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법제도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우체국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아카데미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쌍용차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국민청원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94
  •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일본에서는 술에 취한 채 자전거를 타면 최고 징역 5년형 또는 100만엔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싱가포르는 2003년까지 번지점프를 하는 것이 불법이었다. 스위스에서는 일요일에 빨래를 널거나 세차를 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 언뜻 봐서는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각 나라에 존재하는 법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전통과 문화, 역사, 사법환경 등을 감안해 고유의 법과 사법체계 및 제도를 갖추고 있다. 근현대사의 길목에서 일제강점기라는 치욕을 겪은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헌법이 제정되는 등 늦은 시기에 사법체계를 갖췄다. 1970년대까지는 외국 법제도 및 체계를 배우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페루 등 남미국가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까지 사법제도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베트남 법원연수원을 직접 지어주는 역량강화 사업, 전자소송 시스템 수출 등 유난히 국제교류가 많았다. 60여년에 불과한 한국 사법의 역사에 비춰 봤을 때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1895년 4월 19일 법률 제1호로 ‘재판소구성법’이 공포되면서 사법과 행정이 분리된 이후 일제강점기에 들여온 대륙법을 근간으로 광복 이후 헌법과 법원조직법 등을 제정하면서 사법체계가 만들어졌다. 1947년 최초의 사법교류인 미국사법제도 시찰단을 미국으로 보내는 등 영미법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제대로 된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던 사법체계였지만 1970년대까지 미국, 국제연합(유엔), 독일 등 서구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사법제도와 체계를 배웠다. 국제교류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일방적인 사법 원조를 받았다. 1970년 태국의 프라보부 후다싱 대법원장이 방한하고 다음 해 당시 민복기 대법원장이 태국을 방문하는 등 일부 고위직 중심의 국제교류가 있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사법부는 과거 원조를 받는 입장에서 이제는 전자소송, 법관교육제도 등 각종 사법제도를 전수하는 입장이 됐다. 대중가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뿐 아니라 각종 사법제도가 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해 남미, 동유럽, 중앙아시아에까지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법 정보화 시스템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몽골 등 10여개 나라가 한국의 전자소송 및 사법정보화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사법 정보화는 ‘사건 정보 및 판결문 저장, 검색이 가능한 정보의 전산화→접수부터 종료까지 업무과정을 전산화해 관리하는 사무절차의 전산화→소장 제출 등 재판 자체를 전산화하는 전자소송’의 단계를 거친다. 우리나라는 법관들에게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된 1991년 이후 2010년 4월 특허법원에 전자소송이 처음 도입되고 2011년 5월부터 민사사건으로 확대 시행되는 등 형사사건을 제외한 특허, 민사, 가사, 행정 등 본안사건 및 가압류, 가처분 등에 대해서도 전자소송이 시행되고 있다. 2011년 2월 방한한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의 운영 주체인 로아시아 사법분과위원회의 폴 드 저지 의장은 대법원 전산정보센터를 둘러보고는 “한국의 사법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은행의 2014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민사 사법제도 평가 부문에서 전자소송이 호평을 받으면서 평가대상 189개국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전자소송을 벤치마킹하려는 국가들은 대부분 정보의 전산화, 사무절차의 전산화 등 초기 단계도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법원별로만 사건 결과 및 판결 검색이 가능한 수준인 인도네시아는 2011년 대법관 등이 한국을 찾아 노하우 및 경험을 전수받았다.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헝가리 등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법원장이 방한해 전자소송 시스템을 배워 갔다. 사법 정보화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제도가 사법연수원으로 대표되는 법관교육제도다. 특히 법관교육제도를 전수하기 위해 ‘역량강화 사업’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드라마, 대중가요, 한글 등 문화적인 부분에 이어 한국 특유의 교육제도가 또 다른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법원은 2008년부터 베트남 법원연수원 건물을 신축하고 사법연수제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김명수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를 직접 파견해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 및 지도를 하고 있다. 또 베트남 강사요원 교육, 강의교재 개발, 한국법 강의와 함께 베트남 법관을 국내로 초청해 교육 및 연수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10개월째 베트남에서 한류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김 판사는 베트남 하노이국립대에서 사법제도를 연구한 전문가다. 파견을 자원한 김 판사는 “동료 법관들이 없는 데다 재판 업무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어 외로울 때가 많다”면서도 “베트남 법관과 법원공무원들이 우리나라 사법제도에 관한 강의에 집중하면서 전자소송이나 과거 겪었던 사법 파동 등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별 사법제도는 문화, 정치적 상황 등에 따른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 나라의 사법제도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단발성 교류가 아닌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진정한 사법 한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외에도 2005년 몽골을 시작으로 동남아 국가인 방글라데시, 태국, 필리핀, 라오스, 캄보디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네팔, 동유럽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남미 국가인 파라과이, 온두라스, 페루 등도 직접 한국을 찾아 법관교육제도를 배워 갔다. 이 외에도 지난달 25일 린쥔이(林俊益) 타이완 사법원 형사청장이 국민참여재판제도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등 다른 사법제도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당시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한 린 청장은 “한국은 영미법계 배심제와 대륙법계 참심제를 모두 참고해 한국의 사법환경에 맞는 독특한 제도인 국민참여재판을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법부는 지한파(知韓派) 양성을 위한 국제교류에 있어서도 점차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대법원은 러시아, 일본, 중국, 프랑스, 덴마크, 호주, 폴란드, 인도네시아, 터키 등과 매년 1~2회 대법원장 해외 순방 및 외국 대법원장 방한으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는 사법연수원 국제사법협력센터를 설립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수를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기존에 국제사법교류의 주축이었던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외국법관 연수에 상대적으로 교류가 없었던 페루를 비롯해 네팔,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6개국 80명의 법조인을 초청했다. 이러한 사법 한류 열풍은 군사정권을 경험하고 사법부 독립이 침해된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사법제도의 효율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발도상국은 자신들과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한 우리나라가 사건 처리 효율성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사법제도를 지금의 수준으로 발전시킨 데 대해 놀라워한다”면서 “제도 전파와 함께 과거사에 대한 반성 등 국민의 사법부가 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제적 상황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효율성을 배워 가려고 한다”면서 “특히 개발도상국은 우리나라가 2700여명의 법관으로 운영되면서도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 전자소송까지 도입하고 있는 점 등을 높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일본에서는 술에 취한 채 자전거를 타면 최고 징역 5년형 또는 100만엔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싱가포르는 2003년까지 번지점프를 하는 것이 불법이었다. 