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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병대 상륙작전권 되찾았다

    해병대가 38년 만에 상륙작전권을 되찾게 됐다. 국회 국방위는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해군에 넘어갔던 해병대의 인사·예산권을 강화하고 상륙작전권을 부활시키는 내용을 담아 이른바 ’해병대 독립법안’으로 불린 국군조직법 및 군인사법 개정안 등을 격론 끝에 통과시켰다. 해병대의 상륙작전권은 1973년 법 개정 때 삭제돼 해군으로 흡수됐다. 국군조직법 개정안은 지금까지 해군 참모총장에게서 위임받아 행사하도록 했던 해병대 사령관의 지휘·감독권한을 강화하고, 상륙작전을 해병대의 주임무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법안심사소위가 ‘해군은 해상작전, 해병대는 상륙작전’ 식으로 나눴던 주임무 규정은 ‘해군은 상륙작전을 포함한 해상작전을, 해병대는 상륙작전을 주임무로 한다.’는 내용으로 수정됐다. 김관진 국방장관과 군 장성 출신 의원들이 “해군의 상륙작전권이 배제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소위안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은 “야전예규와 작전계획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찬 해군 참모총장도 이례적으로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반대 입장을 설명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개특위, 전관예우 금지법 4월 국회서 우선 처리키로

    사개특위, 전관예우 금지법 4월 국회서 우선 처리키로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판·검사 등 퇴직 변호사의 수임을 일정 기간 금지하는 전관예우 방지안을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법원, 검찰, 경찰, 공정거래위, 군 등에서 재직했던 변호사는 ‘퇴직 전 1년 이내 근무하다가 퇴직한 기관’의 관할 사건을 1년간 수임할 수 없게 된다. 사개특위는 또 로스쿨을 수료해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예비 법조인은 6개월 이상 법원, 검찰, 대한변협, 법무법인, 국회 등에서 실무수습을 거쳐야 사건 수임이나 개업이 가능토록 한 변호사법 개정안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대검 중수부의 수사기능 폐지, 특별수사청(특수청) 신설, 대법관 증원 등 중요 쟁점 사안들은 의원들 간 찬반 의견이 엇갈려 법원·검찰관계법소위에서 더 논의하기로 했다. 특위는 특별수사청 신설안 등을 일부 합의된 사안들과 함께 6월 임시국회 때 처리하기로 했다. 다만 6월 국회에서의 처리 전망도 불투명하다. 여야 간 입장차가 워낙 크다. 한나라당은 특수청 신설에 부정적이다. 반면 민주당은 특수청 신설에 적극적이다. 한발 더 나아가 수사 대상을 확대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일부 법조 출신 의원들은 ‘친정’의 편에 서서 엇갈린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검찰 출신인 주광덕·박민식 한나라당 의원은 특수청 신설안과 관련해 “외국인이 보기에 우리나라 판·검사, 국회의원들은 비리 집단으로 비칠 것”이라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반면 판사 출신인 홍일표 한나라당 의원은 “대법관 수를 20명까지 늘린다는 것은 대법원의 위상에 큰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며 반대한다. 역시 판사 출신인 조배숙 민주당 의원도 “대법관 증원에 기본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모든 개혁안을 한꺼번에 처리하려다 보면 결국 아무 성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년 넘게 되풀이해 온 찬반 논쟁을 특위 활동시한인 6월 말까지 끝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날 법원·검찰·변호사관계법 등 3개 소위는 그동안의 논의 내용을 종합 보고했다. 법원소위 위원장인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2013년부터 경력 3년 이상 법조인을 법관으로 임용하고 매년 경력 조건을 1년씩 올려 2020년부터는 법조 경력 10년 이상 법조인 가운데에서만 법관을 임용하는 법조 일원화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법원소위는 ‘판결문 공개’를 위해 민사소송법과 형사소송법을 개정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증거목록 공개는 비실명화를 한 뒤 공개하면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논의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소위는 또 대법관을 현재 14명에서 20명으로 늘려 2개 합의체를 운영하되 두 합의체의 판결이 엇갈릴 경우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연합전원합의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다만 의원들 간 의견이 엇갈려 소위에서 구체안을 좀 더 논의하기로 했다. 양형기준법은 양형기준위원회를 대법원에서 독립시키고 양형위에서 만든 양형 기준은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하지만 이 역시 찬반 양론으로 의견이 갈렸다. 법원의 영장 심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영장항고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단 검사는 새로운 사실에 대한 증거가 있을 때만 영장을 재청구할 수 있으며 검사뿐 아니라 피의자에게도 즉시 항고권이 주어진다. 검찰소위 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경찰 수사권과 관련, “경찰의 수사개시권을 명문화하고, 경찰은 검사의 수사지휘를 따라야 한다는 내용을 형사소송법에 담도록 했다.”고 보고했다. 검찰소위는 압수수색 적부심제를 도입해 사후에 적절성을 따질 수 있게 했다. 피의사실공표죄의 적용 대상을 변호사까지 포함시키는 안은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변호사소위는 법무법인 설립 요건을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구성원 5명 이상, 구성원 중 1명 이상이 법조 10년 이상 경력’을 요구했던 조건을 ‘구성원 3명 이상, 법조경력 5년 이상’으로 낮췄다. 변호사가 아닌 고위 공직 퇴직자의 로펌 취업 문제에 대해선 활동내역에 대한 보고의무를 적용하기로 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중수부 폐지 반발 검찰 이기주의 안 돼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폐지될 위기에 놓였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의 검찰관계법 심사소위는 그제 중수부의 수사기능 폐지에 합의했다. 검찰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당초 원안을 고수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검찰청법 시행령 개정안을 어제까지 제출토록 통보했다. 검찰에 대한 사개특위의 실질적인 압박이다. 하지만 검찰은 사개특위의 요구에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존 방침을 거듭 고수하며 개정안을 내지 않았다. 중수부 폐지라는 국회의 통첩을 묵살한 처사다. 우리는 검찰의 반발에 대해 “대안도 없이 무턱대고 사개특위의 결정을 거부만 할 것인가.”라고 묻고 싶다. 또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지 않았는지를 자문·자성해 보길 주문하는 바이다. 중수부는 부정·부패 척결의 상징이다. 사정(司正)의 최고 중추기관이다. 검찰이 중수부 폐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검찰총장의 직할조직으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비리, 불법대선자금사건 등 굵직굵직한 비리사건 처리를 도맡아 사회정의 구현에 기여했다. 하지만 막강한 힘을 행사하면서 때론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시비에 휩싸이기도 했다. ‘검찰공화국’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검찰권이 정치권을 압도하기도 했다. 중수부 폐지는 검찰 개혁의 출발점이다. 검찰은 국회가 중수부의 기능을 강제할 권한이 없다고 항변한다. 검찰청의 기구 설치와 기능이 대통령령으로 규정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총장의 권한이 축소돼 오히려 정치권에 휘둘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국회의 요구는 국민을 대신해 검찰의 탈바꿈을 요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우리도 이미 중수부는 폐지를 포함해 새로 단장하는 것이 시대 흐름에도 맞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수부 역할은 지검 특수부에 넘겨도 별 무리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권력의 크기에만 집착해 중수부 존치를 부르짖는 것은 검찰의 직역이기주의로 볼 수밖에 없다. 중수부 존치 여부가 국민 생활과 무슨 상관인가. 검찰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검찰상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 해병대사령관에게 인사·예산권 준다

