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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다른 인터뷰] “文정부 개혁, 돌아올 수 없는 쪽으로 ‘7부 능선’ 넘은 듯”

    [색다른 인터뷰] “文정부 개혁, 돌아올 수 없는 쪽으로 ‘7부 능선’ 넘은 듯”

    지난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 의혹을 ‘고의적 분식회계’로 결론 내리자 일각에서는 “역시 참여연대 정권”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박근혜 정부 당시 참여연대가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삼성의 손을 들어줬던 금융당국이 정권이 바뀌자 결정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의혹을 부실하게 심사했던 2년 전 금융당국 관료들을 비판하는 게 논리적으로 타당한데도, 끈질기게 의혹을 파헤친 참여연대와 현 정부의 커넥션을 의심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가 참여연대를 곱게 보는 것도 아니다. 참여연대 출신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 개혁과 관련해) 진보진영의 조급증과 경직성이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참여연대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박정은 사무처장은 이런 ‘낀’ 상황에 대해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에겐 정치적 오해보다 지체되고 있는 개혁과 약화하는 시민운동의 동력이 더 큰 걱정이었다.→‘참여연대 정권’이란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보수세력이 현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참여연대를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모르는 분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 참여연대가 정부 보조금을 많이 받는다고 얘기하지만, 우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정부에서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100m 앞에서 맨 처음 집회를 한 단체가 우리다. 참여연대가 박근혜 정부 때 앞장서서 청와대 앞 100m 집회를 가능하게 했고 서울광장 집회 허가제를 폐지시켰는데, 지금 그 과실을 보수단체가 가장 많이 누리는 것 아닌가. →참여연대 출신들이 현 정부에 많이 들어간 것은 사실 아닌가. -참여연대가 설립된 1990년대 초는 민중운동과 시민운동이 분화하던 시기였다. 시민단체들이 더 많은 전문가들을 각종 내부 위원회 명단에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참여연대에 이름을 올렸던 수많은 전문가들 중 일부가 문재인 정부에 들어갔다고 ‘청와대 위에 참여연대가 있다’라고 비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상조 위원장과 조국 민정수석이 참여연대에서 활동한 지 10년이 넘었다. 지금 참여연대 안에서 그분들과 함께 활동한 간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분들은 참여연대 경험이 없었더라도 현 정부에 참여했을 것이다. 기득권을 누리던 많은 검사와 판사들이 자기 고향에 가서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는데 시민단체 출신은 정치를 하면 안 되는가. 어떤 정치를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김상조 위원장의 진보진영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시민단체에서 활동할 때와 정부 부처 책임자로서 활동할 때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생각이 바뀐 이유까지 이해해줄 필요는 없다. 다만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지금까지 재벌개혁에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 공정위 간부들의 사기업 재취업 등 내부 비리에 얼마나 단호했는지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조급증과 경직성을 말할 때가 아니다. →참여연대 산파역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있어 든든하지 않나. -박 시장이 사무처장일 때와 똑같이 참여연대는 회비만으로 운영된다. 기업 후원금을 일절 받지 않고, 후원금을 무작위로 모금하지도 않는다. 정부 및 국회와 토론회를 해도 비용은 반드시 절반씩 부담한다. 오해를 살까 봐 서울시와는 토론회도 하지 않는다. 박원순이 서울시장이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우리 스스로 엄격하게 검열하고 경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지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많은 적폐청산이 얘기됐지만, 얼마만큼 이뤄졌는지에 대한 평가는 회의적이다. 사법체계를 농단한 판사들, 국정을 농단한 관료들은 그대로다. 개혁의 대상이었던 검찰은 어느새 개혁의 주체가 됐다. 국정원과 기무사 개혁은 흐지부지됐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정부는 삼성에 기대려 하고 있다. 돌아올 수 없는 쪽으로 ‘7부 능선’쯤 넘어간 것 같아 안타깝다. →어떤 이슈에 집중할 계획인가. -선거법 개정을 통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특별재판부 도입을 통한 사법농단 진상규명과 공직자비리수사처 설립 등 사법개혁, 보유세 강화 등이 당면 과제다. 많은 개혁 의제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개혁의 ‘병목’이 된 국회가 가장 큰 문제다. →여전히 거대 담론에만 매달리는 것 아닌가. -고민스러운 지점이다. 성평등, 이주민, 환경, 청년, 안전, 주거 등 다양한 이슈가 시시각각 분출하고 있지만 기존 시민운동은 이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참여연대 역시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내기보다는 개혁이 뒷걸음질치는 걸 저지하는 데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민을 조직해 저항하는 방식의 시민운동이 계속될 수 있을까. -나 역시 ‘기승전-집회’ 방식의 운동에 회의적이다. 요즘 사회적인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청년들은 과거의 ‘권’(운동권)을 체질적으로 싫어하고 단체에 소속되기도 꺼린다. 구호와 투쟁가도 거부한다. 청년유니온처럼 새로운 단체가 떠오르는 듯했으나 지금은 시들해졌다. 기존 운동이 시민들의 새로운 요구와 특성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이 시민들은 개인화하고 흩어졌다. 시민운동의 역할이 좁아지니 정부와 지자체가 시민 어젠다를 주도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기존 운동의 한계는 명확해졌는데 새로운 운동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참여연대가 생긴 지 벌써 24년이 됐다. 진보정권이 들어서면서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나. -참여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에서도 회원은 크게 늘지 않는다. ‘참여연대는 그나마 살만 한 것 아닌가’ 하는 인식 때문에 회비 내는 회원을 늘리기도 어렵다. 지금 상근자가 57명이고, 회계사 변호사 등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전문가 실행위원들이 200명이 넘는다. 한 달 살림에 1억 7000만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적자다. 퇴직금 지급용으로 쌓아뒀던 잉여금을 조금씩 헐어 버티고 있다. 몇 년 뒤면 정년퇴직하는 상근자도 나온다. 창립할 때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조직 운영의 난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창구 사회부장 window2@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박정은 사무처장은 누구 지난 2월 제7대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 선출된 박정은씨는 참여연대 역사상 첫 여성 단독 사무처장이다. 대학원에서 노동정치를 전공한 그는 참여연대에 재직하던 선배의 권유로 2000년 처음 참여연대에 몸담았다. 참여연대 부설기관인 참여사회연구소 활동을 시작으로 정책실을 거쳐 평화군축센터 팀장을 지냈다. 2014년부터는 안진걸 박근용씨와 함께 협동사무처장을 역임했다. 평화군축센터에서 오래 활동하며 이라크 파병, 평택미군기지 확장 등의 문제를 두고 정부와 싸웠고 북핵 문제, 방위비 분담금, 북한 인권 등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 트럼프 슬럼프

