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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임명직 10분의1로 축소…낡은 체제 끝내겠다”

    “대통령 임명직 10분의1로 축소…낡은 체제 끝내겠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7일 제시한 ‘정치 개혁’ 비전의 핵심은 특권·독점·반칙으로 상징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쇄신 및 국민의 정치 참여를 강화하는 ‘협치(協治) 시스템’ 구축이다. 이는 2002년 16대 대선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가 집권 구상으로 내세웠던 ‘특권과 반칙없는 사회’의 2012년 버전이라는 지적이다. 안 후보가 제시한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공수처) 신설, 대통령 임명 및 사면권 제한 등은 ‘미완의 개혁’으로 끝난 참여정부의 비전과 전반적으로 맥이 닿아 있다. 이 점에서 안 후보가 정치 혁신 비전에 강한 개혁 의지를 표명하며 야권 후보의 선명성을 부각했지만, 기존 정치권에서 제기됐던 쇄신안과 크게 다르지 않고, 집권을 담보로 한 공약 과제라는 측면에서는 구체성과 실행력이 의문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안 후보는 후보 단일화 경쟁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의식한 듯, 정치개혁과 정권 교체를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자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안철수식 정치개혁의 핵심 대상은 승자 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다. 청와대·입법부(국회)·사법부(법원), 검찰 등 권부 핵심을 개혁하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국회 동의를 통한 대통령 사면권 행사, 대통령 친·인척 및 고위공직자 부정부패 독립 수사기구(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대법원장 및 대법관의 호선 추천제, 국회의원 겸직 금지 입법화, 국회 윤리위의 국민배심원제 도입 등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내세웠다. “현행 1만여개에 달하는 대통령의 직·간접적 임명 권한을 10분의1 이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공직자의 독직과 부패에 대한 처벌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감사원장은 국회의 추천을 받도록 하겠다.”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공화국에는 정의가 없고, 권력 분산과 상호 견제는 민주주의의 기본 요건으로 이 원칙에 따라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전방위적인 사법 체계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참여, 범정치권이 주요 정책 공약을 공동 합의하고 추진할 수 있는 ‘여야 합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안 후보는 국민과의 협치 개념과 관련해 “대통령이 혼자 나라를 끌고 가는 시대, 군림하고 통치하는 시대는 끝났다. 국민과 대화하고 협력하는 협치의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은 궤도를 벗어난 아폴로 13호와 같다.”며 “아폴로 13호가 나사(NASA)를 떠나 우주에 발사된 뒤 문제가 생기자 나사는 각계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불러 모아 무사히 귀환시켰다.”고 말했다. 안동환·송수연기자 ipsofacto@seoul.co.kr
  • 잠꾸러기 청년판사, 매일 지각하더니 결국…

    어렵게 공부해 판사가 된 남자가 늦잠자는 버릇 때문에 실업자가 됐다. 밥 먹듯 지각을 한 중미 코스타리카의 한 판사에게 해임 결정이 내려졌다고 나시온 등 현지 언론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각 때문에 졸지에 실업자가 된 판사는 코스타리카 골피토 지방법원에 근무하는 35세 청년 판사다. 사법부 최고위원회는 판사의 지각 때문에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민원이 빗발치자 징계위원회를 소집, 처리를 고민하다 결국 해임결정을 내렸다. 골피토 지방법원의 조정관이 사법부 최고위원회에 보낸 편지를 보면 청년판사의 근무태도는 빵점이었다. 조정관은 “매일 지각을 하는 건 물론 재판이 열리는 날에도 판사가 1시간 이상 늦게 도착하는 게 보통이었다.”면서 “지각을 하면 언제나 늦잠을 잤다는 변명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지각하는 판사에 대해 동료 판사는 물론 검찰, 법원 직원들의 불만이 매일 커지고 있다.”며 적절한 조치를 호소했다. 한편 사법부 최고위원회가 해임을 결정하자 문제의 잠꾸러기 판사는 “늦잠이 판사해임의 사유가 될 수는 없다.”며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데스크 시각] 관행 사회/박현갑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관행 사회/박현갑 사회부장

