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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 “촛불재판 이메일은 국기문란”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 재판’ 개입 논란이 정치권에서도 일고 있다. 민주당은 신 대법관의 이메일 발송을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한 국기 문란사건으로 규정하고 탄핵소추를 검토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신중한 반응 속에 옹호성 발언도 나왔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국민들이 그래도 법원만은 공정하다고 믿었는데, 최후의 보루마저 신뢰와 공정성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면서 “신 대법관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국정조사라도 해서 민주 법치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관 출신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당 5역회의에서 “있을 수 없고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후배’를 질책했다. 이 총재는 “사건의 처리 지연을 걱정하는 수준이라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위헌제청 요구 절차를 취하지 말고 그대로 형사재판으로 끝내라는 취지라면 재판에 간섭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나라당은 말을 아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법부 문제를 정치권에서 예단하고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논의의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장은 사법행정 지휘권이 있는데, 논란은 사법행정 지휘권에 속하느냐, 재판 간섭에 속하느냐, 그 판단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성진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신 대법관의 행동이 재판에 대한 간섭이 아니겠냐.”라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법원이 중립을 요구하긴 하지만 상급자가 서신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이용훈 대법원장 “내 원칙과는 일맥상통”

    이용훈 대법원장 “내 원칙과는 일맥상통”

    이용훈 대법원장은 6일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재촉’ 이메일 논란과 관련해 “사법 행정으로 볼지, 재판에 대한 압력으로 볼지는 사실 관계를 파악해 법리적으로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밝혔다. →업무보고 때 뭐라고 했나. -(야간집회 금지를) 위헌 제청한 판사를 존중하나 합헌이라 생각하는 판사는 재판을 진행하는 게 맞다고 얘기했다. 판사가 2400명인데 각자의 의사가 합쳐져서 표출돼야 한다. (위헌제청한) 한 사람의 의사가 전체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 판사 개개인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게 내 소신이다. →이메일이 대법원장의 뜻과 같나. -난 이메일을 보내는 것도 몰랐다. 이메일을 보니 신 대법관이 조금 각색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대체로 내가 말한 원칙과는 일맥상통한다. →이메일을 판사는 압력으로 느끼지 않았을까. -대법원장, 법원장도 재판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은 어려운 대목이다. 촛불사건이라 그렇지, 만약 일반 민사사건을 1년 넘게 재판하지 않고 갖고 있다면 법원장이 뭐라 해야 하는 거냐. 델리킷(미묘)한 문제다. →재판 간섭으로 볼 수 있지 않나. -사법행정의 일환이냐, 재판에 대한 압력이냐. 이것은 진상조사단이 조사·판단할 어려운 문제이다. 나도 잘 판단하기 어렵더라. 철저한 법률적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도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 내가 말하면 대법원장이 결론 내렸다고 할 수 있으니까. →대법원장도 조사대상이지 않나. -내가 피의자인가. 업무보고 상황을 처장에게 한두 번 설명한 것도 아니다. →사법행정과 재판간섭의 기준은. -언론도 정확한 잣대를 못 대고 있다. 판사들도 느끼는 게 다르다. 사실관계를 파악해 법리적으로 냉정하게 따져 봐야지 여론에 휩쓸릴 일이 아니다. 이후에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신 대법관은 이메일 공개의도가 있다고 하던데. -의도가 있다고 판단하면 일을 그르치게 된다. 젊은 법관들의 충정으로 이해한다. 나도, 언론도, 국민도 그래야 속 편하다. 의도나 계획된 일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 →법원장이 행정을 이메일로 지시하나. -나는 해본 적 없는데 신 대법관은 신세대인가 보다. 난 이메일을 싫어한다. 말을 글로 쓰면 글을 보고 각자 다르게 해석하게 된다. →진상조사 오래 걸리나. -시간이 걸려야지. 현직 대법관이 원장 시절 한 것인데 신중하게 해야 한다. →압박 받은 판사가 없다는 뜻은. -판사가 이메일 받은 정도 가지고 압력을 느껴 재판을 곡해하면 사법부 독립을 어찌 하겠느냐는 의미였다. 우리 판사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열린세상] 지난 1년 한국 민주주의는 퇴보했다/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지난 1년 한국 민주주의는 퇴보했다/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의 2007년 대통령선거는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공고화의 대표 사례이다. 지금은 하늘 위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관찰하고 있을 새뮤얼 헌팅턴 교수는 민주화 이후 두번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하면 더 이상 민주주의 아닌 정치체제로 회귀할 수 없을 정도로 공고한 민주주의에 도달한 징표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1987년 민주화 이후 1997년 첫번째 수평적이고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했고, 2007년 또다시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1년 지난 현재 한국의 민주주의가 퇴보했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는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경쟁적 권위주의’ 또는 ‘민주주의 없는 선거체제’의 등장이라고 한다. ‘경쟁적 권위주의’란 민주화 이전과 비교할 때 정치참여에 경쟁성이 좀 더 보장될 뿐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는 의미이다. 백주대낮에 반대자를 마구 잡아들이지는 않을지라도 합법적 절차를 밟아 공공연하게 시민의 정치적 자유와 시민적 권리를 규제한다. ‘민주주의 없는 선거체제’란 민주화 이후 상당히 자유롭고 공정한 수준의 선거를 치르지만 시민의 정치적 자유나 시민적 권리는 상대적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이다. 이러한 사회에는 제왕적 대통령 하나만 있다. 내각이나 청와대에서 대통령에게 하는 직언이나 비판이 사라진다. 제2 롯데월드 건립을 계속 반대해온 군 지도자가 국방부장관이 되어서는 대통령 의중에 따라 활주로를 바꾸면 문제없다고 주장하게 된다. 용산 철거민 농성 진압 과정에서 국민이 사망해도 정부에서 사과하는 사람은 없고 확인된 가해자도 없다. 오로지 힘없는 시민들만 가족을 잃고,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이도 모자라 감옥까지 끌려간다. 이대통령 재임 1년 동안 삼권분립의 헌정 원칙 또한 크게 훼손되었다. 대통령 형제의 입맛에 따라 국회가 출렁인다. 형은 “내가 대통령 똘마니냐.”라는 듣기 거북한 말로 항변하지만 두 형제가 나서서 국회 일정을 독려한 사실을 감출 수는 없다. 지난해 12월 국회 파행에 이어 2월 말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 국회가 대통령을 견제하기보다는 그 밑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연초 개각발표 당일 한나라당 대표가 청와대에 들어갔을 때 이 대통령이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듯이 앞으로도 국회는 철저히 냉대를 받을 것이다.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를 혐오하고 정치인 일반을 모두 불신하기 때문이다. 제왕적 대통령의 의지와 이해에 따라 사법부 역시 춤을 춘다. 법질서를 바로잡겠다지만, 사법부는 관례대로 추첨을 통해 재판부를 배당하지 않고 특정 판사에게 촛불시위 사건을 몰아준다. 검찰이 미네르바를 잡아들여 국민의 헌법적 권한인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데 사법부도 검찰의 손을 들어준다. 촛불시위 동안 광고불매 운동을 벌인 시민들에게 검찰 논리대로 유죄를 내린다. 감사원 역시 지난 정권에서는 조용하다가 혁신도시 효과가 3배 이상 부풀려졌다고 공표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KBS를 특별감사하기도 한다. 언론 자유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 YTN의 ‘돌발영상’, KBS의 ‘시사 투나잇’ 등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로 인기를 모으던 프로그램들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시민이 댓글을 잘못 달면 2년 이하 징역이 가능해졌는데, 일부 언론은 대통령 입맛에 맞는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논리를 개발해주고 사례를 찾아주며 자락도 깔아준다. 그 사이에 아시아·태평양 국제기자연맹에서는 YTN 해고자를 전원 복직시켜야 한다고 한국 정부에 특별서한을 보낸다. 한국 언론이 탄압받는다는 소식이 벌써 이웃 나라로 퍼진 모양이다. 그러나 1973년부터 매년 초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점수를 발표한 미국의 프리덤 하우스에 따르면 아직 한국 민주주의 점수에는 변화가 없다. 2004년부터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함께 최고 수준이다. 내년 초에도 한국이 같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신뢰 금간 大法… 사법파동 또 오나

