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사법부
    2026-07-23
    검색기록 지우기
  • 오인
    2026-07-23
    검색기록 지우기
  • 한방
    2026-07-23
    검색기록 지우기
  • 진입
    2026-07-23
    검색기록 지우기
  • 제품
    2026-07-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289
  • 핵협상 파기 속도 내는 이란

    美, 하메네이 측근·기관 등 제재 조치 로하니, 4단계 조처 발표하며 맞대응 미국이 ‘이란 미대사관 점거사건’ 발생 40주년을 맞은 4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단행했다. 이란이 농축우라늄 생산량을 늘리며 핵협정 파기 가능성을 엿보이자 제재의 칼을 빼든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아들과 측근 등 정권 핵심인사 9명과 기관 1곳에 제재 조치를 내렸다. 제재 대상은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 모즈타바와 사법부 수장인 성직자 출신 호자톨레슬람 에브라힘 라이시, 최고지도자 비서실장인 아야톨라 무함마디 골파예가니 등 하메네이의 ‘오른팔’이 대거 포함됐다. 미국의 이런 조치는 이란이 농축우라늄 생산량이 두 달 사이 10배로 늘었다고 발표한 직후 나왔다. 알리 악바르 살레히 원자력청장은 이날 “(고성능 원심분리기인) IR6 30기의 가동을 확인했다”며 “하루 농축우라늄 생산량이 5㎏에 이른다”고 말했다. 2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란의 농축우라늄 생산량이 450g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배 이상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5일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이행 수준을 감축하는 4단계 조처를 발표했다. 로하니는 생방송 연설에서 “내일부터 포르도 농축시설(FFEP)의 원심분리기에 우라늄기체를 주입하라고 원자력청에 지시했다”면서 “미국의 핵합의 탈퇴와 유럽의 미준수에 대응한 조처”라고 말했다. 핵합의에 따르면 포르도 농축시설에서는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없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취재진에 ‘미소’ 보인 장대호...무기징역 선고된 까닭은

