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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法·檢 로비 심해 vs 국민 공감해야

    최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 소위가 마련한 사법개혁안을 놓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법조계 로비가 극심하다는 사실이 드러나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은 16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사법개혁안이 나오니 법원·검찰에서 반발이 나오고 로비도 심하다.”면서 “검찰이 기본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로비할 염치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실제 사법개혁안이 발표된 지난 11일 이후 법무부·검찰 고위 관계자들이 국회 의원회관 등을 찾아 의원들과 개별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최고위원은 또 “이 정부 들어 엉터리 수사가 많지 않았느냐. 전직 대통령도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시작할 때는 의기양양하게 하다가 흐지부지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면서 “모든 국민이 배후가 누구인지 아는 사건을 가지고 검찰만 모르는 사건도 한두건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검사 출신인 홍준표 최고위원은 “사법개혁은 국민적 공감을 갖고 해야 한다.”면서 “당 최고위원회나 의원총회에 보고도 하지 않고 몇 명이 모여 국회 의사인양 발표한 것은 옳지 않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홍 최고위원은 “판·검사만을 수사하는 특별수사청을 설치하면 수백, 수천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텐데 1년에 한두건 있을까 말까 한 사건으로 조직을 운영한다는 데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면서 “전관예우 금지 조항도 다음달 변호사법만 개정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중진의원들도 입장차를 드러냈다. 판사 출신인 김영선 의원은 “사법개혁의 방향은 판·검사의 증거 채택과 사실 확인의 내부 합의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에 있다.”고 밝혔다. 남경필 의원은 “사법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나, 국민의 뜻을 모으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법조 개혁 안 직역주의에 좌초 안 돼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사개특위) 6인 소위의 법조개혁안을 놓고 직역별 갈등이 커지고 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정치인 몇명이 모여서 이런 안을 내놓는 게 개혁이라 할 수 있느냐.”고 했다고 한다. 특히 판·검사만을 겨냥한 특별수사청 설치,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경찰 수사권 부여 등이 불만이라고 한다. 정치권은 “검찰이 제 역할을 했다면 이런 개혁안이 나왔겠느냐.”며 ‘검찰의 오만’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하지만 검찰과 정치권 모두 네 탓에 앞서 자신들을 뒤돌아봐야 한다. 판·검사 특별수사청 설립안은 검찰이 촉발한 측면이 있다. ‘스폰서’ 판·검사,‘그랜저’ 검사 사건 등 잇따른 비리부터 반성해야 한다. 정치권에서 자업자득이라고 할 만하다. 정치권 역시 직역이기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 거악 척결은 검찰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이다. 거악에는 당연히 정치권과 대기업이 포함돼야 한다. 판 ·검사 특별수사청 설치와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안에는 자신들만 특별수사에서 비켜서 있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극렬하게 비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법관을 20명으로 증원하는 것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법령을 최종적으로 해석·통일하는 것이 대법원의 주요 임무인데 가치관이 다른 구성원들이 늘어나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외국의 입법 예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은 기득권과 직역이기주의를 버리고 국민을 위한 개혁안을 만들어야 한다. 중앙수사부를 폐지하려면 기왕의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안을 관철해 판·검사, 대통령 친인척과 국회의원, 재벌기업을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 판·검사 출신 변호사의 수임 제한 기간은 1년으로 확정해 전관예우 풍토를 막아야 한다. 요즘 법조계의 신뢰 추락은 정치권 못지않다. 법조계는 선거로 교체되는 정치권과 달리, 한번 신뢰를 잃으면 회복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새겨야 할 것이다.
  • 檢, 긴급 고검장회의 소집