    신뢰 금간 大法… 사법파동 또 오나

    ■신 대법관 이메일 확인 파장 5일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 재판 압력’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신 대법관뿐 아니라 모든 의혹을 부인해 오던 대법원도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법원 내부에서도 이번 사태를 사법부의 독립성 훼손으로 규정, 사법파동까지 우려되자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이 내부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리는 등 ‘진화’에 나섰다. 지난달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신 대법관은 “촛불 사건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으로 배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몰아주기 배당이 문제가 돼 양형 연구위원회를 열고, 관련 이메일까지 발송했으면서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에 위증 논란이 일자 대법원은 곧 “신 대법관은 임의 배당 사실을 사후에 보고받았을 뿐”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하지만 신 대법관이 2차 이메일에서 “지난번 간담회 이후 (촛불 사건을) 특정 판사에게 집중배당하지 않았다.”고 언급, 신 대법관이 적극적으로 배당 전반에 관여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이 역시 거짓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5일 허만 당시 형사수석판사가 촛불집회 가담자들에 대한 형량변경 등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진상조사에 착수한 대법원은 관계자 전수조사도 하지 않고 불과 하루 만에 “정치적 판단은 없었다.”고 결론내 파문을 수습하기에만 급급하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대법원장까지 언급된 신 대법관의 이메일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대법원의 해명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법원 내부에서도 진상 규명과 신 대법관의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진상조사 책임자인 김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오후 내부게시판에 ‘촛불집회 사건 배당 등과 관련한 말씀’이라는 글을 올렸다. 김 행정처장은 글에서 “사건 배당이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을 위한 첫 출발점이고 재판에의 관여는 사법부 독립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차대한 문제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법원 안팎으로부터 더 이상 의혹이나 의심이 제기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과 책임 소재 유무에 관해서도 검토할 테니 조사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게시판에는 “사법부를 진흙탕으로 만드시는군요. 발목까지 빠졌던 게 무릎까지 올라왔습니다.”, “오늘만큼은 지난번처럼 전국 영장담당자들에게 전화 한 통 하고 ‘배당 문제 없다.’고 말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 달라.” 등의 글이 이어졌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민주노동당 설계부터 잘못됐다” 노 전대통령 정치하지 말라 해놓곤… 교육 의료에 자본의 논리 불어넣자고? WBC 타이완전 지상파로 본다 열차와 트럭에 깔리고도 멀쩡한 사내 어느 연예 전문기자의 소신
  • [사설] 신영철 대법관 ‘이메일 지침’ 진실 밝혀야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있던 지난해 촛불사건을 맡은 형사단독판사들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내 재판에 관여하고 간섭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야간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해 위헌심판제청이 이뤄졌는데도 “나머지 (촛불) 사건은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독려한 부분은 사실상 현행법에 따라 유죄판결을 내리라는 지침을 제시한 것으로 여겨진다.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 해당법률 관련사건의 재판은 헌재의 결정이 나기까지 연기된다. 그런데도 재판을 계속하라고 한 것은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해야 할 판사들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요 지시라고밖에 볼 수 없다.신 대법관은 더욱이 ‘현행법에 따라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대법원장의 뜻이고,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외부(대법원과 헌재 포함) 여러 사람들의 거의 일치된 의견”이라며 대법원과 대법원장, 헌재까지 끌어들였다. 사실이 그렇다면 사법부의 기본이 흔들리는 심각한 사태다. 사법부의 수뇌부가 일선 판사들의 재판에 관여하고 지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헌재는 사실 무근이며 당시 신 법원장과 어떤 접촉도 없었다고 밝혔다.대법원은 이번 사태를 봉합하려 해서는 안 된다. 촛불 사건 재판을 특정판사에게 몰아서 배당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여러번 말을 바꾸는 바람에 아직도 내부 통신망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판사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에도 형식적인 조사에 그친다면 일선판사들은 물론 국민의 불신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법원은 사태의 전말과 진상을 철저하고 투명하게 밝혀 사법부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신 대법관의 거취 문제도 협의해야 할 것으로 본다.
  • 신영철 대법관이 ‘촛불’ 판사들에 보낸 이메일엔…

