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법 개혁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 기업은행
    2026-04-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486
  • [한명숙 1심 무죄] 김준규 검찰총장 긴급 간부회의 “진실 없앨 수는 없다”

    [한명숙 1심 무죄] 김준규 검찰총장 긴급 간부회의 “진실 없앨 수는 없다”

    9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은 당혹과 충격에 휩싸였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긴급 간부 회의를 열고 “거짓과 가식으로 진실을 흔들 수는 있어도 진실을 없앨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참석자는 “진술거부권이 남용되는 사법절차의 허점이 악용돼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초기부터 ‘무리한 기소’라는 논란이 거셌다. 뇌물 5만달러의 출처와 사용처가 전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일한 증거가 돈을 직접 전달했다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의 자백진술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재판 때 오락가락하면서 ‘무죄’라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왔다. 특히 검찰로서 뼈아픈 것은 곽 전 사장이 수사과정에서 자유스러운 상태에서 임의로 진술했다고 볼 수 없다고 법원이 이례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곽 전 사장이 검찰의 강압이나 회유 탓에 허위자백을 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형두)는 “곽 전 사장이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뇌물공여 부분에서 검사에게 협조적인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뇌물공여를 부인하면 검찰이 심야조사와 면담으로 압박하자 곽 전 사장이 생사의 기로에 이르렀다는 느낌을 받아 검사가 요구하는 바를 그대로 따라 진술했다는 것이다. 그 사례로 재판부는 뇌물공여를 일시적으로 시인했던 곽 전 사장이 혐의를 부인하기 시작한 2009년 11월17일부터 밤늦게까지 또는 다음날 새벽까지 검찰의 조사가 계속됐다는 점을 들었다. 반면 곽 전 사장이 다시 뇌물공여를 시인한 같은 해 11월24일에는 오후 6시30분에 일찍 조사가 끝났다. 또 검찰은 다른 비자금 사건보다 곽 전 사장의 횡령 액수를 줄여 주고, 옛 증권거래법 위반 사건의 내사를 종결했다. 곽 전 사장의 횡령액은 빼돌린 돈 75억 8800만원 가운데 개인적으로 쓴 37억 3990만원이지만, 부하 직원 이모씨의 횡령액은 비자금 229억 9078만원 전부이기 때문이다. 횡령죄는 기소 액수에 따라 형량이 달라진다. 서울중앙지검 김주현 3차장은 “검찰 진술과 현장검증 과정에서 곽 전 사장은 명백하게 뇌물공여를 진술했고, 법정 진술에서도 뇌물공여 사실을 밝히고 있는데 어떻게 진술의 임의성을 부인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찰의 부실수사, 망신 주기 수사가 무죄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전 총리가 5만달러를 아들의 유학비용으로 사용했을 것라면서도 검찰은 구체적인 물증도 제시하지 못했다. 오히려 한 전 총리 측에 유학비용을 어떻게 충당했는지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다가 재판부로부터 면박을 당했다. 유죄 입증의 책임을 검찰이 피고인에게 떠넘기려고 했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검찰은 핵심 공소사실과 직접적인 관계도 없는 ‘골프 문제’를 추궁하는 데 시간을 허비했다. 곽 전 사장과 한 전 총리의 친분관계를 증명하기 위해서라고는 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하지도 못한 골프세트 선물과 뇌물사건 이후 2~3년이나 지난 제주도 골프빌리지 투숙을 공개해 검찰이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 ‘망신 주기’에 집중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검찰은 한 전 총리의 새로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밝혀내 반격에 나설 방침이다. ‘무죄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라는 비판과 함께 한 전 총리가 또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기소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이에 검찰 인책론과 개혁론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정책진단] 중앙회장 권한 축소… 비리소지 차단

    “전국 각지에 있는 농협이 힘이 센지, 내가 힘이 센지 모르겠다.”(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농협 간부라는 사람들이 농민은 다 죽어가는데 정치한다고 왔다갔다하고 이권에나 개입하고 있다.”(2008년 이명박 대통령) ●직선회장 3명 모두 비리 연루 1988년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시행 이후 선출된 세 명의 전직 중앙회장 모두 비리 혐의로 사법 처리됐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비리나 방만 경영의 사례가 불거졌다. 문민정부 이후 역대 정권마다 농협개혁을 외친 까닭이다. 양상은 비슷했다. 중앙회장의 비리가 드러나고, 대통령이 질타하면, 중앙회는 반성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부처는 개혁안을 준비했다. 하지만 시작만 요란했지 마무리가 안 됐다. 지역조합 1183개, 조합원 244만명의 ‘공룡 조직’ 농협의 위상을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2008년 말 이명박 대통령은 “농민을 위해 일해야 할 농협이 금융사업에서 몇조원씩 벌어 사고나 친다.”고 비난했다. 이른바 3단계(지배구조 개선-사업구조 개선-경제사업 활성화) 개혁의 시작이다. ●지배구조·사업구조·경제사업 활성화 개혁의 첫 라운드는 지난해 6월 공포된 농협법 개정안으로 일단락됐다. 뼈대는 중앙회장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이다. 4년 임기를 유지하되 연임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선출도 총회에서 직접 뽑던 방식에서 대의원들의 간선제로 바꿨다. 선거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비용과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다. 중앙회 임원에 대한 인사추천권은 회장 손을 떠났다. 대신 이사회에 인사추천위원회를 신설해 각종 인사를 결정하도록 했다. 2단계는 현재 진행중인 ‘신(신용)·경(경제) 분리’, 즉 사업구조 개편이다. 전선이 다층적인 탓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 내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와 금융위원회의 의견이 엇갈렸다. 농식품부와 농협 역시 첨예하게 맞섰다. 농협 내부에서도 중앙회와 조합의 이해가 엇갈렸다. 농민단체들도 다른 목소리를 냈다. 밥그릇을 걱정하는 보험업계도 저지에 나섰다. 진통 끝에 지난해 10월 농식품부가 입법예고안을 내놓았다. 농협보험을 설립하되 방카슈랑스 룰 적용을 10년 유예하기로 했다. 회원조합에는 금융대리점이 아닌 일반 보험대리점 지위를 부여해 방카슈랑스 룰 적용을 배제했다. ●방카슈랑스룰 유예기간 대립 하지만 보험업계가 “지나친 특혜”라며 들고 일어섰다. 부처간 이견이 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관회의(12월3일)는 농협보험 부분을 빼놓고 법안을 처리했다. 농협보험 설립이 백지화됐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12월15일 국무회의에서 방카슈랑스 룰을 5년 유예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대신 농협은행은 물론 회원조합에도 금융기관 보험대리점 지위를 부여하기로 했다. 또 입법예고일 현재 판매 중인 공제상품에 상응하는 상품만 팔 수 있도록 했다. 농협이 공제사업에서 보험업으로 전환하면서 새로 진출할 수 있게 된 자동차보험, 변액보험 등은 앞으로 허가를 받아야 하고, 퇴직연금보험은 5년이 지나고서 팔 수 있도록 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李대법원장 “사법권 독립수호 힘에 겨워”

