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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따로 현실따로 (6)끝] 생색용 입법 남발…일반형법<특별형법 ‘기형적 법체계’

    [법따로 현실따로 (6)끝] 생색용 입법 남발…일반형법<특별형법 ‘기형적 법체계’

    화폐 단위인 ‘환’이 아직도 살아 있다.1962년 통화개혁에서 ‘환’이 ‘원’으로 바뀐 지 45년이 됐지만 법에는 여전히 ‘환’이란 표현이 있다. 민법 97조는 ‘법인의 이사, 감사 또는 청산인은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5만환 이하의 과태료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법무부 박민표 법제심의관은 18일 “5만환을 500만원으로 바꾸는 등의 민법 개정안이 지난 2004년 국회에 제출됐으나,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계류중”이라고 말했다. 법제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법령은 4122개. 연도별 통계를 잡기 시작한 1978년의 2864개보다 1258개 늘었다. 한국법제연구원 전재경 박사는 “정부 수립 이후 7900여개의 법령이 생겼고, 이 가운데 10분의1가량만이 실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대적인 법령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배보다 배꼽이 큰 형법체계 우리나라 형법은 살인·절도·사기·강간·폭행·(공무원의)직무유기·낙태·뇌물수수 등의 범죄에 대해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 도로교통법, 정치자금법, 약사법, 여권법 등이 모두 특별형법에 해당한다. 특별형법은 600여개로 추정된다. 살인죄의 경우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형법은 정하고 있다. 특별형법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서는 뇌물 1억원 이상을 받으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처하도록 규정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살인죄보다 뇌물죄의 형량이 높을 수도 있다. 2005년 법원의 1심 공판에서 형법으로 8만 4734명, 특별형법으로 14만 1784명에게 형벌이 내려졌다. 법제처 한영수 재정기획관은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특별형법이 많이 만들어졌다.”면서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문제의식을 갖고 법령심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형법을 건드리기 어렵기 때문에 특별형법을 만들고 있어 행정편의주의라는 비판도 나온다. 건국대 법학과 홍일표 교수는 “특별형법은 제대로만 만들면 좋지만 체계를 갖추지 않고 만들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려대 법학과 배종대 교수는 “특별형법이 필요했던 상황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일상화되고 특별법의 효과는 떨어지게 마련”이라면서 “특별형법은 형법을 보완하기보다는 어미에 해당되는 일반 형법의 원칙을 해치는 살모사”라고 말했다. ●국회는 ‘법 공장’인가? 엉터리 법이 쏟아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최근 들어 국회의원들의 생색내기용 입법이 급증하고 있다.16대 국회에서 발의된 의원입법안은 1912건으로 15대 때보다 768건 늘었다.17대 국회에서는 무려 4501건이 발의돼 16대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의원들이 활발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내부 실정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국회는 법안을 만드는 ‘법 공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사무처 법제실 고위 관계자는 “사회 현상을 고발하는 신문기사 하나를 달랑 들고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 달라고 떼를 쓰는 의원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경우에는 ‘절대 법제실에서 만들어 줬다고 얘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면서 법안을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이렇게 마련된 법안이 의원입법이란 이름을 달고 국회에 제출된다. 법제실의 다른 관계자는 “의원들은 지역구 민원이나 유권자 관리를 위한 생색내기 차원에서 법안을 대량 생산해 내고 있다.”면서 “이런 법안은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한 국회의원 입법보좌관 김모(39)씨는 “법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나 연구단체 설립을 국회 예산으로 지원해 주고 있기 때문에 정치자금 마련을 위해 법안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면서 “상임위에 법안을 던져 놓고 제안설명조차 하지 않는 의원들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법제연구원 장병일 입법평가연구팀장은 “입법 만능주의가 문제”라면서 “사회적 문제가 생기면 법을 만들곤 한다.”고 말했다. ■ 선진국의 ‘입법영향 평가’ 대부분의 선진국은 입법영향평가와 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 등 대륙법 국가들은 1990년대 초부터, 영·미법계 국가들은 1980년대 정부 규제 평가를 하면서 법의 사회적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고 있다. 입법영향평가제도가 가장 발달한 나라는 스위스. 연방 의회 내에 1000여명의 입법평가전문위원으로 구성된 평가기구를 두고 있다. 서울대 정종섭 교수는 “스위스는 국가 규모가 작아 법률평가 시스템 개발이 쉬웠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입법과정에서 사전·병행·사후 평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사전평가는 법률 초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사회문제를 규율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단계에서 진행된다. 병행평가 단계에서는 마련한 법률안의 효과, 비용추계, 실용성을 분석한다. 사후평가는 법령이 공표된 이후의 일정 시점에서 실효성을 점검한다. 법령의 목표달성 여부를 분석하고 수정·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법제연구원 박영도 기획실장은 “스위스의 입법영향평가는 다차원적·지속적으로 진행되는 법의 사회화 과정”이라면서 “법이 사회 현실과 따로 놀지 않고 정치·사회 문제를 조정하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법에 대한 세심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 [특별기고] 왜 법과 현실은 떨어져 있는가/김욱 배재대 정와과 교수 요사이 한국 사회에서 법과 현실의 괴리 현상이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치관계법은 물론이고 교육정책, 부동산정책 등에서도 법과 현실이 따로 돌고 있다. 사실 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는 필연적이다. 어느 사회나 늘 법을 안 지키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사람이 법을 잘 지킨다면, 많은 돈을 들여 경찰, 검찰 등과 같은 공무원 조직을 만들고 유지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경우 그 간극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법을 지키지 않아 법을 지키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 사회에서는 이처럼 법과 현실이 떨어져 있는가? 크게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하나는 문화적 설명이다. 법치보다는 인치를 중시하는 우리의 전통적 문화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법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설명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것이지만, 왜 우리가 이러한 문화를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또 다른 설명은 법을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서, 이는 다시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이상이나 명분에 치우쳐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법을 만들 수 있다. 부동산 정책, 교육정책의 실패가 좋은 사례다. 둘째, 법 만드는 사람들이 시대의 급속한 변화를 미처 따라잡지 못할 수 있다. 정치관계법이 정치인 팬클럽,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등에 대한 정확한 규정을 마련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셋째, 법 만드는 사람들이 국민 전체의 이익보다는 자신들 소수만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치자금에 대한 규제는 풀어주면서 선거운동의 방법과 기간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현재의 정치관계법은 기성 정치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세 번째다. 앞의 두 가지는 합리적인 절차와 사고를 통해 차차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세 번째는 민주정치의 기본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서, 국민 의사의 심각한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국민들이 법을 잘 지키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사실 우리 사회에 법을 경시하는 문화가 생겨난 이유도 바로 오랜 기간 위정자들이 국민보다는 자신들만을 위한 법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을 만드는 사람들, 즉 권력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유혹은 엄청나게 큰 것이다. 이들이 이러한 유혹을 물리치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견제와 감시이며, 이는 곧 민주정치의 기본 원리이기도 하다. 아무리 훌륭한 선생님도 학생의 날카로운 질문이 없으면 긴장이 풀어지면서 수업 내용이 느슨해질 때가 있다. 마찬가지로 국민의 견제와 감시가 없는 권력자는 국민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주정치의 성패가 궁극적으로 국민의 손에 달렸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욱 배재대 정와과 교수 ●기획탐사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02)2000-9261∼9263 또는 tamsa@soeul.co.kr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 “실수?” …도덕성 ‘흔들’

    이용훈 대법원장의 탈세 논란은 ‘단순 실수’였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탈세 사건으로 이 대법원장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이 대법원장은 지난해 11월 론스타 사건 수임 의혹과 관련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10원이라도 탈세를 했다면 대법원장 옷을 벗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단순실수”… 뒤늦게 납부 신현호 대한변호사협회 공보담당 이사는 “성공보수 5000만원이 누락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변호사는 성공보수금을 못 받아도 0원이라고 적어야 하고 전체 사건수임은 모두 국세청에 신고된다.”면서 “세무사는 기본적으로 기계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세무사는 전표를 주면 단순히 정리만 해주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10원이라도 탈세했다면 옷을 벗겠다고 했던 대법원장이 2700만원이나 탈세했는데 이제 와서 단순실수라고 말하면 그만이냐.”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이 대법원장의 사건수임 내용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골드만삭스는 1997년 부도가 난 진로를 인수했다가 1조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남겼다. ●사법개혁 차질 올까 우려 목소리도 특히 2003년 4월은 화의 상태이던 진로가 외화 유치에 성공하는 등 화의가 종료될 가능성이 있는데도 골드만삭스가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해 “제3자 매각을 통해 이익을 노리려는 처사”라는 노조 등의 반발과 동시에 법정분쟁에 휩싸일 때였다. 굳이 대법관 출신인 변호사가 투기자본측의 사건을 맡았어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이 대법원장은 변호사 시절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측으로부터 사건을 수임했다가 대법원장에 임명되면서 사임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가 도덕성 차원을 넘어 이 대법원장이 강조한 공판중심주의 등 사법개혁 추진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단순 실수 여부를 떠나 이번 일로 대법원장에 대한 신뢰나 사법개혁에 대한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법원과 검찰간의 구속영장 기각 등을 둘러싼 갈등의 연장선상에서 불거진 ‘의도된 헐뜯기’라는 해석도 있다. ●진로법정관리 사건 진로는 유동성 위기를 느끼던 97년 9월 법원에 화의신청을 했고, 당시 진로의 외자유치 컨설팅을 맡았던 골드만삭스는 진로 채권 일부를 인수한 뒤 2003년 4월 진로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장진호 진로회장측은 법정관리 무효를 주장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고, 진로는 2005년 하이트맥주에 매각됐다. 김효섭 임광욱기자 newworld@seoul.co.kr
  • 새해 초 ‘국회는 없다’ ?