    신영철 대법관이 ‘촛불’ 판사들에 보낸 이메일엔…

     신영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촛불시위 사건 담당 판사들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내 재판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신 대법관은 수 차례에 걸쳐 여러 명의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촛불사건을 ‘신속하고 통상적으로’ 처리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지난해 10월14일 ‘대법원장 업무보고’라는 제목으로 판사들에게 촛불집회 사건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요구했다.당시 촛불시위 재판은 서울중앙지법의 각 형사단독판사들에 배당돼 있었다.이 이메일은 박재영 전 판사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의 야간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지 5일이 지난 후 발송됐다.  신 대법관은 이 이메일에서 “오늘 아침 대법원장님께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가 있어 야간집회 위헌제청에 관한 말씀도 드렸다.대법원장님 말씀을 그대로 전할 능력도 없고, 적절치도 않지만 대체로 나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으신 것으로 들었다.”고 적었다.그는 또 “사회적으로 소모적인 논쟁에 발을 들여놓지 않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고,법원이 일사불란한 기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나머지 사건은 현행법에 의해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대법원장의 뜻”이라고 덧붙였다.  신 대법관은 같은 해 11월6일 ‘야간집회 관련’이란 제목으로 형사단독 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보냈다.이 이메일에는 신 대법관이 “부담되는 사건을 후임자에게 넘기지 않고 처리하는 것이 미덕이다.구속여부에 관계없이 통상적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어떠냐.”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이런 생각이 이 재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포함한 내외부 여러 사람들의 일치된 의견”이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신 대법관은 이 같은 내용을 대내외에 비밀로 할 것을 당부하면서 본인이 직접 읽어보라는 뜻의 ‘친전(親展)’이란 한자어도 달았다.  이 이메일들이 발송된 시기는 집시법 위헌법률 심판제청으로 촛불집회 사건을 맡은 재판부 상당수가 결론을 미루고 있는 상태였다.  신 대법관은 같은 달 24일 또 한번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이 이메일에는 “피고가 위헌 여부를 다투지 않고 결과가 신병과 관계없다면 통상적인 방법으로 재판을 끝내고 현행 법에 따라 결론을 내달라.”는 당부가 적혀 있다.이 세 번째 이메일에는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외부(대법원과 헌법재판소 등)의 여러 사람들의 거의 일치된 의견이기도 하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신 대법관의 당부가 자신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신 대법관은 이틀 뒤에 또 이메일을 보내 “부담되는 사건을 적극 해결해 달라.”고 주문했다.신 대법관은 “내년 2월이 되면 형사단독재판부의 큰 변동이 예상된다.”고 언급하면서 “머물던 자리가 아름다운 판사로 소문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 현직 판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 이메일과 관련, “나중에 유죄 판결로 유도하려고….”라는 말로 신 대법관의 이메일이 법관들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 고 추측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신 대법관은 5일 “압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야간집회 금지조항에 대해 위헌심판이 제청된 뒤 판사들 사이에 혼란이 있는 것 같아 이메일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신 대법관의 “내외부의 여러 사람들의 거의 일치된 의견” 언급에 헌법재판소측은 불쾌하다는 입장이다.헌재 관계자는 “헌재의 평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법원장에게 전달될 리도 만무하다.”며 “신 전 지법원장과는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각 판사가 알아서 할 추정을 하지 말고 재판을 진행하라고 한 것은 개인으로서 국가기관이자 사법부인 판사의 독립성,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해야할 판사에 대한 부당한 지시”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이메일 파문’과 관련 “사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신속한 진상조사를 위해 자체 진상조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촛불재판 몰아주기’ 규명요구 줄이어