    사법개혁특위 합의안이 발표된 이튿날인 11일 검찰은 긴급 고검장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에 나섰다. 김준규 총장은 오후 5시부터 2시간 동안 회의에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등을 담은 사개특위 합의안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앞서 김 총장은 고검장회의 소집을 지시하면서 “정치인들 몇명이 모여서 사법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이런 안을 내놓는 게 무슨 행태냐.”고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사개특위 ‘법조개혁안’ 국민 눈높이 맞춰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어제 이른바 ‘법조개혁안’을 내놓았다. 17대 국회에서 좌절됐던 작업이 재점화된 지 1년 1개월 만이다. 정치권이 스스로 칼을 대지 못하는 법원과 검찰을 겨냥해 국민의 정서를 버팀목으로 삼아 합의한 절충안이라고 볼 수 있다. 개혁안의 핵심은 대법관 수 증원과 검찰 특별수사청 신설을 꼽을 수 있다. 경력법관제, 판·검사 출신의 퇴직 후 1년간 근무지 수임 금지, 양형위원회 설치 등도 간단치 않은 사안인 탓에 의견수렴 과정에서 진통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20명으로 늘려 대법원의 틀을 바꾸는 방안 만큼 민감한 쟁점은 없다. 민주주의 근간인 삼권분립 원칙, 즉 사법부 독립과 직결되는 까닭에서다. 국회는 대법관 증원에 대해 업무 부담을 덜어 주고 구성원의 다양화를 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법관 업무가 과다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상고사건 수는 이미 3만건을 넘었다.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뺀 대법관 12명은 연간 1인당 2700여건, 매일 7건 이상을 맡고 있는 꼴이다. 때문에 대법관을 6명 더 늘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한나라당은 당초 10명 증원을 주장했던 터다. 필수가결한 증원이라기보다 말 그대로 합의 결과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대법관 영역보다 1, 2 하급심의 확대와 강화를 통해 무작정 대법원까지 가고 보자는 풍토를 개선해 나가는 게 우선일 듯싶다. 미국 대법관 수는 9명, 영국은 12명, 일본은 15명, 법체계가 다른 독일은 123명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폐지를 대신해 판·검사의 직권남용을 견제하는 독립기관으로 특별수사청을 두는 방안도 더 숙고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의 눈높이가 판·검사만이 아니라 소위 ‘권력형 비리’를 흔들림 없이 수사해 일벌백계하는 데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대검 속의 독립청도 어불성설이다. 개혁에 몰린 법원과 검찰의 반발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적 의도에서 대법관 증원이, ‘공직자비리수사처’의 대안으로 특별수사청이 논의될 수는 없다. 앞으로 다변화·다양성 사회에 걸맞게 충분히 의견을 모아 최종 개혁안을 확정하길 바란다.
  • 판·검사 범죄 특별수사청 추진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2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판·검사와 검찰수사관의 직무 관련 범죄를 다루기 위해 ‘특별수사청’을 설치키로 했다. 사개특위는 이와 함께 전관예우 근절을 위해 판·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할 때 퇴직 전 1년간 근무했던 기관에서 취급하는 민·형사 및 행정사건 수임을 개업 후 1년간 금지하는 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사개특위 소위원회는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법조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법조계의 반발이 심한 데다 특별수사청 설치 등은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문제여서 국회 통과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사개특위 소위는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한 18명의 대법관을 민사·특허부(1부)와 형사·행정부(2부)로 9명씩 나눈 뒤 각 부 산하에 3명씩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3개 재판부를 둬 총 6개 재판부를 구성키로 했다. 또 법조 일원화를 위해 검사·변호사·법학교수 등 법조 경력 10년 이상의 법조인 중에서 법관을 임용하는 경력법관제를 2017년부터 전면 실시키로 했다. 검찰의 ‘특별수사청’은 대검 소속으로 설치하되 인사·예산과 수사활동에서는 독립기구로 운용키로 했다. 한편 사개특위의 안이 발표되자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오전부터 박용석 차장 및 부장급 간부 등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가졌고,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은 공식 성명을 내고 “중수부는 그동안 각종 부정부패의 파수꾼 역할을 했고, 서민을 상대로 수사한 적은 없다.”면서 “중수부 폐지는 대형 부정부패 사건에 대한 ‘파수꾼’을 무장 해제한 것으로, 이로 인한 이익이 누구에게 돌아갈지는 명확하다.”고 밝혔다. 이지운·강주리기자 jj@seoul.co.kr
  • “당사자도 모르게?” 중수부 폐지 등 특위안 발표에 검찰 ‘격앙’

     특별수사청은 설치되고, 대검 중앙수사부는 폐지된다.  국회 사법제도개혁 특별위원회는 10일 이같은 내용의 사법 개혁안을 전격 발표했다.  검찰은 크게 반발했고, 법원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대검 중수부 폐지와 경찰수사권 명문화 등으로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이는 검찰은 공론화 과정도 없이 갑자기 개혁안을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준규 검찰총장도 오전 회의에서 이번 개혁안 발표와 관련, 직접 관련된 기관(검찰)도 모르게 개혁안이 마련된 데 대해 격앙했다고 회의 참석자가 전했다.  대검의 한 간부는 “고위층 부패 수사를 전담하는 중수부를 없애겠다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비리수사를 못하게 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법률로 규정된 것도 아닌 검찰 수사 직제에 관련한 문제까지 법률로 정하겠다는 것은 입법권 남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특별수사청도 종전에 논의됐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가 국회의원 등도 수사대상으로 삼았던 것과 달리 판·검사만 대상으로 삼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도 “오늘 아침까지 개혁안에 담길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 구체적 내용을 검토해 본 뒤에야 입장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당혹스러워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사설] 혈세만 낭비하는 국회 특위 남발 안 된다