    국회 국방위원회가 오는 21일 전체회의에서 해병대 인사와 예산 독립성 등을 대폭 강화한 내용의 국군조직법과 군인사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국방위 법안심사소위가 지난 15일 관련법 개정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에 따라 전체회의 통과도 순탄할 전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군인사법에 규정된 장교 임용과 중요 부서장, 병과장 임명권과 진급권 등 해군 참모총장의 권한을 해병대사령관이 위임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해병대사령관이 해병대의 인사와 예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새로 임관하는 해병 초급장교의 호칭은 기존 해군소위에서 해병 소위로 바뀌고 해군참모총장 명의로 발급되는 해병들의 전역증명서도 해병대사령관 명의로 바뀐다. 이와 함께 해병대에 필요한 전력도 해군과 분리해 독자적으로 요구하고 국방부와 합참의 승인을 받게 된다. 이 밖에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육·해·공군참모총장이 위원인 합동참모회의에 배석, 의견을 낼 수 있게 된다. 군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합동참모회의에서 해병대의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개정안은 해병대의 임무를 ‘상륙작전’으로 규정했다. 현행 국군조직법상 해상 및 상륙작전이 해군의 임무로 포함돼 있던 것을 해병대에도 별도의 임무로 명확히 주어진 셈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독자의 소리] 독점적 영장청구권 문제있다/경찰교육원 수사학과 교수 김경수

    최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6인 소위원회의 경찰수사권 독립 문제를 두고 극한 대립이 벌어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경찰수사권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에 대한 개선이 아닌가 싶다.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헌법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영장청구권자를 누구로 할 것인가는 헌법에서 규정하기보다는 입법정책적 문제이므로 법률에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사법경찰관이 직접 법관에게 영장을 신청하더라도 법원의 사법적 통제가 제대로 가동된다면 영장신청권의 남용 등은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계속적으로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주장하는 것은 기관 이기주의적 사고이며, 법원의 사법적 판단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에 대한 개선이야말로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권력분립의 실천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경찰교육원 수사학과 교수 김경수
  • [열린세상] 12인의 성난 사람들/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열린세상] 12인의 성난 사람들/이상건 서울대 의대 교수

    일부 튀는 판결과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판결, 그리고 들쑥날쑥한 양형 등으로 사법부에 대한 실망의 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래서 직접 일반 시민이 참여하여 균형감각을 찾는다는 점에서 배심원제가 그럴듯해 보일 수 있다. ‘12인의 성난 사람들’이라는 영화가 있다.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린 사람이 있다. 주인공을 제외한 11명의 배심원이 모두 이 사람의 유죄를 확신하는 상황에서 주인공만 증거를 대며 무죄를 주장한다. 초반은 거칠게 유죄를 밀어붙이는 한 사람으로 인해 주인공을 뺀 모두 유죄에 동의한다. 영화는 상영 내내 주인공의 끈질긴 설득으로 한 사람 한 사람씩 무죄로 돌아서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물론 끝내 무죄를 선고받고 진실이 승리한다. 그러나 진실이 인정받는 험난한 과정을 보면서 배심원제 도입을 검토한다는 목적으로 시범적으로나마 국민참여재판제도를 운용하는 우리에게도 걱정이 없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내에 줄기찬 노력으로 이제 말석이나마 선진국의 한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 과정 중에 선진국의 많은 제도를 받아들이고 우리 것으로 만드는 놀라운 역량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선진국의 제도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받아들이지 말아야 할 세 가지 제도가 있다. 총기 소지 자유, 양원제, 그리고 배심원제다. 총기 소지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겠다. 양원제는 사실 일의 분담과 견제, 신중이라는 측면에서 장점이 많은 제도다. 그러나 우리처럼 무조건 반대와 투쟁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는 싸움판이 늘어나는 역할밖에 못할 것이다. 배심원제는 미국 개척기부터 있어온 제도인데, 시민재판이라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많은 문제가 있다. 범죄의 입증보다는 배심원이 받는 인상이 우선이다. 유명 전직 미식축구 선수의 사건처럼 아직도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 판결을 보라. 여기에다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는 더 문제가 많다. 우선 우리나라 사람들은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 교과과정에도 토론교육이 턱없이 부족하다. 목소리 큰 한 사람의 의견을 따라가거나 다수의 의견에 편안하게 몸을 맡겨 버릴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로 12명이라면 충분한 숫자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착각이다. 만일 이 12명이 충분한 법률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독립적으로 판단한 후에 표결을 한다면 그래도 합리적인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12명이 처음부터 모여 토론을 하게 되는 것이 문제다. 영화에서와 같이 합리적인 반대 의견은 묻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이 12명은 독립적인 12가 아니라 하나로 세는 것이 맞다. 더 나은 방법으로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을 여러 개 만들어 한 재판을 독립적으로 판단하게 한 후 결과를 합쳐볼 수 있겠다. 그러나 과학자인 도킨즈가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합리적인 결과를 얻기 위하여 도대체 얼마나 많은 팀을 만들어야 하는지도 문제다. 그래서 결국 세명 정도의 충분한 법률 지식을 갖는 판사들이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타당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합의부가 이 제도와 유사한 듯 보이지만 문제는 있다. 합의부는 판사 두명과 부장판사 한명으로 구성돼 있다. 판사 중 한 사람이 주심을 맡는다. 결국 재판에 정말 기여하는 판사는 주심과 부장판사가 될 것이고 이 경우 상하관계가 있으므로 독립적인 판결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처음부터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므로 완전히 독립적인 판단이라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새로운 방법으로 이런 것은 어떨까. 세명의 경험이 많고 독립적인 관계의 판사들이 중간에 의견 교환 없이 재판을 진행하고 나름대로의 법률 적용을 마친 후에 의견을 맞춰 보는 방법이다. 아마 대부분은 사소한 조율만 필요할 정도로 의견이 비슷할 것이다. 큰 차이가 발생한 경우 그때 토론이 이루어지면 된다. 이 제도가 시행되려면 지금보다 많은 수의 판사가 필요하다. 다행히 요즘 배출되는 새로운 법조인의 숫자는 충분하므로 적절한 교육과 경험이 더해지면 앞으로 이 숫자를 맞추는 데는 무리가 없겠다. 선진국 제도라고 무조건 받아들이지 말고 우리만의 합리적이면서도 독특한 제도를 만드는 것도 의의가 있다.
  • [사설] 그럼 검찰은 도대체 어떤 개혁 하자는 건가