    촛불집회 관련 재판을 특정 판사에게 몰아주고 높은 형량을 주문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법원이 ‘부적절한 일은 없었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내놨지만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판사들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김영식 판사는 3일 저녁 법원 내부 전산망 게시판에 ‘민주주의, 인권,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판사는 “근무 평정, 절차 개선이라는 사법개혁의 명분 아래 법관들이 동원됐고 이런 사법의 관료화가 바로 오늘날 사법행정이 개개 재판에 간여할 수 있게 만든 근거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법부의 독립은 민주주의나 인권만큼 중요한 가치로 법관의 독립이 본질로 자리잡고 있어 이번 파문을 간단히 넘길 수 없다”면서 “법관이 외부 압력에 의해 재판을 했다면 그것은 아무리 사소한 재판이라고 해도 재판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생겨 혼란스럽고 동료 법관들마저도 대법원 조사를 신뢰하지 않는 듯하다.”면서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리는 것보다 이 사건이 명백히 밝혀져 손상된 사법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정영진 부장판사와 서울동부지법 이정렬 판사, 울산지법 송승용 판사도 각각 내부 전산망에 김 판사와 같이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법원노조는 촛불집회 재판과 관련, 인위적 사건배당이 더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2008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중앙지법의 형사단독 사건배당 내역에 대해 법원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한편 대법원은 13일로 예정된 전국 법원 수석부장판사 회의에서 ‘촛불사건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논란이 됐던 임의배당 예규를 폐지 또는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예산상 인건비와 실제 3배 차이 왜?

    정부가 매년 예산안을 발표할 때 내세우는 공무원 인건비 규모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인건비 규모 산정이 ‘숫자놀음’에 그친다는 인상이 짙다.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려면 회계나 통계 방식 등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기획재정부·교육과학기술부·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예산에 포함된 명목상의 인건비 예산은 23조 3734억원이다. 이는 전체 국가 예산 256조 1721억원의 9.1% 수준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는 국가공무원 중 중앙부처 소속 정규직 공무원을 비롯, 일용직·현업직 등 기타직 공무원, 행정부 외에 입법·사법부 소속 공무원, 사병 등의 인건비가 포함돼 있다. ●회계·통계 방식 보완 바람직 하지만 국가공무원 중 교원 등의 인건비는 빠져 있다. 다른 국가공무원들의 급여는 일반회계에 포함된 인건비 항목에서 지출되는 반면 교원 급여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지급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2005년 정부의 인건비 예산은 19조 291억원으로 전년의 24조 3017억원에서 무려 21.7%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인건비 예산에 일부 남아 있던 교원 급여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통합되면서 발생한 이른바 ‘착시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해 교원 39만 6000명, 교직원 6만 9000명 등 46만 5000명을 위한 인건비 예산은 26조 8000억원이다. ‘배보다 더 큰 배꼽’인 셈이다. ●신용카드 결제 업무추진비도 제외 지방자치단체 소속 지방공무원들의 인건비 규모도 정부 예산에서는 확인할 수 없다. 각 지자체는 지방세 등 자체 수입으로 인건비를 충당하며, 자체 수입액이 인건비 지출액보다 적을 경우 지방교부세 등을 통해 보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행안부는 지자체별로 전체 인건비 규모를 제시한 뒤 인력과 조직을 이에 맞춰 운영하도록 하는 ‘총액인건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46개 지자체 소속 28만여명의 지방공무원을 위한 인건비 총액은 지난해 기준 17조 3357억원이다. 따라서 실제 공무원들에게 지급되는 인건비 총액은 정부가 발표하는 예산 항목상의 총액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정부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1%가 아니라 26.3%로 늘어난다. 여기에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업무추진비, 공무원·군인연금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정부보전금 등은 정부가 내세우는 ‘협의의 인건비 예산’에서 제외된 만큼 ‘광의의 인건비 예산’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대법 ‘수석부장 촛불재판 개입’ 진상조사

    서울중앙지법의 형사 수석부장판사가 촛불집회 관련 사건을 심리하던 판사들에게 형량 변경 등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진상조사에 나섰다.대법원은 25일 일부 언론이 “지난해 6~7월 허만 당시 형사 수석부장판사(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촛불집회에 참여한 혐의로 즉결심판에 회부된 피고인들에게 벌금형이 아닌 경찰서 유치장에 가두는 구류형을 선고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함에 따라 당사자 및 관계자 등을 상대로 경위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허 수석부장판사가 영장을 기각할 때 사유를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가 아니라 ‘범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로 제시하라고 요구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대법원이 이처럼 즉각적인 진상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 사태가 ‘사법 파동’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제기된 ‘촛불 사건 몰아주기 배당’ 의혹에 대해서는 비슷한 성격의 사건을 한 법관이 심리해야 양형 판단 등에 있어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 가능했지만, 이번에 제기된 의혹은 수석부장판사가 재판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미여서 사실로 밝혀질 경우 사법부의 독립성 자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법원은 진상 규명이 끝나는 대로 결과를 밝혀 법원의 신뢰 회복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당사자인 허 수석부장판사는 “보도된 의혹은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촛불집회가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해 3월 초쯤 열렸던 워크숍에서 양형 편차가 심하게 나지 않도록 신중하라는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한 적은 있지만, 개별 사건에 대해서나 특정 개인에게 이를 언급한 바는 전혀 없다.”면서 “촛불집회 관련 사건을 중앙지법에서 심리할 때는 예민한 사안임을 알았기 때문에 오히려 극도로 언급을 피했다.”고 반박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사설] ‘촛불재판’ 편파 의혹 진상 밝혀라

