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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일 총파업 돌입 확실시, 결제원 동참땐 ‘금융대란’

    은행 총파업이 ‘D-7일’로 다가오면서 정부가 부랴부랴 은행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은 ‘성전’(聖戰)의 자세로 임하고 있어 파국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특히 이번 총파업에는 금융결제원이 동참할 예정이다.이 경우 은행간 자금결제 시스템이 마비되고 금융결제원을 거치게 돼 있는 어음수표 결제가 차질을 빚게 돼 기업 부도사태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총파업 찬반투표 오늘 개표/ 신한·제일 은행을 제외한 금융노조 산하 22개사업장은 3일까지 총파업 찬반투표를 일제히 마치고 4일 집계결과를 발표할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산별노조 전환에 따른 집행부 결성이 10일 전에야 이뤄져 찬반투표를 6일로 미뤘으며 제일은행은 노조 내부사정에 따라 투표일을7일로 연기했다. 그러나 두 은행 노조 모두 총파업 동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전체 금융노조원 6만1,000명중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11일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다.통과될 것은 거의 확실하다. ■강경한 금융노조/ 금융노조측이 총파업 철회를 위해 내걸고 있는 요구사항은 7가지다.△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 등 경제관료 퇴진 △금융구조조정 청문회 개최 △관치금융에 따른 부실은 정부가 책임질 것 △관치금융 청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 △강제합병 철회 △금융지주회사법 제정 유보 △협동조합 신용부문 분리정책 폐기다.김기준(金基俊)사무처장은 “정부가 마치 금융노조가 금융지주회사법 제정에 따른 합병 철회만이 지상목표인 것마냥 호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총파업 결단은 단순한 고용불안 문제를 떠나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나라의 금융산업 전체가 와해된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나·한미는 불참/ 전산망 공유를 선언한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은 총파업에동참하지 않기로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미 두은행간 합병이 기정사실로 내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총파업 참가의 명분이 없다”고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다만 관치금융 청산이라는 대의에는 찬성한다는 뜻에서 4일부터 사복착용으로 금융노조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금융노조 지도부는 하나·한미가 한국노총 산하 산별노조원이 아닌 데다노조원도 7,000명에 불과해 “대세에는 지장없다”는 입장이다.그러나 노조의 생명인 ‘연대’에는 타격을 입게 됐다. ■금융결제원도 총파업 가담/ 금융노조원이 전체 은행원의 80%에 이르러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금융대란은 피하기 어렵다.은행간 자금거래 전산망을 책임지는 금융결제원도 파업에 동참한다.가장 큰 문제는 기업의 어음 및 수표 결제.하나은행 관계자는 “어음만기가 돌아왔을 때 상대은행에서 결제를 안해주면 부도처리가 불가피하며 설령 부도처리를 유예한다 하더라도 기업의 자금순환이 막히게 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하나·한미 등 일부 은행이 문을열어도 안 연거나 마찬가지”라고 털어놓았다. 안미현기자 hyun@. *은행 구조조정‘물건너 가나’. 은행 구조조정이 노조 파업이라는 최대의 난관에 봉착했다. 금융노련이 은행통합을 저지하기 위한 파업이 강행될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도 난감해하는 분위기다.개혁과 현실 사이에서 은행 합병은 오리무중(五里霧中)의 상황에 빠지고 있다. ■통합방식에 의한 구조조정 강조/ 금융구조조정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일단 통과될 예정이다.합병 또는 통합을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은 마련되는셈이다.그러나 노조의 반발로 자칫 만들어만 놓고 활용되지 않는 사법(死法)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는 합병(merging)이 아니라 통합(integration)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인원이나 점포 감축도 없다고 한다.당·정도 강제합병은 안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 주재로 3일 열린 은행장 회의에서도 이를 재확인했다. ■믿지 않는 금융노조/ 그러나 단순한 인원이나 점포 정리가 없는 통합이 구조조정의 정도(正道)가 될 수 없다.정부도 이를 알고 있다.통합은 한 지주회사 아래에서 몇개의 은행들을 묶지만 개별회사를 유지하는 것이다.하지만 같은 기능을 하는 몇개의 은행을 한 지주회사 아래 묶는 일본식 통합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있다.은행·보험·증권사 등 성격이 다른 금융기관을 묶는 것이 지주회사의 올바른 위상이라는 주장이다. 정부가 어쩔 수 없이 통합을 내세우는 것은 노조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기도하지만 합병의 전단계로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이 때문에 노조도 정부의 말을 믿지 않고 있다.금융노련 관계자는 “1차구조조정때 32% 감원 약속을 하고도 어긴 전례가 있어 인력과 점포를 감축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말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모호한 정부 태도/ 강경론자들은 정부의 모호한 태도를 비판한다.통합이 아니라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한 민간연구원의 수석연구원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부실금융을 그대로 유지하면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겠는가”하고 반문하며 “정부가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개혁이 멈칫거리면 외국인 투자자들도한국을 외면할 것이라는 얘기다. 손성진기자 sonsj@
  • 관치금융·금융지주회사법·구조개혁 타협여지 있는‘평행선’

    의료대란에 이어 금융대란이 다가오고 있다.한국노총 산하로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가담한 금융노련은 3일 파업 찬반투표에 이어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경우,11일부터는 전면 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파업저지를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은 3일 긴급 은행장 간담회를 소집,금융노련이 파업을 철회하도록 설득하는방안과 파업이 강행될 경우의 대비책을 논의한다. 사상초유의 금융대란이 일어날 경우 경제가 완전히 마비되는 사태를 초래할것으로 우려된다. 금융노련측도 파업강행시 예상되는 피해와 후유증을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대화를 통한 타결가능성도 남아 있다.금융노련이 제기한 관치금융·금융지주회사법·구조개혁 등 3대 현안에 대한양측의 주장을 알아본다. ■관치금융 금융노련은 정부주도의 은행장 인사와 채권안정기금,채권전용펀드 조성 등 관치금융을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관치금융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한 가시적 조치로 관치금융청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한다. 그러나 관치금융은 이미 없어졌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다만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해야 할 시장참여자로서 건전성 감독만 하고 있을 뿐이라는것이다. ■금융지주회사법 금융노조는 이 법의 제정 자체를 유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지주회사법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빛·조흥·외환 은행을 하나로 묶기위한 조치에 불과하고 궁극적으로는 합병을 통해 은행을 재벌이나 해외 독점자본에게 매각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힌다. 정부는 이에 대해 금융산업의 겸업화·대형화를 위해서는 법 제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힌다.또 노조가 원하지 않는다면 강제통합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지주회사법과 일자리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구조개혁 금융노련은 기업 구조조정을 먼저 할 것을 요구한다.실물부문의부실을 금융기관으로 전가하는 행위를 미리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이에 대해정부는 현대그룹 해체작업으로 대표되는 재벌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등 기업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며 노조의 이해를 당부하고 있다. 금융노련은 관치금융 책임을물어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장관,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이용근(李容根) 금감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끊어지지 않는 지구촌 분쟁](4)티베트의 홀로서기

