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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부·학과 올 가이드] (4) 법대

    [학부·학과 올 가이드] (4) 법대

    현대 국가는 법치주의 국가다. 각종 이해관계와 갈등이 얽히고 설킨 현대 사회에서 법이 없다면 그 사회는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법학은 이처럼 법이 지배하는 사회현상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판·검사 등 법조인을 꿈꾸는 수험생들에게 이 법학을 배울 법대 진학은 필수였다. 하지만 세계화·정보화·다원화로 상징되는 사회환경의 변화 속에서 법대에 가지 않고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법학전문대학원제도가 도입되는 등 법학 교육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법학 전공을 준비 중인 수험생들이 알아야 할 법대 지원전략, 로스쿨 내용 등을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법은 공법과 사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공법은 국가간의 관계, 국가와 공공단치간의 관계 또는 국가나 자치단체와 개인간의 관계 등 국가적, 통치적, 공익적인 관계를 규정하는 법률을 뜻한다. 헌법, 행정법, 형법, 형사소송법, 국제법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사법은 말 그대로 개인과 개인사이의 권리·의무 관계를 규율하는 법이다. 상법, 민법, 민사소송법 등이 이런 예다. 법학은 대개 법과대학이라는 단과대학에서 가르친다. 한때 사법학과, 공법학과 등으로 나뉜 곳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법학부로 신입생을 대부분 모집한다. ●논리적 사고 능력이 중요 법조인이 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사법개혁위원회는 지난해말 사법개혁을 위한 최종 건의문에서 21세 법조인의 기본요건을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풍부한 교양,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 및 자유ㆍ민주ㆍ평등ㆍ정의를 지향하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건전한 직업윤리관과 복잡다기한 법적 분쟁을 보다 전문적ㆍ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갖추고, 개방되어 가는 법률시장에 대처하며 국제적 사법체계에 대응할 수 있는 세계적인 경쟁력과 다양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법조인을 꿈꾸는 수험생들이라면 우선 우수한 지적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주어진 상황을 분석, 정리하는 능력과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사고방식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경제학이나 정치학·행정학 등 관련 사회과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도 중요하다. 또 자기의 생각과 주장을 말이나 글로 정확히 표현하는 능력도 요구된다. 이같은 능력 이외에 소신 또한 중요하다. 헌법에 담긴 3권 분립 정신을 자칫 출세지향주의에 빠져 잊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국가고시에 유리…법무사도 인기 법학을 전공하면 다른 학부생보다 사법시험을 보는 데 유리하다.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판·검사나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물론 행정·입법·외무고시 등의 각종 다른 국가고시를 통해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도 있다. 일반 기업체나 공사, 은행, 보험 등 금융 분야의 법무팀에서도 일할 수 있다. 학교에 남아 대학교수로 일하는 경우도 많다. 국·공립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도 일할 수 있다. 연구원에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한국법제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소비자보호원 등이 있다. 법무사 시험을 통해 법무사로 활동하는 경우도 적지않다. 법무사는 종전의 사법서사로 저렴한 비용으로 국민의 법률 생활에 편익을 도모하고 사법제도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는 법률전문가다. 사건 당사자가 법원과 검찰에 제출할 서류를 작성하고 대신 제출도 해준다. ●로스쿨,2008학년도부터 신입생 모집 수험생들이 알아둬야 할 것은 현재 법학교육체계가 대대적으로 개편이 진행중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2008학년도부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law school)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로스쿨 도입은 급변하는 법률환경과 무관치 않다. 세계화 및 시장개방 확대로 국제법률 전문가의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국제거래 및 특허, 금융 통상분야 분쟁이 잦아지면서 이들 분야의 법률 전문가 수요가 적지않다. 하지만 현행 법학 교육체계로는 이같이 급변하는 법률시장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현재 중학교 2학년생들은 현행 법학부뿐만 아니라 로스쿨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로스쿨은 3년제 6학기로 운영될 예정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마련, 법제처에서 심사 중인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에 따르면 로스쿨에 입학하려면 전공과 관계없이 4년제 대학만 졸업하면 된다. 다양한 분야의 분쟁과 사회변화의 흐름을 뒤쫓아갈 수 있는 전문 법률가를 양성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로스쿨이 설립되는 대학은 법학과나 법학부를 폐지해야 한다. 정부는 로스쿨 신입생 선발 때, 법학시험 자체를 보지 못하도록 했다. 특히 법학 이외의 분야 전공자와 다른 대학 출신자를 각각 3분의 1 이상씩 선발하도록 했다. 다양한 전공자들이 법조계에 진출하도록 한 로스쿨 설립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로스쿨에 입학하려면 학사과정에서의 성적, 적성시험 성적, 어학능력, 사회활동 및 봉사활동 경력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나친 경쟁방지를 위해 응시횟수는 제한된다. 적성검사는 미국 로스쿨 입학시험(LSAT)과 유사하게 암기한 지식의 양을 따지는 게 아니라 법학 수학능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다. 법조인으로서 일 할 자질이 있는지와 논리력과 지능 등을 측정한다는 것이다. ●사법시험은 2015년까지 유지 현행 사법시험은 로스쿨 졸업생이 처음 배출된 이후에도 5년간 병행 실시돼 2015년까지 명맥이 유지된다. 그동안 사시 준비자들에게 불이익을 주지않기 위해서다.2016년부터는 시험 자체가 없어지게 된다. 다시 말해 2016년부터 모든 법조인은 로스쿨을 통해서 배출된다. 하지만 로스쿨을 졸업한다고 해서 모두가 변호사 자격증을 받는 건 아니다. 이 자격증을 받으려면 변호사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사법개혁위원회는 로스쿨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했다면 비교적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최근의 지원 경향과 특징 법대를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의 경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할 수 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사법고시를 목표로 하는 경우와 사법고시보다는 취업을 목표로 하는 경우다. 사법고시를 노리는 경우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 학생들이 진학을 희망하는 법대의 경우 상위권 대학에서도 최상위권의 실력을 갖춰야 지원할 수 있다. 반면 상위권 대학을 제외한 대학에 개설된 법대에는 사법고시보다는 취업을 염두에 두고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은 편이다. 이 경우 법대는 인문 계열에서 중위권 정도의 인기가 있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지원을 가장 희망하는 대학은 서울대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 네 곳이다. 이른바 법대 가운데 ‘빅4’(Big 4)로 불리는 곳이다. 이 대학들은 역대 사법고시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으로, 사법고시를 준비하기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수험생들의 지원이 많다. 그만큼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경향도 강하다. 때문에 각 대학 내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최상위권 학과에 올라 있다. 최근의 두드러진 특징은 연대 법대의 약진이다. 지난해부터 법대를 별도의 모집 단위로 학생들을 선발하면서 지원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크게 올랐다. 빅4의 전형은 비슷하다. 고대와 한양대는 수능의 언어·수리·외국어·사회탐구 등 4개 영역을 각 25%씩 반영한다. 단 서울대는 4개 영역 각 24.3%에 제2외국어/한문 영역이 2.8% 반영된다. 성대는 언·수·외를 각 30%, 사탐은 10%만 반영한다. 연세대를 포함해 5곳 모두 논술고사를 치르지만 서울대의 반영비율이 조금 높은 편이다. 서울대는 단계별 전형, 그 외 4개 대학은 수능과 논술 등을 일괄합산해 반영한다. 면접은 서울대만 실시한다. 이 대학들을 제외하면 법대는 각 대학 내에서 중상위권 학과로 통한다. 경희대와 건국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가 대표적이다. 이 대학들도 수능은 언·수·외·사탐 등 4개 영역을 반영한다. 그러나 중앙대, 단국대, 세종대, 숭실대, 인하대, 광운대 등은 언·외·사탐 등 3개 영역만 반영한다. 논술은 중상위권 대학 중심으로 3% 이내에서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법대에 지원할 때 주의점 하나. 빅4를 포함해 상위권 대학들을 제외하면 중·하위권 대학의 법대는 매년 합격생들의 점수 등락 폭이 크기 때문에 신중히 지원해야 한다. 소신지원보다 경쟁률에 따른 눈치지원이 많다 보니 해마다 합격선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 도움말 종로학원 평가연구실 남윤곤 팀장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하창우 대한변협 공보이사 조언 “사법고시에 합격한다고 옛날처럼 부와 명예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대한변호사협회 하창우(49) 공보이사는 “지금은 끊임없이 실력 개발에 투자하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고 수험생들에게 조언했다. ▶전문법률회사인 ‘로펌’(law firm)에 대한 관심이 많다. -사법고시에 합격하더라도 사법연수원 성적이 우수해야 로펌에 들어갈 수 있다.10위권 이내의 로펌에 들어가려면 연수원 성적 상위 10% 안에는 들어야 한다. 판·검사로 임용되는 실력 이상의 실력을 요구한다. ▶로펌의 매력은. -전문 분야별로 고도의 훈련을 받을 수 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로펌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아야 한다. 판·검사와는 달리 지방근무를 하지 않아도 되고 유명 로펌에 들어가면 그 자체만으로 변호사로서 이름을 떨치기 때문에 상위권 연수생들이 로펌을 많이 선호한다.10위권 이내 로펌을 모두 합쳐 매년 50명 정도 뽑는다. ▶앞으로는 변호사도 판사를 할 수 있다는데.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법조일원화제도 때문이다. 처음에 판사로 임용되지 않더라도 변호사로 5년 이상 경력을 쌓으면 수행 사건의 성적, 공익활동 등을 바탕으로 판사로 임용하는 제도다. 올해 20명을 임용했으며, 매년 늘려 법관 정원의 절반까지 변호사로 충당할 계획이다. 때문에 연수원을 졸업할 때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아도 변호사를 하면서 실력이 드러나면 판사로 임용될 수 있다. ▶법률시장의 전망이 밝은 분야는. -특허와 의료분쟁, 엔터테인먼트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허는 현재 변리사가 맡고 있지만 변호사들도 개척할 만한 분야다. 엔터테인먼트는 영화와 DVD·CD 등 저작권, 연예인 관련 소송 분야다. ▶이른바 ‘국제변호사’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도 있다. -‘국제변호사’라는 말은 없다. 단 외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딴 사람을 가리키는데 이미 포화 상태다. 현재 국내의 미국 변호사만 해도 취업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 앞으로 법률시장이 개방되면 더 어려울 것이다. 외국에서 변호사 자격 딸 바에는 차라리 국내 로펌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3년 정도 근무하면 유학을 보내준다. ▶고3생에게 조언이 있다면. -앞으로 실력이 없으면 법률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관존사상도 퇴조하고 있어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대신 법조일원화제가 확대되면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야를 개척한다면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미국사회 진로 마이어스에 달렸다