    ‘촛불집회’ 재판을 둘러싼 서울중앙지법의 편파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8건의 사건을 보수성향의 한 부장판사에게 몰아주기식으로 배당했을 뿐 아니라, 즉결사건 판사에겐 엄벌을 요구하고 구속영장 담당 판사에게는 기각사유를 바꾸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법원은 양형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비슷한 사건들을 한 재판부에 배당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며 눈치보기나 외압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16명의 단독판사 가운데 13명이 한자리에 모여 이의를 제기했다는 것만으로도 법원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행위는 잘못된 것이다.판사들이 집단행동을 한 것은 문제가 그만큼 심각했기 때문이다. 부장판사의 성향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해명은 궁색하다. 8건의 선고 형량도 예상보다 높았다는 평가가 많다. 자동배당 방식으로 바뀐 뒤 첫 사건을 맡은 박재영 판사가 안진걸 ‘광우병 국민대책위’ 조직팀장을 보석으로 석방하고 집시법에 대해 위헌심판을 제청한 뒤 사직한 것도 ‘촛불재판’에 비판적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법원장이었던 신영철 대법관은 판사들에게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도록 해 달라며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제는 판사들의 건의를 수용한 것일 뿐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한다. 대법원은 어제 사법부 독립에 의구심을 갖게 하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차제에 사건을 특정 재판부에 임의로 배당할 수 있도록 한 대법원 예규를 바꾸는 등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 “수석부장판사가 ‘촛불’ 형량 변경 압력 가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형사 수석부장판사가 촛불 관련 사건을 심리하던 단독판사들에게 형량 변경 등의 압력을 가했다는 판사들의 증언이 나왔다.    25일자 한겨레는 법원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할 때 허만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판사(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지난해 6~7월 즉결심판에 회부되거나 구속영장이 청구된 촛불집회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 형량을 높이고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바꿀 것을 판사들에게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소속이었던 한 판사는 “허 수석부장판사가 단독판사들에게 촛불집회에 참가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로 즉심에 회부된 피고인들에게 벌금형이 아닌 경찰서 유치장에 가두는 구류형을 선고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6~7월 단순 참가자들 일부를 즉결심판에 넘겼으며, 당시 서울중앙지법엔 하루 10명 안팎의 촛불집회 관련 즉결심판이 열렸다.    허 수석부장판사는 또 촛불집회와 관련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증가하던 6~7월 단독판사들에게 영장을 기각할 때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보다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사유를 제시하라는 취지의 요구를 했다고 다른 판사는 전했다. ‘소명 부족’으로 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의 보강수사를 통한 재청구와 영장 발부가 가능하지만, ‘증거인멸·도주 우려 없음’으로 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이 재청구해도 발부될 가능성이 훨씬 낮아진다. 서울중앙지법에는 3개 영장전담 재판부가 있지만, 일요일에는 형사단독 판사들이 영장 당직업무를 맡고 있다.    사법부 고위 관계자의 이런 압력은 헌법에서 보장된 법관의 독립성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행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 판사 10여명은 7월 중순께 촛불집회 관련 주요 사건들이 특정 재판부에 집중배당되는 것에 대해 회의를 열면서 허 수석부장판사의 이런 재판 개입에 대해서도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신영철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은 단독판사들이 이런 문제를 제기한 뒤 이들과 만나 “이런 내용을 앞으로 외부에 언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 판사는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또 사실 확인과 해명을 듣기 위해 허만 부장판사와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으며 신영철 대법관에게도 대법원 공보관을 통해 해명을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한겨레는 덧붙였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법원, 촛불사건 특정 재판부 몰아주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관련 사건들을 사법부가 특정 재판부에 몰아주자 서울중앙지법의 형사단독 일부 판사들이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23일 법원 판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7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시위자들에 대한 사건 5건이 연이어 한 재판부에 배당되자 부장판사급 단독판사 2명을 제외한 13명의 형사단독 판사들이 반발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이던 신영철 신임 대법관이 판사들을 만난 뒤 배당방식이 바뀌었고 이후 6번째 사건은 지난 16일 개업한 박재영 전 판사에게 배당됐다.박 전 판사에게 배당된 사건은 안진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 사건으로 집시법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과 함께 안 팀장을 보석으로 석방해 뜨거운 쟁점이 되기도 했다.이에 대해 당시 사건 배당을 담당했던 허만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관련 사건들이라 대법원 예규에 따라 재판 진행이나 양형 편차 등을 고려해 한 재판부에 배당했다.”고 설명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北 후계구도 김정운에 힘 실리나