    李대법원장 “사법권 독립수호 힘에 겨워”

    이용훈 대법원장은 1일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정착된 현재까지도 사법권의 독립을 지켜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계속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법원장은 법무관 전역자들의 법관 임명식에서 식사를 통해 “법관의 독립을 지켜내기 위해 우리가 할 최우선의 일은 재판을 잘하는 것이며,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말고 일시적인 여론에 좌우되어서도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법원장의 발언은 사법개혁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이 대법원장은 헌법이 사법권의 행사를 법원에 위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인사권과 양형에 개입하려는 한나라당의 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이밖에 우리법연구회 등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학술단체나 모임 활동이 도를 지나쳐서 법관의 독립성, 공정성 또는 청렴성을 해하거나 일반 국민에게 그러한 인상으로 비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대법원은 법무관에서 전역한 사법연수원 36기 중 52명을 신임 법관으로 임용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열린세상]사법개혁 건전한 상식에서 출발해야/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

    [열린세상]사법개혁 건전한 상식에서 출발해야/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

    촛불집회와 교수들의 시국선언에 관한 1심 재판부의 서로 다른 판결로 국민들은 어리둥절한 상태다. 법원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집권 여당인 한나당이 먼저 사법개혁안을 제시한 가운데 새삼 사법개혁 논란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법조계는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에서 좋은 학교 나와서 어려운 시험에 합격한 우리 사회의 최고 엘리트 집단이다. 그런데 그들이 사회적 갈등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여론의 표적이 된다. 한나라당의 사법개혁안을 성안한 여상규 의원이나 국회사법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은 이주영 의원 모두 법관 출신이다. 그런데 한나라당 안에 대해 박일환 법원행정처장(대법관 겸임)이 다소 거친 어조로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는 안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어 대법원이 자체 법원개혁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 논란의 핵심인 대법원의 과중한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법관을 현재의 14인에서 24인으로 늘리자는 한나라당 안에 대해 대법원은 고등법원에 상고심사부를 설치하는 안을 제시했다. 작년에만 대법원에 제기된 상고사건이 3만 2000건에 달함에 따라 대법관의 업무 폭주를 어떠한 형태로든 완화해야 한다는 데에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이에 과거에는 상고허가제를 실시하기도 했으나 국민의 최고법원인 대법원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에 따라 폐지되었다. 현재는 상고심리불속행(上告審理不續行) 제도라는 다소 낯선 제도가 시행되면서 연간 60% 이상의 상고사건이 기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법원의 과중한 업무부담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상고사건이 4배나 늘어났기 때문에 대법관 수를 늘리자는 한나라당의 안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대한변협의 주장대로 대법관 수를 파격적으로 50인으로 늘리지 않는 한 대법원의 사건부담을 해소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법원 안은 고등법원에 상고심사부를 설치해 상고사건을 미리 통제하자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법원의 사법개혁 안인 고등법원에 상고부를 설치하는 안보다는 다소 진전된 안이다. 하지만 헌법상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 법원으로 조직된다.’는 규정에 비추어 본다면 헌법에도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고등법원에서 최고법원의 재판을 받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법원의 구성을 이원화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즉 현재 대법관만으로 구성된 대법원의 각 부를 대법관이 재판장을 맡고 대법관이 아닌 대법원 소속의 판사가 배석법관을 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를 줄이면서 대법관의 업무를 획기적으로 경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유사한 사건에서 1심법원의 판결이 서로 상이한 형태로 나타나는 한 국민의 삼세판 인식은 불식되지 않을 것이다. 하급 법원의 강화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번째, 법관인사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한나라당은 법관 3명 외에 법무부, 변협, 법학계 관계자 각 1명씩 모두 6명으로 구성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전혀 언급도 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지금도 법관 인사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법관인사위원회에 외부 인사가 참여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법관 인사는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에서 주도하고 있다. 로스쿨이 정착되면 변호사시험합격자가 바로 법관으로 임용돼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현재 사법연수원 졸업생이 바로 법관으로 임용되는 유럽식의 장점도 많지만 미국식 로스쿨을 도입한 이상 경력법관제는 불가피하다. 경력법관제를 시행하게 되면 법관은 검사·변호사·법학교수 중에서 충원된다. 그런 점에서 법관 지원자가 근무한 조직을 대표하는 직역의 대표가 추천한 인사가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 법관인사위원회의 구성을 대법원장이 추천한 법관과 다른 직역에서 추천한 인사의 비율을 동률로 하면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법관 선발의 주체가 소수에 머무는 것도 새로운 문제의 씨앗을 뿌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대법원장 인사권 축소… 1·2심 강화