    미국사회 진로 마이어스에 달렸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대통령이 대법관으로 지명한 해리엇 마이어스 백악관 고문을 둘러싸고 미국 전체가 뜨거운 논쟁에 휩싸였다.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은 물론 공화당 등 보수진영에서도 마이어스에 대한 찬반 양론이 뜨겁다. 미국은 왜 대법관 인선에 그토록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미국의 사법제도는 기본적으로 주 중심이다. 주마다 지방법원과 대법원이 따로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건은 주에서 해결된다. 그러나 주마다 법이 다르기 때문에 주와 주가 충돌하는 사건이나 연방 정부와 관련된 사안은 연방 대법원이 담당하게 된다. 특히 낙태와 동성애 등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사건들은 연방 대법원이 판결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미국 사회의 가치관과 흐름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대법원의 구성은 최근까지 지난 2000년 ‘조지 부시-앨 고어’ 대통령선거 결과를 판정했던 체제가 이어져왔다. 보수 5 대 진보 4라는 기본 구도다. 그러다가 지난달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이 사망하고, 이에 앞서 샌드라 오코너 대법관이 스스로 사임하면서 한꺼번에 두 자리의 공석이 생겼다. 렌퀴스트 전 대법원장이 남긴 자리는 며칠 전 존 로버츠가 메웠다. 전·현 대법원장 모두 보수적 인사다. 렌퀴스트 전 대법원장은 말기에 이념적 성향을 많이 벗어났다는 평가도 있다. 로버츠 대법원장을 포함한 현직 미국 대법관 8명의 성향을 살펴보면 ‘보수 4, 진보 4’라고 할 수 있다. 대법관에 따라 평가가 다르기도 하지만 대체적인 분류는 그렇다. 따라서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남은 한 자리에 이데올로기를 공유하는 인사를 앉히려 눈에 불을 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명권을 쥐고 있는 보수 진영에서는 확실한 보수 인사를 앉혀 사법부의 보수 색채를 확실하게 만들고 싶어한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중도 보수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지명한 마이어스 고문은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아니라는 의문을 미 보수 진영에서는 제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보수 색깔이 불분명한 인사를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마이어스 고문의 이념적 성향은 의회 청문회가 시작되면 뚜렷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dawn@seoul.co.kr
  • “여론 앞세워 재판도전 유감”

