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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디지털 유산/박홍환 논설위원

    누군가 갑자기 사망했다고 치자. 부동산이며 예금이며 보험 등은 당연히 유족에게 상속될 것이다. 사진이며 일기장이며 집안에 남긴 유품들도 유족의 손을 거쳐 정리될 것이다. 그러면 페이스북 계정이나 인터넷 블로그 속 자료들은 어떻게 될까. 하루 수천·수만명이 접속하는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했거나 파워블로거였다면 그 자체의 재산적 가치도 상당할 것이다. 이른 바 ‘디지털 유산’의 보존 및 상속 문제가 대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04년 미국의 한 이라크 파병 전사자의 아버지는 야후를 상대로 아들의 이메일 계정 열람을 요청했다. 야후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거절했고, 아버지는 결국 소송을 통해 아들의 이메일 내용이 담긴 CD를 건네받았다. CD 등 저장장치를 이용한 디지털 유산 상속 방식은 이후 미국의 많은 주에서 법률로 시행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지난해 3월 미 버지니아주 의회는 미성년 사망자의 디지털 재산 보존에 관한 법률을 최종 확정했다. 2011년 1월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접한 아버지가 단서를 찾기 위해 아들의 페이스북 계정에 접근하려다 거절당한 사건을 계기로 입법이 추진돼 마침내 결실을 본 것이다. 법률은 비록 미성년자의 사망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디지털 유산의 보존 및 공개 등의 구체적 내용을 담고 있다. 국내에서도 천안함 유족들이 희생 장병의 미니홈피 등에 접속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일을 계기로 디지털 유산에 대한 관심이 차츰 높아지고 있다. 개인의 비밀이기 때문에 가족 등에게조차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론과 고인과의 추억 등을 되새기려는 가족들에게 디지털 유산을 상속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찬성론이 팽팽하다. 법률적 쟁점은 디지털 정보를 유체물, 즉 소유의 객체인 물체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인데 세계적 대세는 이미 상속하는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 최근 대법원 사법제도비교연구회가 디지털 유산의 상속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이나 통신비밀보호법 등에 규정된 디지털 정보 처리 규정 등의 보완을 비롯해 디지털 유산의 상속을 규정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고 죽기 전에 마무리지어야 할 일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부동산이나 예금, 보험 등 재산의 상속은 물론 SNS 계정이나 홈페이지 등의 처리 문제까지 골치 썩일 일이 더 늘었다. 이러다 페이스북 계정은 아내, 트위터 계정은 장남, 네이버 블로그는 차남 등으로 상속자를 미리 정해 유언을 남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포로셴코 압승… 우크라 정국 혼란 바로잡을까

    25일 실시된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결과 재벌 출신 무소속 후보 페트로 포로셴코(49)가 과반 득표율로 압승을 거뒀다. 국제사회를 뒤흔든 우크라이나 사태를 수습하고 정국 혼란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크림반도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까지 넘보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친유럽 노선’을 표방한 포로셴코 정권을 맞아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사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40% 개표 상황에서 포로셴코 후보가 54.09%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바티키프쉬나’(조국당) 후보인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13.13%로 2위를 차지했다. 민족주의와 유럽화를 내세운 ‘급진당’ 후보 올렉 랴슈코가 8.49%로 선전했다. 전체 투표율은 60.7%로 잠정 집계됐다. 친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 무장세력이 장악한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서는 34개 선거구 중 11개에서만 투표소 문을 열었고 그마저도 투표율이 10%대에 머물렀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하루 전 진행된 3개 연구기관 공동 출구조사에서도 포로셴코는 55.9%의 득표율을 기록해 12.9%를 얻은 티모셴코 전 총리를 압도했다. 예상보다 높은 지지율이 나온 데 대해 캐나다 일간 ‘내셔널 포스트’는 “유권자들이 분리주의 세력의 위협을 받으며 두 번째 투표까지 치르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특히 우크라를 장악하려는 러시아의 시도가 정체 또는 하락했다는 신호가 감지된 것도 원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대선을 이틀 앞둔 지난 23일 ‘우크라 국민들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포로셴코는 출구조사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유권자가 유럽과의 통합을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으로서의 첫 번째 과업은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올리가르히(신흥재벌)가 개혁을 반대한다면?’이라는 질문에 “공정한 사법시스템이 있다”며 부패 불관용, 독립적 사법제도 구축 등의 뜻을 전했다. 그는 또 승리 연설을 통해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 의지도 밝혔다. 포로셴코는 “러시아는 우리의 이웃이며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도 곧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동부 지역의 움직임이다. 포로셴코가 취임 직후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를 가장 먼저 방문하겠다며 동부지역 포용 의지를 재차 언급했지만 무장 세력은 투표에 불참한 채 대선 자체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향후 선거의 합법성 논란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러시아의 대응도 변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대선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새 정부 대표들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제네바 합의’ 등 지난 협상에서 양국이 번번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던 만큼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심각한 경제위기 역시 포로셴코 정권이 넘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윤창중 성추행 사건 1년 “면책특권 가능성 대두” 이유는?

    윤창중 성추행 사건 1년 “면책특권 가능성 대두” 이유는?

