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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수첩’ 수사 부장검사 사의

    MBC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 팀장을 맡고 있는 임수빈 형사2부 부장검사(47·사시 29회)가 사의를 굳힌 것으로 29일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 주임검사인 임 부장은 PD수첩 제작진이 부분적 오역 등으로 부정확한 내용을 보도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명예훼손의 소지는 약하고,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 등에 비춰볼 때 제작진을 기소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지켜온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여섯달 가까이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PD수첩 제작진에 대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주문하고 있는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어왔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 다수의 전언이다.명예퇴직 접수 기한은 새해 1월15일이다.임 부장은 상부에는 직접 사의를 표명하거나 입장을 밝힌 적이 없지만,주변에는 더러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임 부장은 이날 “거취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1987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임 부장은 1990년 서울지검 검사로 부임한 뒤 법무부 검찰과 검사,대검찰청 공안 1·2과장 등을 거쳤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내년 2월 퇴임 고현철 대법관 후임은 신영철·오세욱·구욱서 법원장 물망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고현철(사법시험 10회) 수석 대법관의 후임을 놓고 법조계에 하마평 바람이 불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9월 김황식(현 감사원장) 전 대법관 후임으로 교수 출신인 양창수 대법관이 들어온 만큼 이번에는 내부 인사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이런 관측에 따라 사시 18회인 신영철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최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대법관의 대전고 후배이기도 한 신 원장은 실력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할 때 이견이 없는 후보로 꼽힌다.신 원장은 지방을 거쳐 수도권으로 진입하던 다른 법원장들과 달리 이용훈 대법원장의 신임을 받아 2년 만에 서울중앙지법원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이 부분이 신 원장으로선 약점이 될 수 있다.참여정부와 교감이 있던 이 대법원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는 점은 이번 정권과의 사이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런 면에서 오세욱(사시 18회) 광주지법원장이 또다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오 원장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근무 시기를 빼면 대부분의 법관생활을 광주에서 보냈다.대법원장의 후배이자 지역법관이며 고대 출신으로 이번 정권과의 교감에도 맞는 인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오 원장은) 성향과 대법원에 대한 시각 등을 고려할 때 현 정권이 원하는 부분을 두루 갖춘 인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지역 안배라는 요소를 깨고 대구·경북(TK) 출신 대법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김 감사원장 후임 인사 때부터 하마평에 오른 구욱서(사시 18회) 서울 남부지법원장은 이번 인사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최근 모든 곳에서 TK 출신의 약진을 고려할 때 경북 의성 출신으로 대구상고를 졸업한 구 원장이 적격이란 평이다.경북대 법대를 졸업해 비서울대라는 이점도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사시 18회의 송진현 서울행정법원장과 황영목 대구지법원장,19회의 김용균 서울 북부지법원장도 하마평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정책도 국민 마음 얻어야 하는 시대”

    “정책도 국민 마음 얻어야 하는 시대”

    법무부가 지난 17일 정부 중앙 부처로는 유일하게 국민신문고 민원처리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단속과 형사처벌로 대변되는 법무부에 대한 선입견 때문인지 민원처리 우수기관 선정이 의외였기 때문이다. 법무부 소병철(49·사법시험 25회) 기획조정실장은 21일 “정책도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시대”라는 말로 받아넘겼다.국민에게 다가서는 변화를 추진하면 국민이 알아준다는 얘기다. 그의 말대로 법무부는 그동안 곳곳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여왔다.불우이웃을 위해 연탄을 나르고 밥을 퍼주는 김경한 법무부 장관과 소속 간부들,국민의 참여를 부추기는 법 질서 지키기 운동 전개,일반 학생들이 정책 감시단 역할을 하는 블로그 기자단 운영,정부 부처로서는 첫 선플 운동 동참 등이 그런 것들이다. 소 실장은 이런 변화의 중심에 ‘공감’이라는 전략이 숨어있다고 털어놨다.그는 “예전에는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든 똑바로 가면 국민도 이해하겠지 했지만,이젠 주인(국민)의 마음에 안들면 내가 잘했다 하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담당직원이 기계적으로 대응하고 말았던 민원이지만,요즘에는 민원인의 어려운 사정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바꿨다.”면서 “그래서 민원 담당자도 상대방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민원인도 성의를 느끼고 동요하게 된다.”고 말했다.민원처리 기간을 최대 3일(법정기한은 7일)로 단축하고,자체 모니터링을 거쳐 우수 직원을 표창하는 제도도 그런 변화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한다. 출입국 업무를 관장하면서 생기는 외국인 상대 민원 역시 ‘공감’ 전략으로 대응한다는 게 소 실장의 설명이다.그는 “정착한 외국인을 자원봉사자로 활용해, 도움주는 외국인은 동포들을 위한다는 보람을 찾고,도움받는 외국인은 보다 친근함을 느끼며 공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정부 부처에서 처음으로 칭찬·격려 댓글 달기 운동인 선플 운동에 동참한 것도 종전의 이미지와는 다른 것이었다.사이버 모욕죄 신설을 추진하면서 강력한 처벌의지를 보였던 게 법무부였다.소 실장은 “사이버 모욕죄가 하드 파워적인 처벌과 단속이라면 선플운동은 소프트한 동참의 일환”이라면서 “처벌과 별개로 옳은 길을 내놓고 함께하는 정책이 공감을 얻는다.”고 말했다.소 실장은 “법무부는 앞으로 자발적인 법 질서 실천을 위해 어렵고 딱딱한 이미지를 깨고 쉽게 다가가는 정책들을 펼쳐나갈 것”이라면서 다시 한번 ‘국민의 공감’을 강조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고시촌은 괴롭다