    “여론 앞세워 재판도전 유감”

    최종영(66) 대법원장이 23일 퇴임식을 갖고 6년 동안의 임기를 마쳤다. 퇴임식에서 최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과 법치주의 확립을 거듭 강조했다. ●“법관 시류 영합 안된다” 최 대법원장은 퇴임사를 통해 “여론이나 단체의 이름을 내세워 재판의 권위에 도전하려는 행동이 자주 생겨나고 있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치주의가 확립되기 위해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법적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대법원장은 후배 법관들을 향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법관은 자의적·주관적인 가치관, 사상을 맹종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때의 시류에 영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깐깐한 원칙주의자 끝내 눈물 최 대법원장은 강력한 추진력을 지닌 까다로운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법원행정처장으로 있을 때 예산을 “1원이라도 더 깎으라.”며 담당자들을 독촉하기도 했다. 재직 기간 내내 점심식사를 혼자 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법원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주변의 유혹을 멀리하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1961년 고등고시 13회로 법관의 길에 들어선 뒤 44년 동안 정들었던 법원을 떠난 최 대법원장은 배웅하러 나온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다 감정이 북받쳐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최 대법원장은 당분간 별다른 일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훈 신임대법원장의 취임식은 오는 26일 열린다. ●사법개혁 청사진 제시 최 대법원장은 제자리를 맴돌던 사법개혁을 본궤도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2003년 10월 출범한 사법제도개혁위원회를 손꼽을 수 있다. 사개위가 공판중심주의를 확립하고 로스쿨과 법조일원화, 군사법제도 등 광범위한 제도 개혁작업에 착수할 수 있게 된 것도 최 대법원장의 추진력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의 재직기간 동안 불구속재판 원칙이 뿌리내렸고 국선변호인 제도도 더욱 개선됐다. 그는 또 법관 서열제를 폐지하고 단일호봉제를 실시했다. 반면 폐쇄적인 인사관행을 과감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최 대법원장은 2003년 8월 대법관제청 과정에서 시민추천위원회 등의 의견을 배제하고 서열관행을 따르려다 판사 159명의 집단반발에 부딪혔다. 전효숙 헌법재판관, 김영란 대법관 등 ‘최초의 여성’ 카드로 반발을 피한 뒤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도 설치했으나 이후 인사 때마다 보혁간의 갈등이 되풀이됐다. 최 대법원장은 재임 기간 동안 전원합의체 판례 65건을 남겼다. 지난 7월 여성의 종중원 자격을 인정한 것과 지난해 검찰조서의 증거능력을 제한한 판례도 있다. 하지만 양심적 병역거부를 유죄로 본 것이나 보안관찰 통계자료를 북한의 대남공작에 이용될 국가기밀이라고 판단한 것은 보수적인 판결로 평가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불구속 재판 확대 빈말 안돼야

    대통령 자문기구인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이르면 2007년부터 형사사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재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재판출석 서약서나 제3자 보증서 등을 재판부에 제출하면 사안에 따라 불구속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전관예우’ 등 각종 법조비리의 온상처럼 지목돼온 구속사건에 대해 사개추위가 헌법이 규정한 ‘무죄추정’ 원칙과 인신 보호를 위해 불구속 재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법제도를 손질하기로 결정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우리의 사법제도는 헌법의 규정과는 달리 ‘유죄추정’의 원칙이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인신 구속을 징벌의 수단으로 당연시해 왔다. 인신 구속은 한 집안을 거덜낼 정도로 정신적, 금전적, 육체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수반함에도 피의자보다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편의 위주로 남발됐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구속영장 발부율이 85%나 되고, 인구 1만명당 구속자 수가 일본의 3배, 독일의 10배에 이른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피의자 가족들이 정상적인 수임료의 몇배에 이르는 ‘성공 보수’를 감수하면서도 판·검사 등 전관 출신 변호사들에게 매달리게 됐던 것이다. 이용훈 차기 대법원장뿐 아니라 과거의 사법부 수장들도 입만 열면 인신 구속에 신중해 달라고 법관들에게 당부했다. 그럼에도 구속 위주의 관행이 바뀌지 않은 것은 불구속을 특혜로 보는 사회 인식에도 책임이 크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사개추위가 불구속 재판을 확대토록 제도적인 장치를 강구한 것은 바람직한 접근법이다. 참심제 등 재판에 일반인의 참여를 허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구속 재판의 확대야말로 사법개혁의 핵심이다.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대륙 달구는 사형수 왕빈위

    4명을 살해한 한 농민궁(農民工·농촌출신 도시 노동자) 사형수를 둘러싸고 중국 대륙이 들끓고 있다. 중국 법원은 사형 선고를 내렸지만 주요 언론과 네티즌 사이에서 ‘사형시키지 말라’는 동정론이 거세다. 발단은 지난 4일 신화사의 ‘사형수 왕빈위(王斌余)의 변(辯)’이란 기사에서 시작됐다. 간쑤(甘肅)성 산골 출신인 왕빈위는 6살때 어머니를 잃고 초등학교 4학년 학력이 전부인 전형적인 농민궁이다.17살때부터 란저우(蘭州) 등 대도시로 나와 건설현장 인부 등 막노동을 시작했다. 하루 노임은 11.5위안(약 1500원)이고 밥값을 제외하면 하루 7위안(1000원)을 손에 쥐었다. 이렇게 10년을 모은 3만위안(400만원)을 지난해 고향으로 보냈고 아버지는 이 돈으로 새 벽돌집을 짓다 중상을 입었다. 급히 치료비가 필요했던 왕빈위가 체불 임금 5000위안(65만원)을 받으려는 과정에서 건설자재 절도범으로 몰리는 ‘극한 상황´에 이르렀다. 임금을 떼어 먹으려는 사장과 노동부 브로커의 농간에 분노한 그는 자신을 쫓아내려는 현장책임자와 일행을 살해했다. 지난 5월11일 발생한 이 살인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인터넷과 신문 기고란에는 왕빈위를 동정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법학자 등 지식인들도 그에게 내려진 사형선고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언론들은 중국의 최하층 계급에 대한 제도적 보호 미비와 법적 도덕성 문제를 제기했다. 인터넷에서도 그의 구명을 위한 서명운동이 시작됐고 일부는 전인대 상무위원회, 최고 인민법원, 최고 검찰원 등에 구명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3400여명에게 사형을 집행한 중국의 엄격한 사법제도에서 그를 살려낼 법적 조항을 찾기는 어렵다. ‘왕빈위 사건’은 법적·사회적 불평등과, 빈부격차·부정부패가 집약, 중국 고도성장의 그늘을 투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떠올랐다. 인본주의를 주창하는 중국 4세대 지도부가 ‘법과 정의’ 사이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oilman@seoul.co.kr
  • 경미사건 돈없이도 보석 가능