    김준규 검찰총장이 그제 경기 용인시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전국 고검장 및 검사장 워크숍에서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6인소위원회의 검찰 개혁안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판·검사 수사전담 특별수사청 신설, 경찰의 수사개시권 명문화 등이 핵심이다. 김 총장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 대해 “국민을 편하게 하고 경찰을 불편하게 하는 게 개혁이지,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경찰을 편하게 하는 것이 바른 개혁이냐.”고 말했다. 김 총장의 말대로라면 그냥 ‘이대로’ 가자는 게 아닌가. 실망스럽다. 중수부는 수명이 다 돼 폐지 대상으로 논의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1961년 대검 중앙수사국으로 출발한 중수부는 부패 척결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등에 특수부가 만들어지면서 중수부의 역할은 줄어들었다. 2000년대 들어 중수부가 수사능력을 의심받는 일도 적지 않았다. 특별수사청 신설은 검찰이 스스로 되물어봐야 한다. 1999년 옷로비 사건에 대한 불신으로 특별검사제가 도입됐고, 특별수사청과 비슷한 개념의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이 오래전부터 거론돼 오지 않았는가. 경찰의 수사개시권 명문화 문제도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과 같다.’는 논리로만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경찰의 수준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검찰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정의를 위해 노력해 왔다. 사개특위의 안을 반대만 하지 말고 개혁을 위한 전제조건이 있으면 당당히 밝히고 허심탄회한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법무부장관에게 인사권을,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검사장들에게 수사권을 주면서 중수부를 폐지하면 검찰총장은 허수아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중수부를 폐지하되 검찰의 인사권을 제대로 넘겨받고 수사에 책임을 지는 방식 등을 제안해 보라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세청장,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찰청장의 상호 역할 등을 참고할 필요도 있다. 검찰이 개혁 저항세력으로 낙인찍혀서야 사회 정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 [씨줄날줄] 대검 중수부/박홍기 논설위원

    검찰의 심벌마크는 대나무의 올곧음에서 나왔다. 직선을 병렬 배치해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 이미지를 담았다. 상단의 곡선은 천칭저울의 받침을, 중앙의 직선은 칼을 형상화했다. 균형과 함께 공평한 사고와 냉철한 판단을 표현한 것이다. 다섯개의 직선은 중앙을 기준으로 정의, 왼쪽은 진실과 공정, 오른쪽은 인권과 청렴을 의미한다. 청색은 합리성과 이성을 상징한다. 검찰 수장은 검찰총장이다. 대법원장, 감사원장, 경찰청장과 명칭부터 사뭇 다르다. 준사법기관인 검사와 감찰 조직을 거느리고 다스리며 통괄하는 까닭이다. 검찰총장은 직할 부서로 중앙수사부를 갖고 있다. 중수부는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 청와대로부터 직접 명령을 받은 ‘하명사건 ’, 굵직한 부패·비리사건만을 수사하는 곳이다. 따라서 위상과 위력은 엄청나다. 칼을 뽑으면 ‘살아있는 권력’도 움츠릴 수밖에 없다. 중수부의 뿌리는 1961년 4월 출범한 대검 중앙수사국에 두고 있다. 대형 경제·정치 사건을 맡는 미 연방수사국(FBI)을 본떠 출발했지만 초기에는 국내 대공정보 수사를 맡았다. 1973년 특별수사부를 거쳐 1981년 현재의 중앙수사부로 개편됐다. 중수부는 지검·지청에서 수사 경험을 쌓은 ‘칼잡이’ 중에서도 1급에 꼽히는 특수통 검사들을 파견받아 진용을 짠다. 최정예 검사들이 모인 최고의 조직이다. 중수부 수사는 상당한 성과를 냈지만 정치적 시비와 논란도 적지 않았다. 영욕의 역사다. 1995년 전두환·노태우 사건, 19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비리, 같은 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홍업·홍걸씨 비리, 2003년 불법대선자금 사건 등에서 개가를 올렸다. 그러나 1997년 한보특혜대출 1차 수사 땐 축소·은폐수사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았던 박연차 게이트 땐 ‘먼지털이식’ 수사라는 오명과 함께 중수부 폐지론의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중수부가 위기에 처했다. 국회 사법제도개혁위원회가 중수부를 폐지하는 대신 독립기관인 특별수사청 설치안을 들고 나왔다. 법무부와 검찰의 반발도 만만찮다. 2004년 노무현정부 시절 중수부 폐지가 논의되자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은 “중수부 수사가 지탄을 받는다면 먼저 내 목부터 치겠다.”며 맞섰다. 하지만 이번엔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중수부의 칼날이 존속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전적으로 정치권과 여론의 향배에 달렸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전국 법원장 “대법관 20명 증원 반대”