    고시촌은 괴롭다

    경기불황의 회오리가 신림동·노량진 수험가를 덮쳤다.고객 감소에 물가상승까지 겹쳐 이를 버텨내지 못한 신림동 고시식당은 한 달 반만에 5곳이 폐업신고를 냈다.와중에 수험생 대상 식권사기마저 벌어지는 등 인심은 각박해졌다.고시학원은 제때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거나 비싼 임대료를 못 버텨 줄줄이 건물을 빠져나가고 있다. ●식권 100장 할인판매 뒤 야반도주 “제 돈 어떻게 돌려받죠.경찰서에 신고 좀 해주세요.” 5년째 신림동에서 사법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수험생 이모(32)씨는 17일 폐업딱지가 붙어있는 한 고시식당 앞에서 기자에게 매달렸다.한때 잘 나가는 고시식당으로 수험생들 사이에서 유명했던 ‘S고시식당’은 두 달 전부터 ‘식권 100장 할인판매’를 세 차례 진행한 뒤 지난 12일 갑자기 문을 닫고 주인은 잠적해 버렸다.식당 대문에는 그날로 한국전력에서 공과금과 가스비를 내지 않아 전기와 가스를 끊는다는 고지서가 붙었다.식권을 대량으로 구입했던 수험생들과 식자재를 제공하던 거래업체,식권판매를 대행해 주던 지역업체들은 문 닫힌 식당을 찾아와 발만 동동 굴렀다.최근 들어서만 벌써 서너군데 식당이 이와 비슷한 형태로 문을 닫았다. 고시촌에서 세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수험생들은 대개 한 끼 2500원 정도의 식당 식권 한 달치(100장)를 구입한다.이렇게 대량 구입하면 7만~8만원 정도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하지만 이번 일로 수험생들은 생활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비를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180장을 40만원에 구입한 이씨를 비롯,300장 이상 식권을 사둔 수험생도 적지 않았다.고시촌이 발칵 뒤집혔다. 내년 2월 사법시험 1차 준비에 여념이 없는 수험생들은 신고도 못 하고 있다.수험생 최모(29)씨는 “피해자가 수백명”이라며 “시험이 코앞인 데다 다수가 소액 피해자라 신고를 안할 거라는 점을 악용한 것 같다.”고 울상지었다.한 식당 거래업체 사장은 “우리는 250만원을 손해보게 됐지만 2000만~3000만원을 떼인 업체들도 있다.”며 한숨쉬었다.관내 관악경찰서는 ‘티켓 빙자 사기 범죄’라며 피해 신고를 강조했다. ●신림동 고시촌 식당폐업 15% 급증 이같은 현상의 원인은 무엇보다 경기침체가 결정적이라는 게 중론이다.식자재값은 뛰었는데 손님이 격감하다 보니 적자운영에 허덕이고 있는 것.관악구청 관계자는 “신림 9동 등 고시촌 식당들이 지난달부터 5군데가 연이어 폐업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올해 고시촌이라 불리는 신림 2·6·9·10동 식당 폐업은 119건으로 지난해보다 15% 이상 급증했다.한 업체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 식당들이 값싼 식자재를 쓸 수밖에 없어 음식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식당만 불황을 겪는 게 아니다.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영향으로 사시생들로 북적이던 고시촌의 고시원,원룸 등은 30~40%가 비어있는 상태다.거리 전봇대에는 방을 내놓는다는 전단지가 덕지덕지 붙어있다.서점 매출도 전년 대비 3분의1 이상 떨어졌다.부동산 관계자는 “로스쿨 등으로 수험생들이 지난해보다 많이 빠져나갔다.”면서 “이맘 때쯤이면 다시 들어와야 하는데 상담하는 사람조차 드물다.”고 암담해했다. ●노량진 학원가 공무원 감축 직격탄 금융위기로 자금난에 빠진 학원가엔 강사료 등 직원 월급조차 제때 못주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때문에 다달이 월세와 생활비를 학원 아르바이트비로 충당하는 수험생들은 올겨울 나기가 더욱 팍팍해졌다. 특히 공무원 수험생들이 많은 노량진 학원가는 신림동보다 정도가 더 심하다.주가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E고시학원은 4개월째,N고시학원은 두 달째 직원 임금을 제때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공직사회 감축 기조에 따른 수험생 급감과 매출 하락으로 지난 9월 추석 전후로 한교고시학원과 이그잼은 30% 이상 구조조정을 감행했다.이어 한교 등 일부 학원들은 비싼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이사를 했다. 학원 관계자는 “수험가가 불황을 안 탄다는 것은 옛말”이라면서 “책 대금을 대개 어음으로 받는 현 상황에서 학원 소속 대형서점 한 곳만 부도가 나면 출판사 30%가 1년내 연쇄 부도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글 사진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사시 50회’ 과거·현재·미래 조명

    ‘사시 50회’ 과거·현재·미래 조명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도입으로 2017년 폐지가 확정된 사법시험이 올해로 50회째를 맞았다.사시는 국내 법조 인력의 유일무이한 산실(産室)이었다.거의 반세기 동안 1만 6000여명의 유수한 법조인을 배출했다.사시 1000명 시대도 내년이면 마감된다.2010년부터 합격자수를 줄인다.로스쿨과의 동침을 앞두고 사시의 과거,현재,미래를 살펴봤다. ‘사법시험’이란 공식 명칭은 지난 1963년 사법시험령 공포로 등장했다.이전까지는 1947년에 탄생한 조선변호사시험으로 불렸다.법무부가 주무부처가 된 것은 불과 6년 전인 2002년.이전엔 총무처와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맡았다. 시험방식도 많이 달라졌다.1970~1980년대 총무처 시절에는 국사,국민윤리 등이 필수과목이었지만 법무부로 넘어오면서 사라졌다.대신 세계화에 맞춰 토익·토플 등 영어시험이 2004년부터 도입됐다.2006년부터는 성적·출신학교를 알 수 없도록 블라인드 면접방식으로 전환했다.장애인 응시자에 대한 시험시간 연장과 점자문제지 제공도 확대됐다. 법조인 선발 1000명 시대는 2001년부터 시작됐다.60~80명에 그쳤던 사시 합격자는 전두환 정권 이후 법조인력 확충 명목으로 300명으로 몸집을 키웠다.1980년대 사시에 합격한 법무부 현직 검사는 “이때부터 너도나도 사시에 뛰어들면서 비법대생과 고시학원들이 크게 늘고 ‘고시폐인’들도 슬슬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1980~1995년 300명이었던 선발인원은 대법원의 사법개혁안에 따라 1996년 500명,1997년 600명,2000년 800명,2001년 1000명 등으로 점차 불어났다. ●군사정권 시위전력자 면접 탈락 사시도 반세기 가까운 성상을 쌓는 동안 영욕의 세월 한복판에 있었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시위 전력이 있는 응시자들을 현 정권과 사상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면접에서 대거 탈락시켰다.군사정권은 1981~82년(23~24회) 사시 3차 면접시험에서 시국 관련 시위전력을 가진 응시자 10명에게 국가관과 사명감 등 정신자세를 문제 삼아 최하점을 부여,불합격시켰다.지난 6월 27년 만에 불합격 취소 처분이 내려진 정진섭 한나라당 의원 등 9명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도 했다. 반면 50회를 맞은 올해는 사시 사상 최초로 시각장애인이 합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서울대 법대 출신의 최영(27)씨는 6차례 도전 끝에 최종 합격해 장애인의 법조 전문직 진출을 밝게 했다.이는 법무부가 2006년 국가시험 최초로 시각장애인 응시자들에게 음성형 컴퓨터를 제공하는 등 시험방식을 대폭 개선한 결과이기도 하다. 긴 역사 만큼 형제,자매,남매 등이 동시합격하는 법조 가족도 여럿 탄생했다.올해 동시 합격한 송민정·지연씨는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24회)의 딸이며,35회 때는 노정연·혁준씨 남매가 나란히 합격해 사시 1회인 아버지 노승행 변호사의 대를 잇기도 했다. ●로스쿨과 실력으로 승부해야 사시는 이제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내년 3월 개원할 로스쿨에 이어 새로운 변호사시험이 법안(변호사시험법)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시 합격자도 2010년 800명,2011년 700명 등 단계적으로 줄인다. 2016년 마지막 1차 합격자를 배출하고 나면 합격생을 대상으로 실무교육을 담당하던 사법연수원도 법조인 양성소로서의 역할을 마감한다. 사법연수원 수료생과 변호사시험 합격자(로스쿨 출신)가 동시에 배출되는 2012~2020년은 해마다 2000~2500명의 법조인이 쏟아져 나온다.판·검사 되기가 하늘에서 별따기처럼 어려울 전망이다.항간에는 사시 출신을 우대하고 로스쿨 출신이 차별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지만 학계와 로펌 등 전문가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윤희 건국대 법대 교수는 “로스쿨·사시합격자는 둘 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유능한 인재들”이라면서 “사시가 한시적으로 존재하지만 로스쿨 출신자 역시 실력을 꾸준히 쌓은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박정규 김앤장 변호사도 “사람의 우열이라는 건 제도나 시험으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어떤 인생을 살아왔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채용에 있어 차별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급격한 사시 인원 감축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임지봉 서강대 법대 교수는 “두 제도의 병존이 로스쿨의 조기 정착에 방해가 될 수도 있지만 2012년부터 로스쿨 졸업생이 나온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리 사시합격자수를 과도하게 줄이는 건 옳지 않다.”며 기존 사시생들에 대한 배려도 주문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카드값 검사 중징계하라