    구속영장이 발부된 피의자도 법원에 서약서나 출석보증서 등을 제출하면 보증금이 없어도 바로 풀려날 수 있게 된다. 또 징역 1년 이하에 해당하는 가벼운 사건은 피고인이 법원에 하루만 출석하면 재판을 끝낼 수 있는 신속처리절차도 마련된다. 대통령 산하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는 지난 15일 열린 7차 장관급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인신구속 및 압수수색 검증 개선방안’과 ‘경죄사건의 신속처리절차 도입방안’을 의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맡은 판사는 피의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동시에 석방조건을 제시하고, 조건이 충족되면 곧바로 석방하게 된다. 석방조건도 보증금 위주에서 본인 서약서, 제3자 출석보증서, 주거제한, 출국금지, 피해배상금 공탁, 담보제공 등으로 다양화했다. 다만 도주, 증거인멸 등의 가능성이 높거나 중죄를 범한 피의자는 제외된다. 제3자의 출석보증서를 제출한 피의자가 도주하면 보증인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사개추위는 또 법정형이 벌금, 구류, 과료인 사건이나 사실관계가 단순한 사건은 피고인이 원하면 법원에 하루만 나와 모든 재판절차를 마무리하는 ‘출석신속절차’를 도입, 최고 징역 1년까지 선고할 수 있게 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양형기준법 제정 바람직하다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12일 열린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 장관급회의에서 양형기준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의했다고 한다. 들쭉날쭉한 판결로 인한 사법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법무부는 사개추위가 양형기준법 제정 추진 의지가 없다면 따로 입법을 추진하겠다며 양형기준 법제화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법원과 재야법조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라는 명분 면에서 양형기준법 제정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형량을 정함에 있어 수없이 많은 고려 요소를 모두 법으로 강제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법원의 주장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검찰과 법원이 그동안 내부 양형기준표를 마련하는 등 사법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내부 기준표는 강제성이 없는 ‘참조’ 수준에 그침에 따라 ‘유전무죄 무전유죄’‘전관예우’ 등 고질적인 병폐를 뿌리뽑지 못했다. 법원은 재량권의 위축을 항변하기에 앞서 양형기준법 제정 필요성을 자초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말로는 잘못된 판결보다 오락가락하는 판결이 더 문제라고 하면서도 권력과 금력 앞에 법의 잣대가 휘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사법부가 ‘법과 양심’이라는 수식어를 앞세워 전횡하던 시대는 지났다. 사회적 감시와 통제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요청이다. 양형기준법이 제정되면 ‘선처’가 개입할 여지가 줄어들어 전반적으로 형량이 높아지게 된다고 주장하지만 기득권을 지키려는 법원의 변명일 뿐이다. 무엇이 국민을 위한 길인지 사법부는 진지하게 고민해보기 바란다.
  • 다양한 범죄 수치화 가능할까

    다양한 범죄 수치화 가능할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와 법무부가 형사 재판에서 피고인의 형량 기준을 법으로 정하는 양형기준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12일 열린 사개추위 장관급 본회의에서 “형사 재판의 형량이 일정하지 않아 사법 불신이 초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형량 기준을 법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개추위 관계자도 13일 “11월을 목표로 참고적 양형기준제도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무줄 형량, 유전무죄 줄 듯 양형기준제도란 법관마다 다른 양형의 차이를 줄이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각종 사건의 구형과 선고자료를 연구한 뒤 양형에 영향을 끼친 여러 요인들을 뽑아내 객관적인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천 장관은 이날 국회 산하에 법조인, 교수 등 13명으로 구성된 양형위원회를 설치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양형기준법 초안을 제안했다. 검찰도 최근 사개추위에 양형 기준법 초안을 제출했다. 검찰은 범죄 수단과 동기 등을 참고한 범죄등급을 세로 축에, 전과 여부·범행시기 등을 종합해 수치로 만든 범죄경력지수를 가로 축에 놓은 양형 기준표를 만들었다. 피고인의 범죄가 속한 세로 축의 등급과 가로 축의 경력지수가 만나는 곳에서 형량이 결정된다. 검찰 관계자는 “타협·솜방망이 처벌이란 비난을 떨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뜻은 공감하나…법조3륜 신경전 법원, 검찰, 변호사 모두 들쭉날쭉한 형량을 없애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자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그 속내는 각각 다르다. 법무부는 사개추위의 논의가 부진하면 정부입법으로라도 양형기준법을 도입할 뜻을 비쳤다. 사개추위 관계자는 “천 장관이 예정에 없던 발언을 하고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며 시각차이를 드러냈다. 천 장관의 발언은 수사권 약화를 막기 위해 양형기준법 등을 대안으로 요구해온 검찰의 일관된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사법개혁을 하자는 법원측이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동일한 사건인데도 법관마다 선고 형량이 차이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법이 졸속적으로 만들어지거나 강제력을 갖게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법원 관계자는 “검찰이 참고한 미국 제도는 미국내에서도 60%가 넘는 주(州)가 따르지 않고 있다.”면서 “다양한 범죄와 수많은 요인들을 수치로 표시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변협 관계자도 “재판을 통해 개인적인 사정을 호소할 여지와 법원이 베풀 수 있는 관용의 폭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면서 “양형기준이 강제력을 갖게 되면 판사의 재량은 줄고 검사의 영향은 커진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윤리 더 엄격하게 사개추위는 법원·검찰·군법무관뿐 아니라 헌법재판소·경찰·감사원 등에서 근무하다 개업한 변호사는 2년 동안 모든 사건 수임자료를 중앙법조윤리협의회에 제출토록 했다.‘과실범이 아니며 집행유예를 포함해 2차례 넘게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사람’은 영원히 변호사를 할 수 없다. 또 사건 당사자도 직접 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비리 판·검사 변호사 해선 안돼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차관급 실무위가 비리에 연루된 판사·검사가 변호사 개업을 하는 데 일정한 제한을 가하는 내용의 법조윤리 강화 방안을 엊그제 마련했다. 사개추위의 안은, 판·검사가 사직하고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할 때 변협이 법원·법무부로부터 비리에 관한 자료를 받아 개업을 허가할지를 심사한다는 내용이다. 즉 비리의 정도가 심하면 변협이 등록을 거부해 일정기간 변호사 개업을 못 하도록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사개추위의 안을 일단은 환영하지만 그 정도 방안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더욱 강력하고 명확한 제재 규정을 갖추기를 주문한다. 현재의 안대로라면 법원·법무부는 변협이 요구하는 비리 관련자료를 제출해야 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 강제조항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고 법원·법무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하리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동안에는 판·검사가 비리 혐의로 감찰을 받다가 퇴직해 버리면 그것으로 징계 절차가 끝나 비리의 실체는 묻히고 기록도 남지 않는 게 관행이었다. 법복을 벗는 것 자체가 징계라는 인식이 오래 유지돼 온 것이다. 그런 까닭에 사개추위의 안이 발표되자 법원·검찰 주변에서는 내부용인 감찰 자료를 민간기구인 변협에 줄 수 없다는 방어 논리가 벌써 나돌고 있다. ‘비리 연루자의 변호사 개업 금지’는 판·검사의 윤리성을 높이고 변호사 사회를 정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애매모호한 내용으로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밖에 안 될 것이다. 오는 12일 열리는 사개추위 전체회의에서 더욱 진전된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 비리 판·검사, 변호사 벽 높인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는 비리에 연루된 판·검사들이 퇴직해 변호사로 개업하려 할 때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등록심사위원회가 징계 여부와 상관없이 관련 자료를 법원이나 법무부 등에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변협은 이 자료를 개업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 자료로 쓸 수 있다. 사개추위는 5일 차관급 실무회의를 열고 이를 포함한 법조윤리강화 방안에 합의했다. 이날 마련된 방안은 오는 12일 장관급 본회의에서 확정된 뒤 입법절차를 밟게 된다. 지금까지 판·검사에 대한 징계절차는 혐의와 상관없이 퇴직하는 순간 중단됐다. 따라서 구설수에 오른 판·검사들이 감찰을 받다 퇴직하면 비리 사실이 묻힐 뿐 아니라 징계를 피할 수 있었다. 변협은 변호사로 개업하려는 판·검사들이 재직하는 동안 징계받았는지 확인하지만 징계 절차 도중 그만 둔 전관들은 ‘떳떳하게’ 개업할 수 있다.하창우 변협 공보이사는 “징계받은 전관들은 개업심사가 길게는 6개월까지 보류되는 등 불이익을 받지만 징계를 받기 전에 퇴직해 관련 사실이 알려지지 않으면 사실상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개추위는 아울러 중앙법조윤리협의회를 설치해 판·검사를 그만 두고 개업한 변호사들이 2년 동안 맡은 사건 실적을 보고받도록 했다. 또 법원과 검찰도 전관변호사가 담당한 사건의 수사와 재판결과를 협의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앞으로 변호사는 2년 동안 20시간 이상 법조윤리교육을 받아야 한다. 현재 판사와 검사만으로 구성된 법관징계위원회와 검사징계위원회에 외부인도 참여한다. 사개추위는 구속된 피의자가 보증금 대신 출석서약서나 제3자의 보증서를 제출하면 신병을 풀어주도록 하는 조건부 석방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또 단순 폭력이나 교통사고 등 경미한 형사사건을 다룰 ‘경죄사건 신속처리절차’를 신설해 하루만에 심리에서 선고까지 끝낼 수 있도록 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유무죄?… 법정공방 7시간 배심원 평결, 재판부 뒤집어

