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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총리 17일 ‘말모이’ 관람…한일관계 메시지 나올까

    이낙연 총리 17일 ‘말모이’ 관람…한일관계 메시지 나올까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17일 영화 ‘말모이’를 보러간다고 총리실이 15일 밝혔다. 한글 보존활동을 하는 시민단체 ‘우리말가꿈이’ 회원들과 동반 관람이다. 말모이는 우리말이 금지된 1940년대 일제 강점기에 한글을 지키려고 노력한 조선어학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3.1 독립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의미 있는 영화라고 판단해 관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취임 이후 공식일정으로 영화 3편을 봤다. 2017년 8월에는 페이스북 친구들과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택시운전사’를 봤다. 지난해 1월에는 6월 항쟁을 그린 ‘1987’을 관람했다. 이어 지난해 6월 에르신 에르친 주한 터키대사와 함께 터키 영화 ‘아일라’를 봤다. 이 총리는 최근 한일관계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만큼 영화 관람과 더불어 특별한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이 총리는 작년 10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는 정부 입장문을 발표하고서 최근까지 한일관계 메시지를 지속해서 냈다. 지난 10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한일 양국이 역사의 부채는 그것대로 해결해 가면서 동시에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12일에는 3·1운동 지도자 손병희 선생 묘소를 참배한 뒤 “일본은 과거 앞에 겸허하고, 한국은 미래 앞에 겸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동아일보 재직 시절 도쿄 특파원을 지내는 등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지일파로 꼽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10일 첫 재판 앞둔 이재명 “법원 앞 지지집회 자제해달라”

    10일 첫 재판 앞둔 이재명 “법원 앞 지지집회 자제해달라”

    친형 강제입원 혐의 등으로 기소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지지자들에게 법원 앞에서 집회 자제를 요청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재판이 시작된 이때 재판 담당 법원 앞 집회는 그 의도가 어떠하든 재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치려는 행위로 오해받기에 십상이다”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사법부는 정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최후 보루로서 정치와 행정은 물론 여론으로부터도 독립이 보장되어야 한다. 나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며 “그러므로 지지자 여러분, 오해받을 수도 공격의 빌미를 줄 수도 있는 법원 앞 집회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또 “정치는 국민이 심판하는 링 위에서 하는 권투 같은 것이다. 대중이 보고 있는 만큼 다투더라도 침을 뱉으면 같이 침 뱉을 게 아니라 젊잖게 지적하고 타이르는 것이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 지지자들은 최근 성남지원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첫 재판이 열리는 10일 오후 2시에도 수원지법 성남지원앞 집회 신고를 한 상태다. 이 지사 지지자들은 그동안 이 지사가 검찰이나 경찰에 출석할 때에도 지지시위를 이어왔다. 이 지사는 이날 글에서 “오늘의 이재명을 있게 해 주신 동지 여러분의 희생적 노력에 두 손 모아 감사드린다. 공정사회를 향해 가는 길 위에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서 있겠다는 약속을 또 드린다”고 말한 뒤 “지지자는 정치인을 일방적으로 찬양하고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연대하고 의지하며 협력하는 동지 관계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득권자들이 아닌 이상 우리에게는 한방이 없다.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드는 정성으로,개미처럼 작은 일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마녀사냥에 항의하며 추운 날 분당경찰서와 성남검찰청 앞에서 집회시위로 고생하신 여러분, 참으로 애 많이 쓰셨다. 현장에 함께 하진 못했지만, 여러분의 분노와 걱정 열의는 제 가슴 속에 담겨 있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향해 손 꼭 잡고 같이 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친형 강제입원’ 등 3개 사건과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 재판은 오는 10일 첫 재판에 이어 14일과 17일 2차, 3차 재판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10일 첫 재판 앞둔 이재명 “법원 앞 지지집회 자제해달라 재판에 영향 오해 소지”

    10일 첫 재판 앞둔 이재명 “법원 앞 지지집회 자제해달라 재판에 영향 오해 소지”

    친형 강제입원 시도 혐의 등으로 기소돼 오는 10일 오후 2시 첫 재판을 앞둔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재판이 열릴 수원지법 성남지원 앞 집회 자제를 요청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오해받을 수도 공격의 빌미를 줄 수도 있다” 며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의도가 어떠하든 재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치려는 행위로 오해받기 십상” 이라며 “지지자 여러분, 오해받을 수도 공격의 빌미를 줄 수도 있는 법원 앞 집회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법부는 정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최후 보루로서 정치와 행정은 물론 여론으로부터도 독립이 보장되어야 한다. 나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 고 적었다. 이 지사 지지자들은 첫 재판이 열리는 10일 오후 2시에 집회 신고를 한 상태다. 지지자들은 그동안 이 지사가 검찰이나 경찰에 출석할 때에도 시위를 해왔다. 이 지사는 이날 글에서 ”오늘의 이재명을 있게 해 주신 동지 여러분의 희생적 노력에 두 손 모아 감사드린다. 공정사회를 향해 가는 길 위에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서 있겠다는 약속을 또 드린다“고 말한 뒤 ”지지자는 정치인을 일방적으로 찬양하고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연대하고 의지하며 협력하는 동지 관계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친형 강제입원’ 등 3개 사건과 관련,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 재판은 오는 10일 첫 재판에 이어 14일과 17일 3차례 재판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손성진 칼럼] 서로 보듬는 한 해를 기대하며