    트럼프 슬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는 여론이 40% 이하로 떨어지고, 집권당 지지율이 낮아지는 등 트럼프 정권의 입지가 내려앉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민주당의 각종 조사 준비와 특검 등으로 정신적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미 몬마우스대학 여론조사기관이 14일(현지시간)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는 유권자는 37%에 그쳤다. 반면 새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되기 바란다는 유권자는 58%로 나왔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43%였다. 집권 공화당에 대한 거부감도 높았다. CNN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3%는 11·6 중간선거 결과가 공화당 정책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낸다고 답했다. 67%는 민주당의 하원 탈환을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상·하원이 나뉘면서 역동적 의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전체적으로 민주당은 55%를, 현 정부는 38%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중간선거 직후 ‘대성공’이라고 자찬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는 주변 모두에게 화를 내고, 신경질적으로 대하고 있다는 여러 증언들도 제기됐다. CNN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패배에 이어 막바지로 접어든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에도 괴로워하고 있다”면서 “백악관 분위기가 매우 어둡다”고 전했다. CNN은 이어 대통령 지인들의 말을 인용, “그가 살이 쪘으며 안색이 안 좋아지는 등 건강이 우려된다”면서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인해 대통령이 정치적 입지 및 정책 수행 능력의 약화를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너티페어도 이날 “백악관 관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내는 분노의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고, 최근 대통령의 분출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보일 정도”라고 전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미 언론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실패’로 평가받은 프랑스 방문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했다며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부보좌관인 잭 푸엔테스에 대해 격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교도소 수감자 감형을 골자로 한 사법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승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지역교도소 관리를 받는 재소자가 더 많은 데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사후 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과다 재소자 해결을 위해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때부터 추진되던 것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다시 작업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원군 역할을 해 온 보수매체 폭스뉴스가 백악관 기자회견 중 대통령과의 공방으로 ‘출입정지’된 CNN 편을 들고 나선 것도 그의 짜증을 부채질하고 입지를 약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재검표와 관련, 트위터에 “민주당 후보를 찍은 투표자들이 ‘변장’을 하고 중복투표를 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하면서 빌 넬슨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의 패배 시인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같은 행동이 미국의 정신을 훼손시키는 것이라는 비난 등 반작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박능후 “국민연금 개혁안 열심히 준비 중…후퇴하지 않을 것”

    박능후 “국민연금 개혁안 열심히 준비 중…후퇴하지 않을 것”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보험료율 인상 부분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국민연금 개혁안 초안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국민연금 개혁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후소득 보장과 안정적인 기금 운용이 가능하도록 개혁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 장관은 복지부를 포함한 일부 정부부처 소관 법안을 심의하기 위해 13일에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노후소득 보장과 안정적인 기금 운용이라는) 두 가지 기본 요건을 충족시키면서 현 제도보다 나은 방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면서 “후퇴하지 않고 (두 요건이 가능하도록) 개혁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박 장관으로부터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 중간보고를 받고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7일 밝힌 바 있다. 복지부는 45%인 소득대체율과 현행 9%인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박 장관은 청와대가 복지부 공무원 2명의 휴대전화를 감찰한 일에 대한 질의를 받기도 했다. 박 장관은 “지난 8월에도 공청회를 앞두고 (자문위원들이 만든) 국민연금 개혁안이 정부안인 것처럼 언론에 보도됐고, 이번에도 대통령 보고 전에 중간보고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면서 “내부기강이 무너진 게 아닌가 싶어 감찰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제부처 부별심사에서도 같은 질문을 받았다. 당시 박 장관은 “보안검사 차원에서 업무를 담당한 국장과 과장의 동의서를 받고 (휴대전화를) 제출받았다”면서 “공직자가 업무상 비밀유출의 가능성이 있을 때 감찰이 가능하다. 이것은 압수를 한 것이 아니고 자료가 유출된 과정에 대해서 조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용진 3법·양진호 방지법…두 손 놓은 국회

    이익단체 로비·한국당 반대에 부딪혀 관련법안 심사小委 문턱조차 못 넘어 국민청원성 입법 연내 처리 사실상 좌절 비리유치원 근절을 위한 ‘박용진 3법’과 직장 내 갑질 근절을 위한 ‘양진호 방지법’의 연내 입법이 사실상 무산되는 양상이다. 이익단체의 로비와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의 반대 등으로 개혁이 좌절되는 셈이어서 비판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12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즉 박용진 3법을 심사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지난 9일 의원들의 저조한 참석으로 이날 다시 한번 법안심사소위가 열렸지만 한국당 소속 법안심사소위 위원인 곽상도·전희경 의원이 반대하면서 법안이 소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국당은 “한국당도 12월 초에 관련 법안을 낼 예정인 만큼 박용진 3법과 함께 병합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안 심사를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다음주쯤 다시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박용진 3법을 심사하기로 해 오는 15일 본회의 처리는 불발됐다. 다음주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12월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는 한 연내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직원 폭행 영상 공개로 더욱 주목을 받은 ‘갑질방지법’, 즉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및 피해근로자보호법’도 법제사법위원회에 발이 묶여 있다. 이날 법사위 법안심사제2소위 안건에조차 포함되지 않았다. 등촌동 전처 살인사건으로 관심이 집중된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도 방치된 상태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가정폭력처벌법은 폭력 가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폭력으로부터 침해받은 가족구성원의 인권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관련 법 처리를 촉구했다. 유일하게 연내 처리에 청신호가 켜진 법안은 음주운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개정안, 즉 ‘윤창호법’이다. 민주당 홍영표,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국회 정례회동에서 윤창호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 법은 만취 운전자 차에 치여 숨진 윤창호씨 사고를 계기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문무일 검찰총장, 수사권조정 반대 뜻 강조

    문무일 검찰총장, 수사권조정 반대 뜻 강조

     문무일 검찰총장이 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수사권 조정 합의안에 대한 반대의 뜻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부안에는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 전에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문 총장은 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검찰청 업무보고를 하며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 총장은 사법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가 필요하며, 수사종결권을 경찰에 부여하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검사의 영장심사제도는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은 “수사권 조정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인권 보호”라며 “국민의 인권을 철저히 보호하는 바람직한 형사사법 시스템을 모색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사개특위는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원행정처 개혁 등 사법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달 말까지 활동한다.  경찰 수사에 대한 검사의 사법통제에 대해서 문 총장은 “독일, 프랑스, 일본, 영국, 미국 등 현대 민주국가 가운데 경찰 수사에 대한 민주통제나 사법통제를 모두 배제하는 나라는 없다”며 “중앙집권적이고 민주통제가 약한 (현재의) 국가사법경찰에 대해서는 검사의 사법통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의 사법통제가 폐지되면, 경찰 수사 과정의 인권침해나 수사상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어렵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법경찰에게 수사종결권을 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 뜻을 밝혔다. 문 총장은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것은 법률판단의 영역인 소추 여부에 대해 결정권을 부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매년 4만명에 대한 경찰 수사 결론이 검찰 단계에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신청한 영장에 대해 검사가 심사하는 제도에 대해서도 ‘이중안전장치’라고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검사의 영장심사 제도는 일제강점기 이후 경찰의 강제수사 남용을 통제하기 위해 1961년 형사소송법에 처음 도입됐다”며 “50년 이상 국민의 인권을 두텁게 보호해왔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끝으로 수사권 조정을 위해서는 실효적인 자치경찰제를 도입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문 총장은 “수사권 조정은 실효적인 자치경찰제, 행정경찰이 수사에 관여하는 것을 통제하는 방안과 연계해 추진돼야 한다”며 “자치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도 사법통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헌법상 근거 없다” “위헌 아니다”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헌법상 근거 없다” “위헌 아니다”