    北 후계구도 김정운에 힘 실리나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체제는 아직 다져지지 않은 상태다. 이렇다 할 후계자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엇갈리는 이야기들이 튀어나오고 있다. 절대 권력을 휘둘러온 김정일 위원장의 공백을 어떤 세력이 대체하더라도 같은 힘의 크기로 메우기는 어렵다. 경쟁세력 간의 물밑 권력투쟁 속에 후계구도의 불안정성이 그만큼 크다. 김정일 위원장 이후 누가 권력 정점에 서더라도 일정기간 ‘김씨 일족’과 노동당 및 인민군의 핵심 엘리트 간의 ‘3자간 집단지도체제’로 운영해야 할 처지다. 혁명혈통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군부와 당 실세들이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 중 한 사람을 내세우고 막후에서 집단지도체제를 운영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북한 매체 및 문건에서 혈통계승 암시가 많아지고 있고 3대(代) 세습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속에 최근 3남 김정운(26세)의 후계설이 힘을 받고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남북관계 실장은 20일 “정운은 어리지만 억세고 통솔력을 인정받고 있고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남인 정남(38세)은 자유분방한 행동으로 독재국가의 지도자로선 카리스마를 갖기 어려운 데다 생모 성혜림이 정식 부인이 아니었다는 점도 약점이다. 통일연구원의 한 전문가도 “군의 실력자 현철해 인민군 총정치국 상무부국장(대장)이 정운을 지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정남의 후견인으로 알려졌던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정운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유동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전언과 분석들은 지난해 김정일 위원장의 와병 이후 북한도 내부에서 후계구도를 위해 서두르고 있지만 뚜렷한 후계구도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준다. 김정일 위원장의 세 아들은 후계수업을 받지 않아 기반이 약하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른 시일 안에 후계자를 공식 지명하기보다는 선호하는 후계자를 위해 당·정·군의 인적 물갈이 등 후계구도를 위한 환경 정비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후계자 낙점의 공론화를 미뤄 왔지만 당·정·군의 세대 교체는 꾸준히 진행돼 왔다. 김정일 위원장 자신도 1973년부터 후계자로 내정돼 수업을 받아 왔지만 후계자로서 전면에 나타난 것은 1980년이 되면서였다. 집단지도체제의 시나리오에는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행정부장의 이름도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국가보위부, 인민보안성, 사법부 등 권력 기관을 관할하는 장 부장의 부인은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다. 현철해 대장,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당을 통괄하는 리제강 제1부부장, 군 총정치국을 통괄하는 리용철 제1부부장 등도 장성택과 함께 과도기를 관리해 나갈 핵심 인물로 거론된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서울광장] 징역12년 구형과 무죄 판결 사이/황성기 편집위원

    [서울광장] 징역12년 구형과 무죄 판결 사이/황성기 편집위원

    검찰이 액셀을 과도하게 밟았다. 간첩이란 증거가 불충분한데도 인신을 구속하고 기소부터 해놓고 증거를 모았다. 그 귀결은 무죄였다. 탈북자 김동순(64)씨. 지난해 9월 기소 때부터 “진짜 간첩이 맞냐?”는 의구심을 낳았던 사건이다. 18일 수원지방법원 310호 법정. 재판장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선고가 떨어지자 김씨는 지난 반년 미결수로 지낸 끔찍한 시간을 털어내듯 울먹인다. 지난해 촛불정국 직후 여간첩 사건이라고 발표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원정화(35)씨의 의붓아버지이다. 김씨 재판은 원씨와는 달리 이목을 끌지 못했다.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방청권까지 나눠줬던 원씨 때와 비교하면 김씨의 재판은 방청석이 썰렁했던 잊혀진 간첩 사건이었다. 남에 있는 가족조차 간첩 친척이라는 눈길이 무서워 재판에 거의 오지 않았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본다면 김씨는 원씨 못지않은 간첩이다. 공작원 원씨에게 간첩 행위의 편의를 제공하고, 황장엽씨 거처를 알아내려 시도했고, 노동당 당원증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중국 단둥에 있는 북한대표부 부대표로 위장한 보위부 직원과 만났다는 게 기소 내용이다. 그에게는 국가보안법의 간첩, 잠입·탈출, 찬양·고무, 회합·통신, 편의제공이란 무시무시한 죄명이 적용됐다. 하지만 검찰이 내놓은 증거는 원씨 진술과 중국을 왕래한 행적, 조선노동당 당원증이 고작이었다. 김씨는 원씨가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자신이 공작원이라는 것을 계부가 알고 있었다는 딸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맞섰다. 유일한 직접 증거라 할 수 있는 당원증도 그가 훗날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글을 쓸 때 자료로 활용하려고 가지고 왔다고 했다. 당원증은 김씨 집을 압수수색할 당시부터 김일성 얼굴에 낙서가 돼 있는 상태였다. 진짜 간첩이라면 소지할 리가 없고 훼손하는 것은 더더욱 있을 수 없다는 다른 탈북자의 증언이 공판에서 채택됐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간접증거를 일절 인정하지 않았다. 선고를 한 차례 연기하면서 열렸던 변론재개에서도 재판부는 원씨와 김씨의 전화통화 감청 가운데 검찰에 유리한 발췌 기록이 탐탁지 않은 듯 감청내용 전부를 듣고 피고에게 진위를 물어보는 씁쓸한 광경도 있었다. 간첩 하나 만들고 낙인 찍긴 쉬워도 잘못 찍힌 낙인을 지우기는 어렵다. 지난달 법원은 ‘80년 진도 가족간첩단 사건’ 재심에서 29년이란 세월이 흘러서야 무죄로 돌렸다. 검찰은 민주화 이전 시절의 살벌한 공안 드라이브를 타려는 것일까. 검찰의 “국민의 보안의식이 해이해져”라는 논고처럼 최근 공안을 강화하는 데 2008년판 ‘가족 간첩단’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재판장이 판결에서 지적한 대로 “간첩이라는 대전제 하에”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들을 만하다. 공안당국의 폭주에 손바닥을 맞췄던 과거 사법부 같았다면 분명 유죄 판결이 나왔을 것이라는 섬뜩한 상상도 해본다. 이 사건 변호사는 “국가보안법이 이렇게 무서운 줄 처음 알았다.”고 한다. 전가의 보도처럼 국보법을 빼든 검찰의 징역 12년 구형은 무죄로 매듭지어졌다. 검찰의 역주행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단 하루라도 인간답게 살려고 남에 왔다.”는 김씨. 탈북 2년 사이 지옥과 천당을 오가며 만신창이가 된 그는 도대체 어떻게 위로 받고 보상 받아야 하나. 황성기 편집위원 marry04@seoul.co.kr
  •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선생 기념 대법원 연수관 전북 순창에 착공