    2월 임시국회가 어제 시작됐다. 여야는 두달 만에야 국회 문을 열어 5개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 민생대책, 정치개혁, 남북관계, 연금개선, 공항·발전소·액화천연가스 주변 대책 특위다. 지금도 국회에는 국제경기대회 개최 및 유치 지원, 세계박람회 지원, 사법제도 개혁, 일자리 만들기, 독도영토수호대책 등 5개 특위가 활동하고 있지만 형식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18대 국회에서 구성된 특위 20여개 중에는 소위원회 한번 열지 않고 사라진 것도 있다. 정치개혁특위는 18대에서만 벌써 세번째 만들어졌다. 물론 그동안 별 성과는 없었다. 여야는 국가의 현안과 민생 안정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와 대책 마련을 위해 특위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에는 상임위 16개가 있다. 특위가 할 일은 대부분 상임위에서 하는 일과 중복돼 상임위만으로도 충분하다. 특위를 만들어야 할 절실한 이유는 찾아보기 어렵다. 민생대책은 경제 관련 상임위에서 대책을 마련해도 충분하다. 남북관계는 외교통상통일위에서 다루면 된다. 그러니 국민을 위한 특위가 아니라, 국회의원 자신들을 위한 특위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보여주기식 특별위원회 남발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선진국 국회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특위를 거의 구성하지 않는다. 상임위원회에서 다루지 못할 국가적인 현안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국회의 고질적 특위 남발은 여야 중진의원들이 위원장 자리를 나눠 먹고,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실제 18대 국회에서 만들어진 20여개의 특위가 지난 3년 동안 사용한 예산만 모두 45억원이다. 특위 위원장들은 매달 600만~800만원 정도의 활동비를 받는다고 한다. 위원장이 상임위원장을 겸하면 중복 지급된다. 특위는 대개 1년 안팎의 활동 기간에 소속 위원 4~5명이 한 차례씩 해외시찰을 나간다. 18대 국회의 특위 여비만 매년 평균 3억원에 달했다. 특위의 특수활동비도 지난 3년간 똑같이 8억 6500만원이었다. 업무추진비, 운영비, 직무수행경비가 별도로 책정되어 있다. 성과는 미약한 특위 활동이 혈세로 치러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국민혈세만 낭비하는 특위 남발은 더 이상 안 된다. 눈 부릅뜬 국민이 지켜보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신고·증언자 보호장치 제대로 가동되나] 수사·재판과정 신원노출도 문제

    [신고·증언자 보호장치 제대로 가동되나] 수사·재판과정 신원노출도 문제

    전문가들은 보복범죄의 증가가 사회혼란을 야기하고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신고자나 증언자, 사건 관련자들을 보호하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이들이 또 범죄의 희생양이 돼 결국 ‘신고 문화’가 자리잡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웃에서 일어나는 범죄까지 외면하는 ‘방관자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의 증인·신고인 신변보호제도는 선진국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부터 ‘피해자권리고지제도’를 확대, 개인정보 보호나 보호 요청 등 피해자의 권리를 알려주고는 있지만, 이들에 대한 신변보호는 아직까지 비상연락망 제공이나 느슨한 순찰 정도에 그치고 있다. 가정폭력을 당했던 한 주부는 “경찰에 남편의 구타사실을 여러번 신고했지만 집안일은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말하고 순찰 한두번 돌다 가는 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비상연락망 제공 등 미미한 보호 수사·재판과정에서의 신원 노출도 문제다. 곽대경 동국대 교수는 “재판 때 상대방 변호사가 서류상으로 참고인 진술이나 증인 신원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모든 범죄는 아니지만 범죄단체조직, 살인, 강간 등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조서에 증인과 참고인의 이름을 가명으로 쓰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인 보호프로그램도 수년째 검토만 되고 있다. 대검찰청에서 ‘특정범죄신고자 보호법’을 손질해 미국식 증인보호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며 2009년 태스크포스팀까지 꾸렸지만 아직까지 원안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검 관계자는 “증인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신원세탁 등을 하려면 민법과 국적법 등 관련 법령을 동시에 개정해야 되고, 증인이 외국 국적을 택할 경우 해당 국가와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협의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현실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한수 대검찰청 피해자인권과장은 “지난달 나온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식 증인보호프로그램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검찰에서든 경찰에서든 범죄 관련 신고자나 증언자 보호에 큰 ‘구멍’이 존재하는 셈이다. 그러나 선진국의 경우는 다르다. 미국은 거주 이전 및 신원 세탁, 생계비, 고용지원까지 해준다. 독일은 임시 위장신원도 제공한다. ●피의자 ‘치료사법’ 도입해야 곽 교수는 “증인과 참고인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목격자가 피해자를 방치하는 부조리한 사회풍토가 조성되고, 결국 장기미제사건도 늘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선 개인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고 보복 가능성이 높은 피의자는 처벌뿐 아니라 접근 금지나 보호관찰, 치료 명령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감정 조절이 힘든 알코올·마약중독자나 재범 가능성이 높은 가정·성폭력범 등을 위해 ‘치료사법’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한다. 치료사법이란 범죄자에게 법적으로 의학적 치료를 강제하는 조치를 말한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외국은 보복이 우려되는 알코올중독 피의자에게 술을 못 마시게 하는 등 ‘행동통제’나 마약 중독자에게 치료를 의무화하는 ‘치료명령’을 내려 보복범죄를 예방한다.”고 전했다. 표 교수는 “경찰청, 복지부와 함께 현재 치료사법 도입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곽 교수는 “재판과정에서 나온 내용 등은 전산화 등의 대책을 통해 정보 보호를 강화하고, 물리적으로 증인 등을 보호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열린세상] 개헌일정을 입법화하라/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개헌일정을 입법화하라/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무성해짐에 따라 설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면 너도나도 개헌에 대해 한마디씩 할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이 모여 개헌에 관해 중구난방 떠드는 것보다 성숙한 토론을 위해 여러분들을 안내하고자 한다. 먼저 현행 헌법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어느 나라 헌법이든 완벽한 것은 없다. 따라서 우리의 현행 헌법도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개헌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행 헌법이 1987년 6·29 선언 이후 권위주의세력과 민주화세력 간의 타협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비민주적이며 시민사회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채 졸속으로 만들어졌고, 지난 20여년간 정보화·세계화 등의 시대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일부에서는 1987년 헌법은 국민이 쟁취한 헌법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면서, 특히 지난 20여년 동안 5차례에 걸친 평화적인 정권교체와 민주화에 기여했기 때문에 섣불리 개헌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후자의 경우 하위법안이나 판례를 통해 미비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고, 특히 개헌보다 우리의 정치문화나 정당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개헌 찬반 여부는 현행 헌법에 대한 평가 못지않게 무엇을 바꿀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연관이 있다. 개헌을 한다면 무엇을 바꿀 것인지에 대한 가족 간의 토론은 너무나 복잡하여 종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효과적인 논의를 위해 이 문제를 단순화시켜 보면 대폭 개헌을 주장하는 분과 소폭 개헌을 주장하는 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폭 개헌론자들은 주로 대통령 임기 4년, 중임 허용, 부통령제, 내각제, 이원정부제 등의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와 반대로 대폭 개헌론자들은 정부형태나 권력구조 변경을 위한 개헌보다 국민의 기본권(생명권, 사상의 자유, 알 권리 등), 영토조항, 통일조항, 사법제도 등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수정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소폭이든, 대폭이든 개헌을 하면 과연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인가. 지면상 모든 개헌 관련 조항을 검토할 수 없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핵심인사들이 주장하는 현행 대통령제를 이원정부제로 개헌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검토해 보자. 이원정부제 지지자들은 이 제도를 통해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각각 외치와 내정으로 권한을 분점함으로써 대통령에게 집중된 현행 제도의 권한을 분산시킬 수 있고, 행정부와 입법부가 권력을 공유함으로써 책임정치를 실현할 수 있고, 정당의 역할이 높아져 정당정치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이원정부제는 대통령과 총리의 소속정당이 다른 경우 대립과 갈등으로 인해 정치적 불안이 야기되고, 자질이 부족한 국회의원들이 내각을 장악함으로써 국정운영의 비효율화가 초래되고, 내각과 의회에 대한 대통령의 견제권이 약하여 총리와 그 소속정당의 독재화가 우려되며, 대통령이 위기를 빙자하여 비상권한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현행 대통령제보다 더 나쁜 정치적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지금까지 논의한 개헌의 필요성, 개헌의 범위와 내용 등에 관해서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앉아서 차분하게 토론할 수 있지만, 이 시기에 개헌을 해야 하는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나오면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된다. 개헌 지지자들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겠지만, 반대론자들은 집권세력의 재집권을 위한 정략으로 간주한다. 결국 아무리 좋은 개헌안을 만들더라도 국민의 지지와 정치권의 합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것을 해결하는 방안은 국회가 개헌 일정을 입법화하여 누가 대통령이냐, 어느 당이 국회 내 다수당이냐에 상관없이 개헌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합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올해 말까지 개헌 논의를 마감하고, 내년에 국회가 개헌안을 발의한 후 2013년에는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과거처럼 개헌 논의가 여당의 일방적인 추진 속에 소모전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여야가 개헌 일정을 입법화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 [사설] 검찰 구속해야만 수사할 수 있다는 건가