    새해 초 ‘국회는 없다’ ?

    대선이 열리는 새해 벽두부터 국회 일정과 민생·개혁 법안이 정치논리에 밀려나게 됐다. 정치권 일각의 ‘1월 부동산 임시국회’제안은 국회의원들의 무더기 외유로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국회법상 매 짝수달 1일 소집하도록 돼 있는 임시국회도 열린우리당의 ‘2·14 전당대회’일정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결국 새해 첫 국회는 2월 중순 이후에나 정상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여야간 정쟁으로 해를 넘긴 로스쿨법, 사법개혁관련법, 국민연금법과 기초노령연금법 등 주요 민생·개혁 법안은 또다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게다가 사학법 재개정 문제가 대선 샅바싸움의 전초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 이래저래 새해 국회는 만신창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연말 모처럼 정치권에 생산적인 정책 경쟁을 가져온 ‘부동산 해법’논의도 탄력을 잃게 됐다.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여야는 1월에 조속히 임시국회를 열어 각당을 대표하는 부동산 관련 법안을 놓고 서민과 중산층의 내집마련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자.”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닷새전 “본격 대선국면과 3,4월 이사철을 앞둔 1월에 부동산 정책을 다룰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에 화답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여야를 통틀어 절반 이상이 입법활동에 참고한다는 명분으로 속속 외유길에 올라 ‘1월 부동산 국회’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노웅래 열린우리당 공보부대표는 이날 “현실적으로 1월 국회는 불가능하고, 과거에 1월 국회가 열린 적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2월 임시국회도 우리당 전당대회 이후인 20일쯤이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나라 이익 되는 사법개혁안 정치권이 발목 잡아서야…”

    “나라 이익 되는 사법개혁안 정치권이 발목 잡아서야…”

    “정치권이 사학법 개정과 연계해 국회에 계류중인 사법개혁안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나라와 국가의 이익이 되는 중요한 사안을 정치권이 이해관계로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습니까.” 27일로 2년간의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활동을 마무리하는 한승헌(72) 위원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나 사법개혁안의 지연 처리와 관련해 정치권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못내 서운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사개추위는 그동안 25개의 사법개혁법안을 만들어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했고, 장기과제 8건에 대해서는 정책자료로 다듬어 정부에 넘겼다.”면서 “여야가 로스쿨 법안에 합의해 놓고도 다음날 사학법과 연계하겠다며 이를 깬 뒤 8개월여 동안 손 한번 대지 않은 것은 무책임한 처사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심의를 중단한 상태에서 반대 의견을 내고, 또 태스크포스(TF)팀을 새로 구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시일을 더 끌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로스쿨 법안 등 몇몇 법안의 경우 처음부터 시행 시기를 못박고 추진했던 것은 그만큼 사안이 시급했기 때문”이라면서 “처리 지연으로 인한 국민의 불이익 내지 피해는 매우 크고 심각하게 번질 염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로스쿨 도입에 따른 부작용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일본은 입학 문호는 넓혀 놓고 졸업하는 문을 좁혀 놓는 바람에 변호사 합격률이 절반을 넘지 못하면서 법조인 양성에 문제점을 드러냈다.”면서 “우리의 경우 입학문과 졸업문을 비슷하게 하고, 장학금 제도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사개추위 활동을 접으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는데, 노 대통령이 사개추위에도 애프터 서비스(AS)가 있는 게 아니냐는 농담을 했었다.”고 소개하고 “사개추위 활동은 공식적으로 접더라도 사법개혁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법원과 검찰 갈등에 대해서는 “양쪽 다 침묵하는 것이 좋다.”면서 “어느 한쪽이 이기고, 다른 쪽이 패배해서야 되겠느냐.”면서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언론도 싸움을 붙이지 말고 침묵하는 것이 도와주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기자들로부터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의 지명에 대한 평가를 요구받고는 “다들 무난하다고 하지 않느냐.”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면서 짤막하게 언급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法·檢갈등 해법 없나] (4) 바람직한 法·檢 관계

    계속되는 법원과 검찰의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법원·검찰 관계자들은 물론 변호사, 법학 교수들로부터 바람직한 법·검 관계 정립을 위한 의견을 들어봤다. ●변호사·교수 “법·검의 극한 대립은 결국 국민 피해” 변호사들도 판사 출신인지 검사 출신인지에 따라 제시하는 해법이 다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그동안의 검찰 구속영장 청구 관행 등에는 고쳐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결국 이는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개선돼야지, 한쪽의 일방적 강요로 이뤄져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반면 판사 출신 변호사는 “법원은 법이 정한 대로 판단할 뿐”이라면서 “결국 검찰도 법이 바뀌지 않는한 법이 정한 대로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호사와 교수들은 법원과 검찰의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는 “최근 영장 발부를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극한 대립은 아릅답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원도 영장 발부 기준이 일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비난을 받을 측면이 있고, 검찰도 검찰 권력의 핵심을 인신구속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인 사개추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형소법 개정안 통과를 통해 법 제도를 정비하고 그 다음에 새로 마련된 법 제도의 문제점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송호창 변호사는 “최근 법원과 검찰의 영장 갈등은 그동안 검찰이 수사 편의를 위해 구속 요건이 불충분함에도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법원도 이를 엄격히 검토하지 않고 발부하던 관행을 하루아침에 바꾸고 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두 기관 모두 지금까지의 논의를 통해 합의한 사법개혁추진위원회의 형소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안에 대해 명시적으로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도 “지금의 법·검 갈등은 그동안의 잘못됐던 사법 관행이 민주화돼 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과도기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논란이 되고 있는 영장 문제도 헌법이나 형사소송법에는 구체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는 만큼 법원과 검찰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두 기관이 모여 그동안 축적한 사례 등을 분류해 구속·불구속의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면서 “물론 이때도 기준은 신체의 자유를 최소화하면서 공공의 이익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검, 차분히 머리 맞대야 감정 싸움이라고 불릴 정도로 극단적인 대결을 하고 있지만 법원과 검찰 모두 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우리가 법원과 영장 문제로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피의자를 구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검찰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급격하게 법원이 불구속 드라이브를 걸기 때문에 갈등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언론이 검찰과 갈등을 빚는다고 하지만 법원은 갈등을 빚은 적이 없다.”면서도 “공판중심주의나 적정 구속 비율은 결국 우리 사회의 법문화 등과 연결돼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판중심주의는 분명 현재보다 사법 비용이 늘어나는 측면은 있을 수 있다.”면서 “국민이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법연수원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지금은 법원이나 검찰 모두 심한 감정 싸움에 이성적 논의 등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두 기관 모두 이제는 차분하게 대응하며 의견을 나눠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法·檢갈등 해법 없나(3)] ‘형사소송법 개정안’ 신경전