    대법원장 인사권 축소… 1·2심 강화

    대법원이 26일 내놓은 두 번째 사법제도 개선안에서 주목할 부분은 법관 인사 이원화 방안이다. 이 방안이 실시되면 대법원장의 인사권은 약화되기 때문이다. ●인사 이원화 로드맵 제시 현재 일반 법관의 직급은 지방법원 배석-지방법원 단독-고등법원 배석-지방법원 부장-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순으로 이어진다. 임관 후 연차만 채우면 자동으로 승진할 수 있는 지방법원 부장 자리와 달리 고등법원 부장판사(차관급)는 대법원장 인사권이 미치는 자리다. 하지만 이날 대법원이 내놓은 개선안에 따르면 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된 법관은 퇴임할 때까지 지방법원에서만 근무하고, 고등법원 판사로 임용된 법관은 고등법원에서 판사생활을 마치게 된다. 다만 종전의 방식과 절차에 따라 임용된 기존 법관들은 경력과 희망, 적성 등을 고려해 고등법원 판사와 지방법원 판사로 구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고등법원 부장 자리도 없어지게 된다. 즉 대법원장의 인사권이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역이 없어지는 셈이다. 이는 고법 부장판사 승진에서 탈락한 법관들이 법원을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또 최근까지 형식적으로 운용됐던 법관 재임용 심사는 강화된다. ●사법개혁 주도권 포석도 이 같은 방안은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외부 인사로 구성된 법관인사위원회 설치에 대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승진’ 개념의 인사가 없어지는 동시에 대법원장의 인사권도 약화되기 때문이다. 또 1·2심을 강화함으로써 대법관의 업무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대법관 증원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2023년부터 검사·변호사·법학교수 등 10년 이상의 법조 경력자만을 법관으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 방안은 한나라당의 사법개혁안에 비해 장기적이고 구체적이다. 한나라당의 경력법관 임용제는 로스쿨 출신자를 고려하지 않았던 반면, 대법원의 방안은 법조일원화가 전면 실시되는 2023년까지의 법관 임용 방안까지 모두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2013년부터 사법연수원, 로스쿨 수료생을 즉시 임용하지 않고 최소 2년의 법조경력자를 법관으로 임용한다. 법관을 보좌하는 재판연구관 중 일부를 선발해 법관으로 임용하는 방식이 시행된다. 이를 위해 매년 로스쿨 졸업자 중 200∼300명이 재판연구관으로 선발된다. 또 현행 법조경력자 임용방식의 경우에는 2022년까지 법조 경력 5년 이상을 요구한다. 이는 전면적 법조일원화 실시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정치적 목적하에 즉흥적으로 나온 사법개혁안의 빈틈을 드러냄으로써 사법개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법원체계 영미식 대변혁 이와 함께 이혼율 상승, 청소년비행·가정폭력 증가 등 사법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가정법원의 조직도 개편된다. 일단 전국 고등법원 소재지마다 가정법원을 설치할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전국 지방법원마다 가정법원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근대 사법제도가 1895년 도입된 이후 115년 동안 지속돼 온 대륙법 계통의 법원 구조와 법관 제도가 영미계통으로 변화하는 사법체계의 대변혁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훈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與 “대법관 증원 필요” 野 “상당히 진전된 결정”

    여야는 25일 대법원의 자체 사법개혁안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상당히 진전된 방안’이라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각 당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의견을 달리했다. 국회 사법제도개선특위 소속인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은 고법상고부에 경력 15년 이상의 검사·변호사·교수를 일부 임용·배치해 법조를 일원화하겠다는 대법원의 방안에 대해 “국민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줘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국민이 원하는 대법관 증원 요구를 피해가기 위한 방편으로 고법 상고부 설치안을 제시한 것이라면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나라당 사개특위가 이미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24명으로 증원하는 안을 제시했고, 대한변협 역시 50명 이상으로 증원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대법관 증원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반면 민주당 우윤근 의원은 “상당히 진전된 결정”이라면서 “우리 사회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 개혁에는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부 개혁은 몇 건의 판결에 발끈해 감정적으로 손볼 사안이 아니다.”며 한나라당과 시각차를 드러냈다. 우 의원은 다만 “법조일원화나 고법 부장 승진제 등에 대해선 일부 시급한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로스쿨 수료자 배출과 숙성기간을 거쳐 2023년부터 전면 추진되는 법조일원화를 앞당기고, 1·2심 법원의 법관 임용을 완전히 구분해 지금처럼 ‘바늘구멍 통과식’ 고법 부장 승진제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사개특위는 법원조직법 등 관련법 개정작업에서 대법원의 자체 개혁안도 함께 심의할 계획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대법원 사법개선안 자기 희생이 부족하다

    한나라당이 추진하던 사법개혁에 반발하던 대법원이 어제 자체 사법제도 개선안을 내놓았다. 5개 고등법원에 상고심사부를 설치하는 등 상고심 기능 개선과 판결문 공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눈에는 괸 물처럼 정체된 사법부를 자정하려는, 딱히 ‘이거다.’ 하는 의지가 엿보이지 않는다. 이러자고 한나라당이 안을 내자 “최소한의 예의도 잃은 처사”라고 반박했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법관인사위를 구성하자는 여당안이 3권분립이란 헌법정신에 상충될 소지가 있다는 법원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이미 지적했다. 법무장관이 임명하는 외부인사 위주의 인사위가 법원의 독립성을 해칠 것이란 견해에 수긍이 간다. 하지만 대법원안이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은 자기 희생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법조계의 고질이었던 전관예우 관행을 척결하려는 자정 선언이 없다. 그나마 여당안에는 판·검사는 퇴직 전 1년 동안 근무했던 법원·검찰청 관할지역 사건을 퇴직 후 1년간은 수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변호사제도 개선안이 포함되지 않았던가. 법원은 일부 대법관들이 국회 인사청문회 때마다 과도한 변호사 수임료 등 부끄러운 전력으로 도마에 올랐던 일을 되새겨야 한다. 대법관 증원에 반대하는 대법원의 논리에 대한 재야 법조계의 반박에도 주목한다. 김두현 전 대한변협회장 등 법조원로 10여명은 “재판받을 권리보장 차원에서 대법관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법원은 사법개혁을 추진하려는 근본 취지가 무엇인지부터 자문해야 한다. 올해 초 형사 단독판사들이 국회 폭력이나 전교조 시국선언, 여아 성폭행범 사건에 대해 국민의 상식적인 법감정과 다른 판결을 내려 불신을 자초했던 일을 잊지 말란 뜻이다. 법원은 좀더 제살을 깎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다듬어 정치권과 절충해 나가기 바란다.
  • 대법, 국회논의에 참여가능 시사