    “변호인의 자료와 검찰의 자료를 검토해 유죄 확신이 들면 법정 구속하는 것이 일반적인 재판 관행이다.”(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실형선고한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 서경환 부장판사) “확인 결과 2001년에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실거래가와 다르게 신고했으며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관행이라고 하니 여기에 따른 것” (안철수 캠프 정연순 공동대변인) 안철수 후보 부인의 다운계약서 문제로 사회 저변에 깔린 관행을 생각해 본다. 관행. 오래전부터 해 오는 대로 함. 또는 관례에 따라서 함으로 정의되는 말이다. 관행은 어떤 행위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울 때 참고하는 ‘멘토’다. 스스로 결정했는데 나중에 논란이 될 때 나오는 ‘구원투수’ 역할도 한다. 관행대로 했을 뿐이다. 관례를 따랐다 등등. 좋은 관행은 따르고 지켜야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영국 왕실의 찰스 황태자 아들이 군복무를 자원하고 아프간 파병에 참가하는 게 사례다. 국내의 경우, 경주 최부잣집 가훈을 들 수 있다. 욕심 부리지 말고 사회 환원을 하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재산은 만 석 이상 지니지 마라.’거나 가진 사람으로서 없는 사람을 착취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인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마라.’, ‘사방 백 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다. 이런 관행은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는 ‘해피 바이러스’다. 참여정부 시절 논문 표절 논란 끝에 낙마한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의 경우는 역설적이게도 우리 사회에 부조리한 관행 퇴출의 계기를 제공한 ‘공로자’다. 김 전 부총리는 당시 기준으로 18년 전에 작성된 논문 때문에 자신의 뜻을 펼쳐보이기도 전에 교육수장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나쁜 관행은 근절해야 한다. 고위공직자 재취업 시의 전관예우 관행, 민원행정 처리 시의 급행료 관행, 교육계 촌지수수 관행, 건설분야 하도급대금 지불유예 관행, 세금탈루 관행…이런 관행은 비리, 편법으로 연결되고 경우에 따라선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관행일수록 부조리한 사회시스템과 칡넝쿨처럼 얽히고 설켜 있어 뿌리 뽑기가 쉽지 않다. 사회지도층 비리와 연결되면 더욱 그렇다. 지금은 바뀌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법부 사정은 잘못된 관행에 익숙했다. 기업 돈을 빼돌린 재벌 총수에 대한 재판 시 그간 우리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을 감안해 형량을 깎아주는 게 관행이었다. 공직자에 대한 재판에서도 공직 기여도를 감안, 형량을 깎아주는 게 관행이었다. 당사자로서는 좋을지 모르나 일반 서민들 입장에서 보면 ‘유전무죄 무전유죄’, ‘유권무죄 무권유죄’로 비쳐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안철수 후보의 다운계약서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자 한 트위터는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대통령을 포함한 국장급 이상 행정부 전원, 전·현직 국회의원 전원, 사법부 전원의 다운계약서 작성 여부도 까봅시다.”라고 일갈한다. 이게 국민정서다. 언론계 사정도 이런 관행에서 자유롭지 않다. 겉으로는 정론직필을 외치면서 안으로는 경영문제라며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음란물 광고가 넘쳐나는 현실에 등을 돌린다. 구독료를 인상하든 다른 합리적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성숙한 사회, 합리적인 사회가 되려면 좋은 관행은 널리 알리고, 잘못된 관행은 더 고삐를 죄어야 한다. 그 대상이 공직자든, 일반 국민이든 이런 잣대는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특히 사회지도층 인사는 그 영향력을 감안해 더욱더 엄벌해야 한다. 새 정치 하겠다는 안철수 후보의 금태섭 상황실장이 안 후보 다운계약서 의혹 제기에 “다운계약서를 쓸 이유가 없었고, 쓰지도 않았다”고 말했다는데 안쓰럽다. 권력형 비리에 연루돼 검찰청사 포토라인에 서는 사회지도층 인사 열 중에 아홉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죄 없다.”고 했다가 나중에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죄송하다.”고 고개 숙인다. 지도층 인사들은 이럴 때마다 소주잔 들이켜는 서민의 심정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eagleduo@seoul.co.kr
  • “대통령 되기 위해 마음에 없는 사과… 가슴에 또 대못 박아”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하지 말고 차라리 가만있어 달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4일 인혁당 사건 등 과거사 문제를 공식 사과했지만 유족들과 유신 피해자들은 오히려 분개했다. 박 후보의 사과에 진정성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박 후보가 프롬프터를 통해 준비된 원고를 읽어 내려가던 중 인혁당의 오기인 ‘민혁당’을 그대로 읽은 것이 유족들의 화를 더 불렀다. 인혁당 피해자 고(故) 우홍선씨의 부인 강순희씨는 “처음부터 이런 말을 했으면 ‘그런 마음으로 정치하려나 보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지금은 궁지에 몰려서 누가 써준 글을 그대로 읽는 느낌”이라며 “진심이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박 후보의 기자회견 직후 성명을 발표해 “지지율이 하락해 수세에 몰리게 되자 오직 대통령이 되기 위해 새삼 마음에도 전혀 없는 말로 사과를 한 게 아니냐.”며 “다시 한번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유족들은 “최근 그의 이어진 발언으로 볼 때 이번 사과는 전혀 진심에서 나온 말이 아닌 것을 너무나도 분명히 알 수 있었다.”면서 “유족들을 두 번, 세 번 울리지 말라.”고 비난했다. 인혁당 피해자 유족 단체인 4·9 통일평화재단의 안주리 사무국장은 “유족들과 박 후보가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유족들은 박 후보가 자신들을 또 한 번 기만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5·16 쿠데타와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이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며 피해자에게 사과했지만 최근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두 개의 인혁당 판결’ 발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12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2007년 (인혁당) 재심 판결에 대한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을 뿐이다. 같은 날 유가족들은 박 후보를 규탄하며 새누리 당사를 찾았지만 문전박대를 당했다. 유신 시절 의문사한 장준하 선생의 아들 호권(63)씨는 박 후보의 사과를 “커닝페이퍼를 읽는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역사 인식이 없는 참모들이 써준 원고를 역사 인식이 전무한 박 후보가 그대로 읽은 것이 아니냐.”며 “연설 원고의 인혁당 오기 ‘민혁당’은 사전에 원고를 한두 차례 검토했더라도 고칠 수 있었던 것이고, 설령 오자를 잡지 못했더라도 박 후보가 역사 인식만 있었다면 즉석에서 고쳐 읽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하고 싶었으면 제대로 할 것이지 어리석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에서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이 빠진 데 대해서는 “장 선생 건은 아직 진행형이니, 건드리지 않고 조용히 있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민주통합당 유인태 의원은 “이전 발언에 비해 진전된 것은 맞지만 제대로 정리도 안 된 채 떠밀려 나온 듯해 씁쓸했다.”면서 “추가 사과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유족들의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려대 더 이상 덧나게만 안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혁당 피해자 고 김용원씨의 부인 유승옥씨, 강순희씨 등 유가족은 오는 27일 국회에서 열리는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인혁당 사건 전말을 설명하고 박 후보 사과에 대한 유족들의 심정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계약·별정직, 소청심사 대상 포함해야”

