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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래시장 1㎞ 이내 SSM 못 들어선다

    국회는 23일 본회의를 열고 유통산업발전법·관세특례법 등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이행·지원 법안을 포함해 74개 안건을 의결했다. 해군에 넘어갔던 해병대의 인사·예산권을 강화하고 상륙작전권을 부활시키는 내용의 국군조직법 및 군인사법 개정안 등도 통과됐다.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은 FTA 발효로 인한 재래시장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기업형 슈퍼마켓(SSM) 입점 제한 범위를 현재 ‘500m 이내’에서 ‘1㎞ 이내’로 넓히고, 법안의 일몰 시한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관세특례법은 일정 물량을 초과해 수입되는 농산물에 대해 특별 긴급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고, 저작권법은 저작권 보호기간을 저작자 사후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도 전체회의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한·EU FTA 발효로 농축산물의 5년 평균가격이 기준가 대비 85% 미만으로 떨어지면 차액의 90%를 직불금 형태로 보전하도록 했다. ●행안위 “모든 수사 표현 부적절” 국회 행정안전위는 사법제도개혁특별위가 지난 20일 의결한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 “형소법 개정안 196조 1항의 ‘모든 수사’라는 표현은 부적절하고, 3항에서 구체적 수사지휘 사항을 법무부령에 위임하도록 한 것은 대통령령으로 고쳐야 한다.”는 의견서를 채택해 법제사법위원회에 넘겼다. 행안위에 출석한 조현오 경찰청장은 ‘모든 수사’에 내사가 포함되는지에 대해 “이때까지도 내사는 경찰이 독자적으로 해 왔다. 검찰이 새로 내사를 지휘하면 못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野 “황금평에 투자 실사단 보내” 국회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북한과 중국의 황금평 개발사업과 관련, “우리 정부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황금평 지구에 투자할 의향을 갖고 신의주와 단둥에 실사단을 보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중국군이 북한 급변 사태 때 남포와 원산을 잇는 대동강 이북지역에서 치안을 유지해 북한 주민들의 동북3성 유입을 막는다는 ‘병아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들어본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김 장관은 민항기 오인 사격과 관련,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홍성규·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황희철 법무부 차관 초청 세미나

    거버넌스21클럽(공동대표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윤종남 법무법인 두우&이우 고문·이강현 세계자원봉사협의회장)은 25일 오전 7시 30분 반포동 서울팔래스호텔에서 황희철 법무부 차관을 초청해 ‘사법개혁의 방향과 거버넌스’라는 주제로 제29회 거버넌스 조찬세미나를 갖는다.
  • 법조일원화 2022년부터 전면실시

    법조일원화 2022년부터 전면실시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22일 전체회의에서 경력조건을 단계적으로 올려 2022년부터는 경력 10년 이상 법조인만 법관으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 방안 등을 처리하고 1년 4개월간의 활동을 마감했다. 전체회의에서는 ▲재판연구원(로클러크)제 도입 ▲대법관추천위원회·법관인사위원회 설치 ▲판결문의 인터넷 게시 도입 등도 의결했다. 법원의 고무줄 양형, ‘그랜저 검사’ 사건으로 제기된 스폰서와의 유착 등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출범한 사개특위는 그동안 검찰 관련 10개·법원 관련 6개·변호사 관련 1개 개혁과제를 처리했다. 하지만 핵심 4대 쟁점인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안, 특수수사청 설치안, 상고심 개편안, 양형기준법 개선안에 대해선 논의를 포기한 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공을 넘겨 ‘절반의 성과’에 그쳤다는 평가다. 더구나 지난 20일 우여곡절 끝에 통과시킨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안은 검·경 간 해묵은 갈등만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법원·검찰·경찰 출신 국회의원들의 ‘친정 편들기’ 행태가 사법개혁 논의를 가로막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편 갈린 의원들 때문에 더이상 진척을 볼 수 없다는 걸 절감했다.”고 말했다. 사법 권한 재편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과열된 첩보·로비전을 펼친 법원·검찰·경찰 등 관계기관이 책임자로 꼽히기도 한다. 검찰관계법 소위 의원들은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과정에서 협박성 메시지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비공개 회의 내용의 유출 논란도 빚었다. 정보 유출자로 의심받은 사개특위 입법조사관들은 통화내역 조회를 당하기도 했고, 이례적으로 회의장에 도청장치가 설치됐는지 검색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개혁 방향에 대한 비판도 뒤따른다. 사개특위는 압수수색 개선안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정보저장매체에 대해선 출력물이나 복제물을 압수하도록 하는 원칙을 세웠지만, 검찰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이 복제물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대용량 파일을 출력해서 압수한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다.”라고 말했다. 사개특위는 사건 처리율, 처리기간, 상소율, 파기율, 친절성 등을 법관 평정요건으로 추가했지만, 사실상 반영키 어렵다는 게 법원의 입장이다. 법원 관계자는 “단순히 형량만 변경해도 파기인데, 이런 경우까지 평정에 반영하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개특위가 재정신청 대상을 피의사실공표죄까지로 확대하고, 압수수색 반환청구권과 출국금지기간을 법제화하는 한편 전관예우 근절 방안을 마련한 것은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수료 즉시 법관임용 보장을” 사법연수원 1년차 42기 반발