    우리나라 검사들은 선택받은 사람들이다.사법시험이라는 관문을 거쳐 사법연수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야 임관할 수 있다.사시 정원이 1000명으로 늘었지만 판·검사 임용은 녹록지 않다.예전보다 경쟁이 훨씬 치열해졌기 때문이다.그래서 사시에 합격하고도 다시 시험을 보는 경우도 있다.낮은 합격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법원과 검찰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법원은 연수원 수료성적에 따라 첫 근무지를 배치한다.이후 진로도 예정된 단계를 밟는다.고등법원 부장판사(차관급)까지는 서열이 중시된다. 이후 법원장을 거쳐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이 되는 데는 ‘운’도 절반 이상 차지한다.그러나 검찰은 중간에 서열이 뒤바뀌곤 한다.잘나가던 검사가 하루아침에 한직으로 밀리는 경우도 있다.인생무상이랄까. 검사들의 생존경쟁은 치열하다.우선 동기생끼리 경합하고,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선후배도 적이다.그러다 보니 투서도 난무한다.진원지는 내부가 많다.모두들 스스로에게 엄격하려고 노력한다.한 번 약점을 잡히면 극복하기 어렵다.검사장(차관급) 승진 인사 때가 가장 까다롭다.정원 300명 시대를 연 사시 23회(연수원 13기)부터 더욱 치열해졌다.검사장 승진에 문제 없을 것으로 봤던 검사들이 눈물을 삼키는 것을 봤다. 최근 부산고검 소속 한 검사가 건설사의 법인카드를 받아 3년 동안 1억원을 사용한 사실이 확인돼 징계를 받게 됐다.식사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썼다고 한다.“직무관련성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애써 사건을 축소하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이다.그것도 3년씩이나 기업의 법인 카드를 멋대로 사용했다면 말이 달라진다.기업은 그 검사를 ‘방패막이’로 삼으려 했을 것이다. 검사들이 돈에 쪼들리는 것은 사실이다.월급 수백만원을 받아 생활하고 각종 경조사를 챙기는 데도 버겁다.그래서 본가나 처가의 도움을 받곤 한다.그렇지 않고는 품위유지를 하기 어렵다.“아들 녀석이 검사인데 연간 카드값이 2000만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반은 저한테서 가져가고,반은 처가에서 얻어 쓰는 것 같더라고요.” 한 저명인사가 전한 말이다.이런 경우는 문제될 게 없다.집안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면 자칫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위법관도 “몇해 전 회식자리에서 한 검사가 동생(?)이 주었다며 법인카드를 내미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사건과 관련,검찰과의 커넥션도 거론된다.마당발인 박 회장이 여야 정치인뿐만 아니라 검찰 간부와도 친분이 돈독했다는 것.검찰 고위직을 지낸 L씨 등이 구체적으로 거명되기도 한다. 대검 감찰부는 제2,제3의 또 다른 비위검사가 있는지 눈여겨볼 일이다.무엇보다 검사는 청렴해야 한다.내 식구를 감싸는 일도 없어야 한다.법무부의 ‘징계 수위’가 주목되는 이유다. poongynn@seoul.co.kr
  • 서울법대 출신 ‘성골’ 비법대생은 ‘진골’