    윤창중 성추행 사건 1년 “면책특권 가능성 대두” 이유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발생한지 7일로 1년이 됐지만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청은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미국 연방검찰도 질의에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다만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은 “연방검찰에서 아직 결정해야 할 사안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의 여러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소식통들은 미국 당국이 국제법상 면책특권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집중 검토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물론 우리 당국은 윤창중 전 대변인이 대통령 공식 수행원단이 아닌 관용여권을 소지한 공무출장자 신분이어서 외교관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관용여권을 소지한 경우 관습적으로 면책특권이 적용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청은 지난해 7월 윤창중 전 대변인에 대해 경범죄를 적용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지역을 관할하는 연방검찰은 현재까지도 기소동의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미국 사법제도에서 경찰은 수사와 체포, 검찰은 기소와 재판을 관할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으며,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으려면 검찰의 기소동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 기소동의 절차가 이뤄지면 경찰이 이를 근거로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 신병확보에 나서게 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 연방검찰은 아직도 이 사건을 경범죄(misdemeanor)로 다룰지, 혹은 중죄(felony)로 처리할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중범죄로 다루는 경우 한미 범죄인인도조약 대상인 ‘1년 이상의 자유형 또는 그 이상의 중형’이 되지만, 미 법무부가 한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가 돌출될 수 있다는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만약 경범죄로 결론낸다면 윤창중 전 대변인이 미국에 가지 않는 한 처벌이 불가능해진다. 또 사건발생일(5월7일)부터 3년인 미국의 경범죄 공소시효를 감안하면 경범죄로 처리되고 윤창중 전 대변인이 미국에 가지 않는 경우 2016년 5월7일에 사건은 자동 종료된다. 네티즌들은 “윤창중 성추행 사건 1년, 벌써 1년이나 지났나”, “윤창중 성추행 사건 1년, 면책될 가능성이 있다고?”, “윤창중 성추행 사건 1년, 처벌 안받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건 1년 “면책특권 가능성?”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건 1년 “면책특권 가능성?”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사건 1년 “면책특권 가능성?”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발생한지 7일로 1년이 됐지만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청은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미국 연방검찰도 질의에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다만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은 “연방검찰에서 아직 결정해야 할 사안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의 여러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소식통들은 미국 당국이 국제법상 면책특권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집중 검토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물론 우리 당국은 윤창중 전 대변인이 대통령 공식 수행원단이 아닌 관용여권을 소지한 공무출장자 신분이어서 외교관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관용여권을 소지한 경우 관습적으로 면책특권이 적용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DC 메트로폴리탄 경찰청은 지난해 7월 윤창중 전 대변인에 대해 경범죄를 적용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지역을 관할하는 연방검찰은 현재까지도 기소동의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미국 사법제도에서 경찰은 수사와 체포, 검찰은 기소와 재판을 관할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으며,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으려면 검찰의 기소동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 기소동의 절차가 이뤄지면 경찰이 이를 근거로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 신병확보에 나서게 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 연방검찰은 아직도 이 사건을 경범죄(misdemeanor)로 다룰지, 혹은 중죄(felony)로 처리할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중범죄로 다루는 경우 한미 범죄인인도조약 대상인 ‘1년 이상의 자유형 또는 그 이상의 중형’이 되지만, 미 법무부가 한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가 돌출될 수 있다는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만약 경범죄로 결론낸다면 윤창중 전 대변인이 미국에 가지 않는 한 처벌이 불가능해진다. 또 사건발생일(5월7일)부터 3년인 미국의 경범죄 공소시효를 감안하면 경범죄로 처리되고 윤창중 전 대변인이 미국에 가지 않는 경우 2016년 5월7일에 사건은 자동 종료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플러스]

    선거담당 공무원 권역별 순회교육 안전행정부는 1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선거 담당 공무원 78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권역별 순회교육을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순회교육은 사전투표제도와 선거중립 위반자 처벌, 집행유예자 선거권 부여 등에 초점을 맞춘다. 사전투표제도는 5월 30∼31일 실시한다. 선거에 개입한 공무원은 경중을 불문하고 조직에서 퇴출되며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새달 9일부터 국제소방안전박람회 소방방재청과 대구시는 국내 최대 소방안전 중심의 국제종합전시회인 ‘제11회 대한민국 국제소방안전박람회’를 다음 달 9일부터 11일까지 대구엑스코(EXCO)에서 공동 주최한다고 17일 밝혔다. 국내외 200여개 업체들이 신기술 신제품을 선보이며 국제 심포지엄을 비롯해 한국화재소방학회 춘계학술대회 등 국내외 학술행사도 함께 열린다. 모든 행사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베트남 고위 법관 10명 사법 연수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17일 레홍꾸엉 베트남 최고인민법원 부원장 등 베트남의 고위급 법관 10명을 국내로 초청해 사법 분야 연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12일간 진행되는 연수 기간에 베트남 법관들은 코이카 한국국제개발협력센터에서 머물며 ▲한국 사법제도 및 정책 ▲사법연수제도 및 운영과정 ▲한국 민·형사 소송제도 ▲법관 윤리 등에 관한 강의를 듣는다.
  • 檢, 위조 문서 입수 관여 국정원 직원 특정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위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가정보원 대공수사팀 소환에 착수하는 등 검찰 수사가 국정원으로 향하고 있다. 검찰은 앞으로 문서 조작에 국정원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규명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휴일인 9일에도 출근해 국정원 대공수사팀 가운데 우선 소환 대상자를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검찰은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씨에게 싼허(三合) 변방검사참(출입국사무소)의 답변서 입수를 요구한 국정원 직원의 신원을 특정하고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위조를 직접 지시했는지, 위조된 문서임을 알고도 검찰에 제출했는지, 수뇌부의 지시나 보고가 있었는지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검찰은 국정원 협력자 김씨에 대한 소환 조사와 함께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의 출입경기록과 이에 대한 사실확인서 등 위조된 문서 입수에 관여한 다른 국정원 협력자들도 추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드러난 3건의 문서 외에도 유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제출한 중국 동포 임모(49)씨의 자술서도 허위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9일 “이번 사건이 형사 사법제도의 신뢰와 관련된 문제라는 엄중한 인식을 가지고 국민적 의혹이 한 점 남지 않도록 신속하게 법과 원칙대로 철저히 수사하라”고 검찰 수사팀에 지시했다. 한편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국회에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스스로 중립적인 특검을 임명해 한 점 의혹을 남기지 않겠다는 자세를 가져야만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법원행정처장에 박병대 대법관 임명