    전국 법원장들이 대법관 20명 증원에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사법부가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6인 소위의 합의사항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대법원은 25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서 사법 행정 현안에 대해 토론한 결과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지난 2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열린 간담회에는 구욱서 서울고법원장, 김이수 사법연수원장, 이진성 서울중앙지법원장, 김용덕 법원행정처장 등 29명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2월 인사 이후 처음 보임된 법원장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겸한 자리로 정기적으로 열린다. 전국 법원장들은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의 법률심 기능에 방해가 된다.”고 밝혔다. 또 “변호사·검사 등의 경력자 가운데 법관을 임용하는 법조일원화는 법원 구조를 영미식으로 바꾸는 것이지만, 대법관을 증원하는 것은 독일식 구조여서 서로 모순된다.”며 “상고심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상고심사제는 전국 고등법원에 상고심사부를 둬 무분별한 상고사건을 걸러내도록 하는 제도로 대법원의 자체 개혁안에 들어 있다. 이들은 또 사개특위가 제시한 법관인사제도와 관련, “법관인사위원회를 심의 기구화하고, 다수의 외부 인사가 참여할 경우 법관 인사가 외부의 영향으로 재판의 독립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법조일원화를 도입할 경우 신규 법관 임용 시 적절한 방법으로 외부의 의견과 평가를 반영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장들은 2017년부터 10년 이상 법조 경력자 가운데 법관을 임용하는 법조일원화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반면 2013년부터 3년 이상 법조 경력자 가운데 법관을 임용하는 데는 찬성했다. 한편 사법제도 개혁과 관련, 박일환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이귀남 법무부장관, 신영무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이 참여하는 공청회가 새달 1일 열린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조현오 경찰청장 “檢, 사법개혁 과민반응”

    최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6인 소위원회가 내놓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조현오 경찰청장이 검찰의 입장표명 등을 놓고 ‘과민 반응’이라는 의견을 피력, 눈길을 끌고 있다. 조 청장은 22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구조개혁과 관련해서 현실을 법제화하는 것에 불과한데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게 의아스럽다.”면서 “검찰에서 반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과민반응 아닌가.”라고 밝혔다. 조 청장은 또 사개특위의 수사권 조정안 가운데 수사개시권과 관련해 “지금 현실적으로 수사 개시 단계에서 검사 지휘를 안 받지 않느냐. 이번 장자연(가짜 편지)건만 봐도 일일이 지시 안 받는다. 검찰에서 어떤 얘기도 안 했는데….”라면서 “경찰이 다 알아서 하고 있고 이것을 현실화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청법의 ‘검사에 대한 경찰관의 직무상 복종의무’ 폐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조 청장은 “예컨대 삼성에서 LG에 뭐라 할 수 있나. 검찰청과 경찰청은 독립된 기관”이라며 “시대착오적인 규정을 없애자는 것인데 그게 왜 논란이 되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조 청장은 “우리 성에 차지는 않지만 급격하게 수사구조를 흔들어 놓으면 혼란도 있을 수 있다.”고 사개특위 개혁안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수사구조 개혁은 기득권 유지 차원에서 접근하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우려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데스크 시각] 법원 자정 노력을/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법원 자정 노력을/이기철 사회부 차장

    어느 판사의 미국 연수시절 이야기다. 그가 집에서 책을 읽는데 갑자기 ‘꽝’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난 아이방으로 달려가 보니 탁상용 스탠드가 부러져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그가 중학생 아이에게 “왜 스탠드를 부러뜨렸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있는데 저절로 뚝 떨어져 부러졌다.”고 답했다. 그는 “갑자기 그럴 리가 없다. 공부하기 싫어서 부러뜨린 게 아니냐.”고 따졌다. 아이가 “그렇지 않다.”고 강변하자, 그는 “이젠 거짓말까지 한다.”며 아이를 다그치며 한참 혼을 냈다. 그때 그의 부인이 집으로 들어왔다. 그는 “아이가 공부하기 싫어 스탠드를 망가뜨리고 거짓말까지 하는데 쇼핑이나 다니느냐.”며 부인을 질책했다. 부인은 쇼핑백에서 전기스탠드를 꺼냈다. 그러곤 “아이방 청소를 하다 스탠드를 밀쳐서 떨어뜨렸다. 임시방편으로 붙여놨으나 새로 사왔다.”고 말했다. 그제서야 모든 상황을 파악한 판사는 그냥 우두커니 서서 먼 산만 바라봤다. 아이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동시에 예단(豫斷)의 위험성을 깨달았다. 재판을 하면서 사건을 자신의 프레임에 가두지 않겠다고 다짐했단다. 또 다른 일화다. 한 판사에게 시골 농부가 피고로 왔다. 농부는 논을 비옥하게 하고자 객토(客土)를 했다. 하지만 객토업자에게 돈을 주지 않았기에 소송으로 번진 것이다. 판사가 농부에게 물었다. “객토를 했습니까?” 농부는 “예.”라고 답했다. “줄 돈은 있습니까?” “예.” “그런데, 왜 돈을 주지 않았지요?” 법정 분위기에 압도당한 농부는 시멘트 운운하며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이에 판사는 농부에게 “대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농부는 꾸물꾸물하다 법정을 떠났다. 얼마 뒤, 판사는 다른 자리에서 객토업자들의 농간을 들었다. 일부 업자는 시멘트와 돌이 섞인 건설폐기물 같은 것으로 객토해 논을 못 쓰게 버린다는 것이다. 이후 판사는 어눌한 농부가 하고 싶었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보고 싶었던 것만 보았던 것이 아닌가 하고 반성했다는 후일담이 전한다. 지난해 대구지법의 한 부장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몇년간 앓아온 우울증 때문이다. 정신병 환자인 셈이다. 그에게서 재판을 받은 당사자들은 정신병자에게서 재판을 받은 것으로 생각할 터이니, 모골이 송연해졌을 것이다. 법원은 그가 했던 재판과 관련된 변호사들에게 항소하라고 넌지시 부추겼다는 후문이다. 법원이 그의 결정을 한번 더 살펴보고 오류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함이었다. 그 부장판사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것은 법원이 오래전부터 알았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최근엔 광주지법 파산부의 수석부장이었던 선재성 판사의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법정관리기업에 친형과 친구들을 감사와 관리인 등으로 파견했다. 선 판사는 ‘부실기업 회생을 위해 내가 최선을 다했고,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보냈는데 뭐가 문제냐.’는 태도를 보였다. 최고 엘리트인 내가 하는 결정은 다 맞다는 독선이 사법부 구성원 사이에 만연한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울증 판사나 친형을 법정관리기업의 감사로 지정하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관건은 사법부의 자정 노력에 달려 있다. 문제가 있는 법관을 재판에서 걸러내야 한다. 부장판사가 맡는 윤리감사관을 고법부장급으로 상향조정, 독립적인 감찰활동을 강화해야 국민의 신뢰가 선다. 문제를 일으킨 법관은 과감하게 인사조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권위주의 시절처럼 재판 간섭으로 받아들여서는 법원이 더 이상 성숙하지 못한다. 며칠 전 부산지법 고종주 부장판사가 63세로 정년퇴직을 했다. 지법 판사가 정년퇴직하기는 사법부 66년 사상 6번째다. 그는 전관예우 논란을 빚는 로펌행이나 변호사 개업에 뜻이 없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이니 36년간의 공직 경험을 활용할 기회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법관이 전혀 없는 시·군이 무척 많다. chuli@seoul.co.kr
  • [이슈 추적] 대법관 6명 증원·경찰 수사권 독립 대폭 강화