스위스에서는 일요일에 빨래를 널거나 세차를 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언뜻 봐서는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각 나라에 존재하는 법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전통과 문화, 역사, 사법환경 등을 감안해 고유의 법과 사법체계 및 제도를 갖추고 있다.  근현대사의 길목에서 일제강점기라는 치욕을 겪은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헌법이 제정되는 등 늦은 시기에 사법체계를 갖췄다. 1970년대까지는 외국 법제도 및 체계를 배우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페루 등 남미국가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까지 사법제도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베트남 법원연수원을 직접 지어주는 역량강화 사업, 전자소송 시스템 수출 등 유난히 국제교류가 많았다. 60여년에 불과한 한국 사법의 역사에 비춰 봤을 때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1895년 4월 19일 법률 제1호로 ‘재판소구성법’이 공포되면서 사법과 행정이 분리된 이후 일제강점기에 들여온 대륙법을 근간으로 광복 이후 헌법과 법원조직법 등을 제정하면서 사법체계가 만들어졌다. 1947년 최초의 사법교류인 미국사법제도 시찰단을 미국으로 보내는 등 영미법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제대로 된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던 사법체계였지만 1970년대까지 미국, 국제연합(유엔), 독일 등 서구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사법제도와 체계를 배웠다. 국제교류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일방적인 사법 원조를 받았다. 1970년 태국의 프라보부 후다싱 대법원장이 방한하고 다음 해 당시 민복기 대법원장이 태국을 방문하는 등 일부 고위직 중심의 국제교류가 있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사법부는 과거 원조를 받는 입장에서 이제는 전자소송, 법관교육제도 등 각종 사법제도를 전수하는 입장이 됐다. 대중가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뿐 아니라 각종 사법제도가 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해 남미, 동유럽, 중앙아시아에까지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법 정보화 시스템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몽골 등 10여개 나라가 한국의 전자소송 및 사법정보화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사법 정보화는 ‘사건 정보 및 판결문 저장, 검색이 가능한 정보의 전산화→접수부터 종료까지 업무과정을 전산화해 관리하는 사무절차의 전산화→소장 제출 등 재판 자체를 전산화하는 전자소송’의 단계를 거친다.  우리나라는 법관들에게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된 1991년 이후 2010년 4월 특허법원에 전자소송이 처음 도입되고 2011년 5월부터 민사사건으로 확대 시행되는 등 형사사건을 제외한 특허, 민사, 가사, 행정 등 본안사건 및 가압류, 가처분 등에 대해서도 전자소송이 시행되고 있다.  2011년 2월 방한한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의 운영 주체인 로아시아 사법분과위원회의 폴 드 저지 의장은 대법원 전산정보센터를 둘러보고는 “한국의 사법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은행의 2014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민사 사법제도 평가 부문에서 전자소송이 호평을 받으면서 평가대상 189개국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전자소송을 벤치마킹하려는 국가들은 대부분 정보의 전산화, 사무절차의 전산화 등 초기 단계도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법원별로만 사건 결과 및 판결 검색이 가능한 수준인 인도네시아는 2011년 대법관 등이 한국을 찾아 노하우 및 경험을 전수받았다.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헝가리 등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법원장이 방한해 전자소송 시스템을 배워 갔다.  사법 정보화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제도가 사법연수원으로 대표되는 법관교육제도다. 특히 법관교육제도를 전수하기 위해 ‘역량강화 사업’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드라마, 대중가요, 한글 등 문화적인 부분에 이어 한국 특유의 교육제도가 또 다른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법원은 2008년부터 베트남 법원연수원 건물을 신축하고 사법연수제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김명수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를 직접 파견해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 및 지도를 하고 있다. 또 베트남 강사요원 교육, 강의교재 개발, 한국법 강의와 함께 베트남 법관을 국내로 초청해 교육 및 연수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10개월째 베트남에서 한류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김 판사는 베트남 하노이국립대에서 사법제도를 연구한 전문가다. 파견을 자원한 김 판사는 “동료 법관들이 없는 데다 재판 업무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어 외로울 때가 많다”면서도 “베트남 법관과 법원공무원들이 우리나라 사법제도에 관한 강의에 집중하면서 전자소송이나 과거 겪었던 사법 파동 등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별 사법제도는 문화, 정치적 상황 등에 따른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 나라의 사법제도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단발성 교류가 아닌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진정한 사법 한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외에도 2005년 몽골을 시작으로 동남아 국가인 방글라데시, 태국, 필리핀, 라오스, 캄보디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네팔, 동유럽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남미 국가인 파라과이, 온두라스, 페루 등도 직접 한국을 찾아 법관교육제도를 배워 갔다.  이 외에도 지난달 25일 린쥔이(林俊益) 타이완 사법원 형사청장이 국민참여재판제도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등 다른 사법제도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당시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한 린 청장은 “한국은 영미법계 배심제와 대륙법계 참심제를 모두 참고해 한국의 사법환경에 맞는 독특한 제도인 국민참여재판을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법부는 지한파(知韓派) 양성을 위한 국제교류에 있어서도 점차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대법원은 러시아, 일본, 중국, 프랑스, 덴마크, 호주, 폴란드, 인도네시아, 터키 등과 매년 1~2회 대법원장 해외 순방 및 외국 대법원장 방한으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는 사법연수원 국제사법협력센터를 설립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수를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기존에 국제사법교류의 주축이었던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외국법관 연수에 상대적으로 교류가 없었던 페루를 비롯해 네팔,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6개국 80명의 법조인을 초청했다.  이러한 사법 한류 열풍은 군사정권을 경험하고 사법부 독립이 침해된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사법제도의 효율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발도상국은 자신들과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한 우리나라가 사건 처리 효율성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사법제도를 지금의 수준으로 발전시킨 데 대해 놀라워한다”면서 “제도 전파와 함께 과거사에 대한 반성 등 국민의 사법부가 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제적 상황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효율성을 배워 가려고 한다”면서 “특히 개발도상국은 우리나라가 2700여명의 법관으로 운영되면서도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 전자소송까지 도입하고 있는 점 등을 높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中, ‘장성택 사형’ 톱뉴스로 긴급보도…김정은·리설주 동향에도 관심