    [손성진 칼럼] 서로 보듬는 한 해를 기대하며

    이기심이 인간의 본성인 이상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다. 건전한 갈등, 선의의 갈등은 서로 다름을 확인하는 과정이고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좌우 갈등, 보혁 갈등 또한 어느 한쪽의 이념에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한 견제 장치가 될 수 있다. 정권 교체기에 갈등은 증폭되기 마련이고 어느 정권에서도 다르지 않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그렇다 하더라도 작금의 사회 갈등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이념 갈등, 지역 갈등, 노사 갈등, 세대 갈등, 남녀 갈등, 님비(NIMBY) 갈등….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자고 나면 새로운 갈등이 돌출하듯 나타난다. 상대방을 잡아먹지 못해 분노하는 맹수처럼 우리는 갈등의 정글에 갇혀 약육강식의 리그전을 벌이고 있다. 갈등을 촉발하는 막무가내식 아집에 빠지는 이유를 몇 가지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자신에게 해가 되거나 이롭지 않은 타인의 주장과 생각을 절대 수용하지 않는 자기중심주의다. 극도의 자기중심적 사고에 도취하면 상대가 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철의 장막 같은 방어막을 치게 된다. 보편타당한 논리조차도 자신의 입장과 이익에 배치된다면 무조건 배척하는 판단력 상실의 지경에 이른다. “내 남편은 민주화의 아버지”라는 이순자 여사의 말이 그 예다. 치매에 걸렸다는 전직 대통령 남편에 대한 부인의 마지막 비호일 뿐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다. 그것이 법적 절차를 거친 보편타당한 판단이다. 그럼에도 판단력 상실에서 비롯된 주장에 동조하고 옹호하는 사람들이 엄연히 적지 않게 존재한다. 그 시절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았던 개인의 이기주의에 빠진 결과다. 이런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익과는 무관한 정치적 악행은 알 필요도 없는, 하찮은 가치가 된다. 다른 하나는 폭넓고 심대한 사유를 할 줄 모르는 사고의 편협성이다. 일반 대중에게 공명정대한 정의감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 무리일 수 있다. 대중은 각자의 처지에서 각자의 이익을 위해 노력할 뿐이다. 그들의 이익이란 때로는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기에 주말이면 쏟아져 나오는 시위대를 마냥 나무랄 수만은 없다. 분신도 불사하는 이들에게 공동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교통방해, 소음 같은 불편쯤이야 그들에게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자기중심주의, 사고의 편협성에 함몰되지 않고 갈등의 치유를 모색해야 할 책임이 있는 집단이 있다. 국가, 정부, 정권, 정치권, 사법부, 언론, 오피니언 리더 같은 조직이나 사람들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조직이나 사람들이 갈등 완화를 위해 앞장서서 노력하기는커녕 자신이 애꾸눈을 뜨고 갈등을 조장하고 있으니 미래가 어둡다. 나만 옳고 당신은 무조건 나쁘다는 사고는 발전을 정체시킨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합의가 쉽게 도출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쁜 의미의 갈등이다. 독립운동을 이끈 임시정부 시대의 어두운 단면이 좌우 갈등이다. 많은 독립운동 지도자들이 좌우 갈등의 희생자가 돼 목숨을 잃었다. 김동삼 선생과 같은 중도 통합파가 있었지만, 통합에 실패했다. 통합의 실패는 광복 후 심각한 좌우 갈등을 유발했고 결국에는 국토 분단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그 시절의 리더들처럼 현시대의 식자들도 한 발짝도 나아진 게 없다. 시대의 횃불이 돼야 할 언론이 영리의 과실을 탐하고 일방의 이익만 대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침소봉대, 아전인수적 해석은 갈등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막말과 삿대질이 일상이 돼 버린 정치권은 어쩔 도리가 없는 절망감으로 표현해도 충분하지 않다. 믿고 기댈 곳이 없는 국민으로선 스스로 정치에 뛰어들어야 할 판이다. 기해년 새해는 언론과 정치권부터 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극단적 사고가 끼치는 해악은 국가의 존망도 결정할 수 있음을 역사는 증명한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관용과 양보가 절실한 시점이다. 내가 조금 손해 보더라도 국익과 국민 전체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본다면 판단의 잣대를 찾기 쉽다. 희망 속에 새해를 맞았지만, 전망이 장밋빛은 아니다. 경제는 뒷걸음질치고 있다. 최저임금, 남북 대화를 둘러싼 갈등은 최고조다. 위기의 순간에 늘 국민이 있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서로 보듬을 줄 아는 아량을 베푸는 한 해가 돼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 [문현웅의 공정사회] 쌍욕을 듣기 전에