    반세기동안 계속되는 티베트의 독립·분리운동은 중국에게는 피하고 싶은아킬레스건이다.티베트내의 인권상황은 중국을 국제사회에서 곤혹스럽게 한다.97년 장쩌민(江澤民) 중국 주석의 미국 방문때 공식거론 여부를 놓고 막판까지 논란이 됐었고 최근 티베트의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방한문제로 한-중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올초에는 티베트 불교계 서열 3위인 카마파 라마(14세)가 인도로 월경,중국-인도관계가 불편해졌다.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어온 달라이 라마가 98년 11월 티베트 독립 포기를선언하고 ‘완전 자치’를 요구하면서 티베트 문제는 새 국면에 들어섰다.공은 중국 정부에게로 넘어갔다. [분쟁의 역사] 티베트는 13세기 이후 중국과 영국의 통치를 번갈아가며 받아왔다.1911년 신해혁명이후 한족을 몰아내고 1950년 중국이 지배권을 주장하며 무력 침공할 때까지 독립을 유지해왔다.중국은 1906년 티베트에 대한 권리를 인정한 영국과의 조약을 근거로 티베트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있다. 1951년 5월 베이징 정권이 무력을 이용,달라이 라마 정부와 17개조의 ‘티베트 평화해방협정’을 체결했다.정교일치 체제의 존속은 인정하되 토지개혁을 포함한 사회개혁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그러나 1959년 중국의 점령에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중국군에 의해 진압됐다.이후 79년까지 100여만명의 희생자가 생겨났다. 달라이 라마는 59년 추종자 6,000여명을 이끌고인도로 망명했다. 중국 정부는 65년 티베트에 자치구(서장)를 세웠다.67년 문화대혁명(∼1977년)이 시작되면서 역사적 유산이 모조리 파괴됐다.마오쩌둥(毛澤東) 사망을계기로 화해를 시도했지만 티베트 민족주의 저항은 약해지지 않았다.봉기 30주년인 1989년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고 결국 90년 5월까지계엄체제가 지속됐다. [분쟁원인]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으로서는 ‘살아있는 부처’인 달라이 라마를 중심으로 한 신권정치를 인정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티베트가 갖는 군사적·지리적 요충지로서의 의미도 빼놓을 수 없다.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티베트 고원은 지리적으로 무기배치와 개발에 이상적이다.중국의 로스알라모스(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원자력 연구 중심지)에 해당하는 ‘제 9아카데미’가 티베트 북동부에 주둔하고 있다.중국과 인도 사이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던 티베트가 미사일 및 핵시설등을 갖춘 중국의 전진 군사기지화되면서인도의 견제가 심화됐다. 중국은 목재·수자원·광물자원과 세계 최대의 우라늄 광산에 대한 개발권도 놓치고 싶지 않다.여기에 티베트의 독립 내지는 완전자치가 다른 소수민족에 미칠 파급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전망] 중국은 헌법에 소수민족의 자치를 인정하고 있다.하지만 티베트에 자치권을 부여한다는 것은 풍부한 자원개발 및 전략적 요충지인 티베트 고원에대한 통제력이 약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 일을중국이 선택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당분간 무리일 것 같다. 김균미기자 kmkim@. *티베트 분쟁 일지. ●1913.1 달라이 라마 13세,티베트 독립 선포. ●1950.10 중국군,티베트 무력 점령. ●1951.5 티베트,중국 서장자치구에 편입. ●1959.3 티베트서 독립요구 대규모 시위, 달라이 라마 인도로 망명. ●1965.9 중국,티베트 자치구 성립 선언. ●1987.9 달라이 라마 ‘평화 5항목’제안,중국 거부. ●1987.10 대규모 독립요구 시위. ●1989.3 59년 독립시위 30주년 대규모 시위로 6명 사망,100여명 부상.중국사상 최초로 계엄령 선포. ●1989.10 달라이 라마,노벨평화상 수상. ●1992.4,1993.10 티베트서 폭동 발생,사원들 폐쇄. ●1998.11 달라이 라마,티베트 독립포기 발표. *열매 맺는 망명정부 외교. 달라이 라마가 이끄는 인도 다람살라의 티베트 망명정부는 인도와 네팔 부탄 등에 흩어져 사는 13만여 티베트인들의 중심이 되고 있다. 망명정부는 완전 자치를 쟁취하기 위해 대(對)유엔,미국,유럽 등 국제적인지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이같은 노력의 결과 미국은 특히 티베트 문제를중국의 민주주의,인권문제에 포함시켜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망명정부는 사법부인 티베트 최고사법위원회와 입법부인 국민대표국회,행정부로 이뤄져있다.내각과 국회는 5년마다 선거로 구성원들을 선출한다.또 뉴델리와 뉴욕 런던파리 등 10여개 도시에 대표사무소를 설치,티베트의 상황을 세계에 알리는데 활용하고 있다. 현재는 ‘국제 티베트 운동’의 후원 아래 세계 곳곳에 있는 수백개의 ‘티베트 우호회’ 지부들이 티베트 돕기에 나섰다.특히 미국의 영화배우 리처드기어 등 헐리우드 인사들이 티베트 돕기운동에 동참하고 티베트 관련 영화‘쿤둔’과 ‘티베트에서의 7년’이 개봉되면서 티베트에 대한 세계인들의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티베트의 인권보호와 문화를 지키기 위한 ‘세계 티베트의 날’ 행사가 매년 열리는 등 국제적인 지원행사가 끊이질 않고 있다.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 운동과는 별개로 티베트 독립운동세력은 한때 미국과타이완의 지원을 받아가며 중국에 무력으로 대항하기도 했다. 하지만 70년대이후 미국과 중국관계가 호전되면서 지원이 끊어졌고 지금은 비조직적인 소요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김균미기자. * 印 다람살라 망명정부 르포. [다람살라(인도) 김성호기자] 인도 동북부 해발 1,900m의 산악지역인 다람살라.망명자들을 비롯,티베트와 인도 전역에 퍼져 사는 티베트인들이 고유의종교와 문화를 잃지 않으려 몸부림치며 자치에의 염원을 이어가는 이색지대다.마치 일제하 상하이 임시정부를 연상시키는 듯하다. 중국의 폭압이 한창이던 59년 6,000여명의 측근과 함께 티베트를 탈출한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네루 당시 인도 총리의 주선으로 정착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쏠리게 된 망명도시.89년 달라이 라마가 노벨 평화상을 받은 뒤 본격적견제에 나선 중국 정부와 이에 맞선 티베트인들의 줄다리기가 오늘도 팽팽히 벌어지고 있다. 망명 티베트인 1만명이 사는 고지대와 인도인 2만명이 거주하는 저지대를합쳐 인구는 총 3만명.소형차 한대가 간신히 통행할 수 있는 비좁은 길을 따라 상가와 집들이 드문드문 들어서 있다.망명정부 청사가 자리잡은 거리를중심으로 사원과 학교가 산재하며 어느 곳에서든 티베트 승려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거리에는 티베트 불교가 좋아 무작정 찾아든 서방세계의 젊은이들이 불상이며 탱화를 벌여 놓은 좌판 주위에 몰려 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손님 주위에는 어김없이 인도 걸인들의 구걸이 이어진다. TCV(Tibetian Children’s Village)와 도서관은 티베트의 전통과 종교를 이어가려는 노력이 가장 두드러진 곳.달라이 라마의 누이동생 제툰 페마가 총괄하는 TCV는 일종의 종합학교로 티베트 불교 중심의 9년 과정.인도 전역에7개의 학교가 운영되는데 다람살라에는 700명이 수학중이며 한국 학생도 4명이 있다.59년 망명 때 티베트인들이 등짐을 져 날라온 경전 7,000종이 고스란히 보관된 도서관엔 각국 학생·승려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티베트 문화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곳은 역시 사원.조캉사원엔 티베트에 불교를 전한 파드마삼바바와 관세음보살상 옆에 60년대 문화혁명 때 티베트에서 파괴된 불상의 목 2개가 함께 봉안돼 있다.티베트 불교와 티베트인들의비극을 그대로 보여준다.문화혁명 때 홍위병들에 파괴된 티베트 사원은 6,000여개.산꼭대기 달라이 라마의 거처 주변에 자리잡은 중앙대회당에는 1년에한번씩 달라이 라마의 법어가 내려지며 남걀사원 역시 정월 대보름 달라이라마의 법문을 듣기 위해 북새통을 이룬다.사원 곳곳에서 손을 뻗고 엎드려오체투지(五體投地)를 하는 승려와 일반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예비 비구니들이 10년에 걸친 교육을 통해 사미계를 받는 비구니 강원을 들어서면 파르라니 깎은 머리의 예비 승려들이 읽는 독경소리가 신비감을 전한다. 토속 주술신앙과 티베트 불교가 혼합된 독특한 형태를 갖춘 네퉁사원은 신통을 받은 승려가 달라이 라마에게 행동지침을 전하는 신탁의 장소다. 정부 청사거리.달라이라마가 신왕(神王) 위치에 있지만 총리 1명,장관 7명으로 구성된 내각 카샥과 망명 티베트인들이 뽑은 46명의 의원이 모인 의회등 나름대로 자치의 틀을 갖추고 있다.중국 대륙을 통일한 공산당이 50년 티베트를 쳐들어오면서 트기 시작한 비극의 싹이 결국 이곳으로 귀결된 것이다.59년 중국 침공에 맞선 독립시위에는 잔혹한 진압이 따랐고 그때 티베트 전체 인구의 20%인 12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정치적인 이유로 감옥에 갇히거나행방불명된 이들은 헤아릴 수 없다.티베트에서 최근 망명한 전직 경찰관 탐딘 체링씨(56)는“폭압의 잔혹성은 59년 끝난 게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고있다”면서 “60년 이후 약 20만명이 더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옛 티베트의 면모를 아스라히 풍기면서도 차츰 현대문명의 물결이 스며들고있는 다람살라가 언제까지 티베트 고유의 문화와 종교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티베트인들이 더이상 달라이 라마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상황이될 때 나의 뒤를 이을 후계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달라이 라마의 말이막연하게나마 다람살라의 앞날을 점쳐볼 수 있게 한다.