    초대 대법원장 김병로선생 기념 대법원 연수관 전북 순창에 착공

    대한민국 초대 및 2대 대법원장이었던 가인(街人) 김병로(1887~1964) 선생을 기념하는 대법원 연수관(조감도)이 전북 순창에 들어선다. 대법원은 12일 가인의 생가인 순창군 복흥면 답동리에서 이용훈 대법원장과 가인의 손자인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윤영철 전 헌법재판소장, 김완주 전북지사, 법조계 인사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인연수관’ 기공식을 가졌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축사에서 “오늘 첫 삽을 뜨는 가인연수관이 선생의 나라와 민족에 대한 사랑과 우리 사법부에 남긴 발자취를 다시 발견하고 널리 전파하는 소중한 터전이 되도록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을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가인의 생가 주변 8만 303㎡ 터에 들어서는 연수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5204㎡ 규모로 강의실, 체력단련실, 전시실 등을 갖추게 된다. 총사업비 116억원을 들여 내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전시실에는 가인이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가들을 위해 무료 변론활동을 펼쳤던 당시의 변론문과 판결문, 유품 등을 진열한다. 가인연수관은 경기 일산에 있는 사법연수원과는 별도로 충청 이남지역 사법부 산하 직원들의 연수시설로 활용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연수관에는 법관과 법원 직원이 한꺼번에 130명까지 묵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중앙부처 5급이상 관리직 ‘여풍’

    중앙부처 5급이상 관리직 ‘여풍’

    정부의 5급 이상 관리직 공무원 가운데 여성은 10명 가운데 1명꼴로, 10년 전에 비해 비율이 3.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입법·사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원·경찰 등을 제외한 중앙행정기관 소속 5급 이상 관리자 중 여성은 전체의 10.8%인 2317명이다. 이는 10년 전인 1999년의 3.0%(378명)에 비해 비율로는 3.6배, 인원 수로는 5.1배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5급 공채시험인 행정고시와 외무고시에서 여성 합격자 비율이 각각 51.2%, 65.7%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관리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앙부처 과장급인 4급(서기관) 이상 여성 공무원은 전체의 6.1%인 476명, 옛 3급 이상 고위공무원단 소속은 전체의 2.3%인 34명으로 파악됐다. 3급 이상 고위직 여성 공무원의 소속 부처로는 대통령실이 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보건복지가족부 4명, 행안부·환경부 3명, 여성부 2명 등의 순이었다. 이와 함께 중앙행정기관에서 근무하는 전체 공무원 중 여성은 4만 4061명으로, 29.5%를 차지했다. 중앙행정기관의 여성 비율은 2004년 26.3%, 2005년 26.6%, 2006년 27.7%, 2007년 28.6%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여성부(65%)와 보건복지가족부(56%), 식품의약품안전청(51%) 등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기관으로 조사됐다. 반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13%)과 금융위원회(13%), 국토해양부(14%) 등의 여성 비율은 평균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직종별 여성 비율은 일반계약직 52.2%, 기능직 38.5%, 일반직 25.9%, 별정직 20.4%, 외무직 14.6% 등의 순이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여성 공무원 증가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한 여성채용목표제와 양성평등채용목표제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부 소속 전체 국가·지방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40.6%이다. 이는 전체 인력의 3분의1 정도를 차지하는 교육공무원 중 여성이 3명 중 2명꼴인 65.9%에 이르는 영향이 가장 크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언론의 범죄피의자 얼굴공개와 인권’ 토론회

    ‘언론의 범죄피의자 얼굴공개와 인권’ 토론회

    ‘국민의 알권리냐, 피의자 인권 보호냐.’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언론의 범죄피의자 얼굴 공개와 인권에 관한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최근 연쇄 살인 피의자 강호순의 초상 보도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언론재단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피의자의 얼굴 공개는 언론사의 자율적인 판단을 존중하되, 공개에 따른 법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최종 판단은 사법부에 맡겨야 한다는 데 대체적으로 동의했다. 한편으로 피의자의 얼굴이 공개됐을 때 진범으로 인상지워지며 여론재판으로 흐른다면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재판받을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위법여부 최종판단은 사법부에 맡겨야 발제를 맡은 성낙인 서울대 법대 교수는 “누가 봐도 죄질이 극악무도한 중대 범죄자의 경우 우선 얼굴을 공개하면서 부작용을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반인륜적·반사회적 범죄자나 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 상습범 등 정도가 심각한 경우 초상권 공개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공인이 아닌 이상 성명보다 얼굴 공개는 더 신중하게 고려돼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도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일각에서 ‘흉악범 얼굴공개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매우 예외적인 사안을 놓고 억지로 법규범을 만드는 것은 오히려 법의 운용을 더 경직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경호 한국기자협회장은 흉악 범죄자의 얼굴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현장 사건 기자들의 합의를 통해 공개되어 오다 유영철 검거 과정에서 관례화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흉악범에게 모자와 마스크를 씌운 것은 사법기관이 아닌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경찰청이 직무규칙을 제정함으로써 관행화됐다.”면서 “사회 안정성을 해치고, 공격성을 보이는 범죄에 대해서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안별로 초상권 공개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호순 개인이 공적인물로 부상해선 안돼” 그러나 김서중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는 피의자 초상 공개가 과연 실질적인 이익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 세심히 따져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번 사건의 경우 그 행위가 이루어진 과정과 사회적 대응을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지 강호순 개인이 공적인물로 부상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알권리는 국민의 판단을 돕기 위한 것이지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거나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으로 확대해석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초상권 공개를 둘러싸고 나라마다 입장이 다른 것은 관습과 문화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영미권에서는 피의자의 얼굴이 공개되더라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된다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는데 한국에서도 같은 경우에 끝까지 무죄추정의 원칙이 확보될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각 언론사에서도 언론 혹은 여론 재판으로 흐르지 않도록 자율적인 자체 강령이나 내부지침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서울광장] 대법원 양형위원회와 유전무죄/황진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법원 양형위원회와 유전무죄/황진선 논설위원