    서울법대 출신 ‘성골’ 비법대생은 ‘진골’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최종 합격자 발표(5일)를 앞두고 강남·신림동 등 로스쿨 수험가에는 난데없이 ‘성골’ ‘진골’이 화두로 떠올랐다. 3일 고시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로스쿨 예비 합격자들 사이에서 교수나 학교의 선호 순대로 이같은 용어에 빗대 자신들의 우열을 우스갯소리처럼 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성골,진골은 6두품과 함께 신라시대의 신분제를 뜻하는 말이다. 특히 일반전형의 50% 이내에서 우선선발 대상자 60여명을 뽑은 서울대의 경우 합격자들간에 이러한 ‘신분 가르기’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고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법대 대학원에 있는 합격자는 직계 혈통 왕족을 가리키는 ‘성골’,서울대 비법대 출신은 방계 왕족인 ‘진골’,카이스트나 해외 유학파 출신들은 ‘6두품’으로 불린다는 것.이 관계자는 “서울대뿐만 아니라 연세·고려대 등 소위 사법시험 명문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이는 자기 소속 대학을 우대하는 교수들의 인식이 예비 합격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더욱이 법대 교수들의 ‘우리 애들 챙기기’는 다른 학교 지원자들의 원망을 사는 정도라고.복수의 입시학원 관계자들은 “법대 교수들이 내놓고 ‘우리 애들’이란 표현을 쓴다.”면서 “본교 법대 출신은 따로 불러 학습방법을 지도해주거나 ‘네가 앞으로 우리 학교의 얼굴’이라는 얘기를 수험생에게 직접적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합격일을 기다리는 지방대 로스쿨 지원자 이모(29)씨는 “공정한 판정을 내려야 하는 법조인을 길러낼 로스쿨이 시작도 하기 전에 합격자간에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세종증권 게이트] ‘매머드’ 변호인 vs ‘특수통’ 검찰

    [세종증권 게이트] ‘매머드’ 변호인 vs ‘특수통’ 검찰

     농협의 세종증권·휴켐스 매각 비리 의혹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정점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창과 방패’로 나선 검찰팀과 변호사팀의 면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씨 소속 법무법인 부산도 참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는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부산을 방패로 세웠다.  정 변호사는 사법시험 26회로 현재 검찰 일선청의 핵심 인사인 국민수·김수남 서울중앙지검 2·3차장 등과 동기이다.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으로 일하다 검찰로 복직한 이재순 천안지청장도 사법연수원에서 함께 공부한 ‘친구사이’다.  정 변호사가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을 변론하는 것이 처음이 아니다.지난해 부산지검에서 건설업자 김상진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수사했을 때도 정 전 비서관의 법률자문을 맡았다. 2004년 대우건설 남상국 전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건평씨가 불구속 기소됐을 때도 그를 변호했다.법무법인 부산은 노 전 대통령과는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노무현(사시17회·사법연수원 7기) 변호사’가 2001년부터 일했던 곳이고,휴업 중인 지금도 노 전 대통령의 사무실로 등록돼 있다.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사시22회) 변호사도 이곳 소속이다.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앤장은 임채진(사시 19회) 검찰총장과 사법시험 동기인 박상길 전 대전고검장을 수석변호사로 앞세워 드림팀을 구성했다.검사 출신 변호사들과 ‘특별한 회계 분석’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등으로 구성됐다. 박 회장은 또 국세청에서 검찰로 세무자료가 넘어간 직후부터 법무법인 로고스 이상도(사시22회) 변호사한테도 법률자문을 받고 있다. ●“뚫지 못하는 방패 없다”  “뚫지 못할 방패는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는 대검 중수부는 최재경(사시27회) 수사기획관이 선봉장이다. ‘검찰 대표 소방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최 기획관은 대검 중수1과장을 맡던 2006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혹 사건을 수사지휘했고, 2007년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있으면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 한나라당 후보와 김경준씨간의 민감한 소송사건이었던 BBK사건을 처리했다. 이번 수사가 본격화됐을 때 김형진 세종캐피탈 회장을 직접 조사할 만큼 이번 사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기획관의 ‘오른팔’은 차세대 특수통으로 불리는 박경호 중수1과장이다.박 과장은 그동안 기획분야에서 주로 일했지만 일선에선 ‘숨은 진주’로 통한다. 세부적인 수사는 김범기(사시36회) 검사와 오택림(사시37회) 검사가 맡았다.이들은 검찰의 차세대 주자로 초임 때 서울중앙지검에서 일하다 지방 근무를 거쳐 올해 초 검찰연구관으로 대검에 합류했다.그동안 언론에 노출돼 있지는 않았지만,이번 사건을 계기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특히 오 검사는 지난 2002년 최규선 게이트 사건 때 막내 검사로 일하며 거물급을 수사한 경험을 갖고 있다.피할 수 없는 창과 방패의 한판 승부가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올 사시 수석합격 이승일씨 공부비결

    올 사시 수석합격 이승일씨 공부비결

      “반복만큼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비법대생 출신으로 당당하게 50회 사법시험에서 수석합격을 차지한 이승일(29· 서울대 경영학과 98학번)씨의 비결은 첫째도 반복,둘째도 반복이었다.  서울 구산중,대성고를 나와 2002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수석(4.23/4.3점만점) 졸업한 이씨는 졸업 직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딸 정도록 시험에 능통했다.3년간 몰두했던 사시에서 56.96점으로 최고점수를 획득한 이씨는 교재의 목차와 관련 법 페이지수까지 외울 정도의 ‘노력파’.  이씨는 “전체적인 목차 흐름을 알아야 어떤 주제가 나와도 문제의도를 파악해 쓸 수 있다.”면서 “7개 과목 중 헌법,형법,민법 등 주요 과목은 10번 이상 읽으면서 내용을 파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루 평균 5~7시간을 공부했다고 한다.학원 시간까지 포함하면 8~10시간을 공부와 씨름한 셈.시험 한달 전에는 11~12시간가량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자투리 시간도 최대한 활용했다.이씨는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민법 사례 등을 읽고 묻는 형식으로 주요 내용을 두달 간 정리했다.운동은 20분 정도 신림동을 산책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1차 시험 준비 때 이씨가 주로 이용한 공부도구는 강의테이프였다.이씨는 “학원 강의를 듣는다 해도 혼자 복습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마련”이라면서 “강의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듣고 모의고사를 풀면서 최대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소개했다.그는 하루에 여러 과목을 분산해 공부하는 것보다 집중적으로 한 과목을 마친 후에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씨는 “과목별로 한 달씩 돌아가며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게 효과적”이라면서 “1차 시험이 45~50일 정도 남았을 때는 헌법,형법,민법 등 필수과목 위주로 보름간 각각 반복했고,나머지 2~3일 정도 역시 돌아가면서 최종 마무리하는 형식으로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시간낭비를 줄이기 위해 1년 간 신림동 자취를 택했다.이씨는 “비법대생이어서 기본지식은 학원에서 구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2차 시험에 대비해 논술 첨삭도 해주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사시 여풍당당