    대법원이 25일 발표한 사법제도 개선안은 정치권과 학계, 지역 등 그동안 제기됐던 여론을 충분히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고법에 상고심사부 설치, 변호사·법학교수·검사 등에게 상고심사부 판사 진입 허용, 상고제한제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논란이 됐던 판결문 전면 공개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는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있는 사법개혁 작업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논의의 당사자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법원 이동근 공보관도 “사법부에 입법권이 없기 때문에 국회 논의에 대법원도 참여하겠다라는 뜻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패를 깐 만큼 정치권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주목된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는 게 여론이라는 점에서 정치권과 사법부가 머리를 맞댈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이럴 경우 한나라당 사법제도개선특위 안에 대해 박일환 법원행정처장이 사법부를 대표해 불쾌감을 표시하며 정면으로 반박한 ‘사태’는 진정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사법개혁의 추진은 1993년 문민정부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민정부 출범 직후 대법원이 사법제도발전위원회를 구성하며 사법개혁의 역사가 시작됐다. 사법제도발전위원회는 구속영장실질심사제 등의 개혁안을 내놓았다. 문민정부는 이후 1995년 국무총리실 산하에 세계화추진위원회를 발족시켜 세계화 어젠더 속에 사법개혁을 진행시켰다. 국민의 정부도 1999년 대통령 직속으로 사법개혁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사개추위는 법조의 전문성 강화 등을 명분으로 기존의 사법연수원 대신 사법대학원 설치 등을 담은 개혁안을 내놓았다. 사법개혁은 참여정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대법원은 2003년 사법개혁위원회를 구성했고 고등법원 상고부 도입,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국민참여 재판제도 도입 등을 도출해 냈다. 대법원의 개선안과는 별도로 대법원 산하 사법정책자문위원회도 개혁안을 26일 제시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희망119(KBS1 오전 10시55분) 싱싱한 봄기운의 열정을 지닌 총각들이 모인 이곳은 다양한 농수산물을 파는, ‘총각네 야채가게’다. ‘㈜자연의 모든 것’에서 대표 브랜드 ‘총각네 야채가게’를 이끌 패기 있는 판매사원을 모집한다. 꿈을 향해서라면 험난한 과정도 무릅쓰겠다는 최후 4명의 구직자들. 행복 마케팅의 주인공이 될 멋진 총각은 누가 될까. ●다줄거야(KBS2 오전 9시20분) 말년은 남주에게 “순철을 죽인 너를 차씨 집안의 호적에서 빼겠다.”하고, 남주는 처절하게 용서를 구하지만 말년은 모질게 밀어낸다. 한편 영희는 보영과 미국에 가겠다는 결심을 용심에게 말한다. 영희의 결혼이 깨진 것에 대한 의혹을 가진 강호는 선수로부터 영희가 자신을 떠난 이유를 듣게 되는데…. ●볼수록 애교만점(MBC 오후 7시45분) 옥숙은 친구로부터 지원이 남자랑 극장 데이트하는 걸 봤다는 얘길 들은 이후로, 만나는 남자가 없다는 지원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지원이 만나는 남자가 성수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옥숙은 스턴트맨이라 빠르고 날렵한 성수에게 지원의 미행을 부탁한다. 하룡은 15년 만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로 상경한다. ●큐브(SBS 오후 8시50분) 안중근 의사 순직 100년. ‘큐브’ 제작진이 그를 열렬히 추모하는 사람들을 만나 본다. 다섯 살 하늘이는 국내에 세 명밖에 없다는 ‘장관상피 형성이상증’ 환자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하늘이의 죽음을 준비하는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을 함께한다. 또 촉망받던 여자 기수, 박진희씨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밝힌다. ●명의(EBS 오후 9시50분) 별안간 찾아온 어지럼증. 눈앞 세상이 돌기 시작하면 몸을 가눌 수 없어지는, 벗어나고픈 이 공포의 순간을 경험할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빈혈일 것이다. 하지만 적절한 처방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반복된다면 귓속 건강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원상 교수를 만나 어지럼증의 숨은 원인과 치료법을 들어 본다. ●시사토론 우리시대(OBS 밤 12시10분) 사법제도 개혁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 전반으로 번지면서 지방선거를 앞둔 정국의 새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법제도 개혁과 관련해 전문가와 함께 집중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토론에는 장영수 고려대 법학대학원 헌법학 교수, 한상훈 연세대 법대 교수, 김현성 변호사(시변), 박주민 변호사(민변)가 참여한다.
  • 대법관 증원 요구 사실상 거부