    “계약·별정직, 소청심사 대상 포함해야”

    징계 처분을 받은 공무원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도록 한 소청심사제도 대상에 계약직·별정직을 포함하고, 분산된 소청심사기관도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한국행정학회가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제출한 ‘소청심사 및 고충처리제도 개선방안’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별정직·계약직 공무원의 경우 소청심사 청구권이 없어 직종 간 차별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청심사를 청구하는 공무원이 늘어나는 등 권리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관련 제도도 이런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소청심사위도 행안부 인사실에 소청심사 청구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현행 국가공무원법 등에 따르면 행안부 소청심사위원회는 일반직 공무원과 경찰·소방공무원, 국가정보원, 대통령실 경호처 등에 대한 소청심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입법부와 사법부, 중앙선관위 등은 별도의 소청심사기관을 운영한다. 하지만 별정직·계약직 공무원은 소청심사 청구권이 없어 권리를 구제받기 위해서는 일반 국민처럼 행정심판위원회를 통해야 한다. 소청심사위 직원들도 이러한 차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 참여한 직원 가운데 52.2%가 ‘별정직·계약직 공무원에게도 소청 청구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답했고, 26.1%는 ‘비정규직에게도 소청 청구권이 필요하다’고 말해 적극적으로 대상을 확대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반면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21.7%로 조사됐다. 일반 공무원들도 ‘별정직·계약직에게도 소청 청구권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29.9%, ‘비정규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25.0%로 각각 나타나 제도 확대에 긍정적이었다. 대상을 확대할 경우를 대비해 소청심사위 규모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상임·비상임 위원 등 9명으로 구성된 위원 수를 늘리고 특히 현재 4명인 비상임 위원의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현 소청심사위를 ‘공무원권익위원회’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소청심사와 고충심사(인사·조직·처우 등 직무 조건과 신상 문제에 대한 청구·상담)로 이원화된 제도를 하나로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또 행안부와 함께 입법부와 사법부 등 다른 헌법기관에 소속된 공무원에 대한 통일된 지침의 권리구제를 위해 ‘운영개선 협의회’가 제도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소청심사위 관계자는 “(소청심사 청구 대상 확대에 대해) 행안부와 업무 협의 차원에서 논의한 상태로 법 개정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용어 클릭] ●소청심사제 공무원이 징계처분 등 불이익 처분이나 부작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이를 심사하고 결정하는 행정심판제도. 준사법적 합의제 의결기관인 소청심사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한 상임위원 5명과 비상임위원 4명으로 구성돼 있다.
  • “성폭행범 처벌해주세요” 자살한 22세 피해자 충격

    “성폭행범 처벌해주세요” 자살한 22세 피해자 충격

    집단 성폭행을 당한 젊은 여자가 사법정의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찌감치 엄마가 된 여자가 자살하면서 여자의 두 아이는 졸지에 고아가 됐다. 칠레 산페르난도에 사는 22세 성폭행 피해자가 용의자를 풀어준 사법부 결정에 충격을 받고 자살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가브리엘라 마린 메히아스라는 이름의 이 여자는 지난달 7일(현지시각) 평생 상처가 아물지 않을 끔찍한 사건을 겪었다. 사건 당일 여자는 길을 걷다 칼을 든 괴한을 만났다. 괴한은 칼로 여자를 위협하며 외진 곳으로 끌고 갔다. 여자가 끌려간 곳엔 또 다른 남자 2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여자는 이곳에서 남자 3명에게 무참히 성폭행을 당했다. 여자는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발빠르게 수사에 나서 용의자 3명을 검거했다. 그러나 칠레 사법부는 “체포된 용의자가 범인이라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전원 석방결정을 내렸다. 이 소식에 충격을 받은 여자는 자살했다. 인터넷에는 “정의를 구현해야 할 사법부가 여자를 두 번 죽인 꼴이 됐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사진=엘옵세르바토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불가피한 역사’ 고집하는 朴… ‘소통하는 후보’ 요구하는 與