    일정 경력의 법조인만 판사가 될 수 있는 법조일원화 계획이 국회에서 의결되자 사법연수원 1년 차인 42기는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수료 즉시 법관 임관의 기회를 보장하라.”고 주장한다. 가처분신청, 헌법소원도 제기할 예정이다. 22일 법조일원화 계획에 따르면 2013년부터 법조 경력자만이 판사로 임용될 수 있다. 연수원 42기 800여명은 2013년 2월 수료하며, 첫 적용 대상자다. 자치회장 손정윤씨는 “시행을 저지하기 위해 가처분신청을 낸 뒤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면서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법원소위에서 논의된 것처럼 부칙에 예외 규정을 둬 수료 후 즉시 법관으로 임용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검경 수사권 갈등 2R] 2013년부터 법조경력 있어야 판사 된다

    오는 2013년부터 임용되는 판사는 일정 기간 이상 검사, 변호사, 법학교수 등의 법조 경력을 갖춰야만 한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법조일원화 방안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법원 개혁 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경력 법관제로 불리는 법조일원화 방안은 경력, 연륜이 낮은 사법연수원 수료자를 곧바로 법관에 임용해 빚어지는 부작용을 막고 평생 법관제를 유도하자는 취지다. 앞서 법원관계법소위를 통과한 법조일원화 계획에 따르면 ▲2013부터 2017년까지는 경력 3년 이상 ▲2018년부터 2019년까지는 경력 5년 이상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경력 7년 이상의 법조인만 판사 임용 자격을 갖게 된다. 또 2022년부터는 10년 이상 법조 경력자에게만 임용 자격이 주어진다. 다만 2012년 처음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수료하는 변호사 자격 취득자는 2015년부터 법관 임용 대상에 포함된다. 사개특위는 또 판사의 사건 처리율, 처리 기간, 상소율, 파기율, 친절성 등을 통계화해 근무 성적에 반영토록 하는 법관 평정 개선안도 통과시킬 계획이다. 다만 법원행정처 측에선 “새로운 평정 요건들은 일일이 통계화하기 어려워 객관적인 평정 수치로 활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어서 공방이 예상된다. 사법연수원이나 로스쿨 수료자를 법원 재판연구원으로 근무시킨 뒤 일부를 법관으로 임용하는 미국식의 ‘로 클러크’ 제도도 도입된다. 2012년부터 도입하되 2017년까지는 2년 범위에서, 이후는 3년 범위에서 법원이 기간을 정해 채용하도록 하고 2022년까지 정원은 200명 이내가 되도록 했다. 법원 판결서와 증거 목록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는 민·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사개특위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개특위는 이와 함께 지난 20일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간 의견 차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던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설치안과 검찰심사시민위원회 설치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검찰심사시민위에 대해선 여야 의원들 간 찬반 의견이 팽팽해 난항이 예상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기고] 구속과 양형의 잣대 마련해야/송광섭 원광대 법학 대학원 교수

    [기고] 구속과 양형의 잣대 마련해야/송광섭 원광대 법학 대학원 교수

    얼마 전 사업을 하는 오랜 지인이 형사사건 때문에 겪고 있는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다. 그는 이 문제 때문에 변호사에게 상담을 했는데, 변호사로부터 구속 여부, 유죄라면 징역형일지 집행유예일지 등 어느 것 하나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결국 그는 얼마 전 갓 개업한 판사 출신 변호사에게 고액의 선임료를 주고 사건을 맡겼단다. 그는 일명 ‘전관예우’ 변호사라서 승소율이 높다는 평판이 자자하고, 아무래도 판사 출신인 만큼 구속은 면하게 해줄 것이며, 담당 재판부와도 잘 알고 지낼 터이니 구속 여부 및 형량 등에서도 최대한 선처 받을 수 있다는 간절함 때문에 그를 선임했다고 했다. 그후 실제로 그는 불구속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사건을 끝냈다. 물론 필자는 이 사건의 내용도 상세히 모를뿐더러 변호사가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지인이 말한 대로 역할을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사례를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우리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승복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판사의 개인적 능력이나 법 지식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법을 공평무사하게 적용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런데 필자는 이런 믿음에 반하는 사례도 접한 경험이 있다. 법원의 판결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말을 들어 보면, 대부분이 거물급 변호사를 선임한 사람들은 가벼운 처벌만 받는 반면 힘없는 자신은 가혹한 형량을 선고받았다면서 억울하다고들 하소연한다. 동일한 범죄에 대한 형량이 비슷해야 함에도 실제로는 판결이 들쭉날쭉해 법 불신과 법 무용론 등 국민적 사법 불신을 낳고 있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구속과 양형에 관한 기준이 확고하고, 따라서 주어질 형량도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구태여 거물급 변호사를 찾지 않는다. 따라서 유능한 변호사와 무능한 변호사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전관예우’라거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는 전관예우,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이런 말들이 빈번하게 거론되는 현실에서는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이 전관예우를 받는 거물급 변호사만 찾을 것이고, 거액의 수임료를 지불해야만 한다. 서민들은 꿈도 꾸기 어려운 일이다. 돈 있는 사람들과 달리 대다수 서민들이 양질의 사법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다면 불공평한 후진성을 벗어날 길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구속과 양형’에 관한 최소한의 객관적 기준을 만들고, 모든 국민들이 차별 없이 그 ‘구속과 양형’에 관한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게 되면 굳이 전관예우를 받는 변호사를 찾지 않아도 되고, 사법 불신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는 구속 및 양형기준 등 사법제도 개혁안을 논의하고 있다. 차제에 ‘구속과 양형’에 관한 기준도 입법화한다면 사법 불신의 해소와 공평한 법 집행의 큰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사법개혁을 위해 ‘구속과 양형’에 관한 기준을 조속히 마련하길 기대한다.
  • [검경 수사권 갈등 2R] 경찰 반발 잠재우고 법무부령에 ‘內査 범위’ 확실한 선긋기