    법원행정처장에 박병대 대법관 임명

    양승태 대법원장은 다음 달 3일 퇴임하는 차한성(59·사법연수원 7기) 법원행정처장의 후임으로 박병대(56·연수원 12기) 대법관을 17일 임명했다. 차 법원행정처장은 오는 24일자로 처장직에서 물러나 대법관 업무에 복귀했다가 다음 달 퇴임한다. 박 대법관은 24일부터 처장 업무를 맡게 된다. 박 신임 처장은 1985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용돼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기획담당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지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송무국장·기획조정실장, 서울중앙지법 민사수석부장,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전지법원장 등을 거쳤다. 그는 재판 실무에 능통하고 법률 이론에 해박하며 법원행정처에서 여러 직책을 역임해 ‘사법행정의 달인’으로 불릴 만큼 사법행정에도 탁월한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행정처 실·국장 시절에 민사재판 신모델 구성·도입, 형사재판 공판중심주의 도입 등 각종 사법제도 개선 작업을 이끌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일본에서는 술에 취한 채 자전거를 타면 최고 징역 5년형 또는 100만엔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싱가포르는 2003년까지 번지점프를 하는 것이 불법이었다. 스위스에서는 일요일에 빨래를 널거나 세차를 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언뜻 봐서는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각 나라에 존재하는 법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전통과 문화, 역사, 사법환경 등을 감안해 고유의 법과 사법체계 및 제도를 갖추고 있다.  근현대사의 길목에서 일제강점기라는 치욕을 겪은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헌법이 제정되는 등 늦은 시기에 사법체계를 갖췄다. 1970년대까지는 외국 법제도 및 체계를 배우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페루 등 남미국가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까지 사법제도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베트남 법원연수원을 직접 지어주는 역량강화 사업, 전자소송 시스템 수출 등 유난히 국제교류가 많았다. 60여년에 불과한 한국 사법의 역사에 비춰 봤을 때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1895년 4월 19일 법률 제1호로 ‘재판소구성법’이 공포되면서 사법과 행정이 분리된 이후 일제강점기에 들여온 대륙법을 근간으로 광복 이후 헌법과 법원조직법 등을 제정하면서 사법체계가 만들어졌다. 1947년 최초의 사법교류인 미국사법제도 시찰단을 미국으로 보내는 등 영미법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제대로 된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던 사법체계였지만 1970년대까지 미국, 국제연합(유엔), 독일 등 서구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사법제도와 체계를 배웠다. 국제교류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일방적인 사법 원조를 받았다. 1970년 태국의 프라보부 후다싱 대법원장이 방한하고 다음 해 당시 민복기 대법원장이 태국을 방문하는 등 일부 고위직 중심의 국제교류가 있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사법부는 과거 원조를 받는 입장에서 이제는 전자소송, 법관교육제도 등 각종 사법제도를 전수하는 입장이 됐다. 대중가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뿐 아니라 각종 사법제도가 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해 남미, 동유럽, 중앙아시아에까지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법 정보화 시스템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몽골 등 10여개 나라가 한국의 전자소송 및 사법정보화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사법 정보화는 ‘사건 정보 및 판결문 저장, 검색이 가능한 정보의 전산화→접수부터 종료까지 업무과정을 전산화해 관리하는 사무절차의 전산화→소장 제출 등 재판 자체를 전산화하는 전자소송’의 단계를 거친다.  우리나라는 법관들에게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된 1991년 이후 2010년 4월 특허법원에 전자소송이 처음 도입되고 2011년 5월부터 민사사건으로 확대 시행되는 등 형사사건을 제외한 특허, 민사, 가사, 행정 등 본안사건 및 가압류, 가처분 등에 대해서도 전자소송이 시행되고 있다.  2011년 2월 방한한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의 운영 주체인 로아시아 사법분과위원회의 폴 드 저지 의장은 대법원 전산정보센터를 둘러보고는 “한국의 사법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은행의 2014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민사 사법제도 평가 부문에서 전자소송이 호평을 받으면서 평가대상 189개국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전자소송을 벤치마킹하려는 국가들은 대부분 정보의 전산화, 사무절차의 전산화 등 초기 단계도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법원별로만 사건 결과 및 판결 검색이 가능한 수준인 인도네시아는 2011년 대법관 등이 한국을 찾아 노하우 및 경험을 전수받았다.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헝가리 등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법원장이 방한해 전자소송 시스템을 배워 갔다.  사법 정보화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제도가 사법연수원으로 대표되는 법관교육제도다. 특히 법관교육제도를 전수하기 위해 ‘역량강화 사업’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드라마, 대중가요, 한글 등 문화적인 부분에 이어 한국 특유의 교육제도가 또 다른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법원은 2008년부터 베트남 법원연수원 건물을 신축하고 사법연수제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김명수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를 직접 파견해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 및 지도를 하고 있다. 또 베트남 강사요원 교육, 강의교재 개발, 한국법 강의와 함께 베트남 법관을 국내로 초청해 교육 및 연수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10개월째 베트남에서 한류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김 판사는 베트남 하노이국립대에서 사법제도를 연구한 전문가다. 파견을 자원한 김 판사는 “동료 법관들이 없는 데다 재판 업무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어 외로울 때가 많다”면서도 “베트남 법관과 법원공무원들이 우리나라 사법제도에 관한 강의에 집중하면서 전자소송이나 과거 겪었던 사법 파동 등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별 사법제도는 문화, 정치적 상황 등에 따른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 나라의 사법제도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단발성 교류가 아닌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진정한 사법 한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외에도 2005년 몽골을 시작으로 동남아 국가인 방글라데시, 태국, 필리핀, 라오스, 캄보디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네팔, 동유럽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남미 국가인 파라과이, 온두라스, 페루 등도 직접 한국을 찾아 법관교육제도를 배워 갔다.  이 외에도 지난달 25일 린쥔이(林俊益) 타이완 사법원 형사청장이 국민참여재판제도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등 다른 사법제도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당시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한 린 청장은 “한국은 영미법계 배심제와 대륙법계 참심제를 모두 참고해 한국의 사법환경에 맞는 독특한 제도인 국민참여재판을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법부는 지한파(知韓派) 양성을 위한 국제교류에 있어서도 점차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대법원은 러시아, 일본, 중국, 프랑스, 덴마크, 호주, 폴란드, 인도네시아, 터키 등과 매년 1~2회 대법원장 해외 순방 및 외국 대법원장 방한으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는 사법연수원 국제사법협력센터를 설립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수를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기존에 국제사법교류의 주축이었던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외국법관 연수에 상대적으로 교류가 없었던 페루를 비롯해 네팔,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6개국 80명의 법조인을 초청했다.  이러한 사법 한류 열풍은 군사정권을 경험하고 사법부 독립이 침해된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사법제도의 효율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발도상국은 자신들과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한 우리나라가 사건 처리 효율성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사법제도를 지금의 수준으로 발전시킨 데 대해 놀라워한다”면서 “제도 전파와 함께 과거사에 대한 반성 등 국민의 사법부가 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제적 상황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효율성을 배워 가려고 한다”면서 “특히 개발도상국은 우리나라가 2700여명의 법관으로 운영되면서도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 전자소송까지 도입하고 있는 점 등을 높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주말 인사이드] 베끼는 법만 알던 한국… 세계 사법제도 ‘과외선생’ 되다