    안철상 행정처장 “사법부 독립 침해 여지” 법무부는 “입법정책적으로 정할 수 있어”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 법원행정처와 법무부가 엇갈리는 반응을 내놨다. 법원은 “헌법상 근거가 없고 사법부 독립 침해 가능성이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공식표명한 반면 법무부는 “입법정책적으로 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사실상 찬성했다. 8일 오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특별재판부 구성 방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원행정처의 공식 의견”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원행정처는 지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현직 법관이 맡고 대법원 상고를 허용해 헌법상 금지되는 예외 법원은 아니다”라고 특별재판부 자체가 위헌은 아니라면서도 재판부 구성 방식 등을 지적하는 내용의 검토의견서를 냈다. 안 처장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된 공식 의견”이라고 부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관련 법안은 사법농단 재판의 1·2심을 대한변호사협회와 각급 법원 대표판사들의 추천 등을 받아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특별재판부로 구성해 심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행정처는 의견서에서 “헌법상 근거가 없고, 변협 등 법관 외 다른 기관의 개입으로 담당 법관을 정하는 것은 헌법상 ‘법률이 정한 법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정 사건에 맞는 적임자를 고르는 방식은 사건배당의 무작위성에 위배될 뿐 아니라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또 다른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 처장은 “합리적 사건 배당이 공정한 재판의 본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사개특위 오후 회의에 출석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정반대 해석을 내놨다. 박 의원이 “특별재판부 설치가 위헌이 아니며 국회의 입법재량권 안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박 장관은 “그렇게 검토했다”고 밝혔다. 특히 “법무부는 중립성이나 독립성이 담보된 재판부가 구성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그런 측면에서 특별재판부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가 이날 사개특위에 제출한 검토의견서에도 “(법안이 정하는) 대상 사건의 범위나 재판부 구성 방안 등은 공정한 재판이라는 입법취지와 관련해 필요한 합리적 범위 안에서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반대하는 사법부…법무부는 “위헌 아니다”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반대하는 사법부…법무부는 “위헌 아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또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국회에 발의된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에 대해 대법원장 산하 법원행정처가 “위헌 소지가 있다”면서 반대의 뜻을 밝혔다. 반면 정부부처인 법무부는 “위헌이 아니다”라면서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박상기 법무장관은 8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은 위헌이 아니며, 국회의 입법재량권 안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느냐’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검토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 장관은 ‘그렇다면 법무부는 특별재판부 설치에 찬성하는 것이냐’는 물음에 “법무부 내부 검토 문건에 대해 얘기한 것”이라면서 “법무부가 사법부 문제에 대해 주장하는 것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중립성, 독립성이 담보된 재판부가 구성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특별재판부 도입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원행정처의 의견”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안 처장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게 법원행정처의 공식 의견이냐’는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 행정처의 의견”이라고 답했다. 지난 2일 법원행정처는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은 헌법상 근거가 없고 사법부 독립 침해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서를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바 있다. ‘이 의견서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됐냐’는 곽 의원의 질의에 안 처장은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박주민 의원은 “한 법률안에 대해 각 기관이 다른 의견을 낼 수 있으나, 두 법률전문가 집단이 위헌성에 관해 완전히 상반된 의견을 제출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법원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법안을 검토하지 않고 사법농단 법관들에게 유리한 재판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위헌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금요칼럼] 절벽사회와 사다리사회/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절벽사회와 사다리사회/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사회구성원들의 수입 차이가 크지 않을수록 노동에 귀천이 없는 고른 사회다. 직급상 어떤 단계를 넘어서는 순간 수입이 마치 2차 함수 그래프 휘듯이 치솟을수록 노동가치의 격차가 심한 사회다. 전자가 튼튼한 ‘사다리사회’라면, 후자는 사실상 ‘절벽사회’라 할 수 있다. 단일 직종에서도 직급이나 능력에 따라 수입이 사다리처럼 단계적이라면, 합리적 임금체계를 갖춘 직종일 것이다. 그런데 가파른 절벽이 존재한다면, 그 직종 종사자들 사이에는 심각한 신분차별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전자가 근대 시민사회라면, 후자는 중세 신분사회에 가깝다.현재 내가 몸담은 대학사회를 예로 들어 보자. 나는 30이 훌쩍 넘은 늦은 나이에 처자식과 함께 돈도 별로 없이 미국 유학길에 나서는 ‘무모함’을 단행했는데, 미국 대학사회는 그것이 결코 무모한 선택이 아니었음을 내게 증명해 주었다. 한창 일할 나이에 대학원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대학원생에 대한 재정지원 시스템이 활발하게 작동하는 사회였기 때문이다. 가진 돈은 정말 없었지만, TA(강의조교)를 시작하면서부터 기본 생활은 해결할 수 있었다. TA는 담당교수의 강의를 청강하면서 매주 한 번의 토론분반을 주관하고 시험 채점 임무를 수행하는 대신에 모든 등록금을 면제받고 봉급까지 받는 직책이다. 2000년을 전후한 시기 박사과정 대학원생 TA로서 나는 한 달에 약 1600달러를 받았다. 당시 학교(UW)의 가족기숙사(2층 구조에 방 셋) 월세가 600달러였으므로, 나머지 돈으로 네 식구가 근근이 먹고살 수 있었다. 박사과정을 수료하면서는 독립강의를 맡았는데, 월 1700달러 정도 받았다. 이 모두는 한 학기에 한 과목을 가르칠 때 기준이고, 두 과목을 맡을 때 보니 월급은 정확히 두 배였다. 박사학위를 받자마자 UCLA에 1년 계약으로 갔는데, 연봉 4만 4000달러였다. 이것저것 제하고 월 3300달러쯤 받았다. 그런데 같은 학과 조교수 연봉도 5만 달러를 넘지 않았다. 신분상으로는 나와 현격한 차이가 있음에도 연봉은 약 5000달러의 근소한 차이였다. 그 차이 또한 신분에 따른 차이라기보다는, 계약직인 나와 달리 조교수에게는 학과 행정업무가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대학원생부터 교수에 이르기까지 직급에 따른 봉급체계가 사다리처럼 가지런했다. 한국의 대학사회는 전혀 그렇지 않다. 대학원생과 교수는 수입에서 천지차이일 뿐만 아니라 심할 경우 주노(主奴) 관계를 연상시킬 정도로 신분의 벽에 숨이 막힌다. TA라는 제도 자체가 거의 없으므로, 경제적 사다리는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바야흐로 사회로 나가 홀로서기 해야 할 시점에 이르면 더 비참해진다. 시간강사로 두서너 강좌를 뛰어도, 연봉으로 1000만원을 넘기기 쉽지 않다. 자괴감과 감정노동의 극한직업이 바로 상아탑 안에 차고 넘치는 현실이다. 그런데 조교수가 되면 연봉이 5000만~8000만원 범주로 수직상승한다. 지위 보장도 확고해, 정년보장 심사에서 여간해서는 탈락하지 않는다. 참고로 미국 A급 대학의 정년보장 심사 탈락률은 60%를 조금 웃돈다. 그러니 박사 취득 후 조교수가 된다면, ‘노예’였다가 가파른 절벽을 운 좋게 올라 ‘귀족’으로 신분상승함을 의미한다. 미국 대학이 합리적 사다리사회인 데 비해 한국 대학은 비상식적 절벽사회인 셈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 대학이 여전히 중세 신분사회에 가까운 까닭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강사법을 내년부터 드디어 시행할 것 같다. 강사법을 백날 손질해 봐야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 한 술에 배부르지는 않더라도,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기초한 사다리사회를 큰 그림으로 그리고 꾸준히 추구해야 그게 바로 개혁이다.
  • 수사권 조정 요청했지만 사개특위 ‘티격태격’