    국민이 법원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공정한 재판이다. 누구든지 법 앞에선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권력과 금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사법 60주년’ 기념식에서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권력의 눈치를 보며 헌법적 가치에 맞지 않는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사과했다. 사법부 불신의 뿌리에 대한 반성이자 미래에 대한 다짐이었다. 이제는 국민도 우리 법원이 권력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운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아직 금력, 즉 전관예우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돈으로 변호사를 산다.’는 표현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이, 전관예우와 유전무죄는 별개 문제가 아니라 같은 문제다. 우리사회에는 거액을 들여 법원과 검찰의 고위직 출신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하면 원하는 방향의 판결을 얻어낼 수 있다는 인식이 당연한듯이 널리 퍼져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지난주 횡령·배임·강도·위증·무고·성범죄·살인·뇌물 등 8개 주요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을 제시했다. 들쭉날쭉한 ‘고무줄 양형’의 편차를 줄여 전관예우와 유전무죄라는 법원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2007년 5월에 출범한 지 거의 2년 만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횡령·배임죄와 뇌물죄에 대한 양형기준이다. 그동안 대기업 총수 등 기업인과 고위 공무원·정치인은 거액의 회사돈을 빼돌리거나 뇌물을 받고도 경제발전에 기여하거나 사회에 공헌했다는 이유 등으로 불합리하게 감형을 받은 적이 많았다. 더욱이 1심에선 실형을 선고하고도 법정구속하지 않았고, 2심에선 집행유예 판결을 내려 신종 유전무죄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양형위원회는 그같은 비판을 감안, 국민의 법감정에 어긋나지 않는 양형을 구현하기 위해 가혹하다는 의견이 있을 정도로 횡령·배임과 뇌물죄의 양형 기준을 높였다고 한다. 이를테면 50억원을 횡령·배임했을 경우엔 징역 4년을 양형 기준으로 제시해 원칙적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법원조직법 등은 법관이 양형기준을 꼭 따를 필요는 없지만 기준을 ‘이탈’해 형을 선고할 경우에는 판결문에서 그 이유를 쓰도록 규정해 쉽게 이탈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양형기준안에 대한 마지막 검증은 필요하다. 양형위원 13명이 대부분 판사, 검사, 변호사, 법대 교수이다 보니 법조계의 기관이기주의와 집단보신주의를 우려하는 시각도 엄존한다. 양형위원회는 검증 과정을 거쳐 양형기준 매뉴얼과 세부 지침을 4월 말까지 확정해 공포한 뒤 늦어도 올 하반기에는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그 기간 동안 각종 시민단체와 관련기관의 의견을 충분하게 수렴해야 한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2006년 2월 신임법관 임용식에서 “재판은 판사의 이름이 아닌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으로, 국민 대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이어야 한다.”며 신뢰받는 사법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사법부 독립의 뿌리는 결국 국민이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정치권력에 의해 독립성이 훼손된다. 따라서 법원은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기존의 잘못된 비리를 개혁하고 국민의 건전한 상식에 끊임없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대법원의 양형 기준 시행이 전관예우와 유전무죄의 관행을 끊어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사설] 변호사들의 법관평가 공정성 더 높여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부장판사급 재판장 20명의 성적표를 대법원에 냈다. 456명 가운데 5차례 이상 평가를 받은 47명을 추려낸 뒤 최고·최하 점수를 받은 10명씩을 선정했다고 한다. 부산지방변호사회에서도 법관평가제를 도입하기로 해 전국적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변호사는 재판의 당사자인 데다 평가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우므로 변호사들의 평가를 법관 인사에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지적에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변호사회가 밝힌 법관들의 막말과 모욕적 언사는 법관들의 권위적인 태도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현재 법관들은 질과 양적인 면에서 충분하게 내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부 평가와 통제만으로는 직역이기주의를 벗어날 수 없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2006년 초 “재판은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지, 판사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재판론’을 폈듯이, 외부의 공정한 평가와 견제가 있어야 국민의 신뢰를 받는 건강한 사법부로 거듭날 수 있다.재판의 당사자라고 해서 변호사가 판사를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변호사는 재판을 받는 국민의 대리인이므로 법관이 그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로스쿨제의 도입으로 2016년이면 법조일원화가 실현돼 변호사 중에서 판사와 검사를 임용해야 한다. 이제 변호사회도 회원들의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법조일원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공정한 법관평가제를 더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 [모닝브리핑] 1급 고위공무원 신분보장 없앤다

    행정부 소속 1급 고위공무원에 대한 ‘신분 보장’ 조항이 사라진다. 업무성과 평가에서 2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은 고위공무원을 퇴출하는 ‘2진 아웃제’도 도입된다.행정안전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입법부·사법부의 1급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행정부의 ‘1급에 상당하는 고위공무원’도 신분 보장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매년 실시하는 고위공무원 근무성적평정 때 최하위 등급인 ‘매우 미흡’을 두 차례만 받아도 퇴출될 수 있도록 했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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