  • 金대통령 “워크아웃 악용 없어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0일 “일부 기업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기업들이 워크아웃을 악용하는 사례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이기호(李起浩)경제수석으로부터 기업·금융 개혁에 대한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개혁은 하고 싶다고 하고,하고 싶지 않다고 안하는 것이 아니며,개혁하지 않으면 사회가 퇴보하고 국가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준영(朴晙瑩)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이 경제수석은 “워크아웃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럴 해저드를 막기 위해 경영진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7월 중 관계 부처와 협의해 법령 정비 등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정부가 구상중인 조치로는 경영인 해임 및 사법처리,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또 불법 집단이기주의에 대해 “이는 결코 용납되어선 안되며,관련자들은 법에 따라 철저히 처리해야 한다”며 “그러나 인신을 구속하는것만이 법의 정신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사설] 의약분업 시행은 됐지만

    의약분업이 우여곡절끝에 오늘부터 시작됐다.준비부족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우려하여 이번 7월 한달동안의 계도기간을 두는 불안한 출발이긴하지만의약품의 오·남용으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위한 개혁적인 제도가 드디어 시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우리 사회의 오랜 의료관행을 바꿀 의약분업이 초기의 혼란을 하루빨리 수습하고 제대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시작은 됐지만 의약분업이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와 문제는 아직도 많다. 당장 시급한 것은 기본적인 준비를 갖추는 일이다.의사의 처방대로 조제하는데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제대로 확보하지못한 약국이 전체 약국의 절반 가까이에 이르고,주변에 약국이 아예 없는 대형병원들도 적지않은 형편이다.병원과 약국의 협력체계도 제대로 마련돼있지 못하다.환자들이 의사의 처방전을들고 조제할 약국을 찾아 헤매야 하는 불편을 겪게해서는 의약분업이 제대로정착될 수가 없을 것이다. 계속되고있는 의약계의 갈등과 이해관계의 대립을 해소하는 일도 큰 과제이다.‘7월 중 약사법개정’약속으로 의사들의 집단폐업사태는 일단 수습됐지만 의료계는 그들의 주장이 제대로 반영되지않을 경우 재투쟁을 다짐하고 있다.파업철회 찬반투표에서 절반에 가까운 의사들이 응급치료를 받지못해 목숨을 잃어가는 의료대란의 계속을 주장한데서도 의료계의 강경분위기를 잘읽을 수 있다.약사법이 의사들의 주장대로 개정된다면 약업계 또한 가만히있지 않을 것이다.약사들은 벌써부터 약사법 개정으로 의약분업의 본질이 훼손될 경우 참여거부를 선언하고 있다.의약계의 갈등이 적절한 타협점을 찾지못한다면 또 한차례의 소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의약분업 시행의 주체인 의사들과 약사들이 협조하지 않는 한 국민의 불편은 가중되고 의약분업의 정착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렵게 시작한 의약분업을 하루빨리 정착시키려면 의약계가 정부와 협조하여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타협의 기준은 의약계의 이해가 아니라 국민건강의 보호에 두어야 한다.의약분업의 시행으로 가장 큰 부담을 지는 것은의료소비자인 국민들이라 할 것이다.당장 병원과 약국을 오가야하는불편을감수해야하는 것은 물론 단계적인 의료보험 수가의 현실화도 결국 국민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의약계의 이해다툼으로 국민의 입장은 뒷전으로밀려나 있다시피 해왔다.이제부터라도 의약분업에 얽힌 문제는 국민 건강보호라는 큰 원칙아래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의약분업의 성공여부는 앞으로 한달의 계도기간동안 정부와 의약계가 얼마나 협조하고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 [16대 국회 우리는 맞수] 辛基南 대 朴鍾雄

    TV토론에 자주 등장하는 국회의원 가운데 민주당 신기남(辛基南) 의원이 있다.방송정책이나 언론문제를 다루는 토론프로라면 빠지는 법이 거의 없다.그런데 신 의원이 나오는 자리라면 꼭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이다.두 사람이 얼굴을 맞댄 TV토론만 6차례에 이른다. ●공통점 두 의원은 국회에서 첫손 꼽히는 ‘언론통’들이다. 언론에 대한 이해나 식견에 있어 이들을 따를 의원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지난 15대 국회에서 이들은 나란히 문화관광위에 소속돼 여야를 바꿔가며 정부의 언론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성인전용관' 허용여부를 놓고 두 사람이 펼친 논리대결은 지금도 회자된다.두 의원은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신 의원이 한해 앞선 70년에 입학했다.해군 중위로 병역을 마친 점도 같다. 이들이 인연을 맺은 때는 83년.당시 황산성(黃山城)의원의 비서관으로 있던신 의원의 예비신부 김은주(金恩珠)씨가 손세일(孫世一)의원 비서였던 박 의원에게 ‘약혼자’를 소개하면서 알게 됐다.이후 두 사람은 대학 선후배로,김씨의 남편과 친구로,그리고 정치인과 인권변호사로 호형호제하며 지내왔다. ●차이점 우선 출신지역이 영·호남으로 갈린다.성격도 판이하다.박 의원이적극적이고 다혈질의 ‘의리파’라면 신 의원은 ‘외유내강형’이다.박 의원은 79년 신민당 당직자로 일찌감치 정치무대에 뛰어들어 93년 14대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반면 신 의원은 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줄곧 변호사와 방송진행자로 활동하다 15대 국회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상대방 평가 “이상주의자 같은 면도 엿보이는 개혁론자”(박종웅),”진보적 정치세력의 동지이자 논객”(신기남)-두 사람은 상대를 이렇게 평했다. 진경호기자 jade@
  • ‘금융개혁 시계’ 늦춰지나?