    취재진에 ‘미소’ 보인 장대호...무기징역 선고된 까닭은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을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버린 장대호(38)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해 판결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대호는 이날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며 미소를 짓는 모습까지 보여 충격을 줬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제1형사부(전국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501호 법정에서 선고 공판을 열고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대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사법부까지 조롱하는 듯한 태도는 피고인을 우리 사회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하는 것만이 죄책에 합당한 처벌이라고 생각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살인을 가벼운 분풀이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 ▲어처구니 없는 범행 동기와 극도의 오만함 ▲치밀한 계획으로 보여지는 확고한 살인의 고의 ▲끔찍하고 잔인한 범행 내용 ▲피해자가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공격하는 비겁하고 교활한 수법 등을 일일이 나열하며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극악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자수해 감형해야 한다는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범행 경위와 범행 이후 피고인의 태도와 언행, 자수 동기에 관한 진술 등에 비춰 감경할 만한 자수라고 평가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이미 국제사면위원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 우리나라의 사법 현실을 언급했다. 대신 장대호에 대해 가석방이 결코 허용될 수 없다는 의견을 따로 명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최소한의 후회나 죄책감도 없이 이미 인간으로서 존중받을 한계를 벗어나 추후 그 어떤 진심 어린 참회가 있더라도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다”며 “무기징역형이 피고인의 숨이 멎는 날까지 철저하게 집행되는 것만이 죗값을 뉘우치게 하고, 피해자의 원혼을 조금이라도 달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피해자 유족은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내 아들 살려내, 절대 안 돼”라며 울부짖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그러나 장대호는 선고가 내려지는 시간 동안 고개를 숙이지 않고 빳빳하게 들어 아무런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심지어 이날 법원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취재진을 발견한 장대호는 웃음을 지으며 포승줄에 묶인 손으로 인사까지 건네는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장대호는 법원에서도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살해한 게 아니므로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지 않고, 사형을 당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경찰에서 이름과 얼굴 등 신상 공개가 결정된 뒤 취재진 앞에서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기 때문에 반성하지 않는다”고 막말을 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장대호는 지난 8월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32)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훼손한 시신을 같은 달 12일 새벽 전기자전거를 이용해 5차례에 걸쳐 한강에 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장대호는 피해자가 반말하며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을 주지 않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시신 유기 당일 오전 9시 15분쯤 경기도 고양시 한강 마곡철교 부근에서 한강사업본부 직원이 몸통만 있는 시신을 발견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팔, 머리 등의 부위가 발견돼 피해자 신원이 밝혀지고 수사망이 좁혀오자 장대호는 8월 17일 새벽 자수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2회] ‘한솥밥’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사이의 경계…모호하거나 명확하거나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2회] ‘한솥밥’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사이의 경계…모호하거나 명확하거나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사이에는 ‘선’이 있다. 한 건물에 머무는 선후배 법관들의 업무가 재판과 사법행정으로 나눠지면서 이들 사이엔 벽이 요구된다. 그러나 과연 완벽한 분리가 가능했을까. 식사를 같이 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참고하도록 보고서를 주고받으면서 경계가 흐려지진 않았는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법정은 많은 전·현직 법관들에게 이 부분이 집요하게 묻는다. 그리고 많은 판사들은 식사와 메일, 전화통화, 가벼운 대화 속에서도 선은 넘어가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41회 재판에서는 지난달 25일 증인으로 출석했던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변호인들의 반대신문이 이어졌다. 홍 부장판사는 2013~2016년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뒤 2017년 8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으로 일했다. 그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던 때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상고심 관련 외교부에 ‘절차적 만족감’을 줘야한다며 의견서를 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등 재판 관련 언급이나 관련된 보고서를 전달받은 것이 지난 증인신문에서도 쟁점이 됐다.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사이에 ‘재판’이 오고가며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검찰은 물었고 홍 부장판사는 그런 영향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도 이날 홍 부장판사와의 증인신문을 통해 대법원 재판이 영향을 받았거나 특히 대법원장이 직접 재판에 영향을 주도록 지시한 적은 없다는 점을 역설했다. “증인께서는 대법원장이 특정 사건의 선고가 나면 보고를 해달라고 한 지시를 들었거나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변호인) “없습니다.” (홍 부장판사) “증인이 경험한 바에 따르면 대법원장이 다른 대법관들보다 상급자이기 때문에 전원합의체 회부에 주저하거나 전합에 회부하는 게 맞으니 내 뜻대로 해야한다는 등의 일이 있었습니까?” (변호인) “그런 적은 없으셨습니다.” (홍 부장판사) “증인이 근무하는 동안 양승태 피고인이 증인이나 다른 재판연구관에게 전합 사건이 아닌 다른 특정사건의 검토를 지시한 것을 경험한 바 있습니까?” (변호인) “없습니다.” (홍 부장판사) “양승태 피고인이 대법원장으로서 전합 사건 외의 대법원 재판에 관여하는 것을 들어본 적 있습니까?” (변호인) “없습니다.” (홍 부장판사) “양승태 피고인이 특정 재판의 결과와 사법부의 정책적 목표를 결부지어서 언급하는 것을 듣거나 전해들은 기억이 있습니까?” (변호인) “없습니다.” (홍 부장판사) ●‘강제징용’ 재상고 주심 대법관의 ‘말씀정리’ …유일하게 잃어버린 메일 1통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 중에는 강제징용 사건의 주심이던 김용덕 대법관을 상대로 외교부 의견을 전달하는 등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 2013년 8~9월쯤 접수된 강제징용 사건 재상고심의 주심은 2014년 6월에야 김 대법관으로 지정됐다. 피고인 전범기업 측의 상고이유서가 그해 5월에서야 접수됐기 때문이다. 주심 대법관이 지정되자 양 전 대법원장이 ‘김 전 대법관에게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2012년 판결이 확정되면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거나 국제법적으로 문제될 것’이라며 사건의 방향과 결론을 언급해 김 전 대법관의 재판상 독립을 침해했다는 게 검찰이 지적한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사실이다. 검찰은 그 근거 중 하나로 2014년 12월 김 전 대법관이 강제징용 사건 담당 재판연구관이었던 황진구 부장판사에게 건넨 2012년 판결의 재검토 지시를 제시했다. 그 뒤 행정처에서 민사소송규칙을 개정해 국가기관 등의 참고인 의견서 제출제도가 도입됐고, 외교부가 재판부에 의견서를 낼 것을 기다리며 재판이 2년 넘게 지연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황 부장판사가 홍 부장판사에게 2014년 12월 31일 보낸 ‘김용덕 대법관님 말씀정리’ 메일에 담긴 첨부파일 속에 김 전 대법관의 2012년 판결 재검토 지시 방안이 들어있는 만큼 홍 부장판사도 이미 강제징용 사건의 파기환송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홍 부장판사는 김 전 대법관의 지시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 “김 전 대법관이 이 사건을 공동조(특정 대법관에 전속된 재판연구관이 아니라 여러 대법관들이 심리하는 사건을 공동으로 검토하는 재판연구관)에서 검토하라는 지시를 듣고 ‘대법관님께서 의문을 갖고 계시는구나, 사건처리가 힘들어지겠구나’ 생각했을 뿐”, “보통 공동조에 보내지면 심층검토를 할 것이고, 그럼 결론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일반적인 내용만 설명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홍 부장판사는 대법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메일을 삭제하지 않아 지난해 검찰 조사 당시 7000여개의 메일이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했다. 행정처에서 메일 서버의 보존을 위해 ‘메일함을 정리하지 않으면 메일이 자동적으로 삭제될 것’이라는 취지의 공지를 하며 주기적으로 메일을 삭제할 것을 권고했지만 메일이 자동적으로 삭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한 차례도 삭제하지 않고 모든 메일을 그대로 보관했다는 것이다. 홍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검찰 조사를 받으며 이메일 압수수색을 통해 전체 메일을 검사와 함께 확인했다. 이 가운데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된 메일을 선별해 임 전 차장을 비롯해 17명과 주고받은 이메일 1487개가 추출됐다고 한다. 검찰은 홍 부장판사와 함께 1487개의 메일을 일일이 열어보며 다른 사람들의 진술과 상황 등을 맞춰보며 조사를 이어갔다고 한다. 홍 부장판사가 기억하지 못한 메일의 내용은 해당 메일의 발신인이나 수신인의 메일함에 담겨있던 메일과 그들의 진술로 퍼즐이 맞춰졌다. 그런데 1487개 메일 가운데 2014년 12월 31일자, 황 부장판사가 보낸 ‘김용덕 대법관님 말씀정리’ 메일 딱 하나만 퍼즐이 맞지 않았다. 홍 부장판사의 메일함에도, 홍 부장판사의 기억에도 해당 메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평소 이메일을 삭제하지 않은 증인이 유독 이 이메일만 삭제한 것은 그만큼 너무나 부적절하고 이례적인 이메일이어서 그대로 놔둔 것은 불안하다고 생각해서 삭제한 것 아닌가?” 물었다. 그러나 홍 부장판사는 “그 메일은 제가 황 부장판사에게 ‘이 사건은 국민들에게 쟁점을 공개하고 빠른 시일 내에 공개변론을 열어 각게각층의 의견을 신중하게 들어야 한다고 기재해서 그게 저한테는 유리한 내용이 있다”며 자신이 메일을 삭제하지 않았고 검찰의 메일 조사 과정에서 누락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황 부장판사가 보낸 메일 속 첨부파일의 문건에는 김 전 대법관이 언급한 강제징용 사건의 쟁점들과 함께 홍 부장판사의 의견이 말미에 담겼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대법관은 황 부장판사에게 ‘청구권협정 관련 환송 판결의 판단은 쉽게 수긍하기 어려움’, ‘환송판결이 잘못이었다고 하지 않으면서도 청구권협정으로 인해 원고들(강제징용 피해자)이 직접 일본국이나 일본 회사를 상대로 청구할 수 없다는 논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가 숙제임. 방법을 찾아보아야 함’, ‘소멸시효 문제를 어떻게 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를 시뮬레이션해 볼 필요가 있음’ 등의 검토 지시를 했다. 홍 부장판사는 “그 메일이 없었으면 오히려 제가 곤란해졌을 것”이라며 메일을 지울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일상적인 제목도 아니고 대법관님 말씀을 파일로 정리했다는 내용의 메일인데 제목을 보는 순간 열어보겠고, 본문을 보는 순간 첨부파일을 열어보지 않으면 김 전 대법관이 뭐라고 말했는지 알 수 없어 당연히 주의깊게 열어봤을 것 같은데 아니었나”라는 검찰의 물음에도 “재판연구관이 (사건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면 그것을 제가 (대법관에게 전달하기 위해) 꼼꼼하게 읽고 법리적 문제가 있는지 치밀하게 검토하는데, 보고서가 오기 전에는 쟁점이 뭔지 읽어볼 필요도 없다. 실제로 강제징용 사건 보고서가 저에게 오지도 않았고, 검토하지도 않을 사건의 쟁점을 미리 제가 열심히 읽어볼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식당에서 대법원 사건 얘기 안 한다”면서도 “임종헌 언급 이례적인 건 아냐” 홍 부장판사가 ‘크게 관심을 갖지도, 깊이있게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강제징용 사건에 대해 대충이나마 내용을 알고 진행방향을 짐작하고 있던 건 임 전 차장 때문이었다. 임 전 차장이 ‘절차적 만족감’이나 ‘국제사법재판소에 갈 수 있다’는 등의 강제징용 사건에 대한 이야길 꺼낸 것이 대법원 전용 구내식당 또는 전화통화에서였다고 홍 부장판사는 말했다. 식당에서가 아니면 만날 일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도 홍 부장판사는 행정처 실장과 부장판사급 심의관,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 등 14명만 드나드는 전용식당에서 대법원에서 재판 중인 사건의 이야기를 평소에는 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14명 중 행정처 인사가 12명이어서 그 안에서 대법원 사건을 거론하는 것은 극히 드물었다는 것이다. 그 드문 일 중 두 번이 임 전 차장에게서 있었지만 이에 대해서도 홍 부장판사는 “두 번이지만 간격이 8개월인가 그랬다”면서 “식당에서 법률적 쟁점도 제가 얘기했을 수도 있고, 대법원에서 돌아가는 사건이 아니면 궁금해하는 쟁점이나 견해를 물어볼 수도 있고, 식당에서 밥 먹으면서 장시간 하는 이야긴데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앞서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과의 증인신문에서는 식당에서조차 ‘선’이 지켜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 업무와 재판 업무 사이가 모호했던 것으로 기억합니까?” (변호인) “경계가 모호하다는 게 무슨 의미입니까?” (홍 부장판사) “정보가 서로 간에 많이 오가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 사적으로 인사하고 식당을 같이 이용하지만 업무적으로 연락할 일이 없는 상태라면 경계가 명확한 것으로 볼 수 있겠지요.” (변호인) “연구관들은 자기 사건 보고서를 쓰고 그 때 심의관들과 상의할 일은 없고요. 기수도 차이가 나고 해서 행정처와 논의할 일은 없습니다.” (홍 부장판사) “대법원 건물 안에 행정처도 같이 있고 식당이 한 군데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보면 증인이나 선임재판연구관이나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직급이고 그에 맞춰 행정처 실장이 고등부장 판사급이어서 같은 자리에서 식사하는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 식사하시면서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사건에 대해 얘기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행정처 관계자는 정책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변호인) “행정처 부장, 실장이 훨씬 많고 행정처 간부가 10여명이고 대법원 간부가 2명입니다. 대부분 대화는 행정처 사담이겠죠. (대법원 간부인) 두 사람이 대법원 사건 얘기를 꺼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홍 부장판사) 다만 홍 부장판사는 민사사건 가운데 등기나 호적, 공탁과 같은 실무적인 사건 처리에 대해선 행정처 심의관들이 훨씬 전문적이고 능숙해서 이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행정처에 자료를 요청했다고 했다. 또 행정처 심의관 가운데 특정 분야의 전문성이 있어 논문을 작성하거나 깊이 연구를 했다면 그에 대한 자료를 확보해 재판연구에 도움을 받았다고도 했다. “재판연구관이 현안 자료를 얻기 위해 행정처에 연구자료를 요청한 것이 특이하고 이례적인가“라는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의 질문에 “요청한 경우가 꽤 있었다. 검토 사건에 대해 최대한 많은 자료를 수집해 검토하는 것이 법관의 보편된 자세로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 부장판사는 수석재판연구관을 지낸 뒤 2016년 2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을 지냈다. 그리고 지난해 대법원은 홍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를 청구했고 무혐의로 결론났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해 홍 부장판사의 징계사건과 관련된 내용도 거론됐다. “동기 법관들은 법원장으로 인사발령을 받았고 증인은 법원 내부의 인사순위에서 법원장 발령의 선순위에 있던 것으로 아는데 법원장으로 인사발령이 나지 않은 이유를 아느냐”는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의 물음에서부터다. 홍 부장판사는 올해 초 법원행정처 차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법원장으로 보임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제 생각에도 발령이 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오랫동안 비재판 업무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남은 기간에 그래도 재판 업무를 하기를 희망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내년에도 법원장 보직을 희망하지 않고 계속 재판부에서 일할 생각입니다. 차장님의 전화를 받고 반갑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자신을 법원장으로 발령 내지 않는) 취지가 저를 보호하는 취지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인천지방법원장(윤성원 전 사법지원실장)이 특별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관련해) 문제가 된 게 없는 데도 언론에서 상당히 공격을 받고 사직한 상태였고 바로 그 인천 자리에 제가 가야하는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다음에 (법원장으로) 나가는 게 낫지 않겠냐고 차장님이 설명했고 저도 그 말씀을 고맙게 생각했습니다.” 홍 부장판사가 징계에 넘겨진 것은 이른바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연구회 내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 와해를 위한 방안으로 추진된 ‘중복가입 해소조치‘ 시행에 관여했다는 이유였다. 2017년 1월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 전 대법관의 주재로 열린 회의(처장회의)에서 연구회를 최초에 가입한 연구모임 외에는 중복으로 가입하지 못하도록 해 국제인권법연구회를 축소시키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이 회의에 참석한 홍 부장판사는 징계에 넘겨졌지만, 이 회의에서 자신이 중복가입 해소조치 시행에 반대했다는 게 밝혀져서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판사들이 많이 싫어할 것 같고, 탄압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게 그 자리에서는 그나마 강한 반대 목소리였던 것이다. 이날 법정에서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고 전 대법관은 중복가입 해소조치에 오히려 부정적인 입장이었다는 점을 밝히려 했다. “당시 회의에서 고영한 피고인이 ‘무슨 논리로 (국제인권법연구회를) 막을 수 있겠느냐’고 하지 않았나”, “정 조치를 해야한다면 인권법연구회 학술대회가 끝나고 3월 이후에 하자고도 했다던데” 등의 질문을 변호인이 이어갔지만 홍 부장판사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반복했다. 다만 “처장님이 많이 망설인 건 맞다”고 덧붙였다.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지난해 5월 법원행정처장 임기를 끝낸 고 전 대법관의 환송 만찬에서의 대화를 소개했다. 이민걸 전 기획조정실장이 “처장님 말씀을 들었으면 이런 사태가 없었을 텐데 죄송하다. 임 전 차장이 주장하는 것마다 모두 하지 말자고 해서 임 전 차장의 면이 너무 서지 않는 것 같았다. 그 중 중복가입 해소조치가 가장 시행할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당시 만찬에 임 전 차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홍 부장판사는 “이 전 실장이 고 전 대법관에게 미안하다고 한 것은 들었다”면서도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사설] 징용 대법 판결 1년, 피해자 배상 못 받는 현실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일본 기업에 명령한 판결이 나온 지 1년이 지났다. 피고인 일본 기업은 한국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배상을 거부하고 있다. 원고 측은 판결 집행을 위해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압류에 이어 매각 신청을 법원에 내놓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매각이 이뤄져 현금화할 공산이 크다. 일본 기업은 판결 이전까지도 원고 측 대리인과 협상을 벌였으나 판결 이후에는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판결에 대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위반했다고 하자 일본 기업이 정부 눈치를 보며 충실히 따르고 있어서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판결 1주년인 그제 징용 배상 문제가 청구권협정에 의해 ‘최종적이고 완전히 해결됐다’는 종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런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본제철 등 피고 기업도 “일본 정부의 입장과 같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일본 정부는 수출 규제 등의 경제보복을 저질렀고 한국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등의 대항 조치를 취했다. 이대로 가면 현금화는 피할 수 없게 되며, 한일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진다. 청구권협정 해석을 둘러싼 시각차에서 비롯된 이번 사태는 과거사를 말끔히 청산하지 못한 데에 뿌리를 둔다. 과거사를 정리하는 좋은 기회인데도 일본은 끝난 얘기라며 한국이 대책을 가져오라고 오만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한일 관계 악화보다 심각한 것은 피해자들이 배상은커녕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민사소송에 정부가 개입할 소지는 적지만 위안부 문제의 정부 부작위를 위헌으로 본 2011년 헌법재판소 판결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의 권리 구제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사법부 판단 존중, 피해자 중심주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일본 정부와 협상을 서둘러 결론을 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한일 정상회담을 아베 신조 총리가 거부했다고 한다. 가해자인 일본이 피해자인 양 구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 일본의 자세 전환을 촉구한다.
  • 軍, 사유지 무단 군사시설 철거하라는 법원 판결 이행해야