     올해 사법시험에서 여성 합격자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또 1,2차 시험에 합격해 감동을 줬던 시각장애인 최영(27)씨가 최종관문까지 통과,첫 시각장애인 법조인의 탄생을 예고했다. 법무부는 25일 오전 최씨 등 제50회 사법시험 합격자 100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이 가운데 여성 합격자 수는 382명으로 지난해보다 3.09% 높은 38.01%를 차지,역대 최다를 나타냈다. 최씨는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했으며,송민정(28)·지연(24)씨는 사법시험 사상 최초로 자매가 나란히 합격해 기쁨을 더했다.검찰 직원이었던 정영미(35·여)씨도 15년 만에 법조인의 꿈을 이뤄 눈길을 끌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승일(29) 씨가 2차 시험 평균 56.96점을 얻어 수석 합격했고,고려대 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정우철(21)씨와 숙명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이경숙(48)씨가 각각 최연소 및 최고령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한편 2차 합격자 및 지난해 3차 시험 탈락자 등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면접에서는 심층 면접을 받은 30명 가운데 10명이 ‘법조인 부적격자’로 판단돼 최종 불합격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로스쿨 나군 전공·특성화 질문 대비를

    로스쿨 나군 전공·특성화 질문 대비를

    “졸업석차 좋은데 계속 공부해 학자하는 건 어떤가?”“학비 조달은 어떻게?”“사법시험 경력은 있나?”“로스쿨 이후 어떤 법조인이 되고 싶나?” 지난 15일 마무리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가군 면접에서는 미래 법조인에 대한 기본 인성과 능력 검증뿐만 아니라 비싼 학비 조달책 등 현실적이고 예리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오는 22일 연세·성균관대 등 가군에 빠졌던 주요 대학 상당수가 일제히 나군 면접(23개 대학,1016명 모집,1차 합격자 4297명) 시험을 치른다. 때문에 특성화 등 비슷한 조건의 가군 대학 면접 포인트를 잘 봐둘 필요가 있다. ●가군, 제시문 관련 질문 많아 서울대를 포함, 가군 대학 대부분은 제시문을 주고 제시문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거나 자기소개서 등을 바탕으로 자유 질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제시문 내용은 전문 법학지식을 묻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법적으로 접근해야 수월하게 풀릴 만한 질문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자기소개서 관련 질문에는 수학가능성 여부를 묻는 질문들이 주를 이뤘다. 한림법학원 관계자는 19일 “법과 특성화 관련 질문들이 많았지만 실정법상 정확한 답변을 못하더라도 체계적이고 논리적 타당성을 갖춘 답변은 유효할 것”이라면서 “변호사로서 하고자 하는 일, 전문 분야와 관련 사회기여도 등 뚜렷한 목표의식을 전달하는 것이 좋은 답변”이라고 조언했다. 주요 대학별 면접 내용을 살펴보면 서울대의 경우는 리트(법학적성시험) 논술 지문이 면접에 활용됐다. 논술 지문당 각 2문제씩 6문제가 출제됐으며, 각 부문별 담당교수가 질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면접관들은 경제·범죄론·지식인의 사회적 의무·인권 등 서울대 특성화(공익인권·기업금융·국제법무) 분야를 고려한 다양한 질문들을 던졌다. 비법대 출신의 한 서울대 지원자 김모(27)씨는 “3명의 면접관이 있었으며, 심층면접에서 전공 지식을 물어 왔는데 제법 난이도가 높아 답변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정보기술(IT) 분야를 특성화한 경북대는 지적재산권, 환경권 관련 문제가 나왔다. 경북대는 두 가지의 제시문을 주고 한 문제를 선택해 답변하는 형식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이뤄졌다. 같은 맥락에서 서강대(기업법)는 기업윤리, 전남대(공익인권)는 촛불시위, 다수결과 관용 등 특성화와 관련 깊은 문제들로 구성됐다. 이화여대는 중다수결에 관한 제시문과 관련 3문제가 출제됐다. 헌법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었다면 보다 유리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이화여대 지원자는 “제시문을 읽는 10분간 최대한 말을 만들어서 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면서 “여대 지원 이유와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 최근에 읽은 책들을 물어봤는데 면접에 들어가기 전 자기소개서와 제출서류를 꼭 한번 읽어 보라.”고 권유했다. 건국대는 면접과정이 세분화돼 있어 수험생들의 준비가 많이 필요했다. 오전에는 논술면접, 오후에는 구술·개별면접을 실시했다. 논술면접에서는 법 원칙이나 판례 등이 채점되지 않음을 명시해 비법대생들의 심적 부담을 줄여 줬다. 경희대는 오전에 인성면접, 오후에 적성면접을 실시했다. 모두 각 2개의 제시문에 2문제씩 출제됐으며, 인성면접에서는 영어교육·인간에 대한 문제, 적성면접에서는 사회적으로 이슈화됐었던 고구려사,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중앙대는 집단면접과 개인면접으로 실시됐다. 집단면접은 10명씩 실시했으며, 제시문에 대해 1인당 2분씩 3~4번 정도의 발언기회(기본-추가1·2회-정리발언)가 주어졌다. 개인면접은 법률가로서의 자질과 사회문제를 다뤘다. ●이슈화된 쟁점 정리해 심층면접 준비 17일 나군에서 첫 면접을 실시한 고려대는 예상대로 10문제 가운데 9문제가 세부 실정법 문제로 출제됐다. 최근 논란이 된 원금보장형 수익성 펀드, 에이즈환자에 대한 의사의 비밀누설 책임, 모델하우스와 불일치한 광고, 공무원의 도덕성과 능력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형으로 출제돼 논리를 푸는 데는 어려움이 적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나군에서 첫선을 보이는 대학은 연세대와 성균관대다. 고시전문가들은 연세대는 자격증과 전공 관련 질문 대비를, 성균관대는 특성화(기업법무)할 계획인 상법, 기업 관련 내용을 준비해 두라고 귀띔했다. 한림법학원 관계자는 “연세대는 다른 대학들보다 자격증 소지자를 많이 선발했기 때문에 소지 자격증에 대한 질문들이 예상되며, 비법대생들의 경우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한 질문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가군에서 실시한 한양대 면접이 7분짜리 통과여부(PF)만 가리는 면접이었다면 나군에서는 20분 정도의 심층면접이 이뤄질 예정이므로 국제소송·지식·문화·인권 등 이슈화된 쟁점들을 정리해 두는 게 좋다. 합격의법학원 관계자는 “무엇보다 나는 왜 법조인이 되려고 하며, 어떤 법조인이 될 것이며 그러한 법조인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소수자 보호하는 법률가 돼야”

    “소수자 보호하는 법률가 돼야”