    유무죄?… 법정공방 7시간 배심원 평결, 재판부 뒤집어

    2007년 ‘국민 사법참여재판’ 도입을 앞두고 실제 일어났던 살인사건을 기초로 한 모의재판이 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이번 재판에는 일반 시민들이 배심원으로 참여,7시간 동안 검사와 변호사의 법정공방을 진지하게 지켜본 뒤 피고인들의 유·무죄를 판정했다. 이날 이용훈 대법원장 지명자와 한승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장이 방청석에 앉아 20여분간 재판 과정을 살피기도 했다. ●치열한 공방에 배심원들 고심 사건은 여비서와 불륜관계였던 피고인 박정훈(가명)씨가 운전기사이자 5촌 조카인 박근배(가명)씨를 시켜 골프연습장 강사와 맞바람을 피우던 부인 고경숙(가명)씨를 살해했다는 내용이었다. 박근배씨는 박정훈씨로부터 살해 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살인을 사주받았다면 박근배씨의 죄는 경감된다. 검찰은 박정훈씨가 살해를 교사하고 해외출장을 가서도 독려하는 전화를 했다며 통화내역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또 박근배씨로부터 “사장님이 1000만원을 주며 잘 처리해 주면 평생 잘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는 증언을 받아냈다. 고경숙씨의 여동생은 “형부가 운영하는 회사의 지분 60%가 언니 소유이고 언니가 사망하면 소유권을 형부가 갖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측은 박정훈씨가 박근배씨에게 준 1000만원은 고씨의 내연남인 이성택(가명)씨에게 관계 정리 대가로 전달하라고 준 돈이었고 해외에서 전화를 건 이유는 이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고경숙씨와 내연관계였던 박근배씨가 또 다른 내연남에게 질투를 느껴 고씨를 살해한 치정에 의한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엄마도 없는데 아빠까지 없으면 살 수 없어요.”라는 박정훈씨 아들의 탄원서까지 제시하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검찰은 피고인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배심원단 “유죄” 재판부는 “무죄” 배심원 9명은 2시간 가까이 토론한 끝에 8대 1로 박정훈씨의 살해 교사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무죄를 주장한 배심원 1명은 “돈이 많은 사람도 명품을 선물하는 건 크게 마음먹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라는 이유를 든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고씨가 운전기사에게 명품을 선물했다면 내연관계임이 분명하며 치정에 의한 단독범행이라는 나름대로의 논리였다. 개인적인 경험과 상식이 평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드러났지만, 휴정 시간에 상영된 ‘미국의 배심제도’ 비디오에서도 “배심원에게 요구하는 것은 바로 상식”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의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와 고씨가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었고, 박근배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재산관계와 관련해서도 피해자가 회사에 관심이 없었고, 이혼 때 재산분할 청구를 하면 박정훈씨가 회사를 완전히 빼앗길 우려는 거의 없다는 점도 고려됐다. ●실제 판·검·변호사·배심원 참여 실제 사건 내용의 몇 가지 사항을 변경, 재판이 진행됐지만 재판장과 검사·변호사는 실제 인물이었다. 이혜광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홍동기·김경란 판사, 대검연구관인 이완규 검사, 이종오·진간재·최수령 변호사가 나섰다. 배심원들은 서울 서초구 주민들로 무작위로 뽑혔다. 재판 전날 재판부와 검사·변호사 앞에서 면접을 봤다. 배심원으로 참가한 50대 여성은 “처음 법원에서 출석 희망 여부를 물었을 때 쑥스러워 안하려 했었다.”면서 “해외에서도 시행되는 이 제도가 빨리 들어왔으면 좋겠고, 개인적으로 자부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X파일 ‘떡값 검사’ 검·경 또 신경전

