불로 이뤄낸 탄핵을 부정하고 대선 결과를 부정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집권여당이 재판 불복, 사법부와의 전쟁을 벌이는 것으로 비쳐지는 데 대한 정치적 부담도 안고 가겠다는 각오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중진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사법부를 향해 감히 누가 제대로 지적을 할 수 있겠느냐”며 “대통령이나 정부는 사법부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기 어렵고 비교적 자유로운 건 입법부, 국민정서에 맞는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것은 정당뿐”이라고 했다. 또 “이번 판결로 사법농단의 실태가 단적으로 드러났음을 국민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사법 독립 운운하는 사법부의 고질적인 정치행위를 이번에 반드시 끊어낼 것”이라고 했다. 대책위는 법제사법위원 전원, 사법개혁특별위원 전원,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 대행, 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 권칠승 홍보소통위원장 등 당내 요직을 총투입해 매머드급으로 꾸렸다. 대책위의 활동은 1심 판결의 법리적 모순점을 찾아내고 이를 대국민에게 알리는 대국민보고회와 장외 선전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책위 소속의 박주민·이재정·홍익표 3인은 이날 오후 민주당 유튜브 라이브 ‘씀’에 출연해 조목조목 판결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앞서 박주민 의원 등 대책위는 공식 활동 첫 행보로 이날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찾아 김 지사를 접견했다. 김 지사는 “경남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7개월간 고민하며 여러 노력을 기울였고, 서부 경남 KTX나 조선업 부활, 제조업 혁신의 기틀을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도정에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닐까 도민들께 송구하고 죄송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김 지사는 경남도민에게 보내는 옥중편지를 통해 “진실을 반드시 다시 밝히고 이른 시일 안에 다시 뵙겠다”며 “고향 가는 길 안전하게 다녀오시라”고 인사를 전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김경수 실형 판사 사퇴” 靑청원 20만명 돌파

    “김경수 실형 판사 사퇴” 靑청원 20만명 돌파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판사 전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인원이 31일 20만명을 넘었다. 여당도 재판장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정치권의 냉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전날 ‘시민의 이름으로, 김경수 지사 재판에 관련된 법원 판사 전원의 사퇴를 명령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제기된 청원은 2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한 달 내 20만 명 이상 동의’라는 청와대 공식 답변요건을 채운 것이다. 청원자는 청원 글에 “촛불혁명으로 세운 정부와 달리 사법부는 여전히 구습과 적폐적 습관을 버리지 못한 채 그동안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상식 밖의 황당한 사법적 판결을 남발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 “종국에는 신빙성 없이 오락가락하는 피의자 드루킹 김동원의 증언에만 의존한 ‘막가파식’ 유죄 판결을 김 지사에게 내리고야 말았다”고 했다. 그는 “이는 대한민국의 법치주의, 증거 우선주의의 기본을 무시하고 시민을 능멸하며, 사법부 스스로 존재가치를 부정한 매우 심각한 사법 쿠데타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재판에 관련된 법원 판사 전원의 사퇴를 명령한다”며 “대한민국의 법 수호를 이런 쿠데타 세력에 맡겨둘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김 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성창호 부장판사를 겨냥해 “본인의 열등감이랄까 부족한 논리를 앞에서 강설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유튜브 홍보채널 ‘씀’에 출연해 “객관적 증거에 의해서 (유죄를) 인정했다는 말을 유독 앞부분에서 강조했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업무방해 혐의는 궁극적으로 네이버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라며 “느닷없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해서 높은 형을 내린다는 것은 굉장히 비 법적인 논리 전개”라고 평가했다. 그는 “저는 사법농단 세력의 반격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과거 사법농단에 연루됐는데 앞으로는 공정하게 재판을 하겠다? 국민이 어떻게 납득을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여당과 여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보복 프레임’이 제기되자 법조계에서는 법치주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한변협은 이날 성명을 내 “어느 판결이든 불이익을 받은 당사자는 재판에 불만을 가질 수 있고 억울함을 토로할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법치주의 국가에서 헌법상 독립된 재판권을 가진 법관의 과거 근무 경력을 이유로 특정 법관을 비난하는 건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변협은 이어 “법원의 판결은 존중돼야 하며 판결에 대한 불복은 소송법에 따라 항소심에서 치열한 논리와 증거로 다퉈야 한다는 게 법치국가의 당연한 원칙”이라며 정치권에 냉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중국서 인권뉴스 전하면 ‘국가권력 전복 선동죄‘