    [문현웅의 공정사회] 쌍욕을 듣기 전에

    며칠 전 국선 사건 피고인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화를 내어 무척 당황한 일이 있었다. 공소사실의 인정 여부를 묻자 피고인이 갑자기 자기는 억울한데 다들 왜 합의를 하라고 하냐며 큰 소리로 화를 냈던 것이다. 내가 합의를 하라는 말도 꺼내지 않았고, 단순히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부인하는지, 부인한다면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하는지 일부는 인정하고 일부는 부인하는지 물은 것이 전부인데도 말이다.이런 일도 있었다. 전과가 꽤 많고 온몸에 문신을 한 피고인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함께 온 동석자가 피고인과 나의 대화를 자꾸 방해했다. 이에 동석자에게 잠시 자리 좀 비켜 달라고 요청하니 그분은 거부했고, 이런 상황이면 면담이 어렵겠다며 다음에 면담을 하자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마자 두 사람은 거의 한 시간 동안 나를 향해 큰 소리로 육두문자를 날리고 의자를 집어 던지려고 하는 등 사무실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일도 경험하게 했다. 물론 변호사로서의 미숙함이 그 원인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겠다. 그러나 이런 경험에 괴로워하며 함께하는 국선변호인들에게 그 고통을 호소하면 다들 비슷한 경험을 봇물 쏟듯이 쏟아 낸다. 이러는 걸 보면 피고인과의 고약한 경험의 원인을 단순히 변호사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국선변호인 초창기부터 이런 일들이 벌어졌던 것은 물론 아니다. 대부분 피고인은 국선변호인을 최대한 존중했고 고마워했다. 지금도 초창기 국선변호를 담당했던 피고인으로부터 10년이 훨씬 넘게 명절 때마다 과일 상자를 선물받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피고인들이 국선변호인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체감했다. 자주 벌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피고인으로부터 쌍욕을 듣는 일까지 경험하니 국선변호인을 대하는 피고인의 태도가 이렇게 변한 원인이 도대체 무엇인지 나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변호사의 전문가로서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것이 그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언론에 비춰진 변호사의 모습은 인권을 옹호하는 사명을 다하기보다는 돈만 밝히는 장사꾼이 돼 있다. 또 변호사 수가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변호사가 뭐 대수냐’ 하는 인식이 팽배해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 더해 국선변호인은 그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자백만을 강요하거나 불성실한 변론을 한다는 오명을 얻었다. 이렇다 보니 피고인 입장에서는 더이상 국선변호인을 전문가로서 변호사의 권위를 존중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자신을 도우려는 국선변호인의 말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를 하면 버럭 화를 내고 문을 박차고 나가 버리는 것이다. 이런 일을 경험하면 정말로 왜 국선변호를 하고 있는지 깊은 절망감과 회의감에 휩싸이게 되고 국선변호를 계속해야 하나 하는 고민의 골은 깊어만 간다. 요즘 나의 이런 고민의 골은 정작 다른 이유로 더 깊어만 가니 작금의 사법농단으로 인한 사법부의 권위 실추 때문이다. 국선변호인에게 쌍욕을 날리던 피고인도 법정에서 판사 앞에 서면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변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판사를 두려워한다. 사법부의 권위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죄를 엄단하고 분쟁을 해결하는 주체인 사법부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면 사회의 혼란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법부의 권위는 필수적이다. 그리하여 헌법은 그 권위를 지키라고 사법부의 독립을 강하게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판사의 권위를 두려워하는 모습이 앞으로도 계속될지 묻는다면 매우 안타깝게도 ‘예’라고 답할 수 없다. 아니 피고인들이 판사를 면전에 두고 쌍욕을 날리는 날이 매우 가까워진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사법농단의 뿌리 깊은 고름을 아픔을 기꺼이 감수하며 뿌리까지 짜내려고 하기보다는 적당히 덮어 두기에 급급한 사법부의 모습을 보며 실추된 권위가 결코 바로 세워지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기 때문이다. 쌍욕을 들을 날이 정말로 멀지 않은 느낌이다.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1965년 한·일협정 불충분… 전면 재검토보다 보완 지혜 필요”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1965년 한·일협정 불충분… 전면 재검토보다 보완 지혜 필요”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10월 30일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이후 얼어붙은 데 대해 “1965년 한·일 기본조약·협정이 불충분한 데 기인한다”고 진단하고 “조약과 협정의 전면적 재검토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피해자 관점에서 역사적 사실을 밝히고 양국이 보완해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내년도 비핵화 전망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전략적 결단을 내린 이상 되돌아가기는 쉽지 않다”면서 “미국이 바라는 현재의 핵 부분, 특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한 양보조치가 있으면 제재완화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최근 도쿄에서 이 교수와 만나 가진 일문일답 내용.→일본 분위기는 어떤가. -우호는 한국이 많이 얘기하지, 일본에서 얘기하는 사람은 많이 줄었다. 일본 연구자들도 자국 풍토에 영향을 받으니까 “옛날에 다 끝난 건데 왜 다시 트집을 잡는가” 그런 프레임으로 얘기한다. 극우 진영에선 단교까지 거론한다. 한국에 우호적인 이른바 양심 세력이 극소수여서 걱정스럽다. 지금 한·일관계는 과도기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나오고 20년, 한 세대가 지났다. 1998년은 한·일관계가 막 떠올라 토대를 만들고 비약하는 시기였다. 2002년 월드컵, 드라마 ‘겨울연가’의 일본 방영이 정점이었다. 일본 전체가 한국에 가까워지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시기였다. 그러면서 혐한, 헤이트스피치(증오 발언)가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개최 때부터 싹텄다. 한국이 일본과 동등하거나 더 앞서가면서 친한 흐름에 대한 역류가 커졌다. 지금의 일본에는 양쪽 다 있다. →해결책이 안 보인다. -아베 신조 총리의 수정주의 역사관이 문제의 근원인 것처럼 얘기한다. 아베 총리가 그만두더라도 한·일 간 복잡한 문제는 계속될 것이다. 구조적 요인에 주목해야 하는데, 두 가지이다. 하나는 민주화이고 둘째는 지정학적 요소다. 군사독재 정권에서 억눌렸던 역사문제, 피해자 소리가 민주화한 90년대부터 나타났다. 일본에선 대법원 판단을 ‘정치 판결’이라 비난한다. 일본의 원로학자 오코노기 마사오는 대법원 판결을 ‘정치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선언’이라 표현했다. 나도 공감한다. 한·일협정은 고도로 정치적인 타협의 산물이다. 식민지배가 불법이라는 우리의 해석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사법부가 자기 주장을 안 하고 정치적 타결을 따라온 거다. 그러다가 피해자의 문제제기가 있고, 사법부에도 새로운 세대가 들어섰다. 식민지배가 불법이라는 법적인 해석에 근거하면 10월 30일 같은 판결이 나온다. →지정학적 요소란. -중국이 대두하면서 동북아의 전환기에 있다. 국력이 세진 중국이 자기 주장하면서 일본과 부딪치고, 한국도 힘이 없어서 못했던 부분을 정당하게 자기 주장을 하게 됐다. 일본 입장에선 100년간 유지했던 힘의 우위가 역전됐다. 2010년 중·일의 국민총생산(GDP)이 역전되면서 일본 여론이 내향적으로 됐고, 한국과 중국에 대해 거리를 두는 것은 이런 힘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일본 스스로 강하다는 느낌이 없으니까 주변국과 마찰의 요인이 된다. →‘65년 체제’ 재검토론이 있다. -65년 기본조약·협정은 불충분했다. 우리가 힘이 없었고, 필요도 있어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애매하게 타협해서 모든 문제가 묻혀버린 것이다. 뚜껑을 여니 다 터져나온 것이다. 전면 재검토하면 토대 전체를 바꾸는 건데, 난관이 따른다.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메워 나가는 게 필요하다. 일본 정부도 90년대부터 ‘3점 세트’라고 해서 협정에서 빠진 사할린 한인, 재한 피폭자,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전향적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일본도 논리적으로 65년을 부정하지 못하지만 빠진 문제가 많고 인도적 견지에서 문제가 있다고 해서 외무성이 구제조치를 했다. 아시아여성기금 같은 것은 양국 정부와 시민단체 4자가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한·일협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장벽이 너무 높다. 피해사실을 구제하고 보완해 가야 한다. 이낙연 총리가 11월 7일 일본의 과도한 반발에 대해 경고하면서 대법원 판결이 기본조약을 부정한 게 아니라 그 적용 범위를 판단한 것이라 말했다. 조약·협정의 보완론이라 할 수 있다. 그게 합당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와 사회를 끌어들이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한·일관계의 중요성이라면. -산업현장에서 부품의 상호의존 관계가 밀접하다. 일본은 양질의 큰 시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른 하나는 국제관계 측면이다. 두 가지를 말할 수 있는데 동북아에서 중국의 사이즈가 너무 크다. 중국과의 파워 밸런스를 생각하면 미국과 더불어 일본도 중요하다. 노무현 정권 때도 동북아 균형자를 얘기했다. 균형자가 되려면 모든 국가와 관계가 좋아야 한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프로세스에서 일본의 역할도 적지 않다. 미국은 안전보장 차원에서 중요하지만 일본은 지역정치, 경제면에서 중요하고, 미국을 움직이는 데도 일본이 필요하다. →비핵화를 어떻게 전망하나. -속도는 더디지만 북한과 미국의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항이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나 김정은 모두 전략적 결단을 내렸고, 되돌아가기 어렵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지도자끼리의 톱다운 방식으로 여기까지 온 건데, 실무자가 못 따라가니까 현재 속도를 조절하는 것처럼 보인다. 세부적인 로드맵을 만드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거다. 현재 북·미는 한 단계 더 나가기 위한 마지막 조정에 왔다고 본다. 조정을 끝내면 고위급회담, 내년 초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다. →다음 단계로 가는 최대 난관은 뭔가. -북한은 미래 핵만 얘기하고 있다. 핵 실험장 페기, 엔진 시험장에 영변 카드까지 내놨다. 적지 않은 제안인데도 미국에서 보면 현재의 핵 약속이 없다는 불안이 있다. 현재 핵의 전부가 아니더라도 영변 폐쇄 플러스 알파로 핵 신고 리스트나 ICBM 일부를 받아내려고 한다. 키워드는 ICBM이다. 핵탄두까지 안 가더라도 ICBM 기지라든가 생산공장과 관련해 한 발짝 더 들어간 조치가 있으면 제재완화, 연락사무소 설치 등이 교환될 수 있을 것이다.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를 꺼낸 것은 ICBM에 대해서도 거래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교섭 여하에 따라서는 생산시설이나 기지까지 갈 수 있는 시그널인 것이다. 미국이 가장 신경 쓰는 게 운반수단이다. 영변까지 해결되면 미국도 완벽한 제재유지가 어려울 것이다. 안보리 논의에서도 미국 입장이 약해질 수 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한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북·일 대화 가능성은. -한반도 상황이란 게 남북만으로는 안 되는 구조다. 북·미가 돌아가면 북·일도 따라서 움직이겠지만, 북·일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북·미도 추동할 수 있다. 상호연관 관계가 있으니, 내년 일정한 시점에서 북·일관계가 표면화된다고 본다. 일본인 납치 문제가 선결돼야 하지만 아베 총리가 결단하면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아베 자신이 대북 장벽을 높인 장본인이기 때문에 해결할 책임도 있다. marry04@seoul.co.kr ■이종원 교수는 1953년생. 서울대 공학부를 중퇴하고 일본 국제기독교대를 졸업한 뒤 도쿄대에서 정치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땄다. 도호쿠대 법학부 조교수, 도쿄의 릿쿄대 교수를 거쳐 2012년부터 와세다대 대학원 아시아·태평양연구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와세다대 내 한국학연구소장이기도 하다. 동아시아에서는 현재도 냉전이 끝나지 않았다는 관점에서 한반도 중국과 미국, 일본의 관계를 읽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동아시아 냉전과 한·미·일 관계’ 등이 있다.
  • 전직 대법관 초유의 구속은 면했다