    [이슈 추적] 대법관 6명 증원·경찰 수사권 독립 대폭 강화

    국회 사법개혁특위 소속 6인 소위가 10일 내놓은 법조개혁안은 지난해 2월 여야 합의로 검찰·법원·변호사 개혁 분야 등 3개 특위가 구성된 지 1년 1개월여 만에 나온 결론이다. 그러나 판사, 검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등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4월 말 법안 처리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개특위 여야 합의안에 따르면 특별수사청은 판사와 검사, 검찰 수사관의 직무 관련 범죄와 각종 비리 사건을 다룬다. 인사 예산, 수사에 대한 독립권을 갖도록 했지만 사실상 수사 대상을 법조계로 한정한 데다 대검 산하에 설치돼 감시자와 감시 대상이 중첩돼 수사에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대통령실 등 통상적인 검·경 수사로는 사건 규명이 어려운 권력기관 비리 조사를 전담하고자 추진했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보다는 수위가 크게 후퇴했다는 게 중론이다. 고위층 수사를 전담해 왔던 대검 중수부는 폐지하기로 했다. 경찰의 수사권은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개시권 명문화와 검찰청법 제53조의 경찰의 복종의무 조항 삭제에 대해서는 검찰계의 큰 반발이 예상된다. 공소장에 기소검사를 실명으로 적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압수수색영장의 대상 범위 기간 규제 조항도 도입해 검·경의 수사권 남용에도 제동을 걸었다. 피의사실공표죄 적용 대상에 변호사를 포함시켜 수사단계에서 내용이 언론에 흘러나가 명예훼손 등이 일어나는 부분도 막았다. 2017년부터는 검사·변호사 관계 없이 10년 이상 법조 경력자를 법관으로 임명하는 법조일원화도 시행되고, 전면도입한 뒤에는 로클럭(사법연구관)제도도 시행한다. 대법원 상고심 제도에서는 대법관을 기존 14명에서 20명으로 6명 늘리도록 했다. 대법원 1부가 민사와 특허, 2부는 형사와 행정 등을 전담하게 하고, 대법원장을 포함한 각 부가 10명씩 전원합의체를 구성하도록 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관 증원 문제는 대법원의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어 대법원과 야권의 반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합의안에 이번 정권에서 증원하지 않겠다고 단서조항을 붙인 것도 이런 비판을 피해 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낸 영장이 기각될 경우 재청구하지 않고 상급 법관에게 재심사를 요청하는 영장항고제도와 조건부 석방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수사효율성과 절차의 적법성 여부를 놓고 판·검사 간 자존심 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변호사 분야와 관련,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실무 수습기간을 6개월로 정했다. 전관예우를 방지하기 위해 판사나 검사가 변호사가 되면 1년 동안 사건 수임을 못하도록 하고 계좌추적을 어렵게 하는, 명의를 대여한 소송 수행도 금지시켰다. 법무법인 설립 요건을 종전 구성원 5명에서 3명으로 완화하고, 10년 이상 경력자를 포함시키도록 한 조건도 7년 이상 경력자를 포함시키도록 낮췄다. 대법관·헌법재판관·검찰총장 등 장관급 법조인에 대한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권고규정도 뒀다. 하지만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사개특위 ‘법조개혁안’ 국민 눈높이 맞춰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어제 이른바 ‘법조개혁안’을 내놓았다. 17대 국회에서 좌절됐던 작업이 재점화된 지 1년 1개월 만이다. 정치권이 스스로 칼을 대지 못하는 법원과 검찰을 겨냥해 국민의 정서를 버팀목으로 삼아 합의한 절충안이라고 볼 수 있다. 개혁안의 핵심은 대법관 수 증원과 검찰 특별수사청 신설을 꼽을 수 있다. 경력법관제, 판·검사 출신의 퇴직 후 1년간 근무지 수임 금지, 양형위원회 설치 등도 간단치 않은 사안인 탓에 의견수렴 과정에서 진통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20명으로 늘려 대법원의 틀을 바꾸는 방안 만큼 민감한 쟁점은 없다. 민주주의 근간인 삼권분립 원칙, 즉 사법부 독립과 직결되는 까닭에서다. 국회는 대법관 증원에 대해 업무 부담을 덜어 주고 구성원의 다양화를 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법관 업무가 과다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상고사건 수는 이미 3만건을 넘었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뺀 대법관 12명은 연간 1인당 2700여건, 매일 7건 이상을 맡고 있는 꼴이다. 때문에 대법관을 6명 더 늘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당초 10명 증원을 주장했던 터다. 필수가결한 증원이라기보다 말 그대로 합의 결과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대법관 영역보다 1, 2 하급심의 확대와 강화를 통해 무작정 대법원까지 가고 보자는 풍토를 개선해 나가는 게 우선일 듯싶다. 미국 대법관 수는 9명, 영국은 12명, 일본은 15명, 법체계가 다른 독일은 123명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폐지를 대신해 판·검사의 직권남용을 견제하는 독립기관으로 특별수사청을 두는 방안도 더 숙고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의 눈높이가 판·검사만이 아니라 소위 ‘권력형 비리’를 흔들림 없이 수사해 일벌백계하는 데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대검 속의 독립청도 어불성설이다. 개혁에 몰린 법원과 검찰의 반발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적 의도에서 대법관 증원이, ‘공직자비리수사처’의 대안으로 특별수사청이 논의될 수는 없다. 앞으로 다변화·다양성 사회에 걸맞게 충분히 의견을 모아 최종 개혁안을 확정하길 바란다.
  • 판·검사 범죄 특별수사청 추진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2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판·검사와 검찰수사관의 직무 관련 범죄를 다루기 위해 ‘특별수사청’을 설치키로 했다. 사개특위는 이와 함께 전관예우 근절을 위해 판·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할 때 퇴직 전 1년간 근무했던 기관에서 취급하는 민·형사 및 행정사건 수임을 개업 후 1년간 금지하는 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사개특위 소위원회는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법조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법조계의 반발이 심한 데다 특별수사청 설치 등은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문제여서 국회 통과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사개특위 소위는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8명의 대법관을 민사·특허부(1부)와 형사·행정부(2부)로 9명씩 나눈 뒤 각 부 산하에 3명씩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3개 재판부를 둬 총 6개 재판부를 구성키로 했다. 또 법조 일원화를 위해 검사·변호사·법학교수 등 법조 경력 10년 이상의 법조인 중에서 법관을 임용하는 경력법관제를 2017년부터 전면 실시키로 했다. 검찰의 ‘특별수사청’은 대검 소속으로 설치하되 인사·예산과 수사활동에서는 독립기구로 운용키로 했다. 한편 사개특위의 안이 발표되자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오전부터 박용석 차장 및 부장급 간부 등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가졌고,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은 공식 성명을 내고 “중수부는 그동안 각종 부정부패의 파수꾼 역할을 했고, 서민을 상대로 수사한 적은 없다.”면서 “중수부 폐지는 대형 부정부패 사건에 대한 ‘파수꾼’을 무장 해제한 것으로, 이로 인한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갈지는 명확하다.”고 밝혔다. 이지운·강주리기자 jj@seoul.co.kr
  • [이슈 추적] 법조계·전문가 반응