    중국서 인권뉴스 전하면 ‘국가권력 전복 선동죄‘

    중국의 인권관련 소식을 전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민생관찰(民生觀察)’을 설립해 운영하던 류페이웨(劉飛躍)가 ‘국가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집권 이후 공산당 집권에 대항하는 움직임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중국 후베이성 쑤이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29일 류페이웨에게 국가권력 전복 선동죄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재판 참관을 허가받은 류의 가족에 따르면 그는 재판이 끝날 무렵 “이것은 정치적 박해다”라고 소리쳤다. 류의 어머니 딩치화는 “판결은 부당하다. 아들에게 국가권력 전복을 선동했다는 죄를 씌웠는데 아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단지 탄원하는 사람들을 도왔을 뿐이다”라며 “이제서야 아들이 자랑스럽고, 그가 공개한 말은 모두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자유를 행사한 것임을 알게 됐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오늘 당국은 아들을 유죄로 판단했지만, 당국이 중국의 법치를 파괴하고 중국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자유를 훼손하고 있음을 반증했다”며 “나는 우리 아들의 항소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더 이상 당국의 거짓된 감정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민생관찰 사이트를 통해 주장했다. 류는 지난 2006년 민생관찰을 설립해 운영하다 2016년 11월 공안에 체포돼 구금됐다. 민생관찰은 대다수 중국 미디어들이 다루지 않는 인권 박해, 시위, 공안의 권한 남용, 정부의 부정부패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다뤄왔다. 특히 중국 당국이 반체제 인사들을 정신병원에 수용해 탄압한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중국 인권단체 ‘중국인권옹호자들’(CHRD)에 따르면 류페이웨는 체포된 뒤 6개월가량 변호인 접견을 할 수 없었다. 중국 공안당국은 가족이 선임한 변호인 접근을 막거나 류페이웨의 자백을 설득해달라고 가족에게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고 CHRD은 전했다. 중국 국가안보법은 혐의자를 6개월 동안 접견을 허용하지 않고 구금할 수 있으며 이 기간 동안 고문이 자행된 사례도 있다. 류페이웨에 대한 판결은 중국 인권변호사 왕취안장(王全璋)이 ‘국가권력 전복’ 혐의로 4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은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앞서 톈진시 제2중급인민법원은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왕취안장에게 ‘국가권력을 전복하려 한 죄’를 적용해 징역 4년 6개월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산둥성 출신인 왕취안장은 지하교회 사건, 토지 수용, 파룬궁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의 변론을 맡아온 인권변호사다. 그는 ‘709 검거’ 당시 체포된 인권변호사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709 검거는 중국 당국이 2015년 7월 9일부터 약 250명에 달하는 인권변호사와 활동가들을 국가권력 전복 혐의 등으로 체포한 사건이다. 홍콩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와치의 왕야취 연구원은 “인권 사이트 편집자에 대한 사법 단죄는 중국 정부가 중국 인권탄압에 대한 독립적인 보도를 얼마나 두려워하는 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사법농단’ 지시 거부한 이탄희 판사 사직

    ‘사법농단’ 지시 거부한 이탄희 판사 사직

    임종헌 변호인단 전원 사임… 재판 차질윗선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해 사법농단 의혹이 세상에 드러나는 데 단초를 제공한 이탄희(41·사법연수원 34기) 수원지법 안양지원 판사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판사는 29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려 “1월 초에 이미 사직서를 제출하고도 말씀을 드릴 수 없어 마음(을) 앓았다”고 밝혔다. “소명의식을 가진 판사가 되고 싶었다”는 그는 “지난 시절 행정처를 중심으로 벌어진 반헌법적 행위들은 건전한 법관사회의 가치와 양식에 대한 배신이었다”고 돌이켰다. 또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끝없는 노력과 희생을 요한다는 것을 그때는 다 알지 못했다”면서 “한때는 ‘법원 자체조사가 좀 제대로 됐더라면…’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이 판사는 끝으로 동료 법관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시작만 혼자였을 뿐 많은 판사님들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 과정을 만든 한 분 한 분 모두 존경한다. 미래의 모든 판사들이 독립기관으로서의 실질을 찾아가길 기원한다”고 썼다. 이 판사는 2017년 2월 법원행정처 발령 뒤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학술대회를 견제하라는 지시를 거부했다. 이는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이 세상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11일 만에 이 판사가 안양지원으로 복귀하자 부당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진상조사위가 구성됐다. ‘판사 블랙리스트’ 등 의혹이 추가로 발견됐다. 한편 이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변호인단 11명 전원이 정식 재판을 하루 앞두고 모두 사임했다. 임 전 차장 본인도 같은 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30일 첫 공판은 파행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임은 재판부가 빠듯하게 재판을 진행하려는 것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사법농단에 저항했던 이탄희 판사 사직 “소명의식을 가진 판사가 되고 싶었다”