    사유지에 무단 설치한 군사시설을 철거하라는 법원의 결정을 이행하지 않은 군부대에 법원 판결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31일 ‘군부대가 사유지에 무단으로 설치한 군사시설을 철거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A씨가 제기한 고충민원에 대해 해당 군부대는 무단 설치한 군사시설을 철거하고 토지를 원상 복구해 소유자에게 반환하고 관련 규정 개정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국방부에 권고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A씨는 아들이 소유한 고양시 소재 임야에 주택을 건축하려 했지만 군이 해당 토지에 콘크리트 벙커를 설치해 사용하고 있어 차질을 빚게 되었다. A씨는 사유지에 소유자 동의 없이 군사시설을 설치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법원에 철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2010년 2월 군은 해당 군사시설을 철거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군은 법원 결정에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10여 년간 벙커를 철거하지 않았다. A씨는 해당 시설을 직접 철거하는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군사시설을 추가로 발견하였고 토지 경사면이 붕괴돼 해당 지자체로부터 복구비 1억5800만원을 예치하라는 명령까지 받자 군의 행위가 부당하다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권익위는 관련 법령 상 토지소유자가 반환 대상 토지의 원상회복을 원할 경우 원상회복 후 반환하도록 되어있고, 법원이 군사시설의 철거를 판결한 점 등을 들어 무단 설치한 군사시설을 철거하고 토지를 원상복구한 후 소유자에게 반환하도록 하였다. 군이 법원의 군사시설 철거 결정을 이행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법원은 군이 47년째 사유지에 무단으로 설치해 사용하고 있는 벙커 등을 철거하도록 화해권고결정을 했으나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고충민원이 제기됐다. 권익위는 군사적 필요라는 명목으로 개인 재산권 침해는 부적절하므로 작전성 검토 후 조속히 매입할 것을 의견표명 했다. 조덕현 권익위 국방보훈민원과장은 “모든 정부 기관은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라며 “군이 법원판결을 조속히 이행하고 국방부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국민의 권익 침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나경원 “오보 판단? 법무부, 언론에 앙심 품고 조국 복수”

    나경원 “오보 판단? 법무부, 언론에 앙심 품고 조국 복수”

    “‘국민의 눈’ 언론감시 거부 법무부 훈령 막겠다”“훈령 마음대로 못 바꾸게 검찰청법 개정안 발의”법무부, 오보낸 언론사 검찰청 출입금지 추진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1일 법무부가 오보를 낸 언론사에 대해 검찰청사 출입을 금지시키는 강경 대응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법무부가 언론에 앙심을 품고 조국 복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법무부가 언론 환경을 5공화국 시대로 되돌리려 한다”면서 “자유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초 자유민주적 발상”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어떻게 이런 발상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능할 수 있느냐”면서 “오보 판단의 최종 주체는 사법부임에도 국민의 알권리와 합리적 의혹 등을 고려 안 하고 오보에 대한 자의적 판단을 통해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퇴임 전 발표한 검찰개혁안 가운데 하나인 피의사실 공표를 엄격히 금지하는 새 공보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0일 수정한 ‘형사사건 공개금지에 관한 규정안’에 언론이 검찰 수사상황과 관련해 중대한 오보를 낸 경우 정정·반론보도 청구와 함께 브리핑 참석 또는 청사 출입을 제한하는 조항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수정안은 사건 관계인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검찰청사 내에서 사건 관계인을 촬영·녹화·중계방송하는 경우와 함께 오보를 낸 언론에 대해서도 이러한 제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또 검찰청 내 포토라인 설치를 금지하는 한편 피의자나 참고인의 출석 일정이 언론에 알려져 촬영이 예상되는 경우 검사나 수사관이 소환 일정을 바꿔 초상권 보호에 협조해야 한다는 의무규정도 마련됐다. 법무부는 오보로 인해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과 검사 또는 수사업무 종사자의 명예·사생활 등 인권이 침해될 소지가 크다고 보고 이러한 규정을 마련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 교수가 구속되기 전 비공개로 소환 조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이런 법무부가 21세기 법무부가 맞는지 묻고 싶다”면서 “물론 법무부의 뜻은 아닐 것이다. 국민은 추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검찰개혁은 국민의 검찰을 만드는 것이고, 검찰의 업무 투명성을 높이는게 검찰 개혁”이라면서 “국민의 눈으로 들여다보는 언론감시를 거부하겠다는 법무부의 훈령을 어떻게든 막겠다”고 강조했다.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선 후 많은 부처가 법에 따라 정리될 부분을 훈령을 마음대로 정해 국민의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면서 “법무부의 시행령 훈령을 국회가 요구하면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검찰청법 개정안을 곧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일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비롯해 조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있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끄는 검찰 수사팀을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민주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친인척 수사 담당 검사 및 검찰관계자’를 피의사실공표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내면서 “피고발인들이 2019년 8월부터 조 장관의 친인척과 관련해 조 장관의 자택 등 70여 곳에 이르는 곳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얻은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주광덕 의원을 포함한 자유한국당 의원 및 언론에 누설 및 공표하는 방법으로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거나 피의사실을 공표했다”고 고발장에서 주장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전날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의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한 뒤 “국민은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내가 찍은 표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묻지마 공천’인 비례대표제를 반대하고 있다. 미래로 가는 선거법 논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여기는 남미] ‘영부인→대통령→부통령’ 아르헨 당선자 부패도 역대급

    [여기는 남미] ‘영부인→대통령→부통령’ 아르헨 당선자 부패도 역대급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3대 타이틀을 거머쥔 아르헨티나의 여자 부통령 당선자가 기네스급 기록을 세우게 됐다. 27일(현지시간) 실시된 아르헨티나 대통령선거에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 부통령에 당선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크리스티나는 3대 타이틀 보유자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는 2003~2007년 대통령으로 재임한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의 부인이다. 남편이 임기를 마칠 때 그는 직접 대권에 도전, 연임까지 하면서 2007~2015년 대통령을 지냈다. 이번에 부통령에 당선되면서 크리스티나는 영부인, 대통령, 부통령을 두루 거치는 독특한 이력을 갖게 됐다. 하지만 그의 기록 행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5년 12월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후 크리스티나는 각종 부정부패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3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검찰이 크리스티나를 기소한 사건은 13건에 이른다. 천연가스 수입과 관련된 뇌물 의혹, 도고관리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비리 의혹 등은 이미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크리스티나는 해외여행도 자유롭지 못하다. 크리스티나의 딸 플로렌시아 키르치네르는 현재 쿠바에서 요양 중이다. 건강이 나쁘다고 한다. 크리스티나는 딸을 보러 갈 때마다 사법부에 사유를 신고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비록 공식적인 명령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크리스티나가 사실상 출국금지를 당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도했다. 크리스티나에 발부된 체포영장도 7건에 이른다. 모두 부정부패 의혹과 관련된 사건에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이다. 하지만 그는 불체포 특권을 이용해 체포를 피해가고 있다.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2년간 자연인으로 지내던 크리스티나는 2017년 아르헨티나 총선에 출마, 당선되면서 상원에 입성했다. 상원의원이 된 그는 불체포 특권을 방패막이 삼아 지금까지 체포영장을 무력화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13건 사건에 동시다발적으로 기소되고 7건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람이 부통령 자리에 오르는 건 지구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라면서 "아르헨티나가 이 부문에 역대급 기록을 세우면서 기네스에 등재될지 모른다"고 비꼬았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징용 피해는 범국가적 인권 문제… 정부가 나서 배상 요구해야”

    “징용 피해는 범국가적 인권 문제… 정부가 나서 배상 요구해야”