    수사권 조정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검찰과 경찰이 X파일 관련 ‘떡값 검사’에 대한 수사 주체를 놓고 한 차례 신경전을 펼쳤다. 서울중앙지검은 23일 삼성으로부터 이른바 ‘명절 떡값’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전·현직 검사 고발 사건을 도청수사팀으로 송치하라는 지휘서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내려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이 도청테이프에 거론된 전현직 검사들을 고발했고, 최근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면서 “전·현직 검사들에 대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검찰에 건의했다. 서울중앙지검 황교안 2차장은 이날 “동일한 사안에 대해 참여연대가 이미 고발장을 접수했기 때문에 병합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원칙에 따라 관련 기록을 송치하도록 경찰에 지휘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관련 기록이 송치되면 도청수사팀에 사건을 배당,X파일에 거론된 것으로 알려진 전·현직 검사들을 상대로 1997년 추석을 앞두고 삼성으로부터 500만∼2000만원의 ‘떡값’을 받았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이번 고발건을 경찰에서 해주기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쉽고 답답하다.”고 전했다. 앞서 ‘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네티즌 연대 준비모임’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각각 지난달 28일과 지난 3일 X파일에 등장하는 전·현직 검사들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고발한 바 있다. 유영규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새 대법원장, 사법개혁이 우선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이용훈 공직자윤리위원장을 후임 대법원장으로 지명했다. 이 지명자는 국회의 인사청문회 및 동의 절차를 거쳐 대법원장에 취임하게 된다. 후임 대법원장 자격이 거론되면서 대한변협·법원노조 등 각계에서 후보 추천 명단을 내놓았을 때 이 지명자는 대부분 포함됐다. 또 현직판사들이 요구하는 자격을 갖추었고 사생활에서도 꼬투리 잡힐 만한 일이 드러나지 않아 대법원장으로 취임하기에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취임후 무엇을 해야 하는가이다. 우리는 새 대법원장에게 주어진 최우선적인 과제가 인적·제도적으로 사법개혁을 완수하는 일이라고 판단한다. 우리사회가 급속도로 변화하고 국민의 요구가 다양해진 데 비해 사법부는 그동안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대법관 구성만 보아도 연공서열에 따른 자리 물려주기가 일반화해, 사법시험 기수가 10년 정도 차이나는 여성 대법관이 비로소 임명된 것이 지난 8월의 일이었다. 대법원장에 취임한 직후인 10∼11월 잇따라 4명의 대법관이 교체될 예정이므로 그때마다 대법원장의 개혁 의지는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현재 추진 중인 공판중심주의 도입, 참·배심 제도 등 국민의 재판 참여, 법조 일원화, 법조인 윤리강화 등 사법제도 개혁안이 제대로 마무리될 것을 기대한다. 사법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데는 기득권 포기와 이해 당사자간의 조정 및 화합이 절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당연히 ‘국민을 위한 사법 서비스’라는 명제가 존재해야 한다. 이 지명자는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있던 1993∼94년 사법개혁의 산파역을 했으며 평소에 사법부가 국민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만큼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과업을 완수하리라 믿는다. 이 지명자는 지난해 탄핵심판 때 노무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바 있다. 따라서 정치권 등 일부에서 이번 인사에 대해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새 대법원장이 이같은 부정적인 시각을 조속히 털어내는 길은 사법부의 독립을 명실상부하게 유지하는 것뿐임을 잊지 않기 바란다.
  • [이용훈 대법원장 지명] “또 탄핵대리인 챙기기” 한나라 반발

    대법원장 후보로 대법관 출신 이용훈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이 지명되자 한나라당을 비롯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시민단체 등이 강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사법개혁을 이끌 인물”이라면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적합한 인물’이라면서 오랜만에 여권과 한목소리를 냈다. 한나라당은 이 지명자가 지난해 대통령 탄핵재판 대리인 출신인 점을 들어 “3권 분립을 훼손한 인사”라며 강력 비난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탄핵대리인은 대통령의 변호인인데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에 지명한 것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저해하는 것”이라면서 “국민통합을 생각한다면 매우 신중하게 인사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명자에 대해서도 결단을 촉구했다. 전 대변인은 “명예로운 법률가로서 자신의 위치를 마무리하려면 고사를 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정 사실이 알려진 이후 한나라당은 ‘정실인사’ ‘사법부의 정권 예속화’ 등으로 거세게 비난해 왔다. 당내에서는 지난달 임명된 조대현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이어 대법원장까지 탄핵 대리인 출신으로 채우자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지난해 대통령 탄핵 심판 변호인단 중 하경철 변호사는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위원장에, 한승헌 변호사는 대통령 직속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외에도 양삼승 대통령 자문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초대 위원장과 김덕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위원 등도 대통령 변호인단 출신이다. 대법관 출신이 아닌 참신한 인물 발탁을 주장해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시민단체도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한나라당이 문제삼고 있는 탄핵 대리인 출신인 점에 대해서는 차후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서영교 부대변인은 “청렴, 강직 그리고 온화하고 소탈한 품성의 소유자로서 소외받는 자, 억울한 자를 위한 사법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법부의 역할을 해주시리라 믿는다.”면서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오랜 법조 경륜과 신뢰는 사법부의 위상을 강화하고 더 나은 사법부로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박준석 박경호기자 pjs@seoul.co.kr
  • 경찰관4명 촛불집회 참가

    현직 경찰관들이 ‘안기부 X파일’ 사건에 등장하는 검찰간부에 대한 경찰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에 참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황정인(37·경찰대 수사보안연수소) 경감 등 경찰관 4명은 지난 17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 앞에서 ‘사법제도 개혁을 위한 네티즌연대’ 주최로 열린 촛불 집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검찰은 삼성과 유착관계가 드러난 이상 X파일을 제대로 수사할 수 없기 때문에 연루된 전ㆍ현직 검찰 및 법무부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는 경찰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공무원법에는 공무원이 공무 이외의 집단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개인적인 집회 참여는 사실상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행동이 집단행위인지 개인적 행위인지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남았다. 경찰청은 “사실 확인을 위해 감찰에 착수했으며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로스쿨 쟁점과 방향] 김선수 사개추위 단장 인터뷰