    사법농단에 저항했던 이탄희 판사 사직 “소명의식을 가진 판사가 되고 싶었다”

    윗선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해 사법농단 의혹이 알려지는 시작점이 된 이탄희(41·사법연수원 34기) 수원지법 안양지원 판사가 이달 초 법원에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에 “존경하는 모든 판사님들께”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이 판사가 2017년 2월 법원행정처에 발령받은 직후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여는 학술대회를 견제하라는 지시를 거부한 것이 사법농단 의혹의 시작이었다. 11일 만에 수원지법 안양지원으로 돌아간 이 판사를 두고 부당한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됐고, ‘판사 블랙리스트’ 등 의혹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 판사는 코트넷 글을 통해 먼저 “1월 초에 이미 사직서를 제출하고도 말씀을 드릴 수 없어 마음(을) 앓았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들이 그랬듯이 단 하나의 내 직업, 그에 걸맞은 소명의식을 가진 판사가 되고 싶었다”면서 “지난 시절 행정처를 중심으로 벌어진 헌법에 반하는 행위들은 건전한 법관 사회의 가치와 양식에 대한 배신이었다”고 회상했다. 뜻대로 되지 않은 결과를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 판사는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끝없는 노력과 희생을 요한다는 것을 그때는 다 알지 못했다”면서 “한때는 ‘법원 자체조사가 좀 제대로 됐더라면…’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 판사는 동료 법관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이 판사는 “시작만 혼자였을 뿐 많은 판사님들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면서 “과정을 만든 한 분 한 분 모두 존경한다”고 썼다. 또 이 판사는 “판사가 누리는 권위는 독립기관으로서의 권위”라면서 “미래의 모든 판사들이 독립기관으로서의 실질을 찾아가길 기원한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법원장과 사과/홍지민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대법원장과 사과/홍지민 사회부 차장

    국어사전을 보면 ‘사과’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대법원장과 검찰총장은 사과하고 용서 빌기 바쁘다.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파문으로, 검찰총장은 과거사 규명으로 용서를 빌고, 또 구하고 있다. 사과원장, 사과총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만하다. 차이가 있다면 대법원장이 용서를 구하는 대상이 국민 전체인 반면 검찰총장은 검찰권이 남용된 개별 사건 당사자라는 점이다. 지난 24일 새벽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파문으로 구속 수감되고 여섯 시간 남짓 만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서면을 준비해 격식을 갖춘 게 아니라 출근길에 몰려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었지만 사과는 사과다. 두 차례나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혔다. 김 대법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9월 취임 이후 1년 4개월 사이 벌써 세 번이나 사과했다. 모두 사법농단 파문이 이유다. 지난해 1월 사법농단 관련 2차 조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가 처음이었고, 넉 달 뒤 3차 조사 결과가 발표됐을 때가 두 번째였다. 대법원장으로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김 대법원장이 처음은 아니다. 1995년 2월 인천지법 경매 입찰 보증금 횡령 비리 때 윤관 대법원장이, 2006년 8월 차관급인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법조 브로커 사건에 얽혀 구속됐을 때(구속 직전 사표 수리) 이용훈 대법원장이 세상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양 전 대법원장도 현직이던 2016년 9월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현직 신분으로 구속됐을 때 국민에게 용서를 구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2008년 8월 사법부 60주년 기념식에서 과거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한 것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역대 대법원장의 대국민 사과는 일곱 번이나 있었다. 사법부가 대국민 사과의 무한 루프(컴퓨터 프로그램이 일련의 명령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에 갇힌 모양새다. 사법농단은 대법원장을 고개 숙이게 했던 과거 법조 비리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당시는 애써 개인의 일탈로 돌릴 수 있었지만 지금 국민들은 사법농단을 사법부의 일탈로 받아들이고 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그릇된 판결들은 권력에 굴복한 비자발적인 결과물이었다고 치자. 그러나 지금 사법농단 파문은 사법부가 스스로 재판의 독립, 나아가 삼권분립을 훼손한 결과물이나 다름없다. 아마 양 전 대법원장이 전직 대법원장으로서 처음으로 재판에 넘겨질 때, 전직 대법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때(물론 무죄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 전직 대법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을 때 등 헌정 사상 ‘최초’의 기록을 써 내려갈 때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는 고개를 숙여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법리 해석에 따라 무죄 판결이 나오더라도 사법부로서는 명예회복이 됐다고 좋아할 일은 아닐 것이다. 대법원장의 거듭된 사과에 우리 국민은 용서할 준비가 됐을까. 바닥을 맴도는 사법부 신뢰도를 보면 요원한 것 같다. 대법원장이 재판 거래 피해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용서를 구해도 부족할 것 같기도 하다. 반복되는 사과에 늘 변화를 다짐하지만 양치기 소년 이야기처럼 피부에 와닿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대법원장의 사과에 진정성을 불어넣는 것은 법정에서 국민들을 마주하는 일선 법관들의 몫이라고 본다. 부의 양극화가 가속하는 우리 사회에서 강자에게 서릿발 같은 판결, 약자에게 온기 가득한 판결로 법 앞에서의 양극화를 줄일 때 사법부 신뢰는 티끌에서부터 다시 쌓일 수 있을 것이다. 이것만큼은 판사 동일체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법부 치욕의 날은 반복되는 미래일 수 있다. icarus@seoul.co.kr
  • 약자에 강했던 ‘사법 엘리트’… 입법 로비·재판 거래로 무너졌다