    보수 언론들이 한국 책임 거론하는 상황 배상은커녕 건전한 여론조차 발 못 붙여 소녀상 전시 방해도 안 따지니 배상 더뎌 외교로 풀 생각 말고 인권 차원 접근해야“2000년 제소 당시 피해국인 한국에서는 소송이 1~2년 안에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전범 기업이 피해자들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상식적인 판결을 받는 데 20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그 이후로도 피해자들의 존엄을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데 정부는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고 있네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내려진 지 만 1년째인 30일 최봉태(57) 변호사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는 정치, 외교가 아닌 인권 문제”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20년 가까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곁에서 싸워 온 인물로,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2000년부터 피해자들이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과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대리해 진행했고, 2012년 이들 기업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첫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확정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뒤에도 그가 있었다. 최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 이후 1년이 지났지만 배상은커녕 문제를 해결하려는 건전한 여론조차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또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를 인권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에 앞장서지 않으면 문명국가가 될 자격도 없는 것”이라고 정부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판결 이후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일부 보수 언론이 오히려 피해자인 한국 측 책임을 묻고 있다.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 이후 이런 시각은 더 심해졌다”면서 “이는 한국 정부에서 사법부 판결을 적극적으로 따르지 않아 생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부가 솔선수범해서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고 배상을 요구해야 하는데, 그걸 안 하니 일본은 ‘보여주기식 판결’이라고 비난하는 것”이라면서 “나고야 평화의 소녀상 전시 방해 등 명백히 일본이 잘못하고 있는 것도 따지지 않으니 배상 문제는 더딜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최 변호사는 1994년 일본으로 유학을 가면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일본에서 현지 시민, 변호사들이 적극적으로 소송에 참여하며 피해자를 돕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았다”면서 “한국인으로서 부끄럽기도 했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나섰다”고 돌이켰다. 이런 관심을 계기로 지금까지 그가 맡았던 관련 재판만 10여건에 달한다.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포함해 2004년 한일협정 문서 공개 청구 소송, 정부가 원자폭탄 피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하지 않는 것이 피해자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2011년 헌법재판소 결정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일본과의 외교를 통해 강제징용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손사래를 쳤다. “사람의 고통, 피해에 관한 문제는 정치·외교로 풀 문제가 아닙니다. 범국가적인 인권 차원의 문제입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80년도 더 된 일 기억하냐고 광고했죠? 800년, 8000년 지나도 기억할 겁니다”

    “법적배상 병행돼야 진정한 해방 맞을 것” “유니클로 광고에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느냐’는 문구가 있는데, 친구들은 800년, 8000년이 지나도 기억하겠다고 합니다.” 서울 광신고 2학년 김나경, 김류화 학생은 3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11차 수요시위 발언대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학생들은 “상처만 입은 채 하늘나라에서 보고 계신 피해자들을 위해서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 1주년인 이날 열린 수요시위에는 8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와 일본군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충북 청주 성화초등학교 학생 200여명이 수학여행 일정 중 하나로 수요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 글로벌중학교 1학년 정미진(13)양은 “최근 ‘나눔의집’에서 만난 이옥선 할머니의 꿈은 한 명이라도 더 살아 있을 때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는 것이라고 한다”며 “일본 정부에 사과를 받는 것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대한민국 사법부가 1년 전 일본 기업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면서 “지난 74년 동안 기다려 온 피해자들의 염원을 사법부가 받아들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로정신대 강제징용 피해자와 일본군 성범죄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이 시행돼야 진정한 해방을 맞이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아시아태평양전쟁희생자 한국유족회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상 판결 이행을 거부하고 있는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을 규탄했다. 또한 이들은 한국 정부가 보상 문제를 먼저 책임지고 완결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인 겨레하나는 이날 서울대, 부산대 등 전국 15개 대학에서 동시다발적 학내 수요행동을 진행하면서 일본의 배상 판결 이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겨레하나 관계자는 “학교에서 강제징용 문제를 기억하겠다는 의미로 다양한 부스 행사와 1인 시위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현미 “검찰의 ‘타다’ 기소, 아쉽다”

    김현미 “검찰의 ‘타다’ 기소, 아쉽다”

    검찰이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서비스 ‘타다’를 불법으로 보고 재판에 넘긴 것에 대해 담당부처인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의 ‘타다’ 기소에 대한 국토부 입장을 묻는 무소속 이용주 의원의 질문에 “1년 가까이 택시업계와 스타트업 기업과 두루 논의해 법안을 제출했고 며칠 후 법안 심사 소위가 열린다”며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사법적으로 접근한 것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타다’가 나왔을 때 그 서비스에 대한 국민적인 지지가 있었고 혁신적 성격이 있어서 높게 평가받았다”며 “저희는 그 혁신성을 어떻게 제도화하고 극대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왔다”고 설명했다.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저도 검찰이 너무 전통적 사고에 머물러 있지 않았나 생각했다”며 “검찰의 입장이 굉장히 많이 아쉽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사법부가 판단을 할 때 사회적 조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日언론 한일 갈등 풀 ‘경협기금안’ 보도에 靑 “너무 나간 얘기”

    日언론 한일 갈등 풀 ‘경협기금안’ 보도에 靑 “너무 나간 얘기”

    日교도 “징용 피해자 보상 성격 아냐”‘日정부 기금 안 내…韓 외교부와 조정 중’ 보도외교부 “한 번도 언급된 적 없다” 반박 청와대가 29일 일본 교도통신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을 둘러싼 양국 갈등을 풀기 위해 한일 정부가 경제협력 명목의 기금 창설안을 마련했다는 보도에 대해 “너무 나간 얘기”라고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방일하면서 이제 막 대화의 물꼬가 트인 상태로, 이에 따른 양국 대화채널부터 가동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 정부 입장은 여전히 ‘1+1’(한일 기업의 자발적 기금조성)안”이라면서 “(다른 안이 나오더라도) 1+1안이 선행되면서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뉴스1은 전했다. 앞서 교도통신은 지난 28일 복수의 한일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한일정부가 이번 한일갈등 사태 수습을 위한 다양한 합의안 검토에 착수했다면서 이 가운데 경제발전기금 설립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경제기금 설립안에 대해 한국 정부와 기업이 경제협력 명목의 기금을 창설, 여기에 일본 기업도 참가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또 경제기금 설립안은 ‘일본 측 관계자’가 초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핵심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보상 성격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상호 경제발전을 목적으로 자금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통신은 보도했다. 특히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문제가 ‘해결이 끝난 일’이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과 모순하지 않는 형태로 자금을 각출하는 방식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이 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기금에 자금을 내지는 않는다. 통신은 안에 대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서 배상 문제가 해결이 끝났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에 따른 방식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한일간 협의에서 복수의 안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합의안 작성을 위한 의견 조정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을 축하하기 위해 방일한 이 총리가 지난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지혜를 내자’고 말한 점을 인용하며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이 “배상금이 아니라 미래의 한일 관계를 만들 자금을 내는 쪽으로 협의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배경을 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전날 교도통신의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간 한국과 일본 당국 간 논의 과정에서 한번도 언급된 적이 없었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과 관련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는 가운데 징용 피해자와 양국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일하면서 겪은 불편함, 창업 아이디어로 연결됐죠”

    “일하면서 겪은 불편함, 창업 아이디어로 연결됐죠”

    공공문서 검색 취약한 포털의 약점 포착 교수 등과 의기투합… ‘딥서치’ 기술 개발 美 공공기관 등 자료 모아 포털 출범 예정 국내 절판 도서 스트리밍 서비스 개발도“저 혼자만 그런 줄 알았는데 실은 모두 불편해했더군요. 그래서 직접 창업해 문제를 풀기로 했습니다.” 업무용 문서 검색 서비스 ‘딥서치’는 일반 포털이 제대로 찾지 못하는 문서 정보를 검색하는 서비스다. 입법·행정·사법부 공개 문서, 기업공시, 공공기관 보고서, 사내 문서 등 200개 이상 사이트에 올라간 500만건, 1억 5000만 페이지 분량의 공공문서와 보고서를 페이지 단위까지 한 번에 검색하는 문서용 포털이다. 회계사 출신으로 게임회사 창업 경험이 있는 노범석 서치퍼트 대표가 일반 포털의 약점을 포착, 새로운 검색 틈새시장을 열었다. ‘맛집’이나 ‘실시간 이슈’에 관해선 통달했지만 기업 정보나 대법원 판례, 입법 방향성, 정부 용역보고서 같은 전문 문서 검색 결과에는 취약하다는 게 노 대표가 찾은 일반 포털의 약점이다. 노 대표는 “회계사로 일하며 기업 보고서를 쓰려면 공공기관 홈페이지를 일일이 방문해야 했고, 제목을 보고 유추해 첨부파일을 열면 엉뚱한 내용이 있을 때도 많았다”면서 “딥서치 고객 중에는 연구 시간 중 데이터 수집·처리 비중을 80% 이상으로 꼽는 경제학과 교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 대표와 마찬가지로 논문 검색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게 불만이었던 박준 홍익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문장 검색 포털로 명성을 날렸던 엠파스 개발본부장 출신 유병우씨가 2016년 의기투합해 서치퍼트 창업팀을 꾸렸다. 딥서치 개발 전 노 대표는 공공 문서 내용을 검색하는 포털을 두루 찾았지만 찾지 못했다. 뒤집어 생각하면 딥서치가 현재까지 유일한 공공 문서 검색 엔진인 셈이다. 노 대표는 “딥서치는 자체 개발한 봇엔진이 수집 대상 사이트 자료를 훑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모은다”며 “국내 공공 자료 공개 이후 모든 공공 자료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백악관과 공공기관 자료 등을 봇엔진으로 수집해 내년 상반기쯤 해당 문서 포털을 출범시킬 것”이라며 “국내 절판 도서 스트리밍 서비스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표가 불편을 기반 삼아 사업화를 이뤄 냈듯이 딥서치로 의외의 불편함을 해소한 사연을 수집하는 게 노 대표의 보람이 됐다. 기업 준법감시인은 “오전 내내 걸리던 검색 시간이 줄었다”며 딥서치를 ‘주 52시간 실현 솔루션’으로 치켜세우고, 공정거래 사건 담당 변호사는 “어떤 기업이 행정처분을 받았는지 파악하려면 공공기관 홈페이지 게시판 글을 다 열어 보고 기업명이 없는지 확인해야 했는데, 이제 딥서치 검색 결과에 없으면 해당 기업이 행정처분을 받은 적이 없다고 파악할 수 있다”고 알려 왔다고 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日정부, 한일 갈등 해결 ‘경제기금 설립안’ 초안 마련”