    [法·檢갈등 해법 없나(3)] ‘형사소송법 개정안’ 신경전

    법원과 검찰의 갈등 해소 방안의 하나로 여겨지는 것이 바로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다. 법원, 검찰, 변호사가 모두 합의해 국회에 계류돼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국회 통과만 되면 갈등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리 간단하지 않다. 여전히 적용 범위 등에 대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형소법 개정안, 영장항고제 등 담겨 형소법 개정안에는 공판중심주의와 영장항고제, 조건부석방제도, 재정신청 확대 등 중요한 제도가 포함돼 있다. 법원의 잇따른 구속영장 기각에 검찰은 준항고와 재항고까지 신청했지만 “불복할 절차가 없다.”는 게 법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형소법 개정안에는 법원이 기각한 영장에 대해 검찰이 불복할 경우 항고해서 상급법원에서 다시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영장항고제가 들어가 있다.‘조건부 석방’ 도입도 마찬가지다. 종전에는 판사가 영장을 단순히 발부 또는 기각하는 수밖에 없었으나 형소법에는 미국처럼 보증금이나 신원보증 등을 조건으로 석방할 수 있도록 해 판사의 재량권을 넓혀 놓았다. 구속수사에 집착하는 검찰로서는 떨떠름한 대목이다. 공판중심주의도 처음에는 검찰 조서의 증거 능력을 없애는 쪽으로 추진됐지만 검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피의자의 동의 아래 녹화된 조서 등은 검찰의 증거 능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절충했다.▲고소사건을 검사가 불기소 처분할 경우 불복하는 제도인 재정신청 확대 ▲형량이나 처벌이 가벼운 사건 신속처리 절차 ▲양형제도 개선방안 등도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검찰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커” 검찰은 사법개혁안에서 별로 얻을 것이 없다고 말한다. 사개추위에 검찰측 위원으로 참여했던 이완규 검사는 본인의 ‘형사소송법 특강’이라는 책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사개추위의 형소법 개정안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한다는 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불만의 일단을 표출했다. 검찰은 중요 참고인에 대한 강제구인제도와 거짓 진술을 한 참고인을 처벌할 수 있는 ‘사법방해죄’의 도입 등 수사력 강화를 위한 제도는 인권침해 논란 등을 우려해 대부분 제외됐다고 푸념한다. 검찰 관계자는 “당초 사개추위가 법원이 논의를 주도했던 사법개혁위원회에서 논의했던 안건만을 입법화해 사실상 법원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라며 불신감을 나타냈다. ●법원 “검찰 반발 입법과정 우위 겨냥” 법원도 형소법 개정안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기는 매한가지다. 아직도 검찰의 재량이 많이 남아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되고 있다. 예를 들면 긴급체포 제도를 ‘긴급체포 후 지체 없이 석방’하도록 개선했지만 한 판사는 “‘지체 없이’라는 개념이 불명확하다. 검찰이 자의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영장실질심사 과정을 조서화해 재판의 증거로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구속을 면하기 위해 자백한 것이 나중에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 편의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법원은 이같은 불만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법원의 주도로 검찰, 변호사와 함께 어렵게 합의한 형소법 개정안 자체가 자칫 무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오히려 형소법 개정안에 대한 검찰의 반발을 주시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사개추위 법안에 이미 영장항고제도 등이 포함돼 있는데도 검찰이 준항고, 재항고 등 ‘과격한’ 방식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은 정치적 의미가 아니겠느냐.”면서 “결국 형소법 개정안 입법 과정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法·檢갈등 해법 없나] (1) 점입가경 힘겨루기

    [法·檢갈등 해법 없나] (1) 점입가경 힘겨루기

    법원과 검찰간의 갈등이 일파만파로 증폭되고 있다. 구속영장 기각에 이어 이번에는 대검·대법원 예규를 문제삼고 나서는 등 ‘상대방 헐뜯기’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공판중심주의 등을 포함한 사법개혁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지고 있는 이같은 법·검 갈등에 법무부까지 가세해 사태가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갈등의 현주소와 문제점, 해법 등을 4회에 걸쳐 알아본다. 검찰은 법원의 잇단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불만으로 대법원 재판 예규까지 공격의 타깃으로 삼고 나섰다. 지금까지 거론하지 않았던 예규를 자료까지 만들어 발표한 것으로 봐서는 의도적인 대목이 있다. 법원은 ‘국가기강이 무너진 듯해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행정절차상 보고vs대법원, 영장까지 관여 문제의 대법원 예규는 국회의원, 법관을 포함한 전·현직 법원공무원, 검사, 변호사, 지방자치단체장 등 주요 인사들의 구속영장·압수수색 영장, 구속적부심사 및 구속집행정지 결정 등에 대해 처리결과는 물론 사건접수 때도 법원행정처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검찰은 대법원 예규가 수사기능 침해는 물론 수사기밀 누설로 수사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대법원 예규를 조속히 폐지 또는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행정처가 중요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아야 할 필요성을 모르겠다.”면서 “나중에 결과를 보고받는 것도 아니고 사건이 접수될 때 보고를 받는 등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결국 이용훈 대법원장이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문제의 예규는 1983년부터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이 대법원장은 구속영장 문제를 지방법원을 다니며 문제삼았고 그에 맞춰 영장기각률과 무죄율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83년부터 계속적용되던 내용에 대해 이제서야 검찰이 문제삼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의 행정사무에 대해 검찰이 왜 왈가왈부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법원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기밀 등을 우려한다면 앞으로 구속영장 등을 다른 검찰 직원이나 법원 직원이 볼 수 없도록 검사가 직접 영장전담부장 판사에게 가져와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결국 영장문제로 안 되니까 이제는 예규까지 걸고 넘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계나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의 예규에 대해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행정절차에 불과할 뿐’이라며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법무부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범죄사안의 중대성’ 등 구속사유를 추가하겠다며 검찰의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사법주도권이 갈등의 핵심 올 한해 법조계의 화두는 ‘갈등’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갈등은 지난 9월 지방법원을 순시하던 이용훈 대법원장이 “검찰의 조서를 집어던져라.”라는 등 공판중심주의를 강조하면서 불거진 이른바 ‘검찰·변호사 비하발언’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음은 물론이다. 이후 론스타 수사사건, 바다이야기 사건, 법조비리사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반대 시위 수사 등에 대한 무더기 영장 기각사태가 터지면서 법·검 갈등은 끝이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져왔다. 이같은 일련의 사태는 또 다른 차원에서 해석하면 사법 주도권과 관련돼 있다. 불구속 수사 확대를 통해 공판중심주의를 실현하겠다는 법원과 공판중심주의는 어쩔 수 없이 참여하더라도 구속수사라는 부분은 법질서 유지 차원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검찰의 엇갈린 시각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진화하는 인권 변호사] 시민단체 법률상담등 ‘공익전담’ 로펌 속속 등장