    약자에 강했던 ‘사법 엘리트’… 입법 로비·재판 거래로 무너졌다

    “너무 완벽한 게 흠” “체제에 순응적 성향” 법원행정처 경력만 8년… 승진 코스 개척 청문회때 “권력분립, 민주주의 징표” 언행 불일치가 국가적 불행으로 이어져 유신시절 ‘긴급조치 유죄 판결’로 논란 여성단체 “인권 감수성·약자 이해 부족” 71번째 생일 앞두고 수감자 신세로 전락“너무 완벽한 게 흠이라면 흠이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24일 구속 수감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2011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다. ‘엘리트 판사’로 이름을 날렸던 양 전 대법원장은 부정적 평가를 한 증인에 대해 몹시 불쾌했을 것이다. 인사청문회 직전에도 그는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을 대기실로 모아 놓고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트레킹하면서 겪은 무용담을 풀어놓았다고 한다. 증인들이 모두 자신을 긍정적으로 증언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런 그가 2017년 9월 퇴임사에서도 밝혔듯이 ‘뜻하지 않게´ 맡은 대법원장직 때문에 스스로를 무너뜨렸다. 1월 26일생인 그는 결국 71번째 생일을 이틀 앞두고 사법부 1인자에서 구치소에 갇히는 신세로 전락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97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군법무관을 거쳐 1975년 판사가 됐다. 사법연수원 수료생 중 최고만 갈 수 있다는 서울민사지방법원에 당당히 입성한 그는 2005년 대법관에 임명되기까지 30년 동안 사법부 내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동료 판사들이 서울과 지방을 오갈 때,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과 법원행정처에서 번갈아 근무하며 대법관으로 가는 승진 코스를 개척했다. 법원행정처에서의 경력만 8년이다. 대법원도 2005년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을 대법관으로 추천한 이유로 재판 실무와 사법 행정에 탁월하다는 점을 높이 샀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에 처음 불려 갈 때도 “안 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을 정도로 행정보다는 재판을 더 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재판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 1999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초대 수석부장판사 때다. 당시 외환위기 여파로 도산 직전에 몰린 기업들이 사느냐, 죽느냐를 결정 짓는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나름의 절차와 기준을 가지고 부실 기업들을 회생시켰다. 2001년 서울지법 북부지원장(현 서울북부지법원장) 시절, 그는 “남성 우선 호주 승계 등을 규정한 민법 조항이 남녀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며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보수적인 법조계에서 소신 판결을 했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이듬해인 2002년 양 전 대법원장은 한국여성단체연합으로부터 ‘여성권익 디딤돌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9년 뒤인 2011년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양승태를 반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법부 독립 수호나 사법개혁 실천에 대한 의지가 의심스럽고, 대법원장으로서 갖춰야 할 인권 감수성과 사회적 소수자, 약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2003년 4차 사법파동 때 법원행정처 차장으로서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번복한 것도 문제 삼았다. 또 1970년대 유신 시절 긴급조치 사건에 배석 판사로 참여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도 논란이 됐다. 이런 우려에도 국회 청문회를 무사 통과한 양 전 대법원장은 본격적으로 상고법원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행정처를 활용한 의회 로비, 청와대와의 재판 거래 등 각종 불법 행위 등이 자행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글을 올린 판사에 대해 사찰을 하도록 지시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그동안 양 전 대법원장이 그토록 강조했던 재판의 독립과 법관의 독립은 말뿐이었던 것일까. 그는 2011년 청문회 당시 이런 얘기를 했다. “절대적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법언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권력분립의 원칙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기본적 징표라고 확신한다. 특히 사법의 독립 없이는 민주주의가 이뤄질 수 없다는 데에 신앙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 말과 행동의 불일치가 불러온 비극은 개인의 몰락을 넘어 국가적 불행이 됐다. 제왕적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 보수화와 관료화로 인한 폐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긴급조치 사건에서 유죄를 선고했다는 것만 봐도 얼마나 체제 순응적인지 알 수 있다”면서 “엘리트 법관으로서 사법부를 관료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1면에서