    2차 금융구조조정이 노조 반발이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나 지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노련은 29일 노조원들의 찬반투표를 거쳐 총파업 안건이 통과되면 다음달 1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면충돌 불가피/ 금융노련측은 은행간 합병할때 노조의 동의를 얻을 것을요구하고 있다.은행들을 합병하면 인원감축 등의 구조조정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금융노련측의 반발 강도는 어느 때보다 강한 것 같다.따라서 2차 구조조정을 강행할 경우 의료대란에 이어 이번에는 정부와 은행원들간의 정면충돌이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정부도 파업의 강행을 막기 위해 직권중재 요청으로맞설 것이 확실시된다.직권중재가 받아들여지면 합법적인 파업은 할수 없게되지만 역시 충돌을 피할 수는 없다. ■노조 달래기 나선 정부/ 정부도 고민하고 있다.은행노조를 어떻게 달랠지방책을 강구중이다.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이 지난 27일 노조가 반대할 경우 은행 합병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 발언도 노조의 반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위원장은 28일에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민주당과의 당정협의에서 금융지주회사법 도입을 반대하고 있는 금융노련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이 위원장은 “금융노련이 법 제정에 반대하고 있는 것은 이 제도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적극적으로 설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이에 따라 정부와 금융노련측의 대화창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금융지주회사제도가 인사·조직상의 마찰적 요인을 최소화하는 방안임을 노조측에 알릴 계획이다.합병이 아니라 한 금융지주회사 밑에서 공존하는 통합체제임을 강조할 방침이다. ■구조조정 일정 늦어질 듯/ 정부는 27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금융지주회사법안을 일단 예정대로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재경부 관계자는 “법안에 대한 대통령 재가를 받은뒤 이달말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상정 시기를 금융노련이 정한 파업예정일인 7월 11일 이후로 연기하는 문제도신중히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금융노련이 설정한 ‘공격 목표물’을 치워두고 보자는 생각이다. 정부가금융노련의 파업시점을 피해 법안제출 시기를 늦추게 되면 본격적인금융구조조정 논의는 당초보다 한달가량 미뤄진 8월이후로 넘어갈 공산이크다.그리고 의료대란에서 ‘힘으로 밀어부치면 정부가 물러서더라’는 인식을 갖게한 것이 2차 금융구조조정에 좋지 않은 선례로 작용할 것 같다. 손성진기자 sonsj@
  • ‘의사 폐업’ 결산

    의약분업 시행을 둘러싸고 빚어진 의료계의 집단폐업 사태는 정부와 국민은물론,의료계에도 크나큰 상처만 남긴 채 일단 봉합됐다. 특히 의사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진료현장을 이탈함에 따라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불안과 고통을 안겨주었다. 게다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한 의사들의 실력행사에 밀려 의·약계,정부와 시민단체 등 4자가 당초 합의한 시점보다 앞당겨 약사법을 7월 임시국회에서 개정키로 함에 따라 이익단체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나쁜 선례도남겼다. 의료계 역시 약사법 개정을 통해 임의·대체조제를 대폭 제한하는 등 진료권을 보장받고 의료보험수가를 현실화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냄으로써 실리는챙겼을지 모르나 기나긴 세월 동안 ‘인술’을 통해 쌓아온 명예와 존경심을 한꺼번에 잃게 됐다.앞으로 환자가 의사를 ‘의료기사’로 매도하더라도 할말이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은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에 적잖은 후유증을 남길전망이다. 지금까지 ‘가진 자’로 꼽혔던 의사들조차 실력행사로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하는 데 성공한 듯한 모습으로 비침에 따라 각종 이익집단들이 무리한 요구들을 봇물처럼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분업안을 도출해 내는데 한몫을 했던 시민·사회단체들까지 나서 나름대로 중간자적인 입장에 서서 인내하면서 대안을 제시했지만 의료계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은 ‘불행’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반드시 추진돼야 할 개혁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정책의 신뢰성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의약분업 실시 3∼6개월 뒤 임의조제 등에 문제가 드러나면 약사법을 개정하겠다는 약속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으나 1주일도 채 안돼 7월 중 약사법개정과 의료보험수가 현실화 등 국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형태로 밀리고말았다. ‘우는 아이에게 젖 준다’는 속담대로 된 꼴이다.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 약계가 회원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집단행동에 들어가지 않았다는게 유일한 위안거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상처만 남긴 집단폐업의 후유증을 지금이라도 최소화하려면 불법사태를 주도한 책임자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유상덕기자 youni@. *조제·판매기록부 작성-보존 논란. 의사협회가 7월 임시국회에서 약사법을 개정할 때 임의·대체조제 제한 외에 조제·판매기록부를 작성할 것을 추가로 요구,의·약계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계는 국회에 제출한 약사법 개정 청원서에서 약사의 불법 조제·판매를 막고 약화사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려면 약국의 조제·판매기록부 작성과보존이 의무화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행 약사법 24조는 약품용기,포장지,처방전에 환자성명,용법·용량,조제연월일,조제자·조제약국의 명칭 등을 기재토록 규정하고 있으며,25조는 처방전 보존기간을 2년으로 명시하고 있다.말하자면 처방전의 서식과 보존기간만 규정돼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의료계의 요구대로라면 약사는 드링크류 등 일반약품을 팔 때도 판매상황을 기록해야 하고,또 기록부를 보존해야 한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임의·대체조제와 한약 끼워팔기 등을 막고 약화사고책임소재 등을 가리려면 판매기록부의 작성과 보존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의약분업에 꼭 필요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약사회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펄펄 뛰면서 의료계의 저의에 대해 의심하고 있다. 약사회의 박인춘(朴仁椿) 홍보이사는 “박카스 한병을 팔면서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게 한 뒤 기록으로 남기란 말이냐”면서 “환자나 약사 모두에게 불편만 끼치는 억지를 부릴 게 아니라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주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약사회의 한 관계자는 “모든 약품의 판매 기록을 남기라는 것은 약국의 모든 경영내용을 세무당국에 드러내라는 요구와 다름없다”면서 “내가 골탕을 먹었으니 너도 한번 당해보라는 식의 의료계 요구는 한마디로 난센스”라고규정했다. 보건복지부나 시민단체들도 의료계의 요구를 ‘무리수’로 평가하는 것으로알려졌다. 그러나 의료계가 조제·판매기록부 요구를 굽히지 않을 경우 앞으로 약사법개정과정에서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덕기자