    “여러분은 성찰하는 법률가가 돼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돼보는 상상력을 기르십시오.” 2004년 최초의 여성 대법관으로 임명된 김영란 대법관은 19일 오후 2시 고려대 신법학관 강당에서 ‘법치주의와 법률가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했다. 미래의 법률가를 꿈꾸며 모인 150여명의 대학생에게 김 대법관은 “대학 시절 법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법관은 자신의 학창 시절 얘기로 강연을 시작했다.1975년 엄혹한 유신 시절에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김 대법관은 “민주화운동과 법률가의 꿈 사이에서 고민하느라 제대로 된 학창시절을 보내지 못했다.”면서 “법률가를 꿈꾼다면 대학 시절 공부도 좋지만 글로벌 시대에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27년간의 판사 생활에 대해 소회를 털어놓으며 김 대법관은 “엄정한 판결을 내려야 하는 판사들은 희로애락을 드러내지 않고 약점을 보이기 싫어하는 등 직업병이 심하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김 대법관은 최근 종부세 판결, 하리수씨 성 전환 판결 등을 예로 들며 모든 것을 법으로 귀결시키는 법환원주의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로널드 드워킨 뉴욕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법은 도덕원리에 기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법관은 “소수자를 보호하고, 실질적 평등의 경계를 확장시키고, 사회의 다원성을 유지시키는 사람이 여러분들이 꿈꿔야 하는 법률가”라고 말하며 강연을 끝맺었다. 김영란 대법관은 서울대 법대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1978년 제2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1981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대법원,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가정법원 등에서 근무했으며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던 2004년 8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법관으로 임명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종부세 일부 위헌] 미실현이득 과세 합헌, 자치재정권 침해 합헌

    13일 종합부동산세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외형적으로는 종부세 존재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요약된다. 대부분 합헌으로 주택·토지의 공공성에 무게를 뒀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심 조항인 세대별 합산과 주거 목적 1주택자에 대한 과세에 대한 위헌과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종부세 기능이 사실상 부실해졌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본권 침해 여부·세율체계 합헌 일단 헌재는 부동산 가격 안정과 국민 대다수의 쾌적한 주거 환경을 위해 도입된 종부세가 추구하는 공익이, 침해당하는 개인의 이익보다 큰 것처럼 판단했다. 때문에 종부세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기본권 침해 여부에 대해 모두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 결정이 났더라면 종부세에 사형선고가 될 수 있는 세율 체계에 대해 헌재는 일단 합헌이라고 했다. 재산권 침해와 관련된 이 부분에 대해 헌재는 “종부세법이 규정한 부담은 재산권의 본질인 사적 유용성과 원칙적인 처분 권한을 여전히 부동산 보유자에게 남겨놓은 상태에서의 제한”이라면서 “납세 의무자의 세부담 정도는 입법목적에 견줘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일정 가격 이상의 부동산에 대해 각각 부채를 고려하지 않고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차별대우가 아니며, 주택·토지는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 조건인 생활공간이기에 다른 재산과 다르게 취급해도 된다고 봤다. 평등권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밖에 미실현 이득 과세, 이중 과세, 소급 과세, 자치재정권 침해 논란에 있어서도 헌재는 문제될 게 없다고 판단했다. ●존재가치는 인정… 일부 방법 부적절 하지만 헌재는 부유세로서의 종부세가 제몫을 하게 하는 주요 부분에 있어서 다르게 판단했다. 세대별 합산과세 부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은 사실 과거 부부간 자산소득 합산과세 등을 위헌으로 판정한 것과 연장선상에 놓여 있기도 하다. 입법목적은 정당하지만 가족간 증여가 모두 조세회피라 할 수 없고, 정당한 가족간 소유권 이전은 권리라는 것이다. 합산으로 늘어난 조세부담이 공익보다 크다는 것. 나아가 부부 등 가족이 있는 경우를 결혼하지 않은 경우와 차별하기 때문에 혼인과 가족생활 보호라는 헌법 가치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세대별 합산과세의 소멸로 종부세 부과 기준의 상한에 맞춰 다수의 부동산을 가족 이름으로 분산해 보유할 경우 종부세를 부과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부과 대상이 대폭 줄게 됐다. 종부세가 껍데기만 남게 됐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헌재는 이와 함께 거주를 위해 한 채의 주택만 오래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거주 기간을 떠나 살고 있는 집 말고 별다른 재산이나 수입이 없어서 세금을 낼 능력이 없는데도 누진세율을 적용해 높은 세금을 물리는 것은 주택 가격 안정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봤다. 때문에 헌재는 집을 소유하고 있는 각각의 상황을 고려해 부과하는 방향으로 법을 고치라고 입법자에게 권고했다. 헌재 관계자는 “재판관들이 고심 끝에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종부세 대상자가 대폭 줄게 돼 평가는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盧 前대통령 사시동기 2명은 모두 합헌 참여정부 핵심 정책이었던 종부세가 당시 임명된 재판관들에 의해 무용지물이 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법시험 17회 동기이자 사법연수원 시절 8인회 구성원이었던 조대현·김종대 재판관만 모든 쟁점에 대해 모두 합헌 의견을 냈다. 조 재판관은 위헌이 결정된 세대별 합산과세에 대해 “소유명의 분산을 통한 조세회피 행위를 방지한다.”며, 김 재판관은 “세대를 이뤄 사는 가족들의 공동주거로 쓰이는 특수성이 있다.”며 소수의견을 냈다.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1주택 장기보유자 과세에 대해서도 조 재판관은 “종부세 본질은 국가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재산보유세”라며, 김 재판관은 “주거 목적의 1주택이라고 해도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각각 합헌 의견을 냈다. 조 재판관이 종부세 대상자인 반면, 김 재판관은 재판관 가운데 유일하게 종부세 대상자가 아니었다는 점이 공교롭다. 홍지민 오이석기자 icarus@seoul.co.kr
  • [길섶에서] 그녀와 그남/ 오풍연 법조대기자