    재판의 독립과 법치주의를 강조해 온 양 전 대법원장이 철창 신세를 지게 되면서 사법 불신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 내부의 내홍도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자칫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불만이 쏟아질 수 있어서다. 보수 법관들을 중심으로 줄사퇴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박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또 기각됐다. 전날 박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허경호 서울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고, 추가된 피의 사실 일부는 범죄 성립 여부에 의문이 있다”면서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에 비춰 구속의 사유을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구속 기소된 임 전 차장에서 양 전 대법원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었던 박 전 대법관의 신병도 확보하고자 했던 검찰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검찰은 지난달 초 “공모 관계 성립에 의문이 있다”는 이유로 박 전 대법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보강 수사를 통해 영장을 재청구했다.
  • 71년 사법부 초유의 치욕…양승태 구속 수감

    71년 사법부 초유의 치욕…양승태 구속 수감

    개입·판사 블랙리스트 등 40개 혐의 법원 “범죄 사실 상당히 소명” 영장 발부 사법부 불신 불가피… 내홍 격화 조짐도 “박병대 혐의 소명 불충분” 영장 또 기각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이 24일 구속 수감됐다.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된 것은 사법 71년 사상 처음으로, 사법부로서는 치욕의 날을 맞게 됐다. 법원 스스로 사법농단의 실체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어서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62) 전 대법관은 두 번째 구속 위기에서도 살아 남았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 소명되고, 사안 중대하다”면서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 6년간 대법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등 재판 개입을 비롯해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헌법재판소 기밀 유출, 법원 공보관실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검찰이 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범죄 사실만 40여개에 달한다. 직권남용 외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중처벌상 국고손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죄목도 적용됐다. 명 부장판사의 심리로 전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단순히 보고받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범행을 주도했다는 검찰의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그간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를 받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됐기 때문에 직접 지시를 한 최종 책임자도 구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펴왔다. 앞서 검찰 출신인 명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양 전 대법원장의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하기도 했다. 재판의 독립과 법치주의를 강조해 온 양 전 대법원장이 철창 신세를 지게 되면서 사법 불신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 내부의 내홍도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자칫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불만이 쏟아질 수 있어서다. 보수 법관들을 중심으로 줄사퇴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박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또 기각됐다. 전날 박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허경호 서울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고, 추가된 피의 사실 일부는 범죄 성립 여부에 의문이 있다”면서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에 비춰 구속의 사유을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구속 기소된 임 전 차장에서 양 전 대법원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었던 박 전 대법관의 신병도 확보하고자 했던 검찰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검찰은 지난달 초 “공모 관계 성립에 의문이 있다”는 이유로 박 전 대법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보강 수사를 통해 영장을 재청구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전직 사법부 수장, 헌정 사상 첫 구속

    전직 사법부 수장, 헌정 사상 첫 구속

    법원, 사법농단 실체 인정한 셈박 전 대법관은 구속 위기 모면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71) 전 대법원장이 24일 구속 수감됐다.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된 것은 사법 71년 사상 처음으로, 사법부로서는 치욕의 날을 맞게 됐다. 법원 스스로 사법농단의 실체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어서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62) 전 대법관은 두 번째 구속 위기에서도 살아 남았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 소명되고, 사안 중대하다”면서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9월부터 2017년 9월까지 6년간 대법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등 재판 개입을 비롯해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헌법재판소 기밀 유출, 법원 공보관실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검찰이 영장 청구서에 적시한 범죄 사실만 40여개에 달한다. 직권남용 외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중처벌상 국고손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죄목도 적용됐다. 명 부장판사의 심리로 전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단순히 보고받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범행을 주도했다는 검찰의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그간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를 받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됐기 때문에 직접 지시를 한 최종 책임자도 구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펴왔다. 앞서 검찰 출신인 명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양 전 대법원장의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하기도 했다. 재판의 독립과 법치주의를 강조해 온 양 전 대법원장이 철창 신세를 지게 되면서 사법 불신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 내부의 내홍도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자칫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불만이 쏟아질 수 있어서다. 보수 법관들을 중심으로 줄사퇴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박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또 기각됐다. 전날 박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허경호 서울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고, 추가된 피의 사실 일부는 범죄 성립 여부에 의문이 있다”면서 “현재까지의 수사 경과에 비춰 구속의 사유을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구속 기소된 임 전 차장에서 양 전 대법원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었던 박 전 대법관의 신병도 확보하고자 했던 검찰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검찰은 지난달 초 “공모 관계 성립에 의문이 있다”는 이유로 박 전 대법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보강 수사를 통해 영장을 재청구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자정 능력 없는 체육계… 빙상연맹부터 해체하고 쇄신하라”