  • 영수회담 대화록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의 지난 24일 청와대 영수회담은 30여분 동안 진지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주진우(朱鎭旴)비서실장,권철현(權哲賢)대변인과 함께 오후 5시 정각 청와대 본관 앞에 도착한 이총재는 한광옥(韓光玉) 청와대비서실장과 남궁진(南宮鎭)정무·박준영(朴晙瑩)공보수석의 영접을 받았다.지난 17일 단독 영수회담을 가진 데 이어 1주일 만에 두 번째 주말회동을 가진 셈이다.다음은 대화록. ◆이총재 토요일 오후에 쉬시는데 미안합니다. ◆김대통령 오히려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올핸 장마로 인한 재해가 없어야 되겠습니다.임진강 범람에 대해서도 지난번 김정일(金正日)위원장과 논의를 했습니다. ◆이총재 의료계가 전면 휴업을 해 국민건강이 걱정입니다.당을 초월해 사명감에서 찾아오게 된 것입니다.의약분업은 일단 6개월간 시범실시한 뒤 문제점을 보완해 전면 실시하는 게 바람직합니다.무조건 전면 실시하기보다는 유연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그래야 의료계가 즉각 휴업을 중단하고복귀하는명분이 되고, 정부도 이런 저런 것을 재고하는 기회를 주는 것 아닙니까. ◆김대통령 의료인들이 건강을 볼모로 휴업을 하고 자기 주장을 펴는 행위는용납할 수가 없습니다.어제(23일) 당정협의 후 이한동(李漢東)총리서리가 의약분업을 보완·개선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의약분업은 약의 오·남용으로부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것이고 약사법은 의사 및 약업계,시민단체 3자가 합의해 국회를 통과한 법입니다.7월1일 전면실시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총재 이번 사태는 의료계가 주장해온 의료수가와 의료체계 개선주장에대해 정부가 개혁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성의없이 대처해 의료계의 불만이폭발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나도 의료계가 진료에 복귀해야 한다고 일관되게주장해왔습니다.의약분업 6개월 연기가 정 어렵다면 적어도 약사법 개정을이번 임시국회(7월 임시국회를 의미)에서 처리함으로써 의료계에 정부가 약속을 지킨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김대통령 이번 임시국회에서 약사법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똑같이 생각합니다.정부는 약사회와도 협의를 해야 합니다.당정에 말해서이번 임시국회 회기 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최광숙기자 bori@
  • 의료대란/ ‘약사법 개정’ 시민단체 반응

    여·야 영수회담에서 7월중 약사법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가 의사들의 집단 이기주의에 굴복한 꼴”이라며 의사들과 정부를 함께 비난했다. 이 단체들은 그러나 의사들은 정부와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생각을 버리고의약분업에 대해 약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약사들에 대해서도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대화로 문제를 푸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참여연대 등 2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의약분업 정착을위한 시민운동본부’는 25일 성명을 내고 “병원 진료가 재개된 것은 다행이지만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한 집단이기주의에 정부와 정치권이 굴복함으로써 의약분업을 포함한 모든 개혁이 좌초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운동본부는 또 “의료개혁이 위기에 빠지게 된 1차적 책임은 의사들의 맹목적인 집단이기주의에 있다”고 주장하고 “모든 시민단체와 연대해 의사협회의 이번 폐업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한편 폐업 희생자의 손해배상청구등 법정투쟁을 강력하게 펴겠다”고 밝혔다. 이강원 사무국장은 “공권력은 그동안 여러 집단의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가차없이 처벌해 왔지만 유독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에만 무기력했다”면서“사회적 합의를 지키려고 애써온 약사회의 반발은 필연적이며,이번 굴복을계기로 우리사회는 집단이기주의를 통제할 힘과 명분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협의회 서경석 사무총장은 “의사들의 집단 폐업 철회는 환영하지만 이는 의약분업 당사자들의 합의가 아닌 정치권의 결정에 의해 이루어진만큼 앞으로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며 “의사들은 정부와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생각을 버리고 의약분업에 대해 약사들과 함께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정부는 하반기에도 우리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안정기조를 바탕으로 금융·기업구조개혁을 차질없이 시행하기로 했다. ◆안정성장 지속 상반기 성장률은 11%수준,하반기에는 6%수준을 기록해 연간성장률이 당초 예상치 6%선보다 높은 8%대에 이를 전망이다.내년에도 설비투자 증가와 건설투자 회복 등으로 6%수준의 성장이 예상된다.실업률은 활발한 창업과 기업의 인력수요 증가로 3.8% 수준을 유지,연간 4%안팎이 예상된다. ◆물가안정 주력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대비 1.5%내외에서안정되고 하반기에는 국제유가 불안에 따른 에너지요금,의보수가 등 공공요금 상승 등으로 2∼3% 상승,연평균 2.5%이내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물가안정을 위해 임금상승은 생산성 향상의 범위에서 이뤄지도록 한다.공공요금 인상요인은 공기업 경영혁신을 통해 최대한 흡수하되 불가피한 부분은 하반기에반영한다. ◆경상수지도 큰 걱정없다 수출은 하반기에 반도체,정보기술(IT) 산업의 수출호조로 13%,연간 18%안팎 증가할 전망이다.수입은 하반기에 24%,연간 34%내외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경상수지는 상반기 50억달러,하반기 60억∼80억달러의 흑자가 발생,연간 100억∼120억달러의 흑자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저금리 기조 유지 통화는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하는 범위에서 금융구조조정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신축적으로 운용한다.국채 발행물량을 신축적으로조정하고 채권인수 여력을 확대할수 있는 신상품 허용을 통해 장기금리 안정기조를 유지한다. ◆금융구조조정 가속 7월 중순까지 정부보유 은행주식 매각에 관한 기본전략을 발표해 금융구조조정의 불확실성을 제거한다.한투·대투 등 투신사의 경영을 조기에 정상화한다.투신사에 남아있는 부실채권은 추가 상각 등을 통해6월말까지 클린화한다. 금융지주회사법을 제정해 금융기관의 대형화와 겸업화를 촉진한다. ◆기업구조조정 8월중에 30대 그룹의 결합재무제표를 공시한다.모든 금융기관의 총신용공여 현황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대기업 신용위험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운용한다.금융기관이 사후관리 실태점검을 벌이고 대규모 화의·법정관리 기업도 경영실태를 종합점검해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은 조기퇴출을 유도한다. 손성진기자 sonsj@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사법개혁과 준법운동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21세기 사회를 “생각의 속도가 통용되는 사회”라고 갈파한 바 있다.주변을 둘러보면 정치·경제·사회·문화등 모든 분야에서 정보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기본적인 생활양식과 가치관까지도 놀라운 속도로 변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이러한 변화의 본질은 도전이다.새로운 도전을 극복하지 못하면 개인이건,국가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 어느 사회에서나 가장 보수적인 분야의 하나인 법조와 사법분야에도 이러한변화의 물결은 예외없이 밀어닥칠 것이다.지식정보화사회에서 법조와 사법이그 역할과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회변화는 물론 다가올 변화까지도 예측하여 새로운 틀을 마련하는 능동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우리 법조계는 작년 5월 대통령자문기구로 출범한 사법개혁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7개월간 심도 있는 연구와 토론을 거듭하여 개혁안을 마련하였다.지향목표는 사법제도의 민주화·기능화·세계화로 설정되었다. 법무부는 ‘내실있는 사법개혁의 완수’를 금년도 10대 중점추진시책의 하나로 정하고 후속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법령의 제·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금년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작업을 추진중이다.그러나 법무부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내실있는 사법개혁은 법조3륜이 깊은 관심을 갖고 함께 노력할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법의식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81%가 ‘유전무죄,무전유죄’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또한 ‘법을 지키면 손해’라고느끼고 있다고 한다.이러한 준법의식 약화 내지 실종은 전통적 유교사상에서비롯된 가부장적 온정주의와 정실주의,일제 치하에서 형성된 식민통치 수단으로서의 법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다.그러나 주된 원인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로 상징되는 지도층의 솔선수범 부재와 지난날법 집행의 불공정성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법무부는 지난 5월1일 법의 날을 계기로 ‘작은 것부터,위로부터’를 기치로 범국민 준법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교통법규와 같은 작은 기초생활 질서부터 그리고 고위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하여특권의식을 버리고 법과 질서를 지키자는 운동이다.또한 이번 기회에 현실과 맞지 않고,지키기 어렵고,지키면손해보는 법과 제도를 과감히 고쳐 준법을 위한 사회적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법개혁과 준법운동은 같은 맥락의 작업이다.국민에게 봉사하는 사법제도를 마련하고,법과 제도를 현실에 맞도록 개선하며,공정하고 투명하게 법을 집행하자는 것이다. 金正吉법무부장관.