    한국의 남아 선호사상은 유별나다. 요즘 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답게 한 자녀 가정이 많다. 하지만 아들을 낳았을 때 더 축하를 받는다. 딸도 괜찮다고들 말은 한다. 특히 시부모가 섭섭해하는 것은 인지상정일 터. 뿌리깊은 그것(남아선호) 때문일 게다. 여성의 사회진출은 점차 늘고 있다. 사법시험 등 각종 국가고시에서도 여성 합격자는 매년 증가한다. 초·중등 교원의 경우 숫자 면에서 여성이 남성을 앞지른지 오래다. 그러나 공직사회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하다. 정부 부처의 경우 장관급은 전재희 보건복지가 유일하다. 서울 자치구에 첫 여성 총무과장이 나왔다고 기사화되는 판국이다. 아직도 후진국형을 면치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왜 그럴까.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이 남아 있는 탓이다. 우리 남자들은 은연중 즐겨온 게 아닐까. 반성해볼 일이다. 최근 이희호 여사의 자서전 ‘동행’에서 한 구절을 발견했다.‘그녀’는 있는데 ‘그남’은 없다는 것. 남녀평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오풍연 법조대기자 poongynn@seoul.co.kr
  • 1차합격 20%는 고소득 전문직·3대고시 출신

    내년 입학 예정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차 합격자 5명 중 한 명은 의사, 대기업 직원 등 고소득 종사자거나 행정·외무·사법 등 3대 고시에 1차 이상 합격한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12일 서울신문이 대학별 로스쿨 1차 합격자 7800여명 중 488명의 명단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에서 나타났다.●의사·언론인·공무원 등 상당수 경력 화려 분석에 따르면 합격자들의 상당수가 경력이 매우 뛰어났다. 대기업에 재직하고 있거나 퇴직한 합격자 28명을 비롯해 의사, 언론인, 회계사, 변리사, 금융권, 공기업, 현직 중앙부처 공무원 등이 대거 포함됐다. 대기업 종사자 가운데는 대개 5년 이하 재직자들이 많았으며 6~8년차도 더러 끼어 있었다. 또 행정·외무고시나 사법시험을 준비하다 로스쿨로 뛰어든 합격자도 최소 37명인 것으로 파악돼 ‘갈아타기’ 현상의 실체도 확인됐다. 이들은 대부분 행·외시에서 1차 또는 2차까지 합격을 했으며 이는 사시도 마찬가지다. 이들 경력우수자와 고시 합격자가 18.4%(90명)를 차지했다.합격자 가운데는 경찰대 등 특수대학 출신과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 출신이 10명 이상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외국어 초고득점자들도 상당수 포진했다. 토익, 텝스 등 900점 이상 고득점자는 토익 만점자 9명을 비롯해 193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40%에 달했다.5명 가운데 2명꼴이다. 대학교 때 성적은 일부 비공개자를 제외하고 4.3만점에 3.68점,4.5만점에 3.67점이 평균으로 나왔다. 법학적성시험(리트)성적은 언어이해 58.07점, 추리논증 58.64점이었으며 전체 평균은 116.7점 이상이었다.●토익 만점 9명… 40%가 900점 넘어 합격의법학원 관계자는 “대학 가운데 이화·고려대는 리트 성적을, 서울·연세대는 학교성적 우수자에 좀더 초점을 두고 뽑은 경향이 있다.”면서 “서울대의 경우 법대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기준이 애매하고 경력, 학벌 등을 볼 수 있는 자기소개서 점수가 30점(500점 만점)이나 반영되는 등 합격 기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대 공대 출신의 한 지원자는 리트 성적 180점(200점 만점), 토익 900점 이상, 변리사 자격증까지 있었는 데도 탈락했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여풍 더 거세지고 경찰대출신 약진

    여풍 더 거세지고 경찰대출신 약진

    지난 21일 발표된 2차 사법시험은 기존 명문대들의 강세 속에 경찰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내년을 끝으로 합격자 1000명 시대를 접게 되는 사시는 올해 2만 3656명(1·2차 면제자 2574명)이 지원해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응시율을 보였다.3차 면접은 다음달 18일부터 진행되며,28일 최종합격자가 가려진다. ●7대 사시 명문대 변함 없어 1005명이 합격한 2차 사시합격자의 출신대학을 분석한 결과,7대 사시 명문대의 순위는 지난해와 똑같았다. 서울대가 274명으로 최다 합격자를 냈으며, 고려대 183명, 연세대 105명, 성균관대 76명, 이화여대 64명, 한양대 53명, 중앙대 26명 순으로 집계됐다. 지방대 가운데는 부산대 22명, 전남대 19명, 경북대 14명으로 지방 3대 명문의 맥을 이어갔다. 이밖에 서강대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올랐으며, 지방에서는 전북·충남·동아대가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여풍은 더욱 거셌다. 여성합격자는 384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38.2%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3%포인트(30명) 늘어난 수치다. 또 내년부터 시작되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로 인해 일부 문을 닫는 법대 출신 비중이 81.3%(817명)로 지난해보다 3.7%포인트 증가했다. 2차 시험 합격자 가운데는 1차 시험 면제자가 76.3%(767명)였고, 비면제자는 23.7%(238명)에 불과했다. 즉, 올해 처음 응시한 순수 지원자 2만 1082명 중 1.1%만이 통과했다는 얘기다. ●경찰대 13명·육사 2명 합격 이번 시험에서는 경찰대 13명, 육사 2명 등 특수대학 출신들도 다수 안착했다. 특히 경찰대의 경우 올해 2차 시험 합격자가 전년 대비 63% 증가하는 등 해마다 사시 합격자가 느는 추세다.2003년 5명,2005년 6명, 지난해 8명으로 최근 6년간 32명이 사시에 최종 합격했다. 학년당 전체 정원수가 120명에 불과한 점 등을 감안할 때 합격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사 출신 가운데 경찰대 출신이 많이 있다.”면서 “사시 또는 행정고시에 합격할 경우 내부 승진이 빠른 데다 향후 경찰에서 은퇴하고 나서도 변호사일을 할 수 있는 등 직업적 안정성이 높은 측면이 주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신림동 등 학원가에는 최소 100명 이상의 경찰대 출신들이 사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학원 관계자는 “재학 중에는 휴학이 힘들기 때문에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듣거나 겨울방학을 이용해 기본강의를 들으러 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경찰대 관계자에 따르면 교내 학생 70~80%가 한번씩은 사시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06년부터 경위 근속승진제가 생기면서 사실상 너무나 많아진 경위라는 직책 자체의 효용 가치가 떨어진 데다 타 대학생과의 상대적 박탈감도 적지 않다.”면서 “통상 졸업 후 공무원 휴직을 한 뒤 대학원에 가서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면접, 최근 이슈 법률적 쟁점 검토를 마지막 3차 면접은 다음달 18일 사법연수원에서 집단면접(1시간), 개별면접(1인당 9분), 일부 심층면접(50분) 순으로 진행된다. 최종면접에서 떨어진 수험생이 2006년 6명, 지난해 11명인 만큼 끝까지 방심해서는 안 된다. 집단면접은 통상 10~11명이 함께 보며, 심사위원 3명이 평가한다. 지난해 답변 미흡 등으로 최종 심층면접까지 간 인원은 29명이었다. 한찬식 법무부 법조인력정책과 부장검사는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최소한 법조인으로서의 자격과 실력을 갖췄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시사·법조윤리 등 알고 있는 법률적 지식을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베리타스법학원 관계자는 “간통죄 헌법불합치 문제, 안락사 등 최근 법률적 쟁점 사항들을 잘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시험장에는 응시자 사전조사표와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하며, 응시표는 반드시 컬러로 출력해 가야 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길섶에서] 자매애/함혜리 논설위원