    “日정부, 한일 갈등 해결 ‘경제기금 설립안’ 초안 마련”

    일본 정부가 한일 갈등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이 경제협력 명목의 기금을 창설하고 일본 기업이 참가하는 ‘경제기금 설립안’ 초안을 마련했다고 교도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복수의 한일 소식통을 인용해 한일 정부가 한일 갈등 상황 수습을 위한 합의안 검토에 착수했다며 ‘경제기금 설립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경제기금 설립안은 일본 측에서 초안을 마련한 것이며 양국 협의에서 복수의 안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 안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보상 성격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이 상호 경제발전을 목적으로 자금을 준비하는 것이다.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문제는 해결된 일’이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과 모순되지 않는 형태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기금에 자금을 내지는 않는다. 통신은 안에 대해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서 배상 문제가 해결이 끝났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에 따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은 이런 안의 배경으로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의 최근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가와무라 간사장은 지난 24일 TV도쿄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낙연 총리가 ‘지혜를 내자’고 말하고 있다. 배상금이 아니라 미래의 한일 관계를 만들 자금을 내는 쪽으로 협의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한국 정부가 이런 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통신은 사실상의 배상을 얻고자 하는 한국과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일본의 입장 사이 차이가 커서 협의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외교부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간 한국과 일본 당국 간 논의 과정에서 한번도 언급된 적이 없었던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정부는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가운데, 피해자와 양국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모색하는데 열려있다는 입장이며, 이러한 입장 하에 일본 외교당국과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근조 사법부’…검찰개혁 적폐청산 외친 도심 촛불집회

    ‘근조 사법부’…검찰개혁 적폐청산 외친 도심 촛불집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구속되고 난 뒤 첫 주말인 26일 여의도 등 서울 도심에서는 검찰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었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4시 국회 인근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제11차 촛불문화제’를 열고 국회에 검찰개혁 관련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주최 측은 “검찰에 분명히 시간을 줬지만 스스로 개혁을 할 수 없다면 국민의 힘으로 검찰을 바꿔야 한다. 국회는 즉각 국민들의 요구에 응답하라”고 주장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대한민국 검찰은 공정한 검찰이 아닌 정치검찰·편파검찰이고, 자유한국당을 비호하는 최악의 집단으로 전락했다”며 “반드시 시민의 힘으로 검찰을 바로잡고,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완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초역과 교대역 사이에서도 ‘검찰이 범인이다’ 3차 집회가 열렸다. 이 곳에 모인 시민 들 또한 “정경심을 석방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들은 법원삼거리 앞 주무대를 설치하고 △정 교수 석방 △공수처 설치 △검찰개혁 △윤석열 검찰총장 규탄을 외쳤다. 이들은 “우리가 조국이다” “조국 수호” “검찰개혁” 등의 구호를 외쳤고, 무대에는 정 교수의 구속이 사법부의 사망을 의미한다며 ‘근조(謹弔) 사법부’가 적힌 피켓이 올라왔다. 무대에 오른 한 시민은 “정 교수가 구속됐다는 소식을 듣고 열받아서 자유발언을 신청했다. 이미 수십번 압수수색을 당했는데 ‘도주 우려가 있다’는 구속영장 발부 사유가 말이 되느냐”고 외쳤다. ‘법원도 공범이다’ ‘정치검찰 잊지말자’ ‘촛불은 멈출 수 없다’ 등 손피켓과 함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다음주 토요일인 11월2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집회가 계속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한국당 “민주당, 황교안 집회 참석 비난은 표현의 자유 비판”

    한국당 “민주당, 황교안 집회 참석 비난은 표현의 자유 비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25일 ‘문재인 하야 촉구 3차 범국민대회’ 집회 참석에 더불어민주당이 비판하자 한국당이 “표현의 자유를 비난하지 말라”며 반박했다.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국민 분열, 불공정 사회 구축에 한몫 한 민주당의 악에 받친 목소리가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수처와 조국 비호 집회를 지지하며 직접 민주주의를 부추길 때는 국론 분열이 아니라던 이들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는 수백만 국민들의 주장은 편협한 생각이라고 비꼬는가”라면서 “표현의 자유를 비난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자성하고 모순된 발언을 사과하라”고 밝혔다. 이어 “심지어 조국을 앞세워 헌정 파괴를 자행해온 민주당이 오히려 야당 대표를 비난하는 것은 대한민국 사회의 공정을 바로잡고자 하는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입막음하려는 악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사법부 장악하기에 빠져 민생은 뒷전인 채 야당과 협치는커녕 공수처 통과를 위한 야합을 시도하고 있는 민주당이 야당에게 대의민주주의 제도 안에서 해결하라고 훈수 두는 것이냐”면서 “여당의 이 모든 한심한 작태를 모든 국민들이 생생히 지켜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생을 내팽개쳐 둔 채 정권 연장, 총선용 쇼에만 치중하는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석 다수를 차지한 공당으로서 수백만 국민들의 민의 또한 대변하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0회] “언론의 관심을 돌리고 청와대의 환심을 사라?” 행정처의 위기대응 안팎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0회] “언론의 관심을 돌리고 청와대의 환심을 사라?” 행정처의 위기대응 안팎