    ‘불가피한 역사’ 고집하는 朴… ‘소통하는 후보’ 요구하는 與

    ‘인혁당 발언’의 후폭풍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사과 발언’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박 후보가 “사과한 건 사과로 받아들여 달라.”고 호소했지만 유신을 비롯한 역사 인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혁당재건위(2차 인혁당) 사건의 유족들이 박 후보와의 만남에 3가지 전제 조건을 내건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의 모호한 태도도 진정성에 의문이 들게 한다. 인혁당 사건을 놓고 “두 개의 판결”과 “여러 다른 증언”이라는 발언으로 야권으로부터 사법부 무시와 헌정 질서 파괴라는 비판을 거세게 받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과 사과는 전혀 없었다. 피해자 가족에게만 “아픔을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위로한다.”고 했다.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역사관을 유지한 채 피해자 사과를 언급하다 보니 진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친박(친박근혜)계 관계자는 14일 “(인혁당 사건) 판결이 두 개 있었다는 것은 팩트(사실) 아니냐.”면서 “후보는 그것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후보에게) 과거사 전반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제안하고 있지만 후보의 눈높이와 국민의 눈높이가 아직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후보의 역사 인식에 대한 전향적인 변화 가능성도 엿보인다. 야권이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정수장학회에 대한 접근 방법이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정수장학회 개입을 ‘부당한 간섭’이라고 일축했던 박 후보가 최근 언론사 인터뷰에서 “이사진이 잘 판단해 주셨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수장학회 해법을 놓고 최필립 이사장의 조기 퇴진을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최 이사장은 “박 후보 스스로가 이사진 거취 문제를 논할 위치가 아니라는 점을 잘 알 것”이라면서 “그만둘 생각이 없으며 임기 때까지 재단 업무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박 후보의 역사 인식과 관련해 내재된 불만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남경필 의원은 이날 “박 후보는 개인 박근혜가 아니라 새누리당의 박근혜”라면서 “후보의 말에 우르르 쫓아가는 듯한 의사결정 구조는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홍일표 당 공동대변인은 최근 박 후보의 ‘인혁당 평가 사과’를 둘러싼 당내 혼선과 관련해 이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두·이재연기자 golders@seoul.co.kr
  • “朴, 정치적 의도 따라 대법 최종판결 부정”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인혁당 두 개의 판결’ 발언과 관련해 사법부는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유력 대권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대법원의 판결을 부정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기류다. 복수의 판사들은 “재심 판결이 효력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재심을 존중한다.”며 “최종 무죄 판결이 효력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판사는 “박 후보가 사법부의 판결을 불신한다기보다는 정치적으로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역사를 인식하는 게 아닌가 한다.”면서 “유신시대 인혁당 판결은 우리 사법부가 내린 대표적인 잘못된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신 시대 대법원의 판결은 잘못됐다는 게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판사는 “인혁당 사건은 재심을 통해 우리 사법부의 부끄러운 과오로 밝혀졌고 당시 대법원장이 사실상 공식 사과했던 사건”이라면서 “정치인이 이를 정치적이거나 또 다른 이유 등으로 달리 해석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창종 헌법재판관 후보자도 이와 비슷한 입장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 10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인혁당 관련 두 개의 판결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법원의) 최종적인 견해가 최종 결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2008년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도 대한민국 사법 60주년 기념식에서 “과거 우리 사법부가 헌법상 책무를 충실히 완수하지 못함으로써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드린 데 대해 죄송하다.”며 사법부의 과거사를 공식 사과한 바 있다. 박성국·최지숙기자 psk@seoul.co.kr
  • “朴, 헌정질서 무시한 역사관”… 대선 쟁점 떠오른 인혁당

    “朴, 헌정질서 무시한 역사관”… 대선 쟁점 떠오른 인혁당

    제네바 국제법학자협회가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했던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18대 대선에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라는 발언으로 재점화된 인혁당 사건 논란은 11일 야당의 집중 포화 속에 더욱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민주통합당 지도부와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일제히 박 후보의 발언과 역사인식을 성토했다. 당시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사형선고를 받았던 유인태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박 후보가 하는 짓을 보면 ‘위안부의 강제동원 흔적이 없다. 고노 담화를 취소하겠다’는 그 작자들(일본 극우파)보다 더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특히 유 의원은 당시 사형집행을 당한 고(故) 여정남씨의 일화를 소개하며 “대법 판결 전 이미 권력은 (판결) 다음 날 (피의자들을) 죽이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우리 당이 끝까지 박 후보의 이런 발언에 대해 묵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사건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던 이해찬 대표는 “박 후보의 왜곡된 역사 인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박 후보는 역사의 판단을 말하기 전에 국민과 인혁당 피해 유족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과거의 잘못을 뉘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박영선 의원도 “헌정 질서를 무시하는 초사법적인 발언”이라면서 “박 후보의 역사관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으며, 대선 후보로서 심각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정성호 당 대변인은 “박 후보가 ‘두 가지 판결’이니, ‘상반된 판결’이니 하는데 이는 재심 판결을 부정하고 사법부를 무시하는 발언”이라면서 “특히 그 조직에 몸담았던 분들이 최근 여러 증언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당시의 대법원 판결을 긍정하고 아버지 박정희에 의한 사법 살인을 옹호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김황식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박 후보가 “대법원 판결은 두 가지였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판결이 재심에서 취소가 되면 마지막 재심 판결이 최종 판결”이라면서 “법적인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 원로인 이만섭 전 국회의장도 “인혁당 사건은 억울한 사건”이라고 전제한 뒤 “재심 청구에서 최종 무죄 판결이 났으면 그것을 존중하는 것이 정치인의 올바른 태도”라고 지적했다. 김경두·황비웅기자 golders@seoul.co.kr
  • 유방확대 실리콘 갈아달라고 했더니…

    더 크고 아름다운 가슴을 갖길 원한 여자를 상대로 사기를 친 의사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 사법부에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유방확대를 위한 실리콘 보형물 교체를 원한 여자에게 빼낸 실리콘을 그대로 넣고 돈을 받은 의사에게 보호관찰 처분이 내려졌다고 아르헨티나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살고 있는 47세 피해자는 지난 2006년 가슴을 더 키우기 위해 병원을 찾아갔다. 실리콘만 교체하면 된다는 말에 여자는 1만 9000페소(당시 환율로 약 700만원)에 달하는 거금을 들여 같은 해 1월 31일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후 통증이 시작되고 수술한 부위가 감염되면서 여자는 다른 병원을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그러면서 수술한 의사가 새로운 보형물 대신 이미 가슴에 넣어져 있던 보형물을 재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의사는 새롭게 사용한 보형물의 스티커까지 여자에게 건냈었지만 알고 보니 완전한 사기극이었다. 여자는 수술을 한 의사 2명을 고발했다. 그러나 6년 만에 내려진 사법판결은 솜방망치 처분에 그쳤다. 재판부는 의사 중 1명에게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을 이용해 사기극을 벌인 의사가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며 “사법부의 결정에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별도로 진행 중인 또 다른 의사 1명에 대한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131개국 ‘사형 폐지’…국제적 추세