    항암치료를 받는 언니를 간호해 주던 혜영씨는 자신을 ‘당분간 백수 상태’라고 소개했다. 사법시험 2차 시험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함께 시험 준비를 하던 친구들은 해외 여행이다 소개팅이다 하며 젊은 날을 만끽하고 있는 동안 혜영씨는 병원의 보호자 침대에서 새우잠을 자며 언니를 위로하고 고통을 나누었다. 그런 동생에게 언니는 “좋은 시절인데 붙들고 있는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혜영씨는 밝게 웃으며 “고시준비를 하느라 조카가 태어날 때도 가 보지 못했고, 조카 돌도 제대로 못 챙겨 미안했는데 마침 할 일이 없는 시기에 언니가 병고를 치르게 됐으니 얼마나 다행이냐.”면서 나중에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대답한다. 착한 언니, 속 깊은 동생…. 동기간의 우애가 보기 좋았다. 엊그제 제50회 사법시험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합격자 명단에 혜영씨도 들어있기에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혜영씨는 “누구보다도 언니가 제일 좋아한다.”고 했다. 착한 사람들이 잘되면 참 흐뭇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사설] 군법무관 ‘불온서적 憲訴’ 향배 주목한다

    군 법무관들이 그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국방부가 최근 서적 23권을 ‘불온도서’로 지정한 데 대해 법률적 심판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군인의 행복추구권, 학문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는 게 이유다. 상명하복을 존중하는 군도 초유의 일이어서 당혹스럽겠지만, 국민들도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때문인지 이번 사건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열쇠는 헌법재판소가 쥐고 있다고 하겠다. 우리는 헌재의 결정을 따를 것을 먼저 주문한다. 헌재 또한 독립된 기관인 만큼 헌법과 양심에 따라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도 헌재에 외압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이상희 국방장관이 어제 국정감사에서 밝힌 문제의 접근법은 맞다고 본다.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제한했는지와 법무관들이 군인으로서 적절한 행동을 했는지가 핵심이다. 첫 번째는 헌재가 주도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두 번째는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두 사안이 충돌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군 법무관들의 행동을 ‘항명’으로 단순화하는 데 무리는 있다고 본다. 사법시험과 군 법무관 시험에 합격해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그들이다. 영웅심보다는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으로 받아들이고 싶다.‘불온서적’ 논란이 정리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우리나라도 헌법재판소 발족과 함께 헌법소원제도가 생겼다. 기본권을 침해하는 공권력 남용을 취소하거나 위헌확인을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구제해 주는 것이다. 일반 국민이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보더라도 법무관의 헌법소원은 법리상 문제될 것이 없다. 군 수뇌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현명한 대응을 하기를 바란다.
  • 법조인 가족 줄줄이 탄생 예고

    법조인 가족 줄줄이 탄생 예고

    올해 사법시험 2차에 법조인 자녀들이 대거 합격해 새로운 법조인 가족의 탄생을 예고했다. 23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송진현(56) 서울행정법원장의 딸 민하(26)씨가 제50회 사법시험 2차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송 원장의 형인 송진훈(67) 태평양 고문변호사는 1997~2003년 대법관을 지냈다. 민하씨가 3차 면접을 통과하면 송 원장은 ‘형제 판사’에 이어 ‘부녀 법조인’의 타이틀까지 얻게 된다.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지낸 송철호 변호사의 두 딸 민정(28)·지연(24)씨도 나란히 합격했다. 자매가 사시에 동시 합격한 것은 사법시험 사상 처음이다. 송 변호사의 형은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이다. 이밖에도 올해 2차 합격자 명단에는 신영철(54) 서울중앙지법원장의 아들 동일(23)씨, 이재홍(52) 청주지법원장의 아들 일석(26)씨, 이성호(51)서울고법 부장판사의 딸 예림(26)씨도 포함됐다. 김인욱(54)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의 아들 상우(26)씨와 같은 부 배석판사인 조희찬(32) 판사의 여동생 정복(26)씨도 2차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검찰에서는 박태규(54) 의정부지검장의 딸 하영씨가 2차 시험에 합격했다. 이들은 3차 면접 시험을 거쳐 다음달 28일 합격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대표적 법조인 가족으로는 사법 사상 첫 ‘부자(父子) 대법관’인 고(故) 손동욱 전 대법관과 손지열 전 대법관,3대(代)가 법조인인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등이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사설] 사시합격 시각장애인의 인간승리

    법전의 글씨 한자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최영씨가 사법시험 61년사에서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2차 시험에 합격해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가 인내로 일군 5전6기의 인간승리 드라마는 온통 어두운 소식만 이어지는 우리 사회에 모처럼 밝은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준다. 28세 청년이 엮어낸 시련과 도전, 그리고 극복의 스토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꿈을 버리지 말라고 일깨워 준다. ‘망막색소변성증’에 걸려 눈앞의 사물만 겨우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떨어진 그가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시련에 굴복하지 않은 강한 의지였다. 아울러 일용직 노동을 하면서도 신림동 고시촌으로 꼬박꼬박 생활비를 보내준 부모님의 사랑, 곁에서 공부를 도와주고 격려해 준 친구들의 우정도 큰 몫을 했다. 고난에 쉽게 포기하고, 혹은 세상에 분노를 표출하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우리가 희망을 가져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러나 최씨가 국내 최초 시각장애 법조인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높다. 우선 11월 3차 관문을 통과해 사법연수원에 들어간다 해도 공부할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다. 판사나 검사, 변호사가 되어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재판 기록물이 점자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소장이나 판결문도 시각장애인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최씨는 “꿈을 이루려는 장애인들을 위해 사회적·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2, 제3의 최영이 나올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은 사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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