    [검경 수사권 갈등 2R] 경찰 반발 잠재우고 법무부령에 ‘內査 범위’ 확실한 선긋기

    조현오 경찰청장이 21일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검찰이 경찰의 독자적인 내사 활동까지 지휘하려 시도하면 합의를 완전히 파기하는 것”이라며 작심 발언을 한 것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 이후 불거진 내부의 반발을 잠재우고, 카운터 파트인 검찰에도 내사에 대해 확실히 선을 긋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례적으로 합의 과정 뒷얘기까지 공개한 것도 확실하게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조 청장의 ‘여차하면 합의 파기’ 발언은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중재로 합의한 수사권 조정 합의안에 대해 경찰의 반발 수위가 예상보다 높고 진폭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에 수사개시권과 진행권을 명문화시키기로 합의한 것을 두고 수사의 주체성을 갖게 됐다며 “미흡하지만 받아들인다.”고 했으나 내부의 반응은 싸늘했다. 절치부심하던 검찰과의 주종관계 탈피가 오히려 더 강화됐고, 얻은 것은 껍데기요, 잃은 것은 속살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무엇보다 법무부령에 경찰의 수사개시권과 진행권을 옭아맬 수 있다는 검찰의 입장을 접한 경찰은 차라리 “무산시키자.”며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급기야 한 경찰 간부가 21일 오전 경찰청사 앞에서 ‘이번 합의는 무효’라고 쓴 대형 화이트보드를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는 판국으로까지 발전했다. 내부 게시판에도 불만에 찬 글이 폭주해 접속이 지연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결국 조 청장은 20일 오후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를 통해 합의안 도출 과정을 직접 설명하며 불만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글부글 끓는 내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청장이 직접 나서 검찰의 지휘를 받는 ‘모든 수사’에 내사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조 청장은 검찰이 내사에 대해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대로 두다간 올 연말 이전까지 검찰과 합의하기로 돼 있는 법무부령이 검찰 페이스대로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작용한 것이다. 부담을 무릅쓰고 조 청장이 이귀남 법무부 장관과의 청와대 서별관 합의 과정을 조목조목 설명한 것도 내사는 검찰의 지휘를 받는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 빗장을 걸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이는 이 장관이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내사는 수사가 아니다.”라고 발언하자 평검사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김준규 검찰총장을 비롯한 수뇌부가 이를 다독이는 모습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만약이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배수진을 친 조 청장이 합의를 깰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은 후폭풍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당장 검찰에서 내사는 ‘첩보 입수까지’라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경찰의 ‘입건 전까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조 청장이 당장 ‘합의 파기 선언’을 하지는 않겠지만 상황은 안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검경 수사권 갈등 2R] ‘쉬쉬’하며 갈등만 조장한 총리실

    “집에 갑자기 손님이 오면 더러운 물건들은 다 방 한구석에 안 보이게 치워놓고 일단 손님을 맞잖아요. 이번 검경 수사권 조정이 그런 상황이나 마찬가지라고 보면 됩니다.” 청와대까지 나서 극적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 합의가 이뤄진 지난 20일 저간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 정부 관계자가 귀띔해준 말이다.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가 몸을 던져야 한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이번 수사권 조정을 높이 평가했지만, 정작 당사자 격인 일선 경찰과 검사들의 반응은 심상치 않다. 경찰관들은 “청장이 개악을 했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을 정도로 격앙된 분위기이고, 검사들 역시 “손댈 필요가 없는 부분을 괜히 건드렸다.”면서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의 조정으로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검경 수뇌부가 ‘대승적 결단’을 했다고 엄숙하게 발표했지만, 그 결단 속에 정작 조직원들의 목소리는 빠져 있었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문제는 내부의 반발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모든 수사’에 대한 지휘권의 구체적 범위 등 가장 첨예하게 대립할 소지가 있는 부분은 모두 6개월 뒤 법무부령에서 정하라고 미뤄버렸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 보고할 날짜는 다가오는데, 김황식 총리가 직접 나서고 이 대통령도 ‘밥그릇 싸움’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는데도 합의가 불발되자 정부가 정치적 부담을 느낀 나머지 미봉책으로 일단 급한 불만 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중심을 잡아야 할 총리실은 사방에서 조정안에 대한 온갖 설이 흘러나오는데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NCND)으로 일관해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합의안을 발표한 뒤에도 총리실은 구체적인 논의 과정은 공개하지 않아 뒷말을 낳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갈등 및 정책조정 기능이 본연의 임무인 총리실의 난맥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김 총리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수사권 조정을 두고 기관별로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서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애초에 불필요한 갈등의 단초를 남긴 것은 바로 중재자 역할을 맡았던 총리실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수사권 조정 합의] ‘모든 수사’ ‘내사’ 정의는 법사위로