    일본에서는 술에 취한 채 자전거를 타면 최고 징역 5년형 또는 100만엔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싱가포르는 2003년까지 번지점프를 하는 것이 불법이었다. 스위스에서는 일요일에 빨래를 널거나 세차를 하는 것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 언뜻 봐서는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각 나라에 존재하는 법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전통과 문화, 역사, 사법환경 등을 감안해 고유의 법과 사법체계 및 제도를 갖추고 있다. 근현대사의 길목에서 일제강점기라는 치욕을 겪은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헌법이 제정되는 등 늦은 시기에 사법체계를 갖췄다. 1970년대까지는 외국 법제도 및 체계를 배우는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페루 등 남미국가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까지 사법제도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베트남 법원연수원을 직접 지어주는 역량강화 사업, 전자소송 시스템 수출 등 유난히 국제교류가 많았다. 60여년에 불과한 한국 사법의 역사에 비춰 봤을 때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1895년 4월 19일 법률 제1호로 ‘재판소구성법’이 공포되면서 사법과 행정이 분리된 이후 일제강점기에 들여온 대륙법을 근간으로 광복 이후 헌법과 법원조직법 등을 제정하면서 사법체계가 만들어졌다. 1947년 최초의 사법교류인 미국사법제도 시찰단을 미국으로 보내는 등 영미법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제대로 된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던 사법체계였지만 1970년대까지 미국, 국제연합(유엔), 독일 등 서구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사법제도와 체계를 배웠다. 국제교류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일방적인 사법 원조를 받았다. 1970년 태국의 프라보부 후다싱 대법원장이 방한하고 다음 해 당시 민복기 대법원장이 태국을 방문하는 등 일부 고위직 중심의 국제교류가 있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사법부는 과거 원조를 받는 입장에서 이제는 전자소송, 법관교육제도 등 각종 사법제도를 전수하는 입장이 됐다. 대중가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뿐 아니라 각종 사법제도가 베트남 등 동남아를 비롯해 남미, 동유럽, 중앙아시아에까지 수출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법 정보화 시스템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몽골 등 10여개 나라가 한국의 전자소송 및 사법정보화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사법 정보화는 ‘사건 정보 및 판결문 저장, 검색이 가능한 정보의 전산화→접수부터 종료까지 업무과정을 전산화해 관리하는 사무절차의 전산화→소장 제출 등 재판 자체를 전산화하는 전자소송’의 단계를 거친다. 우리나라는 법관들에게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된 1991년 이후 2010년 4월 특허법원에 전자소송이 처음 도입되고 2011년 5월부터 민사사건으로 확대 시행되는 등 형사사건을 제외한 특허, 민사, 가사, 행정 등 본안사건 및 가압류, 가처분 등에 대해서도 전자소송이 시행되고 있다. 2011년 2월 방한한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의 운영 주체인 로아시아 사법분과위원회의 폴 드 저지 의장은 대법원 전산정보센터를 둘러보고는 “한국의 사법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세계은행의 2014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민사 사법제도 평가 부문에서 전자소송이 호평을 받으면서 평가대상 189개국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전자소송을 벤치마킹하려는 국가들은 대부분 정보의 전산화, 사무절차의 전산화 등 초기 단계도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법원별로만 사건 결과 및 판결 검색이 가능한 수준인 인도네시아는 2011년 대법관 등이 한국을 찾아 노하우 및 경험을 전수받았다. 우즈베키스탄, 나이지리아, 헝가리 등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법원장이 방한해 전자소송 시스템을 배워 갔다. 사법 정보화만큼 인기를 끌고 있는 제도가 사법연수원으로 대표되는 법관교육제도다. 특히 법관교육제도를 전수하기 위해 ‘역량강화 사업’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드라마, 대중가요, 한글 등 문화적인 부분에 이어 한국 특유의 교육제도가 또 다른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법원은 2008년부터 베트남 법원연수원 건물을 신축하고 사법연수제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김명수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를 직접 파견해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조언 및 지도를 하고 있다. 또 베트남 강사요원 교육, 강의교재 개발, 한국법 강의와 함께 베트남 법관을 국내로 초청해 교육 및 연수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10개월째 베트남에서 한류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김 판사는 베트남 하노이국립대에서 사법제도를 연구한 전문가다. 파견을 자원한 김 판사는 “동료 법관들이 없는 데다 재판 업무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있어 외로울 때가 많다”면서도 “베트남 법관과 법원공무원들이 우리나라 사법제도에 관한 강의에 집중하면서 전자소송이나 과거 겪었던 사법 파동 등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별 사법제도는 문화, 정치적 상황 등에 따른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한 나라의 사법제도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면서 “단발성 교류가 아닌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진정한 사법 한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외에도 2005년 몽골을 시작으로 동남아 국가인 방글라데시, 태국, 필리핀, 라오스, 캄보디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네팔, 동유럽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남미 국가인 파라과이, 온두라스, 페루 등도 직접 한국을 찾아 법관교육제도를 배워 갔다. 이 외에도 지난달 25일 린쥔이(林俊益) 타이완 사법원 형사청장이 국민참여재판제도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는 등 다른 사법제도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당시 국민참여재판을 방청한 린 청장은 “한국은 영미법계 배심제와 대륙법계 참심제를 모두 참고해 한국의 사법환경에 맞는 독특한 제도인 국민참여재판을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법부는 지한파(知韓派) 양성을 위한 국제교류에 있어서도 점차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대법원은 러시아, 일본, 중국, 프랑스, 덴마크, 호주, 폴란드, 인도네시아, 터키 등과 매년 1~2회 대법원장 해외 순방 및 외국 대법원장 방한으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는 사법연수원 국제사법협력센터를 설립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수를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 기존에 국제사법교류의 주축이었던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외국법관 연수에 상대적으로 교류가 없었던 페루를 비롯해 네팔,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 6개국 80명의 법조인을 초청했다. 이러한 사법 한류 열풍은 군사정권을 경험하고 사법부 독립이 침해된 우리나라의 역사적 배경과 비교적 적은 인원으로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사법제도의 효율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발도상국은 자신들과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한 우리나라가 사건 처리 효율성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사법제도를 지금의 수준으로 발전시킨 데 대해 놀라워한다”면서 “제도 전파와 함께 과거사에 대한 반성 등 국민의 사법부가 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제적 상황이 넉넉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법제도의 효율성을 배워 가려고 한다”면서 “특히 개발도상국은 우리나라가 2700여명의 법관으로 운영되면서도 형사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에 전자소송까지 도입하고 있는 점 등을 높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中, ‘장성택 사형’ 톱뉴스로 긴급보도…김정은·리설주 동향에도 관심