    인권변호사들은 역할과 영역을 빠르게 넓혀 왔다. 시민사회의 성장과 함께 부업이 아닌 본업으로 공익활동을 펴는 인권변호사들이 등장했다. 노동·환경 분야 사건만 전문적으로 맡는 법무법인도 등장했다.1988년 설립돼 인권변호사들의 본산 역할을 해온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약간의 정체성 혼돈을 겪으며 활동방향을 잡는 데 주춤하는 동안 생긴 현상이다. 인권변호사 내부의 ‘파워이동’이 생긴 셈이다. ●“민변은 구조조정중” 민변 사무차장인 송호창 변호사는 “지난 5월 출범한 백승헌 체제의 민변은 지금 내부정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문어발식으로 여러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민변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신규가입 회원이 12명으로 사상 최소였다는 점과 내부 회원들로부터 “민변이 무기력해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시위문화를 낯설어하는 90년대 학번 변호사들의 탈(脫)정치성도 민변의 변화를 재촉한다. 민변은 최근 조직에 대해 외부 컨설팅을 받았다. 현안이 생길 때마다 늘어난 위원회의 역할을 조정하고, 신규 회원들에 맞는 세미나와 활동 영역을 개발하는 게 과제로 떠올랐다. 송 변호사는 “로펌에 들어간 젊은 변호사들은 민변 활동을 하기에는 사무실 업무가 너무 많은 게 사실이다.10년차 이하 변호사를 유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활동의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화모델 ‘노총 법률원’&대안모델 ‘공익로펌’ 민주적인 정권이 들어서고 시민사회가 급속도로 바뀌면서 인권변호사의 활동 방식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은 여러 차례 지적됐다. 일단 시국사건 자체가 줄어든 상태에서 공안사건이 터질 때마다 자신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변호사들이 프로젝트식으로 모여 변론을 대리할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변화가 불가피했지만, 참여정부와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민변이라는 조직은 결국 개혁의 기회를 놓치고 무기력증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새 활동 영역을 찾는 인권변호사의 실험은 계속돼 왔다.2002년 2월 민변이 담당하던 역할 가운데 노동 관련 사건 송무 분야를 민주노총에 소속된 법률원이 맡아 전문성을 길러온 게 대표적이다. 이 법률원 소속 변호사 4명은 연간 200여건의 노동사건을 맡는다. 대리인은 민노총 조합원일 수도 있고, 일반 노동자일 수도 있다. 수임료는 시중의 절반가량이지만, 의뢰인이 못낼 때는 우선 로펌에서 낸다. 노총 산하지만, 정식 로펌이기 때문에 소속 변호사들은 ‘전일제’로 근무한다. 민변이 사람 중심 조직이라면, 민주노총 법률원은 일 중심 조직이다. 금속연맹 법률원과 환경운동연합 산하 환경법률센터 등도 같은 유형에 속한다. 개별사건을 맡다가 입법·정책적 문제점이 발견되면, 변호사들은 노총 또는 시민단체 등과 협의해 대안을 마련한다. 매년 노조나 시민단체 간부를 위한 법률교육도 한다. 판례 대로라면 패소가 예상되지만 구조적 문제점을 밝히기 위한 공익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비영리재단 ‘공감’…인권변호 영역 선점 민변과 민주노총 법률원이 같은 뿌리를 갖고 있다면,2003년 12월 탄생한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은 여태껏 볼 수 없는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이 곳은 시민단체처럼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따로 사건별 수임료를 받지 않는다. 이곳 변호사들도 전일제로 일을 한다. 인권변호사라는 말 대신 공익변호사를 쓰는 이유를 묻자 전영주 기획홍보실장은 “공익변호사가 인권변호사에 포함되는 개념이겠지만, 인권변호사라는 말에는 정치색이 약간 들어간 것 같아 꺼리게 된다.”고 털어놨다. 정 실장은 이어 “공감은 ‘자유권’ 보다는 ‘사회권’을 지키는 데 주력한다고 보면 된다.”고 정리했다. 3~4년차인 공감 변호사 5명은 연계된 37개 시민단체에서 파견 변호사로 일한다. 직접 또는 시민단체 간부들을 통해 각 단체 법률상담을 해주고, 단체를 통해 사건을 수임한다. 미얀마인 난민인정불허처분 취소소송이나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국가 상대 배상소송, 학대받는 이주 여성들의 이혼 소송을 대리했다. 필요하면 정책보고서도 만들고, 국가인권위원회와 손잡고 실태조사에 나선다. 변호사들이 1인시위에 나설 정도로 현장밀착 형으로 유명하다. 공감은 변호사의 공익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올해에는 매년 공감이 맡는 공익소송 10건을 법무법인 충정에서 대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충정은 지금까지 2건의 사건을 맡았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인권변호사들의 어제와 오늘 현재 활동중인 인권변호사들은 자신들을 3세대 또는 4세대로 분류한다. 일제시대부터 70년대 초까지 활동하던 인권변호사를 1세대로, 긴급조치 시대인 70년대 말부터 활동한 세대를 2세대로,88년 창립한 민변을 중심으로 활동한 세대를 3세대로 구분했을 때의 얘기다. 민변 회원들 대부분은 자신들을 3세대로 느끼는 반면, 공익활동에 관심이 많은 젊은 변호사들은 자신들을 4세대로 규정했다. 일제시대 허헌·김병로·이인 변호사는 형사변호공동연구회를 중심으로 독립운동가와 사회운동가를 변론했다. 인권변호사 1세대인 이들을 민족변호사 또는 사상변호사라고 불렀다. 유신시대에 접어들며 시국사건 변호를 주로 하는 2세대 인권변호사들이 나타났다.‘인권 4인방’으로 불린 이돈명·황인철·홍성우·조준희 변호사와 한승헌·고영구 변호사가 그들이다. 한국기독교회협의회 인권위원을 맡은 박세경 변호사, 재일교포 간첩사건을 맡았던 태윤기 변호사, 광주의 홍남순 변호사도 이 시절에 활동했던 거물들이다. 이들은 86년부터 88년까지 정의실천법조인회(정법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정법회 주요 구성원으로 강신옥·박원순·이돈명·이돈희·이상수·조영래·최병모·최영도·하경철·황인철 변호사 등이 있다. 정법회 후신으로 탄생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88년 51명이 모여 출발했다. 창립 멤버로는 천정배, 김갑배, 백승헌, 김선수, 이석태 변호사 등을 들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때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정·관계 인권변호사들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대통령부터 저 모양인데요…. 그 쪽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현장의 인권변호사에게 정치권으로 간 선배들의 활동을 평가해 달라고 하자 싸늘한 반응이 돌아왔다. 참여정부의 인맥풀 역할을 해온 민변은 이 정부 들어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성명이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문재인·전해철 전·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이석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이용철 전 방위사업청 차장, 박주현 전 청와대 국민참여 수석, 김선수 청와대 사법개혁비서관, 김준곤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조정2비서관, 박범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최은순 전 청와대 참여혁신수석실 민원제안비서관, 조준희 전 대법원 사법개혁위원장, 박원순 전 사법개혁위원, 고영구 전 국정원장, 강금실 전 법무장관, 최영도·김창국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민변 출신이다. 열린우리당에는 김종률·문병호·송영길·유선호·이상경·이원영·이종걸·임종인·정성호·조성래·천정배·최재천 의원 등 12명이 있다.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도 민변 출신이다. 사법부 쪽에서도 한승헌 변호사가 대통령 직속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개혁을 주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민변 시절 활동에서 크게 벗어난 입장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재천 의원은 국가보안법 개·폐 논의를 주도했다. 문병호 의원은 과거사기본법과 군의문사법 입안을 이끌었다. 정성호 의원은 국민소환제 도입을 추진했다. 천정배 전 장관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 대해 불구속 수사지휘를 내렸다. 하지만 민변계 변호사들은 참여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평택 미군기지 이전에 반대 입장을 공표하고 있다. 정치적인 입지가 단순하지 않다는 말이다. 한 변호사는 “정치권으로 간 인사들의 생각이 변했을 수도 있고, 원래 민변에 있을 때부터 서로 생각이 달랐던 사람들도 있다.”며 민변과 정부내 민변 출신들과의 시각차를 인정했다. 정치권 선배들이 아마추어리즘과 무능력 때문에 비난받는 모습을 본 이들에겐 선배들의 행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현실도 숨길 수 없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아베 결국 화냈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답답하다 못해 결국 화를 냈다. 고이즈미 정권의 타운미팅(국민과의 대화)에서 여론조작이 이뤄진 것에 대해 당시 책임자인 관방장관으로서 3개월분 급여를 반납했지만, 언론도 야당도 계속 문제를 삼기 때문이다. 타운미팅은 여론 수렴을 위한 미국방식. 고이즈미 전 정권은 교육, 사법개혁 방안에 대한 여론수렴용 타운미팅에서 정부측이 4만원 안팎의 돈을 주고 아르바이트생을 동원, 정부에 유리한 질문들을 하도록 한 뒤 이게 마치 여론인 양 포장해 법률 개정 등 정부 개혁정책에 반영시켰다. 이 문제가 야당인 공산당의 폭로로 불거지면서 당시 관방장관이자 고이즈미의 개혁정책 계승자인 아베 정권도 도덕성에 타격을 받고 있다. 급기야 14일엔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이 3개월 급여 반납에 대해 “돈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고 하자 아베 총리는 감정이 폭발했다. 그는 “실례가 아닌가.”라며 화를 내고는 “(공무원 징계는) 급여삭감 등 처분방법이 정해져 있다.”고 반박했다. 급여 3개월분 반납은 공무원이 책임지는 모습이란 얘기다. 한편 민주·공산·사민당 등 일본의 4개 야당이 15일 타운 미팅에서 여론조작 책임을 물어 아베 내각의 불신임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자민·공명 등 연립여당은 이를 부결시켰다. 또 내각부·문부과학성·법무성 등 여론조작 관련 부처는 이날 여론조작 책임을 물어 간부와 담당자 26명에 대해 계고·엄중주의 등 징계처분을 내려 비난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마침내 40%선도 위협받기 시작했다.15일 공개된 지지통신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41.9%로 겨우 40%를 유지했다.전달보다 9.5%포인트 빠진 것으로 “여론조작 등이 지지율 급락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통신은 분석했다.taein@seoul.co.kr
  • [프렌치 리포트] (9) ‘위대한 프랑스’에 대한 향수