    “자정 능력 없는 체육계… 빙상연맹부터 해체하고 쇄신하라”

     “파문 이후 열흘이 지났는데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하는 등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점이 너무도 명백하다. 해서 빙상연맹을 해체하는 등 강력한 쇄신 의지를 안팎에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 심석희(22·한국체대)의 용기있는 고백 이후 열흘 넘게 흘렀지만 정부나 대한체육회 대응에 여러 한계가 보인다며 18일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마주한 전문가 3인 모두 한목소리를 냈다. 임병선 선임기자가 사회를 본 좌담에서 함은주 문화연대 집행위원,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 소장, 성문정 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위원이 아프게 지적한 내용들을 간추린다. 사회체육계의 현재 상황 보면서 힘들고 곤혹스러울 것 같다. 어떻게 보는지.  성문정한번 휘몰아치는 폭풍인 것 같다. 그동안 보면 6개월 정도 떠들썩하다가 흐지부지되곤 했다. 그 과정에 정부가 이슈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독립적인 기구나 역할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자신들의 권한이 축소된다고 느낀다. 당사자인 체육회는 면피하고 적당히 몇 사람 문책하면 잊는 일이 되풀이됐다. 정부 대책을 보면 지극히 단편적이고 왜 우리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느냐는 본질을 보지 못한다.  최동호과거와 다른 조짐이 있긴 하다. 젊은빙상인연대란 선수 출신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이어지고 있다. 언론에서도 자극적, 선정적으로 다루는 문제가 반복되지만 이참에 바꾸자고 목소리를 낸다.  함은주이번에 못 바꾸면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부문별로 연대의 노력이 커지는 등 각오도 커졌고 의지도 결연해졌다. 이번에는 바뀔 것이라고, 믿고 싶다.  성문정체육회나 정부의 개선안 보면 자정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체육계가 여전히 내부적으로 문제를 풀고자 한다. 피해자만 떠나는 구조가 됐다.  지난 11일 안민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윤리센터안 역시 제3의 기관일 뿐, 실질적 조사 권한이 없고 교육·홍보하는 기관에 불과하다. 최소한 사법경찰권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가해자 강제소환권도 없다. 인지했는데도 조사를 안하면 법적으로 처벌받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 공약이라고 윤리센터만 던져놓았다고 볼 수 있다.  최동호 지난해 초부터 문체부에서 설문조사도 해 나도 사법 조사권을 부여하라고 촉구했는데 빠져 있다니 실망스럽다.  체육회 자정 능력 절대로 없다. 스포츠에는 적절하지 않은 말일 수 있지만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 스포츠 권력의 교체가 필요하다.  함은주윤리센터를 요구했던 것은 외부 사람이 들어와서 통제, 관리하고 지켜볼 수 있는 기관을 만들어달라는 것이었다. 기존에 어떻게 운영되고 있었길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인지, 한국 체육이 지향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 명확히 논의하고 만들자는 것이었지, 이렇게 서둘러 만들자는 취지가 아니었다.  미국의 세이프 스포츠가 우리가 지향하는 바와 비슷하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의 권한을 위임받아 상담과 법률 지원 연결 뿐만 아니라 신고 접수, 교육하는 기관이다.  최동호자꾸 기구만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 지금 인권센터와 선수위원회에 제대로 된 사람 앉히면 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빙상연맹 해체시켜라. 선수 선발 등록 등은 체육회에서 할 수 있으니 이런 의지와 강력한 시그널 보내야 한다.  국위 선양 붙잡고 여태까지 먹고산 분들은 메달만 따면 정부도 용인했기 때문에 군림할 수 있었다. 엘리트 스포츠 붙잡고 평생을 살아온 분이 대통령이 한마디 하니까 버릴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 보며 절망했다. 이런 인물들이 남아있는 한 체육계는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함은주메달을 포기하고라도 바꾸겠다고 다짐한 것은 그동안 체육회가 메달만을 위해 매진했다는 것을 스스로 고해한 셈이다.  정용철 서강대 교수에게 어느 동료 교수가 얘기했다더라. ‘네 말대로 해 다음 올림픽에서 20~30위로 떨어지면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정 교수는 ‘월드컵 본선 진출 못해도 의연할 수 있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고 대꾸했다더라.  