    김준규 검찰총장이 강희락 전 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데 대해 “(법원이) 검찰을 밟고 가려 한다.”며 불만을 표출했다고 한다. 일부 검사들은 법원이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의 논의에서 개혁의 대상으로 몰리자,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검찰을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의 주장은 사리에 맞지 않는 것 같다. 강 전 청장에 대한 영장을 기각한 결정적인 이유는 수사 부실이다. 영장전담판사는 “혐의 사실에 대해 충분한 소명이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이런 상황에서 구속하는 것은 방어권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혐의 사실에 대한 소명이 충분했다면 영장을 발부했을 것이라는 얘기로도 들린다. 더욱이 피의자의 인권과 방어권을 보호하기 위한 불구속 재판의 원칙과 공판중심주의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법원의 구속 영장 발부율도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최근 검찰은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사건들을 조사하고 있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아 보인다. 한화·태광 그룹 비자금 조성 사건과 C&그룹의 로비 의혹 사건은 수사의 시작은 아주 요란했지만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치권의 저항이 심하기는 했지만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사건 수사 결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그래서 검찰의 칼날이 예전보다 무뎌진 게 아니냐는 소리도 들린다. 강 전 청장에 대한 영장 기각도 비슷하게 볼 수 있다. 물론 검찰의 주장도 수긍할 측면이 있다. 법원의 영장 발부 기준이 오락가락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사안인데도 판사에 따라 영장이 기각되고 발부되는 사례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강 전 청장에 대한 영장 기각을 한나라당이 국회사법개혁특위에서 법원의 개혁을 추진하는 것과 연계시키는 것은 견강부회(牽强附會)로 보인다. 그보다는 먼저 자성하는 것이 순서다. 검찰은 강 전 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이라고 한다. 후속 수사는 더 정교해야 한다. 무리한 수사는 오히려 역효과를 부른다. 그래서 ‘함바 게이트’를 백일하에 드러내 ‘잘했다’는 소리를 듣기 바란다.
  • [고전 톡톡 다시 읽기] ‘인도주의자’ 위고 사형폐지를 논하다