    中, ‘장성택 사형’ 톱뉴스로 긴급보도…김정은·리설주 동향에도 관심

    북한 당국이 13일 오전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에 대한 사형집행 사실을 전격 공개하자 북한 최고 우방인 중국의 언론들이 앞다퉈 이를 톱뉴스로 보도했다. 중국 네티즌들 역시 장성택 처형에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며 김정은과 리설주의 동향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신화통신은 이날 오전 5시 10분(현지시간)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조선(북한)이 장성택에 대한 사형집행 사실을 공개했다’는 내용과 함께 북한이 밝힌 장성택의 죄목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홍콩 봉황망, 중국의 포털사이트인 큐큐닷컴, 왕이 등도 신화통신 기사를 인용하는 형태로 장성택 처형 사실을 긴급 속보로 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과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인터넷판 환구망 등도 오전 7시를 전후해 관련 보도를 홈페이지 최상단에 배치했다. 군사법정에 출석한 장성택이 포승줄에 결박당한 채 두 명의 군인에 의해 강제로 머리가 수그려진 장면도 각 매체 홈페이지 첫 화면에 기사와 함께 노출돼 있다. 장성택 처형 소식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공포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한 네티즌은 봉황망 기사에 단 댓글에서 “너무 공포스럽다. 이런 국가에서 산다면 당신은 행복하겠느냐”고 반문했고, 또 다른 네티즌들은 “재판절차가 아주 효율적이다. 이런 국가를 믿을 수 있겠느냐”며 북한의 사법제도에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네티즌들 중에는 장성택 처형을 결정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의 동향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와 장성택 간의 추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다”면서 “김정은과 리설주, 장성택 간의 모종의 관계가 향후 드러나게 될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는 언론 매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항간에 신변이상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고등법원 도입 등 사법개혁 주목

    중국 시진핑(習近平) 체제 10년의 개혁 방향을 논의하는 공산당 18기 3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가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지난 9일 베이징 징시(京西)호텔에서 개막했다. 3중전회 개막식에서는 이번 회의의 지침성 문건인 ‘전면적 개혁 심화에 관한 약간의 중요한 문제에 대한 중국 공산당 중앙의 결정’의 제출과 설명이 이뤄졌다. 중앙위원 등 참석자들은 이 문건을 토대로 토론을 벌인 뒤 12일 대회 폐막과 함께 공보를 통해 최종 개혁 방안을 발표한다. 전문가들은 1978년 개혁·개방 선언 이래 중국은 빈부 격차, 환경 파괴, 국유기업 독점 등의 문제로 사회 갈등이 심화됐다고 진단한다. 이번 회의에서 총체적인 개혁 방안을 제시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회의의 최대 화두는 민생 개혁과 시장화 완성이다. 농민 권익 보호를 위한 토지제와 호구(戶口)제 개혁, 국유기업 개혁,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정부 간섭 배제 등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가 이번 대회를 통해 마련될 것으로 분석된다. 사법제도 개혁도 주목된다. 명보는 중국도 미국의 연방순회 법원과 같은 전국 고등법원을 도입해 지역에서 발생한 억울한 사건을 호소하기 위해 민원인들이 베이징에 올라오는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지방정부의 사법 간여를 배제하기 위해 지방법원의 인사권과 재정권을 독립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무원 산하 국가행정학원 쉬야오퉁(許耀桐) 교수는 현(縣)급 사법부는 시(市) 정부로부터, 시 사법부는 성(省)급 정부로부터 지휘를 받는 식의 사법 독립 개혁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 중앙지법원장 퇴임

    황찬현(60·사법연수원 12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1일 오후 퇴임식을 하고 서울중앙지법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서울중앙지법원장 업무는 신임 법원장이 임명되기 전까지 강형주(54·13기) 민사수석부장판사가 대행한다. 황 후보자는 퇴임사에서 얼마 전 세계은행 평가에서 우리나라 사법제도가 3년 연속 2위에 오른 점을 언급하며 “우리 법원이 우수한 사법 시스템을 갖췄다는 데 자긍심을 가져 달라. 즐거운 추억을 가지고 물러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퇴임식에는 서울중앙지법과 고법 판사, 법원 직원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11~12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경남 마산 출신인 황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과한 뒤 국회 본회의 동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순쯤 공식 취임할 전망이다. 청문회에서는 부산·경남(PK) 출신, 본인의 병역 문제와 재산 관련 의혹,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 정신 훼손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 후보자는 1973~1974년 징병검사를 연기했다가 1975년 징병검사에서 현역병 입영 대상 판정을 받았으나 1977년 8월 고도근시(제2국민역 질병)를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황교안 “채 前 총장 혼외자 의심 자료 많지만… 단정은 못해”