    공익형 쌀직불제 도농 이견 커 미지수 ‘판문점 선언’ 비준 에둘러 협조 요청도 문재인 대통령은 1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며 예산안 원안 처리, 권력기관 정상화, 공익형 쌀 직불금제, 경제민주화, 지방자치 강화, 한반도 평화 정착 관련 입법 등 여섯 가지 ‘숙제’를 국회에 던졌다. 먼저 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대공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국가정보원법 개정 등 권력기관 정상화를 위한 국회 논의에 속도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사안을 논의하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활동 시한을 두 달 남긴 이날에서야 첫 전체회의를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사개특위원장은 “공수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숙원 사업인 사법 개혁 과제를 풀어 가겠다”고 했다. 반면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은 “합의안이 도출됐지만 며칠 전 국감에선 검찰총장이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고 정부안이 지금까지 제출돼 있지 않다”며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농림축산식품부가 향후 5년간 적용할 쌀 목표가격의 국회 동의요청서 제출에 맞춘 협조도 요청했다. 정부는 한 가마니(80㎏)당 18만 8192원을 책정했는데, 이는 문 대통령의 21만원 공약을 한참 밑돌아 공약 파기 논란이 불가피하다. 쌀 직불제와 밭 직불제를 통합한 ‘공익형 직불제’로의 개편도 함께 논의할 것을 국회에 요청했지만 도·농 지역 간 이견이 워낙 커 원만한 논의가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이 큰 틀에서 언급한 “경제민주화와 민생법안에 대해 초당적인 협력”의 핵심은 공정거래법 개정이다. 개정안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강화,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의 의결권 제한 및 지주회사 기준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한국당이 일찌감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연내 처리 가능성이 크지 않다. 지난 3월 지방분권 개헌을 추진하다 무산된 문 대통령의 지방자치 강화 법안 처리 당부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국회의 뒷받침을 촉구하면서도 ‘4·27 판문점선언 비준’이라는 직접적 언급을 삼갔다. 문 대통령은 9월 평양공동선언 및 남북 군사합의서 비준에 대한 야당의 강한 반발을 의식한 듯 “우리에게 기적같이 찾아온 이 기회를 반드시 살릴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는 간접적 표현을 썼다. 하지만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연설 후에도 “비준 불가” 입장을 고수했고, 이미 평양선언 비준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한 상황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개그맨 김수용 대출 사기 피해 사건 진실은...

    개그맨 김수용 대출 사기 피해 사건 진실은...

    개그맨 김수용이 겪은 8억 대출 사기 피해사건의 실체가 밝혀진다. 오는 31일 방송되는 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이하 ‘차이나는 클라스’)에서는 지난 주에 이어 김웅 검사가 ‘법대로만 하라는 법 있나요?’를 주제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김웅 검사는 헌법이 아닌 민법의 중요성, 그리고 사법부의 개혁에 관한 주제로 문답을 이어간다. 최근 진행된 ‘차이나는 클라스’ 녹화에서 김웅 검사는 지난주 강의실을 들썩이게 한 김수용의 8억 대출 사기 피해사건을 파헤쳤다. 김수용은 지난 방송에서 2002년 본인의 명의로 대출금 8억 원을 받아 도망간 일당이 사기 무혐의를 받았던 사건을 전해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재수사에 들어간 김웅 검사는 김수용에게 송곳 같은 질문들을 했고, 이에 당시 김수용이 놓쳤던 정황들이 하나씩 드러났다. 이날 김웅 검사는 “부동산 거래 때 등기부 등본을 모두 제대로 봐야 한다”며 귀중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딘딘은 “이 내용을 의무교육으로 들을 수 있도록 국민 청원을 하자”고 분연히 일어섰다. 하지만 “자세한 것은 제작진이 해줄 것이다”라며 말끝을 흐려 웃음을 자아냈다. 김수용의 사기 피해사건의 실체는 오는 31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되는 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있습니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JT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건AS] ‘구조하지 못한 죄’ 성립할까… 제천 참사 1년, 뜨거운 논란