    [로스쿨 쟁점과 방향] 김선수 사개추위 단장 인터뷰

    법조계의 오랜 논쟁거리였던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도입이 확정됐다. 로스쿨 전체 정원과 로스쿨 인가 대학 등 핵심쟁점은 내년도에 설치될 법학교육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김선수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기획추진단장은 31일 “현재의 사법시험제도는 나름대로의 기능은 있었지만 한번의 시험으로 개인의 운명이 결정되고, 학부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주범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면서 “로스쿨 도입을 통해 풍부한 교양과 건전한 직업윤리관, 법적 분쟁을 전문적·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단장을 만나 사개추위가 합의한 로스쿨의 원칙과 향후 계획, 합의 과정에서의 뒷얘기 등을 들어봤다. ▶로스쿨의 대학별 입학정원을 150명 이하로 제한한 이유는 뭔가. -현재 법과대학의 인적·물적 여건을 감안, 다양한 로스쿨 설립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 전국 법과대학의 교수 대 학생정원의 비율은 1대47이다. 사개추위 기준은 1대12다. 입학정원이 100명인 대학이 이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정교수만 25명이 돼야 한다. 그러나 상당수 대학이 이 기준을 충족하기란 쉽지 않다. 개별 로스쿨의 정원 제한을 두지 않으면 소수의 특정 대학에만 인적·물적 자원이 집중돼 학문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로스쿨간 경쟁을 통해 질적인 수준을 높이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로스쿨의 전체 정원에 대해서는 결국 합의를 하지 못했는데. -로스쿨 전체 정원 문제는 사회적으로 법률전문가를 얼마나 필요로 하는가의 문제다. 때문에 법조·교육계 등 공급자의 측면 뿐만 아니라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도 고려돼야 한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다. 제도를 설계하는 사개추위가 로스쿨의 전체 정원을 결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봤다. 앞으로 교육부 장관이 관계기관과 국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결정할 것이다. ▶지방 소재 대학은 로스쿨을 지역별로 고루 안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 단위에 1개씩 인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방대학이 활성화돼야 지나친 수도권 집중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법의 지방분권도 이룰 수 있다. 다만 로스쿨의 지방분권화, 지역별 안배를 법적·제도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어렵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르면 국가균형발전계획을 수립할 때 지방대학의 육성 및 지역의 인적자원 개발에 관한 사항을 수립하도록 돼 있다. 때문에 지방대학에 대한 배려는 국가균형발전의 관점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사개추위 위원들은 이 같은 명분에만 합의했을 뿐 1도 1개 원칙과 같은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 ▶각 대학들은 나름대로 특화된 로스쿨을 추진하고 있다. 특화된 로스쿨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나. -특화된 로스쿨을 추진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기본적인 교과과정을 충분히 이수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뒤에 특정 부문에 전문화된 로스쿨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현재 교육부에서 설립인가 심사 기준을 작성중에 있는데 전문성을 높이는 특화 방향이 있다면 설립인가 심사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것이다. 그리고 지방대학에 대한 고려도 이때 이뤄질 것이다. ▶산업대학이나 연합대학은 로스쿨 인가조건에서 배제했는데 이유가 뭔가. -산업대학과 연합대학의 로스쿨 설립을 제한한 것은 충실한 법학교육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산업대학은 설립목적, 교육과정과 방법, 교육여건에서 일반 대학과 차이가 있다. 산업대학도 현행법령에 따라 교육여건을 갖추면 일반대학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산업대학이 로스쿨을 추진하려면 우선 일반대학으로 전환한 뒤 하는 것이 타당하다. 연합대학원 제도는 현재 인정되지 않는 제도다. 단순히 참여 기회를 넓힌다는 의미에서 연합대학원을 인정하면 운영상의 문제 등으로 충실한 교육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다. 연합대학원을 인정하는 일본도 74개의 로스쿨 중 연합대학원은 1개뿐이다. ▶이번에 로스쿨로 인가받지 못하더라도 추가적으로 인가받을 수 있나. -물론이다. 추가인가는 법조인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로스쿨 제도의 정착, 해당 로스쿨 신청 대학의 교육 여건과 준비상태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지방 국립대는 사립대에 비해 재정적인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로스쿨 인가 기준 가운데 시설 비중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개추위가 로스쿨의 설립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인적 부분과 물적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인적 자원은 전임교수 대 학생비율을 1대12로 하고 실무가 교원의 비율을 20% 이상으로 정했다. 물적 기준은 법학전문도서관 등 필요한 최소한만을 제시했고, 다른 부분은 일반 대학원 기준과 같다. 이 같은 인적·물적 기준은 충실한 법학교육을 위하여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때문에 지방 국립대만 인적·물적 기준을 낮추는 것은 다른 로스쿨과의 형평성뿐 아니라 충실한 교육을 담보하기 위한 기본 전제를 침해하는 것으로 수용하기 어렵다. 기준을 낮추면 로스쿨 설립의 취지가 훼손될 수도 있다. ▶로스쿨을 도입한 주된 이유 중 하나가 고시낭인(浪人)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로스쿨이 도입되더라도 로스쿨에 입학하려는 또다른 형태의 고시낭인이 나올 수 있지 않나. -고시낭인 문제가 100% 해결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로스쿨 입학시험은 학부성적과 적성시험, 외국어 능력 등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적성시험의 성격상 예전과 같은 고시낭인은 없어질 것으로 본다. 적성시험은 사법시험처럼 오래 공부한다고 해서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황판단력, 논리력, 사고력을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적성시험은 누적된 평균점수를 매긴다. 예를 들어 로스쿨 입학시험 때 적성시험에서 2년 연속 낮은 점수를 받아 떨어진 수험생이 3년째 적성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 수험생의 3년째 적성시험 점수는 3년 동안의 평균점수가 된다. 때문에 몇 년 동안 적성시험 점수가 낮게 나오면 자연스럽게 그만둘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로스쿨 논의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법원·검찰·변협·교수단체 등이 워낙 의견차가 커서 자칫 로스쿨 도입이 안 될 수도 있었는데. -로스쿨 도입논의는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그럼에도 그 동안 로스쿨과 관련, 어떠한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사개추위도 약 40여 차례에 걸친 내부 토론을 했다. 차관급 실무위원회는 3차례했고, 전문가 의견청취는 6차례나 거쳤다. 공청회도 했다. 그러고도 의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 5월16일 본위원회 의결 때도 위원들끼리 세부쟁점에 대해서 토의를 했다. 이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난 10여년 동안의 논의가 또다시 무산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막판에 형성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사개추위원들이 현재의 사법시험제도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현재까지는 로스쿨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로스쿨 추진일정 로스쿨 인가기준이 빠르면 연내 확정될 전망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 관련법률을 제정하고 2006년에 로스쿨 인가심사를 마무리해 2007년 5월에는 입학적성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인가기준은 로스쿨 유치를 준비하는 대학들의 최대 관심사다. 가능한한 빠른 시일 내에 확정해 달하는 것이 이들 대학의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로스쿨 총 정원은 물론 세부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로스쿨을 위한 각종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준비하기에 한계가 많다는 불만이 높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우선 법률부터 제정하는 것이 당장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교육부 산하에 법학교육위원회를 구성, 인가심사 세부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세부기준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정책연구 결과가 나와봐야 결정할 수 있다.”면서 “세부기준에 대한 시행령은 내년 초에나 마련할 수 있겠지만 대학들이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에 앞서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연구 결과가 11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돼 대학들에게 세부기준이 공개되는 시기 역시 그 즈음이 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내년 초까지 법률과 시행령을 마련하고 2006년 5월부터는 대학들로부터 인가신청 접수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로스쿨이 어느 대학에 설치될지는 내년 연말에야 결정될 수 있다. 인가신청 접수시기가 당초 3월에서 5월로 늦춰져 인가결정 역시 늦어지게 됐다. 로스쿨 입학적성시험 시행준비도 내년부터 시작된다. 시험자체를 새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부의 부담이 만만찮은 부분이기도 하다. 교육부는 내년 중 적성시험 연구기관을 지정해 2007년 초에 모의시험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입학적성시험은 2007년 5월쯤 시행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교육부는 현재 ‘법학전문대학원설치운영에관한법률’에 대한 입법예고를 최근 마치고 규제심사를 받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X파일 파문] 檢개혁 칼 빼들까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X파일에 거론된 검찰인사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검찰이 긴장하고 있다. 천 장관은 지난 25일 X파일 파문과 관련해 “검찰이 외부로부터 공정성을 의심받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며 강력한 감찰 시스템을 요구했다. 이는 천 장관이 취임 이후 보여온 친(親) 검찰적인 태도에서 벗어난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천 장관의 발언이 단순한 주문을 넘어 입각 전부터 품어 왔던 검찰개혁의 칼을 뽑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천 장관은 취임 후 “무죄에 연연하지 말고 과감히 기소하라.”고 발언하는 등 유화적인 몸짓을 보였다. 이에 대해 검찰 간부들은 “생각보다 유연하고 조직의 이치를 이해하실 분”이라고 평가했지만 “검찰을 한번쯤은 뒤흔들 것”이라는 상반된 분석도 빼놓지 않았다. 천 장관은 최근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의 법조비리 근절방안에 대한 법무부안을 보고받을 때 “내부인사일수록 처벌이 강해야 한다.”며 반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대법원장은 기성복 고르듯 뽑아야”