    황교안 “채 前 총장 혼외자 의심 자료 많지만… 단정은 못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30일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와 관련, “최종 결론을 채 전 총장에게 혼외자가 있다고 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황 장관은 이날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최원식 민주당 의원의 “혼외자가 있나”라는 질문에 “참고인 진술에 따라 의심할 만한 충분한 자료를 갖고 있지만 단정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혹이 발생했을 때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검찰에 사실을 밝힐 것을 몇 차례 권유했지만 그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 나와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분한 참고인 진술을 확인했고 부적절한 일에 대한 정황 증거가 있어 사표를 수리해도 된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채 전 총장을 사퇴시킨 법률적 근거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조사”라며 “사퇴를 권유하지 않았고 진상조사 결과에 비춰 사의를 표명한 채 전 총장의 뜻을 존중해 사표 수리를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황 장관은 “채 전 총장을 감찰한 것이 맞느냐”는 전해철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감찰하기 전 진상조사 단계였다”면서 “도덕성에 대한 문제였기 때문에 2주간의 조사에 따라 파악된 자료만으로도 인사권자의 판단하에 감찰로 갈 필요 없이 사표 수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전 의원은 “감찰 위원회 자문도 거치지 않고, 법무부 내부에서 숙의도 하지 않았으며 법무부 감찰관은 해외에 나가 있었다”면서 “정상적인 절차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은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채 전 총장의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검찰총장은 검찰권 행사의 공정성 담보 차원에서 다른 어떤 자리보다도 무결점이어야 한다”면서 “혼외 아들이 사실이고 총장의 개인 정보가 일부 세력에 노출됐다면 총장에게 큰 약점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장관은 진상 파악을 더 강하게 해 채 전 총장이 조속히 진상을 밝힐 수 있도록 설득했어야 했고, 채 전 총장은 의혹을 풀려면 스스로 나서서 감찰을 해 달라고 했어야 한다”면서 “흔들리고 있는 검찰 조직을 하루속히 추스를 것”을 당부했다. 한편 사개특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활동결과보고서를 채택하고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여야는 부패 방지 독립 기관이었던 옛 국가청렴위원회를 되살리고, 대통령 소속으로 하는 등 반부패 독립기구 부활 방안에 합의했다. 상설특검, 특별감찰관제 등 검찰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여야 입장 차만 확인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황교안 법무 “채동욱, 혼외 자녀 있다고 단정못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30일 퇴임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관련, “채 전 총장에게 혼외 아들이 있다고 단정은 못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 출석한 황 장관은 최원식 민주당 의원이 “(채 총장이)혼외자가 있나”고 묻자 “참고인 진술 등 의심할만한 충분한 자료는 있지만 단정은 못한다”고 답했다. 그는 “의혹을 빨리 해소하기 위해 검찰에 사실을 밝힐 것을 몇차례 권유했지만 거부, 어쩔 수 없이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참고인 진술 수집 등은)감찰 전 단계의 진상조사이며 (의혹에 대한) 확인 과정만 거쳤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채 전 총장에게 사퇴를 권유한 적이 없다고 밝힌 뒤 “총장이 사의를 표했고 부적절한 일에 대한 정황증거가 있어 사표를 수리해도 된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또 “형사 징계를 할 수 있나”라는 최 의원 질문에 대해선 “형사처벌과 징계는 다르다”며 “그 부분은 좀더 봐야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검찰개혁 싹도 못 틔우고 무산시킬 텐가

    검찰개혁안 마련이라는 중대한 임무를 띠고 출범했던 국회 사법제도개선특별위원회가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사실상 막을 내렸다. 내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법사위로 넘겨서 논의를 이어간다지만 전망은 어둡다. 검찰 개혁의 핵심은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 도입이다.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들어 있는 것이다. 세부 방안을 놓고 여야는 밀고 당기기만 반복하다 결국 손에 쥔 것 하나 없이 위원회의 문을 닫고 말았다. 합의안을 마련하겠다던 약속을 또 저버린 셈이다. 개혁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있기나 한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권마다 검찰 개혁을, 선명성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고는 던져 버렸던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여야 모두 검찰 개혁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지만 세부 방안에서 대립하고 있다. 특히 상설특검제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사건이 생길 때마다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하는 ‘제도 특검’을, 민주당은 별도의 조직과 인력을 갖춘 ‘기구 특검’을 주장하고 있어 견해차가 크다. 각각의 장단점은 있지만, 제도 특검은 비상설 특검으로서 현재의 특검 제도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검찰권을 견제하는 기능과 역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구 특검은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기소권을 제한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검찰은 특검의 독립기구화를 반대하면서 제도 특검을 지지한다고 한다.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설문조사에서는 기구 특검의 선호도가 더 높았다. 검찰권 견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검찰의 독립이다. 검찰권을 키워 놓고 마음대로 좌지우지했던 역대 정권들의 행태에서 벗어날 길을 모색해야 한다.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녀 논란은 검찰의 독립성에 대해서도 논쟁의 불을 지폈다. 진위 규명과 별개로 검찰 흔들기라는 비판도 제기되는 게 사실이다. 검찰 개혁안 중에는 검찰이 정권의 도구로 이용되고 검사들이 정치검사로 전락하지 않도록 할 장치도 포함돼야 한다. 그러려면 정권의 입김이 배제된 검찰총장 인선 절차가 필수적이다. 비대한 검찰권을 축소하고 정치 검찰의 오명을 벗기 위한 개혁은 시대적 과제다. 중대 과제가 산적한 개혁 논의는 결코 중단되어선 안 된다. 사개특위는 시한이 종료되었지만 법사위에서 논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의견이 다르다고 미루기만 하다가는 무산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합의가 어렵다면 여론을 더 청취해서 타협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합의안 도출 시한을 넘긴 데는 여당은 물론 야당도 책임이 크다. 무엇보다 개혁을 관철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여야 대치와 기득권의 반발에 밀려 개혁이 싹도 못 틔운 채 흐지부지돼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 상설특검 등 연내 입법화 힘들 듯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가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활동결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추석 연휴 직후 의원들의 일정 조율이 안 돼 26일로 미뤄졌다. 이로써 사개특위는 사실상 26일 회의를 끝으로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하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상설특검·특별감찰관제는 여야가 합의안을 내지 못하면서 연내 입법화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개특위 여당 간사인 홍일표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제에 대해 여야 이견이 워낙 커서 법사위로 넘겨 논의를 계속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검안은 여당과 법무부가 주장하는 ‘제도 특검’과 야당이 요구하는 ‘기구 특검’안이 끝내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제도 특검은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특검을 꾸리는 쪽인 반면 기구 특검은 아예 별도 조직·인력을 갖춘 특검을 상설로 운영하는 것이다. 상설특검안은 국회 법사위로 넘어가도 앞길이 험난하다. 여야 간에 근본적으로 시각차가 큰 데다 국정감사 일정 등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법안 심사는 11월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과 연계된 특별감찰관제 논의 역시 진전을 보지 못했다. 홍 의원은 특별감찰관제와 관련, “도입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세부 사항에 대해 계속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서에 언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야가 의견을 같이한 반부패기구 독립화 방안과 관련해선 부패방지 독립기관이었던 옛 국가청렴위원회를 부활하고 이를 대통령 소속으로 다시 되돌리는 쪽으로 제안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英법정 ‘니깝’ 딜레마