    中, ‘장성택 사형’ 톱뉴스로 긴급보도…김정은·리설주 동향에도 관심

    북한 당국이 13일 오전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에 대한 사형집행 사실을 전격 공개하자 북한 최고 우방인 중국의 언론들이 앞다퉈 이를 톱뉴스로 보도했다. 중국 네티즌들 역시 장성택 처형에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며 김정은과 리설주의 동향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신화통신은 이날 오전 5시 10분(현지시간)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조선(북한)이 장성택에 대한 사형집행 사실을 공개했다’는 내용과 함께 북한이 밝힌 장성택의 죄목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홍콩 봉황망, 중국의 포털사이트인 큐큐닷컴, 왕이 등도 신화통신 기사를 인용하는 형태로 장성택 처형 사실을 긴급 속보로 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과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인터넷판 환구망 등도 오전 7시를 전후해 관련 보도를 홈페이지 최상단에 배치했다. 군사법정에 출석한 장성택이 포승줄에 결박당한 채 두 명의 군인에 의해 강제로 머리가 수그려진 장면도 각 매체 홈페이지 첫 화면에 기사와 함께 노출돼 있다. 장성택 처형 소식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공포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한 네티즌은 봉황망 기사에 단 댓글에서 “너무 공포스럽다. 이런 국가에서 산다면 당신은 행복하겠느냐”고 반문했고, 또 다른 네티즌들은 “재판절차가 아주 효율적이다. 이런 국가를 믿을 수 있겠느냐”며 북한의 사법제도에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네티즌들 중에는 장성택 처형을 결정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의 동향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와 장성택 간의 추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다”면서 “김정은과 리설주, 장성택 간의 모종의 관계가 향후 드러나게 될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는 언론 매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항간에 신변이상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고등법원 도입 등 사법개혁 주목

    중국 시진핑(習近平) 체제 10년의 개혁 방향을 논의하는 공산당 18기 3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가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지난 9일 베이징 징시(京西)호텔에서 개막했다. 3중전회 개막식에서는 이번 회의의 지침성 문건인 ‘전면적 개혁 심화에 관한 약간의 중요한 문제에 대한 중국 공산당 중앙의 결정’의 제출과 설명이 이뤄졌다. 중앙위원 등 참석자들은 이 문건을 토대로 토론을 벌인 뒤 12일 대회 폐막과 함께 공보를 통해 최종 개혁 방안을 발표한다. 전문가들은 1978년 개혁·개방 선언 이래 중국은 빈부 격차, 환경 파괴, 국유기업 독점 등의 문제로 사회 갈등이 심화됐다고 진단한다. 이번 회의에서 총체적인 개혁 방안을 제시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회의의 최대 화두는 민생 개혁과 시장화 완성이다. 농민 권익 보호를 위한 토지제와 호구(戶口)제 개혁, 국유기업 개혁,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정부 간섭 배제 등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가 이번 대회를 통해 마련될 것으로 분석된다. 사법제도 개혁도 주목된다. 명보는 중국도 미국의 연방순회 법원과 같은 전국 고등법원을 도입해 지역에서 발생한 억울한 사건을 호소하기 위해 민원인들이 베이징에 올라오는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지방정부의 사법 간여를 배제하기 위해 지방법원의 인사권과 재정권을 독립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무원 산하 국가행정학원 쉬야오퉁(許耀桐) 교수는 현(縣)급 사법부는 시(市) 정부로부터, 시 사법부는 성(省)급 정부로부터 지휘를 받는 식의 사법 독립 개혁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 중앙지법원장 퇴임

    황찬현(60·사법연수원 12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1일 오후 퇴임식을 하고 서울중앙지법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서울중앙지법원장 업무는 신임 법원장이 임명되기 전까지 강형주(54·13기) 민사수석부장판사가 대행한다. 황 후보자는 퇴임사에서 얼마 전 세계은행 평가에서 우리나라 사법제도가 3년 연속 2위에 오른 점을 언급하며 “우리 법원이 우수한 사법 시스템을 갖췄다는 데 자긍심을 가져 달라. 즐거운 추억을 가지고 물러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퇴임식에는 서울중앙지법과 고법 판사, 법원 직원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11~12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경남 마산 출신인 황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과한 뒤 국회 본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순쯤 공식 취임할 전망이다. 청문회에서는 부산·경남(PK) 출신, 본인의 병역 문제와 재산 관련 의혹,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 정신 훼손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 후보자는 1973~1974년 징병검사를 연기했다가 1975년 징병검사에서 현역병 입영 대상 판정을 받았으나 1977년 8월 고도근시(제2국민역 질병)를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황교안 “채 前 총장 혼외자 의심 자료 많지만… 단정은 못해”