최동호70~80년을 이어온 주류 세력은 교묘하게 반격한다. 자신들 입지가 흔들리면 한국 스포츠의 위기라고 증폭시킨다. 평창동계올림픽이나 리우올림픽 때도 목표에 미달했다며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투자가 줄어서 위기라고 한다.  시민사회가 이런 논리를 깨야 한다. 앞의 그 교수가 얘기한 책임, 아무일도 아니고 망하는 것도 아니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들도 그 논리에 젖어 선수들을 운동 기계로 보고, 국위 선양의 관점에 익숙해 있다. 참여하거나 즐기는 게 아니라 박수 보내고 환호하다 국제무대에서 조금 처지면 실망하고 질타하는 식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본선 못 가도 상관 없으니 애들 데려다 때리고 공부 안 시키는 것 고쳐도 좋아, 이렇게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함은주그 출발은 남의 일이 아닌, 스포츠를 내 일처럼 인식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최동호심석희와 스포츠 미투를 넘어 정말 판을 바꾸려면 다른 얘기를 해야 한다. 빙상연맹 해체다. 문제를 일으킨 게 한두 번도 아니다. 다시 출발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동계올림픽 등 아무런 문제 없다, 연맹 해체가 뭐 그리 큰일인가, 문제 없다, 다시 논의해보자는 것이다.  사회스포츠가 무엇이냐는 질문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얘기인 것 같다.  최동호국가주의 대 개인주의 프레임, 엘리트 대 생활체육 프레임 만들고 싶다. 국민들도 국가주의 프로파간다에 세뇌돼 있으니 화두나 논란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책임있는 분들이 빙상연맹 해체하겠다고 나서야 한다.  성문정빙상연맹 해체해도 선수 피해 갈 일 없다. 지금 결단할 때가 오긴 했다. 체육단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정부가 무기력하고 의지 없다고 보인다. 국민들이 체육회에 맡기면 안된다는 것 뻔히 알면서도 월드컵과 올림픽 때만 되면 미치고 거기에 묻혀 그냥 놔둔다.  모든 특혜 누리며 밥만 먹으며 그거 하라고 하고, 그것밖에 못하나 질책하는 시스템이 과연 선진형이냐? 예전 사회주의 국가도 이러지 않았다.  국가대표 훈련일이 260일인데 그걸 어떻게 채우겠느냐. 진천선수촌은 세계 최고급으로 갖췄는데 리우와 평창 성적은 뒤로 갔다. 예전에는 대표팀에서 배운 것들을 소속팀에 돌아가 전수하곤 했는데 그렇지도 않다. 그래서 저변이 다 무너진다. 정부가 앞장서 그렇게 하고 있다.  체육회 권력을 민주적 지향점을 지닌 인사들, 가치를 길게 보는 사람으로 채워야 하는데 정부가 그렇지 못하게 만든다. 예산 분배도 종목 단체에 직접 권한을 줬다가 조윤선 전 장관 때 원위치했다. 종목단체가 스스로 살림할 수 있는 능력 갖춰야 하는데 체육회가 다 해주고 보호막 쳐준다. 그러니 이 사람들이 무슨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이번에 문제 터졌을 때 기자 질의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빙상연맹 해체하겠다고 말했어야 했다. 또 훈련 일수 조정하겠다고 했어야 했다. 그러면 여기저기서 반발 터져나오고 논의를 통해 수렴하고 혁신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도권을 이미 정부가 빼앗겼다고 본다.  최동호전적으로 동의한다. 체육계 자정과 미래 설계 능력 없다. 정부가 자꾸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정부가 앞장서 올림픽과 월드컵 성적 걱정한다. 언론도 이를 부채질한다.  성문정체육계 안팎이 모두 무르다. 관료들은 유독 체육계와 체육회에 밀린다. 체육회 출입 기자들도 혜택을 누리니 강하게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모두가 방관할 뿐이다.  함은주늘 인식하며 고민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체육계 혁신의 어려운 점은 내부인이 나서지 않으면 사회 다른 부문으로부터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선수들이나 학부모들이 나서야 하는데 그걸 어렵게 만드는 여건이 분명히 있다. 심석희의 폭로 이전에 테니스 김은희씨가 있었고, 신유용씨가 지난해부터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제야 힘을 받게 됐다. 이런 점들이 고민스럽다.  함은주내부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외부에서 압박해줄 필요 있다. 지금 진행되는 사건들이 합리적으로 해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체조협회 임원 사건 때 피해자와 가해자 진술만으로 다퉜다. 내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다. 그러면 또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이다.  성문정맞는 말씀이다. 인지 신고 의무화를 도입할 필요 있다. 1차 가해자에 준하는 처벌할 필요가 있다. 