    재판 개입과 판사 사찰 등 사법농단 지시 의혹을 받고 있는 박병대(61)·고영한(63)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7일 새벽 기각됐다. 사법부 최고위 법관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에선 벗어났지만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조사만 남겨둔 검찰로서는 향후 수사에 타격을 입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박 전 대법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 사유와 필요성 등을 심리한 뒤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중 피의자의 관여 범위와 그 정도 등 공모 관계의 성립에 의문의 여지가 있는 점,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와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추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의자의 주거·직업·가족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현단계에서 구속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피의자의 관여 정도와 행태, 일부 범죄 사실에 있어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뤄진 점,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지난 10월 27일 박 전 대법관과 함께 사법 농단을 공모한 핵심 인물인 임종헌(59)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행정소송,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지위 확인 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검찰 수사정보를 빼돌리고 사법부 블랙리스트 문건을 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임 전 차장을 구속 기소한 후 박·고 전 대법관을 여러 차례 소환 조사하며 혐의를 입증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이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 중 혐의가 무겁다고 판단된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해 지난 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면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다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철저한 상하 명령체계에 따른 범죄로서, 큰 권한을 행사한 상급자에게 더 큰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법이고 상식”이라며 “박·고 전 처장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한 것은 재판의 독립을 훼손한 반헌법적 중범죄의 전모를 규명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 대단히 부당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 등을 검토한 뒤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박병대·고영한 구속영장 기각…‘방탄 법원’ 논란 거세질 듯(종합2보)

    박병대·고영한 구속영장 기각…‘방탄 법원’ 논란 거세질 듯(종합2보)

    재판 개입과 판사 사찰 등 사법농단 지시 의혹을 받고 있는 박병대(61)·고영한(63)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7일 새벽 기각됐다. 사법부 최고위 법관의 구속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에선 벗어났지만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조사만 남겨둔 검찰로서는 향후 수사에 타격을 입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6일 박 전 대법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 사유와 필요성 등을 심리한 뒤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중 피의자의 관여 범위와 그 정도 등 공모 관계의 성립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는 점, 이미 다수의 관련 증거 자료가 수집돼 있는 점,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와 현재까지 수사경과 등에 비추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의자의 주거·직업·가족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현단계에서 구속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도 “본건 범행에서 피의자의 관여 정도와 행태, 일부 범죄 사실에 있어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뤄진 점,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현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지난 10월 27일 박 전 대법관과 함께 사법 농단을 공모한 핵심 인물인 임종헌(59)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가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행정소송,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지위 확인 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정운호 게이트‘ 사건 당시 검찰 수사정보를 빼돌리고 사법부 블랙리스트 문건을 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임 전 차장을 구속 기소한 후 박·고 전 대법관을 여러 차례 소환 조사하며 혐의를 입증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이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 중 혐의가 무겁다고 판단된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해 지난 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면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다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철저한 상하 명령체계에 따른 범죄로서, 큰 권한을 행사한 상급자에게 더 큰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법이고 상식”이라며 “임 전 차자이 구속된 상태에서 상급자인 박·고 전 처장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한 것은 재판의 독립을 훼손한 반헌법적 중범죄의 전모를 규명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서 대단히 부당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유 등을 검토한 뒤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방탄 법원’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법원은 그동안 압수수색 영장 등을 여러 차례 기각했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돼 이런 비판이 다소 수그러들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야간고 신화·100대 명판결 100쪽짜리 영장으로 전락

    3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사법부가 술렁이고 있다. 30년 전 2차 사법파동 당시 ‘사법부 독립’을 외치며 성명에 동참했던 소장파 판사들이 이제 ‘사법농단’ 핵심 피의자로서 구속 기로에 선 것이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연이어 맡은 박·고 전 대법관은 공통적으로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박 전 대법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공전자 기록 등 위작·행사 혐의까지 추가 적용됐다. 박·고 전 대법관의 영장청구서 분량만 각각 158쪽, 108쪽에 달한다. 각각 ‘야간고 신화’와 ‘명판결’로 후배 법관들의 존경을 받던 두 전직 대법관은 양승태 사법부 시절 각종 재판거래 및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등에 적극 관여하면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장본인으로 전락했다. 박 전 대법관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1972년 야간학교인 서울 균명고(74년 환일고로 개명)에 진학해 아르바이트와 함께 학업을 이어 갔다. 환일고 출신으로선 처음으로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 그는 판사로 임명된 뒤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사법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사법행정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1년 이용훈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관에 임명된 그는 3년 뒤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법원행정처장직을 맡았다. 퇴임 이후엔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임명됐지만,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진 이후 강단에 서지 않고 있다. 후임 행정처장인 고 전 대법관 역시 뛰어난 판결로 이름을 알렸다. 1991년 서울고법 근무 때 주심 판사로 관여한 유성환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 면책특권 인정 판결은 근대사법 100년사의 100대 판결 중 하나로 선정되고, 많은 헌법교과서에 인용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할 때에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재정적 위기에 처한 쌍용차, 신성건설, 현진에버빌 등 수백개 기업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적절하게 지휘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법원행정처 차장, 건설국장, 전주지법원장 등을 거친 고 전 대법관은 2012년부터 지난 8월까지 대법관을 지냈다. 이들은 1988년 노태우 정권이 들어선 이후 대법원장 선임 문제를 놓고 ‘법원 독립과 사법부 민주화’를 요구한 소장파 판사 430여명의 명단에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행정처장 자리에서 저지른 이들의 행위는 끝내 사법부 신뢰를 무너뜨렸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양승태, 日전범기업 김앤장 변호사 왜 만났나