    황교안 “채 前 총장 혼외자 의심 자료 많지만… 단정은 못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30일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와 관련, “최종 결론을 채 전 총장에게 혼외자가 있다고 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황 장관은 이날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최원식 민주당 의원의 “혼외자가 있나”라는 질문에 “참고인 진술에 따라 의심할 만한 충분한 자료를 갖고 있지만 단정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혹이 발생했을 때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검찰에 사실을 밝힐 것을 몇 차례 권유했지만 그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 나와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분한 참고인 진술을 확인했고 부적절한 일에 대한 정황 증거가 있어 사표를 수리해도 된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채 전 총장을 사퇴시킨 법률적 근거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조사”라며 “사퇴를 권유하지 않았고 진상조사 결과에 비춰 사의를 표명한 채 전 총장의 뜻을 존중해 사표 수리를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황 장관은 “채 전 총장을 감찰한 것이 맞느냐”는 전해철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감찰하기 전 진상조사 단계였다”면서 “도덕성에 대한 문제였기 때문에 2주간의 조사에 따라 파악된 자료만으로도 인사권자의 판단하에 감찰로 갈 필요 없이 사표 수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전 의원은 “감찰 위원회 자문도 거치지 않고, 법무부 내부에서 숙의도 하지 않았으며 법무부 감찰관은 해외에 나가 있었다”면서 “정상적인 절차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은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채 전 총장의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검찰총장은 검찰권 행사의 공정성 담보 차원에서 다른 어떤 자리보다도 무결점이어야 한다”면서 “혼외 아들이 사실이고 총장의 개인 정보가 일부 세력에 노출됐다면 총장에게 큰 약점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장관은 진상 파악을 더 강하게 해 채 전 총장이 조속히 진상을 밝힐 수 있도록 설득했어야 했고, 채 전 총장은 의혹을 풀려면 스스로 나서서 감찰을 해 달라고 했어야 한다”면서 “흔들리고 있는 검찰 조직을 하루속히 추스를 것”을 당부했다. 한편 사개특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활동결과보고서를 채택하고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여야는 부패 방지 독립 기관이었던 옛 국가청렴위원회를 되살리고, 대통령 소속으로 하는 등 반부패 독립기구 부활 방안에 합의했다. 상설특검, 특별감찰관제 등 검찰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여야 입장 차만 확인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황교안 법무 “채동욱, 혼외 자녀 있다고 단정못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30일 퇴임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관련, “채 전 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고 단정은 못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 출석한 황 장관은 최원식 민주당 의원이 “(채 총장이)혼외자가 있나”고 묻자 “참고인 진술 등 의심할만한 충분한 자료는 있지만 단정은 못한다”고 답했다. 그는 “의혹을 빨리 해소하기 위해 검찰에 사실을 밝힐 것을 몇차례 권유했지만 거부, 어쩔 수 없이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참고인 진술 수집 등은)감찰 전 단계의 진상조사이며 (의혹에 대한) 확인 과정만 거쳤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채 전 총장에게 사퇴를 권유한 적이 없다고 밝힌 뒤 “총장이 사의를 표했고 부적절한 일에 대한 정황증거가 있어 사표를 수리해도 된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또 “형사 징계를 할 수 있나”라는 최 의원 질문에 대해선 “형사처벌과 징계는 다르다”며 “그 부분은 좀더 봐야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검찰개혁 싹도 못 틔우고 무산시킬 텐가

    검찰개혁안 마련이라는 중대한 임무를 띠고 출범했던 국회 사법제도개선특별위원회가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사실상 막을 내렸다. 내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법사위로 넘겨서 논의를 이어간다지만 전망은 어둡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 도입이다.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들어 있는 것이다. 세부 방안을 놓고 여야는 밀고 당기기만 반복하다 결국 손에 쥔 것 하나 없이 위원회의 문을 닫고 말았다. 합의안을 마련하겠다던 약속을 또 저버린 셈이다. 개혁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있기나 한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권마다 검찰 개혁을, 선명성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고는 던져 버렸던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여야 모두 검찰 개혁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지만 세부 방안에서 대립하고 있다. 특히 상설특검제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사건이 생길 때마다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하는 ‘제도 특검’을, 민주당은 별도의 조직과 인력을 갖춘 ‘기구 특검’을 주장하고 있어 견해차가 크다. 각각의 장단점은 있지만, 제도 특검은 비상설 특검으로서 현재의 특검 제도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검찰권을 견제하는 기능과 역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구 특검은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기소권을 제한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검찰은 특검의 독립기구화를 반대하면서 제도 특검을 지지한다고 한다.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설문조사에서는 기구 특검의 선호도가 더 높았다. 검찰권 견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검찰의 독립이다. 검찰권을 키워 놓고 마음대로 좌지우지했던 역대 정권들의 행태에서 벗어날 길을 모색해야 한다.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녀 논란은 검찰의 독립성에 대해서도 논쟁의 불을 지폈다. 진위 규명과 별개로 검찰 흔들기라는 비판도 제기되는 게 사실이다. 검찰 개혁안 중에는 검찰이 정권의 도구로 이용되고 검사들이 정치검사로 전락하지 않도록 할 장치도 포함돼야 한다. 그러려면 정권의 입김이 배제된 검찰총장 인선 절차가 필수적이다. 비대한 검찰권을 축소하고 정치 검찰의 오명을 벗기 위한 개혁은 시대적 과제다. 중대 과제가 산적한 개혁 논의는 결코 중단되어선 안 된다. 사개특위는 시한이 종료되었지만 법사위에서 논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의견이 다르다고 미루기만 하다가는 무산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합의가 어렵다면 여론을 더 청취해서 타협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합의안 도출 시한을 넘긴 데는 여당은 물론 야당도 책임이 크다. 무엇보다 개혁을 관철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여야 대치와 기득권의 반발에 밀려 개혁이 싹도 못 틔운 채 흐지부지돼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 상설특검 등 연내 입법화 힘들 듯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활동결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추석 연휴 직후 의원들의 일정 조율이 안 돼 26일로 미뤄졌다. 이로써 사개특위는 사실상 26일 회의를 끝으로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하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상설특검·특별감찰관제는 여야가 합의안을 내지 못하면서 연내 입법화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개특위 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제에 대해 여야 이견이 워낙 커서 법사위로 넘겨 논의를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검안은 여당과 법무부가 주장하는 ‘제도 특검’과 야당이 요구하는 ‘기구 특검’안이 끝내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제도 특검은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특검을 꾸리는 쪽인 반면 기구 특검은 아예 별도 조직·인력을 갖춘 특검을 상설로 운영하는 것이다. 상설특검안은 국회 법사위로 넘어가도 앞길이 험난하다. 여야 간에 근본적으로 시각차가 큰 데다 국정감사 일정 등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법안 심사는 11월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과 연계된 특별감찰관제 논의 역시 진전을 보지 못했다. 홍 의원은 특별감찰관제와 관련, “도입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세부 사항에 대해 계속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서에 언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야가 의견을 같이한 반부패기구 독립화 방안과 관련해선 부패방지 독립기관이었던 옛 국가청렴위원회를 부활하고 이를 대통령 소속으로 다시 되돌리는 쪽으로 제안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英법정 ‘니깝’ 딜레마