    [수사권 조정 합의] ‘모든 수사’ ‘내사’ 정의는 법사위로

    20일 우여곡절 끝에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해묵은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에는 너무 어정쩡하다는 지적이 많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처리 과정 내내 논란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의원들도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개정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주로 형소법 개정안 196조 1항 ‘사법경찰관은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에서 ‘모든’의 범위, 검사 지휘권의 범위, 검사 지휘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법무부령으로 위임하는 게 적절한지 등이 도마에 올랐다. 미래희망연대 노철래 의원은 “형소법 196조 1항의 개정안 내용 중 ‘모든 수사’에 내사가 포함되는 것이냐.”며 용어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귀남 법무장관과 조현오 경찰청장은 “(모든에서) 경찰의 내사는 빠진다.”고 답변했다. 조 청장은 더 나아가 “내사는 수사에 포함되지 않는다. 범죄사건등재부에 등재된 이후를 수사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장관은 수사와 내사의 개념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았다. 그러자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이 “수사의 범위에서 내사를 제외시키면 국민은 내사라는 수사권력에 발가벗겨진 채 방치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송훈석 의원도 “지금까지 검찰은 경찰의 내사도 지휘한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 장관은 “중복 수사나 내사의 정의가 혼선을 빚는 부분에 대해 법무부령으로 정리하겠다.”고만 설명했다. 그러나 조 청장은 “내사·수사에 대한 개념에 대해선 검·경 모두에게 적용되는 법 규율이 필요하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지만 ‘경찰이 동의를 안 하면 부령으로 재정이 안 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고 (중재안에)합의하게 됐다.”며 여운을 남겼다. 의원들의 논의가 길어지자 일부 의원들은 “사개특위에서 합의에 실패한 것을 검·경이 합의해 온 만큼 다시 왈가왈부해서 원점으로 돌리기보다는 그냥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 이에 이주영 위원장은 여야 간사 간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자구·체계에 대한 논의의 책임은 국회 법제사법위에 넘긴 채 검·경 합의안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警 겉으로 웃고, 檢 속으로 웃다

    警 겉으로 웃고, 檢 속으로 웃다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보장하고, 경찰의 수사 개시 및 진행권을 부여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20일 극적으로 합의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런 속도라면 ‘6월 입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큰 불씨를 안고 있는 ‘미완의 합의’로 법제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브리핑룸에서 “검찰은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보유하고, 경찰은 자체적으로 수사 개시권을 갖기로 검·경 수사권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은 ▲‘…모든 수사에 관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형사소송법 196조 1항)’라고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명문화했고 ▲‘사법경찰관은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식할 때에는…수사를 개시·진행하여야 한다(196조 2항)’고 경찰의 수사 개시권을 인정했다. 또 ▲‘검사지휘에 관한 구체적 사항은 법무부령으로 정한다(196조 3항)’라고 명시했다. 경찰은 이번 합의안에 대해 “수사 주체성이 법 조항에 명문화되게 됐다.”며 미흡하지만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검찰과의 주종관계에서 벗어나 경찰이 상당 부분 주인의식을 가지고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현오 경찰청장을 비롯해 참모 대부분이 이런 점에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수사권 조정 작업을 한 실무팀 등 일부에서는 너무 미진하다,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밝혀 내부 진통이 있음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법무부 고위 관계자는 “경찰의 수사 개시권을 명문화하는 2항은 완전히 경찰의 뜻대로 됐지만, 수사에 관한 지휘는 법무부령으로 만든다는 조항은 검찰 뜻대로 됐다.”고 자평했다. 검·경이 향후 6개월 내에 구체적으로 협의·추진키로 한 ‘법무부령’이 또 다른 수사권 분쟁의 뇌관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법무부 관계자도 “오늘 합의안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 만들어진 안”이라며 “법무부령도 현실을 반영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공안뿐 아니라 조폭·마약·테러 등 범죄유형별로 분류해 경찰의 독자적인 수사 개시권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제한적 인정’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법무부령에 ‘사법경찰관리 집무규칙’이라는 게 있다.”면서 “기존 틀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지휘사항을 넣겠다.”고 밝혔다. 재경 지검의 한 부장 검사도 “오늘 합의안은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면서 “법무부령에 어떤 게 반영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느긋한 자세를 취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한찬식 대검 대변인을 통해 “형사소송법 개정 관련 오늘 합의내용은 현재의 수사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향후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이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한다.”며 “검사의 수사지휘 체계 내에서 경찰의 자율적 수사 개시를 허용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검찰은 국민의 인권 보장을 위해 모든 수사 단계에서 사법경찰에 대한 지휘를 더욱 철저히 해 나가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실상 이번 합의안은 기존과 변함이 없다.”면서 “수사관행도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196조 1항에 명시한 상황에서는 경찰의 수사 개시권이 있으나 마나 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검찰의 의견은 많이 반영됐지만, 경찰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유지혜·김승훈·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정신 끝까지 살려야