    131개국 ‘사형 폐지’…국제적 추세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의문은 잔인한 처벌이 범죄율을 실제로 낮추느냐 하는 점이다.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난해 11월 유엔 회의에서 이란 사법부 산하 인권고등위원회의 무함마드 자바드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사형 집행의 효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란은 지난해 사형집행 건수가 공식발표된 것만 360건에 이르는 세계 2위의 사형 국가다. 그런 이란에서조차 사형의 범죄예방 효과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형을 없애는 게 국제적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폐지론자들은 말한다. 국제앰네스티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말일 기준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 폐지국은 96개국이고 한국을 비롯한 35개국은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의 3분의2 이상이 사형을 형벌로 집행하고 있지 않고 있는 셈이다. 유엔 회원국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전체 193개국의 91%인 175개국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는 미국,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의 3개국에서만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제 폐지의 흐름은 유럽에서 두드러진다. 옛 소련을 포함한 유럽 전체에서 지난해 사형을 집행한 나라는 벨라루스가 유일했다. 유럽연합(EU)은 사형제 폐지를 회원국 가입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관계자는 “사형 제도가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미미하고 세계적으로 인권 우선의 가치관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로 가는 것이 오히려 강력범죄를 줄일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성범죄자 ‘진짜’ 거세법까지…

    나주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 근절을 위한 각종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물리적 거세(외과적 치료)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법안까지 나왔다.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출신인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5일 ‘성폭력범죄자의 외과적 치료에 관한 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제정안은 교화나 재활을 기대할 수 없고 재범 발생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성범죄자에 대해 전문가 감정을 거쳐 사법부가 외과적 치료명령인 물리적 거세를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물리적 거세는 남성 호르몬을 분비하는 고환을 제거해 성충동을 아예 없애는 방식이다. 제정안은 이미 성폭력을 저지른 범죄자에게도 소급 적용토록 했다. 박 의원은 징역과 사형 등 형벌의 종류에 ‘거세’를 포함하는 형법 개정안도 함께 제출했다. 18대 국회에서도 16세 미만 대상 성범죄자에 대해 외과적 치료를 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인권침해 논란으로 폐기됐다. 현재 덴마크·독일·스웨덴·체코 등 일부 유럽국가가 이를 도입하고 있다. 독일은 본인 동의가 있을 경우에 거세 수술을 받는다. 박 의원은 “약물치료는 치료단절에 따른 강한 충동력 발생 등의 문제가 있다.”면서 “성범죄에 경종을 울리려면 거세와 같은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성범죄와의 전쟁, 국민 모두가 나설 때다

    경찰이 어제 불심검문 강화, 아동 포르노 대책팀 설치 등을 골자로 한 ‘성폭력·강력범죄 총력대응을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경찰로서는 흉악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셈이다. 그러나 성범죄가 상상할 수 없는 극한에 이른 상황에서 나온 대책치고는 특기할 만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2년 만에 부활된 불심검문 정도가 눈에 띈다. 범죄 다발지역에서 검문을 강화하면 일정한 범죄예방 효과는 거둘 수 있을 게다. 물론 인권침해의 소지가 없지 않다. 그러나 갈 데까지 간 잔혹한 성범죄를 막으려는 고육책이라는 점에서 불가피한 조치라고 본다. ‘아동 포르노 대국’이란 오명을 떨쳐낸다는 각오로 아동 포르노 대책팀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운영하기 바란다. 국내에서 인터넷 등을 통해 내려받는 아동 음란물은 연간 400만건이 넘는다. 외국의 아동 음란물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제작되는 것과 달리 국내의 경우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촬영해 올리는 사례가 많다고 하니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내 아동 음란물의 88.5%가 셀프 카메라를 통해 제작된 것이라는 최근 조사는 사뭇 충격적이다. 사법당국은 아동 음란물의 유통과 소지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아동 음란물을 인터넷에서 내려받거나 소지만 해도 엄벌에 처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터넷은 국경이 없다. 전지구적 규모로 은밀히 유포되는 아동 음란물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국제기구 창설 등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이참에 성범죄자에 대한 경미한 처벌 ‘관행’도 바꿔야 한다. 미국은 성범죄자 평균 형량이 10년 5개월인 반면 한국의 성폭행범 평균 형량은 3∼5년에 불과하다. 그나마 성범죄자의 절반가량은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그러니 사법부가 성범죄에 대해 관대함을 넘어 무신경한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는 것 아닌가. 성범죄 처벌에 관한 국민의 법감정을 감안하면 절대적 종신형을 도입해도 모자랄 판이다. 성폭행범에 대한 기소율과 양형 기준을 대폭 높여야 한다. 그러나 치안·사법당국만의 성범죄 대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입법기관은 관련 법률안 정비 등 구체적인 실천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가정과 학교, 시민사회 또한 성범죄에 대한 사회 안전망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 재탕…삼탕…결국 허탕? 아동포르노 대책팀·성폭력 전담반·1개월 비상령…터졌다 하면 나오는 단골메뉴 총출동