    [고전 톡톡 다시 읽기] ‘인도주의자’ 위고 사형폐지를 논하다

    ‘파리의 노트르담’은 인간의 숙명에 대한 고찰이며, 파리시와 그곳의 아름다운 건축물에 대한 송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프랑스의 부조리한 사법제도에 대한 맹렬한 비판이기도 했다. 자유를 부르짖는 낭만주의자, 인도주의자였던 빅토르 위고(그림)에게 사형제도는 도덕을 후퇴시키고, 민중의 미덕을 해치는 악습으로 여겨졌다. 작품에 등장하는 루이 11세는 위고에 의해 비쩍 마르고 성질 급한 노인네로 묘사된다. 그런데 이 왕의 경악스러운 지점은 다름 아니라 여기다. 왕의 일행이 감옥을 시찰하던 중 창살 저 너머에서 찢어지는 비명 소리가 들린다. 보이지 않는 죄수는 자신이 무고하다며 제발 자비를 베풀길 간청하지만, 왕의 귀에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신하들이 모두 그 소리에 소름이 끼쳐 얼어붙어 있는데도 왕은 하던 말만 계속 하고, 신하들에게 질문하고, 문서를 읽으며 감옥 안을 거닌다. 아름다운 노트르담 대성당과 루브르궁이 있는 이곳 프랑스에는 비세트르 성과 그레브 광장이 함께 존재한다. 강도와 살인자들은 비세트르 성에 감금되었고, 사형수들은 마차를 타고 그레브 광장에 도착해 처형된다. 비정한 왕과 재판관들은 가난한 민중들이 못 배우고 굶주려 도둑질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보지도 듣지도 않는다. 15세기로 날아간 위고가 열여섯 살의 가녀린 소녀 에스메랄다를 목매달게 한 것은 그의 나이 29세 때의 일이다. 그러나 그는 그보다 2년 전 이미 ‘사형수 최후의 날’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통해 사형 및 사법제도의 기만성을 주장한 바 있다. 이 짧은 소설에서 위고는 사형을 언도받은 한 남자의 고독과 상념을 그린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단두대의 붉은 받침대 아래 흥건히 고인 피 속에서 꼼짝 않고 누워 있는” 죽은 자의 영혼을 읽어보길 독자에게 권한다. 사형 당하기 1분 전까지도 오감으로 세상을 느끼고 숨 쉬는 젊은 남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이 글은 다른 어떤 호소문보다 강렬하고 소름 끼친다.
  • [오늘의 눈] 막힌 싸움/홍희경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막힌 싸움/홍희경 사회부 기자

    참 쉬워 보였다. 몇 년 전 논쟁을 벌인 사안이니 이번엔 쉬울 줄 알았다. 50%~90% 안에서 고르면 되는 문제로 생각했다. 로스쿨 재학생 3000명의 자퇴서 제출 시위로 촉발된 변호사시험 합격률 논쟁에 관한 얘기다. 로스쿨 재학생들의 자퇴서 제출 시위가 끝날 무렵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보도자료가 하나 나왔다. 85%. 로스쿨이 설치된 대학들이 포함된 협회인 대교협의 결론이었다. 70~90%로 하자는 로스쿨 재학생들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깨달았다. 로스쿨 재학생과 변호사협회의 합격률 논쟁은 퇴로가 없는 ‘막힌 싸움’이었다. 국민의 사법 접근권 보장이 로스쿨 설립의 취지이다. 소수 법조인의 기득권을 깨라는 주장이었다. 정원 문제가 불거지자 당시 이런 주장을 폈던 인사들이 다시 나타났다.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과 김선수 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기획추진단장은 당시에도, 이번에도 “변호사 수가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이고, 실력이 보장된 변호사를 선별해야 한다.”는 변협의 반박도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달라진 것은 있다. 새로운 이해당사자, 로스쿨 재학생이 생겼다. 이들을 양성하는 대학도 생겼다. 그래서 평행선을 달리는 해묵은 논쟁에 이들이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을지 잠시 기대했다. 실력이 보장된 변호사를 양성하는 기능을 대학이 할 수는 없을까. 예전에 있었다던 졸업정원제 같은 제도 말이다. 85%가 선명한 대교협의 주장을 보며 잠시 착각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학이 등록금을 내는 재학생들을 엄정하게 평가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게 얼마나 비현실적인 생각인가. 그러고 보니 예전 졸업정원제도 대학생 숫자만 늘리고 끝났다. 몇년 동안 지루한 이념논쟁의 끝에 권한의 일부를 제3의 기관에 넘긴 사례가 드물지 않다. 그렇게 넘겨 받은 곳들은 책임과 의무를 함께 넘겨 받았을까. 그렇지 않다면 지루한 논쟁들은 모두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것임을 이번에 다시 알았다. saloo@seoul.co.kr
  • 사개특위 활동기간 내년 6월까지 연장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오는 12월 말로 예정된 활동시한을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사개특위 이주영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한나라당 주성영,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25일 저녁 회동을 갖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그동안 시한을 연장하는 데 부정적이었던 김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청목회 사건과 대포폰 게이트 등 정치권에 현안이 많아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까지 발생해 연말까지 활동을 마치기가 어려울 것 같다.”면서 “6개월 정도 시한을 연장해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특위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본회의에서 표결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각 당 원내대표에게 의견을 전달하고 원내대표들끼리 합의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도 소속 의원들은 활동이 더뎠던 점을 언급하며 이 위원장에게 결단을 촉구했다. 각 소위별로 진행상황에 대한 중간보고를 가졌지만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양형기준안 등 워낙 쟁점사항이 많이 공전만 거듭했다는 게 눈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사개특위에 계류된 전체 75건의 법안 가운데 50건을 다루는 검찰관계법심사소위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검찰소위는 지난 5월부터 이달 초까지 총 10차례의 회의와 3차례의 공청회를 가졌지만 ▲공수처 설치 ▲대검찰청 중수부 폐지 ▲영장항고제 ▲검·경수사권 조정 ▲수사기록 공개 범위 문제 등에서 첨예한 이견을 보여 단 한 건도 합의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개특위가 활동기간 연장을 통해 법조계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열린세상] 특허전문법원을 만들어 놓고/고영회 변리사·대한변리사회 부회장