    [이슈 추적] 법조계·전문가 반응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및 특별수사청 신설을 합의한 10일 검찰은 격한 반발로 들끓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오전부터 종일 부장급 이상 간부들과 긴급회의를 가졌고, 대검은 공식 성명을 냈다. 대검 한찬식 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에서 “검찰로서는 이번 합의안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검찰 개혁안인지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개특위의 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사법개혁은 공론의 장에서 각 주체가 충분한 의견을 개진해 이뤄져야 하는데도 이 같은 절차가 생략됐다.”며 “전국적으로 큰 사건을 수사하는 중수부의 기능은 반드시 필요하고, 특별수사청은 심각한 예산 낭비 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곳곳에서도 강한 비난이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특별수사청 수사 대상에 공직자비리수사처에는 포함돼 있었던 국회의원이 왜 빠져 있느냐.”고 반문한 뒤 “고위층 ‘잡는’ 중수부가 폐지되면 가장 ‘덕’ 보는 사람들은 그들”이라고 정치인들을 힐난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치자금법 개정이 잘 안 되니 검찰에 분풀이하는 거 아니겠느냐.”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특별수사청의 수사 대상을 판·검사로 제한한 것은 국회 이기주의”라면서 “수사대상은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전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황희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변인은 “중수부는 권력과 검찰이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는 지점인 만큼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면서 “여태까지 중수부가 국민에게 보여준 모습은 권력에는 비굴하고 반대 세력에는 검찰권을 남용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법원 역시 대법관 증원 합의안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대법원은 2007년 개정된 법원조직법을 통해 대법원장을 포함한 14명의 대법관을 두고 있으며,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2명이 3개의 부를 구성하고 있다. 대법관 수를 한꺼번에 6명 증원하고, 재판부를 6개로 늘리자는 합의안은 사법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법원 관계자는 “대법관 업무부담이 대법관 수를 늘린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대법원에 사건이 무분별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상고심사부를 두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의 한 판사는 “(사개특위 안은) 법원의 안과 많은 차이가 나는 만큼 조율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진영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대법관 몇명을 증원한다고 해서 상고심 업무 부담이 줄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법관 증원에 찬성하는 의견도 있었다. 박경신 고려대 법대 교수는 “대법관 1명이 수만개의 사건을 처리하다 보니 완성도가 높은 판결문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당사자들이 받아들일 만한 판결이 나오기 위해서는 1인당 업무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수사권 독립을 명문화하겠다는 사개특위의 합의안을 반겼다. 경찰청은 “이번 사개특위 합의는 선진 일류국가에 걸맞은 수사시스템을 마련해 가는 과정에 있어 큰 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검찰과 경찰을 명령복종관계로 규정한 검찰청법 규정을 삭제하기로 한 것은 올바른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임주형·이민영·윤샘이나기자 hermes@seoul.co.kr
  • 사시 1차 3개 과목 출제유형 분석

    사시 1차 3개 과목 출제유형 분석

    지난 19일 2011년도(제53회) 사법시험 1차시험이 실시됐다. 수험생들은 헌법과 형법은 비교적 쉽게 출제됐다고 입을 모았지만 민법은 평가가 엇갈렸다. 서울신문은 고등고시 전문 베리타스 법학원과 함께 사시 1차 공통 3개 과목의 출제 유형과 특징 등을 살펴봤다. ●헌법 체험난이도와 결과 다를 수 있어 수험생 대부분은 헌법 문제가 예상보다 쉽게 나와 문제 풀이에 어려움이 없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수험 전문가는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며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올해 헌법 시험은 지난해 시험에 비해 조합형 문제가 10문제 줄어들면서 체감 난도는 지난해보다 낮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차강진 법학 강사는 “지문에 함정이 많았고 판례 문제 역시 단순한 결론이 아닌, 제한되는 기본권을 묻거나 평등권 심사기준을 묻는 문제 등이 포함돼 상당수의 수험생이 실수를 저질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3개의 판례를 묶은 문제도 나오는 등 시험의 실질 난도는 지난해보다 다소 높았다.”며 “체감 난이도와 채점결과가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차 강사는 올해 평균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한 문제 정도 높은 점수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헌법 영역별로는 총론에서 7문제(20점), 기본권에서 16문제(40점), 기본권과 통치구조의 복합 1문제(3점) 등이 출제됐다. 특히 기본권은 기본권 주체, 제한, 양심의 자유와 선거권, 표현의 자유 등과 관련된 문제들로 구성됐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형법 지문 짧고 대체로 평이 형법은 수험생과 전문가 모두 지난해보다 쉬웠다는 후문이다. 전체적으로 지문의 길이가 예년에 비해 상당히 짧아져 ‘속독 및 순발력 평가’라는 비판에서는 벗어났으나 80%가량이 판례 관련 문제로 구성돼 문제 구성이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영역별로는 모두 40문제 가운데 총론에서 24문제(60%), 각론에서 15문제(37.5%), 총론과 각론 조합형 1문제가 출제됐다. 이인규 형법 강사는 각론보다 총론 문제가 많이 출제되면서 각론 상 중요 범죄인 명예·업무에 관한 죄, 절도와 강도의 죄 및 횡령과 배임의 죄에 관한 독립문제가 나오지 않은 것은 법조인 선발 시험의 성격과는 다소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강사는 특히 판례문제 집중화와 관련 “이론적 이해도와 사안 해결 능력보다는 판례 암기능력이 합격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실망스러운 문제구성”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제1책형 1번, 14번, 35번 문제처럼 판례의 사실 관계를 그대로 또는 일부 수정을 곁들어 제시하면서 ‘<보기>의 설명 중 옳은 것 또는 옳지 않은 것을 모두 고르라’는 형식의 문제는 참신했다.”면서 “이러한 형식의 문제는 로스쿨 강의방식에 적합한 것으로 앞으로 변호사시험의 출제방향을 짐작할 수 있는 문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법 수험생마다 평가 엇갈려 민법의 난이도 평가는 수험생마다 엇갈렸다. 지문의 분량은 지난해와 비슷했고 8지 선다형 문제는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일부 수험생들은 쉽게 느낀 반면, 그동안 거의 출제되지 않았던 자연채무와 상린관계 문제가 2점짜리 문제로 출제된 탓에 어려웠다는 수험생도 있었다. 김택기 부원장은 “비교적 시험 경험이 적은 수험생들은 어려웠다고 느낄 수 있으나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박기현 민법강사는 “판례 문제의 비중이 높았지만 대부분의 지문이 기본판례 위주로 나왔다.”면서 “가채점 결과에 실망한 수험생들은 판례와 조문을 중심으로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도움말 베리타스법학원
  • ‘무방비’ 지구촌 유적지