    2016년 4월 드러난 ‘정운호 게이트’ 사건은 그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게 되기까지 일종의 ‘나비효과’로 여겨졌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도박사건을 맡은 뒤 50억에 달하는 수임료 문제로 폭행사건까지 일어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와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지낸 홍만표 변호사 등이 연루된 법조 비리로 사건이 커졌고, 당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얽히면서 미르·K스포츠재단의 문제점이 드러나며 결국 국정농단 사건이 알려졌다. 그런데 정운호 게이트는 국정농단 뿐 아니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서도 한 축으로 등장한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와 김수천 당시 부장판사가 연루되면서 사건이 돌연 대형 법조비리 사건으로 번졌다. 양승태 사법부는 위기에 놓인 법원을 보호하기 위한 갖가지 방안을 모색한다.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에 검찰은 ‘부당한 조직 보호’라고 지적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9회 재판에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 심의관을 지낸 최누림 대구지법 포항지원 부장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증인으로 출석한 문성호 판사와 함께 근무했다. 정운호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일부 법관들의 비리 수사로 이어지자 법원행정처는 그야말로 비상이었다.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은 2016년 5월 기획조정실과 사법정책실 심의관들에게 수사와 관련된 여러 문제점이나 대응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서울중앙지법 법관들에게는 정운호 게이트 관련 사건에 대한 영장정보를 빼내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행정처에 영장 정보 등을 유출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을 지낸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영장전담 법관이던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도 피고인으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정운호 게이트’ 터지자 행정처 ‘비상’…심의관들 “언론 관심을 검찰로 돌려야” 심의관들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에서도 관련된 언론보도 내용을 수시로 공유하며 수사상황을 교류하느라 분주했다. “최대한 방향을 검찰로. 물론 검찰은 우리 공격 준비 중”, “정운호 관련 수사 축소로 관심을 돌리는 방법도 있겠네요”, “정운호 수임료가 천문학적 규모의 현금, 수표로 출처도 모두 확인 필요”, “(횡령 정황에도 도박만 수사했다는 언론보도 기사 링크와 함께) 좋은 기사입니다” (이상 2016년 4월 27일~5월 2일 행정처 심의관들의 카카오톡 대화)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심의관들의 카카오톡 대화를 가리켜 “심의관들이 정운호 게이트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검찰로 돌리는 방안을 강구한 것인가“ 최 부장판사에게 물었다. 최 부장판사가 검찰 조사에서도 그런 취지로 발언해 진술조서에 담겨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최 부장판사는 “그런 (방안을 강구한) 적 없다”, “그런 취지로 증언한 적 없다”고 답했다. “언론기사를 함께 스크랩하며 언론의 관심을 검찰로 향하게 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그럼 이런 스크랩은 왜 한 건가?”라는 물음에는 “당시 법조계 최대 현안이었고 법원에 대한 내용이어서 주요 이슈에 관한 기사를 공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처에서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지도 않았다고 최 부장판사는 강조했다. 그는 심준보 당시 사법정책실장이 총괄한 TF에 팀원으로도 활동하지 않았냐는 검찰의 물음에 “TF를 발족한 적 없다”면서 “각 실국별로 제도개선안을 전부 기획조정실에서 취합한 뒤 관련 실무 심의관들이 모여서 토의한 적이 있다. 이후 5월 말이나 6월 초쯤 심 전 실장을 중심으로 정책개선 방향을 법원장회의나 대외적으로 공표할 것을 전제로 논의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최 부장판사는 당시 자신을 비롯한 심의관들이 검토한 것은 검찰 수사를 막기 위한 방안이 아닌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된 사법 관련 제도개선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대화 뿐 아니라 행정처 보고서에서도 언론의 관심을 돌리는 방안들이 거론됐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은, 보고서에만 작성된 방안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당시 기획조정심의관)는 2016년 5월 12일자 ‘정운호 사건 관련 대응방안’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 최 부장판사에게 보내며 “차장님께서 우리 심의관들의 활발한 의견 교환을 주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도 최 판사는 “제도개선 방안에 대한 토의를 요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는 ‘홍만표 변호사가 관여한 형사사건 중 부적절한 기소가 의심되는 사건을 적극 발굴해 진보 언론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그러나 최 부장판사는 “해당 문서는 거의 제도개선안을 다룬 것으로 검사가 말한 내용이 앞에 일부 기재된 건 사실이지만 저희는 뒷부분에 있는 제도개선안에 대해서만 의견을 나눴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앞서 이 재판의 증인으로 나와 5월 12일자 ‘정운호 사건 관련 대응방안’ 보고서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 전 대법관의 주재로 열린 실장회의를 거쳐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됐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 부장판사는 “저는 아는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최 부장판사는 정운호의 상습도박 사건의 증거기록을 무단으로 열람하기도 했다. 5월 13일 처장 주재 실장회의에서 정운호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된 뒤 최 부장판사는 ‘2012년 6월 마카오 320억 도박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다. 증거기록을 열람·분석해 정운호의 과거 마카오 도박 혐의가 누락된 채 기소됐다는 등 검찰의 수사와 관련된 의혹을 찾아낸 내용인데, 심 전 실장이 김현석 당시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에게 부탁해 정운호의 상고 취하로 검찰에 반환됐어야 할 증거기록을 최 부장판사가 보게 된 것이다. 이후 최 부장판사가 작성한 보고서의 결론은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모인다.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런 보고서를 작성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최 부장판사는 “아니다”라면서 재판 과정에 조금 의아한 점이 있었는데 언론에서 먼저 정씨 기소 범위가 이상하다는 의혹 보도를 했고 증거기록을 보다 보니 의문스러운 점이 있어서 정리하게 됐다고 다른 답변들보다 훨씬 길게 보고서를 쓴 이유를 설명했다. ●증거기록 무단 열람한 뒤 ‘정운호 수사 문제점‘ 보고서로 검찰 수사 부당성 지적 2016년 8월 중순을 넘어서자 법관들을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됐다. 임 전 차장은 최 부장판사에게 정운호 수사에 대한 문제점을 정리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고 최 부장판사는 ‘6대 문제점’을 정리한 뒤 문제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방안들을 보고서에 담았다. 수사 과정 시 업무상 횡령 혐의사실을 조사했는지를 재판의 피고인신문에서 묻고, 마카오 320억 도박 혐의를 기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재판부가 검찰에 석명을 요구하거나 횡령금의 구체적 사용처 확인을 위한 상습도박 기록 송부 촉탁 및 선행조사 등의 방안들이 적혀 있었다. 홍만표 변호사 사건에 대해서는 통신기록 사실조회, 검찰청 출입기록 사실조회 등이 적혔다. 검찰이 “행정처가 재판부에 석명 및 직권조사를 하게 해서 결국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드러내려는 취지였느냐” 물었다. 그러자 최 부장판사는 “행정처가 아니고 임 전 차장이 이 내용들을 불러줬다”면서 “본인 업무수첩에 긴 노란색 포스트잇에 목차가 있었고 앞에 나온 건 다른 문건을 주셨다. 제가 거기에 대해 듣고 나서 다소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자 ‘왜 그러느냐’고 물으셨고, 거기에 대해 저는 ‘현실성 없는 두 가지 방안 다 검토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임 전 차장은 ‘현실성 없는 방안이지만 토의용으로 논의만 하는 거다. 논의만 하려고 하니 빨리 정리만 해서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앞서 지난 11일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심 전 실장(서울고법 부장판사)은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최 부장판사의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하거나 관여했냐는 점을 거듭 물었다. 증거기록을 열람하도록 한 것도 자신이 지시한 것이 아니라 최 부장판사가 먼저 와서 “기록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심 전 실장이 모른다는 입장을 반복하자 검찰은 “이 법정에 나와 증언한 심의관들은 당시 일이 너무 많아서 시키는 일만 하기에도 너무 격무에 시달렸다고 하는데 최누림 판사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스스로 했다는 건가?“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심 전 실장은 “최 판사가 굉장히 별종이라는 걸 알고 본다면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답했다. 정운호 게이트가 불거지기 몇 달 전, 양승태 사법부가 헌법재판소와 최고 사법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는 사건에서도 최 부장판사의 이름이 등장한다. 문 판사가 검토하기도 했던 헌재의 한정위헌 관련 사안들에 대해 임 전 차장이 최 부장판사에게도 지시를 한 것이다. 2015년 11월 8일 임 전 차장은 두 페이지 정도 분량의 기초자료와 함께 헌재에서 진행 중인 현대차 노조 사건 관련 내용을 건네면서 헌재가 위헌성 여부를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한정위헌은 법률의 위헌성을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에 대한 법원의 해석의 위헌성을 심판하는 것이다. 2010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조합 간부들은 정리해고를 이유로 정식 쟁의절차 없이 잔업과 휴일특근을 거부해 사업장에 약 3억원의 손해를 발생시킨 혐의(업무방해) 재판에 넘겨져 2012년 7월 12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런데 이들이 형법상 업무방해죄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고, 행정처에서 헌재 내부 정보를 파악한 결과 한정위헌 결정이 날 가능성이 높았다. 법원 판단이 이뤄진 사건에 대해 헌재가 다른 결론을 내릴 경우 대법원 판단이 위헌이라고 지적받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니 행정처로서는 헌재의 결정을 최대한 막으려 했을 것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임종헌, ‘국정운영 저해’ 표현 추가 지시… ”여당, 여권 쪽에 전달할 설명자료“ 최 부장판사는 지시를 받은 그날 바로 ‘업무방해죄 관련 한정위헌 판단의 위험성’ 보고서를 작성해 임 전 차장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렇게 빨리 작성해서 보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용이 결국 임 전 차장이 불러준 것을 그대로 “타이핑했을 뿐”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들이 있다.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 결정을 하게 된다면 이는 대법원의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률해석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최초의 사례로 사법기관 갈등을 부추겨 대법원·헌법재판소의 정면충돌을 초래‘, ‘법적 안정성, 질서안정 핵심인 사법기관 갈등 → 국정 안정의 저해요소로 작용할 것’, ‘국민의 입장에서 극심한 불안과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 또 ‘다른 소제목 아래에는 ‘업무방해죄에 대한 한정위헌 논리는 민주노총·민변의 숙원으로 광복 후 70년간 일관된 ‘위력’의 개념에 관한 해석을 부정하는 것으로 법치주의를 훼손’, ‘불법파업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하지 못한다면 형사처벌 공백이 발생하고 불법파업이 폭증하여 산업계·재계의 부담’이 급증하고 국가 경제가 급속히 악화’라는 내용이 담겼다. 최 부장판사가 보고서를 작성한 뒤 자신의 상급자인 한승 당시 사법정책실장에게 먼저 보고서를 보낸 뒤 임 전 차장에게 메일로 보고서를 전달했다. 이후 두 사람 모두에게 수정 지시가 왔고 자신이 작성한 초안에 없던 내용을 두 군데 추가했다고 한다. 한 전 실장으로부터는 ‘대법원은 과거 업무방해죄 처벌범위가 너무 넓다는 비판을 수용해 전격성, 중대성을 추가해 적용범위를 축소시켰음’이라는 표현을 추가하라고 지시했다고 최 부장판사는 설명했다. 과거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례를 요약한 내용이다.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임 전 차장은 수정 주문사항이 더 많았다. 최 부장판사는 우선 임 전 차장이 법률적인 부분을 대폭 줄이고 산업계나 재계 등 대외적으로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강조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통계자료 등을 반영하라고 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통계를 집어넣었다고도 말했다. 특히 임 전 차장은 ‘국정 안정의 저해요소’라는 표현을 더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최 부장판사는 언급했다. 보고서 초안에서부터 담긴 ‘파업공화국’ 등의 표현 역시 임 전 차장이 불러준 내용이라고 했다. 과연 이런 보고서는 왜 만들어졌을까. 이 문건은 기존의 행정처 내부 문건과는 양식부터 달랐다. 제목표시줄과 그 아래 작성 날짜와 작성자가 명시된 내부 문서와 달리 이 문건에는 작성일자와 작성자가 표시되지 않았다. 글씨체와 문서 양식도 달랐다. 최 부장판사는 “대외기관에 전달하기 위한 문건에는 통상 작성일자와 작성자를 기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검찰 수사 결과 이 문건은 곽병훈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전달됐다. 임 전 차장이 “청와대에 전달할 보고서”라면서 작성을 지시했는지를 두고 법정에서 약간의 혼선이 오갔다. 검찰은 최 부장판사가 검찰 조사에서 “임종헌으로부터 ‘청와대에 전달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며 조서를 공개했다. 그러나 최 부장판사는 단호하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면서 “(심의관을 지낸) 2년 동안 청와대나 BH에 전달할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임 전 차장이 이 보고서를 누구에게 전달하기 위해 줬다고 들었느냐는 물음에는 “여당이나 여권 측이라고 검찰 조사에서도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다만 보고서가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보고가 됐는지, 어떤 경위로 청와대에 전달됐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이와 관련,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행정처에서 대외기관에 전달하기 위해 작성하는 보고서는 해당 기관의 특성에 맞게 방향성을 조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의 공소장에 임 전 차장이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으로 인해 불법파업에 대한 형사처벌 공백이 발생해 결국 국가 경제가 급속히 악화될 것이라는 내용 등 청와대의 환심을 살 수 있는 문구들을 다수 포함시켜 청와대 설명용 문건을 작성하여 보고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돼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 부장판사도 이 같은 취지의 변호인 질문에 “그렇다”고 호응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9회] “유치하고 말 안 되는 것도 모두 담아”···심의관들에게 보고서란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9회] “유치하고 말 안 되는 것도 모두 담아”···심의관들에게 보고서란