    英법정 ‘니깝’ 딜레마

    영국 법원이 법정 증언 시 무슬림 여성들의 니깝(눈만 빼고 온몸을 가리는 겉옷) 착용을 금지시켜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형사법원은 이날 “증언자와의 대면은 법정 진술을 평가하는 데 결정적인 절차”라며 니깝, 부르카(온몸을 가리는 겉옷) 등 이슬람 베일을 법정에서 착용하게 해 달라는 무슬림 여성 피고인에게 착용 금지 명령을 내렸다. 2년 전 이슬람교로 개종한 이 여성 피고인은 재판장에서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니깝을 벗을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법원의 명령으로 그가 니깝 착용을 계속 고집할 경우 법정모독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된다. 법원 결정문은 “니깝은 영국 법정에서 까다로운 이슈가 되고 있다”며 “의회나 대법원이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다른 법정에서 엇갈리는 판결이 나온다면 사법제도에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여성 피고인은 변호인을 통해 항소 등 법원의 명령에 대응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민주당의 제러미 브라우니 영국 내무부 부장관은 이날 “무슬림 여성에 대한 교육기관 등의 베일 착용 규제는 인권침해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0년 프랑스에서는 ‘부르카 금지법’이 합헌으로 결정돼 이를 위반한 여성에게는 벌금 150유로(약 21만원), 여성에게 부르카 착용을 강요한 남성에게는 3만 유로(약 4336만원)와 최고 1년형을 선고하도록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배심원 해보니 유익… 그런데 지루하고 너무 졸려요”

    “대단한 경험을 하고 온 하루였지만 눈꺼풀은 무겁고 꼼짝 않고 앉아있자니 아주 힘들었다.”(지난달 국민참여재판에 배심원으로 나갔던 A씨) 국민참여재판을 경험한 배심원들은 지루함과 졸음을 재판의 가장 큰 어려운 점으로 생각한다. 서울중앙지법이 국민참여재판 경험이 있는 배심원 88명을 대상으로 25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3.9%인 65명이 ‘지인에게 배심원 참여를 권유할 뜻이 있다’고 답했다. ‘다시 배심원 통지를 받을 경우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의 72.7%(64명)가 ‘그렇다’라고 답해 참여 경험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참여재판은 재판에 일반 국민을 참여시켜 재판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사법제도 정착을 위해 2008년 1월 도입됐다. 배심원 직무수행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61.5%(56명)가 ‘장시간의 재판 진행’을 꼽았다. 이 중에서도 배심원들의 참여재판 후기를 살펴보면 장시간 재판 속에 지루함과 견디기 힘든 졸음 등이 주를 이뤘다. 배심원으로 나갔던 B씨는 “점심을 먹고 다시 재판을 시작하는데 재판장이 ‘배심원 여러분 졸리실 테니 다 같이 기지개 한번 켜고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말해 인상적이었다”면서 “때론 지루하고 졸리기도 했지만 유익한 경험이었다”고 글을 남겼다. ‘장시간의 재판 진행’ 다음으로는 ‘법률용어 및 재판기록 등 이해의 어려움’(18.7%), ‘수입감소, 직장에서의 불이익 우려’(8.8%) 순으로 나타났다. ‘보복에 대한 우려’, ‘내 판단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두려움’, ‘재판 현장에 있는 심리적 불편함’ 등도 있었다. 설문조사에 응한 배심원들의 54.5%는 재판 진행 시간이 길어질 경우 ‘다시 기일을 정해야 한다’고 답했고, 25.0%는 ‘시간을 정해서 진행하고, 그 이후에는 기일을 다시 지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피고인의 유·무죄 판단에 대해 ‘법관의 의견을 들은 뒤 판단이 달라졌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83.3%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법원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국민참여재판 개선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열린세상] 로스쿨 살리기/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로스쿨 살리기/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두 번째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가 다음 주로 예정되어 있다. 며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방대 로스쿨 졸업생들의 변호사 등록을 일정기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변호사 활동을 하려면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등록을 하여야 한다). 아직도 로스쿨에 대한 반발이 강고하다는 느낌이다. 로스쿨 얘기가 처음 나온 것은 김영삼 정부 시절이다. 세계화추진위원회인가 뭔가 하는 데서 로스쿨을 시작하지 않으면 당장 나라가 망할 듯이 수선을 떨었다. 다양한 전공을 학습한 학부 졸업생이 미국식 로스쿨에서 법학을 공부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후진적일 수밖에 없다던 식의 독설이 기억에 생생하다. 이런 소란통에 사법시험 합격 인원이 1000명으로까지 늘어났다. 합격 인원에 숨통을 틔워 놓으니 음대 출신도, 미학과 출신도 법조인이 되었다. 신선하고 흥겨운 일이었다. 이미 로스쿨을 시행한 것과 다를 바 없었음에도 노무현 정부 말기에 로스쿨법이 통과됐다. 일본에서 로스쿨이 마구 무너지던 와중에, 일본 변호사들이 한국의 동업자들에게 ‘우리가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조금만 더 버티라’고 신호를 보내던 과정이었다. 로스쿨의 도입은 사법제도의 뼈대를 근본적으로 다시 맞추는 혁명적인 사건이다. 대한변협까지도 ‘학생수 통제’라는 애매한 조건을 달고 반대 입장을 철회하였고,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법을 만들었으니 이른바 국민적 합의도 이룬 셈이다. 이제는 불필요한 소란을 반복하기보다 이미 도입한 로스쿨을 얼마나 멋지게 다듬을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사회가 어떻게 수용하여 시민사회 전체 법치의 수준을 얼마나 올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전국 25개 로스쿨은 ‘상대 평가’로 성적을 처리한다. 몇 명에게 A를 주고, 몇 명을 D로 할지 미리 성적분포표가 확정되어 있다. 변리사 자격이 있는 학생이 특허법을 수강한다면, 특허 변호사를 꿈꾸는 다른 학생의 열정과 발전 가능성을 평가에 반영할 도리가 없다. 회계사, 노무사 자격이 있는 학생과 경쟁하는 다른 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전문성을 ‘키운다’는 로스쿨 도입 취지와는 절대적으로 무관한 평가방식이다. 안타깝게도 전국 대부분 로스쿨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목을 맨다. 우리가 전범(典範)으로 삼은 미국의 로스쿨과는 거꾸로인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에서 공부하면서 ‘단 한번’ ‘변호사시험’이란 단어를 들었다. 지도교수와의 면담에서 “미국에서 개업할 예정이 아니라면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느니 차라리 그 기간 동안 여행을 다니는 것이 어떠냐?”는 조언을 들었을 때이다. 어느 수업에서도, 어느 교수도 ‘변호사시험’을 입에 올리지 않았고, 학교별 변호사시험 합격률 통계 따위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변호사시험은 학생들의 통과의례일 뿐이었다. 로스쿨에는 일정 비율의 ‘실무 교수’가 배치되어야 한다. 실무 교수 임용의 조건은 변호사 휴업이다. 그렇다 보니 실무교수가 담당해야 하는 ‘리걸 클리닉’(legal clinic) 수업도, 실제 운영을 외부 변호사에게 청탁해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하는 고홍주 교수는 예일대 로스쿨 교수 시절 아이티 난민 사건으로 이름을 알렸다. 아이티에서 군사정변이 발생하고 아이티인들이 뗏목에 의지해 플로리다 연안으로 몰려들자 미국 해안경비대가 해상봉쇄를 하고 관타나모 해군기지에 이들을 수용했다. 고 교수가 ‘리걸 클리닉’ 학생들을 이끌고 부시 행정부, 클린턴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하였던 난민 지위를 부여하라는 소송은 세계의 인권운동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런데, 우리 로스쿨 실무교수는 법정에 결코 서서는 안 되는 ‘휴업’ 변호사일 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로스쿨, 잘되어야 한다. 재기발랄한 젊은이들을 거침없는 법률가로 키우기에는 촌티 나는 장애가 너무나 많다. 무모한 상대평가, 과도한 변호사시험 합격인원 통제는 참으로 로스쿨답지 않은 방식이다. 실무교수의 교육 목적 법정 활동도 당연히 허용해야 한다. 멍청하거나 가학적인 제도는 빨리 걷어내는 것이 좋다.
  • 검찰개혁·반부패 ‘통합 vs 분리’ 여야 사개특위 대상 놓고 신경전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닻을 올렸지만, 여야가 논의 대상을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8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사개특위 위원장에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을, 여야 간사에 홍일표·서영교 의원을 각각 선임하는 등 인선 작업이 마무리됐다. 논의의 틀은 갖춰졌지만, 논의 내용을 놓고는 여야 간 입장차가 뚜렷하다. 새누리당은 검찰 개혁과 반부패 문제 전반을 다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반부패 문제에 한정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는 지난달 17일 여야의 ‘정부조직개편 합의안’에 포함된 문구에 대한 해석차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시 합의문 ‘1조 가항’에서는 상설특검제·특별감찰관제 도입,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등 검찰 개혁 문제를 올해 상반기 안으로 마무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1조 나항’에서는 국가청렴위원회 설치 검토를 비롯한 반부패 등 제도 개혁을 위해 사개특위를 설치하고,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맡도록 했다. 새누리당은 가항과 나항이 모두 1조에 속해 있기 때문에 ‘통합 논의’를, 민주당은 가항과 나항이 별도 조항이기 때문에 ‘분리 논의’를 각각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유기준 위원장은 “검찰 개혁과 반부패 문제를 구획정리하듯 어떻게 나눌 수 있겠나”면서 “법원과 검찰 등 사법 범주에 포함되는 개혁 대상이나 주제는 모두 사개특위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영교 의원은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에 이미 논의한 내용”이라면서 “검찰 개혁은 (국회 해당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에서 다루고, 반부패 문제는 사개특위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이러한 문구 해석 갈등 이면에는 사법 개혁이라는 이슈가 폭발력이 크다는 점에서 서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개특위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법사위 위원장은 민주당이 각각 맡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사개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파속 ‘창작의 꿈’ 펼치는 얼음조각 달인들