    [프렌치 리포트] (9) ‘위대한 프랑스’에 대한 향수

    지난봄 제5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은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마리 앙투아네트’였다. 프랑스의 신문과 잡지는 미국의 여류감독 소피아 코폴라와 앙투아네트 역을 맡은 커스틴 던스트의 인터뷰 기사로 도배했고, 방송에서는 연일 이 영화의 주요 장면들을 보여주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비평가들로부터는 역사적 사실을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해석했다는 혹평을 들었지만 프랑스 사회에 앙투아네트 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는 앙투아네트가 7세 때 입었다는 옷을 본뜬 의상을 판매하는가 하면, 유명 제과점에서는 앙투아네트 초콜릿을 선보였다. 한 레스토랑에서는 앙투아네트가 즐겨 먹었던 요리들을 중심으로 특별 메뉴를 내놓았다. 최근 프랑스의 향수전문가 프란시스 커크지앙은 정밀한 고증을 통해 앙투아네트가 사용했던 향수를 재현했다는 뉴스까지 들린다. 그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지 200년이 지난 지금 프랑스인들이 이처럼 앙투아네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태양왕’이 다스리던 그 시절이 그립다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家)의 왕녀로 14세에 프랑스 부르봉가의 루이 16세와 결혼, 베르사유에 입궁한 마리 앙투아네트는 바깥 세상과 단절된 채 화려한 궁중생활을 즐기다 프랑스혁명 세력에 의해 남편과 함께 처형됐다. 과장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굶주리는 백성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 하라.”고 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로 철이 없던 인물이다. 그렇지만 요즘의 프랑스인들이 관심을 보이는 부분은 이런 부정적인 측면이 아니다. 프랑스의 장식예술 수준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그의 세련된 취향과 미적 감각을 높이 평가한다.“앙투아네트의 뛰어난 안목 없이는 궁전 구석구석을 그렇게 아름답게 꾸밀 수 없는 법”이라며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앙투아네트를 치켜세우는 배경에는 그가 살았던 베르사유 궁전을 건설한 ‘태양왕’ 루이 14세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강한 자부심이 깔려 있다. 베르사유궁은 1682년부터 1789년 혁명 때까지 100여년간 왕권의 중심지이자 정치·문화·예술의 중심지였다. 사냥터까지 갖춘 엄청난 규모의 숲과 아름다운 정원, 최고의 건축가가 지은 화려한 궁전은 “짐은 곧 국가”라고 한 루이 14세가 확립한 절대왕권의 상징이었다. 5세에 왕위에 오른 뒤 섭정을 포함해 무려 72년을 통치한 루이 14세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했던 낭트칙령을 철회하는가 하면, 너무 많은 전쟁으로 재정위기를 초래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은 그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태양왕의 프랑스는 유럽 대륙의 최강자였기 때문이다. 당시 재무대신 콜베르는 사법과 재정을 개혁하고 상업과 무역을 적극 장려했다. 군사대신 루부아가 있었기에 적들이 감히 넘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해외진출도 확대됐다. 라살이 미국 대륙에 루이지애나를 건설한 것도 이 즈음이다. 프랑스는 세상의 중심이었다. ●“나폴레옹은 국민적 영웅” 융성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모습은 나폴레옹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코르시카의 가난한 귀족 출신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군사학교를 졸업한 뒤 반왕당파의 쿠데타를 성공시킨 공로로 장군이 된다.1796년 이탈리아 원정군 사령관으로 혁혁한 승리를 거둔 뒤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그는 공화정을 철폐하고 1804년 12월2일엔 노트르담 성당에서 대관식을 갖고 나폴레옹 1세로 등극했다. 2004년은 나폴레옹의 황제 즉위 200년이 되는 해였다. 루브르박물관에서 대관식 200주년을 기념해 자크 루이 다비드의 ‘대관식’ 그림과 관련한 각종 기록화를 전시하는 등 다양한 전시회와 토론회가 1년 내내 계속됐다. 나폴레옹은 자신의 정치적 야망과 영달을 위해 혁명정신을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지만 프랑스인들은 그가 프랑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점에 더욱 감동한다. 나폴레옹이 민중혁명 세력을 누르고 프랑스의 영광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경찰의 검열과 사찰에 의존하는 극도의 권위주의 체제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런 것을 문제 삼는 사람은 극소수다. 대신 프랑스의 행정체제를 개편해 중앙집권적인 현대 프랑스의 기틀을 다진 점을 높이 평가한다. 르피가로가 발행하는 피가로 매거진이 프랑스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9%는 나폴레옹이 ‘시대를 앞서가고,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방법을 알았던 위대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정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독재자라고 평가한 사람은 39%였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조카인 나폴레옹 3세(루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1852∼1870년 재위)는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안정을 구가했으며 서부 아프리카와 인도차이나에 식민지를 건설, 프랑스를 열강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도시 전체가 예술품이라고 불러도 좋을 현재의 파리도 이때 완성됐다. ●그리워라 옛날이여! 대혁명을 통해 절대 왕정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진 나라가 프랑스다. 권위주의라면 온몸을 부르르 떨 정도로 자유를 중시하는 그들이 절대왕정 시대와 권위주의 시대의 인물들을 그리워하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이에 대해 영국의 선데이타임스는 프랑스인들이 과거에 대한 노스탤지어(향수)를 갖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이같은 프랑스인들의 과거 지향성은 사회적·경제적 악재들이 이어지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의 파리 교외지역 소요사태와 올봄 학생들의 시위 등으로 인해 사회가 혼란해지고 경제는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건만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아무런 희망을 주지 못한다. 영광스러웠던 과거를 그리워할밖에.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로스쿨은 다양한 분야의 법조인 양성 제도”

    “국민들은 소비자 문제나 노동문제 등 다양한 분야의 변호사 등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다양한 법조인을 양성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로스쿨이라는 점을 제대로 알려야 합니다. 로스쿨 제도는 한마디로 국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사법제도를 이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일본 오미야 법과 대학원(로스쿨)의 부학장인 미야자와 세쓰오(宮澤 節生·59) 교수는 13일 서울 신문로 금호생명빌딩에서 열린 ‘일본 로스쿨, 현황과 전망’이란 주제 강연회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사법개혁추진위원회가 국회에 계류중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설립 법안 처리를 앞두고 로스쿨의 필요성을 알리자는 차원에서 초청됐다. 그는 “로스쿨은 점수만으로 평가하던 것과 달리 학생들의 다양한 사회경험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2004년 법조인 증언과 다양한 전공을 가진 법조인 양성을 위해 로스쿨 제도를 도입했고, 우리나라도 2009년 시행을 목표로 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일본 로스쿨은 올해 법학 전공자인 첫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사법시험 합격률은 48%에 불과했다.”며 “졸업자들의 사법시험 합격률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야자와 교수는 사법시험 합격률이 낮아지면 로스쿨도 사법시험 합격에 매달리게 될 것을 우려했다. 이어 “일본은 지방에도 로스쿨이 있지만 아직 숫자가 부족하다. 한국도 각 지역마다 로스쿨을 설치하는 등 정부 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로스쿨 제도의 장점도 설명했다. 로스쿨 제도가 도입돼 사법시험 합격만을 중시하던 일본의 법학 교육에 중대한 변화가 생겨났다고 했다. 그는 “로스쿨에는 기초 법학과목은 물론 판례나 모의재판등 실무 과목도 생겨났고, 이전에는 없던 법조 윤리 과목도 생겨나는 등 법조 윤리도 강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학에서 법학 이외의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들은 물론 야간과정 등으로 인해 직장인 등 사회인들의 참여도 가능해졌다.”며 그동안의 성과를 자랑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책임통감… 3개월 급여 국고반납”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고이즈미 전 정권이 ‘국민과의 대화’(타운미팅)에 아르바이트 질문자를 동원, 대대적인 ‘여론 조작’을 했다는 의혹을 일본 정부가 13일 공식 확인하면서 당시 관방장관이던 아베 신조 총리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이에 여론조작이 이뤄질 당시 관방장관으로서 국민과의 대화를 주관했던 아베 총리가 이날 스스로 정치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3개월분 급여를 국고에 반납하기로 했다. 일본 언론들도 아베 총리가 자신도 책임이 있는 여론 조작 사태로 인해 정권의 도덕성이 큰 타격을 받는 상황을 조기에 차단키 위해 서둘러 불끄기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했다. 일본 내각부는 실태조사 결과 고이즈미 정권시절 교육·사법제도, 규제 개혁과 해양국가 등을 주제로 열린 ‘타운미팅’ 174차례 가운데 모두 15차례(발언 115차례)나 정부측이 질문자에게 유리한 질문을 부탁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이날 발표했다.●정부, 아르바이트 질문자 고용 또 정부측이 아르바이트 질문자를 동원하거나 의뢰한 경우가 71차례로 전체 타운미팅의 40%에 달했다. 사례비(1인당 5000엔·약 4만원)가 지불된 사례도 25차례(65명)였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내게도 정치적 책임이 있었다.”고 밝힌 뒤 오후에 기자들과 만나 “당시 관방장관으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총리로서의 급여 3개월 분을 국고에 반납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아울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관계자들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한 뒤 처분해야 한다.”고 말해 여론조작 등에 관계된 관계자를 엄중 처벌할 방침을 비쳤다.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 이부키 분메이 문부과학상, 후유시바 데쓰조 국토교통상 등 관계 각료들도 14일 3개월치 급여를 반납할 방침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정부대변인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기대를 배신했다. 크게 반성한다.”면서 공식 사죄했다.●공산당, 폭로로 쟁점화 타운미팅은 고이즈미 전 총리가 2001년 취임시 개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여론을 수렴한 이 자리는 고이즈미 전 총리 재임시 총 174차례 열렸고, 이른바 고이즈미 개혁 추진의 기반이 됐다. 하지만 이번 정부 발표로 실은 여론 조작의 무대로 활용됐음이 드러났다. 아베 총리는 향후 타운미팅에 대해 “초심으로 돌아가 낭비가 없도록 철저하게 강구해 국민과의 쌍방향 대화의 장소로 활용하고 싶다.”면서 “내가 총리로 재직하는 동안 이런 문제는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여론조작 파문은 지난 11월 중순 중의원 교육기본법 특별위원회에서 공산당측이 “타운미팅 가운데 8차례가 교육개혁을 주제로 열렸는데 5차례의 경우 문부과학성이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정부의 교육개혁 정책에 유리한 질문을 던지게 했다.”고 폭로하며 꼬리를 물고 파문이 커졌다. 당시 문부과학성은 아르바이터에게 교육기본법 개정과 의무교육비 국고부담, 국립대학 법인화 등 고이즈미 정권이 추진했던 교육개혁에 유리한 질문을 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부성이 작성한 질문안에는 “의뢰받았다는 말은 하지 말라.” “가급적 자신의 언어로 질문하라.”는 등 주의사항까지 있었다.taein@seoul.co.kr
  • “여기서 밀리면 끝장” ‘法의 결투’