    검찰이 종전처럼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보유하되 경찰도 자체적으로 수사개시권을 갖는 내용의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합의안이 어제 극적으로 도출됐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도 합의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의결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겼다고 한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무산될 뻔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막판 적극 개입에 나서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었고, 한치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버티던 검찰이 한발 물러선 것은 일단 박수받을 만하다. 수사권 조정은 시대적 변화에 따른 필연적 과제였음에도 검찰과 경찰의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면서 이번에도 물 건너 가는 듯이 보였다. 하지만 막판 합의안 도출로 수사권 조정은 이제 국회 관문만 남겨 놓게 됐다. 검찰과 경찰은 앞으로 세부사항을 매듭지을 때에도 수사권 조정의 합의정신을 살려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국회는 이번 합의가 수사 현실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인 만큼 형사소송법 등 관련법 개정을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검찰 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다소 미흡한 점은 있을지라도 개혁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측면에서 대승적인 판단을 내려주길 당부한다. 우리는 국회 못지않게 중요한 게 검찰과 경찰의 진정성 있는 자세라고 본다. 검찰과 경찰은 관련법이 처리되는 대로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진행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이기주의를 버리는 게 관건이다. 이번 합의안의 정신은 국민 인권과 범죄 수사의 효율성, 수사 절차의 투명성 등이다. 원론에 합의해 놓고 각론에 들어가 서로 더 차지하겠다고 아옹다옹한다면 합의안은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 이는 국민을 속이고 배신하는 행위다. 앞으로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수사 개시권의 범위, 경찰 수사 진행권 여부, 내사 및 입건 지휘 등의 해석 등 검찰과 경찰이 또다시 얼굴을 붉힐 수 있는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 또 법무부가 관장하는 부령이어서 검찰에 유리하게 경계선이 그어질 것이라는 의구심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필요하다면 총리실이 어느 일방에 치우치지 않도록 중재에 나서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검찰과 경찰이 다투는 수사권의 대상은 국민이다.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놓고 더 이상 다투지 말기 바란다.
  • “합의안 도출 못해 유감 국회 논의에 충실할 것”

    19일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의가 열린 데다 대검 실무진까지 나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강력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검찰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유감”이라면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입장 차만 노출한 총리실 조정안보다는 국회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참여정부 사법개혁 이후 6년 만에 열린 중앙지검 평검사회의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진행됐다. 국내 검찰 조직 중 최대 규모인 중앙지검이 갖는 상징성과 파급력 때문에 검찰 내부는 물론 경찰과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 탓이다.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회의에는 중앙지검 소속 평검사 중 파견 인력을 제외한 127명이 출석, 최근의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의 관심을 반영했다. 회의는 극비였다. 애초 오후 2시 청사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회의는 수석검사 회의에서 진행 순서, 의견 개진 방식 등을 두고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1시간 20분가량 지연된 3시 20분쯤 시작됐다. 검찰은 회의실뿐 아니라 회의실이 있는 15층 전체에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회의 시작 전 입장했던 일부 평검사들이 취재진을 보고 다시 퇴장하는 등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회의는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무려 7시간 이상 계속됐다. 검사들은 김밥 등으로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해결한 채 1명씩 돌아가며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평검사들은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 196조 1항의 폐지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검찰 지휘를 거부하는 경찰의 행태를 두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격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검사들은 회의가 끝난 후 ‘수사권 논의 관련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회의 결과’라는 문건을 작성하고 “경찰이 통제받지 않는 수사권을 갖게 된다면 10만명이 넘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국가 경찰 조직이 마음대로 수사를 할 수 있게 되고, 그로 인한 무차별적 입건, 마구잡이식 수사 등의 폐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며 김준규 검찰총장이 자신들의 입장 관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검찰이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만큼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앙지검 평검사회의가 반대 입장을 공식화해 다른 일선 지검 평검사들의 반발도 잇따를 전망이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서울남부지검을 시작으로 부산·광주·창원·수원·인천지검 등도 평검사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 김준규 검찰총장과 대검 간부들도 지난 17일 개최한 회의에서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한편 앞서 이날 오전에는 대검찰청 구본선 기획조정과장이 직접 나서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검찰의 입장을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진 후 대검 실무진이 나선 것은 처음이다. 구 과장은 “수사 현실을 반영한 법적 근거를 만들자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며 “경찰에 수사개시권을 줄 경우 별도의 ‘통제 장치’도 만들어야 하는데, 경찰이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임주형·김양진기자 bckang@seoul.co.kr
  • 檢·警 수사권 조정 실패