    한파속 ‘창작의 꿈’ 펼치는 얼음조각 달인들

    “한겨울에 야외에서 얼음을 깎는 작업이 굉장히 추울 거라 생각하죠. 하지만 조각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다 보면 추운 줄도 몰라요.” 얼음 조각가 김광성(38)씨의 말이다. 4일 오후 8시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로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대구 비슬산자연휴양림을 찾아 맹추위 속에 얼음과 씨름하고 있는 얼음 조각의 달인들을 만났다. 얼음 위에 올라가 조각을 하기 때문에 신발에 아이젠을 착용하는 것은 필수다. 얼음 조각가 하석구(38)씨는 “위험한 장비로 작업하기 때문에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며 “전기톱에 잘린 얼음 조각이 얼굴을 때리고 피부까지 상하게 하지만 이런 고된 과정을 거쳐 조각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환희를 느낀다”고 말했다. 높이 2m 정도인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4~5시간 정도 쉬지 않고 작업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얼음 조각가는 80여명 정도다. 각종 축하연에 얼음 조각이 빠질 수 없는 장식물로 인식되면서 점차 늘고 있는 추세지만 야외에서 ‘창작의 꿈’을 펼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조각가는 소수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은 3일 경기 여주군 일대와 서울에서 열린 ‘한·아세안 청년 네트워크’를 찾아갔다. 한·아세안센터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각국의 학생 70여명이 모였다. 세종대왕릉과 명성황후 생가를 방문하고 인삼과 김치 체험장에서 직접 음식을 맛보는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문화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장면들을 담았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일한 혈흔 형태 전문가 서영일(38) 연구사도 만났다. 범죄 현장에 떨어진 핏자국은 살인 등 유혈 범죄 수사에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다. 혈흔의 모양이나 크기, 방향에는 범행 도구와 용의자의 움직임 등 다양한 정보가 들어 있다. 서 연구사는 “공판 중심주의 사법제도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혈흔의 형태는 기소 내용의 설득력을 높이고 진술의 진위 여부를 가려내는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유품을 최초로 공개한 국립고궁박물관을 찾아가 덕혜옹주의 복식과 장신구, 혼수품 등 귀중한 기록물을 영상으로 담았다. 그 밖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타난 목소리를 통해 한 주일간의 뉴스 흐름을 짚어보는 ‘톡톡 SNS’에서는 새해 예산안 및 ‘택시법’ 통과 등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전한다. 박홍규 PD gophk@seoul.co.kr
  • 혈흔, 사건의 발자국 한 방울로 범인 찾다