    ‘무방비’ 지구촌 유적지

    ■ 5000년 된 벽화 ‘도굴’ 소말릴란드 독립 인정 안 돼 보호 난항 ‘해적 근거지’로 악명 높은 소말릴란드의 수천년된 암각화 유적지가 잇단 도굴과 무관심 속에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이름조차 낯설어 찾는 사람이 드문 까닭에 이 지역 곳곳에는 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운 유적이 널려 있지만 약탈을 막을 장치는 전혀 없다. 7일 CNN에 따르면 아덴만을 끼고 있는 작은 나라 소말릴란드 드함바린 지역의 5000년 된 선사시대 동굴 벽화 등 유적이 있는 100여곳이 도굴꾼에게 방치된 채 심각한 위협을 당하고 있다. 2007년 지역 고고학자의 주도로 발굴된 이 바위 그림은 사람은 물론 개와 양, 기린 등 함께 어울려 살던 가축의 모습을 담아 당시 생활상을 연구하는 데 꼭 필요한 자료다. 유적지가 보호받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말릴란드가 ‘지도에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소말릴란드는 1991년 끝없는 내전을 겪는 소말리아로부터 분리 독립했으나 국제사회로부터 독립국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곳 유적지는 유네스코(UNESCO)로부터 세계문화유산 지위를 인정받기 어렵다. 결국 유적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바라기 힘들다. 궁핍한 국가 사정 탓에 박물관을 짓기 어려운 것도 문제다. 유적을 발굴해도 보관할 장소가 없다 보니 찾아낸 유적지를 방치하거나 발굴을 포기하는 경우가 흔하다. 배고픔에 지친 지역민들에게 무방비상태의 유적지를 도굴, 골동품 상인에게 팔아넘기는 것은 주요 수익원이 됐다. 소말릴란드 정부의 문화유적 담당자인 사다 마이오 박사는 “소말릴란드인은 대부분 유적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면서 “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포격’ 태국군과 충돌… 캄보디아 사원 파손 세계문화유산인 힌두교 사원 ‘프레아 비 헤아르’의 영유권을 놓고 사흘째 계속된 태국군과 캄보디아군 간 무력 충돌 과정에서 사원 일부가 포격으로 무너졌다. 캄보디아 정부가 “6일 태국군의 포격으로 프레아 비 헤아르 사원의 한쪽 측면이 파손됐다.”고 밝혔음을 7일 BBC 등 외신이 전했다. 양국 군은 지난 4일 사원에서 3㎞쯤 떨어진 지역에서 교전을 시작해 다음 날까지 포격을 주고받았다. 양국 군은 휴전과 교전을 거듭하다 6일 다시 3시간 동안 박격포 등 중화기를 동원해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사원 일부가 공격받아 허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캄보디아 각료 평의회실 파이 시판 대변인은 “태국군이 캄보디아 영내로 무단 진입해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주장했고, 태국 육군은 “캄보디아가 공격해 반격했을 뿐”이라고 맞받았다. 11세기쯤 세워진 프레아 비 헤아르 사원은 크메르 왕조의 대표적 유적지로, 태국과 캄보디아는 양쪽 국경 인근에 있는 사원의 영유권을 서로 주장해 왔다. 1962년 국제사법재판소가 “사원이 캄보디아 영토에 속한다.”고 결정했으나 태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후에도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사원이 200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관광객이 몰리면서 캄보디아 정부가 많은 수익을 거두자 양국 간 갈등이 더욱 격화돼 무력 충돌이 이어졌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박한철 “고액급여 위화감 줘 송구스럽다”

    박한철 “고액급여 위화감 줘 송구스럽다”

    박한철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27일 고액 급여에 따른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 “어렵고 힘든 분들 입장에선 위화감을 느낄 수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동안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2억 4500만원을 받았다. 또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다면 퇴직 후에는 (김앤장으로 돌아가지 않고)사회봉사활동으로 여생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국회 법제사법위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김앤장’행(行)을 전관예우라고 따지는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지난해 9월 김앤장에 들어가자마자 일도 안 하고 8000만원을 받았다.”며 전관예우 의혹을 제기하자 “공동사업자로 관여해 지분을 배당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같은 당 박우순 의원이 급여의 적정성을 문제 삼자, 박 후보자는 “(27년간 검사로 재직한)법조경력과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받은 것이다. 금융·경제 등 타 분야의 수준과 비교해 보면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조금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헌법재판관 후보가 국가 기관이 아닌 김앤장 측의 도움을 받아 청문회 준비를 한다면 임명된 뒤에도 김앤장의 도움을 받아 판결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제대로 된 답변을 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며 사과했다. 여야 의원들은 도덕성보다는 경력 및 소신 검증에 더 주력했다. 박 후보자가 검사 재직 시절 10억원 상당의 강남아파트를 자선단체에 기부한 부분이 고려됐다. 사형제 및 국가보안법 존치 문제, 검찰의 촛불집회에 대한 과잉 수사 여부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박 후보자는 국보법에 대해선 “(위헌 소지가 없어)존치해야 한다.”는, 사형제에 대해선 “헌재의 합헌 결정 취지와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대법원과 헌재의 역할 혼선 때문에 개헌이 필요하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선 “헌재는 독립기관으로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던 김영무 김앤장 대표변호사는 미국 출장을 이유로 불참했다. 법사위는 28일 전체회의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와 불출석 증인에 대한 고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홍성규·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법원 ‘사법살인’ 인정… 죽산 반세기만에 ‘복권’