    檢·警 수사권 조정 실패

    조정안의 국회 사법개혁특위 제출을 하루 앞두고 19일 밤 진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이 실패했다.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은 이날 밤 9시 40시쯤 “검경 수사권 논의를 계속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수사권 조정 타결 실패를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검찰과 경찰의 손을 떠났으며, 총리실은 20일 사개특위에 조정안 중재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총리실 보고안에는 총리실의 조정안에 대해 ‘경찰 수용’, ‘검찰 불수용’의 내용과 정부 관계 부처의 의견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8시쯤 외교통상부 신청사 13층에서 진행된 검경 수사권 막판 조정은 007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 김남석 행정안전부 제1차관, 황희철 법무부 차관, 홍만표 대검 기조부장, 박종준 경찰청 차장이 자리한 초저녁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는 긴장감이 흥건히 묻어났다. 협상 주역인 홍 기조부장과 박 차장은 수사권 조정 중재안의 조문 한 구절, 한 획을 놓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임 총리실장은 논의 시작 1시간 40분 만인 9시 40분쯤 합의 실패를 공식 선언하고 논의를 마무리 지었다. 이와 관련, 박 차장은 “끝내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면서 “합의 실패 이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4인 조정회의가 이미 예정돼 있었고, 검경 양측의 이전투구와 관련,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는 지난 17일 이명박 대통령의 날 선 질타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이 이 대통령의 발언 이틀 만에 평검사 회의를 밀어붙여 눈총을 샀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법규에 따라 정상 소집된 것으로 집단반발이나 외부 시위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평검사 127명은 휴일임에도 대부분 청사로 나와 회의에 참석했다. 평검사들은 오후 3시 20분쯤부터 10시 40분까지 7시간 이상 진행된 마라톤회의 끝에 ‘수사권 논의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의 결과’라는 문건을 통해 “사법개혁특위의 검경 수사권 문제가 경찰 수사 현실을 반영해 법제화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국가 수사구조 변경 논의로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평검사들은 이 문건을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제출하기로 했다. 중앙지검은 다른 일선 지검이 잇따라 평검사회의를 열 때도 “좀 더 상황을 두고 보자.”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조정안 통과가 임박하자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행동에 나섰다. 김 총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들도 출근해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국회와 총리실을 상대로 입장을 전달했다. 대검 구본선 기획조정과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 경찰에 수사개시권을 부여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청와대 권재진 민정수석은 중앙지검 평검사들이 회의를 개최한 것과 관련, “토론 자체를 말릴 수는 없다.”면서도 “(이런 회의가)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조현오 경찰청장은 20일 열리는 국회 사개특위 회의에 참석, 이귀남 법무부 장관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진검승부를 벌인다. 유지혜·임주형·김양진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검·경 수사권 국민인권·편의에 맞춰라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대립이 또다시 격화되고 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최근 ‘검찰의 수사 지휘권은 유지하되 경찰의 수사 개시권은 인정하는 쪽’으로 검·경 중재안의 가닥을 잡자 검찰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말 조현오 경찰청장이 수사권 조정에 대해 “직위를 건다는 자세로 임하라.”고 지시한 이래 나타난 경찰의 집단 행동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7일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검찰과 경찰이 싸우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며 밥그릇 싸움에 비유해 질타했음에도 검찰의 태도는 강경하기 짝이 없다. 과민반응으로 비쳐질 정도다. 검·경 수사권 조정은 해묵은 과제다. 형사소송법 196조는 ‘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독자적인 수사 개시권을 가지려는 경찰과 수사 지휘권을 지키려는 검찰과의 힘겨루기인 것이다. 논쟁의 핵심이다. 하지만 국무총리실이 내놓은 조정안은 검찰의 포괄적 수사지휘권을 제한해 경찰에 일부를 돌리고 있다. 교통사고·절도·상해 등 단순사건과 현행범에 대해서만 경찰에 독자적인 수사권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법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려는 절충안이다. 수사권 조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수사권과 기소독점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검찰의 위상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사개특위가 중앙수사부 폐지를 집중적으로 들고 나왔던 이유도 검찰을 견제, 나름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다. 검찰의 우려와는 달리 경찰이 수사권을 갖더라도 기소권이나 계좌추적권, 압수·체포·구속영장 등 강제 수사권을 검찰이 쥔 까닭에 경찰 통제는 가능하다고 본다. 검·경 수사권 싸움은 사개특위의 합의 및 총리실의 조정안 수준에서 가능한 한 빨리 정리되길 바란다. 검찰이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경찰도 수사 개시권의 확보에 직위를 건 만큼 주어진 권한의 남용과 악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역량 제고를 위한 분명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검·경은 지금부터라도 조직의 이해관계를 떠나 법질서의 수호를 위해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편의를 도모해 신뢰를 얻는 데 한층 전념해야 할 것이다.
  • “警 수사개시권 인정… 선거·공안은 檢 지휘” 절충안 내놔

    “警 수사개시권 인정… 선거·공안은 檢 지휘” 절충안 내놔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국무총리실과 검경이 19일 막판까지 최종 조율에 나섰으나 또다시 결렬됐다. 추후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20일 정부 내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총리실은 국회 사법제도개혁 특위의 최종 중재안 제출 기일을 하루 남겨 놓은 19일 늦은 밤까지도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로 일관했다. 이미 중재안의 내용 대부분이 알려진 상황에서도 공식적으로는 아무 내용도 확인하지 않았다. 이는 검경 양쪽의 대립이 첨예한 상황에서 철저히 중립을 유지, 갈등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총리실 내부에서는 김황식 총리가 이귀남 법무부 장관과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제시한 중재안이 상당히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도 실현 가능하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총리실이 마련한 중재안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인정하면서 경찰에 수사개시권과 진행권을 주는 내용이 골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경찰의 수사개시권은 인정하되 선거와 공안 사건은 검찰의 지휘를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선거와 공안 사건의 경우에만 인지 시점부터 검찰이 수사 지휘를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7일 국정토론회에서 검경의 수사권 조정 갈등을 “한심하다.”면서 ‘밥그릇 싸움’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 최종안 도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총리실에서 합리적으로 조율하고 있으며, 양측에서 한 발씩 양보하면서 합의점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난달 말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와 관련해 “이제는 이 문제를 시대정신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 갈등에 대해 이 대통령이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도 서울 중앙지검의 평검사들이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국회 사개특위는 총리실과 검경이 최종 조율에 이르지 못한 만큼 20일 열리는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총리실의 중재안을 놓고 토론하겠다는 방침이다. 사개특위 이주영 위원장은 “당초 검경의 합의안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합의가 안 된 만큼 국회에서 중재안을 두고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사개특위 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검경 수사권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김성수·유지혜·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왕정 모로코 ‘민주화 봄’ 오나