    혈흔, 사건의 발자국 한 방울로 범인 찾다

    노름판에서 살인사건이 났다. 최초 신고자 이모씨는 “노름판에 끼려고 친구 집을 찾았는데 친구는 피를 흘리며 죽어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중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였다.”고 말했다. 사건 다음날, 이씨의 집 세탁기에서 피 묻은 옷이 나왔다. 그러자 이씨는 말을 바꿔 “어제 두 친구가 노름을 하다 심하게 싸워 말리는 과정에서 피가 묻었다.”고 둘러댔다. 석연치 않았다. 이씨의 점퍼와 바지에도 작은 타원형 모양의 피가 흩뿌려져 있었다. 흉기를 휘두르는 순간 사망자의 상처에서 튄 혈흔이 분명했다. 이씨는 지난달 7일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 범죄 현장에 떨어진 핏자국은 살인 등 유혈범죄 수사에 결정적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다. 혈흔의 모양, 크기, 방향에는 범행도구, 용의자의 움직임 등 다양한 정보가 들어 있다. 핏자국을 재구성해 범죄 현장을 역추적하는 사람. 3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일의 혈흔 형태 전문가 서영일(38) 연구사를 만났다. “공판 중심주의 사법제도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혈흔의 형태는 기소된 내용의 설득력을 높이고 용의자 진술의 진위를 가려내는 결정적 단서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이지요.” 실제로 국과수는 혈흔 분석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최근 본원 물리분석과에 혈흔 형태 업무를 추가한 데 이어 혈흔 실험실의 설치도 구상하고 있다. 군대 내 총기 사고가 나면 군 수사기관과 공동으로 분석 작업에도 나선다. 그 중심에 서 연구사가 있다. “국과수는 첨단 지식과 기술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이 결과를 경찰 과학수사대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좌표를 입력해 혈흔의 포물선 운동까지 계산할 수 있는 혈흔 형태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데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 대구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를 중심으로 본격 도입된 혈흔형태 분석은 2009년 서 연구사의 참여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일단 피해자가 가격당해 튀는 혈액 방울(비산 혈흔)은 범행 현장에서 직접적인 공격 행위가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피는 중력과 공기 저항의 영향을 받아 포물선 운동을 하는데 물리학적 지식과 수학적 계산을 통해 범행 도구로 칼을 사용했는지 망치와 같은 둔기를 사용했는지 추정할 수 있는 것이죠. 옷이나 신발에 묻은 피를 분석해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혈액 방울의 운동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보니 복잡한 유혈 사건일수록 물리학, 수학 등 깊은 지식이 필요하다. 서 연구사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에는 과학 철학을 독학하며 과학의 힘으로 진실을 밝히는 일을 꿈꿔 왔다. 내년에는 국내 최초로 혈흔형태로 박사 학위도 받을 예정이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수사 선진국에서는 이미 혈흔 형태 분석을 수사 과정의 필수 과정으로 두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 ‘도망자’의 실제 사건인 1954년 미국의 의사 부인 사망 사건의 판결을 뒤집은 것도 혈흔 형태 분석이었죠. 이제 한국도 혈흔 형태에 대한 법과학의 뒷받침이 필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법사위, 내곡동 축소수사 의혹 집중포화

    [국감 하이라이트] 법사위, 내곡동 축소수사 의혹 집중포화

    1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의 ‘내곡동 수사 관련 발언’을 두고 야당 의원들의 질타와 최 지검장의 해명이 이어졌다. 서기호 무소속 의원은 “내곡동 사저 의혹 사건 관련자들을 무혐의 처리한 배경에 검찰총장의 지시가 있었느냐.”면서 “(내곡동 발언 보도와 관련) 자신의 발언이 왜곡 보도됐다면 왜 정정보도 등을 요구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최 지검장은 “수사팀이 실무자에 대한 기소 가능성을 검토해 봤지만 기소가 어려웠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이라면서 “이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윗선의 지시도 없었다.”고 답변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도 “검찰에서 당시 자금출처 등에 관해 조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검이 온 것”이라면서 “검찰의 봐주기 수사에 대해 검사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지검장은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은 “전후좌우를 자른 뒤 보도해 곤욕을 치르는 것 같다. 답변하지 못한 내용을 충분히 말하라.”고 최 지검장의 역성을 들었다. 한편 검찰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경찰에 호의적인 의원들에 대해 뒷조사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영선 법사위원장은 “지난해 6월 한 언론에 사법제도개혁특별위의 비공개 회의 내용이 보도된 이후 대검찰청 지시로 살생부가 나왔다.”면서 “이후 대검 범정기획관실에서 정보 수집 등을 통해 공천을 받지 못하게끔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범정기획관을 지낸 전현준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범정기획관실은 구체적인 범죄 정보와 관련없는 정보 수집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사설] 국선변호인은 상징적 장식물이 아니다