    ‘통합진보당 TF’ 작성 보고서에 “통진당 행정소송 각하는 부적절”‘민변 우군화’ 문구에 前심의관 “조금 오버했지만 정보 전달한 것”변협 압박 검토 보고서엔 “행태가 도 넘어서” 임종헌 표현 그대로강제징용 재상고심 외교부 의견 반영 위해 새 제도 신속 도입 정황 “구체적인 소송에 대해 유불리를 전제하며 법원의 판단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사법행정을 검토하는 한계를 넘고 재판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질책하지는 않았습니까”, “검토하는 자체가 사법행정의 한계를 넘는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까”,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고 사법행정의 본질을 망각한다는 질책을 받을 것이라는 염려를 하지 못했습니까”. 여러 차례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반복하던 검찰이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사법행정에 대해 검사와 인식이 다른 것 같은데, 증인에게는 당시 문제의식이 없었다고 보면 됩니까?”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8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종복 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심의관은 그동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서 줄곧 논란이 되고 있는 심의관(판사)들의 각종 보고서를 과연 어떻게 봐야 하는지 더 깊은 고민에 빠지게 했다. 지난 16일 증인으로 나온 문성호 판사의 전임자로 2013년 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행정처에서 일한 그는 이후 광주지법 목포지원 부장판사를 지낸 뒤 올해 초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대법원의 진상조사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징계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하고 정의당 등이 추진한 탄핵법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재상고심 진행 과정에서 외교부의 의견을 대법원 재판부에 전달하기 위해 행정처가 추진한 ‘참고인 의견서 제출 제도’와 관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의 지시를 받아 ‘강제징용 사건 외교부 의견 반영 방안 검토(2014년 12월 13일자)’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다. 또 통합진보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해산결정 이후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의원직 지위확인 소송 등이 예상되자 행정처가 꾸린 ‘통진당 행정소송 태스크포스(TF)’에서 간사를 맡으며 관련 재판의 방향을 전망하거나 진행상황을 검토하는 내용의 각종 보고서를 작성했다. 대한변호사협회를 압박하기 위한 방안이 담긴 보고서도 썼다. 검찰은 김 전 부장판사가 쓴 각종 문건들에 등장하는 여러 표현이나 문구들이 일선 법원의 재판에 개입한 정황으로 보이거나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그러나 김 전 부장판사는 시종일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증인으로 법정에 나오고 있는, 심의관을 지낸 여러 전·현직 판사들이 자신들의 보고서를 ‘과소평가’하며 아이디어를 담은 것 뿐이라고 한 것은 공통적인 모습이지만 김 전 부장판사는 더욱 적극적으로 보고서의 의미를 줄이고 또 줄였다. ●‘통합진보당 TF’ 작성 보고서에 “통진당 행정소송 각하는 부적절” 2014년 12월 19일 헌재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위헌정당 해산 결정을 하자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비례대표 지방의원 등이 의원직 상실과 퇴직 결정을 다투는 행정소송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행정처에서는 12월 말쯤 ‘통진당 행정소송 대응 TF’가 꾸려졌는데, 검찰은 이와 관련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공소사실을 통해 “헌재 결정에 대해 법원이 사법심사를 함으로써 대외적으로 대법원의 최고 법원성을 선언함과 동시에 헌재에 대한 우위를 보여줄 수 있는 호기라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통진당 해산 결정을 한 헌재가 대법원보다 청와대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며 대법원보다 우월한 지위를 다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 전 부장판사가 간사로 참여한 통진당 TF는 2014년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활동하며 10건의 보고서를 완성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2015년 1월 7일자 ‘통진당 행정소송 검토’ 보고서 등을 작성했는데 ‘현 상황이 법원에 미칠 영향은 유·불리가 공존하므로 위 소송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음’, ‘헌재의 의원직 상실 결정은 법률상 권한 없는 결정이므로 현행 헌법과 법률 해석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더 큼’이라는 문구와 함께 ‘각하는 부적절하고 기각이나 인용 결정을 하는 경우에도 위헌정당해산 결정으로 해산된 정당 소속 의원의 직위 상실 여부에 대한 판단 권한이 헌재에 있다는 이유 구성은 부적절하며, 사법부에 위 사항에 대한 판단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이유 설시 필요’ 등의 ‘법원행정처가 수립한 판단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다. 김 전 부장판사는 각 문구를 기재한 경위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 “질문이 너무 길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TF에서 작성한 보고서들이 당시 TF를 꾸리는 데 승인한 박 전 대법관(당시 법원행정처장)에게 보고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만 언급했다.“이런 인식을 통진당 TF가 갖고 있었느냐”는 검찰의 물음에 김 전 부장판사는 이렇게 답했다. “인식을 갖는 것과 정보를 갖는 것 자체는 다르기 때문에 저런 상황들이 있다는 것을 쭉 나열하고 연구보고서로 만든 것이다. 꼭 저렇게 해야한다거나 어떻게 해야한다는 게 아니고 연구 기초보고서라는 측면이 있다.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측면이 있는지를 양가적으로 제시해 놓아야 특정 상황에서 의사결정이나 질의답변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초 정보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런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서 그렇게 행한다는 차원이 절대 아니었다.” 그러자 검찰은 “검토보고서에 기재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인가?” 물었고 김 전 부장판사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재판에 활용하는 문건을 심의관이 작성한다는 게 맞나?”(검사), “재판에 활용한다는 게 아니다.” (김 전 부장판사) “검토하는 자체가 사법행정의 한계를 넘는다고 생각 안 했나?”(검사), “그 당시엔 아니었다.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뿐 저게 사법행정권을 직접 행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그 당시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런 인식으로 출발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김 전 부장판사) “증인은 통진당 행정소송을 헌재 압박하는 카드로 쓰는 것에 대해 (상급자였던) 이진만 당시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으로부터 재판의 독립을 침해하고 사법행정의 본질을 망각한 것이라는 질책을 받을 염려는 하지 않았나”(검사), “네.” (김 전 부장판사) ●‘민변을 우군화’ 문구에 前심의관 “조금 오버했지만 정보 전달한 것일 뿐” 특히 이 보고서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당시 행정소송을 낸 통진당 소속 의원들의 소송 대리를 맡은 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겼다. 민변이 통진당 해산을 결정한 헌재에 비판적인 인식을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소송에서 유리한 절차를 적용해 법원의 ‘우군’이 되도록 포섭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매우 부적절해 보이는데 이 전 상임위원이나 박 전 대법관으로부터 질책받을 염려는 없었나”라고 물었다. 김 전 부장판사는 “그 부분에 대해서 오버한 것 아니냐는 생각은 있었을 건데, 그런(재판에 실제로 영향을 준다는) 취지는 절대 아니고 현재 상황이 그렇다는 거고 원고 측에 유리한 결과를 내린다 이건···”이라며 말 끝을 흐렸다.“민변을 우군화한다는 내용을 기재하면서 상부에 보고했을 때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우리가 기재할 내용이 아니라는 질책을 들을 것을 염려하지 않았는지 묻는 것”(검사), “저건 조금 오버했다고 생각했지만, 정보를 드리는 거라서···” (김 전 부장판사) “이 부분에 대해 질책받은 것이 있나?”(검사), “그런 거 없다. 저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연구가 끝나기 때문에 질책을 받거나 그런 건 없다.”(김 전 부장판사) “이런 연구를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증인과 검사의 전제가 다른 것 같은데 질책을 받은 적은 없다는 건가?” 검찰이 재차 확인을 요구해도 김 전 부장판사는 “그렇다”고 답했다. 각하는 부적절하다는 식으로 재판의 결론을 예측한 듯한 내용에 대해서도 김 전 부장판사는 “법원 입장에서 부적절할 수 있다는 것이고, 경우의 수를 각각의 유·불리에 따라 전부 망라한 것”이라며 재판에 영향을 주려는 것은 아니었다고 극구 부인했다. 일선 재판부에 보고서의 내용이 전달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다만 이처럼 특정 사건을 주제로 결론의 방향까지 구체적으로 다룬 보고서는 자신의 기억 속에는 통진당 행정소송 사건 외에 없다고 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재판부에 전달하려는 취지였다는 것을 알았다면 (상급자들에게) 우려를 표명했을 것”, “실제로 재판개입이 있었다면 (자신이 쓴 보고서가) 그 단초가 된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법정에서 검찰이 이러한 내용의 진술조서를 소개하며 김 전 부장판사에게 “일선 재판부에 보고서가 전달된 게 일부 확인됐는데 지금은 어떤 생각인가?”고 묻자 김 전 부장판사는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말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했다. 2014년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대한변호사협회를 압박하기 위한 방안을 세우게 된 과정과 내용도 이날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양 전 대법원장은 2014년 8월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23회 법의지배를 위한 변호사 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그런데 양 전 대법원장이 참석해 있는 그 자리에서 대한변협이 대법관 증원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공식적인 의견을 밝힌 것이다. 대법원장이 참석한 행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당시 “(대한변협이) 약속을 어겼다, 있을 수 없을 일”이라며 매우 격앙됐다고 김 전 부장판사는 기억했다. 임 전 차장은 그날 곧바로 김 전 부장판사에게 ‘대한변협 압박방안 검토’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지시했고 김 전 부장판사도 그날 바로 보고서를 작성해 오후 9시 21분쯤 임 전 차장에게 메일로 보냈다. 문건에는 ‘대한변협 법률구조 예산지원(공탁지원금 5억원) 중단, 대한변협신문 광고 게재 중단, 대법원 각종 외부교류행사 시 대한변협 초청 중단, 대한변협 초청행사 전면 불참, 변호사 평가제도 전면도입 검토’ 등과 함께 당시 대한변협 회장이던 위철환 변호사 개인을 겨냥해 ‘사법부 주관 각종 행사에 대한변협 회장 초청 중단, 선거 당시 회장 공약사항에 대한 반대 또는 비협조’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임 전 차장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모아보라”고 지시해 정말 모든 방안을 다 담은 것이라고 김 전 부장판사는 말했다. ●대한변협 압박방안 검토 보고서엔 “행태가 도를 넘어서” 임종헌 표현 그대로 사법정책지원심의관으로 대법원과 대한변협의 소통창구 역할도 했던 김 전 부장판사는 “(대한변협 간부들과) 사이가 좋았고 잘 지내보자고 그랬다. (보고서 내용이) 상당히 유치한 것도 있었고 사소한 것도 방안에 있었다”면서 “그런데 아이디어가 없어서 기조실이나 여기저기에 의견을 많이 물었던 것 같고 다만 모아두고 보니 너무 이상해서 그 보고서를 보면 알겠지만 굳이 그걸 시행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이런 걸로 이익을 침해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의 지시가 부담스럽지 않았냐는 검찰의 질문에도 “부담스러웠다”면서도 “그냥 취지에 따라 다 모아봐라 했기 때문에 실제로 저걸 시행해서 사이가 나빠질지는 생각 못했다. 변호사 평가제도에 대해서는 곧바로 시행될 것처럼 말하길래 변호사나 재판장의 의견을 물어보고 반영돼야 한다고 하는 등 (임 전 차장에게)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거나 하면 대한변협과 소통을 해야하니 신중하게 생각을 해야한다고 (만류)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대한변협과 임원진의 일련의 행태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임’이라는 문구는 임 전 차장이 자주 사용하는 “도를 넘어섰다”는 표현이 그대로 들어간 것을 봐서 임 전 차장의 워딩을 그대로 적은 것이라고도 했다.행정처는 다음해 1월 대한변협의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하창우 변호사가 후보 공약사항으로 대법관 증원 및 상고법원 도입 반대 의사를 밝히자 앞서 검토한 대한변협 압박방안을 비롯해 하 변호사를 대상으로 하는 압박방안을 다시 검토했다. 보고서는 역시 김 전 부장판사가 작성했다. 대한변협과 직접 소통을 하는 입장에서 이런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어땠느냐는 검찰의 물음에 김 전 부장판사는 “기억 안 난다”면서도 “불안한 것보다는 저는 잘 지내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관계가 악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여러 아이디어를 다 모은 ‘기초 보고서’이기 때문에 실제로 실행될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그해 12월 강제징용 사건 재상고심 과정에서 외교부의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기 위한 보고서도 작성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한승 당시 사법정책실장으로부터 대법원 규칙 개정업무를 지시받으면서 대법원에서 국가기관 등의 참고인 의견제도의 신설을 요청했다고 전달받았다.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참고인들도 재판부에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검찰은 그해 11월 열린 이른바 ‘2차 소인수회의’ 직후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이 외교부의 의견을 강제징용 사건 재판부에 전달해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고 대법원 규칙인 민사소송규칙을 개정해 ‘국가기관 등 참고인 의견제출 제도’를 도입했다고 지적했다. ●강제징용 재상고심에 외교부 의견 반영 위해 ‘참고인 의견 제출제도’ 신속 도입 정황 김 전 부장판사는 2014년 12월 13일자 ‘강제징용 사건 외교부 의견 반영 방안 검토’ 보고서를 통해 민사소송법에 따라 대법원 전원합의체 또는 소부에서 공개변론을 열어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소송대리인을 통한 의견 제출, 재판부가 소송지휘권 행사의 방안으로 외교부에 의견서 제출 요청, 외교부의 일방적인 의견제출 등의 방안들이 있다고 적으면서 각각 공개변론이 필요한데 ‘이미 대법원이 결론을 낸 사안에 대해 부담이 있을 수 있음(외부에 잘못된 사인을 제공할 우려)’이라고 기재했다. 이미 결론이 정해진 파기환송심 사건인데 공개변론을 연다는 것은 결론을 뒤집기 위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민사소송규칙을 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면 참고인 의견서를 활용할 소송자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장판사는 또 한 전 실장으로부터 참고인 의견서 제출제도를 다음해 1월 대법관회의에서 의결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빠른 시간에 제도를 마련해야 하다 보니 김 전 부장판사는 소송관계에 큰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국회를 통해 민사소송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원칙이지만 신속하게 도입하려면 법률 개정으로는 어렵고 민사소송규칙을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으로 김 전 부장판사는 2015년 1월 2일자 ‘이해관계자 의견제출 제도 도입을 위한 대법원 규칙 일부 개정안 검토’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에는 ‘법원의 요구 없이 국가기관 등이 일방적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규정을 둘 것인지’에 대해 ‘필요성 낮음’으로 검토한 뒤 ‘국가기관에만 한정할 것인지 일반 사인(私人)도 포함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선 ‘필요성 있음(국가기관에 한정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법원의 제도운용 폭을 불필요하게 제한하는 결과가 될 수 있음)’이라는 검토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실제로 개정된 민사소송규칙은 법원의 요구 없이 일방적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주체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뿐이고 그 밖의 참고인은 법원의 요구가 있을 때만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됐다. 결국 강제징용 사건에 외교부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서둘러 국가기관 등의 참고인 의견서 제출제도가 만들어진 것이라는 게 검찰의 공소사실이다. 김 전 부장판사는 이러한 검토과정과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를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직접 보고하지는 않았고, 박 전 대법관에게도 보고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박 전 대법관에게 직접 보고했을 것이며 대법관회의에 올라가는 안건이니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됐을 것”이라고 법정에서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정경심 구속 날 자체 감찰 개혁안 꺼낸 윤석열