  • 남북 화해시대/ 金대통령 국회상임위장 대화록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2일 국회 상임위원장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했다.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고,상임위원장들은 궁금한 것에 대해 김 대통령에게 직접 물었다. 오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으며,여야를 떠나 초당적인 협력을 다짐하는 자리였다고 박준영(朴晙瑩)청와대대변인은 전했다. ●정균환(鄭均桓)운영위원장 개혁정신과 대화로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상생의 정치,대화의 정치를 앞장서서 하겠다. ●이상희(李祥羲)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이규택(李揆澤)교육위원장 남북정상회담이 성공하도록 노력한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송광호(宋光浩)윤리특위위원장,함석재(咸錫宰)농림해양수산위원장,전용원(田容源)보건복지위원장 이번 정상회담으로 통일의 초석을 놓았다.남북뿐만아니라 국내문제도 순탄하게 되길 바란다. ●장재식(張在植)예결위원장,김명섭(金明燮)정보위원장,유용태(劉容泰)환경노동위원장 앞으로 남북 화해와 지역간 화합이 이뤄지길 바라고 그런 분위기로 이어졌으면 좋겠다.●이용삼(李龍三)행정자치위원장,최돈웅(崔燉雄)재정경제위원장 지역구(철원)의 주민들이 감사의 마음과 함께 엄청난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다. ●김영일(金榮馹)건설교통위원장 통일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도 증오 속에 살아온 남북이 이런 길을 갈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박헌기(朴憲基)법제사법위원장 통일에 대비해서 북의 법률을 검토해 봐야겠다. ●박명환(朴明煥)통일외교통상위원장 언론과 국민이 감상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통일을 위해 서로 상처받지 않고 동질감을 가지며 통일국가를 이루는 것이 좋다. ●천용택(千容宅)국방위원장 어떻게 하면 전쟁 없이 남북이 통일될 수 있는가 라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엄청난 과업을 이룬 것이다. ●최재승(崔在昇)문화관광위원장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서 잠시 먼 산을 보고 내려왔는데 그때 무슨 생각을 하셨나. ●김 대통령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이었다.그래서 북쪽 산천을 둘러본 것이다. 반 쪽의 조국 산천 강토에 와서 조상들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큰 절을 하고 싶었다.이번 회담은여러 고비를 넘겨 이뤄졌다.자주적 통일과 미군문제,통일방안 등에 대해 여러 얘기를 나눈 끝에 합의가 있었다.앞으로 이산가족 문제와 경제·문화·스포츠 교류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잘 하겠다.문화·스포츠 교류가 먼저 시작되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경제 교류와 협력이다.경의선 연결 등 경제 협력은 외국자본도 들어오고 오래 계속되기 때문에 화해 협력에 도움이 된다.경제 협력은 상호간에 중단시킬 수 없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경의선이 연결되면 수출에도 도움이 된다.문산,철원에 철로가 이어지면 대 유럽의 물류비용 30%가 줄어든다.특히 과학기술문제에 있어 국가간에 힘을 합치면 더 좋아질 것이다.이번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상호 얘기를 충분히 해서 서로가 납득할 만한 것은 수용했고,서로 비방하기 않기로 했다. 전력문제 등도 앞으로 서로 협의해 갈 것이다.남과 북이 전쟁을하지 말자는 것이 큰 성과다.우리를 앞으로 이를 위해 한·미·일 3국간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양승현기자 yangbak@
  • 고시촌 산책/ 제2외국어 살리는 지혜 모을때

    전세계 인터넷 콘텐츠의 90%가 영어로 되어있다는 것은 상식이다.지금 일본은 인터넷시대에 있어서 2류국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일본정부의 지도층은 영어를 공용어로 지정하자는 주장을 제기했고,일본열도가 한때 영어 논쟁의 열풍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른바 영어는 이제 단순히 의사소통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한 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우리의 각종 고시제도 역시 이러한 흐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회계사시험이나 행정고시에서 영어를 토플·토익으로 대체하고,감평사·변리사뿐만 아니라 사법시험에서도 영어를 필수화해야 한다는논의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화의 다원적 발전’ 차원에서 본다면 어떠한 외국어를 필수화하고 다른 외국어는 선택에서 제외해도 괜찮다는 주장은 초라하기 그지없는 ‘논리의 비약’이다.인터넷이 미래의 중심축이라고 해도 지구촌의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을 실제로 움직이고 설득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언어’일 수밖에 없다. 인터넷이 지향하는 단일 세계화의 근간이 아무리 ‘영어로의 언어통일’이라고 외쳐도,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한낱 ‘폭언’이다.더구나 이미 제2외국어를 꽤 오랫동안 공부해온 수험생이나,이들을 위해서 직업적으로 강의하는 분들의 심기가 편치 않을 것임은 최근의 외국어 논쟁의 향방이 얼마나 당사자들에게는 냉엄한 현실인가를 여실히 말해주는 대목이다. 변화와 개혁이 가진 양날의 칼은 한편으로는 발전을,다른 한편으로는 희생자를 만들어 왔다.무엇이 대의(大義)이고,무엇이 더 시급한 일인가하는 물음은 제도의 희생자들을 무마시키는 어색한 논리가 되어왔다.제2외국어권에 종사하는 그 분들.비록 목소리는 작지만 그들도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한 축이며 지식인의 한 부류임에 틀림없다. ‘모두’가 함께 갈 수 있는 ‘지혜’를 모으는 성숙한 모습.그것이 비단필자만의 지나친 욕심은 아니리라고 믿고 싶다. ◆ 김 채 환 고시정보신문 발행인
  • 考試플라자/ 군법무관 시험 매년 실시 불투명

    2001년부터 해마다 군법무관 시험을 치르겠다던 국방부의 방침이 백지화돼현행대로 격년제로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방부 국방개혁위원회는 지난해 말 우수한 군법무관을 확보하기 위해 2년단위로 40명씩 선발하는 군법무관을 해마다 25명씩 뽑는 것을 골자로 하는군사법개혁안을 발표했다.군 검찰관과 군 판사를 분리해 선발하기로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이 관련 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혔다.군법무관 선발 시행처인 행정자치부가 난색을 표명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군법무관 시험이 국방부와 관련돼 있기는 하지만예산집행,일정 등 실질적인 업무는 행자부 소관”이라면서 “내년이면 사법시험이 법무부로 이관되는 데다 행자부가 모든 시험을 주관하고 있어 군법무관 시험을 매해 실시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행자부측에서는 군법무관 시험을 매년 실시하겠다면 사시와 같은 날짜,같은 문제로 시행하도록 하라는 대안을 제시했다”면서 “하지만 사시와 함께 시험을 본다면고급인력이 사시쪽으로 몰리는 것을 막을 수없기 때문에 결국 격년제로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사법시험법 제정이 임박해 있는 상황이지만국방부에서 군법무관 인원을 반드시 충원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건의한다면시험을 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매년 시행을 공식화할 수는 없지만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시험을 실시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두 부처의 이견으로 당분간은 현행제도 대로 유지되면서 올 연말로예정된 사법시험법 제정 이후에나 군법무관 시험에 대한 구체적인 개정안이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30세 미만으로 제한돼있는 현역장교 출신의 군법무관 응시연령을 33세로 연장하려던 계획 역시 법무부,대법원,대한변협측에서 ‘위헌소지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해 백지화됐다. 최여경기자 kid@
  • 급류타는 은행합병/(상)추진 어떻게

    은행 합병이 초읽기에 들어갔다.7일 금융지주회사법 도입과 자발적 합병에관한 기본 방향이 제시됨으로써 합병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은행 합병의방향과 문제점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7일 열린 경제장관회의는 정부 정책의 중요한 변화를 보여줬다.은행 합병에방관하다시피하던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정부주도로 정책 변경 ‘시장자율에 맡기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던 정부의태도 변화는 시장의 불신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뒤편에서 ‘지원 사격’만 하겠다고 한 것이 시장의 불신만 낳았던 것이다.베일에 가려진 채 보이지 않는 은행 합병의 움직임이 경제위기설의 진원지가 되기도 했다.때문에정부가 은행 합병을 신속히, 주도적으로 이끌어 장래를 투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시장의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이런 배경에서 정부는금융개혁의 드라이브를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헤쳐모여’식 통합 은행 합병의 방식은 공적자금 투입 은행과 투입되지않은 은행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전자는 한빛·조흥·외환은행으로,합병이라기보다는 금융지주회사법에 의해통합하는 방식이다. 각 은행과 그 자회사를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증권,보험,여신전문업(종금 리스 등) 등으로 세분화한 다음 3개은행의 같은 기능끼리합치는 방식이다.‘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화학적 결합’인 셈이다.통합작업은 금융지주회사법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뒤인 7월초부터 시작될전망이다. 