    [열린세상] 특허전문법원을 만들어 놓고/고영회 변리사·대한변리사회 부회장

    우리나라 특허법원은 1998년 3월 1일 고등법원급으로 출범했습니다.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 특허전문법원이어서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특허전문법원이기 때문에 특허에 관한 사건은 모두 여기에서 처리해야 전문법원으로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특허법원은 2003년 9월부터 새로 지은 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특허법원 새 청사는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로 지었습니다. 신청사는 앞으로 특허침해소송 담당이 특허법원으로 이전될 것에 대비하여 법정과 판사실 여유 공간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특허침해소송은 각 지방법원-고등법원-대법원에서 재판하고 있습니다. 특허전문법원을 설치해 놓고 특허침해사건을 처리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특허침해소송을 특허법원에서 담당하도록 집중하자는 법안이 제출됐지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2차례 폐기됐고, 지금도 제출되어 있습니다. 이 법안은 변호사단체가 강하게 반대하고, 대법원도 반대합니다. 속마음이야 어떤지 모르지만, 특허법원도 겉보기에 특허침해소송을 가져오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전문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특허법원이 미적거리는 것이 이상합니다. 실상 속사정은 다른 데 있습니다. 특허법원은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을 주로 처리합니다. 지금 심결취소소송은 70~80% 정도를 변리사가 대리하고 있어, 변리사가 압도적으로 많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변리사는 일반법원에서 변리사법 2조와 8조에 규정된 특허침해소송대리권을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법원은 실무에서 억지로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허침해소송사건을 특허법원에서 담당하면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본 것입니다. 실제로 권리의 유효 또는 무효를 다투는 소송과 특허의 침해 여부를 다투는 소송의 내용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거의 같은 소송을 두고 이쪽은 인정하고, 저쪽은 인정하지 않으려니 낯간지럽습니다. 그래서 사건을 가져오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로 나타납니다. 같은 특허에 대해 침해소송과 심결취소소송을 다른 법원에서 다루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릴 우려가 생깁니다. 그러면 사건 당사자는 혼란에 빠지고, 법원 판결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특허 관련 사건의 당사자는 전문성 있는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싶어 합니다. 법률소비자인 발명가, 기업은 사건을 한곳에서 처리하길 바랍니다. 그런데도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법원과 법조인이 자기 업역 이해를 계산한 전략으로 사건집중을 반대하고 있으니 누굴 위한 법원인지요.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인정할 것인가는 변리사법에 규정된 소송대리권 관련 조항의 해석과 적용 문제입니다. 현행 변리사법 규정으로 침해소송대리권을 인정할 수 없다면, 일반법원이든 특허법원이든 상관없이 인정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침해소송을 특허법원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법안을 반대하는 것은 소송대리권 다툼의 전략으로 보입니다. 침해소송을 다른 법원에서 처리하면, 전문법원을 설치한 취지에도 어긋납니다. 사건 당사자들은 혼란스럽고 불편합니다. 밥그릇 다툼 때문에 엉뚱하게 사건 당사자가 피해를 보도록 내버려두는 것이죠. 특허법원은 설립 목적에 맞게, 기술문제에 관한 전문법원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현재의 특허심결취소소송뿐 아니라, 특허침해사건의 1심과 2심, 기술유출사건의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의 1심과 2심도 특허법원에서 처리하도록 해야 전문성을 살릴 수 있습니다. 특허법원은 빨리 기술전문법원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법원이 직역 싸움에 끼어들면 안 됩니다. 법원은 소송당사자의 편익을 우선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특허법원청사는 특허침해소송 처리를 고려하여 설계하였기 때문에 노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지금 특허법원청사에는 가정법원 대전지원이 같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법제도 전문화의 현주소입니다.
  • 정치권, 檢에 반격

    검찰이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와 농협의 입법 로비 의혹 수사를 강도 높게 진행하자 정치권의 ‘반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여야 의원 대부분이 “소액 후원금을 문제 삼는다면 국회의원 전원이 범법자가 될 수 있다.”면서 “검찰의 권한을 입법권으로 통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갖고 있다. 특히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16일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문제를 들고 나왔다. 안 대표는 “업무상 과실, 단순 폭행, 행정법규 위반 등 가벼운 사건의 수사권은 경찰에 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도 “검찰 개혁 차원에서 압수수색 남용과 피의사실 공표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안 대표는 “꼭 당론으로 정하자는 게 아니라 대표로서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에서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개특위 소속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청목회 수사 때문에 국회가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국민이 검찰권 행사가 과연 공정한지 의심하고 있다면 당연히 입법부가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경찰의 수사권을 명문화하고 검찰의 ‘지휘’에 경찰이 복종해야 한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등 수사권을 경찰에 대폭 이양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정하고, 김희철 의원 등이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공정사회를 위해서는 법무부와 검찰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자기들은 영수증도 필요 없는 수사지도비, 범죄수사활동비, 정보수집활동비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법무부와 검찰의 특수활동비 전액 삭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자신과 우윤근(민주당) 법사위원장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다는 이인규 전 대검중수부장의 발언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법사위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아 고발을 하니까 이상한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 “우 위원장과 함께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구혜영·김정은기자 window2@seoul.co.kr
  • [여야 청목회 후폭풍] 정국 끝 안보이는 터널속으로