    “여기서 밀리면 끝장” ‘法의 결투’

    ‘서초동’의 양대 산맥인 검찰과 법원의 파워게임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각자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최근 론스타, 바다이야기 수사 관련 혐의자 등에 대한 영장을 법원이 잇달아 기각하면서 촉발된 양측간의 갈등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자 7명에 대한 영장을 법원이 11일 또 기각하면서 증폭되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의지를 밝힌 상태다. ●검찰,“홀로서겠다” 검찰은 최근 법원의 행보가 청와대와 교감을 갖고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난 9월 이용훈 대법원장의 공판중심주의 발언 등은 참여정부 들어 청와대 쪽으로 대거 입성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인사들과의 ‘코드맞추기’ 행보라는 시각이다. 법원과 청와대내 386세대의 율사 출신들이 ‘검찰 죽이기’에 나섰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뒤 시작된 검찰 죽이기가 대선자금 수사를 거치면서 악화일로로 치달아 왔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국회에 계류중인 사법개혁추진위원회의 사법개혁안에 포함된 고위공직자수사처 신설도 대검 중수부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법원과 청와대의 합작품으로 보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한때 검찰이 권력층과 교류해 왔던 잘못된 길을 법원이 가려 하는 듯해 우려스럽다.”며 “요즘 들어 검찰은 법원을 닮아가고, 법원은 상하관계를 중시하는 검찰의 모습을 지향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법원에서 잇달아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일선 검사들도 무죄판결에 대한 당사자들의 명예훼손과 국가배상 등의 부담에 짓눌려 있다.”고 우려했다. 추가 기소 등으로 법원에 맞설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검찰은 과거의 행태를 답습할 경우 어떤 사태가 초래되는지를 잘 알기 때문에 홀로서기에 나설 것”이라며 “어떤 수사든 끝장을 보겠다는 의지로 정면돌파해 나갈 것”이라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FTA 시위자 영장 기각과 관련해 또 다른 관계자는 “법원은 징벌적 구속이라고 하지만, 구속이라는 것은 형사처벌의 의미를 지니며 제도를 바꿔나가는 효과도 있다.”고 반박했다. ●법원,“법·원칙이 무기” 법원은 검찰의 행보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법원의 최근 행보는 당연히 해야 할 권리이자 의무라고 말한다. 법원은 다만 최근의 잇단 영장 기각 배경에는 검찰이 특정 사안을 파헤치기 위한 방편으로 다른 사안으로 인신구속하는 ‘별건수사’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반드시 인신구속을 시켜야 혐의점을 밝혀낼 수 있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도 인권옹호라는 시대적 추세를 감안하면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반박한다. 법원 고위 관계자는 “구속시키지 않는다고 법원이 범법 행위에 대한 엄단의 의지가 없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며 “법원과 검찰이 구속영장을 놓고 갈등을 빚는다는 것은 검찰의 생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검찰이 그동안 무리하게 권리를 행사해 왔고, 법원이 이를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왔을 뿐”이라며 “이제 법원이 법대로 하겠다는 것인데, 느닷없이 법원이 돌변했다고 하는 식의 항변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검찰, 법원, 청와대의 3각 구도 속에 펼쳐지는 권력의 파워게임은 주도권 잡기냐, 홀로서기냐, 법조계의 선진화냐의 갈림길 속에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주병철 김효섭기자 bcjoo@seoul.co.kr ■ 영장기각 추이 및 전문가 의견 형 사소송법에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일정한 주거가 없을 때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을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을 때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길지 않은 이 조문의 적용 범위 여부가 법원과 검찰간 갈등의 핵심이다. ●최근 영장기각 사례 최근 사례는 검찰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와 관련, 지난 6일 집회금지 통보가 된 시위에 참가해 폭력을 휘두른 참가자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케이스. 검찰은 지난달 22일 FTA반대 폭력시위와 관련, 이미 시위참가자 6명은 물론 집회주최측 집행부 등 모두 7명을 구속한 바 있어 이번 영장 기각에 대한 검찰의 충격은 더하다. 지난 5월에는 경기도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반대 시위주동자 등 60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44명의 영장이 무더기로 기각되는 사태가 생겼다. 앞서 론스타 사건은 물론 사행성게임비리 사건, 법조비리 사건 등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0월 전국 법원의 영장기각률은 20.6%였다. 개별 법원이 20%를 넘은 경우는 있었지만 전국법원 평균이 2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이를 바라보는 외부 시각은 구속 여부는 결국 공공의 이익과 피의자 개인의 인권이 충돌하는 사안. 어디에 강조점을 두느냐에 따라 구속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은 달라질수 밖에 없다. 중앙대 법대 김성천 교수는 “법원은 기준에 따라 제대로 판단하는 것”이라며 “법원이 그동안 혐의만 보고 구속 여부를 판단했지만 이제 법이 정한대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양대 법대 김재봉 교수는 특정 사안에만 법 원칙이 적용되는 등 형평성에 문제가 적지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판사 한 명이 전권을 가지고 구속 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으로, 불복 방법도 없다.”면서 “구속 여부에 따라 판결이 달라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주의연대 김혜준 정책실장은 “법원의 불구속 수사원칙도 강조돼야 하지만 시대상황도 반영돼야 한다.”면서 “대법원장이 ‘판결은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왜 특정 사안에만 국민여론이 반영되는지 모르겠다.”이라고 말했다. 새사회연대의 이창수 대표는 FTA 관련 시위자들의 구속영장 기각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결국 구속 여부는 법이 정한 것과 함께 범죄로 인한 국민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이트칼라 범죄, 지능범죄의 경우 구속 수사의 필요성도 있다.”면서 “다만 구속 여부를 획일적으로 적용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현 상황은 과도기, 당분간 혼란 계속될 것” 한 변호사는 “검찰이 그간 쉽게 구속하고 수사하던 관행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변호사는 “법원이 절차적 정당성만을 따져 공공의 이익이라는 측면은 도외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다른 변호사는 “지금은 우리의 법문화가 변하는 과도기”라면서 “보수·진보 양측이 보기엔 현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섭 임광욱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사학법으로 국회 발목 잡지 말라

    정치권이 하는 짓은 아무리 잘 봐주려 해도 예쁘게 비치지 않는다. 정기국회 100일 동안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거기에 더해 어제는 새로 임시국회를 소집해 놓고 첫날부터 파행을 빚었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사학법 재개정에 성의가 없다며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했다. 한나라당은 오늘 국회에 복귀하겠다면서도 13일 이후 일정은 확언하지 않고 있다. 예산처리 법정 시한이 지난 시점에서 사학법과 연계시켜 예산안 확정을 더 늦추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는 사학법 재개정이 명분이 없다고 본다. 사학 개혁을 내걸고 지난해 법이 어렵게 개정됐는데 벌써 이를 되돌리자는 주장은 성급하다. 열린우리당은 야당과 일부 사학재단의 압력에 밀려 사학법 재개정안을 냈다. 여당의 재개정안은 학교 이사장의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의 학교장 임용 길을 열어주고, 국공립대학의 학교장 중임 제한을 철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나라당은 개방형 이사제도까지 손질할 것을 요구해 여야가 대립을 빚고 있다. 사학법 재개정 문제는 따로 심도있는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현행법이 정말 위헌 소지가 있는지, 재개정하지 않았을 때 부작용은 얼마나 심각한지 정밀하게 따진 뒤 결론을 내려도 된다. 새해 예산은 사학법과 관계없이 빨리 처리해야 한다. 여야의 15일 처리 합의가 또 공수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올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주요 안건은 예산안뿐이 아니다. 국민적 관심사인 국민연금법과 사법개혁법이 계류중이다. 이라크파병 연장안도 결론지어야 한다. 사학법 대치 이외에도 여야의 당내 사정이 복잡하다. 열린우리당에서는 통합신당을 둘러싼 극한 대립으로, 한나라당에서는 대권주자 경합 과열로 국회 상황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국회에서 민생 현안을 등한히 하면 어떤 방법으로도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 “군인·사학연금도 개혁”