    英법정 ‘니깝’ 딜레마

    영국 법원이 법정 증언 시 무슬림 여성들의 니깝(눈만 빼고 온몸을 가리는 겉옷) 착용을 금지시켜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형사법원은 이날 “증언자와의 대면은 법정 진술을 평가하는 데 결정적인 절차”라며 니깝, 부르카(온몸을 가리는 겉옷) 등 이슬람 베일을 법정에서 착용하게 해 달라는 무슬림 여성 피고인에게 착용 금지 명령을 내렸다. 2년 전 이슬람교로 개종한 이 여성 피고인은 재판장에서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니깝을 벗을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법원의 명령으로 그가 니깝 착용을 계속 고집할 경우 법정모독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된다. 법원 결정문은 “니깝은 영국 법정에서 까다로운 이슈가 되고 있다”며 “의회나 대법원이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다른 법정에서 엇갈리는 판결이 나온다면 사법제도에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여성 피고인은 변호인을 통해 항소 등 법원의 명령에 대응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민주당의 제러미 브라우니 영국 내무부 부장관은 이날 “무슬림 여성에 대한 교육기관 등의 베일 착용 규제는 인권침해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0년 프랑스에서는 ‘부르카 금지법’이 합헌으로 결정돼 이를 위반한 여성에게는 벌금 150유로(약 21만원), 여성에게 부르카 착용을 강요한 남성에게는 3만 유로(약 4336만원)와 최고 1년형을 선고하도록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배심원 해보니 유익… 그런데 지루하고 너무 졸려요”