    검찰이 국회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 한 뒤 정치권에서는 검찰을 견제할 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은 7일 여야를 떠나 “장려해야 할 소액다수 후원금을 검찰이 모두 불법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각종 단체가 10만원 단위로 쪼개서 보내 주는 돈이 국회의원 후원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여야 모두에서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수처 도입은 참여정부에서 논의됐다가 최근 ‘스폰서 검사’ 의혹을 계기로 다시 떠오른 사안으로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동시에 여야 관계는 더 냉각될 전망이다. 야권은 이번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여당은 ‘과잉의 소지가 있으나, 기획된 수사는 아니다.’라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4대강, 민간인 사찰과 관련된 ‘대포폰’ 논란, 강기정 의원의 ‘영부인 몸통’ 발언으로 경색된 여야 관계의 돌파구를 아예 틀어막았다. 올해만큼은 예산안을 법정기한(12월 2일) 내에 처리해 보자는 암묵적인 합의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8일부터 시작되는 예산심의에서 정부의 버르장머리 없는 행태를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원내 핵심관계자도 “애초 예산에 협조할 생각이 없던 야당에 큰 명분을 준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창구·홍성규기자 window2@seoul.co.kr
  • “판·검사 퇴직후 1년간 사건수임 제한”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 변호사소위원회가 26일 법조계의 전관예우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판·검사 출신 변호사의 형사사건 수임을 일정 기간 제한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판·검사가 퇴직 후 변호사로 개업할 경우 퇴직 전 1년 간 근무했던 기관에서 취급하는 형사사건 수임을 개업 후 1년 동안 금지하는 내용이다. 이는 판·검사가 퇴직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법원과 검찰에 자신의 전직을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 사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치는 이른바 전관예우의 폐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다. 이와 함께 로스쿨 졸업생이 6개월 이상 법원, 검찰, 변호사사무실, 로펌 같은 법률사무 기관에서 연수를 마친 뒤 사건을 수임하도록 했다. 변호사소위는 이런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을 연내 사개특위 전체회의에 제출할 계획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수사 협조땐 감형 ‘플리바게닝’ 도입

    수사 협조땐 감형 ‘플리바게닝’ 도입

    법무부가 범행을 자백하고 수사에 협조하면 처벌을 감면해 주는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도·plea bargaining) 제도 도입과 허위진술죄 신설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시안을 5일 공개했다. 법무부는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한 뒤 형사소송법과 형법 개정안을 올해 말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법무부가 선진형사사법제도 입법공청회를 통해 내놓은 형소법 개정시안에는 범죄 규명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소추를 면제하거나 형을 감면해 주는 ‘사법협조자 소추면제 및 형벌감면제’가 포함됐다. 사형·무기·장기 5년 이상의 범죄를 규명하는 데 필요한 참고인이 2회 이상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에 불응할 경우 법관의 영장을 받아 구인하는 ‘중요참고인 출석의무제’ 도입도 추진한다. 수사기관에서 참고인이 허위진술하면 처벌받는 ‘허위진술죄’를 신설하고, 증인·참고인 등에 대한 폭행·협박·회유행위는 ‘사법방해죄’로 처벌토록 했다. 선서 후 허위증언하면 가중처벌하는 내용도 담았다.살인·강도·강간·교통사고 등의 피해자가 판사 허가를 얻어 재판에 참가하는 ‘피해자 참가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하지만 형소법 개정시안 중 플리바게닝에 대한 법조계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 국회 법안처리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김승훈·임주형기자 hunnam@seoul.co.kr
  • “마법사는 생매장!” 무서운 인디언 사법정의

    인디언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한 후 생매장되는 사람이 남미 볼리비아에서 늘어나고 있다. 8월 말 볼리비아 파차 지방에서 생매장된 남자가 40여 일 만에 발견됐다고 현지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농촌에 살던 이 남자는 마법을 부린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인디언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했다. 인디언들은 한 농부의 죽음을 그의 마법 탓이라고 주장하면서 남자를 공동묘지로 끌고가 생매장했다. 약 3주 전에도 볼리비아에선 비슷한 일이 있었다. 코차밤바 지방에서 살인혐의를 받은 3형제가 인디언 농부들에게 잡혀 집단 린치를 당한 후 생매장됐다. 볼리비아 인디언사회가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은 대물림되고 있는 볼리비아 인디언 사법제도에 따른 것.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 인디언 출신 대통령인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인디언 사법제도의 효력을 인정한 뒤로 이런 사건은 더욱 늘고 있다. 볼리비아 옴부즈맨에 따르면 올 들어 볼리비아에선 이런 집단 린치-생매장 사건이 최소한 20건 발생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발생한 ‘인디언 사건’은 최소한 30건, 생매장 집행미수사건(?)은 77건이 있었다. 볼리비아 천주교와 인권단체는 “범죄혐의가 있는 사람은 재판을 통해 처벌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많은 인디언 부족이 아랑곳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만의 사법정의(?)를 실천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반환점 돈 로스쿨 (하)] 정종섭 법학전문대학협의회 이사장