    정경심 구속 날 자체 감찰 개혁안 꺼낸 윤석열

    대검 “조국 수사팀 감찰 가능” 발언 논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구속된 24일, 검찰이 감찰 개혁안을 내놓았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와 검찰개혁은 별개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중이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개혁안은 지난 18일 부임한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직접 발표했다. 조 전 장관이 임명 제청한 비검찰 출신인 한 부장은 이날 첫 언론 브리핑에서 일부 발언이 오해를 사면서 호된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다. 대검은 ‘셀프 감찰 논란’과 관련해 검사의 비위가 중징계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할 때는 사표 수리에 앞서 대검 감찰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감찰위는 전체 위원 8명 중 외부 위원이 7명이라 보다 객관적 시각에서 사안을 다룰 수 있다는 게 대검의 설명이다. 또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를 비롯해 감사원·경찰·국세청의 감사 업무 담당자를 대검 감찰부의 특별조사관으로 영입한다. 파견 형식이 아니라 5급 또는 7급 검찰공무원으로 채용한다는 게 핵심이다. 심야조사, 압수수색 등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 사건도 대검 인권부와 정보를 공유하는 등 협조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한 부장은 이날 ‘조 전 장관 가족 수사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여권의 주장이 제기됐는데 감찰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법부와 수사기관이 (재판·수사를) 진행 중인 사안”이라면서 “이 자리에서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사가 끝나면 감찰 필요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후속 질문에는 “사건 종결 여부에 따라 새로운 사실과 증거 자료가 수집된다면 감찰권을 작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향후 조 전 장관 수사팀에 대한 감찰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으로 해석돼 논란에 휩싸였다. 급기야 대검은 “어떠한 비위에 관하여도 관련 증거 자료가 수집되면 감찰권이 작동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설명”이라고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박지원 “정경심 구속, 예정된 시나리오…조국 힘내라”

    박지원 “정경심 구속, 예정된 시나리오…조국 힘내라”

    박지원 무소속(대안신당) 의원은 24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구속된 것과 관련 “예정된 시나리오”라며 “최종 타깃은 조 전 장관이 될 것이다. 조 전 장관도 검찰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어제 새벽 3시 반까지 못 잤다. 이번에는 굉장히 빨리 나왔다. 사법부가 권력으로부터는 독립돼 있는데 언론과 여론으로부터는 독립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박 의원은 “거의 다 부정적인 기사가 나와 있고, 판사들이 대개 신문이나 온라인에서 (기사를) 보는데 그런 것도 굉장히 영향력을 미쳤을 것”이라며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유죄라는 편견이 있는데 지금부터 정 교수와 변호인들의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도주 우려도 없고, 증거 인멸 우려도 자기들이 다 (증거를) 가지고 있는데 영장 발급 사유에 그런 것을 표기한 것은 좀 문제”라며 “사법부 결정을 존중하나 이제 본 재판에서 법정 투쟁과 건강 문제도 함께 크게 클로즈업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정 교수의) 건강이 굉장히 염려되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기소 내용) 11가지 전체를 7시간 동안 전체 부인을 하고 (정 교수 변호인단이) 건강을 앞세우지 않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정경심 교수 구속으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딸, 아들에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식구를 한꺼번에 하는 경우는 지극히 사례가 없다”면서 “어려움을 저같이 많이 당한 사람이 없지만, 저 씩씩해서 돌아다니지 않나. ‘현실을 인정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이 떠오른다. 조국 힘내라”고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정경심 구속에 공지영 “눈 뜨고 도륙, 이해찬 사퇴”…민경욱 “땡큐!”

    정경심 구속에 공지영 “눈 뜨고 도륙, 이해찬 사퇴”…민경욱 “땡큐!”

    공 “민주당에 하루종일 전화·문자 넣자”송경호 판사 겨냥 “노무현 죽인 사법부”민, 공지영에 “이해찬 사퇴? 훌륭한 일” 소설가 공지영씨가 2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우리 가족도 이렇게 눈 뜨고 도륙당할 수 있다”면서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사퇴를 요구합시다”라고 여당을 비판했다. 공씨의 이 대표 사퇴 요구에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훌륭한 일”이라면서 “공지영 땡큐!”라고 올렸다. 공씨는 이날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자기 지역에 있는 민주당에 하루종일 전화하고 문자 넣읍시다. 뭐라도 해요”라며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 동참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공씨는 “공수처·검찰개혁·사법개혁을 저지하는 맹수들에게 비겁하게 조국 가족을 먹이로 던지고 이재명 구하기에 몰두하다니!”라면서 이 대표를 향해 “이해찬은 돌아오라. 비겁하게 보드카 속으로 숨지 말고 국민의 분노가 보이지 않는가?”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공씨는 특히 정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송경호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를 겨냥해 “이렇게 간첩들 만들고, 광주 폭도를 만들고, 인혁당·노무현을 죽인 게 사법부”라면서 “이래서 개혁하자 했던 것”이라고 맹비난했다.이어 “놀랄 것 없다. 나경원 같은 자들이 별종이었던 게 아니다”라면서 “마지막이 오니 모두 본색을 드러내고 준동하는거다. 검찰만 개혁하고 사법부는 뺄까봐!”라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공씨의 트위터 글은 일부 매체가 조 전 장관의 사퇴를 이 대표가 종용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해 이 대표를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씨의 트위터 캡처 사진을 올린 뒤 “이해찬 사퇴? 자세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훌륭한 일 같다”면서 “우리 함께 동참해요. 공지영, 땡큐!”라고 공씨를 비꼬았다. 민 의원은 이후 ‘훌륭한 일 같다’라는 표현을 “좋은 일이겠죠”라고 수정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위로