    [사건AS] ‘구조하지 못한 죄’ 성립할까… 제천 참사 1년, 뜨거운 논란

    지난해 12월 21일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졌다. 이때 화재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의 잘못된 상황 판단이 인명피해를 키웠다면 이들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검찰이 부실 대응 논란의 중심에 있던 당시 이상민 제천소방서장과 김종희 지휘조사팀장을 기소하지 않기로 하자 이들의 사법처리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또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전쟁터나 다름없는 대형 화재현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실수가 있어도 용서해야 한다는 입장과 실수의 정도가 심각해 참사로 이어졌다면 벌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한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청주지검 제천지청이 대검 수사심의위원회 뜻을 존중해 현장 지휘를 맡았던 이 전 서장과 김 전 팀장의 불기소를 결정했다. 상황 판단에 아쉬움이 있지만 형사상 과실까지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경찰 판단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경찰은 상황 파악과 전파, 피해자 구조지시 등 기본적 조치를 소홀히 했다며 이들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지난 5월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수사심의위는 검찰 개혁 차원에서 지난 1월 출범했다. 사회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기소 여부를 다룬다. 법학교수, 변호사, 언론인 등 15명으로 구성된다. 앞서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사건 등을 심의했다. 소집은 사건을 맡은 지검 요청에 따라 이뤄진다. 위원회 결정은 권고사항이지만 외부 전문가 의견이라 무시하기 어렵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2층 유리창을 일찍 파손하고 진입하지 않는 등 아쉬운 점은 있다”며 “그러나 불의 기세, 부족한 소방인력, 바로 옆에 LPG 탱크가 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결과가 좋지 않다고 이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위원회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필로티 구조였던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3시 48분쯤 1층 주차장 천장에서 시작됐다. 배관 동결 방지를 위해 천장에 설치한 보온등이 축열되면서 스티로폼에 불이 붙었다. 불붙은 스티로폼이 주차된 차량 위로 쏟아지면서 차량 16대로 불이 동시에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스포츠센터 직원들이 신고를 미룬 채 소화기 등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을 잡지 못했다. 신고는 오후 3시 53분에 이뤄졌다.최초 신고 접수 후 오후 4시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것은 제천소방서 중앙안전센터 차량 4대와 소방관 13명이다. 이 가운데 화재진압 요원은 4명이 전부였다. 4명 1개조로 운영되는 구조대는 고드름 제거 작업을 갔다가 6분 후 도착했다. 이어 펌프차, 굴절차 구급차, 물탱크차 등이 도착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스프링클러와 배연창 등 스포츠센터 주요 소방시설이 전혀 작동하지 않으면서 시뻘건 불길과 검은 연기는 순식간에 건물을 통째로 집어삼켰다. 사망 29명 등 총 69명의 사상자와 20억 35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사망자 가운데 19명이 2층 여탕에서 발견됐다. 당시 현장에는 살려 달라는 가족들 전화를 받고 달려온 유족들이 있었다. 이들은 2층 전면 유리창을 깨달라고 애원했다. 이 서장은 오후 4시 33분이 돼서야 이를 지시했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이후였다. 유족들은 소방당국 잘못이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외부전문가 10명 등 24명으로 구성된 소방합동조사단이 구성돼 조사에 착수했다. 소방관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호소했다. 스포츠센터 1층 주차 차량에 옮겨붙은 불이 최성기 상태라 접근이 곤란했고, 바로 옆 대형 LPG 탱크(2t)로 불이 옮겨붙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한 인력 부족 상황에서 ‘눈에 보이는 사람을 우선 구하라’는 내부지침에 따라 건물 난간에서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먼저 구조하다 내부 진입이 늦어졌다고 했다. 그러나 합조단은 지휘관들이 눈앞에 노출된 위험과 구조 상황에만 집중해 건물 후면의 비상구 존재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후 4시 16분쯤 2층 비상구로 진입했다면 일부를 생존 상태로 구조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내놨다. 또한 폭발 가능성이 낮아진 이후에도 LPG 탱크 방어에 주력하는 등 여러 곳에서 상황 판단이 미흡했다고 했다. 이어 경찰은 78명으로 수사본부를 꾸렸다.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시뮬레이션까지 진행해 이들을 입건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검찰의 불기소 결정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긴박했던 상황은 인정하지만 2층 구조요청을 받고 30분이 지나도록 구조지시를 하지 않은 것은 잘못 아니냐”며 “비상구 파악 등을 위해 현장을 둘러봐야 한다는 매뉴얼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방송장비 등으로 승객 퇴선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김모(당시 57세) 전 목포해경 123정장의 사례를 강조한다. 이 판결은 사고 발생과 관련없는 구조업무 담당자 과실이 피해 사실과 인과관계가 있다면 업무상 과실치사상죄가 인정된다는 첫 사례다. 경찰 관계자는 “일본에선 경찰서장이 마라톤 행사 혼잡경비 지휘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수십명이 죽거나 다친 혐의로 사법 처리됐다”고 했다. 경찰은 불기소 결정을 권고한 수사심의위원회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위원회가 경찰에 수사 내용을 전혀 문의하지 않았다”며 “내용을 정확히 알고 불기소 결정을 권고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유족들은 강력 반발하며 항고할 예정이다. 유가족대책위원회는 “123정장과 다를 게 뭐가 있냐”며 “화재 당시 2층 여탕에 있던 세신사도 구조의무를 소홀히 해 재판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화재가 완전히 진화될 때까지 2층에는 열기가 없었다”며 “창문을 일찍 파괴했다면 질식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생존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오후 4시 15분쯤 소방관 42명이 현장에 있었다”며 “인력 부족을 강조하는데, 지휘관이 인력을 적절히 배분하면 효율적인 진화가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123정장과 소방 지휘부를 똑같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침몰하는 배에 접근해 퇴선 방송을 하는 것과 불과 싸우며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소방관 업무는 난이도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정장은 배를 포기하고 사람만 구하면 됐지만 소방관들은 화재 진압, 인명구조, LPG 탱크 사수 등 위험한 여러 업무를 한꺼번에 수행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소방 전문가들은 불기소 결정이 당연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안전시설이 엉터리였던 스포츠센터의 구조적 문제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주원인이라고 했다. 그는 “건물 소방안전 시설이 1차적으로 화재확산을 막아야 한다. 소방관들은 보조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을 형사처벌하면 누가 목숨을 걸고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겠냐”고 했다. 인 교수는 2층 유리창을 통한 내부 진입을 지시했어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불길이 치솟는 상황에서 강화유리를 깨기 위한 접근 자체가 어렵고, 유리창을 깼더라면 소방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백드래프트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LPG 탱크가 폭발했다면 동네 일대가 쑥대밭이 됐을 거라며 LPG 탱크 사수는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찰이 눈앞에서 범인을 못 잡거나 체포한 용의자를 놓쳤다고 사법처리받은 사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방관 처벌은 모순이라는 의견도 있다. 경찰 초기 대응 부실로 20대 여성이 살해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2012년 오원춘 사건도 경찰관들이 징계만 받았을 뿐 사법처리되지 않았다. 제천에 거주하는 김모(43)씨는 “최선을 다하고 비난을 받는 소방관과 가족을 잃은 유족들 모두 고통이 클 것”이라며 “소방관을 보호하면서 유족들의 깊은 상처를 치유할 방법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여기는 남미] 반정부 시위하면 테러리스트?…징역 17년 논란

    [여기는 남미] 반정부 시위하면 테러리스트?…징역 17년 논란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니카라과에서 '테러 논란'이 일고 있다. 시위에 참여했다가 붙잡힌 대학생들에게 잇따라 테러 혐의로 중형이 선고되면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니카라과 사법부는 최근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3명에게 각각 징역 17년6월을 선고했다. 사법부의 판단을 보면 대학생들은 무시무시한 범법자였다. 대학생들에겐 테러 혐의로 징역 15년, 무기거래 혐의로 징역 2년, 공공장소의 통행을 방행한 혐의로 징역 6월이 선고됐다. 그나마 검찰의 구형에 비하면 형량은 낮게 나온 편이다. 니카라과 검찰은 학생들을 위험한 테러리스트라며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사법부의 판단은 황당하다는 게 국민적 반응이다. 기소된 대학생들은 단순히 반정부 시위에 가담했을 뿐 테러를 벌이거나 테러조직에 협조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한 변호사는 "시위가 과격해지는 일은 종종 있지만 시위에 가담했다고 테러리스트라는 건 말도 되지 않는다"며 사법권이 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사례가 넘친다는 점이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난 4월 이후 니카라과에서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사람은 500명을 헤아린다. 이 가운데 최소한 300여 명이 테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거나 기다리고 있다. 한 인권운동가는 "검찰이 시위에 가담하면 무조건 테러리스트로 낙인을 찍고 있다"며 "사법부까지 동조하면서 니카라과가 정말 괴상한 나라로 변하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니카라과에서 연금제도 개혁이 도화선이 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건 지난 4월18일이다. 시위가 과격해지면서 지금까지 최소한 320명이 사망했다. 사진=인포바에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국보법 폐지 논의·업무 개편에 간판마저 흔들리는 ‘檢 공안부’