    대법관 증원 요구 사실상 거부

    대법원의 자체 사법개혁안은 강온 양면 전략이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법관 증원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치권의 요구는 거부하면서, 한편으로는 법관 자질 향상 같은 비판은 적절히 수용하는 모양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치권의 제도개혁 논의를 마냥 모른 체할 수만은 없으니 자체적인 안을 마련해서 국회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라는 언급에서 이런 고민이 묻어 나온다. 가장 논란을 빚었던 한나라당의 대법관 증원 요구에 대해 대법원은 고법 상고심사부 신설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사실상 거부했다.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등 5개 고등법원에 법원장·고법부장급 고참판사들로 구성된 상고심사부를 신설, 상고심사부가 대법원에 올라갈 사건인지 여부를 심사토록 하겠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서울고법 4개 재판부에 12명, 대전·광주·대구고법 각 1개 재판부에 3명씩, 부산고법 1개 재판부에 4명 등 모두 8개 재판부에 25명의 법관을 배치한다. 상고심사부가 판단했을 때 ‘상고이유없음’이 명백할 경우 ‘상고불수리결정’을 내리게 된다. 헌법이 보장한 3심제에 대한 위반 논란을 피하기 위해 불수리결정은 만장일치로 내려야 하고, 당사자에게 그 이유를 직접 설명하는 한편 그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항고를 통해 대법원 판단도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과중한 업무부담을 이유로 대법관을 한번 늘리기 시작하면 계속 늘려야 하는데, 그것보다 사전에 한번 걸러주는 장치를 마련해 상고사건 자체를 줄여보자는 뜻이다. 대법원은 이 같은 제도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고법관 임용기준은 15년차 이상이기 때문에 사실상 대법관 임용기준이고, 이런 자리를 법관뿐 아니라 검사·변호사·법학교수 등으로 개방적으로 구성하면 사실상 대법관 증원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에는 24명으로 대법관을 늘리는 동시에 3분의 1 이상을 비법관으로 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법원은 그러나 ▲대법관을 늘리는 것에 비해 예산이 덜 들고 ▲대법원은 중요 사건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대법원의 판결을 받기 위해 모두가 서울에 오는 부작용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고법관이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법관 연임심사 강화와 윤리장전 마련은 ‘젊은 판사들의 튀는 판결’이라는 외부 비판을 일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법관을 10년 단위로 재임용한다. 그러나 과거 군사정권이 재임용제를 악용했던 전력 때문에 지금은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근무평정의 항목, 채점기준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금은 연임 탈락 이유로 ‘신체, 정신적 이유 있어서 현저하게 힘든 경우’,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한 경우’ 등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더욱 자세히 규정하겠다는 것”이라면서 “1988년 이후 연임탈락자가 3명에 불과한데 더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관의 독립성이 흔들릴 우려가 있는 만큼 일정한 선은 그었다. 대법원 관계자는 “판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법관을 흔들거나, 반대로 일선 법관들이 평정 때문에 윗사람의 눈치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세심하게 수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윤리강령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법관윤리장전이 마련되면 이런 평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윤리강령이 선언적인 문구들이 나열된 수준이었다면, 윤리장전은 ‘부조금은 얼마 이상 하면 안 된다.’거나 ‘어떤 법률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말하지 말라.’ 등과 같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담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여 “법관 임명권 불변의 권한아니다” 야 “검찰 피의사실 중계하듯 공표”

    여야가 사법개혁 방향을 놓고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가 23일 박일환 법원행정처장, 이귀남 법무부장관, 김평우 대한변협 회장을 출석시킨 가운데 연 전체회의에서다. 한나라당은 자체 사법부 개혁안에 거부감을 드러낸 대법원을 정조준했다. 박민식 의원은 “사법부 일에 입만 뻥긋해도 사법권 침해라는 것이냐. 대법원장의 법관임명권은 절대 불변의 고유 권한이 아니다.”라며 법관 인사 개혁을 요구했다. 손범규 의원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의 근본 원인은 젊어서 군대도 안 가고 법률서적 몇 권 잘 외워서 시험 잘 보면 판사라는 막중한 자리에 앉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 처장은 “지금껏 왜 이렇게(연륜과 경륜 있는 법조인의 법관 임용을) 못해 왔나 따져봐야 한다.”면서 “지난 40년 동안 변호사 중에는 젊은 법조인을 가르칠 사람이 없어서 법원이 그 역할을 해온 것이고 앞으로 로스쿨이 정착되면 자연히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명숙 전 총리를 기소한 검찰을 개혁 대상으로 꼽았다. 박주선 의원은 “검찰이 한 전 총리를 먼저 기소해 놓고 관계자를 소환 조사하고, 피의사실을 중계하듯이 공표한다.”고 따졌다. 이 장관은 “장관 취임 뒤 비리 연루 기초단체장 8명을 기소했는데 그 중 7명이 한나라당 소속일 정도로 편파수사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피의사실 공표 문제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어 계속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 협회장은 “모든 사법 불신의 근원은 전관예우이며, 사법 정보가 국민에게 공개되지 않는 정보 독점화가 원인”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박재범 칼럼]짝퉁야당 같은 여당

    [박재범 칼럼]짝퉁야당 같은 여당

    리더십을 여러가지로 분류하지만 크게 보면 두 가지 줄기로 나뉜다. 앞에서 끄느냐, 뒤에서 미느냐의 형태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전자의 대표적 스타일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 할 것이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후자의 경향이 짙은 편이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고 시대적 여건에 따라 국민의 선택이 달라질 뿐이다. 앞에서 끄는 스타일이 통하려면 리더의 엘리트다운 자격과 성적표가 중요하다. 반면 뒤에서 미는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전자의 리더십에 염증이 커지고 부작용이 발생할 때 흔히 채택된다. 감정이 상당폭 작용한다. 두 가지 리더십 가운데 상대적으로 비판에 자주 직면하는 스타일은 어느 것일까. 앞에서 끄는 리더십이라고 본다. 뒤에서 미는 스타일은 다수의 뜻을 따르는 절차적 외형을 중시함으로써 구성원 전체의 공동책임으로 되곤 한다. 반면 앞에서 이끄는 리더십은 소수의 엘리트가 나서는 모습이므로 쉽사리 반대하는 다수가 형성된다. 게다가 엘리트들은 일을 빨리 하려다 자칫 오만과 강제, 편의성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난세를 겪으며 엘리트의 자세를 정립한 공자는 이런 까닭에 군자의 덕목으로 공경과 겸손, 염치를 다듬는 신독(愼獨)을 꼽은 것이 아닌가 싶다. 한나라당은 사실 앞에서 끄는 리더십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성장·선진 등의 가치에 치중해 있고, 구성원도 전통적인 엘리트층에서 주로 충원한다. 국회의원 구성을 보면 해외유학파, 행정·사법고시파 등 엘리트와 부유층 출신이 많다. 10년만에 집권하게 된 것도 경제난을 타개할 엘리트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을 보면 다수의 비판에 초심을 잃은 것인지, 자신이 내세웠던 리더십의 정체성에 대해 둔감해진 듯해 보여 의아스럽다. 대표적인 징표가 지방선거에 임하는 태도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정권심판의 마당으로 활용하려는 야당의 노력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앙정치가 지방정치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은 것은 해묵은 일이기는 하지만, 올해는 유독 정권 유지와 탈환의 싸움이 진작부터 과열되는 양상이다. 야당은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 중인 한명숙 전 총리가 무죄로 판명나면 정권심판의 지렛대로 활용할 뜻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여당에서도 역시 총리급 거물을 맞불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단적으로 말해 야당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여당이 야당처럼 한다면 짝퉁이라는 소리밖에 들을 게 없다. 3년 전 대선에서 선진국가를 앞당기자고 해 압도적인 표차를 이끌어냈던 여당이기에,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과거와 달라야 한다. 지방자치를 중앙정치의 부속품으로 변질시키는 일에 합세하기보다, 지방자치의 본령을 굳건히 다지는 일에 앞장서는 것이 선진국을 주창한 리더십의 내용일 터이다. 지방자치의 병폐가 천석고황의 지경에 이르렀음엔 누구나 동의한다. 지방의원은 지역 국회의원이 비리조사로 검찰에 출두할 때 우르르 몰려가 병풍처럼 주변을 에워싸기 일쑤다. 자치단체는 호화청사를 짓고 엉터리 공기업을 마구 만들어 혈세를 나눠 먹는다. 지방자치 초기 수천만원이라던 사무관 승진 로비 비용이 억대를 넘었다는 설이 공공연하다. 여당은 이런 지방자치의 현주소를 개혁할 방안을 고민하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 지방선거는 지방의 일꾼을 뽑는 행사다. 한나라당 스스로 이번 지방선거를 다음번에 더 큰 자리를 차지하려는 디딤돌로 활용하려는 천박한 후보를 걸러내야 할 것이다. 유권자의 일원으로서 ‘후진성을 벗겨내고 멋진 지방자치를 세계에 뽐내겠다.’는 약속을 듣고 싶다. 여론몰이가 먹히는 시대를 맞아 손해볼지 모른다는 우려가 들 수 있다. 그러나 소신을 갖고 일하는 지방자치 후보를 내세워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자신의 리더십을 지키는 길이다. jaebum@seoul.co.kr
  • [지방시대] 국민통합은 불편한 진실 인정부터/이병화 조선대 국제경제학 교수