    양승태, 日전범기업 김앤장 변호사 왜 만났나

    징용소송 논의…검찰 “집무실·음식점서 최소 세 차례”前대법관 첫 박병대·고영한 구속영장…헌정 사상 처음 양승태(70) 전 대법원장이 재임 시절 자신의 집무실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를 만나 강제 징용 관련 재판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이달 중순 피의자로 소환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3일 양 전 대법원장이 2015년 5월부터 이듬해 10월 사이 최소 세 차례 대법원장 집무실과 음식점 등지에서 김앤장 한모 변호사를 만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한 변호사에게 징용 소송을 지연시키기 위해 전원합의체에 넘기겠다는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방침을 설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변호사가 청와대 및 대법원 수뇌부의 재판 계획을 김앤장이 공유하는 데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한 변호사는 법원행정처 조사국장을 지내고 1998년 김앤장에 합류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는 사법연수원 4년 선후배 관계다. 소송 지연 의혹에 얽힌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김앤장에 몸담은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직 대법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두 전직 대법관은 양승태 사법부에서 2014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차례로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에 광범위하게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영장을 청구하며 “재판 독립과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헌법적 가치이며, 이를 훼손한 이번 사건은 한 건 한 건 매우 중대한 구속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검찰은 이번 사건을 개인의 일탈이 아닌 ‘업무상 상하관계에 의한 지시감독에 따른 범죄 행위’로 규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적 이익을 위해 범행한 것이 아니다. 두 전직 대법관들이 상급자로서 더 큰 결정 권한을 행사했다”면서 “하급자인 임 전 차장 이상의 엄정한 책임을 두 전직 대법관에게 묻는 것이 사건 전모를 밝히는 한편,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헌정사상 최초’ 檢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동시 영장청구

    ‘헌정사상 최초’ 檢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동시 영장청구

    헌정사상 최초로 박병대와 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이 나란히 구속기로에 선다. 지난 6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시작한 이래 세 번째 구속영장 청구다.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3일 박·고 전 대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재판 독립과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헌법적 가치이며, 이를 훼손한 이번 사건은 한건 한건 매우 중대한 구속 사안”이라고 밝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공범으로 적시됐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5일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양승태 사법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두 전직 대법관의 주요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다. 임 전 차장의 공소장에 기재된 범죄행위를 상급자인 박·고 전 대법관이 나눠갖는 모양새다. 이들의 영장청구서 분량은 박 전 대법관이 158페이지, 고 전 대법관이 108페이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임 전 차장의 영장청구서는 230여 페이지에 달했다. 박 전 대법관은 강제징용 소송 관련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전범 기업 측 대리인인 한모 변호사가 수차례 직접 접촉한 정황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나아가 지난 2014년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2차 공관회의’에 참석해 재판 지연을 논의한 의혹도 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옛 통합진보당 의원지위 확인 행정소송, 헌법재판소 내부 동향 수집, 법관 불이익 명단인 ‘블랙리스트’ 작성 등에도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부산 법조비리 사건 개입과 함께 ‘정운호 게이트’ 관련 영장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 사건을 놓고 재판거래를 시도한 의혹를 받는다. 고 전 대법관은 박 전 대법관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혐의에 대해 부인해왔다. 다만 고 전 대법관은 부산 법조비리 사건 관련 윤인태 당시 부산고법원장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전직 대법관과 함께 임 전 차장의 공범으로 적시됐던 차한성 전 대법관에 대해선 영장이 청구되지 않았다. 차 전 대법관의 퇴임시기가 사법농단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2014년 초반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이날 영장을 청구하며 이 사건을 개인의 일탈이 아닌 ‘업무상 상하관계에 의한 지시감독에 따른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사적 이익을 위해 범행한 것이 아니라, 두 전직 대법관들이 임 전 차장의 상급자로서 더 큰 결정 권한을 행사했다”면서 “두 전직 대법관이 하급자인 임 전 차장 이상의 엄정한 책임을 묻는 것이 사건 전모를 밝히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사법부 내 동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이번 사안의 정점에 있는 양 전 대법원장을 향한 수사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세금도 할부로 내는데… 현금만 받는 등기소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세금도 할부로 내는데… 현금만 받는 등기소

    “당연히 카드로 결제할 생각으로 그냥 왔는데 현금만 받는다고 하니 당황스럽죠.”최근 이사를 간 이모(38)씨는 주민자치센터에 제출할 등기부등본을 떼기 위해 서울등기소에 들렀다가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경험했다.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할 줄 알았던 등기소에서 “카드 결제가 안 된다”고 현금 결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평소 스마트폰 결제를 애용하는 탓에 신용카드조차 들고 다니지 않았던 이씨는 할 수 없이 집으로 되돌아가 현금을 챙겨 나와야 했다. 이씨는 “요즘 세상에 카드가 안 되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다”며 “‘스마트 페이, 현금 없는 세상’이라고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취업에 필요한 등기사항증명서를 제출하려고 가정법원에 들른 최모(29)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가정법원 민원실에서 결제를 하려고 신용카드를 내밀었지만 등기소와 마찬가지로 “현금만 받는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근처 현금자동지급기에 들러 현금을 인출한 뒤 서류를 받을 수 있었다. 최씨는 “어려운 제도 개선뿐 아니라 이런 사소한 부분을 먼저 고쳐야 한다”며 “가정법원은 국민 권익과 특히 맞닿아 있는 부분인데 아쉬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사법부에서만 신용카드 결제가 안 되는 것을 두고 권위의식에 젖어 시민 불편을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가정법원 현금 결제만 가능한 공문서 11개 등기사항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인터넷등기소를 이용하거나 등기소에 직접 방문해 신청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인터넷등기소에서는 현금과 신용카드 결제가 모두 가능하지만 현장 등기소에서는 현금으로만 결제해야 한다. 가정법원도 마찬가지다. 가정법원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허용되지 않는 공문서는 11개 이상이다. 가정법원과 등기소에서 발급하는 확정증명서, 송달증명서, 판결정본, 심판정본, 조서결정등본, 소제기증명서, 후견등기사항부존재증명서, 집행문부여, 집행문수통부여, 집행문재도부여, 승계집행문 등은 카드결제가 불가능하다. 등기소와 가정법원을 포함한 사법부 주요 기관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안 되는 것은 수수료 규칙에 현금 납부를 명시했기 때문이다. 현행 ‘등기사항증명서 등 수수료규칙’ 제6조 1항은 수수료를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무인발급기에 의한 등기사항증명서의 교부수수료는 현금이나 발급기에 내장된 결제 방식으로 납부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아놨다. 카드 결제가 가능한 무인발급기가 현장에 있다면 큰 문제가 안 된다. 물론 여기에도 맹점이 있기는 하다. 가정법원 무인발급기에서는 후견등기사항증명서 등을 발급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민원인들은 현금을 뽑아 창구로 향하는 수밖에 없다. 신용카드 결제를 안 하는 게 단순히 대법원의 규칙 때문이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서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 규율과 사무 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대법원에 규칙 제정권을 주는 이유로 “사법부의 독립성과 자율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사법사무에 대한 대법원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민원서류를 발급할 때 현금을 고집하는 게 사법부의 독립성, 자율권, 전문성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문제 제기가 나온다. ●무인민원발급기도 카드 받도록 바뀌는데… 과거 공공기관에 들러 서류를 발급받으려면 현금을 갖고 가는 것을 상식처럼 여길 때가 있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현금만을 수수료로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80도 달라졌다. 공공기관에서 이런 불편을 해소하려고 관련 자치법규를 개정하고, 부서 간 협의를 거쳐 보완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많은 공공기관들이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고쳤다. 내년부터 현금만이 가능했던 무인민원발급기에서도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해진다. 2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2월부터 주민등록등본, 건강보험증명서를 비롯한 민원서류를 뗄 수 있는 무인민원발급기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행안부는 지난해 말 민원 및 행정제도 개선과제 중 하나로 무인민원발급기 수수료 납부 방법의 다양화를 선정하고, 이를 위해 금융결제원에 카드리더기 설치 업무를 지시했다. 무인민원발급기는 올 1월 기준으로 전국 3667곳에 설치돼 있으며, 연간 2000만건이 넘는 민원서류가 발급되고 있다. 그동안 고액의 공과금을 현금으로 내야 할 땐 분할 납부가 안 돼 체납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하지만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분할 납부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됐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조례를 고쳐 상하수도요금, 도시가스요금 등을 신용카드로 받고 있다. 지자체는 결제 수단을 신용카드뿐 아니라 계좌이체, 자동응답서비스(ARS) 등으로 다양화했다.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가 현금이나 카드 없이 스마트폰 ‘QR코드’(바코드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격자 무늬의 2차원 코드)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한 ‘제로 페이시대’를 추진 중인데, 가정법원이 수수료 납부 방식을 현금 결제만 고수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많은 공공기관이 공공요금이나 수수료 납부 방법에 신용카드 결제 방식을 도입한 만큼 사법부도 국민 편의를 위해 규칙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법원 규칙만 바꾸면 된다… “의지의 문제” 대법원 규칙은 대법관 회의의 의결 사항이어서 의지만 있으면 간단히 바꿀 수 있다. 허윤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는 “가정법원과 등기소 업무는 국민 권리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이런 곳에서 현금 결제만 고집하는 것은 국민 편의를 무시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지난해와 올해 국정감사에서 연이어 이 문제를 지적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법원 규칙’이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의원은 “많은 공공기관에서 공공요금과 각종 수수료 결제 수단으로 신용카드를 도입하고 있으며 심지어 현금이나 카드 없이 휴대전화 QR코드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제로 페이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며 “사법부 역시 관련 규칙을 개정해 대국민 서비스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가정법원과 등기소가 결제 금액이 소액이어서 카드수수료를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공공기관 대부분이 소액임에도 불구하고 카드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국민 편의를 위해 다양한 간편 결제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글 사진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대법원장 겨눈 화염병…테러당한 ‘법의 권위’