    400년 된 왕정국가 모로코의 국왕이 국민적 민주화 요구를 받아들여 헌법을 수정하겠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국왕 권력의 상당 부분을 총리와 의회에 넘기고 국왕은 국가 안보와 군대, 종교적 문제에 대해서만 권력을 행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모하메드 6세(47) 모로코 국왕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개헌안을 제안하고 다음 달 1일 국민투표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19일 전했다. 새 헌법 초안에 따르면 왕은 앞으로 총선에서 승리한 정당 출신의 총리를 임명해야 하며 사법부의 독립도 보장된다. 정부가 행정권한을 얻게 되는 반면 국왕은 군대와 종교를 독점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모로코는 왕의 권력이 헌법에 따라 일정한 제약을 받는 입헌군주제 국가이지만 그동안 국왕이 사실상 전권을 행사해 왔다. 모하메드 국왕은 이번 개헌을 통해 ‘이름뿐인’ 입헌군주제에서 ‘실질적’ 입헌군주제로 변모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수정헌법의 핵심 요소는 균형과 독립, 권력 분립이며 가장 중요한 목적은 시민의 자유와 존엄”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초 중동을 휩쓴 민주화 운동에 자극받은 모로코인들은 지난 2월부터 왕의 권력이양 등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국왕의 연설 이후 일부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국기 등을 들고 나와 거리에서 환호성을 외쳤으나 일각에서는 “민심을 호도하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앞서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도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자 지난 12일 내각을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구성하는 데 동의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김황식 총리 중재안 제시… 합의는 불발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가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뒤 이귀남 법무부장관과 조현오 경찰청장을 따로 만나 총리실이 마련한 중재안을 제시했다. 중재안은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인정하면서 경찰에 수사개시권은 물론 진행권까지 부여하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 청장은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이 장관은 검사들의 반발이 심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국가정책조정회의 후 세분이 자연스럽게 만났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총리실의 검·경 수사권 조정 노력이 성과를 못낼 경우 오는 20일로 예정된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에서 검·경 간 정면 충돌도 우려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玄통일 “北이 먼저 비공개접촉 제안”

    玄통일 “北이 먼저 비공개접촉 제안”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15일 북한의 ‘남북 비공개 접촉’ 폭로와 관련, “비공개 접촉을 먼저 제안한 것은 북한”이라며 “북한의 폭로는 우리 정부를 곤경에 빠뜨리고 남남 갈등을 부추기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현 장관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최재성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말한 뒤 “비공개 접촉은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해 사과받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이 이런 폭로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이 어렵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아니냐.”는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의 질문에 “포괄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본다.”며 사실상 시인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지난 5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때 중국 정부가 후계자 김정은의 동행을 요청했으나 북한의 복잡한 내부 사정 때문에 김 위원장 혼자 방문했다.”면서 “중국 최고위층에게서 직접 들은 정보”라고 주장했다.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양건 감사원장은 “정치인 출신은 일정 기간을 거치지 않으면 감사위원 후보로서 부적합하지 않으냐는 방향에서 법률 개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인의 감사위원 자격 제한은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연루돼 체포된 뒤 감사원이 쇄신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정치인 출신 감사위원 제한” 양 원장은 또 대학 등록금 감사에 대해 “감사가 등록금 문제뿐만 아니라 대학 정책 전반에 대해 재검토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제공토록 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직원 ‘술자리 접대’ 질타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국토해양부 하천 분야 공무원들이 수자원공사 및 용역업체 직원과 어울려 술자리 등 접대를 받다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에 적발된 것을 집중 질타했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천인공노할 일”이라면서 “국토부가 정권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일을 했다.”고 질타했다. ●황우여 “이달말 사법개혁 재검토” 사법개혁 핵심 쟁점들이 대부분 무산된 가운데 사법제도개혁특위는 영장항고제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영장항고제란 법원이 검찰에서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을 때 검찰이 이에 불복해 새로운 사실이나 증거와 함께 상급법원에 항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한편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KBS1라디오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이달 말 여야 원내대표가 (사개특위 문제를) 다시 검토하려고 한다. 그냥 둔다고 문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비난 역풍에… 검찰개혁 불씨살리기 ‘급선회’

    비난 역풍에… 검찰개혁 불씨살리기 ‘급선회’