    [지방시대] 국민통합은 불편한 진실 인정부터/이병화 조선대 국제경제학 교수

    동아시아 지역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경제 발전을 이룩한 지역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경제 발전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역내 국가 간 어떤 교훈을 주고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이러한 사실이 역내 국가들 간에 애써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일 것이다. 동아시아 국가들 간 덮어두고 싶은 불편한 진실의 역사는 깊다. 예를 들면 고대 일본국가 형성과정에서 한국이 일본에 미친 영향도 일본인들에게는 불편한 진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가 개최되기 전 일왕은 고대 일본 왕실의 뿌리가 한국과 연결되어 있어 한국과의 인연을 느낀다고 발언하며 한국이 일본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일본 역사학자들은 이런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반면 동아시아 국가들이 경제개발 과정에서 일본으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다는 사실도 역사적 이유 때문에 불편한 진실일 수밖에 없다. 한국의 박정희, 싱가포르의 리콴유, 타이완의 장제스, 중국의 덩샤오핑 등은 국가 발전의 초석을 닦은 인물들이다. 그들은 모두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근대화에 성공하고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일본으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다. 일본은 19세기 중반 미국의 페리 제독에 의해 개항을 강요받은 후 개혁주의자들이 막부 정부를 무너뜨리고 메이지 유신시대를 열어 국가개혁을 선도하였다. 메이지 유신시절에 일본의 선각자들은 전 세계로부터 최선의 관행(best practice)을 찾아내 자국 실정에 맞게 보완하여 적용하였다. 일본의 사법, 행정, 교육 등의 제도와 산업화 전략, 수출산업 육성 등의 정책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 도입되었다. 한국은 불과 반세기 전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였다. 이러한 한국이 최빈국의 대열에서 벗어나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모델을 많이 참고하였다. 그러나 과거 일시적으로 불행했던 한·일관계와 정권연장을 위한 유신헌법 때문에 우리 국민들에게 메이지 유신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다. 중국도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아시아 국가들의 근대화 과정을 모방하였다. 평생 공산주의자로 살아온 덩샤오핑은 1950년대 말의 대약진 운동과 1960, 70년대의 문화대혁명의 실패를 목격하고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한계를 절감하였다. 덩샤오핑은 1977년 복권된 이듬해 싱가포르, 방콕 등을 방문한 후 중국은 싱가포르의 산업화 전략에서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실용주의 정책으로 선회하였다. 중국이 개혁·개방 초기에 일본과 한국의 모델을 말하지 않고 싱가포르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한 것은 당시 냉전시대의 유산 때문이다. 북한에도 한국이 성공적으로 경제를 발전시켜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사실과 중국이 개혁·개방을 통해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있다는 사실이 모두 눈감고 넘어가고 싶은 진실이다. 눈을 국내로 돌려보면 우리의 해묵은 지역갈등에도 그 근원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기 마련이다.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서는 역내 국가들이 모두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상호 존중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와 국민통합의 출발점도 마찬가지이다. 역사적 사실들을 덮어두고 넘어간다고 진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與 사법개혁안 파장] 與 개혁안 3대 쟁점