    아동 포르노 등 인터넷 음란물에 대한 검찰의 단속과 처벌이 대폭 강화된다. 전국 경찰관서에 성폭력 범죄 예방 전담부서가 설치되고, 여성이나 어린이가 실종되면 즉각 수사 전담반이 꾸려진다. 잔인한 성폭행·살인과 ‘묻지 마’ 식 칼부림 등 강력범죄가 계속되자 정부가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았다. 과거 ‘범죄와의 전쟁’을 연상시키는 정부의 이번 대응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주목된다. 법무부는 대검찰청 사이버범죄수사단을 중심으로 음란물 유포 사이트와 유포자를 집중 단속하고 유관기관과 협조해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음란의 바다’로 불리는 인터넷 ‘파일공유’(P2P) 사이트들에 대한 대규모 수사와 사법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국제공조를 통해 아동 포르노를 비롯한 인터넷 음란물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참여하는 국가 간 협의체인 ‘인터넷상 아동 성범죄 해결을 위한 국제연대’에 가입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날 김기용 경찰청장 주재로 지휘부 회의를 열고 ▲특별 방범 비상근무 체제 돌입 ▲방범시설 설치 확대 ▲아동 포르노 대책팀 설치 ▲성폭력 수사 특별팀 구성 ▲불심검문 강화 등 내용을 담은 ‘성폭력·강력범죄 총력대응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경찰은 앞으로 1개월 동안 방범 비상령을 내리고 동원 가능한 경찰 인력과 장비를 성폭력 범죄 예방 등 민생치안 활동에 투입하기로 했다. 성폭력 발생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해선 정밀 방범 진단을 실시하고 가로등, 폐쇄회로(CC) TV 등 방범시설을 대폭 보강하기로 했다. 성폭력 수사에 경찰·의료진·상담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특별팀을 구성하고, 아동·여성 실종사건은 사건 초기부터 수사 전담반을 편성, 강력사건 수준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전국 경찰관서에 성폭력 범죄 예방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우범자 전담관리 인력 793명을 충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97차 라디오연설에서 “성폭력 범죄는 재범 가능성이 높아 적극적으로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해 나가겠다.”면서 “전자발찌의 실효성도 높이고 그것만으로 부족하면 약물치료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대책을 적극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도 아동·여성 대상 성폭력 범죄를 막기 위해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아동·여성 성폭력대책특위와 민주통합당 여성·아동 성범죄근절대책특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범죄 문제만큼은 범국회 차원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아동 성범죄자의 형벌 감경사유인 피해자 합의, 공탁금, 만취를 비롯한 심신 미약 등 세 가지 기준에 대해 사법부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김경두·김정은·홍인기기자 kimje@seoul.co.kr
  • [무서운 이웃집 아저씨들] 죄는 무겁고 벌은 가벼운 성범죄… “장기 격리가 답이다”

    [무서운 이웃집 아저씨들] 죄는 무겁고 벌은 가벼운 성범죄… “장기 격리가 답이다”

    2008년 여자 어린이를 잔혹하게 성폭행했던 조두순(60)은 이듬해 법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지은 죄에 비해 형벌이 너무 가볍다며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법원은 규정상 그 이상의 무거운 형을 조두순에게 내리기 힘들었다. 미국 뉴욕주 대법원은 학교에 첫 출근하는 여교사를 총으로 위협해 성폭행한 경찰관 마이클 페나(28)에 대해 지난 5월 징역 75년에서 최대 종신형의 중형을 선고했다. 미 연방법은 폭력을 동반한 강간이나 아동 대상 강간 재범 등에는 형량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전남 나주에서 여자 어린이 성폭행 사건이 다시 터지면서 우리나라도 성범죄자 처벌 수위를 대폭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성범죄자 신상공개 확대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강력한 처벌이 전제되지 않으면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현재 대법원 양형기준은 일반 강간의 경우 피해자가 13세 이상이면 1년 6개월~7년,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면 6~15년을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오영중(서울변호사회 인권이사) 변호사는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이 낮고, 법원도 낮은 형량을 선고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집행유예나 불구속 재판을 하는 성범죄 사건도 많은데 이런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혜안의 김태형 상담사는 “친고죄 규정 때문에 잔인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가해자가 합의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처벌받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이것이 나중에 재범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31일 경찰청이 발표한 ‘2011 범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총 범죄 수는 175만 2598건으로 전년보다 1.8% 줄었지만 강간·강제추행 등 성폭력 범죄는 1만 9489건으로 전년의 1만 8256보다 6.7% 늘었다. 그동안 나왔던 성범죄 대책들이 사실상 범죄를 줄이는 데 효율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성범죄 예방교육은 성과가 없고, 경찰 치안력 강화와 화학적 거세 등은 비용과 시간 등 측면에서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범죄자들을 사회에서 장기격리시키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처벌 강화와 별도로 성폭력 등 일부 범죄에 한해 교도소에서 복역한 뒤 출소하더라도 전과자를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보호수용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양형기준을 높이는 등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강화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성폭력상담소협의회 이현숙 상임대표는 “무조건 처벌만을 강화할 경우 사법부의 선고 부담만 커질 수 있다.”면서 “성범죄 가해자를 상대로 심리상담 등 정신적인 치유를 하는 것이 더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최지숙기자 ikik@seoul.co.kr
  • “대법관 판결문 잉크 마르기전에 정치권 데뷔라니”…박지원, 안대희에 직격탄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을 맡은 안대희 전 대법관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부 최고의 권위직인 대법관을 역임하고 이렇게 빨리 정치권으로 갈 수 있는지 사법부가 망연자실하고 있으며, 국민 역시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왜 꼭 그러한 인사밖에 못하는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도 심히 유감스럽다.”면서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라도 그 방법이 옳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용납되지 않는다.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되면 이런 일이 다반사로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범계 원내부대표도 이 자리에서 “퇴임한 지 불과 48일밖에 되지 않은 안 전 대법관이 썼던 판결문이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정치적 데뷔를 했다.”며 “오로지 집권을 위해서라면 신망받는 인사를 너무도 쉽게 불쏘시개로 사용하는 ‘박근혜식 정치’에도 깊은 연민의 정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안 전 대법관은 더 이상 검사도 아니고 판사도 아닌 소통부재 여당 대통령후보의 정치 참모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대검 중수부장과 대법관을 지내 최고의 전관예우를 받는 안 전 대법관은 결국 박 후보의 친인척과 측근 비리의혹을 은폐하는 방패막이용이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안 전 대법관은 2003년 대검 중수부장에 재직하면서 ‘차떼기 사건’이라 불리는 옛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사건을 수사한 인물로, 전날 박 후보의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에 임명됐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짓밟히는 알바생 인권] (4)트라우마 덫에 걸린 서산 여대생 가족