    법원 ‘사법살인’ 인정… 죽산 반세기만에 ‘복권’

    사법부가 반세기 만에 ‘사법살인’을 인정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시환)는 20일 간첩으로 몰려 사형당한 죽산(竹山) 조봉암(1898~1959)에 대한 재심에서 국가변란과 간첩 혐의에 대해 전원일치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진보당을 창당한 조봉암은 사형 집행 52년 만에 간첩 누명을 벗게 됐다. 재판부는 국가변란 혐의에 대해 “진보당은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거나 국가변란을 목적으로 결성됐다고 볼 수 없다.”며 “진보당의 평화통일론이 북한의 위장평화통일론을 따르는 것이라고 볼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간첩 혐의에 대해서는 “유일한 직접 증거인 육군특무부대 증인이 상급 법원에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신빙성이 없고, 증인의 진술은 일반인에 대한 수사권이 없는 육군특무부대가 증인을 영장 없이 연행해 수사하는 등 불법으로 확보해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진보당을 창당한 죽산의 사형은 당시 이승만의 정적 제거 차원이라고 해석한 셈이다. 대법원이 죽산 조봉암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것은 1959년 당시의 사형 선고와 집행이 사실상 ‘사법살인’이었음을 고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이후 ‘어두운 과거’를 바로잡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사법부의 과거청산 결정판이라고 해석하는 견해가 많다. 한편 재판부는 조봉암의 또 다른 혐의인 불법무기 소지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지만, “재심에서 공소사실 대부분이 무죄로 밝혀졌으므로 뒤늦게나마 그 잘못을 바로잡고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직접적으로 ‘사과’란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반세기 만의 무언의 사과’라는 분석이다. 독립운동가로 제헌의원과 국회부의장, 초대 농림부 장관 등을 지낸 조봉암은 진보당을 창당하고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대항마로 부상했지만, 1958년 간첩죄 등으로 기소됐다. ▲북한의 주장과 같은 평화통일을 정강정책으로 하고 대한민국을 변란할 목적으로 진보당을 결성했다는 것(국가보안법 위반) ▲육군 특무부대 공작요원 양이섭을 통해 자금 원조 등의 북한 지령을 받았다는 것(간첩죄) ▲허가 없이 권총 1정과 실탄 50발을 소지한 것(군정법령 5호 위반) 등이 그가 받은 혐의다. 1심에서는 징역 5년이 선고됐지만 2심과 3심에서 각각 사형이 선고됐다. 1959년 7월 30일 재심 청구는 기각됐고, 다음날 사형이 집행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7년 죽산의 사형 집행을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비인도적, 반인권적 행위이자 정치탄압”이라고 규정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황희석 변호사는 “반세기 만에 진실을 밝혔지만 만시지탄(晩時之歎)의 느낌”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감사원장의 조건/이동구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감사원장의 조건/이동구 정책뉴스부 차장

    새해 벽두부터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정국을 뒤흔들었다. 특히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는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사퇴하는 불상사를 겪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집권 여당이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등 국민들을 언짢게 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대검찰청 차장에서 로펌으로 옮긴 후 7개월 동안 무려 7억원이라는 큰 보수를 받아 일반적인 국민정서에 반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감사원을 이끌어 가기에는 능력이 부족해 보였을까. 아니다. 대부분의 언론과 국민들은 정 후보자의 개인적인 도덕성과 능력을 의심하기보다는 감사원장이라는 자리가 요구하는 기본 요건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컸다. 과도한 급여나 각종 의혹보다는 현 정부 인수위 간사와 민정수석을 지낸 그의 과거 경력이 높은 독립성을 요구받는 감사원장에 걸맞지 않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헌법 제98조와 감사원법 제2조에는 감사원의 권한과 지위를 규정하고 있다.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 감사원의 독립성이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관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국민세금을 사용하는 정부 각 기관의 회계감사와 소속 공무원들을 감찰하는 감사원의 역할을 최대한 보호하고 존중해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감사원장에게 높은 도덕성과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강한 의지를 함께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공병천 목포대 교수(행정학과)는 “다른 선진국들보다 우리 감사원의 권위와 위상이 더 높다.”면서 “이는 공공부문에 대한 감사원의 역할과 중요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감사원장은 정부 각 기관을 다룰 수 있는 풍부한 경험과 함께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강한 의지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장의 독립성 문제는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도 최대 쟁점이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은 당시 김황식 원장이 재직시절 61건의 감사사항을 청와대에 보고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다소 과장된 측면도 없진 않았지만 감사원장은 행정부, 나아가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주장으로 받아들여졌다. 공동성 성균관대 교수(행정학과)는 “감사원장은 기관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책무인데 제도상으로 보장한다고 돼 있지만 대통령과의 관계 등에서 현실적으로는 완벽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따라서 국민과 조직원들로부터 정당성을 부여받기 위해서는 감사원장이 살아온 과거 행적 또한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이 이처럼 대통령과 정치권 등 외부권력으로부터의 강한 독립성을 요구 받으면서 원장 자리에는 법조인 출신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초기 1~3대 원장이 모두 군 출신인 데 비해 1990년대 이후 검찰, 법관, 변호사 등 법조인 출신이 5명으로 압도적이다. 15대 이회창 원장을 비롯해 16대 이시윤 원장, 17대 한승헌 원장, 18대 이종남 원장, 21대 김황식 원장이 모두 법조계 출신이다. 19~20대 원장을 지낸 전윤철 원장만이 경제관료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번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의 경우 현 정부, 대통령과 너무 가까운 법조인으로 낙인돼 인사청문회 전 사퇴라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던 것 같다. 현 정부는 유독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는 인사를 많이 배출했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신재민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등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모두가 대통령 측근들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감사원장 후보자를 지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똑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번쯤 진지하게 되짚어 보아야 할 부분이 아닐까?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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