    [與 사법개혁안 파장] 與 개혁안 3대 쟁점

    사법 개혁을 둘러싸고 입법부와 사법부가 정면 충돌한 가운데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법학 교수 등 전문가들은 사법부의 반발이 이해가 간다는 시각을 보였다. 하지만 서열주의 인사 등 사법부 내부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특위 개선안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점을 들어 원안 관철에 의문을 표시하기도했다. ①대법관임명권 편중 “3권분립 위배…제도개선을” 대법관 수를 늘리는 것과 관련해 서강대 임지봉 교수는 “추가되는 10명의 대법관은 현 대통령이 임명하고, 지금 대법관도 현 대통령 임기 내에 교체된다.”면서 “현직 대통령의 대법원에 대한 입김이 너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될 경우 3권분립의 원칙이 깨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문화방송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서울대 조국 교수는 “단순히 대법관 수를 10명 늘린다고 대법원의 업무량 과다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전국 5개 고등법원에 상고부를 설치한다거나 대법원 내에 대법관 외에 대법원 판사를 두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하태훈 교수도 “하급심을 강화하고 상고허가제를 도입해 무조건 대법원 판결을 받아보자는 생각과 관행을 버리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서보학 교수는 “참여정부 때 이미 고법 상고부 설치, 대법관 아래 대법원 판사를 통해 일반 사건을 처리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었다.”고 말했다. ② 법관인사위 외부인사 “서열주의 인사 등 개선돼야” 법관인사위 설치에 대해서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특위 개선안은 대법원장이 주관하던 법관인사위에 법무장관, 변협회장, 전국법학대학원장협의회장이 추천하는 인사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 교수는 “헌법상 법관 인사권은 대법원장에게 있는데, 개선안은 대법원장의 법관 임명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당연히 위헌”이라면서 “법관인사위는 정부의 형사정책에 제동을 거는 판사에 대해 불이익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인사위에 법무부 장관이 추천하는 2인을 포함시키자는 것과 관련, 임 교수는 “법관 인사를 행정부나 입법부에서 좌지우지할 수 있다면 판사의 판결이 중립적이거나 독립적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 교수는 “인사위가 자문이 아닌 의결기구가 되고 개방되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민단체 등에서 주장되어 왔던 내용”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사건 당사자인 법무부과 변협에서 위원이 나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③ 대통령 직속 양형위 “검사에 양형권… 재판권 침해” 대법원 산하에 있는 양형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자는 안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임 교수는“판사마다 양형이 들쭉날쭉해서 고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는 공감하지만 그것은 판사의 고유 권한으로 법원이 알아서 고칠 문제”라면서 “행정수반인 대통령 밑에 양형위를 둔다는 것은 행정부의 간섭 행위로 3권분립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균형을 맞춘답시고 양형 기준을 세세하게 구분할 경우 검사가 수사단계, 공소단계에서 수집한 요소에 따라 양형이 결정되기 때문에 사실상 검사가 양형을 결정하게 된다.”면서 “양형에 어떤 통일된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것은 양형을 핵심요소로 삼고 있는 판사의 재판권에 대한 본질적인 침해”라고 말했다. 이번 파문과 관련해 사법부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조 교수는 “서열주의 인사, 고등부장의 승진문제, 지방법원과 서울중앙지법 판사의 인사문제 등 사법부 자체도 문제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태성 김지훈기자 cho1904@seoul.co.kr
  • [與 사법개혁안 파장] 심리불속행 확대 ·1-2심 강화

    대법원장 직속 자문기구인 사법정책자문위원회(위원장 이홍구)가 오는 26일 중·장기 사법제도개선에 대한 최종 건의안을 제출할 예정이어서 그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문위의 건의안은 여당이 내놓은 개선안과 문제의식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내용과 방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법원이 최종심급의 법원으로서의 권리구제 기능보다 사법적 정책결정 기능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우선 대법관의 처리사건이 지나치게 많다는 인식은 같지만,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대법관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대법원에 올라오는 상고사건을 줄이는 방향으로 문제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특히 심리불속행제도(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사건 가운데 상고이유에 관한 주장이 법이 규정한 사유를 포함하지 않으면 기각하는 제도)를 확대하고, 1심과 2심을 강화해 상고 사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형사사건의 경우 형사단독판사의 경력을 높이고, 재정합의제를 활성화함으로써 하급심을 강화한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단독판사 1명이 아닌 3∼4명이 합의해 판결을 내리면 판결의 신뢰성 및 공정성에 대한 외부 비판을 잠재울 수 있고, 자연스레 항소나 상고 사건이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필요에 따라 대법관 1∼2명을 증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법관 인사평가 사항을 더욱 세분화해 인사 평정을 강화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與 사법개혁안 파장] 與 “입법권 침해 행위” 野 “대법원 장악 음모”

    한나라당의 사법부 개혁안을 두고 여야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이 19일 ‘사법부 살리기’를 외치며 한나라당을 압박하자, 한나라당은 “사법 기득권 유지를 위한 정치행위”라며 맞불을 놓았다. 한나라당은 전날 대법원의 반격에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6월 지방선거 판세의 변곡점이 될 한명숙 전 총리의 1심 법원 선고를 앞두고 여야 간 신경전이 사법개혁 논쟁으로 불거지는 모양새다. 민주당에서는 법조인 출신인 송영길·박주선 최고위원이 총대를 멨다. 송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직속 법관인사위원회를 열어 대법관 10명을 늘리겠다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 임기 동안 이들을 임명해서 친(親)이명박 인사로 대법원을 장악하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대법관이 정책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을 집중 심리할 수 있도록 상고허가제를 통해 사건의 부담을 덜어 주고, 고등법원 상고부 설치로 해결하는 것이 정도(正道)”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청와대의 MBC 인사 개입 의혹에 빚대 “판사들까지 큰집(청와대)에 데려가 조인트 까고 매 때리는 세상을 만들려는가.”라고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대법관을 10명이나 늘리겠다는 것은 먹이를 구실로 사법부를 장악하려는 저질스러운 음모극”이라면서 “도대체 한나라당이 정신이 있는 당인지, 정신이 나간 당인지, 아예 정신이 없는 당인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인구 3억명인 미국의 대법관은 9명, 인구 1억 2000만명인 일본은 15명, 인구 5000만명의 대한민국 대법관은 14명”이라면서 “(한나라당안은) 사법부의 비대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삼권분립에도 어긋나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반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전날 대법원의 반격을 ‘입법권 침해’로 규정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안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사법개혁특위의 정식 심의 절차를 거치기도 전에 ‘사법개혁은 법원의 몫’이라며 반대하는 것은 사전에 대법원의 승인을 받으라는 것인지, 사법권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與·법원 기싸움 접고 사법개혁 대의 살려야