    국회 사법개혁특위가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문제를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한 역풍이 거세지자 여야가 검찰개혁의 불씨를 살리는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와 검찰의 반대 때문에 여야가 합의한 중수부 폐지를 번복했다는 비판을 피하려는 속셈이고, 민주당은 사법개혁이 무산된 데 대한 공동 책임론을 피해 가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與쇄신 파 “사법개혁 후보 지지”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들이 따갑게 비판한 검찰 중립을 확립하는 계기가 만들어졌는지 여야 지도부가 다시 머리를 맞대야 한다.”면서 “사법개혁이 국민 눈높이와 기대에 부합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두아 원내대변인은 “사개특위 시한 연장이 안 되면 법사위에서 이 문제를 계속 끌고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사개특위 한나라당 간사인 주성영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 특위 위원들을 모두 교체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면서 “사개특위 연장과 별개로 중수부 폐지법안과 특수수사청 설치법안을 제출해 법사위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 쇄신파들은 사법개혁 문제를 7·4 전당대회와 연계시킬 계획이다. 정두언 의원은 “개인적으로 (사법개혁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 것이며,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뜻을 같이하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면서 “성역을 건드리지 못하는 대검 중수부는 폐지하고 특수수사청을 설치하자는 당초 합의가 외압과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좌초된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野 “저축銀수사는 열심히 하시라” 민주당은 대검 중수부를 ‘정치검찰’로 몰아세우며 맹공을 폈다. 사개특위 산하 검찰소위 위원장인 박영선 의장은 검찰이 중수부 폐지 문제에 대해 ‘저축은행 수사 방해’라고 반발한 데 대해 “저축은행 수사 열심히 하시라. 민주당이 지켜보겠다.”면서 “거수기로 전락한 한나라당과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사법개혁을 멈춘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표적·기획수사로 인권을 유린하고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정치검찰에 대한 개혁을 반드시 하라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박재범 칼럼] 서로 자기의 이익만을 취하면

    [박재범 칼럼] 서로 자기의 이익만을 취하면

    중국 춘추전국시대 때 양혜왕이 맹자에게 물었다. “나라를 이롭게 하실 방도가 있으시겠지요.” 맹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왕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 높은 관리들은 ‘어떻게 내 집안을 이롭게 할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백성들은 모두 ‘어떻게 하면 내 몸만을 이롭게 할까’ 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니, 서로 자기의 이익만을 취하면 나라가 위태로워집니다.” 요즘 세상을 보면 이해득실만이 삶의 지표가 되고 있는 듯하다. 지역·직종·기관마다 각종 명분으로 포장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너 죽고 나 살기’ 식 게임을 펼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사안은 가까이는 등록금 인하 문제와 일반 의약품 슈퍼마켓 판매를 비롯해 군 개혁과 사법 개혁, 과학벨트와 동남권 공항 위치 선정, 공기업 이전 등 하나둘이 아니다. 문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등록금 논의에서 압권은 사립대 총장들이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만큼만 등록금을 인하하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학교가 그간 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았으니 이제 학교 스스로 학생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하는 게 총장다운 금도이다. 총장까지도 나랏돈은 눈먼 돈이라는 식이니 개탄스럽다. 약 판매 문제도 마찬가지다. 복지부인지 약사부인지 헷갈린다. 이명박 대통령이 안전성이 입증된 의약품을 약국 밖에서도 판매토록 서면지시하자 전문의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돌리려 한다. 법으로 보호받는 전문가들의 이익을 정부부처가 앞장서 챙겨줘야 하는지 의문이다.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국방개혁 문제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논의의 초점은 통합군과 합동군의 선택으로 보인다. 통합군은 작은 나라 또는 일당독재의 공산국가에서나 가능한 방식이다. 선진화되고 민주화된 나라에서 통합군을 따르고 있는 곳은 없다고 한다. 북한이 통합군이므로 한국도 통합군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통합군이건 합동군이건 그것은 군 관계자들이 논의하고 결정할 사안이다. 그러나 한 가지 짚어야 할 부분은 현재 방식의 개혁이 이뤄졌을 때 이익을 직접 얻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군 상부구조에서 육군 대비 해·공군의 비중과 중요성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해·공군 쪽의 여건이 현재보다 더 나빠진다면 현행 방향은 육군의 기득권 확장 시도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참고해야 할 한 가지 사례가 있다. 그것은 최근 금감원의 부정부패이다. 금융감독권은 과거 은행, 보험, 증권감독원 세 곳으로 나뉘어 있었다. 지금처럼 큰 부패는 없었다. 힘이 세어질수록 해당기관과 구성원은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 특유의 문화를 배양한다. 그것은 조직이기주의와 배타성으로 이어진다. 절대권력이 절대부패하는 과정이다. 현 시점에서 이해다툼이 폭발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일견 수긍이 간다. 인구와 생산력에서 현재와 같은 수준은 5000년사에서 최초이다. 인구는 1910년쯤 1300만명이었고 지금은 남북한과 해외를 합쳐 8000만명에 이른다. 소득은 1950년대 말 100달러 이하에서 지난해 구매력 기준으로 2만 8000달러에 이른다. 풍요로운 대국을 처음 운영하다 보니 사회 전반이 지혜와 경험 부족으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다. 세계무대에서 한국의 역할을 어떻게 세워 나가야 할지 미래 비전이 마련되지 않아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5년 단임인 대통령의 무능과 실정을 부각시켜야 할 시점이기에 문제가 끊임없이 던져지고 있다. 사회적 삶의 근저를 관통하는 원칙 중 하나로 정치학은 편의의 결합(marriage of convenience)을 규정한다. 이해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이 사회생활의 본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양상은 지나치다. 사회지도층일수록 이익의 결합보다, 정의의 결합에 힘써야 한다. 힘세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이익보다 옳음을 따르는 자세를 갖춰야 국민이 편안하다. 맹자와 양혜왕의 대화 내용이 한층 새롭게 느껴진다. jaeb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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