    대법원장 겨눈 화염병…테러당한 ‘법의 권위’

    김명수 원장 출근길 승용차 습격당해 재판 앙심 품은 70대 “화나서” 투척 청원경찰들 진화…인명 피해는 없어 “독립성 훼손한 사법부가 자초한 일”김명수 대법원장의 출근 승용차가 대법원 앞에서 화염병에 습격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과거 대법원장의 차량에 계란을 던지는 일은 있었지만 대법원장에게 직접 테러를 가하려고 한 사건은 처음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7일 김 대법원장이 탄 승용차에 화염병을 던진 남모(74)씨를 붙잡아 특수공무집행방해, 현주건조물등방화, 화염병 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했다. 이날 오전 9시 10분쯤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남씨는 김 대법원장 차량이 청사로 들어오는 순간 인화물질이 든 500㎖ 페트병에 불을 붙여 던졌다. 불은 대법원장의 승용차 오른쪽 뒷바퀴와 남씨 손에 옮겨붙었으나 현장에서 근무하던 청원경찰들이 소화기로 진화하고 남씨를 제압했다. 경찰은 인화물질이 들어 있는 500㎖ 페트병 4개를 더 발견해 압수했다. 경찰은 28일 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남씨는 경찰 조사에서 “민사소송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내 주장을 받아주지 않아서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남씨는 취재진에 “권익을 찾기 위해서”라고 답하기도 했다. 강원 홍천에서 유기축산물 사료를 제조·판매하던 남씨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친환경 부적합 처분을 내려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1·2심에서 패했고, 대법원도 심리불속행기각 처리했다. 대법원은 김 대법원장 신변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에 수원지법 안산지원을, 오후에 수원지법을 방문하는 등 예정됐던 전국 지방법원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법조계에선 초유의 대법원장 습격 시도가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증폭된 사법 불신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는 “화염병으로 대법원장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도 “헌법에 의해 부여된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하고 청와대와 재판거래를 한 의혹을 받는 사법부가 이번 테러를 자초했다는 해석도 있다”는 성명을 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美 대법원장 “오바마 판사는 없다”… 트럼프에 이례적 직격탄

    美 대법원장 “오바마 판사는 없다”… 트럼프에 이례적 직격탄

    트럼프, 反이민 제동에 “오바마 판사” 비하 로버츠 대법원장 “공평한 판사만 있을 뿐” 트럼프 “진짜 오바마 판사 있다” 재반박 NYT “행정·사법부 관계의 터닝포인트”“백악관, 캐러밴에 무력 사용 허용” 논란“‘오바마 판사’나 ‘트럼프 판사’는 없다” 미국 사법부의 수장인 존 로버츠 미 연방대법원장이 21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침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미 출신 불법이민자들인 캐러밴의 입국을 막는 ‘대통령 포고문’을 일시적으로 금지한 ‘판사’를 ‘오바마 판사’라고 비하하면서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과 사법부 수장인 연방대법원장 간 전례 없는 설전이 벌어졌다.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에는 ‘오바마 판사’나 ‘트럼프 판사’, ‘부시 판사’나 ‘클린턴 판사’는 없다”면서 “우리에게는 자신들 앞에 선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헌신적인 판사들의 집단만 존재할 뿐”이라고 강조했다고 CNN 등 미 언론들이 전했다. 그는 이날이 추수감사절 하루 전날이라는 걸 염두에 둔 듯 “독립적인 사법부는 우리가 모두 감사해야 할 대상”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는 ‘대통령 포고문’을 일시적으로 금지한 제9 연방순회법원 존 티거 판사의 판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의 성명을 즉각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 미안하다. 그러나 진짜로 ‘오바마 판사들’이 있다”면서 “그리고 그들은 우리나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과 매우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9 순회법원에서 정부의 행정명령 등이 뒤집히는 사례가 많다’는 폭스뉴스 보도를 인용, “그것(제9 순회법원)은 손쉬운 승소와 지연을 추구하는 일부 변호사들을 위한 쓰레기 처리장이 돼버렸다”고 거친 표현과 함께 맹공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한 판사를 이념적으로 공격하자, 공화당이 추천한 연방대법원장이 공개적인 방어에 나섰고, 그걸 본 대통령이 사법부를 싸잡아 재차 비난하고 나선 ‘흔치 않은 장면’이다. 뉴욕타임스는 “행정부와 사법부의 최고 책임자 간의 관계에 터닝포인트(전환점)가 될 것”이라고 봤고 AP통신은 “연방대법원장이 현직 대통령을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남부 멕시코 국경지대에 도착한 6000여명 규모의 캐러밴에 대해 미군의 무력 사용을 백악관이 허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군사전문 매체 밀리터리타임스는 백악관이 현역군인 5800여명과 주방위군 2000여명에 대해 무력 사용을 지난 20일 승인했다고 이날 전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서명한 ‘정부 지시’ 문서에는 ‘국방장관이 국경 수비 요원을 보호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군사적 보호활동을 국방부 소속 군병력이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군사적 보호활동은 힘의 과시와 사용, 군중통제, 일시적인 구금, 간단한 수색 등 4가지로 알려졌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백악관으로부터 이런 메모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군병력 활동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국회로 넘어온 법관 탄핵소추…與 “실무 검토” 野 “시기상조”