    국민연금, 공무원연금에 이어 특수직역 연금인 사학연금과 군인연금도 개혁 논의가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군인연금 순의 개혁이 현 정부 임기 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군인·사학 연금은 공무원 연금을 모태로 변형된 연금”이라면서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마련한 뒤 군인연금과 사학연금을 개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국민연금보다 특수직역 연금 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먼저 시작됐기 때문에 개혁이 먼저 이뤄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공무원연금과 특수직역 연금이 개혁되지 못할 경우 오는 2030년 한 해 동안 3개 연금의 적자 규모가 모두 25조여원에 이르는 등 재정 적자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태대로라면 2030년에는 공무원연금이 18조 100억원, 사학연금 5조 7500억원, 군인연금 1조 9830억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데스크시각] 개혁의 함정/박정현 기획탐사부장

    정권이 바뀌면 으레 개혁을 외치곤 한다. 집권을 준비하면서 국가와 사회를 바꾸겠다는 청사진을 마련했을 테니, 개혁을 실천하는 일은 당연할 게다. 김영삼 정부에서는 ‘끝없는 사정(司正)’을 내걸면서 공무원사회와 군을 개혁했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외환위기라는 특수상황에서 구조조정이라는 개혁드라이브를 걸었다. 내친 김에 규제를 혁파하면서 기득세력이 움켜쥐고 있던 진입장벽을 부쉈다. 노무현 정부가 몰아붙인 대선자금 수사는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 데 한 몫을 했고,17대 총선은 어느 때보다 깨끗하게 치러졌다고 평가받는다. 참여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개혁의 폭을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진상규명법, 사립학교법, 언론개혁법이라는 4대 개혁입법으로 확대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이뤄진 개혁은 별로 없다.4대 개혁과제 가운데 과거사진상규명법만 국회를 통과해 과거사의 진상이 일부 규명되고 있을 뿐이고, 나머지 3개 법안의 국회 통과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그래서 소리만 요란하고 실속 없는 ‘깡통 개혁’이란 비아냥도 나온다. 참여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로스쿨법안(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사장될지 모른다. 로스쿨법안은 본격적인 논의조차 안 되고 있는 터에 사법제도개혁위원회는 20여일 뒤면 해산한다. 사법개혁을 추진할 행정부의 주체가 사라지게 된다는 얘기다. 로스쿨은 법학 전공자가 법관이 되는 폐쇄성에서 벗어나 특화된 전문 법조인을 키운다는 취지에서 10여년 전부터 논의돼온 제도다. 국제화시대에 대비하려면 한시가 급한 제도다. 이런 로스쿨법안 처리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2000여억원을 투자하고 370여명의 교수를 충원한 40여개 대학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대학이 입을 경제적 손실은 그렇다치더라도 로스쿨 도입에 대비해 준비해온 학생들의 혼란은 누가 해결하나.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이 어쩌다 이렇게 줄줄이 좌초될까. 모든 정부가 개혁에 대해 착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이 정부나 정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들이 마음먹은 대로 개혁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무작정 밀어붙이곤 한다. 사법개혁도 마찬가지다. 따져보면 개혁은 정부가 하는 게 아니다. 국회가 하는 거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개혁 방안을 내놔도 국회가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개혁의 주체는 국회인 것이다. 국회를 장악한 정부·여당이라면 힘의 정치로 개혁입법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 날치기 처리가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시대의 흐름과는 맞지 않다.1996년 말에 신한국당이 노동법 개정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가 전국이 들끓자 백지화했던 것처럼 후유증과 사회적 혼란은 너무나 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로스쿨법안이 처리되지 않은 책임을 한나라당으로 돌리면서 비난한다. 로스쿨법안을 다루는 교육위에는 여당 9명, 한나라당 7명, 비교섭단체 2명 등으로 여야간에 팽팽하게 구성돼 있다. 현재 전체 국회의원 가운데 율사 출신은 한나라당 31명, 열린우리당 16명, 기타 3명으로 한나라당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분포로 보면 율사 출신이 많은 한나라당이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열린우리당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정부·여당이 야당을 설득하는 ‘협상의 기술’을 발휘한 흔적도 찾기 어렵다. 여당의 의석이 과반수를 넘지 않는다면 정치력을 발휘했어야 했다. 개혁의 취지를 협상이 뒷받침하지 못했다. 개혁에 동참하려면 하라는 식의 독선에 가까웠다. 누구의 책임이 더 크든 개혁법안 때문에 민생법안이 처리되지 못했다면 개혁의 의미는 그만큼 퇴색한 것이다. 박정현 기획탐사부장 jhpark@seoul.co.kr
  • 전남청장→서울청장 ‘파격 발탁’

    정부가 1일 치안정감과 치안감 등 경찰 고위직 30명에 대한 인사를 했다. 치안정감(4명) 인사에서는 경찰청 차장에 강희락 부산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에 홍영기 전남경찰청장, 경기경찰청장에 김상환 경남경찰청장 각각 승진 임명됐다. 경찰대학장에는 어청수 경기경찰청장이 전보됐다. 또 경찰청 수사국장에 주상룡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이 임명되는 등 치안감 26명(승진 12명 포함)도 자리를 옮겼다. 경무관급 인사는 이달 중 이뤄질 예정이다. 이택순 경찰청장 2기 체제를 준비하는 이번 인사는 대선을 앞둔 참여정부의 마지막 선택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경찰 내부에선 지역 안배에 충실하고 경력보다는 능력을 중시한 인사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한 일선 서장은 “이번 인사는 지역안배를 감안한 것 같다.”며 “신임 경찰대학장은 경기·부산경찰청장을 지냈기 때문에 이번에 서울경창청장으로 바로 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치안감급 인사에서는 영남이 다소 강세를 보였지만 대체적으로 경력과 출신지 등을 적절히 안배한 느낌이 강하다. 또 김동민 서울청 생활안전부장이 서울청 차장으로 수직 상승하는 등 서울청 소속 경무관 5명이 치안감으로 승진하는 경사를 맞았다. 치안정감 4명 중 홍 청장을 제외한 3명이 모두 경찰청 공보관(경무관)이나 공보과장(총경)을 거쳤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반면 제이유와 인사청탁 등 그동안 검찰 수사선상에 이름이 거론됐던 인사들은 대체로 불이익을 봤다. 이번 인사에서는 홍영기(51·전남 신안) 서울청장의 발탁이 가장 눈에 띈다. 기획통으로 경찰 내 호남 인맥의 브레인이란 평을 받아왔다.2년마다 경무관-치안감-치안정감까지 오르는 고속승진을 거듭해왔다. 홍 청장은 경찰청 혁신기획단장으로 경찰 개혁과 함께 검찰과의 수사권조정 논쟁의 초석을 다졌다. 차분하고 자상한 성격으로 아랫사람들의 신임이 두텁다는 평이다. 강희락(53·경북 성주) 차장은 경기청 수사과장, 서울청 형사과장, 경찰청 수사국장 등을 거친 정통 수사통. 경찰 TK(대구·경북)인맥의 대부격인 그는 고려대 법대와 사법시험(26회)을 거쳐 경찰에 입문했다. 의리파로 알려져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 김상환(53·서울) 경기청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29회로 경찰에 들어왔다. 이택순 청장과 함께 경찰 고위간부 중 얼마 안 되는 서울 토박이다. 치안정책관, 치안비서관 등을 거치면서 정·관계에 발이 넓은 정책통이다. 침착하고 원만한 성격으로 ‘외교관 스타일’이라는 평이 많다. 정보통인 어청수(51·경남 진양) 경찰대학장은 발이 넓고 기획 등 업무 능력이 뛰어나 올 2월 인사에서도 서울청장 후보로 거론됐다. 지난해 부산청장으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경비를 성공적으로 지휘했고, 청와대 치안비서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관련인사 19면
  • 국방개혁법 국회 통과