    [짓밟히는 알바생 인권] (4)트라우마 덫에 걸린 서산 여대생 가족

    피자집 알바 사장에게 성폭행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모(23)씨의 주검이 발견된 지 보름. ‘악마’에게 딸을 빼앗긴 이씨의 어머니 김모(50)씨는 24일 충남 서산시 음암면 집을 찾은 기자에게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잘 수 없다.”고 울먹였다.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김씨와 남편 이모(53)씨, 막내아들(7)은 그날의 충격과 상처로 지독한 트라우마 덫에 걸려 있었다. 김씨는 “딸이 지금이라도 문을 열고 ‘엄마’ 하며 들어올 것만 같아 잠을 잘 수가 없다.”며 고통스러워했다. 김씨는 “수면제를 먹어도 20~30분마다 이상한 꿈을 꾸면서 잠을 깬다.”면서 “누워 있으면 눈을 뜨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기력이 없는데 하도 억울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의 남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충북대 심리학과 임성문 교수는 “현재 이들은 심각한 트라우마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면서 “트라우마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들의 경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윤영 정신과 전문의는 “큰아들 교통사고에 이어 딸까지 이런 일을 당해 트라우마는 더 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딸은 효녀였다. 늦둥이 막내동생을 엄마처럼 잘 보살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항상 잘 챙겼다. 그러나 비극은 막내에게도 행동의 변화를 가져왔다. 김씨는 “누나가 죽었다는 사실을 막내가 알까봐 소리내서 울지도 못하고 있는데 낌새를 챈 것 같다.”며 “부모와 떨어져 친구들과 잘 놀던 아이가 요즘은 엄마·아빠곁을 좀처럼 떠나려 하지 않고 짜증만 부려 가슴이 찢어진다.”고도 했다. ‘악마’. 이들 부부는 딸을 죽음으로 내몬 피자집 사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씨는 “딸이 옆에 없다는 사실에 억장이 무너진다.”며 “악마를 고통스럽게 죽여달라.”고 애원했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은 2차피해를 낳았다. 이런 충격과 슬픔, 고통은 유가족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다. 서산 시민의 분노는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악덕업주와 성폭력을 추방하자는 외침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들이 1만명 서명운동에 나섰고, 서산시는 아르바이트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산지역 7개 시민단체가 연합해 만든 ‘서산 아르바이트생 성폭행 피해 사망사건 대책위원회’가 동문동 김신환 동물병원에 마련됐다. 서명에 참여한 주민 최모(54)씨는 “그 여대생이 너무 딱해 지나가다 일부러 들렀다.”면서 “사법부가 철저하게 조사해 가해자를 엄하게 처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김신환 원장은 “제가 그동안 시민단체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서명을 병원에서 받았지만 이번처럼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번 사건이 여성인권과 아르바이트 학생들에 대한 허술한 사회안전망 때문에 발생한 ‘인재’라고 입을 모았다. 솜방망이 처벌이 이런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고 질타했다. 서명운동에 나선 것도 처벌을 강화해 달라는 취지다. 아울러 민·관·경 합동으로 청소년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노동권 및 인권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제정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숨진 이씨의 신원을 풀어주기 위한 친구들의 노력도 눈물겨웠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토론방을 통해 친구의 안타까운 죽음을 알리면서 친구가 아르바이트했던 피자가게에서 일하며 업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거나 친구의 피해모습을 목격한 사람을 찾고 있다. 이날 현재 이 토론방에 서명을 남기고 간 네티즌은 1만 28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친구가 다녔던 대학교에 개강 후 분향소도 마련할 예정이다. 대학생 정모(23)씨는 “친구의 죽음이 실감이 나지 않고 멍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활동하고 있다.”며 “친구가 다녔던 고등학교를 찾아가 서명운동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서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발작 환자에게 “귀신에 홀렸다” 폭행한 교인들

    발작 환자에게 “귀신에 홀렸다” 폭행한 교인들

    교회 교인들에게서 황당한 이유로 몰매를 맞은 간질병 환자가 10년 만에 피해보상을 받게 됐다. 브라질 사법부가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교회에 배상금 5000달러를 물어주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사건은 2001년 브라질의 한 개신교회에서 발생했다. 한창 예배가 진행되던 중 예배에 참석한 교인 알리시오네 사투르니노가 갑자기 몸을 떨면서 발작을 시작했다. 영문을 모르는 교인들이 깜짝 놀라며 발작을 일으킨 그를 바라보고 있을 때 단상에서 설교를 하던 목사가 “교인이 사탄에 사로잡혔다. 사탄이 육체를 점령한 상태다.” 라고 소리쳤다. 이어 “사탄을 내쫓으려면 사탄에 사로잡힌 사람을 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인들은 귀신을 쫗아내야 한다는 말에 우르르 달려들어 간질병 환자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교인들은 소란을 피운 사람이 간질병 환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지만 집단구타를 당한 사람은 이미 온몸에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뒤였다. 현지 언론은 “억울하게 구타를 당한 환자가 10년이 넘는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투쟁한 덕분에 배상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기고] 묻지마 범죄, 치안복지 인프라 구축해야/지영환 경찰청 대변인실 소통담당·법학박사