    [반환점 돈 로스쿨 (하)] 정종섭 법학전문대학협의회 이사장

    정종섭(53·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법학전문대학협의회(이하 로스쿨) 이사장은 “정부가 통제하는 인가주의를 폐지하고, 각 로스쿨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방식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스쿨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열악한 재정상태를 거론했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로스쿨 정원폐지를 꼽았다. 이 같은 주장에서 그의 ‘시장주의’ 소신이 물씬 풍겨났다. 헌법 전문가인 정 이사장은 1994년 사법제도발전위원회가 로스쿨 도입을 처음 논의했을 때부터 참여했고 지난 5월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로스쿨 정원이 대학마다 최소 100명은 돼야 하고, 300~500명 수준이면 국제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시장 원리’에 로스쿨을 맡기자는 이유는. -변호사 수요가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은 ‘시장’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다. 수요가 많다면 재정이 건전한 대학은 로스쿨을 만들어 시장에 뛰어들 것이다. 반대로 수요가 적으면 당연히 로스쿨을 만들지 않는다. 인가주의와 정원을 폐지하고 ‘시장 원리’에 맡기면 모든 게 해결된다. 로스쿨 정원이 적어도 100명은 돼야 운영이 가능하고,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최소 300~500명의 학생을 받아야 한다. 교수진도 80명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서울대도 교수가 60명 정도에 불과하다. →법조인이 너무 많이 배출되는데. -로스쿨 제도가 ‘시장주의’ 개념이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로스쿨은 다수의 법조인을 양성해 제공하는 일종의 ‘뷔페’와 같은 개념이다. 사법시험 제도처럼 최고의 질을 갖춘 법조인만 내놓는 게 아니다. 소비자가 ‘입맛’과 능력에 맞게 법조인을 고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법조인이 많아진다고 해서 ‘밥그릇’이 줄어들지 않는다. 능력 있는 변호사는 여전히 비싼 수임료를 지급하는 사람들에게 고용될 것이다. →실무교수가 법조계로 돌아가는 등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로스쿨법은 실무경력 교수의 비율을 20% 이상으로 하도록 돼 있는데, ‘설계’가 너무 높았다. 비율을 낮추되 현직 법조인의 파견 제도를 활성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실무교수가 로스쿨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는 논문 부담 때문일 거다. 일정한 업적이 있으면 이론 교수가 논문을 쓴 것과 같은 평가를 해줘야 한다. 대학 내 부설 로펌을 설치해 실무교수의 감각을 유지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로스쿨이 영리를 취하는 것은 철저히 막아야 한다. →특성화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특성화교육을 의무적으로 하도록 한 것 자체가 잘못이다. 각 학교가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해야지 강요하는 게 무리다. 비슷한 예로 정부는 2004년 많은 예산을 들여 ‘지방대 혁신역량 강화(NURI) 사업’을 진행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로스쿨 특성화교육은 취지가 굉장히 좋지만, 지금은 기본 강좌를 운영하기도 벅찬 실정이다. →로스쿨이 학벌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많다. -로스쿨뿐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대학이 안고 있는 문제다. 하지만 미국 로스쿨 역시 ‘랭킹’이 있다. 하버드나 예일, 스탠퍼드 로스쿨이 유명한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각 로스쿨이 경쟁력을 쌓으며 해결해야 한다. 이른바 ‘스타 교수’를 확보하고, 우수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학생은 저절로 모일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로스쿨은 투자할 여력이 없다.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하든가, 정원을 늘려 재정 자립도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얼마가 적절한가. -적어도 80% 수준은 돼야 한다. 로스쿨은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패러다임이다. 최소한의 ‘질’을 갖췄다면 시장에 내놓고, 수요자에게 선택을 맡기면 된다. 만약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80% 이하로 떨어지면 학생들은 시험공부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고, 사법시험의 폐단이 그대로 재현될 것이다. 로스쿨 교육 자체가 완전히 왜곡된다. →실무수습 기간이 너무 짧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무수습 제도는 여름방학 과정이 끝나면 전체적인 평가를 할 계획이다. 법원과 검찰, 로펌, 학생의 의견을 총체적으로 듣고 대안을 만들 거다. 기간이 2주에 불과한데 제도 개선을 통해 한 달 정도로 늘릴 방침이다. →재임 동안 꼭 이루겠다고 생각하는 목표는. -일본의 로스쿨이 실패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일본과 완전히 다르다. 인가주의를 취하고 있다는 것만 비슷하다. 지난 2년간 충분히 경험했고, 문제점이 드러났기에 해결책을 모색할 방침이다. 학생 수가 소규모인 로스쿨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실적 해결이 필요하다. 로스쿨 정원을 늘리든가 인가주의와 정원이 폐지되도록 힘쓰겠다. 글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약력] ▲1957년, 경북 경주 ▲서울대 법대 ▲사법시험 24회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건국대 법대 교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대통령자문 교육개혁위원회 특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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