    선진 정예강군 건설을 목표로 한 국방개혁법이 우여곡절 끝에 법안 제출 이후 9개월여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1일 본회의를 열어 국방개혁법과 공직자윤리법, 지방세법, 농산물품질관리법 등 27개 법안과 대한민국과 일본국 간의 형사사법 공조조약 비준동의안 등 15개 비준동의안을 처리했다. 이로써 정기국회 주요 쟁점법안 가운데 비정규직법과 국방개혁법은 처리됐으나, 사립학교법 재개정안과 사법개혁법안은 여야간 이견으로 처리가 불투명하다.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된 국방개혁법은 국군 상비병력 규모를 오는 2020년까지 50만명 수준을 목표로 줄이되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 전력의 위협평가,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평화상태의 진전상황 등을 감안해 3년 단위로 목표수준을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는 국방개혁법 심의 과정에서 북한 핵실험 등 유동적인 안보환경 변화를 감안, 정부 원안을 일부 수정했다. 당초 정부 원안에서 ‘예비 병력 150만명’ 등 일부 문구가 삭제됐고, 상비병력 감축 규모를 ‘50만명’에서,‘50만명 목표’로 바꿨다.국회는 본회의에서 다른 안건을 모두 처리한 뒤 일시 정회했다가 법사위 표결 처리 직후 다시 본회의를 열어 국방개혁법을 추가 상정, 처리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盧·GT ‘계급장 뗀 결투’ 정계개편 시작?

    盧·GT ‘계급장 뗀 결투’ 정계개편 시작?

    ‘왜’ 그랬을까.28일 정치권의 화두는 의문부호로 시작됐다. 청와대의 일방적인 정치협상회의 제기, 여당의 반발, 대통령의 전효숙 헌재소장 임명 철회와 중대발언까지 급박한 흐름은 정치적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당청간이나 여야간 극적 반전을 위한 사전교감설이 거론되지만, 현실성은 적어 보인다. 그보다는 결별을 각오한 각자도생의 셈법이 격랑의 ‘미필적 고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1.노대통령·김근태 불화 속내 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의장의 충돌은 무한 질주의 ‘치킨 게임’을 연상케 한다.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정치권에서는 정치협상회의 카드의 무산이 한나라당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역설이 제기된다. 이미 등을 돌린 당·청 모두에게 현 상황이 결코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정이야 어쨌든 며칠 사이 정국의 흐름은 청와대를 중심축으로 움직였다. 지지층의 결집 효과도 노릴 법하다. 김 의장으로서는 ‘미스터 햄릿’의 유약한 이미지를 탈피하는 계기가 됐다. 여당 의장으로서는 마이너스가 될지 몰라도,‘정치인 김근태’에게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계산법이다. 오히려 최대의 손실은 협상의 손을 ‘속좁게’ 뿌리친 한나라당의 몫일 수 있다. 한나라당이 ‘6자회담’을 적절히 활용했다면, 얼마든지 창의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이같은 역설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계급장 뗀 결투’는 근본적으로 상호 불신을 깔고 있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은 시나리오를 예고한다. 김 의장은 “대연정 구상, 국회의원 배지 몇 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발언, 부산·영남 정권 인식 때문에 노 대통령에게서 마음이 돌아섰다.”고 말해왔던 터다. 노 대통령의 정계개편 개입 움직임도 통합신당을 추진하려는 김 의장에겐 편치 않은 상황이다. 김 의장은 지난주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대통령이 계파 보스냐. 위기 상황에서 직계 의원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따졌다. 노 대통령으로서도 물러설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 특유의 싸움꾼 기질은 둘째치고라도 퇴임 후 ‘정치 공간’을 염두에 둔다면, 스스로 보폭을 제약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영남 출신 정치엘리트라는 최소한의 정치지분을 안고 있다는 점도 노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를 이해하는 단초일 수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 별 반응없는 친노세력 왜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만들자.”,“당 지도부 만찬간담회에 들어와라.”(노무현 대통령)▶“끌려다니지 않겠다.”,“일방독주에 응하지 않겠다.”(김근태 의장) 숨가쁜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여권의 소용돌이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세력이 있다. 친노그룹이다. 평상시라면 최소한 노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동조하는 입장이라도 밝힐 법한데 이번만큼은 별다른 반응이 없다. 왜일까. 오히려 일련의 파문에 대해 “청와대가 당에 소홀한 것은 문제가 있었고, 당이 섭섭함을 표현한 것은 정당하다.”(김형주 의원),“청와대도, 당도 모두가 서투른 것 같다.”(김혁규 의원)는 식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물론 참정연 소속의 한 의원은 “꼬인 정국에 청와대가 아무런 노력도 안 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점을 불안해한 것 같다. 도와달라는 호소 아니겠느냐.”며 노 대통령의 의중을 짚었다. 친노그룹 입장에서는 연속되는 여권의 격랑이 딜레마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28일 친노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2일 의총 당시 당내 밥그릇 싸움에 동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음달 9일 정기국회 종료 직후 비대위가 정계개편 초안을 내놓으면 입을 열겠다는 것이다. 벼르고 있다는 분위기를 강하게 풍긴다. 정계개편 초안이 나오는 대로 열린우리당의 공과를 짚는 일부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명분 있는 정계개편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친노그룹의 또 다른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당적 언급을 한 것은 여당을 향해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는 신호”라면서 “당연히 친노그룹도 같은 배를 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침묵의 배경을 전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3. ‘전효숙 빠진 국회’ 앞날은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 등이 요구해온 대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을 철회함에 따라 여야 대치로 사실상 ‘마비 상황´에 있던 국회가 정상화될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16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한 대로 사법개혁관련 법안 등의 주요 법안을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며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일부 상임위는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일부 상임위에서는 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약속대로 사법개혁 관련 법안과 노사관계선진화 법안,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부적격 인사’로 규정한 이재정 통일부·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 정연주 KBS사장 등 3명에 대한 인사 철회를 요구하면서도, 국방개혁법안과 노사관계법안 등은 합의·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상임위 합의를 전제로) 30일 본회의에서 국방개혁법안과 노사관계법안을 처리해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와 주요 쟁점법안을 연계 처리할 방침이어서 사법개혁 관련 법안과 새해 예산안 심의 과정 등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사학법은 이 법안(국방개혁법안·노사관계법안)들을 처리하고 난 다음에 본격 추진하려고 한다. 여당에서 사학법은 절대 안 된다고 하면 우리는 다른 법안들과 연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법개혁 관련 법안의 핵심인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법안의 경우 여당 내에서조차 소관 상임위인 교육위와 법사위 위원들 간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박지연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설] 상처만 남기고 끝난 전효숙 파문

    정국 파행의 핵이었던 전효숙 파문이 결국 노무현 대통령의 지명철회로 종지부를 찍었다. 노 대통령이 전 후보자를 내정한지 103일, 그리고 임명 절차가 문제가 돼 국회가 파행을 겪기 시작한지 82일 만이다. 이 짧지 않은 기간 국정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다. 초유의 헌법재판소장 공백사태는 물론 사법개혁, 국방개혁 등 국가운영의 미래와 직결된 현안들이 꽁꽁 묶였다. 노 대통령의 전효숙씨 지명 철회는 한나라당의 실력저지에 막혀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막다른 상황에서 그나마 국정의 숨통을 트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노 대통령과 여야의 잘잘못을 지금 따지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일 것이다. 노 대통령의 편법 인사와 한나라당의 물리력 행사의 문제는 그동안 숱하게 지적돼 왔다. 전효숙 파문의 본질은 이런 절차의 잘잘못을 떠나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 양측의 정치 부재에 있다고 본다. 서로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려 들지 않을 뿐더러 한번 밀리면 끝이라는, 그 궁핍한 정치철학이 정국을 이런 몰골로 이끈 것이다. 전씨 지명이 철회되자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부당한 요구에 무릎을 꿇었다.”고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만시지탄으로, 정부는 백배사죄하라.”고 했다. 게다가 이번 지명 철회와 청와대의 여야정치협상회의 제안에 응하는 문제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 된 처지로 보기 민망하다. 여야 모두 국민 앞에 무릎 꿇고 백배사죄할 일이건만 여전히 이들 눈에는 국민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전효숙 파문이 일단락됐지만 정국에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 임명 논란 등 또다른 걸림돌이 놓여 있다. 노 대통령은 전씨 지명철회로 할 일 다했다는 자세를 가져선 안 된다. 후임 헌재소장에 여야가 함께 수긍할 인사를 지명함으로써 정파를 아우르는 국정자세를 보여야 한다. 한나라당도 겸허한 자세로 국회 정상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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