    한나라당이 마련한 사법개혁안을 사법부가 정면 비판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대법원이 그제 “사법부 자율성 침해”라고 공개 반박하자 한나라당이 어제 “법원의 기득권 지키기”라고 재반박했다. 이런 볼썽사나운 입씨름이 종국에는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사법개혁안을 산출하기 위한 생산적인 진통이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는 여당안에 대한 대법원의 반발이 일리가 없진 않다고 본다. 법관보다 많은 외부인사로 법관인사위원회를 구성할 때 자칫 법원의 자율성을 해칠 소지가 있음을 이미 지적했다. 대통령 직속의 양형위원회가 3권분립이라는 헌법정신에 어긋날 수 있다는 주장에도 유의해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법원은 사법개혁을 염원하는 국민이 가리키는 지향점을 봐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고 손가락 그 자체를 쳐다보며 볼멘소리를 쏟아내는 것은 제 밥그릇 지키기 논리에 사로잡힌 꼴로 비칠 수밖에 없다. 문민정부 때인 1995년 본격 시작된 사법개혁 논의가 지난 10년간 공회전만 거듭해 왔다는 지적을 사법부는 겸허히 성찰해야 한다. 어느 조직이든 끊임없는 자정과 개선 노력을 거부하면 결과적으로 급격한 개혁의 대상이 되고 만다는 게 역사의 철칙 아닌가. 여당도 이번에 사법부를 소외시켰다는 대법원의 이의제기를 심각히 유념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법개혁의 대의가 훼손되어선 안 될 말이다. 법원이 여아 성폭행범 조두순 사건이나 전교조 관련 재판 등에서 상식적인 국민의 법감정과 동떨어진 판결로 논란을 자초했던 일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여당안에 포함된, 경력법관제 임명이나 형사단독판사의 재량권 축소 등은 그래서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여권과 사법부는 이제라도 국민의 눈높이로 사법개혁안을 완성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법원은 절차상의 문제로 더 이상 시비를 걸지 말고 자체 개혁안을 제시함으로써 입법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사법부의 재판권만큼 국회의 입법권도 중요하다. 야당도 사법개혁특위가 구성된 만큼 즉각 개혁안을 내놓고 본격적인 심의에 나서야 한다. 장외에서의 삿대질이 공당의 자세일 순 없다.
  • 대법 “與 사법개혁안 반대”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법개혁안에 대해 대법원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국회가 추진하는 법안에 대해 대법원이 공개적으로 반박하기는 사법사상 처음이다. 박일환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18일 최근 한나라당이 주도하고 있는 ‘사법제도개선’ 논의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 처장은 “최근의 사법제도개선 논의는, 개별적으로 제시된 주장의 옳고 그름을 굳이 따질 것 없이 사법부를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는 진행방식 자체만으로도 매우 부적절하며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제도개선의 주체가 돼야 할 사법부를 배제한 채 여당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현재의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 처장은 또 “사법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심마저 잃은 이러한 처사는 일류국가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품격에도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여당이 주도적으로 나서 ▲대법관 24명으로 증원 ▲법관의 인사에 외부 인사 참가 ▲양형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것 등의 개선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 처장은 “최고법원의 적정한 구성과 사법부의 자율적 인사운영은 사법부가 독립성을 지키고 헌법상 책무를 다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이라고 밝혔다. 또 “사건의 심리방식과 형의 양정은 법관의 본질적 직무영역에 속한다.”면서 “이러한 사항을 다듬고 고쳐나가는 일은 마땅히 사법제도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사법부가 주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제도개선에 대해 이미 사법부 자체적으로 연구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조만간 그 결과를 공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피의사실 공표죄 처벌 대폭강화 신임검사 2년간 단독수사 제한”

    한나라당이 피의사실 공표죄의 법정 형량을 대폭 올리고 신규 임용 검사의 수사권을 일부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사법제도개혁특위(위원장 이주영)는 18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검찰분야 제도개선안을 최종 확정, 발표했다. 특위는 피의사실 공표죄의 법정형량을 현행 ‘3년 이하 징역 또는 5년 이하 자격정지’에서 ‘7년 이하 징역 또는 10년 이하 자격정지’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언론 창구인 공보검사가 수사 업무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검찰이 지난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서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려 피의자를 압박했다는 비난여론을 의식한 것이다. 특위는 수사권 오·남용을 막기 위해 포괄적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금지하고, 압수물에 대한 조기 반환 의무를 부여하기로 했다. 압수물 반환 거부에 대한 이의 신청제도 도입된다. 또 검사보 제도를 도입, 신규임용 검사는 2년간 단독수사를 하지 못하게 했다. 서투른 수사와 수사지휘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서다. 감찰 강화를 위해 검찰의 감찰 책임자는 공모를 통해 외부인으로 임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與 사법개혁안 옥석 다시 가려라

    한나라당이 법원제도 개선 최종안을 내놓았다. 대법관의 수를 14명에서 24명으로 늘리고, 10년 이상 경력의 검사·변호사·법학교수 중에서 판사를 임용하며, 법관인사위원회와 대통령 직속 양형위원회를 둔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사안마다 논란이 적지 않으나 대법관 증원이나 경력법관제 도입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법관인사위나 양형위 부분은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재검토를 권한다. 대법관의 증원은 업무부담을 줄이고 국민의 재판권 보장 차원에서 고려할 만하다. 다만 현 정부 임기 중 상당수 대법관이 교체·증원되는 만큼 정치적 입김을 차단할 확고한 장치를 둬야 한다. 대법관을 24명으로 늘릴 경우 3분의1인 8명을 비(非)법관 출신으로 충원한다는데, 이 역시 집권 측의 개입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대법관의 증원보다 ‘상고 제한’을 통해 업무를 줄이려는 대법원의 뜻을 반영해서 증원을 최소화하는 절충안도 고려하길 바란다. 경력법관제는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제도의 마련과 실천이 관건일 것이다. 법관의 보직·전보와 연임 등을 심의할 법관인사위의 설치는 헌법이 보장한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위헌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위원 9명 가운데 법무부 장관과 대한변호사협회장 추천 인사를 포함한다는 것은 잘못이다. 행정부나 재야 법조계가 법관 인사에 관여한다면 법관들이 어떻게 독립적으로 재판할 수 있겠는가. 현재 대법원장 산하인 양형위를 대통령 직속으로 하겠다는 것 또한 3권 분립에 배치된다. 한나라당 사법제도개선특위에는 법을 잘 아는 국회의원들이 참여했을 터인데 이런 결과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사법개혁을 집권 다수당의 정치색과 입맛에 맞추면 안 된다. 객관성이 있고 무엇보다 3권분립의 균형을 생각해야 한다. 옥석을 가려 개선안을 다시 다듬을 것을 당부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