외국엔 코치 윤리 강령이 있는데 대한체육회 규정을 살펴보니 국가대표 관리 지침에 남자가 여자숙소 들어가지 말라는 것, 딱 하나 있더라. 외국은 밀실에서의 일대일 만남, 훈련 외에 사적 면담 못하게 못박아 서명하도록 한다.  지도자 윤리강령 만들어놓고 계약 때 준수사항 서명하게 하고 처벌하게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안 지켰을 때 해촉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사회이런저런 제도는 많이 갖춰져 있지만 엉성하다는 얘기인가.  성문정그렇다. 대한체육회를 정부가 관리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정부는 정보도 많고 상황 판단을 종합적으로 할 수 있다. 그런데 안한다. 그래서 방조한다고 얘기한다. 얼마 전 문체부 간부가 체육회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기능도 함께 갖고 있어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변명했는데 비겁하다고 말할 수 있다.  체육회가 그런 얘기를 꺼내면 문체부가 한국올림픽위원회(KOC)와 분리하자고 치고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 정부가 개입하면 안되고, 재정 지원 4000억원 받는 건 땡큐고, 그때마다 다른 얘기를 하는데 그것을 정부가 얼버무린다.  사회체육회가 두 개의 모자를 편한 대로 고쳐 쓰는데 정부가 그걸 비호하니 더 나쁘다는 얘기인 것 같다.  성문정맞다. 과거에는 올림픽 메달만 따면 잘했다고 넘어갔지만 지금은 나쁜 집단, 시스템 문제 있다고 나오는 것이다. 정부는 노력했다고 하겠지만 본질을 건드리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사건 터지니 개입 못하겠다고, 방관자를 자처하고 있다.  함은주우리가 성명서 발표한 것 있다. 궤변이라고. 평창 분산 개최 얘기할 때 IOC에 서한 보냈고, 평창에서 만났고, IOC 본부 가서 직접 담당관 만났다. 이 상황은 결코 정치적이지 않다. 체육회가 잘못해 자초한 일인데 그런 이유를 들이댄다면 가당찮은 일이다.  최동호문체부 간부의 진의는 따로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성문정그렇다. 쿠웨이트가 과거 문제 된 것은 NOC 위원장과 위원들을 정부가 선임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진의는 어떨지 몰라도, 별도로 가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얘기했어야 했다. 그 점이 아쉽다는 얘기다.  최동호동의한다. 불경스러운 일, 감히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 그런게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책임있는 공직자라면 격랑 속에서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  사회이제 정리를 해보자. 정부는 의지 없고, 대한체육회는 기득권만 지키려 하고, 시민단체 뒷심 없고, 언론은 방관자라면 이 난국을 어떻게 누가 수습하는가.  최동호이기흥 회장 개인의 퇴장이 아니라 기득권의 퇴장이다. 아마 그가 물러난다면 엘리트 스포츠의 폐해를 국민들도 철저히 반성했다는 반증일 수 있다. 빙상연맹 해체해도 문제 없다, 큰일 아니다는 것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4년 뒤 이런 비슷한 일이 터졌을 때 조금 더 나아간 모습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성문정문체부가 국정 철학 기조만 따르면 된다. 정부의 법인 등록 권한만 활용해도 된다. 법인이 목적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해산시킬 수 있다. 체육회 관리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 누가 너무하다고 얘기하겠느냐.  함은주규정 잘 갖춰졌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운영자의 의지 만으로도 제재 가능하다. 성(젠더) 감수성 있는 이들이 권한을 행사했으면 그런 가해자들 발 못 붙였을 것이다. 여론의 압박이 있고, 그 영향을 받아 운영하는 사람이 의지를 보이니까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  사회체육회 내부적으로는 어떤가요.  최동호저희는 이기흥 대책회의라고 이름 붙였는데 인권의식은 없는데 정치적 감각은 탁월하다. 여성인권진흥원에 전화해 도와달라고 하고, 체육회장을 지낸 원로에게 매달리고, 최근에 시도협회 지도자들 시켜서 결의대회 열게 하는데 그게 또 언론에 먹히니 문제다.  함은주선수촌 여성 부촌장 내정 소문도 젠더 감수성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증명된다. 신유용씨가 처음 폭로했던 지난해 아무것도 안한 분이, 그런 문제가 제기된 걸 모를 리 없는 분이 부촌장으로 임명된다니 얼마나 웃긴가. 그걸 보고 어떤 선수가 인권이 보호받겠구나 생각하겠는가 말이다.  사회오늘 말씀들이 체육계가 바로 서는 계기가 되는 데 힘이 됐으면 합니다.  정리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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