    [기고] 묻지마 범죄, 치안복지 인프라 구축해야/지영환 경찰청 대변인실 소통담당·법학박사

    충남 서산에서 발생한 아르바이트 학생 성폭력, 잇단 묻지마 범죄 등이 사회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 의정부역 칼부림 사건에 이어 20일 서울 광진구에서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의 주부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21일에는 수원에서 성폭행 전과자가 또다시 성폭행을 시도하다 실패, 도주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수원의 범인은 전자발찌 부착이 청구됐으나 소급입법 시비에 따른 위헌심판제청으로 법원 결정이 보류돼 발찌를 차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의 철저한 예방 치안이 급선무다. 그러나 우범자 정보 수집을 위한 현행 형사사법체제의 개선도 필요한 실정이다. 법적 근거가 미비한 것이다. 첫째, 우범자 정보 수집상 문제점이다. 경찰은 재범률이 70%에 이르는‘성범죄 우범자 관리 대상자’를 현행 법 체제에서는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싶어도 들키지 않게 관찰해야 하는 한계를 지녔다. 인권 침해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둘째, 우범자에 대해 통신수사, 각종 사실 조회가 불가능하다. 셋째, 전자발찌 부착대상자·보호관찰 대상자와 달리 준수사항이 없어 재범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독일의 경우, ‘바덴-뷔르템베르크’의 경찰법은 범죄행위의 예방적인 척결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앞으로 범죄행위를 범하리라는 실제적인 근거가 있는 인물’에 대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국은 경찰, 보호관찰소, 교도소 등 여러 기관들이 잠재적으로 위험한 범죄자들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MAPPA(Multi-Agency Public Protection Arrangement)라는 타기관과의 효율적인 협력 체제를 공식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특히 성폭력의 경우, 범행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화학적 거세·전자발찌로는 한계가 있다. 성범죄를 근원적으로 뿌리 뽑기 위해 예방·사후 관리방안은 쌍끌이 그물망처럼 촘촘해야 한다. 또 성범죄 및 살인 등으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1026명에 대한 관리·감독 전담 인원을 대폭 늘리고 예산 확보,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등도 이뤄져야 한다. 전자발찌는 부착자 위치추적용 휴대 단말기 방전 땐 속수무책인 탓에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등 기술적 개선도 필요하다. 경찰청은 ‘경찰관직무집행법’을 개정해 우범자 대면, 정보수집 항목 등을 추가하는 동시에 800명 규모의 성폭력·강력범죄 감시·감독팀을 신설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성폭력 우범자 등을 주 2회에 걸쳐 대면 감시·감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치안복지는 경찰 본연의 임무이지만 경찰만이 아닌 모두가 힘을 더해야 가능하다. 입법부·행정부·사법부의 지원 아래 치안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이유다. 최소한의 치안 투자를 경찰에 대한 배려나 활동에 필요한 소모성 경비로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삶과 생명을 보장하는 치안복지정책으로 봐야 한다. 아울러 경찰·검찰·법무부가 우범자 정보를 교환·관리하는 등 긴밀하고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갖춰야 참혹한 범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또 범죄자들이 출소한 뒤에도 야수와 같은 심리가 표출돼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집중 정신·심리치료 프로그램의 운영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 박연호, 항소심서 12년 ‘중형’… 금융 비리도 엄단

    박연호, 항소심서 12년 ‘중형’… 금융 비리도 엄단

    사상 최대 규모인 9조원대 금융 비리를 저지른 부산저축은행그룹 임직원에 대한 항소심에서 박연호(62) 회장의 형량이 징역 7년에서 징역 12년으로 크게 높아졌다.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에 차이가 없는데도 항소심에서 형이 더 무거워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전날 서울 서부지법에서 김승연(60) 한화그룹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까지 내림으로써 재계 비리에 대한 엄단의지를 드러낸 데 이어 사법부가 금융권 비리에 대해서도 더 이상 솜방망이 처벌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정형식)는 17일 박 회장에게는 형을 높여 징역 12년을, 김양(59) 부회장에게는 형을 깎아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된 안아순(58) 전무는 은행 내에서의 지위와 책임, 다른 공범과의 형평성 등의 이유로 징역 3년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1심과 달리 각종 범행에 대해 박연호 회장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봤다. 박 회장은 항소심에서도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 “회계 지식이 없어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 회장은 회장으로 물러났으면서도 임원회의에 대부분 참여하는 등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했고, 대주주로서 가장 많은 이득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최고책임자로서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실질적으로 관여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점 등을 볼 때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재판장인 정형식 부장판사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은 박 회장의 묵시적 혹은 실질적 승낙 없이 큰 사업을 시행할 수 없었다.”면서 “회장은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을 때만 책임을 지는 게 아니며, 당연히 더 처벌받아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을 발표하며 6조 315억원의 불법대출, 3조 353억원대의 분식회계, 위법배당 112억원 등 총 9조원에 달하는 금융 비리를 적발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금융비리 사건으로는 처음으로 박 회장에게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부산저축은행은 이날 2심 판결 직전인 16일 부산지법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법원이 항소심에서 이례적으로 형을 가중하는 등 재계 및 금융권 비리에 대해 엄단 의지를 내비치면서 현재 심리 중인 다른 재벌 총수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재 서울고법에서는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한화 김 회장의 항소심도 곧 열릴 예정이다. 최태원 SK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이다. 법원 관계자는 “법리에 대해 따지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경제 민주화, 재벌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범행 액수가 크거나 범행을 부인한다면 집행유예를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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