금융지주회사에 의한 통합은 시일이 많이 걸리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각 은행의 중복인원과 점포를 정리하는 것이 난제다.정부는 기능별 특화를 하면 감원대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에 의한 통합은 지방은행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거론된다.정부가우선주 지분을 갖고 있는 평화은행은 중소벤처업체와 서민은행으로 존속될전망이다. ■우량은행들은 스스로 합병 국민 주택 한미 하나은행 등 우량은행들은 자발적인 합병을 유도할 계획이다.우량은행의 합병은 대형화,겸업화로 세계적인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은행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상대를 찾기 위한 시뮬레이션을 진행중이다.하나·한미,국민·주택의 합병설이 시장에 끊임없이나오고 있다.정부도 합병의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다.합병할 때 후순위채 인수,인허가 우대 등의 방안이다. ■‘유리알 경영‘ 유도 은행 합병에 앞서서 은행들의 경영상태가 완전 노출된다.구조조정의 전제 조건이다.미래의 상환능력까지 감안한 신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에 따라 잠재 부실이 6월말까지 드러난다.부실이 많은 은행들에게는 다시 공적자금을 투입,‘클린뱅크’로 바꾼다.이 경우 물론 자구노력과 경영진 문책이 따른다.시장기능에 의한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내년부터 예금은 2,000만원까지만 보호받을 수 있으므로 부실이 극심한 은행은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 밖에 없다. 손성진 박정현기자 sonsj@. *투신사 부실막기 ‘고육책’. ‘채권시가평가제는 예정대로 7월1일부터 시행한다.’ 7일 경제장관간담회에서 내린 결론이자 시장에 주는 메시지다.그동안 시가평가제 시행을 앞두고금융시장은 불안감을 가져왔다. 불안감은시가평가제 시행의 전격 유보설(說)로 번지고 있다. 정부가 경제장관회의에서 시가평가제 시행방침을 거듭 확인한 데는 이런 소문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왜 실시하나/ 투신사의 부실을 막기 위해서다.투신사는 채권을 운용해 손해를 보면서도 투자자에게는 장부가로 배당해 부실을 누적시켰다.시가평가제를실시하면 투신사는 이익을 보면 투자자에게 이익을 배당하고, 손해를 보는대로 투자자와 손해를 분담하게 된다.채권이 완전히 시가평가되는 6개월∼1년뒤면 투신사,나아가 금융시장이 튼튼해질 것이라는게 정부의 전망이다. ■금융시장 동요는 없을까/ 금융시장은 환매가 몰리는 사태를 걱정하고 있다. 불안감은 유동성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로 나온다.하지만 정부는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가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채권형 펀드 42조9,000억원 가운데 98년11월 이후에 이미 시가평가된 채권펀드 9조8,000억원과 세금우대 펀드를 제외하면 27조원이 남는다. 이 가운데 금융기관이 갖고 있는 23조원을 빼면 개인 등이 소유한 채권은 4조원이다.재경부 관계자는 “4조원 정도는 일시에 환매가 들어와도 투신사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금융기관이 23조원어치를일제히 환매하겠다고 나설 경우는 문제다.정부는 보완책을 마련했기 때문에금융기관이 손해를 보면서 채권 환매에 나설 까닭이 없다는 입장이다. ■보완책은/ 정부가 이날 밝힌 보완책은 투신사가 갖고 있는 대우담보 기업어음(CP)을 자산관리공사가 시가평가제 시행전에 매입한다는 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 피노체트 면책특권 박탈, 과거청산 차원 처벌될까

    칠레 산티아고 항소법원이 5일(현지시간) 칠레 군부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에 대한 의원 면책특권 박탈 판결을 내림으로써 피노체트의 사법처리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루벤 바예스테로스 항소법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건을 22명의 전체합의에 부친 결과,찬성 13표,반대 9표가 나와 면책특권을 박탈키로 했다”고말했다. 법원 판결 발표가 나자 산티아고 거리에는 피노체트 군정시절 희생당한 유가족들과 인권단체 시위자들이 몰려나와 ‘피노체트를 감옥으로’를 외치며축하행진을 벌였다. 국제사면위원회,휴먼라이트 워치 등 국제 인권단체들도 ‘혁신적인 결정’‘국제사회와 인권범죄를 저지르는 모든 독재자들에 매우 중요한 경고’라며 환영했다. 미 정부도 5일 국무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항소법원이 중요한일을 해냈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피노체트 변호인단은 5일 이내 대법원에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판결 존중’을 강조해 온 칠레 정부의 입장,인권유린 독재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하는 국내외 여론 등을 감안할 때대법원 판결은 ‘통과의례’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따라서 피노체트를 상대로 제기된110여건의 죄목에 대한 진상들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측근 3,000여명의 군부인사들에 대한 사법처리도 뒤따를 공산이 높아졌다. 피노체트의 ‘수호신’인 의원 면책특권의 박탈 판결을 가능케 한 배경은바로 ‘과거청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칠레의 정치·사회 분위기.지난 3월 취임,‘사법권 독립’을 천명한 리카르도 라고스 대통령은 피노체트 군정시절 감옥과 망명생활을 되풀이해온 피해자다.여기에 후안 구스만 판사는 영국에서 가택연금 생활을 하다 3월 귀국한 피노체트에 대해 73년 ‘죽음의 특공대’가 저지른 74명 정치인 살해사건의 배후인물로 수사,전격 기소했다. 산티아고 항소법원은 재판에 앞서 피노체트의 면책특권을 박탈할 것을 요구한 고소인들의 신청과 “피노체트가 의원 신분인 만큼 법원이 면책특권 박탈여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는 칠레 정부의 의견을 받아들인 뒤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한편 사법처리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의견도 많다.피노체트가 84세의 고령으로 쇠약해져 있고 의회 면책특권과는 상관없이 3월 말 전직 대통령들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의회 등 기득권 세력의 반발도 만만찮기 때문이다.그러나 개정법안에 대해 승인 처리를 하지 않는 라고스 대통령 등 개혁세력의 입장은 더욱 단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피노체트의 건강을 참작,의외의 판결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하지만 말로에 선 독재자의 운신의 폭이 극도로 좁혀 든 것만은 틀림없다. 김수정기자 crystal@
  • 6월4일 中 天安門 사태 11주년/ 현주소

    6 ·4 톈안먼(天安門) 사태 11주년을 이틀 앞두고 재평가와 책임자 처벌을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왕훙쉐 등 반체제인사들은 톈안먼사태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는 공개 탄원서를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 등 중국 지도층에게 보냈다.톈안먼의 어머니 ‘딩즈린(丁子霖)전 중국인민대 교수를 비롯한 6·4 유족108명이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에 대한 형사고발안 신속처리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은 보내 중국 사법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하지만 이같은 연례적인 재평가 요구운동 이외에 올해에는 사회 곳곳에서예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임박하면서 사회·경제·정치개혁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것.중국 관료 출신으로 현재 연구소를 운용하는 리판은 “WTO 가입은 개혁과 개방을 의미하며 이는 언론의 자유를 확대시킬 것이다.더 많은 자유는 민주주의의 가속화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이는 중국 지도부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경제개혁은 가속화시키되 정치개혁에는 난색을 표하며 정경분리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중국 당국은 지난달 말부터 사회주의 이념을재무장하기 위한 대대적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이미 정치·사회 민주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나섰다.또 지식인층에 대한 ‘옥죄이기’에도 들어갔다. 장쩌민 주석은 지난달 말 상하이와 장쑤,저장성 등 동부지역을 순시하면서서서히 밀려오는 서구화 물결을 경계하는 연설을 했다.그는 “민간사업 부문을 위한 당 대책기구 구성은 전혀 새로운 일”이라며 서구문명의 창구 역할을 하는 민간 부문에 대한 통제를 강조했다. 중국 당국은 또 정치·사회 민주화를 지지하는 지식인들의 블랙리스트를 작성,배포하면서 이들에 대한 감시도 강화했다.외신에 따르면 현재 민영화와민주적 개혁을 지지하는 8명의 지식인들 명단이 돌고 있고 최근에 17명의 이름이 추가돼 출판사와 언론사에 배포돼고 있다고 전했다.이들의 책이나 글이일반인들에게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다. 중국 당국이 언론과 지식인층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면서 민주화를 요구하는목소리가 다소 잦아들기는 했다.그러나 국제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정보화와 시장개방이 가속화되면 언제까지 이같은 방법으로 중국인들의 민주화 요구를 잠재울 수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6·4사태와 관련 213명이 복역중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텐안먼(天安門) 사태 당시의 주역들 어디서 무얼하나. 89년6월4일 텐안먼(天安門) 시위를 이끌었던 반체제 주역들의 현주소는 11년이 지난 지금 다양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아직도 반혁명분자의 꼬리표를 달고 수감중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국으로망명해 유학하거나 첨단산업에 종사하면서 행복한 생활을 하는 이들도 있다. 