    한승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은 24일 오는 9월 단행될 대법원장 인선과 관련해 “어떤 자리든 최적임자는 손꼽기 힘들다.”면서 “현재 법조인들 가운데 국민들의 마음을 최대한 만족시킬 수 있는 분을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사개추위 출범 6개월을 기념한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말하고 “한 사람이 모든 덕목을 갖추려면 힘들다.”면서 “기준을 절대화하지 말고 맞춤복이 아니라 기성복을 고르듯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개추위 안대로 고등법원에 상고부가 설치되면 대법원의 다양화를 위한 기본적인 구조가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그동안 법원, 검찰, 군, 교육계 등 힘있는 부처의 의견을 조율하느라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며 전체 일정의 4분의 1을 넘어선 감회를 밝혔다. 지난 1월 출범한 사개추위는 그동안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제도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공판중심주의 확립과 군사법제도 개혁 등 형사사법제도의 변화를 가져올 굵직한 사안들을 의결했다. 로스쿨 도입과 관련,“밥그릇 지키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로스쿨의 편중을 막기 위해 정원을 제한하고 장학금 지원제도가 인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형소법 개정논란과 관련해 “검찰과 법원의 입장과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 절충안으로 정리됐다.”고 답했다. 사개추위는 앞으로 전관예우 시비를 차단하기 위한 윤리 강화방안, 인신구속제도 개선방안과 경미한 사건의 신속처리절차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군사재판에 장병 배심원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는 19일 장관급 장교(장성)의 지휘부대에 설치된 보통군검찰부와 보통군사법원을 폐지하고 국방부 소속의 고등군검찰단·고등군사법원 하에 육·해·공군을 통합한 5개의 지역관할 군검찰단·군사법원을 설치키로 했다고 밝혔다. 사개추위는 지난 18일 장관급 본회의를 열고 이를 포함한 군사법제도 개혁, 형사소송법 개정, 대법원 구성 등 3개 안건에 대한 최종 방안을 확정했다. 군사법제도의 개혁방향은 독립성과 중립성 강화 등에 맞춰졌다. 개혁안에 따라 군검찰에 대한 지휘권을 갖게 된 국방부장관이나 장관으로부터 구체적인 사건의 지휘권을 위임받은 해당 군 참모총장들은 고등검찰단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 사개추위는 아울러 군판사·검사 정원의 3분의1 이상은 민간인에서 뽑도록 했다. 또 군검찰이 헌병 등 군사법경찰의 수사를 지휘토록 하고, 일반 장병들도 군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반면 지휘관이 군사재판에서 선고된 형을 감경할 수 있는 관할관 확인권 제도와 일반장교가 재판에 참여하는 심판관 제도는 평시에는 폐지했다. 한편 사개추위는 고등법원 상고부가 담당할 민사사건의 기준을 당초 청구금액 10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형사사건은 징역 10년 이하에서 징역 3년 이하로 낮췄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千법무·전국 검사장 15일 첫 간담회

    천정배 법무장관과 전국 고·지검장들이 15일 한 자리에 모여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등 검찰의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천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리는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고검·중앙지검뿐 아니라,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고·지검장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검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열린 정기 검사장회의 이후 새로 취임한 천 장관과 전국 검사장들이 모여 검찰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모인 검사장들은 오전과 오후에 천 장관과 김종빈 검찰총장을 번갈아 만난다. 이 자리에서는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와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가 일단락된 뒤 검찰의 현안으로 떠오른 수사권 조정문제에 대해 일선 검사장들과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검찰은 지난 5일 노무현 대통령이 검·경 수사권 문제에 대해 공개적 논의를 금지한 뒤 이 문제에 대한 검찰의 의견을 정리해 천 장관에게 전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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