    ‘전담 업무’ 대공수사 축소 가능성에 촉각 檢개혁위 ‘업무 90%’ 노동사건 분리 권고 수사권 조정 논의서도 선거 사건만 남아 ‘공익부’로 명칭 변경 논의도 지지부진 국회에서 국가보안법 존폐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대공 수사를 전담하는 검찰 공안부 개편도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공, 노동, 선거 사건을 담당하는 공안부는 현재 노동을 업무에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대공 수사까지 축소될 가능성이 커 공안부 존폐를 둘러싼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공안부는 담당 분야에서 노동을 따로 떼어내 형사부로 넘길지, 독자적인 부서를 만들지 고민 중이다. 공안부의 노동 분리 방안은 지난 6월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하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검토를 지시한 사항이다. 지난해 기준 공안부가 다룬 사건 중 노동 사건이 90.2%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출입국 관련 사건이 7.0%, 선거 사건 2.0% 순이었다. 과거 공안의 상징이었던 대공 사건은 0.1%에 불과했다. 공안부 검사 대다수가 고용노동청에서 송치된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을 담당했다는 이야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찰은 지난해 말부터 노동 아카데미를 정기 개최하는 등 노동 사건 수사지휘 업무를 위한 공안부 검사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대검 공안부는 지난 4월 노동법이론실무학회와 ‘형사법의 관점에서 바라본 노동법’이라는 공동학술대회를 열기도 했다. 현재 대법관이 된 김선수 당시 변호사가 노동법 전문가로 강연에 나와 공안부 폐지, 축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남북 해빙 분위기를 타고 재점화된 정치권의 국가보안법 논쟁은 공안부 검사들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앞서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서도 선거를 제외한 공안 업무는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에서 빠졌다. 공안부의 명칭을 ‘공익부’로 바꾸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업무 영역이 정해지지 않다 보니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노동이 공안부에서 분리되면 사실상 대공 업무만 남는데 그렇다면 공익부로 바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공안 검사들의 분위기는 착잡하다. ‘공안통’으로 분류되는 한 검찰 간부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며 공안 인기가 크게 줄었는데 이대로라면 공안을 지망하는 검사가 전무할 것”이라며 걱정을 나타냈다. 한 공안부 검사는 “최근 흐름을 보면 공안부에는 선거 사건만 남게 되는데, 선거 사건이 늘 있는 것도 아니라 사실상 공안을 없애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공안부 검사는 “국가보안법이 개정되거나 공안부가 사라지더라도 실질적 의미의 대공 수사 업무는 남을 수밖에 없다”며 “형법상 내란·외환의 죄 등도 공안 수사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손성진 칼럼] 대법관과 ‘저스티스(Justice)’

    [손성진 칼럼] 대법관과 ‘저스티스(Justice)’

    전직 대법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바라보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심경은 매우 복잡할 것이다. 적폐청산과 사법부의 권위라는, 함께 달성하고 지켜야 하는 두 가치 때문이다. 전 정권에서 던져 버린 권위를 지키면서 한편으로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 주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 김 대법원장이다.일선 판사들은 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해 권위를 지키려 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지켜질 권위가 아니다. 그렇다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검찰의 요구를 들어주자니 비록 전임자가 저질러 놓은 일이기는 하나 치부는 계속 드러나 견디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 이미 금이 간 사법부의 권위 회복에 얼마나 긴 시간이 걸릴지 알 수도 없다. 21세기도 20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의 사법부가 정치권력과 야합하는 뼈아픈 역사가 재현된 현실은 참담하다. 삼권분립을 스스로 훼손한 양승태 사법부를 이어받은 김명수 사법부가 유념하고 경계해야 할 것은 첫째 정치·행정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둘째 지나친 이념적 편향이다. 민주 사회에서 이념적 대결과 어느 한쪽의 선택은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자유에 속한다. 판결에서도 이념을 배제할 수는 없다. 권위주의 정권 시대에 한국의 사법부는 보수 일색이었다. 진보 성향의 대법관 임명으로 이념 면에서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시작한 것은 20년도 안 된다. 진보 성향이라는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가 곧 열릴 청문회를 통과하면 대법관 구성은 이념적으로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 70년 역사에서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브렛 캐버노 대법관 후보자가 성폭력 의혹을 뚫고 50대48로 상원 인준을 통과해 며칠 전 취임, 연방대법원에 입성했다. 이로써 보수가 진보를 5대4로 앞서게 돼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고령으로 사임한 전임 케네디 전 대법관은 중도 보수 성향이지만, 때로는 주요 사안에서 진보의 손을 들어주는 ‘스윙 보터’로서 균형추 역할을 했다. 미국 대법관도 대통령이 임명하기에 정치성을 띠지 않을 수 없으며 행정부(대통령)로부터 100% 독립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념적 성향은 뚜렷해 구성에 따라 때로는 보수적, 때로는 진보적(리버럴) 판결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종신의 임기가 보장되는 미국 대법관은 취임 후부터는 정파성과 결별하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법률 규정과 정합성(整合性)에 따라 판결을 내린다. 견제와 균형을 추구하는 삼권분립도 미국 연방대법원의 초당적 태도에 의해 지켜질 수 있었다. 1974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닉슨 대통령에게 워터게이트 비밀 녹음테이프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는데 9명 가운데 4명이 닉슨이 임명한 대법관이었다. 미국의 일반 판사는 ‘저지’(Judge)이지만, 연방 대법관은 오직 정의만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에서 ‘저스티스’(Justice·정의)라고 한다. ‘지혜의 아홉 기둥’이라는 그들 덕에 흑백 갈등, 반전 운동, 여성 해방, 동성 결혼 등의 난제에도 미국 사회는 대혼돈에 빠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240여년 역사를 가진 미국 연방대법원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 부르는 데 주저하는 사람은 없다. 1년 전 김 대법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서 허리를 30도 각도로 굽힌 사진이 공개됐었다. 미국의 시각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김 대법원장의 그 순간 심정은 어떠했을까. 코드 인사, 파격 인사의 당사자로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충성하겠다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궁금한 것은 취임 1년을 넘긴 지금 김 대법원장의 사법부 독립에 대한 생각이다. 취임식은 물론 스쳐 지나간 한순간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걱정했던 시선이 분명히 있었고 지금도 있다. 김 대법원장이 종식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 권력에의 예속이다. 임명장을 받았지만 행정부(대통령)는 사법부와 대등한 민주주의의 한 축일 뿐이다. 오직 정의와 법조문을 추종해야 사법부의 슬픈 역사를 여기서 끝낼 수 있다. 보수주의자로 평가받는 아이젠하워 미국 전 대통령이 임명한 얼 워런 전 연방대법원장은 아이젠하워의 뜻과는 다른 중요한 판결을 여러 건 내렸다. 그 때문에 그는 아이젠하워로부터 “내가 한 실수 중에서 가장 어리석은 실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워런은 이렇게 말했다. “대법원은 오직 공익에만 봉사하며, 오직 헌법과 법관의 양심에 따라 인도될 뿐입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방탄판사단 사법부, 이재명 ‘큰 점’ 압수수색 영장 발부할 것”···법원사무처 명동 이전 계획도