    국선변호인의 부실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2007~2011년 최근 5년간 국선변호인 선임 1심 형사사건의 무죄율은 2007년 1.5%, 2009년 2.2%, 2011년 2.9% 등 평균 2.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상반기 전국 법원(1심)의 형사사건 무죄율 21.6%와 비교하면 10분의1 수준으로, 국선변호인으론 재판에서 승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회적 약자들이 재판에서 구제를 받지 못하면 국선변호인제는 있으나마나다. 국선변호인이 실질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국선변호인은 형사재판을 받는 피고인 가운데 형편이 어려워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을 때 법원이 변호인을 선임하는 제도로 한 해 10여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선변호인들이 형식적으로 변론에 나서는 바람에 서민들이 느끼는 만족도는 지극히 낮다. 국선변호인의 부실 운영은 구조적인 문제다. 국선변호인들에게 부여된 사건이 많아 업무가 과중한 데다 사건당 수임료는 고작 30여만원에 불과하다. 처우가 낮으니 국선변호인들은 성의있게 사건에 매달리지 않고 피고인들에게 자백을 강요해 사건을 서둘러 종결시키려 한다. 또 피고인을 접견하지 않는 것은 물론 법정에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 ‘10초 변론’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러니 피고인들 사이에선 ‘빚을 내서라도 변호사를 사야 한다.’ ‘국선변호인에게 맡기면 신세 망친다.’는 자조적인 말이 흘러나온다. 국선변호인이 재판에서 거의 ‘백전백패’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유명무실한 국선변호인제는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그릇된 인식을 심어줘 사법제도에 대한 불신을 야기한다. 국선변호인 제도의 허점을 정비해 사회적 약자들이 법률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선변호인의 불성실한 변론이나 법정 불출석은 벌금, 과태료 등으로 엄히 다스리고 필요하면 액수를 상향조정해야 한다. 아울러 피고인들이 과다한 수임료에 대한 부담을 덜고 변호사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법률비용 보험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 남아공 파업 광부 ‘살인죄’ 인종차별 관습법 적용 논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파업 광부들이 동료 광부 살인 혐의로 기소돼 논란이 일고 있다. 남아공 정부가 사망 사건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한 데다 1980년대 인종 차별을 정당화한 관습법을 적용해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남아공 정부는 마리카나 광산에서 임금 인상 시위를 벌이던 광부 34명이 경찰의 발포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동료 광부 270명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BBC 등 외신들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랭크 레센예고 검찰청 대변인은 “기소한 노동자 중에 무장하지 않았거나 시위대 뒤에서 소극적으로 참여한 이들도 있지만 ‘같은 동기’를 가진 집단으로 판단했다.”면서 “결국 이들 무장 집단이 경찰을 공격하는 바람에 참사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서 축출된 청년 지도자 줄리어스 말레마는 노동자를 살인자로 규정한 정부의 결정이 ‘미친 짓’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경찰이 총을 쏴 노동자들을 죽이는 장면을 전 세계가 봤는데도 이들 중에 한 명도 구금된 사람이 없다.”면서 “이것이 광기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에 체포된 동료의 석방을 요구해 온 광부 100여명도 이날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 고등법원 앞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여 경찰이 출동하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검찰 측이 파업 광부를 기소하면서 인용한 ‘같은 동기’라는 법 조항이 과거 백인 소수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 차별 정책) 실시 당시 인권 활동가들을 잡아들이려고 만들었던 관습법으로 밝혀지면서 법조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다. 헌법학자 피에르 드 보스는 이번 기소 결정에 대해 “매우 기이하고 충격적”이라며 “제이컵 주마 남아공 정부는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법제도를 명백하게 유린했다.”고 지적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한편 지난달 16일 남아공 경찰은 세계 3대 백금광산업체인 론민이 소유한 마리카나 광산에서 수천명의 불법 파업 근로자들을 강제 해산시키기 위해 총을 쏴 34명이 숨지고 78명이 다쳤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디자인은 특허 아닌 유행”… 美서도 ‘애국심 평결’ 비판

    ‘디자인은 패션이며, 시즌이 지나면 바뀌거나 사라지는 독특한 형태의 지적재산권이다.’ 미국 법원에서 벌어진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 1심에서 배심원들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디자인을 대부분 모방했다고 평결한 가운데 디자인을 특허가 아닌 공유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소셜미디어 전문 칼럼니스트 하이든 쇼네시는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기고한 ‘애플·삼성 평결이 큰 실수인 이유’라는 칼럼에서 “(아이폰의) 둥근 모서리 모양의 디자인 하나 때문에 10억 달러 소송에서 이길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디자인은 (한 개인이) 발명하는 혁신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쇼네시는 ▲영국 왕세자빈 케이트 미들턴이 푸른색 니트를 입으면 다음 날 영국의 모든 상점에 같은 색 옷이 진열되는 것 ▲독일의 자동차회사 아우디가 벤츠의 곡선 디자인을 따라한 것 등을 예로 들며 “디자인은 공통적인 창의성 안에서 생겨난 공유재산”이라고 주장했다. 제품 이미지도 시대에 따른 일종의 유행이기 때문에 지적재산권으로 묶어 둘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평결을 두고 미국 안에서도 ‘보호주의에 기반을 둔 애국심 평결’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특허 관련 사법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해스팅스 법대 로빈 펠드먼 교수는 “이번 재판은 특허제도가 이미 통제 불가능한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지적재산권 분야에 대한 사법제도를 이대로 둬도 좋은지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글로벌 특허소송 정부차원 대응책 시급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에서 삼성전자가 예상 밖의 ‘완패’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추세에 상응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이번 배심원 평결이 ‘문외한들의 애국심의 발로’라며 미국 사법제도의 맹점을 꼬집고 있으나 사태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사건을 계기로 경제규모 세계 15위, 특허 출원 세계 5위에 걸맞게 지적재산권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특허괴물’로 일컬어지는 특허전문기업과 특허소송을 통해 우리 기업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선진국 경쟁기업들의 공세가 날로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이라도 정부가 앞장서 민·관·전문가집단이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각국의 법률체계를 감안한 ‘맞춤형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이라는 얘기다. 특허전문기업이 주도한 특허소송은 미국에서만 2001년 144건에서 지난해에는 1211건으로 늘었다. 올 들어서는 6월까지 2414건으로 지난해 전체의 2배에 달했다. 거대 자본을 동원해 특허를 대거 사들인 뒤 특허료를 받아낼 목적으로 무차별 특허 공세를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IT기업이 주타깃이다. 지난해 글로벌 기업들이 특허괴물과의 소송에 쏟아부은 돈이 34조원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있다. 이번에 삼성전자를 물고 늘어진 애플도 지난 6년여 동안 152건의 특허소송을 당했다가 지난해 45억 달러를 들여 특허괴물 록스타비드코를 설립했다. 이에 비해 우리 기업들은 특허 출원 수를 늘리기에만 급급했을 뿐 독점적·배타적 권리로 정당한 사용료를 받아내려는 공세적 활용에는 미흡했다. 그 결과, 특허 피소건수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때 전세계 필름시장을 평정했던 코닥은 1980년 후반 폴라로이드와의 특허분쟁에서 패하면서 배상금 8억 7300만 달러를 포함해 제품 회수 및 공장 폐쇄 등 모두 3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고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특허를 다량 보유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 특허 포트폴리오를 수비형에서 공격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개별 기업을 넘어 정부 차원의 대응책을 촉구하는 이유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