    사법농단 연루 법관에 대해 국회 탄핵소추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는 전국법관대표회의 결정으로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왔지만 여야는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사법농단 연루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실무적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가진 후 “법관회의를 통해 사법부 내에서 탄핵소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이 생겼다”며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준비하면서 야당과 논의를 좀더 적극적으로 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공소장과 13명 법관에 대한 징계요청서를 중심으로 실무적으로 내용을 검토해 보고 논의하겠다”며 “탄핵소추 시기나 대상은 아직 소추를 하겠다고 완전히 결정된 게 아니라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의당은 즉각적인 탄핵소추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대표는 “여당은 조속히 탄핵소추안 발의를 위해 이에 동의하는 정당 간 논의 테이블부터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도 “민주평화당은 사법부 내에서 의견이 모인 지금 더더욱 탄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은 사법부 독립 훼손 등을 이유로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였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현재 사법부 체제에서도 충분히 심판할 수 있는데 동료 판사에 대한 탄핵이 꼭 국회 차원에서 이뤄져야만 사법농단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은 대단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고 범죄 사실이 드러나지 않아 탄핵 대상을 특정하고 탄핵 사유를 구체화하기 어렵다”며 국회 탄핵소추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다. 탄핵소추위원을 맡게 될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법관 탄핵소추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탄핵 사유가 없다고 생각하므로 소추위원장 활동 자체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법관 탄핵 결의에 김명수 대법원장 ‘침묵 모드’

    법관 탄핵 결의에 김명수 대법원장 ‘침묵 모드’

    국회 고유권한·내부 반발 등 부담 커 입장표명 전례 없어… 사법개혁 ‘암초’ 징계절차 13명 탄핵대상에 추가될 듯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 필요성을 제기한 전국법관대표회의 결의를 두고 김명수 대법원장은 일단 침묵했다. 1표 차이로 결정된 전국법관대표회의 논의만큼 사법부 전체도 팽팽한 긴장감에 놓여 수뇌부의 고심 또한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원장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출근길에 각급 법원 대표판사들이 법관 탄핵소추 필요성에 의견을 모은 데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았다. 전날 법관대표회의 소속 판사들과의 만찬 뒤에도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법관대표회의의 ‘재판독립침해 등 행위에 대한 우리의 의견’ 선언문은 이날 오후 김 대법원장에게 전자문서 형태로 공식 제출됐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이 당장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회의 고유 권한인 법관 탄핵소추에 대해 대법원장이 직접 나서서 국회에 촉구하는 방식이 적절하지 않을뿐더러 내부적으로도 탄핵에 반대하는 판사들의 반발을 사는 등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선언문이 대법원장에 대한 건의가 아니라 의견표명 형식”이라면서 “법관대표회의의 논의 및 의결 과정은 알고 있지만 판사들의 의견 표명에 대법원장이 입장을 낸 전례는 없다”고 말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3차 특별조사단의 단장이었던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도 이날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최근 검찰 수사를 통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특정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기 위한 ‘사법부 블랙리스트’가 실재했던 것으로 속속 드러났다. 이는 특조단의 조사 결과를 뒤집는 것으로, 법관 탄핵 필요성에 공감대를 넓히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의 개혁 의지와는 별개로 잇따라 외부에 주도권을 넘기게 되는 사법부의 상황에 수뇌부 속내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특히 사법농단 사건을 심리할 특별재판부와 법관 탄핵소추는 모두 국회가 ‘키’를 쥐고 있어 입장을 전달하기도 쉽지 않다. 여당은 전날 법관대표회의 결의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법관 탄핵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부터 탄핵 대상 법관들을 가리기 위한 실무 검토에 돌입했다. 박주민 의원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거론된 6명 외에 법원에서 징계절차를 밟고 있는 13명 등 탄핵 대상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부 신뢰 찾자” “정치인이냐”… 53대43으로 탄핵촉구안 의결

    “사법부 신뢰 찾자” “정치인이냐”… 53대43으로 탄핵촉구안 의결

    “탄핵 찬성 소수에 그칠 것” 전망 뒤집고 “사법농단은 헌법 위반” 절반 넘게 공감 “국회 할 일인데…삼권분립 훼손” 반발도 탄핵소추 대상 법관들 특정하지는 않아 전국법관대표회의는 19일 3시간 남짓 격론을 벌인 끝에 사상 초유의 ‘법관 탄핵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삼권분립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다수의 의견으로 국회에 탄핵소추를 촉구하는 방식이 아닌 법관대표회의의 의견을 밝히는 선언문 형태로 이뤄졌지만, 사실상 촉구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초 예상과 달리 촉구 결의나 진배없는 선언문이 나온 것은 “이 정도의 결기도 보여 주지 못하면 국민 신뢰를 영원히 잃을 것”이라는 절박함이 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법관대표회의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각급 법관대표 119명 중 1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탄핵 관련 안건은 법관대표회의 소속이 아닌 대구지법 안동지원 법관 6명의 요청에 이어 최한돈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 12명의 대표법관들이 동의해 이날 현장에서 정식 안건으로 발의됐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건이 배당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 소속인 임상은 판사는 대표 판사이지만 회의에 불참했다. 처음에는 탄핵 찬성 의견이 소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일선 판사들 사이에선 수사가 진행 중인 데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나 임 전 차장 등 ‘윗선’이자 ‘몸통’으로 지목된 고위 인사들은 이미 퇴직한 상태여서 징계와 탄핵의 대상이 되지 않고, 이들의 지시를 따른 심의관 등 현직 법관들만 탄핵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특히 국회의 권한인 탄핵소추에 대해 사법부가 촉구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입법부의 정치적 행위인 탄핵소추에 대해 사법부가 나서서 동료 판사들을 탄핵시켜 달라고 촉구하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법관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여기에 맞서 “신뢰를 되찾으려면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 “탄핵 촉구조차 하지 않는 것은 법관대표회의의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탄핵 절차를 통해 법관 스스로가 반(反)헌법적 행위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많은 판사들이 공감했다. 윗선의 지시 때문이었더라도 위헌적인 행위에 동참한 법관들에 대한 탄핵은 불가피하다는 데 점점 무게가 실렸다. 결국 105명이 표결에 참석한 가운데 찬성 53 대 반대 43의 결과로 탄핵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데 의견이 모였다. 9명은 기권했다. 표결이 끝나자 한 지법 부장판사는 “저들이 정치인이지 판사냐”고 소리치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다만 법관대표회의에서는 탄핵소추 대상 법관들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공보를 맡은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국회가 탄핵소추하고 헌법재판소의 심판절차가 이뤄져야 하는데 사법부 소속인 저희가 소추 대상을 말하는 것은 삼권분립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대신 법관대표회의는 ‘정부 관계자와 재판진행 방향을 논의’하거나 ‘일선 재판부에 특정 방향의 판결을 요구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이른바 ‘재판 독립 침해’가 중대한 헌법위반행위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오후 6시 30분쯤 회의가 끝난 뒤 대표법관 80명은 사법연수원 구내식당에서 김명수 대법원장과 만찬을 갖고 논의결과를 전달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사법 농단’ 법관 탄핵에 대한 정치권의 엇갈린 의견