    “방탄판사단 사법부, 이재명 ‘큰 점’ 압수수색 영장 발부할 것”···법원사무처 명동 이전 계획도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큰 점’ 등이 이슈로 등장했다. 첫 질의에 나선 검사 출신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법원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를 벌이는 서울중앙지검의 압수수색 영장 대부분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 “말도 안 되는 기각사유들, 영장에서 수사지휘를 하는 사례, 압수수색 영장에서 아예 실체판단을 해버리는 사례들이 속속 드러난다”며 “가장 대표적인 게 ‘주거의 평온’”이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최근 검찰이 청구한 양 전 대법원장 주거지 압수수색 영장을 ‘주거의 평온’을 사유로 기각했다. 백 의원은 “이런 이유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사례를 아느냐”고 안 처장에 따져 “그런 사례를 경험한 바 없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행정처 김창보 차장과 이승련 기획조정실장, 이승한 사법지원실장 역시 “경험한 적 없다”고 하자 백 의원은 “4명의 법조경력을 합치면 100년이 넘는다. 어떤 국민이 (이런 영장기각을) 이해하겠느냐”고 비판했다.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국민이 사법부를 무엇이라 하는지 아느냐”며 “방탄소년단이 들으면 기분 나쁠 텐데, ‘방탄판사단’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에 협조하겠다면서 영장 기각으로 철통방어하며 (검찰이) 아무것도 못 하게 하는 데, 국민이 왜 법원이 저럴까,왜 정의롭지 못할까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재명 지사와 여배우 김부선씨 사이의 이른바 ‘스캔들’을 언급하며 법원의 영장 기각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의원은 “시중에서는 김부선씨가 이재명 지사 몸에 ‘큰 점’이 있다고 발언한 것이 회자하고 있다”며 “사법부는 자기들 식구 감싸는 데는 앞장서지만, 이 지사의 ‘큰 점’을 확인하려고 압수수색 영장을 요청하면 발부할 것이라고 국민이 조롱하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진심으로 사법부를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하면 선택과 집중을 해 개혁하고 김명수 원장은 용퇴해야 한다. 사법부를 위해 순장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한편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이 법원행정처를 폐지한 뒤 사법행정 업무를 담당할 법원사무처를 서울 중구 명동에 입주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약속한 사법행정 인적·물적 분리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조국 “사법개혁, 국회가 마무리해 달라”

    조국 “사법개혁, 국회가 마무리해 달라”

    박근혜 청와대·사법부 유착 의혹 언급 “사개특위 부탁드립니다” SNS에 글 게시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7일 페이스북에 “법원행정처 폐지 등 사법개혁은 시대적 과제가 됐다. 사법부가 주도하되, 입법사항인 만큼 국회가 매듭을 지어야 한다”며 “국회 사법개혁특위의 활동을 기대한다. 박영선 (국회)사법개혁특위 위원장님, 부탁드린다”고 했다. 조 수석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국정농단 수사 개시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둘러싼 혐의와 관련해 법리 검토에 나선 정황이 있다는 보도를 언급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유착을 보여 주는 새로운 악례이지만, 보수야당과 언론은 전혀 주목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5월, 이재용 (삼성 부회장) 2심판사 파면을 요청하는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청와대는 판사를 파면하거나 감사할 권한은 없다”)을 국민청원 담당자인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현 디지털소통센터장)이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에게 전화로 알린 것을 놓고는 사법부 독립 침해 운운하며 비판한 사람들이 말이다”라고 했다. 이어 “만약 김형연 법무비서관이 법원행정처에 부탁해 법리 검토 문건을 작성해 청와대에 제출했더라면, (보수야당과 언론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생각해 본다”고도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단독] ‘직무유기’로 檢 수사받던 박승춘…올 6월 ‘무혐의 처분’ 받았다

    [단독] ‘직무유기’로 檢 수사받던 박승춘…올 6월 ‘무혐의 처분’ 받았다

    보훈단체 횡령·수익사업 비리 방치 등 보훈처, 작년 12월 검찰에 수사 의뢰 檢 “증거 불충분” 보훈처 “납득 안가” 朴 사법처리로 적폐청산 하려던 보훈처 재조사 때 새 비위 발견… 檢 고발 계획‘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박승춘(71) 전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6월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박 전 처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뢰 통보 결과문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6월 박 전 처장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앞서 지난해 12월 보훈처는 자체 감사 결과 ‘나라사랑 공제회’ 설립 과정의 비위 및 축소 감사, 재단법인 ‘함께하는 나라사랑’의 불법행위 묵인, 정보화사업 비위 행위 방치, 보훈단체 횡령 및 수익사업 비리 방치 등 직무유기 혐의가 있다며 박 전 처장을 수사 의뢰했다. 구체적으로 박 전 처장 재임 시기인 2011년 만들어진 나라사랑 공제회가 담당 공무원이 설립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보훈처와 관련된 5개 업체에 특혜를 주면서 그 대가로 1억 4000만원의 출연금과 3억 5000만원의 수익금을 내도록 했고 이 과정에서 박 전 처장이 승인하는 등 철저하게 감독하지 않은 혐의가 제기됐다. 고엽제전우회가 보훈처장 명의의 추천서를 받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불법으로 위례신도시 등 택지를 분양받고 상이군경회가 보훈처 승인 없이 각종 수익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박 전 처장이 이를 방치했다는 혐의도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5월 박 전 처장을 소환 조사했고 참고인 10명을 조사하는 등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보훈처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자체 감사 결과 위법 의혹이 상당히 짙었다는 판단에서다. 보훈처로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최장수 보훈처장이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번째로 경질됐던 박 전 처장에 대한 사법처리로 보훈처 개혁을 가속화하려는 의도가 검찰의 제동으로 다소 어그러진 셈이다. 하지만 적폐청산 작업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보훈처는 지난 8월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를 출범시켜 박 전 처장 비위 건을 재조사하고 있다. 현재 박 전 처장 재임 당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금지 건과 ‘함께하는 나라사랑’의 정치 편향 건에 대해 박 전 처장의 새로운 비위 사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는 새로 발견한 비위 건 등을 종합해 다시 한번 수사 의뢰를 하거나 직접 검찰에 고발할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전 의원은 “적법한 조치가 취해져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며 “보훈처의 재조사와 그에 따른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단독]검찰, 박승춘 전 보훈처장 `직무유기‘ 무혐의 처분