중국이 사태 진압 직후 수배령을 내린 21명의 학생지도자중 서방에 망명한인사는 류강(劉剛·38)을 비롯해 12명.중국에 남은 9명중 2명은 수감중이며나머지 7명은 당국의 감시 속에 장사 등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거나 행방이 불확실한 상태다. ‘수배 1호’였던 베이징대 역사학과생 왕단(王丹·31)은 6년5개월간의 복역 끝에98년5월 병보석으로 풀려나 미국으로 건너갔다. 매년 6월이면 민주화와 인권보장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여온 그는 96,97년 연속 노벨 평화상 후보에 추천됐다.지난달 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의 취임식 참석 여부를 놓고 중국을 긴장시켰으나 모습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수배 2호’였던 시위대 대표 우얼카이시(吾爾開希·32)는 중국을 탈출한뒤 미국의 한 중국어 방송사에서 일하다 타이완 여자와 결혼,미국과 타이완을 오가며 사업을 하고 있다. 96년5월 홍콩으로 탈출한 뒤 미국에 망명,중미관계를 불편하게 했던 류강(劉剛)은 뉴욕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여학생 지도자 차이링(紫玲·33)은 미국에서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으며 보스턴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 남은 학생지도자중 왕여우차이(王有才·34) 등 2명은 현재도수감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현대 鄭씨일가 퇴진/ 자구책 의미

    현대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과 몽구(夢九)·몽헌(夢憲) 3부자의 경영퇴진과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은 재벌개혁사에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될 수 있다.이를 계기로 현대는 물론 나머지 재벌들의 지배 구조개선에도 영향을 미쳐그동안 지지부진해온 재벌개혁을 가속화 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가 31일 발표한 경영개선계획은 오너 경영진의 경영퇴진과 전문경영인체제 도입,그리고 소그룹으로의 재편으로 요약된다.그동안 국내 재벌들은 현대와 정부와의 신경전을 보면서 정부쪽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던 게 사실이다.지배구조 개선 등 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으나 시장이 불안하게 된근본적 원인은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 실패에도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날현대의 경영개선책 발표를 계기로 이같은 불만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돼버렸다.삼성 LG 한진 등 여타 재벌들도 당장 전근대적이고 비효율적인 ‘오너 경영체제’를 청산하라는 여론의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 이번 현대사태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정부에게 큰 힘을 실어주었다.현대사태 해결을 통해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 작업을 더 힘있게 추진할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한 셈이다. 이에 따라 각 재벌 기업들은 현대가 추진하게 되는 ▲계열사 분리 ▲선진적지배구조 가속화 ▲유동성 확보 ▲사외이사제도와 이사회 중심의 경영체제확립 등을 통한 경영선진화 노력을 구체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사태는 금융권의 구조조정도 촉진하는 상승작용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은행들도 자율적인 합병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창구나 금고라는 물리적 공간이 없는 새로운 사이버 뱅크 출현에서 드러나듯 금융시장여건은 국내·외 구분없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정부는 이같은 기업과 금융부문의 경영개선 노력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금융지주회사법도입 등 각종 제도개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사태가 바람직한 방식으로 해결됨에 따라 현대는 물론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현대가 이날 발표한 경영개선계획이얼마나 성실하게 지켜질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후지모리 대통령 3選… 野선 “무효”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61)이 28일(현지시간) 야당후보가 불참한가운데 실시된 결선투표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선거부정을 이유로 선거에 불참한 알레한드로 톨레도 야당후보(54)가 ‘선거 무효’를 선언,비폭력적인 반정부 운동에 나섰고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더욱 격렬해지면서 페루 정국은 혼미상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페루 경찰이 수만명의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공포탄을발사,이중 수십명이 공포탄에 맞아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선에 대한 국내외 비난여론이 고조됨에 따라 후지모리 대통령은 집권 이후 최악의 위기에 봉착,어떻게 대응할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있다. 반정부 시위는 현지의 여론조사기관인 컴파니아 페루아나 데 인베스티가시온(CPI)이 25% 개표결과를 토대로 전망한 결과,후지모리 대통령이 전체 유효표의 76.8%를 획득,3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AP통신에 따르면 26.9% 개표결과,후지모리 대통령이 50.3%를 득표했고 알레한드로 톨레도 후보(54)는 16.2%를 얻었다.32.4%는 무효표로 판정됐다.최종결과는 2∼3일뒤에 공식 발표된다. 수만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28일 밤 늦게 리마 시내 에서 ‘독재타도’와 ‘부정선거 무효’ 구호를 외치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다. 이중 수백명의 대학생이 대통령궁을 향해 돌진하다 최루탄을 쏘며 저지하는경찰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일부 지방 도시에서는 시위대가 정부 건물에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고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시위 수위가 격렬해지고 있다. 결선투표 불인정을 선언한 톨레도 후보는 “후지모리가 페루의 민주주의를고사시켰다”면서 “이제 독재정치를 끝내야 한다”며 후지모리 정권을 상대로 ‘비폭력 반정부 운동’을 선언했다.그는 후지모리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고 군부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후지모리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공정했음을 입증할만한 증거를 충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주기구(OAS)소속 국제선거감시단은 투·개표 컴퓨터의 조작가능성과 선거요원들의 비전문성 등을 이유로 결선연기를 요청했으나받아들여지지 않자 선거결과 불인정 및 감시업무 철수를 선언했다. 미국 등 여러 국가들도 선거강행에 유감을 표시했다. 특히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7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공정한 공개 자유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이같은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 이라며 경제 제재를 시사했다. 미국이 남미 인접국들과 대(對)페루 제재 조치의 수위를 논의할 계획이라고밝혀 머지않아 국제사회의 대페루 제재조치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 후지모리 정권 일지. ■1990.7 후지모리,대통령에 취임. ■1992.4 친위쿠데타로 의회 해산 및 사법부 봉쇄■1992.11 하이메 살리나스장군 주도 군사쿠데타 진압. ■1993.12 대통령 연임 보장하는 새 헌법 제정. ■1995.7 대통령에 재선에 성공. ■1999.12 후지모리,3선 연임 출마 선언. ■2000.4 대선 1차투표에서 후지모리 49.8%,톨레도 40.2%의 득표율 기록,5월28일 결선일정 확정. ■2000.5.28 결선투표서 3선에 연임에 성공. ◆ 3연임 후지모리는 누구. 28일 결선투표에 반대하는 시위군중을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진압하고 기어코 3선 연임 대통령 타이틀을 거머쥔 알베르토 후지모리(Alberto Fujimori)페루 대통령.일생일대의 정치생명을 내건 대도박판 한가운데에 섰다. ‘대통령은 한차례 연임할 수 있다’는 헌법을 무시하고 지난해 12월 3선출마를 선언했을 때부터 그의 정치도박은 시작된 셈.일본인 이민 2세로 대학총장까지 역임한 그는 지난 90년 ‘캄비오 90(개혁90)’이라는 신당을 급조,같은 해 실시된 대선에서 여당후보인 페루의 저명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를 물리치고 대통령이 됐다. 그의 10년 재임기간동안 보여준 통치스타일은 한마디로 ‘철권통치’.냉정하고 강단있게 일을 처리,‘사무라이 대통령’이라고도 불렸고 그 이면에는‘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도박수가 있었다는 분석이다.첫번째 도박판은 지난 92년 일으킨 친위쿠데타.리마 거리에 탱크를 진주시키고 의회를 해산,이후 95년 유엔사무총장 출신인 하비에르 데 케야르에 맞서 연임에 성공했다. 96년 12월 ‘투팍아마루 혁명운동(MRTA)’이 페루주재 일본대사관관저에서인질극을 벌였을 때도 5개월 만에 무장병력을 침투시켜 인질사건을 해결했다.후지모리는 특히 박정희(朴正熙) 전대통령식 경제개발계획에 지대한 관심을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치적 격랑기때마다 교묘하게 고비를 넘겨온 후지모리가 피플파워를 이끄는 톨레도 후보와 미국등 국제사회의 압력을 어떻게 맞서나갈지 미지수다. 김수정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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