    ‘사법 농단’ 법관 탄핵에 대한 정치권의 엇갈린 의견

    정치권은 19일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행정권 남용한 판사들에 대해 ‘탄핵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법관 탄핵 추진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초유의 사법 농단 사태에 대해 법원 스스로의 반성과 함께 사법개혁을 바라는 소장 판사들의 제안이 반영된 법관대표회의 결정을 환영하며, 법관대표회의의 결정이 사법개혁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평화당은 사법 농단 사건 초기에 이미 연루 법관들에 대한 탄핵 추진 검토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며 “사법 농단 연루 판사들에 대한 탄핵 추진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를 바로 세우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정의당은 이미 원내 정당 중에서는 유일하게 사법 농단 법관들에 대한 탄핵소추를 강력히 주장해왔다”며 “국회는 하루빨리 사법 농단 판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마련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탄핵은 헌법이 정한 국회의 권한으로 이런 권한 행사에 대법원장 건의 기구인 법관대표회의가 간섭할 권한이 없다”면서 “사법부가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에 개입하는 것은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법관 탄핵소추는 국회에서 의결해야 하는 사안으로 탄핵을 할 때는 사유가 명확해야 하는데, 아직 증거 자료가 부족하고 탄핵 범위도 문제다”라며 “(탄핵은) 그 사람의 신분을 박탈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급 법원의 대표 판사들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이날 정기회의를 열어 사법 농단에 연루된 현직 판사들에 대해 탄핵소추 절차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법관들은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받지 않는 이상 파면되지 않는다. 때문에 특단의 조처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판사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로 발의할 수 있다. 이에 국회의원 재적 과반이 찬성할 경우 헌법재판소는 곧바로 탄핵 심판 절차에 돌입한다. 대통령 탄핵과 마찬가지로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하면 파면이 결정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김명수 “유신시절 소신 판결 내린 이영구 판사 뜻 기려 재판독립 지키겠다”

    김명수 “유신시절 소신 판결 내린 이영구 판사 뜻 기려 재판독립 지키겠다”

    대법원이 1970년대 유신정권 시절 정치적 외압에도 불구하고 소신 있는 판결을 내린 故 이영구 판사의 1주기를 맞이해 추모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진 사법부가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 판사의 뜻을 이어 사법권 독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16일 故 이영구 판사 1주기 추모전을 열고 이 판사의 생애를 추모하고 재판의 독립을 수호하자던 고인의 뜻을 기렸다. 김 대법원장은 이 자리에 참석해 “우리 사법부는 최근 드러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큰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면서 ‘재판의 독립이 지켜지지 않으면 국민이 재판을 신뢰하지 않고 사법권의 독립을 지켜야할 사명과 임무는 사법행정의 책임자에게 있다’던 이 판사의 말을 소개했다. 이어 김 대법원장은 “고인이 꿈꿨던 정의롭고 독립된 법원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영구 판사는 1976년 당시 서울지방법원 영등포지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면서 유신독재에 항거하는 시위를 주도하는 서울대학교 대학생들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해 석방시켰다. 이 판결은 당시 독재정권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관대한 판결이었다. 이에 “서울대가 최전방이고 영등포 형사재판장이 최고사령부인데 이 판결로 정권의 방어체제가 무너졌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 판사는 신념을 굽히지 않고 그해 11월 긴급조치 9호 및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문여고 교사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 교사는 수업 도중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비판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이 판결은 그 해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판결을 선고받은 221명 중 유일한 무죄판결이었다.  당시 이 판사는 판결문에 “박정희 대통령의 재위기간이 15년을 넘는 장기임은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라면서 “피고인의 말은 장기집권에서 오는 지루한 안정에 대한 자유국민이면 누구나 흔히 느낄 수 있는 단순하고도 가벼운 염증감상을 표현한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 판결로 이 판사는 인사 관행을 깨고 전주지방법원으로 전보돼 사실상 좌천됐고 한 달 후 법복을 벗어야 했다.   지난 9월 문재인 정부는 그의 공로를 인정하고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했다. 이후 대법원 역시 고인의 뜻을 기려 1주기 추모전을 열기로 했다. 이번 전시는 12월 28일까지 대법원 1층 법원전시관에서 열릴 예정이며 고인의 주요 판결문과 법복 등 물품을 볼 수 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사설] 법원 내부에서 터져 나온 사법농단 법관 탄핵 요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현직 법관들을 탄핵해야 한다는 제안이 법원 내부에서 나왔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판사 6명은 오는 19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사법농단 책임이 있는 법관들에 대한 탄핵 촉구 결의안을 논의하자고 요청했다. 국회가 법관 탄핵소추를 논의하고는 있으나 법원 안에서 스스로 이런 주장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헌정 사상 현직 법관이 탄핵된 전례는 없었다. 권위적이고 폐쇄적이기로 소문난 법원 조직에서 스스로 법관 탄핵을 입에 담는 일 자체가 기록할 만한 ‘사건’이다. 재판 개입의 정황과 증거들이 쏟아졌는데도 그동안 법원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자성의 목소리는커녕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되레 조직적으로 반발한다는 인상이 짙었다. 형사법상의 유무죄와 별개로 재판 독립을 침해한 행위가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명백히 위헌적이라는 법원 내부의 자각과 반성은 늦게나마 다행스럽다. 지난 6월 개시된 검찰 수사로 사법농단의 실체와 증거들은 상당 부분 확인됐다. 핵심 책임자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기소를 시작으로 조만간 박영대·고영한 전 대법관 소환도 이어질 예정이다. 수사와 재판을 거쳐 사법농단을 단죄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런 과정에서 사법부를 향한 불신과 냉소는 더욱 깊어질 일만 남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60% 이상이 특별재판부 도입에 찬성했다. 사법농단에 대한 법원의 자체 판단에 국민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 가늠된다. 껍질을 깨는 아픔이 없고서는 바닥 아래로 추락한 사법부의 위상을 추스를 방도가 없다. 다음주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내부 소장 판사들의 탄핵 촉구안을 얼마나 진지한 태도로 논의할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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