    [단독]검찰, 박승춘 전 보훈처장 `직무유기‘ 무혐의 처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6월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박 전 처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뢰 통보 결과문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는 지난 6월 박 전 처장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앞서 지난해 12월 보훈처는 자체 감사 결과 ‘나라사랑 공제회’ 설립 과정의 비위 및 비위 행위에 대한 축소 감사, 재단법인 ‘함께하는 나라사랑’의 불법행위 묵인, 정보화사업 비위 행위 방치, 보훈단체 횡령 및 수익사업 비리 방치 등 직무유기 혐의가 있다며 박 전 처장을 수사 의뢰했다. 구체적으로 박 전 처장 재임 시기인 2011년 만들어진 나라사랑 공제회가 담당 공무원이 설립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보훈처와 관련된 5개 업체에 특혜를 주면서 그 대가로 1억 4000만원의 출연금과 3억 5000만원의 수익금을 내도록 했고 이 과정에서 박 전 처장이 승인하는 등 철저하게 감독하지 않은 혐의가 제기됐다. 고엽제전우회가 보훈처장 명의의 추천서를 받아 LH공사로부터 불법으로 위례신도시 등 택지를 분양받고 상이군경회가 보훈처 승인 없이 각종 수익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박 전 처장이 이를 방치했다는 혐의도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5월 박 전 처장을 소환 조사했고 참고인 10명을 조사하는 등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보훈처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자체 감사 결과 위법 의혹이 상당히 짙었다는 판단에서다. 어쨌든 보훈처로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최장수 보훈처장이었던 박 전 처장에 대한 사법처리로 보훈처 개혁을 가속화하려는 의도가 다소 어그러진 셈이다. 하지만 적폐청산 작업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보훈처는 지난 8월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를 출범시켜 박 전 처장 비위 건을 재조사하고 있다. 현재 박 전 처장 재임 당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금지 건과 ‘함께하는 나라사랑’의 정치 편향 건에 대해 박 전 처장의 새로운 비위 사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는 새로 발견한 비위 건 등을 종합해 다시 한번 수사 의뢰를 하거나 직접 검찰에 고발할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전 의원은 “적법한 조치가 취해져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며 “보훈처의 재조사와 그에 따른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정개특위 감정 폭발…한국당 “靑 직할정당”, 정의당 “잔말 말고 명단이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의 감정싸움이 폭발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청와대 직할정당인 정의당이 국회에서 도를 넘고 있다”며 “정의당은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의당은 “김 원내대표는 잔말 말고 정개특위 명단이나 즉각 내놓으라”라고 맞받았다.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는 정개특위는 이미 지난 7월 위원장을 정의당이 맡고 여야 각 9명씩 동수로 구성하기로 합의가 끝났다. 하지만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 사망으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구성한 ‘평화와 정의 의원모임’이 교섭단체 지위를 잃었고, 한국당은 정의당 배제를 주장하며 정개특위 명단 제출을 거부해왔다. 이에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2일 한국당이 명단을 끝까지 내지 않으면 오는 8일 한국당을 빼고 정개특위 모임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직할정당”을 언급하며 “정의당이 빠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정의당은 분명히 교섭단체가 아니다”며 “배려를 해도 모자랄 판에 정의당이 자신들만의 입장을 갖고 국회를 너무 좌지우지하고자 하는 모습은 볼썽사납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전해 들은 정의당도 발끈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무슨 삼각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인가? 몇 달 전 며칠 굶은 여파가 아직 남아서 마냥 혼수상태인가“라며 김 원내대표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삼각김밥 발언, ‘드루킹 특검’ 단식 등을 싸잡아 비꼬았다. 김 부대변인은 또 “정의당이 청와대 직할정당인지 아닌지는 조금만 살펴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니 입에서 내뱉기 전에 확인하는 작은 성의는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요즘 한국당이 가짜뉴스로 근근이 먹고산다지만 원내대표까지 나서서 가짜뉴스를 생산·유포해서야 되겠는가”라고 퍼부었다. 한국당과 정의당의 ‘말폭탄’ 주고받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청와대 직할정당’이라는 표현은 지난달 5일 김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둘러싼 언쟁에서도 이미 한 차례 등장했다. 당시 김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며 출산주도성장을 주장했는데 정의당은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한국당은 신보라 원내대변인 명의 논평으로 “오늘부로 정의당이 민주당의 이중대를 넘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직할정당으로 데뷔한 것에 축하드린다”며 “‘직할정당’으로 칭해지는 것이 언짢다면 아예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꾸는 것도 적극 권장하는바”라고 비꼬았다. 사사건건 충돌해온 한국당과 정의당의 감정싸움이 격화되면서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도 난처해졌다. 현재 여야는 정개특위뿐 아니라 사법개혁특위, 윤리특위, 남북경제협력특위, 에너지특위, 4차 산업혁명특위 등 6개 비상설 특위를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각 특위의 정당 배분 문제가 서로 연동해 있어 정개특위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특위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해가 안 간다”며 “(7월에) 문서로 여야 동수 구성을 합의했는데 (한국당이) 새로운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원래 원(院) 구성 할 때 정의당이 위원장을 맡는다고 정치적 합의를 했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정의당의 손을 들어줬다. 홍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지난번 합의를 토대로 정치적으로 여야가 한발씩 물러서는 선에서 타결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주말에도 노력해 가능하면 국감(10일) 전에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이정미 “김정은 국회 연설 추진… 강력한 비핵화 선언될 것”

    이정미 “김정은 국회 연설 추진… 강력한 비핵화 선언될 것”

    판문점선언 남북 의회가 동시 비준 촉구 靑·공직자·국회의원 ‘자발적 1주택’ 제안 선거제도 개혁 위해 ‘반값 세비’ 주장도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 국회 연설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국회에서 연설하게 된다면 그 무엇보다 강력한 비핵화 선언이자 한반도 평화의 중대한 걸음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남북에서 각각 동수의 적정 인원이 참가하는 실속 있는 회담을 11월에 개최해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에 대한 지지를 세계에 호소하자”고 말했다. 이어 “국회 회담 후 연내에 남북 의회가 판문점선언을 동시 비준한다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양측의 국민대표 기관에 의해 굳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북핵 위기가 극대화된 시절에 만들어진 국방개혁 2.0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북핵 시설을 직접 겨냥한 한국형 3축 체계는 현재 시점에 재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정부와 여당이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청와대 참모진, 공직자, 국회의원 모두 ‘자발적 1주택’을 실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우리는 과연 부동산 문제에서 떳떳한가. 누가 뭐래도 이 자리에 있는 장관, 국회의원 다수가 국민의 눈에서는 부동산 기득권의 일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이 정책결정권자의 주장을 신뢰할 수 있겠나”라며 “자발적 1주택을 실천해서 우리 안의 기득권부터 해체해야 하며 이는 그 어떤 정책보다 가장 확실한 부동산 개혁의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연말까지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하자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해 의원 정수를 360석까지 확대해야 한다. ‘반값 세비’를 해서라도 국민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는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판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국회가 탄핵 절차에 들어가자고 제안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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