    “대단한 경험을 하고 온 하루였지만 눈꺼풀은 무겁고 꼼짝 않고 앉아있자니 아주 힘들었다.”(지난달 국민참여재판에 배심원으로 나갔던 A씨) 국민참여재판을 경험한 배심원들은 지루함과 졸음을 재판의 가장 큰 어려운 점으로 생각한다. 서울중앙지법이 국민참여재판 경험이 있는 배심원 88명을 대상으로 25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3.9%인 65명이 ‘지인에게 배심원 참여를 권유할 뜻이 있다’고 답했다. ‘다시 배심원 통지를 받을 경우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의 72.7%(64명)가 ‘그렇다’라고 답해 참여 경험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참여재판은 재판에 일반 국민을 참여시켜 재판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사법제도 정착을 위해 2008년 1월 도입됐다. 배심원 직무수행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61.5%(56명)가 ‘장시간의 재판 진행’을 꼽았다. 이 중에서도 배심원들의 참여재판 후기를 살펴보면 장시간 재판 속에 지루함과 견디기 힘든 졸음 등이 주를 이뤘다. 배심원으로 나갔던 B씨는 “점심을 먹고 다시 재판을 시작하는데 재판장이 ‘배심원 여러분 졸리실 테니 다 같이 기지개 한번 켜고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말해 인상적이었다”면서 “때론 지루하고 졸리기도 했지만 유익한 경험이었다”고 글을 남겼다. ‘장시간의 재판 진행’ 다음으로는 ‘법률용어 및 재판기록 등 이해의 어려움’(18.7%), ‘수입감소, 직장에서의 불이익 우려’(8.8%) 순으로 나타났다. ‘보복에 대한 우려’, ‘내 판단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두려움’, ‘재판 현장에 있는 심리적 불편함’ 등도 있었다. 설문조사에 응한 배심원들의 54.5%는 재판 진행 시간이 길어질 경우 ‘다시 기일을 정해야 한다’고 답했고, 25.0%는 ‘시간을 정해서 진행하고, 그 이후에는 기일을 다시 지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피고인의 유·무죄 판단에 대해 ‘법관의 의견을 들은 뒤 판단이 달라졌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83.3%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법원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국민참여재판 개선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열린세상] 로스쿨 살리기/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로스쿨 살리기/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두 번째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가 다음 주로 예정되어 있다. 며칠 전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방대 로스쿨 졸업생들의 변호사 등록을 일정기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변호사 활동을 하려면 소속 지방변호사회에 등록을 하여야 한다). 아직도 로스쿨에 대한 반발이 강고하다는 느낌이다. 로스쿨 얘기가 처음 나온 것은 김영삼 정부 시절이다. 세계화추진위원회인가 뭔가 하는 데서 로스쿨을 시작하지 않으면 당장 나라가 망할 듯이 수선을 떨었다. 다양한 전공을 학습한 학부 졸업생이 미국식 로스쿨에서 법학을 공부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후진적일 수밖에 없다던 식의 독설이 기억에 생생하다. 이런 소란통에 사법시험 합격 인원이 1000명으로까지 늘어났다. 합격 인원에 숨통을 틔워 놓으니 음대 출신도, 미학과 출신도 법조인이 되었다. 신선하고 흥겨운 일이었다. 이미 로스쿨을 시행한 것과 다를 바 없었음에도 노무현 정부 말기에 로스쿨법이 통과됐다. 일본에서 로스쿨이 마구 무너지던 와중에, 일본 변호사들이 한국의 동업자들에게 ‘우리가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조금만 더 버티라’고 신호를 보내던 과정이었다. 로스쿨의 도입은 사법제도의 뼈대를 근본적으로 다시 맞추는 혁명적인 사건이다. 대한변협까지도 ‘학생수 통제’라는 애매한 조건을 달고 반대 입장을 철회하였고,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법을 만들었으니 이른바 국민적 합의도 이룬 셈이다. 이제는 불필요한 소란을 반복하기보다 이미 도입한 로스쿨을 얼마나 멋지게 다듬을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사회가 어떻게 수용하여 시민사회 전체 법치의 수준을 얼마나 올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전국 25개 로스쿨은 ‘상대 평가’로 성적을 처리한다. 몇 명에게 A를 주고, 몇 명을 D로 할지 미리 성적분포표가 확정되어 있다. 변리사 자격이 있는 학생이 특허법을 수강한다면, 특허 변호사를 꿈꾸는 다른 학생의 열정과 발전 가능성을 평가에 반영할 도리가 없다. 회계사, 노무사 자격이 있는 학생과 경쟁하는 다른 학생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전문성을 ‘키운다’는 로스쿨 도입 취지와는 절대적으로 무관한 평가방식이다. 안타깝게도 전국 대부분 로스쿨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에 목을 맨다. 우리가 전범(典範)으로 삼은 미국의 로스쿨과는 거꾸로인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 로스쿨에서 공부하면서 ‘단 한번’ ‘변호사시험’이란 단어를 들었다. 지도교수와의 면담에서 “미국에서 개업할 예정이 아니라면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느니 차라리 그 기간 동안 여행을 다니는 것이 어떠냐?”는 조언을 들었을 때이다. 어느 수업에서도, 어느 교수도 ‘변호사시험’을 입에 올리지 않았고, 학교별 변호사시험 합격률 통계 따위는 들어보지도 못했다. 변호사시험은 학생들의 통과의례일 뿐이었다. 로스쿨에는 일정 비율의 ‘실무 교수’가 배치되어야 한다. 실무 교수 임용의 조건은 변호사 휴업이다. 그렇다 보니 실무교수가 담당해야 하는 ‘리걸 클리닉’(legal clinic) 수업도, 실제 운영을 외부 변호사에게 청탁해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하는 고홍주 교수는 예일대 로스쿨 교수 시절 아이티 난민 사건으로 이름을 알렸다. 아이티에서 군사정변이 발생하고 아이티인들이 뗏목에 의지해 플로리다 연안으로 몰려들자 미국 해안경비대가 해상봉쇄를 하고 관타나모 해군기지에 이들을 수용했다. 고 교수가 ‘리걸 클리닉’ 학생들을 이끌고 부시 행정부, 클린턴 행정부를 상대로 제기하였던 난민 지위를 부여하라는 소송은 세계의 인권운동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런데, 우리 로스쿨 실무교수는 법정에 결코 서서는 안 되는 ‘휴업’ 변호사일 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로스쿨, 잘되어야 한다. 재기발랄한 젊은이들을 거침없는 법률가로 키우기에는 촌티 나는 장애가 너무나 많다. 무모한 상대평가, 과도한 변호사시험 합격인원 통제는 참으로 로스쿨답지 않은 방식이다. 실무교수의 교육 목적 법정 활동도 당연히 허용해야 한다. 멍청하거나 가학적인 제도는 빨리 걷어내는 것이 좋다.
  • 검찰개혁·반부패 ‘통합 vs 분리’ 여야 사개특위 대상 놓고 신경전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닻을 올렸지만, 여야가 논의 대상을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8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사개특위 위원장에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을, 여야 간사에 홍일표·서영교 의원을 각각 선임하는 등 인선 작업이 마무리됐다. 논의의 틀은 갖춰졌지만, 논의 내용을 놓고는 여야 간 입장차가 뚜렷하다. 새누리당은 검찰 개혁과 반부패 문제 전반을 다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반부패 문제에 한정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는 지난달 17일 여야의 ‘정부조직개편 합의안’에 포함된 문구에 대한 해석차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시 합의문 ‘1조 가항’에서는 상설특검제·특별감찰관제 도입,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등 검찰 개혁 문제를 올해 상반기 안으로 마무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1조 나항’에서는 국가청렴위원회 설치 검토를 비롯한 반부패 등 제도 개혁을 위해 사개특위를 설치하고,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맡도록 했다. 새누리당은 가항과 나항이 모두 1조에 속해 있기 때문에 ‘통합 논의’를, 민주당은 가항과 나항이 별도 조항이기 때문에 ‘분리 논의’를 각각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유기준 위원장은 “검찰 개혁과 반부패 문제를 구획정리하듯 어떻게 나눌 수 있겠나”면서 “법원과 검찰 등 사법 범주에 포함되는 개혁 대상이나 주제는 모두 사개특위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영교 의원은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에 이미 논의한 내용”이라면서 “검찰 개혁은 (국회 해당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에서 다루고, 반부패 문제는 사개특위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합의가 됐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이러한 문구 해석 갈등 이면에는 사법 개혁이라는 이슈가 폭발력이 크다는 점에서 서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개특위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법사위 위원장은 민주당이 각각 맡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르면 이번 주부터 사개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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